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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 에세이] 크리스마스 음식

    크리스마스 불빛이 어김없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크리스마스에는 누구나 아련한 추억이 있게 마련이다.아이들에게 천원짜리 지폐를 쥐어주곤 구세군 냄비에 넣게 했던 소박한 풍경,크리스마스 실을 사 책갈피에 잘 보관해 두었던 일,관심도 없었던 교회에 나가 계란을 잔뜩 들고 오던 일,평소엔 이 빠진다고 손을 내 저으시던 어머님들도 케이크나 사탕 등을 저녁 식탁에 내어 놓으셨던 일. 무엇보다 머리맡에 놓여질 선물 생각으로 크리스마스 즈음에 착한 어린이가 되고자 무척이나 분주했을 자신들의 옛 모습을 기억하시는지? 이처럼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미나 목적보다는 우리의 어린 시절 행복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축제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의 날’이다.나홀로 보내야 하는 솔로들에겐 크리스마스는 무척이나 허기진 날이겠지만,연인들에겐 그야말로 최고로 맛있는 날이 된다.크리스마스에 여자들이 즐기고 싶어하는 음식은 어떤 것일까? 루비빛 와인에 부드러움이 혀끝에 감싸도는 치즈 퐁듀,크림 소스의달콤함이 매력적인 파스타,진한 풍미의 초콜릿 케이크 디저트…,창밖의 화사한 야경을 즐기며 코스 요리를 만끽하는 식도락의 사치가 허용되는 날이다.하지만 연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그 자체가 맛있는 날이다.연인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눈송이가 아닐까? 세계의 여러나라에는 크리스마스 푸드가 있다.영국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음식은 참새우 칵테일로 시작해 터키 스터프,크리스마스 케이크와 푸딩이 있다.여기에 레몬주스와 코냑의 향이 어우러진 크리스마스 푸딩의 달콤함은 현란하다.프랑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밤 예배를 마친후 가족과 함께 레베종 만찬을 즐긴다.굴과 소시지 구운 햄과 로스팅한 닭 구이 등이 와인과 함께 나온다.그렇다면 따뜻한 나라의 크리스마스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필리핀은 가족 축제를 통해 뷔페식 만찬을 즐긴다.라이스 수프,생선 요리,국수…우유와 치즈 오리알이 들어간 비빙카는 필리핀의 크리스마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팬케이크이다.뉴질랜드의 경우에는 영국 전통을 따라 야외에서 칠면조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자두푸딩을 즐긴다. 어느 곳이든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맛이 있는 날이다.굳이 크리스마스 푸드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즐기는 저녁 식사야 말로 가장 맛있는 크리스마스 메뉴이다.김치찌개면 어떻고,삼겹살에 된장찌개면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크리스마스를 맛있는 추억으로 만드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가족들과 모처럼의 풍성한 대화를 나누고,사랑하는 이에게 당당하게 고백할수 있는 당신이라면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먹든지 간에 가장 맛있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휴면특허를 깨워라”연간 15만건 등록, 70%가 ‘死藏’

    “잠자고 있는 특허를 깨워라.” 8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기술로 등록하고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휴면특허가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해동안 기준 특허와 실용신안 등 산업재산권 30만건이 출원되고 15만건이 새로 등록되는 것을 감안할때 휴면특허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기술의 사장을 야기시키고 있다.이처럼 사업화가 부진한 것은 관련 정보가 적고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허청이 지난해 2만 3298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았는 업체와 개인 1004명을 대상으로 특허사업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사업화 비율은 26.6%(6169건),사업화 성공률은 11.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그나마 최근 들어 특허 기술을 소개하는 ‘정보의 창’이 마련되면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지난 2000년 4월 개통한 인터넷 특허기술장터(www.patentmart.or.kr)에는 2만여건의 기술이 올라왔고 최근 3년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232건을 사업화하는 성과를 거뒀다.특허청은 기술 이전 확대를 위해 내년 4월부터 국·공립대 소유 특허권 등 이전시 이전등록료와 출원인 변경 신청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특허청 관계자는 “특허 기술 대부분이 개별적으로 거래되다보니 실태파악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허사업화정책은 사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지원정책을 알려 휴면특허를 깨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열린세상] 이주노동력의 정치경제학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 주의 추린치오 마을 광장에 있는 의자에 이런 명문이 붙어있다.‘텍사스 휴스턴의 시스네로스 가문 기증’.마을 공회당도,포장도로도 모두 마을을 떠난 이민자들이 부친 돈으로 건설했다.하지만 마을은 노인들이나,어린아이들만 남아있어 을씨년스럽다.주변에 초등학교는 계속 사라지고 있다.젊은이들과 가족들이 계속 떠나기 때문이다.멕시코에서 ‘기회의 땅’ 미국으로 떠나는 불법이민자 수는 연간 40만∼60만명으로 추산된다.이미 미국에는 멕시코계 인구가 2200만명을 넘어섰다.인구 1억 나라에서 20%가 넘는 인구가 국경 너머 또 다른 나라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또 다른 멕시코’의 인구가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6000억달러를 넘었다고 UCLA의 경제학 교수 라울 히노호사는 추산한다.이미 멕시코의 2002년도 국내총생산액 6200억달러를 추월했다는 것이다.‘또 다른 멕시코’가 원조 멕시코를 앞지른 것이다.이 이민공동체가 올해 멕시코로 송금한 금액은 150억달러.이주 노동력이 많은 중서부나 남부의 농가뿐만 아니라,멕시코 경제 전체가 이 송금액에 크게 의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송금액 규모가 멕시코의 제1수입원 석유 수출액(200억달러)을 앞지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히노호사는 이렇게 말한다.80억달러밖에 벌어들이지 못하는 관광산업은 ‘관광부’가 있는데,두 배를 버는 소득원을 관리하는 정부부처는 왜 없느냐고.그것도 외화가득률 100%인데.‘송금관리부’라도 만들어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세계화를 언급할 때 우리는 무역 자유화를 바로 떠올리지만,정작 노동력 시장의 통합은 도외시한다.하지만 이미 이주노동력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세계 전체 2조 1000억달러로 세계 제3위의 경제권에 해당한다.이주노동자들은 매년 600억달러 정도를 송금한다.이 가운데 멕시코로 도착하는 금액이 25%에 해당하는 150억달러이다.멕시코-미국의 노동시장 통합도가 제도적 장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높기 때문일 것이다. 언뜻 보기에 모두가 만족하는 게임일 수도 있다.미국은 한계산업을 지탱하기 위해 탈법적으로 라틴계 불법이민을 활용한다.불법 이주민들은 최저임금 이하로 일을 하지만,언제든지 추방될 위험 때문에 고용주에게 순종한다.그만큼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멕시코도 불법이주민들을 어려운 국내경제를 보완하는 ‘기회의 창’으로 활용한다.이들의 해외송금 150억달러는 갈지(之)자 걸음의 경제 사이클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멕시코 정부는 미국과 이민협정을 맺어서 합법적으로 노동력을 송출하거나,아예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노동력 통합을 명문화했으면 한다.하지만 미국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정책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한 센서스에 의하면 국경통합을 했을 경우 순식간 2000만명이 국경을 넘으리라고 한다.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주류 미국인들은 라틴계가 하나의 ‘부족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우려한다.이미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전에서 스페인어로 연설해야 할 정도로 이들의 발언권이 세어졌다.미국사회를 하나의 ‘도가니’로 인식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통합된 국가로 인식한다면 분명히 내부 갈등이 증폭될 것이다.주류 백인계는 이들 때문에 범죄율이나복지비용 부담이 증가했다고 믿고 담을 높이고자 한다. 멕시코인들 입장에서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멕시코 국내의 공동화 현상이 눈에 뚜렷해진다.엘리트들은 일찌감치 미국에서 기회를 찾는다.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은 미국의 저임금 노동력이 되기 위해 나라를 떠난다.매년 국경을 넘다가 400여명이 목숨을 잃는다.이들이 피눈물 흘리며 번 돈으로 나라경제는 일시적으로 허기를 돌리지만,대미 종속도는 그만큼 높아진다.이주민 공동체도 매년 보내는 송금 수혈로 확대재생산의 재원을 잃게 되고,경제적 신분상승은 그만큼 더뎌진다.이주의 역사는 오래지만,이들이 아시아계 공동체보다 경제사정이 윤택하지 않은 것도,인구수에 비해 발언권이 허약한 것도 바로 이런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성 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원
  • [씨줄날줄] 아동학대

    우리는 언제나 어린이를 무차별 난타하는 아동학대가 사라지려는지 모르겠다.엊그제에는 소아과,정형외과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이 진료 과정에서 아동학대 사실을 알게 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로 결의를 했다고 한다.아동복지법은 학교 선생님과 함께 의사는 아동학대를 수사기관이나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모르는 체했다는 얘기가 된다.지난해 모두 2946건의 아동학대 사례 가운데 의사의 신고는 59건으로 고작 전체의 2%였다.반인륜적 아동학대가 공공연히 자행될 수 있었던 내막이 어렴풋이 이해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린이에 관한 한,세상을 거꾸로 살고 있다.어른들은 비록 못 입고 못 먹어도,어린이만은 제대로 키워보자 다짐하며 어린이날을 만든 지 올해로 80년이 되었지만 잔인한 아동학대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난 한 해 동안 아동학대 신고 사례는 2946건에 이르지만 실제는 150배가 넘는 45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한 해에 태어나는 수의 어린이가 어른의 무차별 매질과 학대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세계 13대 무역국인 우리나라 어린이의 현주소다. 아동학대는 반인륜적 범죄다.생존을 위해 어른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악용해 바로 그 생존을 짓밟는 만행이기 때문이다.잠잘 곳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어른 생각에 1m짜리 몽둥이질에 발버둥치는 7살짜리 어린이를 떠올려 보라.이를 안 닦았다고 밥 한 숟갈로 하루 허기를 달래는 10살짜리 아이를 상상해 보자.어찌 사람의 짓이라 할 수 있겠는가.사람은 10살까지 심성이 만들어 진다고 한다.증오와 폭력에 시달린 아이들이 어떻게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겠는가. 이젠 잔인한 아동학대를 추방해야 한다.특히 이웃들이 나서야 한다.이웃들의 신고가 보편화되어야 한다.어린이가 매질에 치료까지 받게 해서야 되겠는가.당국은 당장이라도 신고에 상당한 금품을 보답하는 보상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검찰이나 경찰도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추슬러야 한다.신고가 들어 오면 즉각 수사에 착수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지역별로 아동학대 사건만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의사들의 뒤늦은 다짐이 아무쪼록 아동학대 추방의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日기술고문 특허기술 빼돌려/LED관련 첨단 반도체기술… 1000억대 피해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李昌世)는 3일 반도체 첨단 특허기술인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을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 A반도체 부사장 K(67·일본인)씨와 S기업 이사 이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 K씨는 지난 2월 A사의 부사장 겸 기술고문으로 재직하던중 이씨의 전직 제안을 받고 백색 LED 제조공법에 대한 기술자료를 경쟁기업인 S기업측 연구개발팀에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이후 연봉 8000만원,주택제공 등 조건으로 S기업의 기술고문으로 영입돼 2년동안 동종업계 취업금지 조항까지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앞서 지난해 5월 A사에서 S기업으로 옮기면서 A사의 LED 조립생산 현황,사업계획서,LED 관련 기술자료를 빼냈던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지난 2000년 백색 LED에 대한 독자적인 제조공법을 개발,1200억원 상당의 연매출을 올리던 A사는 이번 기술유출로 1000억원 규모의 매출감소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세 부장검사는 “S기업측이 K씨가 전직한 지 보름 만에A사의 기술자료를 바탕으로 S기업의 독자기술인 것처럼 백색 LED 제조공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으며 현재 특허심사중”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설] 금메달 실적, 어린 생명보다 중했나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고교 2년생 레슬링 선수가 무리한 체중감량을 하다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선수는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던 레슬링계의 유망주였다.그런데도 전국체전 금메달 획득 실적에 급급한 학교 측의 강요로 자신의 체급보다 한 급 아래 체급 출전을 위해 무려 10㎏이나 되는 감량에 나서야 했다는 것이다.한창 잘 먹고 성장할 나이인 17세 소년이 허기진 상태로 땀복을 입고 운동장을 달리다 탈수증세로 쓰러질 때까지 그 고통이 어떠했겠는가.견디다 못한 소년은 이미 몇차례 선수단 숙소를 도망친 일도 있었다 하니 참사는 예고돼 있었던 것이 아닌가. 성인 레슬링선수의 경우 10㎏ 정도의 감량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청소년의 경우 3∼4㎏ 이상 감량은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학교와 지도자 레슬링협회 등은 자라나는 귀한 생명을 꺾은 데 대해 철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특히 선수 동생의 체고 진학 특전까지 거론하며 체전 출전을 강요했다는 학교 측의 메달 지상주의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한심한 것은 축구 꿈나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초등학교 합숙소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겨우 6개월 만에 또하나의 학생 체육 희생자를 낳게 한 교육 및 체육 당국이다.참사 당시 무성했던 학교체육 대책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그동안 변한 게 무엇인가.당국은 학교 체육의 생활체육 전환을 말로만 떠들지 말라.이번 사건을 계기로 엘리트 선수 육성 방법도 바꿔야 한다.학생의 의사에 반한 합숙 등 강압적 훈련,성적 지상주의 및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상급학교 진학 제도 등은 우선적인 척결 대상이다.
  •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 ‘바리스타’/ 커피 좋아하세요?

    “악마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같이 순수하고 사탕처럼 달콤하다.”(프랑스 작가 탈레랑) “천번의 키스보다 황홀하고/마스카드 술보다 달콤하다./커피,커피/커피는 멈출 수가 없다./나에게 뭔가를 주고 싶다면/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환영한다.”(바흐의 칸타타 中) 가을을 머금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 커피는 그 향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을 유혹한다.커피의 매력을 한층 더하는 사람들,이들을 우리는 ‘바리스타(barista)’라고 부른다. 바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다.주로 술·칵테일 등을 다루는 사람을 바텐더라고 한다면,바리스타의 주력 메뉴는 커피.국내에서 바리스타라는 단어가 퍼진 것은 외국 커피브랜드가 들어오면서부터다.이 때문에 국내 바리스타 문화의 시작을 상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음카페 ‘바리스타(cafe.daum.net//baristar)’의 회원들에게서는 비록 아마추어지만,최고의 커피 전문가를 지향하는 대단한 각오가 느껴진다. 청담동 카페에서 4년째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임종명(26)씨는 “바리스타는 가장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미묘하게 같은 듯 다른 커피의 맛과 향을 찾아내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 개개인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떤 커피가 좋을지 고민하는 손님에게 자신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커피를 권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정통 커피니 이것을 마셔라.’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바리스타로서 기쁨과 자부심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서 ‘정말 맛있다.’는 진심과 표정을 엿볼 수 있을 때이지요.” 종명씨에게 또 하나의 기쁨은 자신의 커피를 손님이 5분 이상 바라보고 있을 때다.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종명씨의 커피 거품 장식은 말 그대로 예술.이 때문에 커피를 내놓은 뒤에는 곳곳에서 디지털카메라의 불빛이 번쩍이기도 한다. 압구정동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바리스타 2년차 추새싹(20)씨는 처음부터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가 얼마나 삶의 여유를 주고,자유를 느끼게 하는지 알게 됐어요.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커피 맛을 느끼지 못하잖아요.이렇게 좋은 커피를 더욱 맛있게 제공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보다 깊이 배우고 있죠.맛있는 커피를 내놓고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도 바리스타로서의 즐거움입니다.” 손님에게 시럽과 크림을 넣는지,양은 얼마나 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을 신진영(26·테이크아웃점 바리스타)씨는 ‘커피에 정성을 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바리스타는 좋은 맛과 더 나은 질의 커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손님이 가장 맛있어 하는 커피를 주고,작게라도 손님이 ‘아,맛있다.’라고 할 때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죠.”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성격을 바꾸기도 한다.신가람(20·대학생)씨는 “이전에는 상당히 내성적이었어요.사람들이 말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였죠.바에 들어가 손님에게 원하는 커피 스타일을 물어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면서 점점 성격도 바뀌었어요.처음 보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더라고요.” 가을에 추천하고 싶은 커피를 묻는 기자에게누구도 선뜻 대답하려 하지 않는다. 채기석(27·회사원)씨는 “커피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뭐가 맛있고,뭐가 정석이고,뭐가 최고급이라고 말해봤자 마시는 사람이 수용하지 못하면 이미 그것은 맛있는 커피가 아니다.”라는 설명으로 이유를 대신한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즐기는 커피가 있을 텐데….새싹씨가 좋아하는 것은 설탕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와 치즈케이크를 함께 먹는 것이다.커피의 향과 치즈케이크의 달콤함이 어우러지면 말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이 든다고. 진영씨는 아이스카푸치노를 즐긴다.우유와 어우러진 커피 맛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계핏가루 향을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웹디자이너를 하다가 커피 관련 회사에 입사하면서 바리스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홍준호(27)씨는 아침식사 대신 먹는 카푸치노를 좋아한다.“어떤 사람은 밥을 먹고 난 뒤 카푸치노를 먹으면 ‘넌 밥을 또 먹냐.’라고 할 정도로 카푸치노는 식사 대용이 되기도 한다.바쁘게 출근한 뒤 마시는 카푸치노는 여유도 찾고 허기짐도 달래는 데 최고”라고 말한다.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말하는 ‘하루 식량의 전부’라는 것도 이런 뜻이었을까.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바리스타에게 부득부득 졸라 얻어낸 커피 추천작.조금은 색다르게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카푸치노를,점심 식사를 한 뒤에는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그만이다.열심히 일한 오후 잠시 짬을 내서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고,해가 뉘엿뉘엿 질 때에는 향이 좋은 모카를 마시는 것이 분위기를 더하는 데 좋다.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도준석기자 pado@ 바리스타란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로,기원은 이탈리아에 있으나 미국에서 발전해 우리나라에 유입됐다.커피의 생산에서부터 각종 커피의 향과 맛·특징 등을 익혀 어떤 원두를 어떻게 쓰고 얼마나 볶을 것인지,어떻게 커피 머신을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해 손님의 입맛에 맞는 최적의 커피를 제공한다.이와 함께 손님에게 커피에 관한 조언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소믈리에,바텐더는 일정한 과정을 수료하거나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바리스타는 그런 것이 없다.커피 마니아들의 평가가 일종의 자격증 역할을 한다.에스프레소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바리스타도 오랜 경력을 갖고,커피전문가로 추앙받는 사람으로 바리스타에 따라 커피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바리스타는 올해로 4회를 맞는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이 성황을 이룰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단어로,정식 직업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다.10일에는 사단법인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K)가 공식 출범한다. 최여경기자 어떤 커피가 맛있을까? ●에스프레소 커피의 원액으로,커피의 심장이라 불리며 진하고 순수한 커피의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이탈리아식 커피의 진수.처음 마시는 사람에게는 독할 수 있으나 커피의 쓴맛,신맛,단맛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마니아들은 ‘인생과도 같은 커피’라고 한다.이 위에 미세하고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살짝 얹으면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산뜻하고 고소한 휘핑 크림으로 장식하면 ‘에스프레소 콘 파냐’가된다. ●카페 아메리카노 진한 농도의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로 만든다.에스프레소보다는 연하지만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미국 스타일의 커피. ●카페 라테 에스프레소 위에 데워진 우유를 듬뿍 넣어 만든 부드러운 맛의 커피로,풍부한 우유와 커피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담없는 커피.우유에 들어 있는 유기산이나 우유 단백질 같은 성분이 위장 속에 흡수되면서 위벽을 보호해줘 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부드러운 우유 거품의 섬세한 첫 느낌이 매력적이다. ●카푸치노 커피의 풍부한 향과 우유거품의 호화로운 맛을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커피.카페 라테보다는 우유의 양은 적지만,우유거품을 풍부하게 얹어 입술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다.거품에는 취향에 따라 계핏가루,초코가루 등 향신료를 첨가한다.우유거품을 뒤집어쓴 모습이 이슬람 종파인 카푸치노 교도들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카페 모카 정통 에스프레소 커피에달콤한 초콜릿 시럽을 섞은 후 데운 우유를 붓고 그 위에 신선한 생크림과 초콜릿 가루를 토핑한 달콤한 커피.달콤한 초콜릿이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줄여준다.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메뉴. ■ 도움말 할리스커피 이지현 주임 최여경기자
  • 인디언문화 생활속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간간이 접해오던 인디언 문화가 생활 속으로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문명의 야만’을 질타하는 인디언의 지혜에서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느리지만 꾸준히 문화계 곳곳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책 줄잡아 40여권 출간 그 동선이 가장 두드러진 쪽은 아무래도 출판계.지난해부터 주요 출판사들이 경쟁하듯 인디언 문화와 관련한 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북아메리카 원주민’‘샤먼의 코트’‘시팅불’‘인디언의 전설,크레이지 호스’‘우르릉 천둥이 말하다’ 등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인디언 책은 줄잡아 40여권.1971년 출간된 이후 전세계에서 500만부 넘게 팔려나간 명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도 지난해 7월 재출간됐다. 인디언 수난사나 원주민 멸망사 일색에서 인디언식 명상쪽으로 초점이 빠르게 옮겨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체로키 부족의 영적 치료사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구르는 천둥’과 ‘우르릉 천둥이 말하다’를 비롯해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가대표적인 것들이다. 출판사 나무심는사람의 박시화 편집부 차장은 “인디언 문화는 ‘라즈니시’류의 단순한 명상서적에선 맛볼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경제불황의 늪에서 찾으려는 자기성찰 방식”이라고 인디언 출판붐을 해석했다. 인디언 관련 책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선보일 전망이다.새달 열린책들에서는 인디언 정신을 역설하는 내용의 신간 ‘지금은 자연과 대화할 때’를 펴낼 계획이다.나무심는사람들에서도 연말쯤 인디언 의학서를 출간한다. ●음반·패션에도 젊은층 반응 뜨거워 인디언 문화를 책으로 접해오던 많은 소비자들은 음반쪽으로도 귀를 열기 시작했다.뉴에이지·월드뮤직 전문 음반사인 알레스2뮤직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인디언 음반(The Indian Road)을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단순한 플루트 연주와 인디언 원어 노래가 섞인 낯선 음반은 지금까지 1만여장이 팔렸다.비주류 음반치고는 기대 밖의 실적이다. 음반을 기획한 김영호씨는 “일부 지식인층 마니아들을 주로 겨냥했는데 뜻밖에 젊은층의 반응이 좋아 놀랐다.”면서 “11월쯤 북소리와 괴성 같은 인디언식 창법이 좀더 짙게 가미된 2집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음반사는 2집 발매에 맞춰 국내 첫 인디언 콘서트를 열 계획으로 인디언 여성 플루트연주자 메리 영 블러드와 인디언 여가수 조앤 셰난도를 섭외중이다. 인디언 열풍은 패션쪽에서도 조용히 분다.최근 ‘웰빙(Well being)족’들을 중심으로 인디언의 전통민속품을 본뜬 ‘드림캐처’ 스타일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인터넷서 인디언식 이름짓기 유행 민감한 젊은 네티즌들이 이런 흐름에서 빠질 리 없다.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인디언식 이름짓기가 그 하나.인터넷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마늘냄새나는 스웨터’‘노르웨이의 연약한 자작나무’‘5월의 꽃 메리온’처럼 길고 재미있는 인디언 이름을 얻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인디언 스타일’이 현대인들의 정신적 허기를 달래주는 신약(新藥)일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진 않다. 마니아 중심의 인디언 문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인디언전문가 서정록(48)씨는 “자연과 인간의 가치를 동일시하고 공존공생의 삶을 중시하는 인디언 정신이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위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요즘 쏟아지는 신간 가운데 인디언 문화를 오류없이 제대로 전달하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황수정기자 sjh@
  •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원주 밥상공동체 운영하는 허기복 목사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움츠러든 노숙자들의 모습이 더욱 안쓰러워 보인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입니다.”‘쌍다리밑 작은 예수’로 통하는 강원도 원주시 허기복(許基福·48)목사.한끼 식사조차 해결 못하고 바닥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는 희망의 등불이다.그가 운영하는 원주시 원동의 ‘밥상공동체’를 찾으면 언제나 허기와 한뎃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이 곳에는 요즘도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 배고픔을 해결한다.허 목사는 공동체가 꽤 알려져 독지가의 도움이 끊이지 않지만,이 곳을 찾아야만 하는 소외된 사람들이 줄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요즘 ‘0.5%나눔’운동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느라 동분서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가난한 시절의 꿈 목사가 되어 경기도 부천의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허 목사는 늘 외상 쌀을 내 먹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소작농이던 아버지는 술과 노름을 좋아해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다행스럽게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뒷날 신학대학에 진학,어려서부터 꿈꾸던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서울 망우동을 거쳐 원주시 변두리 교회에 정착하면서 가난한 사람과의 삶이 시작됐다.독일 폰 헤퍼 목사의 ‘고난 받는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순교’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기던 시절이다. IMF이후 허 목사는 거리에서 ‘밥한끼 얻어 먹게 해달라’며 매달리던 한 부랑자를 만나면서 지금의 밥상공동체를 만들게 됐다.허 목사는 “갈곳없이 거리를 방황하며 구걸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 탓인것만 같아 견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들을 도울 방안을 궁리한 끝에 ‘원주 밥상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다행히 원주지역에서 학교 급식업소를 운영하는 한 독지가를 만났다.학교급식에서 남는 음식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이 허 목사의 뜻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꽃샘 추위가 매섭던 98년 이른 봄 바람막이도 탁자도 없이 천막 하나에 의지한 원주천 쌍다리밑 ‘원주 밥상공동체’가 그렇게 문을 열었다. 이웃한 봉산동에 밥을 굶는 어려운 이들이 많고,근처에 불우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재래시장이 있어 이 곳을 택했다.쌍다리를 지붕삼아 따뜻한 밥한끼 해결할 수 있는 노천 무료 급식소가 생겨난 셈이다.초기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얼마후 주위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지대 한방병원과 원주보건소가 무료 건강검진까지 챙겨 주었다. ●쌍다리밑 둔치의 무료급식소 허 목사는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부랑자 20∼30명씩을 데리고 공사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일 자리를 찾아줬다.공사장에서도 젊은 목사의 헌신적인 양심을 믿어 이들을 일꾼으로 받아줬다. 그러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쌍다리밑이 지역 불량배들의 본거지였던 까닭에 시비도 잦았고 싸움끝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뒷돈을 챙기기 위한 바람잡이가 아니냐.”“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언제까지 예수인척 하나보자.”는 비아냥도 샀다. 98년 말에는 현재의 ‘원주 밥상공동체’인 원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시내 중심지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1000원씩의 모금 운동인 ‘천사운동’을 펼쳐 모은 돈 2000만원으로 부지를 매입해 가능했다. 허 목사는 이때부터 ‘사회선교 목사’활동에 전념했다.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한끼 밥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저녁을 못먹는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갈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태장동에는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별도의 ‘노숙인 쉼터’를 만들었다.항상 15명 내외의 노숙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보다 나은 공동체 마련이 꿈 이후 원주역 앞에는 ‘제2급식소’를 차리고 치악산 밑의 개인땅 800여평을 지원받아 ‘농사모(농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었다.한겨울 땔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 ‘연탄은행’1·2호점을 열고,중고서적을 무료 대여하는 ‘보물과 책마을’,부랑인·노숙자 귀향지원을 위한 ‘귀향안내소’등도 열었다. 최근의 허 목사는 빈곤층사람들이 좀더 나은 의료와 목욕시설 등을 손쉽게 이용하게 될 ‘그들이 주인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0.5%나눔’에 동참할 독지가들을 모으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허 목사는 “가진것 없이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의 연락처는 (033)766-4933.(www.babsang.or.kr)이다. 글·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 ‘특허사업화 성공사례집’ 발간

    개인이나 기업 등이 보유한 특허를 사업화하는 데 참고·활용할 수 있는 책자가 발간됐다. 특허청은 21일 어려운 여건에서 특허기술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들의 과정을 담은 ‘특허사업화 성공사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170여쪽 분량의 사례집에는 생활·사무용품과 가전·정보통신 등 4개 분야 17개 기업의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준비,유통 및 판매 등 전 과정을 담고 있다. 특허청은 이같은 특허기술 사업화 성공사례를 영문판으로도 별도 제작하는 한편 22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총회에 참가하는 회원국들에 배포할 계획이다.성공 사례집은 책자와 함께 특허청(www.kipo.go.kr)과 한국발명진흥회 홈페이지(www.kipa.org)에도 게시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길섶에서] 모기찬사

    늦더위를 피해 용문산 계곡을 찾았다.오락가락하는 빗속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저녁 무렵 목적지에 이르니 가끔씩 묵던 민박집은 이미 다른 이들의 차지였다.‘설마…’하며 전화도 않고 출발한 탓이다. 잠시 궁리 후에 가까운 주읍산 계곡으로 길을 잡으니 이내 날은 저물고 시장기가 돈다.한 식당 마당의 평상에 올라 하룻밤 묵자니 좋단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나.허겁지겁 허기를 면하니 비로소 오감이 살아난다.먼저 마당에 연한 계곡 물소리가 예사롭지 않다.그야말로 폭포수는 콸콸,이 골물은 주룩주룩,저 골물은 솰솰,한데 모여 으르렁 콸콸이다.이어 딱히 꼬집어 낼 수 없는,여러 갈래의 소리들이 들린다.가을을 알리는 풀벌레 소리다. 하지만 모기 나방이 달려들자 아이들은 물론 아내까지 집안으로 내뺀다.그들에겐 어느 생태학자의 ‘모기찬사’는 너무 먼 이야기란다.“어디로 들어오는지 비집고 들어와 내 달콤한 잠을 앗아가는 모기들이 있는 이 곳이 나는 좋다.모기들이 앵앵거리는 소리 뒤에는 소쩍새와 귀뚜라미가 있기 때문이다.이 땅의 아름다운 소리들이 영원히 우리곁에 있길 빌어본다.” 김인철 논설위원
  • [세계일류 中企](9)㈜ 청풍

    음이온 공기청정기 생산업체 ㈜청풍은 20여년간 외길을 걸으며 쌓은 기술력과 공격적인 인터넷마케팅을 결합해 업계의 선두에 오른 중소기업이다. 청풍은 음이온을 이용한 특허기술로 1993년 스위스 국제환경전에서 환경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후 국내외에서 37개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실내용 공기청정기 25만대를 판매,국내 시장점유율(60%) 1위에 올랐다.공기청정기 시장이 국내 유수의 대기업 및 전문업체의 제품,외국의 내로라하는 수입품이 뒤섞여 시장다툼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해도 임직원이 120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으로선 쾌거가 아닐 수 없다. 4일 서울 강서구 등촌2동 5층짜리 건물의 청풍 본사에 들어서자 젊은 여성이 자신을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앳된 얼굴이지만 강단 있는 느낌을 주는 최윤정(31) 사장.이 ‘30대 여성 CEO’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청풍을 몇년 만에 1등 기업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발명가이자 창업주인 최진순(62) 회장의 4녀중 셋째인 최 사장이 회사에몸을 담은 것은 대학졸업을 하던 96년 2월.그녀는 교사발령을 기다리다 아버지의 권유로 입사해 경리,영업사원,배달 등을 군소리 없이 해냈다.중소기업청이 무료로 제공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혼자 관리하면서 욕심이 생겨 컴퓨터학원도 다녔다.게시판에 오른 글에 정성껏 답변을 하자 글을 올린 이들이 그녀의 고객이 되고 말았다.고객의 요구를 세심하게 헤아려 전자결제시스템도 갖췄다.고객의 감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마케팅이라는 점을 깨닫고 브랜드와 디자인에 눈을 돌렸다. 성능은 우수한데,디자인이 투박하고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 청풍의 이미지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2000년 40억원에 그치던 매출액이 지난해 200억원(순이익 18억원)으로 5배나 뛰었다.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10여곳의 대리점을 통한 매출을 앞지르더니,이내 대리점이 30여곳으로 늘었다.잠실직영점의 경우 월 매출이 7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판매가 급증했다. 최 사장은 “마케팅과 영업망을 강화하면서 판매가 급증했으나 진정한 청풍의 힘은 기술력에서 나왔다.”면서 아버지의 노력을 성공의 비결로 돌렸다. 아버지 최 회장이 음이온 공기청정기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대학졸업 후 섬유공장을 운영하다 40대 초반에 당뇨와 중풍으로 쓰러지면서부터다.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일본인 바이어 충고에 따라 음이온 기기 개발에 나섰고,마침내 89년 세계 최초의 음이온 공기청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음이온 정수기도 선보였다.99년 국내 최초로 공기청정기를 외국에 수출,지난해 중국 등 10여개국에 3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공기청정기 시장에 200여개의 경쟁업체가 난립하자 지난해 항균·면역 기능이 있는 키토산과 나노실버 성분의 필터를 채용,신제품 ‘청풍무구’를 내놓았다. 최 회장은 자신을 사업가 대신 발명가로 불러주길 원한다.임직원의 10%인 12명이 연구인력이고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최 사장은 “대기업의 거센 견제를 물리치고 작은 기업이 건실하게 사는 길은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청풍은 올해 매출 500억원에 순이익 4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임영숙 칼럼] 그들을 알고 있습니까?

    마더 테레사가 만난 한 가난한 어머니의 이야기다.마더 테레사는 세계 최악의 빈민가로 꼽히는 인도 콜카타의 슬럼가에 들어가 반세기동안 나환자,무의탁 노인,고아 등 버림 받은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아 생전에 이미 ‘살아 있는 성녀’로 일컬어졌던 가톨릭 수녀다. (어느날 저녁,어떤 사람이 우리 집에 와서 여덟 자녀를 둔 한 힌두교 가정에서 며칠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주리고 있다는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그들에겐 먹을 게 전혀 없었습니다.나는 한끼 식사로 충분한 쌀을 가지고 그 집으로 갔습니다.그들은 몹시 허기져 보였고 아이들의 눈은 툭 불거져 나와 있더군요.말할 수 없이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내가 쌀을 건네자 아이들의 어머니는 그것을 반으로 나누어 가지고 밖으로 나갔습니다.잠시 후에 그녀가 돌아오자 나는 어디에 갔었느냐고 물었습니다.그러자 그녀는 짤막하게 대답했습니다.‘그들 역시 굶주리고 있습니다.’ 그들이란 식구수가 같은 옆집의 이슬람교인들이었습니다.그 어머니는 굶주림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그리고자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 얼마 되지 않지만 가진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 살려줘.죽기 싫어.죽기 싫어.”라고 울부짖는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환청처럼 계속 귓가를 맴도는 가운데 떠오른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다.똑같이 가난한 두 어머니의 행동이 왜 이토록 다른 것인지 당혹스럽다.인도의 가난한 어머니는 눈이 툭 불거지도록 굶은 자신의 아이들이 먹을 쌀을,역시 굶주리고 있는 옆집의 아이들에게 나누어 먹였다.그러나 한국의 가난한 어머니는 아파트 14층 계단에서 7살,3살짜리 두 딸을 창문 밖으로 내던지고,5살짜리 아들을 품에 안은 채 자신도 뛰어 내려 자살했다.무엇이 한 어머니에게는 굶주림 속에서도 이웃을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하고 다른 어머니에게는 자식들을 죽이고 자살할 수밖에 없는 절망의 낭떠러지로 내몬 것일까. 우리 사회는 분명 콜카타의 빈민가보다 풍요롭다.그러나 그 풍요의 그늘속에서 상대적 빈곤층의 상실감은 증폭되고 자살에 이르도록 절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늘어나고 있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건수가 총 1만 3055건으로 2001년에 비해 6.3% 늘었다 한다.하루 평균 36명,1시간에 1.5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실직이나 사업실패에 따른 자살,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할 30대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한다.자살한 사람의 가족이나 주위 친구들은 매우 정상적인 사람으로 죽은이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자살한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혀 모른 것이다. 마더 테레사는 묻는다.가난한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그들은 어디에 있습니까?여러분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까?바로 우리 자신들의 가정과 단체에,자기가 외톨이고 사랑받지 못하며,무엇인가를 빼앗겼다고 느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부끄럽다.아이들을 죽이고 자살한 인천의 30대 주부가 일으킨 어떤 사회적 반향과 분석도 이 질문 없이는 공허한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빈곤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아무리 촘촘하게 잘 짜여진다 해도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없다면 콜카타의 빈민가보다 못할 것이다. 국가가,또는 한 개인이 우리 사회 빈곤층의 문제를 모두 풀어 줄 수는 없다.그러나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마더 테레사와 콜카타의 어머니는 바로 그 마음으로 가난속에서 풍요로운 사랑을 펼쳐 보였다.평범한 우리들도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주필ysi@
  • 고3 수험생 건강관리 이렇게 / 수능 100일…무더위에 공부 안되고 짜증만… 점심후 토막잠 자라

    29일은 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수능시험 100일 전이다.모두가 새롭게 각오를 다지겠지만 수험생들에게 무더운 여름은 힘겨운 난관이 아닐 수 없다.더위에 휴가 분위기까지 겹쳐 학습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그동안의 노력을 얼마큼 수확하느냐를 좌우하는 관건이기도 하다.지혜롭게 여름을 이기는 수험생 건강관리법을 살펴보자. ●수면 수면은 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생리현상.자는 동안 그날 공부한 내용이 뇌 안에서 정리,기억되고 내일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게 된다.그러나 여름에는 한밤에도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현상으로 생활 리듬이 깨어져 수면부족을 초래하기 십상이다.낮시간에 졸고 밤에 잠 못이루는 악순환이 계속된다.이런 생활패턴은 일상의 정신적 여유를 앗아간다.수험생에게 잠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관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규칙적으로 자고,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숙면을 위해서는 잠자는 방을 최대한 어둡게 하며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심신의 긴장을 풀어준다.허기질 때는 따뜻한 우유가 좋으며 각성성분이 든 카페인 음료와 담배는 금물이다. 공부방은 26∼28도의 온도가 적당하다.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냉방병이나 감기로 컨디션을 해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로 다음날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점심 식사후 20∼30분간의 낮잠은 학습 집중도를 높이지만 길어지면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운동 변비와 소화불량이 잦은 수험생들은 적당한 운동으로 좋은 신체조건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지혜다.운동은 뇌기능을 활성화하는데,특히 다리에서 전달되는 감각자극은 뇌 각성효과가 가장 크다.독서나 텔레비전 시청 등 정체된 휴식보다 밖에 나가 맨손체조를 하거나 산보 혹은 가벼운 달리기를 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운동은 서서히,낮은 강도로 하며,다리,어깨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각성 및 피로회복 효과를 거둘 수 있다.새벽 혹은 저녁 시간에 20∼30분씩 자전거타기,산책 등을 규칙적으로 하면 기분전환은 물론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영양섭취 먹는 시간만큼은 긴장을 풀고 즐기도록 해야 한다.시간에 쫓기고 항시 긴장하는 수험생에게는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가 생활리듬의 축이다.최근 여학생의 60% 정도가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중조절 등의 이유로 아침식사를 거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끼니를 거르는 것은 수험생에게 금물.폭식,편식,불규칙한 식사의 원인이 되는가 하면 12시간 이상 공복상태가 지속될 경우 교감신경이 흥분해 피로감과 함께 학습 능률이 크게 떨어진다.게다가 여학생은 생리로 철분결핍성 빈혈을 앓기 쉬워 적당한 철분제제로 두뇌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 줘야 한다. 식사는 포만하게 먹는 것보다 80%선에서 멈추는 것이 위의 부담을 줄이고 기민한 두뇌활동에 좋다.육류 생선 해초류 야채 곡류를 고루 먹되 육류는 한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육류가 싫으면 콩 두부 계란 우유를 먹어도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다. 뇌는 고작 1.3kg 정도지만 인체의 산소 20%를 소모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다.포도당이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단,당질 섭취량이 너무 많으면 고혈당을 초래,졸음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관리 높은 불쾌지수는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실제로 많은 수험생들이 여름철에 피로 권태감 현기증 두통 복통 등 스트레스성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명상과 심호흡,점진적 근육이완법이 좋다.방법도 간단하다.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를 골라 편한 자세로 앉은 뒤 눈을 감고 아랫배로 천천히,깊게 숨을 쉬는 복식호흡을 5분씩 매일 두차례 정도 하면 긴장 해소에 효과적이다.이런 심호흡법은 점진적 근육이완법이나 명상과 함께 하면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고3병,왜 나타나나? 1.두통 신경과민이나 시력장애 수면부족 빈혈 영양결핍 과로 2.어지럼증 영양부족이나 빈혈 또는 뇌의 혈액 순환장애 3.전신무력증 스트레스나 운동부족 또는 영양결핍 4.비만 운동부족과 스트레스성 과식 5.소화불량 위장 운동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긴장으로 소화액 분비량이 줄어들어 나타난다.더러는 자율신경계 이상이 원인 6.어깨통증 긴장,스트레스로 목과 어깨 부위의 근육이 뭉침 7.월경불순 자율신경의 기능 저하 8.시력장애 책을 가까이,오래 볼 경우 눈이 피로 9.요통 앉는 자세가 나쁘거나 너무 오래 앉아서 10.변비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 자료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 돈으로 사고 판 ‘발명왕’

    우수 발명인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명의 날’(5월19일)에 수여하는 각종 포상을 결정하는 과정에 억대의 뇌물이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5일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최모(60)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발명진흥회 관리본부장 박모(61)씨 등 간부 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H의료기 대표 손모(42)씨 등 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또 최씨로부터 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 특허청장 임모(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뇌물로 얼룩진 산업훈장 지난 99년 3월 발명진흥회 부회장으로 취임한 최씨는 ‘발명의 날’ 수상 신청자의 공적을 심사하는 포상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비리를 저질렀다.경찰 관계자는 “원래 9명의 포상심사 위원이 채점을 해야 하지만 최씨는 미리 직원을 시켜 채점을 한 뒤 위원들에게는 서명만 받는 편법으로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같은 지위를 이용,매년 5월초 수상자가 확정되면 해당업체에 “이번에 상을 타게 됐으니 홍보비나 협찬을부탁한다.”는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서 금품을 수수했다.최씨는 지난해 제37회 발명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손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는 등 2000년부터 수상자 18명과 홍보물 납품업자 등으로부터 모두 94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관리본부장 박씨가 1200만원,최씨의 지시를 받고 비리에 가담한 발명진흥부장 장모씨가 7300만원을 챙기는 등 발명진흥회 간부들이 받은 뇌물은 모두 1억 9400만원에 이른다. 발명진흥회 상급단체인 특허청장을 지낸 임씨는 2001년 9월 “발명회관 안에 지식알선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데 필요하다.”며 최씨로부터 판공비조로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금 받고 포상 2001년 ‘발명의 날’에 훈장을 받은 A업체는 수상 직전 발명회관 증축기금 명목으로 5억원을 기부했다.법적으로는 발명진흥회가 기부금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경찰은 대가성이 있는지를 캐고 있다. 경찰은 “2001년 발명진흥회가 포상심사 기준을 일부 바꿨는데 전년 심사기준을 적용했다면 이 업체가 훈장을 받기 어려웠다.”면서 “5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경쟁입찰을 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11억여원 규모의 발명회관 증축공사를 이 업체와 가까운 건설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A업체측은 “평소 대학과 협회 등에 많이 기부했다.”면서 “발명진흥회에 기부한 돈은 정식으로 영수증 처리한 순수한 기부금”이라고 밝혔다. ●왜 포상에 집착하나 업체들이 뇌물까지 건네면서 포상을 받으려고 했던 것은 그만큼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포상 받은 업체에는 발명진흥회에서 운영하는 특허기술사업화 지원금 1억원,시제품 제작준비금 300만원,외국출원비용 보조금 6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더 큰 이득은 광고효과와 기업의 신인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업계 관계자는 “산업훈장을 받으면 기업의 대외적 위상이 올라갈 뿐 아니라 신뢰도가 높아져 투자나 융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경찰 관계자는 “기업이 금품 요구를 거절하면 발명진흥회가 특허청으로부터 위임받은 각종 발명진흥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돈을 건넨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올해 38회를 맞은 ‘발명의 날’은 발명을 통한 국가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로 해마다 80여명의 유공자에게 금탑산업훈장 등 훈·포장과 표창이 주어진다. 장택동기자 taecks@
  • [공직자 에세이]‘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바야흐로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 전쟁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가격과 품질로 경쟁력을 확보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특허기술이나 브랜드 이미지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이와 함께 세계 각국은 새로운 지식재산권 영역을 확보해 자국 국민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분투하고 있다.자유무역협상과 같은 국제 통상협상에 있어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시장 개방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사항이 당연히 함께 논의되는 현실이다. 최근 ‘매트릭스(Matrix)’라는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편인 ‘매트릭스Ⅱ’가 나왔다.이 영화는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인공지능 컴퓨터와 이에 대항하는 인간들 사이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매트릭스는 영화 속의 배경이 되는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네오는 가상공간인 매트릭스의 세계를 보게 되면서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항할 수 있게 된다.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허권이나 상표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은 무체재산권,다시 말해 보이지 않는 권리이다.보이지 않는 권리인 지식재산권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지식재산에 관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전화와 텔레비전,자동차 등 일상 생활을 움직이고 있는 수많은 발명품 중에 우리나라의 발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다.국제적인 브랜드 평가기관인 영국의 인터브랜드사 발표에 의하면 세계 100대 브랜드에 포함된 우리나라 고유의 브랜드가 삼성전자(42위) 하나에 불과한 것은 이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산업 전반에 걸쳐 있는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의 영역을 새로이 발굴하여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도 여전히 부족하다.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여야 할까. 우선 지식재산권 분야가 산업의 특정분야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공산품뿐 아니라 농수산물의경우에도 그 이면에는 지식재산의 대상이 그림자처럼 존재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영역도 지식재산 대상의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현재의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지식재산권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적 환경의 조성도 필요하다. 셋째는 이러한 노력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적 조정기구를 설치할 필요도 있다. 우리에게 21세기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다.국민과 정부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여 체계적으로 대비한다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지식강국의 대열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목성호 특허청 심사기준과 사무관
  • [세계일류 中企](6)㈜코캣

    남들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화학공정 촉매 국산화’에 도전장을 낸 환경벤처기업이 있다. 환경오염 촉매 및 흡착제 생산업체 ㈜코캣은 지방대학의 연구 인력과 중소기업이 만나는 산학(産學)협동의 결실로,1996년 10월 탄생한 환경벤처업체다.지난해 매출액 35억원을 기록 한 ㈜코캣의 생산품은 세가지다. 각종 중화학 공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오존,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의 유해 물질이나 가스 등을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촉매제를 우선 꼽을 수 있다.이런 촉매제를 생산공정의 하나로 설치하는 설비 및 엔지니어링 기술도 이 회사가 개발·생산하는 제품이다.반도체 기판(웨이퍼)의 표면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가스인 할로겐족 화합물을 흡수해 제거하는 흡착제도 생산한다. ●웨이퍼 독성가스 흡착제도 생산 ㈜코캣이 자랑하는 기술은 세계 네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오염물질 제거 촉매제다.화학적 결합방정식인 촉매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특허기술인 만큼 공개를 꺼리고 있다.㈜코캣은 국내외에 정식으로 등록된 특허만 32건,출원된 기술은 100건이나 된다.촉매제 특허는 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코캣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학공정 촉매 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그러나 화학공정 촉매제 개발은 촉매기술 하나로 생산공정의 저(低)비용화와 고(高)효율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이 해마다 수백억원씩의 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학계에선 주요 연구과제로 삼을 정도로 중소기업이 도전하기엔 힘겨운 고지다.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화학공정 촉매제 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몇몇 메이저 화학회사들이 해마다 수천억원대의 로열티(기술료)를 거둬들이며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캣의 탄생에는 충남 서산에 있는 한서대 함기선 총장의 뒷받침이 있었다.한서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항공기 활주로를 교육시설로 갖고 있을 정도로 과학적 열의가 대단한 학교로 평가받는다.함 총장은 교내에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화공과 박해경 교수로 하여금 환경촉매에 대한 교내 창업회사를 차리게 했다.그때 뜻을 같이해 참여한 사람은 영업전문가 배학로(52) 사장,촉매 전문가 김두성(47) 전무,환경전문가 김정호(47) 이사,플랜트 전문가 고재학(47) 이사 등 4명이다.이들은 대기업 임원이나 공학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의기투합했다.대주주인 박 교수는 학교에서 촉매제 기본연구를 계속하고,김 전무 등 연구진은 회사 연구소에서 상용화 연구를 했다.기본연구를 학교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연구 진행이 빨랐다.회사 특성상 35명의 임직원 가운데 4명은 공학박사이고,25명은 연구생산직이다. ●2배 비싼 외국제품과 경쟁서 이겨 2년만에 오염물질 제거 촉매제 개발에 성공했으나 판로가 문제였다.촉매제가 어느 정도 우수한지는 촉매제를 화학공정에 설치해 시험운영해 보지 않고는 우수성을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더구나 촉매제는 국내기술이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대부분 외국제가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결국 배 사장 등의 영업노력으로 한 대기업 화학회사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이후 입소문을 타고 대규모 공장에 납품이 이어졌다.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밸리의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배 사장은“촉매제 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자칫 촉매제를 잘못 사용하면 촉매제 하나 때문에 해당 공정의 생산물이 모두 엉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배 이상 값비싼 외국제를 몰아내고 국산화를 이뤄가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김 전무는 “대기업 화학회사는 납품을 받기 전 두 차례나 촉매제 투입을 실험했고,며칠 동안 연구보고서를 꼼꼼히 살폈다.”면서 “그때가 가장 피말리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배 사장은 또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철저하게 검증한 뒤 정부기관이나 소유 공장 등에서 먼저 생산품을 구입해 준다면 중소기업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국내 벤처기업 중에는 기술력이 우수한 곳이 여럿 있으나 최종구입자가 대기업 제품이나 외국제만 믿고 구매하는 영업장벽을 넘지 못해 곤란을 겪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경운 기자 kkwoon@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雨中골프

    누구라도 사흘쯤 밥을 거르면 살아있는 강아지 뒷다리라도 물어뜯고 싶어질 것이다.골프를 주식으로 삼고 사는 골퍼를 한 달쯤 골프라운드를 굶겨 보라.달걀을 부추단 위에 올려놓고 엎드려서 째려보지를 않나,파는 날로 씹어먹으면서 양파는 멀리 던져 버리지를 않나,주룩주룩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우산은 펴지 않고 자루를 휘두르며 히뜩 웃지를 않나,국기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를 바라보며 돌팔매질을 하지 않나.지나가는 스님의 민둥머리를 바라보며 풀을 너무 짧게 밀었다고 투덜거리지를 않나,그런 작태를 보고 있는 사람은 앰뷸런스라도 부르고 싶어질 것이다. 지난달에는 골프라운드 날만 잡으면 비가 왔다.클럽하우스에 앉아서 까무룩히 비안개에 잠겨 있는 골프코스 70만㎡ 안에 몇 개의 빗방울이 떨어지는지 수학적으로 고찰하다가 돌아왔다. 우울한 심사를 달래려고 주(술)님을 찾아갔다.‘딤플’이라는 서양 주님을 알현하며,골프공의 딤플이 방향성과 부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침튀기며 토론을 했다.볼에 딤플(보조개)이 있는 여자가 탄성이 좋다는,여성편력이 화려한 카사노바의 귀엣말을 그대로 믿고 거울을 바라보며 볼에 딤플만들기 연습도 했다. 골프공으로 당구도 하고 구슬치기도 했다.골프에 대한 허기를 메우려고 골프공을 삶아 먹어 볼 생각도 했다.그린에서 퍼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시체놀이도 하면서 간신히 한 달을 퍼내고 드디어 라운드를 하러 나왔다.그런데,또 비다. “죽음으로 항전하자.” 나와 비슷한 정도로 골프에 미친 혈맹동지들이 뒤를 따랐다.붉은 머리띠 대신에 방수모자를 쓰고,안경유리에 와이퍼를 달고,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었다. 페어웨이는 워터 헤저드다.그린에서는,젖먹던 힘까지 퍼 올려서 공을 패도 공은 1m도 안 갔다.공은 물 속을 유연하게 헤엄쳤다. 날이 궂으면 미친 증상이 도진다더니,헛것도 보인다.나와 비슷한 몰골로 빗속을 헤매는 사람들이 내게 손을 흔드는 것 같다.하늘은 먹장구름으로 덮여 있고,천둥벼락이 곧 몰려올 조짐인데 겁도 없이 아이언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허상의 유령이든지 정신병원을 탈출한 환자일 것이다.나도 히뜩웃으며 그들에게 손을 흔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신세대 사랑풍속 맛깔스레 요리/ 신작 ‘사랑이라니, 선영아’ 펴낸 소설가 김연수

    2001년 ‘굳빠이 이상’이라는 실험적 소설로 동서문학상을 받았던 소설가 김연수(33)가 신작 ‘사랑이라니,선영아’(작가정신)를 내놓았다. 작품은 김연수가 신세대 사랑 풍속도를 필터로,여러 가지 단상을 풀어낸 것이다.‘공부하는 작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특유의 해박함과 개성있는 해석으로 사랑이라는,자칫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를 소재를 맛깔스럽게 요리한다. 그의 이야기 보따리에 든 주요 인물은 광수와 선영이 부부,그리고 둘의 친구이자 선영의 옛 애인 진우다.소설은 결혼 뒤 광수와 선영의 주위를 맴도는 진우와 그에게 질투를 느끼는 광수의 심리 변화를 14개의 에피소드로 나눠서 풀어간다.간간이 세사람의 대학동창들을 양념으로 등장시키며 30대초반이 갖는 애정관과,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공부하는 작가' 이야기 솜씨 현란 소설의 묘미는 아무래도 김연수란 지적인 작가의 현란한 이야기 솜씨에 있다.마치 소설을 쓰기 위해 공부하는 작가처럼 그는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작품을 끌어간다.결혼에 대한 광수의 생각을 인류학자레비스트로스의 ‘증여론’에 기대서 해석하는가 하면,결혼에 대해 갖는 불길한 강박관념을 프로이트의 책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그것은 김연수가 이런 이론들을 날것으로 사용하지 않고 철저히 자기 것으로 만든 뒤 ‘소설적 언어’로 녹이기 때문이다. 이런 광경을 가리켜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김연수는 아무리 어려운 얘기를 해도 ‘소설적’으로 한다.”면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재미있고 지적인 ‘사랑론’ 하나를 소설로 만들어 놓았다.”고 작품을 풀이한다. 소설을 놓기 어렵게 만든 다른 힘은,김연수가 어떤 현상이나 개념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에 있다.결혼하면서 늘게 되는 남자의 책임감을 “미혼남에서 유부남으로 바뀌는 과정은 달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비유하면서 “유부남이 되면 갑자기 자신을 둘러싼 중력이 여섯 배나 강해진다는 사실에 멍멍해진다.”(17쪽)고 묘사하는 대목에서 그만의 독특한 재치가 느껴진다. ●유부녀 되는건 호두깨물기 비슷 반대로 미혼녀에서 유부녀로바뀌는 과정은 “호도를 깨무는 일과 비슷”하다고 풀면서 그 이유를 “애당초 허기진 배를 채우겠다고 깨문게 아니다.”라며 “왜 먹지 않고 놔두느냐는 주위의 채근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할 때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광수가 진우에 대해 갖는 질투를 설명하는 부분도 재치있다.“(질투는)주전선수가 아니라 후보선수라,사랑이 갈 때까지 가서 숨을 헐떡거리면 질투가 교체선수로 투입된다.…그래서 13세기 사람 앙드레 르 샤플랭은 ‘질투하지 않는 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했다.”(103쪽) 소설이 끝날 무렵 김연수가 “2009년에 출간할 예정”이라는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특별판 소설”이 기다려지는 것은 조급함만은 아닐 것이다.그 속엔 그가 보여줄 새로운 형식과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맛 에세이] 국물도 없어?

    날씨가 더워지면 나는 언제나 2% 목마르다는 것을 느낀다.체내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몸보신(?)을 생각하게 되는데,거기에는 언제나 탕(湯)이 자리하고 있으니 우리의 음식문화의 중심에는 바로 국물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다. 쇠고기를 잘게 저며 썰어 갖은 양념으로 푹 고아 낸 장국과 신선한 쇠고기 살과 뼈를 고아 끓여낸 곰국,삼 한 뿌리와 대추 그리고 찹쌀을 넣고 뽀얗게 우려낸 삼계탕 등은 한 여름 우리의 몸을 보양하는 강장음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가. 국물 없인 아침상의 수저도 들지 않았던 까탈스러운 우리네 아버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 역시 정성과 사랑이 가득 찬 ‘탕(湯)’이었다. 보통 상대방의 행동거지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바로 “국물도 없어!”이다.국물을 하찮게 여긴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의 많은 언어표현 중에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식(食)이 곧 생활의 중심임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닐까.아침인사를 “밥 드셨습니까.”로 시작해서 “그래,밥은 먹었고?”로 저녁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어머님에 이르기까지 먹는 일이 곧 사는 일이라는 것을 예나 지금이나 대변하고 있다. 그런데 음식에선 “국물도 없어!”는 반대로 작용하기도 한다.국물이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흔히 먹기 힘든 초계탕같은 귀한 음식을 접하게 되면 탕그릇에 남은 국물도 아까운지라,말끔히 비운다.아무리 진지한 눈빛으로 국물 한모금을 기대해도 한방울도 남겨주지 않는다. 본래 ‘식탐’이 ‘재물욕’ 못잖게 무서운 것이라고 하는데,솔직히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는 관대한 인내를 지니기란 여간 쉽지 않다. 경기가 어렵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보니,최근 외식문화의 트렌드가 한식으로 바뀐다고 한다.그중에서도 서민의 허기를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탕’집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시골장터의 넉넉한 인심과 풍성한 고기육수맛이 일품인 ‘시골집(02-734-0525)’,뽀얀 찹쌀과 닭 국물 맛이 빼어난 ‘삼계탕마을(02-596-7476)’ 그리고 놋그릇 가득 말갛게 우려낸 고깃국물에 깍두기 국물을 붓고 날계란을 하나동동 띄워 먹는 ‘하동관(02-776-5656)’의 추억어린 곰탕맛은 한여름 시원한 소나기처럼 서늘한 땀방울을 내려 줄 것이 분명하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현실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살아가는 일이 힘에 부치고,사랑하는 일이 낯설고,먹고 사는 일에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사발 채 들고 “후르륵!” 소리를 내며 ‘국물도 없이’ 먹어 보도록 하자.‘밥맛나는 세상’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당신에게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다. 정신우 푸드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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