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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중국을 겨냥하여 ‘서해안 시대’를 부르짖고 있지만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인천은 서해안의 대중국 창구이자 교두보였다. 강화 고인돌과 단군의 유향(遺香)이 전해지고, 기원전 1세기로 추정되는, 미추홀과 비류백제로 상징되는 해양세력의 거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인천시의 남동갯벌, 도장리에서 승학천을 따라 이어지는 저지대는 바닷물이 들어오거나 습지였기에 문학산과 승학산이야말로 지리·환경적으로 초기국가 단계의 도읍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백제시대에는 대외 창구로 기능하여 오늘날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능허대를 거점으로 해 중국과 넘나들었다. 한강 하류인 인천을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산둥반도 등주에 이르는 등주항로야말로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칠때 이용한 바로 그 항로이다. 오늘날 능허대는 아파트촌에 뒤덮이고 말았으나 조선 후기 읍지에 ‘백제조천시발선처(百濟朝天時發船處)라 하였듯 역사의 현장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인천이 한반도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뜬’ 것은 역시나 조선시대가 아닐까. 수도 한양에 이르는 입구, 이른바 인후지지(咽喉之地)로 온갖 역사의 영욕을 지켜보았다. 서해 뱃사람들에게 ‘행주참을 댄다.’는 말이 전해진다. 조수, 즉 밀물이 몰려들면 바닷물은 강물 위로 뜨고 바다로 내려가는 강물은 밑으로 깔리는 원리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인천쪽에서 한강을 거슬러 행주나루를 거쳐 마포까지 직행하는 뱃길 노정을 이르는 말이다. 바로 그 뱃길을 따라서 열강들이 빈번하게 침범을 강행했으니, 지금도 남아있는 수많은 포대가 이를 웅변해준다. 대개의 개항장이 시련을 겪으며 탄생했지만 인천만큼 열강들의 침략의 손길이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 뻗친 곳이 또 있으랴. 한반도에 세워진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는 바로 이런 개항의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 증거물이다. 조선에 진출하려는 열강들은 인천 해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켰다.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가 그것으로, 선조들은 이들의 도래를 온몸으로 싸워 막았다. 그러나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에 조선 진출의 기선을 제압하고자 운요호(雲揚號)사건(1875)을 감행했고, 끝내 조일수호조약(강화도조약·1876)으로 문을 열게 되었음은 교과서적 상식이다. 구미 열강과도 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되니 은둔국 조선은 갑자기 봇물 터진 외압을 직접 받게 된다. 한적한 어촌에 불과하던 제물포는 하룻밤 새 개항장으로 둔갑하여 1883년에 인천해관과 감리서가 설치되고, 각국 영사관과 외국인 조계들이 설치되기에 이른다. 청일전쟁, 노일전쟁 등 일본의 전쟁을 위하여 조선땅을 내준 꼴이 됐으니, 이후 일본군의 군화발이 인천항을 자기 땅처럼 짓밟았다. 1892년,‘일본 밖에서 일본인 손에 의해 이루어진 가장 완벽한 일본책’으로 자평하는 ‘인천사정’이란 책자는 당시 ‘일본 영사관이 일장기를 아주 높게 휘날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서 장엄하고 수려하게 인천항을 삼킬 듯 바라보고 있다.’고 썼다. 정말 그들은 인천항을 강제로 개항시키고, 삼켜버렸다. 그 후 우체국, 경찰서, 일본거류지의회, 인천상법회의소, 무역상조합, 잡화상조합, 영어소학교, 공립소학교, 교토의 본원사(本願寺), 공립병원와 강제병원, 정미소, 제물구락부, 조선신보, 활자소, 그리고 제일국립은행, 제18국립은행, 제58국립은행, 일한무역상사, 우선주식회사의 일본지점 등이 속속 들어섰다. 대불호텔과 이태호텔, 수월루 등의 여관도 들어섰다.‘근래 불경기라는 소리가 인천항의 온 시가를 뒤덮는 데도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러(花紅柳綠) 흥청대기 이를 데 없으니 술집에는 어린 소녀들도 많았다.’고 한 기록도 있다. 이로써 유곽이 번창하여 도심까지 집창촌이 뻗어 나가 항구를 드나드는 뭇사내들을 유혹하였다. 교회도 빠질 수 없었으니 영국 성공회를 필두로 답동성당, 내리교회 등이 속속 들어섰다. 수출입세를 관장한 해관(海關)만큼은 조선정부 관할이었다. 물론 해관 운영에 ‘왕초보’였기에 대대로 영국, 독일, 일본인 등이 도맡아 했고 그들은 그야말로 ‘엿장사 마음대로’ 개항장을 농락하였다. 일본인들이 잘못된 협약서를 근거로 세금을 내지 않고 부를 축적했던 수탈 과정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당시 수입된 면직물은 대부분 영국제로 일본인이 수출을 독점했는데 영국도 저렴한 세금을 관철시켰다. 제국주의 경제침탈의 전형적인 모습이 인천항에서 관철되었다. 개항 당시 서울은 ‘좋지 않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천에 들어와 사는 사람이 적었고, 총인구 2649명 중 쓰시마, 나가사키 사람들, 그리고 시모노세키가 위치한 야마구치(山口), 규슈의 오이타(大分)사람들이 주류였다. 일제침략기를 통해 대개 한반도에서 가까운 규슈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건너왔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쪽 방언들이 즐겨 쓰였으며, 도쿄, 오사카, 쓰시마 등 여러 곳의 언어가 섞인 것을 ‘인천어’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인천에는 관리 세관원 은행원 회사원 무역상 중개인 운수업 하역업 여관 요리점 목욕탕 음식점 양주집 일본주점 약국 의사 사진사 이발업 재봉업 활판인쇄업 세탁소 양조장 대장간 오락실 과자점 창고업 고용직과 잡상 목수 석공 농업 등 온갖 직종 종사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장차 식민지가 될 조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러일전쟁·청일전쟁 등이 터졌을때는 자발적으로 전선구호와 간호 등에 힘을 보탰으며 스스로 무장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즉, 개항장에 나와 있던 일본거류민들을 순수한 의미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일본의 관민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식민지 개척의 첨병으로 움직였다.‘생돈’이 생기는 만큼 화려한 의복과 음식으로 사치를 부렸다. 웅장한 반양반일(半洋半日) 가옥들이 앞다퉈 들어섰다. 개항장은 일본거류지, 각국거류지, 중국거류지로 삼분되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확연하다. 은행건물 등이 남아있는 일본인 거리, 음식점이 즐비한 중국인 거리가 그것이다. 각국 거류지라고는 해도 19세기말에는 영국인 7명, 독일인 13명, 미국인 4명, 프랑스인 3명, 이탈리아인 1명 등이 거주했을 뿐이고 대개 일본·중국인들이었다. 그런데 각국거류지 회의는 인구비례가 아니라 국적별로 참여하도록 했으며, 서양인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 게다가 회의조차 영어로 진행하니 일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결국 일본인들은 대대적인 간척을 통해 땅을 확보, 도심을 불려나갔다. 오늘날 인천항 주변이 대부분 간척지인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렇다면 조선인들의 대응은 전무하였던가. 인천 출신의 역사학자 임학성(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인천객주협회를 모체로 1897년에 설립된 인천항신상협회는 민족 상인의 상권을 옹호·신장하였다.”고 지적한다. 인천시 역사자료관 역사문화연구실에서 역주한 ‘인천개항25년사’(1907)를 보면, 조선인들은 오늘로 치면 송월·전·복성·인현·경·신포·답·신생·사·유·신흥·선화·도원동 등에 몰려살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개항 초기에는 중국인과 일본인의 상권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인들은 특유의 근면과 상업적 재기를 토대로 일본에 맞섰다. 그러나 청일전쟁에서 패하면서 결국 중국 상권도 몰락했다. 그럼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자 중국인들은 다시금 성실하게 상권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날 인천시가 중국인거리를 대대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터전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중국집이나 운영하고 살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그들은 옥양목 같은 옷감장사에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여 상권을 장악해 ‘비단장사 왕서방’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조선의 쌀을 싸게 사들여 일본에 되팔아 엄청난 돈을 거머쥔 자들이 생겨났으며, 경인철도가 부설되자 서울을 오가는 보따리장사는 물론이고 석유장사 등으로 일본인들 역시 큰 돈을 벌어들였다. 군인들이 자주 부르는 ‘인천의 성냥공장’이란 노래도 당시 이후 첨단 공장인 성냥공장이 인천에 많았음을 방증하며, 그만큼 선진적 공장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의 하나였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이제 인천은 일본인 대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길목이 되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거니와 산둥반도 등지를 오가는 페리에서 사람과 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 거리에 가면 대하소설 삼국지를 연작 벽화로 그려놓아 길거리를 걸으면서 책읽기를 끝낼 수 있게 해놨다. 게다가 원조자장면집을 아예 자장면 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라니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박물관만큼은 ‘대박’이 예감된다. 하고많은 박물관 중에 자장면 박물관은 특이성도 돋보이지만 인천에 딱 어울리는 까닭이다. 김춘선 인천해양수산청장은 “거대한 대중국 서해시대의 거점이기도 하지만 대북 통일시대의 거점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남포, 해주 등지를 오가는 화물선들이 끊임없이 사람과 물건을 실어나르고 있다. 북핵문제 등으로 긴장이 조성되고 있지만 바닷길만큼은 항상 열려 있어 민족화합에도 이바지하는 셈이다. 인천항의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다.1970년대에 대대적으로 건설된 파나마식운하의 물을 가두었다 풀어 놓는 갑문이 낙후해 머잖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다. 갑문으로 가보니 5만t,10만t급의 거대한 선박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러나 인천항도 이제는 외항시대로 접어들었다.“인천항도 북항 등을 대대적으로 건설,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돌이켜 보면, 일제시대의 인천은 그야말로 동아시아의 중심이었다. 고베와 나가사키 쓰시마 부산 원산 톈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잇는 정기연락선이 오고갔으니 지금보다도 훨씬 바다를 통한 국제간 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가 근자에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바다를 통한 교류는 무려 반세기나 묶여 있다가 재개된 셈이다. 당시 인천은 ‘완연한 한국의 요코하마’로 불렸다. 국제 첨단 신도시로 개발되는 송도신도시가 완공되면 인근 인천공항과 더불어 인천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니 돌고 도는 역사의 변화가 다시 온 몸으로 느껴진다.
  • [MLB] 빅초이 ‘시위용 2루타’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식을 줄을 모른다. 최희섭은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장해 2루타 1개를 포함,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팀의 2-1 승리를 뒷받침했다. 최희섭은 올시즌 3번째 2루타를 쏘아올리며 시즌 타율을 .259에서 .263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최희섭은 선발로 나선 최근 7경기에서 타율 .393(28타수 11안타)에 2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뽐내 상대 좌·우완 투수에 타라 최희섭과 올메도 사엔스를 번갈아 투입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고집하는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을 압박했다. 첫 번째 타석에선 상대 선발 숀 차콘에게 중견수 플라이로 허망하게 물러났지만,3회 1사 2루에서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1-1로 팽팽히 맞선 5회 무사 1루에 타석에 나선 최희섭은 차콘의 4구째를 노려 우월 2루타를 폭발시켰고, 선행주자 세자르 이스투리스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3루 주자 이스투리스는 제프 켄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결국 최희섭이 찬스를 만들어 3,4번 타자에게 연결하는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충실히 해 승리를 엮어낸 셈. 3연승을 내달린 다저스(16승8패)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1.5경기차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9)활어·선어·싱싱회, 진실과 오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9)활어·선어·싱싱회, 진실과 오류

    먹을거리만큼 살아가는 데 소중한 게 또 있을까. 그런데 열심히 먹기만 하지 밥상의 안전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없는 게 우리의 세태다. 회(膾)만 해도 먹는 데는 열심이지만 그에 상응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해 ‘비싼 값 지불하고 값싸게 먹기’ 일쑤다. 우리들의 회 문화에 관한 상식을 점검할 필요성을 느낀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회가 이렇게 대중화된 건 단군 이래 처음이다. 바다나 강에서 회를 뜨기는 했어도 운반이나 저장문제 때문에 예전에는 제한적으로만 즐겼을 뿐이다. 물론 소 돼지 닭 같은 육식도 제한적 선택만 가능했다.1970∼1980년대가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엄청(?) 늘어난 시기였다면, 경제적 부가 일정하게 축적된 90년대부터는 해산물 소비가 급증한다. 이른바 웰빙 슬로건이 내걸리면서 건강식인 해산물이 보다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회에 관한 일반의 상식은 여전히 ‘바닥’이다. ●전치10주 중상 입은 생선 먹는 꼴 회의 문화적 우성은 역시 일본의 ‘사시미’다. 해양선진국 중에도 회를 사양하는 민족이 많은 반면, 일본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이를 정교하게 발달시켜 세계화에 성공하고 있다. 김치 없는 우리 식탁이 뭔가 빠진 듯하다면 횟감 없는 일본식탁도 쓸쓸한 풍경이리라. 일본인에게 회는 ‘라면’같이 일상적인 것이며, 이제 ‘사시미’와 ‘스시’는 만국공통어로 통용되고 있지 않은가. 서양인은 본디 회를 즐기지 않았다. 회 문화가 진출했다지만 아직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미국 동부의 코넬대학 같은 시골 대학촌에도 초밥집이 진출해 있으니 샌프란시스코 같은 해변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런데 유심히 보면 초밥집은 있는데 수조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광저우 같은 유수의 해양도시를 가보아도 수조를 두고 횟감을 파는 음식점은 없다. 일본 시모노세키에 있는 최대 규모의 어시장을 누비고 다녀도 수조는 없다. 의문이 풀린다. 펄떡거리는 활어를 그 자리에서 회 쳐 먹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점이다. 회는 살아있는 활어와 일단 죽여서 숙성시킨 선어로 구별한다. 한국 사람들은 자기 눈으로 ‘확인 사살’해 그 자리에서 쳐낸 활어만을 굳게 신뢰한다. 그러나 먼 바닷가에서 시장이나 음식점으로 실려오면서 온갖 사투를 벌이고, 중간 유통업자를 거쳐 최종 소비처로 팔려가는 과정을 생각하면 우스갯소리로 전치 10주 정도의 뇌진탕에 골절상을 입은 소위 ‘중병 걸린 생선’을 먹게 되는 꼴이다. 바닷가에서 곧바로 옮겨온 물고기는 그대로 먹는 법이 아니다. 물고기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므로 2∼3일쯤 지난 다음에 잡아야 제격인데, 사람들은 바로 도착한 놈이 좋다고 그저 믿어 버린다. 그래서 횟집에는 반드시 수조가 있어야 하지만,‘사시미의 나라’ 일본에도 살아있는 물고기만이 싱싱하다는 믿음은 없다. 회 문화는 일본에서 들여왔으면서도 이것만은 우리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일본인들은 ‘씹히는 맛’보다 미각 선호 한국인은 쫄깃한 횟감을 선호한다. 한마디로 ‘씹히는 맛’을 즐긴다. 그래서 갓 잡아 올린 놈을 즐긴다. 반면에 일본인들은 씹히는 맛보다 미각을 택한다. 생선회 전문가인 부경대 조영제 박사는 이를 양국의 식문화 차이로 설명한다. 우리는 넙치·우럭·농어 같이 육질이 단단하여 씹힘성 좋은 흰살 생선을, 일본은 방어·참치·전갱이 같이 육질은 연하지만 혀로 느끼는 맛이 좋은 붉은살 생선을 선호한다. 또 초밥과 횟감 비율이 8대2나 돼 ‘초밥을 먹기 위해 회를 먹는다.’는 말이 생길 만큼 초밥을 즐긴다. 반면에 우리는 2대8로 회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초밥 즐기는 일본인이 활어보다 선어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어는 갓 잡은 활어보다 씹힘성은 떨어지지만 잡은 뒤 10∼15시간이 지나면 육질부의 이노신산이 많아져 맛이 극대화된다. ●선어·활어 장점 두루 살린 싱싱회 그렇다면 선어와 활어의 장단점을 두루 취할 방도는 없을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싱싱회. 싱싱회란 선어의 일종으로, 갓잡아서 위생적으로 손질한 뒤 냉동이 아닌 냉장 상태로 소비처에 공급하는 횟감을 뜻한다.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국 이인수 박사는 “해양수산부나 수협 등 전문가들의 노력에 비하면 세간의 인식이 전혀 바뀌지 않아 이런 시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싱싱회로 가야 하는 행로는 분명한데 인식의 문제이지요.” 눈 앞에서 퍼덕이는 놈만을 싱싱하다고 믿는 우리의 음식관을 일조일석에 바꿀 수 없어 엄청난 고비용을 치르는 중이다. 활어 운송비가 들고, 음식점에도 수조를 설치해야 하며, 물갈이 등 관리비용도 많이 든다. 당연히 유통 중의 폐사율도 높다. 또 내장이나 뼈, 머리 같은 부산물이 50%나 되니 불필요한 운반이 되고 말아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활어문화에 단단히 발목이 잡혀 있는 셈이다. 횟집촌을 가다 보면 ‘마리당 9900원’ 식으로 적어 내건 가격표를 자주 보게 된다.500g 정도의 미숙어를 이렇게 파는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이를 ‘싼 게 비지떡’인 줄도 모르고 선호한다. 성장한 1㎏ 이상 크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양식장 출하 때도 500g짜리 미숙어는 비싸게 팔리는 반면 오래 키워 맛이 있는 놈은 싸구려로 팔리는 엉뚱한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1㎏짜리를 시켜도 정량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소비자만 ‘봉’이 되고 있으니 우리 수산물도 정량화·규격화 단계로 들어서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최대의 싱싱회 공장인 포항의 한국빙온을 찾았다. 횟집을 연상하면 안된다. 어엿한 공장이다.1일 5∼10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수조에서 건진 회는 즉살해 얼음물에 씻는다. 내장을 바르고, 탈피기로 껍질을 벗긴 뒤 다시 얼음물에 채운다. 살균한 타월로 말아서 탈수하고, 적절하게 다듬어 진공포장해 얼음을 재워 냉장 상태로 유통시킨다. 직원들은 위생복을 입고, 소독을 해가면서 공정에 임한다. 바닷가에서 갓 잡아 퍼덕거리는 횟감을 그대로 위생처리, 일사불란하게 유통시키는 시스템이다. 이곳 장석원 대표는 “위생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식품이 절대 안전하고, 싸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회를 먹을 경우 최고 30∼40%선에서 절반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술집 분위기인 횟집에 주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쑥스러운 경우도 많다. 저변 확산을 위해 가정에까지 회가 공급되려면 현재의 횟집이나 횟감 판매구조로는 어림없다. 아무리 싱싱하다 해도 직접 회를 뜰 수 있는 기술은 아무나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선어 공급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점이 크다. 또 연간 한국인의 횟감 소비액이 6조∼7조원에 달한다고 볼 때 엄청난 이득이 창출될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눈앞에서 퍼덕거리는 횟감만을 좋아할까. ●자연산 선호는 반환경적 습속 한번 잘못 길들여진 문화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창해를 누비는 싱싱한 바닷고기에 관한 ‘상상의 공동체’가 우리의 뇌리에 흡사 꿈처럼 박혀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렇다. 창해를 누비는 싱싱한 물고기는 거의 없다. 횟감의 90% 이상은 양식이다. 자연산은 잡히더라도 소량일 뿐더러 자연산을 마구잡이로 훑어내는 소형 기선저인망(일명 고테구리)은 어족보호 차원에서 금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자연산 선호 자체가 반환경적인 습속이기도 하다. 어차피 이제는 양식어류를 먹고 살아야 한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탓도 있지만 한국인들의 횟감 선호도가 급등한 데다 늘어난 외식문화의 수요까지 감당하려면 자연산으로는 어림도 없다. 따라서 과학적·합리적으로 양식업을 확충해야 하며, 소비와 유통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바닷가 횟집의 엄청난 생태오염 혹 바닷가에 즐비한 횟집이 야기하는 엄청난 생태오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환경운동단체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민중이 먹고 사는 문제라는 단 한가지 이유로 횟집에서 배출하는 엄청난 부산물과 박테리아로 오염된 수조의 물, 쓰레기 분리수거 등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하다. 더 이상 이런 바닷가 횟집들이 낭만의 대상이어서는 안된다. 전세계 어디에도 이만한 물량으로 수조가 즐비한 바닷가 풍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가 한국이 회 문화의 세계적 선진국이라서 용인되는 것인가! 무를 당근으로 알고, 쑥갓을 상추로 알고 먹는 소비자는 없다. 그런데 ‘모둠회’라는,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회를 먹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다. 횟집 주인은 소비자에게 무슨 회인지를 분명히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 횟감의 생산자 실명제가 이뤄지지 않아 항생제에 찌든 값싼 중국산이 슬쩍 끼어든다. 어디에서 누가 잡았는지, 어느 양식장에서 누가 길렀는지도 모른 채 소비자들은 그저 먹고 값만 치른다. 지난 4월22일, 국회에서는 이영호 의원이 주도하고 바다포럼과 한국수산회 등이 주최한 ‘비브리오패혈증을 법정전염병에서 제외시키자.’는 요지의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여름철만 되면 비브리오경계령이 발동되어 전국의 횟집들은 문을 닫는다. 비브리오는 노약자 등 신체가 약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식중독일 뿐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할 병증이 아닌데도 언론 등의 과장 보도 때문에 국민들이 ‘공포의 전염병’으로 잘못 알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익히지 않은 횟감을 불결한 곳에서 조리해 판다면, 비브리오패혈증 등의 병이 생길 것은 자명하다. 조리해 먹는 육고기와 달리 횟감은 말 그대로 ‘날것’이다. 열악한 음식점에서 비위생적으로 조리해 내다 보면 식품안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더러운 그릇, 씻지 않은 도마, 병균이 들끓는 행주 등을 누가 다 감시하랴. 이제 원산지 표기가 분명하고, 정량을 지키고, 세무서에서 세수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고, 소비자는 위생적인 양질의 회를 눅은 가격에 먹고, 양어장은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비브리오 파동 같은 위험부담에서도 벗어나는 ‘윈윈 전략’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거제도에서 대형 양식장을 경영하면서 싱싱회를 맨 처음 시작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한때 도쿄 스즈키 수산시장의 최대판매량까지 올렸던 일운수산 김산세 회장의 지적을 아프게 들어야 한다.“회를 어디 배 채우려고 먹습니까? 맛으로 승부해야죠. 수산양식도 미래 전략산업으로 거듭나야 하고 활어만 선호하는 소비자도 이제는 생각을 고칠 때가 됐다고 봅니다.” 급격한 변화의 요구는 이제 우리의 식탁까지 당도해 있다.
  • 라이브 도어­후지TV 화해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최대의 민방 후지TV의 지주회사인 니혼방송 경영권을 놓고 혈전을 벌여온 인터넷 기업 라이브도어와 후지TV가 18일 자본과 업무 제휴에 합의하고 화해했다. 히에다 히사시 후지TV 회장과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 등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후지TV가 라이브도어측이 보유한 니혼방송주식 전량을 매입하고 대신 라이브도어사에 12.75% 출자하는 내용으로 화해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의 대표적 미디어그룹인 후지ㆍ산케이그룹 경영권을 놓고 2개월이상 계속돼 온 양사의 치열한 니혼방송 주식 쟁탈전이 일단락됐다. 또 인터넷기업과 거대방송이 손을 잡는 ‘미디어 융합’의 본격화가 예상된다. 후지TV는 라이브도어가 취득한 니혼방송 주식 전량(발행주식의 50.00003%)을 사들여 자회사화하기로 했다. 후지는 라이브도어의 자회사로 니혼방송주식 32.4%를 보유하고 있는 라이브도어 파트너스를 670억엔에 인수한다. 아울러 라이브도어 본사가 보유하고 있는 니혼방송 주식 17.6%도 사들인다. 후지는 또 라이브도어가 실시할 440억여엔(12.75%)의 제3자 할당 방식의 증자에도 출자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후지는 호리에 사장에 이어 라이브도어의 2대 주주가 된다. 후지TV가 이처럼 지분인수와 증자참여 등으로 라이브도어에 지불하는 총액은 1474억여엔이 된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덕분에 이날 라이브도어 주가는 도쿄증시의 폭락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날에 이어 급상승, 호리에 사장의 이른바 ‘호리에몬 효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라이브도어는 후지TV의 경영 참여에는 사실상 실패하고 1031억엔의 니혼방송 매수자금을 투자, 명목상으로는 3억엔정도의 차익밖에 내지 못했다. 하지만 440억엔의 증자를 하게 되는 등 수치화되지 않은 경제효과는 수백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계됐다. 후지는 9월1일까지 니혼방송 완전 자회사화 등을 마칠 예정이다. taein@seoul.co.kr
  •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서울의 성곽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서울의 성곽

    압축성장의 표본인 서울의 국적은 한국이 아닌 ‘세계’다. 도심은 일부 고궁을 제외하고는 미국 뉴욕, 일본 도쿄와 마찬가지로 빌딩군과 아스팔트로 덮여 있다. 아파트숲으로 덮인 시 외곽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서울이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라는 거의 유일한 증거는 성곽들이다. 서울성곽, 남한·북한산성 등 서울의 도심과 외곽을 아우르는 인공 유산인 성곽은 오랜 역사의 질곡을 온 몸으로 견딘 채 오늘도 서울 시민들을 넉넉한 가슴으로 안고 있다. 꽃봉오리가 제 몸을 틔우는 완연한 봄날, 역사의 숨결이 초목들과 한데 어울려 넘실대는 ‘자연 역사 박물관’ 성곽으로 연인과 가족들과 함께 찾아가자. ●도심을 품고 있는 서울성곽 서울의 성곽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유적은 서울성곽이다. 조선 개국 뒤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한 석조성곽이다. 북악산을 주산으로 낙산·남산·인왕산을 이으면서 경복궁을 에워싸고 있다. 둘레는 18.127㎞에 이른다. 하지만 일제 침략과 도시계획,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까지 거치며 거의 모두 파괴됐다. 지금은 서울 토박이도 서울성곽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지난 1976년부터 꾸준한 복원 결과 10㎞ 정도 제 모습을 찾았다. 원래 서울성곽의 관문이었지만 이젠 차량의 ‘섬’이 된 숭례문(남대문), 흥인지문(동대문) 등에서도 성곽의 흔적을 따라 올라가면 조선시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원래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낙산을 중심으로 한 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나와 흥인지문에서 낙산공원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창신성곽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어 30분쯤 타락산을 따라 오르면 ‘서울의 몽마르트 언덕’이라는 낙산공원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는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공원 주차장 쪽으로 내려와 이화장을 지나면 대학로 뒤쪽 혜화문(동소문)과 만나게 되고, 이어 성북지구까지 성곽이 연결돼 있다. 또 혜화동 서울과학고등학교 뒷길을 따라 응봉과 숙정문(숙청문)까지 이어지는 길에서도 서울성곽을 만날 수 있다. 인왕산 성곽길에서도 서울성곽의 운치를 접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이나 사직공원에서 경사가 급한 인왕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는 길에 기암괴석과 함께 성곽의 장중한 모습이 펼쳐진다. 자하문터널 위 창의문(자하문·북문)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이외에도 숭례문에서 남산의 백범광장과 팔각정·서울타워를 거쳐 타워호텔로 이어지는 길이나 장충체육관 뒤에서 신라호텔 뒤로 이어지는 길에도 서울성곽의 예스러운 풍치와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 ●서울의 요충지 남한·북한산성 서울의 외곽에서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성곽을 만날 수 있다.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일대에 해당한다.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하남시·광주시 등에 걸쳐 있다. 본성 둘레는 8㎞, 외성은 12㎞에 달한다. 성 안에서나 바깥에서 죽 돌면 남한산성 전체를 볼 수 있다. 한양을 지키던 대표적인 군사적 요충지답게 많은 문화재도 품고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돼 있는 수어장대는 남한산성의 지휘 및 관측을 위해 지어진 누각이다. 백제의 시조 온조왕을 모신 사당인 숭열전, 조선 시대 임금이 거둥할 때 머물던 별궁인 행궁 등도 눈길을 잡아 끈다. 관광객들이 애용하는 길은 송파구 마천동에서 올라오는 등산길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출발, 공수부대를 지나 3㎞ 남짓한 등산로를 따라 1시간30분 정도 올라가면 서문에 도착한다. 혹은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버스를 타거나 승용차로 성남 복정·태평사거리를 거쳐 남문으로, 광지원 등을 지나 동문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에 자리잡고 있는 북한산성은 서울 은평구와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등에 퍼져 있다. 백제 계루왕 때인 132년에 처음 축성된 뒤, 조선 숙종 때 수도 방위를 위해 돌로 쌓여졌다. 전체 둘레는 12.7㎞, 성벽을 둘린 체성(體城)의 길이는 8.4㎞에 이른다. 현재 대서문, 대남문, 대성문, 대동문 등의 문루가 복원돼 있다. 성곽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져 있어 북한산을 산행하면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행궁, 창고, 장대 등 많은 유적지와 사찰문화재가 산재돼 있다. 교통도 편리한 편. 지하철 1호선 망월사역·도봉산역,3호선 구파발역,4호선 길음역·수유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백제의 숨결 여전한 토성들 화려했던 백제 문화의 발상지답게 당시 성들도 송파구 지역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유적은 풍납리토성과 몽촌토성. 평지성 토성인 풍납리토성은 서북쪽으로 한강, 남쪽으로 성내천과 접해 있다. 성벽 둘레는 3470m로 풍납동을 감싸안고 있다. 광복 이후부터 꾸준히 발굴 작업이 계속돼왔고, 지금도 정비작업이 한창이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이나 8호선 강동구청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 남짓 걸린다. 또 다른 백제 초기의 토성인 몽촌토성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에 있다. 크기는 남북 730m, 동서 540m이다. 성벽의 높이는 대부분 30m 정도로 지금은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로 조성돼 있어 운동이나 소풍을 즐기는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광진구 광장동의 아차산성,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종로구 홍지동 탕춘대성도 서울 경기에서 찾아갈 만한 성곽들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의 성곽엔 무슨 사연이… 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의 성곽은 역사 이래 한민족의 숨결을 오롯이 담고 있다. 서울을 수도로 삼은 백제와 조선은 물론, 고려 시대의 문화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와 한국전쟁, 무분별한 근대화라는 ‘괴물’은 전통 유산인 성곽을 제멋대로 파괴했다. 성곽이 역사교과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제의 도읍지로 출발 백제 왕성인 풍납리토성, 몽촌토성은 서울 문명의 첫 흔적이다. 이들 토성은 백제의 초기 도읍지인 위례성 가운데 하나인 하남위례성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지금까지 풍납리토성에서는 다양한 토기 조각과 가락바퀴, 우물터, 해자 등 백제 초기 철기시대 유물 등이 발굴됐다. 몽촌토성에서도 삼족토기, 벼루, 화살촉 등이 출토됐다. 이곳은 비록 백제가 475년 수도를 부여로 옮긴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현재 진행중인 풍납리토성 발굴 조사 등을 통해 번성했던 백제 문명이 더욱 자세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도 아차산성, 이성산성, 대모산성, 행주산성 등 많은 성곽들이 서울에 쌓였다. 중국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넓은 평야가 자리잡은 전략요충지로서의 서울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개경을 도읍으로 삼았던 고려도 지리도참설의 영향을 받아 서울을 중시,3경 가운데 하나인 남경으로 삼았다. 창경궁 부근에 가궐이, 북한산에는 중흥산성이 지어졌다. ●일제 침략의 고통 떠안은 성곽 서울성곽과 북한산성, 남한산성은 모두 조선시대 때 수도 한양의 방위를 위해 축조됐다. 서울성곽은 태조와 세종 때인 14세기 말 15세기 초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숙종 때 다시 축조됐다. 삼국시대 때 처음 토성으로 쌓여졌던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은 각각 광해군과 숙종 때 석성으로 개축됐다. 그러나 조선시대 성곽은 구한말부터 시작된 일제의 침탈로 크게 훼손됐다. 전차와 경부선 철도, 조선신궁 등의 공사로 대부분의 성벽은 물론 동대문과 남대문을 제외한 문들도 거의 다 헐렸다.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성곽은 광복 후 정치적 혼란과 한국전쟁 등 행정 공백기를 틈타 성곽 주변에 무허가 건물이 마구 들어섬에 따라 더욱 파괴됐다.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의 운명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은 북한산성에 헌병대를 주둔시켰고, 산성 안의 시설물을 대부분 불태웠다. 그나마 남아있던 유적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됐다. 구한말 의병운동의 거점이 됐던 남한산성도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거의 무너졌다가 복원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日 “中정부 반일시위 묵인”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1일 저녁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반일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로 유감”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계속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불쾌감 표시에는 중국 정부가 반일시위를 묵인 내지 방조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측에 일본인 부상자 재발 방지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오는 17일로 예정된 일·중 외무장관 회담은 예정대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중국의 반일시위 격화와 관련, 일본 외무성은 중국에 여행하는 자국인에 대해 여행주의보를 내릴 것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반면 니혼게이단렌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최근 악화하는 중국의 반일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며 조만간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반일시위가 일본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고, 특히 마이니치신문은 일제상품 불매운동이 핵심이었던 ‘1919년 5·4운동’의 재판이 될 것을 우려했다. 이날 반일시위는 진정돼 2만개 가까운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업무를 계속했다. 다만 상하이(上海) 일본유학생 2명 습격사건을 계기로 일부 기업은 중국 내 불요불급한 출장을 자제했고, 음식점 등 소매업 일부는 주말 휴무나 직원 자택대기 방침도 밝혔다. 지방 출장 시에는 안내 철저를 지시하고, 중국 동향에 대한 정보수집 강화 방침도 주지시켰다. 일부는 중국 내 일본인 거주지역에 대한 안전도 우려하고, 자녀들의 학교 통학시 동행을 강화했다. 아울러 중국 주재 일본 공관들은 물론 중국 각지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시위대의 돌발적인 습격에 대비,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반일시위설이 나돌면서, 베이징(北京) 일본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에 있는 판매점의 영업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기업도 나왔다. 베이징일본인회는 이번 주말 한 공원에서 개최하려던 꽃놀이를 포기했다. 한편 민주당 오카다 대표에 이어 자민당 노나카 전 간사장도 10일 일본의 외교적 고립을 우려하면서 ‘고이즈미 독주외교 책임론’을 제기했다. taein@seoul.co.kr
  • 개미 자금 증시 몰린다

    개미 자금 증시 몰린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떠나는 빈자리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등 간접투자 상품의 인기 덕분이다. 최근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적립자금은 증시를 다시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증시의 안정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하루(2일)만 제외하고 지난 25일까지 17일 동안 1조 747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종합주가지수는 46.06포인트(-4.53%)나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덩치가 큰 증시 대표주들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금의 일부를 떼어 중·소형 우량주를 전체 발행주식의 5% 이상씩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 증시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외국인들은 17일동안 현대자동차(3995억원),LG전자(3713억원), 삼성전자(3074억원) 등을 순매도한 반면 시가총액 20위권 밖의 국민은행(744억원), 강원랜드(719억원),STX조선(41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간접투자 상품에는 개인들의 주식투자 대기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주말까지 10조 4650억원으로 이달 들어 7150억원이 늘었다. 과거엔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주식형 펀드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갔으나 최근엔 이와 관계없이 하루에 300억∼400억원씩 쌓이고 있다. 일정한 소액이 적립돼 주식에 투자되는 주식형펀드의 자동이체 비율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보험료를 일부 떼어 주식 등에 투자해 보험금을 늘리는 변액보험도 순자산이 지난해말 2조 2975억원에 달했다. 변액보험 규모는 올해 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서 한국 등에 투자되는 외국인 펀드도 주가하락 시기인 지난 17일부터 1주일동안 4억 4400만달러가 유입돼 9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계속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지수하락를 부추기고 있지만 내·외국인 모두 증시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軍작전선박 뒤집혀 4명 사망

    26일 저녁 7시50분쯤 한강 하구에서 작전중이던 육군 소속 순찰용 소형선박 1척이 전복돼 탑승인원 10명 중 4명이 숨졌다. 합동참모본부는 “하안 수색과 경계중이던 육군 순찰용 선박 1척이 김포대교 한강 하류 부근에서 전복, 탑승인원 10명 가운데 실종된 3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구조된 7명 중 정진구(22·청주) 상병이 병원에 옮겨진 뒤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27일 밝혔다. 김경호(22·경북 고령) 상병과 송구진(25·대전) 상병, 이승기(22·전주) 일병은 이날 오전 1시50분∼오후 2시15분 행주대교 부근에서 발견됐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LG 주가 상승률 종합지수 밑돌면 스톡옵션 50% 깎는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스톡옵션 부여 문제가 논란이 됐던 만큼 단순한 ‘임원 배불리기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김쌍수 부회장 등 임원 22명과 진념 전 재경부 장관 등 사외이사 4명에게 총 76만 6000주의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LG전자 지분의 0.49% 수준.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근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 미만 한도에서 이사회 권한으로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줄 수 있게 정관을 고친 바 있다. LG측은 “이번 스톡옵션 부여건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LG그룹의 성과주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LG 계열사 중 처음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인 LG필립스도 이날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안에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스톡옵션을 줄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관계자는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성과연동제와 현금차익보상제 등 조건을 붙인 점이 일반적인 스톡옵션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받은 스톡옵션은 13만주다.3년 이후부터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행사가격은 7만 1130원. 그러나 현금차익보상제란 조건이 붙어 있어 3년 뒤 LG전자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스톡옵션을 통해 남길 차익이 한푼도 없다.3년 후 주가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김 부회장은 37억 5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남긴다. 조건은 또 있다.3년동안 LG전자 주가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받은 스톡옵션의 50%만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종합지수보다 덜 오른다면 스톡옵션 차익은 줄어들게 된다. LG전자측은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차익을 얻으려면 LG전자의 경영실적이 다른 경쟁사보다 월등히 좋아야 하고 또 시장의 상승을 크게 웃돌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장기적인 경영마인드 제고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중심으로 평직원에게도 스톡 옵션을 부여한다는 당초의 취지는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LG전자의 이번 스톡옵션안은 경영성과와 상관없이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지면 무조건 이익을 가져가도록 해 시비가 붙는 다른 스톡옵션 건들과는 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11일 SK주총 ‘세몰이’

    11일 SK주총 ‘세몰이’

    ‘선거 유세전’를 방불케 한 SK㈜ 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SK㈜와 소버린자산운용은 9일 막바지 ‘소액주주 표밭’을 누비며 저마다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판세는 SK㈜의 우위로 기울고 있다. 소버린자산운용이 막판 여론몰이로 맹추격하고 있지만 현재의 지분구조상 뒤집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숨은 2인치’(국내외 개인주주)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SK㈜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심정으로 혹시 모를 변수까지 계산하며 굳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양측은 11일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신임 안건을 놓고 주총 표대결에 나선다.SK㈜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웃을지, 아니면 소버린측이 국내 재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할지, 그 결과는 하루 남았다. ●쫓기는 자…“뒤집기는 없다.” “이변은 없을 것입니다. 최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에 나타난 SK㈜의 경영 성과를 투자가들이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표심에서도 잘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SK 관계자) SK㈜가 현재까지 확보한 지분은 총 35% 수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정권에 들었다는 평이다. SK㈜가 확보한 지분을 보면 SK C&C(11.3%) 등 SK 계열사, 최 회장(0.83%)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15.71%. 여기에 삼성전자와 팬택&큐리텔 등 우호 지분과 한국투신운용(3.598%), 조흥투신운용(2.549%) 등 기관투자가 36곳(7.49%)이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SK㈜측은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더 확보하기 위한 막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담은 백서를 발간,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 등을 알리기도 했다. 호재도 잇따라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SK㈜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또 메릴린치증권은 SK㈜ 이사회에 대해 “영향력과 독립성 측면에서 한국 최고”라고 평가했다. ●쫓는 자…“박빙이다.” “SK㈜의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최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소리를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박빙이지만 결국 우리측이 승리할 것입니다.”(소버린측 관계자) 소버린측은 드러난 지분이 전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뚜껑’을 열면 의외의 결과에 놀랄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버린측이 현재 보유한 지분은 14.96%로 SK㈜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18일부터 국내 일간지에 주주 권리 행사를 알리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연일 게재하는 등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소버린측에도 호재는 있다.SK㈜ 소액주주회는 지난 8일 “소버린의 행동을 지지한다.”면서 “아울러 소액주주들은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명확하게 반대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숨은 2인치를 ‘내 품에’ SK㈜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승리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과반수 이상과 총 발행주식의 4분1 이상 찬성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내국인 지분 45.85% 가운데 SK㈜측 우호지분을 제외한 10%대의 지분과 외국인 지분 54.15% 중 소버린측 우호지분을 뺀 28%의 지분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후지TV “급한불은 껐지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후지TV는 8일 니혼방송 주식을 공개매수(TOB)한 결과 발행주식의 36.47%에 해당하는 1196만주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후지측의 의결권이 3분의 1을 넘은 것으로 니혼방송의 정관 변경이나 합병 등 주주총회의 특별 결의가 필요한 경영의 중요 사항을 후지가 단독으로 부결할 수 있어, 라이브도어측의 공세로부터 경영권을 일단 방어할 수 있게 됐다. 니혼방송 주식 취득에서 후지와 경쟁하고 있는 라이브도어는 시장에서 니혼방송 주식을 45% 정도 취득했지만 압도적인 지배력은 행사하기는 어려워 후지TV에는 영향력을 미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번 주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니혼방송의 대량 신주예약권 발행을 둘러싼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후지산케이 그룹과 라이브도어의 니혼방송 쟁탈전의 향배가 달라진다. 후지산케이 그룹인 니혼방송은 후지TV의 주식을 22.5% 갖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후지TV가 니혼방송 주식을 25% 이상 갖게 되면 일본 상법 규정에 따라 니혼방송은 후지TV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또 상위 10대 주주에 의한 주식보유 비율이 80%를 넘은 상태가 1년간 계속되면 상장을 폐지하도록 규정, 니혼방송은 라이브도어의 45%와 후지의 36% 등 양대 주주만도 80%를 넘어 상장 폐지도 점쳐지고 있다. 히에다 히사시 후지TV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후지의 TOB에는 8%를 소유한 다이와증권SMBC를 비롯, 도쿄전력 등 총 285 주주가 모두 789만 6354 주식을 응모했다. 후지는 이를 전량 매입했다. 이에 따라 주식보유 비율을 12.39%에서 36.47%로 끌어올린 것이다. taein@seoul.co.kr
  • 트레일러 캠핑장까지…한강을 즐긴다

    트레일러 캠핑장까지…한강을 즐긴다

    “2008년 8월10일. 한강난지공원 ‘트레일러 캠핑장’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잔디밭에서 조그만 동물이 뛰어놀고 있었다. 아빠가 청설모라고 했다. 엄마가 번지점프를 할 때 나는 물놀이를 하며 청둥오리가 지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한강에서 노을이 질 때 열린 콘서트에서는 바이올린 연주도 감상했다.”(○○초등학교 3학년 성현이의 일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한강 시민공원 이용활성화 계획’ 프로젝트가 완성된 이후의 상황을 가정해본 것이다. 지난해 한강을 찾은 서울시민이 4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한강은 없어서는 안될 ‘도심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강의 중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한강의 재단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가 있는 한강 한강 정비의 기본적인 개념은 프랑스의 ‘파리 해변축제’처럼 한강을 휴식·휴양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이 축제는 파리시가 여름 휴가철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로 센강 변을 피서지로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이동식 도서관이 설치되고 댄스파티, 재즈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비치발리볼 등을 할 수 있는 모래사장도 등장한다. 서울시는 올해 한강관련 사업의 큰 틀로 ▲시민의 종합레저·문화공간으로 조성 ▲시민이 쉽게 즐겨찾는 한강 만들기 ▲한강의 자연생태계 회복을 꼽았다. 특히 유람선을 적극활용, 시인, 역사학자, 향토학자 등이 유람선에 탑승해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도를 소개하는 등 한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시를 낭송하는 문화체험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강에 문화·운동·수상시설 설치를 위한 올해 예산 97억 9800만원을 책정했다. 전년(26억 8500만원)에 비해 무려 264.9%나 증가한 규모다. ●한강에서 번지점프와 캠프를 난지지구에는 높이 30m의 번지점프장이 생긴다. 또 국궁장 앞에 트레일러 90대 안팎을 갖춘 캠핑장도 설치된다. 트레일러 캠핑카는 침실·주방시설 등을 갖춘 자동차로 ‘움직이는 별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잠원·잠실지구에는 ‘워터 프런트 파크웨이(수변 문화레저공간)’가 들어선다. 둔치에는 계단식 좌석을, 강변에는 무대를 만들어 한강을 보면서 각종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한다. 물길이 움직이는 프로그램형 분수도 설치된다. 양화·여의도·이촌·반포·뚝섬·잠원지구에는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등 X게임(extreme games·격렬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X플라자’가 조성된다. 마라톤 풀코스(여의도∼광진교∼여의도·42.195㎞)와 하프코스(여의도∼가양대교∼여의도)는 이미 조성되어 있다. 양화지구에는 수상스키·수상오토바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선착장이 들어선다. ●자연과 함께 놀아요. 물고기들이 한강 상·하류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계단식 물고기 길’(어도)도 뚫린다. 한강 잠실대교 아래 수중보의 끝부분을 헐고 길이 228m, 계단높이 10㎝로 만들어진다. 또 시민들이 물고기 이동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강 둔치를 따라 ‘물고기 관찰데크’도 만들어진다. 현재 있는 어로는 길이가 28m에 불과한데다 계단높이가 40㎝나 되어 경사도가 높아 도약력이 약한 물고기들은 오를 수가 없었다. 때문에 한강 하류에 비해 상류에서 관찰되는 물고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계절별로 ▲봄-유채꽃·우리밀 ▲여름-해바라기·메밀 ▲가을-코스모스 등을 심어 ‘전원 풍경단지’를 조성한다. 여의도 샛강, 강서습지, 고덕 수변 생태복원지 등 생태공원과 밤섬, 암사동, 고덕동 생태계보전지역 등의 보호구역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뚜벅이도 찾아오기 쉽게 뚝섬·이촌·망원지구 등 16곳에 한강 접근로를 늘린다. 현재 133곳이 있지만 149곳으로 확대한다. 한강 인근에서 찾아오기 쉽도록 안내판을 촘촘히 설치하고, 마을버스·시내버스 노선을 한강 둔치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전거로 한강을 찾아올 수 있는 길도 확장된다. 올해부터는 수도권간 자전거도로도 만들어진다. 광진교 북단∼구리, 암사취수장∼하남시계, 행주대교∼김포시 등 총 8.7㎞도 내년 말까지 만들어진다. 현재 강서∼광나루(강남·41.4㎞), 난지∼광진교(강북·39.3㎞)의 자전거도로가 총 80.7㎞ 설치되어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권종수 한강시민공원 사업소장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한강을 만들겠습니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 사업소 권종수 소장은 겨울이 가장 바쁘다. 한강을 찾는 시민은 겨울에 가장 적지만, 봄·여름·가을에 찾는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권 소장은 한강을 한강시민공원 사업소만의 업무로 여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우리 모두의 공간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가꿔 나가야 합니다. 한강은 서울시내를 관통(총 연장 41.5㎞)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가운데 한강만큼 귀중한 보물을 가진 곳이 거의 없습니다.” 권 소장이 올해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안전사고 방지와 화장실 개선 문제다. “월드컵 이후 인라인 스케이트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한강을 찾는 시민도 크게 늘었다. 그만큼 인라인 스케이트와 관련된 안전사고(전체 안전사고의 70%)도 잦아졌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 전용도로가 없어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충돌사고가 발생합니다.” 올해 인라인 스케이트 전용도로를 9개 지구(총 25㎞)에 설치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광장도 현재 6개에서 10개로 늘린다. 권 소장은 인라인 스케이트 이용자는 팔꿈치 덮개·헬멧 등의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화장실도 차체에 오수·급수 탱크와 냉·난방시설이 갖춰진 ‘차량형 화장실(mobile toilet)’을 25곳(변기수 111개)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각종 행사 때마다 들쭉날쭉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기존 화장실도 개선·정비사업을 벌인다. “공원 화장실이라고 하면 퀴퀴한 냄새가 풍기는 지저분한 모습을 떠올리기 십상입니다. 한강만큼은 이런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백화점 화장실처럼 만들 겁니다. 모두가 찾아오고 싶어하는 한강을 만들기 위해서죠.”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누드 브리핑 자신의 얘기를 주제로, 그것도 절찬리에 상영되던 프로그램이 조기 종영하는 데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운한 감정을 피력했다. 한때 ‘불도저’로 불리던 이 시장에게도 받아넘기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고 정주영회장과 이 시장이 모델인 ‘영웅시대’는 다음달 1일 7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 시장은 지난달 5일 기자단과의 신년 간담회에서도 “듣자니 영웅시대를 조기 종영한다더라.”라면서 “이유는 곧 드러날 수 밖에 없겠지만 처음에는 별 얘기가 없다가 하필 시청률이 뛰자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한 기자가 “이 시장의 지난 날을 좋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고 하자 “그렇다면 다시 민주화 운동이라고 벌어야겠군.”이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100회를 염두에 두고 스케줄을 짰다는데 (나 때문에) 잘려서 안타깝겠습니다. 방송사가 보상해줘야….” 이 시장이 지난 21일 영웅시대에 출연한 탤런트 최불암씨가 홍보대사 자격으로 시청을 방문하자 던진 말이다. 최씨를 위로한 말이지만 비꼬는 듯한 말투가 섞여 있었다. 서울시 홍보대사들에게 시정설명회를 갖기 전 이들과 환담하는 자리였다. 드라마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역할을 맡은 최씨는 “연기자로 생활하면서 대원군 등 역사인물을 많이 연기해 봤는데 이번 드라마처럼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어려웠던 것은 처음”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함께 출연한 연기자들끼리 조기종영이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이 시장에게 드라마의 몇몇 장면이 사실이냐고 묻자 “현장방문 등 상황은 맞지만 대사는 정확하게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면서 “보통 작가들이 극화하기 전에 실제 인물을 만나는 게 상례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리어 “극중 탤런트 유동근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드라마 안 했으면 좋겠는데….”라고 거들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 상영 초기에 ‘특정인 미화’라는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최씨는 “이 시장의 인생을 다룬 책들과 비교할 때 미화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적 요소가 들어갔을 뿐 오히려 활약상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설명회에는 배우 강수연·안성기, 성악가 김동규씨 등 11명이 참석했다. 시 홍보대사에는 첼리스트 정명화, 프로골퍼 박지은, 성악가 조수미씨 등 각계 유명인사 18명이 위촉돼 있다. 영웅시대에서 이 시장을 모델로 한 박대철 역할을 맡은 유동근씨와 90년대 초 방영된 ‘야망의 세월’에서 이 시장의 부인으로 나온 전인화씨 부부는 홍보대사 명단에 없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靑 “건강한 언론관계 전환”

    靑 “건강한 언론관계 전환”

    올해부터 언론과의 건강한 협력관계로 전환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새 청와대 홍보수석에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를 임명함에 따라 청와대의 언론정책 변화 방향이 주목된다. ●현실참여형 정치학자 조 수석은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운동을 펴온 현실참여형 정치학자다. 조 수석은 동아·중앙일보 등에 기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고, 조선일보를 ‘왜곡·편파보도의 대명사’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었다. 조 수석은 “내가 열린우리당 총선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니까 족벌언론에서 위로부터 조기숙을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 직전인 4월11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정당개혁단장을 맡았으며 50일 만인 5월31일 탈당했다. 탈당하면서 열린우리당의 첫번째 개혁목표로 언론을 꼽으면서 “특정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이 언론개혁의 시작” 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과는 2000년 한 모임에서 현실정치를 놓고 논란을 벌였으며, 노 대통령의 취임사 준비위원으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는 노 후보의 지지도가 추락하자 “죽는 게 사는 것”이라는 판단으로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병완 전 수석이 후임으로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다. 뚜렷한 언론개혁관을 갖고 있는 조 수석이 임명되면서 일부 언론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새로운 국정홍보시스템 구축”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언론과의 상호 독립적인 협력관계에 대한)노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에 (수석의)개인적인 생각이 언론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한다. 일부에서 언론과의 협력관계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언론계 인사를 홍보수석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계 인사보다는 학계에서 홍보수석을 발탁한 것은 새로운 홍보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조 수석을 임명하면서 건강한 협력관계의 범위를 분명히 한 것같다. 즉 협력관계로 전환하더라도 과거식의 공생관계로 회귀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靑, 고위공직자 인선 여론검증 시도 한편 청와대는 검토과정에서 명단을 공개해 언론검증을 거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청와대는 2주일전쯤 조 수석 내정사실 엠바고(발표시까지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17일 인사추천회의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후보를 2배수로 압축해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종민 대변인은 “인사밀행주의에서 벗어나 주요 인선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함으로써 국민여론을 정부 인사에 반영하고 정부 인사의 적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조기숙 홍보수석 프로필 정치·언론 개혁에 애착이 강한 현실참여형 학자.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후보편에 섰고, 총선 때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실용주의 전환을 시도하는 참여정부 3년차 기류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동창인 양형진(48)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와의 사이에 2남.▲경기 안양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아이오와대 석사, 인디애나대 박사 ▲이화여대 부교수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지난 2002년 5월24∼25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그룹 연수원 ‘창조관’에 삼성의 금융사 7인의 ‘수장’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직전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현재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주문했던 이건희 회장이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는 상황.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 등 업종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새벽 1시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를 함께 한 이 회장은 “문제가 있는 경영방식은 즉각 고쳐 금융사들도 삼성다운 ‘일류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대비해 핵심 금융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벤치마킹해 상품·서비스 개발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종 대 외국자본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미리 대비한 것이다. 이 회장은 2001년 회의때도 “사고가 난 뒤 보험료율만 올리지 말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노력하라.”고 주문해 삼성화재가 최초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이 전자계열에 이어 금융사 사장들과 전략회의를 가진 데서 나타나듯 금융업은 전자와 함께 삼성의 양대축이다. 삼성은 지난 세월 현대·LG 등과 늘 수위를 다퉈왔지만 금융만큼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 자산기준으로 삼성생명이 90조원을 넘어섰고 삼성화재 14조원, 삼성증권 6조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자산 90조, 삼성의 ‘젖줄’을 일군 사람들 삼성생명은 57년 4월 강의수, 전중윤, 윤삼영, 강일성, 김용수, 강화두 등 7인의 경제인이 57년 공동으로 세운 동방생명이 전신이다. 초대 사장과 회장을 지낸 고 강의수 회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장인이다. 당시 동방생명 마산지부장이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었다. 동방생명은 설립 2년 만에 국내 생보업계 1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62년에는 동남증권(현 하나증권) 설립, 동양화재 주식 매입,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인수 등 사세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63년 1월 강 회장이 운명하자 곧바로 어려움에 빠졌고 그해 7월 삼성의 일환이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대들보’로서 그만큼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으면서 해외 및 국내여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때 일부 해외언론은 이 회장을 가리켜 ‘책임을 질 줄 아는 유일한 경영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4%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6%를 제일은행에 5년간 신탁하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데 당국의 결론이 주목된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4월 이수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도 걸려 있다.99년 회사가 손해를 봐 가면서 우리은행과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주주에게 ‘이득’을 안겨줬다는 주장과 삼성자동차 ‘우회지원 대출’ 등이 고발 사유였다. 이같은 경영외적인 비중을 제외하고도 삼성생명은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로 올해 자산 1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2003년 미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가운데 생보사 부문 19위에 랭크됐다.2010년까지 자산 200조원, 매출액 47조원을 달성하여 ‘글로벌 종합금융서비스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삼성의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생명빌딩과 중앙일보빌딩, 종로타워, 강남의 하이닉스빌딩 등 수많은 빌딩이 삼성생명 소유다.1116개 지점의 영업용 부동산의 장부가만 3조 5158억원에 달한다. ●생명의 산 증인, 이수빈과 배정충 삼성생명의 경영은 99년 12월부터 배정충(60)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전북 전주생인 배 사장은 전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69년 삼성생명(당시 동방생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삼성생명의 자산은 30억원(현재 90조원)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70∼80년대를 영업 현장에서 보낸 배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를 거쳐 99년 ‘친정’의 대표이사로 금의환향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달에 걸쳐 전국의 영업현장을 순회한 일일 정도로 현장을 우선시한다. 한번 본 숫자는 거의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수리’에 밝다.4년 만에 삼성생명에 돌아왔을때 사장실에 불려 간 간부들이 업무와 관련된 통계숫자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일일이 수정해주며 ‘불호령’을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반면 아무리 바빠도 회사 임직원이나 거래처, 지인들의 상가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인간적인 면도 강하다는 평이다. 이수빈 회장도 삼성생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13년 만에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25년간 제일합섬, 제일제당, 삼성항공, 삼성생명, 삼성증권의 CEO와 삼성 금융그룹 회장을 맡아 ‘직업이 사장’으로 불린다. 보험 경영에 손익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방식을 접목했고 생명보험 경영의 핵심인 영업소장과 설계사의 위상 강화를 통해 업계 1위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생명은 그 역사만큼이나 거쳐간 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대 사장을 지낸 이호씨는 20대,31대 내무부장관과 8대,20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63년 삼성으로 넘어 오면서 새로 구성된 경영진에는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이자 이병철 회장의 둘째 사위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인 정상희씨는 71∼78년 회장을 지냈고 김만제 전 포철회장도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91∼92년 회장을 맡았다. ●사돈과 사위가 맹활약한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1951년 3월 경남 함안 출신의 구진현씨가 세운 재단법인 ‘훈세사(勳世社)’에서 출발한 안보화재와 한국일보 창업주인 고 장기영 회장이 초대사장을 지낸 안국화재가 전신이다. 안보화재와 안국화재는 63년 합병으로 한 회사로 태어났고 93년 말 삼성화재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화재의 사사에는 유난히 ‘인척’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맹희씨의 장인인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는 삼성에 인수된 직후인 61년 안국화재 사장을 맡은 뒤 운명(76년)하기까지 사장을 지냈다.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자 손영기씨의 아들인 손경식 CJ 회장은 93년 7월 당시 제일제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병철 회장의 4녀 덕희씨의 남편인 이종기씨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종기씨 역시 2000년 3월 경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삼성화재를 국내 대표 손보회사로 키워놨다. 안국화재 지분이 많던 이맹희씨도 65∼67년 임원을 지냈고 부인 손복남씨도 85∼93년 상무로 일했다. 삼성화재 역시 긴 역사만큼이나 거물급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은 2001년까지 부사장을 지냈고 조용철 CJ홈쇼핑 사장도 99년까지 삼성화재에서 일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 박종익 전 손보협회 회장도 삼성화재 출신이다. ●신경영으로 이끈 이학수와 이수창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삼성화재 대표를 지낸 것은 94년 12월∼96년 8월로 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삼성화재의 ‘경영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 현재의 고도수익을 낳는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본부장은 94년 초 제일제당 대표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고 나서 바로 삼성화재 CEO로 부임하자마자 17%였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삼성화재 임원들은 ‘불가능한 목표’라며 주저했지만 “삼성이 명색이 ‘영남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구에서 4위, 부산에선 3위, 경북은 7위라는게 말이나 되느냐? 전부 1위로 끌어 올리자.”는 이 본부장의 격려에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94년 17.6%였던 삼성화재의 점유율은 96년 23.6%로 급등,2,3위와의 격차를 10%이상 벌렸고 2001년 대망의 ‘30%’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본부장은 또 자동차보험의 공격적인 확대, 설계사 수당 100% 인상, 품질보증제 시행 등 ‘신경영’을 도입하며 삼성생명에 비해 뒤처져 있던 삼성화재의 위상과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구단 창설,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 본부장, 배정충 현 삼성생명 사장의 뒤를 이어 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수창(56) 사장의 경영성적도 눈부시다.99년 26.9%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32%로 끌어 올리며 2,3위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2003년,2004년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매월 마지막주에는 영업점과 보상 현장을 깜짝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철저한 이 사장은 2002년 업계 최초로 ‘삼성애니카’라는 브랜드 경영을 도입했고 2001년 진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은행의 손해보험업 진출이 예정된 올해는 향후 10년간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시기”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북 예천의 대창고를 졸업한 이 사장은 독특한 전공(서울대 수의학과)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 경영인으로 성공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카드의 ‘불씨’ 삼성의 금융사업 가운데 가장 고전하고 있는 분야는 신용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도 1조 20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46%), 삼성생명(34.5%), 삼성전기(4.7%), 삼성물산(3.1%) 등 삼성 계열사들은 지분만큼 증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적자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미 2002년 “신용카드가 신용사회 저변확대에 기여했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카드사태는 현실화됐다. 유석렬(55) 사장은 신용카드 부실이 불거진 2003년 대표이사를 맡아 그동안 삼성캐피털과의 합병, 유상증자, 해외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유 사장은 입사직후 회사의 권유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드문’ 케이스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법인 근무를 거쳐 91년부터는 비서실 재무팀에서 일했다. 미국법인 관리부장 시절 동료가 최광해 현 구조본 재무팀장이다.97년 삼성캐피털 대표이사로 CEO 생활을 시작한 유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투자은행’으로 변신중인 삼성증권 92년 국제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삼성증권은 98년 수익증권 판매고 최단기간내 10조원 돌파 등 짧은기간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일찍부터 ‘약정경쟁’을 지양하고 자산관리형 영업으로 변신을 시도, 현재 투신수탁고가 20조원에 달해 자산관리부문에서 은행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 국민은행 지분 매각 작업에 공동주간사로 참여하는 등 외국계 대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부문에서도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토종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된 황영기 전 사장에 이어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사장에 취임한 배호원(54)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자산운용 및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배 사장은 경남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7년 제일합섬 경리과를 시작으로 비서실 재무팀 부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삼성투신운용 사장, 삼성생명 자산·법인부문 총괄 사장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금융전문가답게 깔끔한 이미지지만 직원들과 ‘해장국 미팅’을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도 갖고 있다. ●벤처투자, 투신운용, 선물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업 삼성은 삼성물산의 벤처사업팀을 확대,99년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삼성벤처투자를 설립했다.2003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상기(55)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삼성생명, 삼성증권에서 주로 일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익증권 22조 2000억원, 뮤추얼펀드 1000억원, 투자자문 38조 1000억원 등 60조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투자신탁운용은 2003년부터 삼성화재 부사장을 역임한 황태선(57) 사장이 맡고 있다. 경북 상주생으로 김천 성의종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선물 관련 제품의 판매·컨설팅,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하는 삼성선물은 지난해 3월부터 정주영(57) 사장이 맡고 있다. 정 사장 역시 황 사장의 고향인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의 금융비화 삼성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전자 등 거의 모든 회사를 손수 일궜지만 오늘날 1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사업은 대부분 인수한 것이다. 묘하게도 인수한 금융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삼성이 직접 설립한 금융관계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대되자 재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의 우리은행 ‘인수설’이 불거져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자동차의 주 채권은행인데 삼성에서 잘 나가던 황 사장이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삼성의 부인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한때 시중은행의 대부분을 소유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1금융권 진입을 노렸던 삼성인지라 의혹의 눈길은 쉽게 거둬지지 않는다. 고 이병철 회장은 50년대 중반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시중은행 주식 공매에 참가해 12억 9000만환에 흥업은행(구 한일은행) 주식 83%를 소유하게 됐다. 이어 조흥은행주 55%를 매입했다. 흥업은행 신탁부에서 상업은행주 33%를 갖고 있었으므로 삼성은 당시 4개 시중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것이다. 황영기 회장이 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친 것이므로 삼성과 우리은행의 인연이 질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16 쿠데타로 삼성이 소유하고 있던 은행 지분은 정부 소유로 돌아갔다. 삼성으로서는 한국비료(한비)와 대구대·은행을 박정희 정권에 뺏긴 셈이다. 하지만 삼성과 금융사업의 인연은 58년 안국화재 인수로 재개된 뒤 63년 동방생명 인수로 본격화된다. 금융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고 이병철 회장은 63년 봄 동방생명 임원이 찾아와 회사를 인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5월22일 당시 동방생명 임원 대부분의 주식이 먼저 삼성으로 넘어왔고 강의수 회장의 유족들도 7월16일 지분을 넘겼다. 강 회장의 유족이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부인 강지연 여사다. 삼성과 민노당의 ‘악연’도 역사가 긴 셈이다. 삼성은 92년 11월 배현규씨 등 국제증권 대주주로부터 영업권을 양도받아 삼성증권을 탄생시켰다.96년에는 국제선물(현 삼성선물)을,98년에는 동양투신(현 삼성투신운용)을 인수했다. 반면 88년 설립한 삼성카드는 현재 그룹의 ‘뜨거운 감자’로 전락했고 95년 설립한 삼성캐피탈도 부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삼성카드와 합병해야 했다.99년 설립한 삼성벤처투자도 ‘벤처 붐’이 사그라지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ukelvin@seoul.co.kr ■ 생명·화재 역대 대표이사 ●삼성생명 강의수(57.4∼62,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인) 이 호(∼63, 전 내무부·법무부 장관) 조우동(∼69, 전 삼성중공업 회장) 이겸재(∼71) 원종훈(∼78) 고상겸(∼83) 배상욱(∼84, 전 체신부 장관) 박태원(∼85) 이수빈(∼91) 황학수(∼95, 전 삼성카드 부회장) 이수빈(∼99, 현 삼성사회봉사단장) 배정충(∼현재) ●삼성화재 손영기(∼76, 이맹희씨 장인) 손경식(∼93, 현 CJ회장) 이종기(∼2000, 이병철 회장 넷째 사위) 강경수(∼93) 홍종만(∼94, 전 삼성자동차·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이중구(∼94, 현 삼성테크윈 사장) 이학수(94∼96, 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배정충(∼98, 현 삼성생명 사장) 이수창(∼현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피해자는 韓日민중” 反戰메시지

    부교재는 조선통신사와 16세기 임진왜란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임진왜란에 대한 소개다. 일본은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라는 종전의 이분법을 넘어 두 나라 민중들이 모두 전쟁의 피해자라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전쟁의 승패를 떠나 국가간 전쟁에서 민중들이 겪는 아픔을 소개하고,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교재의 분량은 150쪽에 이른다. 기존의 한국 교과서가 3∼4쪽, 일본 교과서가 1∼2쪽에 걸쳐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일본 교과서가 임진왜란에 대해 ‘조선으로의 진출, 조선과의 전쟁’으로만 표기해오던 데서 벗어나 일부 ‘침략’이라는 표현을 쓴 점도 눈에 띈다.‘제1장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침략’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침략적 야심을 펴기 위하여 몇몇 일본 장군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조선과 명에 대한 침략을 준비하였다.‘라고 표현한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소제목과 내용에 ‘(조선에 대한)침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전쟁의 책임과 관련, 기존 교과서와 교재들이 도요토미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있는 반면, 부교재는 역사에서 개인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학생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측 대표집필을 맡은 대구 포산중 강태원 교사는 “한국 교과서가 한산도대첩이나 행주대첩 등 전쟁의 승리만을 강조한 반면, 일본 교과서는 국가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있어 전쟁으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양국의 입장을 떠나 학생들에게 전쟁의 의미를 깨우쳐주자는 생각에서 부교재를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교재는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다.1장과 2장에서는 침략전쟁에 반대했던 일본인들을 비롯,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도자기 부흥을 일궈냈던 이삼평, 조선에 귀순한 왜군인 김충선씨, 그 자손들이 살고 있는 대구 근교 우록동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던 울산성 전투 상황을 묘사한 종군승려 경념(慶念)이 쓴 ‘조선인 일기’를 인용,‘우물이 없었던 울산성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인해 말의 목을 찔러 피를 빨아마시거나 소변을 마시기도 하고, 목숨을 걸고 성 밖의 태화강으로 나가기도 했다.’며 전쟁의 참상을 소개했다.3∼6장에서는 조선통신사를 다뤘다. 통신사의 명칭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 사실과 양국간 문화교류 상황, 통신사의 이동경로, 당시 통신사 접대에 동원된 엄청난 규모의 선물과 답례품, 통신사가 남긴 유적, 당시 쓰시마(對馬島)번의 외교관인 아메노모리 호슈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고사리 풍물패 日제치고 국제민속축제 간다

    고사리 풍물패 日제치고 국제민속축제 간다

    “세계인의 가슴에 신명나는 우리 북소리를 새기고 오겠습니다.” ‘고사리손’ 어린이들이 머나먼 타국에서 우리 풍물놀이를 선보인다. 다음달 2일 이탈리아행 비행기를 타는 서울 청룡초등학교 풍물패 ‘굴렁쇠’ 어린이들로 모두 15명이다.‘굴렁쇠’는 시칠리아섬 아그리젠토에서 열리는 국제민속축제 ‘세계의 어린이’ 행사에 아시아 대표로 초청받았다.3일부터 엿새동안 열리는 축제에서는 주최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러시아, 키프로스, 불가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7개국의 어린이들이 민속음악 솜씨를 겨룬다. ●우리가락 사랑·실력 국제협회 IOV 인정 수많은 외국인 관객들을 생각하면 ‘굴렁쇠’ 어린이들은 한시도 북채를 놓을 수 없다. 출국 1주일 전인 지난 24일 관악구 봉천4동 학교 2층 강당에서는 북소리가 힘차게 울리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아침 9시부터 7시간 동안 ‘강행군’을 계속했다. 손호주(11)양은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 쓰리지만 이탈리아에 갈 생각을 하면 이 정도쯤은 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영(12)양도 “피곤하지만 북채만 잡으면 북소리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며 활짝 웃었다.‘굴렁쇠’가 무대에 올리는 우리가락은 모두 4곡. 모듬북, 사물놀이, 판굿, 설장구다. 서울풍물교육연구회 회원인 박행주(38) 교사가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야심작’은 판굿. 일요일인 6일 아그리젠토 시내에서 1시간 동안 벌어지는 대규모 퍼레이드에서 판굿의 흥겨운 가락과 율동을 뽐내게 된다. 심장이 고동치듯 역동적인 리듬을 토해내는 모듬북 합주도 일품이다. 경기지역의 가락인 웃다리 사물놀이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아시아 대표로서 보여줄 ‘깜짝쇼’인 설장구 독주도 마련돼 있다. 상모를 돌리며 설장구 독주자로 나설 박준서(12)군은 ‘굴렁쇠’ 활동을 계기로 예술의 길을 택한 음악 신동이다. 올해 서울국악예술학교에 입학하는 박군은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굴렁쇠’는 현지 학교, 유치원, 병원도 찾아가 공연을 펼친다. 의상도 특별히 제작했다. 분홍색 상의, 감청색 하의를 입고 마름모꼴 모자까지 쓰면 고구려인의 기백이 느껴진다. ●30년 전통 행사에 亞대표 참가 영광 박 교사가 풍물패를 만든 것은 지난 2001년. 열심히 연습한 덕에 여러 대회에서 입상했다. 국제민간문화예술교류협회(IOV)에 연주실력이 알려졌고 문형석 사무총장은 국제무대에 설 수 있도록 주선했다.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의 ‘세계민속음악 축제’에 참가하기로 돼 있다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을 땐 어린이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문 사무총장과 박 교사는 연주 장면을 비디오에 담아 아그리젠토에 보내는 등 애를 쓴 끝에 공식 초청장을 받았다. 박 교사는 이번 행사 참가에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국제민속축제는 30년의 전통을 지닌 권위있는 행사인데다 올해 아시아 대표 참가국은 일본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열성과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의 소리를 세계에 선보일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LG등 10개그룹 출자제한 풀린다

    오는 4월부터 LG, 한진,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공사,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세계,LG전선 등 10개 기업집단이 출자총액제한 대상(자산 5조원 이상·현재 17개 기업집단 해당)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대신 부채비율 기준에 의해 한시적으로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던 삼성, 롯데 등은 다시 포함된다. 그동안 재계가 요구했던 출자총액제도 자산기준은 현행대로 5조원이 유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계 부처와 재계의 의견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3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4월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기준이 3가지로 구체화됐다.▲계열사간 3단계 이상 순환출자가 없고 계열사가 5개 이하 ▲집중투표제 도입, 서면투표제 도입·시행 등 내부견제시스템을 잘 갖춘 기업지배구조 모범기업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소유지분율과 의결지분율의 차이가 25%포인트 이하이고 그 비율이 3배 이하인 경우가 해당된다. 예외인정 범위도 확대됐다.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산업 출자가 인정되고 기업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현물출자 및 영업양도, 물적 분할, 임직원 분사회사 출자 등에 대해 예외가 인정된다. 벤처기업 발행주식 총수의 30% 미만까지 인정되던 출자범위가 50%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재계의 출자총액제한 자산규모 상향 요구와 관련,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개정안 전반에 대해 재계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완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제2자유로 노선확정 제자리걸음

    제2자유로 노선확정 제자리걸음

    ‘제2자유로’는 어디로 가나. 오는 2008년 이후 50만명이 입주할 예정인 파주 운정·교하신도시와 고양 한국국제전시장(KINTEX), 일산신도시 등 경기 서북부의 급증하는 교통수요를 충당할 제2자유로 노선을 둘러싼 시비가 점입가경이다. 교통대란을 피하기 위해 주어진 노선확정 데드라인이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민들은 주택공사가 마련한 설계노선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환경단체는 아예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선 제2자유로 운정연결도로를 기존 자유로에 붙여 병행건설하자는 주민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도로개설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권 등 ‘칼자루’를 쥔 고양시가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공이 제시한 설계노선도 국토연구원·교통개발연구원 등 4개 전문 국책연구기관의 검토를 거친 것이어서 결코 만만치 않다. ●운정연결도로가 문제 노선갈등을 빚고 있는 구간은 제2자유로 본선(서울 상암동∼고양 대화IC간 18㎞,6차로)에 연결되는 ‘제2자유로 운정 연결도로’. 주공은 당초 이 연결도로를 대화IC∼대화·송포동∼운정지구를 남북으로 잇는 4.9㎞(6차로)의 자동차전용 도로로 계획했다. 주공은 운정지구와 서울을 일산신도시를 피해 최단거리로 직접 연결, 기존 자유로를 보완하는 또 하나의 광역교통축을 세운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지난해 8월6일에 열린 노선확정을 위한 공청회는 주민들이 주공 안을 거부, 단상을 점거하는 등 반발해 무산됐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인)를 결성, 현장을 답사하고 나름대로 교통 및 환경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주공 노선이 현재 자연부락 200여가구가 거주하는 법곶마을은 물론 아파트 4200여가구가 입주한 대화마을과 800여가구가 이미 입주했고 내년 연말까지 5500여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가좌지구를 인접해 지나가고, 특히 대화마을 LG·한라아파트에선 불과 200m 이내로 근접해 소음·분진·매연 등 직접적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좌와 법곶마을을 대화지구와 분리시켜 한국국제전시장과 연계해 이뤄질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절대농지의 방대한 훼손 등 환경피해를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고양시는 주민안을 지지 주민들은 대신 제2자유로 대화IC부터 자유로를 확장, 계획중인 김포∼관산간 도로에 연결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존 자유로 여유 노반을 활용하면 10차선 도로 개설이 가능해 예산이 절감되고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토지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시의회는 지난해 10월22일 주민 제시안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고양시도 이 노선을 주공에 조만간 공식요구키로 입장을 정하고 마지막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밟고 있다. 고양시는 이 노선을 개설하는 한편 당초 주공 노선을 일부 변경해 대화·법곶마을에서 1㎞ 이상 떨어져 운정지구에 이르는 4차선 시가화도로의 개설도 함께 주공에 요구할 방침이다. 기존 자유로와 병행하는 제2자유로만으로는 일산신도시 등 시가지를 다양하게 잇는 연결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파주 주민들을 위해 땅만 내주고 실익은 없는 결과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주공 및 환경단체의 반박논리 주공은 현재 고양시나 주민이 주장하는 노선은 광역교통 체계로 계획된 제2자유로의 기능과 효율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한다는 주장이다. 또 기존 자유로에 붙일 경우 연장이 5㎞ 늘어나고, 대화·송포배수펌프장, 이산포하수처리장 등 이설이 불가능한 기존 자유로변 시설 때문에 2.5㎞를 고가로 시설해야 하며 이 경우 기술적 난점과 함께 막대한 공사비를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설계노선에 소음·매연 등의 피해가 있다면 주거지역엔 방음벽 등 피해최소화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주민안이나 고양시가 추가로 요구한 시가화 도로 대신 자신들의 당초안이나 그에 근접한 대안만을 상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주공 파주신도시사업단 정일화 차장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해서 도로의 기본적 성격이나 기능이 무시되고 왜곡되면 안될 것”이라며 2년여 동안 진행한 사업만 지연되고 결국 지하화를 관철하지 못한 경의선 일산구간 전철이나, 원래 노선으로 돌아간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제2자유로와 운정 연결도로의 전체 사업비는 1조 5000억원. 그중 제2자유로 본선의 사업비는 1조 2000억원으로 알려져 연결도로 사업비의 대략적 규모는 300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주민안이 채택돼 고가도로를 건설할 경우 한강에 놓이는 전장 2㎞ 규모 교량공사가 2000억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추가 공사비는 2500억원대로 당초의 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2자유로 연결도로의 수혜자인 파주시는 주공안이든 주민안이든 조속한 결정을 희망한다. 단 자동차전용 고속화도로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0월7일 제2자유로 건설을 백지화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는 제2자유로가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하는 교통정책에 배치되고, 자유로변 한강하구의 철새도래지 등 자연생태와 환경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서울쪽의 도로가 과포화 상태여서 교통체증을 크게 해소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경전철 같은 대안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노선조정위서 확정을” 주공은 경기도와 고양·파주시, 경기도의회, 환경·도로교통 관련 전문가와 주택공사 등 관계자로 구성된 ‘노선조정위원회’에서 노선을 조속히 확정해 주민 공청회를 다시 열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경기도 제2청도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조정위원회의 결정에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고양시와 주민들은 주공이 주민과 고양시의 대안 노선을 수용하고, 이를 노선조정위를 거쳐 주민 공청회에 내놓으라는 입장이다.‘갈길이 바쁜’ 와중에서 노선조정위원회의 위상과 관련한 기싸움도 막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 제2자유로는? ‘자유로’는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북단∼파주시 문산읍 자유의 다리(임진각)를 잇는 길이 46.6㎞,8차로의 자동차전용 고속화 도로다. 일산신도시 조성과 맞물려 행주대교∼통일전망대간 1단계 29㎞가 지난 92년 8월 완공됐고,2단계 통일전망대∼임진각 구간 17.5㎞는 94년 9월 완공됐다. 일산신도시 등 고양·파주와 서울을 연결하는 경기서북부 주간선도로로 자리잡았으나 급증하는 교통량을 따라잡지 못했고, 파주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제2자유로’의 건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남북한 교류확대와 교통량 증가 추이에 따라 추가 확장이 가능하도록 노반은 10차선으로 축조됐다. 제2자유로는 지난해 제2차 수도권광역교통 5개년계획 간선도로망에 포함됐고 오는 2008년까지 준공될 예정이다.1공구인 강매IC∼대화IC간 12.5㎞ 구간은 파주 운정지구사업시행자인 주공이 50%, 교하지구사업자인 토지공사가 27%, 한국국제전시장이 23%의 사업비를 분담해 건설한다.2공구인 강매IC∼상암동, 운정지구 연결도로는 주공이 모두 부담한다. 완공후엔 고양·파주 시경계를 기준으로 각각 시도(市道)가 돼 유지·관리비는 두 자치단체서 부담한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톱 셀러]강렬한 녹차의 ‘유혹’

    [톱 셀러]강렬한 녹차의 ‘유혹’

    ‘녹차의 유혹, 내 안에 녹차있다?’ 녹차의 인기는 어디까지인가. 녹차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녹차를 이용한 제품들이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길거리에는 녹차 전문매장과 함께 녹차 호떡·녹차 슈크림빵을 파는 가판이 등장했고, 녹차 소금·녹차 우유·녹차 라면 등 녹차 성분이 함유된 신제품들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녹차 과메기·녹차 생선·녹차 팩 등 녹차를 이용한 각종 아이디어 제품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고등어등 녹차생선류 큰 인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의 ‘식품·농축수산물’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는 180여건의 녹차 식품 가운데 ‘녹차생선’류는 요즘 가장 큰 인기다.‘녹차 간고등어(15∼18팩 들이 3㎏ 1만 6900원)’는 녹차를 끓여 우려낸 물에 천일염과 고등어를 넣어 저염숙성시켜 비린내가 없고 맛이 부드럽다고 알려져 인기.‘녹차 과메기(20마리세트 1만 2500원)’는 과메기에 녹차 가루를 넣고 숙성시켜 비린내를 줄인 제품으로, 심한 비린내 때문에 과메기를 밥상에 올리기 꺼려했던 주부들이 많이 구입하고 있다. ‘녹차가루’는 먹는 용도뿐 아니라, 반신욕 입욕제나 얼굴에 바르는 녹차팩으로도 사용이 가능해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유기농 녹차로 만들었거나 건강식품을 가미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꿈에본차(50g 9900원)’는 전남 보성에서 재배한 유기농 녹찻잎으로 만들었고, 녹차가루에 검은콩, 검은깨 등 몸에 좋은 다섯 가지 곡식을 갈아넣어 만든 ‘검은콩 녹차가루(200g 8900원)’도 아침 식사대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녹차 호떡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녹차호떡믹스(3㎏ 1만원)’와, 녹차를 넣은 ‘녹차 롤케이크(1만 2100원)·녹차 건빵(3㎏ 6500원)·녹차수제비(5000원)’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상품들. 녹차성분을 농축시킨 엑기스를 넣어 만든 깔창으로 발냄새 제거 효과를 노린 ‘녹차 구두(5만 5800원)’, 애견의 구취제거과 충치예방, 비만방지에도 좋은 ‘녹차 소시지 스틱(6500원)’, 녹차의 카데킨 성분이 냉장고 내부의 곰팡이균과 악취를 제거하도록 만든 냉장고는 G마켓에서 인기품목으로 꼽혔다. ●다양한 건강·미용식품도 나와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항균성을 강화한 녹차 가공 팬티(5800∼8500원선)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던 녹차 내복은 이미 판매가 종료된 상태. 이마트 자체브랜드로 나온 녹차 수제 비누(개당 2500원)도 인기 녹차 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식품업계의 녹차식품 개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태평양은 녹차 심포지엄·녹차 사진전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제주도에 녹차 박물관을, 서울 명동과 강남에는 녹차 아이스크림·빙수·케이크를 파는 녹차 전문매장을 열어 ‘녹차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원F&B는 보성녹차를 이용한 ‘동원보성녹차’ 브랜드로 녹차음료 분야에서 자리 굳히기에 나섰고, 롯데칠성(지리산 生녹차)·해태음료(온장고용 티녹차)·동아오츠카(그린 타임)·현대약품(다슬림)도 발빠르게 녹차음료를 내놓고 있다. 웅진식품도 올해 차음료 브랜드인 ‘다실로’를 내놓고 현미녹차음료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제과(첫눈에…)·크라운제과(쿠크다스 그린, 그린하임)는 녹차를 넣은 과자를 선보였고,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면발에 녹차와 클로렐라를 함유한 ‘녹차클로렐라면’을 내놓아 ‘녹차전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름에 ‘녹차’가 붙었다고 해서 무조건 믿고 샀다가는 ‘속빈강정’을 사게 될 위험이 있다. 이미 검증된 녹차의 기능이 아닌 다른 효능을 부풀려 포장했거나, 녹차 함량은 얼마 되지 않으면서 일반 제품에 비해 값만 비싼 상품을 가려내 구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버릴게 없네!-녹차 100% 활용하기 녹차는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녹차 잎과 녹차 가루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생활 속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녹차는 비타민C와 비타민E를 레몬보다 5∼8배나 많이 함유하고 있어 기미와 주근깨에 효과적이다. 취짐 전 우려 마신 티백을 얼굴에 가볍게 두드리고 5∼10분 정도 지난 뒤 찬물에 씻는다. 아침에 일어나 차갑게 보관해 둔 녹차를 얼굴에 얹으면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무좀이 있는 사람은 발을 깨끗이 씻은 뒤 녹차 티백을 우려낸 미지근한 물에 식초를 약간 넣고 발을 담가 둔다. 티백을 건져내지 말고 발가락 사이를 문지르면 발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무좀이 심할 경우 찻잎을 짓이겨 발가락 사이에 넣고 붕대로 감아 자고 일어나면 차의 성분이 충분히 피부에 스며들어 가려움증이 없어진다. 차 찌꺼기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무기질 등 식물에 필요한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마시고 난 티백을 그대로 화분 위에 얹어두면 천천히 분해되면서 화초나 나무의 좋은 비료원이 될 수 있다. 녹차는 훌륭한 냉장고 탈취제가 될 수 있다. 음식 냄새로 찌든 냉장고 안의 냄새를 제거하고 싶다면, 물에 소독제를 풀어 냉장고 안을 닦아낸 뒤, 행주를 우려 마신 녹차 티백이나 잎을 뜨거운 물에 적셔 꼼꼼하게 닦아낸다. 또한 우려 마신 티백을 잘 말려 신발 안에 넣어두거나, 현관이나 화장실에 놓아두면 악취 대신 은은한 녹차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식기 건조대나 철제 수저, 철제 식기 등 녹이 슬기 쉬운 주방용 기구에 가루 녹차 1큰술 정도를 뿌려 끓이면 화학반응으로 인해 표면에 막이 생겨 녹 발생을 막아준다. 잠이 잘 안오는 사람들은 우려 마신 녹차잎을 잘 말려서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면 좋고, 녹차 주머니를 만들어 장롱에 넣어두면 방충 효과도 볼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캘리포니아롤&크림소스 양파무침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캘리포니아롤&크림소스 양파무침

    저는 대덕연구단지에서 전자 통신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5년이상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혼자 해 먹는 데는 이력이 붙었지만 특별한 요리는 할 줄 몰라요. 그동안 많이 의지하던 친구가 포스트 닥터과정을 밟는 남편과 같이 영국으로 갑니다. 친하게 지냈는데…. 그래서 영국에서도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물하고 싶어요. 그 친구는 임신 3개월이니 아기를 위해서라도 잘 먹어야 되잖아요. 영국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친구의 의미를 곱씹는 친구가. 친구를 떠나보내는 이지현(31)씨의 ‘석별의 요리’를 위해 요리구조대 우영희씨가 대전을 찾았다.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의 지현씨를 만나자 이씨는 위로부터 시작했다.“마음이 오가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잖아요. 그런 친구는 삶을 사는 데 보험만큼 든든한 역할을 하지요.” 시무룩하던 지현씨, 금방 얼굴이 환해졌다.“전 우영희 선생님의 팬이거든요, 그런데 ‘외국에 나가실 분들 한식 요리 배워두면 좋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갑자기 떠올라 사연을 보냈습니다.” 친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면서 영국에서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론 어떤 것이 좋을까. 외국 식재료로도 금방 만들 수 있고. “캘리포니아 롤을 추천해요. 맛과 영양, 모양도 예쁘거든요. 영국에서 식사초대할 일이 있을 때도 활용할 수 있죠. 영국인들은 연어를 특히 좋아하니까요.”우씨의 설명이다. “롤에 들어가는 초밥물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나요.”예쁘고 맛있는 캘리포니아 롤만 먹었던 지현씨는 겁부터 먹은 듯한 질문이다. “아니에요, 초밥물의 재료는 어느 집에나 있는 식초·소금·설탕이 전부예요.”우씨는 재료의 단순함을 강조했다. “그래도 뭔가 비법이 있을 듯한데요.”친구에게 자세히 가르쳐 줄 요량으로 강의받듯 정리하던 지현씨의 의구심이다. “주의할 점이 있긴 있지요. 잘 보세요. 재료를 냄비에 넣어 녹이는데요, 알루미늄 냄비와 끓이면 안 돼요.” “알루미늄은 식초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맛을 변하게 하고, 끓이면 신 맛이 날아가거든요. 그래서 초밥물 재료는 살짝 덮여야 해요. 밥은 뜨거울 때 초밥물과 비벼야 제맛이 나요. 먹을 만큼의 밥을 그릇에 덜어 담고 초밥을 뿌리는데, 누르듯이 하지 말고 밥을 자르듯이 비벼줘야 돼요.” “부채 있어요?”우씨가 갑자기 부채를 찾는다. “부∼채?, 집이 너무 더워요?”지현씨의 눈이 다시 한번 둥그레졌다. “초밥물로 비빌 때 옆에서 부채질을 하면 밥에서 훨씬 빨리 끈기가 생기거든요, 처음에는 물에 만 밥 같겠지만, 계속 비비면 점차 끈기가 생겨요, 이때까지 비벼둬야 해요.” 이들은 아보카드를 반으로 나눠 길게 썰고 단무지와 오이도 가늘게 채썰었다. 훈제 연어가 약간 흐느적거렸다. 지현씨가 너무 일찍 냉동실에서 꺼내 놓아둔 탓이다.“냉동 훈제는 약간 얼은 상태가 말기에 좋아요.”우씨는 발을 동동 구르던 지현씨를 달랬다. 캘리포니아 롤만 먹어도 좋지만 그래도 뭔가 허전한 듯 조금 심심하다.“이럴 때 미소 된장국을 곁들여도 되지만 새콤달콤한 맛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 우씨의 설명이다.“크림 소스에 양파를 무치는 것이 좋아요.”크림 소스 재료는 설탕을 넣는데 설탕 대신 꿀이나 연유도 좋단다. 양파는 결대로 채 써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롤과 크림소스 양파무침을 차린 우씨,“음식은 바로 사랑이잖아요. 음식을 통해 우정을 다지고, 추억이 남는 좋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어요.” ●캘리포니아 롤 재료따뜻한 밥 4공기(뜨거울 때 초밥물에 버무린다), 청오이 ½개(곱게 채썬다), 노란 단무지 50g(오이와 같은 크기로 채썬다), 아보카도 ½개(채썰거나 으깨어 둔다), 김 4∼5장(김밥용 구운김), 훈제 연어 200g(슬라이스해 둔다),초밥물(식초·설탕 5큰술씩을 소금 ½큰술과 섞어 약한 불에 녹인다.) ①구운 김 위에 초밥물에 버무린 밥을 전면으로 펼친다. ②(1)을 뒤집어서 김 위에 오이채를 얹고 돌돌 만다(이때 랩이나 젖은 위생행주 등을 깔아 사용하면 밥알이 달라붙지 않는다). ③같은 방법으로 단무지, 아보카도도 만든다. ④(2)나 (3)의 김밥 바깥에 연어로 감싸듯 돌려 준 후 보기 좋게 썬다. ⑤크림소스에 버무린 양파를 곁들여낸다. ●크림소스 양파무침 ①양파 1개를 곱게 채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 맛을 빼낸 후, 물기 제거하여 마요네즈 5큰술, 설탕 2큰술, 식초 2큰술, 레몬즙 1큰술, 생크림 2큰술에 버무린다. ●아보카도 이렇게 고르세요 껍질 색깔이 녹색에서 약간 검게 변할 때, 손으로 쥐어 봐서 조금 탄력성이 느껴지면 먹기가 좋다. 좀 딱딱하다 싶으면 상온에 두었다가 익으면 냉장 보관한다. 아보카도는 과일 중 가장 영양가가 높은 과일로, 지방·탄수화물·단백질·비타민 등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임산부에게도 좋다. 푸드채널 ‘우영희의 아름부엌’에서 복습하세요.1월17일 오전 10시20분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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