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허공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사찰 방문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암 치료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통학로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13개국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74
  • 앉아서 보는 지루한 공연은 가라, 눈길끄는 이색 퍼포먼스 2題

    가만히 앉아서 보는 공연이 지루했다면 올 여름에는 다를 것이다.브로드웨이를 강타한 환상의 뮤지컬 퍼포먼스 ‘델라구아다’.브로드웨이 일색인 국내 뮤지컬계에 자존심을 걸고 창작 퍼포먼스를 선보일 ‘칼라바쇼’.이달 안에 막을 올리는 두 가지 퍼포먼스는 ‘앉아서 보는 공연’과 질적으로 다르다. ◆델라구아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붉은 조명이 천장을 비추면,줄에 매달린 그림자가 붉게 물든 종이 막 사이로 희미하게 비친다.마치 태아가 자궁 속에서 헤엄치듯 소리없이 꿈틀대는 그림자.숨죽인 관객위로 갑자기 수많은 풍선과 지폐가 쏟아지며,사방에서 풍선 터지는 소리가귀를 멍멍하게 한다.그림자는 줄을 타고 내려와 관객 가운데 한 사람을 낚아채 다시 공중으로 사라진다.이어지는 광란의 파티. 아르헨티나의 거리 공연으로 출발,미국 오프 브로드웨이로 건너와 4년째 장기공연 중인 ‘델라구아다’는 전통적인 공연 개념을 깬 입체 쇼다.관객은 모두 서 있고,관객을 둘러싼 5면이 모두 무대.남미풍 음악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로프에 매달린 배우들이 허공을 날고,다양한 기둥으로 엮은 수직 벽면을 걷거나 뛰면서 관객의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한다.‘델라구아다’의 사전적 의미는 ‘수호천사’. ‘오페라의 유령’제작사 제미로의 설도윤 대표가 엠컨셉,빌라빌라와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설대표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라면서 “관객층을 폭넓게 만들어 국내 뮤지컬 시장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막을 올려 최소 1년을 목표로 진행될 이번 공연을 위해,세종문화회관 뒤편에는 델라구아다 홀이 섰다.브로드웨이 투어팀 배우 15명과 스태프 17명이 미국에서의 무대를 고스란히 재현할 예정.16주 후에는 국내 및 해외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친 새로운 출연진으로 교체한다.화∼목요일 5만원,금∼일요일 6만원.(02)501-7888. ◆칼라바쇼=투명 드럼 안에 TV와 원색의 전선이 어지럽게 들어가 있다.화면에는 사람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거나 기하학적 무늬가 반복된다.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빨강·파랑·초록·노랑색으로 물들인 4명의칼라바맨이 등장,춤을 추며 두개의 막대로 투명 드럼을 두드린다. 오는 26일부터 9월29일까지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공연될 ‘칼라바쇼’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TV에서 소재를 끌어왔다.칼라바는 화면조정시간에 나오는 4가지 색의 막대선.넌버벌(비언어)퍼포먼스지만,하루동안 TV를 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엮어 줄거리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DO&PLAY’를 기치로 내건 이번 공연은 관객과 함께하는 쇼로 기획됐다.객석에 있는 어린이 관객을 무대로 데려와 함께 노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할 예정.TV속 부품을 형상화한 다양한 원색 소품들이 모두 악기로 이용되고,고교생 DJ가 출연해 테크노 음악을 선사하기도 한다. ‘스텀프’를 초청했던 프로듀서 이유리,연극 ‘레이디 멕베스’와 영화 ‘꽃잎’‘강원도의 힘’에서 음악을 맡은 원일,마임의 대가 남긍호 등 최고의 스태프가 뭉쳤다.연출은 ‘서세원쇼’‘야!한밤에’등의 작가로 활동한 김경남이 맡았다.김씨는 “각 장면마다 마임·안무·코미디·음악 등 독특한 특징이 있는 새로운감각의 마당극”이라면서 “세상의 다양성을 포용한다는 주제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이벤트석 5만원,일반석 3만원.(02)741-8357. 김소연기자 purple@
  • 우수기업 좋은 광고/동상 LG전자 싸이언 Looks good-세련되고 도회적 이미지 강조

    ‘화창한 날,멀리 보이는 고층빌딩,도심공원에서 여유롭게 누워있는 도시풍의 여주인공,그리고 기분좋게 들려 오는 음악…’ LG전자 싸이언이 경쾌하고 세련된 TV광고를 선보여 화제다. 이 광고는 제품 특성을 직접적으로 알리기보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알마니나 프라다 등 고급제품의 광고처럼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배경음악으로는 싸이언의 벨소리를 썼다.연주곡보다 더 실감나는 벨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싸이언 100시리즈의 제품력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더불어 도회적인 이미지의 신인 모델과 고층빌딩이 보이는 도심공원의 이미지가 어울려 이미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화면속의 근사한 도시공원은 미국 뉴저지의 실제 모습이다.음악에 맞춰 허공을 휘젓는 날씬한 각선미의 주인공은 프랑스 여자모델이다. 제품도 보기 좋고,제품을 쓰는 고객도 보기 좋다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싸이언 고객들이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갖길 바라는 LG전자의 소망을 담았다.
  • ‘현대시학’ 400호기념 작품상 수상 이원씨-미래를 클릭한 겁없는 시인

    어떤 시(詩)는 한사코 오래전에 지나간 시간의 뒷전을 떠돌고,또 어떤 시는 죽어라 바쁜 시간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진다.그런가 하면 어떤 시는 시간을 앞질러 간다. ‘쿠폰이 동백꽃잎처럼 뚝 떨어진다 나는/동백 꽃잎을 단 나를 클릭한다/검색어 나에 대한 검색 결과로/0개의 카테고리와/177개의 사이트가 나타난다/나는 그러나 어디에 있는가/나는 나를 찾아 차례대로 나를 클릭한다’(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흑백으로 찍힌 아날로그 문예지에 박힌 시의 행간에서 사이키델릭한 빛살이 뿜어져 나온다.금속성 시어에서 끼끼거리는 사이보그의 변조음이 울려 나오고 젊은 네티즌들은 키득거리며 그의 시를 탐닉한다.그의 시는 시간 앞에 있다. 적당한 속도감에 기존 시의 도식적 평면성을 극복한 입체성이 마치 FX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시.그러면서도 감성의 촉수를 뻗어 새로운 의식과 질서를 부단히 감지하는 시인 이원(34). 현대시학이 창간 33주년과 통권 400호를 기념해 선정한 현대시학상 작품상수상자인 이원 시인의 시세계는,이렇듯 그로테스크하고 사이버틱한 풍경속에 있다.이 영역은 일찍이 우리 시가 금기시한 ‘현재 이후’의 시제(時制)다.시인은 그러나 주저없이 낯선 곳의 베일을 걷고 스스로 그 시공 속을 보행한다. ‘31029403120469103012022/01죽음은기계처럼정확하다01/10207310349201940392054/눈물이 나오질 않는다/전자상가에 가서/업그레이드해야겠다/감정 칩을’(사이보그3). 한국시가 가진 시간성의 벽이 이런 그의 도발성에 여지없이 무너진다.시어 발탁에도 주저함이 없다.‘허공’‘베란다’‘침묵’‘애인’처럼 동티난 단어들이 그의 시 속에서 되살아나는가 하면 ‘사이보그’‘코드’‘식칼’‘코스닥’‘권총’ 등 다루기 어려운 말도 그의 뇌리를 거치면 말끔한 부품이 된다. 시인 성윤석은 이런 시에서 “인터넷시대의 수백만 네티즌들을 떠올린다.”고 했다.정진규 시인도 “속도가 있는 상상력의 운행과 현란한 이미지의 창출 가운데서도 갑갑하지 않은 질서로 그것들을 우주화하는 면밀한 접속의 긴장과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했다. 얼핏,그의 시는 건조하다.그러나 이런 관찰은 표피적이다.그는 ‘같은 곳에서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뿐’이다.스스로도 “사람마다 자신의 한계나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법이 다른 데서 오는 차이”라며 자신을 도회적 감성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평한다.‘실습용 재료같은 사내와 여자가/나란히 검은 주유기를 제 옆구리에 꽂고 서있다/그들은 서울의 밤이 꿈 대신에 선택한 텍스트이다’(서울의 밤 그리고 주유소).확실히 도회적이고 서울식이다. 모성회귀적이고 본태적 정체성도 그의 시 속에 숨어 있다.그의 시에 자주 나타나는 ‘사막’에 대해 그는 “항상 사막이라는 미지의 곳과 현실의 경계쯤에 내가 있으며,사막은 내 시세계의 궁극”이라고 토로한다.그렇게 자신이 구축한 시세계를 떠돌다가도 그는 저물녘의 귀가처럼 ‘일상’과 ‘현실’로 어김없이 되돌아오곤 한다.마치 모래바람을 헤치고 오아시스를 찾아드는‘낙타’처럼. 이원에게 사이버공간은 그의 마당이면서도 결코 몰입의 대상은 아니다.오히려 그의 시는 가상의 사이버세계가 아니라 철저하게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다.컴퓨터를 통해 가상의 공간을 누비는 사이버 포잇(Cyber Poet)이면서도 관찰자의 시각을 잃지 않고 비교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그의 현실인식 덕분이다.‘비명을 안으로 삼킨 것들만이 어둠에 관여한다/유리창으로 얼굴이 뭉개진 머리들이 떠다닌다/그들은 이미 부패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시간은 허공의 침전물같은 그들을 비켜나가고 있다/지금은 번식이 성행하는 시간이다’(심야 버스). 이런 이원의 시를 준비없이 읽는 것은 혼란스러운 일이다.그의 시가 주는 혼란이 아니라 기성 시세계의 몸통을 부수려고 대드는 그의 싱싱한 발상과 거침없이 차용하는 시어,사유의 공간을 확장하는 그의 대담함 때문에 기존 시세계에 익숙한 우리의 ‘안일’은 확실히 혼란스럽다. 우리를 혼란스럽게 흔들어 놓는 ‘경계의 시인’ 이원의 단봉낙타는 클릭음같은 발굽소리 따닥거리며 지금 사막의 어디쯤을 가고 있을까. 심재억기자 jeshim@
  • 월드컵/꿈은 계속된다/한국, 전차군단 獨에 아쉬운 패배

    정말 잘 싸웠다.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바닥난 체력을 추스른 한국 축구가 ‘전차군단’독일을 맞아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눈물을 뿌렸다. 세계축구를 주름잡아온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국은 25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빼앗겨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 참가한 이후 48년만의 첫 승에 이어 16강·8강·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은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하려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의 준결승전 패자와 3·4위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독일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지난 90년 이후 12년만에,7번째 정상 도전에 나선다. 독일은 이번에 우승컵을 안을 경우브라질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우승(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2000여 관중과 서울 250만명 등 전국 397곳 650만명의 길거리 응원을 등에 업으며 한국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16강전과 준준결승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르고 스페인전 뒤 불과 이틀의 휴식시간을 가진 한국 대표팀에 정상적인 체력을 기대하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 한국은 전반 8분과 17분 이천수와 박지성 등이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허공에 날렸다. 한국의 골키퍼 이운재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의 좋은 기회를 선방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 30분 오른쪽을 파고든 올리버 노이빌레의 센터링이 수비수 뒤로 어물어물 흐르는 틈을 타 달려오던 발라크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이운재가 한번 쳐냈으나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그만 골네트에 빨려들고 말았다. 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드리블해 수비보다 수적 우위와 좋은 위치를 점한 공격수가 여럿 있었으나 이천수가 돌파를 고집하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는 데 그쳐 황금같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선 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뿜어내며 4강까지 질주해 온 ‘폭주기관차’ 한국의 엔진이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송한수 김재천기자 onekor@
  • 월드컵/4강전 한국-독일, 그대들은 지지 않았다

    후반 30분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해 들어온 올리버 노이빌레의 간결한 센터링이 골문 안쪽으로 날아들었다.문전을 쇄도하는 미하엘 발라크의 모습이 골키퍼 이운재의 눈앞에 들어왔다. 번쩍이는 발라크의 오른발 슛.이운재의 움직임에 동작을 빼앗긴 발라크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이운재의 가슴을 맞고 튕겨나갔다.그러나 좀더 멀리 날아갔어야 했다.공은 동작을 멈추지 않은 발라크의 왼발 앞에 바로 떨어졌다.그의 왼발 슛이 다시 한번 바람을 갈랐다.넘어진 채 다음 동작을 잃어버린 이운재의 몸을 스쳐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공. 6만여 관중들의 안타까운 탄성.하지만 아쉬움에만 머물 시간이 없었다.‘대∼한민국,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자극하는 구호가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전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좌우와 중앙을 넘나드는 스피디한 반격.파상공세가 독일 진영을 괴롭혔다.수비는 더 이상 필요 없었다.최전방 수비수 홍명보 대신 선발 멤버에서 제외된 설기현이 후반 35분 공격진영에 투입됐다. 헤딩으로만 5골을 터뜨려 득점선두를 달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마저 후반 24분 쫓아내는 등 어느 팀보다도 거센 태극전사들의 총반격이 이어졌다.‘전차군단’독일의 대응은 시간끌기.그만큼 다급했다는 얘기다. 태극전사들은 더욱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다.공을 빼앗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후반 40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가른 이영표의 왼발 슛이 반대편 골대를 향했다.하지만 아깝게 골포스트를 스쳐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45분 설기현의 왼쪽 돌파에 이은 박지성의 문전 슈팅이 다시 한번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그러나 공은 역시 허공을 갈랐다. 그라운드의 시계는 45분을 넘기고 있었지만 추가로 주어진 시간은 4분.만회 골을 잡기에는 충분한 시간. 공만 잡으면 멀리 쳐내는 독일 수비진.공만 잡으면 골문 안으로 밀어넣는 한국 공격진.밀고 밀리는 공방전에 그라운드는 더욱 열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멈춰야 할 시간이었다.마침내 주심의 휘슬이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처럼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후반 26분 이천수의 페널티박스 왼쪽 돌파만 성공했어도…,후반 27분 송종국의 오른쪽 외곽 중거리 슛만 칸의 손길을 벗어났어도….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기,선수들에게 후회의 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송한수 이동구 류길상기자 onekor@
  • 월드컵/ 16강 감격의 순간, 붉은 물결 “히딩크” 연호

    23명의 태극전사가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손에 손을 잡은 채 그라운드를 달린 선수들은 모두 잔디위를 미끄러지며 환호성을 질렀다.일어난 선수들은 다시 반대쪽 관중석을 향해 그라운드를 달려 나가 또다시 팔을 뻗치며 미끄러지며 팔을 뻗쳐 크게 외쳤다.“우리가 해냈다.” 드디어 우리 모두가 해냈다.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48년 동안 그렇게 한국 축구는 눈물과 고통의 나날을 보낸 모양이다. 2002년 6월14일 오후 10시25분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인 포르투갈은 위용을 뽐내기라도 하겠다는 듯 노도와 같은 공격을 펼쳤다.조르제 안드라데가 한국의 골문을 향해 길게 공을 넘기려는 순간 아르헨티나의 엥겔 산체스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다.순간 4700만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이영표와 송종국은 무릎을 꿇고 눈물을 머금은 채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붉은 바다가 일어섰다. 태극기와 붉은 천의 물결로 출렁인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대∼한민국’과 ‘오∼코레아’가 인천의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벤치에서 스태프와 기쁨을 나누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제야 목이 탔는지 음료수를 마시다 문득 깨달은 듯 응원단을 향해 걸어가 특유의 허공을 가르는 손짓을 하며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감동을 터뜨렸다.관중들은 “히딩크”를 연호했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세계 제일의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는 그라운드를 걸어나와 주저앉고 말았다.땀으로 범벅된 머리카락 틈으로 그의 큰 눈망울에서 그렁대는 눈물이 비쳤다. 히딩크 감독은 곧 피구를 껴안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선수들은 히딩크에게 다가왔고 그는 16강을 일궈낸 전사 한명 한명을 끌어안았다.눈물을 글썽이던 선수들은 감독 품에 어린 아이처럼 안겨들었다. 인천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승장 히딩크 인터뷰/고집과 열정… 히딩크 신화 창조

    “정말 너무 행복하다.묵묵히 훈련을 따라준 선수들,전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4700만 국민의 성원을 이뤄낸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일성은 감격으로 벅차 올랐다. 자신의 장담처럼 “반만년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을 이룩한 히딩크 감독은 관중을 향해 예의 허공을 향해 내지르는 특유의 주먹질 대신 손바닥을 하늘 높이 내지르는 ‘손바닥 키스’를 날렸다. 놀랄 만큼 예리한 분석으로 거함 포르투갈호를 격침시킨 이 승부사는 비기기만 해도 올라갈 수 있는 경기에서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섰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적극적인 공격을 하는 아름다운 팀”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이 프랑스·잉글랜드 등 강팀과 경기를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고 그 결과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히딩크 감독은 “16강에서 맞붙게 될 이탈리아가 옛날에 북한에 무릎을 꿇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16강전에 대한 준비까지 한 상태로 오늘 밤은 일단 좋은 포도주 한잔을 마시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는 전후반 내내 별다른 승부의 분수령은 없었다며 포르투갈의 주공격수 핀투가 퇴장함으로써 경기의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그는 “우리 팀은 매우 개방적이고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자라나는 것 같다.”면서 “외국에서 뛴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빠른 시간에 이런 성적을 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 팀은 거의 무(無)에서 시작했고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믿지 않았지만 우리끼리는 이제 서로 굳게 믿고 있고 이런 믿음이 오늘의 승리를 가져왔다.”며 “한국 팀의 놀라운 발전,이것이 한국의 역사”라고 힘주어 말했다. D조 조별리그가 진행된 지난 열흘 동안 히딩크는 순간순간 다른 모습을 보였다.심각한 얼굴,환호하는 얼굴이 교차됐고 때로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엄지와 검지로 입술을 쥐고 노려볼 때는 먹이를 덮치기 직전 사자에게서 풍겨나오는 긴장이 엿보이기도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진정한 얼굴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그의 말마따나 ‘순수하고 열정적인’23인의 제자에게 둘러싸인 그의 얼굴에 스친 자부심,그것이 그의 얼굴이었다. 인천 류길상기자 ukelvin@ ■히딩크 누구인가 ◇생년월일= 1946년 11월8일 ◇출생지= 네덜란드 위시 ◇선수경력= 데 그라파샤프(67∼70년),PSV아인트호벤(70∼71년),데 그라파샤프(71∼77년·이상 네덜란드 1부리그),워싱턴 디플로매츠(76년),산호세 어스퀘이크(77년·이상 미국 프로리그),NEC니메가(77∼81년),데 그라파샤프(81∼82년·이상 네덜란드1부리그) ◇코치경력= PSV아인트호벤(86∼90년),페네르바체(90∼91년),발렌시아(91∼93년),네덜란드 국가대표팀(95∼98년),레알 마드리드(99∼2000),한국 국가대표팀(2001년∼)
  • 월드컵/ 포르투갈전 배수진, 히딩크 “비기는 경기 안한다”

    “또다시 4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미국과 아쉬운 1-1 무승부를 이뤄 16강 진출에 노란불이 켜진 한국 대표팀이 11일 오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포르투갈전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오픈 찬스를 수없이 만들고도 골을 추가하지 못한 미국전의 아쉬운 기억은 깨끗이 지워버렸다.페널티킥을 실축해 가슴에 멍이 든 이을용도,수없이 많은 기회를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의 가슴에 안겨준 설기현도,16강 티켓을 허공에 날려버린 최용수도 평상심을 되찾았다. 비록 강호 포르투갈과 마지막 일전을 남겨두긴 했어도 현재 한국은 1승1무 승점 4로 D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승점 3(1승1패)인 포르투갈과 비기기만해도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 지면 폴란드가 미국을 꺾어주기만을 바라봐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히딩크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고 안정환 등 선수들도 “포르투갈은 명성만큼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은 미국전 패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폴란드를 4-0으로 완파한 포르투갈을 맞아 수비 시스템을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꾸고 좌우 측면 공격에 더욱 무게를 둘 전망이다.히딩크 감독도 “포르투갈의 스트라이커는 파울레타 한명인데 스리백을 쓰면 좌우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며 수비라인을 바꿀 것임을 밝혔다. 포르투갈의 세르지우 콘세이상-후이 코스타-루이스 피구로 연결되는 화려한 미드필드진과 폴란드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최전방 공격수 파울레타의 파상공격을 포백라인으로 막으면서 상대적으로 허약한 측면 수비를 흔들어 놓겠다는 복안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와 최진철을 중앙에 두고 이영표 송종국이 각각 좌우 수비로 내려오는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왼쪽 장딴지를 다친 이영표는 11일 미니게임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터뜨리는 등 거의 회복한 상태다. 예지 엥겔 폴란드 감독과 브루스 어리나 미국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미드필더 김남일은 포르투갈 플레이메이커를 철저히 묶는역할을 다시 맡게 된다.일단은 코스타와 정면대결을 펼쳐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 ‘포르투갈의 모든 공격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는 피구를 전담 마크할 수도 있다. 두 경기 연속 가동된 설기현-황선홍-박지성 스리톱도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박지성의 왼발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11일 오후까지도 절뚝거리고 있어 이천수나 최태욱의 기용이 거론되고 있다. ‘붕대 투혼’으로 전 국민을 눈물짓게 한 황선홍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도록 포르투갈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을 각오다. 대표팀은 12일 오전 경주캠프에서 비공개 전술훈련을 한 뒤 오후 6시 인천으로 출발한다. 경주 류길상기자 ukelvin@
  • 월드컵/ B조 스페인 vs 파라과이 - ‘막판 뒷심’ 스페인 첫 16강

    전반 자책골로 끌려가던 스페인의 막판 분전이 볼 만했다.교체 멤버로 투입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터뜨린 것도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월드컵 때마다 번번이 팬들의 기대를 무산시킨 스페인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첫 경기에서 슬로베니아를 3-1로 물리치더니 이날은 파라과이를 똑같은 스코어로 꺾고 굳건히 선두를 지켰다.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를 자랑하는 국가답지 않게 월드컵 최고성적이 4위(50년)에 불과한 부끄러운 과거를 만회하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였다.디에고 트리스탄과 라울 곤살레스 블랑코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스페인은 수비의 자책골로 선취점을 내주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10분 왼쪽 수비지역을 파고든 상대 측면 공격수 프란시스코 아르세가 강하게 오른발 슛한 볼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다이빙하면서 펀칭,실점위기를 넘기는듯 했다.그러나 황급히 골문 쪽으로 달려든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다리에 맞은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들었다.이후 스페인은 라울을 앞세워 반격을 펼쳤으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 트리스탄을 빼고 모리엔테스를 최전방에 내세운 스페인은 전반보다 매서운 반격을 펼쳤고 결국 내리 세 골을 뽑아 승리를 거뒀다. 동점골이 터진 것은 후반 8분.데 페드로가 코너킥한 볼을 모리엔테스가 골문 정면에서 솟구쳐 오르며 헤딩슛하자 공은 세계적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손쓸 틈도 없이 네트를 흔들었다.스페인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24분 데 페드로가 왼쪽 엔드라인 근처에서 올린 공이 중앙을 파고든 모리엔테스의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칠라베르트는 공을 쳐내기 위해 달려나왔으나 허공만 갈랐다. 스페인은 37분 라울이 카를로스 파레데스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페르난도 이에로가 침착하게 차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주 송한수 박준석기자 onekor@
  • 조계종 법전종정 석탄일 법어

    대한불교 조계종 법전(法傳) 종정은 불기(佛紀) 2546년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7일 법어를 발표했다. 다음은 법어 전문. 생명의 참모습은 천지에 가득하여 하늘도 이를 덮어 버릴 수 없고 허공(虛空)도 이를 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진여(眞如)의 참된 모습은 원래 자유스러워 얽매임이 없고차별이 없으며 평등하고 시종(始終)이 없는 까닭에 생멸이 없습니다. 부처님은 원래 속박이 없는 대자유인(大自由人)입니다.하지만 중생을 위해 다시 얽매임 속으로 들어가 방편으로 부처를 지어 보였습니다.그리하여 곳곳에 태어나셨으나 나시는 바가 없으며 곳곳에서 멸도(滅度)하셨으나 진실로 멸한 바가 없습니다.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불멸의 참모습이 온 누리에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이제 밖에서 찾을 것이 없으니 중생의 마음속에 있는 여래(如來)를 봅시다.우리 곁에 있는 중생이 살아 있는 부처입니다.그리고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중생의 마음에도 부처님이 계시니 귀천(貴賤)을 차별하지 맙시다.시기 질투하는 마음에도만법(萬法)이 있고무진장의 보배가 있습니다.자기가 살려고 남을 해치는 것은 지옥을 만드는 일이요,중생을 위해자기를 버리는 것은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는 길입니다. 오늘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하심(下心)하여 만물을 기쁘게 하는 날이요 중생이 부처로 탄생되는 날입니다.억(喝)! 김성호기자 kimus@
  • 집중취재/ 범죄 키우는 신용카드

    ‘카드빚 100만원을 갚기 위해 다시 카드빚을 얻어 돌려막을 경우 20년 후에 갚아야 할 돈은 1억 1500만원.’ 월 2%인 현금 서비스 수수료를 복리로 환산할 경우 3년이면 2배,10년이면 10배,20년이면 115배,30년이면 1247배로 부풀려진다.연체할 경우 이자는 월 20%로 껑충 뛴다. 카드빚을 갚기 위해 다시 카드빚을 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카드빚으로 인한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얼마전 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여성 6명 살해사건도 카드빚 때문이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뒤 어렵게 첫 직장을 얻은 정모(26·서울 은평구)씨는 최근 카드 회사로부터 급여를 압류당했다.대학 1학년 때 130만원을 현금 서비스받은 게 화근이었다.한달 봉급 140만원을 몽땅 쓸어 넣어도 1000만원으로 늘어난 카드빚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결국 직장까지 잃은 정씨는 요즘 문을 걸어잠근 채 하루종일 허공만 바라보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주부 박모(33·서울 강서구)씨는 치킨가게를 차리기 위해 3년전 현금 서비스 900만원을 받았다.생각처럼 장사도 안되고 이자만 늘어나자 박씨는 남편의 카드 등 모두 12개의 카드로 빚을 돌려막았다.박씨 부부는 지난달 20일 신용불량자 통지를 받았다.이들이 갚아야 할 카드빚은 모두 1억 1000만원으로 늘어 있었다.박씨는 지방의 한 식당에서 숨어 지내고,남편은 가출했다. 이는 카드회사들이 연령이나 개인 신용 등을 따지지 않고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한데 따른 것이다. 카드회사들은 최근 정부가 길거리 카드발급 등을 금지하자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변칙적으로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20개의 카드를 동시에 발급해 주는 사이트도 있다.신용확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이트는 D커뮤니케이션,L코리아,P프리챌,H드림 등이며 4월 한달동안 이들 사이트를 통해 모두 60만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발급된 신용카드는 2000년말 5788만장,2001년말 8933만장,올해말에는 1억 2000만장에 이를 전망이다.10장 이상의 카드를 소지한 사람도 23만 3360명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4장 이상을 보유한 사람 가운데 53만여명이 1000만원 이상의 카드빚을 지고 있으며 빚을 막는데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여연대 박원석(朴元錫) 시민권리국장은 “카드빚으로 신용불량자가 될 경우 카드를 발급해 준 금융기관에도 책임을물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여대 이종욱(李鍾郁·경제학)교수는 “신용을 따지지 않고 카드를 발급해 주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고 꼬집었다. 김문기자 km@
  • 전자화폐 차세대 테마주 ‘찜’

    전자화폐의 활성화로 전자화폐 관련주가 새로운 테마주로 각광받고 있다.전자화폐 사용에 따른 세금감면이 이뤄지면 전자화폐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은 “스마트카드(전자통합카드) 산업이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으며,2006년까지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가 IC(집적회로) 카드로 교체될 것으로 보여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자화폐 제조업은 대기업이 진입하기엔 시장규모가너무 작고,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도 시설과 제조인증 획득에 1년 이상 걸리는 등 시간적 제약이 있어 기존 제조업체의 과점적 지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화폐 관련주로는 씨엔씨엔터 케이비씨 에이엠에스 케이비티 이니텍 소프트포럼 한국정보통신 케이디이컴 피제이전자 등이 있다.케이디엔스마텍(공모가 3500원)은 다음달 등록된다. 신동성(申東成)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케이비씨와 에이엠에스 등이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에이엠에스의 경우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0% 증가했다.케이비씨도 스마트카드 부문의 호조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54% 늘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최근 스마트로(미등록기업)와의 지불시스템 솔루션과 관련된 특허공방으로 주가가 급락한 씨엔씨엔터의 영향으로 동반 하락한 상태다.지난해 말 9000원대에서 2만 3000원까지 올랐던 씨엔씨엔터가 지난 17일부터 사흘 연속 폭락,1만 8000원선까지 주저앉는 등 관련주대부분이 지수 920∼930대에서도 특허공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신 애널리스트는 저가 분할매수를 노려볼만 한 때라고 말한다. 주병철기자 bcjoo@
  • 시민단체 ‘분양가 인하’ 요구 봇물

    “치솟는 분양가,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최근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20,30대 직장인과 서민이 겪는 어려움을 정부와 건설업체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이끌어내려는 시민·소비자단체들의 움직임이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청년연합회(KYC)회원들은 지난 4일 ‘한국주택협회이사회의’가 열린 서울 메리어트 호텔 입구에서 ‘아파트 분양가 내역 공개와 분양가 거품 제거’등을 요구하며 1시간동안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주택협회 이사회 임원들에게 전달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직장인들의 호소문’을 통해 “서울지역아파트 분양가는 자율화 이전인 지난 97년 평당 464만원에서 3월말 현재 평당 844만원으로 4년 동안 81%나 올랐다. ”면서 “이는 봉급생활자의 임금인상률이나 물가인상률과는 비교도 안될 뿐더러 같은 기간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난 1일 서울시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적극 개입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건설교통부는 ‘행정권 남용'을 운운하며 ‘분양가 자율화'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건교부가 집값,전셋값의 폭등과 가계대출의증가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을 두번씩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준호(33)사무처장은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이 시세가 다시 분양가를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결국 집없는 서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시장의 분양가 규제는 물론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마련과 부동산 세제개편을 조속히 실행해야 하며 건설업체 또한 분양가 산정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 등도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요구했다.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안진걸(31)간사는 지난 3일 논평을통해 “건설업체들은 자재의 고급화 등 건축비 증가를 들어 소형 아파트까지도 주변 시세의 두배에 가까운 분양가를 책정,가격 부풀리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 99년까지 시행됐던 ‘아파트 분양가의 원가연동제 지침’의 부활과 아파트 분양가의 전면 공개를 요구한다.”고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 단체도 ‘분양가 감시기구’를 만들어 분양가 결정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면서 주택업체들의 과도한 분양가 인상에 제동을 걸고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사무총장은 “아파트분양 열기에편승한 건설사들의 분양가 띄우기로 서민들이 내집을 마련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정보공개를 청구해 건설사들의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건설업체들이 기업비밀 등을 이유로 정보공개를거부하면,정보 비공개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내는 한편 YMCA,녹색소비자연대,시민의 모임 전국 소비자 단체 등과 함께 각종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또 1인 시위,거리 캠페인,사이버 항의시위,서명운동 등은 물론 앞으로 있을 서울시장 및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주택정책 관련 질의서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닭서리

    ‘꼬꼬댁 꼭꼭…’ 녹슨 철사줄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마당 뒤쪽 닭장에 동네 악동들의 시커먼 손이 허공을 가른다. 비좁은 공간에서 무언가 잡으려는 손짓과 잡히지 않으려는 닭들의 몸부림이 한밤 중의 정적을 깬다. 이어 멍멍이의 우짖는 소리가 버거운 농사일에 곯아떨어진 농부의 선잠을 설치게 한다. ‘후다닥’ 소리와 함께 닭울음 소리는 어느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맨발로 대청마루를 뛰어내려온 주인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다. 닭모가지를 움켜쥔 채 ‘걸음아 날 살려라’며 한참 뛰다 보면 어느새 이웃마을 재를 넘는다. 모가지를 어찌나 세게 쥐었던지 닭은 금세 머리를 축 늘어뜨린다. 때로는 동무들과 함께 자기집 닭을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마을 집 닭서리를 하는 것은 금기였다. 다음날이면 들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놈은 솔가지를 주워오고 다른 녀석은 집에서 꺼멓게 그을린 냄비솥을 가져온다. 이윽고 한밤 중 언덕마루에선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눈물을 글썽이며 입김을 불어 불쏘시개를 지피고 한참 지나면 잘익은 닭살이 혀끝에 녹는다. 닭을 잡아온 녀석이 닭다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다. 망보던 녀석에게도 한 다리가 돌아간다. 돌아오는 장에 닭을 내다팔아 아이들 옷가지나 생선을 사려던 주인의 마음은 안중에 없다. 덜 마른 솔가지 탄 냄새가 사라질 무렵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새 먼동이튼다. 40∼50대 이상이라면 이런 광경이 눈에 선할 것이다. 요즘이야 식품점에서 단돈 몇천원이면 통닭 한마리쯤은 거뜬하지만 그때만 해도 닭은 시골집의 소중한 재산이었다. 그렇다고 닭을 잃어버린 주인은 경찰서에 절도신고 같은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어쩌다 들키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주인집에 가서 자식들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정도였다. 지금은 농촌에서도 닭을 기르는 집은 별로 없다. 양계장에서 대량 사육되는 닭을 필요할 때 사다 쓰면 그만이다. 개구쟁이 청소년도 없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도시로 유학을떠난다. 활기없는 시골에 ‘추억의 닭서리’라고 남아 있을 리 없다. 요즘의 세태는 어떤가. 도회지에선 배고픈 아이가슈퍼마켓에서 빵 하나 훔쳐 먹어도 경찰에 신고된다. 시골의 수박이나 참외밭에도 철조망이 쳐지고 방범견이 밤새 도사리고 있다. 그 시절이 그립다. 언제 어디서나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은 예전의 ‘서리 닭’ 맛을 대체할 만한 미각도 사라져버렸다. 대량 생산과 소비가 가져단 준 풍요로워진 일상생활이지만 마음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 같다. 요란한 개 짖는 소리를 뒤로 한 채 논두렁·밭두렁에 넘어지며 닭모가지를 틀어쥔 악동들을 이젠 시골마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최치봉기자 cbchoi@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5)토호세력

    매년 지방 선거때만 되면 토호세력 척결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다.올 지방선거도 예외가 아닌 듯싶다. 지역 토호라 함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지역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지역 민의를 왜곡하여,공적인 업무를 통해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을 가리킨다.이들의 공적 이익을 빙자한 사적이익 추구를 혁파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체제를 확립하고 ▲주민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지역의 공공적인 이익을 위하여 정보를 구하고 평가할 능력을갖게 하고 ▲공적인 기관인 지방의회,각종 위원회,관변 단체,그리고 언론,사법 기관이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행정 의사 결정이 명확하고 투명해야 한다.행정기관이 집행하는 인·허가업무,건설공사 발주,단속 업무 등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예가 많다.온천지구 지정이나 개발에 관한 정보가 관료나 의회를 통해 사전에 유출됨으로써 그 정보를 입수한 사람이 미리 토지를 구입하여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도로 확장이나 포장시 사전에 입찰 예정가가 유출되어 특정 업체가 낙찰을 받는 경우도 있다.민자 유치 사업에 명확한 기준없이 특정 업체가 낙찰을받기도 한다.이처럼 공공의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전 정보를 입수한 일부 사람들이 이익을 얻게 되는데 지방토호들이 그 이익을 독점하는 일이 적지 않다. 문제는 정부 정책에 관한 정보가 사전에 모든 사람들에게 동시에 공개되지 않고,지방토호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에게 미리 누설된다는 점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구도를 통해 토호세력과 공직자 사이의연계구도를 타파하여 특정인이 독점적인 이익을 차지하지못하도록 해야 한다. 공직자와 토호세력의 연계구도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자치단체로부터 자유롭게 정보를 구하고,정책결정에참여하고,사후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한다.현재는 민원·청원·정보열람·정보공개 등을 통하여 주민들이 공적으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방식이 마련되어 있으나,사실상 공직자들의 사보타지에 의해 유명무실화되어 있다.즉 공직자들은 규칙의 복잡성,사적인 정보,업무수행의 차질 등을 핑계삼아 공적으로 보장된 정보공개 장치마저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토호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는 주민들의 지방의회 회의 적극 참관,시민단체나 시민대표의 각종위원회 참여,사후적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감사제도의 도입,집단행정소송제도의 확립,주민이 발의하는 발안제도의 도입 등도 생각할 수 있다. 지방토호들이 지방의회,각종 위원회,관변단체,언론,사법기관 등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우선 자산가들의 의회 진출이 유리하게 돼 있는 현행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또 의회운영과 관련,상임위를 공개하고,정회 후 간담회를 통한 담합행위를 규제하며,직위를 이용하여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의원들의 관련 상임위 배정을 금지해야 한다.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는 위원 선정의 기준과과정을 투명하게 하고,위원회 명단과 회의를 공개하며,개별적인 모임보다는 공식적인 회의에서 논의와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그 외에도 관변단체의 개방적 운영,사법기관의 공정한 법 집행도 토호세력의 부당한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은진 경남대 교수. ■송진섭 첫 민선 안산시장. 경기도 안산시에서 첫 민선시장을 지낸 송진섭(52·한나라당 안산을지구당 위원장)씨가 토호세력의 희생자였다는사실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원출신으로 오랫동안 재야 운동을 해 온 그는 특별한연고가 없는 안산에서 시정을 펼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재임기간 내내 기득권 세력과의 밀고 밀리는 싸움과 시련의 연속이었다.결국 그는 구속돼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 사건은 송씨의 재선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취임초 관내 농수산물도매시장 인·허가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고 면허발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이때부터 토호들의 공격이 시작됐죠.업자는 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김모씨를 통해 4000만원을 건네줬다고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냈습니다.지난 97년 4월 검찰에 의해 구속됐죠.그러나 2000년 2월 고법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나를 공격한 부류는 정치인과 공무원을 가장한 토호세력이었죠.지금 생각해 보면 검찰이 이들의 음모에 말려든것으로 판단됩니다.”그는 자신이 검찰의 표적이 된 것은기존 관료조직과 이권을 챙기려는 세력들이 연합해 정치공작을 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의회도 개혁 성향이 강한 그의 시정에 사사건건 제동을걸었다고 했다.일부 의원들은 취임초 단행한 과장급 공무원 인사에 불만을 품고 시장실에 몰려가 “인사가 잘못됐다.예산 심의때 보자.”며 항의했다는것.의회는 연말 예산심의때 시장의 업무추진비 전액을 삭감했다.결국 그는 취임 직후 인사에서 좌천됐던 공무원들을 다시 시청으로 복귀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애향심이라는 잘못된 응집력을 바탕으로 한데 뭉친 토호세력들 앞에 민선단체장의 목소리는 허공속을 맴돌다 사라지는 메아리에 불과했다.”며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선 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보수정치 세력과 지역 토호들의 연결고리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기자 kbchul@
  • [경제 프리즘] 이성잃은 휴대폰 3사

    국내 휴대폰 업계가 거의 ‘무정부상태’다. 사업자들은 자제력을 잃었고,정부는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동전화 3사들은 상호 비방전으로 날 새는줄 모른다.정보통신부는 허공을 향해 ‘강력 규제’만 외쳐대는 형국이다. 정통부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휴대폰 3사들이부과받은 과징금·과태료는 250억여원에 이른다.단말기 보조금을 불법 지급하는 등 시장질서를 무너뜨린 대가였다.KTF가 99억 2361만원으로 가장 많다.SK텔레콤은 97억 628만원,LG텔레콤은 50억 9817만원이다. KTF나 SK텔레콤은 1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그러나 이들 회사들은 너무 통이 큰 것 같다.이런 거액도 아깝지 않다는 듯 개선 노력을 외면하고 있다. 20일에는 KTF의 가세로 ‘휴대폰 전쟁’이 확전됐다.SK텔레콤이 ‘품질 1위’라는 TV광고를 한 것에 대해 정통부로 부터 ‘품질 1위’를 공인받은 KTF가 발끈 한 것이다. SK텔레콤의 TV 광고는 고객 만족도를 기준으로 했다.그러나 KTF는 이 광고가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 광고표시행위로 신고했다.양측의 신경전은 비방·허위·과장 광고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간의 상호 비방전은 이틀째 계속됐다.LG텔레콤은 전날 “지배적 사업자가 무차별적으로 단말기 보조금을 불법 지급하면서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고선공했다.SK텔레콤은 “경쟁 사업자들이 시작한 보조금 지급에 수비 차원에서 대응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그러자 하루 뒤 LG텔레콤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다시 공격했다. 이번 ‘휴대폰 전쟁’은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집중단속중인 상황에서 벌어졌다.마치 정부의 감시를 비웃는꼴이나 다름없게 됐다.특단의 대책이 더 필요한 이유다. 정통부는 올 상반기 보조금 지급금지 조항을 담은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그러나 바뀐몇몇 조항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범칙금을 지금보다 몇배로 올리면사업자들이 자제하게 될까.사업자 대표를 형사 처벌해도그대로일까.아니면 정책적으로 심한 불이익을 주면 괜찮아질까. 박대출기자 dcpark@
  • [공무원 Life & Culture] 서울 기마경찰대

    일진광풍,비룡,적토마,황산벌…. 성공 월드컵의 길목을 지키는 ‘마패부대’의 최첨병 비마(飛馬)들이다.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불순세력의 난동이 발생할 경우 시속 70㎞ 이상으로 내달아 난동현장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특수 기동임무를 띠고 있다.서울 기마경찰대.경찰 내부에서는 ‘마패부대’로 불린다. 지난 28일 오후 2시.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기마경찰대 마장(馬場)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졌다.18마리의 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느닷없이 ‘사물놀이’가 펼쳐졌다.기마경찰대원 4명이 북,징,꽹과리 등을 요란하게 두들겼다. 잠시 후 또다른 대원 한명이 화약총을 들고 허공에다 ‘탕’ ‘탕’ ‘탕’ 쏘아댔다.이어 대원 한 명은 오색 깃발을 정신없이 흔들며 말들의 눈을 계속 현혹시켰다. 하지만 말들은 전혀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놀고 있네’라며 비웃듯 먼 산만 바라볼 뿐이었다. “이놈들요.하루만 훈련을 안 하면 놀라서 펄쩍 뛰고 난리칩니다.” 기마경찰대장 이상석(55) 경위는 반복·적응훈련을 시키지 않으면 금방 망각해버리는 게 말들의 속성이라면서 “꽹과리 치고 폭죽을 터뜨리는 월드컵 경기장의 가상 상황을 매일 2차례씩 말들의 눈과 귀에 주입시키고 있다.”고설명했다. ‘마패부대’의 대원은 이 경위를 비롯,모두 18명.경찰관과 의경,기능직 공무원이 각 6명이다.이들은 각자 비마 1마리씩을 보유하고 있다.하루일과를 ‘말과의 춤’으로 시작하고 끝내는 ‘애마 남자’들이다. 이들 중 베테랑 기마대원인 경사 3인방은 기마경찰대를움직이는 ‘실세’들이다.주남식(47) 경사는 말 18마리의배뇨물과 목욕물 등을 처리하는 폐수담당이다.워낙 말을좋아해 지난 95년부터 자원 근무 중이다.그동안 승마대회심판교육을 3차례나 받았다.경찰관 최초로 국제심판 자격증을 따기 위해 틈만 나면 관련서적을 뒤지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김영보(47) 경사는 9년째 근무 중이며 직무는 응급 수의사.기마경찰대에 촉탁 전문수의사가 있긴 하지만 김 경사는 말의 눈빛과 걷는 모습만 봐도 어디에 이상이 생겼는지 정확히 알아맞힌다.그는 “말 발톱을 만져보면 몸 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10년째 근무 중인 최고참 박용국(49) 경사는 기마경찰대의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으며 유사시 군수지원을 책임지고 있다.의경들에게는 큰 형님이자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하다.그는 “요즘 승마선수 출신들이 의경으로 자원해오는경우가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기마경찰대를 거쳐간 대원들은 기우회(騎友會)를 결성,분기별로 친목과 우의를 다지고 있다.기마경찰대원들은 서울경찰청 승마동호회(30명)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으며 경찰대 승마부의 강사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말들도 ‘백전노장’들이다.과천 경마장 등에서 우승마로 이름을 떨쳤던 역전의 용사들로촉촉수,일진광풍,적토마,카로스,대승사,비룡,장군 등 경마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알 만한 이름들이다. 이들은 경마장 체질이어서 기마경찰대에 배치된 뒤 평보-속보-경속보-구보 등 최소 6개월간 반복훈련을 거쳐야 길거리 순찰에 나설 수 있다. 서울 기마경찰대는 올해로 창설 57년째.그동안 숱한 ‘전공’을 쌓은 기마경찰대가 월드컵을 맞아 어떤 명성을 추가하게 될지 주목된다. 김문기자 km@
  • ‘보물선사업’ 의혹 일파만파/ ‘이형택作戰’ 결국 청와대로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도 보물 인양사업에 관련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용호 게이트’ 파장이 청와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특검팀은 앞으로 청와대와 국정원 등 ‘힘있는 기관’의 연루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할 방침이어서 이 기관들의 전·현직 고위층 인사 상당수가 소환돼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트마다 청와대 연루=이 수석은 “이형택씨가 99년 12월초 찾아와 보물 매장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엄익준 전 국정원 2차장에게 확인이 가능한지 물어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물 인양업자 오모씨 등이 이 전 전무에게 보고한 ‘보물 발굴사업 계획서’가 청와대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또 청와대 경제수석이라는 지위로 볼 때 국정원장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을개연성도 있기 때문에 당시 임동원·천용택 국정원장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이 수석이 지난 99년 5월이후 2년8개월째 경제수석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만큼 청와대 내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더 고위층에게까지 사업 내용이 보고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된 신광옥 전 민정수석이구속됐고 ‘윤태식 게이트’에 박준영 전 공보수석과 김정길 전 정무수석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 수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청와대가 게이트마다 개입돼 있느냐.’는 비난을 피하기어렵게 됐다. ◆왜 국가기관 동원했나=아직 이 전 전무가 국정원과 해군·청와대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보물 인양사업에 정성을 기울인 동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단 이 전 전무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그러나 이 전 전무가 사업성이 확실하지않은 보물발굴 사업에 무리수를 둔 이유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정치자금 조성을 위해 이 전 전무가 보물 인양사업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내놓고 있다. ◆지분 보장받은 ‘제3의 핵심인물’있나= 2000년 11월 이 전 전무가 인양업자 오모·최모·양모씨 등과 맺은 약정에는 보물 인양수익을 이 전 전무 15%,최씨·양씨 각각 5%,오씨 7%로 배분하기로 돼 있다.나머지 68%는 다른 투자자들 몫이다. 그러나 이용호씨가 50%를 받기로 하고 합류한 이후인 다음해 2월과 5월의 협정서에는 이 전 전무,최씨,양씨의 지분이 오씨 지분 50% 속에 포함됐다.오씨의 지분이 7%였던점을 감안하면 18%가 ‘무주공산’으로 남는 셈이다.이렇게 허공에 뜬 18%의 지분이 보물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준‘제3의 핵심인물’ 몫으로 숨겨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특검팀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핵심 실세의 지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부친 향한 애절한 思父曲

    ■엄마품으로 돌아간 동심-샘터 펴냄. 한 평생 동심을 간직하며 살았던 ‘아름다운 사람’ 정채봉.해맑은 그를 세파에 찌든 사람들 모두가 좋아했다.하늘이질투한 것일까.어느 날 그는 몸에 침입한 ‘악성 반란군’(암)의 존재를 알게된다. 앞이 막막했다.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그는 가장 먼저 딸을 불러냈다. “우리 데이트하자”고.영문도 모르는 딸은 마냥 좋아했고‘오빠 사이’인 남자를 남자친구로 알고 ‘빼빼’라고 놀리는 아버지에게 눈을 흘기며 희희거렸다. 딸은 낌새가 이상했다.그날따라 유달리 아버지는 “리태야아빠하고 헤어져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지?”라는 말을 자주 했다. 다음 날 아버지 어깨 위로 몇 안 남은 가로수 낙엽 하나가떨어졌다.“나는 아니다”라며 끝까지 암과 싸우려던 아버지는 하늘로 올라가고 마지막까지 손을 놓치지 않으려던 딸은아버지를 마지못해 보냈다. 딸을 남기고 떠난 아비가 살아서 부르던 ‘노래’와 그를그리워하는 딸의 노래가 책으로 나왔다.‘엄마품으로 돌아간 동심’(샘터)은 지난해 1월9일 유명을 달리한 동화작가 정채봉과 그의 딸 리태양의 글 모음이다.책은 고인의 미발표유고작품과 대표작,딸이 보는 아버지의 모습과 자신이 쓴 작품,그리고 두 사람이 나눈 편지들을 담았다.무엇보다 심금을 울리는 내용은 살아 있을때 부녀가 나눈 도타운 정과,아버지가 떠난 뒤 빈 자리를 느껴가는 딸의 애절한 마음이다. 고인에게 딸은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행복한”,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다.딸의 아버지 사랑도 그에 못지 않다.처음엔 “아빠가 떠났나요?”라고 허공에 물어보았다.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날이 바뀌고 계절의 색이 달라질수록 조금씩,“아…아빠가 저만큼 가셨구나”라고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책 밖의 세상에서는 정 시인의 1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모임이 이어졌다.고인과 친했던 샘터사와 유족은 7일,제자들과 동료들은 9일 저녁 고인의 삶을 비추었다. 고인의 분신이자 동화작가인 딸 리태양의 사부곡(思父曲)은 구구절절이 애틋함을 싣고서 메마른 세태를 촉촉하게 적신다. “아버지가 단 하루만이라도 휴가를 나온다면,아버지가 할머니 치마폭에 안겨 슬픔을 털어 놓았듯이 저도 아버지 품에 안겨서 펑펑 울 것만 같습니다.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하고사랑하노라고 꼭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8,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집중취재/ 가계경제 붕괴 위기 (1)개인은 ‘신용불량 SOS’

    가계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하면서 개인파산도 증가추세다.가계가 빌린 돈은 이미 주식투자 등으로 허공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반면 갚아야 할 돈은다달이 돌아와 가계를 옥죄고 있다.카드사들은 금융소비자들의 이같은 고통을 외면한 채 무분별한 회원확대를 통해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137조원=가계의 붕괴우려는 은행의 가계여신 부문현황에서 알 수 있다.지난해 9월말 현재 일반 가계대출규모는 137조원으로 사상 최대다.전체 대출채권(407조원)의 33.7%다.99년 76조원,2000년 106조원에서 갈수록늘고 있다.개인들은 대부분 주택구입이나 개인창업,주식투자를 위해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물론 여기에는 은행들의가계대출경쟁도 한몫하고 있다.저금리 시대를 맞아 안전한대출처로 가계를 겨냥하면서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카드채권의 경우,지난해 9월말 현재 24조여억원으로 전체대출채권의 6%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경고한다. 현재는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으나 향후 경기변동에 따라 가계의 부채상환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얘기다.그렇지 않아도 대출금리가 인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지난해 3·4분기 자금순환동향을 파악한 결과, 투자주체인 기업은 투자수요가 준 탓도 있으나 리스크 관리로 금융 부채증가가 미미했다.반면개인의 경우 집값 상승으로 차입수요가 생기면서 금융부채가 대폭 늘었다. ▲카드가 문제=가계의 직접적인 붕괴조짐은 카드채권의 연체율에서 나타난다.1∼2%인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과 달리카드채권 연체율은 7∼8%선으로 높다. 카드사의 회원 유치경쟁이 격화되면서 신용과는 관계없이무분별한 카드발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체규모도 위험수위다.가계대출 연체금의 경우 137조원대출에 2조2,920억원이다.반면 카드는 전체 24조여원의 채권 가운데 2조642억원이나 된다.카드로 인한 신용불량자만100만명이 넘다보니 신용사회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개인파산 급증=가계경제의 위기는 개인파산에서도 드러난다. 대법원에 따르면지난해 10월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소비자 파산신청건수는 572건.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99년의 503건을 넘어섰다. 금융소비자들은 신용카드 발급-현금서비스 사용-연체누적-일반 대출전환 등의 과정을 거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힘들게 되면 사채시장을 기웃거리게 되고 이 마저 여의치 않으면 소비자 파산을 신청한다.개인파산 신청건수는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경기회복이 되더라도 개인채무자들의 사정이 좋아지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는 호황=가계위기와 달리 카드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99년 카드업계는 외환위기 여파로 3,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었다. 그러나 2000년에는 7곳의 전업카드사에서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국세청이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해 전자복권 추첨제를 도입,카드사용을 적극 권장한 덕분이다.소득공제 혜택,전자상거래 활성화도 요인이다. 이러다 보니 카드시장 진출을 엿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정부도 현금서비스 위주의 잘못된 영업행태와 무분별한카드발급 등 영업질서를 바로잡고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신규 진입을 허용할 태세다.그러나 신규카드사 증가가소비자 보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삼성과 LG카드 등 카드사들이 최근 몇차례 현금서비스의 수수료를 내렸지만 생색내기라는지적이 많다. 서울 YMCA 시민중계실이 지난해 신용카드사용자 406명을대상으로 신용카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10명 중 8명이그해 상반기 카드사 수수료 인하에 대해 “내렸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수수료를 내리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정부가개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현갑기자 eagleduo@ ■신용불량자 얼마나 되나. 개인 신용불량자는 얼마나 될까? 신용불량자는 카드대금이나 일반대출금을 3개월 이상 갚지못한 사람들이다. 금융거래에 따른 신용불량자들은 지난해11월말 현재 259만9,000명에 이른다.휴대폰 이용료 체납 등비금융거래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도 60만명 정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말 이후 신용불량자 증가세를 고려하면지금은 330만∼34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개인 신용불량자 가운데 카드관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35.5%에서 6월 37.6%,9월 40.5%,11월 41%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무분별한 카드발급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카드사는 카드를 발행하고 가맹점을모집해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도록 유도하는게 본연의 기능이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은 부대업무다.그러나 국내 카드사들의 영업행태는 완전히 거꾸로다.2000년에 현금서비스와카드론 이용금액은 157조347억원으로 전체 카드이용 금액의 66.3%나 차지했다.지급결제 수단인 카드를 현금대출 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이다.카드사 수익의 58%가 현금서비스 등부대업무에서 나올 정도다.이러다 보니 카드사들은 앞다퉈길거리 호객행위,무자격자에 대한 카드남발 등으로 회원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2000년에 신규 발행된 카드(1,826만1,000건)의 57.8%(1,055만여건)가 ‘길거리 카드 모집인’들이 유치한 것이다. 일반 대출금은 1원이라도 3개월이상 연체하면 불량자로 등재된다.카드는 5만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통신요금 등 비금융거래는 3만원 이상을 3개월 이상 못갚으면 신용불량자로 관리된다.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신규 대출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빠져 나오려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날로부터 90일 이내 빚을 갚아야 한다.금액의 많고 적음은상관없다. 신용불량 등록기간이 90일 이상인 경우,등록 후 1년 이내에변제하면 기록에서는 해제되나 1년간 과거의 연체사실이 별도 관리돼 사실상 금융거래가 어렵다.등록기간이 1년을 넘으면 변제하더라도 2년간 별도 관리된다. 박현갑기자. ■나는 이렇게 신용불량자 됐다. 가전제품 총판대리점 직원 H씨(21)가 신용불량자가 된 것은 2000년 11월 귀가길에 모 카드사의 모집인을 만나면서였다. 카드회원으로 가입하면 놀이공원 무료입장 등 각종 부대서비스를 준다는 광고문구가 그의 발길을 잡았다.당시 여자친구와 한창 데이트 중이던 H씨로서는 카드가 갖고 싶은 물품‘1호’였다. 그는 며칠 뒤 우편으로 신용카드를받고는 곧장 시내로 나갔다.오래 전부터 사고 싶었던 20여만원짜리 MP3플레이어를샀다. 여자친구를 불러내 영화를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식사도 했다.물론 모두 카드로 계산했다. 생전 처음 써보는 카드는 ‘요술방망이’였다.카드가 없고직장이 없을 때는 용돈 타느라 부모님 눈치를 봐야 했다.그러나 카드가 생기고부터는 달라졌다. 친구들과 소주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었고 여자친구도 맘껏 만날 수 있었다. 그러던 H씨가 연체위기에 몰린 것은 지난해 1월.다니던 직장의 영업부진으로 월급이 안나오면서 연말에 썼던 60만원을 결제하지 못할 ‘위기’에 빠졌다.부모에게 얘기하려다우선 현금서비스로 결제했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던 회사 사정은 2월에도 나아지지 않아 그를 연체자로 만들었다.3월에는 카드사로부터“다음달에도 결제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통지서를받았다.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는 4월 중순 회사를 그만 두게 됐고,며칠 지나지 않아카드사로부터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는 통지서를 받았다.연체를 피하려고 받은 현금서비스 등 미결제 금액만 122만원이었다.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H씨 부모가 ‘법정대리인인 부모의동의없이 카드가 발급됐다’며 금융감독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허사였다. 금감원은 H씨가 민법상 성년인 만 20세 이전에 법정대리인동의없이 카드를 발급받았기 때문에 이같은 행위가 취소될수 있는지 따져봤으나 H씨가 성년이 된 뒤 카드대금을 갚았기 때문에 본인의 행위를 사후 인정하는 ‘법정 추인(追認)’에 해당된다고 유권해석했다. 박현갑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