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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流 韓도 日도 아닌 잡종문화?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싱겁게도 ‘한류(韓流)’에 ‘한(韓)’은 없다. 그래서인지 호들갑스러운 외국의 반응에 우리 스스로가 당혹스럽다. 어쩌면 당혹스러워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는 이미 한류 뒤에 숨어 있는 무차별적인 자본의 욕망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한국문화의 자부심 운운하는 한류 ‘생산자’들의 합창과는 상관없이. 최근 몇 년간 아시아권을 휩쓸었다는 한류의 의미를 짚어 보는 학술대회가 열린다.24일 예정된 광주 ‘아시아문화심포지엄’의 ‘글로컬시대 아시아문화연구의 쟁점’이 그것. 여기서는 한류를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교류에 대해 비판적 의견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간 친근감은 소수의 것” 아시아 영화 발전을 분석한 필리핀 국립대 롤랜드 톨렌티노 교수는 아예 “아시아영화 발전이 아시아에서 서구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고 주장했다.50년대 필리핀 영화의 황금기,60년대 일본의 뉴웨이브,75년 필리핀의 뉴시네마,80년대 초 홍콩의 뉴시네마,90년대 후반 한국의 뉴시네마 그리고 2000년대 태국의 뉴시네마로 이어지는 아시아영화의 긴 흐름은 사실 미국의 일본 재건, 대공산 우방으로서 필리핀의 특권화, 홍콩·타이완의 금융중심지 부상,IMF위기 뒤 한국과 태국의 부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영화에서 관철되고 있는 할리우드 규범성이 그 증거다. 규범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다큐멘터리 영화집단’ 같은 독립집단이다. 일본 와세다대 이와부치 고이치 교수도 비슷하게 접근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끼리 느끼는 친근함은 공간적으로 가깝다는 것뿐 아니라 “유사한 부의 수준, 세계화된 소비문화와 생활양식을 공유한다는 동시대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류니 뭐니 해도 아시아에서 대중문화의 교류는 다국적 기업의 자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미국의 절대적 군사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적 틀을 넘는 것 같지만 혜택은 선택받은 소수에게만 제공된다.” ●일본에게 한류는 ‘세련된 향수’ 성공회대 백원담 교수는 한류를 비롯한 아시아 문화교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백 교수는 한류가 일본에서는 ‘세련된 향수’, 동남아 등 개도국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선험”이기에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벗어나는 탈영토화로서는 긍정적이지만 “중화민족주의나 대동아공영권 같은 아시아블록화로 재영토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일 미디어 합작품으로 끝날 수도 한류가 아시아의 진정한 소통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주장은 앞서 22일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주최로 열린 ‘아시아 대중문화연구 국제 세미나’에서도 제기됐다. 성공회대 신현준 교수는 한국가요 ‘K-pop’을 분석하면서 일본의 문화연구자 모리 요시타카의 ‘일식 한류’ 개념을 빌려 왔다. 일본문화도, 한국문화도 아니고 한·일 공동문화도 아닌 성립과 기원부터 잡종적 문화가 한류다. 문제는 뿌리가 없기에 아시아의 소통을 겉돌게 만든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신 교수는 “일식 한류는 역사에 대한 기억을 소거하는 양국 국영 미디어의 합작품으로 끝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비록 “진부하고 지루한 미학적 품질이 수치스럽더라도” 아시아의 역사를 다시 기억토록 한다면 한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

    저는 결혼한 지 8년 된 주부입니다.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 큰아이와 생후 7개월된 작은아이가 있습니다. 작은아이를 낳으면서 같은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 엄마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입니다. 육아 정보를 교환하면서 친자매처럼 재미있게 지낸답니다. 모임은 대부분 집에서 이뤄지는데 그때마다 초대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고, 조리법을 소개합니다.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우아하고 맛있고 간단한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요. 자랑하고 싶거든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이동미 우영희씨가 권한 것은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 친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론 그만이란다. 맛도 좋지만 보기에도 좋다. 물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만큼 조리법도 간단하다. 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먹어도 붇지 않고 맛도 변하지 않아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한다. 파스타 샐러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스. 소스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소스 재료는 양파·생크림·레몬·마요네즈·머스터드가 전부다. 동미씨가 사온 생크림에 문제가 생겼다. 제과점에서 거품을 쳐서 파는 것을 사온 것이다. 우씨는 “요리하다가 말고 생크림을 사러 나가기가 불편하니 바로 사용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생크림은 항상 거품을 치기 전에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넓은 그릇에 생크림을 넣고 우씨가 레몬즙을 짜 넣는 것을 본 동미씨,“신맛이 날텐데…”라고 걱정하자,“레몬이 생크림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우씨의 설명에 동미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다진 양파, 설탕, 머스터드를 넣었다. 동미씨가 준비한 것은 허니 머스터드로 보통의 머스터드보다 조금 단 것이었다.1큰술을 넣는 머스터드보다 조금 적은 3분의2를 넣어 단맛을 조절했다. 소스 맛을 본 동미씨,“새콤달콤해 너무 맛있어요. 전 항상 키위소스로 샐러드를 만들었거든요. 크림소스는 레스토랑에서나 먹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다니.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리곤 소스를 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다. 이어 꼬불꼬불한 파스타 푸실리를 삶았다.“푸실리는 이탈리아 말로 나사랍니다. 나사처럼 꼬불꼬불하지요.” 우씨의 설명이다. 이들은 물이 끓자 푸실리를 넣었다. 12∼15분 정도 삶았다. 파스타는 삶는 시간이 제각각인데, 대개 포장지에 적힌 대로 삶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파스타를 삶는 동안 동미씨가 붉은색 파프리카를 얇게 채썰었다. 우씨는 이를 찬물에 얼른 담그자 동미씨의 질문,“선생님, 왜 파프리카를 찬물에 담가요?” 호기심어린 질문이다. “파프리카를 물에 한번 담그면 색깔이 더 안 빠져요. 그리고 씨도 자연스럽게 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우씨의 요리비법이 나왔다. 알맞게 삶은 푸실리를 체로 건진 우씨는 올리브 기름을 고르게 뿌렸다. 푸실리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스파게티면은 삶은 다음 찬물에 헹구면 맛이 없어지니깐 그냥 서서히 식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양상추를 큰 그릇에 넣고 파프리카, 파스타, 소스 순으로 넣어 버무렸다. 접시에 양상추를 깔고 버무린 모든 재료를 살짝 올려놓은 다음 캔 옥수수를 뿌려 장식했다. 동미씨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이런 파스타를 제가 만들었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아요.”라며 맛을 봤다. “진짜 산뜻하고 새콤달콤하네요. 친구들이 무척 좋아하겠어요.” 때마침 출산동기 모임 친구 3명이 들어와 동미씨가 만든 파스타를 집어먹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서로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누는 이들, 친자매 이상으로 우정이 더 깊어지는 듯했다.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 재료푸실리 100g, 양상추 1/4통, 피망 1개, 캔옥수수 1/2, 붉은색 파프리카 1/2개, 소스(생크림·레몬즙 각 2큰술, 설탕·디종머스터드 각 1큰술, 마요네즈 4큰술, 다진양파 2큰술) (1)볼에 생크림, 레몬즙, 설탕, 마요네즈, 디종머스터드, 다진 양파를 차례대로 넣고 저어 소스를 만든다. (2)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푸실리 100g을 12∼15분간 삶아낸 후, 올리브 오일을 고르게 뿌린다. (3)양상추는 손으로 뜯어 준비하고, 피망은 채로 썬다. (4)큰 그릇에 양상추, 파프리카, 푸실리를 넣고 소스에 버무려 낸다. (5)캔옥수수를 살짝 뿌린다. 지난주 당첨자는 ‘어향수삼쇠고기말이가 준 행복’이란 글을 올려주신 백민정씨입니다. 백민정씨에겐 오퀸이 제공하는 프랑스제 그릇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백민정씨는 이메일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글을 남기시는 분은 이메일을 꼭 남겨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 美대가 2인이 들려주는 문학이야기

    한눈 팔지 않고 문학하기가 곤고해져만 가는 시대. 작가적 신념을 웅변하는 책에는 그래서 더 눈길이 쏠리게 마련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대작가의 책이 나란히 서가에 꽂혔다.19세기 영미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마크 트웨인 자서전’(안기순 옮김, 고즈윈 펴냄)과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후보로 거론되는 여성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가의 신념’(찰스 네이더 엮음, 송경아 옮김, 북폴리오 펴냄)이다. 글쓰기를 열망하는 작가지망생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듯하다. ‘마크 트웨인 자서전’의 국내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웨인이 정식으로 자서전 집필을 시작한 것은 42세 되던 1877년. 하지만 “무덤에서라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며 사후 출간을 고집해 진솔한 작가적 면모가 더욱 빛을 발한 자서전이 됐다. 512쪽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트웨인의 자서전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시간흐름에 꿰맞춰 연대기적으로 쓰지 않고 그날그날 떠오르는 일화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한 덕분이다. 대표작 ‘톰 소여의 모험’을 집필할 때 아이디어가 고갈돼 원고를 접었다가 2년 뒤에야 다시 펜을 잡은 일화, 아내와 딸을 잃었던 아픔 등 작가적·인간적 면모가 두루 드러나 있다.“방황을 두려워한 적이 없다.”는 대작가의 일갈은 작가정신을 곧추 세우는 든든한 언표다.“이 자서전에서 나의 목적은 언제라도 원할 때 방황하고 준비되었을 때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라고 그는 적었다. 풍자와 유머감각이 쉼없이 이어지는 덕분에 책이 자서전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군데군데 유년시절의 묘사는 ‘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다시 읽는 듯 향수를 불러일으킨다.2만 2000원. 트웨인의 자서전이 문학의 행로를 열어주는 나침반 같다면, 조이스 캐럴 오츠의 책은 오솔길까지 들여다보이는 지도다. 창작의 기술까지 세세히 귀띔해주는 일종의 ‘문학 교본서’인 셈. 작가로 성공하기 이전 어린 시절, 독서편력 등을 공개하면서 독자들의 귀를 열어놓는다. 여덟살 생일선물로 받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맨처음 문학적 감화를 받았던 기억에서 출발해 작가는 곧바로 ‘쓰기’의 각론을 제시해간다.“가슴 속에 있는 것을 써라. 결코 당신의 주제와 그에 대한 열정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금지된 열정은 글쓰기의 연료와 같다.”(35쪽) 이런 정의에 덧붙여 유진 오닐, 어네스트 헤밍웨이, 플래너리 오코너 등의 사례를 적시한다.“글쓰기라는 예술은 기술이며, 기술이 없다면 예술은 개인적인 것일 뿐”이라는 결론으로 폭넓은 독서와 언어조탁의 가치를 강조한다. 젊은 작가일수록 고전·현대 작품 모두를 광범위하게 읽어야 하는데, 이 기술의 역사 속에 푹 빠져보지 않으면 ‘창조적 열정의 95퍼센트가 열정뿐인 개인’ 즉 아마추어로 영영 남게 된다고 귀띔한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日 GDP 3분기째 감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과는 달리 0.1% 감소, 실질 GDP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고 내각부가 16일 발표했다. 민간연구소들이 0.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3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초반 반짝했던 경기회복세가 “탄력을 잃고 정체상태에 빠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각부는 이날 옷과 연료, 채소 소비가 감소했으며 수출증가율도 둔화돼 GDP 감소세를 보였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0.5%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부진으로 2분기 연속 산업생산이 감소한 데다 달러 약세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수요감소 등으로 수출 둔화까지 겹치면서 GDP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1분기에 1.4%의 GDP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0여년에 걸친 장기 불황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이후 감소세로 반전,2분기 0.2%,3분기 0.3%의 감소세를 각각 보였다. 내각부가 함께 발표한 지난해 12월 경기동행지수 수정치도 30.0%여서 2개월 만에 다시 경기판단의 갈림길인 50%를 밑돌았다. 잠정치의 33.3%를 하향수정한 것이다. 5∼6개월 뒤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는 45.5%로 4개월 연속 50%를 밑돌았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이날 “일부 약한 움직임은 있지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경기추락 전망을 일축했다. taein@seoul.co.kr
  • 佛 ‘미테랑 향수’ 솔솔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1996년 작고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테랑 전 대통령 개인의 인간성에 대해서는 다채로운 과거 행적만큼이나 호감과 비판이 엇갈렸다. 일간 르피가로는 14일 여론조사기관 BVA과 함께 최근 18세 이상 953명에게 물은 결과, 고인에 대한 전체적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가 60%,‘비교적 부정적이다.’가 36%로 종합적으로는 호감을 느끼는 여론이 강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이 사회당 정권을 이끌었던 만큼 긍정적 평가는 좌파 성향 응답자에서 훨씬 높았다. 응답자들은 또 고인의 가장 큰 업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꼽았다. 한편 그를 ‘교양인’,‘정치인다운 인물로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93%,91%가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의지가 강했나.’‘용기가 있었나.’란 질문에는 각각 86%,7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를 기회주의자로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6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정직했느냐.’는 질문에는 41%가 ‘그렇다’,55%는 ‘아니다.’로 대답하는 등 인간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프랑스에서는 미테랑 전 대통령의 말년을 그린 영화 ‘샹 드 마르스의 산책인’의 16일 개봉을 앞두고 그에 관한 공과 논쟁이 뜨겁다. lotus@seoul.co.kr
  • “남편 월급만으론 아이들 교육이 힘들어…” 주부 창업 열풍

    “남편 월급만으론 아이들 교육이 힘들어…” 주부 창업 열풍

    불황속에서 주부 창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구조조정으로 남편의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고 대졸 취업난 등으로 여성 일자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남편 혼자 벌이로는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자녀 교육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더욱 주부들은 자의반 타의반 창업으로 내몰리는 경향도 있다. 여성들의 자아성취 욕구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주부들을 창업에 도전하게 하고 있다. 주부 창업자의 경우 여성 특유의 경험과 섬세한 감성을 살려 창업을 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소비가 여성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소비 심리를 더 잘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창업 전문가들은 “주부들은 상대적으로 시간과 체력, 자본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한 후 창업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주부창업 전략을 살펴본다. ●작은 규모의 외식업으로 경험 쌓는 것이 필요 초보자인 주부가 욕심을 부려 규모가 큰 음식점을 창업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형 음식점은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근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 복고풍 음식점과 복합점포가 뜨고 있다. 곰장어 전문점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식업. 불황 탓인지 과거 포장마차에서 즐겨 먹던 곰장어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인천 부평 동암 전철역 앞에서 곰장어 전문점 ‘황가네 꼼장군’을 운영하고 있는 최금숙(49)씨는 월 평균 1000만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2003년 10월 창업한 그는 곰장어가 서민음식으로 불황에 강한 점을 고려해 시작했는데 예상이 딱 맞아떨어졌다. 황가네 꼼장군은 인테리어 공사를 가맹점 선택에 맡기고 있어 15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점포비를 제외한 창업비용이 1800만원 정도 들어간다. 최씨의 경우 20평 점포 임대보증금 5000만원외에 2000여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싼 점포만 구할 수 있다면 5000만원 내외로 창업이 가능하다. 철판에 매콤한 양념과 함께 순대와 곱창, 갖가지 야채를 넣어 직접 볶아 먹는 볶음순대 전문점도 주부들에게 손쉬운 창업 아이템이다. 야채를 제외한 순대와 소스 등 기본 재료는 본사에서 진공상태로 직접 배송해 주고, 특별한 조리없이 고객들이 볶아서 먹도록 재료 상태로 나가다 보니 주방장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분당 야탑동 먹자골목에서 ‘또순이순대’를 운영하는 강선임(47)씨는 남편이 운영하는 중고생 보습학원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생활이 힘들어지자 지난해 10월 직접 발벗고 나선 초보 창업자이다.1억여원을 들여 창업한 강씨는 현재 월 평균 1200만원 정도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볶음순대는 고객층이 넓고, 싸고 푸짐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강씨는 말했다. ●온라인 판매업도 인기 판매업은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혼자서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업종을 잘 골라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기능성 천연화장품 전문점이 인기다.100% 천연 원료만으로 제조된 기능성 화장품과 아로마 보디용품을 취급한다. 민감성 피부트러블 완화 및 노화방지 등 주요기능 외에 보습과 영양을 공급하는 등 복합 기능성을 갖춰 피부미용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품은 미백, 여드름&잡티, 보습, 주름노화 등 4가지의 기본 라인과 셀룰라이트 제거를 위한 기능성 라인 등 50여가지를 갖추고 있다. 화장품 가격대가 다소 높아 중산층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해볼 만한 여성 창업아이템으로 꼽힌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도 도전 영역이다. 사이버 장터는 물품 등록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창업이다. 낙찰 후에 일정액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등록수수료와 낙찰수수료를 합친 판매수수료는 판매가의 6∼8% 선으로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서 수입 향수를 판매하고 있는 주부 전현주(37)씨는 하루에 5∼6시간 정도 투자해 월 평균 2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린다.100만원이 창업 비용의 전부다. 전씨는 “초등학생인 두 딸을 키우고, 살림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력하면 고수익이 가능한 서비스업 서비스업은 노력 여하에 따라 고수익도 가능한 업종이기에 주부들의 관심이 크다. 서비스 정신이 강하고 적극적인 성격이거나 고학력 여성들이 해볼 만한 업종이다. 최근 셀프 다이어트 전문점은 체계화된 프로그램과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만관리와 동시에 피부관리까지 해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약 1시간에 걸쳐 체지방 분석, 원적외선 사우나, 비만, 체형관리, 유산소운동, 식습관 및 체중관리 등 총 6단계로 구성된다. 온오프 독서·논술 관리업도 부상하고 있다. 논술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자녀에게 논술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을 공략하는 사업이다. 월 회비는 4만∼5만원선. 온라인상 지도는 본사에서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해 독서·논술 지도를 하고, 오프라인상 각 가맹점에서는 회원모집 및 관리를 주로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새만금,풍력발전 활용을/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지난주 북부 독일의 한 도시에서 녹색당의 주의회 선거유세를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작은 도시에서 열린 탓인지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녹색당 당수와 후보 대표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 당의 정책을 적절한 언어와 비유를 사용해 가며 전달하는 모습은 정치가 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설의 핵심 내용은 에너지와 민주주의였다. 북해에 면한 그 지역은 풍력발전기가 수천개나 들어서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4분의1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다. 자연히 풍력발전은 그 지역의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는 풍력발전을 단순한 산업의 하나로 보지 않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주요 수단, 중동의 석유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기술,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으로 부각시켰다. 그는 풍력발전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는 환경과 경제가 서로 상쟁의 관계가 아니라 상생과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의 목표는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해 5년의 임기 동안 그 지역 전기 소비의 절반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북해에 계획 중인 해상풍력단지가 완공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그렇게 되면 현재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할 수 있게 된다. 북해의 해상풍력단지도 다양한 환경요소를 고려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갯벌은 조금도 건드리지 못한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섬들로부터도 꽤 멀리 떨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강조는 독일에서 증가하는 극우파에 대한 경고로서 나온 것이다. 극우파는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에 어느 주의 의회에 진입함으로써 민주주의 정당과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이들은 독일의 민주주의가 극우파의 준동에 의해서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극우파들이 세를 불려나가면 독일에 사는 외국인이나 장애인 같은 소수자들의 인권이 침해 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리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녹색당 당수는 연설 도중 “인간의 존엄은 침해 당할 수 없다.”는 독일 헌법 제1조를 인용하고 여기서 인간은 독일인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극우파와 맞서 강하게 싸울 것을 호소했다. 5년 후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통해 전기소비의 50%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새만금을 생각했다. 기존 간척계획의 타당성이 적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새만금을 간척해 대규모 골프장이나 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에너지 수급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데도 방조제와 주변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자는 제안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풍력발전기를 세울 수 있는 대단히 좋은 기초를 제공한다. 방조제를 풍력단지의 기초로 활용하면 간척을 중단해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울 이유가 없다. 그 돈이 매몰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독일에서와 같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왜 이 점에 착안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지사나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자기 임기 동안 전북에서 필요한 전기의 10%라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풍력발전 같은 새로운 기술로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린다는 발상은 우리 사회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저 30년 전 박정희 시대의 구시대적 개발주의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이란 이유만으로 그 숨막히던 체제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은 갓 정착하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위협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한다면 박정희 향수를 소홀히 처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외국인노동자 ‘눈물의 설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설날은 더 서러웠다. 고향을 찾아 가족들을 만나는 명절이기에 그들의 향수는 더욱 짙어졌다. 특히, 지진해일 피해를 당한 동남아 근로자들의 고통은 사그라지기는 고사하고 더욱 커지기만 했다. ●동료 대신 고국방문… 가족에 소식 전하다 눈물 불법체류자 신분인 페마 랄(34)은 지진해일로 쑥대밭이 된 고향을 뒤지고 있다. 랄의 고향은 스리랑카 남부 해안 지역인 당갈라. 이 작은 도시에서만 20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랄은 부모님, 남동생과 연락이 끊기자 지난달 초 급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동료들을 대표해서 불법체류자 신분을 무릅쓰고 8년만에 한국을 떠난 것이다. 다행히 가족은 모두 무사했다. 짧은 해후 뒤 친구들이 준 주소를 갖고 골, 마타라, 한반토 등 피해지역을 찾아갔다. 친구 가족들은 살아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미크(33) 가족처럼 해일에 휩쓸려 사망한 사람도 많았다.“친구 부모님을 찾아가면, 아들 소식을 물으며 눈물만 흘립니다.‘왜 너만 왔느냐.’고 다그치면 할 말이 없지요.” 가족의 사망 소식을 친구에게 전화로 알리다 함께 울기도 했다. 랄은 가족이 사라져 전하지 못한 친구들의 편지도 3통이나 간직하고 있다. ●“형가족 잃었지만 생존 부모 위해 일 더해야” 칼바람이 몰아치는 경기도 광주 외국인 노동자의 집. 랄의 친구 다미크는 얼음장 같은 3층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요즘 일자리가 없어 이곳에서 먹고 잔다. 랄에게서 소식을 들은 다미크는 “잊어야 하는데 힘들다.”고만 했다. 다미크는 바닷가 근처에 살던 형과 형수, 조카 두 명을 잃었다. 부모님과 여동생은 간신히 살았지만, 그가 8년간 일해 마련한 집은 산산조각이 났다.“랄이 난민수용소에서 부모님을 만났는데 ‘우리 아들은 언제 돌아오냐.’고 하셨대요.” 다미크는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스무살 때부터 가장 역할을 해온 그는 “가족을 굶길 순 없다.1∼2년만 더 일하겠다.”고 말했다. ●“재입국 허용” 정부 발표도 못 믿어 불법체류자들은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불법체류자라도 해일 피해를 당한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재입국 규제를 풀었는데도 믿지 못했다. 정부는 1월5일부터 2월10일까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태국, 인도, 미얀마 등 지진해일 피해국 출신 불법 체류자들이 출국하더라도 범칙금을 물리거나 입국을 규제하지 않았다. 큰 혜택을 베푼 셈이다. 그러나 출국자는 지난 4일까지 2234명뿐이다. 해당국 노동자 9만 8700여명(불법 3만 7300여명)의 2% 정도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김상헌 사무국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 정부의 정책을 쉽게 믿지 않는다.”면서 “게다가 고용허가제 명부 관리는 해당국이 맡고 있어 한국 정부가 요청해도 그 정부가 이름을 올려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지 6년이 지난 스리랑카 노동자 안토니(29)는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왔다가 불법체류자가 됐다. 불법체류자가 된 뒤에도 홀어머니(61)에게 돈을 보내며 생계를 책임졌다. 그는 지진해일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닷가에 살던 어머니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름 만에 어머니가 바닷물에 휩쓸렸다가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은 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옷도 한 벌 챙기지 못한 채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해요. 난민수용시설에 계시다는데….” 그러나 안토니는 돌아가지 않았다.“어머니를 치료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집도 다시 마련해야 합니다.” 울음을 참느라 꽉 깨문 안토니의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고국에 집·학교 지으려 모금 그들은 서로 다독이며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안산지역 스리랑카 노동자모임인 ‘스리랑카 독립협회’는 회원 250명에게서 5만∼10만원씩 모았다. 모은 돈으로 고국에 집과 학교를 지을 계획이다. 집 한 채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350만원. 이들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렇게 되뇐다.“내가 한국에서 일하니까, 가족들이 고국에서 살 수 있는 거예요.”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장 폴 겔랑 향수의 여정/장 폴 겔랑 지음

    1828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5대를 이어가며 향수업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프랑스의 향수 브랜드 겔랑. 이 프랑스의 향수 명가 겔랑사(社)의 오늘이 있게 한 사람은 바로 4대 회장을 지낸 장 폴 겔랑(68)이다.3000여 가지 향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정도로 탁월한 후각을 지닌 그가 조향사가 된 것은 운명이었다. 타고난 후각 덕분에 그는 둘째로 태어났지만 형을 제치고 가업을 이을 수 있었다. 겔랑사는 가족기업이지만 형제 가운데 한 명만 회사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할아버지 자크 겔랑의 엄격한 교육 아래 모든 작업장을 빠짐없이 돌아다니는 현장실습 위주의 수습생활을 거쳤다. 소싯적부터 향수의 세계를 체험한 것이다. ‘장 폴 겔랑 향수의 여정’(장 폴 겔랑 지음, 강주헌 옮김, 효형출판 펴냄)은 저자인 겔랑 자신의 향수 인생담이자 겔랑사의 향수철학 이야기다. 2002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겔랑은 150년 이상 이어온 가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47년 동안 하루에 열여덟 시간 이상 냄새를 맡았다. 히말라야 산중 네팔에서 아프리카 마요트 섬까지,“송로버섯 없이는 송로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는 자신의 말대로 그는 최고의 향수원료를 찾아 1년에 넉달 이상 전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겔랑은 할아버지가 남긴 좌우명에 따라 여인을 위해 향수를 만들어왔다. 부인이 될 여인을 위해 ‘샹 다롬’을, 배우 카트린 드뇌브를 위해 ‘나에마’를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 ‘삼사라’ 또한 자신의 애인을 위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정작 영감을 준 것은 ‘여자’가 아니라 향과 만나는 ‘순간’들이었다. 이 점은 그가 향수를 “감춰진 것과 드러난 것 사이의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겔랑을 통해 보는 향수의 세계는 요컨대 자연의 세계이자 예술의 세계, 그리고 사랑의 세계다.2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유신말기 “대한민국 학교 X같아”

    유신말기 “대한민국 학교 X같아”

    ●말죽거리 잔혹사(SBS 9일 오후 9시50분) 1978년 유신말기, 개발 붐에 들어선 강남 말죽거리의 한 남자 고교에 약간 소심한 성격을 가진 현수(권상우)가 전학을 온다. 이런 저런 계기로 ‘학교짱’ 우식(이정진)과 친해진다. 그러다 버스 속에서 은주(한가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우연히 상급생들에게 희롱당하는 은주를 구해준 우식의 적극적 애정 공세에 은주는 우식에게 마음이 쏠리고, 현수의 속앓이는 깊어간다. ‘학교짱’ 자리를 놓고 선도부장 종훈과 한 판 붙은 우식. 종훈은 비열한 방법으로 우식을 이기고, 우식은 그 길로 학교를 떠난다. 우식이 없는 틈을 탄 종훈의 괴롭힘, 열반으로의 강등, 더해가는 선생들의 폭력으로 현수의 분노는 마침내 폭발하기에 이른다. 생생하게 되살려낸 고교생들의 은어, 콩나물 시루 같은 통학 버스, 선도부의 복장검사, 옥상 위의 맞장뜨기, 사복 차림으로 들어간 고고장과 원스텝 춤, 감미로운 멜로디의 팝송 등 영화는 그 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한 고교생의 아픈 성장사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이소룡 키드’를 억압하는 사회의 모순도 건드린다. 개발과 속도의 천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말죽거리’는 한참 상상력을 꽃피울 나이의 예민한 감성을 억누르는 ‘잔혹사’를 낳는다. 성적 제일주의를 향한 규율과 통제, 사학 재단의 권위적 행태, 부모의 위상이 학생에게도 대물림되는 모순 등 질식할 듯한 공기는 “대한민국 학교 X같아.”라는 현수의 말 속에 압축적으로 표현된다.‘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유하 감독이 연출한 2004년 작품.116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설에는 추억이라는 즐거움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방 동심으로 빠진다. 마을 앞 개울에서 썰매를 타며 뛰놀던 일, 마을 동산에서 그네타고 널 뛰던 일…. 기억 저편에 있던 아련한 추억으로, 향수로 젖어든다. 그러나 아이들에겐 전통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아득한 옛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고향 마을에는 이미 아파트 등 콘크리트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도심과 다를 바 없다. 이럴 때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민속마을이나 한옥마을을 돌아보면 어떨까.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땐 이랬다.’며 어린시절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면 아이들은 이번 설을 특별히 추억할 것이다. 어느때 보다 긴 설 연휴.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옥마을을 체험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고, 자투리 시간으로 민속마을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설을 앞두고 옛 모습을 간직한 채 60여 가구가 다정하게 모여사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민속마을을 찾았다.500년 전의 정취가 살아 숨쉬는 외암리의 풍경속에 빠져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전 과거 속으로 충남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인 광덕산 밑에 자리잡은 외암리 민속마을은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주민들이 충청지방 고유 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 등 옛 모습을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외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소박한 충청도의 인심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개울 돌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서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의 환호성이 다정하게 메아리쳤다. 마을을 흐르는 개천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과 뒷산에서 그네와 널을 뛰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마을은 생동감이 넘쳤다. 겨울 민속마을은 쓸쓸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던 전자홍(15·천안 목천중 2년)양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초가과 장승, 연자방아를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돌담장을 따라 들어가자 고향의 정취가 느껴진다. 일부러 만든 민속마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 일부 고택을 빼놓고 모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삶의 정취가 묻어난다. 어른 키 높이의 돌담 길이는 모두 5.3㎞. 가옥은 주인의 관직에 따라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교수댁, 종손댁, 송화댁 등 택호가 정해져 있으며 곳곳에 있는 장승과 연자방아 등이 정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메주가 널려있는 흙담벽의 초가에 들어가자 주인 내외가 반갑게 맞았다. 전형적인 농촌 가옥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군직(39) 이은숙(39)씨 부부. 마을 총무를 맡고 있다. 이 곳에서 자란 이씨 부부의 마을 자랑이 시작됐다. 이씨는 “옛 사람은 집터를 정하는데 바람과 물, 주변 환경과 지리, 나아가 인심까지 두루 살폈다.”면서 “외암마을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삶터를 정해 수백년을 살아왔는지 읽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이 곳은 지난 2000년 1월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 326호로 지정돼 보존중이다. 이씨가 마을을 안내했다. 먼저 찾은 곳은 참판댁. 조선말기 규장각 직학사와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공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아 지은 집이다. 이 집에서는 집안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민속주인 연엽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연엽주는 누륵에 연근과 솔잎을 넣고 발효시킨 술로 예전에는 매년 봄에 고종에게 진상되던 술이다. 인근의 송화댁은 최근 도둑이 들어 바깥 문짝을 떼가는 바람에 복원하는 홍역을 치렀다. 마을이 보존된 유래도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초가를 없애던 새마을운동의 개량사업 바람이 덜 미쳤기 때문에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면서 “당시 주민들은 초가지붕만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외암리에서는 시인이 된다 외암리의 아침은 고즈넉했다. 닭울음소리가 꿈결인 듯 들려왔다. 조금 뒤 개짖는 소리와 동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선잠속에 들렸다. 아침밥을 짓는 장작불의 연기가 구수했다. 늦잠을 청했으나 머리맡으로 다가온 햇살이 잠을 깨웠다. 따끈한 구들방을 뒤로 한 채 벌떡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초가지붕에 소담하게 쌓인 눈과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65가구가 모여사는 외암리에서는 초가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이 10여가구에 불과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집이 그리 넓지 않아 한 집에 1∼2가족만 묵을 수 있다. 가격은 4만원. 인심좋은 주인을 만나면 아침에 토종 청국장과 된장, 두부 등을 맛볼 수 있다. 예약은 마을 공방(041-541-0844)이나 외암리 민속마을 홈페이지(www.oeammaul.co.kr)에서 하면 된다. 때마침 마을에서 열린 ‘맹사성 시조캠프’를 찾았다. 인근에 조선시대 청백리로 이름난 맹사성의 고택이 있어 올해 처음 개최된 행사. 마을 서당에 모여 앉아 한복을 입고 한시 백일장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이 이채롭다.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열린 백일장에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일곱살짜리 소년 윤무창군이 ‘신나는 겨울’이라는 제목의 시조를 지어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글을 깨치기도 어려운 나이에 운율에 맞춰 시조를 지어냈기 때문. ‘겨울에/친구들과/형들과/함께논다/눈싸움/하고놀고/눈사람/만들면서/너무나/재미있는날/춥지않은/겨울날.’ 무창군은 “형들과 초가에서 잠을 자고 썰매타며 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한국시조문학진흥학회 김준 자문위원장은 “중학생들도 운율에 맞추지 못하는데 취학전 어린아이가 시조를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무창군은 이날 심사위원들로부터 장원에 버금가는 ‘차상’을 받았다. 무창군의 형 무제(12·아산 송남초등교 5년)군도 ‘하얀 겨울’이라는 시조로 함께 차상을 받았다. ‘저는요/송이송이/눈같은/마음될래요/불타는/내가슴을/차갑게/지울래요/저같은/검은마음도/하얀마음/될래요.’ 외암리의 아름다운 풍광이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을 시인으로 만들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편 이 곳은 넉넉한 충청도 인심만큼이나 후하다.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다. 또 마을 주민들이 다른 민속마을처럼 상업화가 되는 것을 꺼려 흔한 음식점이나 토산품점도 없다. 마을 주차장 앞에는 전통음식인 솔뫼장터(544-7554)가 있는데 수수에 동부콩을 넣어 만든 수수부꾸미(4개 4000원)와 잔치국수(3000원)가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아산(옛 이름은 온양)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강당골행 버스를 타고 가다 외암리에서 내리면 된다.40분 간격이며 40분이 걸린다.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서해안고속도로 평택IC에서 빠져나와 온양, 송악방면으로 국도를 따라 오면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문의는 외암리 민속마을 관리사무소(041)544-8290. 외암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이곳도 들러보세요 민속마을에는 아련한 향수가 있다. 고향의 멋과 맛이 스며 푸근한 곳이다. 설 연휴 잠시 짬을 낸다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생활모습과 전통, 문화를 고소란히 만끽할 수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멋스러운 한옥을 돌아보며 신명나는 전통공연과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설에는 ‘만사형통만복래 설날 한마당’을 벌여 설 연휴기간인 8∼10일 민요 농악공연과 민속놀이 체험뿐만 아니라 차례상 차리기 강좌, 한복 입는 법, 세배하는 법 등도 배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복을 입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우리집 가훈을 써주는 행사도 열린다.(02)2266-6937. 강원도 고성군 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한옥인 양통집 21동이 옹기종기 모여있다.19세기 전후에 지어진 가옥들은 송지호 호수 뒤편에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5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6·25때도 폭격 한번 당하지 않았다.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송지호를 지나 왕곡마을에 이른다. 문의는 고성군 홈페이지(www.goseong.org)나 대표농가(033)631-1902. 충북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이 생기고 마을이 물에 잠기자 청풍면 일대에 있던 유물을 옮겨와 재현한 마을이다. 마을에 사람이 살지는 않지만 옛 농가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보물 528호인 한벽루는 고려 충숙왕때인 1317년 연회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곳. 이 곳에서 보는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82번 지방도를 따라 청풍방면으로 가면 된다. 제천시 홈페이지(www.okjc.net)나 관리사무소(043)640-5711. 조선시대 경주지방의 유교문화를 볼 수 있는 마을. 고풍스러운 가옥 150채와 정자와 비각, 강학당 등 전통 가옥 15곳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남부지방 가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중요민속자료 제 189호로 지정돼 있다. 관리사무소(054)762-4213.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마을. 낙동강변의 기암절벽과 송림을 배경으로 양진당과 충효당, 북촌댁 등 사대부 전통가옥과 함게 흙벽 초가집 등 130호가 모여 있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인 하회탈로 유명하며 병산탈과 양반탈 등 9개의 하회탈이 국보 제 121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는 홈페이지(www.hahoe.or.kr)나 관리사무소 (054)854-3669.
  •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어른과 아이를 확실하게 구분짓는 것이 바로 명절이다. 명절이 즐겁다면 아이, 즐겁지만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어른이다. 그러나 어쩌랴. 할아버지와 손주들이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낀 세대’의 고달픔은 이겨내야 할 과제인 것을. 모처럼 찾은 고향에서 차례 지내고, 고향 옆 온천이라도 다녀오자.‘산 조상’입가의 웃음꽃이야말로 자손에게 축복이자, 훗날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전국 곳곳에 물 좋기로 소문난 온천도 많다. 좋은 물에 몸 담가 일터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효도도 하자.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올 설날에 꼭 가봐야 할 전국 온천 5곳을 추천한다. 물 좋기로 소문난 신북온천(1577-5009)이 지난 연말 리모델링을 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온천마니아들 사이에 ‘물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다. 시설까지 새로워지니 금상첨화. 게다가 입장료도 저렴하다.1만 2000원에 수영장, 노천탕, 찜질방(찜복대여료 1000원 별도) 등 모든 시설을 이용한다. 바데풀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여러 가지 샤워 시설에 몸을 맡기면 명절피로가 금방 풀린다. 또 한쪽에 있는 15m짜리 미니수영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에게 인기. 입장시간은 오전 6시30분∼오후 6시.011 멤버십카드로 한 사람은 50% 할인받을 수 있다. ●멋집 맛집 허브아일랜드(031-535-6494)는 갖가지 꽃향기가 진동하는 곳이다.‘허브 향기가게’ ‘허브빵가게’ ‘허브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허브 비빔밥(5000원), 돈가스(9000원)가 별미.산정호수(532-6135)는 출렁이는 은빛 수면을 보며 배를 탈 수는 없지만 꽁꽁 얼어붙은 호수가 스케이트와 눈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또 호수 주변을 따라 도는 5㎞의 산책로는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멋이 있다. 포천하면 이동갈비와 막걸리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원조이동제일갈비(531-5368)가 잘한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살점에 고소하면서도 달큼한 양념맛. 이동갈비의 감칠맛은 역시 포천에서만 맛볼 수 있다.1인분에 2만 2000원. 파주골손두부(두부요리,532-6590), 용궁마당(황태해장국,531-8080), 가혜정(한정식,536-6969)등도 권할 만하다. 아산은 1300년 온천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적인 온천도시로 온양, 도고, 아산온천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온천과 물놀이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물치료 개념을 도입한 바데풀은 온천의 수압을 이용, 온몸을 자극한다. 어린이용 슬라이드와 유수풀 등을 갖춘 실외 온천탕은 온천수를 이용해 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천탕은 황토탕, 레몬탕, 동굴탕 등 이벤트탕으로 짜여 있다. 연잎을 우려낸 백연탕, 술을 탄 아산명주탕 등 웰빙탕도 인기.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스파비스 주차장에 만들어진 눈썰매장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 ●맛집 멋집 세계꽃박물관(544-0746)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식물원이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향수를 마구잡이로 흩뿌려놓은 듯한 짙은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향수 아닌 꽃냄새이다. 모두 18개의 온실에 전시된 꽃은 1000여종,1000만 송이는 넘는다. 가히 꽃천지라고 할 만하다. 현재는 백합이 한창이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입장권 구입시 미니화분도 준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일생기록화인 십경도, 난중일기 등 이순신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현충사(544-2161)도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다. 삽교천방조제 인근 문방리는 예부터 소문난 장어구이촌. 매콤한 양념과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의 살점이 일품.4만원짜리 1㎏이면 2∼3명은 충분히 먹을 수 있다.옛날돌집(533∼2241)은 소문난 맛집. 서해는 겨울 숭어가 제철이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속살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서해대교 부근 멧돌포구의 갯마을횟집이 유명하다.(363-8259).㎏에 4만원. 온궁 한방갈비(543-4777), 염치 큰고개식당(541-3391) 등도 괜찮다. 덕구온천(054-782-0677)은 온천공을 뚫지 않고, 자연적으로 솟는 용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온천으로 이름 높다. 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화단의 원로 이상원(70) 화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극사실주의 회화의 대가다. 보풀 한 올까지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극도의 세밀한 붓터치는 ‘사진 그 이상’이란 평을 듣는다.‘하이퍼 리얼리즘의 거장’ 이상원 화백이 리얼리즘 회화의 본고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트레차코프미술관 최초 한국인 작품전 개막일인 25일에는 발렌친 로디오노프 트레차코프미술관장, 김재섭 주 러시아대사, 현지 미술평론가 등 1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구 소련 시절 문화부 차관을 지낸 로디오노프 관장은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최근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고 있지만 한국 작가가 이 미술관에서 작품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화백의 사실적인 작품은 근대 이후 리얼리즘 전통이 강한 러시아에서도 호소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2월1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시간과 공간’‘막(膜)’‘동해인’‘연(緣)’‘영원의 초상’ 시리즈 가운데 대표작 55점이 나와 있다. 특히 헝클어진 백발에 논두렁처럼 깊게 팬 주름살이 인상적인 노인의 표정을 담은 작품 ‘동해인’에는 유난히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한 이 작품에서 지나간 신산한 세월의 흔적을 읽어낸 것일까. 배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풍년’도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서구 리얼리즘 끝에 선 수묵의 날카로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혹시 사진을 찍어 확대한 것 아니냐.”며 이 화백의 극사실주의적인 붓질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동양의 수묵과 서구의 리얼리즘이 어떻게 한 데 어우러져 그처럼 담백하고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화백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젊은 시절 영화간판과 인물 초상화를 그리다가 불혹의 나이에 순수미술의 길로 들어선 입지전적인 작가다. 그야말로 무사자통(無師自通)인 셈이지만 이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동아미술제 등 공모전에 잇따라 입상하면서 순수화가로 인정받았다. ●산업사회 이후 전통에 대한 향수 표현해 이 화백의 작품세계는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혹은 소외된 존재에 대한 애정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땅속 깊이 팬 타이어 자국이나 바닷가의 폐그물, 온갖 폐수와 곰팡이로 뒤덮인 수막, 너덜너덜해진 마대, 평범한 촌로나 어부의 고단한 삶…. 이런 것들은 모두 작가의 심오한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과 찬가로 승화된다. 러시아 미술평론가 페트르 푸르도프스키는 “이상원은 어부나 해녀들의 이미지 묘사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회화의 예술적 본질을 드러내는 데 있어 항상 고향의 전통에 충실해 왔다.”면서 “그의 그림은 산업사회 혹은 후기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밀려난 전통적인 세계에 대한 향수라는 주제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 화백은 지난 30여년의 화업을 통해 10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네덜란드 화가 고흐가 소품까지 포함해 800여점의 작품을 그린 데 비하면 대작 위주의 작업을 하는 이 화백은 단연 다작(多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았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고가에 작품을 사겠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그동안 작품을 팔아왔다면 이같은 전시가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훗날 미술관을 지어 나의 작품세계를 오롯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화백은 오는 4월쯤에는 자신의 작품활동 여정과 그림을 담은 자서전 ‘바람의 초상’(가제)도 펴낼 예정이다. 모스크바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레차코프미술관은 19세기 러시아의 부호 파벨 미하일로비치 트레차코프 형제의 소장품으로부터 출발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에르미타주미술관, 러시언미술관, 푸슈킨미술관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1856년에 설립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1892년 모스크바 시의회에 기증된 뒤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립미술관(state gallery)으로 거듭났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의 소장품은 고대 러시아 성화에서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종다양하다. 러시아 미술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있는 세계 미술의 보고다. 레핀, 말레비치, 칸딘스키, 샤갈 등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통의 작품과 아방가르드 작품 등 13만여점이 소장돼 있다.11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작품은 라브루쉰스키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20세기 현대 미술은 주로 크림스키에 위치한 트레차코프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루블료프의 ‘삼위일체, 레핀의 ‘이반뇌제와 그의 아들 이반’, 이바노프의 ‘그리스도의 출현’, 페로프의 ‘도스토예프스키’, 수리코프의 ‘유형지로 끌려가는 마리조바 여인’ 등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 이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하나인 샤갈의 ‘유대인 극장-패널화’는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예술작품의 보존과 수복, 교육 등을 통해 명실공히 러시아 학문과 예술의 중심 역할을 다하고 있다.
  • “6~7월부터 투자 살아날것”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우리경제의 현 상황을 ‘이제 막 엄마 젖을 문 애기’에 빗대며 경기상승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한국 정부가 경제의 어려움을 확실히 인식하면서부터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28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경제는 귀한 자식 같은 것인데 잘 키워보려고 하면 누군가 한마디씩 (부정적인)말을 던지곤 한다.”며 가급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산업활동 동향수치가 낮게 나온 것과 관련,“2003년 12월이 워낙 좋았던 것도 있지만 (한달간의)통계발표 시차 때문에 시장에 어긋난 신호가 전달될 수도 있다.”면서 현재의 상승흐름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은 맞지만 지난해 1월과 2월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올해 1,2월에는 수치가 안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나가 돈을 쓴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로 그만큼 소비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존스 회장도 지난 27일 한 모임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그는 “언론 때문에 경제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하던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경제가 실제로 나쁘다.’고 인정한 이후 경제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라면서 한국 지도층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변화와 경기회복 전망을 연관시켰다. 그는 경기회복 낙관론의 근거로 경제활동 인구의 5분의1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기업의 투자부진 등 불확실성의 해소를 들었다.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 경제정책의 예측이 가능해진 점과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제 이야기만 한 것 등도 불확실성 해소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특히 “지난해에는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며 이라크전쟁과 그에 따른 한국군 파병논란, 대통령 탄핵사태, 신불자 문제, 행정수도이전 문제 등을 들었다. 그는 “이런 놀라움은 기업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며 기업인들은 예측이 가능해야 투자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직은 두고보자는 생각이지만 예측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에 4∼5월까지 큰 문제나 불안감이 생기지 않으면 6∼7월쯤부터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로미오와 줄리엣/우득정 논설위원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한번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죽음조차도 갈라놓을 수 없는 순수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을 꿈꾼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400여년이라는 시공을 넘어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것도 가장 완벽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덫에 걸려 안타까운 종말에 이르는 주인공을 그렸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적인 죽음조차도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향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는 커플링 반지를 낀 눈 앞의 연인을 로미오나 줄리엣인 듯 착각하고, 황혼녘에 다다른 이들은 기억 저 너머 빛바랜 흑백사진에서 가슴 저민 향수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아낸다. 중년의 일본 여성들이 ‘겨울연가’의 발자취를 더듬어 한국 땅을 찾는 것도 삶의 무게에 짓눌리기 전 열병과도 같았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던가. 영화 ‘러브 스토리’나 ‘타이타닉’ 등이 세계인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원조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세속적인 계산이나 이기주의가 똬리를 틀기 전, 한점의 티끌마저도 타락의 징벌인 양 두렵게 느껴지던 시절, 바로 그 영혼에 아침이슬처럼 다가온 사랑이었던 까닭에 모두가 가슴 두근거렸으리라. 영국 BBC는 최근 이탈리아 북부 작은 도시에서 실제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남편(71)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아내(66)가 4개월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으나 바로 직전 시름에 빠진 남편은 자살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지금도 가슴터질 듯한 지극한 순애보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오늘날 세태다. 젊은이들의 결혼조건을 보면 ‘사랑’보다 ‘돈’이 먼저다. 올리비아 핫세가 줄리엣으로 출연한 고전판(1968년)이나 클레어 데인즈가 출연한 현대판(1996년)을 본 네티즌들은 “사랑 때문에 왜 죽니”라고 되묻는다.‘이혼율,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첨단한국’에 걸맞은 반응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따금 실락원을 그리워하고 꿈꾼다. 시인들이 죽는 날까지 젊은 시절 꾸었던 꿈의 자락을 놓지 않듯이.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박정희 콤플렉스 벗기/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정희 콤플렉스 벗기/이용원 논설위원

    광복 6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이기 때문인가, 올해는 벽두부터 과거사·과거 인물에 대한 평가가 봇물 터지듯 이어진다. 그 가운데서도 발군은 역시 박정희 전대통령(이하 박정희)이다. 신년특집으로 각 언론사가 조사한 위대한 인물 순위를 보면 평가 기준, 선정 주체에 상관없이 그가 1위를 독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컨대 ‘광복후 대한민국을 빛낸 정치인’도,‘국정 수행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도,‘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데 공헌한 인물’도 첫손가락은 모두 박정희라는 답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박정희라는 존경할 만한 위인을 가진 것으로 만족하면 그만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최근 박정희에 관한, 그리고 그가 이끈 시대에 벌어진 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박정희의 공과(功過)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일협정 과정을 보여준 일부 문서의 공개이다. 박정희 정권은 한·일 협상에서 일제 피해자의 개인 배상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협력자금을 들여왔다. 그 경협자금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산업 발전을 이끈 것은 시대상황으로 볼 때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개인 피해를 보상해 주려는 노력 없이 형식적으로 그 절차를 끝낸 것은 씻을 수 없는 과오임도 또한 분명하다. 과연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박정희 시대(1961∼1979년)를 손쉽게 판단하는 방법은 먼저 그 명과 암을 명확하게 가리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은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고도 성장이다. 이 기간에 우리 사회는 산업화를 이뤄 누대의 가난을 벗었다. 민족국가의 틀을 확립하고 주체적인 경제단위를 형성해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자리잡았다. 남북간 경쟁에서도 비교우위를 확실하게 점하였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반면 부정적인 면도 결코 작지 않았다. 4·19혁명으로 싹튼 민주주의는 꽃 피기도 전에 꺾여나갔다. 후반기의 유신 체제는 유례없는 독재정권으로서 인권·민권의 암흑기였다. 고귀한 인명이 숱하게 희생돼 아직도 사회의 아픔으로 남아 있다.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기보다는 정권의 안보·강화 차원에서 악용됐다. 특권재벌 위주의 성장정책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불균형 발전의 원인이 됐다. 박정희 시대의 명과 암은 이처럼 뚜렷하다. 아울러 한 시대를 평가하는 일이 밝음 또는 어두움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양쪽을 아우르되 종합점수를 플러스로 줄지, 마이너스로 줄지는 개인 가치관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도 이 시대는 박정희 정권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그 하나의 현상으로서 ‘박정희 향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향수’에는 허수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으리라 본다. 그가 사망한 1979년 성인이 된 사람(59년생)은 올해 46세가 된다. 따라서 지금의 30대에게 박정희는 체험의 대상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글머리에 밝힌 ‘국정 수행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에 30대의 절반이 박정희를 꼽은 까닭은, 그후의 대통령들에 대한 실망이 가져온 반사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곧 박정희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 ‘박정희 향수’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지만, 일본군 장교 출신에 독재의 상징이 된 인물이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는 현상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는 현역 정치인들에게 매서운 채찍으로 작용되어야 한다. 죽은 제갈공명에게 산 사마중달이 쫓기듯 26년 전에 끝난 박정희의 향수에 쫓겨다니지 않으려면 그보다 나은 정치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이 시대 정치인들의 숙명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세파에 휩쓸린 자매의 인생역정

    세파에 휩쓸린 자매의 인생역정

    KBS1 TV소설 ‘그대는 별’의 후속으로 ‘바람꽃’(월∼토 오전 8시5분, 극본 손영목, 연출 한철경)이 오는 31일 첫 전파를 탄다. ‘바람꽃’은 1950년, 전쟁이라는 거친 바람에 휘말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두 자매의 인생역정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로 20년이 흐른 뒤 국수공장에서 두 자매가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송이 바람꽃처럼 고난 속에서 피어나, 혹독한 세파에 이리저리 나부껴야 했던 두 자매의 사랑과 이별, 복수와 용서를 다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정님 역에 김성은, 전쟁고아로 모든 고난을 꿋꿋이 견뎌내지만 겨우 잡힐 것 같은 행복을 한순간 동생에 의해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언니 영실 역에 홍은희가 캐스팅됐다. 두 여인의 엇갈린 사랑의 상대역은 임호와 이형철이 연기한다. 출산 이후 1년여 만에 ‘바람꽃’으로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하는 홍은희는 “결혼 뒤 가족을 보살피는 생활이 연기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극의 이미지를 굳히다가 ‘돈텔파파’에서 트랜스젠더를 연기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던 임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연규진 임채무 박순천 권은아 조은숙 등 조연 연기자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이들이 형형색색 삶의 보따리를 풀어내며 보여주는 다양한 군상들의 질퍽한 모습과 유쾌한 웃음도 관심거리.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은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히트한 것으로 볼 때 전쟁과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먹히는 코드라고 생각해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철경 PD는 “배경이 70년대여서 주요 시청층인 주부들에게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무릇 영웅이란 죽고 나서 한층 더 길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며, 그런 사후 인생이 펼쳐지는 무대는 바로 후세인들의 변화무쌍한 기억이다.”(크리스티앙 아말비,‘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은 이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보통 영웅서사는 ‘출생의 신비함+불가항력적인 시련+영웅의 결단과 극복’이라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다 ‘비극적인 최후’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요즘 인기있다는 TV드라마가 대개 이런 스토리라는 사실은 영웅서사가 가진 대중적인 호소력을 잘 보여준다. ●인간으로서의 삶 자체는 함몰 문제는 이런 서사가 정작 영웅 그 사람의 삶 자체는 지워버린다는 데 있다. 누가 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지워버리고 다른 내용을 채워 넣을까. 그런 의미에서 ‘영웅은 미디어’다. 여기에 죽은 뒤에야 삶이 더 파란만장해지는 영웅의 숙명이 숨어 있다. 이 책은 정복자 나폴레옹, 성녀 잔 다르크, 여왕 엘리자베스, 두체 무솔리니,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등 5명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혁명의 전파자 나폴레옹은 정작 자유주의자들로부터 ‘식인귀’라 불렸다. 프랑스 역사에서 ‘나폴레옹적인 정치질서’가 환영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음에도 끊임없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영웅으로 군림해 왔다. 우리의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와 흡사하다. 잔 다르크 역시 좌·우파의 심벌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우파는 가톨릭적인 순수함으로 무장한 성녀로, 좌파는 못난 봉건시대 탓에 희생당한 민중의 딸로 기억한다. 지금은? 페미니스트다. ●잔다르크, 지금은 페미니스트? 비스마르크는 살아서도 죽은 뒤에도 독일제국의 영웅이었다. 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던 히틀러는 권력이 안정되면서 비스마르크를 지워나갔다. 2차대전 뒤 나치즘의 선임자로서 비스마르크는 평가절하되다가 독일 통일 이후에야 냉철한 현실 정치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엘리자베스의 ‘여성성’과 무솔리니의 ‘동지’ 개념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용됐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구성이 이채롭다. 담론사를 다루는 책은 담론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정작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다 알고 있다.’고 전제하기 일쑤라서다. ●가상인터뷰·독백 등도 수록 이에 반해 ‘영웅만들기’는 대중서를 지향해서인지 각 인물 첫 장마다 ‘들어가기’와 ‘연표’를 통해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각 인물 마지막 장에 인물과의 가상 인터뷰나 독백 등을 실어 현대적 의미를 곱씹어보는 것도 케케묵었다는 역사에 대한 선입관을 털어내기에 효과적인 장치로 보인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톱 셀러]백화점·사이버몰에 전문코너 속속개장

    남성화장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은 백화점과 화장품·생활용품 업체의 로드숍, 인터넷 쇼핑몰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은 전문 매장이나 화장품 매장 안의 코너, 화장품·생활용품 업체는 로드숍 내 코너, 인터넷 쇼핑몰은 화장품 코너 안의 전문 카테고리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남성화장품 전용 매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15평 규모의 멀티숍(편집매장) 형태로 꾸며진 매장에는 랑콤 옴므·비오템 옴므·헤라 포 맨·클라란스 맨·아베다·폴로·불가리 등 7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아이크림·에센스·스킨 로션·마스크 팩 등 스킨케어 제품과 셰이빙(면도)·헤어 샴푸·향수 등 보디용품, 선케어 등에 이르기까지 200여종을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남성화장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아르마니·폴로·아라미스·비오템 옴드·장폴 고띠에 등의 브랜드에서 스킨·로션·향수·샤워젤·메이크업 등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백화점들은 여성 화장품 매장에서 스킨·로션 등의 기본적인 남성화장품 단품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생활용품 업체들은 로드숍 내 남성화장품 코너를 내고 있다. 태평양은 ‘휴플레이스’,LG생활건강은 ‘뷰티플렉스’내에 마련해 놓았고, 미샤·더페이스샵 등에도 코너가 설치돼 남성화장품들을 판매하고 있다.CJ몰·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몰도 화장품 코너 안에 남성화장품 전문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 있다. 박정실 CJ몰 이미용품 MD는 “예전에는 남편이나 남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여성들의 구매가 많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남성 소비자들이 직접 남성화장품을 사용해 보고 그 상품평가를 올리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게이 폭탄/육철수 논설위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게 전쟁이다. 심리전이 병력이나 화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적의 마음을 흔들어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공포심 유발, 또는 달콤한 유혹으로 전투력을 잃게 하는 따위가 그 핵심이다. 야비하긴 하나 처참한 살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간적일 수 있다. 심리전은 동서고금의 전쟁을 통해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구사됐다. 중국 한초전(漢楚戰)에서 한나라 한신이 초나라 항우를 사면초가(四面楚歌)로 제압하는 장면은 심리전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13세기 세계를 주름잡은 칭기즈칸은 자신의 군사들에게 ‘신(神)의 군대’란 자부심을 불어넣어 용감무쌍하게 싸우도록 독려한 심리전술가로 유명하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전쟁에 지친 미군에게 향수를 일으키도록 한 대미(對美) 영어방송 ‘도쿄로즈’는 현대판 심리전의 대표적 사례다. 남북한도 휴전 후 50년이 넘도록 고도의 심리전을 벌여왔다. 화해·협력무드를 타고 지난해 휴전선 155마일에 설치된 확성기 등 선전도구가 철거되긴 했어도 심리전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적공국(敵攻局)이란 전담기구를 두고 10여개의 심리전 부대를 운영 중이며, 판문점에 파견된 인민군 병사들이 적공국 소속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이 심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게이폭탄(Gay Bomb)’ 개발 계획을 세웠다는 근자의 외신보도가 화제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게이폭탄은 적 병사들이 동성애를 느끼도록 자극하는 화학무기인데, 이 폭탄에 맞으면 병사들끼리 사랑에 빠져 군기가 문란해지고 전투 의욕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상상컨대, 폭탄이 터지면 상대를 이성으로 느끼게 관능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혹적인 향기로 이성을 끄는 헤라지일향이나 장미향·시실리향·백합향 같은 게 폭탄재료로 제격일 수도 있겠다. 교전지역에 잘못 터뜨려 피아 모두가 총을 놓고 사랑하게 된다면 그 진가는 더 발휘될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도 든다. 영화나 소설에나 있을 법한 구상이라 실행되지 못했겠지만, 인간을 그 본연보다 더 동물화하려는 발상이 처연하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역설을 게이폭탄에서 다시 읽는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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