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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2세 전후세대 엘리제궁 주인되다

    이민2세 전후세대 엘리제궁 주인되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는 ‘변화’를 선택했다. 6일(현지시간) 치른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정치적 이단아’인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가 53.06%의 지지율을 확보해 엘리제궁의 새 주인으로 탄생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헝가리계 이민 2세이자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인 그랑제콜을 졸업하지 않은 프랑스 정계의 ‘비주류’다. 사르코지는 2차대전 이후 공산정권을 피해 프랑스로 이민한 헝가리 귀족 폴 사르코지와 앙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앙드레는 그리스계 유대인이다. 앙드레는 “3형제 가운데 둘째인 사르코지는 7세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고비마다 역경이 찾아왔다. 그러나 특유의 뚝심으로 헤쳐나왔다. 첫번째 역경은 네살때 맞은 부모의 이혼. 이혼한 아버지가 경제적 지원을 거부해 넉넉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친구들에게 “유년기를 좋아하지 않고 향수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경제적 어려움과 170㎝가 채 안 되는 작은 키 등으로 인한 열등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등감은 오히려 성공에 대한 사르코지의 열망과 강력한 추진력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사르코지는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쌓아왔다.“현재의 나를 형성한 것은 어린시절 겪은 수치심의 총체”라고 고백할 정도다. 결혼도 평탄치 않았다. 첫 부인과 이혼한 뒤 재혼한 세실리아(49)가 미국으로 ‘애정 도피’를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에는 11개월간 별거했다. 자녀는 세실리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를 포함해 3명이다. 정계 입문도 평당원으로 시작했다. 파리 10대학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집권 우파 정당에 가입했다. 그러다 28세에 파리 교외 뇌이 쉬르 센 시장에 당선돼 기염을 토했다.1990년대 초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 내각에서 예산장관 등에 기용되며 정치적으로 급성장했다. 시장 재직 시절인 1993년 5월, 역내 유아원에 침입한 괴한이 아이들을 인질로 1억유로를 요구할 때 단신으로 다가가 인질범을 설득, 아이들을 구출한 일화도 있다. 1995년 대선에서 발라뒤르를 지지해 벌어진 시라크와의 ‘틈새’는 줄곧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다.2002년 총선 압승을 이끈 뒤 총리 기용이 유력시됐으나 시라크는 라파랭을 발탁하고 사르코지는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사르코지는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듯,‘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력 범죄 척결 정책으로 인기를 얻었다. vielee@seoul.co.kr
  • [사회플러스] 금강산에 대형 면세점 생긴다

    이달말부터 금강산 관광객도 해외 명품을 싼 값에 살 수 있게 된다. 금강산에 대형 면세점이 생기기 때문이다.6일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금강산 면세점이 오는 28일 문을 연다.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동관 2층에 355평 규모로 꾸며진다. 술, 담배, 향수, 화장품, 넥타이, 의류 매장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80평은 현대아산이 맡아 북한 특산품을 판매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0억원. 반응이 좋으면 개성 등 다른 지역에도 면세점을 낼 계획이다. 앞서 문을 열었던 금강산 해금강호텔 면세점은 ‘북핵’ 사태로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문을 닫았다.
  • 김희준 아씨, 미국 가게 되나

    김희준 아씨, 미국 가게 되나

    아씨 김희준(金喜俊)양이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의 주선으로 멀지 않아 미국 나들이를 하게 된다는 소문이다. 과거 김희갑(金喜甲) 김진규(金唇奎) 유현목(兪賢穆)씨등 한국 영화 예술인들이 미국무성의 초청으로 미국에 다녀온 바 있다. 이 소문에 대한 방송국 주변의 반응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동료 「탤런트」들은 부럽다 못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씨』의 담당 PD 고성원(高聖源)씨는 『그럴리가-』라고 전혀 이 소문을 믿으려조차 하지 않았다. 1백50회를 넘기는 동안 거의 절대적인 인기를 모은 이 연속극은 인기가 유지하는한 연말까지 끌고갈 계산이고 단 1회라도 김희준이 빠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드라머」의 세 기둥 중 하나인 시아버지 주선태(朱善泰)를 죽은 것으로 처리했고 그러지 않아도 극이 처지는 느낌인 현재 김희준을 다른 「탤런트」로 바꿔치울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 김희준의 탈락은 곧 『아씨』의 종결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야! 저기 아씨 간다』 김희준이 거리를 거닐면 어린아이들까지도 「아씨」를 알아본다. 「탤런트」로서의 김희준이란 이름은 몰라도 누구나 「아씨」는 안다. 한국적인 고즈넉한 「이미지」때문이다. 한국적이라는 것-. 한국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향수어린 그리움을 갖게한다. 고요속의 미덕, 고전적 한국의 여성미는 더욱 외국인들에게 「어필」한다. 그 실례가 있다. 『아씨를 보시는 시간입니다』 서울의 어느 외국 대사관 직원들 사이에 간혹 이런말이 오고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대사관 고위층이 그 시간을 보기 때문에 급한 용무가 아니면 되도록 그 사람과의 그 시간 업무를 사양하자는, 이것도 한국적인 미덕이랄까…. 한글학자인 한갑수(韓甲洙)씨는 「아씨」란 말을 현대에도 적용시켜 쓰자고 주장한다. 어쩐지 「아씨」하면 옛날 여성을 연상케하지만 오늘날에도 그 말을 자꾸 쓰면 습관에 따라 조금도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란 얘기. 그런데 이미 한글학회에서는 그말을 쓰고 있다. 한글학회에 전화를 걸어보면 『저「미스」김 이에요』 하지 않고 『저 김(金)아씨에요』한다. 「김(金)아씨」「이(李)아씨」「박(朴)아씨」「유(柳)아씨」… 나쁘지 않다. 한갑수씨는 심지어 「마담」을 「마님」 이라도 부르자고 까지 제의한다. 흔히 다방에서 「가오마담」이라고 하는 것을 「허울마님」이라고 부르자는 것. 「가오」는 일본말 「얼굴」이란 뜻이지만 얼굴보다는 「허울」로 해서 그렇게 부르자는 의견-. 이런 얘기도 김희준의 「아씨」에 연유해서 나올 정도다. 한글학자의 어휘연구에까지 「아씨」가 등장하는데 고위층 외국관리나 또 국내의 저명인사들이 한국적인 「이미지」인 「아씨」를 좋아하고 본대서 흉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랑거리다. 바꾸어 말하면 김희준이란 「탤런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전형적 한국의 여성상을 좋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전제로해서 얘기를 꺼내보자. 우리 정부의 고위층 한분도 「아씨」의 「이미지」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날 모 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가 나누어졌다. 한국적인 아름다움. 고미술품이라든가, 한국무용이라든가, 건축미라든가, 정원이라든가, 교양인이 만나 얘기할 수 있는 자연스런 대화속에 TV 「드라머」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는 것. 그때 외국대사는 자신이 본 한국영화나 TV 「드라머」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더구나 여성의 미덕을 통해 그것을 나타낸 『아씨』란 작품에 대해 퍽 호감을 갖고 있다는 말을 했다는 것. 대부분의 한국영화나 TV「드라머」가 국적불명, 이를테면 한국말 대사가 없으면 어느나라 얘기인지 알수 없을 정도로 주체성이 없는 것들인데 반해 『이것이 뚜렷하게 한국만이 가질수 있는 얘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방 아니면 당구장…그렇잖으면 「고고·하우스」…. 일반 가정에서 보기드문 훌륭한 응접실이 아니면 영화나 TV「드라머」의 배경이 될 수 없는가 싶을이만큼 알쏭달쏭한 것들이 판을 치는 속에서 「아씨」가 지적되었다고해서 이상할 것 없다. 자랑스러운것…. 너도 나도 자랑스러운것은 더욱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 자랑스런 「이미지」를 풍겨주는 김희준을 미국에 소개하면 어떨까. 그래서 김희준을 미국에 보내자는 얘기는 자연스럽게 나왔을 법하다. 「아씨의 미국 나들이… 」 김희준은 『그렇게 된다면 오죽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녀 자신은 이에 관한 소문의 사실여부를 『아직 알수없다』 면서 『공식적인 통지는 전혀 받지않았다』 고 밝혔다. 대개의 경우 초청 도미는 5~6개월의 수속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있다. 그러니까 김희준의 도미수속이 실제로 진척된다해도 연속극 『아씨』에는 별 지장을 주지 않으리라는게 다른 관측자의 얘기다. 70년말까지 끌고 나갈 예정인 『아씨』도 경우에 따라서는 2백회로 종료할거라는 또 하나의 관측이 이 김희준 도미설과 묘하게 관련되어있다. TV「탤런트」로는 처음으로 김희준이 이 자랑스러운 나들이를 하게될는지 그것은 아직 확정사실은 아니다. 다만 주선에 나선 외국대사를 비롯한 외국사절이 『아씨』의 「팬」이었고 그것이 이 김희준 도미라는 열매를 맺는다면 김희준은 훌륭한 민간 외교사절의 임무를 맡게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TV 시대의 전개와 함께 행운을 잡고 TV의 여왕이 된 김희준은 지금 한창 미국나들이의 꿈에 가슴 설레고 있는 것이다. [선데이서울 70년 9월 13일호 제3권 37호 통권 제 102호]
  • 관능적(官能的)인 여성(女性)이 되는 법

    관능적(官能的)인 여성(女性)이 되는 법

    8월24일자 「뉴스위크」지는 『섹스는 어떻게 배워야 하나?』란 특집을 마련, 『관능적인 여성이 되는 법』을 1천5백년전 인도의 『카마·수트라』이래의 성전(性典)이라고 밝히고 다음과 같이 평했다. 『모든 사람들의 놀라움속에 출판된 「관능적인 여성이 되는 법」은 값어치 있는 현대의 성전으로 인정되고 있었다. 수녀들에겐 필요 없겠지만 환희를 맛보고 싶은 모든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관능적인 여성이 되는 법」은 사창가에서 쓰이는 용어들은 마구 쓰고 있어 얼핏 읽기에는 30대 중년의 남성이 속내의 바람으로 써갈긴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미혼여성인 「존·개리티」양. 「개리티」양은 자주 그녀의 성불만을 친구인 「스튜어트」(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의 사장)에게 털어놓았는데 그녀의 「섹스·프로그램」에 감탄한 「스튜어트」의 권유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이 책의 인기는 숱한 실례와 더불어 「당신의 육체를 훈련함으로써 섹스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 주장에 있다. 「마스터즈」와 「존슨」(「인간의 성적반응」의 저자)두 박사가 운영하는 「에잘렌」연구소는 이 책의 「섹스·프로그램」을 환자들의 치료용으로 쓰고 있으며 이미 11판을 거듭, 40만부가 매진됐다.』 마음 가짐을 편히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동작은 세상 태어난 뒤 배운 것들입니다. 걸음마에서 시작, 말을 배우고 읽기 쓰기 노래부르기 수영 가계부 맞추는 법「브리지」놀이하는 법 시장에서 물건값 깎는 법 등 모두가 배운 것입니다. 당신의 관제탑이라 할 수 있는 머리로.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의 관제탑은 당신을 관능적인 여성으로 만들 수 있읍니다. 당신이 하실 일은 오직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 뿐입니다. 당신이 「트럭」운전사처럼 생겼든 「튀기」처럼 말라깽이든 「베티·데이비스」처럼 뚱뚱보든 상관이 없읍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노력으로 남성들은 즐겁게 해 줄수 있고 남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민한 감수성을 관능적인 여성이 되려는데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여성잡지에선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읍니다. 새로운 화장법이 라든가, 무늬진 「스토킹」,뇌쇄적인 향수, 그런 것은 침실에선 별로 쓸모가 없읍니다. 이런 외향적인 것보다는 당신 자신의 육체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관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의 4가지 열쇠입니다. ① 예민한 감수성 ② 갖고싶은 욕망 ③ 주고싶은 욕망 ④ 성(性)기교 이번 장(章)과 다음 장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첫 번째 열쇠인 예민한 감수성입니다. 사랑을 나눔에 있어서 당신의 육체는 곧 사랑의 기계가 됩니다. 기계는 일단 돌기 시작하면 최대한의 능률을 내야지요. 악기는 안아껴야 「아더·루빈시타인」이나 「반·클리번」같은 천재적 「피아니스트」는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 「피아노」를 아끼는 일을 없답니다. 당신은 틀림없이 1급 연인이 되고 싶으실 거예요. 그렇다면 당신의 연인이 당신의 육체를 마구 혹사하도록 만드세요. 자신이 마치 「루빈시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이르게끔 말예요. 명기(名器)는 명연주자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이번 장과 다음 장에서 당신이 하게 될 훈련들은 틀림없이 당신을 「섹시」한 「스타인웨이·피아노」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하나 미리 알려드릴 것은 이제부터 시작할 훈련들이 장난이 아니란 점입니다. 당신은 아마 처음엔 좀 우습겠지요. 그러나 그건 당신이 아직껏 해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지나면 당신은 피곤한 발을 주무르는 일이나 당신의 얼굴에 「크림·마사지」를 하는것처럼 이 훈련들을 해낼수 있을 것입니다. 눈감고 알아내기 〈관능훈련1〉이 첫 번째 훈련은 당신의 촉각을 예민하게 하는 훈련입니다. 가죽장갑 분갑 비눗갑 털모자 머리「핀」 접시 비단목걸이 빵조각 진주목걸이 나뭇잎 등 당신 주변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모두 모아 탁자위에 놓으셔요. 그 다음 전등을 끄고 안락의자에 앉아 당신의 눈을 수건으로 동여매세요. 그 다음 천천히 차례차례로 손가락을 움직여 탁자위의 물건이 무엇인지를 알아맞혀 보세요. 하나하나의 구조가 당신 손가락에 익도록. 촉감·기억력 훈련 자, 이번엔 손을 탁자에서 떼고 지금 당신이 만진 물건이 무엇이었던가를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진주목걸이의 차고 딱딱한 맛, 분갑의 얄팍함, 털모자의 부드러운 촉감등 당신은 당신의 촉감의 기억력에 아마도 놀라실거예요. 다시 한번 탁자위의 물건들을 만져 볼까요? 됐어요. 이젠 쉬세요. 상체에 차례차례 〈관능훈련2〉 눈을 감고 탁자옆에 다시 앉을까요? 이번엔 상의를 올리세요. 그런 다음 털, 가죽, 수건등을 차례로 집어 당신상체에 부드럽게 대어보세요. 조심조심 그리고 천천히 상체 이곳 저곳을 건드려 보세요. 오른손에 잡고 왼손의 손가락끝부터 왼쪽 팔의 안쪽 겨드랑 목덜미 뺨 머리 눈썹위 코 오른쪽 뺨 입술 목 어깨 그 다음 가슴 아래 위로 건너가 보세요. 다음, 다시 탁자위에 물건을 놓고 지금 느낀 감촉을 되살려 보세요. 물론 눈은 여전히 감은 채로입니다. 다음은 가죽 차례. 그리곤 손수건으로, 「코스」로 돕니다. 당신의 상체 곳곳은 지금 받고 있는 촉감을 틀림없이 기억해 둘 것입니다. 잠들기전의 훈련 〈관능훈련3〉 잠들기 직전에 하기 좋은 훈련입니다. 우선 침대에 깨끗한 「시트」를 까세요. 그위에 당신이 좋아하는 향수를 뿌려놓고 전깃불을 끄고 촛불을 켜 놓으세요. 다음 당신이 좋아하는 「레코드」를 틀거나 마음에 드는 「라디오」음악을 틀어 놓으세요. 준비가 되었으면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오랜 목욕차례. 당신 몸의 긴장을 모두 풀어버리는데 도움이 되실거예요. 목욕이 끝나면 흡사 왕녀라도 된듯한 기분으로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으세요. 그리곤 발가벗은채 그대로 침대에 뛰어드는 거예요. 로션을 바르셔요 은은한 촛불과 감미로운 음악속에 당신은 발가벗은채 운동을 시작합니다. 구르고 뻗어보고 몸을 움츠려보고 뒤로 젖혀보고 당신 발끝을 돌려 보세요. 다음, 당신이 쓰는 「로션」을 가슴부터 시작, 하복부까지 천천히 발라내려 가세요. 물론 눈을 감으셔야죠. 당신의 굴곡진 육체를 더듬어 내려가는 손길이 아주 멋있죠? 당신을 「나르시시스트」로 만들 생각이냐고요? 그럴지도 모르죠. 당신이 「라켈·웰치」같은 몸매를 갖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당신 몸에 제일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녜요? 「로션」 바르기가 끝났다고요? 그럼 수건으로 닦아내세요. 이제 다 끝났죠? 촛불을 끄고 잠을 청하세요. 잠이 무척 잘 오죠? [선데이서울 70년 9월 6일호 제3권 36호 통권 제 101호]
  •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젊은 영혼들의 영원한 주제가다. 누구나 삶이 괴롭고 고단할 때, 혹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힘이 돼 주는 노래 한 곡쯤은 있다. 요즘 ‘20&30’들의 삶의 나침반을 끌어당기는 노래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노래는 고단한 삶의 동반자 최모(32·여)씨는 캐나다에 온 지 얼마 안 돼 오랜 연인과 이별했다. 최씨는 이민을 원했지만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살기를 희망했던 것. 낯선 타향에서의 향수병과 이별의 고통까지 겹쳐 길고 춥기로 유명한 토론토의 겨울은 정말 길게 느껴졌다. 이때 우연히 한인 타운의 술집에서 들은 노래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부른 ‘봄이 오면’이었다.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봄이 오면 연둣빛 고운 숲 속으로 어리고 단 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최씨는 “CD를 구해 듣고 또 들으면서 봄이 오면 나는 뭘 하고 싶은 지 노트에 빽빽하게 적어 나갔죠. 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별의 아픔과 겨울의 시림, 외국 생활에서 오는 향수도 극복할 수 있었어요.”라면서 지금도 봄이 오면 이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원 김모(27·여)씨의 동반자는 윤상의 3집 앨범에 실려 있는 ‘달리기’다. 어학연수 갔을 때 김씨는 한여름 집에서 역까지 30분 거리를 돈을 아끼기 위해 걸어 다녀야 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그늘도 없는 고통스러운 거리였지만 속으로 ‘달리기’를 흥얼거리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 걸/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이란 가사가 마치 인생의 진리처럼 느껴졌다고 김씨는 말했다. 대학생 장모(29)씨의 MP3에는 언제나 바뀌지 않는 노래가 있다.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다. 장씨가 제대하고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한 평이 조금 넘는 고시원에 틀어 박혀 책과 씨름하던 2002년 주위는 온통 월드컵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당시 단과학원 선생님은 “너희가 지금은 맘 놓고 월드컵도 보지 못하는 재수생 신분이지만 4년 후에는 멋진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 힘내라.”고 했지만 장씨에게는 되레 비수가 됐다. 군대에 가기 전인 98프랑스월드컵 때 다니던 재수학원 선생님이 같은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울적했던 장씨는 혼자 맥주를 마시며 손바닥만 한 창문 밖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이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었다.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장씨는 “성난 파도 아래 깊은 곳에 한 번만이라도 이르기 위해 외롭게 헤엄치며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다는 가사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죠. 지금도 힘든 일을 마주할 때면 처음 ‘민물장어의 꿈’을 들으며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고 힘을 얻습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프로골퍼 허모(30)씨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들으면 축 처진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이야/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란 가사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체육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그가 클럽을 내던지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 노래를 듣고 힘을 냈다.“조금 늦었지만 결국에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이 생깁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인생의 나침반을 돌려놓은 노래 초등학교 교사인 강모(28)씨가 교직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영어 시간에 일어났다. 평소 학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줘 인기가 많았던 영어 선생님이 “너희는 공부를 왜 하니?”라며 ‘화두’를 던졌다. 이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강씨는 “그때야 그냥 남들이 하니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을 뿐이죠. 특별한 공부의 목표를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지던 시절이니까요.”라고 떠올렸다. 그때 선생님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he troubled water)’를 들려 주셨다. 강씨는 “선생님께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자신을 낮추어 사람들을 도와 주기 위해 공부했고, 교사가 됐다.’면서 ‘너희들도 무슨 일을 하든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되기 위해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죠.”라고 회상했다. 결국 강씨는 교대에 입학했고 지금은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며 인생의 징검다리를 놓아 주고 있다. 최모(29·회사원)씨가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찾아 듣는 노래는 천지인의 ‘청계천 8가’다.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선배가 기타를 치며 가르쳐준 이 노래는 난생 처음 들어 보는 민중가요였다. “‘파란 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로 시작해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로 끝을 맺는 가사는 세상에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줬습니다. 보이는 것만 보던 내 시야를 넓게 만들어준 셈이죠.”라고 최씨는 고백했다. 그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뱃심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어쩜 그리 내 상황과 똑 같은지’ 누구나 한 번쯤 유행가 가사가 자신의 처지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있을 법하다. 요즘 젊은 술꾼들에게 사랑을 받는 노래는 남성 듀엣 바이브의 ‘술이야’다. 시스템 통합(SI) 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 줄이야’란 부분은 정말 딱 저랑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내 생활을 그대로 담은 노래 같아 좋아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장난처럼 불렀는데 점차 가사처럼 술에 찌들어 살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회사원 오모(30)씨는 싸이의 ‘연예인’ 덕분에 결혼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 세 살 어린 신부를 맞이했는데 연애할 때부터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란 가사에 힘을 주어 불렀다고 한다. 오씨는 “지금도 내 마음은 그 노래 가사처럼 평생 아내를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 둘이 같이 노래방에 가면 항상 이 노래를 불러 주곤 하는데 아내도 너무 좋아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광석 노래의 힘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최루가스에 녹다운된 대학생들은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를 부르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먼지 구덩이 연병장을 구르던 이등병은 그의 노래 편지를 받고 찔끔거렸다. 어설픈 사랑에 가슴 찢어진 청춘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통곡했다. 고 김광석.‘서른 즈음’이던 32세의 나이로 먼 길 떠난 지 11년. 그의 이름 석 자와 그가 토해낸 노랫말을 사람들은 왜 아직도 잊지 못할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김광석의 이야기’ 회원들로부터 그의 노래에 대해 들어 봤다. 아이디 ‘msk204’는 “형의 노래는 삶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의 노래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삶에 끼어들어 삶 자체가 됐기 때문이다. 김광석처럼 사람들의 인생에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긴 가수도 흔치 않다. 아이디 ‘09zzz’는 “대학 1학년 때 대학로 ‘학전’에서 처음 광석 오빠의 콘서트를 본 후 오빠가 떠나기 전까지 마치 중독처럼 콘서트를 다녔던 때가 늘 그립다. 마치 대화를 하는 듯한 작은 소극장 안에 웃음과 눈물이 가득 고일 때면 광석 오빠와 그리고 옆에 앉은 사랑하는 이와 한 하늘 아래 살아 간다는 게 참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도 김광석이 떠난 뒤부터는 누구의 콘서트에도 가본 적이 없다. ‘햇살나무’는 군대 이등병 시절 훈련 복귀 도중 선임병이 노래를 시켰던 때를 기억했다.“고민하다가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1절을 부를 때는 혼자였는데,2절을 부를 때는 동행했던 선임병이 따라 불렀고,3절을 부를 때는 트럭 안에 타고 있던 모든 병사들이 같이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병사들 모두는 가슴에 품고 있던 초코파이를 하나씩 꺼내 내게 줬다.” 김광석이 살았다면 43세.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이들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이젠 그의 노래를 들어도 눈물나지 않을 만큼 딱딱하게 굳은 심장이지만, 사람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를 보내지 못할 듯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경제지표·제도 현실 반영 못한다

    #1:가구당 사교육비 월 14만원? 한달 사교육비로 가구당 14만원을 쓴다고요.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유치원생 1명만 있어도 20만원은 더 쓰는데.(경기도 용인시 주부) #2:사치품에 물리는 특소세 車에? 자동차가 사치성 품목입니까. 특별소비세를 왜 물리나요. 정부가 쉽게 세금을 걷겠다는 생각은 지워야 합니다.(서울 송파구 30대 회사원) #3:어음 안쓰는데 어음부도율? 어음을 쓰지 않는데 어음부도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체감경기와 어음부도율은 따로 노는 것 아닙니까.(서울 신당동 중소기업 대표) ●사교육비·주택보급률 통계는 시장 왜곡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지표나 제도들이 아직도 주요 통계나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치성 품목이나 소비억제 차원에서 1970년대에 도입된 특별소비세나 인터넷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어음부도율 등이 대표적이다. 사교육비 통계와 주택보급률은 시장을 왜곡시켜 정책 혼선을 부추길 수 있다. 23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교육비 가운데 학원·개인교습비 등 사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14만원으로 조사됐다. 도시근로자 가구는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2인 이상 가구를 뜻한다. 따라서 자녀가 성장해 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는 가구는 많지 않다. 다만 자녀가 없는 가구는 있을 수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표본가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교육비 내역을 그대로 밝히는 가구는 거의 없다.”면서 “사교육비 통계는 과소평가됐다.”고 인정했다. 때문에 통계청도 9월부터는 조사 대상을 가구에서 초·중·고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비나 개인과외비가 세원에 포착되지 않는 한 사교육비 조사는 ‘수박 겉핥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특소세의 경우 주무부처인 재경부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교통혼잡이나 대기오염 등을 감안해 자동차와 유류 등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호화 사치품의 개념이 주관적인데다 소득 2만달러인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지하고 부가가치세나 개별 소비세제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車 특소세´ 재경부내부도 “불가피” vs “폐지” 정부도 특소세 개편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수의 중립적 차원에서 다른 세원을 찾을 때까지는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특소세는 현재 녹용·향수·보석·귀금속·고급사진기·고급시계·승용차 등 12개 품목과 휘발유 등 유류, 경마장·골프장·카지노·유흥업소 등에 부과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어음부도율도 전자결제방식이 보급됨에 따라 유명무실해졌다. 어음부도율은 과거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당좌거래정지업체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하지만 어음거래가 급격히 주는데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부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체도 어음을 쓰지 않아 어음부도율은 중견기업의 경기동향만 반영하는 ‘반쪽 지표’다. 실제 지난 3월 어음부도율은 0.0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자결제방식으로 ‘사실상 부도’가 ‘연체’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부도처리된 서비스업체 2529개 가운데 음식·숙박업체가 19개에 그친 것은 비현실적이다. ●전자결제 보편화… 어음부도율 유명유실 건설교통부가 발표해 온 주택보급률 역시 실상을 부풀린 대표적 지표이다. 주택보급률은 전국의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비율이다. 하지만 분모인 가구 수 가운데 외국인 가구와 1인 가구 등은 제외됐다. 지난해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주택보급률이 5% 이상 높아진 셈이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게을리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때문에 정부는 ‘1000명당 주택수’를 주요지표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정부가 소주세율을 높이기 위해 주장했던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 논리도 억지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맥주가 부유층이 먹는 주류라 해서 세금을 많이 물렸는데 맥주업계 반발로 세율을 낮추면서 세수에 구멍이 생기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등의 세율을 올리려 했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도수와 관계없이 술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나쁜데 마치 저도주는 괜찮다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해 문제점을 시인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명화 메이크업’ 예쁜 Girl~

    ‘명화 메이크업’ 예쁜 Girl~

    빈센트 반 고흐, 르네 마그리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광고를 통해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술관의 아트숍이나 팬시 용품점에 가면 이들의 그림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제품 또한 가득하다. 유명 화가의 전시회에 평소에도 많은 인파가 몰리고 활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림에 대한 향유 욕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아름다움을 절대 가치로 추구하는 화장품과 예술 작품의 만남은 절묘하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요즘 아트 마케팅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제 화장품 가방 안에 명화 하나쯤 넣고 다니는 것은 기본처럼 여겨진다. 화장품 회사 ‘코리아나’는 최근 출시한 아이섀도와 립파레트 케이스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 ‘기다림’과 ‘처녀들’을 새겨 넣었다. 황금빛을 모티브로 에로틱한 여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해온 클림트와 화장품의 만남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거울이 달린 팩트 뚜껑 전면에 클림트의 그림이 인쇄돼 있어, 언뜻 보면 명화 표지의 수첩 같은 느낌이다. 이달 초에 첫 생산·출시된 이 제품은 일주일 만에 판매 완료됐다고 한다. 코리아나 화장품 조만철 브랜드 매니저는 “여성들이 늘 소지하는 아이섀도나 립파레트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갖고 싶은 화장품으로 기획했다.”며 “작가에 대한 일반적인 선호도가 높아서인지 기대 이상으로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엘지생활건강의 캐시캣 미니빈 시리즈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담겨 있다. 아이섀도, 아이밤 등의 종이 상자에 고흐의 작품 ‘고흐의 방’,‘별이 빛나는 밤에’ 등의 작품을 바탕으로 삼은 뒤 깜찍한 브랜드 캐릭터를 삽입,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색조전문 브랜드 클리오는 2년 전부터 아트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인 데이비드 가즈와 국내 회화작가인 이성수의 ‘코드-에로티시즘’을 제품에 담은 아트 블러셔와 박윤경, 김덕기, 박향수 등 국내 유명작가들의 예술작품으로 제품을 포장해 반향을 일으켰다. 독특한 색감과 감각적인 케이스로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된 아트 시리즈는 클리오의 메가히트 상품으로 여전히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아트 스페셜’ 아이섀도 용기에 화가 김부자씨의 ‘갈 봄 여름 없이’와 ‘꽃의 요정’이라는 작품을 넣었다. 신선한 화장품을 표방하는 제니스웰은 극사실화 화가인 이사라씨와 손잡았다. 코스푸딕 라인 패키지에 들어간 이사라씨의 작품은 모두 5점. 이국적인 느낌의 꽃과 열매가 실사처럼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는 꽃, 잎, 과일, 채소 등 먹을 수 있는 음식 재료를 사용한 제니스웰의 코스푸딕 컨셉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니스웰은 코스푸딕 라인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에 힘입어 카드 및 기타 화장 소모품 액세서리에도 극사실화 패키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게임플러스] ‘닌자 자자마루군’ 캐릭터 부활

    1980년대 8비트시대의 향수에 젖은 게이머에게 익숙한 액션게임 ‘닌자 자자마루군’의 캐릭터를 국내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엔트웰이 개발한 MMORPG인 ‘노스테일’을 통해 자자마루군이 부활했다. 내용은 자자마루군의 연인 ‘사쿠라히메’를 붙잡고 있는 애꾸눈 악당 ‘나마주’를 물리친다는 것으로 단순 명료한 게임이다. 오는 24일 국내에서,26일 일본에서 각각 서비스된다.
  • ‘5월’ 푸른축제 色다른 시선

    ‘5월’ 푸른축제 色다른 시선

    봄바람을 타고 올해 처음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이 다음달 4∼30일 서울시내 7개 극장과 미술관에서 열린다. 연극, 무용, 전시 등 국내·외 15개 예술작품을 통해 유럽의 전위적인 연극과 꿈같은 현대무용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 연극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 앞서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도 있어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연극축제이다. 1947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환갑을 맞은 셈이다. 오는 7월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의 소도시 아비뇽에서 열린다. 하지만 페스티벌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면 다음달 4∼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에 참여해 보자. 올해 처음 서울시내 7개 유명극장과 미술관에서 세계에서 온 예술가들이 15개의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5월11∼12일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세계에서 초연되는 ‘애비뉴 조르주 멘델 36번지’는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과 아비뇽 페스티벌이 공동제작한 작품이다.5월 한국 초연 이후 7월에는 아비뇽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을 만든 라이문트 호게는 기형의 몸을 지닌 안무가로 독특한 춤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애비뉴 조르주 멘델 36번지’는 연극의 제목과 같은 곳에서 마지막 생을 마감한 전설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생을 담고 있다. 5월24∼25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헤이걸!’도 아비뇽 페스티벌에 앞서 한국에서 볼 수 있다. 유럽의 실험적 연극연출자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작품이다. 잔다르크의 은검, 샤넬 향수병, 거울, 흑인여자 등이 대사와 줄거리 없이 상징적인 사물과 이질적인 동작들로 연결된다. 5월4∼5일 로댕갤러리에서는 6000개의 풍선이 살아있는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세계적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작품 ‘흩어진 군중들’이다. 유럽의 실험적이고 미래적인 공연을 통해 공연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의 어어부 프로젝트도 신작 ‘홈 패션’을 선보이고, 한국의 아방가르디스트 안은미는 신작 ‘말할 수 없어요’로 새로운 춤을 보여준다. 무료공연 확인과 예매는 인터넷(www.springwave.org)을 통해 가능하다.(02)725-116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조용필 노래는 부르지 마세요”

    “교수님은 ‘향수’나 조용필 노래는 절대 부르시지 마세요.” 18일 동국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세미나실. 평소 진지함과 엄숙함만이 감돌던 세미나실에서 연신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동국대 교수들을 상대로 한 ‘수업 전달력 향상을 위한 발성법 워크숍’의 강사로 나선 서동원 발성치료연구원장이 한 젊은 교수의 음역을 저음역으로 진단하자 동료들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서 원장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로마 국립음대 석사를 마친 성악도이지만 요즘 음성발성치료사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서 원장의 열정적인 워크숍은 가르치는 데만 익숙했던 교수들을 학창시절로 되돌려 끊임없이 웃음바다에 빠뜨렸다.`학생´ 자격으로 참석한 17명의 교수들을 연단으로 끌어내 직접 몸동작을 취하고 큰 소리로 따라하게 했다. 서 원장은 이어 “오늘 강의에서 다른 건 다 잊어 버리셔도 이것만 기억하시면 발성에 도움이 됩니다.”라며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풍 쏘는 자세로 “푸~” 소리를 내며 호흡을 끌고 가는 연습을 시키자 좌중은 자지러졌다. 강의가 시작할 때만 해도 “아∼” 소리를 최대한 길게 내는 측정에서 최소 기준치인 12초에도 미치지 못해 멋쩍어했던 이창환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마지막에 17초를 기록하자 한껏 고무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교수는 “내 강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수업이 많아 발성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오늘 워크숍에서 문제점을 느끼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혜정 일어일문학과 교수도 “어학 전공이어서 발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워크숍을 통해 나만의 음을 찾고 어떻게 발성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그 동안 주로 목회자들에게 발성법을 강의했으며 교수들을 상대로 워크숍을 연 것은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라면서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젊은 가수들이 제대로 된 발성법을 익혀서 문화 콘텐츠로서 가요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지용 문학상 조오현 스님 수상

    ‘향수’의 시인 정지용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정지용 문학상’ 제19회 수상자로 시인 조오현(법명 무산·霧山·75) 스님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아득한 성자’. 스님은 1958년 밀양 성천사에서 사미계를,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으며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거쳐 현재 강원도 낙산사와 신흥사 회주를 겸하고 있다.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심우도’ ‘설악시조집’ 등을 발표했다.
  • [30일 TV 하이라이트]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15분) 결혼식 하루 전날 남편이 될 민준이 다른 여자와 정사중인 장면을 목격한 혜영. 딱 한번이었다며, 평생 죗값을 치르며 살겠다는 민준에게 혜영은 ‘꼭 그렇게 하라.’며 결혼을 감행한다. 결혼 후 다 잊고 잘 살아보려 하지만 쉽게 그 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혜영은 끊임없이 남편을 의심하는데….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언제부턴가 우리는 친환경 농업을 비롯해 친환경 농산물, 친환경 건축자재 등 ‘친환경’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나타난 현상. 친환경의 가장 기초가 되며, 수입농산물 개방 속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농업에 대해 알아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 노릇, 아내 노릇이 더 자신 없어지는 경애씨. 어딜 가나 아이 손을 잡고 다정하게 가고 싶어도 그것조차 망설여지고, 타인이 날 어떻게 볼까 의식하게 되는데….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꿈꿨지만 더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것 같아 불안한 김경애씨의 사연을 들어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우리나라에 ‘우리동네’라는 지명의 동네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본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음악에 따라서 몸이 반응한다. 춤추는 분수는 있지만 소리에 따라서 춤을 추는 액체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600㎏이 나가는 육중한 소를 공중부양시킬 수 있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민용은 준하에게서 해미의 전설적 술버릇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평소에는 좀처럼 취한 모습을 볼 수 없는 해미가 대학시절 딱 한번 만취해서 학교 전체가 난리가 났었다는 준하의 이야기에 민용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민정은 아랫배의 통증을 느껴 순재에게 진료를 받으러 갔다 기체조 테이프를 건네받는다.   ●과학카페 다빈치프로젝트(KBS1 오후 10시) 소설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는 자신이 만든 향수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 영혼마저 지배한다.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조종할 수 있을까? 영혼을 지배하는 향기의 힘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천연향에서 인공향에 이르기까지, 향기의 마력에 대한 과학적 진실을 밝힌다.
  • [열린세상] 경제학계의 대선공약 검증/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열린세상] 경제학계의 대선공약 검증/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최근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공통적인 결과는 민주나 평화라는 주제보다는 경제 문제에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력 대선주자들이 경제 관련 공약들을 서둘러 냈다. 이명박 캠프는 7% 경제성장과 경부운하가 있다. 박근혜 캠프는 7% 경제성장과 열차페리가 있다. 공약대로만 이행된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와 승진기회도 많아질 게 틀림없다. 이렇게만 된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으로라도 떠받들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반면 비판도 만만치 않다. 주로 7% 경제성장과 경부운하에 대해서이다. 과거 고도성장기의 향수를 자극하는 개발시대의 공약이다. 턱도 없는 소리로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을 현혹하는 가짜공약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가입해 있는 수십 개의 경제 관련 학회가 있다. 이들 학회에서 경제 관련 공약에 대해 검증을 한다면 어떨까. 전문성과 자격 측면에서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검증에 나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그동안 경제학계는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를 지나치게 구분함으로써 국민과의 공감대를 만들지 못했다. 대표적인 표현이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로 재단하지 말라.’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책임회피이다. 학문으로서 경제학의 태생기인 애덤 스미스와 리카르도, 맬서스가 활약하던 시절에는 학명이 ‘정치경제’였다. 이후 학파가 분화되어 마르크스학파는 ‘정치경제’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였고, 현재 정통경제학으로 인정되는 고전학파에서는 ‘경제학’이라고 하였다. 명칭이 경제학으로 바뀐 이후 정치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보고, 분석틀에서 제외한다. 또한 실증분석만을 주류로 여긴 결과 경제학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경제학자들의 말은 그들끼리만 이해하는, 때로는 그들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변했다. 경제학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서는 학문 태동기처럼 분석틀을 정치영역까지 넓혀야 한다. 정치와 경제의 공통점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선택은 국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고, 경제적 선택은 각 경제주체의 입장에 따라 정해진다. 경제주체의 선택은 이익이라는 구체성을 띠고 있다. 반면 정치적 선택은 경제주체간의 선택이 동일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조정 또는 결정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 하에서는 정책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이익집단간, 지역간 이해관계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정치가 필요하다. 선택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해준다. 국민이 뽑은 집권당에서 그들의 기준으로 정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이 그렇게 하라고 대통령으로, 집권당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정치에 대해 아무리 비아냥거리고 비난하더라도 정치는 국가 대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야이다. 그래서 정치논리라고 치부하면서 비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학자들에게 간곡히 바란다. 수식의 매트릭스에만 빠져있지 말고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자. 정치논리도 당당히 분석대상으로 삼자. 그 첫 단계가 기존의 대선주자, 향후 등장할 여권의 대선주자들의 경제공약에 대한 검증이다. 검증을 통해 자격 있는 진짜 공약과 국민을 현혹하는 가짜공약을 구분해주어야 한다. 가짜공약이 세상을 움직이면서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경제학계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서로 경쟁하는 정당에서 검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라 하겠다. 문인철 정치경제 평론가
  • ‘천년의 역사’ 부활

    ‘천년의 역사’ 부활

    공사착공 18년 만인 오는 30일 그랜드오픈예정인 경북 경주시 신평동 ‘신라 밀레니엄파크’ 조성 현장을 찾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보문호를 좌측으로 끼고 보문관광단지로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공사차량과 인부들의 분주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개장을 나흘 앞둔 27일 관계자의 안내로 진입로와 조경공사 등이 한창인 신라 밀레니엄파크를 둘러봤다. ●에밀레종 타워가 랜드마크 매표소를 지나자 석굴암 전실을 형상화한 정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면에는 천마상의 분수대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분수대를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면 길 가장자리에 12지신(支神)상 석조물이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이곳의 랜드마크인 거대한 에밀레종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을 4.5배(높이 17m) 크기로 확대해 종 속을 4층짜리 사무실로 꾸몄다. 여기서부터 밀레니엄파크가 본격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파크는 삼부토건 계열사인 ㈜신라밀레니엄이 신평동 일대 부지 17만 8200㎡(5만 4000평)에 총 1000억원을 들여 신라역사 체험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에밀레종 타워 앞에는 지상 및 수변 무대로 꾸며진 주공연장이 마련됐다. 지상무대에는 성벽과 민가, 망루 등을 갖춘 신라의 성(城)이 자리를 잡았으며, 특히 수변무대에선 선박 7척이 동원돼 신라와 당나라의 해상전투가 재연된다. 주간에는 신라가 당나라를 무찌르는 내용의 ‘천괴의 비밀’, 야간엔 ‘(성덕)여왕의 눈물’이 각각 공연될 예정이다. 연출 감독은 ‘용의 눈물’의 김재형 총감독이 맡았다. 주변엔 신라 전성기인 8세기쯤, 세력면에서 경주와 어깨를 겨루었던 콘스탄티노플(로마), 바그다드(이라크), 장안(중국)을 재현한 세계 4대 도시 조형물이 배치됐다. 특히 장안엔 당나라 현종과 그의 애첩 양귀비가 함께 목욕했다는 화청지(華淸池)가 꾸며져 있다. 중국의 목수 등이 초빙돼 화청지와 건물 4동이 75% 크기로 정교하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체험형 공방과 공연 다시 에밀레 타워에서 남쪽으로 100여m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가면 1300여년 전의 신라 속으로 들어간다. 관광객들은 40여채의 초가집에서 신라시대의 민예품인 토우·한지·칠기 등을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름하여 체험공방이다. 공방을 지나면 성골·진골·6두품 등 골품제에 맞춰 신분별 주택들을 추정 복원한 신라방(정방형 140×140m)이 자리잡고 있다. 성골 집은 회랑 등 삼국사기에 나와있는 대로 고증됐다. 주변엔 마상무예를 구경할 수 있는 원형극장 형태의 화랑공연장과 마당극이 펼쳐질 장보고공연장, 어린이 놀이터인 설화공원 등 신라를 소재로 한 다양한 테마공간이 들어서 있다. 입장료(1인)는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밀레니엄파크와는 별도 공간으로 정문 인근에 들어선 한옥 호텔촌인 ‘라궁(羅宮)’은 모두 16채의 객실을 갖췄다. 경복궁 보수 경력 등을 가진 국내 최고의 목수 100여명이 건축에 참여했다. 이 호텔은 객실마다 노천탕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하루 숙박비는 30만원 선. 전재홍 신라밀레니엄파크 사업기획팀장은 “개장 이후 ‘천년왕국, 신라의 꿈과 향수’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피겨맘의 남모를 눈물

    |도쿄 최병규특파원| ‘은반을 녹인 피겨맘의 눈물’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챔피언을 가린 지난 24일 도쿄체육관. 김연아(17·군포 수리고)의 어머니 박미희(48)씨는 차마 딸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기록을 낸 전날도 그랬지만 이날은 더더욱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박씨는 체육관 밖 벤치에 앉아 잔뜩 찌푸린 도쿄의 밤하늘을 쳐다봤다.6일간의 숨막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사실 도쿄에 발을 디딘 그날부터 박씨를 포함한 ‘김연아팀’의 악전고투는 시작됐다. 주치의 신준식 박사, 매니지먼트사 IMG코리아의 이정환 대표와 함께 박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진 가슴을 쓸어올렸다. 첫 경기 전날까지 허리와 꼬리뼈의 통증이 반복되자 박씨는 “6위 안에만 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아예 체념해 버렸다. 첫날 체육관 밖에서 딸의 쇼트프로그램 성적을 휴대전화로 전해들은 박씨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난 10년 동안 하도 흘려 이젠 눈물샘이 말라버렸다고 착각했었다. 1997년 박씨가 당시 7살이던 딸의 손을 잡고 동네 스케이트장을 찾은 건 처녀 시절 잠시 타본 피겨의 향수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모녀에겐 가시밭길이 시작됐다. 자신에겐 ‘피겨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위기도 있었다. 초등학교 6년 때 “너무 힘들어 못하겠다.”고 버틴 딸과 냉전을 펼친 끝에 백기를 받아내기도 했던 박씨는 지난해 그랑프리파이널 직전 “연아의 허리 통증이 심해 이번엔 내가 은퇴를 시켜야겠다고 결심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젠 굴레를 벗기고 평범한 딸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극성 엄마’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지만 박씨는 딸의 ‘리얼코치’임을 마다하지 않는다. 딸과 호흡을 맞춘 지가 벌써 10년째.‘피겨 도사’가 다 됐다. 다른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비디오로 분석할 수준이다. 24일 김연아가 라이벌 안도 미키와 아사다 마오(이상 일본)에 밀려 3위에 그쳤을 때 그는 또 링크를 등지고 눈물을 흘렸다. 이번엔 아쉬움과 대견함이 범벅이 된 눈물. 밤 11시가 넘어서야 도핑을 마친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체육관을 빠져나오는 박씨의 표정은 밝았다.“한국 피겨 100년 만에 따낸 첫 메달이라면서요. 근데 그것보단 연아가 어제 오늘 안 아팠다니까 그게 더 기뻐요.” 박씨는 25일 ISU가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역대 최고인 2위에 오른 김연아와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25일 ‘갈라쇼’를 끝으로 대회를 모두 마친 뒤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일본 순회 공연에 나서는 것. 박씨는 “이제 누구와 경쟁해야 할 게 아니니까 마음이 편하네요. 연아한테 구경도 실컷 시키고 맛난 음식도 많이 사줘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김연아는 새달 1일 입국, 치료에 집중한 뒤 29일 재팬오픈에 초청선수로 참가해 아사다와 또 한 차례의 대결을 펼친다. 직후 김연아는 캐나다 장기 훈련을 통해 세계 1위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cbk91065@seoul.co.kr
  • [길섶에서] ‘SPRAY LOVE’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광화문 사거리 보디숍. 건물 1층 유리면을 장식한 문구가 도발적이다.‘STOP AIDS:SPRAY LOVE’‘사랑을 뿌리자?’다양한 상상을 자극한다. 가게로 들어섰다. 향수회사의 에이즈환자돕기 캠페인이란다. 지난 한해만 500만명이 감염됐다고 한다. 영화 ‘필라델피아’가 떠오른다. 에이즈가 주제였다.1993년작이다. 말기 환자역을 위해 10㎏이상 몸을 줄였던 톰 행크스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죽음과의 경계에서 삶을 놓지 않았던 처절한 몸부림, 인간에 대한 처연한 그리움. 하지만 삽입곡 ‘어머니는 돌아가시고’를 먼저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링거병을 들고 울부짖는 절망의 몸짓, 그리고 마리아 칼라스의 천상의 목소리.“나의 어릴 적 집은 노기에 휩싸이고/나는 쓸쓸했네/아무도 없었네/…천국이 눈앞에 있네/너는 외롭지 않아” 가게를 나서자 앰네스티 회원들이 가로막는다. 양심수 석방, 난민보호 캠페인에 서명해달란다. 흑백의 기록사진이 가슴 아프다. 여기도 ‘사랑을 뿌리자’인가. 여운이 남는 광화문 풍경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무슨 영화 볼까]

    빼꼼의 머그잔여행 감독 임아론 취학 전 아동에게 딱 맞는 애니메이션. 우주복 입고 기저귀 찬 아기 베베의 모험이 아이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그동안 외양만 애니메이션인 영화를 보러 갔다가 집중력이 떨어진 아이들을 달래느라 힘들었던 부모들에게 ‘강추’! 브레이크업-이별후애 감독 페이튼 리드 주연 제니퍼 애니스턴·빈스 본 당신의 성공적인 연애와 결혼을 위한 연애지침서!‘콩깍지’가 벗겨진 뒤 갈등하는 브룩과 게리로부터 배운다. 어떻게 하면 헤어지지 않을 수 있는지. 향수 감독 톰 튀크베어 주연 벤 위쇼·더스틴 호프먼 세계적 베스트셀러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이 원작. 천재적인 후각 소유자의 ‘절대 향수’를 향한 집념이 타오를수록 꽃 같은 여인들이 사라진다. 타인의 삶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주연 울리시 뮤흐·마티나 게덕 도청이라는 비인간적인 행위로 인간성을 회복하게 되는 한 남자 이야기. 동독 비밀경찰, 자신이 감청하던 극작가·배우 연인에 의해 인생이 바뀐다. 수 감독 최양일 주연 지진희·강성연·문성근 폭력의 끝을 보여주마!19년만에 만난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남자의 지치지 않는 복수가 스크린을 피로 물들인다.
  • [김석의 Let’s Wine]코냑 제대로 알기

    서양에서는 ‘향수는 여성의 성격을 표현하고, 술은 남성의 취향을 상징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인지 서양의 남성들은 자존심, 지위, 일류의 이미지를 술을 통해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술 중에 하나가 바로 코냑이다. 코냑은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와인 증류주)를 말한다. 와인의 품성을 그대로 농축시킨 것에, 오랜 숙성 기간 중 오크 통에서 우러나오는 원숙한 향이 더해진 것으로 브랜디의 제왕이라는 표현이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술이 아니라 분위기를 즐기고, 향을 음미하며, 시가를 입에 비스듬히 물고 클래식 음악을 함께 듣는 것이 바로 코냑이다. 코냑이 이렇듯 명품으로 거듭난 데에는 코냑을 만든 사람들의 수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프랑스 코냑 지방 사람들은 코냑을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라 믿으며 자연과 날씨에 좌우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며 만들어낸다. 프랑스에서 코냑의 보존과 품질관리에 쏟는 정성도 각별하여 1909년에 ‘코냑제조법령’을 선포, 엄격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코냑의 제조에 필요한 포도는 법적으로 나누어진 6개의 코냑지방에서만 재배하도록 하고, 코냑을 저장하여 숙성시키는 오크통 역시, 이 지방의 숲에서 자란 리무쟁 오크(Limousin oak)통만을 쓰도록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두고 ‘All brandy is not cognac,but all cognac is brandy’ (모든 브랜디가 코냑은 아니지만 코냑은 모두 브랜디이다.) 라고 회자한다. 똑같은 발포 성 와인이라 하더라도,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만을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이치와 똑같다. 코냑을 만들 수 있는 포도는 총 7종류가 허용되는데, 최근에는 3가지 종류의 포도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두 번에 걸친 증류과정을 통해 ‘오드비’라는 코냑 원액을 추출하고 품질 및 숙성기간이 서로 다른 ‘오드비’들을 잘 소화시켜 정성을 다하여 블렌딩을 한다. 이 블렌딩 기법에 따라 서로 다른 개성과 향취를 지닌 코냑이 탄생되는데 이 비법은 200년 동안 각 가문 별로 철저한 베일에 싸여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러한 코냑 브랜드로는 카뮤, 헤네시, 레미마르땡이 코냑 삼총사로 불린다. 특히 카뮤의 경우는 5세대에 걸쳐 가족 소유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독립된 형태로 남아 있는 가장 큰 코냑 하우스이다.VSOP급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에 치중하고 있는 고급 코냑 하우스로 150여 개의 국가와,50개 이상의 항공노선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며, 주요 면세점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제품으로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굳건한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코냑 회사들은 별이나 글자로 그들 회사의 품질을 표시한다. 각 코냑 회사는 여러 단계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부호가 각 사의 공통된 숙성 연도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코냑 회사의 관습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법에서 정한 규정과 브랜드 마다의 숙성 연도 표시를 별도로 알아두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코냑은 각각 다른 연도의 코냑들을 블렌딩한다. 우리가 보통 몇 년, 몇 십년된 코냑이 들어갔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블렌딩에 사용된 가장 어린 코냑의 연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5년 된 코냑과 100년 된 코냑을 블렌딩하면 그 코냑은 5년 숙성 코냑이라 칭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여성&남성] ‘호모 컬렉터스’

    [여성&남성] ‘호모 컬렉터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젊은 여인들이 연이어 목졸려 숨진 채 발견된다.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가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여인의 향기를 ‘수집(?)’한다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주인공 그루누이의 광기는 도를 넘어섰지만 한번쯤 수집에 빠져 본 이들이라면 그루누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표 수집에 올인하던 구세대 컬렉터들과 달리 향수와 마우스, 구두,DVD, 밀리터리 피겨 등 훨씬 다양해진 ‘20&30’들의 컬렉션을 들여다봤다. ●향수 수집은 기억을 모으는 것과 같다 회사원 김지은(27·여)씨는 10여년째 향수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처음에는 언니가 가진 미니어처(소형 모형) 향수병이 예뻐서 모으기 시작했지만 어느덧 ‘향수 예찬론자’가 됐다.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향수를 사고 그 향기에 대한 느낌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향기가 주는 분위기와 느낌을 모으는 거죠. 향수를 고를 때의 고민과 기다리는 설렘, 박스를 열어 처음 펌핑했을 때 풍기는 분자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천국을 엿보는 것 같아요.” 그의 향수 예찬론은 멈출 줄 모른다. 그는 “지난 기억들은 잊어 버리지만 코끝에서 맴돌았던 향기는 잊혀지지 않아요. 향수를 모으는 일은 기억을 모으는 것과 같죠.”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요즘도 특정 브랜드를 정해 놓고 꾸준히 사모으며 한달에 10만원 정도 투자한다. ●다운로드는 DVD진열의 기쁨 몰라 정석한(29·회사원)씨가 DVD광이 된 것은 좋아하는 영화를 곁에 두고 싶다는 욕망 때문.DVD 구입에 매월 20만∼25만원 가량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다운로드를 받으면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왜 비싼 돈을 들여가며 DVD를 사냐.’는 비아냥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다.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소장해 진열해 놓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개봉작은 수집은 기본이고 40∼50년대 고전영화 DVD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발품, 손품(?)도 마다하지 않는다. 알음알음으로 중고시장을 뒤져 구하거나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건지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장품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 모음이다. 하나씩 사 모으다 보니 3년이 걸렸다. 정씨는 “힘들게 모아서 그런지 혼자서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볼 때 기분은 정말 끝내 줍니다.”라고 말했다. ●우울할땐 와인코르크에 남은 추억을 회사원 강수정(31·여)씨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와인 코르크 마개를 모으는 재미에 와인바를 찾는다. “누구와 어디서 마셨는지 기억을 남기기 위해 코르크마개를 하나 둘 가져오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선 의식처럼 통하더라고요. 일부 마니아들은 와인병 라벨까지 떼어 모은다던데 ‘귀차니스트’라 그 수준까진 도달하지 못했죠.” 그는 기분이 우울할 때면 커다란 유리컵에 담아둔 코르크마개를 꺼내 코르크 껍질향과 다 날아간 듯하면서도 아련하게 남아 있는 와인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보통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이나 강남의 와인바에서 친구들과 만나는데 요즘은 서로 코르크마개를 가져가려고 쟁탈전이 벌어진다고 털어 놓았다. ●전쟁모형 사는 과정이 진짜 전쟁 김병구(30·회사원)씨는 ‘밀리터리 피겨(병사나 병기를 실제 비율로 축소해 놓은 인형)’ 마니아다.2001년 우연히 12인치 군인 피겨를 보고 완전히 빠져 버렸다. 국내에서는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구하기 쉽지 않아 미국, 유럽, 일본에서 구해야 한다. 수입 사이트에 예약하고 바로 입금하지 않으면 ‘닭 쫓던 개’가 되기 쉽상이다. 그는 “피겨를 사 모으는 일이 제겐 피말리는 전쟁이죠. 전세계 쇼핑 사이트를 다 뒤져야 합니다.”라면서 “운송료, 관세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는 한정 없이 가격이 올라가기도 합니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한동안 ‘미국 레인저(수색대) 우드랜드 버전’을 가지고 싶어서 전세계 쇼핑몰을 다 뒤졌다.“지방 출장을 갔다가 모형숍에 이 제품이 있는 걸 발견해 뛸 듯 기뻤는 데 꿈이더라고요.”라고 멋쩍어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결국 외국 쇼핑몰에서 12만원에 ‘보물’을 얻었다. 그는 요즘도 한달에 20만원 정도를 투자한다. “주위에선 어른이 장난감 모은다고 타박하죠. 하지만 어렵게 피겨를 구입해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완성했을 때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 같답니다.” ●구두는 수선만 잘해도 저절로 모인다 패션 감각이 빼어난 미시족 박진혜(34·여·회사원)씨는 구두 수집광이다.“옷도 중요하지만 정작 신발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요. 패션의 마무리는 신발인데 그걸 몰라요.”라며 답답해 했다. 그렇다고 그가 충동구매나 분수에 맞지 않는 명품 수집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꼭 맘에 드는 디자인 두 켤레, 유행을 타는 디자인 한두 켤레, 부담없이 신을 수 있는 싼 구두 한 켤레 등 4∼5켤레를 사는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구두도 다른 물건처럼 신는 사람의 정성이 중요해요. 아낌없이 막 신지만 수선도 정성스럽게 하죠. 굽은 한 달 반마다 갈아주고 긁히면 바로 구입한 상점에 수선을 맡긴 답니다.” 대학 신입생 때부터 구두를 모으기 시작한 그는 현재 60여 켤레를 소장하고 있다. 그나마 많이 구조조정을 한 덕분이다.‘말끔한 구두가 좋은 곳으로 안내해 준다.’는 징크스를 가진 박씨는 첫 월급을 타고 명동의 한 제화점에서 맞춘 검정색 수제 하이힐을 특별한 날 신는다고 말했다. ●마우스 마구 모으다 보니 얇아진 지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33)씨의 짝사랑 상대는 컴퓨터 마우스다.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던 그는 보다 좋은 감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우스를 찾다가 하나씩 모으게 됐다. 처음에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발품을 팔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동호회나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한다. 지금까지 그가 수집한 마우스는 400개를 훌쩍 넘는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1만원짜리부터 10만원짜리 MX300까지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 ‘마구’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구형 볼마우스는 골동품으로 간주돼 6만∼6만 5000원에 거래된다.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다른 수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여서 ‘가랑비에 옷 젖듯’ 지갑이 얇아진다. 임씨는 “대충 따져봐도 800만∼900만원 정도는 쓴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그는 “처음에는 몰랐지만 갈수록 중독되는 느낌이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얼마전 가지고 있는 마우스를 모두 창고에 넣고 꺼내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카페 ‘수집본색’ 운영자 한주영씨 “지를땐 쾌감 모이면 행복 시세차익 덤” 도대체 ‘디나르’가 뭘까? ‘코루나’‘스토팅키’‘메티칼’‘탱게’는? 이 생경한 단어들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체코, 모잠비크, 카자흐스탄의 화폐란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는 걸로는 성에 안 차 수십개씩 모아 정성스레 닦고, 앨범에 꽂으며, 만면에 미소짓는 사람이 있다. 화폐 수집광 한주영(38)씨다. 그는 1만 3000여 수집 마니아들의 아지트인 온라인 카페 ‘수집본색’의 운영자다. “수집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마음을 이해 못한다.”는 한 마디에 수집광의 ‘본색’이 집약돼 있다. 그는 “수집에 열을 올리기 전엔 홈쇼핑에서 물건 사는 주부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나도 마음에 드는 수집품을 만날 때면 ‘지름신’이 강림해 충동구매한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그는 “요즘 수집의 대세는 화폐”라고 말한다. 수집가들마다 취향은 각기 다양하지만, 화폐가 구미를 당기는 까닭은 투자가치 때문이다. 아예 처음부터 시세차익을 노리고 화폐 수집을 시작하는 큰손도 적지 않다. 그는 이런 경향을 매우 경계한다.“수집은 취미로 할 때라야 즐거운 것인데, 돈벌이 개념이 끼어드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사업이 된다.”는 것이다. 한씨도 9000여개의 화폐로 컬렉션 리스트를 꾸민 화폐 마니아지만, 화폐를 모으는 이유는 “그저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일로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동전을 정리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진정한 수집 마니아라면 돈벌이가 아닌 수집 자체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 孫의 행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연말 대선에서 나선다.’는 김진명씨의 소설 ‘나비야 청산가자’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쉽사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손 전지사측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지는 않은 것 같다.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노림수는 범여권 단일 후보?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는 회견에서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정치질서를 창조하고, 미래·평화·통합의 시대를 경영할 창조적 주도세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무능한 극좌세력과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보수세력을 배제하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셈이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일문일답에서 “정 전 총장은 서울대 경영을 통해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진대제 전 장관은 미래 산업의 상징이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의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드림팀을 확대해 나가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손 전 지사는 올초 “손학규·정운찬·진대제가 함께 하면 대한민국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손 전 지사의 이날 탈당은 이미 오래 전 짜놓은 ‘시나리오’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손 전 지사가 정 전 총장이나 진 전 장관 등에게 당장 손을 내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들 세 사람이 각자의 영역에서 세를 규합한 뒤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나비야 청산가자’에 등장하는 손 전 지사의 행보와 흡사한 행보다. ●범여권 일부 인사도 참여할 듯 손 전 지사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전진 코리아’가 모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개혁 성향의 전진코리아는 ‘비(非)열린우리당-반(反)한나라당’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15일 출범했다.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장, 김 윤 세계경제화포럼 대표,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각계 30∼50대 386운동권 출신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전진 코리아’는 오는 6월까지 정강·정책을 완비한 뒤 8월까지 16개 광역시·도 전체에 지부를 세워 오는 연말 대선에 독자 후보를 내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잇다. 손 전 지사가 제3세력 통합에 나설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일부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3지대론’ 논의에 참여했던 범여권 의원들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손 전 지사측에선 한나라당내 일부 개혁성향 의원들과도 접촉을 벌일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孫의 결단 왜 19일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의 무엇에 실망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이명박 전 서울시장(지지율 40%대)과 박근혜 전 대표(지지율 20%대)의 높은 벽을 절감한 것이 결정적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 개발독재시대의 잔재가 주인”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오는 정치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탈당선언문을 통해 또다른 ‘손(孫)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손 전 지사는 탈당선언문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좀체 오르지 않는 당내 지지율에 대해 손 전 지사가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14년을 몸담았지만 지금처럼 한나라당의 ‘본성’과 맞대면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동안은 ‘개혁적 보수’로 한나라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귀한 존재’로 대접받았지만,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당으로부터 철저히 소외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원들 줄서기에 여념없어” 에둘러서 표현했지만 당내 젊은 소장파에 대한 실망도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그는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돼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목소리를 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진보·개혁 초선 의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손 전 지사가 칩거 첫날 머물렀던 낙산사 정념 스님 등에 따르면 손 전 지사가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투입할 자신의 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초선 의원들이 일제히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범여권 반응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범여권은 일단 환영했다. 한나라당의 수구·보수 색깔이 짙어질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파별·대권예비주자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이제 한나라당엔 냉전 향수병에 휩싸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했고,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은 “영남당, 수구보수당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군부독재와 개발독재의 잔존세력들이 여전히 주인 노릇하는 수구보수세력의 본거지임이 증명됐다.”고 했다. 이번 탈당이 범여권에 미칠 파장을 놓고는 계산법이 달랐다. 열린우리당은 추가 탈당을 경계했고 탈당파와 민주당 등은 탈당을 종용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해석하거나 행동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 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내에서 당과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인사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주요 대권예비주자들의 입장도 달랐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밝힌 새로운 질서의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크게 반겼다. 일각에선 정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자신도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근태 전 의장측은 복잡했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역사적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한 측근 의원은 “당초 왜 한나라당쪽으로 정치에 입문했는지 그 해명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 전 지사가 탈당회견문에서 범여권을 향해 ‘무능한 진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손 전 지사는 유능한 진보를 하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갔었느냐.”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이 3공화국·5공화국 잔재의 낡은 정당임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 역시 김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손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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