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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400년 주기 혜성이 남긴 ‘별똥별 우주쇼’가 온다!

    [우주를 보다] 400년 주기 혜성이 남긴 ‘별똥별 우주쇼’가 온다!

    -거문고자리 유성우 23일(월)이 극대 ‘별똥별 우주쇼’를 볼 모처럼의 기회가 찾아왔다. 거문고자리 유성우가 최고점에 이르는 극대기가 오는 월요일 23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북동쪽 거문고자리의 1등성 베가성(직녀성) 부근을 복사점으로 해서 펼쳐질 ‘별똥의 향연’은 밤하늘에 달이 떠 있지 않아 더욱 또렷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가는 오후 9 시경 북동쪽에서 떠올라 23일 오전 4 시까지 하늘에 가까운 지점까지 올라간다. 거문고자리 유성우는 인간에게 목격된 가장 오래된 별똥별 쇼 중에 하나다. 기원전 687년 중국에서 처음 기록된 이후 무려 2700년 동안 관측돼왔다. 페르세우스자리, 쌍둥이자리,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이루어진 3대 유성우에는 끼지 못하지만, 그래도 거문고자리 유성우는 시간당 10-15개가 화려한 빛을 내며 천공을 가로지르며, 곳에 따라서는 시간당 700개의 별똥 우주쇼를 연출한 적이 있어 우주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1일 해질녘부터 23일 동트기 직전인 새벽녘에 가장 화려한 별똥 쇼가 목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유성우는 1861년 A.E. 데처에 의해 발견된 혜성 데처(Thatcher, C/1861 G1)가 지나가면서 우주 공간에 남겨놓은 부스러기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들어와 불타며 비처럼 쏟아지는 현상이다. 데처 혜성은 별똥 쇼를 만드는 유성 중에서는 가장 주기가 길어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4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 중 누구도 2200년대에 다시 도래할 이 혜성을 볼 수는 없겠지만, 수백 년 전 그 혜성이 지나가면서 흘려놓은 작은 조각들을 이번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조각들은 슈팅 스타(shooting stars)가 되어 지구 대기에서 불타는 듯한 빛으로 허공을 가르며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우주 별똥별 쇼를 잘 보려면 빛공해가 적고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적당하다. 돗자리와 두둑한 옷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쌍안경도 하나쯤 가져가는 게 좋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산소마스크 코까지” 승무원 안전 시범 잘 봐야 하는 이유

    “산소마스크 코까지” 승무원 안전 시범 잘 봐야 하는 이유

    먼저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지난 17일(현지시간) 149명의 승객을 태운 채 비행하다 제트엔진 하나를 잃는 바람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SWA 1380편 모습이다. 승객들이 산소 마스크를 쓴 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잘못된 방법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승무원으로 10년 일했고 아메리칸항공의 비상 훈련 가이드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고 밝힌 바비 로리는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제발 승무원의 탑승 안전 데몬스트레이션에 주의를 기울여달라. 손전화 내려놓고 셀피 찍는 일 멈추고 귀기울여 달라. 코와 입을 다 덮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속 승객들은 아니나다를까 입만 가리고 있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일수록 이런 탑승 안전 데몬스트레이션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그저 별볼일 없이 되풀이되는 법적 규정처럼 들리지만 앞으로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어보라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기장 출신으로 항공 안전 전문가인 필 크라우처는 “비행기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승객으로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지겹더라도 혹시 놓친 것이 있다면 주워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그들이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이 없게 술을 마시지 말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런 데몬스트레이션이 아무런 주의를 끌지 못하면 항공기 승무원들은 일하기가 힘들어진다. 로리는 개선된 탑승 안전 규정이 대다수 승객들에겐 잠으로 이끄는 음악처럼 다가가는 것 같다고 했다. 승무원들은 이런 비상 상황에 각자 할일이 있어 승객 안전은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 그는 자신이 탑승한 비행기에서 터뷸런스(비행기가 요동 치는) 상황을 겪었다고 했다. 비행기 뒤쪽에 서 있었는데 천장에 머리가 부딪혔다. 그는 “시트벨트 경고가 들어온 상황에도 화장실 앞에는 여전히 긴 줄이 서 있었다. 자리를 떠나면 안된다는 규정을 알고 있었지만 그랬다”며 “어떤 순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승무원들도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코와 입을 모두 가리지 않으면 허공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것과 같다. 입으로만 숨쉬어야 한다는 점을 의식적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가 중요한 것은 객실 안의 기압을 비행기가 순항하는 높이보다 낮은 고도의 기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처럼 갑자기 기압을 낮추면 객실 안의 공기 공급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 또 하나는 등받이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 비상착륙을 하게 되면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등받이를 세우라고 일러준다. 심지어 뛰어다니며 직접 바로세우기도 한다. 두 전문가는 하강할 때나 충돌할 때나 충격을 덜 받으려면 채찍을 맞는 것처럼 다치지 않으려면 그래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 믿기지 않게도 비상탈출할 때 가방이나 신발을 챙기려는 승객이 있다. 크라우처는 모든 승객이 90초 안에 신속히 탈출하도록 비행기가 설계돼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앞 사람 등을 타오르고 짓밟기도 한다. 이렇게 혼란이 벌어지면 죽는다. 해서 질서있게 탈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리는 “가방을 안고 탈출하다 슬라이드에 구멍을 낼 수도 있다. 다른 이들을 모두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탑승할 때 자신의 좌석에서 탈출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가를 알아두면 요긴하다. 로리는 “1분만 시간을 들여 안전 안내 브로마이드를 들춰 읽고 탈출구가 어디 있는지 알아두며 산소 마스크 쓰는 요령을 익힌 다음 손전화를 꺼내 셀피를 찍어도 된다”고 조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왕홍’ 되고팠던 아빠…자녀 상반신 마비 몰아

    중국의 왕홍(網紅) 과열 분위기가 자칫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왕홍은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유명세를 얻는 인물을 일컫는 신조어다. 최근 중국 유력 언론들은 동영상 전문 애플리케이션 ‘도우인(抖音)’에 게재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의 자녀를 허공에 던지는 영상을 촬영한 뒤 해당 자녀의 둔부가 크게 손상됐다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물 속의 남성은 자신의 3세 자녀 페이페이를 허공 방향으로 약 10회 던지고 받는 동작을 연속해서 촬영했다. 문제는 촬영 도중 남성이 자신의 자녀를 실수로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렸고, 피해 아동은 공중에서 180도 회전한 뒤 바닥에 머리를 찧는 모습이 동영상 앱 상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해당 영상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노출된 영상물 속에서 피해 아동의 둔부 일부가 크게 훼손 당한 것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영상이 크게 논란이 되자, 담당 공안국은 문제의 남성을 곧장 적발해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담당하는 공안국 관계자에 따르면 가해 남성은 자신의 자녀가 바닥에 추락한 직후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둔부와 척추 일부를 크게 다친 탓에 상반신 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가해 남성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진술, 실제로 해당 남성 역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도우인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촬영, 편집, 특수 효과 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중국 국내 영상물 전문 앱이다. 일반 SNS와 같이 불특정 다수와의 동영상 공유 기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용자는 직접 촬영부터 편집, 게재 등을 통해 유명세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각종 위험 천만한 동작을 촬영한 영상물이 해당 앱 상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동영상을 게재 할 시 이를 모방하려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위험한 동작을 무작성 게재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행위는 중요한 것이지만, 위험한 행동을 하면서까지 즐거움만을 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길섶에서] ‘서울숲’ 오후/박건승 논설위원

    ‘서울숲’ 아침은 싱그럽다. 알알이 이슬 맺힌 풀잎, 원앙이 짝을 지어 한가롭게 햇살을 즐기는 호수,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 계절이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봄날 아침 코를 찌르는 푸르름의 향기는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한낮엔 백화(百花)가 난만(爛漫)하고, 둥근 달이 뜨는 밤엔 달빛이 벚꽃이랑 목련이랑 어울려 어지럽게 춤을 춘다. 그런 서울숲에 불청객 하나가 똬리를 틀었다. 숲 잔디가 사라지면서 오후만 되면 어김없이 치솟아 오르는 흙바람이다. 땅에는 꽃바람, 하늘엔 미세먼지-황사 바람, 허공에는 흙바람이 어울려 산다고나 할까. 시도 때도 없이 휩쓸고 지나가는 거센 모랫바람 앞에선 수선화의 청초함도, 목련화의 수줍음도 찾아볼 수 없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집에 돌아온 조카네 아이들의 몸에선 시커먼 물이 흘러내린다. 이쯤 되면 잔디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서울시가 눈총을 받는 건 당연한 일. 아이들을 씻기는 조카는 “미국 센트럴파크를 본떴다는 숲공원이 왜 이래요”라며 화난 표정이다. 어느 시인은 ‘새봄엔 어린 꽃잎이 처음 낳은 새벽이슬처럼 조금은 더 맑게 살 일’이라고 했는데….
  • ‘세월호 7시간, 박근혜 불쌍’ 홍지만 논평에 김성태 “당 공식 입장 아니다”

    ‘세월호 7시간, 박근혜 불쌍’ 홍지만 논평에 김성태 “당 공식 입장 아니다”

    ‘세월호 7시간’ 수사 결과가 나오자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논평을 내놔 논란이 커진 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진화하고 나섰다.●홍지만 대변인 “박근혜 불쌍하다” 했다가 수정 홍지만 대변인은 28일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낸 논평에서 “국민들에게 그 동안 ‘세월호 7시간’으로 세상을 농단한 자들을 주시하고 추적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홍지만 대변인이 말한 ‘세상을 농단한 자’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아니라 세월호 7시간 규명을 촉구한 국민들이다. 홍지만 대변인은 “7시간을 두고 긴 세월 벌어졌던 일은 참담하다”면서 “정상적인 근무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말, 정윤회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 시술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나라를 뒤흔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의혹에 목청 돋구는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의 말을 받아 일본 언론은 찌라시 같은 연애 소설을 썼고, 모 의원은 있지도 않은 성형 수술을 제기해 온갖 곳을 쑤시고 돌아다녔다”면서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고, 최순실씨가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검찰의 발표 내용을 소개하며 “실체는 단순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당일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넘긴 오전 10시 22분에서야 침실에서 첫 보고를 듣고 첫 지시를 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저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했으면 될 일’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것이다. 홍지만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후 최순실씨를 청와대에서 만나 세월호 대책회의까지 한 일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치부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권력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갖가지 의혹이 쏟아졌던 것은 당시 청와대가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보고 과정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 수사 결과 박근혜 청와대가 “팩트”라며 내세웠던 주장은 상당 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 홍지만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밝힌 부분이 논란이 되자 이 부분을 “박 전 대통령이 편파적으로 수사 받았던 게 사실이다”라고 고쳐 언론에 다시 배포했다. ●박주민 “국민이 석고대죄할 일인가” 그러나 여전히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박 전 대통령 옹호에만 급급한 ‘적반하장식’ 논평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세월호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SNS에 “그 동안 많은 분이 세월호 7시간을 이야기해 온 이유는 그 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300명이 넘도록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그 시간 동안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였다”면서 “많은 분이 세월호 7시간을 두고 화를 냈던 것이 너무나 정당하고 타당했던 것으로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그런데 홍지만이라는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오히려 그동안 세월호 7시간에 대해 화내왔던 사람들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 아닌 말을 했다고 한다”면서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과 그 사람을 비호해왔던 사람들이 국민과 피해자 앞에서 석고대죄해야지, 그것을 문제 삼은 국민이 석고대죄해야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박주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중대본에 가기로 결정한 뒤에도 머리 손질에 한참 동안 시간을 허비한 것에 대해서도 “이러한 태도는 대통령의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 전 대통령,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를 비호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국민의 분노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피고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당 공식 입장 아니다” 진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자 내놓은 논평이 도리어 부메랑처럼 자유한국당을 향해 돌아오자 김성태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김성태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의 입장이 어제 밤에 나간 이후로 우리당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그런 부분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제 밤에 나간 대변인 논평에 대해서는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날 논평은) 공식이라고 확정하긴 어렵다”면서 “대통령이 불행한 사고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단 것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이 어떤 경우든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 한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지만 대변인이 처음 내놓은 논평 원문. ■ 세월호 7시간 진실이 밝혀졌다. 이제는 농단 주범이 책임을 말해야 한다. 검찰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수사결과 발표에 경악한다. 검찰은 7시간 의혹엔 실체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 7시간을 두고 긴 세월 벌어졌던 일은 참담하다. 정상적인 근무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말,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 시술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의혹에 목청 돋구는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의 말을 받아 일본 언론은 찌라시 같은 연애 소설을 썼고, 모 의원은 있지도 않은 성형 수술을 제기해서 온갖 곳을 쑤시고 돌아다녔다. 시민이 쓰라고 만들어 놓은 광화문 광장을 몇 년간 불법으로 사용하며 세월호를 불쏘시개 삼아 버텼던 시민단체는 무엇이며, 찌라시 같은 얘기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실인양 호도하며 쓴 언론은 또 무엇인가. 그리고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또 무엇인가.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는 광란의 시간이 너무 오래갔다. 실체는 단순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고, 최순실씨가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다.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란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당시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현재의 야당 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 해야 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들에 대한 처벌을 고민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세월호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의 글도 이제는 다시 해석되고, 그의 집권 과정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 국민들에게는 오는 지자체 선거에서 이런 거짓말로 천하를 덮고, 허공에 온갖 것을 쑤셔 넣어 스토리를 만들고 그 허상 위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을 단죄해 주십사하고 요청 드린다. 그동안 세월호 7시간으로 세상을 농단한 자들을 주시하고 추적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2018. 3. 28. 자유한국당 대변인 홍 지 만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당 “‘세월호 7시간’ 사실무근…박 전 대통령 불쌍하다”

    한국당 “‘세월호 7시간’ 사실무근…박 전 대통령 불쌍하다”

    자유한국당은 28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실체가 없다고 발표한 것으로,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홍지만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제기된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시술설 등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을 요구한 촛불집회를 ‘광란의 시간’으로 규정하면서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세월호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의 글도 다시 해석되고, 그의 집권과정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는 지방선거에서 허공에 온갖 것을 쑤셔 넣어 스토리를 만들고 그 허상 위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을 단죄해 주실 것을 국민에게 요청드린다”며 “세월호 7시간으로 세상을 농단한 자들을 주시하고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 꼭 잡고’ 한혜진, 무릎 꿇은 윤상현 외면 ‘애틋 VS 냉랭’

    ‘손 꼭 잡고’ 한혜진, 무릎 꿇은 윤상현 외면 ‘애틋 VS 냉랭’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한혜진이 윤상현을 차갑게 외면하는 투샷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인물간의 견고하고 촘촘한 감정 변화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은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 김성용/제작 ㈜넘버쓰리픽쳐스 세이온미디어/이하 ‘손 꼭 잡고’)측이 27일(화), 한혜진(남현주 역)-윤상현(김도영 역)의 한층 멀어진 부부 사이가 포착돼 관심을 집중시킨다. 지난 ‘손 꼭 잡고’ 3,4회 엔딩에서 현주(한혜진 분)는 자신의 뇌종양 확진 사실을 도영(윤상현 분)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폭탄 고백을 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한편 현주와 도영은 그 어떤 부부보다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던 바 남편 도영을 위한 현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안방극장의 슬픔은 더욱 커졌다. 이 가운데 한혜진이 윤상현을 차갑게 외면하는 모습이 공개돼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게 되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공개된 스틸 속 한혜진-윤상현의 한층 멀어진 거리감이 이목을 끈다. 냉랭한 기류가 흐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물론 물리적 거리가 포착된 것. 한혜진은 열린 방문 끝에 기대서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고 윤상현은 멀찍이 침대에 앉아있다. 마치 나가달라는 듯 냉랭한 한혜진의 무언의 제스처가 심장을 쿵 내려앉게 만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상현이 한혜진을 꼭 끌어안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윤상현은 품 속의 한혜진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는데, 절절한 그의 눈빛이 심장을 미어지게 만든다. 더욱이 윤상현은 한혜진과 눈을 마주치려 애쓰며 무릎까지 꿇고 있는 모습. 하지만 한혜진은 윤상현의 눈길을 피할 뿐이다. 눈을 마주치면 눈물이 흘러내릴까 윤상현을 바라보지 못하는 한혜진과 충격과 절망에 휩싸인 윤상현의 뒷모습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한편 윤상현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거짓 고백을 한 한혜진이 과연 윤상현에게 어떤 말을 전한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침대 위에 빽빽이 놓여 있는 옷가지가 이목을 끈다. 와이셔츠와 양복 등이 모두 깔끔히 정돈돼 내어진 모습. 이에 과연 두 사람이 별거를 하게 되는 것인지 또 다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손 꼭 잡고’ 제작진 측은 “현주가 도영에게 또 한번의 충격적인 고백을 전하면서 현주를 향한 도영의 믿음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질 것이나 방송을 통해 확인 부탁한다”고 밝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킨다.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손 꼭 잡고’는 매주 수목 밤 10시에 MBC를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막사발을 읽다-송가영(본명 송정자)

    막사발을 읽다/송가영(본명 송정자) 너만 한 너른 품새 세상천지 또 있을까 먼 대륙 날고 날아 난바다도 건너갈 때 태산도 품안에 드는 은유를 되새긴다 털리고 짓밟히고 쓸리기도 했을 게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친구가 되지 못해 바람에 말갛게 씻긴 꽁무니가 하얗다 바람에 몸을 맡긴 가벼운 너의 행보 새처럼 구름처럼 허공을 떠돌다가 양지 뜸 아늑한 땅에 부르튼 생을 뉜다 그리하여 정화수에 묵은 앙금 갈앉히고 눈빛 맑은 옛 도공의 손길을 되짚으면 가슴에 불꽃을 묻은 큰 그릇이 되느니
  • 수원시, 성추문 고은 시인 ‘흔적’ 모두 지운다

    수원시, 성추문 고은 시인 ‘흔적’ 모두 지운다

    경기 수원시가 후배 문인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은 시인의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안성에 사는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수원 광교산 자락에 주택을 마련해 이주시키면서까지 극진한 대접을 해오다 최근 불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가해자로 고은 시인이 지목되자 그와 관련된 정책과 시설물을 없애고 나선 것이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오전 지동 벽화골목 담벽에 고은 시인이 쓴 ’지동에 오면‘이라는 시(詩) 를 지웠다. 벽화골목은 2013년 10월 고은 시인을 포함해 수원에 거주하는 시인 임병호·김우영씨, 아동문학가 윤수천씨, 시조시인 유선·정수자씨 등 30여명이 모여 자작시를 직접 골목길 담벽에 쓰며 붙여진 이름이다.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지동이 아름답고 밝은 마을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당시 고은 시인은 지동 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 벽화골목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직접 창작한 시 ’지동에 오면‘을 골목길 벽면에 자필로 썼다. 시는 앞서 지난달 28일 권선구 권선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비(가로 50㎝·세로 70㎝)를 철거했다. 이 추모 시비는 고은 시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쓴 시(‘꽃봉오리채’)를 새긴 것이다. 수원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건립추진위원회(현 수원평화나비)가 시민성금으로 소녀상을 만들어 2014년 5월 제막하기에 앞서 고은 시인에게 요청하자 고은 시인이 추모시를 써 헌납했다. 그러나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수원지역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철거여론이 커졌고, 결국 수원평화나비가 성추행 논란에 선 시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수원시에 철거를 요청했다. 수원평화나비와 수원시는 시민 의견을 모아 고은 시인의 추모비 자리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다른 시설물을 설치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추모비를 철거하던 당일 팔달구 장안동 일대 시유지 6000㎡에 추진하던 ‘고은문학관’ 건립사업의 철회도 발표했다.또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각종 문학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수원시는 앞선 지난달 18일 고은 시인이 5년 가까이 거주해온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문화향수의 집)을 떠나 새로운 거처로 옮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은 시인이 2013년 10월 수원 지동 벽화마을에 방문해 지동 주민에게 헌정하면서 친필로 벽화에 쓴 시(‘지동에 오면’)도 지워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성추문 사태 이후 지동주민들이 고은 시인이 쓴 시를 벽화에서 지워달라는 요구해왔다”면서 “오늘 오후 수원지역 문학작가와 주민들이 벽화에 쓴 시를 지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뿐 아니라 수원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구단 케이티 위즈도 고은 시인의 흔적을 지우기로 했다. 케이티 위즈는 고은 시인이 지난해 9월 27일 경기도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면서 헌정한 창작시로 만든 캐치프레이즈를 폐기했다. ‘허공이 소리친다 온몸으로 가자’라고 외치는 짧은 시다. kt는 지난 1월 이 시를 2018시즌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으나 고은 시인에 관한 미투 폭로가 나오자 이달 초 폐기를 결정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시, 성추문 고은 시인 ‘흔적’ 모두 지운다

    수원시, 성추문 고은 시인 ‘흔적’ 모두 지운다

    경기 수원시가 후배 문인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은 시인의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안성에 사는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수원 광교산 자락에 주택을 마련해 이주시키면서까지 극진한 대접을 해오다 최근 불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가해자로 고은 시인이 지목되자 그와 관련된 정책과 시설물을 없애고 나선 것이다. 7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권선구 권선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비(가로 50㎝·세로 70㎝)를 철거했다. 이 추모 시비는 고은 시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쓴 시(‘꽃봉오리채’)를 새긴 것이다. 수원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건립추진위원회(현 수원평화나비)가 시민성금으로 소녀상을 만들어 2014년 5월 제막하기에 앞서 고은 시인에게 요청하자 고은 시인이 추모시를 써 헌납했다. 그러나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수원지역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철거여론이 커졌고, 결국 수원평화나비가 성추행 논란에 선 시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수원시에 철거를 요청했다. 수원평화나비 관계자는 “고은 시인이 문학적으로 훌륭한 분이어서 추모시를 헌납했을 때는 무척 기뻤고, 감사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그런 사실(성추행 의혹)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평화나비와 수원시는 시민 의견을 모아 고은 시인의 추모비 자리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다른 시설물을 설치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추모비를 철거하던 당일 팔달구 장안동 일대 시유지 6000㎡에 추진하던 ‘고은문학관’ 건립사업의 철회도 발표했다.또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각종 문학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수원시는 앞선 지난달 18일 고은 시인이 5년 가까이 거주해온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문화향수의 집)을 떠나 새로운 거처로 옮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은 시인이 2013년 10월 수원 지동 벽화마을에 방문해 지동 주민에게 헌정하면서 친필로 벽화에 쓴 시(‘지동에 오면’)도 지워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성추문 사태 이후 지동주민들이 고은 시인이 쓴 시를 벽화에서 지워달라는 요구해왔다”면서 “오늘 오후 수원지역 문학작가와 주민들이 벽화에 쓴 시를 지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뿐 아니라 수원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구단 케이티 위즈도 고은 시인의 흔적을 지우기로 했다. 케이티 위즈는 고은 시인이 지난해 9월 27일 경기도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면서 헌정한 창작시로 만든 캐치프레이즈를 폐기했다. ‘허공이 소리친다 온몸으로 가자’라고 외치는 짧은 시다. kt는 지난 1월 이 시를 2018시즌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으나 고은 시인에 관한 미투 폭로가 나오자 이달 초 폐기를 결정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퍼블릭 뷰] 옛 소각장서 피운 문화예술의 꽃… 방치공간 새 숨결, 지역명소로 새생명

    [퍼블릭 뷰] 옛 소각장서 피운 문화예술의 꽃… 방치공간 새 숨결, 지역명소로 새생명

    경기 부천에 의미 있는 문화시설 한 곳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쓰레기 소각장을 ‘업사이클링’하여 ‘부천아트벙커 B39’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융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B39’는 소각장 벙커 높이 39m를 상징하는 뜻으로 붙여졌다.# 융복합 문화공간 ‘부천아트벙커 B39 ’ 준공 눈앞 ‘B39’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공간과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 작은도서관을 품은 레스토랑, 팝업스토어, 외부 공간의 나무 숲 등으로 조성됐다. 1995년부터 하루 200t의 폐기물을 처리하다 2010년 가동을 중단했다가 이후 혐오시설이라는 오명을 안은 채 방치됐던 쓰레기 소각장이 상징적인 공간으로 재생됐다. 낙후된 원도심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문화명소로 변신하는 반전의 순간이다. 시간이 흐르면 새로 산 물건도 낡아지듯이, 도시도 건물도 시간이 흐를수록 노후화되고 낡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허물고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부천시는 용도폐기되거나 수명을 다한 공공시설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기보다는, 있는 상태에서 상상력을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다. 이른바 창조적 재생사업들이다. 부천시의 도시재생 사례는 이미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년 동안 부천시에 수돗물을 공급했던 5만 2000여㎡ 부지의 여월정수장은 2003년 시설폐쇄 후 그린벨트에 묶여 10여년간 방치됐던 낡은 폐허공간이었다. # 새 건물보다 상상력 덧입혀 시민 공간으로 창조 부천은 방치된 폐정수장을 시민·전문가·행정이 함께하는 융합행정 추진을 통해 살아 있는 도시농업공원으로 변모시켰다. 현재 버섯재배를 비롯해 양봉· 원예 등 도시에서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농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버려져 있던 산꼭대기 배수지를 리모델링해 도심 속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천문과학관으로 조성한 일과 콘크리트 복개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 일, 혼잡하고 불결했던 전철역 광장을 사람 중심 광장으로 개선한 점 등 인내심을 갖고 지속 추진한 사업들이 삭막했던 도시환경을 창의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시민 삶의 질을 보다 충실히 담아내고 지역이 가진 제반의 물질적·문화적 여건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합·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도시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작업을 말한다. 이와 같은 노력은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익히 알고 있듯, 기차역을 다시 살린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과 독일 함부르크의 반호프미술관, 화력발전소가 변신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갤러리, 조선소와 공장이 가득했던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성공사례는 재생과 창조의 미학을 논하기에 손색이 없다. # 공공시설물에 그치지 않고 민간으로 확대 기대 외국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도시재생 사업들은 여러 지자체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일정 부문 성과도 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공공시설물에 국한되거나 사업주체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쇠락해 가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고 기능을 잃어 방치된 공간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발상의 전환이 일궈낸 창조적 재생의 기적들이 민간영역을 넘어 개개인 생활공간으로까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 한국 온 北선수단… 北서 몰래 보던 한국드라마 시청 금지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 한국 온 北선수단… 北서 몰래 보던 한국드라마 시청 금지

    北 1990년대 후반부터 한류 유행평양 등 北 전역서 한국드라마 봐 “당연히 한국 드라마를 못 보게 하죠. 북한은 그것만큼은 철저합니다.”지난달 30일 오랜만에 만난 한 정부 당국자는 충북 진천에서 훈련 중인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훈련 외 시간에 TV 시청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이 남한으로 파견하는 대표단들에 강도 높은 정신교육을 시켜 내려보낸다는 것은 이미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내려온 선수와 감독, 수행원들이 이 같은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는지 궁금했다. 단적인 사례가 지난달 27일 북한 선발대의 MBC 방문 때 발생한 사건이다. 서울 마포구 MBC 상암홀에서 진행된 한 걸그룹의 리허설을 우연히 보게 된 북한 대표단은 순간 경직됐다고 한다. 그들과 동행했던 한 관계자는 “북한 인사들이 허공 또는 바닥을 쳐다보는 등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경멸하는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현장에서 보았으니,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한의 걸그룹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관계자들의 실제 속마음은 어땠을지 모를 일이다. 북한은 전 세계에 유례없는 폐쇄 국가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김씨왕조’로 칭하는 것도 이 같은 전근대적인 제도를 택하고 있는 현실을 비꼬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세습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외부 정보를 차단해 주민들로 하여금 북한과 다른 국가들을 비교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필수다. 외부 정보가 부족한 북한 주민들은 극도의 빈곤에서도 당국이 선전하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는 말에 속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남한 등 외부의 정보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 1990대 후반부터 북한 전역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일반 노동자, 농민을 제외한 중산층 정도의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은 감정이 통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알았다. 탈북민 강모(39)씨는 “장마당 등지에서 몰래 거래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당시에는 더 없는 낙이었다”며 “김정일, 김정은의 선전물로 채워져 있는 북한 TV는 안 본 지 오래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일상이라는 것이 탈북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런 북한 주민들이 일상으로 느끼던 남한 드라마를 정작 남한에 내려와서 못 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5월 서울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당시 북한 축구대표팀은 체류 기간 동안 숙소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 설치된 TV의 케이블 선을 자체적으로 끊었다고 한다. 이유는 평양에서 철저한 교육을 했음에도 선수들이 남한 드라마와 뉴스를 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 선수단의 감독과 수행원들이 저녁 점검 등 구실을 만들어 수시로 선수들의 숙소에 들이닥친다”며 “사실상 감시를 위해 선수단 운영이나 훈련과는 관계없는 수행원들이 대표단에 섞여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해외로 전지훈련이나 시합을 나가는 선수단 등 대규모로 해외로 나가는 대표단에도 똑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재국의 TV를 보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대표단의 경우에는 감시를 위해 국가보위부 등 관계자들이 동행해 가능하지만, 소수로 움직이거나 혼자 있을 때는 감시가 소홀해 각자 보고 싶은 TV와 뉴스를 본다고 한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영국에서 혼자 있을 때 자신의 PC로 한국 언론사의 기사를 수시로 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mk5227@seoul.co.kr
  •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한국 온 北선수단… 北서 몰래 보던 한국드라마 시청 금지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한국 온 北선수단… 北서 몰래 보던 한국드라마 시청 금지

    北 1990년대 후반부터 한류 유행평양 등 北 전역서 한국드라마 봐 “당연히 한국 드라마를 못 보게 하죠. 북한은 그것만큼은 철저합니다.”지난달 30일 오랜만에 만난 한 정부 당국자는 충북 진천에서 훈련 중인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훈련 외 시간에 TV 시청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이 남한으로 파견하는 대표단들에 강도 높은 정신교육을 시켜 내려보낸다는 것은 이미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내려온 선수와 감독, 수행원들이 이 같은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는지 궁금했다. 단적인 사례가 지난달 27일 북한 선발대의 MBC 방문 때 발생한 사건이다. 서울 마포구 MBC 상암홀에서 진행된 한 걸그룹의 리허설을 우연히 보게 된 북한 대표단은 순간 경직됐다고 한다. 그들과 동행했던 한 관계자는 “북한 인사들이 허공 또는 바닥을 쳐다보는 등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경멸하는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현장에서 보았으니,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한의 걸그룹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관계자들의 실제 속마음은 어땠을지 모를 일이다. 북한은 전 세계에 유례없는 폐쇄 국가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김씨왕조’로 칭하는 것도 이 같은 전근대적인 제도를 택하고 있는 현실을 비꼬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세습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외부 정보를 차단해 주민들로 하여금 북한과 다른 국가들을 비교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필수다. 외부 정보가 부족한 북한 주민들은 극도의 빈곤에서도 당국이 선전하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는 말에 속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남한 등 외부의 정보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 1990대 후반부터 북한 전역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일반 노동자, 농민을 제외한 중산층 정도의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은 감정이 통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알았다. 탈북민 강모(39)씨는 “장마당 등지에서 몰래 거래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당시에는 더 없는 낙이었다”며 “김정일, 김정은의 선전물로 채워져 있는 북한 TV는 안 본 지 오래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일상이라는 것이 탈북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런 북한 주민들이 일상으로 느끼던 남한 드라마를 정작 남한에 내려와서 못 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5월 서울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당시 북한 축구대표팀은 체류 기간 동안 숙소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 설치된 TV의 케이블 선을 자체적으로 끊었다고 한다. 이유는 평양에서 철저한 교육을 했음에도 선수들이 남한 드라마와 뉴스를 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 선수단의 감독과 수행원들이 저녁 점검 등 구실을 만들어 수시로 선수들의 숙소에 들이닥친다”며 “사실상 감시를 위해 선수단 운영이나 훈련과는 관계없는 수행원들이 대표단에 섞여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해외로 전지훈련이나 시합을 나가는 선수단 등 대규모로 해외로 나가는 대표단에도 똑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재국의 TV를 보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대표단의 경우에는 감시를 위해 국가보위부 등 관계자들이 동행해 가능하지만, 소수로 움직이거나 혼자 있을 때는 감시가 소홀해 각자 보고 싶은 TV와 뉴스를 본다고 한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영국에서 혼자 있을 때 자신의 PC로 한국 언론사의 기사를 수시로 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mk5227@seoul.co.kr
  •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 53조 1500억원, 영업이익 24조 3000억원 등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경영성과를 공유하기로 하고 반도체 임직원과 회사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약 150억원의 상생 협력금을 조성했다. 또한 지금껏 가장 많은 규모인 약 500억원의 인센티브를 협력사에 지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상반기 총 138개 협력사에 201억 7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이로써 반도체 부문 협력사와의 경영성과 공유 규모는 총 650억원에 이른다.삼성전자는 전 협력사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협력사 발전이 곧 삼성전자 경쟁력 향상’이란 철학으로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펼치는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보면 크게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자금 운용 돕는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먼저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2005년부터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대금 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설·추석 등의 명절 때는 구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자금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첫째 ‘상생펀드’를 운영한다.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고 있다. 둘째 ‘물대지원펀드’를 조성·운영한다. 물대지원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셋째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생보증 프로그램은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은행의 별도 심사나 담보 없이 금리 우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이 제도를 통해 2016년 15개사에 총 112억원을 지원했다. 해외 진출 또는 수출용 자재 납품 중소기업이 수출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입은행 연계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2016년 동안 42개사가 2243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넷째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에 2013년 1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은 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개발 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연구·개발 과제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개사에 105억원의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다섯째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대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상생결제시스템을 2015년 도입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에, 그리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 연계 시스템’을 활용해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조기에 납품대금을 현금화하는 프로그램이다.●역량 키우는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두 번째인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은 사원 교육, 인재 채용 등 인적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째 ‘협력사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을 활용해 ▲신입사원 입문 및 간부·임원 승격 과정과 같은 계층별 교육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수준별 전문직무교육 ▲글로벌 및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과정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759개의 1·2차 협력사 임직원 총 1만 3089명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둘째 ‘삼성 협력사 인재 채용 지원’을 한다.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청년일자리센터는 청년 구직자 취업과 협력사 우수인력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우수 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우수인력 확보와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기존 전자, 중공업, 건설 업종 중심에서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서비스 업종 계열사까지 확대해 총 12개 계열사, 197개 1·2차 협력사에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를 줬다. 또한 협력사 신규 채용 인력에는 삼성 신입사원 교육에 준한 신입 입문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지원해 협력사 신입 인력이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경쟁력 높이는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세 번째인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째로 ‘협력사 혁신활동 컨설팅’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해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 8대 분야로 확대해 총 146개의 1·2차 협력사에 컨설팅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 범위를 넓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국내 협력사의 지원도 강화했다. 둘째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2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의 상생컨설턴트 외에도 외부 컨설턴트를 현장에 파견해 경영 관리, 제조현장 개선, 생산기술 등 협력사 경영활동의 전반적인 혁신을 돕고 있다. 셋째 ‘성과공유제’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원가절감, 품질·생산성 향상, 신기술 개발 등의 공동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자금, 인력 등을 지원하며 개발 성공 시에는 현금 보상, 물량 확대, 특허공유 등의 형태로 그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넷째 ‘특허 공유제’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보유 특허 총 2만 7000여건을 개방하고,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에 개방 특허를 게시했다. 특허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삼성전자의 특허 전문가와 계약 조건 등 협의를 거쳐 특허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사내 특허 전문가를 파견해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 분야에 대한 특허 매칭, 특허 출원 지원,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다섯째 ‘스마트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미거래 중소기업의 제조현장을 ICT와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중소·중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공장운영 시스템 등 4대 분야에 대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고독하지 않은 혁명은 없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고독하지 않은 혁명은 없다.

    세계문학전집이라 하면 늘 서양고전만 생각하는 밉상스러운 관념이 있지요. 아시아·아프리카·남미문학이나 우리 문학은 숫제 취급도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자신 있게 김수영 시인(1921~1968)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올해가 그의 50주기라는 까닭 이전에 김수영이라는 이름 석 자는 이 시대 작가들에게 한 번쯤 거쳐야 할 문사(文士)의 훈련소입니다. 세계에 알려야 할 세계문학 작가이기도 합니다.새해가 오면 올해 성취하고 싶은 저마다의 꿈을 나눕니다. 무수한 개인의 꿈이 모여 공동체의 꿈이 됩니다. 삭막한 이 나라 사람들이 함께 꿈꾸는 염원은 무엇일까요. 통일이나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오래된 꿈이며, 정치적 무의식이겠죠. 신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염원 1위는 적폐청산입니다. 민주화의 염원을 담아 사랑받는 영화 ‘1987’에서 연희(김태리)는 호소합니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가족들 생각은 안 해요. 그날 같은 거 안 와요. 꿈꾸고 살지 말아요.” 과연 꿈을 포기해야 할까요. 김수영은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는 시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실패한 개혁의 꿈을 지적합니다.1960년 4·19학생혁명이 일어나고 두 달 정도 지나 쓴 작품입니다. 4월 19일 정오 무렵부터 거리에서 투석전이 있고, 총소리가 들리던 오후 2시 50분쯤 김수영은 라디오를 들으며 “우라질 놈들”이라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혁명이 성공하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12년 만에 이승만 독재가 무너지던 날, 김수영은 너무나 기뻐 도봉동 어머니 집으로 뛰어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뻐했던 건 처음이에요. 그냥 일 없이 도봉동집으로 왔죠. 집에 들어올 때 오빠가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랬는데 점점 실망이 깊어지는 것을 곁에서 보았지요. 그다음에는 무슨 행사 시를 쓰라고 하니까, 아, 내가 행사 시나 쓰는 사람이냐, 하고 벌컥 화를 내던 일이 기억나요.”동생 김수명 여사는 그 무렵 김수영 시인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증언합니다. 아쉽게도 4·19는 성공한 혁명에 이르지 못합니다. 그 이유를 시인은 노고지리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하는 어떤 시인은 셰익스피어다, 셸리다, 피천득이다라는 등 여러 논의가 있습니다만, 하늘을 나는 노고지리를 보고 그저 ‘자유로워 보이는군. 멋있어’라고 피상적으로 보는 것은 틀렸으니 “수정되어야 한다”고 시인은 지적합니다. 노고지리는 종달새를 말합니다. 참새처럼 생겼는데 참새보다는 조금 커서 16~18㎝쯤 되고, 북위 30도 이북의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는 새입니다.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종달새처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흔한 존재입니다. 노고지리 대신 나 혹은 우리 자신으로 읽을 수도 있단 말이죠. 노고지리가 쉽게 날 수 있을까요. 알에서 나오자마자 들짐승에게 잡히는 경우도 많겠죠. 종달새 새끼를 씹고 피 묻은 부리로 입맛을 다시는 살쾡이도 있겠죠. 날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 파닥이며 연습해야 할까. 언덕에서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뭣 모르고 절벽을 뛰어내린 종달새는 많이 죽을 겁니다. 자유롭게 날려면 오랜 시간 처절하게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한 마리 노고지리는 자유롭게 날기까지 “어째서 자유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깨닫는 겁니다. 자유를 위하여 푸른 하늘의 푸른 색과 대비되는 붉은 피를 흘려야 하는 겁니다. “자유를 위해서/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라는 구절로 이제 사람 이야기로 바뀝니다. 노고지리 노래가 행복한 것 같지만, 그 노래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습니다. 무수한 날갯짓으로 피눈물 삼키며 가까스로 허공에 떠오릅니다. 이 피는 혈액의 의미를 넘어 더욱 근원적이고 치열한 고독의 투쟁을 뜻합니다. 니체가 “나는 피로 쓴 글을 좋아한다”고 했듯이, 피는 근본적인 각성(覺醒)을 말합니다.박두진은 시 ‘푸른 하늘 아래’(청록집·1947)에서 푸른 하늘을 해방조국에 비유했어요. 김수영에게 푸른 하늘은 혁명조국입니다. 박두진과 김수영 시에서 ‘푸른 하늘’이라는 이미지는 모두 자유의 표상입니다. 이쯤에서 시인은 직언을 꽂아 넣습니다. “혁명은/왜 고독한 것인가를//혁명(革命)은/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혁명이라 하면 흔히 1789년 프랑스 혁명을 생각합니다. 혁명을 뜻하는 영어 ‘레볼루션’(revolution)은 라틴어 ‘revolutio’가 어원으로, ‘회전하다’, ‘바뀐다’, ‘반전하다’라는 뜻입니다. 정치적인 변화만 혁명이라고 하지는 않아요. 산업혁명, 디지털혁명처럼 새로운 체계가 시작할 때 혁명으로도 표현합니다. 혁(革)이라는 한자가 죽은 짐승에게서 벗겨낸 가죽을 펼쳐 놓은 상형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짐승이 죽으면 살은 금방 썩습니다. 가죽을 쓰려면 빨리 벗겨내 안쪽에 붙어 있는 고기를 떼고 물에 잘 씻어 한참 두들겨 부드럽게 무두질합니다. 혁에는 무두질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여기서 왜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이라고 썼을까요. 고독이란 뭘까요. 김수영은 일기(1960년 6월 16일)에 이렇게 썼어요. “이 고독이 이제로부터의 나의 창조의 원동력이 되리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 뚜렷하게 느낀다. 혁명도 이 위대한 고독이 없이는 되지 않는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혁명이란 위대한 창조적 추진력의 복본(複本·counterpart)이니까. 요즈음의 나의 심경은 외향적 명랑성과 내향적 침잠 혹은 섬세성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졸시 ‘푸른 하늘을’이 약간의 비관미를 띄우고 있는 것은 역시 격려의 의미에서 오는 것이리라.” 김수영은 정치·사회혁명과 시인의 내면혁명을 따로 생각하지 않아요. “나의 심경은 외향적 명랑성과 내향적 침잠 혹은 섬세성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구절에서 보듯, 외향적 명랑성(정치적 혁명)과 내향적 침장 혹은 섬세성(내면적 고독)을 일치시키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혁명도 이 위대한 고독이 없이는 되지 않는다”는 말은 자기혁명 없이 사회혁명은 없다는 말이죠. 철저히 자기혁명의 고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타인, 타국의 힘을 빌리는 순간, 그것은 이미 혁명이 아닙니다. 혁명은 철저히 나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철저히 자기혁명을 이룬 고독한 단독자들의 연대, 그것이 없다면 내면혁명, 외면혁명은 모두 실패한 것입니다. 고독하다는 것은 사사로운 인간관계와의 결별을 의미합니다. 적폐라는 과거와 결별한 절대고독에서 혁명은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를 위해 해직당하고, 가족과 이별하고, 고문받고, 감옥에 가고, 자살하고, 타인에 의해 죽었습니다. 혁명을 이루려면 국민 한 명 한 명이 고독한 노고지리처럼 피의 결심을 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합니다. ‘1987’의 주인공은 그 시대를 살았던 깨달은 단독자들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검사에서 기자로, 기자에서 교도관으로, 교도관에서 연희로, 연희에서 광장의 수많은 사람으로 바뀝니다. 역사를 변화시킨 주인공들은 깨달은 국민이라고 영화는 말합니다. 고독한 깨달음의 릴레이야말로 혁명을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4·19의 실패를 두 달 만에 예견한 이 시는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1967), 고은의 ‘화살’(1978)을 연상시킵니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홀로 피 흘리는 노고지리의 심정으로 매일 고독한 내면혁명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역사혁명은 절대 일어나지 않죠. 묵언정진하는 단독자들의 연대에 의해 혁명은 가능합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바꾸는 것만으로 혁명은 성공하지 않습니다. 내 안은 물론 과거의 적폐까지 몰아내려는 고독한 날갯짓을 할 때 우리는 푸른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비상(非常)한 때, 우리가 비상(飛上)하려면, 고독한 혁명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詩人)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어째서 자유(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혁명(革命)은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革命)은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김수영 ‘푸른 하늘을’(1960.6.15,)
  • [이재무의 오솔길] 몽블랑

    [이재무의 오솔길] 몽블랑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인가…/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나 구름을 걸어두었다 이것으로 근엄한 장군의 수염을 그리거나 부유한 앵무새의 혓바닥 노릇을 한 적도 있다…/그리하여 볕 좋은 어느 가을날 나는 눈썹 까만 해바라기 씨를 까먹으면서, 해바라기 그 황금 원반에 새겨진 ‘파카’니 ‘크리스탈’이니 하는 빛나는 만년필 시대의 이름들을 추억해 보는 것이다”(송찬호 시, ‘만년필’ 부분)2018년이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58년 개띠인 나는 무술년 개띠 해를 맞는 느낌이 남다르다. 낱낱의 시간은 더디게 가지만 단위로 묶어 놓은 시간은 쏜살같이 빠르게 흐른다. 시간은 마치 헐어 놓기가 무섭게 비워 가는 쌀가마니처럼 문득 의식하여 돌아보면 어느새 저만큼 흘러가 있다. 올해 시간의 쌀가마니도 예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노년에 이를수록 시간의 심리적 흐름은 빠르게 진행된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식, 무의식의 강박 때문이리라.새해를 맞으면 버릇처럼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막연하게나마 계획을 세우고 각오나 결심 같은 걸 하게 되는데, 처음의 각오와 결심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시나브로 느슨해지고 풀어져 흐지부지 사라지고 만다. 올해도 나는 예년의 버릇에 기대어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마음을 다져 보고자 한다. 올해 나의 계획과 다짐은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을 갖는 일이다. 잠 안 오는 늦은 밤 거실에 앉아 있으면 집 안의 온갖 사물들이 조근조근 말을 걸어온다. 벽면에 걸려 있는 TV와 거울이 말을 걸어오고 신발장 속 신발들이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부엌에서 주방기기들이 달그락거리며 싸우고 있고 옷장 속 옷들이며 아내의 화장대에 놓인 화장품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점차 신경이 예민해져서 일일이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 안전을 확인하고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곤 한다. 오늘은 35년 전 문단 말석에 부끄러운 이름 석 자 올린 해 기념으로 받은 선물 몽블랑이 문득 책상 서랍을 열고 나와 내 귀를 크게 열어 놓는다. 몽블랑은 말한다. “당신(나)은 자기(몽블랑)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온 것은 아닌가?” 지인은 35년 전 내게 만년필을 선물하면서 ‘사무사’(思無邪) 정신을 강조했다. 나는 지인의 뜻에 따라 백지 앞에서 삿된 생각을 멀리하려 각별히 애를 써야만 했다. 만년필은 단순한 필기도구가 아니었다. 만년필은 하나의 순결한 정신이요, 굳고 정한 태도였다. 만년필은 의식을 거행하는 사제처럼 엄숙하게 촉에서 나오는 핏방울로 원고지 칸칸을 적셔 나갔다. 만년필은 또한 순금의 언어를 캐는 지하 갱도의 곡괭이였는데, 암벽을 만나 캄캄하게 울기도 했다. 순결에의 강요, 의식을 지배하던 그는 급기야 나의 무의식에까지 촉수를 뻗쳐 왔다. 글쓰기에 두려움을 느낀 나는 그를 장롱 속 문갑 안에 두고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만년필은 내 의식으로부터 멀어져 망각의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만년필 대용으로 볼펜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가볍고 경쾌했다. 쓰기에 속도가 붙고 그럴수록 구겨진 생활이 점차 펴지기 시작했다. 볼펜과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말이 많아지고 글의 길이도 길어졌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그는 나를 속이고 나를 굴절시키고 나아가 나를 터무니없이 과장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징그럽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점차 멀리하게 됐다. 한동안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생업의 순환과 반복에 갇혀 살게 됐다. 무미건조한 생활에 지쳐 갈 무렵 내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여 있었다. 나는 자판을 낯설게 바라보았다. 그는 모든 것에 민감하고, 민첩하고, 신속했다. 나는 속도의 수족이 되어 살았지만 예전처럼 아프지 않았다. 때 묻어 얼룩덜룩한 이름이 세상을 떠돌수록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몽블랑을 다시 찾았을 때 그의 피는 이미 굳어 있었다. 올해 벽두 거창하게 나는 나 자신에게 약속을 걸어 본다. 35년 전 초심, 그 몽블랑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 소금산 출렁다리 개통…100m 암벽 봉우리 연결 ‘아찔’

    소금산 출렁다리 개통…100m 암벽 봉우리 연결 ‘아찔’

    강원 원주시 소금산 등산로 구간 중 100m 높이 암벽 봉우리를 연결해 만든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11일 개통했다. 지난해 8월 착공 후 5개월 만이다.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 폭 1.5m로 산악보도교 중 국내에서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지름 40㎜ 특수도금 케이블이 여덟 겹으로 묶여 양쪽 아래위로 다리를 지탱한다. 몸무게 70㎏이 넘는 성인 1285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으며 초속 40m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무주탑 현수교로 만들었으며 이용객들이 짜릿함과 아찔함을 동시에 느끼도록 지상 100m 허공에 만들어진 전망대 바닥과 교량 바닥을 모두 격자 모양의 강철로 제작했다.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섬강 비경과 원주시 지정면은 물론 경기도 양동지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구름 위를 걷는 아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원주 시는 이용객 편의를 위해 출렁다리까지 등산로 구간은 목재 데크로 설치하고, 출렁다리와 데크에 LED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렁다리와 전망대 이용료는 올해까지 무료이며 통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성수기나 준성수기에는 야간개장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차량 사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

    차량 사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

    영상 속 교통사고에 나타난 가해자와 피해자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  지난 3일(현지시각) 오후 4시경 호주 멜버른 킬시스에서 촬영돼 매체 msn에 소개된 CCTV 장면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 남성 보행자가 유유히 길을 걷고 있는데 토요타로 추정되는 하얀색 해치백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나 이 남성을 쳐서 허공에 날려 버린다. 남성은 화면 밖으로 나가떨어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음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가해 차량은 그 장소를 크게 한 바퀴 돌아 남성을 쳤던 곳으로 되돌아가 대기한다. 잠시 후, 사고당한 남성이 매우 힘겨워하는 모습으로 차량 쪽으로 기어와 문을 열고 탑승한다. 차량은 남성을 태운 뒤 쏜살같이 사라져 버린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두 사람이 도대체 어떤 관계길래 이런 상황이 가능한지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건을 조사 중인 호주 빅토리아 경찰은 “영상 속 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 알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부상이 확실해 보이는 피해자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 정보를 얻으려 노력 중이다”며 “피해자나 운전자의 신원 혹은 토요타 차량 번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으면 (경찰서로) 제보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영상=Youtube In The World/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겨울 적소(謫所)/유재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겨울 적소(謫所)/유재영

    겨울 적소(謫所)/유재영 밤새 내린 폭설에 팔뚝 선뜻 내어 준 깨끗해서 두려워라 허리 굽은 조선 솔, 찢어진 허공에 내건 얼어붙은 절명시(絶命詩)여 더 이상 갈 곳 없이 먹바위 벼랑 끝에 누군가 벗어 놓은 수직의 빙폭(氷瀑) 한 필, 막혔던 마음 문 열면 물소리도 들릴까 한 폭의 깨끗한 산수화 같은 시다. 폭설을 얹은 채 그 무게를 감당하느라 휜 소나무 가지, 벼랑 아래로 떨어지던 물은 꽝꽝 얼어붙었다. 물이 얼어붙자 물소리 그치고 세상천지는 적막할 따름이다. 먹잇감이 귀한 겨울철은 고라니며 너구리며 들쥐며 다람쥐 따위 산 짐승 식구에게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한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눈 속을 파헤쳐 먹이를 구한다. 눈 덮인 겨울 산천은 찬 기운을 품은 채 고요하고 스산하지만 그 풍경 어딘가에는 느슨한 마음을 바로 세우게 하는 매운 정신의 결기가 맺혀 있다. 장석주 시인
  • [수요 에세이] 새해에는 ‘82년생 김지영’이 행복하기를/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새해에는 ‘82년생 김지영’이 행복하기를/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새해가 밝았다. 항상 새해가 되면 우리는 희망을 꿈꾼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오늘의 힘든 일을 참게 해 주는지도 모르겠다. 작년 내내 ‘82년생 김지영’들의 힘든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새해는 그녀들에게도 희망차고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몇 년 전 일이다. 유럽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유럽 내 이동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그때는 ‘이지젯’이라는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했다. 마침 좌석에 ‘이지젯’ 잡지가 있어 첫 면을 펴 보니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어떤 메시지를 담았을까. 안전? 사업계획? 고객에 대한 감사표현? 모두 다 들어 있었다. 그런데 시작은 예상치 못하게 여성 조종사 채용 확대에 관한 메시지였다. 의외였다. 현재 5%에 불과한 여성 조종사 수를 향후 2배로 늘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여성 CEO가 여성의 기회 확대에 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니 부러웠다. 소수자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선한 지도자란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여성 조종사가 적었던 것은 역할 모델이 없었거나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이 이야기를 주변에 했더니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여성더러 조종사를 하지 말라고 했느냐, 그렇게 무리하게 여성 조종사를 확대하다 보면 고객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라는 것이다. 반대론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여성 스스로도 사회 유리천장을 탓하기 전에 내면의 유리천장을 깨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도전과 야망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사례가 아직도 많이 있다. 지난 연말 모임에서 딸을 둔 아버지의 하소연을 들었다. 딸이 회사에 입사한 지 5년 정도 돼 승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인사에서 뒤처지기만 했다. 회사를 다녀야 하나 참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경력단절로 인한 사회적 손실액 15조원을 굳이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이런 사례들이 흔한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야망을 가지라고만 하는 것은 허공의 메아리처럼 들린다. ‘82년생 김지영’들이 61년생 나처럼 힘든 것은 육아와 가사 문제, 일·가정 양립, 유리천장 등 여러 면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지젯 CEO처럼 정부나 기업이나 사회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는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이 포함돼 있다. 양성평등에 관심을 갖는 정부, 여성인력 활용이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주는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82년생 김지영들에게는 고맙고 반갑다. 작년 말 개최된 롯데그룹 여성 관리직 모임인 와우포럼에서 롯데 지주의 황각규 대표는 “롯데에는 유리천장이 없다”고 단언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자신 있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작년 11월 예금보험공사도 금융공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성평등위원회를 발족했다. 앞으로 보다 많은 기업이 유리천장이 없다고 선언하는 데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의식 있는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말을 참을 때와 목소리를 내야 할 때를 분별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요즘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과거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고백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전개돼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런 ‘미투’ 캠페인이 부러운 이유는 공감대 형성과 의식 개선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도 전년이나 전전년에 해결하지 못한 많은 여성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그래도 새해에는 희망의 목소리들이 사회 밖으로 나오고 이런 목소리들이 모여서 사회를 발전시키기를 소망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가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거창한 주장을 하지 않아도 좋다. 82년생 김지영들이 꿈을 실현하고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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