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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년 만에 재개봉 되는 명화 ‘테스’ 예고편

    33년 만에 재개봉 되는 명화 ‘테스’ 예고편

    1979년 상영작 ‘테스’가 33년만에 스크린에 부활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스’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마스 하디가 1891년 펴낸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쇠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농촌 처녀 ‘테스’가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사회적인 인습과 편견에 희생당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 ‘테스’는 지금까지도 연령층에 상관없이 필독서로 꼽히고 있는 고전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 ‘테스’에 18살의 신인 여배우였던 나스타샤 킨스키(52)를 캐스팅했으며, 순결을 상실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여인 테스의 사랑과 일생을 스크린에 충실하게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당시 작품은 아카데미 영화상에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촬영·의상·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테스’는 2012년 칸영화제 클래식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4K 리마스터링(35㎜ 필름을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 것. 원본의 2배 해상도)버전으로 복원돼 33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들을 찾게 됐다. 이번 재개봉을 기념하여 새롭게 제작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불멸의 고전 ‘테스’의 매력을 화면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내며 원작의 향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추억의 명화 재개봉 소식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테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영상=그린나래미디어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힘들고 외로울 때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

    힘들고 외로울 때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냄새, 딱 걸렸어!”…냄새로 범인잡는 프로파일 개발

    “냄새, 딱 걸렸어!”…냄새로 범인잡는 프로파일 개발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찾아내거나 범인을 검거할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 감식이 많이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지문이나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냄새’로도 범인을 유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의 범죄과학수사전문가인 앨리슨 데이비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향료협회 영국 포럼에서 범죄 현장에 남겨진 향수나 비누 냄새를 분석해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냄새 프로파일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서 물건에 손을 대거나 옷이 스칠 때 남는 냄새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범죄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예컨대 세계적인 브랜드인 샤넬의 한 유명향수는 고유의 알데히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냄새 프로파일러가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냄새를 분석했을 때, 샤넬 특유의 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면, 용의자는 틀림없이 고가의 향수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유독 젊은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명 면도크림 향기가 범죄 현장에 남아있다면 이를 통해 용의자가 남자이거나, 이 브랜드의 면도크림을 사용하는 사람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 데이비슨 박사는 “용의자들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를 풍기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적 냄새가 포함돼 있다”면서 “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현장에 남은 냄새의 샘플은 피해자의 옷이나 단단한 표면을 면봉으로 살짝 긁어내는 것만으로도 채취할 수 있다”면서 “이는 실험실에서 분석하거나 미용관련 업체 또는 위생용품 제작업체 등을 통해 받은 냄새 화학 분석표와 비교대조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죄과학수사 전문가들은 범죄 현장에 남겨진 ‘화학적 마크’(냄새)가 용의자의 흡연습관이나 식습관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상태까지 유추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의 44가지 화학적 요소를 분석한 분석표를 완성했거나 또는 냄새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슬픈 음악이 오히려 긍정적 마인드 높여

    슬픈 음악이 오히려 긍정적 마인드 높여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08, 2014 베이징의 긴장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2008, 2014 베이징의 긴장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만 6년이 다 돼 다시 찾은 베이징은 당시와 많이 닮아 있었다. 외형이 그럴 순 없는 일이고 느낌이 그렇다는 것인데, 특히 긴장감 측면에서 2008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중국은 온 나라가 들떠 있었다. ‘100년간의 꿈’인지라 올림픽도 그저 스포츠일 수 없었다. 13억 중국인의 굴기에 대한 꿈과 힘·위력에 대한 향수를 불러올리는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올림픽은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확인시키는 자리였다. 성공 개최 의지가 당시 온 도시를 압박하고 있었다. 2014년 늦가을 베이징에는 그때 그 긴장감이 내려앉아 있었다. 도심 곳곳 골목마다 ‘완장’들이 지켜서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신분증 없이는 사우나도 갈 수 없을 만큼의 강력한 통제 때문만은 아니다. 실로 중국은 2008년 이래 최대 국제 행사를 치르는 중이다. 이 역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라는 국제회의여서만은 아니다. 중국은 2001년 상하이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10년 상하이엑스포 등도 치렀다. 그러나 그 어떤 행사도 그 의의와 가치는 비교 불가하다. 6년 전 올림픽을 통해 물리적 힘의 회복을 선언했던 베이징이 이번에는 ‘강자로서의 권위’를 과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미래를 향한 아태 동반자 관계 공동건설’을 주제로 한 이번 회의에서 진정한 주인이 되려 하고 있다. 손님맞이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태의 또 다른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빈으로 초청해 잔치의 격을 높였다. 으르렁거리던 일본과는 양자회담 개최를 준비했으며 얼마 전 전격적으로 ‘중·일 공동인식 4개항’을 발표해 주변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과는 ‘가서명’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앞당겨 선언함으로써 회의의 성과를 높이려 했다. 경제 관료들은 진작부터 “중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어떻게든 APEC을 계기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잔치의 흥과 주인의 체면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회의 기간에 정상 간의 만남 횟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정상회담에서는 이례적으로 ‘순차 통역’이 아닌 ‘동시 통역’을 선택했을 정도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APEC 회의에서 다뤄질 전체 100여개 의제 중 절반이 중국의 제안으로 선택됐다고 전한다.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추진은 중국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들이다. 둘 다 미국과 서방이 주도해 온 체제를 대체할 시스템으로 구상됐다. 중국은 잔치가 끝나면 잔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역내 가장 큰 거구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동북아의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예고와도 같다. 주변의 문제는 이 거구가 어떤 의지와 속도로 움직일 것이냐일 수 있다. 사회주의적 특성인지 중국적 성향의 반영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국가 지도층의 의지는 베이징을 감싸는 긴장감으로 어느 정도는 계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 3년간 베이징 특파원을 지내며 느낀 감이다. 베이징에 와 보니 2014년은 2008년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jj@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연말이 두려운 국회의원들

    국회는 매년 되풀이돼 온 ‘예산안 정쟁’을 방지하고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구태를 벗기 위해 예산안 자동부의제를 도입했다. 11월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을 부의하고 2일 상정, 처리한다는 게 내용의 뼈대다. 막다른 길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든 기한 내에 심사를 마치도록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예산안이 조기에 처리되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의원들도 “싸움만 한다”는 비판을 씻어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연말을 기다리는 의원들의 속내는 여느 해보다 착잡하다. 내년도 예산안이 2일 조기에 처리돼 버리면 연말 각종 송년회 행사에 꼼짝없이 불려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안 처리 때문에…”라는 불참 핑계도 소용없어질 듯하다. 특히 지역구 송년회 일정이라면 더더욱 외면하기 어렵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장 내년부터 선거 모드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10일 “연말 예산안 진통이 심하면 원내대표의 국회 주변 비상대기령을 명분 삼아 술자리에 빠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2월이면 의원들의 저녁 약속은 최소 3~4개가 겹친다고 한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폭음까지 강요받다 보니 한 번에 두 탕, 세 탕 뛰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버겁다. 또 의원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회식비 대납 부담까지 떠안으며 적지 않은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 물론 최근에는 지역구민들에게 “선거법 때문에 술값을 못 낸다”는 말이 먹히면서 ‘바가지’는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 연말 진통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일부 의원들은 “내달 2일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마치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듯한 뉘앙스로.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왜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이 더 끌릴까? (연구)

    왜 우울할 때 ‘슬픈 음악’이 더 끌릴까? (연구)

    슬픔(sorrow)은 기쁨과 대비되는 정서로 흔히 자신, 혹은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에 대한 억울함이 내포되어있는 감정을 통틀어 지칭한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긍정성과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부정적(否定的)인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역설적인 경우가 많다. 이별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 오히려 남녀 간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소재로 한 슬픈 발라드를 즐겨 듣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과 같은 작품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추천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큰돈을 지불하고 찾는 오페라, 콘서트 공연의 곡들도 대부분 처연하고 비극적인 슬픈 곡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슬픈 정서에 더욱 목말라 하는 것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음악심리학과 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오히려 정신적으로 긍정성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발휘 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성인남녀 772명을 대상으로 슬픈 음악이 끌리는 이유를 76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슬픈 곡조의 음악을 들을 때 얻는 감정은 슬픔(sadness)보다 ‘향수(nostalgia)’적인 측면이 더욱 강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鄕愁)는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함 혹은 지나간 과거 시대를 마음 속 한 가운데서 애잔하게 추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슬픔(sadness)과는 차이가 나는 정서다. 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마음에서부터 점차 완화시켜 기분을 조절해주고 나아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재미나 유머가 가득한 무언가를 찾아 이를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해당 연구결과는 오히려 슬픈 음악 속에 묻어있는 향수(鄕愁)적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 속 처연함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로움에 빠진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잠시 은폐하고 위로하는 역할 또한 슬픈 음악이 담당해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자유대학 스테판 퀠쉬 교수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에 대한 음악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고서 속 ‘그윽한 향기’ 가을 새벽 채우네

    고서 속 ‘그윽한 향기’ 가을 새벽 채우네

    새벽 한시/안대회 엮고 지음/태학사/236쪽/1만 2000원 ‘바람도 없이 떠난 잎이 철렁! 땅에 떨어지니/야윈 가지 한올 한올 저녁 안개 속에 걸려 있다./부러진 갈대 마른 연잎이랑 서로 기대서 있을 때 원앙새는 옷이 추워 잠도 채 못 이룬다.’ 깊어 가는 가을, 혼자 깨어 있는 고요한 시간에 읽으면 제격인 이 시는 자하 신위(1769~1845)가 1818년 강원 춘천에 머물 때 지었다. 번잡한 현대의 삶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절절히 묻어난다. 한시(漢詩)는 현대적인 삶 이전의 세계와 인생을 넓고 다채롭게 표현해 낸 문학이다. 운율을 활용해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유려한 시어로 회화적 기법을 발휘하기에 한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성균관대 한문학과)는 “과거에 지식인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 바로 시였고, 문인들끼리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시였다”면서 “순수한 감정 표현이야말로 우리 한시가 지닌 큰 매력”으로 꼽는다. 신간 ‘새벽 한시’는 안 교수가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문인들이 지은 한시 중에서도 서정성이 빼어난 작품 100수를 뽑아 엮은 책이다. 작품을 뽑되 하나도 겹치지 않도록 100명의 시인에게서 한 편씩 골랐고, 현대 독자들의 감성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정형시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유롭게 번역했다. 선정 기준은 오로지 ‘감동’ 한 가지다. 대가의 명작으로 정평이 난 작품이나, 유명 시선에 실린 작품은 일부러 배제하고, 대신 안 교수 자신의 눈과 가슴에 신선한 충격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는 시들을 가려 뽑았다. 안 교수는 “고서 속에 외롭게 홀로 향기를 풍기던 작품이 그 향기를 세상 독자들의 가슴에 전하도록 주력했다고 했다. 널리 알려진 명작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책에 실린 시의 4분의3은 학계에도, 일반 독자에게도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18세기 후반 경기 양평에서 살았던 시인 취송 이희사(1728~1811)의 ‘난초’가 대표적인 사례다. ‘밭에다 곡식은 심지 않고 힘들여 난초를 심었다네./가을 되어 난초가 열매를 맺지 않아도 거문고 품에 안고 후회는 하지 않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자연과 예술을 벗하며 살았던 그는 다른 길만 선택했고 반대로만 살았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난초에 비유했다. 안 교수는 “이희사의 시를 접했을 때 돈 안 되는 인문학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노래한 것 같아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책에는 결함의 세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흠 많은 인생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 많다. 19세기 말 당쟁에 휘말려 유배된 심노숭은 가족들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러나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다. ‘어린 아들은 문을 뛰쳐나와 좋아라고 웃고 노친께선 문을 열고 절반은 기쁜 내색, 절반은 걱정일세. 산수가 가로막혀 길이 멀어 넋은 잘도 다녀오는데 눈발이 날리는 밤하늘 아래 나는 홀로 시를 읊는다.’ 한시의 표현법은 현대인에게 친근한 시각이나 문법과는 많이 다르지만 직설적인 시어로 표현한 것보다 오히려 더 감성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봄바람은 괜스레 살랑거리고 어느새 달이 떠서 황혼 되었네./오지 않을 그대인 줄 잘도 알지만 그래도 문은 차마 닫지 못하네.’ 영조 임금 시절 전라도 부안의 복아(福娥)라는 기생이 임을 그리워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지은 시 ‘봄바람’이다. 황윤석의 ‘이재란고’에 실린 이 시에는 여인의 사무친 그리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어는 없다. 다만 대문 닫기를 아쉬워한다는 석(惜)이란 글자를 살짝 드러내 보였을 뿐이다. 안 교수는 “한시가 과거의 향수나 자극하는 낡고 무감각한 문학이 아니며 오히려 20세기 이후의 문학이 놓치고 있거나 무관심하게 대하는 문제를 독특한 감각과 언어로 다루고 있다”며 “지난 시대의 인생과 역사가 고요히 가라앉아 있는 작품들은 지금 읽어도 얼마든지 새롭고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의 재발견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의 재발견

    일반 감귤보다 달콤한 맛이 강해 인기를 얻고 있는 한라봉. 모양이 마치 한라산 꼭대기 같다고 해 한라봉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그러나 한라봉의 고향은 제주가 아닌 일본이다. 원래 이름은 ‘부지화’다. 1972년 감귤 품종인 청견과 병감 등을 교배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모양이었다. 개발 초기에는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여겨져 특허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이후에 인기를 얻게 되자 재배가 확대됐다. 한라봉의 ‘재발견’이 이뤄진 것은 1990년대다. 제주도에 도입된 이후 재배가 크게 확대됐다. 최근에는 제주와 남해안 인근 농가들이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감귤 하면 괴혈병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비타민C 결핍으로 발생하는 괴혈병은 오랫동안 채소를 섭취하지 못하던 선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1747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린드가 괴혈병에 걸린 선원들에게 오렌지 등을 먹여 치료한 뒤 감귤은 괴혈병의 구세주로 등극했다. 이후 영국 해군은 배에 레몬을 준비하는 규칙을 제정하기도 했다. 감귤을 먹을 때 걸림돌이 하나 있다. 감귤을 까면 손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다. 감귤의 노란 색소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피하지방에 축적돼 피부가 노랗게 보인다. 이는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장 기능 활성화를 도와 몸의 부기를 빼고 피부를 곱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 감귤은 산업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감귤 오일의 세척 효과와 살균, 살충 효과를 이용한 세제와 가정용 살충제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어류나 가축의 사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향수 재료로도 쓰인다. 제주에서 재배되는 감귤 꽃 향을 추출해 천연의 신선하고 깔끔하며 은은한 향을 내는 감귤 꽃 향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제주 감귤에 함유된 풍부한 기능성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미국화장품협회(CTFA)에 원료로 등재돼 있다. 일본 감귤 연구소에서 2001년 개발한 감귤 추출액 혼합 발모제는 천연 추출물을 이용해 부작용이 없어 일본에서 3년 연속 판매율 1위 및 재구매율 1위를 기록했다. 감귤의 에센셜 항균오일은 탁월한 항균 작용으로 무좀균, 여드름균, 비듬균, 차량 및 에어컨의 곰팡이균 제거에 효과가 있어 풋케어, 헤어 및 보디케어 등에 사용된다. 감귤로 만드는 바이오 셀룰로오스는 환경 친화적이어서 최근 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화장품의 기초 소재, 상처 치유용 인공 피부원료, IT 소재 등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 30년 만에 뭉친 왕년의 ‘고스트 버스터즈’ 화제

    30년 만에 뭉친 왕년의 ‘고스트 버스터즈’ 화제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뉴욕에 출몰하는 유령과 맞서 싸운 그들이 다시 뭉쳤다. 최근 미국 연예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최신호 표지모델로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출연배우들을 내세워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고스트 버스터즈' 는 유령잡는 회사를 설립한 4인조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지난 1984년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에는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에린 허드슨, 해롤드 래미스, 시고니 위버 등이 출연했으며 특히 극중 닥터 이곤 역을 맡은 래미스는 지난 2월 향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이들 출연진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아침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빌 머레이는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이 영화가 크게 히트칠 것이라 직감했다" 면서 "당시 관객들에게 충격을 준 유령의 점액물질은 시럽과 녹말 등으로 만든 것으로 나 또한 역겨웠다" 며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올드팬들이 기다려온 오리지널 배우들이 출연하는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 3편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빌 머레이는 "단순히 돈 문제는 아니다" 면서 "그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알레르기 유발 향수

    몸에 직접 뿌리는 향수에 피부염, 호흡기 질환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수입, 국산 향수 각 20개를 대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착향제(20종)가 있는지 시험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4~15종류가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수입산 7개, 국산 8개 향수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유럽연합(EU)이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론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 성분이 나왔다. 이 중 7개 제품은 HICC가 있다는 표시를 아예 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10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가 있는데도 전혀 표시하지 않은 제품은 총 15개나 됐다. 수입산 중에는 시슬리 코리아에서 파는 ‘오 뒤 스와르 오드 빠르퓸’(6개), 국산에서는 에뛰드의 ‘헬로키티 큐티 트로피컬 오데토일렛’(4개)에 착향제가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알레르기 주의 문구를 넣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슬픈 노래 들으면 힐링되는 4가지 혜택은? (獨 연구)

    우리는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노래를 일부러 들으려 한다. 슬픔이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슬픈 노래를 듣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며 결과적으로는 전보다 마음이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구진이 온라인을 통해 유럽과 북미, 남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 722명(16~78세 남성 277명, 여성 49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 상황과 이유는 물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혜택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슬픈 노래를 들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주로 다음의 4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경험하지 않고도 슬픈 감정을 맛볼 수 있다. 둘째,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셋째, 그 곡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한다고 상상할 수 있다. 넷째, 그 곡을 통해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으로 공감을 맛볼 수 있다. 슬픈 노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첫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듯하다.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도 노래를 통해 그런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혜택은 예를 들어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과 다른 누군가에 의해 소원해지거나 인간 관계가 단절돼 기분이 우울할 때 슬픈 노래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숨기거나 풀 수 있고 위로할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혜택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고립을 맛볼 때 슬픈 노래를 듣는 경향이 있으며 외로워하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위로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슬플 노래를 통해 자주 떠오르는 감정이 슬픔이 아닌 향수(鄕愁)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10월 20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올해처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가슴에 절절히 와 닿은 때가 또 있었을까. 30일 개봉한 ‘깨끗하고 연약한’은 상실감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일본 영화다. 영화의 남녀 주인공도 아끼는 친구를 떠나보내고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겪었다. 열여섯살 때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소꿉친구 하루타를 잃은 여주인공 칸나(나가사와 마사미)는 8년 전 기억에 갇힌 채 새로운 사랑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 칸나를 남몰래 좋아하던 하루타가 그녀에게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한동안 칸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 로쿠(오카다 마사키) 역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다. 어렸을 때 자신의 실수로 친구를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일에만 매진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영화 마케터가 된 칸나는 프로모션 파트너로 로쿠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로쿠가 칸나에게 던지는 “죄책감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안고 가는 것”, “영혼은 자유롭다고 믿고 싶어” 등의 대사는 스크린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다소 뻔한 전개가 예상되는 영화를 감성 충만한 작품으로 빚어낸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일본에서 ‘로맨스의 귀재’로 통하는 신조 다케히코 감독은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에 상처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했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화면에 주인공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잡아내는 섬세한 연출로 여백의 미가 극대화됐다. 감독은 “결국 사람의 상처는 사람을 통해 치유될 수 있으며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탄탄한 원작이 힘이 됐다. 일본에서 295만부가 팔린 이쿠에미 료의 동명 순정만화가 원작이다. 모두 13권으로 이어지는 긴 스토리이지만 영화는 원작의 순도를 유지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잘 접목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밋밋하고 심심한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흠이다. 일본의 청춘 스타들이 아기자기하게 엮어 가는 에피소드들은 영화의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주효했다. ‘눈물이 주룩주룩’,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주연한 나가사와 마사미가 칸나 역할을 맡아 밝음과 어두움을 오가는 내면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저물어 가는 가을, 메마른 감성을 적시기에는 손색없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향수’가 된 아이팟 클래식…팀 쿡 CEO, 단종 선언

    ‘향수’가 된 아이팟 클래식…팀 쿡 CEO, 단종 선언

    애플 마니아들의 ‘향수’가 되어 버린 아이팟 클래식, 앞으로도 신제품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팀 쿡 애플 CEO는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클래식 시리즈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일부 부품을 더 이상 생산, 조달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오리지널 버전이 출시된 이후 2007년까지 아이팟 클래식은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멋스러운 필수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 아이팟 클래식은 스마트폰의 역할까지 담당하며 뮤직 플레이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2억 7500만대에 달하는 베스트셀러이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모태로 불리기도 한다. 팀 쿡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러구나비치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 WSJD 라이브에 참석해 “뮤직 플레이어의 아이콘이었던 아이팟 클래식은 부품을 더 이상 생산, 유지하기가 어렵고 최근 몇 년 동안 판매량도 급격히 줄어 결국 완전히 판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가 다른 부품을 이용해 새롭게 디자인 하는 방안을 연구해보기도 했지만 이는 비용 면에서 지나친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제 지구상에서는 더 이상 아이팟 클래식의 부품을 찾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팀 쿡이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언론행사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일부에서는 애플이 단종된 아이팟 클래식 신형을 공개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지만 당일 행사에서는 아이패드 에어2와 아이패드 미니3 등만 공개됐을 뿐 아이팟 클래식은 언급되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격동의 시대 홀로서기, 그 치유의 길

    격동의 시대 홀로서기, 그 치유의 길

    딱 20년 전이다. 우리가 작가 최영미(53)를 알게 된 때가. 그의 첫 등단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년)는 당시 문단을 떠나 사회 전체로 반향이 번졌다. 인간·사랑 관계의 부조리를 직설적인 단어들로 까발린 신선한 작품이라고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섹스 등 민망하고 낯선 시어들을 지적하며 ‘이건 시가 아니다’라고 게거품을 무는 이들도 있었다. 20년이 흘러 새 장편소설 ‘청동정원’(은행나무)을 통해 그를 다시 만났다.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1980년대를 주 무대로, 한 여대생의 성장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예전의 충격은 없다. 80년대를 정면으로 다룬 대표작들-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정도상 ‘열애’, 하창수 ‘알’ 등-에서 느꼈던 강렬함도 없다. 그런데 읽힌다. 도대체 어떤 힘이 300쪽이 넘는 그의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걸까. 작품은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로 시작한다. 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예고하며 첫 장을 연다. 주인공 80학번 ‘이애린’은 투쟁과는 거리가 먼 앳된 소녀다. 5월 서울역 투쟁, 광주 항쟁 등은 딴 나라 얘기다. 꽃무늬 원피스 같은 예쁜 옷이나 외모 가꾸기, 향수 등 여성적인 일상에 젖어 지낸다. 그러다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끌려가는 학생들을 목격하고 운동권에 뛰어든다(112~113쪽). 하지만 투쟁의 전면엔 나서지 못하고 운동권 주변만 맴돌다 생활인이 된다. 이애린은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 작가는 “모든 소설 속 등장인물은 작가의 분신이라 생각한다”며 “자기가 경험하지 않으면 생생한 묘사가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작가도 그 시대를 주변인처럼 보냈다. 운동권 주변에 있다가 서른이 됐고, ‘밥벌이’를 찾아야 했다. 사회 어디에도 편입되지 못하는 절망과 좌절도 맛봤다. “심정적으로 기질적으로 좌파다. 87년 민주 진영의 대선 패배와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그 두 가지 충격을 아직도 내 몸에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충격을 이겨내고 나처럼 홀로 서기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작가의 독특한 경험담도 녹아 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1992년 1~8월 편집부원으로 일했다. ‘나는 제국출판사의 편집부원이었다. 장재욱을 사장님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였다. 서른 살이 되도록 누구한테도 고개 숙이지 않았던 내가, 독재자의 아들에게 허리를 굽혔다.’(251쪽) 작가는 “인간 전재국은 모른다. 직장 상사로서의 전재국은 부드러운 남자였다. 경험을 토대로 썼지만 허구도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작가는 1988년 이번 작품의 초고를 썼다. 메모 수준이었다. 다듬고 또 다듬었다. 원고지 400~500장 분량의 내용을 덜어 내기도 했다. 완결하는 데 26년이 걸렸다. 작가는 20대에서 50대 중년 여성이 됐다. “이젠 세상을 좀 알게 됐다. 그땐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였다. 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좌충우돌하면서 배웠다. 나이가 들면서 포기한 것도 많아졌고 인내심도 깊어졌다.” 소설은 ‘비틀거리는 나를 잡아 줄 불빛이 신의 계시처럼 반짝였다’(313쪽)로 끝을 맺는다. 80년대를 다룬 저서들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다르다.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거나 격정에 휩싸여 눈물짓게도 하지 않는다. 작가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 같은 건 의식하지 않았다. 내 얘기를 했을 뿐이고 이번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치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치유 과정을 거치며 나를 잡아 줄 불빛을 찾고자 한 것이다. 사람 냄새 물씬 묻어나는 치유의 과정이 책장을 중간에서 덮지 못하게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청소년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이홍기 한국4-H본부 회장

    [기고] 청소년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이홍기 한국4-H본부 회장

    요즘 TV와 서울시내 전광판을 보면 4H세계대회를 알리는 공익광고가 나오고 있다. 이 영상이 나간 뒤 한국4H본부에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과거 고향마을에서 4H활동을 했던 50대 중반 이상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마을 입구에 네 잎 클로버가 새겨져 있던 돌비석이 눈에 선합니다.” “이번 대회에 과거 4H활동을 했던 사람들도 참석할 수 있나요?” “4H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고 세계대회까지 개최한다니 참 놀랍습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4H. 4H는 결코 과거가 아니다. 지금도 전국에서 10만여명의 현역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를 27일 서울에서 개막됐다. 한국 4H본부와 미국 4H본부가 공동 개최하는 ‘제1회 글로벌4H네트워크 세계대회 2014’는 오는 11월 2일까지 ‘청소년, 세상을 바꾸는 힘!’이란 주제로 서울올림픽파크텔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는 4H활동을 하고 있는 나라 대표들이 참석해 4H모델이 가진 강점 및 전 세계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4H프로그램의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세계 4H운동 110년 역사상 처음 갖는 행사로 앞으로 매년 11월 1일을 ‘세계4H의 날’로 기념하게 된다.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4H운동은 청소년사회교육운동으로 세계 70여개국에서 농촌은 물론 국가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다. 우리나라에는 1947년 경기도 일원에서 ‘4H구락부’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돼 올해로 67년이 됐다. 그동안 활동했던 회원만 450만명에 이른다. 한국의 4H는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농업과 농촌,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창출하는 운동으로 바뀌었다. 청소년문제가 심각한 요즘 이번 세계대회는 4H활동 프로그램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되도록 하고 4H의 재도약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4H관계자들은 국제회의를 통해 글로벌4H운동 전개로 회원을 확대 육성해 지구촌이 안고 있는 식량안보, 에너지부족, 기후변화, 안전, 기아와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와 경험을 모으게 된다. 또한 새로운 100년의 비전도 선포한다. 이번 4H세계대회는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의 청소년 가슴에 4H의 이념을 심어 살기 좋고 아름다운 지구촌을 건설해 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 “4·19와 5·16은 상호보완관계로 파악해야”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4·19세대와 유신세대가 본 박정희’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미래정책연구소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로, 박정희 정부의 업적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4·19세대를 대표해 발제에 나선 이영일 한중정치외교포럼 회장은 “이른바 혁명 과업 수행이라고 군사혁명정부가 펼친 제반 사업들은 학생들이 4·19 직후 상황에서 벌인 신생활운동, 국산품 애호 운동, 외제차 배격 운동, 양담배 불매 운동, 부정 축재자 처벌 등과 거의 일치했다”면서 “4·19와 5·16혁명은 그것이 발생한 시간과 공간으로 보아 결코 갈등 관계나 대립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로 파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과거 광주에서 민정당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이어 김도종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의 개인 사회화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대한민국사에 대한 인식에 따라 복고주의적 향수 또는 과거지향적 자기부정으로 나뉘는 등 호불호의 극단을 달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박정희를 극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 전체의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얼음공주’도 스마일? ‘고객 모시는’ 빅토리아 베컴 포착

    ‘얼음공주’도 스마일? ‘고객 모시는’ 빅토리아 베컴 포착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로 통하는 빅토리아 베컴도 ‘이것’ 앞에서 웃음을 보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빅토리아는 전 세계에서 파파라치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셀러브리티 중 한명이다. 파파라치 사진 속 그녀의 패션은 매번 달라지지만 ‘절대 달라지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얼음공주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표정이다. 길거리에서도, 레드카펫 위에서도 무표정함을 유지하는 그녀가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사람들앞에 섰다. 장소는 다름 아닌 그녀가 직접 런칭한 브랜드 매장이다. 영국 런던에 문을 연 빅토리아 베컴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연일 여성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사장님’인 빅토리아는 마치 ‘고객은 왕’이라는 규칙을 온몸으로 실현하듯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빅토리아는 이날 블랙 스키니진과 블랙 티셔츠, 블랙 앵글부츠 등 블랙 통일 패션으로 감각을 뽐냈으며, 매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일일이 상품을 설명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빅토리아의 브랜드 론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수로 시작해 패션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그녀는 2004년 ‘VB Rocks’를 설립한 바 있다. 같은 해 프리미엄 진 브랜드와 선글라스 향수를 론칭하기도 했다. 빅토리아는 드레스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그녀의 디자이너 데뷔 무대는 “깜짝 놀랄 만한 성공”리아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영부인과 오프라 윈프리, 비욘세 등 유명인사들이 그녀의 드레스를 입었으며, 수 천 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월북하면 100억” 달콤한 유혹… ‘USB에 한국 가요’ 문화적 충격

    [커버스토리] “월북하면 100억” 달콤한 유혹… ‘USB에 한국 가요’ 문화적 충격

    남북한이 살포해 온 전단의 내용물은 시대적 상황 변화와 궤를 같이해 왔다. 전단 살포의 목적은 물리적인 전투를 직접 벌이지 않고 상대 집단의 가치체계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전단은 당시의 정치·경제·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해 왔다. ●남북 가치체계 혼란 야기 ‘조용한 전쟁’ 전쟁 중에는 항공기로 적지에 살포하는 전단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1950년 6월부터 1953년 7월까지 미 8군사령부와 극동사령부가 뿌린 대북 전단은 24억 6000만장이 넘는다. 우리 군이 뿌린 대북 전단까지 합하면 40억장이 넘는다는 추산도 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월에는 한 달간 1억 5000만장의 전단이 살포되기도 했다. 북한 측도 3억장을 살포하며 대응했다. 양측 모두 귀순을 유도하며 추위와 배고픔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 주를 이뤘다. 국군이 전쟁 당시 북한군을 상대로 살포한 삐라에는 “중공군이 좋은 무기는 자기네가 차지하고 못쓸 무기만 북한군에 넘겨 주고 있다”며 북·중 혈맹 관계를 이간질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김일성-마오쩌둥(毛澤東)으로 연결되는 북·중 관계는 항일투쟁의 동지로 혈맹 이상으로 여겨졌다. 유엔군 총사령관 명의로 북한군에 살포한 삐라도 귀순을 유도하는 ‘안전보장증명서’가 대표적이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된 이 증서는 이 종이를 가지고 항복하면 무조건 항복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북한은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무고한 주민들을 살해하는 미군의 모습을 그린 삐라를 제작해 대응했다. 사기를 떨어뜨리고 미군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사랑하는 어머니께’(Dear Mom)로 시작하는 편지의 내용을 어머니가 읽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 우리 군 장병 가운데 북한에 투항한 병사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내용도 많았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남북한의 삐라전쟁은 경제발전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북한이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던 1950~1960년대는 대남 공세가 거셌고 혼란한 시대상을 틈타 실제 월북한 인사도 많을 정도로 남한 정부는 수세에 몰렸다. 북한은 1960년대와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의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우리 장군님 제일이야’, ‘민중 위주의 나라’, ‘치료비·공해 없는 민중이 살기 좋은 세상’ 등의 내용이 적힌 삐라를 살포했다. 특히 1960년대까지 평양의 빌딩과 가정집을 전단에 담아 월북하면 아파트까지 주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남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12달러로 북한(194달러)을 앞지른 1969년 이후 상황이 바뀌게 된다. 1970~1980년대 체제 경쟁에서 점차 밀리게 된 북한에서 넘어온 삐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여성편력 등을 거론하며 모욕하는 내용이 많았다. 1980~1990년대에 와서는 의거월북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대학 교육까지 무료로 시켜 주는 동시에 생활보장금으로 최고 3억원, 상금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준다는 과장된 내용도 나왔다. 남한은 1970년대 서울에서 가장 높던 삼일빌딩(31층)을 내세웠다. 1980년대에 와서는 국산 자동차의 세계 수출이나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소 등 경제 발전상을 과시했다. ●1970년대 말부터 ‘풍선 대북전단’ 요즘처럼 풍선에 싣고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은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심리전을 기획하면서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풍선에 식료품을 실어 중국 본토에 보내는 사례를 본뜬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북한제 ‘천리마 라디오’와 같은 모양의 라디오를 만들어 대북 전단 풍선에 실어 보냈다. 대북 전단 풍선에 다는 타이머 역시 타이완 정부가 가르쳐 준 것으로 전한다. 정부는 당시 이에 대한 보답으로 타이완이 계절풍을 이용해 중국 둥성 쪽에 전단을 보낼 수 있도록 전북 부안에 임시 기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남한은 1980년대부터는 유명 연예인 사진을 전단에 넣고 월남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선정적인 여자 모델 사진과 함께 귀순을 유도하고 월남할 때의 보상금과 혜택의 범위를 기재했다. 1990년대 중반 탈북한 정모씨에 따르면 당시 남한 정부는 삐라와 함께 옷 양말, 통조림, 1㎏짜리 봉지쌀, 여자 속옷, 시계 등을 비닐로 포장해 살포하기도 했다. ●北, 배용준·이승연 사진 넣어 대남전단 북한도 1990년대 이후부터 남측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한 삐라로 관심을 끌고자 했다. 당시 유명세를 탄 배용준이나 이승연의 사진에 ‘민족의 제일 자랑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문구를 넣어 이들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처럼 디자인한 것이다. 북한의 대남 전단 공세는 김대중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실시하던 2000년대 초에도 지속됐지만 남북한이 2004년 심리전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주춤해졌다. 북한은 대신 인터넷을 통한 선전 선동으로 방향을 바꿨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우리 민족끼리’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로 심리전이 재개됐고, 북한은 지난해 연평도와 백령도 등 접경 지역에 한국군의 전투의지를 꺾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정부 대신 탈북자 출신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에 나섰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치부를 겨냥한 삐라 살포는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됐다. 이들은 김씨 정권이 수입하는 프랑스 코냑, 종마, 명품 가방, 시계와 유아용품 등 사치품을 부각시켰다. 특히 김정일의 여성편력 등 문란한 사생활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이 ‘상호비방’ 중지를 요구하고 나선 계기로 평가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의 대북 민간단체들이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풍선에 매달아 띄운 전단에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 사진과 함께 “우리 탈북자들은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김정은 일가 가계도 실린 대북전단도 특히 최근 대북 민간단체들은 전단에 보통 1달러짜리 지폐나 USB 등도 같이 넣어 보낸다. USB에 담긴 한국 드라마나 영화, 가요 등을 통해 문화적 충격을 주기 위한 것이다. 최근 북한이 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일가의 가계도가 실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부친은 제주도 출신의 재일교포로 조총련의 동포 귀국 사업에 따라 북한에 들어간 인물이다. 북한에서 재일교포들은 항일혁명과 6·25전쟁 후 재건을 이룩한 주류 사회와 달리 기회주의자로 평가된다. 북한 당국이 순수혈통으로 권위를 내세우는 ‘백두혈통’이 알고 보니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 후손이라는 내용은 김 제1위원장의 권위를 손상시킬 수밖에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바즈 루어만 감독 연출 ‘샤넬 No.5’ 영상 화제

    바즈 루어만 감독 연출 ‘샤넬 No.5’ 영상 화제

    향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샤넬 No.5(넘버 5)’의 새로운 광고 영상이 공개됐다. 이번 광고에는 No.5의 새로운 모델 지젤 번천이 출연했으며, 영화 ‘위대한 개츠비’와 ‘물랑 루즈’의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각본·연출을 맡았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2004년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 No.5 광고를 제작했으며 리들리 스콧, 뤽 베송,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뒤를 이어 역대급 광고를 다시 탄생시켰다. 10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로 제작된 이 광고는 향수 그 자체를 뛰어넘는 No.5만의 스토리 전개를 담아냈다. 10년 전 No.5 광고는 ‘구속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고자 하는 여성’의 향수로 묘사했었다. 반면 이번 광고는 바즈 루어만의 시선으로 자신과 가족, 커리어, 사랑 등 ‘이 모든 것에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대 여성’을 담아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샤넬 여성은 해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거나, 야심차고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가짐과 동시에 진실 된 관계와 로맨스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샤넬 여성은 사랑을 택하게 된다”고 자신이 그려낸 여성에 대해 전했다. 아름다운 영상미에 몽환적인 상상력을 품은 이번 광고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66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CHANEL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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