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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미테랑 향수’ 솔솔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1996년 작고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테랑 전 대통령 개인의 인간성에 대해서는 다채로운 과거 행적만큼이나 호감과 비판이 엇갈렸다. 일간 르피가로는 14일 여론조사기관 BVA과 함께 최근 18세 이상 953명에게 물은 결과, 고인에 대한 전체적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가 60%,‘비교적 부정적이다.’가 36%로 종합적으로는 호감을 느끼는 여론이 강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이 사회당 정권을 이끌었던 만큼 긍정적 평가는 좌파 성향 응답자에서 훨씬 높았다. 응답자들은 또 고인의 가장 큰 업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꼽았다. 한편 그를 ‘교양인’,‘정치인다운 인물로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93%,91%가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의지가 강했나.’‘용기가 있었나.’란 질문에는 각각 86%,7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를 기회주의자로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6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정직했느냐.’는 질문에는 41%가 ‘그렇다’,55%는 ‘아니다.’로 대답하는 등 인간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프랑스에서는 미테랑 전 대통령의 말년을 그린 영화 ‘샹 드 마르스의 산책인’의 16일 개봉을 앞두고 그에 관한 공과 논쟁이 뜨겁다. lotus@seoul.co.kr
  • “남편 월급만으론 아이들 교육이 힘들어…” 주부 창업 열풍

    “남편 월급만으론 아이들 교육이 힘들어…” 주부 창업 열풍

    불황속에서 주부 창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구조조정으로 남편의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고 대졸 취업난 등으로 여성 일자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남편 혼자 벌이로는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자녀 교육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더욱 주부들은 자의반 타의반 창업으로 내몰리는 경향도 있다. 여성들의 자아성취 욕구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주부들을 창업에 도전하게 하고 있다. 주부 창업자의 경우 여성 특유의 경험과 섬세한 감성을 살려 창업을 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소비가 여성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소비 심리를 더 잘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창업 전문가들은 “주부들은 상대적으로 시간과 체력, 자본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한 후 창업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주부창업 전략을 살펴본다. ●작은 규모의 외식업으로 경험 쌓는 것이 필요 초보자인 주부가 욕심을 부려 규모가 큰 음식점을 창업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형 음식점은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근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 복고풍 음식점과 복합점포가 뜨고 있다. 곰장어 전문점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식업. 불황 탓인지 과거 포장마차에서 즐겨 먹던 곰장어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인천 부평 동암 전철역 앞에서 곰장어 전문점 ‘황가네 꼼장군’을 운영하고 있는 최금숙(49)씨는 월 평균 1000만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2003년 10월 창업한 그는 곰장어가 서민음식으로 불황에 강한 점을 고려해 시작했는데 예상이 딱 맞아떨어졌다. 황가네 꼼장군은 인테리어 공사를 가맹점 선택에 맡기고 있어 15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점포비를 제외한 창업비용이 1800만원 정도 들어간다. 최씨의 경우 20평 점포 임대보증금 5000만원외에 2000여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싼 점포만 구할 수 있다면 5000만원 내외로 창업이 가능하다. 철판에 매콤한 양념과 함께 순대와 곱창, 갖가지 야채를 넣어 직접 볶아 먹는 볶음순대 전문점도 주부들에게 손쉬운 창업 아이템이다. 야채를 제외한 순대와 소스 등 기본 재료는 본사에서 진공상태로 직접 배송해 주고, 특별한 조리없이 고객들이 볶아서 먹도록 재료 상태로 나가다 보니 주방장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분당 야탑동 먹자골목에서 ‘또순이순대’를 운영하는 강선임(47)씨는 남편이 운영하는 중고생 보습학원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생활이 힘들어지자 지난해 10월 직접 발벗고 나선 초보 창업자이다.1억여원을 들여 창업한 강씨는 현재 월 평균 1200만원 정도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볶음순대는 고객층이 넓고, 싸고 푸짐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강씨는 말했다. ●온라인 판매업도 인기 판매업은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혼자서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업종을 잘 골라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기능성 천연화장품 전문점이 인기다.100% 천연 원료만으로 제조된 기능성 화장품과 아로마 보디용품을 취급한다. 민감성 피부트러블 완화 및 노화방지 등 주요기능 외에 보습과 영양을 공급하는 등 복합 기능성을 갖춰 피부미용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품은 미백, 여드름&잡티, 보습, 주름노화 등 4가지의 기본 라인과 셀룰라이트 제거를 위한 기능성 라인 등 50여가지를 갖추고 있다. 화장품 가격대가 다소 높아 중산층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해볼 만한 여성 창업아이템으로 꼽힌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도 도전 영역이다. 사이버 장터는 물품 등록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창업이다. 낙찰 후에 일정액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등록수수료와 낙찰수수료를 합친 판매수수료는 판매가의 6∼8% 선으로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서 수입 향수를 판매하고 있는 주부 전현주(37)씨는 하루에 5∼6시간 정도 투자해 월 평균 2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린다.100만원이 창업 비용의 전부다. 전씨는 “초등학생인 두 딸을 키우고, 살림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력하면 고수익이 가능한 서비스업 서비스업은 노력 여하에 따라 고수익도 가능한 업종이기에 주부들의 관심이 크다. 서비스 정신이 강하고 적극적인 성격이거나 고학력 여성들이 해볼 만한 업종이다. 최근 셀프 다이어트 전문점은 체계화된 프로그램과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만관리와 동시에 피부관리까지 해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약 1시간에 걸쳐 체지방 분석, 원적외선 사우나, 비만, 체형관리, 유산소운동, 식습관 및 체중관리 등 총 6단계로 구성된다. 온오프 독서·논술 관리업도 부상하고 있다. 논술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자녀에게 논술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을 공략하는 사업이다. 월 회비는 4만∼5만원선. 온라인상 지도는 본사에서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해 독서·논술 지도를 하고, 오프라인상 각 가맹점에서는 회원모집 및 관리를 주로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새만금,풍력발전 활용을/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지난주 북부 독일의 한 도시에서 녹색당의 주의회 선거유세를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작은 도시에서 열린 탓인지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녹색당 당수와 후보 대표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 당의 정책을 적절한 언어와 비유를 사용해 가며 전달하는 모습은 정치가 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설의 핵심 내용은 에너지와 민주주의였다. 북해에 면한 그 지역은 풍력발전기가 수천개나 들어서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4분의1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다. 자연히 풍력발전은 그 지역의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는 풍력발전을 단순한 산업의 하나로 보지 않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주요 수단, 중동의 석유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기술,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으로 부각시켰다. 그는 풍력발전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는 환경과 경제가 서로 상쟁의 관계가 아니라 상생과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의 목표는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해 5년의 임기 동안 그 지역 전기 소비의 절반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북해에 계획 중인 해상풍력단지가 완공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그렇게 되면 현재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할 수 있게 된다. 북해의 해상풍력단지도 다양한 환경요소를 고려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갯벌은 조금도 건드리지 못한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섬들로부터도 꽤 멀리 떨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강조는 독일에서 증가하는 극우파에 대한 경고로서 나온 것이다. 극우파는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에 어느 주의 의회에 진입함으로써 민주주의 정당과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이들은 독일의 민주주의가 극우파의 준동에 의해서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극우파들이 세를 불려나가면 독일에 사는 외국인이나 장애인 같은 소수자들의 인권이 침해 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리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녹색당 당수는 연설 도중 “인간의 존엄은 침해 당할 수 없다.”는 독일 헌법 제1조를 인용하고 여기서 인간은 독일인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극우파와 맞서 강하게 싸울 것을 호소했다. 5년 후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통해 전기소비의 50%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새만금을 생각했다. 기존 간척계획의 타당성이 적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새만금을 간척해 대규모 골프장이나 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에너지 수급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데도 방조제와 주변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자는 제안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풍력발전기를 세울 수 있는 대단히 좋은 기초를 제공한다. 방조제를 풍력단지의 기초로 활용하면 간척을 중단해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울 이유가 없다. 그 돈이 매몰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독일에서와 같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왜 이 점에 착안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지사나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자기 임기 동안 전북에서 필요한 전기의 10%라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풍력발전 같은 새로운 기술로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린다는 발상은 우리 사회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저 30년 전 박정희 시대의 구시대적 개발주의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이란 이유만으로 그 숨막히던 체제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은 갓 정착하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위협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한다면 박정희 향수를 소홀히 처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외국인노동자 ‘눈물의 설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설날은 더 서러웠다. 고향을 찾아 가족들을 만나는 명절이기에 그들의 향수는 더욱 짙어졌다. 특히, 지진해일 피해를 당한 동남아 근로자들의 고통은 사그라지기는 고사하고 더욱 커지기만 했다. ●동료 대신 고국방문… 가족에 소식 전하다 눈물 불법체류자 신분인 페마 랄(34)은 지진해일로 쑥대밭이 된 고향을 뒤지고 있다. 랄의 고향은 스리랑카 남부 해안 지역인 당갈라. 이 작은 도시에서만 20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랄은 부모님, 남동생과 연락이 끊기자 지난달 초 급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동료들을 대표해서 불법체류자 신분을 무릅쓰고 8년만에 한국을 떠난 것이다. 다행히 가족은 모두 무사했다. 짧은 해후 뒤 친구들이 준 주소를 갖고 골, 마타라, 한반토 등 피해지역을 찾아갔다. 친구 가족들은 살아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미크(33) 가족처럼 해일에 휩쓸려 사망한 사람도 많았다.“친구 부모님을 찾아가면, 아들 소식을 물으며 눈물만 흘립니다.‘왜 너만 왔느냐.’고 다그치면 할 말이 없지요.” 가족의 사망 소식을 친구에게 전화로 알리다 함께 울기도 했다. 랄은 가족이 사라져 전하지 못한 친구들의 편지도 3통이나 간직하고 있다. ●“형가족 잃었지만 생존 부모 위해 일 더해야” 칼바람이 몰아치는 경기도 광주 외국인 노동자의 집. 랄의 친구 다미크는 얼음장 같은 3층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요즘 일자리가 없어 이곳에서 먹고 잔다. 랄에게서 소식을 들은 다미크는 “잊어야 하는데 힘들다.”고만 했다. 다미크는 바닷가 근처에 살던 형과 형수, 조카 두 명을 잃었다. 부모님과 여동생은 간신히 살았지만, 그가 8년간 일해 마련한 집은 산산조각이 났다.“랄이 난민수용소에서 부모님을 만났는데 ‘우리 아들은 언제 돌아오냐.’고 하셨대요.” 다미크는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스무살 때부터 가장 역할을 해온 그는 “가족을 굶길 순 없다.1∼2년만 더 일하겠다.”고 말했다. ●“재입국 허용” 정부 발표도 못 믿어 불법체류자들은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불법체류자라도 해일 피해를 당한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재입국 규제를 풀었는데도 믿지 못했다. 정부는 1월5일부터 2월10일까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태국, 인도, 미얀마 등 지진해일 피해국 출신 불법 체류자들이 출국하더라도 범칙금을 물리거나 입국을 규제하지 않았다. 큰 혜택을 베푼 셈이다. 그러나 출국자는 지난 4일까지 2234명뿐이다. 해당국 노동자 9만 8700여명(불법 3만 7300여명)의 2% 정도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김상헌 사무국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 정부의 정책을 쉽게 믿지 않는다.”면서 “게다가 고용허가제 명부 관리는 해당국이 맡고 있어 한국 정부가 요청해도 그 정부가 이름을 올려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지 6년이 지난 스리랑카 노동자 안토니(29)는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왔다가 불법체류자가 됐다. 불법체류자가 된 뒤에도 홀어머니(61)에게 돈을 보내며 생계를 책임졌다. 그는 지진해일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닷가에 살던 어머니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름 만에 어머니가 바닷물에 휩쓸렸다가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은 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옷도 한 벌 챙기지 못한 채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해요. 난민수용시설에 계시다는데….” 그러나 안토니는 돌아가지 않았다.“어머니를 치료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집도 다시 마련해야 합니다.” 울음을 참느라 꽉 깨문 안토니의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고국에 집·학교 지으려 모금 그들은 서로 다독이며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안산지역 스리랑카 노동자모임인 ‘스리랑카 독립협회’는 회원 250명에게서 5만∼10만원씩 모았다. 모은 돈으로 고국에 집과 학교를 지을 계획이다. 집 한 채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350만원. 이들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렇게 되뇐다.“내가 한국에서 일하니까, 가족들이 고국에서 살 수 있는 거예요.”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장 폴 겔랑 향수의 여정/장 폴 겔랑 지음

    1828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5대를 이어가며 향수업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프랑스의 향수 브랜드 겔랑. 이 프랑스의 향수 명가 겔랑사(社)의 오늘이 있게 한 사람은 바로 4대 회장을 지낸 장 폴 겔랑(68)이다.3000여 가지 향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정도로 탁월한 후각을 지닌 그가 조향사가 된 것은 운명이었다. 타고난 후각 덕분에 그는 둘째로 태어났지만 형을 제치고 가업을 이을 수 있었다. 겔랑사는 가족기업이지만 형제 가운데 한 명만 회사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할아버지 자크 겔랑의 엄격한 교육 아래 모든 작업장을 빠짐없이 돌아다니는 현장실습 위주의 수습생활을 거쳤다. 소싯적부터 향수의 세계를 체험한 것이다. ‘장 폴 겔랑 향수의 여정’(장 폴 겔랑 지음, 강주헌 옮김, 효형출판 펴냄)은 저자인 겔랑 자신의 향수 인생담이자 겔랑사의 향수철학 이야기다. 2002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겔랑은 150년 이상 이어온 가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47년 동안 하루에 열여덟 시간 이상 냄새를 맡았다. 히말라야 산중 네팔에서 아프리카 마요트 섬까지,“송로버섯 없이는 송로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는 자신의 말대로 그는 최고의 향수원료를 찾아 1년에 넉달 이상 전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겔랑은 할아버지가 남긴 좌우명에 따라 여인을 위해 향수를 만들어왔다. 부인이 될 여인을 위해 ‘샹 다롬’을, 배우 카트린 드뇌브를 위해 ‘나에마’를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 ‘삼사라’ 또한 자신의 애인을 위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정작 영감을 준 것은 ‘여자’가 아니라 향과 만나는 ‘순간’들이었다. 이 점은 그가 향수를 “감춰진 것과 드러난 것 사이의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겔랑을 통해 보는 향수의 세계는 요컨대 자연의 세계이자 예술의 세계, 그리고 사랑의 세계다.2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유신말기 “대한민국 학교 X같아”

    유신말기 “대한민국 학교 X같아”

    ●말죽거리 잔혹사(SBS 9일 오후 9시50분) 1978년 유신말기, 개발 붐에 들어선 강남 말죽거리의 한 남자 고교에 약간 소심한 성격을 가진 현수(권상우)가 전학을 온다. 이런 저런 계기로 ‘학교짱’ 우식(이정진)과 친해진다. 그러다 버스 속에서 은주(한가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우연히 상급생들에게 희롱당하는 은주를 구해준 우식의 적극적 애정 공세에 은주는 우식에게 마음이 쏠리고, 현수의 속앓이는 깊어간다. ‘학교짱’ 자리를 놓고 선도부장 종훈과 한 판 붙은 우식. 종훈은 비열한 방법으로 우식을 이기고, 우식은 그 길로 학교를 떠난다. 우식이 없는 틈을 탄 종훈의 괴롭힘, 열반으로의 강등, 더해가는 선생들의 폭력으로 현수의 분노는 마침내 폭발하기에 이른다. 생생하게 되살려낸 고교생들의 은어, 콩나물 시루 같은 통학 버스, 선도부의 복장검사, 옥상 위의 맞장뜨기, 사복 차림으로 들어간 고고장과 원스텝 춤, 감미로운 멜로디의 팝송 등 영화는 그 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한 고교생의 아픈 성장사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이소룡 키드’를 억압하는 사회의 모순도 건드린다. 개발과 속도의 천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말죽거리’는 한참 상상력을 꽃피울 나이의 예민한 감성을 억누르는 ‘잔혹사’를 낳는다. 성적 제일주의를 향한 규율과 통제, 사학 재단의 권위적 행태, 부모의 위상이 학생에게도 대물림되는 모순 등 질식할 듯한 공기는 “대한민국 학교 X같아.”라는 현수의 말 속에 압축적으로 표현된다.‘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유하 감독이 연출한 2004년 작품.116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어른과 아이를 확실하게 구분짓는 것이 바로 명절이다. 명절이 즐겁다면 아이, 즐겁지만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어른이다. 그러나 어쩌랴. 할아버지와 손주들이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낀 세대’의 고달픔은 이겨내야 할 과제인 것을. 모처럼 찾은 고향에서 차례 지내고, 고향 옆 온천이라도 다녀오자.‘산 조상’입가의 웃음꽃이야말로 자손에게 축복이자, 훗날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전국 곳곳에 물 좋기로 소문난 온천도 많다. 좋은 물에 몸 담가 일터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효도도 하자.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올 설날에 꼭 가봐야 할 전국 온천 5곳을 추천한다. 물 좋기로 소문난 신북온천(1577-5009)이 지난 연말 리모델링을 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온천마니아들 사이에 ‘물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다. 시설까지 새로워지니 금상첨화. 게다가 입장료도 저렴하다.1만 2000원에 수영장, 노천탕, 찜질방(찜복대여료 1000원 별도) 등 모든 시설을 이용한다. 바데풀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여러 가지 샤워 시설에 몸을 맡기면 명절피로가 금방 풀린다. 또 한쪽에 있는 15m짜리 미니수영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에게 인기. 입장시간은 오전 6시30분∼오후 6시.011 멤버십카드로 한 사람은 50% 할인받을 수 있다. ●멋집 맛집 허브아일랜드(031-535-6494)는 갖가지 꽃향기가 진동하는 곳이다.‘허브 향기가게’ ‘허브빵가게’ ‘허브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허브 비빔밥(5000원), 돈가스(9000원)가 별미.산정호수(532-6135)는 출렁이는 은빛 수면을 보며 배를 탈 수는 없지만 꽁꽁 얼어붙은 호수가 스케이트와 눈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또 호수 주변을 따라 도는 5㎞의 산책로는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멋이 있다. 포천하면 이동갈비와 막걸리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원조이동제일갈비(531-5368)가 잘한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살점에 고소하면서도 달큼한 양념맛. 이동갈비의 감칠맛은 역시 포천에서만 맛볼 수 있다.1인분에 2만 2000원. 파주골손두부(두부요리,532-6590), 용궁마당(황태해장국,531-8080), 가혜정(한정식,536-6969)등도 권할 만하다. 아산은 1300년 온천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적인 온천도시로 온양, 도고, 아산온천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온천과 물놀이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물치료 개념을 도입한 바데풀은 온천의 수압을 이용, 온몸을 자극한다. 어린이용 슬라이드와 유수풀 등을 갖춘 실외 온천탕은 온천수를 이용해 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천탕은 황토탕, 레몬탕, 동굴탕 등 이벤트탕으로 짜여 있다. 연잎을 우려낸 백연탕, 술을 탄 아산명주탕 등 웰빙탕도 인기.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스파비스 주차장에 만들어진 눈썰매장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 ●맛집 멋집 세계꽃박물관(544-0746)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식물원이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향수를 마구잡이로 흩뿌려놓은 듯한 짙은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향수 아닌 꽃냄새이다. 모두 18개의 온실에 전시된 꽃은 1000여종,1000만 송이는 넘는다. 가히 꽃천지라고 할 만하다. 현재는 백합이 한창이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입장권 구입시 미니화분도 준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일생기록화인 십경도, 난중일기 등 이순신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현충사(544-2161)도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다. 삽교천방조제 인근 문방리는 예부터 소문난 장어구이촌. 매콤한 양념과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의 살점이 일품.4만원짜리 1㎏이면 2∼3명은 충분히 먹을 수 있다.옛날돌집(533∼2241)은 소문난 맛집. 서해는 겨울 숭어가 제철이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속살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서해대교 부근 멧돌포구의 갯마을횟집이 유명하다.(363-8259).㎏에 4만원. 온궁 한방갈비(543-4777), 염치 큰고개식당(541-3391) 등도 괜찮다. 덕구온천(054-782-0677)은 온천공을 뚫지 않고, 자연적으로 솟는 용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온천으로 이름 높다. 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설에는 추억이라는 즐거움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방 동심으로 빠진다. 마을 앞 개울에서 썰매를 타며 뛰놀던 일, 마을 동산에서 그네타고 널 뛰던 일…. 기억 저편에 있던 아련한 추억으로, 향수로 젖어든다. 그러나 아이들에겐 전통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아득한 옛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고향 마을에는 이미 아파트 등 콘크리트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도심과 다를 바 없다. 이럴 때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민속마을이나 한옥마을을 돌아보면 어떨까.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땐 이랬다.’며 어린시절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면 아이들은 이번 설을 특별히 추억할 것이다. 어느때 보다 긴 설 연휴.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옥마을을 체험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고, 자투리 시간으로 민속마을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설을 앞두고 옛 모습을 간직한 채 60여 가구가 다정하게 모여사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민속마을을 찾았다.500년 전의 정취가 살아 숨쉬는 외암리의 풍경속에 빠져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전 과거 속으로 충남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인 광덕산 밑에 자리잡은 외암리 민속마을은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주민들이 충청지방 고유 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 등 옛 모습을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외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소박한 충청도의 인심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개울 돌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서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의 환호성이 다정하게 메아리쳤다. 마을을 흐르는 개천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과 뒷산에서 그네와 널을 뛰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마을은 생동감이 넘쳤다. 겨울 민속마을은 쓸쓸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던 전자홍(15·천안 목천중 2년)양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초가과 장승, 연자방아를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돌담장을 따라 들어가자 고향의 정취가 느껴진다. 일부러 만든 민속마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 일부 고택을 빼놓고 모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삶의 정취가 묻어난다. 어른 키 높이의 돌담 길이는 모두 5.3㎞. 가옥은 주인의 관직에 따라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교수댁, 종손댁, 송화댁 등 택호가 정해져 있으며 곳곳에 있는 장승과 연자방아 등이 정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메주가 널려있는 흙담벽의 초가에 들어가자 주인 내외가 반갑게 맞았다. 전형적인 농촌 가옥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군직(39) 이은숙(39)씨 부부. 마을 총무를 맡고 있다. 이 곳에서 자란 이씨 부부의 마을 자랑이 시작됐다. 이씨는 “옛 사람은 집터를 정하는데 바람과 물, 주변 환경과 지리, 나아가 인심까지 두루 살폈다.”면서 “외암마을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삶터를 정해 수백년을 살아왔는지 읽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이 곳은 지난 2000년 1월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 326호로 지정돼 보존중이다. 이씨가 마을을 안내했다. 먼저 찾은 곳은 참판댁. 조선말기 규장각 직학사와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공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아 지은 집이다. 이 집에서는 집안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민속주인 연엽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연엽주는 누륵에 연근과 솔잎을 넣고 발효시킨 술로 예전에는 매년 봄에 고종에게 진상되던 술이다. 인근의 송화댁은 최근 도둑이 들어 바깥 문짝을 떼가는 바람에 복원하는 홍역을 치렀다. 마을이 보존된 유래도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초가를 없애던 새마을운동의 개량사업 바람이 덜 미쳤기 때문에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면서 “당시 주민들은 초가지붕만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외암리에서는 시인이 된다 외암리의 아침은 고즈넉했다. 닭울음소리가 꿈결인 듯 들려왔다. 조금 뒤 개짖는 소리와 동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선잠속에 들렸다. 아침밥을 짓는 장작불의 연기가 구수했다. 늦잠을 청했으나 머리맡으로 다가온 햇살이 잠을 깨웠다. 따끈한 구들방을 뒤로 한 채 벌떡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초가지붕에 소담하게 쌓인 눈과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65가구가 모여사는 외암리에서는 초가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이 10여가구에 불과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집이 그리 넓지 않아 한 집에 1∼2가족만 묵을 수 있다. 가격은 4만원. 인심좋은 주인을 만나면 아침에 토종 청국장과 된장, 두부 등을 맛볼 수 있다. 예약은 마을 공방(041-541-0844)이나 외암리 민속마을 홈페이지(www.oeammaul.co.kr)에서 하면 된다. 때마침 마을에서 열린 ‘맹사성 시조캠프’를 찾았다. 인근에 조선시대 청백리로 이름난 맹사성의 고택이 있어 올해 처음 개최된 행사. 마을 서당에 모여 앉아 한복을 입고 한시 백일장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이 이채롭다.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열린 백일장에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일곱살짜리 소년 윤무창군이 ‘신나는 겨울’이라는 제목의 시조를 지어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글을 깨치기도 어려운 나이에 운율에 맞춰 시조를 지어냈기 때문. ‘겨울에/친구들과/형들과/함께논다/눈싸움/하고놀고/눈사람/만들면서/너무나/재미있는날/춥지않은/겨울날.’ 무창군은 “형들과 초가에서 잠을 자고 썰매타며 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한국시조문학진흥학회 김준 자문위원장은 “중학생들도 운율에 맞추지 못하는데 취학전 어린아이가 시조를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무창군은 이날 심사위원들로부터 장원에 버금가는 ‘차상’을 받았다. 무창군의 형 무제(12·아산 송남초등교 5년)군도 ‘하얀 겨울’이라는 시조로 함께 차상을 받았다. ‘저는요/송이송이/눈같은/마음될래요/불타는/내가슴을/차갑게/지울래요/저같은/검은마음도/하얀마음/될래요.’ 외암리의 아름다운 풍광이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을 시인으로 만들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편 이 곳은 넉넉한 충청도 인심만큼이나 후하다.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다. 또 마을 주민들이 다른 민속마을처럼 상업화가 되는 것을 꺼려 흔한 음식점이나 토산품점도 없다. 마을 주차장 앞에는 전통음식인 솔뫼장터(544-7554)가 있는데 수수에 동부콩을 넣어 만든 수수부꾸미(4개 4000원)와 잔치국수(3000원)가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아산(옛 이름은 온양)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강당골행 버스를 타고 가다 외암리에서 내리면 된다.40분 간격이며 40분이 걸린다.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서해안고속도로 평택IC에서 빠져나와 온양, 송악방면으로 국도를 따라 오면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문의는 외암리 민속마을 관리사무소(041)544-8290. 외암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이곳도 들러보세요 민속마을에는 아련한 향수가 있다. 고향의 멋과 맛이 스며 푸근한 곳이다. 설 연휴 잠시 짬을 낸다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생활모습과 전통, 문화를 고소란히 만끽할 수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멋스러운 한옥을 돌아보며 신명나는 전통공연과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설에는 ‘만사형통만복래 설날 한마당’을 벌여 설 연휴기간인 8∼10일 민요 농악공연과 민속놀이 체험뿐만 아니라 차례상 차리기 강좌, 한복 입는 법, 세배하는 법 등도 배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복을 입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우리집 가훈을 써주는 행사도 열린다.(02)2266-6937. 강원도 고성군 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한옥인 양통집 21동이 옹기종기 모여있다.19세기 전후에 지어진 가옥들은 송지호 호수 뒤편에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5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6·25때도 폭격 한번 당하지 않았다.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송지호를 지나 왕곡마을에 이른다. 문의는 고성군 홈페이지(www.goseong.org)나 대표농가(033)631-1902. 충북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이 생기고 마을이 물에 잠기자 청풍면 일대에 있던 유물을 옮겨와 재현한 마을이다. 마을에 사람이 살지는 않지만 옛 농가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보물 528호인 한벽루는 고려 충숙왕때인 1317년 연회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곳. 이 곳에서 보는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82번 지방도를 따라 청풍방면으로 가면 된다. 제천시 홈페이지(www.okjc.net)나 관리사무소(043)640-5711. 조선시대 경주지방의 유교문화를 볼 수 있는 마을. 고풍스러운 가옥 150채와 정자와 비각, 강학당 등 전통 가옥 15곳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남부지방 가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중요민속자료 제 189호로 지정돼 있다. 관리사무소(054)762-4213.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마을. 낙동강변의 기암절벽과 송림을 배경으로 양진당과 충효당, 북촌댁 등 사대부 전통가옥과 함게 흙벽 초가집 등 130호가 모여 있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인 하회탈로 유명하며 병산탈과 양반탈 등 9개의 하회탈이 국보 제 121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는 홈페이지(www.hahoe.or.kr)나 관리사무소 (054)854-3669.
  •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화단의 원로 이상원(70) 화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극사실주의 회화의 대가다. 보풀 한 올까지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극도의 세밀한 붓터치는 ‘사진 그 이상’이란 평을 듣는다.‘하이퍼 리얼리즘의 거장’ 이상원 화백이 리얼리즘 회화의 본고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트레차코프미술관 최초 한국인 작품전 개막일인 25일에는 발렌친 로디오노프 트레차코프미술관장, 김재섭 주 러시아대사, 현지 미술평론가 등 1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구 소련 시절 문화부 차관을 지낸 로디오노프 관장은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최근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고 있지만 한국 작가가 이 미술관에서 작품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화백의 사실적인 작품은 근대 이후 리얼리즘 전통이 강한 러시아에서도 호소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2월1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시간과 공간’‘막(膜)’‘동해인’‘연(緣)’‘영원의 초상’ 시리즈 가운데 대표작 55점이 나와 있다. 특히 헝클어진 백발에 논두렁처럼 깊게 팬 주름살이 인상적인 노인의 표정을 담은 작품 ‘동해인’에는 유난히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한 이 작품에서 지나간 신산한 세월의 흔적을 읽어낸 것일까. 배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풍년’도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서구 리얼리즘 끝에 선 수묵의 날카로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혹시 사진을 찍어 확대한 것 아니냐.”며 이 화백의 극사실주의적인 붓질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동양의 수묵과 서구의 리얼리즘이 어떻게 한 데 어우러져 그처럼 담백하고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화백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젊은 시절 영화간판과 인물 초상화를 그리다가 불혹의 나이에 순수미술의 길로 들어선 입지전적인 작가다. 그야말로 무사자통(無師自通)인 셈이지만 이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동아미술제 등 공모전에 잇따라 입상하면서 순수화가로 인정받았다. ●산업사회 이후 전통에 대한 향수 표현해 이 화백의 작품세계는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혹은 소외된 존재에 대한 애정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땅속 깊이 팬 타이어 자국이나 바닷가의 폐그물, 온갖 폐수와 곰팡이로 뒤덮인 수막, 너덜너덜해진 마대, 평범한 촌로나 어부의 고단한 삶…. 이런 것들은 모두 작가의 심오한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과 찬가로 승화된다. 러시아 미술평론가 페트르 푸르도프스키는 “이상원은 어부나 해녀들의 이미지 묘사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회화의 예술적 본질을 드러내는 데 있어 항상 고향의 전통에 충실해 왔다.”면서 “그의 그림은 산업사회 혹은 후기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밀려난 전통적인 세계에 대한 향수라는 주제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 화백은 지난 30여년의 화업을 통해 10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네덜란드 화가 고흐가 소품까지 포함해 800여점의 작품을 그린 데 비하면 대작 위주의 작업을 하는 이 화백은 단연 다작(多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았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고가에 작품을 사겠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그동안 작품을 팔아왔다면 이같은 전시가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훗날 미술관을 지어 나의 작품세계를 오롯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화백은 오는 4월쯤에는 자신의 작품활동 여정과 그림을 담은 자서전 ‘바람의 초상’(가제)도 펴낼 예정이다. 모스크바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레차코프미술관은 19세기 러시아의 부호 파벨 미하일로비치 트레차코프 형제의 소장품으로부터 출발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에르미타주미술관, 러시언미술관, 푸슈킨미술관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1856년에 설립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1892년 모스크바 시의회에 기증된 뒤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립미술관(state gallery)으로 거듭났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의 소장품은 고대 러시아 성화에서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종다양하다. 러시아 미술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있는 세계 미술의 보고다. 레핀, 말레비치, 칸딘스키, 샤갈 등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통의 작품과 아방가르드 작품 등 13만여점이 소장돼 있다.11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작품은 라브루쉰스키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20세기 현대 미술은 주로 크림스키에 위치한 트레차코프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루블료프의 ‘삼위일체, 레핀의 ‘이반뇌제와 그의 아들 이반’, 이바노프의 ‘그리스도의 출현’, 페로프의 ‘도스토예프스키’, 수리코프의 ‘유형지로 끌려가는 마리조바 여인’ 등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 이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하나인 샤갈의 ‘유대인 극장-패널화’는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예술작품의 보존과 수복, 교육 등을 통해 명실공히 러시아 학문과 예술의 중심 역할을 다하고 있다.
  • “6~7월부터 투자 살아날것”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우리경제의 현 상황을 ‘이제 막 엄마 젖을 문 애기’에 빗대며 경기상승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한국 정부가 경제의 어려움을 확실히 인식하면서부터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28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경제는 귀한 자식 같은 것인데 잘 키워보려고 하면 누군가 한마디씩 (부정적인)말을 던지곤 한다.”며 가급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산업활동 동향수치가 낮게 나온 것과 관련,“2003년 12월이 워낙 좋았던 것도 있지만 (한달간의)통계발표 시차 때문에 시장에 어긋난 신호가 전달될 수도 있다.”면서 현재의 상승흐름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가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은 맞지만 지난해 1월과 2월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올해 1,2월에는 수치가 안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나가 돈을 쓴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로 그만큼 소비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존스 회장도 지난 27일 한 모임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그는 “언론 때문에 경제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하던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경제가 실제로 나쁘다.’고 인정한 이후 경제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라면서 한국 지도층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변화와 경기회복 전망을 연관시켰다. 그는 경기회복 낙관론의 근거로 경제활동 인구의 5분의1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기업의 투자부진 등 불확실성의 해소를 들었다.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 경제정책의 예측이 가능해진 점과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제 이야기만 한 것 등도 불확실성 해소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특히 “지난해에는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며 이라크전쟁과 그에 따른 한국군 파병논란, 대통령 탄핵사태, 신불자 문제, 행정수도이전 문제 등을 들었다. 그는 “이런 놀라움은 기업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며 기업인들은 예측이 가능해야 투자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직은 두고보자는 생각이지만 예측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에 4∼5월까지 큰 문제나 불안감이 생기지 않으면 6∼7월쯤부터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박정희 콤플렉스 벗기/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정희 콤플렉스 벗기/이용원 논설위원

    광복 6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이기 때문인가, 올해는 벽두부터 과거사·과거 인물에 대한 평가가 봇물 터지듯 이어진다. 그 가운데서도 발군은 역시 박정희 전대통령(이하 박정희)이다. 신년특집으로 각 언론사가 조사한 위대한 인물 순위를 보면 평가 기준, 선정 주체에 상관없이 그가 1위를 독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컨대 ‘광복후 대한민국을 빛낸 정치인’도,‘국정 수행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도,‘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데 공헌한 인물’도 첫손가락은 모두 박정희라는 답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박정희라는 존경할 만한 위인을 가진 것으로 만족하면 그만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최근 박정희에 관한, 그리고 그가 이끈 시대에 벌어진 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박정희의 공과(功過)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일협정 과정을 보여준 일부 문서의 공개이다. 박정희 정권은 한·일 협상에서 일제 피해자의 개인 배상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협력자금을 들여왔다. 그 경협자금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산업 발전을 이끈 것은 시대상황으로 볼 때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개인 피해를 보상해 주려는 노력 없이 형식적으로 그 절차를 끝낸 것은 씻을 수 없는 과오임도 또한 분명하다. 과연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박정희 시대(1961∼1979년)를 손쉽게 판단하는 방법은 먼저 그 명과 암을 명확하게 가리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은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고도 성장이다. 이 기간에 우리 사회는 산업화를 이뤄 누대의 가난을 벗었다. 민족국가의 틀을 확립하고 주체적인 경제단위를 형성해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자리잡았다. 남북간 경쟁에서도 비교우위를 확실하게 점하였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반면 부정적인 면도 결코 작지 않았다. 4·19혁명으로 싹튼 민주주의는 꽃 피기도 전에 꺾여나갔다. 후반기의 유신 체제는 유례없는 독재정권으로서 인권·민권의 암흑기였다. 고귀한 인명이 숱하게 희생돼 아직도 사회의 아픔으로 남아 있다.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기보다는 정권의 안보·강화 차원에서 악용됐다. 특권재벌 위주의 성장정책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불균형 발전의 원인이 됐다. 박정희 시대의 명과 암은 이처럼 뚜렷하다. 아울러 한 시대를 평가하는 일이 밝음 또는 어두움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양쪽을 아우르되 종합점수를 플러스로 줄지, 마이너스로 줄지는 개인 가치관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도 이 시대는 박정희 정권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그 하나의 현상으로서 ‘박정희 향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향수’에는 허수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으리라 본다. 그가 사망한 1979년 성인이 된 사람(59년생)은 올해 46세가 된다. 따라서 지금의 30대에게 박정희는 체험의 대상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글머리에 밝힌 ‘국정 수행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에 30대의 절반이 박정희를 꼽은 까닭은, 그후의 대통령들에 대한 실망이 가져온 반사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곧 박정희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 ‘박정희 향수’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지만, 일본군 장교 출신에 독재의 상징이 된 인물이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는 현상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는 현역 정치인들에게 매서운 채찍으로 작용되어야 한다. 죽은 제갈공명에게 산 사마중달이 쫓기듯 26년 전에 끝난 박정희의 향수에 쫓겨다니지 않으려면 그보다 나은 정치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이 시대 정치인들의 숙명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씨줄날줄] 로미오와 줄리엣/우득정 논설위원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한번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죽음조차도 갈라놓을 수 없는 순수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을 꿈꾼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400여년이라는 시공을 넘어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것도 가장 완벽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덫에 걸려 안타까운 종말에 이르는 주인공을 그렸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적인 죽음조차도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향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는 커플링 반지를 낀 눈 앞의 연인을 로미오나 줄리엣인 듯 착각하고, 황혼녘에 다다른 이들은 기억 저 너머 빛바랜 흑백사진에서 가슴 저민 향수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아낸다. 중년의 일본 여성들이 ‘겨울연가’의 발자취를 더듬어 한국 땅을 찾는 것도 삶의 무게에 짓눌리기 전 열병과도 같았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던가. 영화 ‘러브 스토리’나 ‘타이타닉’ 등이 세계인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원조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세속적인 계산이나 이기주의가 똬리를 틀기 전, 한점의 티끌마저도 타락의 징벌인 양 두렵게 느껴지던 시절, 바로 그 영혼에 아침이슬처럼 다가온 사랑이었던 까닭에 모두가 가슴 두근거렸으리라. 영국 BBC는 최근 이탈리아 북부 작은 도시에서 실제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남편(71)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아내(66)가 4개월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으나 바로 직전 시름에 빠진 남편은 자살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지금도 가슴터질 듯한 지극한 순애보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오늘날 세태다. 젊은이들의 결혼조건을 보면 ‘사랑’보다 ‘돈’이 먼저다. 올리비아 핫세가 줄리엣으로 출연한 고전판(1968년)이나 클레어 데인즈가 출연한 현대판(1996년)을 본 네티즌들은 “사랑 때문에 왜 죽니”라고 되묻는다.‘이혼율,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첨단한국’에 걸맞은 반응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따금 실락원을 그리워하고 꿈꾼다. 시인들이 죽는 날까지 젊은 시절 꾸었던 꿈의 자락을 놓지 않듯이.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세파에 휩쓸린 자매의 인생역정

    세파에 휩쓸린 자매의 인생역정

    KBS1 TV소설 ‘그대는 별’의 후속으로 ‘바람꽃’(월∼토 오전 8시5분, 극본 손영목, 연출 한철경)이 오는 31일 첫 전파를 탄다. ‘바람꽃’은 1950년, 전쟁이라는 거친 바람에 휘말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두 자매의 인생역정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로 20년이 흐른 뒤 국수공장에서 두 자매가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송이 바람꽃처럼 고난 속에서 피어나, 혹독한 세파에 이리저리 나부껴야 했던 두 자매의 사랑과 이별, 복수와 용서를 다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정님 역에 김성은, 전쟁고아로 모든 고난을 꿋꿋이 견뎌내지만 겨우 잡힐 것 같은 행복을 한순간 동생에 의해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언니 영실 역에 홍은희가 캐스팅됐다. 두 여인의 엇갈린 사랑의 상대역은 임호와 이형철이 연기한다. 출산 이후 1년여 만에 ‘바람꽃’으로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하는 홍은희는 “결혼 뒤 가족을 보살피는 생활이 연기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극의 이미지를 굳히다가 ‘돈텔파파’에서 트랜스젠더를 연기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던 임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연규진 임채무 박순천 권은아 조은숙 등 조연 연기자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이들이 형형색색 삶의 보따리를 풀어내며 보여주는 다양한 군상들의 질퍽한 모습과 유쾌한 웃음도 관심거리.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은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히트한 것으로 볼 때 전쟁과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먹히는 코드라고 생각해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철경 PD는 “배경이 70년대여서 주요 시청층인 주부들에게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무릇 영웅이란 죽고 나서 한층 더 길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며, 그런 사후 인생이 펼쳐지는 무대는 바로 후세인들의 변화무쌍한 기억이다.”(크리스티앙 아말비,‘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은 이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보통 영웅서사는 ‘출생의 신비함+불가항력적인 시련+영웅의 결단과 극복’이라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다 ‘비극적인 최후’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요즘 인기있다는 TV드라마가 대개 이런 스토리라는 사실은 영웅서사가 가진 대중적인 호소력을 잘 보여준다. ●인간으로서의 삶 자체는 함몰 문제는 이런 서사가 정작 영웅 그 사람의 삶 자체는 지워버린다는 데 있다. 누가 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지워버리고 다른 내용을 채워 넣을까. 그런 의미에서 ‘영웅은 미디어’다. 여기에 죽은 뒤에야 삶이 더 파란만장해지는 영웅의 숙명이 숨어 있다. 이 책은 정복자 나폴레옹, 성녀 잔 다르크, 여왕 엘리자베스, 두체 무솔리니,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등 5명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혁명의 전파자 나폴레옹은 정작 자유주의자들로부터 ‘식인귀’라 불렸다. 프랑스 역사에서 ‘나폴레옹적인 정치질서’가 환영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음에도 끊임없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영웅으로 군림해 왔다. 우리의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와 흡사하다. 잔 다르크 역시 좌·우파의 심벌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우파는 가톨릭적인 순수함으로 무장한 성녀로, 좌파는 못난 봉건시대 탓에 희생당한 민중의 딸로 기억한다. 지금은? 페미니스트다. ●잔다르크, 지금은 페미니스트? 비스마르크는 살아서도 죽은 뒤에도 독일제국의 영웅이었다. 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던 히틀러는 권력이 안정되면서 비스마르크를 지워나갔다. 2차대전 뒤 나치즘의 선임자로서 비스마르크는 평가절하되다가 독일 통일 이후에야 냉철한 현실 정치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엘리자베스의 ‘여성성’과 무솔리니의 ‘동지’ 개념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용됐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구성이 이채롭다. 담론사를 다루는 책은 담론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정작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다 알고 있다.’고 전제하기 일쑤라서다. ●가상인터뷰·독백 등도 수록 이에 반해 ‘영웅만들기’는 대중서를 지향해서인지 각 인물 첫 장마다 ‘들어가기’와 ‘연표’를 통해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각 인물 마지막 장에 인물과의 가상 인터뷰나 독백 등을 실어 현대적 의미를 곱씹어보는 것도 케케묵었다는 역사에 대한 선입관을 털어내기에 효과적인 장치로 보인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톱 셀러]백화점·사이버몰에 전문코너 속속개장

    남성화장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은 백화점과 화장품·생활용품 업체의 로드숍, 인터넷 쇼핑몰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은 전문 매장이나 화장품 매장 안의 코너, 화장품·생활용품 업체는 로드숍 내 코너, 인터넷 쇼핑몰은 화장품 코너 안의 전문 카테고리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남성화장품 전용 매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15평 규모의 멀티숍(편집매장) 형태로 꾸며진 매장에는 랑콤 옴므·비오템 옴므·헤라 포 맨·클라란스 맨·아베다·폴로·불가리 등 7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아이크림·에센스·스킨 로션·마스크 팩 등 스킨케어 제품과 셰이빙(면도)·헤어 샴푸·향수 등 보디용품, 선케어 등에 이르기까지 200여종을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남성화장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아르마니·폴로·아라미스·비오템 옴드·장폴 고띠에 등의 브랜드에서 스킨·로션·향수·샤워젤·메이크업 등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백화점들은 여성 화장품 매장에서 스킨·로션 등의 기본적인 남성화장품 단품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생활용품 업체들은 로드숍 내 남성화장품 코너를 내고 있다. 태평양은 ‘휴플레이스’,LG생활건강은 ‘뷰티플렉스’내에 마련해 놓았고, 미샤·더페이스샵 등에도 코너가 설치돼 남성화장품들을 판매하고 있다.CJ몰·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몰도 화장품 코너 안에 남성화장품 전문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 있다. 박정실 CJ몰 이미용품 MD는 “예전에는 남편이나 남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여성들의 구매가 많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남성 소비자들이 직접 남성화장품을 사용해 보고 그 상품평가를 올리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게이 폭탄/육철수 논설위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게 전쟁이다. 심리전이 병력이나 화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적의 마음을 흔들어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공포심 유발, 또는 달콤한 유혹으로 전투력을 잃게 하는 따위가 그 핵심이다. 야비하긴 하나 처참한 살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간적일 수 있다. 심리전은 동서고금의 전쟁을 통해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구사됐다. 중국 한초전(漢楚戰)에서 한나라 한신이 초나라 항우를 사면초가(四面楚歌)로 제압하는 장면은 심리전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13세기 세계를 주름잡은 칭기즈칸은 자신의 군사들에게 ‘신(神)의 군대’란 자부심을 불어넣어 용감무쌍하게 싸우도록 독려한 심리전술가로 유명하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전쟁에 지친 미군에게 향수를 일으키도록 한 대미(對美) 영어방송 ‘도쿄로즈’는 현대판 심리전의 대표적 사례다. 남북한도 휴전 후 50년이 넘도록 고도의 심리전을 벌여왔다. 화해·협력무드를 타고 지난해 휴전선 155마일에 설치된 확성기 등 선전도구가 철거되긴 했어도 심리전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적공국(敵攻局)이란 전담기구를 두고 10여개의 심리전 부대를 운영 중이며, 판문점에 파견된 인민군 병사들이 적공국 소속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이 심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게이폭탄(Gay Bomb)’ 개발 계획을 세웠다는 근자의 외신보도가 화제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게이폭탄은 적 병사들이 동성애를 느끼도록 자극하는 화학무기인데, 이 폭탄에 맞으면 병사들끼리 사랑에 빠져 군기가 문란해지고 전투 의욕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상상컨대, 폭탄이 터지면 상대를 이성으로 느끼게 관능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혹적인 향기로 이성을 끄는 헤라지일향이나 장미향·시실리향·백합향 같은 게 폭탄재료로 제격일 수도 있겠다. 교전지역에 잘못 터뜨려 피아 모두가 총을 놓고 사랑하게 된다면 그 진가는 더 발휘될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도 든다. 영화나 소설에나 있을 법한 구상이라 실행되지 못했겠지만, 인간을 그 본연보다 더 동물화하려는 발상이 처연하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역설을 게이폭탄에서 다시 읽는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손수건 가지고 오세요

    부모님 세대를 겨냥한 무대가 속속 열리고 있다. 악극, 뮤지컬 등 다른 형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어느 쪽을 택하든 손수건은 꼭 필요할 듯싶다. 눈물·콧물 짜내게 하는 추억과 향수, 배꼽잡는 웃음이 공통 주제이기 때문. ●아씨 12일부터 장충체육관 특설무대를 수놓고 있는 악극 ‘아씨’는 70년대 인기 드라마를 소재로 만든 작품.2002년 초연된 이래 대중뮤지컬컴퍼니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엄격한 선비집안의 외동딸 ‘기순’이 출가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이 기둥 줄거리. 국내 인기에 힘입어 미국, 일본, 중국 순회공연에도 나선다. 오정해가 ‘아씨’로 나오고, 여운계 선우용녀 김성원 등이 호흡을 맞춘다.2월12일까지.1566-2125.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통기타, 음악다방, 장발, 미니스커트 등 70∼80년대 추억 아이템을 엮어 만든 뮤지컬.28일부터 2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영민, 정우, 태화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사랑과 좌절, 우정을 그렸다.‘한잔의 추억’ ‘세월이 가면’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당대 히트곡들이 뮤지컬 넘버로 등장한다. 박영규, 나현희, 선우재덕 등 출연.(02)6205-9100. ●팔도강산 서울뮤지컬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만든 중·장년층 겨냥 뮤지컬. 김희갑·황정순 주연의 고전 영화 ‘팔도강산’을 토대로 했다. 영화가 출가한 자식들을 찾아가는 전국 유람기였다면, 뮤지컬은 노부부가 자식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백일섭, 여운계, 김상순, 전원주 등 중견 배우를 비롯해 박철호, 이윤표, 임춘길 등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원로 배우 황정순이 특별 출연해 무대를 빛낸다. 리틀엔젤스회관에서 2월4일부터 13일까지,2월19일부터 27일까지 두 번에 나눠 공연된다.(02)3141-1158. 이밖에 유료관객 8만명을 돌파한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삼국지’도 21일부터 2월13일까지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 장소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 전용극장.(02)747-5161.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일본 경제의 성장 둔화를 놓고 경기논쟁이 뜨겁다. 경기동향지수나 가계소비지출, 소비자물가지수 등 통계치가 잇따라 ‘경기 감속경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까닭에 비관론자들은 “성장 모멘텀이 꺾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제2의 거품 붕괴라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기불황 10년간 일본경제의 체질이 강화돼 일시적인 둔화를 거쳐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논쟁은 새해 벽두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비관론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경기논쟁은 세계적인 관심사로도 부각됐다. 엔 강세가 일본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과 투자를 감소시켜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경제가 고질적 문제점인 디플레이션을 극복 중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신중해진 당국자, 낙관론서 선회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는 13일 지점장회의에서 현재의 경기에 대해 “기조로서의 회복은 계속 중”이라면서도 정보기술(IT) 수요감소나 원유가격 동향 등 내외변수를 들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일본경제의 최대 문제인 디플레이션을 올해 탈출할 것이냐에 대해 후쿠이 총재는 지난주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2005년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입장이다. 그는 특히 “향후 환율 동향에 따라서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무토 도시로 일본은행 부총재는 한술 더 떠 지난달 말 “일본이 다음 회계연도나 2006년, 심지어는 그 이후 언제쯤이나 디플레이션을 퇴치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도 최근 12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 기조 판단에 대해 “일부에 약한 움직임이 보여져 회복이 완만해졌다.”고 말해 그전 달의 “일부 약한 움직임은 있지만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는 표현에서 2개월 연속 하향수정했다. ●커져가는 비관론,“최악 대비해야” 지난 5일 게이단렌, 경제동우회, 상공회의소 등 경제3단체가 개최한 신년하례회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오쿠다 게이단렌 회장은 “전반기엔 정체 기미를 보이고, 후반기에나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타시로 경제동우회 간사는 “후반기에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야마구치 상공회의소장은 “성장은 조금 떨어질 것이며, 후반기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은 개인에 대한 증세정책 등을 우려, 비관론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형국이다. 이데이 소니 회장은 “경기순환상 지난해가 정점이었고, 환율 불안도 있어 올해 경기는 가혹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스즈키 이도요카도 회장도 “개인소비가 포화상태다. 올해 경기전망은 회색이다.”며 저성장을 예상했다. 기업들을 상대로 한 언론들의 연초 경기동향 여론조사에서도 70% 전후의 기업들이 불투명성 확대를 들면서 “경기회복 시기는 200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낙관론은 크게 줄었다. 최근 들어 극단적인 비관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들이 IT관련 제품의 재고조정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재고조정이 의외로 순조롭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재고문제로 상징되는 제조업 경기의 악화가 비제조업으로 확산돼 지난해 4∼6월을 정점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특히 지난 4년간 경기유지책으로 쓰인 통화팽창정책 때문에 거대한 부동자금이 부동산부문 등에서 ‘제2의 자산 거품’을 야기,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4년간 양적완화정책의 ‘제도피로(制度疲勞)’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조정론, 하반기 대세상승 비관론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까지는 전체적으로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요코하마시립대 국중호(재정학) 교수는 “경기순환면에서는 고전하겠지만 구조적인 면에서는 불량채권을 많이 털어내고, 공공단체의 비효율을 개선,13년간의 비효율성이 제거됐다.”면서 제로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 교수는 “고이즈미 정권 4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공공사업 등에) 투자하면 재정적자만 쌓이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감, 비효율을 털어내게 됐다.”면서 “정부 측면의 군살빼기가 잘 진행되면 일본경제는 충격 흡수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중국의 경제나 환율 등 해외변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나 철강 등 제조업은 세계 최강의 기술력으로 선전할 것으로 봤지만, 변화에 느린 일본사회의 특성 때문에 변화가 심한 IT분야는 다소 고전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여 일본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전체가 감속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은 체질을 강화,10년 전의 장기불황 때보다 오히려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18세의 인구가 2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급감, 각종 소비가 줄어드는 미증유의 경험을 했고, 거품도 붕괴되는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면서 “소자녀화의 충격 흡수와 함께 기업체질도 강화됐으며,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의 시장확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좋지 않겠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aein@seoul.co.kr ■지표로 본 일본경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가을 이후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 재무성이 13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국제수지는 경상흑자가 전년 동월비 19.3% 감소한 1조 2038억엔이었다.17개월만에 전년을 밑돈 것이다. 내각부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11월의 경기동행지수는 44.4로, 경기 판단의 갈림길인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4개월 연속 50을 밑돈 것은 2002년 1월 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50에 못미쳤다. 일본은행이 12일 발표한 민간은행 대출잔고는 2004년 연평균 389조 331억엔으로 전년비 4.0% 감소했다.8년 연속 감소다. 경제활동 위축으로 자금수요가 늘지 않은 것이다.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도 계속 중인 것이 지수로 증명됐다. 총무성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04년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종합 0.1% 하락했다.1999년부터 6년 연속 하락이었다. 가계소비지출도 얼어 있다. 총무성의 지난해 11월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가구의 소비지출은 1가구당 28만 7400엔으로, 실질로 전년동월비 1.3% 감소했다. 전년동월을 밑도는 것은 3개월 연속이다. 통화공급량 증가율도 2004년 1.9%로 1964년 통계 개시 이래 최저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일본 공작기계공업회가 12일 발표한 지난 12월 공작기계의 수주 총액은 전년동월비 49.1% 증가한 1153억 7500만엔으로,27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신년초 백화점 판매도 호조였다. 지난해 11월 완전실업률도 4.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5년 10개월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실업자 수도 290만여명으로 3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300만명을 밑돌았다. taein@seoul.co.kr ■日경제를 위협하는 것들 올해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무엇일까. 일본 당국이 은행 개혁을 가속화하고 10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하면 엔·달러 환율의 추이가 첫번째 위협으로 꼽힌다. 지난해 달러화의 약세로 엔화 가치가 뛰면서 일본 경제성장의 엔진인 수출경쟁력은 약화됐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1·4분기 6.8%에서 2·4분기 0.6%로 급감한데 이어 3·4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환율 등 시장에서의 불규칙성이 여전히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37엔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최저 95엔까지 본다.2004년의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4.80엔이었다. 엔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일본의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한다. 세계 경제의 회복도 관건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수출 둔화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 방침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연 7%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장세 9% 이상에는 못 미친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고 ‘버블’을 우려해 투자를 억제하면 일본 경제에는 ‘베이징발 한파’가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2010년까지 연평균 3%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사업 등으로 재정적자가 늘고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면 추가적인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60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달러화가 계속 떨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할 게 분명하고 미국의 소비와 투자에는 재갈이 물릴 수 있다. 유가도 불안하다. 지난 연말 이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머물던 국제유가는 12일 45달러를 넘었다. 특히 석유수출국들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을 보전하기 위해 감산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올해 유가는 떨어지기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 IT산업에서의 재고 조정 기간도 관심이다.2001∼2002년처럼 재고 조정이 장기간 이뤄지면 일본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투자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텔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올해 투자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 재고 조정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점쳐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시인일 수밖에 없었다” 김춘수의 실존적 고백

    지난해 11월 영면한 큰 시인이 또 말을 걸어왔다. 현대문학에서 펴낸 ‘왜 나는 시인인가’(남진우 엮음)는 시인 김춘수의 예술과 삶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담은 산문집이다. 고인이 생전에 출간하기를 무척이나 소망했던 책이기도 하다. 산문집에는 해방 이후 한국 모더니즘시를 대표했던 시인의 면모가 입체적으로 드러나 있다.‘나는 왜 시인이 되었는가.’라는 상투적인 언사를 넘어 ‘왜 나는 시인일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실존적인 고백이 담겼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제1부 ‘시인이 된다는 것’에서는 시인이 걸어온 삶의 궤적에 대한 회고담이 대부분이다. 태를 묻은 곳이자 영원한 향수의 대상이었던 통영을 향한 그리움, 서울과 도쿄 유학시절에 겪었던 굵직한 일화들이 시인의 시세계가 어떻게 발아했는지 암시한다. 시인의 기억에 각인된 젊은날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시인’ 이전의 ‘인간 김춘수’를 대면하게도 한다.“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일본어 세대에 속한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창피스러웠다.”고 말을 꺼낸 시인(‘시인이 된다는 것’중에서). 중학 5학년 늦가을에 졸업을 서너 달 앞두고 ‘오직 일본인 담임이 보기 싫어서 그의 가슴팍에 내던지듯 자퇴서를 내고’ 건너간 도쿄로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일본 유학시절 추억은 문학청년으로서의 면모를 새삼 말해주는 대목. 대학 4년여 동안 일본인 친구를 하나도 사귀지 못했던 일, 예술대학 창작과를 다니면서 습작을 조선어로 했던 사연, 징용이 두려워 1945년 광복까지 2년여를 숨어지낸 이야기 등 담담한 고백들로 채워졌다. 당대의 선배 문인들과 어울렸던 일화들도 흥미롭다. 습작에 열심이던 1947년 무렵.“서정주와 청록파 시인들의 시세계에 압도당해 있었다.”고 술회한 시인은 처녀시집 ‘구름과 장미’(1948년)를 놓고 “(그들을 모방한)습작들을 모아서 염치도 없이 자비로 출판한 것”이라고 낮은 목소리를 낸다. 그가 마산중학 교사로 있을 때 그토록 존경했던 공초 오상순 시인이 내려와 함께 겪었던 유쾌한 일화들도 소개된다. 산문 선집을 맡은 문학평론가 남진우씨가 특별히 주목했다고 밝힌 글묶음은 2부 ‘내 속에 자리한 예수’. 성서와 관련 연구서들을 토대로 예수와 주변인물들을 집요하게 추적, 시세계로 끌어안은 시인의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3부 ‘지금 집없는 사람은’에는 서정성이 유달리 강했던 시인의 일상 스케치 글,4부 ‘누군가가 보고 있다’에는 시사감각이 엿보이는 칼럼들이 묶였다.4부에는 단행본 미수록작 8편이 포함됐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레저+α]

    ●해상왕 장보고 체험여행 브라보 여행사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해상왕 장보고의 활약상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오는 31일부터 2월4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여행은 중국 스다오, 칭다오, 웨이하이 등 장보고가 활약했던 지역에서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적산 법화원, 장보고 기념탑, 기석관 등 장보고의 유적탑방 외에도 중국학교 방문, 신조산 야생동물원 탐방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가득하다. 초등학생부터 참가 가능, 선착순 100명. 참가비는 28만 9000원.(02)701-9335. ●‘닭의 해’ 맞이 미술 전시회 어린이 전문 미술관 싱크싱크의 네번째 전시가 열린다. 주제는 ‘닭의 꿈’. 제1전시실에서는 방혜영, 정은정씨 등 젊은 작가들이 닭이 꾸는 여러가지 꿈에 대한 기발한 상상,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멋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2전시실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코팅한 호박 나뭇잎을 이용하는 등 여러가지 재료와 소재로 닭의 꿈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필수.(02)562-9611.www.thinkthink.net ●12개국 문화·음식 체험행사 삼성어린이박물관은 1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중국, 일본 등 12개 국가를 선정하여 한달에 한국가씩 그 나라의 문화나 음식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1월에는 중국으로 화요일에는 종이컵과 주름종이로 ‘춤추는 용 만들기’, 수요일에는 색깔야채로 ‘딤섬과 호떡 만들기’, 목요일에는 ‘도전 중국문화 탐험’, 금요일에는 중국 전통 춤인 ‘사자춤과 용춤 배워보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또 10주년 기념행사로 1995년 5월5일에 태어난 어린이에게 연간회원권을 나누어주고 오는 31일까지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서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amod.lee@samsung.com으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한명에게 10만원권 박물관상품권 등 푸짐한 상품을 준다.www.samsungkids.org,(02)2143-3600. ●한지문화 체험 한마당 롯데월드는 겨울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닥종이 인형 특별전을 비롯, 직접 어린이들이 한지를 이용해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들어 보는 ‘한지문화 체험 한마당’을 2월28일까지 한다. 인형전에서는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비롯해 윷놀이, 그네타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송편만들기, 벼베기 등 생활풍속, 그리고 우리의 향수로 남아있는 각설이들의 모습이 흥미롭고 예술적인 닥종이 인형으로 표현된다. 그외 다양한 체험마당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한지 뜨기를 비롯해, 천연염료를 사용한 한지염색, 손거울 등 공예품 만들기 등 한지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참가비는 2000원에서 1만원.www.lotteworld.com,(02)4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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