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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 공습’

    하천 생태계의 포식자,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이 몰려온다. 9일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내 생태공원 가장자리에는 붉은귀거북 수십마리가 떼를 지어 바위 위를 어슬렁거리며 일광욕을 즐기는 듯했다.얼핏 보면 남생이처럼 생겼지만 20㎝ 크기에 입에서 귀까지 대각선 붉은색 줄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눈망울을 초롱이며 이들을 지켜보던 유치원생들은 “귀여워요.”“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요.”라며 탄성을 질렀다.실제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고 있는 데다 앙증맞게 생긴 외모 때문에 호수안 토종물고기들의 씨를 말리는 무법자임을 어린이들이 알 리 없다. 일산호수공원관리사업소측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모두 2200마리를 포획,독수리 먹이로 제공했다.요즘들어 부쩍 번식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 시기를 정해 포획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관리사업소 남승운 계장은 “붉은귀거북은 날씨가 더워지면 한낮에 일광욕을 하기 위해 수면위로 떠오른다.”면서 “오늘은 구름이 끼고 쌀쌀한 탓인지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즘 일산 호수공원을 비롯해 과천 서울대공원,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등 수도권 호수공원 관리자들은 황소개구리에 이어 ‘새로운 하천 생태계의 무법자’로 등장한 붉은귀거북의 퇴치방안을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강관리사업소 환경녹지과 이수한씨는 “지난해 정치망 그물을 이용해 650마리를 포획했다.”며 “올해도 7∼8월 번식기에 맞춰 공익요원들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상·방생용 수입… 양재천·한강등 점령 미국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붉은귀거북은 식욕이 왕성해 토종인 붕어·미꾸라지·피라미·개구리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서울 양재천,용산가족공원,한강 하류 행주대교,일산 호수공원 등지에서 떼지어 살고 있다.한강 상류 경안천에서부터 하류인 행주대교까지 어디서나 쉽게 발견된다. 70년대 후반 관상용으로 들여오기 시작,90년대 이후에는 애완용과 방생용으로 수입이 급증했다.수입이 금지된 2001년까지 국내에 반입된 붉은귀거북의 수는 600여만 마리.1마리당 5000∼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석가탄신일 방생 특수를 맞으면 값이 두세 배로 껑충 뛴다.또 애완용 거북이 키우기 붐이 일면서 보따리 상인들이 중국 등지에서 밀반입하고 있어 정확한 숫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다 어디갔나 현재 국내에는 붉은귀거북에 대적할 만한 천적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가 최근 펴낸 ‘생태계의 무법자,외래동식물’에서 2∼3년 전만 해도 전국의 습지와 하천에서 생태계의 최상위로 군림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수가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황소개구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은 붉은귀거북의 먹이가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양서파충류연구소장 신재한 박사는 “황소개구리의 감소는 환경오염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과잉 번식에 의한 근친교배로 환경 적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방생을 위해 들여온 붉은귀거북이 급증한 현상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명 20년… 장기간 생태계 교란 환경부는 붉은귀거북을 국내 하천 등의 생태계를 파괴하는최상위 포식자이자,유해한 동물로 지정해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수명이 7∼8년에 불과한 황소개구리와 달리 20여년을 생존,장기간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골칫거리이다. 5급수에서도 살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고 죽은 것,썩은 것 가리지 않고 먹을 만큼 식성이 좋아 ‘물속의 하이에나’로 알려졌다.따라서 이대로 놔두면 고유어종이 멸종돼,먹이사슬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5∼6월쯤 전국적인 서식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면서 “한약재와 맹금류의 먹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
  • 사상최대 규모 주가조작/ 1500억원·구조조정社 동원 … 시세조종 865억 챙겨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이 적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5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세우포리머 등 4개 회사 주가를 조작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디바이너 대표 김모씨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일반투자자 고모씨 등 2명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작전 경험자를 주축으로 한 전직 증권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이들은 CRC로 위장한 작전센터를 설립한 뒤 2001년 9월부터 1년여 동안 세우포리머를 비롯,상장사인 B·K사,코스닥 등록기업 H사 등 4개사를 돌아가며 시세조종해 865억원의 이익(평가익 포함)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발행주식 물량을 대부분 쓸어모은 뒤 유통물량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기적 투자자 및 증시 주변 사채업자들과 연계,유상청약주식을 사전 예약매매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받거나 주담보계좌를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체자금을 들이지 않고 단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전국 각지에 계좌를 분산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충청·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26개 증권사 141개 지점에 325개 차명계좌를 이용,1588억원의 자금이 동원됐다.또 원가분석,목표주가 설정,매수세 유인,고가매도 방법 등 시세조종행위 전과정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들은 지난해 10월 세우포리머 시세를 조종하다 내분을 일으켜 H증권 등의 계좌를 통해 215억원 규모의 미수사고를 일으키며 꼬리를 밟혔다.검찰 통보된 12명 가운데 2명은 아직 도피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모는 물론 전국 각지에 차명계좌를 분산시킨 수법 등에서 근래 최대규모의 시세조종 사건이며 조치규모도 최대”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김밥과 열대과일이 만났다 캘·리·포·니·아·롤 / 前 청와대 영양사가 추천하는 봄나들이 도시락

    최고의 권부(權府) 청와대 사람들의 식사는 어떨까? 지난 93∼98년 청와대에서 영양사로 일했고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라는 책을 낸 전지영(30)씨는 “호사스러운 산해진미를 먹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대체로 소박한 전통 음식을 먹고 입이 심심할 땐 군것질도 하는 등 보통사람들과 똑같다는 게 전씨의 전언이다. 그는 요즘 국내에선 다소 낯선 ‘푸드 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다.이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개념을 더 확장한 것이다. 단순히 미각과 시각만 만족시키는 차원을 넘어 청각,후각,촉각까지 5감을 만족시키는 것이 푸드 다지이너란 설명이다.따라서 음식재료 준비에서부터 그릇과 조리복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푸드 디자이너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일로 바쁜 신세대 영양사 전씨가 의외로 퓨전음식인 ‘캘리포니아롤 김밥’을 들고 나왔다.일명 ‘누드 김밥’으로도 불리는 캘리포니아롤 김밥에는 고급 열대 과일 아보카도와 게살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전씨가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만들어 보인 캘리포니아롤 김밥은 깜찍하면서도 앙증맞다.보기에도 먹음직하다. 벚꽃과 개나리·진달래가 한창 꽃망울을 터뜨린 요즘,봄 나들이 도시락으로도 제격이다.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산과 들에서 캘리포니아롤 김밥을 깨물면 봄이 입 안에서 녹을 듯하다. 또한 발효음식으로 건강에 좋은 치즈가 들어가 성장기 어린이들의 간식으로도 좋다. 게살의 담백한 맛과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치즈의 촉감,아보카도의 고소한 뒷맛의 여운이 캘리포니아롤 김밥의 감상 포인트이다. 보통 김밥의 경우 맛과 향이 강한 김을 먼저 맛봄으로써 초밥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밥용 김은 일반 김보다 조금 두껍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그래야 밥을 넣고 말아도 잘 찢겨지지 않고 김 특유의 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김을 2장씩 겹쳐 살짝 구우면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다. 밥은 멥쌀을 불려 안친 다음 물의 양은 평소보다 (A)이 적게 한다.청주를 몇 방울 넣어주면 밥알에 탄력이 생기며 충분히 뜸을 들여 밥을 고슬고슬하게 해야 한다고 전씨는 귀띔했다. 또한 배합초는 식초 ½큰술,설탕 ½큰술,소금 ¼큰술의 비율(1인분)로 섞어 설탕이 녹을 정도로 따뜻하게 준비한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밥 80g(1인분),김 1장,오이 25g,피자 치즈 5g,아보카도 25g,게살(게맛살도 가능) 15g,깨 1g,배합초. ●캘리포니아롤 김밥은 (1) 밥을 약간 되게 지어서 따뜻할 때 배합초와 골고루 섞는다.섞을 때 주걱을 직각으로 세워 자르듯이 섞으면 밥알이 으깨지지 않는다. (2) 게살과 오이,아보카도를 김 한장 길이로 길게 가지런히 채 썬다. (3) 김발 위에 랩을 펴고 그 위에 깨를 약간 뿌린 다음 밥을 놓고 김을 한장 편 다음 게살,아보카도,오이 채 썬 것을 올려놓고 만다. (4) 말아놓은 다음 잠깐 두었다가 랩을 빼낸다. (5) 밥 위에 피자 치즈를 뿌리고 불에 잠깐 굽는다.집에서는 생선구이용 오븐에서 치즈가 살짝 녹을 정도로 굽는다. (6) 한 입 먹기 크기로 썬다.밥알이 칼날에 달라붙어 칼날이 무디어지면 식초물에 적신 행주로 닦아 썰면 매끈해진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강성남기자 snk@
  • 편집자에게/ 뒤로 가는 음악산업진흥 5개년계획

    -‘남이섬에 뮤직테마파크 조성’기사(대한매일 4월2일자 10면)를 읽고 문화관광부의 ‘음악산업진흥5개년계획’을 보면서 대중음악산업 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이번 계획의 저변에는 지난 정책에 대한 자기반성이 없다.특히 막대한 정부예산이 소요됐으면서도 표류중인 KRC.net 사업과 수익사업장으로 전락한 KOCCA 스튜디오의 수정·보완책이 없다는 사실에 허탈하기까지 하다. 문화부의 이번 계획은 유통구조의 선진화,음악산업인프라구축을 비롯해 남북음악산업교류까지를 포괄하는,음악산업의 전반에 대한 계획이다.그러나 상당부분은 음악현장에서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개인소유의 땅에 뮤직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뮤직테마파크 지원사업,광명첨단음악산업 단지조성 지원사업 등은 그 필요성부터 의구심이 든다.싱글음반 활성화지원사업도 마찬가지.이미 세계적인 추세가 싱글음반을 생산하지 않거나 줄여가고 있는 마당에 새삼 싱글앨범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소산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업시행주체에 대한 부분이다.특히 한류 지속화 지원사업과 음반유통 물류현대화 관련 사업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문화정책은 결코 관료들의 머릿속에서 그려져서는 안 된다.공연장으로,음반시장으로,인터넷으로 뛰어다녀야 한다. 탁현민 음반기획제작자연대 간사
  • 이사람/ 노조가 연임 원한 은행장...주주 만장일치로 재선임 심훈 부산은행장

    지난 25일 부산은행 주주총회가 열린 부산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4층 부산은행 중부지점 강당.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만장일치로 부산은행장의 재선임을 의결하자 심훈(沈勳·62) 행장의 두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지난 3년간의 힘들고 고단했던 순간들이 그의 뇌리를 스치는 듯했다.본점 부장단은 물론 노조에서도 연임을 요청하던 일이 떠올랐다고 그는 말했다. “부산은행 발전과 인재 양성에 더욱 힘써 앞으로 3년 후에는 내부에서 유능한 행장이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적당히 벗겨진 이마와 짙은 눈썹,금테 안경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강직함과 카리스마가 더욱 돋보인다.한국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3년 전에 한국은행 부총재에서 좌초 위기에 몰린 부산은행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그 당시 ‘왜 모험을 하느냐.’고 말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그러나 그는 “고향인 부산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모험에 과감히 도전하기로 했다. 심훈 행장이 35년간 몸 담았던 한국은행을 떠나 부산은행에 부임한 것은 2000년 7월.당시 이 은행은 크게 두가지 어려움을 맞아 풍전등화와 같았다.부산지역 고객들로부터는 은행의 존립여부에 대한 의심을 받았고,은행 직원들도 지방은행의 도산 분위기 속에서 새 행장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고객들은 은행을 신뢰하지 않았고,직원들은 사기가 떨어져 있었습니다.주주들마저 주가하락으로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심 행장은 은행의 생명인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몸을 던졌다.이 때문에 180개 지점을 링거를 맞아가며 하루에 10여곳 이상 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비중있는 거래처는 체면을 버리고 직접 찾아갔다.영업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심 행장은 절로 신바람이 났다.이런 과정에서 우연찮게 은행정상화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를 잡았다. 때마침 계약 경신을 앞두고 있는 부산시금고를 잡는데 승부수를 던진 것.부산시금고는 관례적으로 옛 상업은행(현재 우리은행)이 계속 맡아왔다.그는 부산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산시금고 유치가 급선무라 생각하고 여기에 매달렸다. “당시 부실한 부산은행이 3조원이 넘는 시 예산을 어떻게 취급하겠느냐.”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었다.심 행장은 우선 지역 언론계를 찾아다니며 당위성을 설명했다.이어 “시금고를 따내지 못하면 부산은행은 망한다.만약 유치에 실패하면 행장을 그만두고 부산시장 낙선운동을 하겠다.”며 ‘부산시 압박전략’을 구사한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그는 부산시금고 유치에 성공했고,이것이 오늘의 부산은행으로 변신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심 행장은 회고했다.당시 금융계에는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돈을 맡긴 고객들의 예금이탈 조짐이 일고 있었는데 시금고 유치로 고객들의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던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영업에 임하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년여 뒤인 지난해 말 부산은행은 당기순이익 1480억원에 달하는 우량은행으로 변신했다.또 2000년 12월 수신고는 10조 3000억원,고객수는 283만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수신고가 13조,고객수는 315만명으로 수신고가 26% 증가했으며,고객도 28만명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1967년 은행설립 이후 최대의 흑자를 내 외환위기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주주배당도 했다.부임 당시 1600원대였던 주가도 자연스럽게 올라 현재 50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은행주 가운데 올해 주가가 오른 것은 부산은행이 유일한 점도 돋보인다.총자산 역시 3조 5000억원이나 증가하고 외국인들의 주식매입이 8.2%에서 20%대로 대폭 늘었다. 시금고를 유치한 뒤 그는 부산시민들에게 두가지 약속을 했다.부산은행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은행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한 것.또 하나는 고객과 주주에 대한 신뢰를 위해 각종 경영 실적과 목표를 과장하지 않고 정직하게 발표하겠다고 했다.지금도 이 약속을 지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부산시민을 위한 그의 신의·성실의 자세는 그에게 따라다니는 ‘금융계의 상록수’ ‘금융계의 미다스’ ‘경영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게 하는 대목이다. 심 행장은 부산은행과 거래를 트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체를 정기적으로 방문한다.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유망 중소기업에는 파격적인 저리융자를 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CEO(최고경영자)가 갖춰야할 조건에 대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능력과 강한 리더십,솔선수범 정신과 일에 대한 열정”을 꼽는다.아울러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독특한 그의 음주스타일도 화제다.폭탄주 10잔 정도는 거뜬히 마시지만 ‘2차’는 단호히 거부한다.회식자리가 아무리 길어도 오후 9시를 넘기지 않는다.다음날 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취미는 운동과 영어공부.운동에 만능인 그의 테니스 실력은 수준급이다.한때 싱글을 치던 골프는 보기플레이 정도로 내려앉았다.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CNN방송 등을 청취하며 국제사회의 흐름을 익히는 등 부산은행 발전을 위해 자신을 던지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메트로 인사이드] 그린트러스트 운동 발족 ‘녹색 서울’ 우리가 만든다

    서울시민 1명당 녹지 1평을 사 2050년까지 녹지 1000만평을 확보한다는 서울 그린트러스트(Seoul Green Trust·www.sgt.or.kr)운동이 발족됐다. 서울시는 18일 프레스센터에서 시당국과 시민·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공원조성 등 도시녹화 사업을 함께 벌이는 서울그린트러스트 설명회를 갖고 이 운동의 추진 방향 등을 발표했다. 서울 그린트러스트 운동은 보존이 필요한 자연·문화유산을 시민의 모금이나 기부로 매입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과 비슷한 개념이다.시민단체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시민,지역사회,기업 등 도심녹지 수요자들과 함께 도시녹화에 주도적으로 나서고,시는 이들의 활동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린트러스트 운동의 주요 대상 사업은 뚝섬 숲내 그린트러스트 숲 조성,1가족 1평 사기 등을 통해 생태계보전지역의 생태공원 55만평 조성,담장허물기 등을 통한 1200개 초중고 공원화,대기업·아파트단지·병원 등의 옥상 녹화,창경궁∼종묘,남부순환도로변 녹지축 회복 등이다. 서울의 관문인 월드컵공원∼행주산성 구간 녹화,김포공항 지역 공원화,대학캠퍼스 녹지 확대,잔디로 만든 녹색주차장 등도 추진된다. 시민들이 ‘내 나무’라는 인식을 갖고 가로수 27만주를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녹지대 1300곳은 기업들이 각각 한 곳을 맡아 관리하도록 유도한다.기금을 내 녹지 조성에 기여한 시민과 기업들에게는 세금감면,각종 공원 무료 입장 혜택 등이 주어지며 이들의 명단이 숲 속에 전시된다. 2050년까지 1000만평의 녹지를 조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10조원.시는 그린트러스트를 통해 연간 녹지 조성 비용 20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충당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시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이유는 서울의 1인당 공원면적이 4.53㎡로 뉴욕(14.12㎡)은 물론 세계식량농업기구(FAO)기준인 9.0㎡에도 크게 못미치지만 시의 제한된 재정력으로 이를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관 주도보다 시민들이 직접 주머니를 털어 녹지를 확보했을 때 녹지관리가 원활해지고 ‘녹색 서울’에 대한 시민의 애정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서울을 푸르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면서 “개인·기업의 기부,ARS 모금,서울 그린트러스트 신용카드 발급,기금적립 등을 통해 매년 100억원의 기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그린트러스트운동의 일환으로 5월4일 뚝섬 숲 시민나무심기 행사를 연다.1만원·3만원·5만원·10만원 등 기금을 낸 시민들은 나무심기에 참여할 수 있다.기업들은 100평당 1500만원을 내고 숲을 기부할 수 있다.3216-4242. 류길상기자 ukelvin@
  • SK㈜ 주총 ‘반기’ 외국주주 “사측 이사후보 반대” 적대적 M&A 예광탄 분석도

    ‘적대적 M&A(인수합병)’의 신호탄인가.SK 계열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제히 열린 14일 SK㈜ 주총에서 외국계 대주주 등 10% 안팎의 주주들이 회사측이 상정한 안건에 강력한 ‘반기’를 들었다.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며 총사퇴 의향을 묻는 등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심상치 않은 SK㈜ 외국계 대주주들 이날 SK㈜ 주총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된 것은 두번째 안건인 ‘이사 선임의 건’이 통과된 직후였다.총 발행주식의 3% 규모인 337만여주를 갖고 있는 템플턴자산운용의 대리인이 “이사 후보에 반대한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이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건’에서 템플턴측 대리인이 “SK는 앞으로 투명성 확보가 중요한데 사외이사 후보는 독립적 위치에서 활동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또다시 반대 의견을 제기,결국 표대결이 벌여졌다.결과는 찬성 3784만주(참석 주주중 72%),반대 1468만주(28%)로 가결됐지만 의장을 맡은 황두열 부회장 등 회사측 관계자들은 의외의 ‘반기’에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이같은 ‘주주반란’이 주목받는 것은 SK의 지주회사격인 SK㈜의 지배구조가 이번 사태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측에 불리하게 짜여졌기 때문이다.우선 최 회장과 SK C&C간의 주식맞교환이 무효화돼 최 회장의 지분율은 5.2%에서 0.11%로 낮아졌다.SK C&C의 지분율이 8.63%로 높아졌지만 출자총액제한 규정에 걸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 안팎으로 제한된다.SK측 지분은 이외에 자사주 등 10.41%,SK건설 2.37%,SK케미칼 2.26%,SK신협 0.67% 등 다 합쳐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 지분은 이날 현재 31.45%에 달해 마음먹고 달려들면 적대적 M&A도 가능한 상황이다.특히 SK㈜는 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라는 ‘매력’이 있어 M&A 시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다는 게 증시 주변의 관측이다. ●소액주주 분노 폭발 이번 사태 최대의 ‘피해자’인 소액주주들은 이사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주가폭락에 대한 대책 등을 거세게 따졌다.한 소액주주는 “1만 4000원하던 주식이 1주일만에 7000원대로 반토막났다.”면서 “최 회장 등 이사진이 회사 이미지 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주주는 “방계 회사를 도대체 어떻게 관리했기에 이 지경까지 됐느냐.”면서 “SK글로벌한테 받을 물품대금 1조 5000억원은 어떻게 회수할거냐.”고 항의했다. ●다른 계열사는 ‘잠잠’ SK㈜ 주총의 열띤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함께 열린 SK텔레콤,SKC,SK케미칼 등의 주총은 조용히 마무리됐다.서울 대방동 보라매사옥에서 열린 SK텔레콤 주총은 임기 만료된 손길승 이사와 표문수 이사를 각각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용운 포스코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의 안건에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10여분만에 끝났다. 박홍환 윤창수기자 stinger@
  • 현대車의 현대건설 인수설, 채권단 짝사랑?

    減資뒤 지분인수 구체방안 나돌아 北송금 파문이후 매각작업 숨고르기 “혈세로 살려 현대家에 주나” 비난 부담 현대그룹의 모기업인 현대건설 처리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 채권단은 비공식 루트로 조심스럽게 현대기아차에 현대건설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에도 채권단은 몇차례 의향을 떠보았다.그러나 당시가 탐색수준이었다면 요즘은 ‘감자후 지분인수’ 등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채권단 중 외환은행이 지분 일부를 매각,지분률이 12%에서 10.67%로 줄어듦에 따라 산업은행(10.94%)이 최대주주로 바뀐 것도 최근 인수합병(M&A) 논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그룹의 대북 4000억원 송금파문으로 이같은 M&A설은 주춤해졌지만 불씨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왜 팔려 하나 발행주식의 73%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이 주인이지만 현대건설을 이대로 끌고 갈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올해는 그런대로 넘길 수 있지만 내년에는 만기연장된 회사채가 돌아온다. 그렇다고 경영전망이 좋은 것도아니다.부채비율이 770%에 달해 공공공사 수주에 결격사유가 된다.업친데 덥친격으로 해외 부실현장이 속속 드러나 대손충당금 7393억원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이 줄기차게 추가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를 요구하지만 채권단으로서는 이런 요구를 들어줄 처지가 못된다. 채권단은 주식을 팔아 원금을 회수하려 해도 주가(7일 종가기준 1165원)가 낮아 여의치 않다.현대기아차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4000억원이면 산다 채권단이 갖고 있는 주식 3억 5500만주를 시장가로 치면 4100여억원이다.발행주식(4억 8700만주)의 50%인 2억 5000만주를 사들이는 데에는 2000억∼3000억원이면 가능하다. 문제는 부채.현대건설의 차입금은 출자전환전 4조 4832억원에서 1조 7213억원으로 줄었지만 적은 부담이 아니다. 이에 따라 나온 방안이 감자후 지분매각.일부에서는 발행가와 주가를 비교해 5∼10분의 1로 감자를 하고,직원도 현행 3900여명에서 3600여명으로 줄이는 안이 나돌았다.부채를 떠 안는 대신 감자를 통해 인수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었다.이 안을 기초로 올 주총에서 새 경영진을 갖추자는 얘기까지 돌기도 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사자는 쪽은 헐값에 사려하겠지만 파는 쪽은 그게 아니다.”면서 “감자후 M&A는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분할매각안이 나돌았지만 이미 2001년을 전후해 엔지니어링과 리모델링,철구사업본부 등은 아웃소싱된 상태여서 분할매각안은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변화 조짐 현대기아차는 채권단의 분위기를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옛 현대계열사 매입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초 비공식 라인을 통해 인수제의를 했을 때 종전과 달리 입장변화가 엿보였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얘기이다.크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현대가의 종가로서 뿐아니라 그룹차원에서도 건설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지난해에는 고려산업개발 인수풍문이 돌았었다. 또 현대기아차 공사를 독식하고 있는 ‘에이치랜드㈜’는 위장계열사라는 주장이 나돌아 지난해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판정을 받은 사실이 있다. 임직원이 현대정공이나 현대산업개발출신이 많은데다 현대기아차 공사를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여론이 호전되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가격은 “후려치려 할 것”이라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증시에서는 현대기아차 고위경영자가 현대건설 인수를 검토해보라는 지시도 있었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이 이해할까 현대건설을 현대가가 인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여론이다.실제와 달리 현대건설은 출자전환을 통해 잘나가는 회사로 과대포장돼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차입금이 출자전환전의 절반수준으로 줄었고,당기순이익도 2001년 8096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27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 출자전환 포함 2조 9000억원을 지원,괜찮은 기업으로 만들어 줬더니 이제 다시 현대가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비난여론이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 불거진 대북송금 파문은 현대건설의 M&A에 최대악재다.연초 활발히 전개되던 매각작업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게 안팎의 얘기이다.매출은 2001년 6조 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5조 5000억원대(추정)로 급감했다.또 부채비율이 높아 웬만한 공사에는 단독으로는 참여도 못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현대건설은 조만간 중견기업 수준으로 떨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삼성전자 “자사주 1조 매입 소각”

    삼성전자가 7일 전격적으로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혀 잔뜩 ‘찌푸린’ 증시에 단비가 될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창사 이후 처음 주식소각을 결정한 것은 주주중시 경영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문제가 이건희 회장 아들인 재용(삼성전자 상무)씨에 대한 편법증여 및 부당내부거래 파문으로 번지는 시점에 나온 점을 중시,‘물타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1년간 2조 5000억원 규모 매입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보통주 310만주,우선주 47만주 등 모두 357만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주식수 1억 7782만주(보통주는 1억 5393만주)의 2% 수준이다.6일 종가기준 보통주는 주당 27만 6000원,우선주는 13만원 정도에 매입,1조원 안팎을 주식 소각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매입 기간은 11일부터 6월10일까지이며 매입을 마치는 즉시 소각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1조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이번까지 포함하면 최근 1년동안 2조 5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주주이익 실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이익의 주주환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주주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부합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IR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증시가 전쟁위험 등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어 리딩 컴퍼니로서 주주이익 환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대제 파문’이 삼성과 이재용 상무쪽으로 확산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결정돼 배경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삼성은 지난해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업씨에게 수억원을 건넨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직후 ‘5000억원 장학재단 설립’을 결정,‘물타기’ 논란에 휩싸였다. 다시 말해 이번 주식 소각 결정은 주주이익 실현이라는 명분과 함께 진대제 파문의 확산을 막는 두가지 효과를 노린 조치라는 것이다.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0년 이후 계속된 주식소각 요구를 묵살했던 점을 중시하고 있다. ●효과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매입해소각키로 한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2% 규모다.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액수에 비해 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경제외적인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통상적인 자사주매입·소각 효과는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일반적으로 자사주매입 공시를 한 기업의 주가는 공시후 30일동안 지수 대비 4.8%포인트 상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증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조치에 대해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대형시설 안전점검 해보니,부식심한 교각 겉만 ‘땜질’ 복합상영관 ‘죽음의 미로’

    어설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으로는 대형참사를 막을 수 없다.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와 12월 아현동 가스폭발,95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과 6월 삼풍백화점 붕괴,99년 화성 씨랜드와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기억하기조차 싫은 참변들이다.그때마다 당국의 대책이 줄줄이 나왔지만 또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했고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지켜지지 않는 대책은 공염불일 뿐이다.안전전문가인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손기상 교수,경원대 소방안전관리과 박형주 교수와 함께 서울의 안전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허술한 교각 보수공사 3일 천호대교에서는 올해 말을 목표로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지난 76년 건설된 천호대교는 그동안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안전성 문제를 자주 지적받아 왔다.보수 공사는 낡고 금이 간 부분에 콘크리트를 덧대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식이 심한 교각은 완전히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지난 99년 천호대교의 안전 상황을 점검했던 손 교수는 적어도 천호대교 북단 기준으로 8번,12번,18번 교각은 새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손 교수가 촬영한 비디오를 검토한 결과 8번 교각은 ‘우물통’(물속에 가려져 교각을 받치고 있는 부분)의 철근이 심하게 부식됐고,12번 교각은 ‘우물통’의 중간이 80㎝ 정도 파였다.18번 교각은 콘크리트를 만지면 부서져 나갈 정도로 침식됐다. 전문가들은 금이 간 곳을 땜질하고 시멘트를 덧씌우는 보수 작업에 그치고 있어 3,4년 뒤 똑같은 보수공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바닥 암반에 새 교각을 1m 이상 깊이로 파묻는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손 교수는 “지난 92년 신행주대교 붕괴 당시 정부가 철저한 교량 점검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고,이후 시설물안전관리법 제정,부실설계자 처벌 강화 등 대책이 뒤따랐지만 8개월 뒤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예산이 한정돼 있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공사에서 제외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보수를 거쳐현재 천호대교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화재 피해에 노출된 복합상영관 서울의 한 백화점 건물 고층에 설치된 복합상영관.전자오락실,서점,카페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하루 수천명이 찾는다.당초 수영장 등 체육시설이 들어서 있던 이곳은 지난해 1월 용도변경과 증축공사를 끝냈다.그러나 층별로 4∼6개의 상영관을 오밀조밀 배치하는 바람에 통로는 비상시 어른 두세 사람이 신속하게 대피하기 힘들 정도로 좁다. 전문가들은 “아크릴 소재로 된 벽면 인테리어,발자국 소리를 줄이기 위한 바닥 카펫 등에 불이 붙으면 잘 연소될 뿐만 아니라 유독가스를 내뿜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증축공사 이후 이 복합상영관은 소방 당국으로부터 정기 점검을 받지 않았다.넓이 1만㎡ 이상의 건물은 건물주가 사설소방업체를 고용,정기 점검을 할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소방당국은 “특별점검을 나가는 것 말고는 달리 손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평소 사설업체의 점검만으로 화재에충분히 대비하기 어렵다.”면서 “대다수 복합상영관은 화재 대피 때 1,2곳의 계단으로 사람이 몰리도록 설계돼 있거나 방화 셔터가 대피로를 막게 돼 있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 LG산전 김정만 전사장 복귀 주총, 자사주 15% 소각결의

    LG산전은 27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김정만(사진) 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김 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영업권 상각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금융감독원의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해임권고에 따라 사퇴한 뒤 6개월여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 회사는 또 주총에서 전체 발행주식 1억 2962만주의 15%에 해당하는 1952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고,이 주식을 제외한 잔여 발행주식을 3.67대 1의 비율(무상 균등감자 비율 2.25%)로 병합하는 내용의 감자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LG산전의 자본금은 1500억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을 비롯,김쌍수 LG전자 부회장,조석제 LG구조조정본부 부사장 등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 [김경신의 중견기업 탐방] 퍼시스 - 사무용가구 생산 작년 순익 24%↑

    ‘퍼시스’는 1983년 부엌가구를 만들던 한샘에서 가지쳐 나올 당시만 해도 한샘의 방계 라인 정도로 인식됐다.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모태 기업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사무용 가구 전문메이커가 됐다.외환위기로 나라가 몸살을 앓던 1998년엔 새 가정용가구 브랜드 ‘일룸’을 선보이는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했다.중간 가격대의 산뜻한 맞춤가구로 시장 틈새를 치고 들어간 일룸은 순식간에 히트 브랜드가 됐다. 퍼시스 양영일(梁永一·55) 사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기보다는 틈새공략이나 낙후된 분야에 대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구사,또한번 경기불황의 그늘을 뚫고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5%, 24%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내수활황과 관공서 매출 증대라는 특수요인 때문 아닌가. 국세청의 새 건물 이전과 관련된 납품액수 등이 컸던 것은 사실이나 관공서 사무가구 고급화 바람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개척의 여지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본다.우리의 전략은 조악한 사제가구 시장에 뛰어들어 표준화·고급화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올해에도 교육용 가구시장 진출 등 몇가지 사업복안을 갖고 있다. ●관계사를 여럿 거느리고 있다.퍼시스 재무제표에 악영향은 없나. 우리 관계사는 가정용 가구업체 일룸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퍼시스의 생산·유통 라인이다.목재가구 분야의 수림,파티션·싱크대 등을 만드는 한스,유통을 위한 바로물류 등은 무차입·흑자경영 업체다.퍼시스 당기순이익의 10% 정도가 이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구성되고 있다. ●액면분할에 따라 액면가가 1000원인데도 주식 거래량은 하루 1000∼2000주에 불과하다. 2000년 발행주식의 20% 가량을 자사주로 매입,이익 소각한 것이 유통물량의 감소를 초래한 첫번째 요인이다.2001년 9월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12.5%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펀드들이 대부분 장기 보유전략을 구사하는 점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55%인 대주주 지분도 활발한 유통을 방해하고 있다.대주주 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IR(기업설명회)작업도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납입자본 이익률이 100% 정도면 주가가 액면가의 10배는 돼야 할 것으로 본다.회사에서 생각하는 적정 목표주가는. 현금관련 자산이 500억원에 이르고 부동산 재평가액도 180억원대인 자산주의 프리미엄 요인까지 감안한다면 적정주가는 1만 5000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 ●배당 현황은. 2001년 액면가의 30%를 현금배당해 배당성향은 21%다.시가 대비 배당수익률도 4.1%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돈다.주주를 중시하는 경영흐름에 거스르지 않도록 배당정책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최근 재단을 설립하면서 회사돈 2억 5000만원을 출자했다는데. 목훈재단은 대주주와 기타 재원을 각각 절반씩 충당해 만든 장학재단이다.일부 공익재단이 대주주의 지분 도피처 등으로 악용돼온 점을 들어 시장이 재단 설립을 우려한다면 기우(杞憂)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경제정의실천상을 수상한 기업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데 활용할 것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두산 800억BW 무상소각/대주주 편법증여 논란 사전정지 분석

    ㈜두산은 그동안 편법 증여 논란을 빚어온 대주주 소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전량 무상 소각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두산의 BW는 모두 159만 5056주로 1999년 발행 당시 행사 가격은 주당 5만 100원이다.따라서 신주인수권이 모두 소각되면 두산 대주주들은 800억원대의 권리를 포기하게 된다.전량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두산 총 발행주식(2111만주)의 51.4%인 1085만주에 해당된다. 두산측은 “지난 99년 7월 대주주들이 지배 지분 희석을 우려해 BW 일부를 시장에서 인수했다.”면서 “주가 하락으로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발행 예정물량이 늘어나 주가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소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이날 “두산측이 ‘대주주 소유 BW를 소각할 것' 이라며 더이상 편법 증여 논란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지난 22일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두산의 대주주 일가가 BW 소각 결정을 내린 것이 최근 ㈜SK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자사로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두산상사BG의 박정원 사장(박용곤 명예회장 장남) 등 두산그룹 오너 4세 및 친족 26명은 ㈜두산 신주인수권 159만 5056주를 보유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두산이 오너 4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편법 수단으로 BW를 발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경두기자 golders@
  • LG 통합지주회사 3월1일 출범

    LG의 통합지주회사인 ㈜LG가 오는 3월1일 출범한다. LG의 지주회사인 LGCI(화학계열)와 LGEI(전자계열)는 29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및 분할합병 계약서를 승인했다. 양사가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LG MRO도 이날 주총을 통해 사옥 및 출자자산 부문을 분할,LGCI에 합병키로 결정했다. 합병 방법은 LGCI가 LGEI를 흡수하는 형태로 합병비율은 보통주의 경우 LGEI 주식 1주당 LGCI 주식 1.8282주,우선주는 LGEI 주식 1주당 LGCI 주식 1.5572주다. 통합지주회사가 되는 존속법인인 LGCI의 상호는 ㈜LG(영문은 LG Corp.)로 결정했다. ㈜LG는 발행주식총수 2억 6016만 8555주,자본금 1조 3008억원,자산 6조 2000억원,자기자본 4조 6000억원,부채비율 35%의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다. 구본무(具本茂) 회장 등 구씨,허씨 대주주 지분은 49.48%다. 박홍환기자 stinger@
  • 2월의 호국인물 고길훈 소장

    전쟁기념관(관장 朴益淳)은 ‘2월의 호국인물’로 6·25전쟁 때 해병대가 처음 참가한 군산·장항지구 전투와 서울탈환 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고(故) 고길훈(高吉勳) 해병대 소장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함경남도 영흥출신인 고인은 1946년 해군에 입대해 같은 해 10월 소위로 임관한 뒤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 해병대 창설요원으로 활약했다. 전쟁초기 북한군이 서해안을 통해 호남지역까지 남하하자 군산에 상륙해 장항·군산·이리지구 전투에 참가,기습공격으로 북한군의 금강 진출을 저지하는 지연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해 한국군 선봉부대로 행주에서 한강을 넘었고,북한군의 최후 방어선인 연희고지에서 백병전 끝에 적을 물리침으로써 서울 탈환 작전에도 기여했다. 동해안 전략도서작전,김일성고지전투,월산령지구전투 등 수많은 전투에 참가한 뒤 해병대 1여단장을 역임했으며,1981년 60세로 별세했다. 전쟁기념관은 2월13일 오후 2시 호국추모실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갖는다. 조승진기자
  • 편집자에게/정부서 복권발행,사행심 부추기는 꼴

    대한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특히 우리나라는 그런 경향이 다른 나라보다 훨신 심한 것 같다.땀흘린 노동의 대가보다는 한번에 떨어지는 불로소득에 대한 바람이다.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든 강원도 정선카지노에 내국인들이 득실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정당한 순서를 밟아 부(富)를 축적한 사람보다는 그러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어서 이런 생각은 더욱 확산되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주도하는 온라인 연합복권 ‘로또’가 새롭게 생겨나 복권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행정자치부 등 10개 정부부처가 발행주체라고 한다.사행심을 다른 누구도 아닌,정부가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다.우리 국민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경향이 강하다.공권력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행심은 개인은 물론,국가경제 전체에 해를 준다.이를 조장하는 것들에 대해 국민적인 정서를 공유해야 할 때다.단지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한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규제를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건전한 의식에 앞서 중요한 것은 제도이다.의식은 제도가 받쳐주어야만 따라갈 수 있다.정부가 무책임하게 판을 벌여놓고 국민들에게 “알아서 처신하라.”고 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정부가 규제에 대한 완화와 강화를 필요할 때마다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외치는 것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박인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주가 33개월만에 최저 ‘충격’ SKT “시장 뜻대로”

    ‘이젠 시설투자도 시장 뜻대로’ SK텔레콤이 24일 새벽 긴급공시를 통해 올해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발행주식수의 3%를 자사주로 매입하기로 발표했다.그 까닭은 무엇일까. 이 회사는 지난 22일 3세대 통신서비스인 ‘cdma2000 1x’ 네트워크 구축 등에 총 2조 49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지난해 4·4분기 실적과 연간실적이 나오자 곧바로 주식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났다. 23일 주가가 2000년 4월17일 이후 첫 하한가를 기록한 것이다.33개월만의 최저치로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같은 주가하락은 설비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무려 1조원이나 많고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통신업계에서는 “실적악화는 1개월간의 영업정지와 SK텔레콤의 브랜드파워를 감안하면 큰 악재는 아니다.”면서도 “010 식별번호 통일정책과 번호이동성 시차도입,접속료 조정 등 SK텔레콤에게 불리한 앞으로의 통신정책이 시장에 심리적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접속료만으로 그동안 1조원 이상의 이익을 얻어왔다는 분석이다.이는 회사가 발표한 내용보다 시장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해외시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부랴부랴 이날 새벽 1시에 공시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이같은 긴급진화도 역부족,주가는 전날보다 7500원 떨어진 17만 8000원에 머물렀다. SK텔레콤의 투자축소 발표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그동안 추진중이던 업계의 통신분야 투자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반드시 투자 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투자에 대해 전면적으로 면밀한 재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 가격은 미국 NYSE(뉴욕증시)에서 22일(이하 현지시간) 9.7%하락한데 이어 23일에도 5.51%하락한 18.18달러로 마감됐다. 정기홍기자 hong@
  • 인수위, 경인운하 백지화 요청 안팎/국책사업 환경·경제성 중요변수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4일 요구한 ‘경인운하사업 중단’을 정부측이 받아들임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차기정부의 국책사업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현재 환경단체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만금건설사업·한탄강댐 건설사업 등 다른 대형 국책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환경이나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에 대한 계속성을 내세워 온 정부의 관행도 상당한 탈바꿈이 필요할 전망이다.실제 정부 스스로 사업 계획과 환경영향평가 및 사업타당성 평가를 부인하는 꼴이 됐다. 인수위는 특히 경인운하 건설과 관련,타당성 검토와 신뢰성 제고를 위해 사업시행처와 타당성 검토용역을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시행부처가 사업계획과 함께 타당성 검토용역도 동시에 추진하던 기존의 사업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걸어 투명성의 제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예정에도 없던 국고 투입도 개선할 수 밖에 없게 됐다.경인운하 건설사업은 1조8429억원을 들여 서울 강서구 개화동과 인천 서구 경서동까지 18㎞ 구간을 연결하는 엄청난 국책사업이었다. 더욱이 경인운하사업과 함께 묶어 민자유치로 시행한 굴포천 방수로 건설사업도 정부사업으로 바뀌어 정부 책임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현대건설 등 9개사 컨소시엄인 ‘경인운하 주식회사’에 굴포천 방수로 사업비 14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현대쪽과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할 경우 사업비의 90%를 보상하는 계약을 맺은 탓이다.결국 경인운하사업과 관련해 이미 투입된 예산의 상당액이 헛돈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인수위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 당국자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시민단체에 먼저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 일단 경인운하 건설사업 백지화를 위한 수도권 시민공대위는 “인수위의 경인운하사업 중단을 환영한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21세기 친환경 정부로 가려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환경정의시민연대측은 “전략환경영향평가제도를 도입,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실시단계가 아니라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환경에 미치는 중장기 영향을 연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지난 98년 당시 재정경제원에 의해 본격화돼 지금껏 계속되어 온 사업이 일시에 중단된다는 것은 다소 무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인운하 사업이란 지난 87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 공약에 포함돼 처음 거론됐다.이후 95년 당시 재정경제원이 민자유치 대상사업으로 지정하면서 건설 계획이 본격화됐다.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에서 한강을 따라 서울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 이르는 18㎞ 구간을 폭 100m,깊이 6m의 수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당초 2000년 10월 착공,200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사업비는 총 1조 8429억원이다.정부가 4382억원을 투자하고 민간에서 나머지를 조달할 계획이었다.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현대건설 등 9개 출자사로 구성된 경인운하주식회사가 맡고 있다. 굴포천 유역 임시 방수로사업은 경인운하 사업의 일부로 지난해 6월25일 완공돼 개통됐다.굴포천 방수로는 인천 계양구 선주지동(굴포천)에서 서구 시천동(서해) 구간 폭 20m,깊이 20m,길이 14.2㎞의 배수로이다. 유진상기자 jsr@
  • KDI 최종 평가결과“경인운하 경제성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백지화 공약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경인운하 사업에 대해 경제성이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최종 평가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건설교통부로부터 용역을 의뢰받아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성 여부를 8개 시나리오로 나눠 평가한 결과,1개만을 빼고 모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컨테이너 일부 물량을 철강부두에서 처리할 경우’와 ‘처리하지 않을 경우’로 구분한 뒤,운하수로(18㎞),항만 3개소,물류단지 2개소,도로(14㎞),갑문 2개소 등의 예산을 2000년 기준으로 동시에 투입하거나 또는 순차적 공정에 의한 단계별로 예산을 투입하는 경우로 나누어 경제성을 조사했다.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고,1 이하이면 경제성이 없다.〈표참조〉 조사에 따르면 7개 시나리오가 1.04∼1.27로 나타나 경제성 점수를 부여받았다.특히 굴포천 방수로사업 예산항목을 포함하지 않고 단계별로 공정을 추진하는 두가지 경우에는 각각 1.16과 1.27로 경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컨테이너 일부 물량을 철강부두에서 처리하지 않고,경인운하와 방수로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경우에만 유일하게 경제성이 없는(0.92)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건교부와 KDI측은 20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경인운하 전반에 대해 보고한다. 인수위측은 KDI의 평가자료 등을 토대로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기획예산처 등의 의견을 종합한 뒤 이르면 다음달 안으로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경인운하는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 이르는 18㎞ 구간을 폭 100m 깊이 6m의 수로로 연결하는 사업으로,총 1조 8429억원이 투입되며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2007년 완공예정이다.주요 쟁점은 ▲운하수로 내 수질대책 ▲환경생태계 영향 ▲해사(海砂)부두의 위치 등이다. 김문기자 km@
  • 퇴근길 ‘엉금’ 출근길 ‘꽁꽁’

    3일 기습적인 게릴라성 폭설로 서울지역 주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어 퇴근길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일부 지역에서는 눈이 얼어붙어 4일 아침 출근길도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는 바람에 올림픽대로와 동부간선도로,한강 교량,도심 등에서 차량들이 밤늦게까지 거북이 운행을 계속했다. 저녁 퇴근길에는 평소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인 서울 종로∼일산 신도시 구간과 강남 테헤란로∼분당 진입로 구간이 3시간 넘게 걸렸다.북악산길과 삼청터널은 오후 3시15분부터 10시20분까지 7시간여 동안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고,강변북로 반포∼행주대교 방면,동부간선도로 중랑교∼상계 방면,강남 테헤란로와 내부순환로 구간 등 주요 도로 곳곳에서 시속 20㎞ 미만의 정체를 보였다. 또 퇴근길 정체를 우려한 시민들이 승용차를 직장에 세워두고 지하철을 이용,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승객이 몰려 열차가 북새통을 이뤘다.서울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후 3시부터 20분 남짓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게릴라성 눈보라로 돌변했다.또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칠흑처럼 어두워져 한때 암흑세계로 바뀌었다.기상청은 “기압골이 중부지역을 지나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기 상·하층의 심한 온도차로 인한 대기 불안정으로 천둥,번개,눈보라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차량사고도 잇따랐다.오후 2시30분쯤 충남 공주시 이인면 신기령고개에서 충남 32고 3626호 무쏘 승용차가 15m 아래로 추락,운전자 이모씨의 아버지(75)와 아내(47)가 숨졌다.오후 7시50분쯤 서울 잠실대교 상행선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크레도스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서 오던 엘란트라,체어맨 등 승용차 4대와 연쇄충돌했다.앞서 오전 10시20분쯤 충남 태안군 고남면 장곡리에서는 쏘나타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저포저수지에 추락,운전자 강모(37·여)씨와 딸(13),조카(6) 등 4명이 숨졌다.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강풍과 폭설로 오후 2시 이후 기능시험이 연기됐다.또 목포,여수 등으로 향하는 국내선 항공기 4편이 결항됐다.인천공항에도 4㎝의 눈이 쌓여 항공기 3편이 회항했고,제설작업으로 20여편의 항공기 출발이 1시간 정도 지연됐다.서해와 남해 먼 바다에는 폭풍경보가,나머지 전 해상에는 폭풍주의보가 내려 주요 항·포구에는 육지와 섬을 오가는 여객선의 발이 묶였다. 갑작스러운 눈보라에 기상청과 서울경찰청 교통상황실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기상청에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내릴 때처럼 어두워지고 번개까지 치는 현상은 처음”이라면서 “기상 이변이 아니냐.”고 묻는 전화가 많았다. 이창구 이영표 박지연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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