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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손 나눠요] ③가리봉동 조선족의 겨울나기

    [따뜻한 손 나눠요] ③가리봉동 조선족의 겨울나기

    “새해엔 가족도 만나고, 불법체류 딱지도 뗐으면….” 27일 오후 중국동포가 모여 사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선 세밑의 여유를 느낄 수 없었다.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한 가리봉시장의 점포며 식당에는 찬바람에 날려갈 듯 왜소한 간판이 불빛을 깜박이고 있었다. 7∼8년 전부터 하나둘씩 모여들어 한때 6만명 가까운 중국동포가 살던 이곳에는 불법 체류자 단속의 여파로 이제는 3만∼4만명이 남아 있다. 이들의 70%가량은 아직도 불법체류자 신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체류 단속에 3만~4만명으로 줄어 가리봉시장의 식품점 주인 최모(50·여)씨는 “무조건 때려잡는 정책이 문제”라며 화를 내다가도 모처럼 찾아온 동포 손님에게 감자 한알을 덤으로 얹어줬다. 불법체류자 동해관(39)씨는 “단속이 겁나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곳 말고 어디서 따뜻한 정을 느끼겠느냐.”고 되물었다. 양꼬치 식당을 운영하는 이림빈(35)씨는 1997년 입국,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3일 만에 사고로 오른쪽 손이 절단됐다.2000년 치료를 위해 재입국한 그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으나, 지난 8월 고용허가제 실시를 앞두고 자진신고로 합법체류 자격을 얻었다. 이씨는 “중국동포를 동포로 인정하지 않는 편견이 서럽다.”면서도 “아직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털어놨다. ●쪽방 살며 한달 100만원 벌어 대부분 저축 197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의 보금자리였던 속칭 ‘벌집촌’은 중국 동포의 차지가 됐다. 보증금 50만∼10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쪽방은 언제 추방될지 몰라 전세금을 묻어두기도 불안한 불법체류 동포에게 가장 만만한 보금자리다. 벌집촌 불빛을 따라가 문을 두드리자 “누구시오.”라는 긴장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부쩍 강화된 단속의 손길이 간혹 쪽방촌까지 뻗치기 때문에 지레 겁먹는 것이 당연했다. 빠끔한 문틈 사이로 선한 눈빛만 내밀던 40대 남자는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아내는 파출부로 일한다.”고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한국사람이라니까요….”라며 문을 닫아버렸다. 어렵사리 들어간 근처 박홍란(40·여)씨의 쪽방에는 이불과 옷가지, 라면 한 박스가 뒹굴고 있었다. 남편과 아들을 두고 지난달 홀로 입국한 박씨는 “한달 100만원을 벌어 대부분 저축한다.”면서 “몇년 뒤 금의환향할 것을 생각하면 냉골에서 버티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애써 웃음지었다. ●친척 도움받아 아들 초청 수속 밟아 가리봉시장에서 200m쯤 떨어진 중국동포 지원단체 ‘중국동포의 집’에는 노인 8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찬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1년 남짓 가리봉동에 머물고 있다는 이춘화(66·여)씨는 새해를 손꼽아 기다린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3세때 중국으로 건너간 이씨는 1995년 남편과 함께 친지 방문을 왔다 돈을 벌 요량으로 혼자 눌러앉았다. 그러나 1998년 10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자 중학교 교장이던 남편은 중국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떴다. 돌아갈 희망이 없어진 이씨는 친척의 도움으로 두 아들을 초청하기 위해 수속을 밟고 있다. 이씨는 “10년 동안 가족을 보지 못해 손자 옷을 사보내려 해도 사이즈를 몰라 보내지 못했다.”면서 “설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여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이런 것이 고향인 모양”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중국동포의 집을 꾸리고 있는 김해성 목사는 “단속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문제가 오히려 깊숙이 숨어든다.”면서 “국내 체류하고 있는 동포의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관이 함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외국인노동자 보호 박천응 목사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외국인노동자 보호 박천응 목사

    모난 돌이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둥글어지듯 견고한 세상의 편견에 가만히 고개저으며 조금씩 인심을 바꾸어가는 사람이 있다. 경기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박천응(43)목사는 그러나 “내게 무슨 힘이 있어 세상의 벽을 깨뜨리겠느냐.”고 반문한다. 박 목사는 2004년 첫날을 외국인노동자센터의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이주노동자 70여명과 이불을 뒤집어쓰고 맞았다. 이후에도 각종 이주노동자 집회에는 언제나 그가 중심에 서 있었다. 그는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의 개선을 요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올해의 3분의1을 농성장에서 보냈다. 박 목사는 지난 3월9일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센터에서 불법체류자를 잡아가려는 단속반원들을 제지하다 팔목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던 것. 그와 센터는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 40여만명 가운데 직접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만 3000여명에, 하루에도 그를 찾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수백명에 이르는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흔들림이 없다. 새해에도 사업장 이동이 불가능한 고용허가제의 모순을 지속적으로 꼬집으며 진정으로 이주노동자를 위한 제도가 무엇인지를 정부에 호소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22일 “이주노동자들이 법적으로 기본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의 고까운 눈길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땅에서 떳떳하게 서지 못한다.”면서 “새해에도 다시 맞이 할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에는 그들이 편안하게 웃으며 생일을 맞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아직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희망을 피력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독자의 소리] 외국인노동자 의료대책 시급/최승휴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사용되는 비자는 두 종류다. 연수생 비자와 E-9비자이다. E-9비자는 고용허가제 도입으로 생긴 비자이다. 이 두가지 비자를 가진 노동자는 건강보험 가입이 의무이지만 시행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더 많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로 인해 몸을 다치거나 병이 생겨도 치료비 때문에 병·의원에서 치료받을 엄두를 못 낸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64만 1840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그나마 일이 익숙해질 때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첫째 비자, 두번째는 의료문제다. 인간에게 가장 서러운 것 중 하나가 배고프고 몸아픈 것이다. 당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진료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최승휴
  • [독자의 소리] 제조업 인력난 해소대책 필요/유은선

    최근 제조업체들의 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장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인력난 심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고용허가제에 따른 후폭풍으로 국내 고용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제조 현장 곳곳에서 조업차질을 빚고 생산감축을 감내하는 등 뼈아픈 고통을 당하고 있다. 외국인력이 빠져나간 업체들은 특히 인력 확충방안이 마땅치 않아 매우 고전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근로자들의 초과 근로시간을 확대하면서 인력공백을 때우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다. 실업률이 아무리 치솟아도 내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종사했던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자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정부는 이런 여러 사정을 감안해 제조업체들의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종합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은선
  • 산업연수생 신종착취에 운다

    산업연수생 신종착취에 운다

    “신분이 탄로날까봐 공장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합니다.” 경기 수원의 한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네팔인 우메스(35)는 지난 3년 동안 고국의 가족들에게 국제전화를 걸 때를 빼곤 본명을 써본 적이 없다. 우메스는 위조여권으로 한국에 온 ‘가짜’ 산업연수생이기 때문이다. ●가짜신분 탄로 날까봐 본명 못써 그는 1998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뒤 서울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체류기간 3년이 끝난 2001년 고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웃돈만 주면 다시 한국에 가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인력송출업체 L사의 말에 솔깃, 석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한 차례 산업연수생으로 다녀가면 연수생 신분으로는 다시 입국할 수 없다. 한국행을 원하는 현지인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현지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력송출업체는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우메스는 업체가 법정 송출비용 130만원의 4배가 넘는 570만원을 요구하는데도 ‘한국행’을 선뜻 포기하지 못했다. 결국 급한 마음에 거금을 주고 왔지만, 가짜라는 사실이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송출업체 불법착취 비일비재 1993년 11월 도입된 산업연수생 제도가 송출 에이전트의 불법 착취로 얼룩져가고 있다. 웃돈까지 얹은 송출비를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국내에서 3년기간이 끝난 뒤에도 여권을 위조,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속이고 다시 입국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산업연수생 제도는 단체행동권을 제외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는 고용허가제와는 달리 퇴직금이나 연월차, 잔업수당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1년의 연수과정을 거치면 연수취업자 자격으로 2년 동안 더 머무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값싸게 외국 인력을 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선호한다. 하지만 고용허가제가 출범한 지난 8월 이후 산업연수생에 대한 당국의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미얀마인 퓨퓨(20)는 지난 10월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와 광주의 스펀지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산업연수생 송출업체인 S사에 법정 비용인 130만원에 웃돈을 얹어 400여만원을 냈다. 게다가 가족의 전 재산인 850만원 짜리 고향 집의 주택계약서까지 S사에 담보로 맡겼다. 그가 산업현장을 이탈하면 회사의 연수생 할당량이 줄어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 담보를 요구하는 이유였다.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그는 숙박비 등을 이유로 첫달치 월급은 받지 못했다. ●네팔 등 15개국 50개 송출업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3일 우메스 등 네팔 산업연수생들을 불법입국시키거나 과다한 비용을 받은 인력송출업체 L사 국내지사장 전모(47)씨 등 3명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2000년 1월부터 네팔인을 산업연수생으로 선발해 주는 조건으로 법정 비용 130만원에 120만원씩을 더 받아 2800여명으로부터 3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네팔인 산업연수생을 이름만 바꿔 재입국시키는 수법으로 2002년부터 260여명에게 130여만원씩을 받아 3억 5000여만원을 챙겼다. 남대문서 송용욱 수사과장은 “대다수 피해자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진술을 꺼리기 때문에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 산업연수생을 보내고 있는 나라는 네팔과 미얀마 등 15개국에 현지 송출업체는 50개에 이른다.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 한명실 간사는 “산업연수생에 대한 당국의 관리와 관심이 멀어지면서 송출업체들이 온갖 새로운 방법으로 연수생을 착취하며 이윤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전경련·재경부 11명 5일간 지방경제 돌아보니

    “지난 20년간 열심히 기업활동 해왔는데 요즘 같아서는 왜 제조업을 택했는지 정말 후회됩니다.”(경북 구미의 한 중소 섬유업체 대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재정경제부 ‘기업연구동아리’ 회원들이 지난 6∼10일 전국을 순회하며 지방기업들의 애로를 청취한 결과 상황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지역 20여개 대·중소기업 방문 이번 기업현장 방문은 전경련에 파견 근무중인 국회사무처 김상기 국장과 재경부 신제윤 국장 주도로 재경부 김동열 장관정책보좌관, 사무관 3명, 실무자 3명과 전경련 실무자 2명 등이 동참했다. 재경부 직원들이 민간단체 주관의 기업현장 방문에 장기간 동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경북 구미의 LG전자 사업장과 관련 부품업체 방문을 시작으로 경북 포항, 전남 영암·해남, 광주, 대전, 아산, 수원 등에 위치한 20여개 대·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구미여성기업인협회 변태희 회장은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외국인의 인권보호라는 취지는 좋은데 지방 중소기업 인력난의 숨통을 틔워주던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을 올려놓아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금·환차익稅 부담 커 ‘살길 막막’ 한 외국기업 합작사는 “경기침체로 올해 영업적자가 났는데도 갑작스러운 원화절상으로 외화부채에 대해 환차익이 발생, 법인세를 물어야 할 판”이라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애환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대의 액정표시장치(LCD) 클러스터인 충남 탕정의 삼성전자 LCD단지는 도로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내년 상반기면 대형 7세대 LCD가 본격 출하되는데 아직 공장에서부터 천안IC까지 군데군데 도로 확장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우울한 현장뿐이었지만 ‘작은 희망’도 찾아냈다. ●검찰행정서비스는 ‘작은 희망’ 광주의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자동차업계는 노사문제가 핫이슈인데 최근 광주고검장이 노사 관계자들을 불러 밥을 사면서 양측의 애로점을 들어주는 등 행정서비스가 달라지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신제윤 국장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부와 정치권에 할말은 넘쳐났지만 이들이 평소 애로점을 호소할 ‘채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탐방 결과를 토대로 정책자료를 작성, 재경부와 전경련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국장은 “4박5일간 지방 곳곳을 다니는 동안 밥집이나 숙소 손님이 우리 일행뿐인 경우가 허다했다.”면서 “지방경제가 죽어간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현장을 둘러보니 참혹한 수준”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전경련은 내년부터 행정부뿐만 아니라 국회 입법조사관들까지 참여하는 ‘기업 현장 학습’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아산·수원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대법원 구성’ 막판 진통

    ‘대법원 구성’ 막판 진통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마지막 주요 안건인 ‘대법원 기능과 구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대법원 산하기구로 출범한 사개위는 배심·참심제 등 국민의 사법참여, 로스쿨 설치, 법조일원화, 군사법원 등 형사사법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대법원 구성에 대해선 지난 5월까지 모두 5차례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뒤로 미뤘다가 최근 다시 안건으로 상정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이 연간 1만 9300여건을 처리하는 현실 때문에 사건이 충실하게 심리되지 못하고, 판결을 통해 ‘규범적 가치와 기준을 제시한다.’는 최고법원의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사개위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모든 대법관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은 전체 사건의 0.1%에도 못미치는 연간 10여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개선방안을 놓고 법원과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법원과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다수 위원들은 전국 5개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설치,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건의 3심을 처리토록 한다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경력 20년 이상의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고법 상고부가 전체 상고사건의 60%에 이르는 단독사건을 처리하면 대법원은 합의사건과 고법 상고부가 판례 변경이 필요하다며 이송한 사건을 심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사건은 민사 소송가액이 1억원을 초과하거나 사형·무기 또는 징역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을 말한다. 상고부는 1961년 8월∼1963년 12월 서울고법, 대구고법, 광주고법에 설치된 바 있다. 이 방안의 단점은 일부 국민들이 대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자칫 ‘4심제’ 구조로 변질돼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소송비용이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변협 등 일부 위원들은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0명 이상으로 늘려 신속한 사건 처리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대법관 전원합의체를 여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고, 많은 재판부가 생겨 법령해석의 통일도 힘들어진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개위는 오는 13일 제26차 전체회의에서 ‘대법원의 기능과 구성’에 대해 결론짓고 27일 최종 건의문을 채택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1948년 대법관 5명을 임용한 뒤 61년 9명,69년 15명으로 늘렸다가 81년 상고허가제를 실시하며 12명으로 줄였다. 소송가액 또는 중요성 등을 기준으로 일정 사건의 상고를 금지하는 상고허가제는 지난 90년 폐지됐고, 법령 위반 등 상고이유가 없을 때 심리하지 않는 심리불속행제는 9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인체조직은행’ 설립 내년 허가제로

    2005년부터 장기(臟器)를 제외한 뼈, 연골, 피부 등 인체 조직을 이식할 목적으로 수입·가공·채취하는 의료기관 등은 인체조직은행 설립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체조직은행허가 등 세부운영 규정안’을 마련,30일 입안예고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이나 조직 수입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인체조직을 채취·수입해서 식약청의 안전성 평가를 거쳐 의료행위에 사용하거나 병원에 공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업체가 난립하고 감염 등의 문제점이 발생되자 구체적인 관리강화 차원에서 세부 운영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의료기관 ▲인체조직 관련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 ▲조직 가공처리업자 ▲조직수입업자 등 허가받은 인체조직은행을 통해서만 인체 조직의 공급이 가능해진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파주 교육특구 투기 조짐 ‘토지거래 특례지역’으로

    경기도는 30일 국제화 교육특구가 조성되는 파주지역을 토지거래 특례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부동산 투기 억제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현재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조성되고 있는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과 LG필립스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월롱면 덕은리, 신도시가 들어서는 교하면 운정택지지구 일원을 ‘파주국제화 교육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는 이곳에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초·중등과정의 영어학교와 자립형 사립고 형태의 국제고등학교,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제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도는 그러나 지난달 25일 이같은 계획이 발표된 이후 이 일대에 부동산 불법투기 조짐이 일고 있어 부동산 안정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도는 우선 특구반경 5㎞에 대해 최장 10년간 토지이용을 제한하고, 도시기본계획의 범위를 넘는 토지이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또 파주지역을 ‘토지거래특례지역’으로 묶어 토지거래허가제도를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토지 및 주택가격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도내 평균 토지 및 주택가격 상승 이상 부분에 대해 지방세를 중과세할 방침이다. 도는 이밖에 파주시와 ‘부동산투기방지위원회’를 설치,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특구 및 인근 지역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개발부담금을 중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기고] 공인중개사 高試/이공원 전주공업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난 11월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지나치게 어려워 수험생들의 반발을 불렀다. 전문가들조차 출제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고 할 정도였다. 시험 직후 발표된 건설교통부의 공식사과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건교부는 지금까지 시행된 14차례의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이번 시험에서 합격률이 10% 미만일 경우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왜 공인중개사 시험에 그토록 많은 응시자들이 몰리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그것은 농경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정서가 땅에 강한 애착심을 갖고 있는 데다, 불과 몇십년 사이에 부동산의 가치가 급상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국가의 공인을 받은 전문직군으로 부상하면서 사회적 인식이 좋아졌다는 점 또한 한 요인일 것이다. 현재의 공인중개사 제도는 부동산 중개업법 제정과 함께 탄생한 자격시험이다. 정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종전의 소개 영업법을 폐지하고,1983년 12월 부동산중개업 허가제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중개업법을 제정했다. 우리나라 부동산 중개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중개(仲介)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객주 또는 거간이라 불렀는데, 이들의 사무소가 바로 복덕방이었다. 복덕방은 생기복덕(生起福德)에서 연유한다. 토지와 주택을 풍수지리에 따라 중개함으로써 거래 당사자에게 복과 덕을 가져다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이다. 때문에 종전의 복덕방 주인은 연세가 지긋한 덕 있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제도가 정착되면서 인정넘치는 복덕방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을 보면 청·장년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주부를 비롯해 여성들의 증가도 두드러진다. 규모도 엄청나서 공인중개사 수험생 숫자는 연간 20만명 이상이다. 고용환경이 취약해지고, 기회도 적어지면서 자격시험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려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공인중개사 시험이 너무 어려워 합격은커녕 이젠 시험 준비를 단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는가. 또한 공인중개사 관련 시장도 줄잡아 2000억원 이상이다. 학원, 대학, 출판사 등이 이 시장의 주체들인데, 경제·사회적으로도 고용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 우리나라 부동산 법체계는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점과 등기와 지적업무의 이원화 등으로 부동산 거래에 있어 하자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민사재판의 60% 이상이 부동산 관련 재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공인중개사 시험제도는 무리하게 인원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사회 흐름에 맞게 융통성 있게 변화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IMF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하는데 공인중개사 시험을 어렵게 내 수많은 청·장년층의 의욕을 꺾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 부동산중개업무는 부동산의 경제사회적 가치의 상승에 따라 갈수록 전문화되고 선진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험을 어렵게 낸다고 해서 공인중개업무가 전문화되고 선진화되는 것이 아니다. 합격 후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대학이나 협회 등의 전문기관에서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무교육을 함으로써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 부동산학은 이론적인 학문이라기보다는 종합응용과학이기 때문이다. 중개업법 시행령은 제11조에서 ‘제1차 시험은 중개업무 수행에 필요한 소양 및 지식 정도의 검정에,2차 시험은 실무능력 검정에 중점을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는 수준은 전문대학 졸업 정도이면 충분하리라고 본다. 이공원 전주공업대 부동산학과 교수
  • ‘외국인 고용허가’ 현장서 안먹힌다

    지난 8월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각종 제약요인으로 조기정착에 애로를 겪고 있다. ●고용허가 7272명에 그쳐 8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고용허가제에 따른 업체측의 외국인 근로자 구인 인원은 1만 1097명으로, 이중 고용허가서가 발급된 것은 7272명, 계약까지 맺은 것은 6528명이다. 이 제도상 올해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는 2만 5000명(제조업 1만 7000명, 건설업 6000명, 농·축산업 2000명)이다. 고용허가제 활용도도 업종별로 불균형을 이뤄 계약인원 6528명 가운데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농·축산업은 82명, 건설업은 전무하다. 이같은 현상은 고용허가제가 진일보한 외국인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들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소개소나 브로커 등을 통해 외국인을 쉽게 고용해 왔던 업주들은 이 제도가 믿을 수 있는 루트를 통해 양질의 근로자를 쓸 수 있음에도 당장의 편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인천 남동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인력이 당장 부족한데도 한 달간 내국인 구인 노력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면서 “불법체류자일지라도 한국어를 할 줄 알고 숙련도가 있는 외국인을 쓰는 것이 생산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출국만기보험(퇴직금 대체)과 보증보험(임금체불 대비)에 가입해야 하는 등 외국인 고용 사업주의 의무가 강화된 것도 기피요인으로 볼 수 있다. ●출국만기보험 가입등 의무에 기피 아울러 ‘1사 1제도’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인원 제한도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제한을 주고 있다. 1사 1제도는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기존에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고용한 업체는 고용허가제에 의한 채용이 불가능하다. 반월공단의 S염색업체는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 6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했으나 이미 산업연수생 4명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지난 94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중소업체에서 1년간 연수한 뒤 2년간 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전국의 1만 1701개 업체에서 5만 9108명이 활동 중이다. ●고용창구 일원화 필요성 이에 따라 외국인 고용창구가 일원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산업연수생제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측은 기업의 비용증대 등을 들어 산업연수생제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김재근 사무국장은 “연수생이라는 이유로 노동자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산업연수생제는 하루빨리 폐지되고, 미흡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외국인 권리를 인정하는 고용허가제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고용쿼터제도 불합리하다며 소규모 3D업종을 중심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상 내국인 근로자가 10명 이하인 업체는 내국인의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으나 10명을 넘어설 경우 고용비율이 점점 줄어든다. 내국인이 11∼50명일 때는 10명 이내,51∼100명은 15명 이내,101∼150명은 20명 이내다. 그러나 내국인이 일하기를 꺼리는 3D업종의 경우 이 비율을 맞추기란 까다로운 ‘방정식’과 같다. 시화공단 D전기제조업체 대표 조모(48)씨는 “현재 불법으로 고용중인 외국인 5명을 내보내고 합법 채용하려 해도 내국인이 7명이라 고용쿼터제에 따라 3명밖에 공급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고용의 대부분(92%)을 차지하는 10명 이하 사업장의 경우 고용쿼터제가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어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허가제가 쉽게 정착되지 못함에 따라 지난해 외국인 불법체류자 합법화 이후 12만명으로 줄어들었던 불법체류자가 지난 6월 16만 6000명, 현재 18만명으로 늘어났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화물운송協 정치권로비 수사 “사업 허가제 개정 개입” 첩보

    전국화물자동차 운송사업연합회가 관련 법 개정을 위해 비자금을 조성,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화물차 운수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어 신규사업자 진입을 어렵게 한 올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화물운송사업연합회가 특별회비 명목으로 회원들로부터 금품을 거두어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달 연합회의 5개 지부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경찰은 부산과 대구 지부가 3000만원씩을 연합회에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연합회 고위간부 A씨 지시로 화물자동차공제조합 계좌에서 1억원 가량이 인출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돈이 흘러간 곳을 확인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화물차 차령제한’ 누가 군불때나

    ‘화물차 차령제한’ 누가 군불때나

    트럭 등 화물차의 차령 제한 부활을 놓고 자동차업계와 정부 부처, 개인 화물업자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27일 “환경부가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낡은 트럭에 대해 사용 연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트럭을 새차로 교체할 때는 정부와 자동차업계 등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버스는 9년, 택시는 6년으로 차령이 제한되고 있지만 트럭은 차령 제한이 없다.‘국민의 정부’시절인 1998년 8월 규제완화를 위해 트럭 13년,1t미만의 용달차 10년등의 화물차 차령 제한을 없앴다. 건교부 관계자는 “화물차들이 차령제한과 관계없이 평균 7년정도 있으면 차를 교체하고 있어 사실상 규제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규제를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화물차량도 승용차나 승합차와 마찬가지로 현재 배출가스 검사 등 각종 검사에 합격해야 운행되고 있는 만큼 화물차의 차령제한 부활등 법 개정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등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러나 화물차의 차령제한 부활을 바라는 눈치다. 내수침체로 인해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화물차의 등록제가 허가제로 바뀌면서 화물차량의 판매가 부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물차의 차령 제한까지 없어지자 차량 수명이 길어져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차의 차령제한이 부활되거나 신차교체시 보조금이 주어진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화물업체나 개인화물업자들은 이에대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다시 규제정책을 편다는 것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소문의 발원지인 환경부도 “현재 트럭의 차령제한 부활 등을 추진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부인해 차령제한제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대형트럭시장 찬바람

    대형트럭시장 찬바람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불똥이 대형 트럭 시장으로 튀고 있다. 내수부진으로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하반기 들어 대형 트럭 등 건설장비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국내 건설 및 물동량 지표를 반영하는 8t 이상 대형 트럭과 트랙터,컨테이너 등 건설장비의 판매 감소는 그만큼 건설경기가 ‘타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트럭과 건설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도 차량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8t 이상 대형 트럭의 판매대수는 4689대로 월 평균 781대 팔렸다.하지만 하반기 들어 7월 436대,8월 376대,9월 390대를 파는 데 그쳤다.월 평균 400대로 상반기 대비 49%나 격감한 것이다. 국내 업체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내구성’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이 선호하는 수입 대형 트럭 및 건설장비도 판매난에 허덕이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는 스웨덴 스카니아트럭의 경우 24t 이상 덤프트럭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총 417대로 월 평균 70대씩 팔렸다.그러나 7월 60대,8월 48대,9월 39대로 하반기 들어 월 평균 45%나 줄어들었다. 특히 올 들어 9월까지 판매대수는 56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4대에 비해 33% 줄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건설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지난 4월 이후 화물차 신고제가 허가제로 바뀌면서 트럭 수요가 줄고 있다.”며 “기존의 대형트럭 및 건설장비들도 일감이 없어 화물터미널과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돌아온 신부’ 이재정 전 국회의원

    ‘돌아온 신부’ 이재정 전 국회의원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정(60) 전 국회의원은 사제의 자리에 있었다.사제복은 입지 않았지만 ‘돌아온 신부’답게 반듯이 넥타이를 매고 인터뷰 말씨와 자세를 전혀 흐트리지 않았다.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가장 정연하게 말하는 논객’이라는 평을 얻었던 그답게 말솜씨도 깔끔했다. 그는 아직 지난 대선자금 수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H그룹으로부터 거액의 채권을 받아 당에 전달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소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2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그러나 ‘정치 재판’이라는 생각에 상고심은 아예 포기했다. “대선 당시 당에 다른 분이 있었는데 H그룹이 왜 제주도까지 와서 나에게 그걸 건넸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작은 봉투’를 받아 그대로 당에 전했는데,그땐 불법자금인줄 몰랐죠.저보고 영수증을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하는데,당에서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가려서 발급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는 ‘비리 정치인’으로 몰린 것이 억울하고 안타깝다고 했다.“그러나 어찌됐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이 ‘작은 허물’조차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노동자들 사목에 온 힘 쏟아 요즘에는 경기도 남양주 성공회 성당 ‘샬롬의 집’에서 외국인 노동자 사목에 힘을 쏟고 있다.근처 가구공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필리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700여명의 외국인 가운데 100여명이 ‘샬롬의 집’을 찾는다.그들의 신앙생활과 인권 침해,애로 등을 상담하고 법률적 ·행정적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나서 돕는다.그가 외국인 노동자 사목을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샬롬의 집’ 개소 때부터.국회의원 시절에도 ‘외국인 고용 허가제’를 발의해 통과시키는 등 관심을 기울인 분야라 애정이 각별하다.그는 “요즘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다시 목격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들에게 너무 배타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통일 관계 포럼에 직·간접 관여 그는 앞으로는 정말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치인 신분이 아니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참여정부 출범,열린우리당 창당에 깊이 관여한 만큼 국민에게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그걸 성직자의 도리라고 믿는 듯 보였다.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해 정치분야에서도 언제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그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그의 평가는 총론적으로는 ‘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는 “역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엄청난 변혁기인데,바로 이런 때에 새 국가 건설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구세대의 의식,과거의 관행 때문에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국민이 현명하게 해결할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국민들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의 근거로 민주노동당의 출현을 들었다. 이 신부는 정치와 선교를 동일 선상의 일로 여기고 있었다.“성공회에서는 교회가 나라의 일에 적절히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정치와 교회의 무대가 완전히 나누어질 수는 없지요.성공회가 탄생한 영국에서는 성공회 대표 3명이 자동직 상원의원에 임명됩니다.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성공회 신부 중에 의원직을 거친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는 어떤 일을 할 생각인지를 묻자 처음엔 에둘러 대답했다.“10년을 내다보고 몸을 바칠 수 있는 분야가 무언지를 찾고 있다.”고.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잠시 망설이더니 ‘통일 운동’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고 문익환 목사와 1970년대부터 통일운동을 함께 해왔다.문 목사의 1989년 방북에 대해서도 ‘예언자적이고 선구자적인 통일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1994년 문 목사가 갑작스레 타계한 뒤 95년 ‘문익환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을 맡았다가 올들어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에게 그마저 넘겼다.그는 자신의 ‘주 전공’은 통일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지금도 ‘남북농업발전민간연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여러 통일관계 포럼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통한 남북통일과,남북통일을 통한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입니다.그런 점에서 동북아시아 국가의 네트워크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외교적인 것은 정부가 할 수 있지만 민간운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일본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한국이 중심이 돼 상호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이 중심에 설 수 있는 것은 민주화 및 산업화 경험,IT강국의 위상과 높은 교육열,NGO 활동의 열정 등에서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북아 네트워크운동은 10여년 전부터 구상했다.지난 94년 성공회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부에 일본학과와 중국학과,대학원에 NGO학과를 처음 만들었다.그의 구상은 이들 학과를 포함해 아시아학부를 키워낸다는 것이었다.“여기에 외국인 노동자 사목의 경험도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자금으로 구속 가장 가슴 아파 그의 진보적인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그는 경기중·고교 시절 공부를 아주 잘한 학생이었다.그랬다가 대학 입시에서 덜컥 낙방하고 말았다.그때의 실패와 대선 자금으로 구속된 일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로 여긴다고 털어놨다.그후 고향인 충북 진천으로 낙향해 3년동안 돈이 없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다 고려대 독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은사의 권유로 성공회 사제교육을 받았다.부모님도 성공회 신도였다.사제가 된 뒤에는 줄곧 시민운동을 해왔으며,1994년 성공회대학 총장을 거쳐 1999년 새천년민주당 발기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16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그는 신부가 된 것,정치에 참여한 것,국회의원이 된 것,대선 자금으로 구속된 것 등은 모두 자신의 결정이라기보다 ‘필연적인 징집’이었다고 했다.주변의 권유와 여건 때문에 그걸 피할 수 없었다는 것.그래서 그는 지금 생각하는 ‘통일운동’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고히 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이 자의적 결정과 선택에 대한 그의 신념과 애착은 굳세어 보였다. 성공회 신부는 결혼이 허용된다.그는 부인(55)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딸(27)을 두고 있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seoul.co.kr
  • 관절염치료제 ‘바이옥스’ 심혈관계질환 유발 우려

    심혈관계 질환 유발 우려로 자진회수 조치가 내려진 미국 제약업체 머크(Merck)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성분명 로페콕시브)에 대한 자진회수 조치가 국내에서도 이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개발사인 머크가 전세계 80여개국 시장에서 바이옥스를 자진회수키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 수입,공급업소인 한국 MSD㈜ 역시 해당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고 판매와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에 이러한 내용을 알리고 다음달 말까지 회수를 완료한 뒤 해당 제제를 허가제한 성분으로 관리키로 했다. 우리나라의 바이옥스 수입실적은 지난해 43억 6000만원이었으며 올해 들어서는 55억 7000만원이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폴리시 메이커] 이정환 총리실 정책상황실장

    [폴리시 메이커] 이정환 총리실 정책상황실장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의 오해와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충실하고 철저하게 답변자료를 준비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일하는 총리실’의 핵심 부서로 지난 8월 신설된 정책상황실의 초대 실장을 맡은 이정환(50·1급·행시 17회) 실장은 4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을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분권형 국정운영’ 방침에 따라 청와대와 유기적 관계 속에 사회갈등 현안을 발굴·예방하는 정책상황실이 국감을 총괄·지휘하는 ‘국정감사 정부종합상황실’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과거에는 총리비서실 정무수석실에 임시로 국감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했으나 올해부터는 ‘청와대-총리실-각 부처’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정책상황실이 국감을 총괄하게 됐다.”면서 “국감상황실은 청와대 국감대비 태스크포스(TF)팀,각 부처 국감상황반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회가 국감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부처간 이견이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관성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최근엔 청와대와 국감준비 합동회의를 개최했고,국감이 시작되면 매주 한 차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국감 중에도 정책상황실의 고유 업무인 사회갈등 과제 및 정책의제 발굴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정책상황실은 그동안 청와대와 국가정보원,경찰청 등을 통해 사회갈등이 예상되는 177건의 정책의제를 발굴,각 부처와 협조해 67건을 처리했다.상당수는 이번 국감에서 쟁점으로 다시 부각될 만한 사안들이다. 발굴 안건 중에는 제약업체의 담합 등으로 정부의 독감백신 비축이 우려된다는 상황을 미리 인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조치토록 했다.택시부문 노사관계 우려에 대한 조치를 노동부와 건설교통부에 통보했고,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의 신고절차가 까다롭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법무부와 노동부에 실태 파악을 요청했다. 이 실장은 지난 79년 재무부 국제금융과 근무를 시작으로 25년간 재정경제부에 근무한 재정경제통.재경원 금융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과 국제심판소 조사관,주 OECD 재경참사관,재경부 국고국장을 거쳐 지난해 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으로 옮겼다.폭넓은 국정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초대 정책상황실장에 발탁됐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행정플러스] 기부금품 모집 등록제로 완화

    공익사업을 위한 기부금품 모집이 허가제에서 관청에 등록만 하면 되는 ‘등록제’로 바뀌어 모금행위가 훨씬 쉬워진다.모금기관이 모금액의 10분의1을 소요경비로 쓸 수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행정자치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부금품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입법예고키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부금품을 모집할 경우,그동안은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모금활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등록제로 전환된다.행자부 김혜순 시민협력과장은 “기존의 법률은 기부금품 모집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지를 하되,일부에 대해 허용하는 방식이었으나 개정하는 법률은 시민단체의 재정자립이 가능하게 적극 모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 7세兒, 여주땅 1만평 매입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땅투기 혐의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건설교통부는 올 상반기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땅을 사들인 13만 5799명(1억 2972만평) 가운데 투기 혐의가 짙은 5만 2544명을 가려내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16일 밝혔다. 투기 유형은 ▲2회 이상 토지 매입자 1만 7614명 ▲2000평 이상 대규모 토지 매입자 1만 2496명 ▲미성년 토지 매입자 256명 ▲위장 증여 1만 7457명 ▲주요 개발사업지내 2회 이상 매도자 4313명 ▲이미 혐의를 받은 사람 가운데 추가 토지 매입자 6627명 등이다. 건교부는 증여 취득자 명단을 시·군·구에 통보,토지거래허가제 위반 여부를 조사한 뒤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사법 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토지거래허가제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류윤호 토지국장은 “땅투기 혐의자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 시장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이상거래자 조사를 수시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여 취득자 지자체에 통보키로 한편 이날 건설교통부가 밝힌 토지 이상 거래자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땅투기 공화국’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땅투기의 무대는 주로 수도권과 충청권이었다.투기 수법이 점차 대담하고 교묘해지는 것이 특징.일곱살배기가 수도권 임야 1만평을 사들이는가 하면,6개월 동안 무려 65건 12만평을 매입해 아예 땅 사재기가 직업인 경우도 있었다.투기 혐의자 가운데 소득이 전혀 없는 미성년자 이름으로 땅을 사들인 사람이 256명에 이르렀다.이 가운데 22명은 두차례 이상 땅을 샀다.이들이 매입한 땅은 18만 3000평을 넘었다. 서울에 사는 7살짜리 꼬마는 경기 여주군 임야 1만평을 사들였다가 조사 대상에 걸렸다.경기 구리시에 사는 B(15)군은 3차례에 걸쳐 충남 홍성군의 임야 8489평을,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C(15)군은 양평군의 임야 5000평을 사들여 증여세 포탈 등의 투기혐의를 받고 있다. ●땅 사재기가 직업? 6개월 동안 두차례 이상 땅을 사들인 사람은 1만 7614명.주로 부동산 개발이 활발한 경기도(1만 9527건)와 신행정수도 예정지인 충남(1만 4871건),충북(4189건)에 집중됐다. 11회 이상 땅을 사들인 사람도 34명이나 됐다.양평에 사는 D(26)씨는 양평군의 농지·임야를 무려 65차례,12만 173평을 사들였다가 투기혐의 대상에 올랐다.서울에 사는 E(51)씨는 신행정수도 후보지 발표를 전후해 32차례에 걸쳐 충북 진천군의 농지 3만 7407평을 사들이는 원정투기에 나섰다.28차례에 걸쳐 충북 음성군의 농지 및 임야 23만 2433평을 사들인 사람도 적발됐다. 2000평 이상을 매입한 사람은 모두 1만 2496명.1만평 이상 토지를 거래한 경우도 1249건이나 됐다.주로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충남·북과 대규모 개발 붐이 불고 있는 경기도가 이들의 무대였다. 대전에 사는 F(65)씨는 충북 보은군의 임야 53만 8056평을,서울 거주 G(53)씨는 경기 가평군 및 충북 영동군의 임야 35만 8540평을,인천 거주 H(46)씨는 경기 여주시의 농지 및 임야 16만 9675평을 집중 매입했다. 증여처럼 꾸며 땅을 건넨 경우도 적발됐다.위장증여 혐의 사례만 1만 7457명에 이른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외국인고용허가제의 그늘/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요즘 TV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분장한 개그맨 정철규의 코미디가 인기다.정씨는 까무잡잡한 피부와 어눌한 말투까지 영락없는 동남아계 외국인을 닮았다.그는 스리랑카인 ‘블랑카’란 이름으로 등장해 외국인 눈에 비친 국내 근로현장,정치·사회의 문제점을 나열한 뒤 “뭡니까 이게,××× 나빠요.”라고 성토한다. 코미디의 소재가 될 정도로 우리의 외국인력 정책은 크게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앞으로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전문상담소가 마련되는 등 국내 근로자와 대등한 법적지위가 보장된다.각종 수당과 보험혜택은 물론,노조가입과 파업도 할 수 있다.지난 8월17일부터 고용허가제가 실시돼 외국인 근로자들도 우리 노동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사실 외국인 근로자들을 둘러싼 문제점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늘면서 인력의 편법활용과 송출비리,인권침해 시비까지….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불러들인 것은 1991년 11월.당시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들이 처음 들어왔다.이후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화되자,94년부터 산업연수생들을 대폭 늘렸다.이 과정에서 외국인력 관리의 난맥상을 드러내며 불법체류자들의 유입도 부쩍 늘었다. 연수생마저 저임금과 임금체불 등 일부 악덕 고용주들의 횡포로 업체에서 이탈,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흔했다.인력 송출업체들의 편법도 가세하면서 10년새 불법체류자는 30만명을 넘어섰다.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생들의 잦은 직장 변경과 불법체류 등의 부작용을 보완하려고 도입됐다.외국인에게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근로자 신분을 부여해 합법적인 취업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정부는 무엇보다 국내 근로자들의 3D업종 취업기피로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안정적이고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처럼 정부가 야심적으로 시작한 제도임에도 여러 허점을 안고 출발해 부작용이 우려된다.우선 제도정착을 위해 불법체류자 근절이 급선무다.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자진출국 유도와 단속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아직도 16만여명이나 되는 불법체류자들이 있다.싼 임금의 불법체류자들이 많다는 것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고 고용절차도 복잡한 고용허가제의 정착에 최대 걸림돌이다. 외국인력의 취업보장 기간을 3년으로 묶은 것도 고용주들에겐 부담이다.숙련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주들은 “써먹을 만하면 돌려보내고 그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야 되느냐.”고 반문한다.1년 후면 다시 돌아올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용주들이 부담해야 될 인건비도 무거운 짐이다.고용허가제로 월평균 급여는 제수당과 보험료 등을 포함하면 130만 8000원 정도로,현재 산업연수생의 93만 6000원보다 4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한다.단속을 피해 이들을 숨겨가면서 일을 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의 이직과 재취업을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이럴 경우 정상적인 일자리를 포기하고 불법체류자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정부는 고용허가뿐만 아니라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새 제도가 합법을 가장한 부당근로,인권유린 등의 문제를 재연시키는 또 다른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js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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