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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핵야심」꿈틀거린다/핵기지 건설·연료 축적에 증폭되는 의혹

    ◎기술 완비… 마음만 먹으면 “개발”/98년 핵탄 연8백개 만들수 있는 시설 완공/12년내 1천5백개분 플루토늄까지 비축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가려 일본의 가공할 핵무기개발 잠재력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초·유일의 핵피해를 경험한 나라이다.핵이라는 말만 들어도 과민반응을 보여온 일본이 오히려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일본으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던 한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핵개발포기압력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아직도 군사대국에 대한 향수와 세계무대에서의 주도권을 꿈꾸고 있는 일본의 핵개발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비핵화조류 역이용 일본의 핵개발은 특히 동남아국가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경제협력을 필요로 하는 그들 입장에서는 일본에 대해 요구를 늘어놓을 수 없는 형편이고 북한 또한 권력세습에 장애가 되고 있는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과의 수교를 학수고대하는 처지여서 일본의 핵개발에 이론을 달 수 없는 입장이다. 일본의 핵개발 전초기지는 로카쇼무라(육마소촌)이다.혼슈(본주)섬 북쪽끝 아오모리(청삼)현 시모키타(하북)반도에 있는 로카쇼무라에는 우라늄농축시설,사용한 핵연료 재처리시설,저준위 핵폐기물 저장시설등 원자력산업에 필수적인 3가지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이가운데 우라늄 농축공장은 지난 3월27일 이미 가동에 들어갔고 재처리시설은 오는 98년,핵폐기물 저장시설은 올해안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1천8백억엔을 들여 지난 86년부터 건설된 우라늄농축공장은 현재 1백50tSWU(천연우라늄에 포함된 우라늄235를 농축시켜가는 농축작업의 양을 표시하는 단위·출력 1백만㎾의 원자력발전소를 1년 가동하는데 필요한 우라늄농축량은 약 1백50tSWU정도)인데 점차 증설해 최종단계에서는 1천5백tSWU의 처리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 우라늄농축시설만으로도 원광을 채광해 순도 96%이상으로 고농축시키면 핵폭탄제조가 가능하다.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바로 우라늄농축방식으로 제조된 것이다. 그러나 로카쇼무라의 3가지 시설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역시 재처리시설이다.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이라는 핵물질이 나온다.우라늄 138에 중성자를 흡수시켜 나오는 플루토늄은 핵분열을 일으켜 고농도의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로카쇼무라에 건설중인 재처리시설은 연간 8백t의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할 예정인데 그 시설이 완공돼 가동되면 해마다 8천㎏의 플루토늄이 만들어진다.플루토늄 10㎏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단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따라서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8백개를 만들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이 생산된다는 계산이다. ○탄도시험장 이미 설치 일본 원자력산업의 동향을 살펴보면 일본은 앞으로 2004년까지 70t의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런데 일본은 산업용으로 이용되는 MOX고속증식로에 55t정도를 사용할 것으로 보여 15t정도의 플루토늄을 미사용상태로 비축할 수 있게 된다.이 양은 핵탄두 1천5백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그동안 일본은 프랑스와 영국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해 반입해 왔다.그런데일본이 자체 재처리시설을 갖추고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로카쇼무라의 우라늄농축공장과 핵재처리시설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일본은 로카쇼무라 북쪽 히가시토리무라(동통촌)에 20기 정도의 발전소를 세워 로카쇼무라의 우라늄농축시설과 재처리시설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또 히가시토리무라에는 핵탄도시험장이 이미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모키타반도의 최북단인 오마자키(대간기)에는 고도의 핵시설인 신형전환로가 들어설 계획이고 오마자키인근 무쓰(육오)북쪽에는 무쓰원자력선의 모항이 자리잡고 있다. 대략 살펴본 일본 핵개발의 실상은 이상과 같다.만약 일본이 군사대국화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핵무장을 추진한다면 2000년을 기점으로 일본은 최소한 아시아지역에서만큼은 미국을 대신해 새로운 핵종주국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현재 한반도에는 이 지역을 핵진공상태로 만들려는 국제적인 노력이 한창이다.북한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IAEA의 사찰뿐 아니라 남북상호사찰도 멀지않은 장래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등 점차 분위기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자위대파병등 우려 그러나 일본은 국제적인 시선이 한반도와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등 핵확산방지조약(NPT)미가입국으로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여건속에서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일본이 핵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하지만 앞으로 30년간 30t의 플루토늄을 유럽에서 도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법안의 국회 재상정을 추진,자국 군대의 해외파병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일본이 언제 어떻게 핵무기를 보유할지는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욕구를 좌절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대학생들,고교때의 이성교제에 긍정적

    ◎청소년연구원,서울지역 남녀 327명대상 의식조사/“대학의 교우관계는 형식적이며 이기적” 87%/“죽마고우·중고동창에 더 깊은 우정” 62%/“미팅은 배우자선택엔 별 도움 안돼” 46% 우리나라 대학생의 대부분은 대학에 들어와서 사귄 친구보다 고등학교 친구에게 보다 많은 정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연구원이 서울시내소재 남·여대학생 3백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의 친구관계에 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들은 대학친구란 사귐의 폭은 넓지만 형식적이며 친분관계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87%)고 생각하고 있었다.반면에 고향친구는 언제 만나도 격의 없다(90%)고 응답했다. 이들이 친구관계를 맺는 데는 지연과 학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생들은 고등학교동문회를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임(77%)이며 사회생활에서는 고교동문이 대학동문보다 중요하다(87%)고 느꼈다.또 대학생들의 가장 친한 친구의 부류는 동성(90%),동년배(89%),고향친구 및 중·고교동창(62%)등으로 자신들과 동질성이 높은 사회집단에서 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일 경우는 과친구(29%),동아리모임(5%),기타(13%)등으로 이들은 신입생일때는 고교친구에 크게 의존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학의 학과와 동아리모임에서 친구를 사귀었다.이들의 77%는 「친구란 오래될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46%가「속마음을 나눌 친구는 점차 줄어든다」고 털어 놓았다. 이성교제에 대한 인식은 80%정도가 「고등학교때의 이성교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부모및 기성세대의 시각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이에따라 97%의 대학생이 「어른들이 고등학생에게 올바른 이성교제를 가르쳐야 할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그러나 대학에서 사귀는 이성친구도 가까워질수록 부담스럽고(66%),나이가 들수록 관계유지가 힘들다(75%)고 고백했다. 이들은 또 미팅은 대학생활에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만(30%),인생의 선택중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인 배우자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기엔 어렵다(46%)는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놀이문화에 대해서도 남학생들은 당구장과 술집,여학생은 커피솝·오락실을 가장 자주 찾는 장소로 꼽았다.이들은 혼자면 전자오락실,둘이면 당구장,셋이면 커피숍이나 카페,넷이상이면 술집을 찾는다는 사회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80%정도의 대학생이 「대학문화와 술문화는 뗄 수 없다」고 시인하는 이중적태도를 드러내 보였다.
  • 화필로 보여준 대기업인의 문화사랑/이헌숙기자(객석에서)

    ◎이동찬코오롱 그룹회장의 고희전을 보고 서울 요지의 전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갤러리에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1·2실 전관을 통틀어 매우 이색적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점심시간 직후인 하오1시를 전후해서 전시장엔 여느때와는 달리 젊은 샐러맨들의 발길이 분주히 이어지고 있으며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나 대화로 미루어 볼때 서울갤러리가 있는 프레스센터 옆건물인 코오롱그룹의 직원들이란걸 쉽게 알수 있다. 이 젊은 샐러리맨들에게 모처럼 문화향수의 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한 개인전의 장본인은 바로 코오롱그룹의 총수인 이동찬회장이다. 요즘 정치일선에 나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한 거물급 원로경제인과는 대조적으로 이회장은 고희를 기념하여 근10년간 취미로 그려온 80여점의 그림들을 갖고 슬그머니 「문화인」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아마추어 이화백은 평소 생활화하고 있는 등산과 함께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조용히 만끽해 왔는데 전시된 수십점의 자연풍경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화가가 『이회장의 그림수준은 아직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지만 대그룹을 이끄는 그 바쁜 와중에서 많은 유화를 꼼꼼히 정성들여 그렸다는 것만으로도 그분을 다시 보게 한다』고 한 지적은 전시장을 둘러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인듯 싶다. 대기업인의 이같은 화필취미는 일견 배부른 사람의 문화적 허영심 채우기의 하나로 보여질수도 있다.더구나 대관료조차 마련하지 못해 작품발표기회를 상실한 젊은 작가들의 눈에는 그 넓은 전시장 전관을 다 빌려 아마추어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가진자의 월권(?)으로 비쳐질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기업가나 재벌들이 값비싸고 진귀한 유명작가의 작품수집으로 한낱 소유욕을 과시하는 형태인데 비해 그는 「문화사랑」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줬다는데서 이 전시행사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몇몇 저명인사처럼 자신의 문화적 취향을 의도적으로 사회에 일찌감치 알려 인간으로서 값을 높이려는 술수를 떠나 말없이 10년을 지키고 숨겨오다가 70줄에 들어 비로소 공개했다는 점에서도 「문화인」다운 그의 풍모를가늠할 수 있을성 싶다.아무튼 오정 이동찬회장의 고희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그런 자리임에 틀림없다.
  • 음악매니지먼트/전경화 공연기획가·미추홀예술진흥회대표

    클래식음악 매니지먼트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을 하는 일이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연주자를 초청하여 연주료 항공료 숙박비 등을 지급하고 연주홀을 대관하는 일,그리고 포스터 전단 티켓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고 기업가를 만나 음악회의 스폰서를 구하는 일,각종 매스컴을 통하여 연주회에 대한 홍보 티켓 판매를 하여 청중을 유치하는 일,연주자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여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일,고전 음악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넓히고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일….한마디로 말하자면 음악 매니저는 클래식음악 연주자에게 무대를 통하여 청중들과 만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문화 촉매자이다.음악을 들었을 때의 표현키 어려운 쾌감과 진한 감동을 이웃과 함께 나누면 이 기쁨은 두 배로 늘어나고 또 그 두 배의 기쁨을 나누면 네 배가 된다.음악은 이렇게 우리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고 소리를 매개삼아 더불어 나누는 감성이며 인간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좋은 약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범죄와 비행이 점점 증가되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이런 청소년들의 문제는 그들이 기성 세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감정이 메말라 남에게 베풀 줄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필자는 6년간 음악 매니지먼트 일을 하면서 공연 예술의 향수권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지역,탄광촌 공단촌 농어촌 도서지방의 청소년을 위한 무료 순회연주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처음엔 좀 어리둥절 하던 청소년들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초롱초롱한 눈매에 기쁜 모습들이 어렸다.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희망과 기쁨에 찬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며 양보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최근 문화부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해 순회 연주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이 얼마나 고무적인 일인가? 이런 일들이 청소년들의 교육과정중의 하나로 지속되길 바라며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기업에서도 문화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음악예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문화를 사랑하는 국민이 되기를 고대한다. 필진이 바뀝니다.4월의 필진이 배기민(대한상사 중재원장) 이동하(문학평론가) 전경화(미추홀 예술진흥회 대표) 유재원(외국어대교수·언어학) 최선록씨(본사 편집위원)로 바뀝니다.
  • 클레르크대통령의 승리(해외사설)

    주사위는 던져졌다.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들은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대통령의 개혁정치를 받아들여 1948년 이래의 인종분리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다인종 민주주의를 향한 새 길을 열었다.개혁 「찬성」쪽의 대승리로 3월17일의 국민투표는 남아프리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이 승리는 우선 정치적 수완을 지닌 한 개인의 승리다.데 클레르크 대통령은 옛질서의 향수를 밀쳐내고 다수파 흑인들과 권력을 나눠가져야 하는 장래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소수파인 백인들을 설득하여 개혁의 협상 깃발 아래로 모았다. 1989년 국가수반으로 지명된 이래 「새 남아프리카」를 외쳐온 데 클레르크는 자신의 결심이 눈부신 보상을 받게되는 것을 보았다.이로써 그의 국내정책 수행에는 전례없는 합법성이 부여되었으며 1990년부터 벌여오고 있는 아프리카 국민회의(ANC)대표들과의 대화가 가속될 수 있게 되었다.이 대화는 1991년 12월 「남아프리카 민주화를 위한 회의」(CODESA)개최 이후 공식적인 것이 되었다. 4월말 예정인 「남아프리카 민주화를 위한 회의」의 전체소집은 중요한 모임이 될 것이다.이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은 데 클레르크 대통령의 국민당(NP)이 절대다수인 의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것이다. 국민투표결과는 개혁에 강력한 「거부」를 나타내온 보수당(CP)의 쓰라린 패배를 뜻한다.「흑색 공포」위협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이 참패로 보수당 내부에 소란이 일어날 것 같다.요구 표현에 합법적인 길을 따르려는 쪽과 「백인의 요새」방어에 몰두하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의 도랑이 깊어질 우려가 있다.이런 관점에서 볼때 군과 경찰의 태도는 결정적이다. 데 클레르크 대통령은 살갗빛깔에 관계없이 국민 전체를 결집시키면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결연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정치적으로 큰 무게를 차지했다.이로써 흑인공동체와의 대화에서도 좋은 위치에 서게 되었다.그는 자신이 약속지키는 사람임을 입증했고 이제부터 더 이상 뒷걸음질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남아프리카가 국제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아야한다는 것을 스스로가 지적한 것이다.
  • 자상한 아버지/정희경 전 이화여고 교장(굄돌)

    평생 몸에 익은 교육현장을 다시 또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먼 산을 바라보는 목 긴 사슴처럼』 교육의 원형이어야 할 본래 모습에서 너무도 멀어져간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느껴지는 짙은 고독감을 견디기 힘들어 훌쩍 떠나보니 역시 배운 재주란 그저 자라는 세대와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과 관계있는 사물을 살펴보는 일뿐이다.우리나라의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 제일이라 자랑도 하고 또 칭찬도 많이 듣는다.그 교육열이 미국 이민이라는 모험을 강행하게 했고 좌절과 실패만을 안겨주는 조국의 교육을 견디기 힘들어 조기 유학이라는 남들이 삐닥한 눈으로 쳐다보는 탐험을 감수하게도 했다.그래서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각국에 우리나라의 교육인구가 퍽이나 넓게 두껍게 번져 있다.그러나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은 승전보만은 아니고 오히려 가슴아픈 사연들이 의외로 많다.어느 명문에서 일등을 한 한국인 2세,백악관에서 수상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2세,세계를 제패하는 한국 음악천재들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많이 나가 있는 보통 한국사람들,그리고 그들의 2세 이야기가 이 곳을 찾아든 한국교육자의 관심을 더 끈다.원래 공부에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뼈져리게 경험해 본 부모는 이곳에서도 돈벌이에 몰두한다.그들의 삶의 의미의 전부인 아이들은 으레 잘 자라나고 있을 것으로 믿고 말이다.밤을 도와 일을 해서 생활비며 학비며가 충분히 저축되었을 때 아이는 벌써 건지기 힘든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미국 대도시 어디서나 흔히 듣는 한국 가정의 얘기다.결코 부모가 나쁘거나 게으른 게 아니다.한국의 교육환경과 비슷하다고 미국 교육환경을 잘못 판단했고 문화적 차이는 눈 밖에 있었고 부모의 역할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까닭이다.다행히 늦기는 했으나 요즈음 이런 문제들과 싸우는 자원봉사 단체가 제법 생겨났다고 한다.회의가 쉬고 있는 주말,딸네 집에 머무는데,출퇴근이 없어 차왕래가 없는 동네 차도위에서 아이들과 열심히 축구며 하키며 롤러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는 멀쩡한 아버지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껴본다.정말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왜 이 나라가 그런 대로 건강한가를 말이다.
  • 외언내언

    청산유수 같은 달변이 있고 요령부득하게 더듬거리는 눌변이 있다.듣기 좋기로야 물론 달변쪽.그러나 거기 진실이 결여될 때는 눌변만 못하다.못할 정도가 아니라 악덕이 된다.동양의 현철들이 경계했던 대목이다.◆눌변·달변·열변… 등은 말의 형태.내용면으로 보면 말은 더 다양해진다.세상에는 듣기 좋은 가언·여사·덕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추언·악언·교언에 욕설도 있고 망언·폭언·강변에 독설도 있다.이간질하는 간언이 있고 꾸며서 헐뜯는 창언이 있는가 하면 책임을 벗으려는 둔사에 아첨하는 유언도 있다.요언·괴담에 재담·요설도 있고 터무니없는 유언·부설도 있는 것이 세상 아니던가.◆지금 온 나라가 이 같은 갖가지 형태와 내용의 말홍수 속에 있다.생활의 중요한 요소가 말이니 평소라 해서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선거판(유세장)의 말은 생활상의 것이 아닌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진 것.나에게 금배지를 달게 해 주십사 하는 변설들이다.도도하게 흐르기도 하고 열기를 띠며 하늘로 치솟기도 하는 말,말,말의 성찬.말은 지금 나라안 구석구석 표밭을 누비고 있다.◆기지가 번뜩이는 말도 있고 독기가 서린 말도 있으며 비방하고 훼폄하는 말도 있다.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노골적으로 들춰내기도 하고 6공의 실정을 공박하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비굴하게 비칠 정도로 청중에게 읍소하는 경우도.청중들은 그 말에 따라 실소를 하고 감탄도 하며 야유도 보낸다.중요한 것은 말에는 그 사람의 모든 인격이 실려있다는 점.아무리 다급하고 목이 타도 말을 골라 할줄만은 알아야겠다.◆합동연설회를 거치면서 표의 향방이 달라진다고 한다.서로를 비교하면서 저울질하게 된 결과.말이 중요한 것이었음은 두말할 게 없다.남은 동안이라도 말을 인격의 향수로 삼아 나가보도록.
  • 러공 가라오케식당 등장(해외정보)

    러시아 모스크바시에 지난 1월말부터 가라오케식 레스토랑이 등장,현지 일본인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호텔업을 하는 에레나사의 일식요리점 「동경」은 점심식사로 라면을 파는가 하면 일소무역이 경영하는 「삿포로」는 레스토랑내에 가라오케 설비를 도입,현재 일본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성숙한 문화의 길” 이수정장관에 듣는다/대담=임영숙문화부장

    ◎“청소년 정서함양 「산문화교육」힘쓸터”/문화의 중앙집중 탈피,지역시설 확충/국립극장등 예술공간의 특성화추진/국민의 문화욕구­정부재정의 갭 해소가 과제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맞물린 올해 국민들의 관심은 어쩔수 없이 그쪽으로만 쏠려 한가롭게 문화가 비집고 들어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취임 2개월을 넘긴 이수정문화부장관은 『어렵고 조심스러운 때』의 문화행정을 조용히 이끌어 나가고 있어 「바람개비 효과」를 노린 떠들썩한 문화행정을 폈던 이어령전임장관 시절에 비해 문화가 더욱 잊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성숙한 사회라면 정신활동의 소산인 문화가 현실정치에 짓눌리지 않으며 떠들썩하게 강조될 필요도 없다.또한 초대 문화부장관이 문화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그 역할을 다 했다면 2대장관은 그 바람에 실체를 부여하는 차분한 문화행정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우리 사회가 냄비처럼 쉽게 들끓지 않고 열린 다양성을 지닌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때보다 문화의 조용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권의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수정장관의 문화부는 문화를 앞세우기 어려운 오늘의 상황에서 큰 강점을 지닐수 있다. ­지난 두달동안의 문화행정을 통해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국민의 문화욕구와 정부재정 사이의 갭을 메우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지금은 정치·경제·문화 모든면에서 전환기입니다.조급하지 않게 벽돌 쌓듯 최선을 다해 가면 조만간 욕구가 현실화되는 시기가 오리라 믿습니다. ­그 갭을 메울 구체적인 방안은 있으신지요.이른바 「실세장관」으로 알려진 이장관의 힘으로 현재 국가예산의 0.5%에 불과한 문화부예산이 93년에는 좀더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청와대에서 최선을 다해 맡은바 일을 성실히 했을뿐 「실세」라는 정치적 파워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물론 올해 문화부 예산 1천6백억원은 다른나라의 문화예산에 비해서도 월등히 적습니다.그래도 우리의 발이 현실이라는 땅을 딛고 서있는 만큼 예산타령만 할수는 없으며 제한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지요.분명히 말씀드릴수 있는 것은 제가 이자리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문화부와 산하기관 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셨습니다.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수정시대」가 열리는 셈인가요. ▲문화부에 상당히 오랜 기간 인사가 없었습니다.조직의 활력을 찾기 위해선 일정기간이 지나면 진용을 개편해야 합니다. ­예술의 전당 직제를 개편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예술의 전당은 영국의 바비칸센터나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에 뒤지지 않는 하드웨어를 갗추었습니다.이에 걸맞는 소프트웨어를 채워 넣기 위해서는 체제개편이 필요했지요.예술공간이 특성화돼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생각입니다.이를테면 국립극장은 전통적인 공연만 하고 예술의 전당에 궁극적으론 교향악단등 산하 예술단체가 만들어져야 겠지요.또 예술의 전당 자료관과 문화발전연구소의 자료실을 통합한다든지 해서 그곳에만 가면 예술관계자료는 무엇이든 찾을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장관이 구상하고 있는 장기적 문화정책과 단기적 문화정책을 말씀해주십시오. ▲무엇보다 삶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문화정책을 중·장기적으로 펴 나갈 생각입니다.또한 민족이 민족이게끔 하는 독창성을 바탕으로 문화를 창달해 나가야지요. 가장 독창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그렇다고 배타적이어서는 안되겠지만 말입니다. 열린 문화·생명력 있는 문화가 문화발전의 요체입니다.이를 위해 정부는 자유로운 문화예술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전국 곳곳에 마련되고 있는 종합문예회관 등 문화의 마당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활동체제를 확립해야지요.입시위주 교육에서 정서가 고갈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아름다움을 느끼는 법」을 심어주느냐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취임 당시부터 청소년문화 육성문제는 특별히 강조해 오셨지요. ▲일단 대학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고등학생은 접어두더라도 국민학생·중학생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좋은 연극·음악회장을 찾아서 이해하고 느껴야 합니다.학교에서 집에 돌아 오면 공부방에 박혀 책만 달달 외며이어폰을 꽂고 외국가수의 노래만 듣다 직접 그들을 만나 보니 졸도까지 하게 된 것이 바로 「뉴 키즈 소동」입니다.교육부 소관이긴 하지만 교육 자체에도 산교육이 필요합니다.그래서 문화부가 청소년을 초대하고 찾아가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교육부에도 현장학습을 교과제도에 반영시켜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자주 피력하고 있습니다.이렇게 가능한것 부터 하나씩 개선해 나가야지요. ­문화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모든 것,겨레를 겨레답게 하는 것,언어 풍속을 포함,국민들의 자기정체성을 확인해주는 가치체계』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하신바 있는데 모든 국민이 문화향수권자가 될 수 있도록 하기위한 특별한 구상이 있는지요. ▲경제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사회여건이 조성되어 정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중전체의 문화향유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1년에 대학을 졸업하는 음악·무용전공자가 1만여명에 달하고 미술전공자도 5천여명이나 됩니다.예술전공학생이 이만큼 배출되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엄청난 숫자의 예비 학생들이또 있습니다.우리 사회의 과제는 이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됐음에도 문화의 중앙집중현상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그 대책은 무엇입니까. ▲문화부는 올해 지역문화시설 확충에 어느때보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있는만큼 이제는 지역주민이 그 지역문화를 일으키는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시·도의원들부터 문화투자를 회피하고 있지 않습니까.지방자치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지방자치제는 지역민의 경제적 부담을 필요로 합니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구조선총독부 청사 이전문제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언젠가는 철거돼야 한다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능은 잠시라도 중단시킬수 없고 새 박물관을 세우려면 6천억원 이상이 필요하지요.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너무 조급한 명분론은 찬성할수 없습니다.그러나 용산 미군기지가 옮겨가면 그자리에 국립박물관과 국립극장,국립미술관을 세울수있는 부지를 마련해달라고 건설부와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요청해 놓고는 있습니다. ­남북문화교류는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남북이 하나라고 말할수 있는 것은 문화때문입니다.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졌기 때문에 교류를 하려면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지요.우선 언어·고대사·문화재 등 민족의 기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북한에서 수용할수 있는 것부터 교류해 나가야겠지요. ­대학시절 4·19선언문을 기초하셨고 그 원고가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는데 문화부 장관으로서 독립기념관에 갔을 때 감회가 어떠하셨습니까. ▲독립기념관 개관 당시 육필원고를 써 달라고 해서 새로 써 준 것입니다.그때는 제가 문화부장관이 아닐때지요.저희 세대가 살아온 기간은 파란이 많았습니다.일제하에 태어나 해방의 감격을 맛보았고 한글 첫 세대로서 6·25와 4·19,5·16,유신을 겪었습니다.지금은 과거 희망이 없었던 시대에 우리 선렬들이 꿈꾸었던 소망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그것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통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런 소망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 무용분야에 10억원 지원/문진청,진흥기금 사업계획 발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정한숙)은 92년도 문예진흥기금사업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올해 문예진흥원의 전체 예산은 지난해 총예산 4백82억7천만원에 비해 약 99억원이 늘어난 5백81억7천만원. 이중 공익자금과 국고보조등 3백3억원은 문예진흥기금 3천억원 조성계획에 따라 우선 적립되며 모금수수료등 기타 53억6천만원을 제외한 2백25억6천만원(전년대비 38억9천만원 증액)이 순수 문예진흥사업비로 쓰이게 된다. 문예진흥사업비를 내역별로 살펴보면 ▲창작진흥을 위한 문학·미술·공연예술등 예술진흥부문 48억2천만원 ▲문화향수권 균형신장을 위한 청소년문화·생활문화·교육연수등 문화촉매부문 22억1천만원 ▲해외 문화소개·예술교류등 국제문화교류부문 22억9천만원 ▲창작기반 조성을 위한 지역문화시설 확층 각종 문화통계조사 및 연구부문 71억9천만원▲대중 예술진흥을 위한 영화부문에 55억원등이다. 올 지원사업에서는 개인창작활동에 대한 개별적 직접 지원보다는 관련분야 전반에 걸쳐 지원의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단체창작활동 및 예술창조환경 조성등 장기적 측면의 간접적 지원을 우선시했다. 또 지난해의 연극 영화의 해에 이어 금년도 춤의 해를 맞아 10억원의 예산을 무용진흥에 특별 배정했다. 한편 종합문예회관 건립등 지역문화시설 확층지원을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10억원이 더 많은 45억원을 배정하였다. 이밖에 작년 12월말 준공된 무대예술연수회관(경기도 벽제)을 4월중에 개관하여 무대미술장치의 제작,보관기능은 물론 무대예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수기능을 본격화하여 공연예술의 취약부문을 점차 해소시켜나가기로 했다.
  • 신인 탤런트 연극무대 진출 러시

    ◎「사랑이 뭐길래」의 신애라등 10여명 데뷔/대부분 연영과 출신… “전천휴 연기자가 꿈”/“배우난 해소에 도움”연극계서도 대환영 신인 TV탤런트들의 연극무대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봄 무대에 서기 위해 동숭동 연습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TV탤런트들은 10여명. 대학에서 연극이나 영화를 전공한 뒤 방송국에 들어가 TV화면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연예계의 햇병아리」가 대부분인 이들은 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들이 모여 만든 극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는 3월3일부터 성좌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종각의「우묵배미의 사랑」에 출연하는 조재현 이경아 서주희 김지애,소극장 학전에서 공연되고 있는 극단혜화의 창단공연 록뮤지컬「돈키호테」에 출연하는 지춘성 추상록 김일우,그리고 오는 4월 실험극장폐관기념 히트작 시리즈의 첫작품인 「신의 아그네스」에 아그네스로 캐스팅된 신애라와 정수영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 가운데 조재현은 지난해 봄 연극「에쿠우스」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데 이어 KBS­TV 주말연속극「야망의 계절」에서 쿠숑의 동생으로 나왔던 신인연기자.이경아는 MBC­TV에서 방영됐던 「그 여자」에서 푼수데기 시골아낙으로 90년 MBC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최근에는 「일출봉」에 출연중인 유망한 신인 연기자다. 이밖에 연극인 고 추송웅씨의 아들로 KBS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는 추상록과 김일우는 모두 중앙대 연극영화과출신으로 김군은 현재 「옛날의 금잔디」에 출연중인 KBS탤런트 11기이다. 이들의 연극무대진출은 그동안 봄·가을 연극무대에 종종 선 중견연기자들의 그것과는 달리 볼 필요가 있다.TV에서 어느정도의 위치에 있는 중견연기자들이야 자신들의 거취 선택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반면 신인들의 경우는 한 마디로 「한눈을 팔」 시간적·정신적 여유도 없다. 여기에다 연극에 대한 향수와 추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하고 싶어 중견연기자들이 무대를 찾는다면 이들은 보다 실질적이다.즉 연극에 대한 애정과 함께 연극을 통해 자신들의 연기력을 높이고 일찍부터 매체간의 벽을 허물어 명실 공히 「전천후 연기자」가 되겠다는야무진 욕심들을 갖고 있다. 매년 전문대를 포함 3백명안팎의 연극영화과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으나 방송계 진출의 선호도가 높아 연극계는 고질적인 우수 인력난에 허덕여 왔다.따라서 신인탤런트들의 연극무대진출은 연극계로선 환영할 만한 일. 연출가 윤호진씨(단국대교수)는 『매체에 구애됨이 없이 연기 자체에 대한 높은 열의를 지닌 이들의 태도는 바람직하며 연극인력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연극무대를 자신들의 부족한 연기력을 충족시키는 연습의 장으로 삼아 오히려 연극의 질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실력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간다는 프로의식이 앞서야 한다』(김우옥·서울예전교수)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연극인들도 있다.
  • 구소군 정치세력화 움직임/「검은대령」 알크스니스 정치투신선언 파장

    ◎내부불만 업고 “소련복원 앞장” 다짐/군사기 극도저하… 정변조짐은 미약 열악한 처우와 불안한 장래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구소련군이 정치세력을 형성할 움직임을 보여 독립국가연합(CIS)의 장래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CIS통합군 사령관 예브게니 샤포슈니코프원수는 지난 주말 일부 군장교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쿠데타의 위험이 임박한 것으로는 보고있지 않으나 구소련에 대한 향수를 가진 세력이 군부내에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의 미캐나다연구소의 안보문제 전문가인 세르게이 로고프는 샤포슈니코프가 군부내의 당혹을 그대로 전해주고있다고 분석했다.통합군 사령관으로서 그는 어떤 특정 공화국 국가원수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CIS지도자들간의 한 평의회에 책임을 지도록 되어있으나 이 평의회는 각 공화국간의 분쟁에 휘말려있다. 『군대와 국가간의 관계는 파괴되어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매우 위험스러운 것이다.군부는 혼자 문제를 해결하도록 방치되었다는 느낌에빠져있다』고 로고프는 말했다. 일단의 군 장교들은 지난 달 군부의 개혁을 검토하기위한 「조정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모든 회의는 비밀리에 개최되고 있으나 그 분위기는 명백히 전해지고있다. 『군대는 정치인들이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대신 치르고있다』이 위원회의 의장은 지난주 프라우다와의 회견에서 이렇게 불평했다. 지난 8월 보수파들의 실패한 쿠데타와 소련의 붕괴는 군부내 강경파들의 정치개입 열망을 식혀주지 못했다. 군 지도부내의 혼란은 하급 조직내의 분열로 더욱 가중되고있다. 흑해함대문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분쟁에 휘말리고있는 해군 역시 자체내부 문제에 시달리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신문보도들은 승무원들이 나쁜 조건에 항의,승선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하고있다. 비록 직접적인 군사 쿠데타의 가능성이 아직은 없어보인다 할지라도 한때 소련을 초강대국으로 유지해온 이곳 군대내의 동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구 소련군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빅토르 알크스니스 대령(41)은 25일 군에서 예편,소련의 복원을 위해 정치계에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군부내 보수 강경파의 대표격으로 개혁파들로부터 「검은 대령」으로 불리고 있는 알크스니스 대령은 지난 23일 모스크바에 있었던 반정부시위에서 자신이 앞장섰던 것과 관련,샤포슈니코프 CIS 군총사령관이 보직 해임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귀띔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샤포슈니코프 총사령관의 명령이 있건 없건 군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서 『정계에 투신,소련의 부활을 위해 몸바쳐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알크스니스대령은 『소련이 복원되지 않으면 각 공화국간 대결과 영토 분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측이 알크스니스 대령에 대한 해임조치를 하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알크스니스 대령은 옛 소련 최고회의에서 급진 개혁론자들을 공박하는 열정적 연설로 이름을 날렸으며 현재 장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군내부에서 상당한 동조세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 문화로본 일본 일본인:1/김문환 재일 서울대교수

    ◎생활에 스며든 문화정책 우리의 일본이해는 「현재」보다 「과거」에 매달려 있는 편이다.또한 정치·경제에 편중된 대일 접근으로 일본의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극히 빈약하다.그러나 오늘의 일본을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없다.오늘의 일본문화를 살펴보고 극일의 길을 모색하는 김문환교수(서울대·미학)의 「문화로 본 일본·일본인」을 연재한다.김교수는 일본 국제교류기금 초청을 받아 일본에 체류중이다. ◎사회교육센터 공민관 전국 1만7천곳/해정단위마다 설치… 한해 2억명 이용/전후 민주정신 함양·국가재건 뒷받침/예술행사등 문화사업의 무대로 활용 잠시 서울에 들른 기회에 만난 어느 출판사 사장과의 대화중 한 대목이 아직도 기억된다.한때 출판계를 주도하다시피한 이른바 이념서적 내지 사회과학도서의 독자들을 어떻게 되찾느냐에 출판계의 장래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공감이 갈 만한 의견이다.그러기에 필자는 비전문가의 입장에서나마 대안이랄까를 이야기해 보았다.시제로서는 미래,영역으로서는 참여민주주의,그리고 지역으로서는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 행동전략이 출판업계의 장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그의 동감표시가 단순한 인사일 수도 있겠지만,적어도 필자로서는 제법 여러가지를 고려해본 대안인 셈이다.필자가 일본의 문화정책을 연구해 보겠노라는 명목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다 협조를 요청하고 또 그 초청에 응해 이곳에 와 있는 것도 좀 거창하게 들리겠지만,그 비슷한 일종의 위기의식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야자와 일본총리가 다녀간 후 일본과 일본인이 국민적인 화제가 된 줄 안다.그러나 과연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그나마의 지식도 지나치게 과거적이거나 아니면 자의적이지 않을까? 물론 미래적인 안목을 지닌다고 해도 하버마스의 최근 책명처럼 「과거는 미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결코 과거를 무시할 수 없다.양국의 문화적 연원도 밝혀져야 하고,최근세사의 침탈도 폭로되어야 한다.그러나 그 못지않게 「지금」역시 일본은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것은 단순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대중문화적 붐의 형태만은 아니다. 불과 5개월의 생활경험을 가지고 감히 어찌 오늘의 일본을 아는 체 할 수 있을까? 날이 갈수록 느껴지는 벽은 필자로 하여금 무력감에 빠져들게도 한다.그러나 비록 갈대구멍을 통해서나마 보게 된 일본의 문화정책적 단면들을 생활현장을 통해 확인해보고 싶은 충동으로 인해 감히 이 연재를 꿈꾸고 본 것이다.좀더 솔직히 말한다면,일본이라는 거울에 비쳐본 우리의 모습이 궁금했다고 할 수도 있다.청년시절에 써본 시답지 않은 글귀 속에서 『길을 떠날 때마다,새로운 만남을 기다리지만,만나는 것은 언제나 차창에 비친 제 얼굴이다』라고 적어본 그대로이다. 문화정책의 틀만 해도 그렇다.필자 자신도 의견을 제출해 보았지만 거의 참고가 되지 않은 채 짜여진 대한민국의 문화부 편제는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일본의 문화청을 닮고 있다.좀 심하게 말한다면 「과」를 「국」으로 상향조정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나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일본의 경우 그것은 문부성의 외청으로서 장관은 형식상으로나마 문부성대신 밑에 있다. 1968년 『문화의 진흥및 보급과 함께 문화재의 보존및 활용을 도모함과 동시에 종교에 관한 국가의 행정사무를 행하는 것』을 임무로 설치된 문화청은 문부성의 생애학습이나 사회교육 그리고 건강교육과 긴밀한 연관관계 속에서 좁은 의미의 문화행정으로 만족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그것이 적어도 「청」이 아니고 교육부와 동등한 「부」가 되고자 한다면 그에 걸맞는 조직과 임무가 부여되어야 한다. 학교교육만으로도 허덕이는 교육부로부터 예컨대 생애학습과 연관되는 사회교육분야를 공공도서관처럼 과감하게 문화부로 옮겨 놓는다든지,날로 그 중요성이 강화되는 문화매체로서의 방송을 문화부와 연계시키지 않고서는 균형있는 문화정책 내지 문화행정은 꿈꾸기 어렵지 않을까? 사회교육만 해도 그렇다.일본은 특히 19 46년 이래 「공민관」이라는 시설을 중심으로 사회교육이 국민생활 속에뿌리를 내리고 있다.물론 대정(대정)시대에도 그와 같은 명칭을 사용한 시설이 하나 있긴 했어도 본격적으로는 전후에 민주주의적 가치관의 함양과 연관하여 국가재건의 거점으로서 크게 활용되어 1990년 현재 전국 3천2백75 시구정촌 총수의 92%인 2천9백82 시정촌에 1만7천4백40개의 공민관이 설치되어 있다.또한 연간 이용자가 1억9천5백36만9천4백28명으로 집계되어 있는데 한 공민관 당 이른바 좁은 의미의 문화사업이 26.5%를 점유하고 있다.우리 문화부도 세계적인 조류에 따라 적어도 목표로서는 국민문화향수권의 신장을 내세웠지만 내용적으로는 예술행사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지라 공민관을 비롯한 일본의 사회교육체제가 우선 필자의 시선을 잡아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컨대 문화행정의 틀도 틀이지만 그 실질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문화정책이란 자칫 장식에 지나지 않게 된다.
  • “대동강 풀리는 우수에 화해 봄소식을”/정 총리

    ◎정 총리 일행 평양 1박 이모저모/“합의서발효 축배를”화기에 찬 만찬/평양·개성엔 김정일생일 간판 즐비/북한식 브레이크댄싱등 공연 이채/정 총리,“이번에도 서설… 좋은 결과 기대” ▷만찬◁ 18일 하오 목란관에서 열린 연형묵총리주최 만찬은 남측 대표단 90명과 북측 관계인사 1백60여명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정원식총리와 연총리는 이날 하오7시3분쯤 나란히 만찬장에 입장,헤드테이블에 착석. 연총리는 만찬 시작에 앞서 약 8분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 『통일은 우리 겨레가 8·15의 그날에 못다이룬 민족적 성업을 완전히 성취하게 될 제2의 광복을 의미한다』며 『오는 95년을 기필코 통일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피력. 정총리는 이어 답사를 통해 『우리 속담에 「우수·경칩에 대동강도 풀린다」는 말이 있다』고 전제,『우수인 내일 합의서 발효와 더불어 화해의 봄이 왔다는 소식을 온 겨레에 전하도록 노력하자』며 건배를 제의. 만찬장 헤드테이블에는 정·연총리를 비롯,우리측에서 김종휘·송응섭대표와북측에서 안병수대표 등이 앉았으며 나머지 대표등 참석자들은 19개의 라운드테이블에 섞여앉아 담소를 교환. 이날 만찬에는 꿩구이·조개숙회 소라전골 녹두산적 사슴구이쌈 비둘기찹쌀찜 등 전통요리가 나왔으며 특히 남한에서는 멸종위기에 있는 산천어구이가 나왔는데 북한에서는 산천어의 인공양식에 성공했다고 북측 한 참석자가 설명. ○…북한의 연형묵총리는 정총리에게 『만찬사 잘 들었습니다.잔을 죽 비우세요』라며 첫 건배의 잔을 다 비울 것을 권유. 이에 정총리는 『화해의 시대를 여는 마당에 좋습니다』라고 화답했으며 정총리 오른쪽 옆에 앉아있던 김광진인민무력부부부장도 『기쁜 날인데 많이 먹어야죠』라고 맞장구. 정총리는 건배한 뒤 『생각해보면 이번 합의서발효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입니다.근 반세기동안 남북이 반목하다 이제 합의서 발효를 계기로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서로 화해하게되니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히고 『7천만 우리 민족도 이제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강조. ▷공연◁ ○…만찬에 이어 북측이 서양음악을 받아들여 새로 조직했다고 자랑하는 왕재산경음악단이 연주와 노래,무용 등을 1시간동안 공연. 여자무용수 8명이 남녀 한복을 나눠 입고 나온 「춤추는 인형」은 남쪽의 「로봇춤」과 비슷한 북한식 「인형춤」이었고,「피끓는 청춘」이란 제목의 남성무용은 서방측의 「브레이크 댄스」를 흉내낸 형식이어서 눈길. 이밖에 「아리랑」「새목동」「뱃노래」「봉선화」등은 우리 귀에 익은 전통음악을 기조로 일부 서양식 리듬을 첨가했는데,로동신문의 리길성 부국장은 『남쪽에서는 우리보고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공연을 본 느낌이 어떠냐』고 자랑. 이날 공연은 관람자 전원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는 것을 끝으로 피날레를 장식. 연총리와 함께 무대로 나간 정원식총리는 남녀 가수들에게 각각 꽃다발과 스카프 50장을 선물하고 특히 여자무용수들이 순식간에 의상을 바꾸는 「사계절」이란 무용에 깊은 관심을 표명,『어떻게 옷을 갈아 입느냐』고 질문하기도. 연총리가 이에 『가르쳐드리지 마라.서울에서 가르쳐드려라』며 농담을 건네자 정총리도 즉석에서 『여러분들을 서울로 초청하겠다』고 맞장구. ▷백화원 초대소◁ ○…18일 하오1시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한 정원식총리는 초대소 현관에서 마중나와있던 연형묵총리와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 양총리는 이어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날씨와 합의서 발효 등을 화제로 10여분동안 환담. 정총리는 『서울회담 때도 눈이와 좋은 결과를 낳더니 오늘도 눈이 내려 좋은 소식을 예고해주는 것 같다』고 말을 건넸으며 연총리는 『하느님도 손님들 오시는 것을 아시는 모양』이라고 인사. 정총리는 『4차회담이후 4개월만에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번에 발효까지 시키게 된 것은 연총리가 잘 리드해주신 덕분』이라고 연총리를 치켜세웠고 연총리는 『정총리가 회담대표로 나서면서부터 잘 되는것 같다』고 덕담. 연총리는 이어 강영훈전총리의 안부를 물었으며 정총리는 새로 교체된 한갑수기획원차관과 공로명외교안보연구원장을 소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평양 도착◁ ○…정원식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이 동평양역을 거쳐 평양역에 도착한 것은 낮12시37분. 역에는 환영인파도 보이지 않았으며 북측안내원과 기자들만 나와 남측대표단을 마중. 평양시내전역은 개성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정일비서 50회 생일을 기념하는 「2·16경축」입간판과 인공기·로동당기로 치장돼 있었다. 거리에는 드문드문 행인들의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우리측 대표단의 백화원초대소행 차량행렬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판문점∼평양◁ ○…판문점을 출발,버스편으로 개성에 도착한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북측이 마련한 특별열차로 갈아타고 곧바로 평양으로 직행. 모두 칸막이로 된 16량의 특별열차는 서흥∼봉산∼사리원∼평산을 거쳐 1백98㎞의 길을 출발한지 3시간30분만인 낮12시25분 평양역에 도착. 눈발이 날리는 개성시내 광장에는 김정일의 50회 생일을 축하하는 문구가 가득적힌 대형입간판이 줄지어 있어 김일성부자의 권력세습이 임박했음을 시사. 「최성필」(50)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우리측 한갑수경제기획원차관의 안내원은 『개성시민들이 남측 대표들을 환영하지 않는 것은 임수경양 등 방북인사들을 풀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예의 정치적인 발언을 늘어놓기도. ○…평양으로 가는도중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원식총리는 북측대변인 안병수,조평통서기국장 백남준대표등과 잠시 환담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정총리는 6차 평양회담에 임하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5차회담때도 눈이 내려 좋은 결과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눈이 오는 것을 보니 회담이 잘 진행될 조짐』이라고 말문을 연뒤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합의한 문건을 발효시키는 이번 회담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회담의 의의」를 설명. 동석한 북측의 안병수대표는 『마음이 가볍다』며 『분과위 구성운영논의및 핵문제도 잘 될것』이라고 낙관. ○…잠시 휴식을 취한 정총리는 열차를 돌아다니며 우리측 대표단 일행과 북측의 안내원및 열차승무원·접대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격려. 열차가 사리원을 지나자 정총리는 『여기서 내가 소학교를 다녔다』며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물끄러미 창밖을 응시. 정총리는 또 『내가 해주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다』며 정지용시인의 「향수」의 한 구절인 「고향을 차마 꿈엔들 잊으리랴」를 되뇌기도.
  • “반개혁 태풍”… 옐친 위기에/거센 「반옐친」 시위 안팎

    ◎보수반동세력 조직화… 물가고 맹비난/온건론·민족주의자도 가세… 앞길 험난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의 개혁정책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9일 모스크바를 비롯,러시아연방 각지에서 벌어진 반옐친 시위는 옐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최초로 조직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금년 1월 2일자로 시행된 옐친의 급진개혁안은 시일이 지나면서 가격자유화에 따라 물건값은 2배,3배씩 올려놓았지만 시중의 물자부족사태는 전혀 호전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만 키워놓았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불만이 일반시민뿐만이 아니라 의회·군부·구공산당 그리고 옐친진영 내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곳에서 총체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9일의 반옐친시위는 알렉산더 루츠코이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소위 온건개혁주의자들과 구공산세력·민족주의자들이 가세해 최초의 「보수반동연합집회」성격을 띠었다. 이번 집회를 계기로 그동안 수십개 단체로 흩어졌던 보수세력들이 힘을 모아 본격적인 반옐친 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것이다. 단속적이긴 하지만 쿠데타에 대한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소련외무장관,고르바초프의 경제고문이었던 샤탈린등이 이미 수차례씩 공산주의자들의 쿠데타가능성을 경고했고 바딤 바카틴전KGB의장도 최근 『상황이 지난해 8월 쿠데타 직전보다 더 나쁘며 볼셰비키들이 시민불만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소련군의 일부장교들이 소련방의 부활을 요구하고,공산당 잔재세력들이 모여 소련공산당 승계자로 자임하며 제29차 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공개적인 쿠데타 위협은 아직 없다 하더라도 누적된 불만은 일반시민들 사이에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공산주의자들의 강력한 무기로 동원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보다 현실적인 타격은 옐친진영 내부에서 가해지고 있다.지난 6일 러시아의회지도자들은 옐친의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의 권한을 축소하고 각료임면권을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심의를 선언했다.한때 옐친개혁의 대변인격이었던 아나톨리 소브차크 상트페테르부르크시장이 『옐친이 실물경제의 흐름을 잘못 읽고 가격자유화를 시행,극심한 경제난국을 초래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옐친의 정치기반인 「민주러시아」에서도 유리 아파나셰프 공동의장등 4명의 지도자가 옐친의 독주에 불만을 품고 집단탈퇴했고 아벨 아간베기얀,그리고리 야블린스키등 경제보좌관들도 급진경제정책 실시에 불만을 품고 그의 곁을 떠났다. 뿐만 아니라 미하일 고르바초프전대통령까지 『개혁추진에 있어 방법상의 실책을 범했다』고 옐친을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로서 옐친의 지지세력은 9일 반옐친시위에 맞서 러시아의사당 앞에 모인 일부시민들과 10일 뒤늦게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지원물자 공수에 나선 서방국들뿐이다.하지만 경제난이 조기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내의 지지자수는 줄어들수밖에 없고 서방원조도 옐친에 대한 「정치적 지지 과시」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서방원조물자는 우선 그 양이 턱없이 모자랄뿐 아니라 러시아내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부패관료와 범죄조직들에 의해 빼돌려져 물자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옐친이 요구하고 있는 서방원조는 현금만 해도 긴급물자구입비 1백20억 달러와 루블태환화에 따르는 인플레 보완자금 70억 달러등 엄청난 액수이다.오는 4월 IMF(국제통화기금)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전액이 제공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역시 러시아내부에서 합의에 바탕을 둔 보다 바람직한 개혁모델을 찾아내는 일이다.그러나 이방법을 모색하기에는 『옐친이 너무 비민주적이고 무능하다』는 지적도 염두에 둘만하다. 일반시민들의 불만이 보수세력들의 반격기도와 합쳐져 발화점에 이르기 전에 과연 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옐친의 전도는 험하기만 하다.
  • 남북 학생·교원교류 적극 추진/교육·문화·여성문제 부처별대책 내용

    ◎이공계·전문대 95년까지 3만6천명 증원/대학의 재정난타개위해 「기여입학제」도입/11개시에 문화회관…남원엔 민속국악관 국무총리실과교육·문화·체육청소년·정무제2등 5개부처는 27일 상오 청와대에서 ▲교육발전의 기본확충과 교육개혁추진 ▲민주·번영·통일의 시대 문화창달 ▲올림픽대비와 청소년 건전육성 ▲국가발전을 위한 여성역할제고 등을 주요 정책추진 목표로 한 「교육개혁과 문화창달 및 여성참여확대대책」을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개혁 추진/교육부 학교에 「학부모교실」및 「가정교육 상담실」을 설치·운영,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 선도활동을 펴나가도록 하고 우수교원 확보를 위한 법제정도 추진한다. 의무교육을 군지역 중학교신입생부터 확대실시하는 것은 물론 도시지역 저소득층 중학생 14만9천명에게 학비를 지원해준다. 또 사학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기여입학제도의 활성화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올해부터 94년까지 기업체가 이공계대학에 모두 9백85억원을 지원토록 유도해 나간다. 산업체의 인력난을해소하고 다가올 21세기의 고도산업사회에 대비,오는 95년까지 실업계학생을 1백만명으로 늘려 인문계와 실업계의 비율이 50대50이 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올해 인문계고교의 실업계전환 또는 실업계고교신설등을 통해 실업계고교를 22개 늘리고 인문계고교생 가운데 비진학자 4만2천5백명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이와함께 전문대와 이공계대정원도 95년까지 각각 3만6천명,1만6천명 늘려 중견기술인력 수요에 대비하고 기술대학제도의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 과별로 정원을 정하고 있는 대학정원정책도 단계적으로 자율화,오는 97년이후 대학별 총정원제로 바꾸고 대학교원 인사제도에 경쟁의 원리를 도입,교수의 임용 또는 승진시 연구실적을 감안토록 할 방침이다. 산학협동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산업체 고급두뇌의 교수임용폭을 확대하고 대학과 출연연구기관이 공동운영하는 합동학위과정을 활성화한다. 또 평생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독학학위제도의 전공영역을 인문사회계열에서 이공계분야까지 확대한다.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바로알기교육을 펴나가는 한편 남북학생교류 및 학교자매결연,남북교원 및 교원단체교류 등도 적극 추진한다.○통일시대 문화창달/문화부 문화부는 올해 시책방향을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 ▲문화예술의 창달과 문화의 사회적 기능 증대 ▲국민문화향수의 기반확충 ▲통일문화대책의 제시등 크게 4가지로 가닥을 잡았다. 이가운데서도 세부적으로는 임진왜란 4백주년과 관련된 사업과 청소년문화육성,문화의 중앙편중개선에 크게 비중이 두어졌다. 먼저 임진왜란의 주요전적지 가운데 이미 문화재로 지정한 15군데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전적지등 11군데를 발굴해 정비한다.이와함께 일제에 의해 훼손된 문화재의 복원작업도 계속 추진해 경복궁내 건물 8동과 창덕궁 인정전의 행각을 복원한다. 청소년문제에 있어서 그동안 문화정책에서 소외되어온 지방 및 근로청소년에 초점이 모아져 박물관과 미술관·도서관·종합문예회관·문화원등 전국의 모든 문화시설을 청소년문화활동 공간으로 개방하고 직장문화활동에 대한 지도를 강화해 기업별로특성있는 중점문화서클을 육성토록 한다. 지방의 높아진 문화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올해말까지 44개의 도서관 없는 시·군·구에 도서관이 건립되며 전국 1천4백23개 읍·면회관과 1백71개 지방문화원이 도서관으로 개방된다.또 연내에 부산 대구 광주 인천 수원 춘천 강릉 목포 구미 진주 제주등 11개 시에 종합문화회관을 건립하고 7개 시에 대한 문예회관 건립을 추진한다. 94년 완공될 국립 남원민속국악당은 오는 4월 착공된다. 통일을 대비한 문화정책은 새로운 제안 보다는 이미 제안되었거나 추진중인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으로 이에 따라 우선 10년계획으로 통일종합국어대사전 편찬작업에 착수한다. ○여성력할 제고/정무2 여성들이 앞장서서 근검·절약·저축을 생활속에서 실천,경제안정 기반 구축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알뜰시장을 확충,유휴생활용품을 재활용하고 주부들이 에너지 절약에 적극 참여한 가운데 대중교통 이용하기등 「덜사기·덜쓰기·덜하기 운동」실천을 확산한다.또한 간소한 식단,바른식사습관으로 음식쓰레기 줄이기등 식생활 문화개선에도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 사회안정을 위해 여성들이 「새질서·새생활 운동」의 주체가 되어 도덕성 회복에 적극 참여하고 공명선거 풍토조성에 기여토록 한다.자원봉사활동을 생활화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의 새로운 기풍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여성의 사회참여확대를 위해 여성전문직업훈련,시간제 취업등 여성고용안정책을 우선 강화하는 동시에 보육시설 확충등 기혼 취업여성을 위한 지원제도의 정착에 힘쓴다.
  • 「스티밍…」「엄마는…」/인기여성극 지방나들이

    ◎스티밍…/가부장제 모순고발,부산등 순회/엄마는…/울산·대전서 끈끈한 모녀애 공연 지난 해 「여성연극바람」을 일으키며 장기공연에 들어갔던 「스티밍­욕탕의 여인들」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잇따라 지방공연을 떠나 올해는 여성연극 붐이 지방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다섯 달 가까이 공연되면서 2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실험극장의 「스티밍­…」은 오는 29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울산·광주·마산의 연극무대에 오른다.또 지난 8개월여 동안 2백74회 공연되면서 4만명이라는 놀라운 수자의 관객을 동원한 극단 산울림의 「엄마는…」역시 다음 달 9일 서울공연이 끝나면 15일부터 울산·부산·대전 등 지방 공연에 나선다.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연극,여기에 여성의 삶을 다루거나 여성 극작가가 쓴 작품들까지 포함되는 여성 연극이 관객을 끄는 것은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그러나 작년부터 여성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고 관객 동원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어 관객들의 성향과현주소를 가름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여성 연극의 성황은 한 마디로 연극을 관람하러 오는 여성관객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여성들이 여가 시간을 이용,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나서면서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40대에 들어서 학창시절 종종 찾던 극장에 대한 짙은 향수를 갖고 있는 중년의 여성 잠재연극인구들이 극장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공연을 마친 연극 「스티밍…」은 영국의 낡고 허름한 터키식 공중목욕탕에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계층의 여인 6명이 반라로 등장해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성 폭행,성의 상품화,구타,남편의 외도 등 가부장제 사회속에서 여성이 당면한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연극은 특히 극이 전개되면서 허약해 보이기만 하던 등장 인물들이 서로 자신들의 문제를 공유하면서 정신적 성숙과 자각을 이뤄내고 나아가 자매애가 싹터 함께 「공동목욕탕 사수」를 다짐하면서 막이 내리는 투철한 여성주의 의식을 보여준다. 영국의 여성 극작가 넬 던이 81년에 쓴 이 작품의 연출은 김철리씨가 맡았고 극중 인물 가운데 정신적 성숙정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클럽 여급과 창녀인 조시역에는 김성녀 이화영 한수미 등이 거쳐갔다. 한편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마다 거의 빠짐없이 무대에 올려온 극단 산울림의 고정레퍼토리에 새로 포함될 「엄마는…」(드니즈 샬렘작,임영웅 연출)은 사건중심이 아니라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 둔 딸이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던 엄마와의 미묘했던 관계를 잔잔하게 끌고나가는 연극.특히 외국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우리 정서와 맞아떨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려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6년 극단 산울림의 「위기의 여자」(시몬느 보봐르작,임영웅 연출)를 시발로 여성 연극은 「덫에 걸린집」 「여자의 역할」 「혀」 「웬일이세요 당신」 「그대 아직도 꿈 꾸고 있는가」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번역극이라 우리정서와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남성 극작가가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 허다해 진정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티밍…」과 「엄마는…」의 지방 공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스티밍…」=▲부산(1월29∼2월13일) ▲울산(20∼23일) ▲광주(28∼3월1일) ▲마산(3월6∼8일) ▲구미(10∼14일) □「엄마는…」=울산공연일정은 2월15∼16일로 잠정적으로 정해졌으나 부산·대전 등지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아남그룹 회장 김주진씨

    아남그룹은 8일 창업주인 김향수회장(80)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장남인 김주진부회장(56·사진)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2세 경영체제로 들어갔다.
  • 고르바초프의 선물/LE FIGARO(해외사설)

    역사에는 아이러니가 있는 법이지만 역사는 크리스마스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종말에 도장을 찍게 만들었다.행운에 대한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그의 사임으로 인한 공산주의 몰락의 공식화는 「죽은」 소련의 「죽은」대통령이 전세계에 안긴 선물이었다. 앞으로 수년동안 옛소련의 미래가 밝지 못하리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죽음은 더할 나위없는 기쁜 소식이다.오늘날의 민주주의 혁명의 격변을 달갑지않게 보는 이들이 이따금 옛질서에 향수를 느끼지 않을까.그러나 상관하지 말자. 고르바초프씨가 자신의 사임 조건과 관련하여 행한 주도면밀한 거래를 비난하지 말자.철두철미하게 옛소련의 대통령은 체제의 인물이었다.그것이 그의 힘이었고 한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세대에게 고르바초프는 금세기의 긍정적인 위인의 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확실히 그는 드골이나 처칠 또는 요한 바오로 2세처럼 영감을 지닌 예견자는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성취한 사람이다.체제내부에서 처음으로 공산주의에 치명적인 일격을가한 것은 그였다.양보를 계속하여 체제를 폭파해버린 것도 역시 그였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는 전체주의를 파괴한 공산주의자다.그는 『역사란 그것을 따를 줄 모르는 사람을 빻아 버린다』고 말했다.그는 역사를 따랐으나 역사는 그를 빻아 버렸다. 이렇게 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한가지는 고르바초프가 국민의 짐을 덜어주려 하다가 그들을 봉기하게 한 것이다.국민들은 한가지 개혁뒤에는 언제나 또 다른 개혁을 요구하면서 마침내 어느날 봇물처럼 터져 버린다. 그리고 폐쇄체제인 공산주의로는 개혁이 안된다는 점 때문이다.공산주의와 시장경제를 결합해 보려고 고르바초프는 살아날 것 같지도 않은 체제에 예방주사를 놓았던 것이다.여전히 자유는 가장 큰 힘이다. 마지막 까닭으로는 겉보기와는 달리 공산주의란 이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제도라는 점을 들 수 있다.「소비에트 사람」밑바탕에는 항상 러시아의 가슴이 뛰고 있었다.속박이 한번 풀리면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최초의 일격에 체제는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마르크스주의자의 전체주의는 자체의 「완고성」때문에 결국 망했다.『헛되고 헛되며 모든 것이 헛되도다.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느니라』성경에 있는 말씀이다.
  • 아리송한 정주영씨의 요즘 언동/공·사석서 던지는 한마디의 의미는

    ◎“내년초 중대선언”… 총선 의식한듯/시대상황 적응못한 「노인성 옹고집」 추측도/은퇴시기도 수시 번복… 의혹 증폭 정계진출설 등 최근 세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11월말 관훈클럽토론에 초청연사로 나와 『여야를 막론하고 나라의 미래를 맡길만한 지도자를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해 정가에 충격파를 던진 이후 정회장은 공·사석을 통해 정치권을 긴장시키는 「깜짝」 발언을 잇달아 터뜨리고 있다. 그는 20일 재계송년모임에서도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없으며 참신한 정치인의 요청이 있으면 지원해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바로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사석이나 측근을 통해 자신의 정계진출 의지를 퍼뜨리는 등 앞뒤가 엇갈리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그 저의가 무엇인지 아리송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정회장이 20일 『내년 1월쯤 새로운 중대선언을 할 것』이라고 한 공언이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총선등 정치일정과 무관하지만은 않은것 같아 그의 언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지난 87년 전경련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모임에 연사로 참석,각종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했다가는 즉각 이를 번복하는 「치고빠지기」식 작전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도 의혹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자신의 정계진출설에 대해 10월9일의 회고록출판기념식과 11월25일 희수연에서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다.그동안 배우고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와 민주발전에 기여하는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피력,정계에 나설 뜻을 우회적으로 비췄다. 또 11월29일의 대구지역사회학교 페스티벌에서는 『기업가도 국민의 한사람이며 경제발전에 공헌한 사람이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사석에서는 『정치란 별일이 다 벌어지는데 그래도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안에 그룹에서 손을 떼고 정치에 진출할 확고한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그의 핵심측근인 이명박 현대건설회장도 12월8일 김포공항에서 『정회장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보다 큰 일을 하기위해 그 방안을 찾고 있으며 곧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며 정회장의 정계진출 선언이 임박했음을 넌지시 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정계진출설이 의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정회장은 12월7일의 기자간담회와 20일의 재계송년모임에서 『나는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을것 같아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없으며 참신한 인물을 지원할 생각』이라고 발뺌했다. 더구나 그는 7일 김동길교수의 태평양시대위원회를 둘러싼 지원 혹은 신당창당설에 대해 『정치와 경제는 현실이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을 돕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20일에는 『김씨의 요청이 있으면 지원하겠다』며 신당창당 혹은 참여의 추측을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정회장의 정치참여 내지 신당창당설은 지난7월 이한빈 전부총리,박 홍 서강대총장,장을병 성대총장,정의숙 이대재단이사장,허화평 현대사회연구소장,고흥문 전국회부의장,박현태 전KBS사장,한완상 서울대교수등 각계인사 66명을 대동,중국을 방문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나돌기 시작했다.특히 최근에는 정회장이 중국에 같이갔던 이들과 자주만나 신당창당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 그룹에는 허삼수 전사정수석,김용갑 전총무처장관등 5공핵심인물들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회장의 속셈이나 저의를 아직 한마디로 단정키는 어려우나 「10·26」추도사에서 3공에 대한 향수와 6공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든지 6공에 접어들면서 노골적인 불만이 많아졌다는 측근들의 말등을 종합해볼 때 몇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우선 절대권력과 유착,이를 배경으로 밀어붙이기식 경영방식을 구사했던 그가 변화된 시대상황에 적응치 못하고 「노인성」옹고집으로 좌충우돌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재계의 황제로 등극한 그의 입장에서 재계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는 정치의 논리에 동경을 느껴 정치에 일생의 마지막 도박을 해보고픈 유혹을 느끼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사업에서는 무엇이든 뜻한대로 이루어 당대에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그가 정치는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있는 것이 안타까워 사회원로급 인사로서 걱정어린 질책을 하고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정 안되면 내가 직접 해보겠다는 정회장 특유의 오기와 자신감이 발동했음직도 하다. 그러나 본심이 어느 것이든 정회장의 최근 언동은 『영원한 기업인으로 남고 싶다』던 올해초의 소망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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