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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 위주로 가격인하… 밥상물가 여전히 ‘미풍’

    과일 위주로 가격인하… 밥상물가 여전히 ‘미풍’

    “할인 행사 좀 자주 하시죠.” 한 대형마트 직원은 최근 정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종종 받는다고 귀띔했다.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한 달째. 이 정부 관계자의 태도에서 한·미 FTA가 수입물가 인하에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휴일을 맞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입 과일 코너에서 주부들이 조금 싸진 수입 과일을 고르고 있었다. 10% 이상 싸진 오렌지·자몽 등은 FTA 특수를 누리는 대표적인 과일. 오렌지의 경우 FTA 이전보다 20% 내려간 4280원(4~5입)에 판매되고 있다. 레몬은 2480원(3입)으로 이전(2980원)보다 16.8% 싸졌으며, 자몽도 6% 포인트의 관세 인하분이 적용돼 6980원(4입)에 팔리고 있다. ●의류·가전·화장품 등 영향 ‘미미’ 한국무역협회가 도·소매가를 조사한 결과 와인·맥주 13%(이하 소매가 기준), 과일·견과류 9.6%, 육류·어류 7.7%, 주스·음료 7%, 화장품·향수 4.5%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부 박명은(52)씨는 “(FTA로) 달라진 게 뭐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FTA로 인하된 품목들이 ‘밥상 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FTA의 주요 수혜 품목 중 하나인 미국산 어류는 아직 물량이 충분치 않은 탓인지 판매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박씨는 “매일 먹는 것도 아닌 품목들만 싸져 봤자 장보기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의류, 가전, 화장품 등은 지출이 큰 품목들이지만, 역시 FTA 영향은 미미하다. 의류 등 패션 상품은 원산지 규정에 걸려 FTA 적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직수입 가전은 8% 관세 철폐 예정으로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굼뜬 업체 “재고소진 탓 즉각반영 못해”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꿈쩍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 50%의 관세가 없어진 미국산 주스를 비롯해 맥주·와인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을 내리지 않아 지탄을 받았다. 농심도 자사가 수입하는 미국산 주스 ‘웰치’의 가격을 뒤늦게 8일부터 8% 내렸다. 업체들은 “관세 적용을 받아 수입한 물품의 재고를 소진하느라 관세 인하분을 즉각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 또는 “가격 인상폭을 관세 인하폭으로 상쇄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FTA와 상관없이 가격 인하에 부정적인 품목도 있다. 화장품의 경우 품목에 따라 3~10년 유예기간 이후 10%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미국 화장품 업계가 현재 가격 인하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유예기간이 끝나도 가격이 내려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만 재미… 와인매출 37% 상승 다만 소비자 체감물가와 달리 대형마트는 짭짤한 재미를 봤다. 3월 15~4월 12일 이마트에서 수입 과일의 매출은 24.3%, 와인은 36.6% 신장됐다. 롯데마트에서는 아몬드 매출이 160% 뛰었고, 미국산 쇠고기 매출은 37.5% 늘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3040’ 新복고 열광하라

    ‘3040’ 新복고 열광하라

    요즘 대중문화계는 1990년대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세시봉’ 열풍에서 비롯된 7080 문화가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1990년대의 문화를 추억하는 ‘신복고’ 열풍이 한창인 것. 대중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들은 왜 1990년대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신복고 열풍의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영화 ‘건축학개론’(①)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는 250만 관객을 넘어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이 영화는 1990년대 대중문화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 MP3 대신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휴대 전화 대신 무선 호출기(삐삐)로 연락을 주고받던 시대적 배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삽입된 가요들은 당시의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한국형 발라드의 중흥기를 대표하는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X세대의 통통 튀는 가사로 인기를 끌었던 015B의 ‘신인류의 사랑’ 등은 단순한 OST를 뛰어넘어 당시의 시대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하나의 영화적 장치다.  영화 ‘댄싱퀸’(②)의 엄정화도 극 중에서 ‘신촌 마돈나’로 이름을 떨쳤던 91학번으로 등장하고,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도 노태우 정권 때 범죄와의 전쟁을 펼쳤던 1990년대 사회상이 영화적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계에서 ‘가까운 과거’인 1990년대의 문화를 영화적 소재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한국 대중음악은 황금기였던 1990년대 가요에 대한 향수도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③)은 1990년대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한 특집 ‘청춘 나이트’를 방송해 큰 호응을 얻었다. 출연진은 김건모, 현진영, 박미경, 구준엽, 김조한, 윤종신 등 발라드와 댄스 음악으로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들이었다. 당시 히트곡이 이어지자 현장의 방청객은 열광적으로 환호했을 뿐만 아니라, 3040 시청자들이 “모처럼 신나는 무대였다.”는 평을 인터넷에 줄줄이 달았다.  1998년에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 신화의 컴백도 복고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24~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 14주년 기념 콘서트 ‘더 리턴’(④)에는 20~30대 여성 팬들이 대거 몰렸다. 신화와 학창시절을 보내다 지금은 직장인이 된 팬들은 ‘으쌰으쌰’, ‘퍼펙트 맨’ 등 신화의 히트곡을 따라부르며 추억을 곱씹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1990년대 LP음악 틀어주는 주점 ‘밤과 음악사이’에도 당시 향수를 느끼려는 3040들이 몰려들고 있다.  1990년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때가 대학가에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시기로서 두 문화가 공존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1990년대는 386의 집단주의 대신 개인주의 문화가 들어오고, 대중문화가 캠퍼스로 본격적으로 유입된 시기”라면서 “15~20년 전 비교적 가까운 시대인 ‘신복고’는 아련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아날로그 정서가 남아있기 때문에 3040은 물론 그 윗세대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왕자웨이의 영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유행하던 ‘90년대 학번’들은 문화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 첫 세대였다. 쿨하고 세련된 도시 감성과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공존하던 1990년대는 현재의 감수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90년대, 2000년대 영화계가 20년 전인 70, 80년대 복고가 유행했는데, 올해 유행하는 90년대 신복고도 이런 ‘빼기 20년 법칙’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의 중흥기였던 90년대 학번들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의 중추적인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등장했다는 점도 ‘신복고’ 열풍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을 비롯한 90년대 학번 감독들이 영화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과 1994년에 데뷔해 전성기를 맞았던 박진영은 YG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가요계를 이끌고 있다.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안정된 3040들도 대중문화를 소비하는데 적극성을 띠는 것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성시권씨는 “7080세대의 세시봉 열풍과 10대 아이돌 음악 사이에서 즐길 문화가 부재했던 세대들에게 90년대 문화의 부활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면서 “마케팅에서 경제력을 갖춘 3040을 안정적으로 공략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94학번 홍민수(36)씨는 “90년대가 바로 전인 것 같았는데, 벌써 추억으로 소비되니까 좀 씁쓸하기도 하지만 반갑기도 하다.”면서 “IMF 전 90년대는 문화적으로 상당히 풍족했고, 가요계에는 김건모, 신승훈, 듀스, 015B 등 좋은 음악, 가수들이 많아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김동률, 이적의 소속사인 뮤직팜의 강태규 이사는 “음반으로 음악을 소비하던 1990년대는 생산자와 수용자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대중음악의 호황기였다.”면서 “당시 수혜세대인 90년대 학번들은 능동적으로 문화를 소비하고 참여하는 습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문화 콘텐츠의 측면에서도 당분간 신복고 열풍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주·김정은 기자 erin@seoul.co.kr
  • [프로축구] 제주 ‘방울뱀 축구’ 돌풍…울·포·경, 맹독 경계령!

    [프로축구] 제주 ‘방울뱀 축구’ 돌풍…울·포·경, 맹독 경계령!

    제주가 일으키는 K리그 돌풍이 4·11 총선 투표일에도 이어질까. 투표를 마친 제주도민은 11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와 울산의 K리그 7라운드를 응원하면 어떨까. 제주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수원, 서울, 울산과 4승1무1패(승점 13)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도 13골로 다득점에서 수원(10골)에 앞서 1위이고, 서울과 울산은 다득점도 똑같아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2010년 정규리그 2위였다가 외국인 선수들의 향수병으로 인한 이탈과 박현범의 수원 이적 영향을 받아 지난 시즌 9위로 마감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당초 중위권을 달릴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개막전에서 인천을 3-1로 꺾고 수원마저 2-1로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킨 제주는 이달 들어서도 대전(3-0), 대구(2-0)를 연파하며 기세등등하다. 광주와의 3차전 원정에서 2-3으로 역전패한 게 유일한 패배이며, 6경기 13득점으로 16개 구단 중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제주가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박경훈 감독이 내세운 ‘방울뱀 축구’의 위력이다. 그는 올 시즌 ‘삼다축구’에 바르셀로나식 빠른 템포 패스와 역습을 통한 공격을 더한 ‘방울뱀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볼 점유율을 높인 상황에서 무리한 공격보다 상대의 빈틈을 노린 빠른 역습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플레이다. 현재까지는 먹히고 있다. 여기에 에인트호벤 시절 박지성, 이영표와 한솥밥을 먹은 공격수 호벨치, 지난해 14골 4도움으로 제몫을 다한 산토스, 자일 등 브라질 삼총사의 고른 득점도 한몫하고 있다. 셋 모두 나란히 5골을 기록하고 있는 지쿠(포항), 라돈치치(수원), 몰리나(서울)의 득점력에 가려 있지만 사이 좋게 두 골씩 넣으며 찰떡 호흡을 뽐내고 있다. 또 다른 제주 돌풍의 원동력은 지난겨울 이적해 온 서동현 권순형 등과 벤치 신세를 진 배일환 한동진 등 신예의 조화에 있다. 서동현과 배일환은 시즌 3골을 나란히 터뜨려 초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수원과 강원을 거쳐 제주에 둥지를 튼 서동현은 지난달 28일 수원과의 4차전 후반 39분 종료 직전 거짓말 같은 역전 결승골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7일 대구를 완벽하게 봉쇄하며 6라운드 MVP를 수상한 홍정호를 필두로 한 제주의 방울뱀 축구가 11일 오후 3시 홈에서 높이를 내세운 울산을 꺾고 4연승을 할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경남 김해 을

    [총선 격전지를 가다] 경남 김해 을

    김해을은 여야가 혈전을 벌이는 ‘낙동강 벨트’ 선거구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을 포함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가와 사저,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은 친노(친노무현) 측 인사들이 성지처럼 여기는 곳이다.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선거 때마다 여야는 사력을 쏟고, 끝까지 예측불허의 격전이 벌어진다.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총선도 그렇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의원인 김태호 후보가 2선에 도전한다. 야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끝까지 예측 불허 접전 일대일로 맞붙은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신도시 중심 장유면 대청리 지역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두 후보 모두 김해가 고향은 아니다. 김태호 후보는 거창군, 김경수 후보는 고성군 출신이다. 새누리당 김 후보는 선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거쳐 판세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던 지난해 김해을 재선거까지 모두 다섯 번 선거에 나서 모두 이겼다. 2010년에 40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바람에 시련을 맞았던 그는 ‘노풍의 진원지’로 당선을 장담할 수 없었던 지난해 김해을 재선거에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재기에 성공했다. 경남도지사를 두 번 지내고 총리 후보에까지 내정됐던 김 후보를 모르는 유권자들은 없다. 높은 지명도를 새누리당과 김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 후보는 지난해 선거가 끝나자마자 1년 뒤 있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주민들과 밀착 대면을 해 왔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 발전을 이끌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 후보는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해 4월에 다시 일으켜 준 김해시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김해 발전만 생각하고 제2의 고향인 김해를 위해 죽을 각오로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연설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퇴임 뒤 귀향한 노 전 대통령을 따라 봉하마을로 내려와 노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곁을 지킨 마지막 비서관이다. 김 후보는 선거 핵심 구호도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내걸었다. 어깨 띠에도 이 글씨를 새겼다. 정치신인으로 낮은 지명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가르쳐 준 대로, 배운 대로 하겠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파탄 난 민주와 복지, 평화를 복원시켜 진정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끌어내고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켜 친노와 반새누리당 바람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인근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친노의 좌장 격인 문재인 후보도 틈틈이 김해을을 찾아 “노무현 정신의 상징인 김해를 지켜 달라.”며 김 후보를 지원한다. 김태호, 김경수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는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있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승부처다.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는 김태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본거지에서 2선에 성공하면 정치적 비중과 중량감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경수 후보도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면 친노 세력의 차세대 핵심 정치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외동 표 향방이 결과 좌우할 듯 전체 유권자 수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신도시인 장유면과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으로 유권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김해시 중심부인 내외동 표의 향방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외동 주민 박모(41)씨는 “서민들을 많이 생각했던 노 전 대통령 곁에서 정치를 보고 배운 김경수 후보가 서민들의 마음을 잘 살피고 올바른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유면 유권자 최모(50)씨는 “새누리당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김태호 후보의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는 자세에 믿음이 간다.”면서 “도지사를 지낸 경륜도 있고 해서 한 번 더 일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지난달 30일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각 부문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의 현황을 검토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사는 공통세션과 부문세션으로 나눠 공통세션에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기금 조성 방안’과 ‘문화산업 세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부문세션에서는 유통구조 개선, 대중문화 진흥, 규제 개선을 주제로 해 발제와 토론을 했다. 이날의 논의는 각 분야 전문가와 산업종사자들이 참여한 만큼 현안이 무엇이고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 말하자면 현재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토로하는 자리였다. 이날 하나같이 지적한 사항은 ‘표준계약서’ 문제였다. 표준계약서가 산업부문 간 편차는 있으나,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표준계약서는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고, 나아가 산업의 동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영화계에서 최고은 작가, 대중음악에서 달빛요정 이진원씨의 죽음 등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안타까운 희생과 고통을 목격했던 터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표준계약서의 도입과 시행은 절실한 바였다. 문제는 산업주체들이 표준계약서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가이고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상생, 동반성장, 공정성, 정의 같은 용어들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러한 용어들이 우리 사회를 규정한다는 것은 대립과 갈등, 성장과실의 편재, 불공정 현상으로 인한 좌절과 분노가 크다는 의미이다. 체제의 유지,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함께 살아간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생태계는 유기적인 순환체여서 어느 한쪽이 작동하지 않으면 그 여파가 다른 쪽에도 미치게 되고, 결국 생태계의 공멸을 가져온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대중문화예술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것은 산업종사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의 행보이다. 특히 법이나 제도 등 시스템에 관한 내용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비전, 의지, 그리고 조정능력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발전과 퇴행에서 매우 중요한 인자일 수밖에 없다. 표준계약서의 약관화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예술인복지법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 진흥기금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 문화산업 세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국세청과 긴밀한 논의와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처럼 정부 부처와의 사이에서 대중문화예술산업에 대해 정책적 조율을 할 수 있는 당사자는 문화부가 될 수밖에 없고, 문화부에 관련 산업의 현안과 의제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산업주체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산연의 존재는 의미하는 바 크다. 문산연은 2009년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게임, 만화, 공연, 연예 등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모든 단체들이 한데 모여 결성한 협의체로,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및 현안 공유와 현안에 대한 공동대처 등을 통해 문화민주주의 발전과 문화향수 증대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문산연은 관련 단체 간 정보교류 및 의제를 형성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1월 31일 발표한 문산연의 성명서는 이 협의체의 활동 내용을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 성명서에서 문산연은 만화, UCC, 게임 등 문화산업이 학교폭력을 조장하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산연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뿐만 아니라 시급히 연구능력을 확충해야 한다. 연구역량의 확충은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의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으며,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다시 기침을 보다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이런 정지용의 시 ‘향수’를 읽다 보면 오래전 고향을 지키며 살았던 선식이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평생을 땅만 일궈 먹고 사느라 움푹 꺼진 볼에는 주름이 밭고랑을 이뤘고 식솔들 생애까지 걸머진 등은 배롱나무처럼 굽었으며 농사에 이골이 난 손마디는 노새 무르팍처럼 불거져 제대로 펴지지도 않았습니다. 몸을 꿈적이지 않으면 끼니가 거덜나는 세상을 살면서 얻은 신병이 한둘이었겠습니까만 끝까지 그를 괴롭힌 병은 기침이었습니다. 밤마다 자지러지는 기침 소리가 나지막한 토담을 넘어 골목길에 울렸고 그때마다 목울대에 뻗친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올라 두 눈에 핏발이 서곤 했지요. 한바탕 기침에 시달리고 나면 기력이 죄다 빠져나간 듯 넋을 잃고 마루 끝에 걸터앉아 한동안 숨길을 고르곤 했습니다. 이웃들도 “해소 기침이 사람 잡는다.”며 안타까워들 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침 탓하며 농사일을 게을리한 건 아닙니다. 잘 키운 누룩소 앞세워 철마다 논밭 다 갈고 쌀농사, 보리농사 거뜬히 해낸 ‘장골’이었습니다. 그렇게 골병 기침을 쏟아댔지만 죽을병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던지 대처 병원에 간 적도 없었습니다. 가을이면 산도라지를 캐다 엿을 과 먹거나 은행알을 주워 볶아 먹는 게 전부였고, 그러는 동안 그는 기침 때문에 시들어 갔지요. 그러면서 폐병에 먹히고 천식에 주눅들었지만 먹고살기 바쁜 세상이라며 딱히 누가 보듬어 주지도 않았던 기억을 까맣게들 잊고 삽니다. 지금이야 그때와는 다르지만 아직도 기침을 사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침은 매우 중요한 증상입니다. 호흡기의 문제든, 식도의 문제든 기침을 가볍게 여기다가 엉뚱하게 병을 키우기 십상이지요. 감기, 독감은 물론 폐결핵, 폐암에다 천식 등이 모두 기침과 관련된 질병들입니다. 흔하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니 이상하면 한번쯤 꼭 짚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그게 병도 잡고 고생도 덜 하는 유일한 방책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옛날 신문지에서 풍기던 휘발유 냄새는 왠지 새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버지 손에 전달하기 전에 나는 갓 배달된 냄새로 세상을 읽었다. 흑백사진 속의 현장들은 대문 밖 일들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신문을 펼쳐든 아버지는 또 얼마나 근사했던가. 하루종일 작은 가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세계와 소통하는 듯 보였다. 그 풍경이야말로 어른들의 영역이라 여겼고 지금도 나는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든다. 그 안에 진실과 새것이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면서 말이다. 고백하자면, 대학생이 되어서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그해 봄의 기억은 온통 걱정이던 어른들의 얼굴이다. 여순사건과 6·25전쟁을 지나온 아버지는 특히 더했다. 불안한 아버지의 등 뒤에서 건너본 신문지 1면. 폭동, 간첩, 내란과 같은 단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러나 대학에서 만난 1980년 5월의 진실은 너무나 기가 찼다. 계엄철폐를 외치던 학생들을 향한 발포,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들과 벌인 끔찍한 전투. 어렵게 들어간 학보사를 그만두고 나는 금서였던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었다. 활자와 전파를 매체로 진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스트, 기자의 꿈도 그때 접고 말았다. 진실의 그릇이라고 끊임없이 언론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하는 악습까지 얻었다. 그로부터 삼십 몇 년이 흘렀다. 지금도 정부는 나치독일의 괴벨스같이 언론을 장악하려 하고 기자들은 견디다 못해 파업을 하고 있다.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기술로 괴벨스는 히틀러의 환심을 샀다.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인물로, 괴벨스는 대중들의 증오를 한없이 가중시켜 결국 국가를 파멸로 몰아갔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런 행동이 2012년 서울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마그리트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통해 보는 것을 경계하라 했다. 현대사회는 안방에서 세계와 삶을 본다. 보는 삶에 현혹되면 나의 삶은 세계의 부산물에 불과해지기 쉽다. 가난할수록,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수록 활자와 매체에 더 지배되고 거짓에 더 노출된다. 마그리트는 그래서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을 쌓은 기자의 양심이 중요한 건 이런 까닭이지 싶다. 알 기회가 없고 언론이 진실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범부들에게 우리 언론이 괴벨스와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 또한 그들이다. 흥미 경쟁으로 치닫던 ‘경마저널리즘’과 뉴스 결정권자가 취사선택하여 내용을 왜곡하는 ‘게이트키핑’은 시청자를 우매하게 만들었다. 없는 사실을 생산하고 쟁점을 만들어 대중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모습은 독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권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소위 진보언론들조차 이런 행동을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실로 언론의 위기는 정부의 탓만도 아니다. 여기에 디지털의 발전이 극적으로 더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쌍방향성, 다방향성은 단일한 시선에 대한 도전이며 기성 언론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다. 이제 안방에서 몇몇 아버지들은 스스로 세상을 읽고 뉴스를 생산한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서는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복합적인 시선이 시시각각 부딪친다. 등 뒤에서 아버지의 신문을 넘겨보던 아들도 나름대로 자기의 시각으로 가세하며 사건의 생산자가 곧 뉴스의 생산자인 경우도 많아졌다. 기성의 언론은 다종다기한 시선과 경쟁해야 하는 이 상황을 억지로 외면하고 옛 향수에 젖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여전히 언론이 우리의 안방에 진실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 서로 각자인 세계를 연결하고 분석하며 그 의미를 집어낼 수 있는 이들은 기자들이다. 관청이 먼 서민들의 입이 되어 줄 이들도 그들이며 저 깊숙이 감춰진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것도 그들뿐이다. 하루빨리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진실과 새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그때 나도 아들 앞에서 위엄 있게 신문지를 펼쳐 읽고 싶다.
  • [독자의 소리] 조선의 청백리/시인 정일남

    맑고 깨끗한 벼슬아치를 청백리(淸白吏)라 했다. 공직수행 능력과 청렴성, 근검성, 도덕성, 경효(敬孝)와 인의(仁義) 등의 덕목을 겸비한 벼슬아치를 일컫는 말이다. 조선시대 청백리가 오늘의 시점에서 왜 그리워지는 것일까. 작금에 공직자들의 비리가 줄을 이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 향수를 느끼게 된다. 조선조 청백리에 오른 이가 대동장고(大同掌攷)에는 121명,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는 142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리대감이라고 불린 이원익(李元翼·1547~1634)은 네 번이나 재상을 지냈지만 헌 집은 겨우 비를 피할 정도였다. 마음만 먹으면 호화로운 집에서 편하게 살 수 있었으나 백성의 편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백성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이런 위정자가 어찌 청백리가 되지 않을 수 있었으랴. 오리대감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웬 까닭일까. 그것은 오늘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이 너무 부패했기 때문이다. 옛 선비들의 정신을 되살려야 할 때다. 시인 정일남
  • 북촌아트홀 ‘프라미스- 내가 꿈꾸던 학교’ 공연

     학생과 교사, 자녀와 학부모가 공감할 수있는 희망연극 한편이 무대에 올려졌다.  교육연구소인 에쯔하차임과 조이피플이 제작한 ‘프라미스- 내가 꿈꾸던 학교’가 창덕궁 옆 북촌아트홀에서 공연에 들어갔다.  이 작품은 3대에 걸친 선생과 제자의 희생과 사랑을 그려 성인에게는 학창시절의 향수를, 청소년에게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극 속에 극이 있는 ‘극중극 형식’을 갖춰 생테쥐베리의 ‘어린왕자’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고교생과 선생님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초등학교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공감할 수 있는 무대 장치와 감성적인 극의 전개로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작품이다. 작품을 연출한 함형식 대표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선배들이 살아왔던 시대의 학교상을 담았다. 다음 세대에 전해줄 이야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고 작품을 감상하면 감동이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료 2만5000원. 학생 단체는 특별 할인한다. 문의 02-988-2258.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오늘의 눈] 경찰, 이제는 진짜 떨어야할 때/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경찰, 이제는 진짜 떨어야할 때/백민경 사회부 기자

    경찰 한쪽에서는 “지금 경찰관 A씨는 사직을 고려 중이고, 접견을 다녀온 경찰관 B씨도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아무도 떨고 있는 경찰관 없다.”라는 말이 나왔었다. 서울신문의 보도로 이른바 ‘강남 룸살롱 황제’ 이경백의 ‘경찰 뇌물 리스트’ 사건<3월 13일 자 9면>이 불거지자 경찰 내부의 초기 반응은 엇갈렸다. 심지어 서울경찰청은 “그런 소리조차 들어본 적 없다.”며 펄쩍 뛰었다. 그러나 경찰 말마따나 “루머”에 불과하다는 사건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검찰의 이경백 감방 압수수색, 내연녀와의 면회사실 등이 하나씩 껍질을 벗듯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에선 요즘엔 ‘현재 검찰이 이씨와 플리바게닝(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할 경우 형량을 낮춰주는 유죄협상제)을 논의했다더라, 현직 총경급 누가 연루됐다더라.’ 등의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이씨가 로비한 대상이 경찰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의 표적수사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중요한 원칙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기획수사든, 편향수사든 검찰의 수사에 대해 쌍심지를 켜고 비난하기에 앞서 내부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경찰은 잇따른 고위 간부들의 금품수수로 적잖은 내상을 입은 처지다. 취임 초기부터 부패척결을 공언했던 조현오 경찰청장도 “참담한 심정”이라고 인정하는 상황이지 않은가. 남 탓으로만 돌려서는 곤란하다. 경찰이 진짜 떨어야 할 때다. 두려워해야 할 때다. 일각에서 검사에게 용돈을 주고, 향응을 제공하는 인사들을 통상 ‘스폰서’라고 하듯, 일부 경찰에게도 ‘애국자’라고 불리는 후원자들이 있다. 떡값이라며, 차비라며 고향 선후배와 지인이 가볍게 건네는 돈이 치명적인 독(毒)이 되는 세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경백 사건도 관행 속에서 무신경·무감각으로 빚어진 결과일 수 있다. 경찰은 자정해야 한다. 내 식구이지만 또 다른 식구를 위해 비리 경찰관들을 과감하게 찍어내야 한다. ‘디딤돌’ 역할로 비쳤던 인맥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말이다. white@seoul.co.kr
  • [글로벌 시대] 선거, 그리고 포퓰리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선거, 그리고 포퓰리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철답게 각 정당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포퓰리즘에 대한 공방도 만만찮다. 선동과 동의어인 포퓰리즘은 전 세계적인 정치 현상이 되어 선거전에 돌입한 진보와 보수 모두를 유혹하고 있다.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단어 포퓰리즘, 하지만 그에 대한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 프랑스의 작가 구스타브 플로베르는 “포퓰리즘, 그게 뭔지 모르겠다. 뭔가에 반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포퓰리즘의 모호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포퓰리즘이란 단어의 근원을 찾아보면 원래 문학에서 비롯되었다. 1929년 ‘작품: 뢰브르(L‘Oeuvre)’란 문학잡지에 발표된 레옹 르모니에의 글 ‘문학선언:포퓰리스트 소설’에 처음 등장했다. 당연히 문학의 한 경향을 지칭하는 것이었지만 차츰 정치 현상을 논하는 어휘로 전용되며 주로 비판적인, 게다가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포퓰리즘은 이 어휘가 태어나기 전에 역사적으로 존재했었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나로드니키(narodniki)와 비슷한 시기 미국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 운동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민중 속으로’란 의미로 사라진 세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중운동이었고, 후자는 프티 부르주아 중심의 목가적 포퓰리즘으로 미국 민주주의 설립자들의 이상을 재현하려는 운동이었다. 이 초기의 포퓰리즘은 모두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염원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들의 이 같은 꿈은 재구성된 과거에 대한 향수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로 포퓰리즘은 시작부터 진보의 사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포퓰리즘이란 바이러스는 세월과 더불어 여러 변종으로 발전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포퓰리즘은 분석적 용도와 가치론적 혹은 규범적 용도 사이에서 모호성을 드러낸다. 정치적 분야에 적용될 때, 포퓰리즘의 모호성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 이유는 한편으로 포퓰리즘이 정치학의 서술적 영역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비하적인 논쟁, 게다가 비난으로 간주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에 대한 어떤 정의도 분쟁의 소지를 지닐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철학자인 에르네스토 라클로는 “오늘날 얼마간의 포퓰리즘 없이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포퓰리즘은 경멸적인 어휘가 아니라 중립적 개념일 뿐이며, 정치를 구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엘리트에 맞서는 대중, 부동의 공공 제도에 저항하는 동원된 대중의 대립 구도라는 작동 원리를 지닌다. 대표적 포퓰리스트 정치가로는 역사적으로 무솔리니, 마오쩌둥 그리고 현재로는 우고 차베스 등을 들고 있다. 반면 프린스턴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얀 베르너 뮬러는 대중과 엘리트를 대립시키는 포퓰리즘은 해악적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포퓰리즘이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혐오, 감세 주장, 생활 수준의 저하에 대한 공포를 이용한 선동, 코스모폴리턴적인 엘리트에 대한 반감 등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의 반대말은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다원주의(pluralism)라고 주장하며, 진보가 어느 정도 포퓰리즘 카드를 쳐야만 포퓰리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패배주의라고 단호히 규정한다. 포퓰리즘은 여전히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존재이며, 가볍게 다룰 주제가 아니라고 한다. 포퓰리즘에 대한 보편적 혹은 학문적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포퓰리즘이란 어휘가 사라지거나 정치적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정치에서 포퓰리즘이란 표현은 더욱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복지 포퓰리즘 등이 단적인 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퓰리즘은 진보가 보수 특히 극우의 정책을 비난할 때 주로 사용해왔는데, 최근에는 보수가 진보의 정책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포퓰리즘의 정체는 여전히 모호한 만큼 위험해 보인다.
  • 이성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향수 등장

    이성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향수 등장

    페로몬(Pheromone)은 익히 알려진 대로 이성을 유혹하는 향으로 이성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커뮤니케이션 신호이다. 페로몬(Pheromone)은 그리스 어원으로 Pheran(운반하다)과 Horman(흥분하다)의 합성어로 자연스럽게 이성에게 끌리게 하고 호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매혹성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페로몬의 효능이 여러 연구와 방송매체에 의해 소개되며 큰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페로몬의 효능을 밝히기 위해 4명의 남성중에 1명에게만 페로몬을 뿌리고 눈을 가린 10명의 여성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했다. 그 결과 70%의 여성이 페로몬을 뿌린 남성에게 호감을 나타냈다. 4명의 남성에게 샤워를 시킨 후 다른 남성에게 페로몬향수를 뿌리고 여성들의 눈을 가리고 똑같은 조건에서 재 실험한 결과에서도 페로몬을 뿌린 남성에게 70%의 여성들이 호감을 나타냈다. 또한 남녀를 뒤바꿔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역시 동일하게 나와 페로몬이 사랑의 묘약임이 증명됐다. 국내 방송사(백만불짜리 미스터리)에서도 갖가지 실험과 연구 자료를 토대로 ‘페로몬이 과연 이성을 유혹하는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 실험을 실시했고 그 결과 역시 페로몬 성분이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받거나 성적반응을 보이는 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됐다. 이처럼 다양한 실험을 거쳐 페로몬이 진정한 사랑의 묘약임이 입증되자 새롭게 선보인 페로몬 향수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판매 업체인 프라임 생활건강(http://www.iprimeshop.com/) 에서는 런칭기념으로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며, 30ml 1병을 할인된 가격 45.000원에 판매 중이다. 문의 ☎ 1644-2101 프라임 생활건강 (http://www.iprimeshop.com/)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집단 식성

    중국 요리는 정말 다양합니다. 중국에 가 보면 종류도 많고, 요리법도 각각입니다. 오죽하면 ‘책상다리 말고는 모든 것이 요리재료’라고 하겠습니까. 음식이야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고, 취향도 사람마다 다르니 그것을 두고 우열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 비추면 우리의 음식문화는 단촐한 편입니다. 하기야 땅 좁고, 사람 그다지 많지 않은 나라에서 중국처럼 다양한 음식문화가 생성됐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요. 그런 우리의 음식문화를 가만 들여다보면 우리만의 ‘집단 식성’이 드러납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이 아마도 단백질 탐닉이 아닐까 합니다. 곡류와 채소를 주식으로 살아온 농경민족이 항상 단백질을 향수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그것은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즉 종의 보전과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 문제였으니까요. 우리의 집단 식성은 그렇게 문화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런 문화가 항상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그럴 수 있었던 일이 이제는 금기시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뱀탕 아닐까 싶습니다. 뱀탕이 보양식이라며 아예 뱀의 씨를 말리려 듭니다. 세상에 뱀 잡겠다고 그물질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뱀뿐 아닙니다. 산야 곳곳에 올무나 덫이 숨어있고, 총 든 무법자도 많습니다. 이들은 종을 가리지 않고 해치웁니다. 오소리, 너구리, 족제비나 노루 등속은 물론 생태복원하겠다며 방사한 반달곰까지 노립니다. 하는 짓을 보면 아마존이나 아프리카에서 장사꾼들이 자행하는 밀렵 못지않습니다. 이런 난행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포획한 야생동물을 먹어치울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지요. 모르긴 해도 십중팔구는 보양용일 텐데, 참 기괴합니다. 정력이 필요하면 세끼 밥 잘 챙겨먹고, 적당하게 운동을 하면 될 일이고, 신병이 있다면 병원을 찾으면 될 일을 범법 부담까지 져가며 한사코 야생동물을 잡아 과 먹고 구워먹는 몬도가네식 취향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 이만큼 살면 옛적 주려서 픽픽 나자빠지던 시절의 그 황당한 집단 식성은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7)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7)

     신인가수 공개선발 행사인 가요 「콩쿠르」가 1929년에 처음 시작되었다.「컬럼비아·레코드」가 주최한「전선(全鮮) 9대 도시 가요 콩쿠르」대회가 그것이다.  이것은 직업 가수의 등장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큰 뜻을 갖는다. 이때까지의 가수라면 사실상 연극배우, 영화배우가 노래를 겸한다거나 기생이「레코드」를 취입한다는 식으로 뚜렷한「장르」가 없었다. 인기인이라면 대개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용모도 예뻐야 하는, 요즘의「탤런트」적 재질이 있어야 했다. 어느 편이냐 하면 용모 연기력이 먼저이고 노래 솜씨는 차선인 게 그때까지의 연예인이었다.  20년대 후반기에서 30년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상황은 급변했다. 유성기(축음기)가 보급되고 방송국이 세워지면서 가수들은 황금기를 맞게 된 것이다.  1930년에는 이미 서울에 8개의「레코드」사가 생겼다. 일동(日東), OK, 태평(太平),「시에론」,「컬럼비아」,「빅타」,「뉴코리아」,「포리돌」이 그것이다. 본사는 일본에 있어서「레코드」제작은 일본서 하고 한국에서는 보급을 맡아 하는 지사(支社)들이었지만 각 사간의 가수 쟁탈전은 퍽 치열한 것이었다. 신인가수 발굴을 위한「콩쿠르」가 생겨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 최초의「콩쿠르」에서 탄생한 가수가『타향(他鄕)살이』『짝사랑』의 고복수(高福壽)다. 그는 29년 10월에「컬럼비아」의 전선(全鮮)가요 「콩쿠르」에서 1등에 당선함으로써 가요계에「데뷔」했다.  고복수(高福壽)의 가요계「데뷔」는 가요 사상 누구보다 화려했다.  「레코드」사는 6개월 전부터 신문·잡지·「라디오」에 이 신인가수 모집 광고를 실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등에 뽑히면 1년 전속금 1천원을 주고 일본(日本) 송죽(松竹)영화사의 전속가수를 시켜준다고 공약했다. 지역별「콩쿠르」가 열리는 9개 도시(경성(京城)·평양(平壤)·부산(釜山)·대구(大邱)·광주(光州)·대전(大田)·함흥(咸興)·청진(淸津)·신의주(新義州)에서 비행기로 선전「비라」를 뿌릴 정도였다.    한달 하숙비가 15원 할때···1년 전속료 1천원 받고   1910년생인 고복수(高福壽)의 그때 나이는 만 19살. 울산(蔚山)에서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빈들빈들 놀고 있던 그는 부산(釜山) 역전 공회당에서 열린 부산지역 선발전에서 1등, 서울 본선에 진출했다.  그때 그의 옷차림은 검정 두루마기에 검정 고무신, 손에는 하얀 무명장갑을 끼고 있었다. 본선 장소는 지금 상공회의소 자리인 공회당, 심사위원은 홍난파(洪蘭坡), 안기영(安基永), 현제명(玄濟明) 제씨.「콩쿠르」실황은 경성(京城) 방송국이 생방송으로 방송했다.  구수한 목소리의 이 시골 청년은 지정곡『구슬픈 마음』과 자유곡『낙화암』을 불러 1등을 차지했다. 8개 도시서 3등까지 모인 24명과 서울지역의 50여명 중에서 고복수(高福壽)는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톱」을 끊은 것이었다.  「레코드」사는 곧 수만장의「프로마이드」를 만들어 전국에 뿌렸고 고복수(高福壽)의 사진은 그때 신문 잡지마다 큼직하게 소개되었다. 일약「스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고복수(高福壽)가 그의 출세곡이자「레코드」사를 살찌게 한『타향(他鄕)살이』를 취입한 것은 그를 발탁해 낸「컬럼비아」가 아니고 OK「레코드」였다.  상금으로 걸었던 전속료 1천원과 월급 40원을 취입하는 날로부터 1년을 계산해서 주기로 약속했던「컬럼비아」가 3개월이 되도록 고복수(高福壽)한테 곡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달 하숙비 15원을 가지고 올라왔다가 그 돈으로 양복을 해입은 이 신인가수는 돈 때문에 퍽 초조했던 것같다. 그 위에 OK「레코드」의 작곡가 손목인(孫牧人)의 유혹이 있었다.  『「컬럼비아」에는 채규엽(蔡奎燁), 강홍식(姜弘植) 같은 가수가 있으니까 좋은 곡은 그들이 다 가져갈 것이고 결국 당신은 찌꺼기 노래만 받게 될 거』라고.  어쨌든 고복수(高福壽)는 OK「레코드」가 주는 1천원을 받고 「컬럼비아」를 떠나버렸다. 한달 하숙비가 15원이었던 것으로 보아 전속료 1천원은 큰 돈이었다.  『타향(他鄕)살이』는 다음 해인 30년 3월에 취입했다. 손목인(孫牧人) 곡에 김능인(金陵仁)이 붙인 가사는 다음과 같다.  ①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나 십여년에 청춘만 늙고  ② 부평같은 내 신세가 혼자서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③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봄도 푸르련만 호둘기를 꺾어불던 그때는 옛날  ④ 타향이라 정이 들면 내 고향 되는 것을 가도 그만 와도 그만 언제나 타향  당초엔 3절밖에 없던 노래를「레코드」취입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4절은 즉석에서 고복수(高福壽)가 만들어 불렀다는 설도 있다. 그때의「디스크」1면은 3분30초였는데 3절까지 부르고 나도 시간이 남아서 녹음 도중에 창작, 보충했다는 것이다.   4절은 취입 도중 즉석에서 만들어 불러   이때 고복수(高福壽)는 함께 일본에 간 이난영(李蘭影)과「듀엣」으로『바다의 행진곡』『떠나간다』『바다의 로맨스』 등 몇곡을 더 불렀다 한다.  실향민 심금을 제대로 두드린 탓일까?『타향(他鄕)살이』는「테스트」반이 나오면서부터「히트」하기 시작했다. 기미 3·1운동으로부터 11년, 일본의 학정에 살 곳을 빼앗기고 고향을 떠난 실향민들은 고복수(高福壽)의 애절한 노랫소리에 눈물을 짓기 일쑤였다.  31년도, 고복수(高福壽)는 순회극단의 일원으로 북간도(北間島) 용정(龍井)에서 공연을 했다. 그의『타향(他鄕)살이』가 그곳에 있는 동포들을 실컷 울렸던 건 잠작할만한 일. 그런데 그의 노래를 들은 한 부인이 그날 밤 여관방으로 고복수(高福壽)를 찾아와 울고 돌아간 뒤 음독 자살을 했다는 것. 그때 간도(間島)신문에는 이 여인의 자살을 고복(高福壽)의 향수 어린 노래 탓이라고 기록했다 한다. 그 뒤로는 한동안 고복수(高福壽)가 무대에 오르면『또 누굴 죽이려느냐』는 여유와 갈채가 터져 나왔다는 얘기.  일제 밑에서 억눌린 민족의 설움을 대신 노래하면서 대중의 우상이 되었던 고복수(高福壽)는 55년도에 가요계를 은퇴하고 그 뒤 줄곧 조용한 생활을 해 왔다.  말년에는 가난과 모진 병마에 시달리며 쓰라린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가 고혈압과 인후암으로 서울 연세대 부속병원서 세상을 떠난 게 72년 2월10일, 바로 작년 이 무렵. 타향 아닌 타계로 떠난 그의 육성은 이제 들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조관희(趙觀熙)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18일 제6권 7호 통권 제227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벌써부터 ‘포스트 푸틴 찾기’ 분주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벌써부터 ‘포스트 푸틴 찾기’ 분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 3선에 성공, 장기 집권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야권의 분열과 구태의연한 정치인의 재출마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년간 4~5번씩 대선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60대의 야권 후보들로는 6년 뒤 푸틴의 4선을 저지할 수 없다며 세대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가하면 벌써부터 푸틴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및 러시아 현지언론 등이 5일 보도했다. ●야권분열·구태 정치인 ‘독재 빌미’ 실제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68)는 4번째,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66)는 5번째 대선 도전이었다. 이 외에도 3명의 야당 후보가 표밭을 나눴다. 푸틴이 3번째 집권하자마다 ‘포스트 푸틴’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언론인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중산층이 증가하면 정치적 자유를 달라는 요구가 커질 것이고, 반대로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 푸틴의 핵심 지지세력이 동요할 것”이라며 “어쨌거나 러시아는 곧바로 새로운 지자를 갈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反)푸틴 진영에서는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블로거이자 변호사 알렉세이 나발니(36)가 주목받고 있다. 국영 기업의 부패를 통렬히 비판하는 인터넷 전사로 꼽힌다. 2010년 인터넷을 통한 가상의 모스크바 시장선거에서 시장으로 뽑혔다. 그는 “푸틴의 장악력이 너무 강하고 부패가 만연하면 5년 이내에 ‘아랍의 봄’과 같은 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실 정치에서도 온라인에서 같은 높은 인기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러 국민, 푸틴 염증 세대교체 갈망 또 다른 야권 유력 후보로 부상한 블라디미르 리지코프(46)는 젊지만 경험이 많은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가 31세 때인 1998년 러시아 사상 최연소로 국가두마 부회장이 됐다. 그는 자유주의 성향을 보이는 야당들의 통합과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성향이다. 이번 대선 출마가 좌절된 경제학자 출신의 야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59)도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반면 집권 진영에서는 푸틴 후계자로 드미트리 로고진(49) 부총리가 꼽힌다. 그는 옛 소련 시절의 향수를 자극할 줄 아는 대중 정치인으로 나토 담당 대사를 지냈다. 지난 1월 방위산업 부문을 관장하는 부총리로 임명되자 대서방 강경 노선의 정치 성향을 보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호남 경선 지역구 23곳 신인들만의 대결이 9곳

    호남 경선 지역구 23곳 신인들만의 대결이 9곳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공천 확정이 당선’으로 이어져 유난히 다선 의원이 많았던 민주통합당의 텃밭 호남 지역에서 정치신인들의 반격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5일 호남권 공천심사를 통해 현역의원 6명을 낙마시키고 이 자리를 정치신인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광주·전남·전북 선거구 가운데 경선이 치러지는 곳은 23개 선거구로, 50여명의 예비후보가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순수 정치신인들만의 빅매치가 펼쳐질 곳은 모두 9곳으로, 전체 선거구의 40%에 육박한다. 현역 의원과 정치신인의 대결이 이뤄질 선거구는 12곳이다. 호남의 ‘정치 1번지’인 광주에서는 서을과 북을에서 정치신인들만의 경선이 펼쳐진다. 특히 비중 있는 신인들이 많은 북을에선 공천권을 쥐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지역 경선자는 광주고검장 출신 변호사인 임내현, 최경주 광주시당위원장,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최경환 전 청와대 비서관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구 민주계 소외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 전 비서관이 몰고 올 DJ의 향수가 다른 쟁쟁한 후보들을 누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북 익산을에선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조배숙 의원과 전정희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 소장간 ‘여-여’ 대결이 펼쳐진다. 두 후보 모두 여성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인인 전 후보가 조 의원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고창·부안에서는 호남권 최연소 후보인 40세의 강병원 전 청와대 행정관이 19살 연상인 59세의 김춘진 의원과 맞대결을 벌인다. 40대 ‘젊은 피’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40대만의 경선이 이뤄지는 선거구는 전북 전주완산을, 전주덕진, 군산, 익산갑, 전남 고흥·보성 등이다. 이 중 이춘석 의원과 한병도 전 의원의 전·현직 의원 대결이 펼쳐질 익산시갑, 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한 고흥·보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정치신인들 간의 대결이 예정된 곳이다. 이강래(남원·순창), 최규성(김제·완주), 김춘진(고창·부안), 장병완(광주 남구), 강기정(광주 북갑), 김동철(광주 광산갑), 김성곤(전남 여수갑), 김영록(해남·완도·진도),이윤석(무안·신안), 이낙연(담양·함평·영광·장성) 등 나머지 현역 의원도 경선을 뛰게 됐다. 조직동원에 유리한 현역이긴 하지만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연달아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등 호남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아 추가 탈락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나도 어렸을 때는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죠. 커서 무엇이 될까. 예뻐질 수 있을까.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팝송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의 가사를 읊조리는 중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뚫고 어두운 무대에서 작은 소녀가 걸어 나온다. 아이 뒤로 12개 화면에서 각기 다른 여성의 얼굴이 하나 둘 드러난다. 꿈, 희망, 삶을 이야기하는 얼굴들…. 화면은 다시 아파트의 단면을 보여 주듯 평범한 가정의 일상으로 바뀌었다. 이 공연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쯤 영상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상 밖으로 튀어나와 무대에 선다. 평면(2D) 영상이 입체(3D) 공연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현대무용의 대중화 가능성 제시 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미리 만난 ‘자유부인 2012’는 시작부터 시선을 무대로 집중시켰다. 현대무용에 선입견처럼 따라다니는 난해함은 없다. 그 자리를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으로 채웠다. 무대에는 가로, 세로, 높이 2.5m인 커다란 상자(큐브) 12개가 나름의 배열로 쌓여 있다. 이 상자는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공간, 영상을 비추는 스크린, 상가·발레 연습실 등 다양한 장소가 된다. 무용수들은 이런 영상과 무대를 오가며 일상과 만남, 사랑, 방황 등을 다양한 춤으로 표현한다. 공연 도중 고(故) 한형모 감독의 영화 ‘자유부인’(1956)이 상영돼 향수를 끄집어낸다. 흥겨운 샹송을 따라 노래 가사, 말풍선들이 어우러지는 비디오아트도 넣었다. 2막을 여는 패션쇼 무대는 공연의 실험성이 극대화하는 부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델 10여명이 긴장감 넘치는 음악에 맞춰 벽을 타고 내려오는 선을 따라 워킹한다. 상자 벽에는 이 모델들을 클로즈업한 영상으로 세밀감을 살리며 무대는 패션쇼장으로 변신한다. 무용수들이 날렵하게, 또는 묵직하게 풀어내는 춤사위로 ‘자유부인’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한편 곳곳에 이런 장치들을 포진해 놓고 있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평면 화면의 제약을 극복하고자 깊이감을 확장시키는 3D 영화가 요즘 주류입니다. ‘시네마틱 퍼포먼스’는 이런 현실적인 확장감에 무용이 가지는 강렬함을 접목한 것이죠.” 각본·연출을 맡은 변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15~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자유부인 2012’는 패션쇼로 화려함을 더하고 발레 클래스와 인터뷰 등 볼거리를 늘려 초연 당시 모습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첫 한국 현대무용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동안 이 무대에 선 현대무용은 지리 킬리언, 얀 파브르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외 스타 안무가 작품에 불과했다. 물론 원작이 던지는 주제 의식은 그대로다. 안무를 한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는 “2012년 버전은 여성의 일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더 접근하면서 강력한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특별출연하는 연극배우 박정자, 패션모델 한혜진의 변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목소리’ 선영으로 관객을 만난 박정자씨는 공연 막바지에 무대에 등장해 좌절을 맛본 주인공 선영에게 희망을 던지는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15~17일, 4만~15만원(학생 50% 할인). (02)2000-9752.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자유부인’은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된 소설이다. 대학 국문과 교수 장태연의 부인 오선영이 남편의 제자와 춤바람이 나고 상대에게 버림받은 충격으로 탈선을 한다는 내용으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탈을 그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단행본은 7만부 판매 기록을 세우며 한국 최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됐다. 1956년 김정림 주연으로 처음 영화화한 뒤 김지미(1969), 윤정희(1981), 고두심(1990) 등 당대 최고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워 영화로 만들어졌다.
  • 시인 김수영 자전적 산문 발굴

    시인 김수영 자전적 산문 발굴

    시인 김수영(1921~1968)이 25~27살 무렵의 자신을 회고하는 내용으로 1954년에 쓴 산문이 발굴됐다.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의 주간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김수영이 ‘시인 김수영’이란 이름으로 1954년 문학잡지 ‘청춘 2월호’에 기고한 산문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1일 밝혔다. 고서(古書)전문가 문승묵씨가 발굴한 ‘나와 가극단 여배우와의 사랑’(큰 사진)이란 산문이다. 원고지 30~40장 안팎의 짧은 글로, 예술가로 살기 어려웠던 1946~1948년 20대 청춘의 방황 등을 보여 준다. 김수영은 산문에서 ‘(중략) 벌써 지금으로부터 6, 7년 전, 지향하고 있던 문학마저 깨끗이 걷어치우고 P를 따라다니며 소위 ‘간판쟁이’가 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P는 일찍이 오소독시컬한 회화예술의 길을 포기하고, 자칭 ‘상업미술가’로서 백화점 선전부에 들어오는 포스터 주문을 거들어주거나 성냥 딱지에 붙이는 그림을 그리거나, 어쩌다 운이 좋아야 다방의 사인보드 같은 것을 맡아서 그것으로 입에 풀칠을 하여가는 가련하고 불쌍한 친구. (중략)’라고 서술해 나간다. 김수영은 또한 ‘화가 P가 ○○가극단의 이성숙이를 사랑하듯이, 자신도 어느 댄서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장선방이라는 어깨와 허리가 고무풍선 같이 탄력이 있어 보이며, 검은 눈동자에 말할 수 없는 비애와 향수와 청춘이 교향악을 부르고 있는 열일곱에서 열아홉밖에는 되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을 꿈꾸는 내용 등을 담았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1946년 김수영은 집안 살림살이가 너무 어려워져 돈벌이가 된다면 일을 가리지 않고 할 때로, 주로 간판화 그리기와 통역 일을 했었는데, 이 산문에서 증언하는 간판쟁이 행적과 고스란히 일치한다.”면서 “화가 P는 본명이 박준경이고, 화명(畵名)이 박일영인 초현실주의 화가로, 김수영이 1960년대 중반 문학적 테마를 ‘양심’이나 ‘윤리’로 정향해 나갈 때 박일영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방법이야 어찌 됐든 푸틴 덕에 경제가 나아졌다. 검증된 후보가 푸틴밖에 없지 않은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서북부 ‘1905년’역 인근의 한 사무실. 이 회사에 3년째 근무 중인 빅토리아(29·여)는 “대선 후보 중 누굴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기권하지 않는다면 푸틴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동료 로만(32)과 알렉산드라(31·여)도 검증된 후보라는 점에서는 푸틴에 나은 점수를 줬다. 이날 방담을 나눈 30대 안팎의 남녀 직장인 3명과 러시아 고등경제대 신입생 4명 등 러시아 청년들은 높은 전세가와 고물가, 대학 등록금 문제와 낮은 취업률 등 우리나라 청년층과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푸틴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친구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푸틴의 풍자물을 돌려 보는 등 ‘최고 지도자’의 권위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인상을 풍겼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흔치 않았던 현상이다. 러시아 청년 7명이 전하는 고민과 러시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로만과 그 동료들은 매달 2500달러(약 28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는다고 했다. 러시아 근로자의 평균급여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은 “중산층 소득수준은 된다.”면서도 “집세로 1000달러 이상을 내고 나면 저축할 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 중 다수는 직장 때문에 이주해 온 외부인인데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내집 장만은 꿈도 못 꾼다. 신용대출을 받고 평생 조금씩 갚아가는 게 많은 시민들의 현실이라고 한다. 또 돈벌이를 위해 ‘투잡’(two-job)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라는 “전문성을 살려 통역이나 법률 자문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21년 전 붕괴한 옛소련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로만은 “페레스트로이카(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 조치) 이전에는 상점에 물건이 없어 20시간씩 줄섰던 기억 등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이들 부모 가운데 “모든 것이 예측 가능했던 그때가 좋았다.”고 옛소련에 대한 향수를 품는 이도 있단다. 하지만 최근 20여년간 옛소련 붕괴와 채무지불유예(디폴트) 선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차례 대혼란을 겪은 탓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지향하는 인상이 짙었다. 경험 많은 푸틴에 유권자가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큰 듯했다. 이들은 “푸틴 외의 후보들은 당선이 목표인지, 출마가 목표인지 모르겠다.”거나 “새로운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측근들이 중앙에 들어오면서 부패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선은 사실상 경쟁구도가 아닌 푸틴에 대한 신임투표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후보가 없어 기권할 생각”이라는 로만의 답변에는 경쟁력 있는 야권 주자가 등장한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새 인물이 바람을 탈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했다. 모스크바 동북부의 고등경제대 강의실에서 만난 4명의 학생들도 등록금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안겔리나(18), 콘스탄틴(19), 예카테리나(19), 니콜라이(19) 등 1학년 학생들은 “학교 등록금이 2만 7500루블(약 110만원) 정도인데 다른 학교는 등록금이 40만 루블 가까이 한다.”고 말했다. 등록금이 비싸다고 느끼면 시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싼 학교에 가거나 장학금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러시아에서 5년 넘게 유학한 한 한국인은 “러시아 대학가에는 시위 문화가 없다. 특히,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회주도계층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도층에 반하는 시위를 이끌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정총선 규탄 및 반(反) 푸틴 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지만, 주변에는 참여한 친구들이 있다고 전했다. 참여 학생 중 자신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도 있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참가했다는 친구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완연한 변화의 기운도 감지됐다. 10~20대 청년들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 등을 통해 푸틴을 패러디한 사진을 돌려 본다고 했다. 또 모스크바 뒷골목에 들어가면 푸틴을 풍자하는 그래피티(벽그림)를 흔히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총리이자 대통령 후보자의 사진에 장난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다.”면서 “(푸틴 풍자물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SNS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푸틴을 진지하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SNS에서 놀이하는 과정을 통해 푸틴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dynamic@seoul.co.kr
  • 손님 없는 다문화 음식점… ‘네가지’가 없다

    손님 없는 다문화 음식점… ‘네가지’가 없다

    결혼 이민자들이 자국의 음식을 만들어 파는 다문화 음식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현지 음식을 먹을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홍보 부족과 특색 없는 메뉴,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원 ‘다문화 푸드랜드’ 울상 지난달 28일 낮 12시 30분 경기 수원시 역전시장 지하상가 지하1층 다문화 푸드랜드 베트남 식당. 손님으로 북적거릴 점심 시간이지만 식당에는 2개 테이블에 각각 2명의 손님이 자리를 지키고 이었다. 이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간 후에는 더 이상 식당에 오는 손님은 없었다. 건너편에 들어선 몽골식당도 점심시간에 손님 2팀만 받았다. 함께 영업중인 태국식당과 러시아식당 중국식당은 한 팀도 받지 못했으며 방글라데시 식당은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베트남 식당을 운영 중인 와이투(39·여)씨는 “하루에 손님 1~2팀 맞는 것이 전부다. 주말에는 10팀 정도 오는데 식재료 사고 종업원 월급 주면 남는 것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월세는 시에서 내주고 있지만 하루 10만원 이상 벌기가 힘들어 월 100만원가량 부담해야 하는 전기세와 가스요금 두 달치가 밀렸다.”고 한숨 쉬었다. 다문화 푸드랜드는 수원시가 지난해 7월 경기도와 함께 3억 5000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다문화 음식점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었으나 홍보 부족과 주차시설 등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손님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수원 영통동에 사는 김모(45)씨는 “외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위치 찾기가 어렵고 주차시설 등 편의시설도 부족해 큰 마음먹지 않고선 방문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광주 식당도 매출 줄어 지난해 2월 문을 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아시안 누들 다문화음식점’도 손님이 갈수록 줄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베트남, 일본, 중국 등 4개국 출신 주부의 손맛이 담긴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어 초창기 하루 평균 7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는 자치단체의 마을기업에 대한 홍보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2년에 걸친 지원이 중단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산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홍보도 한계가 있다. 자체적으로 맛과 가격 등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업소들외에도 타 지역에서 영업 중인 다문화 음식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광주시 양동시장내 다문화 음식점 ‘무지개 마을’은 초기에는 평일 하루 30만~40만원, 주말은 6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최근에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 울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음식점들이 활성화되려면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메뉴와 서비스 개선, 음식점내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성 다문화 프로그램 운영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 사진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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