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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민·가족 귀환 3차 전세기 우한 도착…12일 오전 귀국 예정

    교민·가족 귀환 3차 전세기 우한 도착…12일 오전 귀국 예정

    교민·중국 국적 가족 등 170여명 태우고 내일 귀환정부, 가족관계증명서 준비…구호품도 함께 싣고 출발교민·가족, 귀환 후 이천 국방어학원에 14일간 격리후베이성 출신 중국인 16명 전세기 타고 우한으로 귀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남은 교민과 이들의 중국 국적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정부의 세 번째 전세기가 11일 밤 우한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8시 39분쯤 출발한 전세기는 오후 11시 24분(한국시간·현지시간 10시 24분) 우한 톈허공항에 착륙했다. 귀국 대상은 주 우한총영사관에 탑승 의사를 밝힌 170여명으로 우한시와 인근 지역의 교민과 그 중국인 가족이다. 지난번 교민 전세기 귀국 때와 달리 중국 정부가 방침을 바꾸면서 교민의 부모와 자녀 등 직계 친족과 배우자는 중국 국적이라도 전세기를 탈 수 있게 됐다. 당시 우리 교민 중에선 중국 국적의 가족을 남겨두고 떠날 수 없어 탑승을 포기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정부 신속대응팀 팀장인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 영사실장은 이날 전세기 출발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가진 약식회견에서 “지난 1, 2차 임시항공편 때 여건이 안 돼 못 온 분들이 있고,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중국 국적의 가족을 둔 분들도 못 왔다. 이번 기회에 그 분들 모두 마지막 한 분까지 모시고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승을 희망한 중국 국적자는 70여명인데 가족관계를 증명할 서류를 갖추지 못한 이들도 있어 모두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들의 출국 수속을 위해 영문과 국문으로 된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해 갔다. 여권이 없는 10여명에 대해서는 주 우한총영사관에서 긴급여권을 발급하기로 했다. 전세기는 중국 당국의 두 차례 검역을 통과한 뒤 탑승을 마치는 대로 12일 새벽 우한에서 이륙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족관계 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1, 2차 전세기 때보다 출발이 늦어질 수도 있다.한국에 도착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은 경기도 이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이번 3차 전세기에는 외교부 직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 12명으로 구성된 정부 신속대응팀이 교민 지원을 위해 탑승했다. 주 우한총영사관과 현지 교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마스크와 의약품 등 구호품도 함께 싣고 갔다. 우한으로 향하는 전세기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여성을 포함한 중국인 16명도 우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탑승했다. 후베이성 출신인 이들은 현재 우한을 드나드는 항공길이 막힌 상황이라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다. 당초 중국인 19명이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3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막판에 탑승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도 앞서 전세기를 타고 철수한 한국 교민과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차 전세기 우한으로 출발…국내 1번 환자 등 중국인 16명도 탑승

    3차 전세기 우한으로 출발…국내 1번 환자 등 중국인 16명도 탑승

    교민·중국 국적 가족 등 170여명 태우고 내일 귀환정부, 가족관계증명서 준비…구호품도 함께 싣고 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 남은 교민과 중국인 가족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세 번째 정부 전세기가 11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 전세기로 투입된 대한항공 에어버스 330 여객기가 이날 오후 8시 39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전세기는 밤늦게 우한 톈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귀국 대상은 주 우한총영사관에 탑승 의사를 밝힌 170여명으로 우한시와 인근 지역의 교민과 그 중국인 가족이다. 지난번 교민 전세기 귀국 때와 달리 중국 정부가 방침을 바꾸면서 교민의 부모와 자녀 등 직계 친족과 배우자는 중국 국적이라도 전세기를 탈 수 있게 됐다.정부 신속대응팀 팀장인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 영사실장은 이날 전세기 출발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가진 약식회견에서 “지난 1, 2차 임시항공편 때 여건이 안 돼 못 온 분들이 있고,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중국 국적의 가족을 둔 분들도 못 왔다. 이번 기회에 그 분들 모두 마지막 한 분까지 모시고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승을 희망한 중국 국적자는 70여명인데 가족관계를 증명할 서류를 갖추지 못한 이들도 있어 모두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들의 출국 수속을 위해 영문과 국문으로 된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해 간다. 여권이 없는 10여명에 대해서는 주 우한총영사관에서 긴급여권을 발급하기로 했다. 전세기는 검역과 탑승을 마치는 대로 12일 새벽 우한에서 이륙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족관계 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1, 2차 전세기 때보다 출발이 늦어질 수도 있다. 한국에 도착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은 경기도 이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이번 3차 전세기에는 외교부 직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 12명으로 구성된 정부 신속대응팀이 교민 지원을 위해 탑승했다. 주 우한총영사관과 현지 교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마스크와 의약품 등 구호품도 함께 싣고 갔다.우한으로 향하는 전세기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여성을 포함한 중국인 16명도 우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탑승했다. 후베이성 출신인 이들은 현재 우한을 드나드는 항공길이 막힌 상황이라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다. 당초 중국인 19명이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3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막판에 탑승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도 앞서 전세기를 타고 철수한 한국 교민과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크루즈선 입항 금지… 내일 中교민 3차 이송

    크루즈선 입항 금지… 내일 中교민 3차 이송

    中서 한국인 첫 확진… 국내선 4명 완치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를 막기 위해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1, 12일 부산에 들어올 예정이던 크루즈선 2척의 입항을 취소했다. 23일과 24일 부산과 제주에 입항 예정인 크루즈선과 27일 부산에 도착하는 크루즈선 두 척의 입항도 금지된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부처들과 가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크루즈선 내부의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 간 접촉이 많아 신종 코로나 확산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체류 중인 교민과 중국인 가족 150여명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3차 항공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세기는 11일 인천에서 출발해 우한 톈허공항에서 이들을 태운 뒤 12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경기 이천 합동군사대 국방어학원의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한편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산둥성 지닝시에 거주하는 가족으로, 중국인 부인을 둔 남편과 두 자녀 등 일가족 3명이다. 중국인 부인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내 우리 국민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사례다. 3명 모두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 확진된 11번 환자(25·남·한국인)는 이날 완치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국내 첫 지역사회 2차 감염자인 6번 환자(56·남·한국인)의 아들로, 국내 네 번째 퇴원 사례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中 간호사 엄마와 ‘허공 포옹’하는 9세 딸…신종 코로나가 만든 비극

    中 간호사 엄마와 ‘허공 포옹’하는 9세 딸…신종 코로나가 만든 비극

    누적 사망자 560명, 확진자 2만8068명(6일 오전 1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가 꺾일 줄 모르고 계속 확산하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감염의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인민일보는 4일(현지시간) 격리구역에 메인 간호사 어머니와 ‘공중 포옹’을 나눌 수밖에 없었던 9살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허난성 저우커우시의 한 병원 앞에서 모녀 한 쌍이 얼굴을 마주했다. 춘제(중국의 설) 당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이후 꼭 일주일 만에 만났지만 모녀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간호사인 어머니가 다른 39명의 의료인력과 함께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업무에 차출돼 격리구역에 매인 몸이었기 때문이다.현지언론은 두 모녀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 우려 때문에 몇 미터 거리에서 겨우 이야기만 나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어머니를 먼발치에서 지켜만 봐야 했던 딸은 마스크를 쓴 채 “엄마 정말 보고 싶어요”라며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언제 집에 오느냐”며 엉엉 우는 딸을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간호사인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위로의 말뿐이었다. 어머니는 “엄마는 간호사다. 괴물과 싸우고 있다.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돌아가겠다”라며 딸을 안심시켰다. 어머니를 지척에 두고 바이러스의 장벽 앞에 가로막힌 딸은 허공에 대고 팔을 휘저으며 포옹하는 시늉을 해댔다. 그런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머니도 함께 공중 포옹을 나누며 딸을 다독였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이 매일 엄마 생각을 한다. 함께 집에서 즐겨 먹던 만두를 삶아서 오는 길인데, 엄마를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레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쓰촨성 광위안시에서는 우한 의료자원봉사팀에 합류한 간호사 아내와 그런 아내를 눈물로 배웅하는 남편이 화제를 모았다. 남편은 우한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아내에게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앞으로 1년간 밥하고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라고 외치며 울음을 터트렸다. 바이러스와 싸우다 목숨을 잃은 의료진도 있다. 5일 중국신문망은 후난성 헝양시 헝산현 지역의 한 보건소에서 일하던 20대 남성이 과로사했다고 전했다. 역시 지난달 25일부터 근무에 투입된 이 남성은 열흘 연속 이어진 강행군 속에 지난 3일 숙소에서 숨을 거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차 전세기 귀국자 중 7명 발열로 병원행…1차 검사 ‘음성’

    2차 전세기 귀국자 중 7명 발열로 병원행…1차 검사 ‘음성’

    1차 때 발열로 탑승 거부된 1명 함께 귀국자가격리 후 무증상 확인…7명에 포함 안돼차량 운전자·당국자 온몸 감싼 방호복 입어 1차 유증상자 18명 중 11명 최종 ‘음성’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인근에서 철수한 한국인 333명을 실은 2차 전세기가 1일 김포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발열 증세를 보인 탑승객 7명을 제외한 326명은 입국과 검역 절차를 마치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 격리수용됐다. 발열 증세를 보인 7명은 모두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러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은 무증상자 326명은 착륙 1시간 30분여만인 오전 9시 45분쯤부터 김포공항 A게이트를 빠져나갔다. 이들은 준비된 대형 버스(32인승) 8대와 중형 버스(24인승) 25대 등 차량 33대에 나눠 타고 임시 숙소로 이동했다. 승객들은 서로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듯 자리를 띄워 앉았다. 대형 버스에는 15명, 중형 버스에는 10명가량씩 탑승했다.버스에 탄 어린아이가 뒷자리에 앉은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을 돌아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가족들도 예외 없이 좌석 간격을 유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대부분 지친 듯 눈을 감고 등받이에 기대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잠을 청했다. 차량 운전자와 조수석에 탑승한 당국 관계자는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는 흰색 방호복을 입은 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들은 오전 11시 25분쯤 아산시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전날 200명에 이어 이날까지 모두 526명이 2주간 격리 수용됐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500여명을 배치했으나 인재개발원 진입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교민들은 인재개발원에 2주간 격리 수용된 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고 귀가할 예정이다. 이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된 7명 가운데 4명은 건강상태질문서에서, 3명은 김포공항 도착 이후 검역단계에서 증상이 확인돼 병원 이송됐다.애초 2차 전세기편에 탑승을 신청한 우한교민은 348명이었으나 16명이 탑승하지 않겠다고 해 332명이 우한 톈허공항에 집결했다. 여기에 1차 전세기편 탑승 시 발열로 중국 검역을 통과하지 못하고 귀가 조처돼 자가격리됐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1명이 무증상으로 확인돼 추가 탑승, 총 333명이 귀국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어제 발열로 못 탄 1명은 중국 검역 단계에서 발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탑승 전 우리 검사에서도 증상이 없었다”면서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발열이 없어 증상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귀국했다가 유증상자로 분류돼 병원으로 이송된 18명의 우한 교민 중 11명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7명은 1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으나 정확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입국자들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나눠 이동했지만, 오늘은 아산으로만 향한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에서 이날 오전 6시 18분쯤 출발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 747 여객기는 오전 8시 13분쯤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전세기 탑승객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항공기 트랩을 통해 차례로 활주로에 내려 김포공항 A 게이트 안쪽에서 검역 절차를 거쳤다. 탑승객들은 다른 공항 이용객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약 500m 떨어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수속 등을 진행했다.김포공항 A 게이트 앞 전세기 탑승객들의 이동로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개 중대 150여명을 게이트 인근에 배치했다.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차량이 게이트로 진입할 경우 보안 직원이 차 문과 트렁크는 물론 보닛까지 모두 열어 철저히 검사했다. 전세기에서 내린 교민들은 중국 현지 검역 당시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은 무증상자들이다. 그렇지만 입국 후 검역에서 발열 등 의심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유증상자로 분류되고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으로 즉시 이송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포토인사이트] 우한전세기 귀국 교민 18명 증상 발견···병원이송

    [포토인사이트] 우한전세기 귀국 교민 18명 증상 발견···병원이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 367명을 태운 정부 전세기가 31일 오전 8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외교부는 교민과 정부 신속대응팀 20여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가 우한 톈허공항을 이륙한 지 약 2시간 만에 김포공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귀국자 가운데 12명은 항공기 내에서 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김포공항 검역에서 추가로 6명이 증상을 보였다. 이들 18명 중 14명은 국립중앙의료원, 4명은 중앙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된다. 그 외 증상이 없는 교민 350명은 정부가 준비한 버스에 탑승해서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한다. 200명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150명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가서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2020.1.3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포토인사이트] 우한 교민 367명 탄 전세기 김포공항 도착

    [포토인사이트] 우한 교민 367명 탄 전세기 김포공항 도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 367명을 태운 정부 전세기가 31일 오전 8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외교부는 교민과 정부 신속대응팀 20여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가 우한 톈허공항을 이륙한 지 약 2시간 만에 김포공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2020.1.3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우한전세기 귀국교민 중 18명 발열 등 의심증상…병원이송

    우한전세기 귀국교민 중 18명 발열 등 의심증상…병원이송

    국립의료원 14명·중앙대병원 4명 이송돼 치료 31일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중국 우한 교민 368명 중 18명이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우한 교민 검역 결과를 발표했다. 귀국자 중 12명은 우한 톈허공항 검역 과정에서 증상을 보였고, 김포공항 검역에서 추가로 6명이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민 18명 중 14명은 국립중앙의료원, 4명은 중앙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그 외 증상이 없는 교민 350명은 정부가 준비한 버스에 탑승해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한다. 200명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150명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향해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만약 이들 중 의심 증상이 나오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즉시 이송된다. 이날 톈허공항에 집결한 교민은 369명이었지만, 1명은 중국 당국의 사전검역에서 증상이 발견돼 탑승하지 못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꽁꽁 언채로 나무서 ‘뚝’…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이구아나 (영상)

    꽁꽁 언채로 나무서 ‘뚝’…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이구아나 (영상)

    미국 플로리다에서 추위에 몸이 마비되는 이구아나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으로 낮은 기온이 이구아나를 얼어버리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았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기상청(NWS)은 최근 플로리다 남부 의 밤 기온이 평균 기온 아래를 밑돌면서 피해를 입는 이구아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온도에 민감한 냉혈 파충류인 이구아나는 섭씨 10℃ 이하로 내려가면 움직임이 느려지다 4℃ 정도의 기온만 돼도 몸이 마비돼 나무 아래로 뚝 떨어진다. 떨어진 이구아나를 건드려보면 생명 반응이 거의 없고 몸 전체가 뻣뻣해져 있지만, 다행히 곧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곳으로 옮겨주면 몸이 부드러워지면서 다시 깨어난다. 최근 플로리다 현지 주민들은 추워진 날씨에 갑자기 몸이 마비돼 나무에서 툭 떨어져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구아나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속속 올리고 있다. 사진 속 이구아나들은 대체로 네 다리를 허공을 향해 뻗은 채 죽은 듯 바닥에 떨어져 있다. 나무에서 ‘추락’한 이구아나들은 수영장이나 도로 한복판 등을 가리지 않고 플로리다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얼어붙은 이구아나를 따뜻한 곳으로 옮겨 몸을 회복할 기회를 주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이구아나에게 도리어 악영향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플로리다 야생동물 보호위원회의 크리스틴 소머는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추위에 얼어붙은 이구아나는) 다른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스스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이구아나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을 도리어 무서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교 서열화 ‘함정’… 정시 늘린다고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 늘까

    고교 서열화 ‘함정’… 정시 늘린다고 일반고 서울대 합격자 늘까

    요즘 한 케이블 방송에서 블랙독이란 학교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과거 학교 드라마들이 사제지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가던 전통적 문법에서 탈피하여, 교사와 교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드라마를 끌어가는 중심축으로 삼고 있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스카이캐슬이 방영된 바 있다. 김주영 선생이라는 극단적 사교육업자 캐릭터를 내세워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한 드라마였다. 두 드라마는 똑같이 입시와 교육을 다루면서도 전면에 내세운 주인공의 직업이 다르고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 교육이 펼쳐지는 공간도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드라마의 지역적 배경이 강남이라는 것이다. 스카이캐슬의 첫 장면은 강남 엄마가 하교하는 딸을 픽업해 학원으로 데려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도로 위로 올라가는 카메라의 초점이 대치사거리와 강남에 있는 여고가 쓰여 있는 이정표를 향하면서 이곳이 강남구, 그중에서도 대치동임을 확인시켜 준다. 블랙독에서는 아예 학교 이름이 대치고등학교이다. 실제로 대치동 학원가는 있어도 대치고등학교란 학교는 없다. 드라마는 가상의 학교에 ‘대치’라는 이름을 넣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이곳이 강남임을 각인시킨다. ●지난해 고교생 140만명 중 일반고가 100만명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 최종 목표가 서울대 내지 이른바 ‘인서울’ 상위권 대학임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는 것. 어느새 대한민국 드라마들이 ‘서울대’라는 이름을 직접 거명하는 터부를 깨뜨리기 시작하더니,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이란 말도 스스럼없이 내보내고 있다. 이러한 노골화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실증적 측면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이 지향하고 만들려고 하는 사회적 교양을 무너뜨린다는 부정적 측면이 존재한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상위권 대학’이라는 언명을 함으로써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학 서열화를 공인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권 핵심들은 정시 확대에 대한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었지만, 사상 초유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도 정시 확대가 미지근하게 이뤄지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들고 밀어붙여 관철하였다. 빙빙 돌려 말해서는 정책이 나오지 않으니 아예 대놓고 지시한 것이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종 비중을 줄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노골화는 선별적으로 이뤄진다. 사실은 왜곡되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취합될 뿐이다. 교육에 관한 모든 욕망이 종합적으로 분출되는 입시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입시도 교육의 하위 분과라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 때문에 사회적 교양의 마지막 한 가닥까지 버릴 수는 없다. 이것이 묘한 앙상블을 일으키며 교육 현장을 한 번 더 왜곡시키고, 그것은 또 새로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양 갈래 방향의 정책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정시 확대, 나머지 하나는 외고와 자사고 등의 폐지였다. 사람들은 미처 인지하지 못하였지만, 이 또한 양 갈래 여론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학종 반대론자들은 학종을 금수저 전형이라 비난하였지만, 정부 당국은 정시 확대가 자사고와 특목고 열풍을 재현할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시 확대와 맞물려 특목고 폐지라는 대통령 공약을 패키지로 처리하였다. 정부가 발표한 교육 기본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19학년도 고등학생 수는 약 140만명, 이 중에서 일반고 학생은 100만명이다. 사람들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고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나오기가 쉽지 않자 이를 대학입시 제도 탓으로 돌린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입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학 서열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면에서는 현실적이지만, 거꾸로 대학 서열화 구조가 강제하고 있는 고교 서열화는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을 선별하고 현실을 재구성한다.특목고 재학생은 약 6만 5000명 정도 된다. 전체 고등학교 학생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 수준이다. 여기에 자사고가 포함되어 있는 자율고 학생 수는 약 11만 4000명으로 8% 정도이다. 서울대 입학 정원은 정원 외까지 긁어모아도 1%를 넘지 않는다. 고교서열화가 그대로 대학입시에 반영된다면 일반고에서는 서울대 입학생이 나올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은 담론 공간에서 외면당한다. 심지어 1980년대 지방의 기억을 소환하는 학력고사 세대들도 있다. 시골에서 야자(야간자습)하며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해서 서울대를 갔다는 미화된 옛 기억. 지금의 시골은 지방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정도이고, 고교서열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동일한 대조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입시 제도의 유불리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일반고의 전략적 타깃인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능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이다. 2등급은 상위 11% 안에 들면 받을 수 있는 성적표인데, 일반고에서 한두 명씩 보내는 서울대 입학생들이 이 기준을 겨우겨우 충족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 기준도 통과하지 못해 수시 합격증이 무위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정시를 늘리면 일반고의 서울대 합격률이 늘어날 것이란 가정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교육을 논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에서는 현실적이지만, 기대에서만큼은 낭만주의를 드러낸다. 이러한 낭만주의는 공정하기만 하면 결과의 평등이 자연스레 도래할 것이란 기대로 나타난다. 소멸되는 시골에서 과거처럼 서울대 합격생이 나오고, 전국 단위로 상위 11% 안에 드는 학생도 찾기 쉽지 않은 일반고에서 과거처럼 몇십 명씩 정시로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하기도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학교 상위 우수 자원이 빠져나간 일반고는 수업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이런 아우성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면 일반고 비하는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출발선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는 자연스레 전국 단위로 우열반을 가르게 된다. 우열반은 학교 내에서 가장 손쉽게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우열반 또한 이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 대놓고 하기에는 꺼림칙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피해 가기 어려운 금단의 열매 같은 것. 학교의 평균적인 교육력을 높여서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높인다는 것은 이상에 가까운 일이다. 길어야 임기 4년, 실제 재임기간은 2~3년에 불과한 교장이 그런 방식으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손쉬운 방법이 사용되는 것이다. 한정된 학교 자원을 우수 학생에게 몰아서 거기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는 방식이 그것이다.●상위권 대학 진학률 높이려 우열반 편성 이런 방식이 선호되는 것은 학교 내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향력과도 관련이 있다. 자본의 소유 여부가 계급을 가른다는 마르크스의 시선이 학교로 오게 되면 ‘성적’이 된다. 성적이란 토대는 학교 내의 언로를 장악하고 거기에 힘을 불어넣어 준다. 성적은 현실의 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실상 학교의 지역 내 평판 역시 상위권이 내놓는 입시 결과로 결판이 나는 마당이니 이런 체계는 더욱 강고해진다. 특목고 존폐 여부가 논쟁이 될 때에도 교육 그 자체보다는 우열반이 전국 단위로 확대된 우열학교의 개념으로 전화된다. 이 학교의 존재 이유는 특수한 목적이었는데, 어느새 사회적 논란은 우수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라는 이분법으로 몰입된다. 특목고의 목적은 우수학교의 설립이 아니었지만, 우수한 학교의 존재라는 다른 목적이 기존의 목적을 대치해 버린다. 현실과 이상의 엇박자는 이런 식으로 재현된다. 폐지하려는 자는 변질된 개교 당시의 교육 목표를 내세우고, 지키려는 자는 우수한 학교 특성을 내세우니 논의에서 접점이 나타날 리가 없다. 교육부는 철저하게 학교별 진학 실적이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정부는 막으려 하고, 학부모는 알고 싶어 하고, 진학 실적이 좋은 학교는 정보를 흘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교육감도 알기 힘든 개별학교의 입시 결과는 아파트 관리위원회 이름으로, 동문회 이름으로 서울대 합격생을 알리는 현수막의 형태로 공표된다. 사람들의 욕망을 완전히 긍정해 줄 수도 없으나 현실의 욕망은 강고하게 존재한다. 수능을 치르고 나면 사교육 업체는 보도자료를 내놓기 바쁘다. 공짜로 뿌려지는 정보.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대형 사교육 기관의 영향력 확대는 부수적으로 나오는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돈으로 직결되는 거대한 통로가 된다. 언론은 정보를 갈구하고, 사교육 기관은 이를 제공하면서 공생 관계가 형성된다. 교육에서 무시 못 할 의견 그룹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사교육의 창궐을 비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사교육업자가 장시간 출연하는 아이러니에 대해 한국 교육 현실에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공식화하지 않는 광고협찬인 PPL이다. 어쩌면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한국 교육의 딜레마를 여과 없이 보여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학교는 뭐하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는 무시할 수 없는 함정이 하나 존재한다. 모든 정보의 원천은 교육부가 틀어쥐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교육부는 특별팀 하나만 꾸려도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어떤 사교육 기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고급 자료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원자료를 숨기고 가공된 자료를 통해서 분석 결과만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입시 정보를 둘러싼 게임은 바로 끝이 날 것이다.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바로 교육부가 앞장서서 대학서열화를 조장할 수가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고, 정부가 나서서 판도라의 상자가 여는 순간에 제어가 되지 않는 걷잡을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한다. 현실의 폭로는 개혁으로 향할 때는 요긴하게 쓰이지만, 그것은 또한 기득권을 더욱 강고히 하는 도구가 된다. 이 딜레마를 공교육에 있는 일부 교사들이 깨고 나서기도 한다. 그 나름대로의 네트워크를 조직해 정보를 수집하여, 대형 학원이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의 절대 우위를 무력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여기서도 사교육 강사 못지않은 스타 교사들이 탄생한다. 이게 사각형의 좁은 교실에서 수업을 담당하는 일선 학교의 교사가 맡아야 할 일인가라는 교육적 질문은 사치에 불과하다. 당장의 현실적 요구와 교육적 이상 사이의 줄타기는 이렇게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언론은 사교육기관과 정보 공유하며 공생 2020학년도 수능 시험 보도에서는 그동안 언론사끼리 지켜져 오던 신사협정 하나가 무너졌다. 서로 보도 자제를 약속했던 수능 만점자 관련 보도. 보도 원칙 하나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더구나 언론 매체가 다변화된 상황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 나가는 일은 막기가 어렵다. 미담으로만 보면 사교육은 필요 없고, 부모의 도움 없이도 모든 게 가능한 것만 같은 판타지가 펼쳐진다. 마지막은 의대와 법대 중 골라서 가겠다는, 전혀 다른 양 갈래 길에서 고민하는 수능 만점자의 장래희망이 입시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폭로하였다. 물론 특목고 출신에 일류 대학을 다니면서 반수에 성공한 만점자 사례는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 현실은 역설적으로 폭로될 뿐, 제대로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는다. 우리 각자가 가진 욕망을 어디까지 긍정해 줄 것인가? 그 욕망의 긍정은 나를 넘어 타인의 것까지 용인할 수 있는 것인가? 만약 그 욕망을 제어하고 싶다면 현실적 방안은 무엇인가? 그 현실적 방안은 정말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그 어디에서도 대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야기의 초점은 다르고, 서로가 말하는 현실은 다르게 구성된다. 어쩜 교육 담론 공간에서 이뤄지는 토론은 허공을 두고 서로 삿대질을 하는 현실, 이런 재구성된 현실 자체를 해결해 가는 것이 교육 문제 해결의 선결 과제일 것이다.전대원 위례한빛고 교사·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 ■ 전대원 교사는 전대원은 성공회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자치경영연구원 연구원을 역임하였다. 현재 위례한빛고등학교 일반사회과 교사로 재직 중. 교원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이다.
  • [인사] 한국남부발전, 한국국방연구원, 기술보증기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남부발전 △ 안전관리처장 서성재 △ 부산발전본부장 김광규 △ 영월발전본부장 김민수 △ 환경품질실장 김상범 △ 신세종복합건설본부장 김구현 △ 기획처 재무예산실장 김기홍 △ 국내사업처 풍력사업실장 박석준 △ 하동발전본부 안전품질실장 임채현 △ 하동발전본부 제2발전소장 지석근 △ 하동발전본부 기술지원실장 양다모 △ 부산발전본부 발전운영실장 정현일 △ 남제주발전본부 복합건설실장 박기철 △ 한림발전소장 김태완 △ 삼척발전본부 기술지원실장 최승철 △ 관리처 총무부장 김경호 △ 관리처 일자리전략부장 박원영 △ 정보전략실 정보기술융합부장 김진수 △ 안전관리처 산업안전부장 이병림 △ 안전관리처 공정안전부장 이환길 △ 발전처 복합운영부장 김달태 △ 환경품질실 환경관리부장 주재홍 △ 환경품질실 기후대책부장 권달정 △ 환경품질실 품질관리부장 박시경 △ 국내사업처 사업총괄부장 김범수 △ 국내사업처 태양광사업실장 최주몽 △ 국내사업처 풍력담당부장 이영재 △ 해외사업실 해외신재생부장 이광수 △ 조달협력처 계약자재실장 하상수 △ 출자관리실 출자지원부장 정훈태 ■ 한국국방연구원 △ 기획조정부장 탁성한 △ 정책개발실장 정상윤 △ 안보전략연구센터장 김두승 △ 대외협력실장 이영학 △ 국방전략연구실장 박상현 △ 국제전략연구실장 이상국 △ 북한군사연구실장 김진아 △ 전략기획연구실장 강한태 △ 전력소요분석단장 이재욱 △ 비용분석연구실장 류지윤 △ 획득사업분석단 사업분석2팀장 이창기 ■ 기술보증기금 ◇ 본부장 1급 승진 △ 인천지역본부 김정항 ◇ 본부장 전보 △ 부산지역본부 오진석 △ 대구지역본부 송배호 △ 호남지역본부 고용주 ◇ 부서장 1급 승진 △ 성과평가실 이종학 △ 인사부 김대철 △ 재기지원부 이광열 △ 강남지점 장화수 ◇ 부서장 2급 승진 △ 특허공제사업부(수석) 안일성 △ 홍보실(수석) 김태주 ◇ 부서장 전보 △ 리스크준법실 남경호 △ 기술보증부 이재필 △ 디지털금융실 조영길 △ 혁신투자실 이장훈 △ 업무지원부 심영한 △ 홍보실 김성태 ◇ 지점장 2급 승진 △ 평택 윤형근 △ 화성 김범헌 △ 원주 안지웅 △ 춘천 김승교 △ 강릉 박경규 △ 진천 전하영 △ 군산 권기철 △ 순천 김규섭 △ 광주기술혁신센터 송한길 △ 인천재기지원센터 이광규 △ 창원(수석) 하용운 △ 서울문화콘텐츠금융센터(수석) 이세용 △ 연수파견 김흥배 △ “ 박동만 △ ” 이원표 △ “ 심성학 △ ” 오은식 △ “ 정대영 ◇ 지점장 전보 △ 구로 이계혁 △ 송파 권오군 △ 종로 문경주 △ 가산 곽효종 △ 일산 이명희 △ 인천 장계수 △ 부평 이기원 △ 인천중앙 김경환 △ 시화 김영수 △ 수원 이의수 △ 용인 이제현 △ 대전 이상돈 △ 청주 이재홍 △ 대전동 박종필 △ 마산 배기수 △ 대구 이윤호 △ 구미 이주환 △ 포항 안재우 △ 익산 김만곤 △ 전주 김재관 △ 서울동부기술혁신센터 이철현 △ 대전기술혁신센터 구기회 △ 대구기술혁신센터 손종우 △ 서울서부재기지원센터 김종태 △ 부산동부재기지원센터 변종호 △ 부산서부재기지원센터 표세용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국장급 전보 △ 정보통신정책관 박윤규 △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 허성욱
  • [데스크 시각] 프로야구 선수들의 탐욕/김상연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프로야구 선수들의 탐욕/김상연 체육부장

    야구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야구 선수가 허공에 뜬 타구의 낙하 지점을 가늠하지 못해 허둥대다가 글러브가 아닌 머리(헤딩)로 공을 받아낼 때, 그런데 머리를 맞고 튄 그 공이 마침 뒤에서 달려오던 외야수의 글러브로 쏙 하고 들어갈 때, 그리고 그 절묘한 해피엔딩이 신기한 듯 그 내야수와 외야수가 서로 해맑은 웃음을 주고받을 때 인간은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지난해 6월 5일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진이 연출한 이 장면은 정점으로 치달아 온 21세기 한국 프로야구의 희극화를 완성했다. 이제 팬들은 야구장에서 야구뿐만 아니라 개그콘서트도 함께 보는, 페이소스적인 ‘원 플러스 원’을 선물받게 됐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을 보면 인간사회가 진보한다는 이론은 새빨간 거짓말 같다. 지극히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허망하게 빠트리는가 하면 1루에 손으로 던지는 공을 발로 찬 것보다 부정확하게 보내는 장면이 너무 자주 보인다. 원래 한국 프로야구는 희극이 아니었다. 장엄한 서사극이었다. 김재박, 류중일, 이종범 등 신기에 가까운 수비로 탄성을 자아냈던 레전드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잔디도 없는 맨땅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속출하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번듯한 야구장을 지어 놓고 그때보다 못한 플레이를 한다. 국내 선수들의 수준을 당장 높일 수 없다면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좋은 자원을 수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제도 때문에 팀당 3명 보유에 한 경기 2명까지만 출전이 허용된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나머지는 국내 선수로 채울 수밖에 없다. 이 규정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야구인들에게 물었더니 프로야구 선수협회에서 반대해서 못한다고 한다. 지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자리 측면에서 세계 어떤 나라 프로 선수들보다 행복한 상황이다. 팀은 10개까지 늘어났는데 실력 있는 국내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2군이나 아마추어 리그에서나 볼 법한 수준의 선수들이 1군에서 뛴다. 이영표의 명언을 빌리자면, 프로는 경험하는 게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인데 팬들은 선수들이 실수를 경험하는 과정을 돈 내고 봐야 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덕분에 일부 선수들은 재벌급 연봉을 챙기고 있다. 좋은 국내 선수가 부족하니 구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몇몇 선수에게 실력을 초과하는 거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이 그들보다 더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을 보면서 팬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상념에 빠진다. 국내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완화하면 자기들 밥그릇을 뺏긴다고 생각하나 본데, 근시안적 사고방식이다. 외국인 선수가 더 많이 국내 리그로 들어와서 경쟁하면 국내 선수들의 실력도 그만큼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다. 시속 150㎞가 넘는 공을 자주 쳐 봐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팀당 6명(투수 3명, 야수 3명)으로 늘리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외국인 외야수뿐 아니라 외국인 유격수, 외국인 포수 등을 볼 수도 있어 경기가 훨씬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선수들이 스스로 밥그릇을 줄이지 않으면 팬들이 아예 밥그릇을 깨버리는 날이 올 것이다. 관중 수가 지난 시즌 800만명 선 아래로 붕괴된 것은 그 전조일지 모른다. carlos@seoul.co.kr
  • 프로야구 선수들의 탐욕

    프로야구 선수들의 탐욕

    야구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야구 선수가 허공에 뜬 타구의 낙하 지점을 가늠하지 못해 허둥대다가 글러브가 아닌 머리(헤딩)로 공을 받아낼 때, 그런데 머리를 맞고 튄 그 공이 마침 뒤에서 달려오던 외야수의 글러브로 쏙 하고 들어갈 때, 그리고 그 절묘한 해피엔딩이 신기한 듯 그 내야수와 외야수가 서로 해맑은 웃음을 주고 받을 때 인간은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지난해 6월 5일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진이 연출한 이 장면은 정점으로 치달아온 21세기 한국 프로야구의 희극화를 완성했다. 이제 팬들은 야구장에서 야구 뿐만 아니라 개그콘서트도 함께 보는, 페이소스적인 ‘원 플러스 원’을 선물받게 됐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을 보면 인간사회가 진보한다는 이론은 새빨간 거짓말 같다. 지극히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허망하게 빠트리는가 하면 1루에 손으로 던지는 공을 발로 찬 것보다 부정확하게 보내는 장면이 너무 자주 보인다. 원래 한국 프로야구는 희극이 아니었다. 장엄한 서사극이었다. 김재박, 류중일, 이종범 등 신기에 가까운 수비로 탄성을 자아냈던 레전드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잔디도 없는 맨 땅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속출하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 번듯한 야구장을 지어놓고 그때보다 못한 플레이를 한다.국내 선수들의 수준을 당장 높일 수 없다면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좋은 자원을 수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제도 때문에 팀당 3명 보유에 한 경기 2명까지만 출전이 허용된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나머지는 국내 선수로 채울 수 밖에 없다. 이 규정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야구인들에게 물었더니 프로야구 선수협회에서 반대해서 못한다고 한다. 지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자리 측면에서 세계 어떤 나라 프로 선수들보다 행복한 상황이다. 팀은 10개까지 늘어났는데 실력 있는 국내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2군이나 아마추어 리그에서나 볼 법한 수준의 선수들이 1군에서 뛴다. 이영표의 명언을 빌리자면, 프로는 경험하는 게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인데 팬들은 선수들이 실수를 경험하는 과정을 돈 내고 봐야 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덕분에 일부 선수들은 재벌급 연봉을 챙기고 있다. 좋은 국내 선수가 부족하니 구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몇몇 선수에게 실력을 초과하는 거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이 그들보다 더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을 보면서 팬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상념에 빠진다. 국내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완화하면 자기들 밥그릇을 뺏긴다고 생각하나 본데, 근시안적 사고방식이다. 외국인 선수가 더많이 국내 리그로 들어와서 경쟁하면 국내 선수들의 실력도 그만큼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다. 시속 150㎞가 넘는 공을 자주 쳐봐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팀당 6명(투수 3명, 야수 3명)으로 늘리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외국인 외야수 뿐 아니라, 외국인 유격수, 외국인 포수 등을 볼 수도 있어 경기가 훨씬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선수들이 스스로 밥그릇을 줄이지 않으면 팬들이 아예 밥그릇을 깨버리는 날이 올 것이다. 관중 수가 지난 시즌 800만명 선 아래로 붕괴된 것은 그 전조일지 모른다. 김상연 체육부장 carlos@seoul.co.kr
  • [202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길

    [202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길

    등장인물 미노 : 15세이르 : 15세 장소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에서부터 시작된 철길 위의 화물 기차. 캘리포니아주 근방의 국경을 향해 달리고 있다. 무대 정중앙에 화물 기차의 트레일러가 놓여 있다. 트레일러의 양 측면에는 상부로 오르내릴 수 있는 사다리가 부착돼 있으며, 상부에는 화물을 싣기 위해 이용하는 핸들과 레일이 튀어나와 있다. 기차는 관객석을 마주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가정한다. 처음 넓고 메마른 땅 위 철길을 달리는 화물 기차. 미노와 이르, 트레일러 상부 핸들에 허리를 묶은 채 기차가 나아가는 방향을 향해 앉아 있다. 불그스름한 노란색 조명이 두 아이의 머리 위로 비춰진다. 노을이 지고 있다. 철길 위 기차 소리만이 옅게 울린다. 주변을 둘러보던 미노, 대뜸 질문을 던진다. 미노 어디쯤일까? 이르, 대답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한다. 지친 모습이다. 정적, 그리고 기차 소리. 미노 응? 여기는 어딜까? (사이) 너도 몰라? 이르…그게 중요해? 미노 중요하지. 그걸 알아야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잖아. 이르, 대꾸하지 않고 허리에 맨 밧줄을 만지작거린다. 미노 이르, 나 지도 좀. 이르 네가 꺼내. 미노 꺼내 줘. 미노, 이르를 간절하게 바라본다. 이르, 마지못해 트레일러 측면 사다리 쪽에 매어 둔 가방으로 손을 뻗는다. 꼬깃한 종이 하나를 꺼내 미노에게 건넨다. 미노, 받지 않는다. 미노 얼마나 남았어? 이르, 미노를 흘겨보며 느리게 종이를 펼친다. 이르 터널 세 개, 아니, 두 개. 미노곧 있으면 이 길도 끝이네. 이르 아쉽냐? 미노 조금. 넌 어때? 이르, 다시 입을 다물고 철길로 고개를 돌린다. 미노 아쉽지 않아? (사이) 아니면 설레나? 이르 (기가 차다는 듯이) 대체 설렐 게 뭐가 있는데? 미노 앞으로 펼쳐질 일들 말이야. 너도 여기까지 와 본 건 처음이잖아. 이르 자꾸 종알대지 말고 조용히 해. 너 그러다가- 미노 (이르가 주의를 주는 모습을 따라하며) 떨어져, 중심 잃어, 터널한테 잡아먹혀! (미어캣처럼 허리를 곧게 피고 목을 늘여 먼 곳을 바라본다.) 터널 나오려면 한참 멀었겠다. 순간적으로 크게 덜컹거리는 트레일러. 이르, 급하게 밧줄을 묶은 핸들을 그러쥔다. 미노,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노 이르, 터널한테 잡아먹힌 사람 본 적 있어? 이르 (밧줄의 매듭을 확인하며 건성으로) 응. 미노 어떻게 생겼어? 이르 납작해. 미노 또띠야처럼? 이르, 불편한 기억이 떠오르는 듯 입을 다문다. 미노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말을 잇는다. 미노 우리 할머니 또띠야 진짜 맛있는데. 할머니는 맨날 일하러 다녔거든. 화요일이면 집에 오는 길에 꼭 옥수수 가루를 한 봉지씩 사 왔어. 만드는 방법도 다 기억해. 옥수수 가루 두 컵에 소금 한 꼬집, 한번에 엉기지 않게 물을 조금씩 넣고- 이르 우리 놀러 가는 거 아니거든. 미노 알지. 우린 순례자들이잖아. 이르 …순례자? 미노 그래. 야수의 등허리에 올라타서 국경을 넘나드는 순례자. 배고픔과 목마름을 견뎌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근사하지 않아? 이르 (심드렁하게) 그래. 참 근사하다. 미노 미국에도 또띠야가 있을까? 맛있는 게 엄청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사이) 없어도 괜찮아. 만드는 방법 기억하니까. 옥수수 가루 두 컵에 소금 한 꼬집, 한번에- 이르 (말을 가로채서 빠르게 읊는다.) 엉기지 않게 물 조금씩 넣어서 납작하게 눌러 굽는다고. 알았어. 미노 외웠네? 다행이다. 이르 그게 왜 다행이야? 미노 네가 꼭 먹어 봤으면 좋겠거든. 우리 할머니 또띠야는 그냥 시장에서 파는 거랑 달라. 이르 (건성으로) 그래. 미노 진짜야! 이르 알았다고. 둘이 투닥거리는 사이 날이 저물기 시작한다. 미노, 푸르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노래를 부른다. La Llorona. 미노눈물 많은 여인아, 하늘빛 옷 입고 눈물 많은 여인아, 또다시 흐느끼네 고달픈 삶에 길을 잃어도- 미노, 노래를 멈춘다. 이르, 미노를 쳐다본다. 이르 왜 멈춰? 미노 그냥. 이르 다음 가사 몰라? 미노 알아. 이르 뭔데? 미노, 대답하지 않는다. 이르, 나머지 가사를 채워 노래한다. 이르 고달픈 삶에 길을 잃어도 사랑만은 그대로 그대로 머무리라 미노 이 노래 어디서 배웠어? 이르 그냥. 지나다니다가. 미노 나는 할머니가 알려 줬는데. (사이) 할머니 보고 싶다. 이르 나중에 할머니도 미국으로 오시라고 해. 미노 그럴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아니야. 이르 뭐가? 미노 우리 할머니는 올 수 있어도 안 와. 이르 왜? 미노 싫어하거든. 이르 미국을? 미노 엄마를. 이르 엄마가 돈 보내 줬다며. 미노 맞아. 덕분에 먹고살 수 있었지. 그래도 할머니는 날 두고 간 게 마음에 안 들었나 봐. 이르 엄마랑은 언제 헤어졌는데? 미노 태어난 지 반년도 안 돼서. 이르 그럼 얼굴도 모르겠네. 미노, 품속에서 너덜너덜한 사진 한 장을 꺼내 이르에게 내민다. 미노 우리 엄마래. 이르, 사진을 받아 들고 여자의 얼굴과 미노를 번갈아 관찰한다. 이르 어, 닮았네. 그… 입꼬리가 닮았어. 눈매도. 미노 안 닮았어. 이르 아니야, 여기 보면- 미노 할머니가 그랬어, 하나도 안 닮았다고. 이르 …야, 그래도 너 먹여 살리려고 그 먼 길을 간 거잖아. 곧 있으면 같이 살게 될 거고. 난 너 같은 애 처음 봤어. 미노 나 같은 애? 이르 가족 찾으러 가는 애들 중 절반은 전화번호 하나 없이 떠나. 끊긴 연락처라도 있으면 다행이지. 그런데 넌, 너희 엄마가 코요테를 고용했다며. 널 미국으로 보내 달라고. 미노 응. 이르 넌 운이 좋은 애야. 이르, 사진을 돌려주려 한다. 미노, 고개를 내젓는다. 이르, 사진을 지도에 끼워 가방에 넣는다. 미노 그러면 너는? 이르 나는 뭐? 미노 운이 나빠? 가족이 없어서? 이르 그건 아닐걸. 미노 왜? 이르 아직 안 죽었잖아. 미노, 이르의 말을 곱씹는다. 이르, 손가락으로 기차 위 쌓인 먼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미노 죽으면 운이 나쁜 건가? 이르 (건성으로) 몰라. 미노 혼자 다니는 거 안 무서웠어? 이르 그냥 그랬어. 미노 나쁜 사람들 많이 만났어? 이르 응. 미노 그럴 땐 어떻게 했어? 이르 …맞았어. 미노 그런데도 안 무서웠어? (대답이 없다.) 대단하다. 나는 혼자 있으면 무섭던데. 이르 다 컸는데 뭐가 무섭냐? 미노 혼자 지내 본 적이 거의 없었단 말이야. 이르 곱게도 자랐네. 미노 할머니 보고 싶다. 이르 치아파스에 계셔? 미노 아니. 떠나셨어. (사이) 아주 멀리. 어색한 정적. 기차 소리. 미노 이르, 넌 미국 도착하면 어디로 갈 거야? 이르, 미노를 무시하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한다. 미노, 그런 이르를 지켜본다. 기차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미노, 달빛에 의지해 철길을 살핀다. 미간을 한껏 찌푸린 끝에 터널을 발견한다. 미노 터널이다. 이르, 급하게 허리에 묶은 밧줄을 풀고 상부에서 내려간다. 미노도 뒤이어 내려간다. 이르는 트레일러 왼쪽의 사다리를, 미노는 오른쪽의 사다리를 끌어안는다. 기차 소리가 점점 커지다 둘을 삼킬 것처럼 울린다. 이르 (큰 소리로) 미노, 꽉 잡아! 미노 (머뭇거리다 대답한다) 응! 터널. 암전. 과거 미노 아저씨! 트레일러 위로 불이 들어온다. 미노, 앞서 핸들에 매달아 두었던 작은 가방을 끌어안은 채 움직이지 않는 트레일러 상부에 앉아 있다. 관객석을 향해 브로커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중이다. 미노 아저씨, 우리 엄마랑 통화해 봤어요? 우리 엄마 목소리 어때요? 저는 못 들어 봤거든요. 집에 전화기가 없어서요. 그래도 편지로 자주 이야기했어요. 제 이름이 그대로라서 다행이래요. 트레일러 아래로는 푸르스름한 저녁 하늘이 펼쳐져 있다. 이르, 무대 상수에서 등장한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미노 할머니가 엄마한테 그랬나 봐요, 이름 바꿔버릴 거라고. 근데 안 바꿨어요. 우리 할머니는 한다면 하는 사람인데, 왜 안 바꿨을까요? 이르, 이윽고 누군가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온 힘을 다해 도망치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잡히고 만다. 바닥에 내팽개쳐진 이르, 엎드린 채 몸을 웅크린다. 여러 발들에게 걷어차인다. 미노 제 이름, 원래는 까미노로 지으려고 했대요. 길 말이에요. 한참 이르를 짓밟고 때리던 무리가 떠난다. 이르, 겨우 몸을 일으켜 걷는다. 무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문 두드리는 시늉을 한다. 이르 (갈라지는 목소리로) 저기요, 아무도 안 계세요? 아무도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이르의 걸음이 느려진다. 이르 저, 물 한 잔만. 한 모금만…. 이르, 끝내 주저앉고 만다. 그때 살짝 열리는 문 하나. 틈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이르를 비춘다. 손 하나가 컵을 내민다. 미노 길은, 어디서든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이르, 컵을 받아 들고 허겁지겁 물을 마신다. 문이 닫힌다. 미노 엄마가 자주 하던 말이랬어요. 이르, 비운 컵을 문 앞에 내려놓는다. 자리에서 일어나 닫힌 문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걷기 시작한다. 느리지만 보다 힘찬 걸음걸이. 미노 아저씨.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요? 이르, 무대를 거닐다 다시 기차 곁으로 돌아온다. 트레일러 위로 오를 기회를 엿보던 찰나, 미노의 말을 엿듣는다. 미노 우리가 아니라, 나만 가요? 이르 (불쑥 끼어들며) 쟤 이틀도 못 버틸걸요. 미노, 이르를 내려다본다. 이르 저런 애들 많이 봤어요. 금방 떨어져 죽어요. 아니면 터널한테 잡아먹히든가. 미노 (다시 관객석을 향해) 나 혼자 가요? 이르 (다급하게) 저 이거 탄 적 많아요. 저번엔 소노라까지도 갔어요.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미국이에요. 저랑 가면 쟤 미국 도착할 수 있어요. 미노 (이르를 향해) 내 이름은 미노야. 이르 쟤가 미국 가야 아저씨도 돈 받는 거죠? 그렇죠? 미노 미노라니까. 이르 제가 같이 탈게요. 보름이면 가요. 미노 …같이? 이르 같이. 같이 타게 해 주세요. 물이랑 먹을 것도 조금만요. 이르, 간절하게 관객석을 바라본다. 미노,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르의 표정이 환해진다. 금세 트레일러 상부에 오르는 이르. 미노, 이르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미노몇 살이야? 이르 열다섯. 미노 이름은? 이르 …이르. 미노 ‘걷다’ 할 때 그 이르? 이르, 고개를 끄덕인다. 미노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암전. 다시 현재 터널에서 빠져나온 기차의 소리는 처음과 같이 옅다. 불 들어오면 두 아이, 여전히 사다리를 꼭 끌어안고 있다. 이르, 조심스럽게 트레일러 상부로 기어 올라가 반대쪽에 있던 미노에게 손을 뻗는다. 미노, 이르의 손을 잡고 올라온다. 이르, 미노의 허리부터 핸들에 묶는다. 매듭이 튼튼한지 수차례 확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앉는다. 미노, 그 모습을 지켜본다.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르 (허리를 묶으며, 조금 들뜬 목소리로) 터널 하나. 이제 하나 남았어. 미노, 말이 없다. 이르 왜 그래? 배고파? 미노 아니. 이르가방에 크래커 조금 남았을 거야. 물도. 그거 먹어. 미노 괜찮아. 이르 곧 도착하잖아. 아낄 필요 없어. 미노 배 안 고파. 이르 그럼 왜 그래? 설마 너, 진짜 아쉬워서 그래? 미노 (말 돌리며) 그 코요테 아저씨는 왜 멕시코에 사는 걸까? 미국을 잘 아는 것 같았는데. 이르 (가방 속에서 물병을 꺼내 내밀며) 미노. 미노 (받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 미국이 그렇게 멋지고 살기 좋은 곳이면, 그 아저씨는 왜 계속 코요테로 사는 걸까? 이르, 미노를 흘겨보다 물을 마신다. 이르 (물병을 가방에 넣으며) 모두가 같은 꿈을 꾸지는 않아. 미노 그럼 코요테들은 무슨 꿈을 꾸지? 이르 아무 꿈도 안 꿀걸. 미노 왜? 이르 머리에 든 게 돈밖에 없으니까. 미노 너는 코요테 아저씨가 싫어? 이르 응. 미노 나는 좋았는데. 이르 그 아저씨가 잘해 줬어? 미노 아니. 이르 그런데 왜? 미노 코요테니까. 이르 브로커들이 멋있어 보이디? 미노 브로커를 코요테라고 부르는 게 멋있어 보이는 거야. 이르 그게 그거지. 미노 엄연히 달라. 다시 덜컹거리는 트레일러. 이르, 경직돼 핸들을 붙든다. 흔들림이 잦아들자 허리 매듭을 확인한다. 미노, 아무렇지 않게 말을 잇는다. 미노 진짜 코요테들은 평생 가족들이랑 무리 짓고 산대.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면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댔어. 이르 사람보다 낫네. 미노 그치? 나도 코요테로 태어날걸 그랬나 봐. (사이) 너, 진짜 코요테 본 적 있어? 이르 아니. 미노 나도. 이르 늑대랑 비슷하게 생겼대. 미노 그건 알아. 이르 그럼 대충 짐작되잖아. 미노 늑대도 직접 보진 못했단 말이야. 이르 직접 봤으면 아마 밥이 됐을 거다. 대화가 끊긴다. 이르, 미노의 눈치를 본다. 이르 (달래려는 듯이) 넌 운이 좋은 애니까 늑대를 만난 적이 없는 거야. 걔네 엄청 사납댔어. 미노 정말? 이르 그래. 미노 (시무룩해져서) 그럼 평생 못 보겠네. 다시 정적. 기차 소리. 이르, 떠오른 것이 있는 듯 미노의 어깨를 붙잡는다. 이르 미노, 늑대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어. 미노뭔데? 이르 상상. 미노 상상? 이르늑대를 봤다고 상상하는 거야. 미노 (실망하며) 뭐야. 이르 처음엔 그렇게 시작해야 돼. 자, 말해 봐. 늑대에 대해서 아는 거 뭐 있어? 미노 음… 털이 많아. 이르 그렇지. 미노 갈색. 그리고 검정색. 회색도. 이르 배 쪽에 있는 털은 흰색이랬어. 미노 (점점 신이 나서) 꼬리가 복실복실해. 이르 귀는 삼각형이야. 미노 주둥이가 길어. 이르 눈이 날카로워. 미노 밤엔 막 등불처럼 빛나고. 이르 엄청 빨라. 미노 그리고 높은 소리로 울어. 두 아이들, 동시에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내다 웃음이 터진다. 이르, 재빠르게 표정을 굳힌다. 이르 아직 안 끝났어.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야. 다 상상했어? 미노 응. 이르 눈 감아 봐. 미노, 눈을 감는 척하다가 슬쩍 뜬다. 이르, 미노의 눈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덮는다. 이르 아까 말한 걸 되새겨 봐. 털이랑, 꼬리랑, 귀, 주둥이, 눈…. 미노, 얼굴을 찌푸리며 머릿속으로 늑대를 만들어 낸다. 이르 어때? 그려져? 미노 …늑대다! 이르 그래. 늑대는 어디 있어? 미노 끝없이 펼쳐진 들판. 이르 거기서 뭘 하는데? 미노 달리고 있어. 바람을 거스르면서. 이르 맞아. 늑대는 달리는 중이야. 발이 땅을 디딜 때마다 온몸의 털이 춤을 추지. 갈색, 검정색, 회색…. 여러 색들이 한 데에 섞여서 오묘한 빛깔을 만들어 내고 있어. 그렇게 달리다 햇살 아래 멈춰 서면, 털 한 올 한 올이 타오르는 것처럼 번쩍여. 미노, 탄성을 터트린다. 이르 늑대는 왜 멈췄을까? 미노 어, 사냥을 하려고? 이르 그렇지. 털만큼이나 번쩍이는 매서운 눈이 사슴을 발견했거든. 미노 사슴아, 도망가! 이르 쉿. 사슴은 풀을 뜯느라 바빠. 늑대가 자기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르고 있다고. 늑대는 몸을 낮춰서 살금, 살금, 살금, 다가가다가…. 이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큰 소리로 미노를 놀랜다. 미노, 짧은 비명을 내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다. 허리에 묶은 밧줄이 미노를 다시 트레일러 위로 앉힌다. 미노 (꿈에서 깬 듯이) 나, 늑대를 봤어. 이르 그래. 그렇게 상상하는 거야. 미노,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미노 진짜로 봤어. 이르 알았어. 진짜 본 거 맞아. 미노 코요테는? 코요테도 볼 수 있을까? 이르 그럼. 미노 코요테가 될 수도 있고? 이르 뭐든 할 수 있어. 미노, 한껏 신난 모습으로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다시 상상 속에 빠진다. 이르, 미노를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 짓는다. 날이 밝기 시작한다. 마지막 터널이 안개 틈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르, 터널을 발견하고 미노의 옆구리를 찌른다. 미노, 얼굴에서 손을 떼어 낸다. 이르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키며) 터널. 두 아이들, 밧줄을 풀기 시작한다. 겹쳐 묶은 매듭이 잘 풀리지 않는다. 다급한 마음에 손이 미끄러지기도 한다. 이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터널을 보며 허겁지겁 매듭을 푼다. 이윽고 트레일러 측면으로 내려가 사다리에 몸을 밀착시킨다. 기차 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르 (소리친다.) 미노! 꽉 잡아야 해!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이르, 위를 올려다보자 막 매듭에서 풀려난 미노가 몸을 일으키고 있다. 중심을 잡으려는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이르 뭐 해! 내려가! 미노, 이르의 외침에도 꿈쩍 않고 트레일러 위에 꼿꼿하게 서서 터널만을 바라본다. 이르 너 미쳤어? 얼른 내려가라니까! 미노 (나직하게) 나, 정말 됐어. 이르 미노! 내려가! 미노 코요테가 됐어. 이르 미노! 미노, 터널을 끌어안으려는 듯 양팔을 벌린다. 이르, 눈을 질끈 감는다. 기차의 소리가 귓등을 때린다. 마지막 터널. 암전. 기차 소리가 끊긴다. 침묵 끝에 헤드라이트를 닮은 불이 트레일러 위를 비춘다. 미노가 앉아 있다. 미노, 널브러진 밧줄을 만지작거리며 노래한다. La Llorona의 멜로디. 미노 고달픈 삶에 길을 잃고도 사랑이 그대로 그대로 머물까? 눈을 가린 여인아, 뒤늦은 후회로 눈을 가린 여인아, 손을 내밀어도 죽음의 기차 위에 선 아인 잡을 수 없었다네 계절이 가도 푸른 소나무 그대로 머물 수밖에 마지막 기차 소리 점점 커졌다가, 불 들어옴과 동시에 서서히 잦아들어 옅게 깔린다. 이르, 다급하게 사다리를 타고 트레일러 위로 올라간다. 미노, 멀쩡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이르 너… 너 괜찮아? 미노, 살짝 웃어 보이고는 다시 정면을 바라본다. 이르, 혼란스러운 표정. 이르 너 정말로-. 미노 이르, 미국이야. 두 아이들, 얼마 남지 않은 철길을 멍하니 응시한다. 미노 나 가방 좀. 이르, 얼떨떨하게 사다리에 묶여 있던 가방을 풀어 미노에게 건넨다. 미노, 망설이다가 가방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지도를 꺼내 펼치자 엄마의 사진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이르에게 내민다. 이르, 어리둥절하게 받아든다. 미노 뒤에 봐. 이르, 사진을 뒤집는다. 낯선 주소가 쓰여 있다. 기차, 서서히 멈춘다. 이르, 급하게 짐을 챙긴다. 이르내려야 돼. 미노 이르. 이르 지금 안 내리면 붙잡혀. 얼른 내려야 돼. 지도와 사진을 가방 속에 쑤셔 넣고 사다리를 타는 이르. 한 발짝씩 아래로 내딛다 끝내 뛰어내린다. 두 발이 땅에 닿는다. 이르 미노. 얼른 내려와. 미노 이르, (긴 사이) 난 못 내려. 이르의 얼굴에 서서히 깨달음이 번진다. 이르 …언제부터? 미노 그게 중요해? 이르, 대답하지 못하고 울먹이기 시작한다. 미노 있잖아,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상상하는 거야. (트레일러 끝 모서리에 걸터앉는다.) 이르, 나에 대해서 아는 거 뭐 있어? (대답이 없자) 어서. 이르 (훌쩍이며 천천히 나열한다.) 치아파스랑, 또띠야랑… 할머니. 까미노. 열다섯 살. 미노 엄마도. 이르, 미노의 가방에서 사진을 꺼낸다. 사진과 미노를 번갈아 본다. 미노 찾아갈 수 있겠지? 이르, 사진을 품속에 넣는다. 미노 자. 이제 눈 감아 봐. 이르,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미노 어때? 그려져? 고개를 젓는 이르. 미노 아니야. 할 수 있어. (사이) 하나씩, 하나씩. 멈추지 말고. 이르, 천천히 고개를 들고 발걸음을 옮긴다. 기차 주변을 빙 둘러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한다. 미노, 이르를 지켜본다. 미노 모르는 게 있을 땐 채워 넣으면 돼. 늑대가 되어서, 코요테가 되어서. 이르 (중얼거린다.) …미노가 되어서. 이르, 멈춰 서서 품에서 사진을 꺼낸다. 뒷면에 적힌 주소와 눈앞의 집을 번갈아 본다. 도착이다. 미노, 허공에 대고 문 두드리는 시늉을 한다. 이르, 따라 문을 두드린다. 똑, 똑, 똑. 미노, 트레일러 상부에서 일어난다. 미노 (기대에 찬 얼굴로) 누구세요? 이르, 한참의 고민 끝에, 이르 저는, 암전. 막.
  • [2020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현실·꿈·무의식 넘나들며 보여줄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 기대

    [2020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현실·꿈·무의식 넘나들며 보여줄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 기대

    총 750명의 투고자들 중 12명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가장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터널’, ‘부메랑’, ‘그림자 숲과 검은 호수’ 등이었다. 무엇이 당선작이 돼도 좋을 만큼 세 분의 작품들은 완성도가 높고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터널’ 외 2편은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어둠과 물기, 그리고 “파열 속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그려낸다. 고립되고 무너진 세계를 벗어나 타자에게 가 닿으려는 화자는 관념을 다루거나 허공을 유영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다만 흑과 백, 소리와 침묵, 칼과 꽃의 선명한 대비 구조가 다소 단순한 폐쇄회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부메랑’ 외 2편은 도시의 평범한 풍경이나 일상적 소재들을 특유의 활력으로 되살려내 감각적 향연의 장으로 만든다.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자유로운 연상을 통해 펼쳐지는 동안 산문성이 강화되지만, 시적 긴장을 잃지 않고 리듬을 조율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원심력의 확장이 번번이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어버려 소품에 가깝다는 인상이 들었다. 당선작으로 뽑은 ‘그림자 숲과 검은 호수’는 투고자의 작품 중 상대적으로 가장 짧은 시였다. 100행에 육박하는 시들을 신춘문예에 투고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그 패기와 스케일을 높이 사고 싶었다. ‘경로를 잃어버린 통로와 불가피한 레시피’, ‘정밀하게 고안된 하루’ 등의 다른 투고작들도 만만치 않은 시력과 테크닉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당선작은 ‘접촉경계혼란’이라는 심리적 현상을 숲과 호수의 데칼코마니를 통해 역동적으로 전개하면서 “달리는 덤불” 하나를 눈앞에 보여 준다. 앞으로도 그가 현실과 꿈과 무의식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어떤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들을 우리 앞에 부려 놓을지 기대를 갖게 된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성탄 이틀 전 은행 턴 흰수염 강도 돈 뿌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 이틀 전 은행 턴 흰수염 강도 돈 뿌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 이틀 전 은행을 턴 강도가 돈을 허공에 흩뿌리며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흰 수염을 기른 나이 지긋한 백인 남성이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점심 무렵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아카데미 은행 앞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행인들을 향해 돈 세례를 했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목격자 디온 파스칼레는 콜로라도 11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행을 털고 나오더니 그가 온 사방에 돈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방에서 돈을 꺼내 던지기 시작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더라”고 말했다. 덥수룩한 이 용의자는 근처 스타벅스 커피점을 기웃거리더니 들어가 앉아 체포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축제처럼 즐거운 반응을 보였던 행인들은 돈을 주워 모아 은행에 돌려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은 용의자의 이름이 데이비드 웨인 올리버(65)라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은행 창구 직원에게 옷 안에 총을 숨기고 있다고 위협해 돈을 챙겨 은행을 걸어나와 이같은 짓을 벌였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돈이 강탈됐고 회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리버는 1만 달러 보석과 함께 엘파소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성탄 다음날 첫 재판에 출두하게 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장례복 차림 펠로시 “미국에 슬픈 날”

    장례복 차림 펠로시 “미국에 슬픈 날”

    차분한 카리스마로 탄핵소추 가결 선포 탄핵 정국 오래갈수록 민주당에 유리해 상원으로 즉각 소추안 넘기지는 않을 듯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력남용 부문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한 낸시 펠로시(79·민주당) 미국 하원의장이 조용하라는 듯 허공에 손짓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내지르던 환호성을 멈추고 입을 닫았다. 이어 의회 방해 부문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서야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앞선 행동을 설명하듯 “오늘은 헌법을 위한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임기 시작과 함께 ‘다혈질 트럼프’를 대적할 선봉장으로 떠오른 펠로시 의장은 정작 트럼프 대통령에 역대 3번째로 하원 탄핵 결정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지우는 날에 ‘국가적 대의’에 집중했다. 냉혹하고 차분한 특유의 카리스마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도덕적 용기에 이보다 더 자랑스럽거나 영감을 받을 수 없다”며 “우리는 결코 이 투표를 하라고 채찍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오늘 이 투표를 우리나라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비전에 경의를 표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제복을 입은 우리 남녀의 희생, 그리고 항상 민주주의에서 살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염원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금색 브로치를 달고 등장한 펠로시 의장의 패션에 미 언론들은 “장례식을 위한 옷”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멀리서 보면 단검처럼 보이는 브로치를 ‘힘의 핀’이라고 지칭했다. 건국 13개주를 상징하는 막대 묶음 위에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독수리가 앉은 지구본이 얹힌 모양으로 이른바 ‘하원의 지팡이’로 불린다.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이 브로치를 착용했다. 다섯 자녀의 어머니로 살다 47세에 하원에 발을 들인 펠로시 의장은 2010년까지 여성 처음으로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지냈고, 8년 만인 올해 1월 재임됐다. 펠로시 의장이 차분하고 효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어린 공세에 대처하자 CNN은 ‘그늘의 여왕’(Queen of shade)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탄핵소추안 가결이 끝난 뒤에도 트위터에 자신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사진을 올리고,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한 문장의 격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번 하원 탄핵 가결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항마 마련에 고민하던 펠로시의 민주당은 트럼프의 공화당을 압박할 카드를 쥐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정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지만,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기지 않을 거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화당은 탄핵안이 넘어오는 대로 속전속결로 부결시키고 대선 정국으로 나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리지널 ‘유령’의 마법… 부산 사나이 심장도 쿵!

    오리지널 ‘유령’의 마법… 부산 사나이 심장도 쿵!

    광택이 도는 검은색 톱햇을 쓴 노신사가 경매를 진행한다. 중세시대 그림과 클래식 권총 등 경매장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물품들이 소개된다. 665번 경매품으로 올라온 원숭이 인형이 달린 뮤직박스에 이어 666번으로 부서진 대형 샹들리에가 공개됐다. 휠체어에 앉은 백발 노인이 경매품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경매사가 샹들리에에 얽힌 비화를 소개하자 샹들리에가 불빛을 밝히며 공중으로 떠오른다. 중세풍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샹들리에의 화려한 조명과 함께 허공에 뿌려졌다. 그렇게 유령의 마법에 걸려 1881년 파리 오페라 하우스로 소환됐다. ●7년 만의 귀환… 부산 개막공연 매진 행렬 불멸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돌아왔다.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팀의 월드투어 공연이다. 7년 만에 다시 한국에 온 ‘오페라의 유령’은 부산을 먼저 찾았다. 지난 13일 국내 최대 규모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씨어터에서 열린 개막 공연은 일찌감치 1727석 티켓이 매진됐다.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에서 공연을 이어 가는 ‘오페라의 유령’은 1월 19일 공연 티켓까지 예매를 진행한 가운데, 대부분의 회차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 공연 당일 극장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유령’을 맞이하려는 관객들로 붐볐다. 로비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도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섰고, 프로그램북과 공연 관련 상품 구매도 이어졌다. 그간 대형 뮤지컬 관람 기회가 적었던 부산 시민의 갈증과 명작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확인됐다.● 샹들리에·가면무도회… 탄성과 박수 이어져 막이 오르고 무대에 배우들이 하나둘 등장하자 만원 객석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모두가 저마다 소설과 영화, 혹은 이전 뮤지컬로 보고 추억으로 남은 ‘오페라의 유령’이 다시 생명을 얻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이야기는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오페라 극장 지하 미로에 숨어 살며 어긋난 방식으로 사랑을 키워 가는 ‘유령’과 오페라단의 새로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이 이끌어 나간다. 2012년 내한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크리스틴 역을 맡은 클레어 라이언(32)은 더욱 깊고 섬세한 감정으로 돌아왔다. 대형 샹들리에가 무대로 떨어지는 장면, 2막 첫 가면무도회 등 곳곳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수시로 펼쳐지는 마법 같은 무대 전환과 반복되는 명곡의 향연은 늘 감탄을 자아낸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바로 앞에서 탄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한 관객이 지인과 나누는 관람 후기가 들려왔다. “와~확실히 오리지널이 다르긴 다르네. 심장 터지는 줄 알았다. 이거 끝나기 전에 함 더 보자.” 부산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대선에 뛰어든 블룸버그, 어떻게 ‘슈퍼리치’ 됐나... 어려운 단말기 덕분

    미대선에 뛰어든 블룸버그, 어떻게 ‘슈퍼리치’ 됐나... 어려운 단말기 덕분

    순자산 68조원… 세계 17번째 ‘슈퍼 리치’미국 대선 경선에 뛰어든 ‘슈퍼 리치(super-rich)’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1942년 2월에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단순한 억만장자가 아니라 세계 14번째 부호다. 올해 77세인 그의 순자산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580억달러(68조원 상당)로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추산했다. 블룸버그가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한 것이 그의 ‘화수분’이라고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가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전국 지지도 평균 5.5%…민주당 5위 ‘미미’12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블룸버그의 전국 지지도는 평균 5.5%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시장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선에 합류한 지 보름 남짓으로 짧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지율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그가 경선이 진행될수록 가공할 위력을 더하며 대권행 티켓을 거머쥘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1981년 민간 통신사인 블룸버그를 설립하면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 회사가 데이터와 기술, 미디어 등 많은 업무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블룸버그 단말기’ 때문에 우뚝 서게 됐다. 단말기는 기본적으로 금융 산업에서 필요한 적절한 정보 제공, 계산 능력, 단말기에 연결된 사람들을 이어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다. 구닥다리 같은 단말기… 황금알 낳는 거위 단말기는 1980년대의 구닥다리 컴퓨터처럼 보인다. 단말기 자판은 더욱 우기게 생겼다. 배워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단숨에 월가를 장악했다. 단말기 구독료는 연간 2만달러에서 2만 4000달러다. 이런 구독자가 32만 5000명을 넘어서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기업 임원들이 특히 좋아한다. 이 단말기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 때문에 금융에서 ‘대박’을 치고 싶다면 여기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블룸버그가 회사를 세워 생산한 제품을 소개할 때, 어떤 면에서는 대담하고 요란스럽거나 거만한 것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런 머스크와 같았지요. ‘이게 최고야’라고 말했지만 그는 제품을 30년 동안 계속 개선해왔던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의 경쟁사인 로이터통신에서 수년간 일했던 더글러스 테일러의 회고담이다. “블룸버그 단말기가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데로 시장과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작년 수익 11조… 단말기 年 2만4천만달러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100억달러(11조 72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단말기는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을 조사하고 전세계 환율을 처리한다. 금융 계산이나 무역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고, 투자의 예상 수익 비교와 분석도 할 수 있다. 단말기 이용자들은 전세계를 다니는 유조선을 추적할 수 있고, 산불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공급망이 어디에서 파괴됐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기능은 몇 가지 코드로 움직이는데 주식은 EQUITY, 뉴스는 N으로 찾아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메시지, 채팅룸이 있다. 가입자들은 금융 이슈에 관해서 익명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소셜미디어처럼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할 수 있다. 금요 퀴즈나 음식점 추천, 월드컵과 같은 중요 스포츠 소개 등도 제공한다. 금융에서 유명인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고, 가장 많이 본 사람을 뽑는 MVP 선정도 있다. 사회적 요소도 있다. 단말기는 블룸버그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면서 자금을 모집하는 데도 사용된다. 설립자인 블룸버그는 2001년 뉴욕시장에 뛰어들면서 통신사에서 물러났지만 2014년 돌아왔다. 이번에 경선에 나서면서 다시 통신사에서 비켜나 있다. 종잣돈 1000만달러… “머스크처럼 거만” 블룸버그는 통신사를 시작하기 전에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의 파트너로 활동했다. 하지만 회사가 팔리면서 그는 입사 8년 만인 1981년 해고됐다. 퇴직금을 받지 못했지만 파트너로서 1000만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이노베이티브 마켓 시스템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나중에 회사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꿨다.2015년 해리 맥크래컨이 ‘패스트 컴퍼니’라는 책에서 블룸버그 단말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놨다. ‘마켓 마스터’로 불리는 최초의 단말기 20개를 1982년 후반 메릴린치에 팔았다. 그는 경기 침체기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시는 주식 거래가 기술화되는 순간이었다고 맥크래컨이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데이터 사업의 개척자이자 금융 산업의 전설적 기업인 로이터와 비교하면 ‘풋내기’였다. 후발주자인 블룸버그는 고정수입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 니즈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세분화 업무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테일러는 “그는 가입자를 조금이라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툴을 추가해 나갔지요. 판매에도 능숙해 새로운 고객을 아주 잘 찾아냈습니다”고 말한다. 2007년 전설적 로이터 추월 시장 1위블룸버그 통신은 로이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 2007년 추월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데이터 기업이 되었다. 로이터가 톰슨과 합병한 직후 역전됐지만 2012년 블룸버그 통신이 선두를 탈환해 지켜오고 있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버튼 테일러 인터내셔널 컨설팅’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금융 정보제공으로 100억달러의 순익을 냈다. 반면 지금은 리피니티브인 톰슨로이터는 670억달러를 기록했다. 단말기는 공식적으로 ‘블룸버그 프로페셔널’로 불린다. 전체 수익의 75% 정도를 창출한다. 과거 생산했던 작은 상자 크기의 단말기는 다시는 생산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블룸버그는 데이터에 뉴스 그리고 다른 서비스들 제공으로 다양화해 왔다. 예컨대 블룸버그가 1990년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수년 동안 기자들과 간부들에게 그들이 만난 사람들의 정보를 프로파일에 채워넣으라고 요구했다. 프로파일에는 정보, 회사 이름뿐만 아니라 생일, 교육, 결혼 여부까지도 요구했다. 이런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복스가 전했다. 단말기 조작 어려워… 日100억건 데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약 2만명의 직원이 있으며 전세계 수십 곳에 지사가 있다. 단말기는 하루에 100억건의 시장 테이터, 8억건의 이메일, 200만건의 인스턴트 메시지를 처리하고, 330만건의 프로필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특히 단말기가 시장을 지배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금융시장에선 이 단말기가 매우 유용하며, 경쟁 제품들보다는 훨씬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널리 보급된 것’이 결정적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이 단말기로 모여 있고, 여기서 가격을 정하고, 주문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고,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단말기 조작법은 다소 어렵다. 척 보면 사용법을 알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블룸버그 단말기를 선택하면 대다수 이용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새로운 것을 사서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판 타자 에러나 기능 실수로 천금 같은 수초가 증발하거나, 수백만 달러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단말기에 달라붙어 다른 것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다. 사용법이 어려운 것이 역설적이게도 시장 지배력을 굳건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수는 수백만달러 허공… 단말기 안 바꿔 블룸버그 단말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특히 가격 면에서 대체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입자 한 명에 연간 2만 4000달러이지만 두 개 이상을 갖는다면 2만 달러로 가격이 내려간다. 2016년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회사의 법인 가입을 톰슨로이터로 바꿀 것이고, 그러면 연간 1800만달러에서 36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만약에 블룸버그 통신이 먹통일 경우 대안이 없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은 설립자가 대선 경선에 합류함에 따라 그를 포함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추적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슈퍼리치인 그가 국민의 표를 돈으로 모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풍성하고 흰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큰 체구의 악장이 80여명의 단원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오보에 연주자가 라(A)음을 내자 다른 연주자들도 그 음에 맞춰 악기를 조율했다. 이어 악장이 다시 한번 바이올린으로 현악기를 조율하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앞으로 2시간가량 음악 여정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도 이미 박수 칠 준비를 하며 마에스트로가 등장할 무대 왼쪽 출입문을 응시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 않았고, 악장과 단원들은 익숙한 듯 표정의 동요조차 없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2분쯤 흐르자 문이 열리고, 흰 수염이 덥수룩한 지휘자가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포디움(지휘대)도, 지휘봉도 없이 맨손으로 단원들 가운데 선 그는 말없이 허공에 두 주먹을 모으더니 서서히 오른손을 펼쳤다. 그의 손끝에서 은은한 플루트 소리가 시작됐고, 그리스 신화 속 호숫가의 나른한 오후 풍경이 펼쳐졌다.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는 클래식 악기로 떠나는 판타지 시간 여행이었다. 열차를 이끄는 기관장은 러시아 클래식의 ‘차르’(황제) 발레리 게르기예프(66), 그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기관원들은 러시아 최고의 악단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다. 1783년 창단 이래 베를리오즈, 폰 뵐로, 차이콥스키, 말러, 라흐마니노프 등의 지휘를 거치며 가장 러시아다운 소리를 내는 전통을 세웠다. 게르기예프는 1988년 마린스키 음악감독을, 1996년 총예술감독을 맡아 30년 넘게 오케스트라를 조율해왔다.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클로드 드뷔시 대표작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게르기예프의 악사들은 드뷔시가 신화 속 목축을 관장하는 ‘목신’의 욕망과 꿈을 그린 이 곡을 몽환적으로 그려내며 청중을 고대 그리스로 인도했다. 반복되는 플루트 연주와 우아한 음색의 하프 연주는 팍팍한 일상을 잊고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최면 주술처럼 다가왔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2)은 등장만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금빛 스팽글 장식 롱드레스를 입은 클라라는 콘서트홀 조명 아래 금빛으로 반짝였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으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그는 객석에서 쏟아내는 박수에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중 안단테 연주로 화답했다.20분간 인터미션(쉬는시간)이 지나고 2부 조명이 켜지면서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의 본격적인 마법이 시작됐다. 이들이 들고 온 작품은 무소르그스키의 천재성이 압축된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무소르그스키가 절친 빅토르 하르트만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유작 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악보에 펼친 모음곡이다. 10개의 소품곡에 10개의 그림과 이야기를 담았고, 변주되며 반복 삽입되는 연주 ‘프롬나드’(promenade·산책)가 이야기 전환 기능을 한다. 지휘봉 대신 섬세한 맨손 지휘를 즐기는 게르기예프의 두 손은 벌새의 날갯짓부터 호수의 잔물결까지 오가며 음표의 미세한 떨림과 잔향까지 계산해냈다. 그의 손짓은 숙련된 악사들의 일사불란한 연주를 통해 지하 세계의 난쟁이와 육중한 말들이 끄는 마차를 무대 위로 소환하는가 하면,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태워 프랑스 파리 튈르리 궁전부터 고대 로마 시대 지하무덤 ‘카타콤’까지 내달렸다. 연주의 절정인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에 이르러서는 러시아 악단만이 낼 수 있는 장엄한 행진곡으로 여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자축했다.게르기예프와 오케스트라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마린스키 극장에서 수도 없이 연주했을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중 자장가와 피날레,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을 덤으로 들려줬다. ‘전람회의 그림’에서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타악기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더니 앙코르 연주에서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현악기의 무한한 매력을 뿜어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롯데콘서트홀 측에 게르기예프의 입장이 늦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다른 연주회에서는 30~40분씩 늦기도 해 클래식 팬들은 이번에도 그의 지각을 의심했다. “지휘자는 이미 준비가 다 끝났는데 늦게 도착한 관객이 많아 관객이 조금이라도 더 자리에 앉을 수 있기를 기다렸다가 나오신 거예요.” 공연장 측의 대답이다. 1시간 2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연주회는 밤 10시를 훌쩍 넘어 끝났다. 준비한 연주에 이어 앙코르 연주를 2곡이나 선보이고 사인회까지 참석한 거장의 눈가 주름에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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