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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전자가 비처럼 쏟아진다…지구 대기서 ‘우주 허리케인’ 첫 발견

    [핵잼 사이언스] 전자가 비처럼 쏟아진다…지구 대기서 ‘우주 허리케인’ 첫 발견

    지구의 상층대기에서 전자가 비처럼 쏟아지는 현상인 ‘우주 허리케인’의 존재를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발견했다. 국제 연구진은 지구 극지방인 북극의 몇백 ㎞ 상공에 있는 전리층에서 발견한 지름 1000㎞의 플라스마 소용돌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관측 결과, 그 중심에는 전자의 흐름이 거의 없지만 그 주위에는 전단력(물체 안의 어떤 면에 크기가 같고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되도록 면을 따라 평행되게 작용하는 힘)을 지닌 강한 나선형의 흐름을 지닌 허리케인 모양의 오로라 같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 하층대기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허리케인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비 대신 전자가 쏟아져 내리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를 '우주 허리케인'이라고 이름 붙였다.연구에 참여한 마이클 록우드 영국 리딩대 교수는 “지금까지 우주 허리케인의 존재는 불확실했기에 이를 입증하는 이번 발견은 놀라운 것이다. 열대폭풍이 엄청난 에너지와 관계가 있듯이 우주 허리케인 역시 태양풍 에너지와 전하를 띤 입자가 지구의 상층 대기로 빠르게 전달돼 형성된다”면서 “행성의 대기에 있는 플라스마와 자기장은 우주 전체에 존재하므로 이번 발견은 우주 허리케인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전 관측에서 태양뿐만 아니라 화성과 토성 그리고 목성 등에서도 우주 허리케인이 발견됐지만, 지구의 상층 대기에서 이와 같은 허리케인이 관측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존재가 확인된 지구 상층 대기의 우주 허리케인은 지난 2014년 8월 20일 발생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허리케인이 비교적 안정적인 북향 행성간 자기장(IMF) 상태를 기록했다. IMF는 태양풍에 의해 태양의 코로나에서 나오는 태양 자기장이다. 지자기 활동이 적은 기간 발생한 이 우주 허리케인은 조용한 중심부와 여러 개의 나선 팔 그리고 광범위한 순환 등 지구 하층 대기의 허리케인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이 우주 허리케인은 약 8시간 뒤 IMF가 남향으로 바뀌면서 소멸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우주 허리케인은 우주에서 전리층으로 빠르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채널을 열어 인공위성의 항력을 높이고 고주파 무선통신 장애를 일으킨다"면서 "위성 항법과 통신 체계 등에 영향을 주는 우주의 기상 상태에 관한 중대한 문제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대가를 치른다/김영중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대가를 치른다/김영중 선임기자

    올해도 너무 춥거나 너무 따뜻한 극단적인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상기후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휴대전화의 날씨 앱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여름이 끝나감에도 우기가 계속돼 지난 6일 일부 지역에 홍수 경보를 내렸다. 미국은 2일 사흘째 뉴욕 등 북동부 지역에 눈폭탄이 떨어져 최고 적설량이 90㎝에 이르면서 모든 게 중단됐다. 지난달에는 사계절 더운 아프리카 사하라사막과 사우디에도 눈이 내렸다. 새해부터 빙하가 기록적으로 녹아내리고, 해수 온도 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등의 각종 논문과 보고서도 쏟아진다. 인류는 지난해 이상기후를 겪으면서 기후위기가 과학자들이 자극적으로 주장하는 ‘기후 포르노’도, 먼 미래에 일어날 재앙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년 내내 이상 고온, 유례없이 긴 장마와 가뭄, 이전보다 자주 발생하는 대형 산불, 더 강력해진 태풍과 허리케인 등이 지구에 휘몰아쳤다. 인류가 탄소 기반 문명으로 풍요를 누리면서 내뿜은 온실가스로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기온이 1.1도 올라갔을 뿐인데도 발생한 후유증이었다. 지난해 인류는 기후 재앙이 앞으로 일상이 될 거라는 걸 절감하면서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옥스퍼드대와 함께 50개국 12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가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비상사태’라고 응답했으며 “정책 결정자들이 야심 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 나라는 잇따라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을 선언하며 대응에 나섰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만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각 나라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합의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다시 가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하위 2위를 기록하며 ‘기후 악당’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도 지난해 동참했다. 탄소중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가 됐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코로나19 사태나 정치 체제를 보면 그렇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전 세계는 봉쇄 조치를 내렸다. 이동이 멈추면서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히려 늘었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413※으로 전년보다 평균 2.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200년까지 지구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인류가 견딜 수 있는 지구 온도 상승은 1.5도로 본다.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제시한 수치로 2050년까지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이뤄야 지킬 수 있다. 그러려면 탄소 중심의 국가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싱크탱크 ‘엠버’와 ‘아고라 에네르기벤데’가 지난달 발표한 연례 합동보고서를 보면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유럽연합의 전력 생산량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38%로 화석연료 발전량 37%를 추월했다. 코로나19로 전력수요가 4% 준 영향을 받았다. 미국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2014년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나는 직업을 위해 연기하지만, 여러분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정부는 연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목표만 있고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기후위기는 백신도 경이로운 해결책도 없다. 그렇다고 미래 세대를 위해 손 놓을 수는 없다. 인류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처럼 기후위기도 이같이 대처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대가는 혹독하다. jeunesse@seoul.co.kr
  • [월드피플+] 팬데믹에 은퇴 미룬 응급실 간호사, 코로나로 세상 떠나다

    [월드피플+] 팬데믹에 은퇴 미룬 응급실 간호사, 코로나로 세상 떠나다

    은퇴도 뒤로 미루고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워온 노령의 간호사가 안타깝게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앨라배마의 쿠사 밸리 메디컬센터에서 야간근무자로 일해 온 간호사 베티 그리어 갤러거가 지난 10일 코로나19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갤러거 간호사는 안타깝게도 79번째 생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자신이 평생 일해온 병원에서 동료들의 눈물 속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이 숭고한 것은 진정한 의료인이지 선배로서 후배들의 귀감이 됐기 때문이다. 환자들을 돌보는 것을 평생의 보람이자 의무로 여겼던 그는 무려 50년이 넘는 세월을 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보냈다. 이 기간 중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자연의 재앙이 닥치기도 했지만 그는 꿋꿋하게 최일선을 지키며 환자들을 지켜냈다. 자신의 아들 중 둘을 간호사로 키웠을만큼 이 일을 사랑했던 그에게 인생의 마지막 도전은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찾아왔다. 당시 후배 간호사들이 갤러거의 나이를 우려해 제발 병원에 나오지 말고 집에 머물 것을 요청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다. 아들 칼슨은 "시도때도 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단 한 명의 일손도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구경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엄마는 환자를 돌보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평생의 의무라고 믿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렇게 노령의 나이에도 앞장서 병원을 지켰던 그에게도 야속하게 비극은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고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였고 결국 확진 판정을 받은 것. 그리고 지난 10일 거의 평생을 근무해 온 병원에서 동료들의 오열 속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병원 측은 "갤러거 간호사는 평생 그가 사랑했던 응급실 동료들에 둘러싸여 숨을 거뒀다"면서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의 몸과 마음을 치료했던 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실제로 바다 위 둥둥…세계 최초 수상도시, 카리브해 들어선다

    실제로 바다 위 둥둥…세계 최초 수상도시, 카리브해 들어선다

    실제로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세계 최초의 수상 도시가 카리브해에 조성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바하마 수도 나소에서 비행기로 45분 거리에 있는 해상에 거대 인공섬이 만들어진다고 전했다. ‘블루 에스테이트’라는 이름의 이 거대한 섬은 육각형 4개를 십자 모양으로 붙여놓은 형상으로,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짜리 원룸부터 15억달러(약 1조6500억원)짜리 초호화 저택까지 다양한 주거지가 구역별로 들어선다.초고성능 콘크리트 모듈로 건설될 이 섬의 총면적은 모나코의 절반 정도로 가로 폭은 최대 1.5㎞, 세로 너비는 1㎞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는 18일부터 시작됐지만, 섬과 주택의 건설은 오는 2022년부터 시작해 202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다만 일부 주택은 2023년까지도 양도될 수 있다.인공 섬과 같은 이름의 시공사 측은 이 도시에는 1만5000명이 넘는 주민이 살 수 있는 주거 단지가 조성될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과 첨단 병원 시설 그리고 국제 학교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도시는 나소와 가깝지만 미국 휴양지 마이애미까지도 비행기로 1시간 25분 안에 갈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고 섬에서도 1년 중 340일 이상 따스한 햇살을 받을 수 있어 자체적인 휴양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 도시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보다 안정성이 훨씬 뛰어나 주민들은 섬이 떠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시공사 측은 말했다. 게다가 섬의 높이 50m에 달하는 외벽은 바다에서 몰아치는 가장 큰 파도마저 막아줄 수 있어 덕분에 카리브해에 사는 야생의 새들도 이곳으로 날아들었을 때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다. 만일 강풍이 불 경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화된 허리케인 차단막이 확장되고 폭풍우가 몰아치면 섬 자체를 움직여서 위협에서 피하게 할 수 있다. 시공사는 이 섬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 가능 자원에서 생산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항상 마이너스로 유지할 것이라면서 포괄적인 지속 가능성과 재활용 개념을 발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는 또 이 섬의 해안 지대를 최대한 활용하고 면세 제도와 최소한의 규제만으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블루 에스테이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온실가스 늘면 편서풍대 극지방 이동... 도시 평균기온 상승·건조한 날씨 만든다

    온실가스 늘면 편서풍대 극지방 이동... 도시 평균기온 상승·건조한 날씨 만든다

    과학자들 올 과학 이슈 ‘기후변화’ 주목북반구 편서풍대 한반도, 기후변화 영향 高금세기 말 전 세계 도시 기온 4도 상승온실가스 감축·더 많은 녹지조성 필요2021년 새해가 밝았는데도 여전히 코로나19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그 뒤에는 인류 멸종까지 불러올 수 있는 더 큰 재난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연말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 모두 올해 주목해야 할 중요 과학 이슈로 코로나19보다 기후변화를 앞세웠다. 이런 가운데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바람의 영향과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이번 세기 말 도시지역의 기후를 예측해 공개했다.미국 컬럼비아대 라몬 도허티 지구관측소, 지구·환경과학과, 브라운대 지구·환경·행성과학과 공동연구팀은 편서풍의 변화가 강수 패턴과 해양순환은 물론 태풍, 허리케인 같은 열대저기압의 강도와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날씨와 기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월 7일자에 발표했다.편서풍은 북반구와 남반구 중위대 지역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띠 모양의 바람이다. 한반도도 북반구 편서풍 지대에 속해 있다. 저기압, 고기압, 장마전선 같은 날씨 전선들이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면서 전 지구적 날씨와 기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심해 퇴적물을 바탕으로 300만~500만년 전 편서풍의 경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편서풍대가 점점 고위도, 극지방 쪽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편서풍대의 이동은 강수 패턴은 물론 태풍, 허리케인 같은 열대저기압 경향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편서풍대가 극지방 쪽으로 점차 이동하면서 지구 전체 열순환이 잘 되지 않아 평균 기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홍수와 가뭄, 폭염, 폭설, 혹한 같은 극한 기후가 잦아지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토목환경공학과, 국립슈퍼컴퓨터응용센터, 국립대기연구센터,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 프린스턴대 지구과학과, 리드대 수학과, 캐나다 구엘프대 환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도시지역에서는 금세기 말까지 산업혁명 이전보다 기온이 4도 이상 상승하고 상대습도가 낮아지면서 건조해질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후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월 5일자에 실렸다.유엔 경제사회국에서 발간한 ‘세계 도시화 전망’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서 살고 있다. 30년 후인 2050년이 되면 도시인구 비율은 68%에 이를 전망이다. 시골에 사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뜻이다. 도시는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로 뒤덮여 많은 열을 흡수하고 냉각이 어려워 시골이나 교외지역보다 온도가 더 높다. 연구팀은 26개의 지구기후 모델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해 2100년까지 도시지역 기온과 상대습도를 예측했다. 그 결과 대부분 모델들이 현재와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과 똑같은 경우 도시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1.9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보다 많을 경우 최대 4.4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지역의 상대 습도도 낮아져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레이 자오 일리노이대 교수(환경과학)는 “현재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낮아지지 않을 경우 도시에서는 극한 기후가 더 빈번해질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함께 더 많은 녹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지구 생태계 진화, 기후변화 속도 못 따라간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지구 생태계 진화, 기후변화 속도 못 따라간다

    올 한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은 물론 산업활동이 줄면서 오염물질 배출도 적어졌다고 합니다. 평소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운 중국과 인도에서 푸른 하늘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기상기구(WMO)의 ‘2020년 지구기후 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상승했으며 올해는 역대 가장 따뜻한 3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여름 폭염과 겨울 혹한이라는 극한 날씨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바닷물 온도도 높아지면서 태풍, 허리케인 같은 열대저기압 강도는 점점 세지고 발생 횟수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형 산불과 홍수도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는 강추위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말하면 “사람이나 동식물 모두 변하는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펼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과연 지구에 사는 생물들이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 속도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노르웨이 국립과학기술대 생물학과, 생물다양성역학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이 그에 대한 해답을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구 생태계의 진화는 현재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생물학 관련 다양한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온도적응성과 진화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제브라피시는 성체가 5㎝ 정도의 열대어로 유전체가 완전히 해독돼 있으며 사람과 70~80% 정도의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져 환경생태학, 독성학, 동물행동학 등 분야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4년 동안 6세대에 걸쳐 약 2만 마리의 제브라피시를 키우면서 고온 적응력을 갖게 되는지를 관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온도 저항성에 초점을 맞춰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가장 큰 규모의 인공진화실험입니다. 연구팀은 수온 상승에 잘 견디는 제브라피시를 만들어 수온상승에 대한 진화 적응력을 측정했는데 한 세대당 수온상승 적응한계는 0.04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지구 온도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한 세대가 3개월 정도인 제브라피시도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화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개체가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더 많이 번식하고 세대를 거듭해 나가면서 유전 특성이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대가 짧은 동물도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30년이라는 비교적 긴 세대기간을 가진 인간이 기후변화에 적응해 진화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코로나19 대응에 모든 사람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백신 접종도 시작되고 치료제까지 나오면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인류는 승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라는 더 큰 전쟁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는 패배해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미래가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edmondy@seoul.co.kr
  • 네이처 ‘올해의 과학계 사건’ 선정...뜨거운 ‘우주 전쟁’

    네이처 ‘올해의 과학계 사건’ 선정...뜨거운 ‘우주 전쟁’

    2020년 경자년도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가 끝날 무렵이 되면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를 관용구처럼 사용하는데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올 한 해는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SAS-CoV-2)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확진자 약 7285만명, 사망자 약 162만명이 발생했고 경제·사회적 혼란까지 유발됐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주목받은 과학계 인사 10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과학계 사건’을 뽑았다. 대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제외한 ‘코로나를 넘어: 올해를 만든 과학계 소식’을 선정했다.네이처는 지난 7월 잇단 화성탐사선 발사와 역대 최악의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올해 주목해야 할 과학계 사건으로 꼽았다. 가장 먼저 꼽힌 과학계 소식은 우주탐사 특히 ‘화성 탐사’였다. 올해는 화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놓이는 해로 우주선의 이동시간과 연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나라가 지난여름 화성탐사선을 발사했다. 가장 먼저 아랍에미리트(UAE)가 7월 20일 화성탐사선 ‘아말’(희망)을 발사했으며 사흘 뒤인 7월 23일 중국은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30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번째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인내)를 발사했다.지난 10월 20일에는 NASA에서 운용하는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지구에서 3억 3400만㎞ 떨어진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암석 표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고 이달 초에는 일본 하야부사2호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보내기도 했다.또 지난 1월 호주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과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 남미 열대 습지,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를 삼킨 전례 없는 산불도 올해의 주요 과학계 사건으로 꼽혔다. 이들 산불 탓에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는 물론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전 세계 생물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불은 산호세에 있는 132년 전통의 릭 천문대와 패서디나 윌슨천문대까지 위협했다. 이 같은 역대 최악의 산불 원인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결정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 때문에 북극해빙면적은 지난 9월 역대 두 번째로 작아진 것으로 기록됐다. 또 태풍, 허리케인 같은 열대 저기압의 규모와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으며 발생건수도 늘고 있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또 네이처는 지난 10월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개발한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주목해야 할 과학계 소식이라고 꼽았다. 로체스터대 연구팀은 섭씨 14.5도라는 상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 도달하는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911년 초전도라는 성질이 밝혀진 지 100여년 만에 이뤄 낸 성과이다.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팀이 중력이 거의 없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질의 제5상태’라고 불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구현한 것도 과학계 주요 이슈로 꼽혔다.한편 네이처는 정치적 변화도 과학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지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 온 반과학적인 정책들이 원상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탈퇴와 백신 효과에 대한 부정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지적받았다. 네이처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도 그의 당선이 과학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하면서 그해 주목해야 할 과학계 소식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과학자들이 과학계에서도 여전한 인종,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과학계 내부의 불평등에 항의하고자 하루 동안 연구를 전면 중단하자는 ‘셧다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2025년까지 국토 절반서 ‘기후 통제’ 실험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NSC) 고위관료들에게 “핵무기로 허리케인을 공격해 미국에 상륙하지 못하게 하자”고 제안해 ‘기후 통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중국도 국토의 절반이 넘는 550만㎢에서 기후 변화 실험에 나서겠다고 밝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변국들이 중국에 구름을 빼앗겨 물 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무원이 2025년까지 재해 구호와 농업 생산, 화재 대응, 가뭄 대처 등을 위해 인공강우나 인공강설을 추진하는 ‘기후 변동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과거부터 중국은 기후 통제에 적극적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스모그를 줄이고자 대기 중에 ‘구름 씨앗’인 요오드화은을 뿌려 비를 내리게 했다. 2012~2017년 기후 변화 프로그램에 13억 40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를 투자했다. 문제는 국무원의 기후 통제 사업 범위가 너무 넓어 아시아 지역 기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550만㎢는 인도 면적의 1.5배, 영국의 20배나 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국립 대만대 연구진은 “중국이 기후 변화 활동을 실패하면 다른 나라에 내릴 비를 뺏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기후 통제에 대한 정당성 여부는 논쟁의 대상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고 CNN이 전했다.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인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을 내버려둔 채 기후 통제 등 공학 기술로 해결하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5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기후통제 실험은 온실가스 저감 등 인류의 난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국방부 UFO 기밀문건서 사진 유출…“은색 큐브 형태”

    美국방부 UFO 기밀문건서 사진 유출…“은색 큐브 형태”

    미 국방부의 미확인비행물체(UFO)에 관한 기밀문서 2건의 존재가 밝혀졌으며, 그중에서 대서양 상공을 맴도는 신비한 물체를 포착한 사진 1장이 유출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기술·국방 전문매체 ‘더 디브리프’(The Debrief)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미확인공중현상 대책반(UAPTF·Unidentified Aerial Phenomena Task Force)이 2018년과 올해 여름 2건의 기밀정보 ‘위치 보고서’를 발행했으며 정보기관 사이에서 널리 유포됐다.사진은 2018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한 군 조종사가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약 9.1~10.6㎞의 상공에서 해상을 맴도는 미확인 은색 육면체(큐브) 모양의 물체를 보여준다. 이는 F/A-18 전투기의 뒷좌석에서 촬영한 것으로 여겨진다.전문가들이 이 사진에 놀라워했지만, 사진 속 물체는 전형적으로 허리케인 등을 관측하기 위해 항공기에서 떨어뜨려 대기 정보 수집하도록 고안한 장치인 GPS 드롭존데(dropsonde)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물체가 공중에 떠다니는 것과 달리 실제 드롭존제는 초속 10~12m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급속히 떨어진다. 이 보고서는 UFO 주제에 관한 전반적인 개요와 이전 군사적 조우에 관한 세부 사항 그리고 많은 UFO의 기원을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적인 입장을 담았으며 UFO가 외계인이나 비인간의 기술로 제작됐을 타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더욱더 충격적인 점은 UAPTF가 올해 발표한 두 번째 수정된 보고서에 포함된 폭로 내용이었다. 올해 보고서는 UFO가 공중과 물속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감지되지 않고 대양을 통과해 놀라운 속도로 공중으로 떠오를 가능성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했다. 여기에는 F/A-18 호넷 전투기의 한 조종사가 촬영한 사진에는 해상에서 미확인 삼각형 항공기의 모습이 극히 선명하게 찍혀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하지만 이 사진은 공개적으로 유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더 디브리프는 그래픽 전문가이자 연구자인 데이브 비티가 재현한 이미지를 대신 공개했다. 여기에는 가장자리가 둥글거나 구부러지 커다란 등각 삼각형의 물체뿐만 아니라 각 모서리에 있는 크고 완벽한 구형의 흰색 조명을 보여준다. 최신 보고서를 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조우는 지난해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생했다. 두 관계자는 실제 사진이 삼각형 우주선이 바다에서 나와 곧장 위쪽으로 치솟은 뒤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이 보고서는 특히 수중과 공중 모두에서 운용할 수 있는 현존하지 않는 트랜스미디움(transmedium) 우주선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사실 군 관계자의 목격 사례 중에 트랜스미디움 UFO의 존재를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는 해군 조종사로 퇴역한 데이비드 프레이버가 2004년 자신이 목격한 UFO는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움직였다고 CNN에 밝힌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에 흔들리는 서방세계… 이제 그만 환상에서 깨어나라

    코로나에 흔들리는 서방세계… 이제 그만 환상에서 깨어나라

    계속 궁금했다. 왜 책 제목이 ‘웨이크업 콜’(우리 식으로는 모닝콜)일까. 이유는 하나다. “서구여, 이제 일어나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다. 코로나19를 웨이크업 콜 삼아 서방 세계가 깨어날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 주문은 책의 맨 끝자락에 나온다. 책은 이처럼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게 된 코로나19 전쟁의 중간 성적표를 먼저 짚고, 이를 토대로 서방 세계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코로나19가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이 문제가 ‘중국의 체르노빌’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들이 우세했다. 하지만 중국은 비교적 잘 대처했다. 책이 제시한 수치로 보면 중국 사망자는 100만명당 3명이다. 한국(7명), 일본(5명)보다 낫다. 저자의 표현대로 “중국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이 숫자를 100배 늘린다 해도 벨기에(850명), 영국(650명), 미국(400명)보다 훨씬 잘 대처했다.물론 바이러스 전쟁의 승패를 말하기는 이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팬데믹 이후 도래할 긴축 경제 등 또 한 번의 승부가 남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저자는 “아시아의 뛰어난 성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수십 년에 걸친 변화의 결과”라고 단정한다. 바이러스 전쟁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방 세계가 승부를 뒤집기에 역부족인 그 무엇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저자의 판단을 요약하면 결국 서방 세계는 ‘벌거벗은 황제’였다. 서구에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고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발전된 사회라는 오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허리케인처럼 등장한 코로나19가 서구 사회의 지붕을 통째 걷어 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서구 사회가 얼마나 황폐해졌는지, 아시아 국가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한참 뒤에야 드러났을지 모른다.책은 서구 정부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민간 부문과 비교해 시대에 뒤처진 정부, 교육과 주택의 사례에서 보듯 민간 영역에 지나치게 개입하려는 오지랖 정부, 복잡한 절차와 규정이 얽힌 불투명 정부, 정부를 생계 수단으로 여기는 공공 부문 노동조합 등 이익집단에 발목 잡힌 정부, 남용된 연금제도에 허덕대는 노인복지 정부, 인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못하는 인재 없는 정부, 그리고 좋은 정치인이 충분하지 않아 발생하는 지도자 없는 정부다. 서구의 지리멸렬은 중국에 좋은 기회가 됐다. 저자들이 우려하는 것도 사실 서구 정부들의 비참한 실패보다 중국의 상대적 성공이다. 이는 명나라 이후 500년 동안 잠자던 중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책은 곳곳에서 한국 등을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아마 중국의 대척점에서, 국민들의 삶을 덜 억압하고도 전쟁의 승기를 잡아 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방 세계가 가야 할 방향은 자명하다. ‘일곱 문제’의 반대쪽이다. 저자들은 ‘빌 링컨’(19세기 윌리엄 글래드스턴 영국 총리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합친 것)이란 가상의 지도자를 내세워 서구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가 ‘전쟁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삶을 감시할 수 있지만 이는 조건부여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만이 해답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美 바다에 전도된 현대 ‘골든레이호’ 절단…뒤엉킨 내부

    美 바다에 전도된 현대 ‘골든레이호’ 절단…뒤엉킨 내부

    지난해 9월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차량운반선 ‘골든레이호’ 선체 내부가 사고 1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해안에서 전도된 골든레이호 선체 절단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9월 8일 새벽, 차량 4200대를 싣고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에서 출항한 골든레이호가 항구에서 12.6㎞ 떨어진 해상에서 전도됐다. 선원 20명은 사고 직후 뭍으로 올라왔지만, 나머지 4명은 선내 기관실에 고립됐다가 41시간 만에 미국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너비 35m의 골든레이호는 거의 직각으로 기울었으나 사고 현장 수심이 11m라 물에 완전히 잠기지는 않았다. 미국 해안경비대와 민간 인양기업 등으로 구성된 세인트 사이먼스 해협 사고 대응팀은 애초 3월부터 선체 해체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와 허리케인 영향으로 지난달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 해체는 만만치 않았다.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8일이면 끝날 거로 생각했던 뱃머리 절단은 3주가 걸렸다.지난달 28일 분리가 완료된 뱃머리 내부는 처참했다. 바닷물에 잠긴 부분만 빨갛게 녹이 슨 뱃머리 안으로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부서지고 찌그러진 차량 수백 대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전문가들은 절단된 뱃머리 무게가 6000t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대 해상 기중기 VB-10000에 들려 바지선 ‘줄리 B’에 실린 뱃머리는 이스트 리버로 향했다. 대응팀은 이제 배꼬리 부분을 절단 중이다. 뱃머리를 뺀 나머지 선체를 7개 부분으로 분리해 차례로 인양할 예정이다. 선적된 차량은 인근 고철 처리장으로 보내진다. 각 부분을 절단하고 인양하고 폐기하는 데 일주일씩 걸릴 전망이다.선체 절단 작업과 함께 인근 지역 환경단체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체 내부 기름과 윤활유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벌써 안전띠 등 차량 파편과 부품 등 잔해가 해변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응팀 관계자도 “자동차 부품과 오일이 파도에 밀려 해안가로 밀려들고 있는 걸 안다”면서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영화 ‘콘택트’와 ‘007 골든아이’ 나온 전파망원경, 57년 만에 우르르

    영화 ‘콘택트’와 ‘007 골든아이’ 나온 전파망원경, 57년 만에 우르르

    지난 57년 동안 우주로 향하는 지구의 커다란 눈 역할을 해 온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체관측소 전파망원경이 지난 8월부터 파손이 보고됐는데 스스로 무너져내렸다. 천체과학자 칼 세이건의 원작을 바탕으로 외계와의 소통 시도를 다룬 1997년 조디 포스터와 매튜 매커너히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와 1995년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연한 007 시리즈 ‘골든아이’에도 등장했을 정도의 랜드마크였는데 무너지고 말았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관측소의 지름 305m 망원경이 밤새 붕괴됐다”며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SF는 “안전이 최우선 순위”라면서 붕괴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AP 통신과 푸에르토리코 일간 엘누에보디아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전파망원경 상단의 무게 900t 수신 플랫폼이 140m 아래 지름 305m 크기의 반사 접시 위로 떨어졌다. 관측소에서 26년 동안 근무한 조너선 프리드먼은 이날 AP 통신에 “우르릉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정신없이 비명을 질렀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천문학자인 카르멘 판토하 푸에르토리코 대학 교수는 “엄청난 손실이다. 아레시보 망원경은 내 삶의 한 장이었다”고 표현했다. 아레시보 천체관측소는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석회암 채취장에 1963년 건립됐다. 2016년 중국이 지름 500m의 전파망원경 톈옌(天眼)을 건설할 때까지 세계 최대 유일한 망원경이었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오랫동안 굵직굵직한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연구 성과의 산실 역할을 했다. 학자들은 이곳에서 외계 행성을 연구하고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을 추적했다. 아레시보 망원경을 이용한 쌍성 펄서(강한 자기장을 갖고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중성자별) 발견은 노벨상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많은 예비 천문학자나 예비 물리학자들의 교육 공간으로도 널리 활용됐다. 아레시보 망원경은 외계와 교신하려는 인간의 노력에도 큰 역할을 수행했다.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 신호를 분석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됐고, 1970년대 세이건 등 천체물리학자들이 외계 생명체에 보내는 ‘아레시보 메시지’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또 반세기 넘게 허리케인과 지진 등을 견뎌왔지만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지난 8월 망원경을 지탱하던 보조 케이블이 끊어져 반사 접시 위에 떨어지며 구면 일부가 파손됐다. 지난달 메인 케이블마저 끊어지자 NSF는 더는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체 결정을 내렸다. 망원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전 세계 과학자 등이 NSF의 해체 결정을 뒤집어 달라는 청원에 나서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회의사당 방화까지… 과테말라, 민생외면 예산에 분노

    국회의사당 방화까지… 과테말라, 민생외면 예산에 분노

    중남미 국가 과테말라에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민생을 외면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에 불까지 질러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과테말라시티에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사당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성난 시위대가 의사당에 불을 질렀고, 일부는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집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구조에 나선 적십자사 대변인은 “의회 직원 가운데 일부는 화재를 피하다 연기를 흡입했고, 중태에 빠진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과테말라는 올해 코로나19로 민생이 무너진 가운데 이달에만 2주 간격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휩쓸고 가며 전국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이달 초 강타한 허리케인 ‘에타’로 40명 넘는 사망자와 9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역시도 최근 나흘간 매일 6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이 주도해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은 성난 여론에 불을 질렀다. 과테말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13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의 예산 대부분이 대기업 관련 인프라에 쓰이고, 예산의 3분의1이 부채로 충당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관련 예산은 38억 달러 수준으로, 국민들의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AFP는 “빈곤이 만연하고 5세 미만 어린이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걸린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은)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여론이 크게 악화되며 정부 내에서도 잠마테이 대통령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기예르모 카스티요 부통령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잠마테이 대통령에게 “나라를 위해 동반 퇴진하자”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민생 외면에 ‘분노’... 의회 불지른 과테말라 국민들

    민생 외면에 ‘분노’... 의회 불지른 과테말라 국민들

    중남미 국가 과테말라에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민생을 외면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에 불까지 질러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과테말라시티에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사당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성난 시위대가 의사당에 불을 질렀고, 일부는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집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구조에 나선 적십자사 대변인은 “의회 직원 가운데 일부는 화재를 피하다 연기를 흡입했고, 중태에 빠진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과테말라는 올해 코로나19로 민생이 무너진 가운데 이달에만 2주 간격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휩쓸고 가며 전국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이달 초 강타한 허리케인 ‘에타’로 40명 넘는 사망자와 9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역시도 최근 나흘간 매일 6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이 주도해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은 성난 여론에 불을 질렀다. 과테말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13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의 예산 대부분이 대기업 관련 인프라에 쓰이고, 예산의 3분의1이 부채로 충당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관련 예산은 38억 달러 수준으로, 국민들의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AFP는 “빈곤이 만연하고 5세 미만 어린이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걸린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은)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여론이 크게 악화되며 정부 내에서도 잠마테이 대통령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기예르모 카스티요 부통령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잠마테이 대통령에게 “나라를 위해 동반 퇴진하자”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멕시코 도심에 악어가 우글우글

    [여기는 남미]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멕시코 도심에 악어가 우글우글

    허리케인 에타가 휩쓸고 간 멕시코 도심 곳곳에 악어떼가 들끓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악어의 출현이 잦은 곳은 침수와 홍수가 일어난 멕시코 남동부 지역이다. 대형 극장 앞을 악어가 거니는가 하면 주차된 자동차 밑에서 악어가 불쑥 튀어나오는 등 도심이 악어천국으로 변하고 말았다. 현지 언론은 "주도 타바스코와 인근 지역에서 주민들이 잡은 악어가 최소한 7마리에 달한다"며 "보고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도심에서 잡힌 악어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리케인 에타로 침수와 홍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곳은 치아파스, 베라크루스, 타바스코 등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7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18만5000여 명이 발생했다.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주택은 7만2000채에 이른다.특히 타바스코주(州)의 주도 비야에르모사와 인근 지역에선 강이 범람하면서 큰 피해가 났다. 공포의 악어떼는 재난을 틈타 도심으로 밀려왔다. 도심에 출몰하는 악어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덩치가 큰 녀석들이다. 현지 일간 헤럴드는 "길이 3m 이상 되는 악어를 봤다는 목격담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어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현하고 있다. 성인 허리춤까지 물이 차오른 침수지역은 물론 대로에서까지 악어가 목격되고 있다. 주민들은 악어 공포에 집에서도 불안에 떨고 있다. 비야에르모사의 주민 파블로는 "악어를 봤다는 이웃 주민들의 말을 듣고 혹시라도 침수된 집에 악어가 들어올까 걱정돼 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침수지역에선 생필품을 사려고 외출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여자주민 후아니타는 "마트에 가려면 무릎까지 물이 차오른 곳을 지나야 하는데 악어가 있을지 몰라 며칠째 외출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심으로 흘러들어온 악어가 주민을 공격한 사건도 있었다. 현지 일간 엘솔데멕시코는 "비야에르모사의 라벤타 지역에서 한 주민이 악어의 공격을 받아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강물이 범람하면서 악어떼가 몰려왔지만 앞으로 물이 빠진다고 악어떼가 물러가진 않을 것"이라며 "주택 정원 등에 악어가 숨어 있을 수 있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피자는 대야를 타고…태풍 침수된 멕시코 마을의 기상천외 배달법

    피자는 대야를 타고…태풍 침수된 멕시코 마을의 기상천외 배달법

    위기돌파를 위해 이색적인 방법으로 피자를 배달하는 멕시코의 피자가게가 화제다. 멕시코 타바스코주(州)의 주도 비야에르모사에 있는 배달전문 피자가게 '피자JJ'는 배달을 위해 플라스틱 대야를 이용한다. 따뜻하게 갓 구워낸 피자를 대야에 넣은 뒤 배달원은 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배달원의 온몸은 물에 흠뻑 젖지만 피자는 100% 안전하게 주문한 고객에게 배달된다. 그렇다고 강을 건너는 건 아니다. 멕시코는 최근 허리케인 에타가 상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홍수와 침수가 발생했다. 3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18만 명을 웃도는 이재민이 나왔다. 타바스코주는 허리케인 피해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다. 피자JJ가 있는 동네도 심각한 침수가 발생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다. 주민들이 외출을 못하게 되면서 음식배달의 주문은 오히려 늘어나기 시작한 것. 피자JJ에서 배달을 맡고 있는 로돌포는 "침수 때문에 외출이 어려워지자 식품이 떨어지는 가정이 늘기 시작했다"며 "그 때문인지 피자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달이었다. 곳곳이 물에 잠겨 온전하게 피자를 배달하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피자JJ가 낸 아이디어는 대야 배달이다. 로돌포는 피자 배달을 나갈 때 아예 플라스틱 대야를 챙겨 나간다. 목적지로 가다가 침수지역을 만나면 피자를 대야에 넣고 물에 몸을 던진다. 고난의 행군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미리 준비한 밧줄을 꺼낸다. 피자가 담긴 박스를 단단히 밧줄로 고정하면 주문한 고객은 자택 2층이나 옥상에서 줄을 끌어당긴다. 이런 스토리를 알게 된 현지 언론은 "어쩌면 세계에서 희한한, 적어도 멕시코에선 가장 독특한 배달 방식임이 분명하다"며 피자JJ를 소개했다. 로돌포는 "침수된 곳에 악어가 들어왔다는 소문도 있어 약간은 겁이 날 때도 있지만 피자를 기다리고 있을 고객을 생각하면 가릴 게 없다"며 "침수 덕분에 오히려 가게가 알려지고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50ℓ 물로 하루 살 수 있나요? 지구온난화 일상까지 덮치다

    50ℓ 물로 하루 살 수 있나요? 지구온난화 일상까지 덮치다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결정된 조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195개국이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국제적 약속이다. 음모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구온난화가 아직 심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기는 극단적 기후 사례와 연구 결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OIST) 유체공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에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한 뒤에도 세력이 약화되는 속도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1월 12일자에 발표했다.일반적으로 태풍이나 허리케인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지역을 지나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몸집을 불린 뒤 육지에 상륙하면 수증기 공급을 더이상 받지 못하는 데다 지표면과 마찰이 일어나 급격히 세력이 약화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내륙 깊숙이 침투할 때까지 강도가 약해지지 않고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1967~2018년 해수면 온도 등 해양기후 변화와 허리케인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해 소멸되기까지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1960년대에는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한 날 에너지의 75%를 잃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육지에 상륙해서도 에너지의 50%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해양대기관리청(NOAA) 지구물리학 유체역학 연구실, 프린스턴대 공동연구팀도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남아프리카 남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데이제로’의 원인이며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1월 10일자에 발표했다.데이제로는 물이 완전히 바닥날 정도로 가물어서 하루 물 사용량이 ‘0’에 가까운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경우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 때문에 많은 도시가 데이제로 상태에 놓여 2018년에는 하루 물 사용량을 50ℓ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50ℓ는 90초의 짧은 샤워나 변기 물 1~2번 정도밖에 내릴 수 없는 양이다. 연구팀은 기후 예측 모델링 시스템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 수준에 따른 극심한 가뭄 발생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나 좀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경우 케이프타운을 마비시킨 것과 같은 가뭄과 그로 인한 데이제로가 10년 내에 전 세계 곳곳에서 2~3년 간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나 호주 남부, 남유럽, 남미 지역이 데이제로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살바토레 파스칼 스탠퍼드대 연구교수(수문기후학)는 “이번 연구는 현재 기후변화는 사람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침수피해 마을서 건진 3살 여아…허리케인 후 ‘필사의 구조’ (영상)

    침수피해 마을서 건진 3살 여아…허리케인 후 ‘필사의 구조’ (영상)

    허리케인 ‘에타’가 휩쓴 중앙아메리카 국가에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9일(현지시간) 기준 57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온두라스에서는 미국 공군이 나서 인명 구조에 한창이다. 미 공군은 6일 허리케인 피해를 본 온두라스와 파나마 정부 요청에 따라 블랙호크 기동헬기와 치누크 수송헬기 등을 동원해 이재민 구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온두라스에 군인 27명과 UH-60 블랙호크 헬기 2대, CH-47 치누크 헬기 2대를, 파나마에 군인 20명과 UH-60 블랙호크 헬기 1대, CH-47 치누크 헬기 2대를 신속하게 배치한 미 공군은 피해 현장을 돌며 구조 작전을 펼치고 있다.6일에는 물에 잠긴 온두라스 리마시에서 3살 여아를 건졌다. 미 공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온두라스 코르테스주 리마시의 한 마을에서 탐색구조용 HH-60 블랙호크 헬기가 3살 여아와 그 가족을 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진흙탕이 된 마을에서 구조된 여아는 군인 품에 안겨 무사히 헬기에 안착했다. 온두라스 당국은 9일 허리케인 ‘에타’로 인한 사망자가 총 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23명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밖에 8명이 실종 상태이며, 이재민도 다수 발생했다. 7일 코르테스주 주도 산페드로술라에서는 불어난 물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간 주민 수백 명이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5일 산페드로술라에서는 딸과 손자 둘을 데리고 대피한 여성이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딸 미리안 나제라는 아이들을 붙잡고 있느라 미처 노모를 구하지 못했다며 이웃을 붙들고 오열했다.에타는 지난 3일 초강력 4등급 허리케인으로 니카라과에 상륙했다. 상륙 후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 다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졌으나, 중미 일대에 폭우를 몰고 와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켰다. 과테말라에서는 산사태로 가옥 150여 채가 순식간에 깔려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주민 100여 명이 무더기로 실종됐다. 특히 피해가 큰 곳은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북쪽 산크리스토발베라파스의 산악마을 케하다. 이곳에 사는 한 여성은 산사태로 부모와 형제자매, 조부모 등 일가족 22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파나마의 에타 사망자도 17명으로 늘었고,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멕시코에서도 남부 치아파스와 타바스코주가에타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폭우로 27명이 숨졌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타바스코에 내린 비가 지난 50년간 유례없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역대급 허리케인 강타…가족 22명 한꺼번에 잃은 과테말라 여성

    역대급 허리케인 강타…가족 22명 한꺼번에 잃은 과테말라 여성

    중미 과테말라에서 허리케인 에타(Eta)로 인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비공식 통계라고 전제하며 “(에타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150명가량”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특히 큰 곳은 수도 과테말라시티 북쪽 산크리스토발 베라파스의 산악 마을 퀘야로,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사실상 마을 전체가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곳에 사는 한 여성은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면서 무려 22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었다. 이 여성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 숙모와 삼촌, 조부모 등 가족은 한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산사태가 발생한 뒤 미쳐 대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내 가족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고 나는 유일한 생존자”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허리케인 에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가는 과테말라 한 곳만이 아니다. 온두라스에서도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마나마 등지에서도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중미 전역에서 이재민도 다수 발생했다. 대서양 허리케인 에타는 최근 몇 년 새 중미 지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다. 허리케인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4등급의 위력으로 지난 3일 니카라과에 상륙했다.상륙 후에는 열대성 폭풍으로, 다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점차 약해졌지만, 갑자기 쏟아진 많은 비에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유니세프 온두라스지부 관계자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폭풍”이라며 150만 명의 온두라스 아동들이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허리케인 에타 여파, 중미 사망자 약 70명.. “인명피해 계속 늘어”

    허리케인 에타 여파, 중미 사망자 약 70명.. “인명피해 계속 늘어”

    허리케인 에타로 인해 중미 곳곳에서는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에타가 몰고 온 폭우로 과테말라 전역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프렌사리브레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에타로 인한 과테말라 사망자는 4명이었는데, 수도 과테말라시티 북쪽의 산크리스토발 베라파스에서 산사태로 주택 25채가 흙더미에 깔리는 등 곳곳에서 산사태가 이어져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대서양 허리케인 에타는 허리케인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4등급 위력으로, 지난 3일 니카라과에 상륙했다. 이후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다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점차 약해졌으나 이동 경로마다 많은 비를 뿌리며 홍수와 산사태를 몰고 왔다. 과테말라 외에도 중미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타로 인한 중미 지역 사망자는 총 70명에 달했다. 파나마에서는 코스타리카 국경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흙더미가 주택을 덮쳐 어린아이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다. 코스타리카 남부에서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미국 국적 남성과 코스타리카 국적 부인이 사망했다. 중미 지역에서 가장 먼저 에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온두라스의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은 현지 방송에 “상황이 심각하고 충격적”이라며 온두라스 전역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에타는 카리브해를 거쳐 미국 플로리다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상에서 다시 세력을 키워 열대성 폭풍으로 격상될 수도 있다고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예고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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