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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티지지 돌풍·클로버샤 깜짝 3위… ‘중도층 잡기’ 무한경쟁

    부티지지 돌풍·클로버샤 깜짝 3위… ‘중도층 잡기’ 무한경쟁

    샌더스 텃밭서 1.5%P 차로 힘겹게 1위 진보층 표심 집중… ‘어부지리’ 勝 관측도 아이오와 5위 클로버샤 득표율 19.8% 중도성향 표심이 클로버샤로 이동 분석 바이든 5위 ‘추락’… 일각 중도 포기설도‘아웃사이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5.9%의 지지율(97% 개표)로 1위를, ‘백인 오바마’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이 24.4%로 2위를 차지하는 등 1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이 둘은 각축전을 벌이며 1승1패를 기록했다. 이번 무대의 또 다른 의미는 ‘중도층 확보 경쟁’의 격화다. 우선 여성 중도층을 대변하는 에이미 클로버샤(19.8%)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의 5위(12.6%)에서 뉴햄프셔 3위(19.8%)로 껑충 뛰어올랐다. 아이오와에서 4위(15.6%)에 그친 데 이어 이번에는 5위(8.4%)로 내려앉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부티지지와 3월부터 뛰어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까지 중도층을 향한 무한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샌더스는 부티지지에게 아깝게 뒤진 아이오와의 패배를 설욕하며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샌더스는 이날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면서 승리자가 됐다. 미 언론들이 자신을 유력한 승자로 보도한 뒤 연단에 오른 샌더스는 ‘버니’라고 외치는 지지자의 환성에 2분가량 연설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승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끝내기 위한 시작”이라고 했다.다만 자신의 텃밭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샌더스는 2016년 이곳에서 60.4%의 지지를 받으며 상대 힐러리 클린턴(38.0%) 전 국무장관에게 크게 이긴 바 있다.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백인 오바마’ 돌풍을 일으킨 부티지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단 1.5% 포인트 차로 샌더스를 텃밭에서 밀어붙였다. 특히 바이든을 밀어내고 ‘샌더스·부티지지’라는 양강 구도를 만들면서 민주당 중도층 흡수에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동성애자인 부티지지가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햄프셔에서는 바이든을 이탈한 중도 성향의 지지자들이 부티지지뿐 아니라 클로버샤에게도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오와에서 5위를 했던 클로버샤는 20%에 육박하는 지지도로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파격적인 진보로 다소 부담스런 샌더스, 동성애자인 부티지지, 오바마 시절의 향수에 멈춘 바이든 등을 두고 저울질하던 중도 성향의 표심이 젊고 똑똑한 클로버샤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무너뜨릴 수 없는 강력한 1위 후보로 평가받던 바이든은 아이오와(4위)에서 한 계단 더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중도 포기설도 나왔다. 흑인 지지층이 두터워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월 29일)부터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이마저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샌더스가 젊은 흑인층을 공략하고 있는 데다 현재 부티지지와 클로버샤 등과 힘겹게 펼치고 있는 중도층 흡수 싸움에는 다음달 3일 슈퍼 화요일부터 블룸버그 전 시장까지 뛰어든다. 다만 바이든은 뉴햄프셔 경선 날 자신의 흑인 지지층이 많은 네 번째 격전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떠나며 반등을 위한 소위 ‘올인 전략’을 택해 결과가 주목된다. 중도층을 두고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경우 급진적 진보를 표방하는 샌더스가 ‘어부지리’로 대권 도전의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민주당 경선은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없는 다자간 경쟁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는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민주당 경선 주자의 중도 하차도 이어졌다. 앤드루 양과 마이클 베닛 상원의원은 개표가 진행되는 중간에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또 더발 패트릭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선거운동을 지속할지를 12일 발표한다. 한편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 지지율 85.7%(96% 개표)로 빌 웰트(9.1%)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압승했다. 조 월시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7일 경선을 포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마음을 전하는 로맨틱한 선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유통업계는 연중 최대 대목인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다양한 신상품과 이벤트 등을 쏟아내며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코롱 100㎖를 포함해 두 가지 이상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퍼스널라이징 참(Charms)과 미니 초콜릿 4종을 증정한다. 또 밸런타인데이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리미티드로 특별 제작된 하트 박스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13~14일에는 모든 코롱 구매 시 특별 서비스로 장미꽃을 증정하는 스페셜 기프트 행사도 진행한다. 전 제품 구매 시 착용하고 빛을 바라보면 주변을 하트로 물들여주는 특별한 하트 매직 아이 글래스도 얻을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 매장인 ‘10 꼬르소 꼬모 서울’은 한정판 초콜릿을 선보였다. ‘밸런타인 초콜릿 2020 에디션’은 리본으로 묶는 형태의 상자 안팍에 ‘LOVE’ 문구를 새기고 코냑을 첨가한 다크, 화이트 초콜릿으로 채웠다. 올리브영은 14일까지 전국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모두의 밸런타인’을 콘셉트로 한 선물 기획전을 실시한다. 대표적인 선물로 꼽히는 향수와 남성화장품 외에도 색조, 더모 화장품 등 남녀 모두에게 인기 있는 대표 제품들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하다. 매장에서는 원하는 사진을 넣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밸런타인데이 콘셉트 메시지 카드를 모든 구매 고객에게 선착순 증정한다. 맥도날드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지난 10일부터 오는 3월 25일까지 ‘라즈베리 크림치즈 파이’를 한정 판매한다. 이 파이는 바삭한 초콜릿 페스추리 속 상큼한 라즈베리와 부드러운 크림치즈의 환상적인 조화를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2018년 처음 출시됐다가 단종됐으나 이번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다시 선보이기로 했다. 가격은 1000원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만석꾼 아들서 기초수급자 됐어도, 춤에 미~쳤어♬ 살맛나서 미~쳤어♬

    만석꾼 아들서 기초수급자 됐어도, 춤에 미~쳤어♬ 살맛나서 미~쳤어♬

    “동네 사람들이 나 지나가면 ‘미쳤어, 어디가?’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와, 할담비다!’ 소리도 질러요. 그럼 그 자리에서 바로 춤을 추죠. 그러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할아버지, 대박!’이래요. 이 나이에 남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젊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으니, 얼마나 즐겁습니까.”● 유튜브 스타에 전국 행사까지… 자서전도 지난해 3월 24일 방영한 KBS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른 어르신. 자신을 “종로구 멋쟁이”라고 소개하더니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부르며 씰룩씰룩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밀당하듯 엇박으로 노래하면서 요염하고 간드러진 춤사위로 객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방송 후 그는 지병수라는 이름 대신 ‘할아버지 손담비’를 줄인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었고, 그야말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며칠간 포털사이트 실검 1위를 찍고, 당시 방송 클립은 KBS 유튜브 여러 채널에 올라가 5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그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비롯한 각종 TV방송에 출연하고 지역 행사장을 정신없이 누볐다. 롯데홈쇼핑을 비롯해 광고도 여럿 찍었다. 심지어 유명 인사들만 나간다는 야구경기 시구에도 나섰다. 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요새는 좀 뜸하지만, 지금도 꾸준히 전국 행사장을 다닌다”면서 “아직도 날 찾는 곳이 있어 아주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최근엔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쓴 ‘할담비, 인생 정말 모르는 거야!´(애플북스)까지 냈다. ● 유도·무용전공 꿈 아버지 불호령에 좌절 지씨는 1943년 8월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만석꾼이었고, 나는 11남매 가운데 막내였다”고 설명하더니 “이래 봬도 나 금수저야!”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막내만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아버지의 바람에 당시 전주 지역 명문이었던 전주북중에 입학했다. 사흘 동안 동네에서 입학 축하 잔치도 이어졌다. 그러나 공부가 딱히 즐겁지 않았다. 대신 몸 쓰는 일이 좋았다. 집이 부유하고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학교를 자꾸 겉돌았다. ‘빤찌(펀치)파’라는 운동 서클에 들어갔다. 이어 진학한 신흥고에서 ‘중앙동파’에 들어가 주먹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중학 동창 중에는 경찰청장까지 지낸 친구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신흥고 후배다. 공부를 잘했다면 그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았을까. 그는 “이 나이에 그런 생각 하면 뭐하겠느냐?”면서 “다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못하고 방황했던 게 아쉽다”고 회상했다. 유도를 좋아해서 아버지께 ‘유도로 대학 가겠다’ 했더니 “깡패 되려고 하느냐”고 불호령이 떨어졌고, 어릴 적 창을 하고 춤을 추시는 어머니를 보고는 무용과에 가고 싶다 했더니 “집안 망신시킬 일 있느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찍소리 못하고 한양대 무역학과에 입학했지요. 근데 도통 재미가 없더라고.” 결국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채 20대를 방황하다 형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들어갔다. 6년이나 다녔지만, 정을 붙이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옷장사 한 번 해보라’는 친구의 권유에 서울 명동에 양품점 ‘듀반’을 열었다. 친구가 외국의 명품 옷이며 액세서리며 향수를 싸게 사오면 이문을 붙여 팔았다. 눈썰미가 있어 손님이 제법 들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양품점을 찾아온 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씨다. 그는 “아주 공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건물주의 횡포로 양품점을 접고 청담동에서 의상실을 열었지만 까다로운 손님들 탓에 역시 접었다. 옷을 좋아하는 그는 현재 서울 종로구 숭인동 반지하에서 월세를 내고 사는데, 방 3개 가운데 2개를 옷 방으로 쓴다. 양복이 30벌, 셔츠가 50벌, 구두가 100켤레에 이른다.●80㎏ 체구에도 범상찮은 춤사위 뽐내 서른일곱에 서울 신촌에서 술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승무 전수조교이자 살풀이 이수자인 임이조 선생을 만난다. 임 선생은 인간문화재 이매방의 적자로도 알려졌다. 임 선생은 그에게 “형님은 옷장사, 술장사 다 안 맞는다. 사주에 흥이 있으니 춤을 춰야 한다”고 했다. 동생뻘인 임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며 2년 동안 학원에서 숙식하며 전통무용을 배웠다. 하기 싫은 공부 대신 자발적으로 춤을 배우니 더없이 즐거웠다. 그러다 일본 나고야 업소들에 나갈 무용팀에 선발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당시 몸무게가 80㎏나 나가면서 뚱뚱하다는 이유로 무용팀 오디션을 못 볼 뻔했는데, 사정사정했다. 돌아온 평가는 “뚱뚱한데도 춤사위가 남다르다”는, 다행스런 말이었다. “‘병신춤’의 대가인 한국무용가 공옥진 선생처럼 여러 가지 전통춤을 재밌게 넣었거든. 그래서 당당하게 뽑혔지요. 전국노래자랑에서 선보인 손담비의 ‘미쳤어’ 춤도 남들이 보면 막춤일 수 있지만, 그게 아니었던 거라고.” 나고야에서 소문이 한 번 나자 일본 다른 업소가 줄줄이 찾아왔다. 한 달에 800달러를 받는 일반 단원과 달리 그는 1400달러를 받았다. 일본 도쿄, 오사카, 고베, 요코하마 등 8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갔다.●평생 독신, 두 양아들 손자 보는 재미 쏠쏠 “마흔 넘어 찾아온 인생의 기회가 찾아온 거예요. 그때 내 인생 전성기였다고나 할까요. 즐겁게 일하니 돈이 넝쿨째 들어왔습니다.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도 사고 그랬죠. 그래서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은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잘된다’고.” 잘나가던 때를 회상하던 그는 “내가 만석꾼 막내아들이고 사십대에 돈도 많이 벌었지만…”이라며 잠시 말을 흐렸다. 부모의 재산이 조금씩 사라지고, 유산은 막내 아들 몫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양품점을 하며, 공연하며 번 돈은 3번의 사기와 잘못된 보증으로 거의 날렸다. “조카 보증 섰다가 잘못되는 바람에 계속 빚을 갚아야 했고, 그래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습니다. 그나마 ‘할담비’ 이후 조금씩 돈을 벌어요. 사람들은 제가 떼돈 버는 줄 아는데, 그런 말 들으면 참 섭섭해. 지난해 4월에야 겨우 기초생활수급자를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은 병원비, 용돈 조금 빼고 남는 돈은 거의 기부하고 있어요.” 그는 여태 독신이다. 대신 양아들이 둘 있다. 30년 전 알게 된 김영씨와 20년 전 알게 된 홍민기씨다. 두 양아들의 손주들을 돌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생 살면서 서너 명의 여성과 인연이 있었지만, 결혼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그는 “누가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어렵다. 인생이란 저마다 다른 것 아니냐”고 웃었다.지난해 ‘할담비’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낸 그는 여전히 건강하게 지방 행사장을 누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알게 된 동대문구의 한 완구점 사장 송동호씨가 자청해서 매니저가 돼 줬고, 지난해 10월에는 송 매니저의 도움으로 ‘일어나세요’라는 신곡도 냈다. 전자음을 가미한 디스코 풍의 신나는 노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따뜻한 봄이 오면 그는 더 활발히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손담비의 ‘미쳤어’는 물론 카라의 ‘미스터’, 티아라의 ‘러비더비’, 박진영의 ‘허니’와 자신의 신곡을 신나게 부를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올해 일흔일곱, 그에게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생? 모르는 거야… 하고 싶은 일 해야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결혼도 못하고 사기당하고 보증 잘못 서서 아주 어렵게 살았어요. 그래도 지난해부터 할담비로 빵 터져서 재밌게 살잖아. 젊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인생이란 정말 모르는 거라고.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거 잘 찾아 신나게 해보라고. 날 봐요. 이 나이에도 이렇게 재밌게 잘 살잖아. 하하하!”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더 작게, 더 스타일리시하게… 삼성, 가로로 접는 ‘조개폰’ 출격

    더 작게, 더 스타일리시하게… 삼성, 가로로 접는 ‘조개폰’ 출격

    콤팩트 파운데이션처럼 멋낸 Z플립 초박형 강화유리로 매끈한 화면 구현 14일 국내 가격 165만원에 출시 예고 ‘S20’은 역대급 1억 800만 화소 눈길 손바닥 안에 쏙 감기는 스마트폰을 열자 6.7인치 태블릿 크기 화면이 펼쳐졌다. 노트북처럼 다양한 각도로 접어놓고 셀카 촬영,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어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아래위 각각 4인치로 나뉘는 화면은 위에선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보면서 밑에선 앱을 제어하며 사용자 경험을 넓혀준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은 높이고 여성들이 즐겨 쓰는 콤팩트 파운데이션 케이스처럼 세련된 모양새로 ‘멋’까지 더한 조개껍데기 폰, 갤럭시Z플립이 1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에서 비기(技)를 드러냈다.지난해 갤럭시 폴드로 ‘접는 폰의 혁신’을 시장에 처음 선보였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작게 접는 경험’에 더해 스타일리시함, 기술력까지 더한 갤럭시Z플립으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셀프 카메라, 영상 촬영이 용이해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폴더블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으로 중장년층에게까지 소구하며 ‘접는 폰’의 유행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갤럭시 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폼팩터(제품 형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Z플립을 선보이게 됐다”며 “폴더블폰 카테고리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갤럭시Z플립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책처럼 세로로 접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조개처럼 가로로 접히는 갤럭시Z플립은 ‘패션과 기술이 만나다’란 광고문구처럼 대표 색상인 신비로운 보랏빛과 군더더기없는 간결한 생김새에서 보듯 외형에 힘을 줬다. 하지만 처음 시도되는 기술들도 두루 포진해 있다. 폴리아미드 필름 대신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깔아 화면을 매끄럽게 개선했다. 힌지(접히는 부분) 사이에 이물질이나 미세한 먼지가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힌지와 본체 틈새에 마이크로파이버를 깔아 제품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출시일은 14일이다. 국내 가격은 165만원으로 갤럭시 폴드(240만원)보다 대폭 낮췄다.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5G의 융합으로 새 모바일 시대를 여는 첫 시리즈라는 의미에서 S11 대신 S20으로 새롭게 명명된 ‘갤럭시S20’은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AI카메라로 사용자가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란 노 사장의 선언대로 ‘역대급 사양의 카메라’를 구현했다. 3월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차례로 선보일 갤럭시S20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는 현재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이미지센서(S10 대비 2.9배)로 전문가급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1억 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품었고 화질 손상 없는 광학 줌은 10배까지 가능하다. AI 기반 기술로 100배 줌까지 확대 촬영할 수 있다. 콘서트장이나 경기장 맨 뒷줄에서도 좋아하는 가수나 선수의 모습을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갤럭시Z플립과 함께 갤럭시S20 라인업에 함께 도입된 ‘싱글 테이크 모드’는 아이나 동물을 키우는 집에서 환영할 새 기능이다.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까 동영상으로 찍을까 망설일 때 ‘싱글 테이크’가 여러 개의 카메라 렌즈로 라이브 포커스, 광각 등 다양한 버전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AI 기반 기술로 그 순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추천해준다. 언팩 효과로 신제품에 대한 주목도는 단기간 올라가겠지만 관건은 시장 확대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애플, 중국의 화웨이에 거듭 치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6880만대, 점유율 18.4%)는 출하량 기준으로 애플(7070만대, 점유율 18.9%)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670만대를 출하해 화웨이(690만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샌프란시스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삼성, 가로로 접는 ‘조개폰’ 출격… 폴더블폰 대중화 연다

    삼성, 가로로 접는 ‘조개폰’ 출격… 폴더블폰 대중화 연다

    손바닥 안에 쏙 감기는 스마트폰을 열자 6.7인치 태블릿 크기 화면이 펼쳐졌다. 노트북처럼 다양한 각도로 접어놓고 셀카 촬영,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어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아래위 각각 4인치로 나뉘는 화면은 위에선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보면서 밑에선 앱을 제어하며 사용자 경험을 넓혀준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은 높이고 여성들이 즐겨쓰는 콤팩트 파운데이션 케이스처럼 세련된 모양새로 ‘멋’까지 더한 조개껍데기 폰, 갤럭시Z플립이 1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에서 비기(技)를 드러냈다. 지난해 갤럭시 폴드로 ‘접는 폰의 혁신’을 시장에 처음 선보였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작게 접는 경험’에 더해 스타일리시함, 기술력까지 더한 갤럭시Z플립으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셀프 카메라, 영상 촬영이 용이해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폴더블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으로 중장년층에게까지 소구하며 ‘접는 폰’의 유행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갤럭시 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폼팩터(제품 형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Z플립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폴더블폰 카테고리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갤럭시Z플립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책처럼 세로로 접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조개처럼 가로로 접히는 갤럭시Z플립은 ‘패션과 기술이 만나다’란 광고문구처럼 대표 색상인 신비로운 보랏빛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생김새에서 보듯 외형에 힘을 줬다. 하지만 처음 시도되는 기술들도 두루 포진해 있다. 폴리아미드 필름 대신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깔아 화면을 매끄럽게 개선했다. 힌지(접히는 부분) 사이에 이물질이나 미세한 먼지가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힌지와 본체 틈새에 마이크로파이버를 깔아 제품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출시일은 14일이다. 국내 가격은 165만원으로 갤럭시 폴드(240만원)보다 대폭 낮췄다. ‘갤럭시S20’은 ‘역대급 사양의 카메라’를 구현했다. 3월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차례로 선보일 갤럭시S20 가운데 눈길은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에 쏠렸다. 현재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이미지센서로 전문가급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1억 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품었고 AI 기반 기술로 100배 줌까지 확대 촬영할 수 있다. 신제품에 대한 주목도는 단기간 올라가겠지만 관건은 시장 확대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애플, 중국의 화웨이에 거듭 치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6880만대, 점유율 18.4%)는 출하량 기준으로 애플(7070만대, 점유율 18.9%)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접는 폰 유행 이끌 삼성 ‘조개폰’ 떴다

    접는 폰 유행 이끌 삼성 ‘조개폰’ 떴다

    폼팩터 혁신에 휴대성 높이고 개성 더해 대중화 시동 콘서트 맨 뒷줄에서도 ‘내 가수’ 선명하게 갤럭시S20울트라 역대급 카메라 사양 품어 AI가 추천해주는 소중한 순간...‘싱글 테이크 모드’ 눈길 손바닥 안에 쏙 감기는 스마트폰을 열자 6.7인치 태블릿 크기 화면이 펼쳐졌다. 노트북처럼 다양한 각도로 접어놓고 셀카 촬영,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어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아래위 각각 4인치로 나뉘는 화면은 위에선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보면서 밑에선 앱을 제어하며 사용자 경험을 넓혀준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은 높이고 여성들이 즐겨쓰는 컴팩트 파운데이션 케이스처럼 세련된 모양새로 ‘멋’까지 더한 조개껍데기 폰, 갤럭시Z플립이 1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오브파인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에서 비기를 드러냈다.지난해 갤럭시 폴드로 ‘접는 폰의 혁신’을 시장에 처음 선보였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작게 접는 경험’에 더해 스타일리시함, 기술력까지 더한 갤럭시Z플립으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셀프 카메라, 영상 촬영이 용이해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폴더블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으로 중장년층에게까지 소구하며 ‘접는 폰’의 유행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갤럭시 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폼팩터(제품 형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Z플립을 선보이게 됐다”며 “폴더블폰 카테고리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갤럭시Z플립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책처럼 세로로 접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조개처럼 가로로 접히는 갤럭시Z플립은 ‘패션과 기술이 만나다’란 광고문구처럼 대표 색상인 신비로운 보랏빛과 군더더기없는 간결한 생김새에서 보듯 외형에 힘을 줬다. 하지만 처음 시도되는 기술들도 두루 포진해 있다. 폴리아미드 필름 대신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깔아 화면을 매끄럽게 개선했다. 힌지(접히는 부분) 사이에 이물질이나 미세한 먼지가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힌지와 본체 틈새에 마이크로파이버를 깔아 제품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출시일은 14일이다. 국내 가격은 165만원으로 갤럭시 폴드(240만원)보다 대폭 낮췄다. 최근 모토로라가 북미 시장에 내놓은 레이저가 힌지 부분의 디스플레이가 손톱으로 들리고 접기 테스트도 3만번을 넘기지 못하면서 잇단 결함 논란에 휩싸여 있어 갤럭시Z플립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5G의 융합으로 새 모바일 시대를 여는 첫 시리즈라는 의미에서 S11 대신 S20으로 새롭게 명명된 ‘갤럭시S20’은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AI카메라로 사용자가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란 노 사장의 선언대로 ‘역대급 사양의 카메라’를 구현했다. 3월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차례로 선보일 갤럭시S20 가운데 눈길은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에 쏠렸다. 현재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이미지센서로 전문가급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1억 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품었고 화질 손상 없는 광학 줌은 10배까지 가능하다. AI 기반 기술로 100배 줌까지 확대 촬영할 수 있다. 콘서트장이나 경기장 맨 뒷줄에서도 좋아하는 가수나 선수의 모습을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된 것. 코드명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천체망원경 이름을 딴 ‘허블’로 붙여질 만한 ‘스펙’들이다.갤럭시Z플립과 함께 갤럭시S20 라인업에 함께 도입된 ‘싱글 테이크 모드’는 아이나 동물을 키우는 집에서 환영할 새 기능이다.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까 동영상으로 찍을까 망설일 때 ‘싱글 테이크’가 여러 개의 카메라 렌즈로 라이브 포커스, 광각 등 다양한 버전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AI 기반 기술로 그 순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추천해준다. 이날 함께 공개한 갤럭시 버즈+가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의 돌풍을 잠재울지도 주목된다. 이번 신제품은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iOS도 지원해 스마트폰 기종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별도 앱 없이 아이폰에 갤럭시 버즈를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만 연결해서 썼다가 이번에 iOS 앱스토어에 갤럭시 버즈+ 앱이 들어가면서 음향 효과, 주변 소리 듣기 등 추가 기능을 사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용 시간도 대폭 늘었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1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고 케이스를 통해 추가로 충전하면 최대 22시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언팩 효과로 신제품에 대한 주목도는 단기간 올라가겠지만 관건은 시장 확대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애플, 중국의 화웨이에 거듭 치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6880만대, 점유율 18.4%)는 출하량 기준으로 애플(7070만대, 점유율 18.9%)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670만대를 출하해 화웨이(690만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갤럭시 폴드는 지난해 50만대, 갤럭시S10 시리즈는 지난해 3600만대 판매에 그쳤기 때문에 올해 소비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美 아이오와 코커스 ‘바이든의 실패학’… 발품이 부족했다

    美 아이오와 코커스 ‘바이든의 실패학’… 발품이 부족했다

    대세론에 안주… 15.8% 득표율로 4위 대의원 과반수 가능성도 21%로 급락 앱 오류·전화 먹통 등 아이오와 개표 지연 바이든 “직격탄 맞아” 뉴햄프셔선 각성‘조멘텀(Joe-mentum·조 바이든의 성장세)은 없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5.8%를 득표(한국시간 6일 오후 9시 기준·97% 개표)하며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26.2%),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6.1%),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2%)에 이어 4위에 머물자 미 언론들이 내놓은 평가다. 이들은 바이든의 ‘온건한 수비형 태도’를 지적하며 무엇보다 선거의 기본인 소위 ‘발품’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상원의원 36년·부통령 8년을 통해 얻어진 대세론에 안주하면서 ‘기성 정치인 이미지’라는 약점에 일격을 당했다는 의미다. 5일(현지시간) ABC방송의 여론조사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이 대의원의 과반수를 얻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될 확률을 아이오와 코커스 전 43%에서 21%로 크게 내렸다. 샌더스·워런·부티지지의 가능성이 모두 2~6% 포인트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은 더 빨리 왔어야 했다’, ‘더 많은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나야 했다’는 등의 아이오와 정계 분위기를 전했다. 부티지지는 62일을 아이오와에서 보냈고 바이든은 58일을 지냈다. 부티지지는 중장년층을 휩쓸며 제2의 버락 오바마 타이틀을 얻었지만 바이든은 ‘오바마 시대의 향수’만 부추겼다. 백인 노동자 표는 바닥을 훑은 샌더스가 점유했다. 샌더스는 1010만 달러를 이아오와 유세에 썼고 바이든은 409만 달러를 투입했다. 부티지지(999만 달러)와 워런(614만 달러)보다도 적다. 바이든의 충분한 선거 경험에 대한 평가가 다소 후했던 측면도 있다. 세 번째 아이오와 코커스 도전인 것은 맞지만 2008년 득표율은 불과 0.9%였다. 악재도 겹쳤다.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기업 임원으로 있었던 일이 불거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달 5일 아이오와 타운홀 미팅에서 이에 대해 집요하게 물으며 자신의 77세 나이에 의문을 표한 유권자에게 “짜증 나는 거짓말쟁이(a damn liar)”라고 감정적으로 반응해 구설에 올랐다. 바이든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온건 성향으로 공격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는 지난 4일 뉴햄프셔 내슈아 유세에서 “사탕발림을 하지 않겠다. 아이오와에서 직격탄을 맞았다”며 “샌더스가 이기면 모든 민주당원이 사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부티지지는 10만명 이상의 지역을 이끈 경험이 없다”고 태세를 전환했다. 타임은 “흑인과 라틴계 비율이 많은 네바다 코커스(22일) 및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9일)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NYT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투표결과 발표 지연 참사’는 집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코딩 오류뿐 아니라 개표 결과 보고용 핫라인 번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출돼 전화가 먹통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지역구가 개표 결과지를 우편으로 붙여 도착 전까지 취합할 수 없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교민’의 소환과 귀환

    [이경우의 언파만파] ‘교민’의 소환과 귀환

    ‘디아스포라’는 그리스어로 단지 ‘흩어짐’이었다.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을 가리키게 되면서 힘겹고 측은함을 지닌 말이 됐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며 사는 삶은 향수에 하루하루 고단함이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디아스포라는 흩어져 떠돌며 살고 있는 집단이나 현상을 뜻하는 말로 확장돼 왔다. 최근 더 듣고 보게 되는 ‘교민’(僑民)에도 ‘흩어진’, ‘떠도는’이란 디아스포라 흔적이 있다. 그리고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 있다. 사전적으로야 ‘외국에 사는 자기 나라의 국민’이지만, 이런 의미가 바닥에 깔려 있다. ‘교민’이란 낱말 자체에서는 흐릿해졌을지라도 ‘교’는 본래 ‘더부살이’, ‘임시 거처’, ‘타향살이하다’, ‘잠시 머물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에 머물며 살게 된 이들은 ‘재일교포’가 됐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들은 ‘재미교포’가 됐다. 다른 나라에 사는 동포, 그러니까 같은 민족이란 뜻으로 ‘교포’라고 한 것이다. 남의 나라에서 더부살이 한다는 뜻을 거리낌없이 보였다. 1990년대 중반 미국 한인 사회에서는 ‘교포’ 대신 ‘동포’나 ‘한인’을 쓰자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교포’라는 말이 긍정적 의미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호응을 얻어 이후 ‘교포’는 물론 ‘교민’이란 표현도 사라져 갔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서는 ‘한인’을 많이 사용하게 됐고, ‘동포’를 더 쓰게 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했다. 우한 지역에서 발병했다고 해서 초기에는 ‘우한 폐렴’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용어를 권고했다. 우리 정부도 공식적으로 이렇게 부른다. 언론도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병명에 지역 이름을 붙이는 건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이러한 원칙은 2015년에 마련됐다. 우한 지역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들이 이틀에 걸쳐 들어왔다. 유학생도 있고, 회사 주재원, 기타 사업을 위해 머물던 이들도 있었다. 이들을 뭉뚱그려 우리 대부분은 ‘국민’ 대신 ‘교민’이라고 불렀다. ‘우한 교민’이거나 ‘우한 귀국 교민’이라고 했다. 편하다는 이유로, 관습이라는 이유로 ‘교민’이란 말을 다시 불러왔다. 다른 이름을 붙이는 건 구별이고, 구별은 또 다른 배제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우한 거주 국민´이라고도 했다. 배려하는 마음과 차별 없는 태도에서 나온 말 같다. wlee@seoul.co.kr
  • “도대체 와 그라노” TK가 TK에게 묻다

    “도대체 와 그라노” TK가 TK에게 묻다

    경북 지역에서 평생 살아온 저자 TK 50대 중산층 남녀 10명 조사 지역 우월주의·정치적 보수성 등 그들의 ‘마음 습속’ 가감 없이 분석한국에서 대구경북, 이른바 TK는 독특한 뉘앙스의 개념으로 통한다. ‘심한 보수성과 지역 우월주의로 똘똘 뭉친 배타성 짙은 지역인들’이랄까. TK 사이에선 ‘우리가 남이가’ 식의 동질의식을 부추기는 일상의 언어가 통용되기 일쑤고 어떤 작가는 그런 배타성을 놓고 ‘정치적 무인도’라 꼬집어 집단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 차별성과 이례성 때문인지 최근 학계에선 ‘대구경북학’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정작 TK는 자신들을 어떻게 여길까. 그들이 주장하는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일까. 문제가 있다면 고칠 생각은 있는 것일까. 새 책 ‘대구경북의 사회학’은 TK가 정색하고 TK를 해부한 독특한 책이다. 그동안 그러려니 치부했던 TK에 사회학적으로 접근해 눈길을 끈다. 몇 년을 빼곤 줄곧 경북에서만 살았던 저자가 10명의 TK를 밀착 취재해 그들의 마음 습속을 가감 없이 파헤치고 있다.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론에 따르면 체계와 생활세계는 각각 체계의 복잡성과 생활세계의 합리성으로 분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50대 중산층인 TK 토박이 10명(남녀 각 5명)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책에 따르면 TK는 그 이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그 대표적인 차이점이 바로 지역 우월주의와 상상을 초월하는 보수성이다. 우선 지역 우월주의를 보자. “대구경북 사람들은 내처럼 한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을 안 하지”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오랫동안 대통령을 배출한 탓인지 지역 우월주의에 스스로 빠져드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대구경북은 의리로 똘똘 뭉쳐 대통령을 줄지어 탄생시켰다’는 우월감이다. 그 우월감은 타 지역, 특히 서울과 전라도 사람들을 향한 배타성과 연결된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TK들은 서울 사람들을 “실속에 따라 움직이는 간사한 성격을 가진 인간”으로 바라보며, 전라도 지역 사람들에겐 “대구경북 지역과는 다른 빨갱이가 많은 오염된 집단”이란 시선을 쏟는다.보수성에 있어서도 대구경북은 일반의 상식을 초월한다. 저자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TK들은 대다수가 보수당을 지지하고 지지 동기도 특별난 게 없다. 정서적으로 좋아서, 경상도 사람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성장한 향수 때문에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보수의 습속과 결집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마음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10명의 TK가 성장담론과 관련해 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는 일치한다. ‘보릿고개를 없앤 경제적 영웅이며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은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불굴의 가부장’이란 회상이다. 당연히 “여기에 비판하는 세력은 종북 빨갱이고 불순 세력”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박정희 토템 숭배 문화’가 세대 분열하면서 조금씩 균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이런 변화에는 “주야장천 보수당을 지원했는데 대구경북의 발전이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불만스러운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서 연일 이어졌던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그 조선시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예 꿈도 못 꾸는 이야기잖아요”, “대통령을 갖다가, 감히 왕을 구속시킨다는 건 지금 같은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죠”…. 저자 자신도 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를 내리는 순간 “삶의 한 곳에 간직한 향수가 와해되는 것 같은 허망감이 몰려왔다”고 털어놓고 있다. “많은 대구경북 사람이 이 책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제를 단 저자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는 요즘 두 개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습속이 지배하는 생활세계와 사회학적 사고를 지향하는 학문세계가 내 안에서 각축을 벌인다.” 그러면서 묻는다. “성찰성이 약한 사회는 성찰성이 약한 개인을 낳는다. 성찰성을 갖춘 개인의 탄생이 공동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75만원짜리 폴더블폰 ‘레이저’ 2월6일 출시 확정…‘향수 자극한다’

    175만원짜리 폴더블폰 ‘레이저’ 2월6일 출시 확정…‘향수 자극한다’

    모토로라의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인 ‘레이저’가 다음달 6일 북미 시장에서 출시된다. 22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출시일을 확정짓고 오는 26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레이저’ 폴더블폰은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대형마트인 월마트, 모토로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된다. 북미 지역을 제외한 지역의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모토로라는 당초 이달 9일로 출시일을 잡았다가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하자 출시를 연기했다. ‘레이저’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폴더블폰이다. 폴더폰인 ‘레이저V3’는 2004~08년에 출시돼 1억 3000만대 이상 팔렸다. 이번에 판매되는 폴더블 제품은 원작의 디자인을 계승해 재창조한 ‘복고풍’을 전략으로 삼았다. 과거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폰을 접으면 ‘레이저V3’와 닮은 형태로 변하고, 여닫을 때에는 마치 폴더폰처럼 ‘딸깍’ 소리가 나도록 설계했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6.2인치이고 접었을 때 외부에 나타나는 화면은 2.7인치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위아래로 접히는 형태로 제작됐다.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아닌 스냅드래곤 710이 장착됐고, 후면 1600만 화소·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 2510mAh 배터리 등 전제적인 사양이 높은 편은 아니다. 사전 예약 출시 가격은 1500달러(약 175만원)로 책정돼 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에 공개할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에 의해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시장에 나온 폴더블폰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제품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아, 스페인으로 올걸.” 난생처음 스페인에 도착해 음식을 한 입 먹어 보고 내뱉은 탄식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갓 마친 뒤 견문을 넓히고자 스페인을 찾은 터였다. 언뜻 보기에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차원의 매력을 가진 스페인의 음식 스타일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들은 농담인 줄 알지만 나름 진심이 담긴 말이다. 보름이 조금 넘는 기간 한국에서 온 이탈리아 요리 유학생은 바르셀로나를 기점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스페인을 한 바퀴 돌며 각지의 대표적인 음식을 맛보고 다녔다. 스페인을 알아 가면 갈수록 강한 확신이 들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맞는 유럽 음식은 스페인 음식이겠노라고. 흔히 이탈리아 요리를 두고 한국 음식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건 이탈리아에서 딱 사흘만 지내 봐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 음식과 공통점이라면 기다란 면 국수가 존재한다는 것뿐. 조리 방식과 조미료, 맛을 내는 기법 등에서 닮은 구석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스페인 요리는 꽤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조미료가 스페인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게 마늘과 고춧가루다.어떤 음식의 국가성 또는 지역성을 대표하는 요소는 향미다. 향신료나 조미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향미가 결정되며 곧 그것은 음식의 정체성으로 귀결된다. ‘익숙한 입맛’도 향미로 갈린다. 다른 나라에 가더라도 자국의 향미와 유사한 음식이 있다면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이유다. 한국 음식의 주된 향미는 마늘, 고추, 참기름, 간장 등이다. 남부 이탈리아엔 엔초비·토마토·올리브유·고추·파슬리가, 북부 이탈리아엔 여기에 버터와 허브를 더한 향미가 있다. 동남아의 경우 넓게 보면 고수·라임·피시 소스일 테고, 일본은 가쓰오와 다시마로 만든 다시, 미소 된장과 간장 등이 지배적인 향미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마늘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마늘을 쓰긴 하지만 대부분 조리 도중에 잠깐 넣고 빼 향만 입힌다든가 하는 식이다. 마늘 자체의 향을 그리 즐기진 않기 때문이다. 마늘향에 둔감한 한국 사람은 마늘이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소량 사용한다. 스페인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빵과 토마토, 피망 등과 함께 생마늘을 그대로 갈아 수프처럼 먹는 ‘가스파초’라든지, 토마토를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버무린 후 빵에다 펴 발라 먹는 ‘판 콘 토마테’는 토마토를 바르기 전에 빵에 마늘을 비벼 진한 마늘향을 입히는 게 순서다. 마늘을 넣은 마요네즈로 알려진 알리올리 소스의 고향도 다름 아닌 스페인이다. 스페인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향신료인 피멘톤 가루는 한국에 파프리카 가루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단맛이 나는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로 만든 게 아니라 고추로 만든 것이다.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모두 고추를 부르는 용어다. 단지 헝가리 말이냐, 프랑스 말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스페인에서 고추는 피멘톤이라고 하고, 이것은 곧 훈연해서 말린 뒤 곱게 빻은 피멘톤 가루와 동의어로 쓰인다. 피멘톤 가루는 맛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된다. 매운맛이 나는 것과 단맛이 나는 것, 그리고 그 중간 맛이나 약간의 신맛이 나는 것도 있다. 대부분 맵지 않은 걸 사용하는데 특히 국물 요리나 볶음 요리에 많이 쓰인다. 서양의 스튜나 수프가 다소 느끼하고 어색했다면 스페인식 국물 요리가 답이 될 수 있다. 물론 훈연 향은 익숙지 않을 수 있지만 크게 어색할 정도는 아니다.스페인식 스튜 요리인 ‘카수엘라’나 국물 요리를 뜻하는 ‘칼도’, 조림에 가까운 ‘귀사도’에 피멘톤이 들어가 있는지 물어보자. 만약 그렇다면 느끼함에 지친 한국인의 위장을 얼큰하게 달래 줄 수 있는 훌륭한 해장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 향미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중세 조리법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스페인 전통 요리 중에서는 한국적인 조리 형태와 기법을 갖고 있는 것들도 있다. 돼지 창자에 돼지 피와 쌀, 양파 등을 넣고 익힌 후 건조한 스페인식 순대 ‘모르시야’는 한국인이 보기에 영락없는 피순대다. 머리 고기와 각종 내장 부산물을 넣고 삶아 낸 ‘코시도’, 계란에 각종 재료를 넣고 익힌 스페인식 계란 요리 ‘토르티야’, 문어를 부드럽게 익혀 듬성듬성 썰어 낸 ‘풀포 아페이라’, 쌀과 해산물을 한 냄비에 넣고 피멘톤 가루와 함께 끓여 낸 일종의 매운탕 국밥과 같은 풍미의 ‘아로즈 콘 칼도소’는 한식당이 없는 한적한 스페인 시골에서도 여정을 버티게 해 주는 감사한 음식들이다. 스페인에는 하몽과 파에야만 있는 게 아니다.
  • [입덕일지] 한국사 1급을 목표로 하는 프랑스 청년, 파비앙

    [입덕일지] 한국사 1급을 목표로 하는 프랑스 청년, 파비앙

    “2020 확고한 목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한국어로 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책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진 속 인물은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Fabien)이다. 대학 졸업 이후 한국으로 여행을 왔던 프랑스 청년은 어느새 한국 생활 12년차가 됐다. 연고도 없는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물론, 한국사까지 공부하게 된 그의 남다른 한국 사랑에 대해 분석해 봤다. ▶ 한국과 파비앙의 연결 고리 파비앙과 한국의 연결고리는 5살 때부터 시작됐다. 어머니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한 그는 프랑스에서 태권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렇게 한국과 간접적인 인연을 이어오던 파비앙은 한국으로 여행을 온 이후 한국에 푹 빠졌다. 3개월로 예정됐던 그의 한국 여행은 비행기 티켓을 6번 연장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프랑스에 돌아가 한국에 대한 향수병까지 걸렸을 정도라고 표현한 파비앙. 그는 프랑스와 한국을 비교하며 “프랑스가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라면, 한국은 열정과 활기로 가득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한국과 사랑에 빠진 프랑스 청년은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외국 출신 방송인 중 한 명이 됐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 11월 2019년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 한국어 공부와 한국사 공부 파비앙은 이화여대 어학당에서 본격적인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2년 동안 외국인을 피해 다닐 정도의 의지로 한국어를 배운 그는 극단 생활, 모델 활동, 배우 일 등을 하며 더욱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게 됐다. 한국에 대한 그의 사랑은 언어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로까지 번졌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을 정확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 그는 독도에 대해 “대한민국 땅으로 표기가 됐고 인증도 받았는데 일본 사람들이 자기 땅으로 우기는 것”, “일본 땅이라고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개념 발언을 한 외국인’이 됐다. 그렇게 점차 한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올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사극 출연 외국인 배우의 역사 해설유독 파비앙은 한국 사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외국인 배우였다. 그는 2010년 드라마 ‘제중원’에서 서양의사 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닥터 진’, ‘미스터 션샤인’, ‘신입사관 구해령’ 등에 출연하며 사극 커리어를 쌓았다. 한국사를 꾸준히 공부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사극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비앙은 역사 공부를 혼자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현재 그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불어와 영어 해설사를 맡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해설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인만큼 한국의 역사를 사랑하는 프랑스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임효진 기자의 입덕일지 : ‘입덕’할 만한 스타를 발굴해 그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신발에 묻은 곰팡이가 ‘3500살 나무’ 죽일수도…보호수종 위기

    신발에 묻은 곰팡이가 ‘3500살 나무’ 죽일수도…보호수종 위기

    뉴질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카우리 나무가 치명적인 곰팡이 탓에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곰팡이를 옮기는 주체가 다름 아닌 해당 숲을 지나다니는 주민 및 관광객이라는 지적이 나와 더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서식하는 카우리 나무(kauri)는 현존하는 나무 중 가장 단단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1000년 이상을 살며, 가장 오래된 나무의 수령은 3500년이 넘는다. 문제는 보호수종인 카우리 나무는 카우리 다이백(kauri dieback)으로 불리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끊임없이 개체수 위협을 받아왔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뉴질랜드 당국은 카우리 다이백의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의 등산객 및 주민의 통행을 금지시켜 왔는데, 여전히 해당 지역을 불법으로 오가는 사람들 때문에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국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전후 10일동안 출입이 금지된 곳을 지나다 적발된 사람은 14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이 출입 금지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지역 주민 및 등산객이었다. 전문가들은 단 한 사람의 신발에 묻은 곰팡이 만으로도 숲 전체가 카우리 다이백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돼지나 새 또는 쥐와 같은 동물들에 의한 확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의해 전염될 위험이 더욱 높다는 것. 전문가들은 “단 20명의 사람이 숲 20곳을 파괴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의 곰팡이를 옮기지 않을 만큼)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책임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있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카우리 다이백에 대항하기 위한 국가적 계획이 진행 중이며, 향수 4년간 카우리 다이백 연구에 2075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브렉시트 닮은 멕시트…갈라진 英 여론

    브렉시트 닮은 멕시트…갈라진 英 여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놓고 둘로 나뉘었던 영국의 여론이 또다시 양분됐다. ‘로열 패밀리’ 해리·메건 부부의 독립선언, ‘멕시트’(메건의 왕실 탈출)를 두고 나뉜 영국 내 여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사라 샌즈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쓴 기고문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문화전쟁’이 해리 부부의 독립선언으로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해리 부부의 모습이 왕실의 문제가 아닌 한 젊은 부부가 가진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여론처럼 멕시트에 대한 시각도 정치성향에 따라 나뉜다. 뉴욕타임스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기를 바랐던 젊은층과 진보층은 상대적으로 해리 부부에 동정적인 반면, 브렉시트 지지자나 보수층은 이들에게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전통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중요한 입장에서는 해리 부부의 결정에 찬성하지만, 보수층은 왕실이라는 조직의 ‘권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지지하기는 어렵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조직에 대해 기여도나 충성심이 약한 개인을 보는 것처럼 이들 해리 부부의 독립선언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브렉시트와 멕시트 모두 이민 문제에 대한 영국 사회의 상반된 시각이 투영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브렉시트의 경우 동유럽 등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본 계층은 이에 찬성했고, 반대로 이민 문제에 열린 입장을 가진 이들은 영국의 EU 잔류를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이민에 열린 사고를 가진 이들은 캐나다 등 북미에 가서 살겠다는 해리 부부의 입장에 찬성한다. 반면 EU와 결별한 뒤 국민여론을 단속할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해리 부부와 같은 갑작스런 이탈 움직임이 그리 달갑지 않다.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작가 아푸어 허시는 “영국의 민족주의적 정체성과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를 가진 이들이 브렉시트를 지지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해리부부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1997년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몬 황색언론의 지나친 취재관행이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어머니의 비극을 경험한 뒤 트라우마를 가진 해리 왕자는 자기 가족에 대한 영국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앞서 8일 해리 왕자 부부는 왕실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살겠다는 ‘폭탄 선언’을 한 뒤 여왕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해리 왕자의 직위나 공무 수행 문제, 재정독립 방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뮤지컬로 돌아온 ‘영웅본색’, 잠자던 7080 男心을 깨우다

    뮤지컬로 돌아온 ‘영웅본색’, 잠자던 7080 男心을 깨우다

    LED패널 위 홍콩 야경 펼치고 원작 OST 활용해 감정 극대화 지난 14일 늦은 오후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로비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추억의 명작을 다시 느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출연 배우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저마다 ‘인증샷’을 남기는 등 공연장에서 익숙한 풍경이었다. 다만 조금 낯선 인상을 받은 건 50대 남성이 눈에 띄게 많았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등학생부터 30대 청년까지, 남자라면 한 번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장난감 권총을 들게 했던 영화 ‘영웅본색’이 한국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해 ‘7080’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동명 영화 1·2편을 엮어 원작의 긴 서사를 압축적으로 재구성했다. 홍콩 범죄 조직의 ‘넘버 2’ 자호와 경찰대에서 홍콩 최고의 경찰을 꿈꾸는 동생 자걸, 그리고 자호와는 서로 생명과도 같은 의형제 마크의 이야기를 통해 형제애와 우정, 의리를 그린다. 원작 영화에서는 티렁(적룡), 장궈룽(장국영), 저우룬파(주윤발)가 각각 자호와 자걸, 마크를 연기했다. 뮤지컬에서는 유준상·임태경·민우혁(자호), 한지상·박영수·이장우(자걸), 최대철·박민성(마크)이 이야기를 이끈다. 1부 오프닝부터 관객을 1986년 홍콩 암흑가로 소환한다. 위조지폐 공장을 급습한 두 남자는 총을 난사하며 순식간에 공장을 차지하고, 검은색 ‘라이방’ 선글라스를 쓴 남성은 호기롭게 위조지폐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운다. 이어 두 청년의 등 뒤 대형 LED 패널에 ‘영웅본색’ 제목이 총성과 함께 박히며 극은 시작된다. 1부는 형 자호와 마크의 범죄 조직생활을, 2부는 범죄자인 형을 쫓으면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는 동생 자걸의 이야기가 부각된다. 전작 ‘프랑켄슈타인’과 ‘벤허’로 창작뮤지컬 성공을 이어 오고 있는 왕용범 연출이 무대를 영리하게 연출했다. 대형 무대장치나 전환을 과감히 생략하고 무대 3개 면을 LED 패널 1000장으로 채웠다. 덕분에 무대는 침사추이, 익청빌딩, 화려한 야경의 빅토리아 피크 등 시시각각 ‘진짜 홍콩’으로 변한다. 무대 배경으로는 영화 속 홍콩이 펼쳐지고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이 열연하면서 영화와 뮤지컬의 경계도 허문다. 장궈룽이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던 OST ‘당년정’과 ‘분향미래일자’는 각각 1부와 2부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넘버로 활용된다. 그 외 영화 속 다양한 노래가 편곡돼 극 중 곳곳에서 이어진다. 잘 뽑아낸 뮤비컬 혹은 주크박스 뮤지컬이지만, 영화의 추억이 없는 관객에게는 남자의 의리와 우정을 강조한 홍콩 누아르 작품이 어떤 울림을 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경제 블로그] 백화점·호텔업계 “향기를 팝니다”

    자체 제작 판매… 수익으로 이어져 더플라자 디퓨저 매출 3년 새 20배 “향기를 기억해!” 스마트폰 하나로 웬만한 일은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는 요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방법 가운데 하나로 ‘향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호텔 등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좋은 향’을 맡으면 업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어 재방문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인데요. 일부 업체들은 콘셉트에 맞게 자체 개발한 향을 디퓨저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는 등 ‘향기 마케팅’이 수익으로 이어지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17일부터 직접 개발한 ‘플리트비체’ 향기를 문화센터 로비에 뿌리기로 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문화센터를 찾은 고객들이 숲속을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시트러스와 베르가모트, 유자 등을 더해 이 향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신세계백화점은 ‘향수 체험 공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최근 리뉴얼한 서울 영등포점 리빙관에 들어선 홈프레그런스(실내용방향제) 매장들의 규모를 3배 확장하고 시향 및 스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향기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호텔 업계입니다. 더플라자, 안다즈 서울, JW메리어트서울, 제주 해비치리조트 등 많은 호텔들이 자체 디퓨저를 갖고 있는데요. 특히 더플라자호텔은 로비에서 나는 향에 대한 문의가 많아 아예 디퓨저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매출이 20배나 뛰었습니다. JW메리어트서울은 계절별 디퓨저를 개발해 판매할 정도로 적극적이고요. 한 호텔 관계자는 16일 “과거 고객들이 호텔 방문 자체를 즐겼다면 집 꾸미기 등 리빙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요즘 고객들은 집을 호텔처럼 만들고 싶어 해 디퓨저가 호텔들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뮤지컬로 돌아온 ‘영웅본색’, 7080 남자의 추억을 소환하다

    뮤지컬로 돌아온 ‘영웅본색’, 7080 남자의 추억을 소환하다

    지난 14일 늦은 오후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로비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추억의 명작을 다시 느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출연 배우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저마다 ‘인증샷’을 남기는 등 공연장에서 익숙한 풍경이었다. 다만 조금 낯선 인상을 받은 건 50대 남성이 눈에 띄게 많았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등학생부터 30대 청년까지, 남자라면 한 번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장난감 권총을 들게 했던 영화 ‘영웅본색’이 한국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해 ‘7080’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뮤지컬 ‘영웅본색’은 동명 영화 1·2편을 엮어 원작의 긴 서사를 압축적으로 재구성했다. 홍콩 범죄 조직의 ‘넘버 2’ 자호와 경찰대에서 홍콩 최고의 경찰을 꿈꾸는 동생 자걸, 그리고 자호와는 서로 생명과도 같은 의형제 마크의 이야기를 통해 형제애와 우정, 의리를 그린다. 원작 영화에서는 티렁(적룡), 장궈룽(장국영), 저우룬파(주윤발)가 각각 자호와 자걸, 마크를 연기했다. 뮤지컬에서는 유준상·임태경·민우혁(자호), 한지상·박영수·이장우(자걸), 최대철·박민성(마크)이 이야기를 이끈다. 1부 오프닝부터 관객을 1986년 홍콩 암흑가로 소환한다. 위조지폐 공장을 급습한 두 남자는 총을 난사하며 순식간에 공장을 차지하고, 검은색 ‘라이방’ 선글라스를 쓴 남성은 호기롭게 위조지폐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운다. 이어 두 청년의 등 뒤 대형 LED 패널에 ‘영웅본색’ 제목이 총성과 함께 박히며 극은 시작된다. 1부는 형 자호와 마크의 범죄 조직생활을, 2부는 범죄자인 형을 쫓으면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는 동생 자걸의 이야기가 부각된다.전작 ‘프랑켄슈타인’과 ‘벤허’로 창작뮤지컬 성공을 이어 오고 있는 왕용범 연출이 무대를 영리하게 연출했다. 대형 무대장치나 전환을 과감히 생략하고 무대 3개 면을 LED 패널 1000장으로 채웠다. 덕분에 무대는 침사추이, 익청빌딩, 화려한 야경의 빅토리아 피크 등 시시각각 ‘진짜 홍콩’으로 변한다. 무대 배경으로는 영화 속 홍콩이 펼쳐지고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이 열연하면서 영화와 뮤지컬의 경계도 허문다. 장궈룽이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던 OST ‘당년정’과 ‘분향미래일자’는 각각 1부와 2부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넘버로 활용된다. 그 외 영화 속 다양한 노래가 편곡돼 극 중 곳곳에서 이어진다. 잘 뽑아낸 뮤비컬 혹은 주크박스 뮤지컬이지만, 영화의 추억이 없는 관객에게는 남자의 의리와 우정을 강조한 홍콩 누아르 작품이 어떤 울림을 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를 지키기 위한 가시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를 지키기 위한 가시

    식물세밀화를 그린다는 건 햇빛이 드는 따뜻한 작업실 책상에 앉아 스케치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오늘도 등산복에 등산화를 신고 구과들을 찾느라 산책로가 아닌 숲길을 걸어 다녔다. 지금 내 손가락에는 반창고도 붙어 있다. 며칠 전 해당화를 그리기 위해 열매를 채집하다 가시에 찔렸기 때문이다. 동료 식물 연구자들에게는 팔이나 손에 상처가 하나쯤 있다. 조사를 다니다 식물의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는 건 일상이다. 뾰족한 가지에 얼굴이 찢어져 꿰매거나 산에서 미끄러져 허리 디스크가 온 지인도 있다. 고충 없는 직업이 있겠는가만 아름다운 해당화가 가진 가시처럼 평화로운 식물 연구에도 이런 나름의 속내가 숨어 있다.이런 이면을 두고 사람들은 ‘장미의 가시’와 같다고 말한다. 장미의 줄기 전반에 난 뾰족한 기관인 가시. 사실 장미는 내가 가시에 찔린 해당화와는 친척뻘이다. 이들이 속한 장미속은 대부분 몸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를 지닌다. 특히 장미의 잎은 역사적으로 향수산업에 기여한 바가 가장 클 정도로 향기로운데, 이 향기로운 장미를 동물들이 가만히 둘 리 없다. 그래서 곤충이 꽃을 향해 줄기로 기어 오르지 못하도록 장미에 가시가 생겼다고 추측한다. 물론 장미 가시는 일반적인 가시가 아니다. 식물 가시엔 줄기와 가지가 변형되거나 잎의 일부분이 변형된 형태가 있는데, 장미는 식물 표피의 일부가 튀어나온 것으로 뿌리가 깊지 않아 쉽게 부서진다. 식물의 모든 가시에는 그만한 존재의 이유가 있다. 내가 가시에 늘 찔리면서도 이것을 유난히 흥미로워하는 이유도 같다. 이 기관이 겉으로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물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책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가시가 있는 식물을 그릴 때에는 채집 과정에서부터 더 조심히 다루게 된다. 해당화를 그릴 때에도 그랬다. 가위로 줄기를 자르고, 채집 봉투에 넣어 밀봉해 두어도 봉지가 가시에 구멍이 뚫리기 십상이고 채집해 온 것을 작업실로 가져가 현미경으로 관찰할 때에도 핀셋으로 살살 다루어야 한다. 이 조심스러운 나의 행동은 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해당화의 의도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나는 ‘해당화는 왜 가시가 있어서 나를 힘들게 하나’라는 투정보다는 ‘이들을 채집하려고 손을 댄 동물인 내 탓이지’ 하며 반성하고, 결국 이건 식물을 그리는 나의 숙명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 너는 너를 지켜야지. 나도 나를 지킬게.’ 그러고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 물론 장미속 식물보다 더 공격적인 가시로 무장한 식물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인장은 비가 자주 오지 않아 늘 건조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뿌리와 잎이라는 최소한의 기관으로 진화했고, 가끔 비가 오거나 아침 이슬이 맺히면 그것을 조금씩 모아 잎 안에 수분을 저장해 둔다. 이런 선인장을 초식동물들이 가만히 둘 리 없으니 선인장은 잎 표면에 뾰족한 가시를 만들어 냈다. 벌레잡이식물 중 하나인 파리지옥은 번식력이 강한 식물들로부터 숲에서 척박한 물가로 내쫓기는 바람에 주변에 먹을 것이 없어 근처에 있는 동물을 유인하고 포착하느라 가시 돋친 잎을 만들어 냈다. 선인장과 파리지옥 모두 각자가 살기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의 방어책으로 생긴 가시다. 그러나 이들 모두 도시에서는 집 화분에 재배하거나 정원에 심어 관상하는 대표적인 화훼식물이다. 우리 인간은 이 가시의 존재가 껄끄러워 가시 없는 선인장과 장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나 역시 선인장과 파리지옥처럼 가시를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은 예전보다 부쩍 예민해진 내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살다 보면 종종 무례하거나 어이없는 일을 겪기 마련이다. 이 무례함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더 예민하고 날카로워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그렇게 내 가시는 점점 더 뾰족하고 두텁게 무장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가시를 잘라 낼 생각은 없다. 주변을 살피다 더 날카로운 가시가 필요하다 싶으면 나는 의도적으로 더 뾰족해지거나, 반대로 내 가시를 둥글고 매끈하게 변하게도 할 것이다. 식물은 움직임이 적어 늘 뾰족할지 몰라도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은 이렇게 스스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니까. 그저 우리가 장미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가시의 존재를 이해하려 하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무엇이 서로의 마음에 가시를 자라나게 만들었는지를 떠올린다면 좋겠다. 그러면 서로를 이해할 한 장의 새싹 정도는 키워 낼 수 있지 않을까.
  • 올해도 ‘트로트’ ~ 싹 갈아엎어주세요

    올해도 ‘트로트’ ~ 싹 갈아엎어주세요

    지난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MBC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이 달궈 놓은 트로트 열풍이 더 거세지고 있다. ‘미스트롯’의 시즌2 성격인 ‘미스터 트롯’은 지난 9일 2회 방송에서 시청률 17.9%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훨씬 화려해진 무대와 커진 스케일에 초등학생, 수능강사, 외국인 유학생, 태권도 품새 세계 챔피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을 앞세우며 온라인 화제성도 높였다. 다른 방송들도 서바이벌과 버스킹 등 다른 형식을 내세우며 가세하고 있다. SBS는 주현미, 김연자, 장윤정 등 정상급 가수들이 베트남 등 해외로 떠나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다. MBC에브리원은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2월 방송한다. 조항조, 김용임, 박서진 등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 7명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대결하고 배우 이덕화가 30년 만에 음악쇼를 진행한다. MBC는 설 특집 방송으로 16일 송가인 단독 콘서트를 연다. 유재석에 이어 김영철, ‘유산균’ 정범균 등 개그맨들의 트로트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트로트가 대세로 자리한 배경으로는 우선 그동안 다져온 트로트 나름의 잠재력이 꼽힌다. 장윤정, 홍진영, 박현빈 등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물론 설하윤, 노지훈 등 타 장르 출신 가수들도 꾸준히 유입되며 팬층도 20~30대로 확대됐다. 2박자, 4박자로 친숙한 기존 형식에 댄스나 EDM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들이 스펙트럼을 넓혔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트로트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장르적 힘이 있다”면서 “젊은 가수가 많아지고 음악적으로도 다양해져 중장년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깨졌고 ‘미스트롯’과 유산슬이 여기에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축제나 행사, 성인 가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온 트로트의 잠재력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나 폭발했다. 예능적인 재미와 출연자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결합되면서 시청자의 공감 폭도 커졌다. ‘오디션은 10~20대의 전유물’이라는 편견도 사라졌다. ‘팬질’을 통해 체험하는 콘텐츠로 변화하며 새로운 재미를 준 점도 인기 요인이다. 강 평론가는 “과거에는 트로트가 듣는 음악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군무, 안무도 하면서 ‘트로트는 아이돌을 흉내낼 수 없다’는 장벽이 깨졌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모여 오프라인까지 확장된 송가인, 홍자 등 트로트 팬덤은 이미 아이돌 팬덤 못지않다. 유산슬 역시 트로트 가수 데뷔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음악 제작 과정과 베테랑들의 노고를 자세히 보여 주면서,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다만 음원·앨범 시장에서의 성과는 화제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음원 시장 안에서 트로트의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층의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미스트롯’ 등 공연은 매진행렬이었지만, 가온차트가 집계한 지난해 음원차트 100위 안에 트로트 가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트로트가 과거 시대의 향수를 넘어 현시대와 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음악적으로 갱신해 나갈 때 시장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소주왕 ‘금복주’ 입소문 타고 수도권 진출

    소주왕 ‘금복주’ 입소문 타고 수도권 진출

    주류회사 금복주가 ‘소주왕 금복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진출한다. ‘소주왕 금복주’는 7080년대 수도권에 진출했던 ‘금복주’ 브랜드의 전통성을 계승하고, 현대적 감각과 트렌디한 감성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금복주’ 제품은 수도권 킴스클럽 5개점, 롯데마트 17개점에 입점 되어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판매망을 더욱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소주왕 ‘금복주’ 제품은 360ml 용량의 알코올 도수 16.9%로 국내산 쌀 증류원액을 첨가하여 한층 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패키지 디자인은 ‘소주왕’ 이라는 별칭과 함께 ‘복영감’ 이미지를 중앙에 크게 배치하여 친근하고 복스러운 ‘금복주’의 상징성과 브랜드 특징을 강조했다. ㈜금복주 이원철 대표이사는 “‘금복주’ 브랜드는 7080년대 서울 및 수도권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제품으로 그 당시 노량진 역전 주점가는 금복주 간판 일색일 정도였다. 이러한 ‘금복주’만의 뉴트로 감성과 소비자 접점에서의 마케팅 활동 강화로 서울,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옛 향수와 더불어 신선한 재미를 주고자 한다. 향후에도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예정이며 서울 및 수도권 판매망 확충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가 접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소주왕 ‘금복주’ 제품은 출시 한달만에 210만병이 판매되어 판매 목표치 200만병을 빠르게 돌파하였으며, 연말 한정판으로 출시한 크리스마스 에디션이 조기에 소진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인싸술’, ‘최애주’ 등으로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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