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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소외계층 순회사업 ‘신나는 예술여행’, 문화 나눔 실천해

    문화소외계층 순회사업 ‘신나는 예술여행’, 문화 나눔 실천해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문화소외계층 순회사업 ‘신나는 예술여행’의 일환으로 실시한 뮤지컬 ‘드림! 드림! 드림하이!’ 공연이 사단법인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사장 김진호)을 중심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후원으로 시행되며,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문화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가 문화예술 향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연간 2,000여 회의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창조적 문화예술의 기반을 마련하고 국민 모두가 예술이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추진되는 ‘복권기금 문화나눔사업’은 문화예술 향유권을 신장시키는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발전의 밑거름인 지역 문화예술 성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다양한 문화주체들의 협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에 사단법인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산어촌 저소득층 대상, 지난 9월 3일부터 오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0월 8일까지 농산어촌순회 공연 16곳과 기타 지역 순회공연 1곳 등 전국 17개 지역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1981년 창단 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공연을 수행하고 있는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에서 150회가 넘는 정기공연과 기획공연 등을 제작 및 발표하여 한국 극예술을 이끌고 있으며, 완성도 높은 창작극 제작과 전문적인 공연 레퍼토리 시스템을 구축해 예술문화산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 관심을 이끌어 냈던 뮤지컬 작품을 비롯, 국내 창작 뮤지컬 중 호평을 받았던 작품의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모아 테마(옴니부스)형식의 극 구성을 통해 갈라 공연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의 예술 감독은 영화 ‘마파도’를 비롯해 ‘좋은 세상 만들기’ 등 수많은 작품을 연출한 바 있는 이상훈(55세) 감독이 맡았다. 연출을 맡았던 송수영(62세)씨는 “인간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사랑의 아픔과 희열, 열정과 희생의 소중한 감성들을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공연 지역마다 예상외로 큰 호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을 관람한 교사와 학생들은 “텔레비전이나 뉴스를 통해 봤던 유명 뮤지컬을 직접 관람할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며 극단 예인방에 큰 고마음을 표했다. 이번 순회사업 ‘신나는 예술여행’을 총괄 기획한 김진호 이사장은 “공연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은 농어촌지역의 문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연예술을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진호 이사장은 사단법인 나주예총 회장과 남북문화교류협력위원회장을 맡아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TV조선 주말드라마 ‘최고의 결혼’에서 안중락 보도국장 역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방송 예정인 MBC 특별기획 ‘빛나거나 미치거나’서는 박수경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수의 연극과 드라마에 출연하여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진호 이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한 문화사업을 추진, 또 다른 한류를 만들겠다”며 다부진 계획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소년들의 우정을 담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셜로그캠페인 세번째 이야기

    청소년들의 우정을 담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셜로그캠페인 세번째 이야기

    헤르만 헤세는 ‘언젠가, 청춘의 향수를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학창시절의 우정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 중 1위가 친구와의 여행이지만, 정작 성적과 공부 스트레스에 짓눌려 여행 한번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다. 이런 가운데, 이제 막 수능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가는 첫 발을 앞둔 고3학생들의 특별한 여행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영상이 공개 1주일 만에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셜로그 캠페인 세번째, ‘우정 여행’편으로 수능 시험을 마친 고3들의 여행 이야기를 잔잔한 영상으로 담았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각자 낮은 점수 때문에 괴로워하고,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우여곡절 끝에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학생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길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고, 가는 길에 크고 작은 다툼을 벌이며 그들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같이 오지 못한 친구까지도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은 이 여행을 통해 먼 훗날, 경쟁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행복하고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각자의 고민과 무게를 안고 떠나는 여행에서 서로의 속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여행의 끄트머리에서 잊고 있던 우정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친구, 우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스토리를 통해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져보고자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세번째 이야기는 앞선 다른 영상과 달리 단편영화형식으로 제작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 찬 역할을 맡은 김최용준의 담담하고 솔직한 연기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온라인 소통 캠페인 ‘소셜로그 -우리 사는 이야기’는 직장인 간의 소통을 다룬 1편 <피대리의 하루>에서 피노키오 캐릭터를 통해 지키지도 못할 수 많은 약속을 하며 형식적으로 인간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바쁜 직장인의 생활을 담아내며 조회수 217만 회를 기록하였고, 60대, 70대 부모님과의 소통을 다룬 2편 <황혼육아>에서는 자식에게 한없이 베푸시는 부모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계기를 주었다는 평을 받으며 유튜브 조회수 167만 회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수능을 끝낸 청소년의 소통을 다룬 3편 <우정여행> 역시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 모두 다양한 세대로부터 공감을 얻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영상과 함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채널을 통해서 메시지 공감을 위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이벤트 방식 또한 소통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황혼육아’ 편에서는 60대~70대의 부모님 세대가 SNS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서 자녀 세대가 댓글로 감사의 편지를 남기면 그 내용을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직접 옮겨 써서 부모님께 우편 배송으로 보내주고 선물세트를 함께 보내는 등 소셜 미디어와 거리가 먼 세대들과의 소통에도 앞장 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소셜로그 캠페인은 현대자동차그룹이 2014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맺고 있는 사회 속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부모님, 친구를 비롯한 다양한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감사하는 계기를 마련해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작은 책방에 담긴 따뜻한 추억의 조각들

    작은 책방에 담긴 따뜻한 추억의 조각들

    나의 아름다운 책방/로널드 라이스 엮음/박상은·이형수 옮김/현암사/524쪽/2만원 21일 시행된 새 도서정가제의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대형 체인서점에 밀려 사라져가고 있는, 영세한 동네서점과 독립서점의 활성화 여부가 으뜸 관심거리이다. 도서정가제를 놓고 긍정과 부정의 전망이 엇갈리지만 책값 경쟁력 탓에 바닥 끝까지 쇠락한 동네 책방들은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다. 신간 ‘나의 아름다운 책방’은 도서정가제 시행 시점에 동네 책방을 다룬 에세이 모음으로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미국의 유명작가 84명이 각자 자신과 인연 있는 작은 서점들을 소개한 에세이 묶음집이다. 미국의 책방 동향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사라져가는 문화와 소통의 작은 공간인 동네 서점을 바라보는 작가들에게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나름의 사연들이 각별하다. 멀지않은 옛날 우리도 그랬을 법한 아쉬움의 ‘책방 향수’를 진하게 자극한다. ‘친근한 서점 같은 편안한 장소가 있다면 아마도 할머니의 부엌일 것이다’(이사벨 아옌데)/ ‘안락하고 편안하며 사람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곤 하지만 갈수록 구미가 당기고 마음을 즐겁게 하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장소다’(믹 코크런)/ ‘이곳은 그저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오래 사귄 친구의 집과 같다. 수천 명의 사람이 환영받는다고 느끼고, 한데 어우러져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곳이다’(피코 아이어)…. 책방에 가서 고르고 느끼는 대신 마우스를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으로 책을 사는 요즘의 독자들. 이 책은 비록 유명 작가들의 경험담 엮음이지만 작은 책방이 사라져선 안 되는 이유를 호소력 있게 들려준다. “쉼터이면서 벗을 사귀는 곳으로 계속 남기 위해선 흔들림 없이 책방을 잘 유지해야겠지요. 그래서 이곳을 지키는 데 따뜻한 돈이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책 말미에 붙인, 서울 대학로의 ‘책방 이음지기’ 조진석씨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범죄는 ‘냄새’를 남긴다…범인잡는 신기술 등장

    범죄는 ‘냄새’를 남긴다…범인잡는 신기술 등장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찾아내거나 범인을 검거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 감식이 많이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지문이나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냄새’로도 범인을 유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의 범죄과학수사전문가인 앨리슨 데이비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향료협회 영국 포럼에서 범죄 현장에 남겨진 향수나 비누 냄새를 분석해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냄새 프로파일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서 물건에 손을 대거나 옷이 스칠 때 남는 냄새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범죄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예컨대 세계적인 브랜드인 샤넬의 한 유명향수는 고유의 알데히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냄새 프로파일러가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냄새를 분석했을 때, 샤넬 특유의 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면, 용의자는 틀림없이 고가의 향수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유독 젊은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명 면도크림 향기가 범죄 현장에 남아있다면 이를 통해 용의자가 남자이거나, 이 브랜드의 면도크림을 사용하는 사람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 데이비슨 박사는 “용의자들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를 풍기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적 냄새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현장에 남은 냄새의 샘플은 피해자의 옷이나 단단한 표면을 면봉으로 살짝 긁어내는 것만으로도 채취할 수 있다”면서 “이는 실험실에서 분석하거나 미용관련 업체 또는 위생용품 제작업체 등을 통해 받은 냄새 화학 분석표와 비교대조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죄과학수사 전문가들은 범죄 현장에 남겨진 ‘화학적 마크’(냄새)가 용의자의 흡연습관이나 식습관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상태까지 유추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의 44가지 화학적 요소를 분석한 분석표를 완성했거나 또는 냄새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볼거리> 물과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 순천은 남도의 부드러운 대지의 기운을 받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고풍이 간직돼 있어 곳곳이 힐링의 명소다.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에도 유명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천은 다양한 문화재를 종류별로 보유한 유일한 도시다. 순천만, 선암사, 승선교, 송광사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최고 점수인 별 세 개를 받았다. [낙안읍성]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1983년 민속마을(사적)로 지정됐다. 성곽 높이 4m, 둘레 1410m 안에 초가 108가구가 정겹게 살아간다. 500여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 한국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옛 삶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짚으로 만든 짚물공예체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열매·잎·풀과 황토로 하는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등이 있다. 외국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관광명소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16국사를 배출한 한국 삼보 사찰 중 하나다. 목조삼존불감 등 희귀 불교 문화재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박물관인 성보박물관이 있다.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는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와 사찰에서 국재를 모실 때 몰려든 대중에게 나눠 주려고 밥을 저장했던 목조 용기인 바사리 구시 등이 있다. 송광사는 평생 무소유로 살다 가신 법정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산속 암자 불일암은 1975년부터 법정 스님이 혼자 지내면서 수많은 글을 집필한 곳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선암사]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와 강선루에 이르는 숲길 양옆에는 참나무, 삼나무 등의 많은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아름다운 사찰의 옛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최고의 산사로 꼽을 정도다. 선암사는 매화 피는 봄철이 으뜸이다. 선암매로 불리는 매화 50여 그루는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선암사에는 꼭 봐야 할 세 가지로 철불, 보탑, 부도가 있다. 산비탈에 있는 녹차 야생차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귀한 차로 대접받는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3만 9600㎡(약 1만 2000평) 부지에 200여채가 들어선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다. 1960년대 순천읍내, 1970년대 서울 변두리, 1980년대 변두리 번화가 등을 지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준다. 이웃과 따뜻하게 숨 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갈수록 인기다. SBS ‘사랑과 야망’, KBS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주무대로 주목받는다.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서는 순천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순천만 갈대는 4계절 색깔이 다르다. 봄은 보리색, 여름은 초록색, 가을은 은빛이다. 겨울은 앙상하게 남은 누런 갈대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을 한 용산의 전망대는 필수 코스. 순천만의 유명한 S자 수로와 낙조, 수많은 철새를 볼 수 있다. 매년 8만~12만 마리의 철새가 온다.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30종과 먹황새·뜸부기 등 희귀 조류의 천국이다. 순천만을 30분간 돌아보는 생태체험선 ‘에코피아’는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순천만정원] ② 지난해 440만명이 찾아와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지난 4월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순천시가 미래 100년을 만들어갈 새로운 도약으로 삼고 있다. 개장 6개월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111만 2000㎡ 규모의 정원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덕에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됐다. 봄에는 튤립, 철쭉동산, 유채꽃, 꽃양귀비, 여름에는 물놀이체험, 호수정원,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눈꽃 얼음 등 계절별 맞춤형 테마로 운영된다. 2~5m 높이로 설치된 국내 유일의 무인궤도차를 타면 순천만 인근과 동천 등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소요시간은 20여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전남 순천은 연중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해 좋은 음식을 만들기에 최고 적합한 조건을 지닌 고장이다. 남도의 건강한 토양에서 재배되는 각양각색의 농산물은 훌륭한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한정식과 백반은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에 놀라고, 그 맛에 한번 더 놀라고, 마지막으로 값을 치를 때 또 한번 놀란다. 임금님이 순천 한정식을 맛봤더라면 수라상을 거절하고, 순천의 음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약간의 과장 섞인 이야기도 흔히 나오는 말이다. [순천한정식] 남도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보통 토하젓·정어리젓·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비롯해 음식 가짓수도 15개가 넘는다. 한끼 6000~7000원 하는 기사식당만 해도 고등어조림, 김치찌개 등 15개 이상 반찬이 나온다. 정통 한정식집 대원식당은 4인 기준 한상에 8만~10만원이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상다리가 휠 정도의 20여 가지 음식에 눈이 동그래진다. 이 식당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순천을 찾을 정도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알려줘 고향의 어머니가 주는 느낌을 받는다. 1966년부터 장천동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찾은 손님은 몇 년이 지나도 단번에 기억하는 주인 이혜숙(64)씨의 눈썰미에도 놀란다. [짱뚱어탕] 순천만은 썰물 때 광활하게 펼쳐지는 갯벌이 아름답다. 바로 이곳에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산다. 도마뱀처럼 잽싸게 갯벌 바닥을 돌아다닌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뿐이고,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지만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 짱뚱어를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음식이었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 순천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너 음식으로 알려졌다. 청정 갯벌이 줄어들면서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순천에서는 탕으로 즐겨 먹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화월당] 순천에는 1928년부터 3대째 이어오는 전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빵집이 있다. 찹쌀떡과 볼 카스텔라 딱 두 종류만 판매한다. 택배로 주문하면 사나흘 만에야 올 정도로 제품이 달린다. 매장으로 찾아가더라도 오후 늦은 시간엔 빵이 동난다. 화월당은 1920년 현재의 자리에 일본인이 문을 열었다. 1928년부터 점원으로 일하던 조병연씨의 아버지가 광복 때 인수했다. 특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를 고수한다. 화월당 찹쌀떡은 크기가 프랜차이즈 제과점 등에서 파는 것보다 50% 이상 더 크다. 피가 얇고 대신 팥소의 양이 많다. 하얀 떡살이 물렁물렁하면서 씹히는 게 부드럽다. 볼 카스텔라는 테니스 볼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죽을 얇게 펴 카스텔라를 만든 뒤 팥소를 넣고 말아 공 모양으로 빚는다. 방부제는 물론 떡이 딱딱해지는 걸 막는 첨가제도 넣지 않는다. [웃장 국밥] 순천 웃장 하면 국밥이다. 먼 곳에서 먹으러 오는 이들도 많다. 순천 웃장 국밥은 맛도 있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돼 있다. 국밥보다 먼저 수육이 나온다. 6000원짜리 국밥 두 그릇 이상 주문하면 1만원 상당의 수육이 공짜로 나온다. 100년 된 동외동 순천 웃장에 있는 국밥골목에는 가게가 15개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만 쓴다. 냉동실에 들어가지 않은 돼지머리 고기, 콩나물, 야채 등의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일반 국밥과는 달리 돼지 창자인 곱창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삶은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 쓴다.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순흥식당은 35년, 상원·신화식당은 30년 됐으며 대부분 10~20년 이상 된 식당들로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대형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범죄는 ‘냄새’를 남긴다…범인잡는 신기술 등장

    범죄는 ‘냄새’를 남긴다…범인잡는 신기술 등장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찾아내거나 범인을 검거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 감식이 많이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지문이나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냄새’로도 범인을 유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의 범죄과학수사전문가인 앨리슨 데이비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향료협회 영국 포럼에서 범죄 현장에 남겨진 향수나 비누 냄새를 분석해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냄새 프로파일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서 물건에 손을 대거나 옷이 스칠 때 남는 냄새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범죄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예컨대 세계적인 브랜드인 샤넬의 한 유명향수는 고유의 알데히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냄새 프로파일러가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냄새를 분석했을 때, 샤넬 특유의 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면, 용의자는 틀림없이 고가의 향수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유독 젊은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명 면도크림 향기가 범죄 현장에 남아있다면 이를 통해 용의자가 남자이거나, 이 브랜드의 면도크림을 사용하는 사람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 데이비슨 박사는 “용의자들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를 풍기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적 냄새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현장에 남은 냄새의 샘플은 피해자의 옷이나 단단한 표면을 면봉으로 살짝 긁어내는 것만으로도 채취할 수 있다”면서 “이는 실험실에서 분석하거나 미용관련 업체 또는 위생용품 제작업체 등을 통해 받은 냄새 화학 분석표와 비교대조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죄과학수사 전문가들은 범죄 현장에 남겨진 ‘화학적 마크’(냄새)가 용의자의 흡연습관이나 식습관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상태까지 유추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의 44가지 화학적 요소를 분석한 분석표를 완성했거나 또는 냄새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혜리 침실 화보 “동반입대 한다면 아기병사 박형식과”

    혜리 침실 화보 “동반입대 한다면 아기병사 박형식과”

    걸스데이 혜리가 동반 입대 상대로 박형식을 택했다. 최근 혜리는 앳스타일(@star1) 12월호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혜리는 “재입대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은데,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또한, 천정명의 동반 입대 제안에 대해선 “방송에 나간 것처럼 걸그룹에 대한 환상이 깨질 것 같아서 비추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래도 꼭 동반 입대를 해야 한다면, 누구와 하고 싶냐는 끈질긴 질문에 ‘아기 병사’ 박형식을 꼽으며, “캐릭터가 비슷해서 같이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혜리는 향수브랜드 롤리타 렘피카와 함께한 이번 화보에서 비밀스런 여인의 침실 컷을 완성했다. 혜리는 순수와 관능을 오가는 여인의 향기를 뿜어내며 촬영에 몰입해 요즘 최고의 대세 연예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혜리의 군대 이야기와 연말 계획, 2015년 새로운 목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11월21일 발간되는 앳스타일 12월호를 통해 공개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33년 만에 재개봉 되는 명화 ‘테스’ 예고편

    33년 만에 재개봉 되는 명화 ‘테스’ 예고편

    1979년 상영작 ‘테스’가 33년만에 스크린에 부활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스’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마스 하디가 1891년 펴낸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쇠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농촌 처녀 ‘테스’가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사회적인 인습과 편견에 희생당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 ‘테스’는 지금까지도 연령층에 상관없이 필독서로 꼽히고 있는 고전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 ‘테스’에 18살의 신인 여배우였던 나스타샤 킨스키(52)를 캐스팅했으며, 순결을 상실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여인 테스의 사랑과 일생을 스크린에 충실하게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당시 작품은 아카데미 영화상에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촬영·의상·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테스’는 2012년 칸영화제 클래식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4K 리마스터링(35㎜ 필름을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 것. 원본의 2배 해상도)버전으로 복원돼 33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들을 찾게 됐다. 이번 재개봉을 기념하여 새롭게 제작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불멸의 고전 ‘테스’의 매력을 화면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내며 원작의 향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추억의 명화 재개봉 소식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테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영상=그린나래미디어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힘들고 외로울 때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

    힘들고 외로울 때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냄새, 딱 걸렸어!”…냄새로 범인잡는 프로파일 개발

    “냄새, 딱 걸렸어!”…냄새로 범인잡는 프로파일 개발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찾아내거나 범인을 검거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 감식이 많이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지문이나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냄새’로도 범인을 유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의 범죄과학수사전문가인 앨리슨 데이비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향료협회 영국 포럼에서 범죄 현장에 남겨진 향수나 비누 냄새를 분석해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냄새 프로파일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서 물건에 손을 대거나 옷이 스칠 때 남는 냄새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범죄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예컨대 세계적인 브랜드인 샤넬의 한 유명향수는 고유의 알데히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냄새 프로파일러가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냄새를 분석했을 때, 샤넬 특유의 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면, 용의자는 틀림없이 고가의 향수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유독 젊은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명 면도크림 향기가 범죄 현장에 남아있다면 이를 통해 용의자가 남자이거나, 이 브랜드의 면도크림을 사용하는 사람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 데이비슨 박사는 “용의자들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를 풍기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적 냄새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현장에 남은 냄새의 샘플은 피해자의 옷이나 단단한 표면을 면봉으로 살짝 긁어내는 것만으로도 채취할 수 있다”면서 “이는 실험실에서 분석하거나 미용관련 업체 또는 위생용품 제작업체 등을 통해 받은 냄새 화학 분석표와 비교대조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죄과학수사 전문가들은 범죄 현장에 남겨진 ‘화학적 마크’(냄새)가 용의자의 흡연습관이나 식습관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상태까지 유추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의 44가지 화학적 요소를 분석한 분석표를 완성했거나 또는 냄새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슬픈 음악이 오히려 긍정적 마인드 높여

    슬픈 음악이 오히려 긍정적 마인드 높여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08, 2014 베이징의 긴장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2008, 2014 베이징의 긴장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만 6년이 다 돼 다시 찾은 베이징은 당시와 많이 닮아 있었다. 외형이 그럴 순 없는 일이고 느낌이 그렇다는 것인데, 특히 긴장감 측면에서 2008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중국은 온 나라가 들떠 있었다. ‘100년간의 꿈’인지라 올림픽도 그저 스포츠일 수 없었다. 13억 중국인의 굴기에 대한 꿈과 힘·위력에 대한 향수를 불러올리는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올림픽은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확인시키는 자리였다. 성공 개최 의지가 당시 온 도시를 압박하고 있었다. 2014년 늦가을 베이징에는 그때 그 긴장감이 내려앉아 있었다. 도심 곳곳 골목마다 ‘완장’들이 지켜서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신분증 없이는 사우나도 갈 수 없을 만큼의 강력한 통제 때문만은 아니다. 실로 중국은 2008년 이래 최대 국제 행사를 치르는 중이다. 이 역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라는 국제회의여서만은 아니다. 중국은 2001년 상하이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10년 상하이엑스포 등도 치렀다. 그러나 그 어떤 행사도 그 의의와 가치는 비교 불가하다. 6년 전 올림픽을 통해 물리적 힘의 회복을 선언했던 베이징이 이번에는 ‘강자로서의 권위’를 과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미래를 향한 아태 동반자 관계 공동건설’을 주제로 한 이번 회의에서 진정한 주인이 되려 하고 있다. 손님맞이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태의 또 다른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빈으로 초청해 잔치의 격을 높였다. 으르렁거리던 일본과는 양자회담 개최를 준비했으며 얼마 전 전격적으로 ‘중·일 공동인식 4개항’을 발표해 주변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과는 ‘가서명’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앞당겨 선언함으로써 회의의 성과를 높이려 했다. 경제 관료들은 진작부터 “중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어떻게든 APEC을 계기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잔치의 흥과 주인의 체면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회의 기간에 정상 간의 만남 횟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정상회담에서는 이례적으로 ‘순차 통역’이 아닌 ‘동시 통역’을 선택했을 정도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APEC 회의에서 다뤄질 전체 100여개 의제 중 절반이 중국의 제안으로 선택됐다고 전한다.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추진은 중국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들이다. 둘 다 미국과 서방이 주도해 온 체제를 대체할 시스템으로 구상됐다. 중국은 잔치가 끝나면 잔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역내 가장 큰 거구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동북아의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예고와도 같다. 주변의 문제는 이 거구가 어떤 의지와 속도로 움직일 것이냐일 수 있다. 사회주의적 특성인지 중국적 성향의 반영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국가 지도층의 의지는 베이징을 감싸는 긴장감으로 어느 정도는 계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 3년간 베이징 특파원을 지내며 느낀 감이다. 베이징에 와 보니 2014년은 2008년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jj@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연말이 두려운 국회의원들

    국회는 매년 되풀이돼 온 ‘예산안 정쟁’을 방지하고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구태를 벗기 위해 예산안 자동부의제를 도입했다. 11월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을 부의하고 2일 상정, 처리한다는 게 내용의 뼈대다. 막다른 길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든 기한 내에 심사를 마치도록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예산안이 조기에 처리되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의원들도 “싸움만 한다”는 비판을 씻어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연말을 기다리는 의원들의 속내는 여느 해보다 착잡하다. 내년도 예산안이 2일 조기에 처리돼 버리면 연말 각종 송년회 행사에 꼼짝없이 불려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안 처리 때문에…”라는 불참 핑계도 소용없어질 듯하다. 특히 지역구 송년회 일정이라면 더더욱 외면하기 어렵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장 내년부터 선거 모드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10일 “연말 예산안 진통이 심하면 원내대표의 국회 주변 비상대기령을 명분 삼아 술자리에 빠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2월이면 의원들의 저녁 약속은 최소 3~4개가 겹친다고 한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폭음까지 강요받다 보니 한 번에 두 탕, 세 탕 뛰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버겁다. 또 의원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회식비 대납 부담까지 떠안으며 적지 않은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 물론 최근에는 지역구민들에게 “선거법 때문에 술값을 못 낸다”는 말이 먹히면서 ‘바가지’는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 연말 진통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일부 의원들은 “내달 2일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마치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듯한 뉘앙스로.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왜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이 더 끌릴까? (연구)

    왜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이 더 끌릴까? (연구)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고서 속 ‘그윽한 향기’ 가을 새벽 채우네

    고서 속 ‘그윽한 향기’ 가을 새벽 채우네

    새벽 한시/안대회 엮고 지음/태학사/236쪽/1만 2000원 ‘바람도 없이 떠난 잎이 철렁! 땅에 떨어지니/야윈 가지 한올 한올 저녁 안개 속에 걸려 있다./부러진 갈대 마른 연잎이랑 서로 기대서 있을 때 원앙새는 옷이 추워 잠도 채 못 이룬다.’ 깊어 가는 가을, 혼자 깨어 있는 고요한 시간에 읽으면 제격인 이 시는 자하 신위(1769~1845)가 1818년 강원 춘천에 머물 때 지었다. 번잡한 현대의 삶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절절히 묻어난다. 한시(漢詩)는 현대적인 삶 이전의 세계와 인생을 넓고 다채롭게 표현해 낸 문학이다. 운율을 활용해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유려한 시어로 회화적 기법을 발휘하기에 한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성균관대 한문학과)는 “과거에 지식인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 바로 시였고, 문인들끼리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시였다”면서 “순수한 감정 표현이야말로 우리 한시가 지닌 큰 매력”으로 꼽는다. 신간 ‘새벽 한시’는 안 교수가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문인들이 지은 한시 중에서도 서정성이 빼어난 작품 100수를 뽑아 엮은 책이다. 작품을 뽑되 하나도 겹치지 않도록 100명의 시인에게서 한 편씩 골랐고, 현대 독자들의 감성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정형시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유롭게 번역했다. 선정 기준은 오로지 ‘감동’ 한 가지다. 대가의 명작으로 정평이 난 작품이나, 유명 시선에 실린 작품은 일부러 배제하고, 대신 안 교수 자신의 눈과 가슴에 신선한 충격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는 시들을 가려 뽑았다. 안 교수는 “고서 속에 외롭게 홀로 향기를 풍기던 작품이 그 향기를 세상 독자들의 가슴에 전하도록 주력했다고 했다. 널리 알려진 명작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책에 실린 시의 4분의3은 학계에도, 일반 독자에게도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18세기 후반 경기 양평에서 살았던 시인 취송 이희사(1728~1811)의 ‘난초’가 대표적인 사례다. ‘밭에다 곡식은 심지 않고 힘들여 난초를 심었다네./가을 되어 난초가 열매를 맺지 않아도 거문고 품에 안고 후회는 하지 않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자연과 예술을 벗하며 살았던 그는 다른 길만 선택했고 반대로만 살았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난초에 비유했다. 안 교수는 “이희사의 시를 접했을 때 돈 안 되는 인문학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노래한 것 같아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책에는 결함의 세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흠 많은 인생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 많다. 19세기 말 당쟁에 휘말려 유배된 심노숭은 가족들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러나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다. ‘어린 아들은 문을 뛰쳐나와 좋아라고 웃고 노친께선 문을 열고 절반은 기쁜 내색, 절반은 걱정일세. 산수가 가로막혀 길이 멀어 넋은 잘도 다녀오는데 눈발이 날리는 밤하늘 아래 나는 홀로 시를 읊는다.’ 한시의 표현법은 현대인에게 친근한 시각이나 문법과는 많이 다르지만 직설적인 시어로 표현한 것보다 오히려 더 감성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봄바람은 괜스레 살랑거리고 어느새 달이 떠서 황혼 되었네./오지 않을 그대인 줄 잘도 알지만 그래도 문은 차마 닫지 못하네.’ 영조 임금 시절 전라도 부안의 복아(福娥)라는 기생이 임을 그리워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지은 시 ‘봄바람’이다. 황윤석의 ‘이재란고’에 실린 이 시에는 여인의 사무친 그리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어는 없다. 다만 대문 닫기를 아쉬워한다는 석(惜)이란 글자를 살짝 드러내 보였을 뿐이다. 안 교수는 “한시가 과거의 향수나 자극하는 낡고 무감각한 문학이 아니며 오히려 20세기 이후의 문학이 놓치고 있거나 무관심하게 대하는 문제를 독특한 감각과 언어로 다루고 있다”며 “지난 시대의 인생과 역사가 고요히 가라앉아 있는 작품들은 지금 읽어도 얼마든지 새롭고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의 재발견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의 재발견

    일반 감귤보다 달콤한 맛이 강해 인기를 얻고 있는 한라봉. 모양이 마치 한라산 꼭대기 같다고 해 한라봉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그러나 한라봉의 고향은 제주가 아닌 일본이다. 원래 이름은 ‘부지화’다. 1972년 감귤 품종인 청견과 병감 등을 교배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모양이었다. 개발 초기에는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여겨져 특허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이후에 인기를 얻게 되자 재배가 확대됐다. 한라봉의 ‘재발견’이 이뤄진 것은 1990년대다. 제주도에 도입된 이후 재배가 크게 확대됐다. 최근에는 제주와 남해안 인근 농가들이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감귤 하면 괴혈병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비타민C 결핍으로 발생하는 괴혈병은 오랫동안 채소를 섭취하지 못하던 선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1747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린드가 괴혈병에 걸린 선원들에게 오렌지 등을 먹여 치료한 뒤 감귤은 괴혈병의 구세주로 등극했다. 이후 영국 해군은 배에 레몬을 준비하는 규칙을 제정하기도 했다. 감귤을 먹을 때 걸림돌이 하나 있다. 감귤을 까면 손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다. 감귤의 노란 색소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피하지방에 축적돼 피부가 노랗게 보인다. 이는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장 기능 활성화를 도와 몸의 부기를 빼고 피부를 곱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 감귤은 산업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감귤 오일의 세척 효과와 살균, 살충 효과를 이용한 세제와 가정용 살충제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어류나 가축의 사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향수 재료로도 쓰인다. 제주에서 재배되는 감귤 꽃 향을 추출해 천연의 신선하고 깔끔하며 은은한 향을 내는 감귤 꽃 향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제주 감귤에 함유된 풍부한 기능성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미국화장품협회(CTFA)에 원료로 등재돼 있다. 일본 감귤 연구소에서 2001년 개발한 감귤 추출액 혼합 발모제는 천연 추출물을 이용해 부작용이 없어 일본에서 3년 연속 판매율 1위 및 재구매율 1위를 기록했다. 감귤의 에센셜 항균오일은 탁월한 항균 작용으로 무좀균, 여드름균, 비듬균, 차량 및 에어컨의 곰팡이균 제거에 효과가 있어 풋케어, 헤어 및 보디케어 등에 사용된다. 감귤로 만드는 바이오 셀룰로오스는 환경 친화적이어서 최근 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화장품의 기초 소재, 상처 치유용 인공 피부원료, IT 소재 등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 30년 만에 뭉친 왕년의 ‘고스트 버스터즈’ 화제

    30년 만에 뭉친 왕년의 ‘고스트 버스터즈’ 화제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뉴욕에 출몰하는 유령과 맞서 싸운 그들이 다시 뭉쳤다. 최근 미국 연예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최신호 표지모델로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출연배우들을 내세워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고스트 버스터즈' 는 유령잡는 회사를 설립한 4인조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지난 1984년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에는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에린 허드슨, 해롤드 래미스, 시고니 위버 등이 출연했으며 특히 극중 닥터 이곤 역을 맡은 래미스는 지난 2월 향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이들 출연진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아침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빌 머레이는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이 영화가 크게 히트칠 것이라 직감했다" 면서 "당시 관객들에게 충격을 준 유령의 점액물질은 시럽과 녹말 등으로 만든 것으로 나 또한 역겨웠다" 며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올드팬들이 기다려온 오리지널 배우들이 출연하는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 3편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빌 머레이는 "단순히 돈 문제는 아니다" 면서 "그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알레르기 유발 향수

    몸에 직접 뿌리는 향수에 피부염, 호흡기 질환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수입, 국산 향수 각 20개를 대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착향제(20종)가 있는지 시험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4~15종류가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수입산 7개, 국산 8개 향수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유럽연합(EU)이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론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 성분이 나왔다. 이 중 7개 제품은 HICC가 있다는 표시를 아예 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10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가 있는데도 전혀 표시하지 않은 제품은 총 15개나 됐다. 수입산 중에는 시슬리 코리아에서 파는 ‘오 뒤 스와르 오드 빠르퓸’(6개), 국산에서는 에뛰드의 ‘헬로키티 큐티 트로피컬 오데토일렛’(4개)에 착향제가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알레르기 주의 문구를 넣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우리는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노래를 일부러 들으려 한다. 슬픔이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슬픈 노래를 듣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며 결과적으로는 전보다 마음이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구진이 온라인을 통해 유럽과 북미, 남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 722명(16~78세 남성 277명, 여성 49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 상황과 이유는 물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혜택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슬픈 노래를 들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주로 다음의 4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경험하지 않고도 슬픈 감정을 맛볼 수 있다. 둘째,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셋째, 그 곡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한다고 상상할 수 있다. 넷째, 그 곡을 통해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으로 공감을 맛볼 수 있다. 슬픈 노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첫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듯하다.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도 노래를 통해 그런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혜택은 예를 들어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과 다른 누군가에 의해 소원해지거나 인간 관계가 단절돼 기분이 우울할 때 슬픈 노래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숨기거나 풀 수 있고 위로할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고립을 맛볼 때 슬픈 노래를 듣는 경향이 있으며 외로워하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위로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슬플 노래를 통해 자주 떠오르는 감정이 슬픔이 아닌 향수(鄕愁)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10월 20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올해처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가슴에 절절히 와 닿은 때가 또 있었을까. 30일 개봉한 ‘깨끗하고 연약한’은 상실감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일본 영화다. 영화의 남녀 주인공도 아끼는 친구를 떠나보내고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겪었다. 열여섯살 때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소꿉친구 하루타를 잃은 여주인공 칸나(나가사와 마사미)는 8년 전 기억에 갇힌 채 새로운 사랑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 칸나를 남몰래 좋아하던 하루타가 그녀에게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한동안 칸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 로쿠(오카다 마사키) 역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다. 어렸을 때 자신의 실수로 친구를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일에만 매진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영화 마케터가 된 칸나는 프로모션 파트너로 로쿠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로쿠가 칸나에게 던지는 “죄책감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안고 가는 것”, “영혼은 자유롭다고 믿고 싶어” 등의 대사는 스크린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다소 뻔한 전개가 예상되는 영화를 감성 충만한 작품으로 빚어낸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일본에서 ‘로맨스의 귀재’로 통하는 신조 다케히코 감독은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에 상처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했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화면에 주인공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잡아내는 섬세한 연출로 여백의 미가 극대화됐다. 감독은 “결국 사람의 상처는 사람을 통해 치유될 수 있으며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탄탄한 원작이 힘이 됐다. 일본에서 295만부가 팔린 이쿠에미 료의 동명 순정만화가 원작이다. 모두 13권으로 이어지는 긴 스토리이지만 영화는 원작의 순도를 유지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잘 접목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밋밋하고 심심한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흠이다. 일본의 청춘 스타들이 아기자기하게 엮어 가는 에피소드들은 영화의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주효했다. ‘눈물이 주룩주룩’,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주연한 나가사와 마사미가 칸나 역할을 맡아 밝음과 어두움을 오가는 내면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저물어 가는 가을, 메마른 감성을 적시기에는 손색없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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