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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년 동안 30명 죽음에 이르게 한 ‘인간 대포알’ 샌더스 마지막 발사?

    140년 동안 30명 죽음에 이르게 한 ‘인간 대포알’ 샌더스 마지막 발사?

    7.6m 길이의 포신 안은 뜨겁고 쇠 냄새가 강하게 났다. 캄캄한 그 안에서 인간 대포알처럼 웅크린 채 발사 순간을 기다리는 ‘니트로’ 니콜 샌더스(32)는 온통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고도로 훈련된 샌더스마저 그랬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그녀는 “편안함을 느낄 수가 없죠”라고 말했다. 1877년 14세 소녀 자젤(Zazel)이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사된 이후 지난 2011년까지 30명이 사망한 ‘인간 대포알’을 영국 BBC가 18일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많은 안전 장치들이 강구되고 취해졌지만 결코 완벽해지지는 않았다. 한 서커스 역사학자는 2011년 마지막 발생했을 때까지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인간 대포알’의 원리는 간단하다. 사람이 들어갈 만한 긴 포신이 있으면 되고 사람이 발사되면 공중을 곡예를 부리며 날아가 그물이나 에어백 안에 떨어지면 되는 것이다. 대포의 메카니즘은 엄격히 비밀로 가려져 있는데 수력학(hydraulics)과 공기압의 조화로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화약이 사용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샌더스는 링글링 브러더스 & 바르넘 & 베일리 서커스의 일원이다. 인간 탄환 발사는 3초 밖에 걸리지 않지만 준비하는 데 며칠씩 걸리곤 한다. 허공을 날아가고 공중에서 곡예를 부리고 착지하는 동안 근육을 적절히 움직여야 한다. 조그마한 오차라도 있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거나 착지 과정에 크게 다칠 수 있어서다. 자젤처럼 샌더스도 훈련받은 공중곡예사다. 발사 순간 모든 근육을 움크려 몸을 팽팽하게 만들어야 한다. 너무 많은 체중을 찌워도 빼도 안된다. 대포 제작자의 추산대로 발사되려면 체중을 늘 기가 막히게 유지해야 한다. 지난 7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도심에서 그녀는 만원 관중 앞에서 인간 탄환으로 발사됐다. 장내 아나운서가 다섯을 카운트다운했고 폭죽과 함께 발사된 그녀는 12m를 날아 시속 106㎞의 속도와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행 도중 받는 G7 압력을 느꼈다. 이번이 그녀 생애 596번째 발사였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른다. 링글링 브러더스가 재정적으로 버티지 못하고 다른 회사에 팔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일자리를 잃고 집을 잃고 오랫동안 끈끈하게 지내온 서커스 패밀리가 해체되고 자신에게 꿈의 일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을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오늘도 5월 18일입니다/김민정 시인

    [문화마당] 오늘도 5월 18일입니다/김민정 시인

    오늘은 5월 18일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입니다. 1980년 봄의 일입니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나 모를 수가 있었을까,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2년 대학가 풍물패에 끼어 장구를 배우다가 대학생 오빠가 보여 준 몇 장의 흑백사진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끼리인데 사람이 사람에게 맞는 사진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우의 시체도 아닌데 사람이 시신으로 줄줄이 누워 있던 사진이었기 때문입니다. 육이오도 아닌데 군복 입은 사람들과 탱크에 탄 사람들이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 이게 다 뭔가요. 그리고 이어지는 진실. 연이어 배우게 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광주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을 위하여 1981년 작곡된 노래. 가사의 원작자는 백기완, 작곡자는 김종률. 가사의 원작자인 백기완은 1998년 나는 이 노래에 대한 소유권도 저작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미 이 땅에서 새날을 기원하는 모든 민중의 소유가 됐기 때문이라며 저작권 불행사 입장을 밝힘.” 2017년 위키백과가 정의해 주는 이 노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3집 카세트테이프에 담겨 있던 이 노래를 고등학교 정문 맞은편 버스 정류장 뒤에 자리했던 레코드 가게에서 샀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 그때는 ‘임’이 아니라 ‘님’이었고, 들을수록 가락에 한이 서린 듯해 절로 외워지는 데다 비통을 호소하고 복수를 다짐하게 만드는 듯해 입시 지옥의 자율학습 시간 내내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선배들과 술자리에서 자주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손에 박자를 담아 단단한 망치질 같은 허공중의 호소로 그들이 선창할 때 나는 이상하게도 노래는 되는데 손이 따라지지 않아 어색한 상황을 몇 번이고 맞닥뜨리고 말았습니다. 이 순간에 나는 왜 쭈뼛거리는가, 나는 왜 전두환의 턱주가리를 쳐올리는 심정으로 굳세게 주먹을 내지르라는 선배들의 말에 망설이는가, 나는 왜 볼이 빨개져서는 소심하게 오므려 쥔 손으로 시늉이나 하다 팔을 내려 버리는가. 그에 대한 해답을 근 20년 만에 얻게 된 것은 바로 이 한 권의 기록으로 말미암아서였습니다. 광주에서 에세이스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문선희씨의 ‘묻고, 묻지 못하는 이야기’라는 책에서 그날의 총알 자국을 여전히 간직한 광주 곳곳의 벽 사진과 더불어 이런 증언을 여러 번 듣게 된 연유에서였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이의 말, 짠다고 해도 짤 수가 없는 진실의 말. “날이 더운데 할머니가 어디선가 솜이불을 해 오셨어요. 총알이 솜이불을 못 뚫는다고요. 옛날 집들은 담이 낮아서 총알이 집 안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었거든요.”(김이강, 1980년, 12세) 골목골목 총알이 스쳐 간 그날의 진실을 품고 있는 갈라진 벽. 그 총알을 피하기 위해 집집마다 다급하게 못으로 박아 걸었을 솜이불. 그러니까 내가 5월 광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겁니다. 내가 다 알지 못하니까 자신이 없으니까 움츠러들었던 겁니다. 깊이 알면 적극적이었을 몸이 얕게 안다 싶으니까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말았던 겁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한 물줄기로 흐르는 것이 역사입니다. 역사를 다룬 드라마의 리바이벌이 왜 계속되는가 하면 죽어도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방증이 아닐까요. 전두환 전 대통령님, 5월 18일인데 오늘밤 잠 좀 주무실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저는 오늘밤 꿈자리가 편치는 마시라 주술을 건 주문이나 외워 볼 참입니다만.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술관, 마음의 위안처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술관, 마음의 위안처

    어려운 일, 피곤한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어딘가 편한 곳을 찾는다. 영화 ‘뮤지엄 아워스’(2012)에서 마음의 피난처는 미술관이다. 버거운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공간, 수많은 사람들의 세파에 닳아버린 삶들이 담긴 그림들 사이로 또 다른 사람들이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분주하게 때로는 무망하게 그림을 보는 일상 아닌 일상 속 시간이 멈추어 선 곳, 문득 떠난 낯선 여행지 같은 그곳이 바로 미술관이다.캐나다에 사는 앤(마거릿 오하라)은 어느 날 존재조차 모르던 사촌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한다. 연고자가 없어 유일한 친척 앤에게 연락이 와 빈에 왔지만 사촌도 도시도 다 낯설고 서툴다. 그래서 낯선 도시에서 두렵고 외로우면 조용히 미술관을 찾는다. 그러다 미술관 경비원 요한(보비 소머)에 의해 발견(?)된다. 음악 일에 종사하다 정년퇴직한 그는 그림 보는 일과 그림 보는 관객을 보는 재미로 미술관 일을 하던 중이다. 그런 그가 미술관에서 유독 오랜 시간을 보내는 앤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영화는 두 사람의 뜻밖의 만남을 통해 전개된다. 미술관과 빈이라는 도시를 표류하듯 방황하는 두 사람을 카메라는 정교하게 따라붙어 다큐멘터리처럼 미술품과 일상적 풍경 사이를 슬라이드 쇼처럼 교차하거나, 화면이 분할되어 두 개의 상황이 하나의 화면에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관객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이런 영화의 전개방식은 영화보다 비디오아티스트로 더 잘 알려진 젬 코언 감독 덕택이다. 그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의 영화와 설치미술 작품들은 주로 다큐멘터리 기법을 차용해 영화도 미술, 음악도 아닌 중간영역에 둔다. 16㎜나 슈퍼 8㎜ 홈비디오를 써서 중심과 주변, 전경과 후경을 수시로 바꿔 주변과 중심을 뒤섞어 놓는데 영화에서도 카메라의 프레임은 액자가 되고 액자 속 그림의 주인공이 움직인다.요한이 근무하는 미술관은 1891년 개관한 빈 미술사미술관이다. 독일의 건축가 G 젬퍼가 설계한 석조건물에 빈을 수도로 600년 동안 유럽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장품과 17세기 중엽 레오폴트 빌헬름 장군이 수집한 약 40만점의 미술품이 보태져 서양미술사 전반에 걸친 진귀한 작품들로 가득한 미술관 중 미술관이다. 영화의 배경이 미술관이니 그림은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다. 병문안을 함께 간 요한은 코마 상태의 환자를 두고 렘브란트의 ‘자화상’과 아르침볼도의 ‘여름’(1563) 그리고 파티니르의 ‘그리스도의 세례’(1515~24)를 이야기한다. 파산 후 궁핍하고 쓸쓸한 노년기를 보낸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삶의 덧없음과 젊은 날의 회한을, 아르침볼도는 황제 막시밀리안 2세의 얼굴을 연작으로 그렸는데 ‘여름’은 인생의 가장 절정, 또는 건강했던 시절을 말한다. 파티니르는 루카복음 3장 1~18절과 21~22절을 소재로 ‘그리스도의 세례’를 그렸다. 요한의 그림 이야기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뮤지엄 아워스’에서 주인공은 단연 플랑드르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이다. 처음에는 ‘민간의 전설’ 즉 속담 등을 주제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풍경 속에 수많은 개미같이 작은 인물들을 그렸지만 점차 교묘한 대각선 구도를 통해 화면에 질서를 주어 주제가 명료해지면서 화가로 정착했다. 특히 농민 생활을 애정과 유머를 담아서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인물이 커지면서 ‘농민의 브뤼헐’이 됐다. 현존하는 작품으론 동판화 1점을 포함, 총 45점이 있다. 브뤼헐의 비중은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확인된다. 그의 ‘눈 속의 사냥꾼’(1565)에서 까마귀가 나뭇가지를 차고 날아오르는 그림의 일부와 실제로 까마귀가 나는 일상은 영화에서 오버랩된다. 영화에 함께 등장하는 ‘우울한 날’(1565)과 ‘소떼들의 귀환’(1565)은 그의 대표작인 ‘계절’ 연작 중 일부다. 브뤼헐의 그림이 익숙한 건 1970년대 우리나라 크리스마스 카드와 달력에 많이 사용된 때문이다. 브뤼헐의 작품에는 주인공이 없다. 아니 화면을 개미 떼처럼 가득 채운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숨은그림찾기 속 인물처럼 소리 없이 자신들의 자리에서 지지고 볶고 살아간다. 영화 속 앤과 요한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은 그들의 존재는 안중에 없다. 주변부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러나 스스로에게는 중심인 그런 사람들이다. 젬 코언은 시대와 상관없이 언제나 세상의 한 부분을 이루고 살아온 주변을 병렬 배치함으로써 삶과 사회, 삶과 죽음을 되뇌게 한다. 영화의 이해를 위해 그림을 병렬 배치해 보면 요한은 브뤼헐의 작품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소일하다 앤을 발견하고 그녀가 마음을 열게 되자 한스 멤링의 누드화 ‘아담과 이브’(1485)를 함께 보며 알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리고 브뤼헐의 작은아들 얀의 ‘큰 꽃다발’(1607)을 본다. 화병에 꽂혀 있는 꽃이란 결국 뿌리 없는 허공 중에 떠 있는 아름다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런 화병 속 꽃 그림은 메멘토 모리 즉 덧없는 삶 혹은 유한한 삶에 대한 인식의 산물이다. 이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예술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주제이다. 결국 영화는 삶은 그 자체로 죽음의 연속이며, 처음부터 삶 안에는 죽음이 포함돼 있다는 몽테뉴의 말을 빌려 일상과 영화를 버무려 놓고 삶과 죽음을 한 공간에 놓아둔다. 그의 이런 화법 때문에 요한은 미술관 경비원이 아니라 미술관 그림들과 함께 있는 브뤼헐의 그림 속 사람처럼 보인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최악의 ‘영화’이고, ‘예술’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작품’이 되는 이 영화는 대사보다는 화면에 몰입해야 보이고 읽히는 영화이다. 늘 익숙하게 지나치던 일상의 풍경들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가치 그리고 익숙함과 생경함을 동시에 슬며시 쥐어 주며 생의 비약, 허무의 초극을 동시에 보여 준다. 그래서 일상 속 미술관은 일상 너머의 미술관과 같은 장소임을 알게 해 준다. 몸도 쉬어야 하지만 마음도 정신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껏 복지가 몸만 생각했다면 마음도 쉴 수 있는 헤아림이 포함된 문화복지를 말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에게 돈만 지원해 주면 발전하고 융성(?)할 것이라는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리에겐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마음과 정신을 쉴 곳도 절실하다. 결코 사치가 아니다.
  • 드론 타고 날다 다이빙! 120m 상공 익스트림스포츠

    드론 타고 날다 다이빙! 120m 상공 익스트림스포츠

    취미용부터 군사용까지 다양한 용도의 드론이 등장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드론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드론 및 다이빙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2일, 스카이다이버인 잉거스 어그스트칸스는 드론 업체인 에어론즈가 개발한 드론에 매달린 채 라트비아 다우가바강(Daugava River) 위를 날아다니는데 성공했다. 일명 ‘드론 다이빙’이라 불리는 이 이것은 프로펠러가 28개 달린 대형 드론을 타고 상공을 날아다니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사람을 태우고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큰 드론 및 공중에서 낙하할 때 반드시 필요한 낙하산 등이 필수 준비물이다. 스카이 다이버인 잉거스는 200㎏까지 들 수 있는 이 드론에 매달린 채, 120m 높이의 임시 건물 꼭대기에서 허공에 발을 내딛었다. 잉거스를 매단 드론은 조금씩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갔고, 무려 330m를 상공에서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잉거스는 미리 준비해 둔 낙하산을 이용해 안전하게 지상으로 착지했다. 잉거스는 “환성적인 기분이었다. 드론이 매우 쉽고 빠르게 날 끌어당겼으며, 이를 통해 드론의 뛰어난 성능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전 세계에 있는 나의 스카이다이버 친구들은 모두 드론 다이빙에 매우 흥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형 드론을 개발한 업체인 라트비아의 에어론즈는 지난 1월, 드론 다이빙과 유사한 새로운 스포츠에 도전한 바 있다. 150㎏까지 끌 수 있는 대형 드론에 사람 4명이 매달린 채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이 스포츠는 평지에서도 스노보드를 탈 수 있으며 일반 스노보드보다 더 빠른 속도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에어론즈는 “이 대형 드론은 드론 다이빙이나 드론 보딩뿐만 아니라 구조와 탐색 작업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특히 화재 현장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소방관이 드론에 탑승해 진화 작업을 펼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의 대형 드론 가격은 3만7000달러(약 4165만원) 선이며, 한 번 충전하면 10분 간 비행이 가능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공무원이 정치 후원금·수입차?… 나도 자유롭고 싶다!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행동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그래도 난 가끔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말이다. 첫째, 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기쁜 일, 슬픈 일도 솔직하게 나누고 싶다. ‘좋아요’도 맘껏 누르고 싶다. 가끔은 정치 이슈에 대해 시민으로서의 내 생각을 페친들과 도란도란 나누고 싶다. 찬성과 반대 의견 다 들으면서 내 사고의 지평도 넓히고 싶다. 선거 때가 되면 모든 것이 금지되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 속삭이며 속절없는 허공에 내 생각을 날려 버리고 싶지 않다. 둘째, 나는 가끔 멋진 안경도 쓰고 싶고 근사한 차도 운전해 보고 싶다. 인기 있는 정치인의 린드버그 안경테도 써 보고 싶고, 색과 디자인이 경쾌한 소형 외제차 미니쿠퍼도 타고 싶다. 비쌀 수도 있겠지. 그래도 꼬박꼬박 월급을 악착같이 모으면 살 수 있지 않을까. ‘공무원이 그래도 돼?’ 하는 시선에 인간으로서의 내 개성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가라서, 명품이라서가 아니라 그 상품에 담긴 가치가 탐나서, 그 폼이 멋지고 좋아 행복할 따름이다. 가끔은 내 사치도, 내 인간적 욕망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셋째, 나는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도 내고 싶다. 기부나 후원은 자유로운 개성의 발현이다. 복지단체에, 종교단체에 기부하는 것처럼 정치인 후원도 가능했으면 좋겠다. ‘좋은 일’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즐겁기 때문에’다. 난 행정부 공무원이지만 정치 또한 우리 삶을 바꾸는 공공선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공적인 가치를 위해 내 월급의 일부를 나눌 수 있을 때 행복하지 않겠는가. ‘보수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인’,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인’ 중 한 명씩 뽑아 두 사람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고 싶다. 영원히 덧없는 소망일까.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행동을 자유롭게 하고 개성을 자유롭게 발현하는 것이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나도 그러한 인권을 맘껏 누리면 안 될까. <중앙부처 과장>
  • 세트피스 주의보… 따가운 예방주사

    세트피스 주의보… 따가운 예방주사

    예방주사는 아프지만 질병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첫 경기를 치르는 신태용호가 세네갈과의 최종 모의고사를 2-2로 비겨 주사 맛을 따끔하게 봤다. 조영욱(고려대)이 1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월드컵 출정 경기에 1골 1도움으로 활약했지만 두 차례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것은 뼈아팠다. 세네갈은 기니와 국경을 마주하며 플레이 스타일도 매우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A조에서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와 달리 반드시 잡아야 하는 기니 공략법을 익히는 게 이날 경기의 의미였는데 세트피스 약점만 드러내고 말았다.●조영욱·백승호1골씩 맹활약 전반 세네갈의 압박에 밀렸던 대표팀은 16분 윤종규(FC서울)의 패스 실책을 틈타 중거리슛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송범근(고려대)이 막아냈다. 2분 뒤 이승모(포항)가 센터서클 근처에서 수비를 뚫고 밀어준 감각적인 패스를 조영욱이 상대 뒷공간을 돌아 따내자 세네갈 골키퍼가 튀어나왔다. 골키퍼가 걷어낸 공이 수비수 등과 발뒤축에 맞아 흐른 것을 조영욱이 민첩하게 잡아 터닝슛해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 31분 이브라히마 니안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프리킥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오른쪽의 세네갈 선수가 머리에 맞힌 공을 니안이 몸을 솟구쳐 머리에 맞혀 골문을 갈랐다. ●후반 39분 뼈아픈 동점골에 울어 7분 뒤 한국의 두 번째 골은 훨씬 멋졌다. 조영욱이 중원에서 공을 가로채 백승호(바르셀로나)에게 밀어준 것을 백승호가 수비수 둘을 단번에 젖힌 뒤 둘의 다리 사이로 차넣어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았다. 후반 17분 이승우(바르셀로나)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욕심이 잔뜩 묻어난 킥이 허공을 갈랐다. 20분을 전후해 우찬양(포항)이 두 차례 수비 실책으로 결정적 기회를 넘겨줄 뻔했다. 오히려 후반 39분 골키퍼 송범근이 문전으로 날아든 크로스를 처리하지 못해 코너킥을 허용했다. 곧바로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 크로스를 술레이예 사르가 오른쪽 골포스트 앞에서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돌려 왼쪽 그물 구석에 꽂았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뒤 “우리 전력을 노출할 수 있어서 모든 것을 감추려고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이어 “현재 스리백과 포백을 병행해 준비하고 있는데, 본선 무대에서도 상대 팀과 스코어 상황을 고려해 혼용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16일 결전지 전주로 이동, 본격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文대통령 ‘前 정권 정책’ 선회 1순위 공약 어떻게 되나]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하나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 중심의 기존 에너지 정책이 확 바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과 이후의 모든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겠다”면서 “여기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공정률 10% 미만인 석탄발전소 건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이 실제로 집행된다면 짓고 있거나 예정인 원전 8기와 석탄발전 5기 건설은 중단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는 현재 공정률이 27.6%로 지금까지 총 1조 5242억원이 투입됐다. 공사가 중단될 경우 그동안 투입된 사업비가 허공으로 사라진다. 경북 울진군에 건설 예정된 신한울 3·4호기와 강원 삼척과 영덕에 각각 지을 예정인 원전 4기도 백지화된다. 석탄발전소의 경우 삼척포스파워 1·2호기, 당진에코파워 1·2호기 등 총 5기가 착공되지 않거나 공정률 10% 미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을 에너지원별로 보면 석탄이 39.3%, 원자력 30.7%, 액화천연가스(LNG) 18.8%, 신재생에너지가 4.7%였다. 발전단가는 원전·석탄보다 LNG·신재생에너지가 27.4~88.5원 비싸다. 당장 원전과 석탄발전의 의존도를 낮출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해진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새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지금의 4배인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1년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한 것은 참여정부 때 발전소 건설 대신 수요 관리에만 치중한 영향이 없지 않다”면서 “원전 건설 중단은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길섶에서] 취직/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정장 차림이었다. 전과 다르게 훤했다. 의젓했다. 어딘가 모르게 기운 없고 의기소침해 보이던 모습은 간데없다. 웃음도, 말도 많아진 듯했다. 근무 환경이 좋다느니 윗분들도 잘 대해 준다느니 주절주절 떠벌렸다. 자기소개서를 백 번 넘게 썼다. 처음엔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갈수록 무뎌졌다. ‘이력 몇 줄로 날 어떻게 알아.’ 태연한 척했다. 부모님께 죄송해서다. 최종도 아닌 서류전형만 통과해도 ‘알아봐 주네’라며 위안을 삼았다. 면접,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하라는 대로 했잖아요. 공부도 열심히 해서 대학도 가고, 열심히 사느라고 알바도 수없이 했잖아요.” TV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허공에 질러 대기도 했다. 대학은 낮출 수 있지만 취직은 낮출 수도 없다. 채용 조건에 못 맞춰도, 너무 높아도 안 되기 때문이다. 뽑는 인원이 많지 않았다. 대다수가 들러리다. 기회가 왔다. 서류 전형부터 최종 면접까지 단계마다 늘 그랬듯 모든 것을 보여 줬다. “축하합니다.” 드디어 취직이다. 기뻐하면서도 짠했다. “정말 정말 축하한다.” 힘 줘 악수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 순간에도 자소서를 쓰고 있다.
  • ‘나 혼자 산다’ 준호, ‘먹보 소시오패스’는 가라… ‘냥집사’의 소탈한 일상

    ‘나 혼자 산다’ 준호, ‘먹보 소시오패스’는 가라… ‘냥집사’의 소탈한 일상

    ‘나 혼자 산다’ 2PM 준호가 다정다감한 이집사와 예능신을 영접한 대학원생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자신만의 이중 매력을 발산했다. 한류 아이돌인 그가 화려한 일상이 아닌 수더분하고 소탈한 일상을 보여줘 많은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얄미운 ‘먹보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완전히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28일 밤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202회에서는 중간고사 준비를 하는 준호의 싱글 라이프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준호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수더분한 반전 싱글 라이프를 공개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집에서는 쟈니와 월이 두 반려묘의 집사로 생활하면서 다정다감함을 내뿜었다. 그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반려묘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뽀뽀를 한 뒤 바로 아침밥까지 챙겨주며 반려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감자 캐러 가야지~”라며 반려묘의 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향했고, 감자가 뭐냐는 박나래의 질문에 “아이들 소변이 뭉치면 감자처럼 돼서.. 집사들 용어예요”라며 전문적(?)인 고양이 지식도 뽐냈다. 그러나 이런 스윗남 준호에게 곧 예능신을 영접해 시청자들을 계속해서 빵빵 터지게 했다. 그가 대학원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고라니 연기 연습에 매진한 것이다. 그는 고라니의 울음소리를 따라하기 위해 하이톤의 “와으!”, “이야아아~”를 연신 외쳤다. 그의 고라니 연구는 아침을 준비하면서도 이어졌는데, 관절 하나하나 고라니로 세팅하면서 고라니의 움직임을 따라했고 기습적으로 울음소리를 내뱉어 시청자들이 연신 배꼽을 쥐게 했다. 이어서 공개된 준호의 등교 준비법도 남달랐다. 그의 옷방 한가운데는 그가 최근에 산 옷과 마음에 드는 옷이 마구 쌓여있어 이를 지켜보던 무지개 회원들은 물론 시청자들 까지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후 힘들에 옷을 골라 입은 그는 삼각대와 무선 리모콘을 이용해 남이 찍어준 듯 자연스러운 일상 사진을 찍어 또 한번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고라니 연기로 예능신을 영접한 준호가 같은 2PM 멤버이자 같은 수업을 듣는 찬성과 만나 시험 준비를 하면서 웃음의 정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학교 안의 공터에서 타조와 고라니의 움직임을 논했는데, 두 사람의 진지하면서도 독특한 몸짓이 웃음을 두 배로 터지게 했다. 이어 시험을 마치고 나온 두 사람은 학식을 먹으며 시험에 대해서 논했고, 찬성이 “시험주제를 잘못 이해한 거 같아”라며 시험이 끝난 뒤 후회하는 평범한 학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준호는 ‘똑같은 시험이 또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공룡을 해보고 싶다 이족보행으로..”라며 또 다른 유니크한 동물을 선택했다. 이에 박나래가 바로 공룡으로 변신해 공룡 울음소리까지 완벽하게 모사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를 본 준호는 “일찍 알았으면 (성적) 잘 받았을텐데”라며 진심이 담긴 아쉬움을 표해 2차 폭소를 유발했다.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가상현실 게임으로 운동을 하는 독특함을 보여줘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그는 허공에 불꽃 카운터를 날리고 가상의 상대가 날린 기습 펀치에 무릎을 꿇는 등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어 그는 “‘내 집을 마련해보자’가 꿈이었고 꿈에 한 발짝 다가가서 좋아요”라며 혼자 사는 삶의 즐거움을 고백했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 202회 1-2부는 각각 수도권 기준 7.9%, 7.5%를 기록, 3주 연속으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자체발광 오피스’ 하석진 고아성, 한 침대서 포착 ‘신혼부부 콘셉트?’

    ‘자체발광 오피스’ 하석진 고아성, 한 침대서 포착 ‘신혼부부 콘셉트?’

    ‘자체발광 오피스’ 고아성 하석진이 한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측은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사진 속 고아성과 하석진은 한 쌍의 신혼부부를 연상케 했다. 한 침대에 앉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가 하면, 다소 긴장된 듯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떤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하석진은 두 손을 꼭 움켜쥐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고아성은 배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당장이라도 취침할 것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는 계약직 신입사원의 갑을 체인지 오피스 입문 드라마로,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랜드 오브 마인’

    [지금, 이 영화] ‘랜드 오브 마인’

    서스펜스는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관객의 불안감·긴장감을 조성하는 극적 기법이다.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로 유명한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과의 대담에서, 관객이 등장인물과 관련된 (특히 불행을 야기하는) 사실을 다 알지만 거기에 개입할 수는 없을 때 서스펜스가 발생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서스펜스(suspense)의 라틴어 어원은 매달다(suspensus)라는 뜻이다. 서스펜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영화는 등장인물로 하여금 스스로 벼랑 끝까지 걸어가게 한 다음, 그가 떨어지도록 부추긴다. 그리고 해어진 밧줄 하나에 의지해 거기에 관객을 같이 매달리게 한다. 허공에 떠 있는 상태, 우리가 당연히 작동한다고 여기던 모든 것이 멈춰버린다. 이것이 서스펜스의 또 다른 사전적 정의다. 덴마크 감독 마틴 잔드블리엣의 영화 ‘랜드 오브 마인’에 구현된 서스펜스는 관객을 이런 상태에 처하도록 한다. 짜릿하다기보다는 고통스러운 체험이다. ‘지뢰밭’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지뢰가 터져 팔다리가 잘리고, 흔적도 찾을 수 없이 폭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 군인들이다. 아니, 덴마크에 붙잡힌 독일 소년들이다. 전쟁 중 독일군이 매설한 150만여개 지뢰를 해체하는 작업에, 덴마크 당국은 대다수가 소년병이었던 2000여명의 독일군 포로를 강제 투입했다. 덴마크의 실제 역사다.그중 반 이상이 죽었다. 덴마크는 독일이 저지른 만행을 앙갚음한다. 처음에는 피해자였으나 나중에는 가해자가 된 덴마크. “독일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해. 우리가 그들보다 나아”라고 덴마크군 대위는 말하지만, 이들은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자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덴마크군 칼(로랜드 몰러) 상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4만 5000개 지뢰를 석 달 안에 제거하는 일을 해야 하는 열 명 남짓한 소년병들의 관리를 맡았다. 밥을 주지도 않고, 병이 나도 쉬게 하지 않는다. 지뢰를 다 없애야 독일로 보내 준다며 칼은 그들을 냉혹하게 대한다. 자, 이제 예상한 대로의 서스펜스가 펼쳐진다. 등장인물과 관객이 함께 느낄 수밖에 없는 서스펜스다. 소년들은 모래사장에 엎드려 지뢰를 찾아 기폭 장치를 분리한다. 갑자기 폭발음이 들린다. 한 아이가 두 팔을 잃고 울부짖고 있다. 어떤 날에는 집에 돌아가면 뭘 할지 대화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폭발에 휘말려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지뢰 터지는 소리가 펑펑 날 때마다, 등장인물과 관객의 머릿속은 하얘진다. 여기에서는 국가의 법도, 인간의 도덕도 허공에 멈춰버린다. 그런 서스펜스는 모두를 괴롭게 만든다. 칼 상사도 예외가 아니다. 잇따른 서스펜스를 경험하며, 그는 적의가 이렇게 표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처럼 미래를 살지 말라. ‘랜드 오브 마인’의 서스펜스가 수행하는 정지 효과는 우리를 향한 참혹한 경고의 윤리다. 6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힘 빠진 듯한 우병우… “최순실 모른다” 또 모르쇠

    힘 빠진 듯한 우병우… “최순실 모른다” 또 모르쇠

    검찰 포토라인서 허공 응시 “박 前대통령 구속 참담한 심정” 세월호·인사 직권남용 등 추궁 이달 중순 일가 일괄 기소할 듯6일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내에서 국정농단 사건 수사의 ‘마지막 퍼즐’로 통한다. 수사가 종반에 이르렀지만 박근혜(65·구속) 전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던 주요 혐의자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사법처리를 면하고 있는 인물인 까닭이다. 우 전 수석은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잇따라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이 때문에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우 전 수석 소환에 앞서 50여명의 관련자를 소환조사하는 등 범죄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는 이근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이 맡았다. 이 부장은 특수본 2기 들어 탄생한 우 전 수석 전담팀을 맡으며 주변과의 연락도 자제한 채 수사에만 집중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이 부장은 우 전 수석에게 ‘세월호 사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공무원 인사에 부정하게 관여했는지’ 등 직권남용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제시했던 8가지 혐의와 특수본 조사에서 추가적으로 드러난 개인비리 정황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전 수석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듯 굳은 표정으로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타났다. 그동안 관련 의혹을 묻는 기자를 날카롭게 쏘아봐 ‘레이저 눈빛’이라는 빈축을 샀던 점 등을 의식한 듯 우 전 수석은 검찰 청사에 들어서기 전 40초간 포토라인에 서서 주로 허공을 응시했다. 답변 태도도 비교적 온순했고 조사실로 향하기 전에는 가볍게 목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최순실(61)씨를 몰랐다는 입장이냐’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는 등 혐의에 대해선 검찰과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요구에는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답했다. 조사는 밤늦게까지 계속 이어졌다. 혐의가 다양해 물을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한 번 기각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달 중순쯤 우 전 수석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수사 상황이 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속하게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횡령·조세포탈 등의 개인비리 혐의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의 부인 이모씨와 장모 김장자씨 등을 일괄 기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친박단체, 새누리당 창당…‘박사모’ 카페에 대통령 후보 공모

    친박단체, 새누리당 창당…‘박사모’ 카페에 대통령 후보 공모

    친박 집회를 열던 단체들이 5일 정식으로 창당대회를 열고 ‘새누리당’ 창당을 선언했다.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정광택 대표와 같은 단체 공동대표인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당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당 사무총장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이 맡았다. 권 대표는 이날 “말도 안 되는 탄핵 정국을 맞아 우리는 의병이 된 심정으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 나와 헌법수호를 외치며 통곡했다”며 “그러나 광장에서의 외침은 어떠한 이야기도 없이 허공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한 첫발을 딛게 된 것”이라고 창당 의의를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지금 이 시간 차가운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한다”며 “우리가 힘이 약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 정당의 당수로 모실 수 있게 하자”고 했다. 정 총장은 “도태우 변호사와 정미홍 TNJ 대표가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저는 ‘만들었을 때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면서 “당장 결집한 세력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대통령을 석방하자”고 말했다. 친박계인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파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제가 속한 정당이 우리 애국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거리로 나온 인구만 500만, 뜻을 같이한 사람만 1000만인데 우리 우파는 자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한국당을 비난했다. 그는 “여러분과 한국당의 뿌리는 같지만 요즘 하는 행태는 다르지 않으냐”며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배신했던 배신자 세력과 합치겠다는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라고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도 비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축전을 통해 “한국당과 새누리당은 같은 뿌리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경쟁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이를 다 포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한국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거나 그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사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달 6일 오후 6시까지 대통령 후보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양의 후예’ 송중기 “소중한 대본 채우는 배우 되겠다” 감동 소감

    ‘태양의 후예’ 송중기 “소중한 대본 채우는 배우 되겠다” 감동 소감

    배우 송중기가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24일 진행된 SBS ‘제29회 한국 PD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송중기는 ‘출연자상-탤런트 부문’을 수상해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무대에 오른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드라마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 상이 감히 가장 기분이 좋은 상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설레게 만들어 주신 김은숙, 김원석 작가님께 감사하다. 김응복 감독님께도 칭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많은 배우들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 해주신 제작진 분들께 고생하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함께 자리하지 못한 제작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중기는 앞서 CBS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으로 작가상을 받은 김문숙 작가의 말을 인용했다. 김문숙 작가는 “매일 허공으로 날아가는 대본을 쓴다”고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송중기는 “앞서 김문숙 작가님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대본을 쓰신다’고 말하며 울컥하셨다. 소중한 대본 날아가지 않게 채우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SBS ‘제29회 한국 PD대상’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 대방역 인근서 포착된 처녀 귀신의 정체

    서울 대방역 인근서 포착된 처녀 귀신의 정체

    서울 대방역 인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블랙박스에 포착된 ‘처녀 귀신’의 정체가 밝혀졌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도로 한가운데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하얀 옷을 입은 여성이 서 있는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소개됐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9월 10일 오전 2시쯤 서울 대방역 지하차도 인근에서 찍혔다. 제보자는 “이런 장면을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봤지 실제로 보게 될 줄 몰랐다”며 “사람이 건너갈 이유가 전혀 없는 도로였다”고 말했다. 제보자의 말처럼 당시 여성이 서 있던 장소는 자동차전용도로로 사람이 서 있을 수 없는 장소였다. 영상을 분석한 법영상분석연구소 황민구 박사는 “여성의 손목 부분에서 반짝거리는 물체가 보인다”며 “시계나 액세서리가 자동차 라이트에 반사된다는 것은 허공이 아니라 특정 피사체가 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블랙박스 속 여성의 정체는 전문가의 생각처럼 귀신이 아니었다. 여의도 지구대에 근무하는 이상원 경사는 “당시 실종 신고됐던 여성”이라며 “친구들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한 후 사라져 일행들이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당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에서 3km가 넘는 거리를 술에 취한 채 걸어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로 한가운데에 서 있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영상=맨 인 블랙박스/네이버tv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무너진 마을의 시리아 소녀

    무너진 마을의 시리아 소녀

    한 시리아 소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터키군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교전 중인 시리아 북부 알바브 북동쪽 인근 한 마을의 무너진 건물 앞에서 곰인형을 껴앉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전날 알바브 수시안 검문소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이 폭발해 민간인을 포함해 42명이 숨졌다. 이 지역은 터키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이 최근 IS로부터 탈환한 곳이다. IS는 선전 매체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브 AFP 연합뉴스
  • 김정은, ‘김정남 피살’ 뒤 침울한 얼굴로 첫 공식 행보

    김정은, ‘김정남 피살’ 뒤 침울한 얼굴로 첫 공식 행보

    북한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나섰다. 조선중앙TV와 중앙방송, 평양방송은 15일 평양체육관에서 당·정·군 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75돌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주석단에 나왔다며 관련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정은은 내내 어둡고 굳은 표정이었고,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행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때 주석단이나 청중석을 바라보거나 손도 흔들지 않았다.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대외에 모습을 보인 첫 공개활동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인 199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김 주석 생일인 태양절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로 정했다. 2012년부터는 ‘광명성절’로 명명해 기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정위 ‘특허 공룡’ 퀄컴 이어 구글 조사

    세계 정보통신(IT) 업계의 ‘특허공룡’으로 불리는 퀄컴에 지난해 1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엔 글로벌 모바일 운영체계(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운영체계(OS) 개발을 방해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구글은 2011년 삼성전자에 자사의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계약하면서 검색, 유튜브(동영상 서비스), 지메일(전자우편) 등의 ‘구글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소비자의 선택 없이 스마트폰 첫 화면에 노출하도록 했다. 또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의 알고리즘을 활용한 새로운 OS를 개발할 수 없다는 내용도 계약에 포함시켰다. 공정위는 이 계약의 ‘구글 앱 우선 탑재’가 논란이 되자 조사를 벌였으나 2013년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관련 계약서가 공개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자 이 문제를 다시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글이 삼성전자의 OS 개발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사실과 변화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무혐의로 조치한 사건을 다시 심사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자체 OS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국내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말 기준 82%에 이른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퇴임사 전문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퇴임사 전문

    오늘 저는 제5대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난 6년 동안 우리 사회의 현안과 국가적 이슈를 고민하며 답을 모색하고 구하던 과정은 진정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장으로서 4년 가까운 시간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하였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쉽지 않은 숙고의 과정에서 제가 이룬 것들이 있다면, 이는 모두 동료 재판관님들의 희생과 헌신, 사무처장·차장님, 헌법재판연구원장님과 연구관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의 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도움과 열정 덕분이었습니다.그동안 헌법재판소의 힘차고 밝은 앞길을 함께 열어 왔던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대법원과 헌법학계, 그리고 여러 자문위원님들의 지원과 격려도 적지 않았습니다.헌법재판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제5기 재판부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의미를 철저히 확인하고 그 보장의 폭을 꾸준히 넓혀왔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와 정신을 다시 확인하고, 낡은 법과 제도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율과 인권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바로 잡았습니다.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경제불평등, 양극화 등으로 인하여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길을 모색하였습니다.국제적으로는, 2014년 9월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전 세계 109개 헌법재판기관 대표 등 305명이 참가한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한국 헌법재판소의 국제적 역할 제고에 큰 지평을 열었습니다.그 자리에서 아시아 인권협약의 체결과 아시아 인권재판소 설립 등 인권보장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공론화하였으며, 참가국 만장일치로 이를 지지하는 서울 선언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5년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상설사무국 설치를 제안하였고, 2016년 8월 상설 연구사무국을 한국으로 유치하였습니다.상설 연구사무국은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사법 분야 최초의 국제기구이자, 아시아 국가들의 헌법재판 제도의 발전을 이끌 구심체로서, 역동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아울러 아시아 지역 전체의 인권보장과 평화구현을 위한 아시아의 비젼을 실현하며, 아시아 인권재판소의 설립을 주도할 기반이 될 것입니다.이러한 국내외에서의 성과들에 힘입어,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지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역량에 대하여 과분한 신뢰를 보내 주고 계십니다.헌법재판소를 믿고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민주주의는 헌법 조항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민주주의는 계속 가꾸고 정성들여 키워나가야 합니다.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영역에서 계층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과 사회적 대립을 방치한다면 국민의 불만과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지금 우리는 유럽과 미주 여러 곳에서 이러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우리 사회도 혹여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정치적 기관들이 결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국민들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실천해야 합니다.우리 헌법 질서에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는 제도적·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지혜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또한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더욱 실질화되고, 법의 지배를 통하여 시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이를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비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해졌습니다.더 나은 민주주의와 헌법과 법률의 확고한 지배를 통하여,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 모두의 삶이 행복한 나라로 발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조속히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민들께서도 헌법재판소의 엄정하고 철저한 심리를 믿고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훌륭한 헌법재판이란 직선, 곡선, 그리고 색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음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국가와 사회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직선, 창의성을 뜻하는 곡선, 그리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선율이 되어야 합니다.드러난 분쟁의 겉모습을 일시적으로 가리는 미봉책이 아니라, 내포된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따뜻하게 포용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겠습니다.제가 2013년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말씀드렸던 「헌법」, 「국민」그리고 「역사」라는 세 가지 거울을 항상 가슴에 지니고, 결코 부끄러움이 없는 헌법재판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이제 저는 헌법재판소를 떠나 바깥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슬기로운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저는 헌법재판소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한 기억을 언제까지나 뿌듯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또 헌법재판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600년 백송과 함께, 늘 영예롭고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전해오는 선시(禪詩) 한 수로 제 소회를 대신할까 합니다.몽과비란상벽허(夢跨飛鸞上碧虛)하니 꿈 속에 난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 시지신세일거려(始知身世一遽廬)라.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귀래착인한단도(歸來錯認邯鄲道)하니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 산조일성춘우여(山鳥一聲春雨餘)라. 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헌법재판소의 발전과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모두 안녕히 계십시오.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2017년 1월 31일 헌법재판소장 박 한 철
  • [현장 행정] 관악이 기록한 ‘할머니의 삶’

    [현장 행정] 관악이 기록한 ‘할머니의 삶’

    20대 초반,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이었다. 공장일을 마치면 매일 저녁 편지를 한 통씩 썼다. 나는 이 편지를 ‘허공에 붙이는 편지’라고 불렀다…김미자(74) 할머니가 쓴 자서전 ‘가고파의 추억’ 일부다. 빛나지 않아서 더욱 주옥같은 날들. 이 시대 평범한 노인들의 담담한 삶의 이야기가 지난 24일 서울 관악구청 강당에서 열린 ‘어르신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유종필 구청장이 취임 직후인 2011년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시작한 이 사업은 65세 이상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자서전 집필과 발간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총 50권의 자서전을 만들었다. 이날 출판 기념회에서 책을 낸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관악구에 살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그분의 도우심’을 펴낸 윤옥순(79) 할머니는 “가족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어려웠던 시절과 그때의 추억을 정리하며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27년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했다는 위중한(68) 할아버지는 “나의 시련과 선택이 젊은이들에게 타산지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 취임 이후 관악구는 지식복지를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도서관은 잘나가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낮은 곳에 있지만 비상을 꿈꾸고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며 10분 거리 도서관 사업으로 지역 내 43개 도서관을 활성화했다. 나아가 지역 내 가까운 도서관으로 책을 가져다주는 지식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만들어 2016년 1년 동안 40만권의 책을 배달하기도 했다. 도서관, 배달 네트워크 등 지식복지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어르신 자서전 출간 사업’과 같이 내실을 다지는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이날 기념회에서 “한국전쟁부터 해방까지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인생은 살아 있는 역사”라면서 “특별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누구라도 자신의 삶을 자서전으로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가 이번에 출간한 ‘어르신 자서전’은 윤 할머니의 ‘그분의 도우심’ 이외에도 전영수(77) ‘다음세대를 위한 사명의 길’, 이길자(75) ‘헌신으로 맺은 열매’, 김미자(74) ‘가고파의 추억’, 이정희(72) ‘멍텅구리 사랑’, 최한준(69) ‘늦게 핀 꽃이 더 향기롭다’, 오명렬(69) ‘알아주지도 않는 바보 같은 삶’, 위중환(68)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즐겨라’ 등 총 8권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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