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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을 꽉 채운 ‘엄마의 밥상’

    사랑을 꽉 채운 ‘엄마의 밥상’

    겨울에도 전북 전주시의 아침은 항상 훈훈하다. 전주시 어딘가에서는 하루를 ‘엄마의 밥상’으로 열기 때문이다. 전주 시내 172가구 260명의 결식아동에게 매일 따뜻한 아침밥이 배달된다. 방금 지은 하얀 쌀밥에 잘 끓여 낸 맛난 국 그리고 매일 바뀌는 3가지 반찬이다. 맛도, 영양도, 정성도 여느 중산층 가정 못지않은 상차림이다. 눈보라가 몰아치거나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엄마의 밥상’은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에 정확히 배달된다. ‘엄마의 밥상’은 저소득층·소외계층의 결식 아동들에게 아침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한 김승수 시장의 첫 결재사업으로 전주시 민선 6기 특수 시책이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학교에 가는 결식아동에게 시가 엄마의 구실을 하기로 했다. ‘엄마의 밥상’은 김 시장의 ‘열정’에 관계 공무원들의 ‘사명감’, 급식업체의 ‘봉사정신’, 시민들의 ‘동참’이 함께 이뤄낸 민·관 거버넌스라고 할 만하다. 김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지원해 ‘약자 우선, 사람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특수시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임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모든 과정을 챙겼다. 시 생활복지과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장애인, 조손가정 가운데 형편이 어려워 아침 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18세 이하 학생과 어린이들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 직원들이 각 가정을 방문해 사정을 두루 살펴보고 결정했다. 사업을 추진하려 하니 뜻밖에 전문업체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이른 시간에 나와 식사를 준비하고 배달까지 할 수 있는 종업원이 없을 뿐 아니라 한 끼에 5000원으로 수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대다수 업체가 기피했다. 다행히 어린 시절 밥을 굶어 본 경험이 있는 전북외식산업 강철(45) 사장이 기꺼이 사업을 맡겠다고 나섰다. 7월에 시동을 걸어 석 달 후인 10월 20일부터 시작된 이유는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강 사장과 영양사이자 부인인 이문화(40)씨 등 12명의 직원이 매일 새벽 2시에 출근해 식사를 준비하고 5시부터 배달한다. 이 사업은 민·관이 함께 소통하고 마음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파급 효과가 크다. 시에서 결식아동 아침 식사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의 밥상’을 후원하겠다는 시민의 기탁금이 줄을 이었다. 모금액이 2억 9200만원이나 된다. 한 기업은 100년, 익명의 후원인은 앞으로 50년 동안 지원하겠다는 약정도 했다. 시가 주도해 시민이 함께 차려 주는 따뜻한 밥상이 됐다. 시민들의 기탁금은 주 1회 간식, 생일 케이크, 명절 선물, 방학 중 부식 등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엄마의 밥상’이 성공한 것은 단지 배고픔만을 해결해 준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채워 준 덕분이다. 매일매일 꾸준히 챙겨 준 아침밥은 아이들이 혼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실제로 아이들과 보호자들은 진정성이 가득 담긴 손편지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에서 매일 식단과 배달 여부를 점검하고 불만사항을 조사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이 사업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도 받고 상복도 터졌다. 지방공동체가 복지패러다임을 바꾼 성공사례로 지난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5 자치분권 정책박람회’에서 보편적 복지와 지방자치 분야 우수사례로 발표됐다. 이어 7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지자체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엄마의 밥상’을 지역의 어려움을 지역의 힘으로 해결하는 사례로 평가했다. 10월 29일 세종시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서는 우수정책으로 소개됐다. 전국 지자체들이 ‘엄마의 밥상’을 벤치마킹하려고 시를 방문했다. 서울 서대문구·금천구, 충남 아산시 등이 전주시와 급식업체를 찾았다. 그러나 이를 쉽사리 도입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한다 해도 새벽에 밥을 하고 배달을 해 주는 전문업체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 단위는 배달구역이 너무 넓어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김 시장은 “‘엄마의 밥상’은 결식아동에게 시혜를 베푸는 도시락 배달 사업이 아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 주고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는 밥상이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그늘이 사라졌고 자신감에 찬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밥 굶는 아이가 없는 날까지 ‘엄마의 밥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순천대·더네이쳐스, 산학 협력 새 모델 마련

    순천대·더네이쳐스, 산학 협력 새 모델 마련

    국립 순천대학교는 21일 물티슈 전문기업인 ㈜더네이쳐스와 동반 성장 및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순천대 산·학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첫 번째 파트너인 더네이쳐스는 나재운 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교수의 ‘전자빔을 이용한 수용성 키토산’ 기술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나 교수는 작은 슬릿으로 전자빔을 평행하게 하고 에너지를 증가시켜 주는 하이·터치 기술을 개발해 더네이쳐스에 이전했다. 더네이쳐스는 이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면서 기능성까지 갖춘 영유아용 ‘두리앙’을 개발해 3개월 전부터 시판하고 있다. 두리앙은 방부제를 넣지 않은 100% 천연물질로 살균 및 멸균 기능을 갖춘 물티슈다. 이번 협약은 대학의 연구결과를 단순히 기술 이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새로운 산·학 협력 모델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형상 더네이쳐스 대표는 “세계에서 유일한 천연원료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물티슈를 만드는 기업이 됐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순천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진성 순천대 총장은 “연구개발 인프라와 기반기술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상호협력을 확대해 동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면서 “환경성 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의 기술을 개발해 국민건강 증진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인사]

    ■공정거래위원회 ◇과장급 전보△공정거래위원회 박세민◇과장 직위 승진△전자거래과장 김문식 ■조달청 ◇부이사관 승진△전자조달국 정보기획과장 조영호◇서기관 승진△전자조달국 조달등록팀 조진석△시설사업국 토목환경과 김은라◇과장 직위 승진△서울지방조달청 공사관리팀장 윤희경◇과장 전보△충북지방조달청장 차원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 전보△경영지원실장 박상두△인재경영실장 박인범△포괄수가실장 이충섭△DUR관리실장 이병민△의료정보표준화사업단장 기호균△심사운영실장 인병로△심사1실장 박명숙△의료급여실장 유현자△평가2실장 윤순희△연구조정실장 안학준△서울지원장 강경수△대구지원장 김종철△창원지원장 유명숙△인재경영실 김충의(경찰대 교육) 강지선(서울대 교육) 김선동(연세대 교육) 고선혜 최명례(한국외대 교육)△광주지원장 배선희△경영지원실 이경자(의료기관평가인증원 파견) 이병일(한국보건사회연구원 파견) ■뉴스웨이 △경제부장 윤철규 ■고려대 △의무부총장 김효명△생명과학대학장 겸 생명환경과학대학원장 김익영△의무기획처장 박종훈△연구교학처장 윤영욱 ■인제대 백병원◇서울백병원△스포츠메디컬센터소장 하정구◇상계백병원△연구부원장 고경수△소화기병센터소장 신원창◇부산백병원△인제대 의무산학협력부단장 정재일◇해운대백병원△홍보실장 김태오△QI실장 이정녀 ■ING생명 ◇임원 선임 <상무>△상품부문장 노동욱 ■한화생명 △영업부문장 윤병철△투자부문장 권희백△B2B영업본부장 백종헌△고객지원실장 박상빈△투자전략실장 박상욱△전략기획실장 김현철△전사혁신실장 엄성민△퇴직연금담당 김광성 ■한화손해보험 △자동차보험부문장 김영준△장기보상본부장 김규하△강남지역본부장 김남옥△경인지역본부장 우용호△방카사업본부장 정차용△기업영업1본부장 정진선 ■녹십자홀딩스 △전무 장평주△상무 장애경◇녹십자△전무 김경조 이민택△상무 허기호◇녹십자엠에스△상무 이의섭◇녹십자이엠△사장 이영찬△전무 윤원태◇녹십자헬스케어△전무(대표) 전도규◇녹십자랩셀△전무 박종섭△상무 박순영 성필석◇인백팜△부사장 정문호◇녹십자(중국) 생물제품유한공사△전무 김창섭◇녹십자웰빙△상무 김상현◇녹십자의료재단△상무 이상곤◇녹십자아이메드△상무 우병호 ■JW중외그룹 ◇JW홀딩스 <부사장>△대표이사 전재광<수석상무>△경영지원본부장 김준범<상무>△대외협력실장 김교필<이사대우>△구매지원실장 송웅빈△해외영업1팀장 이종훈△고객만족팀장 남기덕△경영기획팀장 이승철◇JW중외제약 <부사장>△의약사업본부장 신영섭<전무>△제품개발본부장 이성열△제품플랜트장 한현석<상무>△유통관리실장 안상순△강남종병지점장 구자억<이사대우>△호남지점장 왕정운◇JW생명과학 <상무>△품질보증부장 노정열△생산지원부장 서명준<이사대우>△수액전략팀장 이철웅◇JW중외메디칼 <수석상무>△진단사업본부장 김성구◇JW크레아젠 <상무>△경영기획실장 강현필◇JW케미타운 <이사대우>△경영기획실장 김필곤 ■한국다우케미칼 △대표이사 유우종 ■GS에너지 ◇상무 신규 선임△감사실장 강신덕△E&P사업부문장 진형로△경영기획실장 이정욱△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허서홍△경영지원부문장 심성도 ■GS칼텍스 ◇부사장 승진△대외협력실장 김기태△서플라이&트레이딩본부장 이영환△정유영업본부장 정원헌◇전무 승진△기술부문장 신승수△법인사업부문장 허준홍◇상무 신규 선임△기획조정부문장 김상현△자금부문장 문정윤△정비부문장 임현호△원유/제품부문장 장혁수△영남소매사업부문장 허우영◇전입△경리부문장 유재영 ■GS파워 ◇상무 신규 선임△신사업부문장 김응환 ■GS리테일 ◇부사장 승진△수퍼사업부 대표 권붕주△경영정보부문장 김용원◇상무 신규 선임△편의점사업부 2부문장 김성기△디지털사업부문장 김경환 ■GS홈쇼핑 ◇상무 신규 선임△브랜드사업부장 백정희 ■GS E&R ◇부사장 승진△경영지원본부장 김석환 ■GS EPS ◇전입△경영관리부문장 윤길상 ■GS건설 ◇전무 승진△인프라부문 대표 이상기△건축수행본부장 안채종△도시정비담당 김환열△라빅Ⅱ PJT PD 김형선△사업지원실장 허윤홍△인프라수행본부장 고병우△바레인 LNGIT PJT PD 최귀주◇상무 신규 선임△개발사업담당 김규화△건축공사Ⅱ담당 이규복△플랜트구매Ⅱ담당 한종원△인프라싱가포르수행담당 김호태△플랜트수행설계Ⅰ담당 이상무△NSRP PJT PD 김진태△델리설계법인장 권혁태△플랜트기본설계담당 홍명철△포천열병합발전소건설공사 PD 임기문△ERC PJT PD 정기석△루마이타/샤나엘 PhaseⅢ PJT PD 황원수‘ ■삼천리 ◇승진△상무 신현우 전병철△이사대우 김정태 박용복◇보직 인사 <부사장>△전략본부장 손원현<전무>△지원본부장 안민호△전략담당 길형도<상무>△기획본부장(직무대행) 겸 재경담당 박무철△인천지역본부장 윤양노△기술담당 차봉근△광명열병합사업단장 김치완△감사담당 허정훈△남부지역담당 신현우<이사>△서부지역담당 김원중△마케팅담당 현운식<이사대우>△중부지역담당 조성용△사업관리담당 김정태△스포츠단장 박용복 ■삼천리ENG ◇승진△상무 유태봉◇보직 인사 <상무>△경영지원본부장 유태봉 ■삼천리ES ◇보직 인사 <전무>△경영지원본부장 송화종<상무>△EPC사업본부장 이완상 ■동국제강 ◇이사 전보△윤리경영팀장 박규홍 ■인터지스 ◇이사대우 신규 선임△기획관리실장 이상석◇상무 승진△영업담당 정원우◇이사 승진△하역담당 이상열◇전보 <상무>△경인지사담당 박동호<이사대우>△운송담당 김동석 ■국제종합기계 ◇상무 승진△영업담당 김동익 ■DK UIL ◇상무 승진△베트남법인장 박기원◇이사 승진△천진법인장 길기석△생산기술본부장 박민석 ■DK UNC ◇이사 신규 선임△IT서비스사업본부장 김오련◇이사대우 신규 선임△경영지원본부장 오용석 ■페럼인프라 ◇사장 승진△고문성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4] 까치밥, 똘레랑스 그리고 정신건강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4] 까치밥, 똘레랑스 그리고 정신건강

    한 때 우리 사회에서 ‘똘레랑스(Tolerance)’라는 말이 회자됐었지요. 프랑스 사람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이 아닌 타자, 자기 것이 아닌 다른 문화과 관습을 능동적으로 포용한다는 것인데, 저는 오래 전 홍세화씨의 책에서 이 말을 실감나게 접했습니다. 이 말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은 이타적인 삶, 타자를 위한 배려가 부럽기도 했고, 그렇게 너그러운 그들의 삶에 자꾸 낯설게만 투영되는 ‘나’와 ‘내 주변’의 옹색한 현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의 이런 생각이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유럽의 강대국들이 전세계에 이식시킨 패권적 이념에 길들여진 식민적 속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국을 ‘신사의 나라’로 여기지도 않고, 프랑스 문화가 재밌을지언정 우월하다고 믿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국부(國富)나 인종적 특성이 부러운 게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그들의 열린 자세가 부럽고, 그로부터 발원한 그들의 치열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발랄하면서도 격조가 있는 삶의 자세를 부러워합니다. 아마 그런 그들의 삶이 상당 부분 똘레랑스와 결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가지지 못한 자의 아름다운 나눔 언제부턴가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매몰되어 살아 왔습니다. 그 정도가 지나쳐 톨레랑스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마치 ‘문명 밖의 문명’처럼 낯설거나 이질적으로 비치기도 할 것입니다. ‘나만 좋으면 된다’거나 ‘항상 내가 우선’이라는 이 몰염치한 습속은 일제 암흑기와 한국전쟁 등 독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어려운 핍진한 환경을 헤쳐나오면서 체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바둑의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먼저 내 말을 살린 뒤 상대방의 말을 공격하라)’라는 격언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명도생부터 해야 했으니, 그 참담한 삶 속에서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에서 보듯, 항상 궁핍하고 불안정한 일상 속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챙겨야 했고, 그렇게 아등바등 뺏고, 감추며 살았지만 쌀독은 항상 비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들 했으니, 그런 터수에 언감생심 무언가를 베풀면서 사는 여유를 갖는다는 게 호사이고 꿈일 뿐이었지요. 그렇다고 우리네 삶이 똘레랑스와 전혀 무관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니, 우리 조상들은 유럽의 똘레랑스보다 훨씬 본원적인 베풂을 알았고, 그런 가치를 존중했습니다. 가진 자의 시혜보다 가지지 못한 자의 배려가 더 아름다운 것은 먹고 쓰고 남은 것을 덜어 주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허기와 필요를 덜어야 하는 일이고, 최소한의 자기 몫을 쪼개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았고, 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이는 개국 이래 단 한번도 국통이 끊이지 않았던 장구한 역사가 증언하는 사실입니다. 시골집 뒤란의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까치밥’은 또 어떻습니까.  ●‘오로지 주고자 했던’ 까치밥의 철학 ‘초록이 지쳐 단풍 들더니’ 가을이 깊어져 갑니다. 이슬이 서리로 변하면서 이내 살풍경한 겨울이 되어 온 산야를 흰눈이 뒤덮을 무렵이면 텅 비어 삭막한 풍경 가운데에다 마치 누군가 작심하고 붉은 물감으로 방점이라도 찍어놓은 듯 선연한 붉음이 눈길을 끌곤 했지요. 바로 까치밥입니다. 가을걷이의 마지막은 감을 따 갈무리하는 것인데, 개량되기 전의 예전 감은 겉이 붉어보여도 속살을 베어물면 여간 떫지 않았습니다. 그걸 따모아 항아리나 석작 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달디 단 홍시가 되면 하나씩 꺼내 먹곤 했던, 요긴한 겨울 군입거리였지요. 요즘의 개량종 단감과 달리 예전의 토종 감나무는 집안의 조왕신 같은 것이어서 크게 키워 비바람을 막고, 시원한 그늘도 드리우며, 먼 동구밖에서 봐도 한 눈에 우리 집임을 아는 장소성까지 부여했으니 감나무가 바로 산이고, 정자이며, 스카이라인이고, 랜드마크였지요. 스무 척, 서른 척 키를 키운 탓에 감을 딸 때면 큰 가지를 타고 올라가 간짓대로 투덕거리곤 했는데, 해거리를 하지 않을 때는 워낙 많이 열려 그걸 따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따다 보면 어느 새 가지가 텅 비고, 꼭대기 가지 끝에 잔챙이 감이 서른 개, 마흔 개씩 남습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그건 까치밥하자. 그만 내려와라”시며 일을 매조졌지요. 아닌 게 아니라 날이 추워 먹거리가 마땅찮으면 까치가 가지 끝에 내려앉아 남은 감을 쪼곤 했는데, 그래서 까치밥이라고 불렀겠지요. 찬서리에 익어서 더 붉어진 까치밥이 얼음 들어 푸르딩딩한 하늘을 배경으로 매달린 모습을 보노라면 문득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곤 했는데, 그런 느꺼운 마음이 미물에게라도 뭔가를 베풀 수 있다는 은전의 여유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까치를 위해 가지 끝에 감을 남겨두는 일은 어떤 강제나 규율도 없이 온전히 스스로 결정하는 있이었는데, 지금보다 훨씬 궁핍하게 살았던 예전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표도 나지 않게 그런 덕성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의 체온을 느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루 하루 끼니 걱정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빈 콩밭에 ‘참새 몫’으로 수수목을 남겨두거나, 대보름날 정성껏 무친 나무새를 이것 저것 바가지에 덜어 소에게 먹일 턱이 없지요. 까치든, 소든 사람에 견주면 하찮은 미물이고 축생인데도 말이지요. 우리의 핏속에는 미물일지라도 곁에 머무는 것이면 무엇이든 챙기고 걱정해주는 미덕이 있었습니다. 제 목구멍으로 무엇을 넘겼는지도 모를 궁핍 속에서 살면서 그런 짓이 가당키나 하냐고 생각한다면 조상들의 정신세계를 더 찬찬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들이 넉넉하지 못한 것도 맞고, 그래서 짜디 짠 자반 한입 못 먹어보고 해를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그걸 그다지 아쉽게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살림이 요족해 육고기를 줄창 먹고 살았다면 간사한 입맛이 남아 ‘땡기기라도’ 했겠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원래의 삶이 안빈(安貧)에 길들여진 탓에 배만 채울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했지요. ‘사흘 고기맛을 못 보면 소증 난다’는 말은 덜 떨어진 권문세가의 논다니들 말이지, 하냥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살았던 사람들의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까치 같은 미물까지 챙기며 살았으니 그걸 먼 유럽의 똘레랑스와 견준다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유럽의 똘레랑스가 관습과 제도의 결과라면, 우리의 나눔은 태생적인 끌림의 결과이니까요. 예전에 흔했던 보시(布施)는 어떻습니까. 불교의 수행법으로, 베푸는 모든 행위를 이르는 보시는 불가에서 이타정신(利他精神)의 정점으로 이해합니다. 더러는 보시를 복을 받기 위해 하는 ‘이기적인 이타’라고도 보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설령 보시를 하면서 되받을 일을 생각했더라도, 그 복이라는 게 실체도 없고, 아무도 담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대가여서 거기에 기대 자기 것을 나눌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보다는 자기 것을 나누면서 스스로 위로받기 위해 ‘복’을 생각했다는 게 현실적이지요. 마찬가지로 까치밥 역시 ‘오로지 주고자 했던’ 아가페적인 나눔의 실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서구의 똘레랑스 정신을 ‘우리는 갖지 못한 포용이자 관용’이라고 부러워만 할 일은 아니지요.  ●정신 건강 혹은 영혼의 안식 이치가 그렇지 않습니까. 프랑스의 똘레랑스는 1789년의 대혁명 이후에 사회적 통합을 위해 주창한 근대화의 기제 속에서 체화된 개념인데, 우리의 그것은 어떤 이념이나 사상도 작용하지 않은 자연발생적 정서였고, 또 모르긴 해도 자연의 모든 것에 정령이 깃든다는 원시 토테미즘과도 무관하지 않을 터이니 비록 우리의 정서가 반듯하게 각이 잡혀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단들 제도적 산물인 똘레랑스와 같은 선에서 견준다는 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까치밥을 보면서 궁핍하지만 영혼이 건강하게 사는 지혜를 배웁니다. 지혜라고 했지만, 대단한 사유나 거창한 논리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물이 흐르듯, 아니면 밥 먹고 숨 쉬듯 자연스럽게 마음의 부름에 따르면 되는 일이고, 거기에 대단한 결심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지요. 필자가 어렸을 때의 경험입니다. 유월 더운 날, 온가족이 나서 산비탈 보리밭에서 보리를 베고 있었지요. 거진 다 베어갈 무렵, 갑자기 까투리 한 마리가 요란하게 꿩꿩 거리며 나대는 게 아니겠습니까. 시골에 흔한 게 꿩이라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았는데, 그 때 할머니가 허리를 펴시더니 “오늘은 여기서 손 털자”고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직 베지 못한 보리가 예닐곱 평이나 남았는데 마치자는 말에 다들 의아해 하자 할머니는 “저 쪽에 새끼를 쳐놨길래 꿩이 저 난리지”라며 “한 이레면 새끼 데불고 나갈테니 그 때 와서 마저 베면 된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으시더군요. 집안 어른 말씀에 가타부타할 수도 없어 그렇게 일을 마쳤는데,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보리밭에 다녀 오신 아버지가 “꿩이 산으로 갔는지 둥지가 비었더라. 내일 가서 남은 보리 정리하면 되겠다”고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돌이켜 생각하면, 할머니는 그 일을 통해 우리에게 두 가지를 가르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찮은 꿩이라도 새끼를 거느릴 때는 해코지해서는 안 된다는 공생의 철학이 하나이고, 보리밭 어름에서 꿩이 우짖는 걸 보고 사연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가 둘입니다. 보리야 며칠 뒤에 베어도 축날 일이 없으니 흔쾌히 그리 한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나 아닌 남을 생각하는 일은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할머니와 어머니는 김장김치나 간장·된장 등을 넉넉하게 준비해 이웃들과 나누기도 했는데, 그렇게 나눈 뒤에는 항상 “전답이 넉넉치 않아 가을이라고 거둔 것도 없을텐데, 겅개라도 좀 나누니 맘 편하다”며 기꺼워들 하셨지요. 그래선지 할머니는 그 시절의 여건을 생각하면 무병장수하셨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집안 일을 하시는 등 강건하셨습니다. 그게 어디 제 할머니만의 일이겠습니까. 살림이나 품성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확실히 예전에는 다들 그렇게 나누고, 살피며 살았습니다. 그런 삶은 확실히 건강했습니다. 필자가 낳고 자란 마을이 100여호 쯤 됐는데, 치매를 겪은 노인은 딱 두 사람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더러는 ‘노망’이니 ‘망령’이니 수근대기도 했지만, 삼이웃이 너나 없이 돈독했고, 우애가 깊었지요. 그러니 온 마을이 떵떵거릴 만큼 크게 잘 사는 집은 없었어도 굶주릴 일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오고가다 마주치면 살갑게들 인사를 나눴고, 철부지들이라도 위, 아래를 알았습니다. 쌀독이 비면 아무 집에나 찾아가 손을 벌렸고, 장날이 되어 뭐든 돈을 바꾸면 식량을 곧 되갚았습니다. 농투산이들 사이에 흔한 물꼬싸움을 해도 악다구니가 없었습니다. 늙수그레한 노친네들이 다툴 일 없도록 거중조정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러는 앓거나 다치기도 했지만,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요절한 누구를 빼고는 흉변이랄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 시절엔 다들 가난을 팔자라고 여겼으니 유리걸식하는 처지만 아니라면 그걸 딱히 불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차고 넘치지는 않았지만, 욕심이 없으니 많든 적든 자기 처지가 요족하다고 여기며 살았고, 그런 중에 서로 보듬고 나누었으니 심화를 끓이거나 안달복달할 일도 없었지요. ●“당신은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지금이야 ‘칠십 청춘’이라고들 하지만, 예전에는 태어나 육십갑자를 다 채우고 맞는 환갑이 흔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환갑잔치는 놀이판이기도 했지만 혈족들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평생 농삿일로 허리가 굽은 채 환갑을 맞은 마을 어르신이 말합니다. “내가 육십평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한눈 안 팔고 살아 전답도 장만했고, 자식 대학도 보냈는데, 그러느라 허리는 휘고 낯바닥은 감탕이 되었지만 못 살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헤프지도 않았지만, 필요할 땐 인심도 쓰면서 산 덕분에 죽어서 연옥은 면할 듯도 하고…”. 그 어르신은 술로 목을 축인 뒤 말을 이어갑니다. “나야 배우지 못해 세상의 이치를 알 턱이 없지만, 사는 게 별것 아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란 없으니 형제끼리는 우애로, 이웃끼리는 정으로 살믄 될 일이다. 죽고 사는 것이야 인력으로 어쩔 수 없으니 그건 걱정할 것 없고, ‘나 하나 잘하믄 세상이 다 좋은 것이다’고 믿고 살았는데, 진짜로 내가 그렇게 살았는지는 나보다 식솔들과 이웃 지기들이 더 잘 알 일이다.” 건강하게 사는 많은 조건들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첫 손에 꼽겠습니까.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주관적인 판단이 있을 뿐이지요. 무섭다는 암도 피하고 싶고, 암 아니라도 안 아프고 살기를 바라기도 할 것입니다.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자기 몸 자기가 건사하기를 바랄 것이고, 또 어떤 부류는 돈 좀 많이 모아 쭈글거리지 않은 노후를 보내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옳고, 부러운 바람이지만 저는 여기에 한 가지만 보태고 싶습니다. 스스로 가진 능력 이상을 거머쥐려는 욕심은 좀 덜고, 가진 것 조금이라도 떼어서 베풀며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그것입니다. 물론 의무감으로 할 일은 아니고, 떼돈 들여 큰 일을 벌이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어버이가 그러셨듯이 감나무 가지 끝에 까치밥 몇 알 남겨두거나 꿩의 처지를 살펴 보리 베는 일 며칠 늦춰주는 그런 일을 하며 살자는 뜻입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자기 배만 채우려 하지 않고 욕심을 덜어내는 일이며, 자기 주장만 하지 않고 이기의 벽을 허무는 일이며, 좀 번거롭더라도 남의 처지나 형편에도 한번쯤 따뜻한 눈길을 주는 배려입니다. 빨갛게 언 발가락을 털어가며 겨울을 나야 하는 까치 등속의 미물에 대해 갖는 측은지심이 어디 불가(佛家)만의 가르침이겠습니까. 그 사소하다 못해 하찮기까지 한 까치밥에서 서구의 똘레랑스에는 없는 ‘우리다운 나눔과 배려’의 원천을 봅니다. 그럴 수 있다면 조금씩 베풀면서 남들의 따뜻한 시선 속에 머무는 것, 그리고 편안한 자기 위안을 얻는 것, 그런 삶이 건강한 삶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정신세계가 강퍅하지 않고 풍요로워서 갈수록 환자가 늘어난다는 우울증이나 착란, 도착 그리고 치매까지도 사회적 유병률이 훨씬 낮아질 것이고, 그런 변화가 우리들 개개인의 건강으로 확인되지 않겠습니까. 병이야 의사가 고치는 것이지만, 병문(病門)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니까요. 베풀며 산다고, 여유롭게 산다고 모든 병마를 피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정신의 세계만큼은 훨씬 정갈하고 넉넉해질 것이며, 그렇게 살다보면 흔히 말하는 세상의 번뇌와도 조금은 멀어지게 되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병마도 피할 수 있어 우리의 삶이 더 따뜻하고 안온할 것이라는 믿음, 그것이 마음의 병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양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닭볶음탕과 감자탕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닭볶음탕과 감자탕

    을씨년스런 날씨에는 매운 양념의 닭볶음탕이나 감자탕을 먹는 게 제격일 것이다. 닭고기 찜 또는 돼지 등뼈 고기에다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알싸한 맛의 향신료가 양껏 들어가기 때문에 속이 든든하고 후끈해진다. 감자와 들깻가루가 들어가는 것도 두 음식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런데 닭볶음탕과 감자탕은 둘 다 ‘억울한 운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제 이름에 대해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때문이다. 진짜 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닭볶음탕은 생닭을 한입에 먹기 좋게 토막을 내 매운 양념장으로 버무린 뒤 큼직하게 썬 감자와 양파, 당근 등을 넣어 바특하게 끓인다. 뻘겋게 졸여진 찜 요리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래 국물이 흥건해야 하는 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감자탕에는 돼지 등뼈와 감자, 우거지 또는 시래기, 깻잎 등이 들어간다. 매운 양념은 닭볶음탕과 비슷하다. 돼지 등뼈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자탕은 남성의 스태미나에, 여성에겐 낮은 칼로리가 필요한 다이어트 등에 좋다. 술안주로는 물론, 우거지나 시래기 덕분에 숙취 제거에도 좋다. 닭볶음탕은 과거 닭도리탕이라 부르던 것을 표준어로 바꾼 이름이다. 학계는 닭도리탕에 대해 ‘우리말인 닭+일본어 도리(とり·鳥)+한자어 탕(湯)’이 합쳐진 이상한 이름이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닭볶음탕이라 바꾸며 사전에서 ‘닭고기를 토막 쳐서 양념과 물을 넣고 끓인 음식. 경우에 따라 먼저 볶다가 물에 끓이기도 한다’고 정의했다. 그러나 닭볶음탕에는 이름과 달리 불판에 볶는 조리 과정이 없다. 자작하게 물을 부어 끓일 뿐이다. 그러자 요리업계는 우리 음식에 볶음과 탕 등 두 가지 조리 형태를 동시에 표현한 이름은 없다고 지적했다. 학계 일부에서도 도리(とり)가 일본어의 새가 아닌 ‘도려내다’에서 나온 순수 우리말이고, 닭고기를 잘게 써는 조리법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선 후기의 평양 등지에서 도리탕을 즐겼다는 고서의 기록을 근거로 삼았다. 새로운 이름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니까, 닭볶음탕이 지금도 시중에서는 닭도리탕, 닭감자탕, 닭매운탕, 닭감자조림 등 중구난방으로 불리는 게 아닐까. 우리의 닭도리탕이 괜한 오해를 받고 있는 듯하다. 감자탕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감자탕에는 본래 감자가 들어가지 않았다. 삼국시대 호남을 중심으로 돼지 등뼈로 만든 탕을 먹었을 때나 1899년 경인선 철도 공사에 동원된 인부들이 감자탕으로 허기를 달랠 때에도 감자는 없었다. 감자탕은 1970~19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아마 누군가 “감자탕에 왜 감자가 없어요”라고 하면서 결국 감자가 들어간 것은 아닐까. 그런데 감자탕의 어원에 대해서도 감자가 예부터 돼지 등뼈를 지나는 척수를 감자라고 불렀다는 설, 돼지 등뼈를 원래 ‘감자뼈’라고 했다는 설, 달착지근한 돼지고기 음식을 뜻하는 한자어 감저(甘猪)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논란이 분분하다. 이런 주장들 속에서 혹시 우리는 수천 년이 된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얕보면서 그 이후 등장한 중국이나 일본, 서양 등의 것만 무작정 추종하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왜곡이 방치되고 반복되면 진실은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 kkwoon@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세계를 사로잡은 서민의 맛

    [서울 핫 플레이스] 세계를 사로잡은 서민의 맛

    고소한 맛으로 서민들의 허기를 채워 주던 포장마차들이 있었다. 서울 성동구의 ‘왕십리 곱창골목’. 소고기 못 먹는 설움을 씻어 준다고 할까! 가벼운 주머니로 찾아가 곱창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마음을 달래던 추억의 장소다. 최근 이곳은 뽕밭이 바다로 바뀌듯이 확 달라졌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 젊은층과 외국인을 사로잡는 새로운 맛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것. 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K푸드 특화거리’ 지원계획에 따라 왕십리 곱창골목 일대 재정비에 나섰다. 식도락을 목적으로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안내 표지판을 정비하고, 다국적 메뉴판 등 제작을 지원했다. 낡은 포차들은 세련된 현대식 가게가 됐다. 주 고객층도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25일 찾아간 곱창거리에는 가게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한국 관광안내 가이드에 맛집 코스로 소개되며 낯선 언어를 쓰는 외국인들의 방문도 부쩍 늘었다. 한 곱창가게 주인은 “주로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데 일주일에 최소 50명 이상 온다”며 “특히 일본인들이 처음 먹어보는 데도 맛있다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곱창거리에는 현재 14개의 점포가 있다. 과거 여기저기 흩어졌던 포차들이 일제 정비를 거쳐 성동구청 건너편에 자리를 잡았다. 가게 주인들은 ‘경쟁’보다 ‘공생’을 챙긴다. 왕십리 곱창거리 연합회 측은 “문을 닫는 가게가 생기면 나머지 가게도 매상이 오르지 않고 손님이 덜 찾는 등 어려워진다”면서 “좋은 곱창 구매처를 모두 같은 곳으로 맞추는 등 공생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월의 흐름만큼 제각기 사연도 있다. ‘정부네곱창’의 오진수(47) 사장은 아버지 때부터 30여년째 곱창가게를 운영한다. 어머니가 암 투병에 들어가자 아버지는 가게 문을 닫으려 했다. 그래서 용접 일을 하던 오 사장이 가게를 물려받았다. 아버지가 개발한 비법 소스가 사장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투박한 손으로 곱창을 손질하던 그는 꽃모양 곱창 개발로 어느새 ‘가위질 최강달인’이 됐다. 오 사장은 “아버지가 테이블 네 개를 놓고 시작했던 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연탄불 초벌구이 등 전통방식은 지키고 소스는 요즘 입맛에 맞게 발전시켰는데 단골들도 맛있다고 좋아한다”고 웃었다. 곱창거리 가게들은 낮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자정이 넘어가면 앉을 곳이 없다. 가게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성동구 왕십리의 ‘잠들지 않는 왁자지껄한 밤’은 여전하다. 글·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8] 닭볶음탕과 감자탕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8] 닭볶음탕과 감자탕

     을씨년스런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 때에는 매운 양념의 닭볶음탕이나 감자탕을 먹는 게 제격일 것이다. 닭고기 찜 또는 돼지 등뼈 고기에다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알싸한 맛의 향신료가 양껏 들어가기 때문에 속이 든든하고 후끈해진다. 또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감자와 고소한 들깨 가루가 듬뿍 들어가는 것도 두 음식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런데 닭볶음탕과 감자탕은 둘 다 ‘억울한 운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제 이름에 대해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때문이다. 진짜 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닭볶음탕은 생닭을 한입에 먹기 좋게 토막을 내 매운 양념장으로 고루 버무린 뒤 큼직하게 썬 감자와 양파, 당근 등을 넣어 바특하게 끓인다. 뻘겋게 졸여진 찜 요리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래 국물이 흥건해야 하는 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오죽했으면 닭볶음탕과 사촌 관계인 안동찜닭은 탕이 아닌 찜이라고 했을까.  감자탕에는 돼지 등뼈와 감자, 우거지 또는 시래기, 깻잎 등이 들어간다. 물론 매운 양념은 닭볶음탕과 비슷하다. 굵게 썬 감자에 돼지 등뼈의 맛이 흠뻑 배어 구수한 맛을 낸다. 돼지 등뼈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자탕은 남성의 스태미나에, 여성에겐 낮은 칼로리가 필요한 다이어트에, 또 노인에겐 노화 방지와 골다공증 예방 등에 두루두루 좋다. 술안주로는 물론, 우거지나 시래기 덕분에 숙취 제거에도 좋다. ● 닭도리탕 ‘도리’는 일본어 ‘새’가 아닌 ‘도려내다’란 우리말 주장도 닭볶음탕이나 감자탕 모두가 화끈한 별미 음식인데, 어째 그 이름이 석연치 않다. 닭볶음탕은 과거 닭도리탕이라 부르던 것을 표준어로 바꾼 이름이다. 학계는 닭도리탕에 대해 ‘우리말인 닭+일본어 토리(とり·鳥)+한자어 탕(湯)’이 합쳐져 이상한 이름이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닭볶음탕이라 바꾸면서 사전에서 ‘닭고기를 토막 쳐서 양념과 물을 넣고 끓인 음식. 경우에 따라 먼저 볶다가 물에 끓이기도 한다’고 정의했다.  그러나 닭볶음탕에는 이름과 달리 불판에 볶는 조리 과정이 없다. 자작하게 물을 부어 끓일 뿐이다. 우습게도 이름이 바뀐 뒤 닭고기를 먼저 볶는 현상마저 등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요리업계는 우리 음식에 볶음과 탕 등 두 가지 조리 형태를 동시에 표현한 이름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계 일부에서도 닭도리탕의 토리(とり)가 일본어의 새가 아닌 ‘도려내다’에서 나온 순수 우리말이고, 닭고기를 잘게 써는 조리법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선 후기의 평양 등 서북 지방에서 닭도리탕과 비슷한 도리탕을 즐겼다는 여러 고서의 기록을 근거로 삼았다. 오이를 잘게 썰어 소금에 절인 뒤 불판에 데친 ‘외보도리’라는 전통 음식의 이름도 있다.  새로운 이름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니까, 닭볶음탕이 지금도 시중에서는 닭도리탕, 닭감자탕, 닭매운탕, 닭감자조림 등 중구난방으로 불리는 게 아닐까. 우리의 닭도리탕이 괜한 오해를 받고 있는 듯하다. ● 감자탕 ‘감자’는 돼지 등뼈를 ‘감자뼈’라 부른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감자탕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감자탕에는 본래 감자가 들어가지 않았다. 삼국시대 호남을 중심으로 돼지 등뼈로 만든 탕을 먹었을 때나 1899년 경인선 철도 공사에 동원된 인부들이 감자탕으로 허기를 달랠 때에도 감자는 없었다. 감자탕 맛은 근세기 이후 인천에서 완성된다.  사연 많은 감자탕은 1970~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아마 누군가 “감자탕에 왜 감자가 없어요”라고 하면서 결국 감자가 들어갈 것은 아닐까. “붕어빵에 왜 붕어가 없어요”라는 농담과 비슷한 가정이다. 우연한 조리법이었지만 돼지 등뼈 국물과 감자의 맛 궁합은 썩 잘 맞는다.  그런데 감자탕의 어원에 대해서도 감자가 예부터 돼지 등뼈를 지나는 척수를 감자라고 불렀다는 설, 돼지 등뼈를 원래 ‘감자뼈’라고 했다는 설, 그게 아니고 감자를 넣은 무명의 탕 음식에 돼지 등뼈를 넣으면서 감자탕이라고 했다는 설, 마지막으로 달착지근한 돼지고기 음식을 뜻하는 한자어 감저(甘猪)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논란이 분분하다.  이런 주장들 속에서 혹시 우리는 수천 년이 된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얕보면서 그 이후 등장한 중국이나 일본, 서양 등의 것만 무작정 추종하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학계는 우리말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혹시 잘못된 것을 발견하면 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왜곡이 방치되고 반복되면 진실은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   <조행> 조선의 문신 권벽   시골 주막 닭 울음에 일어나 촌길을 말 따라 타고 가는데 북두칠성도 그믐달 따라 지고 은하수는 새벽 구름과 함께 걸렸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난사군도 해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부딪치면서 생긴 격랑이 한반도로 밀려올 기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 할 때 한국도 말을 해 달라”고 했다. 그가 공개리에 주문한 대로 우리의 입장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형국이 됐다. 한반도가 강대국들로 에워싸여 있음을 실감케 되는 요즘이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 간 한·중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난 듯했다. 한국산 김치와 삼계탕까지 대중 수출길이 트였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만 해도. 하지만 리 총리가 배타적경제수역(EEZ) 협상을 제의했다는 중국 측 보도를 접하고 등골이 서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이어 이어도 해역을 분쟁 수역화한다면 우리에겐 악몽의 시나리오다. 우리는 일본과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함께 받쳐 쓰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한 관계개선 의지는 여전히 미심쩍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교섭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게 해결됐다”고 말을 바꿨다. 엊그제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사실을 슬그머니 흘렸다. “함께 우산을 쓰면 연인이 되지만, 함께 비를 맞으면 동지가 된다.” 우리의 뒤통수를 때리는 아베의 행보를 보면서 떠올린 어느 논객의 책에서 읽었던 메타포다. 한·일은 근세사에서 차가운 역사의 소나기를 함께 뒤집어쓴 적은 있다. 숱한 청년들이 일제의 징용에 끌려가 죽었고, 가련한 이 땅의 소녀들은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돼야 했다. 그야말로 원치 않은 억울한 희생이었다. 이런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 없이 한·일이 연인이나 동지가 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중재한다고 될 일인가. 그렇다고 지레 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다. 어제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무상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0년 ODA 규모는 4조원에 이르게 된다. 미국의 잉여 농산물로 허기를 달래던 산업화 세대가 일궈 낸 국격 제고의 징표다. 지금은 힘이 턱없이 모자라 열강의 각축 속에서 국권을 잃었던 구한말은 아니다. 그러나 온전히 마음 놓기는 아직 이를 듯싶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선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이 즐겨 인용했던 서아프리카 속담이다. 미·일과 중국이 노골적으로, 혹은 넌지시 자기 편에 줄을 설 것을 요구하는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경구다. 남중국해 사태는 윤병세 외교장관의 비유처럼 우리에 대한 러브콜일 순 없다. 어느 편을 들더라도 후환이 두렵지 않을 만큼 우리에게도 ‘큰 몽둥이’가 있다면 별문제겠지만. 아쉽게도 경제력·군사력 등 우리의 총체적 국력은 아직 취약하다. 통일과 번영으로 가는 긴 여정을 안전하게 가려면 ‘부드러운 말’로 주변 강국의 협력을 얻어 내야만 한다. 고난도의 과제다. 이런 판국에 어설픈 이념에 찌든 우리 사회 일부 인사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더 가까이 하자는 주장을 편다. 무책임한 탈미 친중론이다. 시진핑 주석은 며칠 전 국제 싱크탱크 21세기위원회 대표들과 만나 “중국은 공격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만리장성도 방어를 위해 쌓았다는 걸 근거로 들면서다. 하지만 반만년 역사에서 중국은 공룡 같은 위험한 이웃이었다. 멀리는 고조선 멸망, 가까이는 중국이 북한의 편에서 참전한 6·25전쟁에서 체득한 사실이다. 까닭에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는 고전적 외교 전략을 싹 무시해선 안 될 법하다. 멀리 있는 미국이 인접한 중·일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게 하는 안전판임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베이스캠프가 든든하지 않으면 어느 히말랴야 고봉엔들 오를 순 없다. 한·미 동맹을 공고히 다지면서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이 갈 길이다.
  • 505번 누르면 ‘유아인 전용채널’

    505번 누르면 ‘유아인 전용채널’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청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장 강력한 무기다. 국내 IPTV 업계에서도 이 같은 큐레이션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의 양이 방대해질수록 시청자에게 맞춤형으로 골라주는 서비스가 강조되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주문형비디오(VOD) 중 보고 싶은 것을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IPTV 큐레이션 서비스 ‘큐레이션TV’를 5일 출시했다. ‘큐레이션TV’는 VOD를 장르별, 프로그램별로 묶어 500여개의 가상채널로 분류해 제공한다. 예능(300번대), 드라마(400번대), 영화(500번대), 해외드라마(600번대) 등으로 채널이 나뉘어 있으며 각 채널 범위는 개별 드라마 시리즈, 세부 장르, 배우 등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무한도전’을 몰아서 보고 싶으면 301번을 누르고, 배우 유아인의 팬이라면 505번을 눌러 ‘유아인 전용채널’을 선택하면 된다. 안성준 LG유플러스 컨버지드홈사업부장은 “시청자들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 채널 재핑(zapping·채널을 마구 돌리는 일)에 크게 의존한다”면서 “시청자의 관심사에 따라 VOD를 채널화해 가장 쉬운 이용자 환경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청하다가 중간에 끊은 VOD를 이어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TV에서 보는 기능도 지원한다. 시청자 개개인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내년 중 추가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가상채널을 구성하기 위해 특허기술 8개를 개발해 출원 및 등록했다. 이 밖에도 SK브로드밴드의 ‘스마트 무비 서비스’, KT의 ‘감성 큐레이션’ 등 IPTV 업계에서는 테마와 장르, 이용자의 검색어와 직접 매긴 평점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에서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에 관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큐레이션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감격 소감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감격 소감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감격 소감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팀 이뤄 ‘반전’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팀 이뤄 ‘반전’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팀 이뤄 ‘반전’ 심사위원 평가 들어보니?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기도가 먹힌 건가?”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기도가 먹힌 건가?”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굴욕을 반전으로”… “기도가 먹힌 건가?”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과 ‘굴욕 가사’로 대반전… “배고팠는데 허기 채워”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배고팠는데 허기 채운 기분”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언프리티 랩스타2’ 전지윤 유빈이 팀워크 배틀 1위를 차지해 화제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8회에서는 세미파이널 진출자를 가리는 팀워크 배틀이 펼쳐졌다. 10인의 래퍼들이 2명씩 한 팀을 이뤄 총 다섯 팀의 미션 무대가 펼쳐졌고, 유빈-전지윤, 효린-키디비, 트루디-헤이즈, 예지-수아, 캐스퍼-엑시가 각각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션에는 MC산이와 이현도, 양동근, 베이식, 바스코 등 래퍼 평가단 10명이 냉정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래퍼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조건이었다. 이날 팀 선정에서 아무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포미닛 전지윤은 원더걸스 유빈과 같은 팀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한 팀을 이뤘다. 유빈은 앞서 전지윤이 굴욕 당한 자기소개 랩의 가사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쓰자고 제안했다. 전지윤은 이를 받아들이며 “앞으로 유빈 언니와 행사곡으로 써도 될 것 같다. 곡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좋다”며 만족해 했다. 무대에 오른 유빈과 전지윤은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팀워크 배틀 1위를 이뤄냈다. 심사위원들은 “전지윤을 다시 봤다”, “심지어 오늘 굉장히 랩을 잘 했다”, “‘내가 내가 해’를 가사로 쓴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극찬했다. 전지윤은 “‘언프리티 랩스타2’ 촬영하면서 한 번도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드라마 쓰는 줄 알았다. 내 기도가 먹힌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팠는데 허기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5] 선어회와 활어회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5] 선어회와 활어회

     십수 년 전 일본 도쿄에서 운 좋게 지인을 따라 정부 청사 근처의 호젓한 곳에 있는 고급 횟집을 간 적이 있다. 일본 관료들이 진짜 전통식 회를 즐기고 싶을 때 마음먹고 찾는 곳이란다. 단아한 분위기에다 꽤 비싼 집인 것 같아서 은근히 맛에도 기대가 됐다.  깔끔하게 모양을 낸 전채요리를 후루룩 먹고 나자 막 바로 주인공인 생선회가 큰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그런데 회 두께가 거의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처럼 두껍고, 겉에서 은빛 윤기도 나지 않았다. 머뭇거리다 한 점을 입 안에 넣고 찝는 순간 물컹하면서 퀴퀴한 냄새마저 났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일을 겪으면 우리는 당장 주인을 불러 “어제 팔다가 남은 회를 손님 상에 내놓느냐”고 항의했을 만하다. 이게 본래 일본식 회란 말인가. ● 일본식 회는 3~4일 낸장 숙성... 독특한 감칠맛 특징 대체로 일본인은 활어에 대나무 꼬챙이 등을 꽂아 즉시 피를 뺀 뒤 냉장 숙성시킨 선어회를 좋아한다. 도톰하게 썬 횟감을 축축한 물수건에 싸서 3~4일씩 보관하기 때문에 독특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횟감을 다루는 것을 마치 예술 행위처럼 여긴다. 반면 우리는 갓 잡아서 바로 먹는 활어회를 제대로 된 회로 여긴다. 솔직히 복잡한 과정은 없다.  우리 선조들도 술안주로 가끔 회를 먹었다. 고려 때 이색부터 조선 때 이항복, 정약용 등은 시에 인용하기도 했다. 위험하긴 하지만 붕어 등 민물고기까지 회로 먹었다. 물론 섬 국가이자 대양과 접해 있는 일본은 각종 어류가 더 흔했다. 아주 오랫동안 육식을 금기했기 때문에 생선이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렇다면 이웃한 두 나라 사이에 왜 이렇게 기호에서 차이가 날까. 논리적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 일본 막부시대 운송수단 열악해 영주 밥상까지 수일씩 걸려 일본은 19세기에 막부 정권이 무너지기 전까지 사실상 군사력이 바탕인 영주(성주) 중심의 연맹국 형태였다. 음식 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음식 형태에 여러 기법을 동원해 집중한다. 반면 한국에선 왕권 국가로서 왕의 건강을 위해 맛이나 모양보다 약리 작용을 중시하는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음식 모양만 보면 식재료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자칫 볼품없어 보인다. 중국은 황제국이라며 주변의 이질적 문화도 흡수해 화려하고 다양한 음식 향연의 꽃을 피운다. 고급스런 전통 음식은 권력자나 집안 어른의 입맛을 기준으로 발달하기 마련이다.  고대 일본에서는 좋은 생선이 잡히면 이를 손에 들고 영주의 밥상을 차리는 성까지 사람이 뛰어서 가야 했을 것이다. 고구려 등 한반도로부터 유입된 말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생선이 쉽게 상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아예 물수건에 싸서 숙성시키는 게 낫다. 횟감을 미리 얇게 썰어서도 안 된다. 숙성된 회를 먹어 본 영주가 “맛있구나”라고 했다면, 그때부터 이런 회가 맛있는 생선회가 된다. 사실 잘 숙성된 회는 달달하면서도 살살 녹는 맛이 있기는 하다. 퀴퀴한 냄새도 익숙해지면 풍미가 된다. ● 한반도선 날 생선 거의 안먹어 어부들 즉석에서 활어회 먹던 습성 남아 반면 한반도의 왕들은 독성이 남아 있는 날 생선을 거의 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배를 탄 어부들은 갓 잡은 생선을 된장에 찍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을 것이다. 결국 우리에겐 쫄깃쫄깃한 활어회가 참맛이 된다. 중국 황제도 고소한 튀김 요리 등에 둘러싸여 날 생선을 먹었을 리가 없다. 춘추시대 공자가 생선회를 좋아했다고 하지만, 그건 옛말처럼 여겼을 것이다.  늦가을에는 광어, 참돔, 방어가 고소하게 살이 찌는 제철이다. 펄떡펄떡 뛰는 횟감의 껍질을 발라내고 흰 살만 얇게 썰어서 초고추장이나 와사비(고추냉이 뿌리) 간장에 찍어 먹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또 횟감을 6~7시간 냉장시키면 단백질 구조가 깨지면서 풍미와 감칠맛이 짙어지는 숙성 회(싱싱회)도 된다. 요즘엔 이를 즐기는 식객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래 일식 횟집의 본고장은 서울 무교동과 북창동 등이었다. ● 무채 독성 흡수 기능... 스키다시 일본엔 없는 우리식 상차림 한편 지레짐작 탓에 오해하는 편견이 있다. 생선회 접시에 깔린 무채는 그냥 모양 좋으라고 나오는 게 아니다. 무는 식품의 독성 물질을 제 몸으로 흡수하는 효능을 지녔다. 따라서 날 생선의 독성을 무가 빼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독성을 고스란히 흡수한 이 무채를 먹어선 안 될까. 무는 독성을 빨아들인 뒤 스스로 비독성 물질로 바꾸기 때문에 생선회와 곁들여 먹어도 괜찮다. 메밀국수와 무즙을 함께 먹는 이치와 같다. 다만 국내 횟집에서는 무채를 아무도 먹지 않기 때문에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미심쩍으면 먹지 않는 게 낫다.  또 생선회가 나오기 전 상에 깔리는 스키다시(결들이 음식)는 정작 일본에는 없는 우리식 상차림이다. 1960~1970년대 부산에 대규모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지자 비싼 사시미(회)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튀김, 조림, 구이, 무침 등 여러 반찬을 눈으로 봐야 섭섭하게 여기지 않는 습성이 횟집 문화를 바꾼 것이다. 결국에는 손을 대는 둥 마는 둥 하는데, 마땅치 않은 허례는 버려야 한다.   <붕어회> 조선의 문신, 학자 서거정   서리 내린 차가운 강에 붕어가 통통 살쪄 회칼 휘두르니 흰 살점이 실날처럼 흩날리네 젓가락 놓을 줄 몰라 접시가 이내 텅 비었네 두보 시의 은빛 회가 자주 생각나누나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광장] 이산가족 해법 이젠 바뀌어야 한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이산가족 해법 이젠 바뀌어야 한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금강산이 또 한번 눈물로 적셔졌다. 1953년 6·25 전쟁의 포성이 멈춘 날부터만 따져도 무려 62년 넘게 응어리진 한(限)들이 어제 또 한번 눈물로 뿌려졌다. 그 모진 세월을 깊은 주름으로 새겨 넣은 얼굴에서 네 살배기 코흘리개 남동생을 찾아낸 기쁨에 울었고, 오늘이 지나면 다신 이승에서 만나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또 울었다. 금강산으로 떠나기 전날 편숙자씨는 북의 사촌 언니를 만날 생각에 “반가워서 살점이 벌벌 떨린다”고 했다. 일흔여덟의 나이에 새삼 살 떨리는 설렘이라는 것이 남아 있을까 싶다면 그건 아마도 뼛속 깊이 사무친 이산의 정신적 궁핍과 허기를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금강산은 이렇게 26일 2차 상봉단이 만남을 마칠 때까지 세월을 이겨 낸 재회의 기쁨과 통절한 석별의 아쉬움으로 흥건하게 적셔질 것이다. 마땅히 들뜨고 설레고 기뻐야 할 이 아침, 그러나 그런 흥분 뒤로 우리가 시선을 던져야 할 곳이 있다. 고령자 위주의 컴퓨터 추첨으로 행운을 부여잡은 이들을 마냥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고만 있을 남은 이산가족들이다. 1985년 북한에 수해 물자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첫 상봉이 이뤄진 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한 이산가족 상봉은 이번 20차 상봉까지 고작 2000명이 채 안 되는 가족들의 만남을 이뤄 내는 데 그쳤다. 상봉을 신청한 12만 9698명 가운데 1986명만 가족을 만났다. 0.15%다. 지금처럼 한 해에 200명 남짓 만나는 식이라면 생존해 있는 상봉 신청자 6만 6292명이 모두 가족들을 만나는 데 300년도 더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해에 4200여명, 하루 평균 12명의 상봉 신청자가 사망하고 있을 만큼 상봉 신청자 대부분이 70세를 훌쩍 넘긴 고령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15년 정도 뒤엔 그나마 상봉을 기다릴 신청자조차 남지 않을 상황이다. 지금대로라면 고작해야 3000명 정도만이 상봉의 기쁨을 맛볼 뿐 나머지 6만 3000여명은 저승에 가서나 헤어진 가족을 만나야 한다. 살 떨리는 설렘으로 재회의 기쁨을 맛본 이산가족들의 ‘달라진 일상’도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지난해 2월 19차 상봉을 통해 북측 가족을 만나고 돌아온 이산가족 가운데 많은 이들이 극심한 허탈감과 무기력, 불면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대한적십자사 조사에 따르면 남측 이산가족 10명 가운데 3명이 ‘상봉 후 생활에 불편이 있다’고 답했다. ‘북한에 있는 가족 걱정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거나 ‘다시 보고 싶어 잠을 못 잔다’, ‘허탈감 때문에 일상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했다. 심지어 ‘생각과 이념이 달라 실망했다’거나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는 사람도 10명 중 1명꼴로 나왔다. 두 손을 꼭 부여잡고 ‘우리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다짐하며 돌아섰지만 열에 아홉은 다신 이승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지 않았다. 이번 20차 상봉이 당장의 경제적 대가 없이 이뤄진 점만 두고 박수칠 일이 아니다. 북한 지도부의 ‘통 큰 결단’에 매여 있다는 점에서 예나 다를 바 없다. 통곡의 포옹을 지켜보며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엔 세월이 많이 흘렀고, 남은 시간은 턱없이 모자라다. 가뭄에 콩 나는 식의 이런 이산가족 상봉은 이제 틀을 바꿔야 한다. 이산상봉 행사에 매달리기보다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가 2011년 이산가족 1만 6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40.4%)들이 북에 남은 가족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부터 정부가 확인해 주기를 희망했다. 대면 상봉 확대는 그다음(35.9%)이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서병덕(84)씨는 지난해 평화문제연구소 발간 ‘통일한국’과의 인터뷰에서 북의 사촌 누이와의 만남을 거절한 심경을 토로했다. 19차 상봉을 앞두고 “북의 사촌 누이와 만나겠느냐”는 연락을 받아들고는 왜 북에 남은 어머니와 동생들로부터는 연락이 없는지, 사촌 누이를 만나면 어머니는 영영 못 보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웠다고 했다. 어머니의 생사를 알고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다. 북의 행정 체계도 이젠 이산가족의 생사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정부는 다음 상봉 행사를 논하는 것과 더불어 1000만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 확인을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 통일의 기운은 거기서 싹튼다. jade@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3] 통조림과 전쟁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3] 통조림과 전쟁

     전쟁은 씁쓸하게도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다. 상업 활동이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위지만, 전쟁에는 생존 문제가 걸려 개발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철기도 농기구보다 칼이나 창으로 먼저 쓰였다. 현대에는 적을 추적하기 위해 고안한 위성항법장치(GPS), 무선 극초단파(마이크로 전파)를 활용한 전자레인지, 러시아군 전차의 냉방 기술에서 응용한 김치냉장고 등이 있다. 통조림도 군 보급품에서 탄생했다.  19세기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유럽을 화마로 이끈 장본인이지만, 과학 기술과 역사 연구를 중시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군영의 병참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는데, 병사들을 위해 신선한 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공모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익힌 양배추와 브로콜리, 당근 등을 샴페인 병에 넣어 코르크 마개와 촛농으로 밀폐시킨 병조림이 탄생하게 된다. 덕분에 병사들의 허기와 질병을 막을 수 있었고, 빠른 이동을 통한 기습전도 가능해졌다. 당시로선 그가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을 지녔던 셈이다.  깜짝 놀란 영국도 이를 따라했는데, 한발 더 나아가 군용 조림 용기를 양철로 만들었다. 통조림은 병보다 가볍고 튼튼했을 것이다. 뒤이어 미국에선 남북전쟁 때 이 깡통을 손쉽게 딸 수 있는 따개를 개발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다진 고기와 콩 조림, 익힌 채소 등을 멸균해 깡통에 보관하는 C레이션을 대량으로 보급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도움을 받는다. 이후 맥주, 콜라 등 음료까지 담을 수 있는 알루미늄 캔이 개발됐다.  탄산음료 환타에도 전쟁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아돌프 히틀러가 세계대전을 일으키자 미국은 코카콜라의 독일 지사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된다. 당시 코카콜라의 인기는 유럽에서도 열광적이었다. 콜라 덕분에 많은 돈을 벌고 있던 독일인 지사장은 궁리한 끝에 사과술과 치즈, 탄산가스 등으로 새로운 음료를 만들었고, 이름은 판타지라고 붙인다. 환타는 전쟁의 뒤치다꺼리에 시달리던 독일 국민에게 위안을 주었다고 한다.  본래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한 수제 햄을 인스턴트 제품으로 만든 스팸도 미군 보급품으로 각광받았다. 햄은 돼지고기 넓적다리 살코기를 훈연하거나 소금에 절여서 두고두고 먹는 저장 식품이다. 미국의 한 육가공 업체가 돼지를 도살할 때마다 버려지는 어깨 부위 고기를 처분할 궁리를 하다가 소금과 설탕 등으로 양념을 한 뒤 캔에 넣어 판매한 것이다.  이름은 스팸(SPAM), 즉 ‘양념한 고기와 햄’이라는 뜻이다. 짭짤하면서도 달척지근한 분홍빛 가공육을 간편하게 열만 가해 먹을 수 있으니,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다. 스팸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러시아군 등 연합군은 물론 포로로 잡힌 독일군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또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전선에서도 병사들에게 인기를 끈 군용 식량이었다.  우리 부대찌개에도 스팸이 빠지지 않는다. 6·25전쟁 이후 의정부 등에 주둔하는 미군 병영에서 나온 각종 가공육 제품으로 우리 입맛에 맞는 찌개를 만든 데서 부대찌개라는 이름이 나온다. 의정부 J시장에서 시장 사람들과 미군 부대의 한국인 노무자들을 상대로 어묵 등을 팔던 한 음식점 할머니가 군 노무자들이 병영 밖으로 들고나온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으로 찌개를 끓였다. 느끼하며 짠맛을 없애려고 찌개에 김치와 파, 마늘 등을 넣었다. 이후 두부에다 당면이나 국수, 라면, 가래떡 등을 추가해 개운하면서도 칼칼한 감칠맛을 냈다.  부대찌개가 유명세를 타자 서울 용산과 이태원 등지에선 의정부식 찌개가 미국인이나 다른 외국인 관광객 입맛에 맞춰 한발 더 진화한다. 매운 호배추 김치 대신에 양배추 겉절이에다 소고기 사골로 육수를 낸 존슨탕이 등장한 것이다. 그 이상한 이름은 1966년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정부와 국민 모두가 열렬히 환영했던 기억에서 비롯된 듯하다.  다만 부대찌개나 존슨탕은 햄과 소시지 등 염장 가공육에다 양념한 김치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염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 입맛이 없거나 쌀쌀해지는 날씨에 간간이 즐기는 게 좋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프레지던츠컵 결산] 스피스도 못 넘은 마의 9번 홀…“명장면 놓칠라 화장실도 못가”

    “오늘 여기서 버디 퍼팅을 한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었어요.” ‘마의 9번 홀’이었다. 2015 프레지던츠컵 최종일인 11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9번홀 갤러리 석. 홀에 꽂힌 노란색 깃발이 바람에 쉴 새 없이 펄럭였다. 소나기를 동반한 강한 칼바람이 불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명당’에 자리를 잡는 데 성공한 360여명의 갤러리는 우비를 뒤집어쓰고 숨을 죽인 채 싱글매치 7번째 조인 필 미컬슨(미국)과 찰 슈워젤(남아공)의 퍼팅을 지켜보고 있었다. 슈워젤의 버디 퍼트가 1m 남짓 모자라자 여기저기에서 “아~”하고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틀간의 연습라운드를 포함, 6일 내내 경기장을 찾았다는 박모(58·여)씨는 “선수들 퍼팅하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이곳은 갤러리에게는 명당인데, 선수들에게는 최악의 그린인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점심 시간이었지만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뜨는 사람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갤러리의 열기는 뜨거웠다. 갤러리석에 앉아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던 최모(55·자영업)씨는 “30분 전 소나기가 왔는데 갤러리석에서는 우산을 펼칠 수 없어 쫄딱 비를 맞았다”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하지만 혹시나 화장실에 간 사이에 명장면을 놓치게 될까 봐 물이나 커피를 일절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아내 안모(54)씨는 “세계적인 골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인데, 이 정도 고생은 견뎌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난 일주일이 꿈 같은 시간이었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는 게 아쉽다”고 거들었다. 12시 40분, 9번째 주자 조던 스피스(미국)가 마크 레시먼(호주)과 등장했지만 그 역시 ‘마의 9번홀’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어 레시먼의 퍼트가 홀로 떨어져 이날 첫 버디를 기록하자 갤러리석은 함성으로 들썩였다. 8번홀까지 스피스에게 1홀 차로 뒤지고 있던 터라 이 버디 퍼트는 반전이었고, 결국 레시먼은 세계 랭킹 1위의 ‘대어’ 스피스를 1홀 차로 제치고 인터내셔널 팀에 승점 1점을 안겼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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