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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광고 엿보기] 구라부크림과 동동구리무

    [근대광고 엿보기] 구라부크림과 동동구리무

    서양식 화장품은 처음에는 기생 등 극소수 계층에서 사용되다 1920년대에 신여성이 등장하면서 점차 대중화됐다. 백분은 우리의 박가분이 시장을 지배했고, 크림 화장품과 향수 등은 일본 제품이 잘 팔렸다. 분(粉)은 조선시대에도 있었지만 수분이 함유된 크림 형태의 화장품은 한국 여성들이 처음 접한 화장품이었다. 크림 화장품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광고도 많이 한 상표는 ‘구라부’와 ‘레도’였다. ‘구라부’는 1903년 일본 오사카에서 창업한 화장품 회사 중산태양당의 상표다. 구라부 화장품은 1910년대에 국내에 진출했다고 한다. 구라부는 영어 클럽(club)의 일본식 발음으로 서양식 사교장을 지칭한다. 구라부 화장품은 1913년 4월 서울 용산비행장에서 비행쇼를 펼치면서 광고 전단을 살포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광고 기업이었다(서유리, ‘미적 수양에서 명랑한 매력까지’). ‘레도 크림’은 광고탑을 세웠으며 경성 명소 엽서에도 등장했다. 레도는 우유를 뜻하는 프랑스어 ‘lait’의 일본식 발음이다. 구라부 크림은 현진건의 장편소설 ‘적도’에 나온다. 또 염상섭이 1929년 “구라부 백분과 레도 크림은 몇 만병이나 경대(鏡臺)에서 쏟아져 버렸는가”라고 한탄조로 썼듯이 구라부와 레도는 자동차, 소시지, 미쓰코시 백화점과 함께 ‘현대취’(現代臭)를 풍기는 상품이었다. 구라부 화장품 등 일제 화장품은 초기에 일본이나 서양 여성을 그림 모델로 삼았지만 1925년 무렵부터는 현지화를 시도했다. 즉 광고처럼 한복을 입고 서양식 머리 모양을 한 한국 여성을 등장시킨 것이다. ‘제일 효험 있는 황지(荒止)’라고 돼 있는데 황지는 얼굴을 거칠지 않게 해 준다는 뜻이다. ‘동동구리무’에서 보듯이 크림의 일본식 발음은 구리무지만 광고에는 크림이라고 우리 발음으로 정확히 표기돼 있다. 1930년대에 들어 동보구리무, 제트구리무, 삼호화장품, 에레나화장품 같은 우리 민족 자본이 만든 크림 화장품이 출현했지만 일본산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용기도 귀해 국산 동동구리무 장수들은 커다란 통에 크림을 담아 북을 치며 필요한 양만큼 팔았다. 동동구리무 장수는 아코디언과 북을 치며 화장품을 팔던 러시아 행상을 흉내 낸 것이다. 광복 후 아모레 등의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출범한 뒤에도 1960년대까지 농촌에서는 동동구리무 장수를 볼 수 있었다. 광고 왼쪽 위 여성 2명(쌍둥이 자매)을 그린 그림은 구라부 화장품의 상표다. 구라부 화장품은 지금도 일본에서 존속하고 있다. 1971년 창업 68년 만에 ‘클럽 코스메틱 주식회사’로 새출발하면서 트레이드마크도 바꾸었는데 역시 쌍둥이 여성의 형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왕정의 조건(김백철 지음, 이학사 펴냄) 김백철 계명대 사학과 교수가 조선 시대를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고자 쓴 역사서. 조선 왕정을 추동해 나간 이념 체계를 알아보고 국가의 실제 운영 방식에 주목한다. 저자는 한국이 고대에는 일본보다 더 강력한 국가상을 가졌다는 재야의 인식이 식민지 근대화론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시대 왜곡된 관념이라고 지적한다. 489쪽. 2만 5000원.인공지능과 흙(김동훈 지음, 민음사 펴냄) 철학자의 시각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는 점에 착안해 인류 역사 속 상상력이 어떻게 현실에서 재창조됐는가를 소개한다. 르네상스인들이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일어선 과정, 로마 시대 화장품에서 마스크팩을 찾아낸 과정 등을 시대별로 짚어 봤다. 388쪽. 1만 8000원.섬Ⅰ·Ⅱ(이하림 지음, 무당거미 펴냄) 방송 PD 출신 이하림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칼럼을 에세이집으로 펴냈다.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 혼돈의 시대, 인생사의 향수, 영화감독과 예술품에 대한 견해 등을 담고 있다. 1권 404쪽, 1만 5800원. 2권 344쪽, 1만 4800원.베르디 오페라(박종호 지음, 풍월당 펴냄) 클래식 음악 전문 출판사 풍월당 박종호 대표가 직접 쓴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삶과 오페라 이야기. ‘나부코’, ‘리골레토’, ‘아이다’ 등 유명 오페라 26편이 쓰인 시기와 배경, 동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베르디의 생애를 정리했다. 376쪽. 2만 3000원.살아있다는 달콤한 말(정영훈 지음, 모요사 펴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은 정영훈 KBS 기자가 자신의 투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6차례의 항암 치료 끝에 가까스로 생존한 저자가 ‘우리는 왜 몸과 마음이 온전할 때는 삶의 나날에 제대로 감사해하며 살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312쪽. 1만 6000원.누군가 아픈 밤(정인 지음, 호밀밭 펴냄) 노근리 평화상을 받은 정인 작가가 여성의 시각에서 해체되는 가족과 아픔을 다룬 소설집. ‘화마’, ‘누군가 아픈 밤’, ‘소리의 함정’, ‘아무 곳에도 없는’ 등 6편의 소설은 부부간 신뢰, 가족의 죽음, 혼혈 여성 등을 소재로 상처를 극복하려면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260쪽. 1만 4000원.
  • 정덕원 개인전, 시선이 머무는 곳에 어머니의 그리움 있어

    정덕원 개인전, 시선이 머무는 곳에 어머니의 그리움 있어

    ‘서울갤러리 전시작가 공모’ 선정정덕원 작가 개인전 ‘시선이 머무는 곳에’전이 서울신문(프레스센터) 1층 특별전시장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서울갤러리 전시작가 공모전은 서울신문·서울갤러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했다. 정덕원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그리움이 있다. 그것은 어머니의 그리움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창을 그리면서 그리움과 생명이 충만했던 고향을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창’은 화가 정덕원이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방법이다. 어머니의 창을 통해 작가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관점에서 바라본 자연풍경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어머니의 창인 풍경의 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평안과 모성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어머니의 창은 우리가 앉아서 바라보는 시점과 같다. 내려다보지 않고 앉아서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시점이다. 자연 위에 군림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겸손한 자세다. 정덕원 작가는 작품별로 별도의 제목을 두지 않고 ‘어머니의 창-시선이 머무는 곳에’라는 명제를 그리고 있다. 작품의 규격도 보이는 시선에 따라 자유롭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 그대로이다. 들판에 난 구불구불한 길은 사람의 발길에 따라 생기고 인적이 끊기면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다.작가는 자연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지는 않는다. 눈으로 보고 느낀 감정과 순간적으로 기억된 자연을 조합한다. 어머니의 창은 그리움과 무의식의 세계를 상징하는데 창은 근원적인 세계나 새로운 세계를 향하는 출구가 된다. 작가가 어머니의 창을 통해 만나는 세계는 오히려 초현실적이어서 세상의 현실을 지배하는 합리적인 체계로부터 벗어나 자유롭다.‘어머니의 창-시선이 머무는 곳에’라는 일련의 명제들은 정덕원 작가에게 안식의 발자취요, 어머니, 대지의 향수이고 우리 미래의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작업을 통하여 내 안의 평안을 찾고 마음의 안정을 그렸으면 하는 것이 하나의 바램이라고 작가는 전한다. 정덕원 작가는 세종대 서양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환경미술상, 세계평화미술대상(국회의장상), 서울아카데미상 등을 수상했다. 개인전 및 부스개인전 25회 외에 단체전, 국내외 기획 초대전 등 280여회를 개최했으며 현재도 왕성한 작품 활동과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서울신문의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에는 서울갤러리 선정작가 및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 안내, 미술계 소식, 공모 등 각종 미술관련 자료도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교육 130년 한눈에… 송파서 교과서 특별전

    한국교육 130년 한눈에… 송파서 교과서 특별전

    조선말부터 현재까지의 교과서와 사진, 영상 등 자료 150여 점을 통해 한국교육 130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서울 송파구는 오는 8월 31일까지 송파책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교과서, 우리들의 이야기(부제: 한국 교육 130년의 나침반)’를 연다고 8일 밝혔다. 1부(조선 말-대한제국 1895-1910) ‘근대 교육, 싹트다’에서는 초기 근대학교 모습과 함께 근대 국정교과서 ‘태서신사’와 ‘대한지지’ 등을 만날 수 있다. 2부(일제강점기 1910-1945) ‘민족 교육의 수난’에서는 우리말은 ‘조선어독본’으로, 일본어는 ‘국어독본’으로 교육했던 모습과 실업교육에 치중했던 시대상황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최초 우리말 교재 녹음자료인 ‘조선어독본,1935’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3부(교수요목기 1945-1954)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에서는 정부 수립 후 최초 국민학교 국어 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수(국어 1-1)’와 1946년 간행된 ‘국사교본’ 등을 만날 수 있다. 4부(제1-2차 교육과정 1954-1973) ‘개천에서 용 난다’에서는 전쟁 직후 어려운 환경에서도 명문중고·학교 입학을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 등 당시 사회적 문제가 됐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부(제3-4차 교육과정 1973-1987) ‘국가의 발전은 교육으로부터’는 국민교육헌장과 반공·도덕 교육 강화 등 당시의 시대상을 소개한다. 6부(제5-6차 교육 과정 1987-1997) ‘21세기를 그리다’는 1교과·다교과서 체제가 도입된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 ‘수학익힘책’ 등 교과서를 소개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 시대를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지난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 2세들에게는 좋은 체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바다의 로또’ 또 터졌다, 4억원대 용연향 횡재한 태국 어부

    ‘바다의 로또’ 또 터졌다, 4억원대 용연향 횡재한 태국 어부

    태국에서 또 한 번 ‘바다의 로또’가 터졌다. 현지 매체 방콕잭은 6일 보도에서 태국 사뚠주의 한 어부가 용연향 두 덩어리를 줍는 횡재를 만났다고 전했다. 현지 어부 아세레 푸아드(24)는 지난 2일 아버지와 낚시를 나갔다가 폭우를 만났다. 물고기 한 마리 낚지 못하고 풀이 죽어 돌아간 어부 부자에게 바다는 대신 용연햔을 선물했다. 어부는 “빈손으로 터덜터덜 발길을 돌렸는데 얕은 해변에 정체불명의 덩어리가 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용연향에 대해 본 적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에 가져왔다”고 밝혔다.이들이 주운 덩어리 무게는 각각 7㎏, 600g으로 지난달 태국 나콘시탐마랏주의 한 여성이 주운 용연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어부 가족은 송클라대학교 연구실에 용연향 샘플을 보내 진품 감정을 받았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두 사람이 주운 덩어리는 품질 좋은 용연향으로, 그 가치는 최고 1020만 2000바트, 한화 약 4억 원으로 추정됐다. 진품 증명서를 받아든 어부 부자는 뛸 듯이 기뻐했다. 아버지는 “폭풍우를 만나 일찍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결국 이런 보물을 얻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두 사람은 이제 최고급 용연향을 사갈 사람을 찾고 있다. 판매를 위해 재감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인 용연향은 고급 향수의 재료로 사용된다. 배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검은색을 띠는데, 질감은 부드럽지만,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 검은색은 점차 연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지며 좋은 향이 난다. 바다 위를 오래 떠다닌 용연향일수록 향이 좋으니 그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급 용연향은 500g당 2300만 원의 고가에 팔려나간다. ‘바다의 로또’, ‘바다의 황금’, ‘해신(海神)의 선물’이라고 불릴만하다.지난달 23일 태국 나콘시탐마랏주 시리포른 니암린(49)이라는 주민 여성도 수억 원대 용연향을 주워 화제를 모았다. 폭풍우가 지나간 후 해변을 따라 걷던 그녀는 폭 30㎝, 길이 61㎝, 무게 약 7㎏짜리 황금빛 용연향을 발견했다. 가격은 790만 바트, 한화 약 3억 원으로 책정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등피 닦던 날/이형권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등피 닦던 날/이형권

    등피 닦던 날/이형권 등피를 닦던 날이 있었습니다나직이 입김을 불어 그을음을 닦아내면허공처럼 투명해져 낯빛이 드러나고그런 날 밤 어머니의 등불은먼 곳에서도 금세 찾아낼 수가 있었습니다그믐날동네 여자들은 모두 바다로 가고물썬 개펄에는거미처럼 움직이는 불빛들로 가득했습니다어둠 속에서 보는 바다는분꽃 향기 나던 누이들의 가슴처럼 싱그럽고조무래기들은 모닥불을 피우고북두칠성이 거꾸로 선 북쪽 하늘을 향해꿈을 쏘아 올렸습니다.묵은 시간의 표피를 벗겨내듯이밤하늘에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했고범바우골 부엉이가 울고 가도록어머니의 칠게잡이는 끝이 없었습니다 시를 읽다 아랫목에 군불 때듯 마음이 따뜻해질 때가 있습니다. 지나간 시절의 향수 하나가 다가와 똑똑 마음의 문을 두드리지요. 물이 빠진 밤바다에서 어머니는 밤새 칠게잡이를 합니다. 일 나가기 전 아들은 어머니의 눈이 환해지라 석유 호롱의 등피를 닦습니다. 조무래기들이 갯벌에서 불꽃놀이를 합니다. 엄마 힘내세요, 불꽃 담긴 깡통을 돌립니다. 불꽃들이 날린 밤하늘에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가득합니다. 어머니는 잠시 생의 애환을 잊고 칠게잡이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그리운 이들이 함께 모여 삶을 살아가던 시절 행복도 시도 그 속에서 태어납니다. 곽재구 시인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불로 희생된 유칼립투스를 기억하며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불로 희생된 유칼립투스를 기억하며

    식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온실형 식물원뿐만 아니라 온실 형태를 띤 백화점과 카페 같은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온실은 노지에서 재배하기 힘든 식물을 인위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현재 도시에서는 그 의미가 변형·확대돼 활용되고 있는 듯하다. 나도 한때 온실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추운 겨울 온실 문을 열면 아열대의 열대우림으로도, 건조한 사막으로도 갈 수 있다. 온실은 오래전 인류가 먼 땅의 식물을 자신의 나라로 가져가 키우기 위해 만든 것이며, 식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강력한 욕망의 공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온실에 관한 내 감정이 복합적이긴 하지만 이제 식물을 노지에서만 재배하는 것은 불가능한 세상이 됐고, 그렇게 온실을 둘러싼 현상을 관찰하는 관찰자로서 온실을 자주 찾게 됐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온실부터 소규모의 특정 식물만이 식재된 온실까지. 우리나라의 짧은 시설원예 역사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온실이 지어졌고,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있다. 나는 특히 대규모 온실보다는 특정 식물만 식재된 소규모 온실을 선호한다. 그중에는 호주 식물만 모아 둔 경기도 외곽의 ‘호주 온실’이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호주의 해변과 열대우림, 거대한 사막에 자생하는 식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방크시아, 바오바브나무, 아카시아, 병솔나무…. 이 중엔 유독 시원하고 강력한 숲향이 나는 식물, 유칼립투스도 있다.유칼립투스는 우리나라 플로리스트와 원예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식물이다. 꽃다발의 꽃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소재로 자주 쓰이며, 사람들은 집안에 유칼립투스 화분을 두는 걸 선호한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봐 왔던 관엽식물과 달리 잎 색이 옅고 잎이 나는 형태도 독특하다.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로 유지돼 장식으로 선호한다. 나 역시 5년여 전 향초 회사로부터 아로마 오일 원료를 그려 달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레몬향이 나는 레몬 유칼립투스를 그린 적이 있다. 유칼립투스는 절화와 분화로 각광받기 전 이미 향수와 화장품, 약에 들어가는 오일 원료로 인기가 많은 허브 식물이었다. 화사한 꽃향이나 상큼한 과일향과 달리 진한 숲향이 느껴지는 데다 두통과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유칼립투스 오일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나 역시 레몬 유칼립투스를 그리는 동안 내 손에 물든 유칼립투스의 향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평소 두통이 잦아 향기에 예민한 내가 유칼립투스를 그리는 동안에는 두통을 느끼지 못했고, 그렇게 유칼립투스와 그 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유칼립투스는 지난해 역사적인 시련을 겪었다. 호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때문이다. 이 산불로 호주의 유칼립투스 숲 80%가 불에 탔고, 약 5억 마리 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한다.호주에는 약 100만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며, 이 중 80% 이상이 지역 특산종이다. 유칼립투스도 호주 식생의 주를 이룬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유칼립투스속 660여종은 인도네시아와 뉴기니 그리고 필리핀까지 있지만, 대부분은 호주가 원산이다. 나무에 오일 함량이 많아 인화성이 높은 유칼립투스는 호주의 잦은 산불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나무 깊숙한 곳에서 싹이 발아하는 습성을 가진 채 진화했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강력한 불길에는 속수무책이었고, 새로운 싹을 틔울 수도 없었다. 대형 산불로 그렇게 코알라의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숲 대부분이 사라졌다. 매년 이맘때면 우리나라에서도 산불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경기도에서만 세 건의 산불이 났고, 이 산불은 모두 담배꽁초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지난날 광릉숲에서 일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했던 것은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가 아닌 산불이었다. 산불만큼 식물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없다. 주변 연구자들은 산불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식물 연구에 회의가 든다고 했다. 나 역시 산불로 전소돼 버린 숲을 보고 있으면 내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되묻게 된다. 그곳에 다시 나무를 심는다고 해도 절대 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순 없으며, 나무가 자라는 데만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린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이 됐다. 무엇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산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나무도 있지만 아주 작아서 보이지 않는 풀도, 버섯도 그리고 작은 곤충과 동물도 살고 있다는 것, 산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이 생물들이란 점이다. 우리의 실수로 이들 삶의 터전을 망쳐선 안 될 것이다.
  • 최소 3억원 용연향 또 발견…태국에 ‘바다의 로또’ 다 모였나?

    최소 3억원 용연향 또 발견…태국에 ‘바다의 로또’ 다 모였나?

    태국의 평범한 여성이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을 주워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았다. 용연향은 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로, 샤넬 등 고가 브랜드의 고급 향수 재료로 사용된다. 배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검은색을 띠는데, 질감은 부드럽지만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 검은색은 점차 연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지며 좋은 향이 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3일, 남부 나콘시탐마랏주에 사는 시리포른 니암린(49)은 해변을 걷다 희끄무레한 색의 바위 한 개를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차렸고, 값어치가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이를 곧바로 집으로 가져왔다. 이후 이웃들을 통해 그것이 바위가 아니라 값비싼 용연향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실제로 그녀는 용연향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바위 표면을 살짝 태우자, 주변이 사향 냄새로 가득찼다. 불에 닿았던 부분 일부가 녹아내린 뒤 나머지는 다시 굳어져, 바위가 아니라 용연향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 여성이 주운 용연향은 폭 30㎝, 길이 61㎝, 무게 약 70㎏ 정도로, 현재 전문가가 정확한 성분을 분석 중이다. 만약 용연향으로 판명된다면 추정 가치는 한화로 최소 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는다면 예상가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니암린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 바위를 발견한 것은 행운 그 자체였다. 용연향이 나에게 돈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정확한 가치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안전하게 보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다 위를 오래 떠다닌 용연향일수록 향이 좋으니 그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급 용연향은 500g당 2000만 원이 넘는 고가에 팔려나간다. 이 때문에 ‘바다의 로또’, ‘바다의 황금’, ‘해신(海神)의 선물’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2월에는 역시 태국의 한 어부가 100㎏의 용연향으로 무려 35억 원이 넘는 돈을 거머쥐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8일 문 닫는 롯데·신라면세점… 471명 실직 위기

    28일 문 닫는 롯데·신라면세점… 471명 실직 위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하는 롯데·신라면세점 매장을 다른 면세사업자들이 맡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면세점 공실 문제와 입점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해당 방안이 현실화돼도 47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4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자들에게 “공항 이용객 감소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면세사업자 입찰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기존 면세사업자들(신세계, 현대백화점, 경복궁면세점)이 면세점을 확대 운영해 영업이 종료되는 면세점 입점 협력사 종사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 롯데·신라면세점의 면세사업권 연장 영업은 오는 28일 끝난다. 관세청이 최종 승인하면 기존 면세사업자들이 롯데·신라면세점이 맡았던 제1터미널 4개 면세사업권 중 3개(향수·화장품 사업권 제외)를 연장 운영하게 된다. 그럼에도 면세점 입점 협력사 노동자 636명 중 165명만 고용이 승계되고 나머지 471명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김 사장은 “최선을 다했으나 종사자 전원 고용승계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사장은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직무의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자회사 직원에서 공사 직원으로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다시 자회사 직원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공정성 시비 문제가 있다. 탈락자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70여명 실직 위기…인천공항 롯데·신라면세점 영업 곧 종료

    470여명 실직 위기…인천공항 롯데·신라면세점 영업 곧 종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영업을 종료하는 롯데·신라면세점 매장을 다른 면세사업자들이 맡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면세점 공실 문제와 입점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 방안이 실현되도 47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4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자들에게 “공항 이용객 감소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면세사업자 입찰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기존 면세사업자들(신세계, 현대백화점, 경복궁면세점)이 면세점을 확대 운영하여 영업이 종료되는 면세점 입점 협력사 종사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안에서의 롯데·신라면세점의 면세사업권 연장 영업은 오는 28일 끝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내의 4개 면세사업권은 지난해 8월 이후로 롯데·신라면세점이 연장 운영을 했으나 현행 관세법상 연장 운영 기간이 6개월로 제한돼 있어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말 롯데·신라면세점의 영업 종료에 대비해 관세청 및 기존 면세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현행 ‘보세특허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기존 면세사업자(존속사업자)는 관세청의 특허 승인에 따라 추가 면적을 확보해 면세점 운영이 가능하다. 관세청이 최종 승인을 하면 기존 면세사업자들이 롯데·신라면세점이 맡았던 인천공항 제1터미널 4개 면세사업권 중 3개(향수·화장품 사업권 제외)를 연장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면세점 입점 협력사 노동자 636명 중 165명만 고용이 승계되고 나머지 471명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김 사장은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 면세사업자 간 협의를 바탕으로 기존 면세사업자의 임시 운영 및 종사자들의 고용 승계 방안을 추진하는 성과를 도출했으나 종사자 전원 고용 승계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직무의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자회사 직원에서 공사 직원으로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다시 자회사 직원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공정성 시비 문제가 있다. 탈락자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野와 본게임 하기도 전에… 우상호·박영선 ‘박원순 리스크’

    野와 본게임 하기도 전에… 우상호·박영선 ‘박원순 리스크’

    더불어민주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에게 ‘박원순 리스크’가 본격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 책임론이 예상은 됐지만 여야 본게임이 시작도 되기 전인 당내 경선 단계부터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우상호 의원은 ‘박원순 계승’ 선언 후 피해자 측의 반발과 시민단체의 비판, 야당의 정계은퇴 요구를 받고 있다. 피해자와 유가족을 동시에 위로하겠다는 해명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논란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2차 가해 방관’으로도 번졌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지난 16일 성명서에서 “우 의원의 망언에 박 전 장관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조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과 박 전 장관은 17일 두 번째 TV토론회에서도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선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우 의원은 자신이 ‘민주당다운 친서민 후보’라고, 박 전 장관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강남 재건축·재개발 공약에 “강남 지역 집값이 들썩이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과 상치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특히 “야당 후보들이 귀족 부자 후보란 비난을 받는데, 저는 이와 차별화한 후보, ‘찐서민’”이라고 했다. 박 전 장관은 토론회장에 직접 ‘쥐어짜는 주사기’를 들고 나왔다.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백신 특수 주사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며 장관 시절 직접 생산업체 설득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노원 도깨비시장 갈비탕집 주인 아주머니가 저를 보더니 눈물을 흘리시며 ‘버팀목자금’으로 그동안 밀린 임대료를 냈다고 했다”며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주무 부처의 수장 이력을 강조했다. 토론회에 앞서 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를 만나 “우상호의 당선을 위해 어떤 도움이라도 주겠다는 곽 변호사님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 ‘사람 사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친노(친노무현) 향수를 자극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악취를 못 맡는 사람들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악취를 못 맡는 사람들

    기원전 3세기 그리스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치며 뛰어나왔다. 그리스인이 목욕을 즐겼다는 증거다. 목욕 전통은 로마 시대에도 이어졌다. 목욕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청결이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가 열리면서 목욕에 대한 반감이 커진다. 기독교의 목욕에 대한 반감은 3세기부터 본격화됐는데, 이는 로마식 목욕이 쾌락주의와 연관돼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 사회의 목욕에 대한 태도는 ‘중세 전성기’가 열린 11세기부터 바뀌기 시작한다. 로마가 멸망한 5세기부터 현저히 줄어든 서유럽의 공중목욕탕은 11세기 이후 십자군의 영향으로 다시 등장해 급속히 확산한다. 그러나 14세기부터 번지기 시작한 흑사병은 모처럼 재등장한 목욕 문화에 철퇴를 가한다. 문제는 당시의 의학 수준이었다. 파리대학 의학 교수들은 뜨거운 목욕이 인체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의사들은 인체의 분비물이 보호막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목욕으로 열과 물이 피부의 구멍을 열면 역병이 구멍을 통해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후 200여년 동안 역병이 창궐할 때마다 “죽기 싫으면 목욕탕과 목욕을 피하시오”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왕과 귀족들도 목욕을 꺼렸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1643~1715 재위)는 악취로 유명했다. 궁정 안의 모든 사람은 ‘태양왕’의 입 냄새를 잘 알고 있었다. 정부(情婦) 몽테스팡 부인은 왕의 구취에 대한 자구책으로 자기 몸에 향수를 뿌려 댔고, 왕은 그녀의 향수 냄새에 진저리를 쳤다. 루이 14세는 펜싱 연습을 하고, 춤을 추고, 군사훈련을 마친 후 땀에 흠뻑 젖어도 좀처럼 씻지 않았다. 대신 깨끗한 아마포(리넨) 옷으로 하루에 세 차례 갈아입을 뿐이었다. 깨끗한 속옷으로 갈아입는 게 목욕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행동이었다. 현대인은 예전 사람들의 불결함에 몸서리를 친다. 그러나 12세기 프랑스 신학자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는 ‘모두가 악취를 풍기면 냄새가 나지 않는 법’이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도 특권의식에 젖은 엘리트 집단이 있다. 그 집단이 내뿜는 악취를 내부자는 잘못 맡는 듯하다. 베르나르의 말대로 ‘모두가 악취를 풍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악취 제거를 외부에 맡겨야 하는 이유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세대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장년과 청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고 천승세 작가의 30분짜리 단막극인 ‘봇물은 터졌어라우’를 연출가 고건령씨가 2막 9장의 90분짜리 장막으로 각색한 ‘봇물은 터졌는디…’다. 극단 아트맥(대표 이명희)이 기획 제작했으며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펼쳐진다. 전라도를 배경으로 거칠어 보이지만, 진솔하고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남도 특유의 순박한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외동딸 꼼실이와 함께 떡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사는 과부 꼼실네와 외아들 준섭이를 군대에 보내고 혼자 외롭게 사는 홀아비 돈술이와의 갈등 관계를 풀어나가며 진행된다. 힘들게 모은 돈으로 동네 방죽도 사들인 꼼실네는 마을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물을 나눠 주면서도 돈술이의 논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 갈등 끝에 싸움까지 벌인다. 사실 꼼실네는 마음속의 연정을 눈치 없이 외면하는 돈술에 대한 원망 때문에 물길을 막은 것이다.‘봇물은 터졌는디…’는 지역 간 화합도 도모한다. 사투리가 가진 언어적 가치와 향토적 정서를 이해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기획 의도도 있다. 산업 발전과 더불어 급격하게 이뤄진 가족 해체로 인해 사회로부터 격리된 노인 문제에도 초점을 맞췄다. 고령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인 치매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도 된다. 연출가 고씨는 “중년에서 말년에 이르는 등장인물을 통해 시대와 환경의 한계를 넘어선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 얘기이기도 하다”면서 “중장년 세대들에게는 잊었던 향수를 자극하고, 청년층에게는 매우 어려웠던 과거사를 간접 경험해보도록 해 세대 간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작품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배우와 극단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연습할 때 마스크를 써야 했고, 극단에서는 방역에 신경을 곤두서야 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서로 대사를 맞추다 보면 매일 마스크를 두세 장씩 갈아 쓰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명희, 정영신, 김영인, 김명중, 손정욱, 김은현, 박웅선, 지성근, 이현주, 최진명, 배태민, 윤슬기, 이지윤 등이 출연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4시와 7시, 일요일은 오후 4시이다.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김영중 선임기자 jeunesse@seoul.co.kr
  • 롯데는 휴가 맷동님은 출근… 국내 캠프 설 풍경은?

    롯데는 휴가 맷동님은 출근… 국내 캠프 설 풍경은?

    코로나19로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가운데 설 연휴가 다가왔다. 국내에서 보내는 만큼 이번 설은 예년과 다른 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설 풍경이 가장 남다른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허문회 감독이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로 12~14일을 휴식일로 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10일 “부산에서 합숙하고 있고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프로야구 선수로 명절을 제대로 쉬어본 적도 없는 만큼 가족 잘 챙기라는 의미로 구단과 합의해 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열정마저 꺾을 순 없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훈련 의지가 강해 자율훈련을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구단별로 훈련 스케쥴이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대부분 설 당일이 공식 휴식일이다. NC 다이노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등 3일 훈련 후 1일 휴식 일정으로 움직이는 구단은 마침 12일에 쉰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등 다르게 일정을 소화하는 구단도 공교롭게도 일정상 12일이 휴식일이다.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윷놀이, 합동 제사 등 명절 분위기를 연출한 설 풍경도 올해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캠프를 치르니 딱히 그럴 필요가 없고 5인 이상 사적인 모임이 금지돼 모이기도 어렵다. 그래도 설 필수 음식인 떡국은 빠질 수 없다. 키움 관계자는 “11일 점심은 특별히 사골 떡만두국, 갈비 등의 메뉴가 다른 메뉴와 함께 준비된다”고 말했다. SK(서귀포), kt(부산), 한화(거제) 등 국내 전지훈련을 떠난 구단도 떡국으로 향수를 달랠 예정이다. 원정 경기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열정을 보여주는 KIA 타이거즈 ‘맷동님’ 맷 윌리엄스 감독은 명절에도 열정을 발휘한다. KIA 관계자는 “투수조는 별도로 움직이는데 마침 투수 4명이 설 당일에 불펜피칭이 있어 감독님이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차원이 다른 손소독제의 등장…향·보습·손소독을 동시에

    차원이 다른 손소독제의 등장…향·보습·손소독을 동시에

    ‘호텔유람’이 손소독제 시장의 취향존중 마케팅의 포문을 열며 니치 향수의 고급스러운 향을 담은 크림 에멀전 제형의 의약외품 손소독제 2종을 출시했다. 호텔유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소비자들의 우아하고 세련된 취향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라이프 스타일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하는 브랜드이다. 지난 1월 출시한 호텔유람의 첫 제품은 기존의 겔 타입 손소독제를 사용하며 알코올의 휘발성으로 인한 손의 건조함이나 냄새 등으로 불편을 겪었던 소비자들에게 반가울 크림 에멀전 제형의 손소독제로 일명 ‘손소독크림’으로 불린다. 로션과 유사한 에멀전 제형으로 발림성이 우수하며 겔 타입 손소독제 대비 보습감이 매우 뛰어나며 바른 이후에도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돼 출시 이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말로만 항균이 된다고 이야기하는 ‘화장품’이 아닌 식약처 정식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 손소독제로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에 대한 항균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손소독제하면 떠오르는 머리 아픈 냄새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손소독제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취향을 해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을 고려해 하이엔드 향수 브랜드에서 사용되고 있는 향료들을 엄선해 조향한 2가지 향의 제품을 선보였다. 호텔유람 ‘101 드림코스트’는 포르투갈 해변의 청량함과 자유로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향으로, 꿈꾸던 해변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움, 나른함을 상상할 수 있는 시원한 아쿠아 향의 손소독크림이다. 호텔유람 ‘102 퓨처노스탤지어’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인 뉴욕의 겨울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 고급스럽고 우아한 바닐라 향을 베이스로 스모키한 우드향, 넛츠향을 풍성하게 담아 포근하면서도 은은한 잔향을 느낄 수 있다. 호텔유람의 손소독크림은 패키지 디자인까지도 남다르다. 여행의 즐거움과 이동의 자유를 상징하는 공간인 호텔에 초대하는 ‘서신’을 연상케 하는 패키지 박스와 호텔 룸 키를 상징하는 열쇠 이미지를 통해 잠시라도 현실의 어려움으로부터 탈피해 멋진 호텔에 머무는 듯한 즐거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호텔유람을 론칭한 ㈜비커밍은 2014년 설립된 브랜드 마케팅 컴퍼니이다. ㈜비커밍의 고은비 대표는 “그간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에 발맞춘 코스메틱 및 이너뷰티 카테고리의 진정성 있는 고관여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MZ세대와 소통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인 ‘호텔유람’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호텔유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 쇼핑하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날치 콘서트·클래식 연주… 문체부 ‘집콕 설 특별전’

    ‘집콕’이 불가피한 이번 설 연휴 이날치의 미니콘서트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가 집으로 찾아온다. 몸이 찌푸둥하다면 홈트 영상을 만날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14일 국공립 문화예술기관이 제공하는 비대면 공연·전시·행사 등을 집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집콕 문화생활 설 특별전’(Culture.go.kr/home)을 운영한다. 전통·민속, 가족·어린이, 공연·영상, 전시·체험 등 주제별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100여종을 제공한다. 문체부는 이 가운데 국립국악원의 ‘2021 새해 국악연주’를 비롯해 한류 아이돌이 설·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모꼬지 라이브’ 등을 추천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 동네 설화 이야기’, 과학교양 프로그램 ‘북극곰 살리기 대작전’은 어린이들과 함께 볼만하다. 국립중앙극장의 ‘판소리 외길 20년’, 김해시립예술단의 코로나 극복 응원 공연 ‘우리함께’ 등도 진행한다. 한국과 독일의 문자 이야기를 주제로 한 국립한글박물관의 ‘문자혁명’ 전시, 제주 생태 전시 ‘생명 속의 안식처’ 등도 추천했다. 영화관 가기가 다소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다양한 영화 기획전도 준비했다. 한국 퀴어영화를 소개하는 한국영상자료원의 ‘퀴어영화를 찾아’, 향수를 자극하는 ‘우수 한국고전영화’도 즐길 수 있다. 세계 유산 서원을 주제로 한 웹 드라마 ‘300살 20학번’, 조선왕실의 군사의례를 소개하는 ‘군사의례 특별전’도 영상미를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길섶에서] 향수/임병선 논설위원

    돌아보면 어느 자리에나 그런 분이 있다. 구순 노모가 입원한 병원의 4인실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어르신이 있었다. 간호사나 의사가 병실에 들어올 때마다 큰 목소리로 반겼다. “다리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배가 고파 죽을 것 같다”고 짐짓 농을 하거나 노모를 비롯한 다른 환자들의 수액 떨어지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셨다. 하필 입구 쪽이 그분 자리여서 온갖 참견이 가능했다. 점심으로 비빔밥이 나왔는데 슬쩍 고기 양을 살피더니 “아따, 소 한 마리 잡았는갑다. 엄청 많이도 줬네잉”이라고 신소리를 했다. 실은 얼마 안 되는 양이었다. 당번 아주머니들은 큭큭 웃어댔다. 아침마다 간호사들이 상처 소독을 해 주는데 “제발 아프게 하지 말아 달라”고 엄살을 부렸다. 워낙 말이 없으신 어머니가 식사하는 것을 지켜보다 “아드님, 장수하실 테니 걱정일랑 하들 말어”라고 덕담을 건넸다. 노모가 힘겨운 발놀림으로 화장실 갈 때면 걱정스러운 눈길이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과 ‘우리동네’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을 뵙는 느낌이었다. 아침마다 커피 마시겠느냐고 인사하곤 하셨는데 노모 곁을 지키다 서울로 돌아오려고 병실을 나설 때 깊은 잠에 빠지셔서 작별 인사도 건네지 못했다. “어르신, 사모님과 행복한 여생 즐기세요.” bsnim@seoul.co.kr
  • ‘추억 극장’ 정말 추억속에서만 열릴 위기

    “코로나19가 끝나면 어르신들과 다시 만나 웃으며 문화생활을 하자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들의 상실감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서 국내 1호 실버영화관을 운영 중인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48) 대표는 지난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버영화관의 어려움을 설명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곳에서 극장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2009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실버영화관을 개관했다. 노인들의 텃밭인 종로에서 이들의 문화적 결핍을 충족해 주자는 취지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옛 명화를 55세 이상에게 2000원에 상영했다. 처음에는 ‘노인들만 꼬이게 한다’는 주변의 반발이 거셌다고 한다. 하지만 노인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면서 반응은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실버영화관은 그동안 ‘갈 곳’이 없어 외로운 노년을 보내던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동력을 제공했다. 주로 집과 공원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이곳에 모여 황혼의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한 공간에서 같은 문화적 향수를 공유하면서 젊음과 정서적 유대감을 되찾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매표소·영사실 등에 고용하면서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고마움에 표 값으로 1만원을 내고서 거스름돈을 사양하는 노인도 있었고, 극장을 지켜 달라는 내용의 연판장에 1만명의 노인들이 서명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5~6년 전만 해도 문화적 결핍에 노출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미끼성 공연이 만연했다”며 “방송인 송해·전원주씨 등과 함께 극장에서 2000~5000원의 가격으로 공연을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은 이런 사기 피해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곳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연간 20만명을 넘겼던 관객은 지난해 4만명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 전국 7곳에 달하던 실버영화관은 겨우 3곳만이 남았다. 지난해에는 김 대표가 4억원의 대출을 받아 간신히 극장을 지켜 냈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기업의 후원과 영화발전기금 등 1억원을 간신히 넘는 지원으로는 7억~8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20대 국회에서 정부의 실버영화관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김 대표는 이곳을 유지하겠다는 노인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노인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문화가 있어 내 삶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노인들의 문화적 거점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선물시장 대목 한 번에”…‘설렌타인’ 맞이하는 유통가

    “선물시장 대목 한 번에”…‘설렌타인’ 맞이하는 유통가

    올해는 민족 대명절 설(2월 11~13일)과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발렌타인데이’(2월 14일)가 겹쳤다. 선물이 가장 잘 팔리는 대목인 두 날이 만난 만큼 유통가에서도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6일 업계는 이를 ‘설렌타인’(설+발렌타인) 주간이라 명명하고 이를 겨냥한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주류 마케팅을 강화했다. 2월 말까지 260종의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주류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설과 발렌타인데이가 겹치면서 집에서 작은 홈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독일 프리미엄 크래프트 맥주 ‘SA.RANG.HAE’(사랑해) 500mL 캔 2종을 선보인다. 맥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을 겨냥해 만들어진 맥주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상대와 특별한 날에 즐기기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SPC그룹 파리바게뜨는 아예 ‘설렌타인데이’라는 이름의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올해가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인 것을 기념해 그의 작품인 ‘사랑에 빠진 심장’의 색감과 이미지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레드 스폰지에 진한 크림치즈를 곁들인 ‘히든하트 레드벨벳 케이크’ 등이 있다. 발렌타인데이 대목을 맞은 속옷업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은 커플 고객을 대상으로 가볍고 부드러운 새틴 소재 파자마를 추천했다. 광택이 흐르는 소재로 고급스러워 다양한 연령대는 물론, 사이즈도 기존 제품보다 여유롭게 출시돼 다양한 체형의 고객에게 편안하게 선물할 수 있다. 쌍방울은 코로나 집콕 시대를 맞아 집에서 편안하게 입고 있을 수 있는 여성 전용 트렁크 ‘하나만’을 소개했다. 숨은 봉제 기법으로 피부에 닿는 솔기가 없어 자극이 적고 분비물을 흡수하는 속단도 덧대어 위생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루는 상품군이 다양한 CJ올리브영도 전방위적 선물 프로모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4일까지 전국 올리브영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설 선물 아이템 330종을 선별해 제안하는 기획전을 실시 중이다. 유산균, 멀티비타민 등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좋은 건강식품부터 연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남성 화장품, 인가 향수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태국 어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진주’ 횡재…4억원 육박

    태국 어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진주’ 횡재…4억원 육박

    태국의 한 어부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진주를 줍는 횡재를 만났다. 3일(현지시간) 태국 일간지 ‘타이랏’은 나콘시탐마랏주의 한 어부 가족이 최고 1000만 바트(약 3억 7210만 원) 상당의 ‘멜로 진주’를 습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현지 어부 하차이 니욤데차(37)는 동생 워라차트 니욤데차(35)를 데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해변으로 향했다. 며칠 전 꿈자리가 아무래도 심상찮았던 그는 몬순 기후 영향으로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 더미를 뒤적거렸다. 니욤데차는 “얼마 전 이상한 꿈을 꾸었다. 흰옷을 입고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이 바닷가로 나가보라 했다”고 주장했다. 해변을 어슬렁거리던 그의 눈에 망가진 부표 하나가 들어왔다. 니욤데차는 진주조개가 붙은 부표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가져갔다. 꿈도 꿈이었지만, 간혹 해변에서 고급 향수 재료로 비싼 값에 팔리는 ‘용연향’을 줍는 사람이 있었기에 진주라도 건지려나 하는 기대에 내심 부풀었다.하지만 조개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깐 조개껍데기 안에서 작은 유리구슬 하나가 나왔을 뿐이었다. 껍데기와 함께 이틀을 그냥 처박아둔 유리구슬은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멜로 진주’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니욤데차가 주운 7.6g짜리 황금색 구슬은 다름 아닌 희귀 멜로 진주로, 그 가치는 최고 1000만 바트, 한화 약 3억 7000만 원에 달한다. 멜로 진주를 만들어내는 '멜로멜로'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에 분포하는 바다달팽이로 인도고둥이라고도 불린다. 얕은 구릉지대 20m 깊이에 주로 서식하며 진주조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진주를 만들어낸다. 물론 일반 진주와 달리 진주층(nacre)이 없어 실제 진주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 보석감정연구소(GIA)와 세계보석연맹(CIBJO)은 진주로 통칭하고 있으며, 더욱 더 구체적 서술어가 필요한 때에는 ‘비진추층 진주’(non-nacreous pearl)라 표현한다.멜로멜로가 동남아에만 서식하는 데다 양식도 없어 발견되는 멜로 진주는 모두 천연이다. 더불어 보석으로서의 가치도 꽤 높다. 과거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건 25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에 팔려나갔다. 색상은 갈색, 황갈색, 황금색까지 다양한데 황금색이 가장 값어치가 많이 나간다. 니욤데차는 “처음에는 진주인 줄 몰랐다가 뉴스를 찾아보고 나중에서야 진주의 가치를 알게 됐다. 꿈에 나타난 노인이 나를 진주에게로 이끈 것 같다”면서 “가장 비싼 값에 팔고 싶다”고 밝혔다.시장에 새우를 내다 팔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코로나19로 일감이 뚝 끊기면서 더욱 궁핍해졌다. 부모 형제와 네 자녀를 부양하던 그에게 이번 횡재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었다. 니욤데차는 “팔자가 달라질 것이다. 가족 모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가난에서 벗어나고픈 소망을 드러냈다. 멜로 진주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달려온 부유한 사업가 2명이 100만 바트(약 3700만 원)를 제안했지만 니욤데차는 단칼에 거절했다. 또 다른 명품 수집가의 500만 바트(약 1억 8600만 원) 제안 역시 고사했다. 현재는 1000만 바트(약 3억 7000만 원)에 진주를 사겠다는 중국 구매자와 거래를 조율 중이다. 진품 여부를 직접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조만간 태국으로 향할 예정인 구매자는 코로나19로 인한 2주 자가 격리 후 니욤데차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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