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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정책 걸림돌 없애자] 조직-소통 부재 수직형 컨트롤타워

    [안전정책 걸림돌 없애자] 조직-소통 부재 수직형 컨트롤타워

    정부가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며 체계적인 국가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나 아직 조직이나 예산, 매뉴얼, 안전문화 등 측면에서 정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국가안전처 조직이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위상과 권한에서 그에 걸맞은 무게가 실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안전처가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 산하에 속하더라도 법제처, 국가보훈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이 독립적 기능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수장은 장관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세월호 참사의 수습 과정에서 보듯, 재난 현장에서는 해양수산부와 국방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해양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범부처 차원의 일사불란한 협력 체계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재난관리 전문가는 “정부 부처 간 이해가 엇갈릴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경제 부총리와 필적할 만한 사회안전 분야의 부총리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국가안전처와 같은 재난총괄조직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처럼 스스로 현장을 지휘하고 상황에 대응해선 혼선을 빚기 마련이라 수직형이 아닌 수평형 협업 구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즉 해경이 인명 구조에 몰두하는 사이에 소방방재청은 구조자를 구호하고, 환경부는 사고 지점 외곽에 유류방어망을 펼치는 작업 등이 동시에, 매뉴얼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난 현장에서 ‘골든타임’(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초기 시간)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곳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다. 따라서 평소 지자체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지자체와 긴밀한 협업 체제를 갖춰야 한다. 비록 국가안전처에 재난 특별교부세의 부여 권한이 주어지긴 했으나, 안전행정부가 인사조직과 특별교부세 권한을 모두 지닌 것에 비하면 절름발이 구조에 그친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군과 경찰, 소방, 민간 자원봉사 단체 등과 재난 대응 체계를 만들고 싶어도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며 “국가안전처에 지자체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 조직을 별도로 만들어 재난관리 매뉴얼 작성, 대응 훈련 및 네트워크 구축 방법 등을 알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가안전처가) 광역·기초자치단체와 밀접하게 연계하고 시민사회 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거버넌스 체계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재난 현장의 긴급 구조 및 지휘 권한은 지자체와 각 지역 소방본부, 관할 경찰 등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국가안전처의 구성원들 사이에 일률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돼야 하는 점도 과제다. 국가안전처는 안행부 안전본부, 해경, 방재청 등의 공무원은 물론 외부의 민간 전문가까지 영입될 예정이어서 상당히 복잡한 조직문화 문제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전문가 의견] “정부 -지자체 재난안전 협업 시스템 구축해야” “재난 안전관리 성패는 재난 현장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가 재난 대응 체계를 연구해 온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부 교수는 20일 “재난 안전관리 체계의 핵심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 재난 관리 조직들을 연계해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라며 “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기능을 흡수하게 될 국가안전처는 재난 발생 때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 세월호 참사처럼 현장 상황을 모르는 비(非)전문가들이 재난과 관련한 사항을 총괄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면서 “지자체를 비롯해 각 지역 소방본부 등 현장 대응 기관이 재난 현장에 있어 긴급 구조 지휘와 관계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및 관행을 바꾸고 국가안전처는 현장 대응 기관을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경우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 소방서가 전적으로 현장을 지휘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소방서를 전폭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국 재난 현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관 간 ‘정보 공유’가 필수다. 양 교수는 “범부처 차원의 통합 재난 대응 체계라는 것은 각 중앙부처의 재난 대응 기능 및 역할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지 특정 중앙부처 한 곳에 모든 재난 관련 업무를 집중시키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해상조난 훈련 지난 6년 동안 한번도 안했다

    세월호 참사 구조작업에서 혼선을 빚은 안전행정부와 해양경찰청이 지난 6년간 해상재난대책 훈련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해상재난대책 훈련이 중단되면서 세월호 참사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방재청과 안전행정부가 주관해 실시하는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인 해상 조난사고 훈련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단됐다.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가 존재했던 2005년에서 2007년까지는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해상재난대책 훈련을 실시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 해수부가 폐지되고 국토해양부로 일원화되면서 해양오염방지 훈련이 주를 이뤘다는 것이 유 의원 측 설명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해수부가 다시 설치됐으나 지난해에도 대규모 해양오염사고 대응 훈련만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여객선 침몰 등 조난사고에 대해선 지난 6년 동안 중앙부처 단위의 안전한국훈련이 실시되지 않은 결과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안행부의 직원 재난관리교육 실적도 극히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3 재난관리 분야 교육운영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 6년간 안행부의 교육인원은 총 500명에 그쳤다. 재난관리 분야 교육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를 둔 지침 등에 따라 중앙부처 공무원 등의 재난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실시하는 교육이다. 안행부의 재난관리 교육실적(연인원)은 2008년 66명, 2009년 16명, 2010년 14명, 2011년 20명, 2012년 66명 등으로 극히 저조했고 지난해에는 318명이었다. 재난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회적 경제’ 조직 사업 중복·혼선 막으려면? 지원체계 통합하되 자생력 확보 대책도 시급

    ‘사회적 경제’ 조직 사업 중복·혼선 막으려면? 지원체계 통합하되 자생력 확보 대책도 시급

    정치권에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여러 ‘사회적 경제’ 조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그동안 논의됐던 사회적 경제 지원 체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통합적인 정책 추진 체계와 더불어 사회적 경제가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역시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유승민 의원 대표 발의 형식으로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기본법)을 마련했다. 기본법은 현재 고용노동부(사회적 기업),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 공동체 회사), 안전행정부(마을기업), 기획재정부(협동조합), 보건복지부(자활기업)에서 각각 추진 중인 사회적 경제 지원 정책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부처 간 칸막이’가 사회적 경제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사회적 경제 발전기금 조성, 사회적 경제 조직 간 연계 활동 강화, 국세·지방세 감면 혜택 지원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동안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이 여러 중앙 부처에 흩어져 있어 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추진된다는 문제점이 거듭 제기돼 왔다. 11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작성한 ‘사회적 경제 공동체 지원 체계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각 사회적 경제 조직 숫자는 증가하는 분위기다. 농어촌 공동체 회사는 2010년 219개에서 지난해 725개로 많아졌다. 마을기업의 경우 2011년 550개에서 지난해 1162개로 늘었고 같은 기간 고용 인원은 3100여명에서 8000여명, 매출액은 197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각 사업이 이름만 다를 뿐 ‘일자리·소득 창출’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고 지원 대상 및 내용도 비슷해 사업 중복에 따른 자원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수요와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부처 간 실적 경쟁 역시 우려돼 왔다. 송경용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사회적 경제 조직별로 소관 부처가 다르다 보니 시·군·구 현장에서 사회적 경제 지원 정책을 집행하는 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같은 정책 목표를 추구하지만 사업이 여러개인 만큼 구체적인 지원 방법도 각기 달라 각 시·군·구에서는 사업 수에 비례해 행정서비스를 일일이 따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의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 기획, 집행, 총괄 기능을 강화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개별 부처 사업들을 조율하고 관련 정보를 취합해 주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협의체 및 전담 부서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당이 내놓은 기본법은 전자에 가까운 형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문가 의견 네트워크 구축·교육 인프라 중요 정원오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장은 “부처 협업에 힘입어 각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서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사회적 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확대될 수 있다”면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아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은 홀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가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의 이수연 연구원은 “마을기업 교육 내용과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자활기업 교육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각 조직에서 지자체에 사회적 경제 교육 수강을 신청하면 유명 강사 한명이 와서 강의하는 수준에 그친다”면서 “각 조직을 아우르는 통합 교육과정을 만들고 단계별 교육을 실시해 사회적 경제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앙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해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경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연구원은 “새누리당 기본법에서는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현행 16개 법안에 명시된 조직만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법령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긴급전화 시스템 119로 단일화해야

    긴급전화 시스템 119로 단일화해야

    지난달 16일 오전 8시 52분 세월호에 타고 있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이 소방방재청에서 운영하는 119로 전화를 걸어 최초의 구조 요청을 한 뒤 30분 동안 119에 접수된 신고는 23건이었다. 반면 경찰청의 112에는 4건이 접수됐고 해양경찰청이 운영하는 해난사고 신고전화 122에는 구조 요청 신고가 한 건도 없었다. 122 번호를 아는 사람들이 나중에 6건을 접수했을 뿐이다. 또 119에 신고한 학생들도 119로부터 “122로 전화를 돌리겠다”는 말을 듣거나, 119에 이미 신고한 내용을 122에 다시 신고하는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공공기관 긴급신고 전화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부문별로 9개나 되는 현행 응급신고 전화는 서로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중복도 심해 국민에게 혼선만 초래하기 때문이다. 번호 자체도 제각각이어서 막대한 행정비용을 초래한다. 간첩신고만 해도 111(국가정보원), 113(경찰청), 1337(군)로 제각각 운영된다. 경찰청 안에서도 범죄신고(112)와 간첩신고(113), 학교폭력(117) 번호가 따로 있다. 게다가 각 기관에서 만든 129(아동학대), 182(미아신고), 1331(인권침해), 1332(금융피해 신고), 1366(가정폭력), 1398(부정부패) 등 30여개에 이르는 각종 신고·상담전화까지 더하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신고번호 체계가 중구난방이다 보니 개별 응급신고 전화는 운영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해경의 122 신고전화는 2007년 개통해 최근 5년간 약 43억원의 예산을 썼지만 신고접수 건수 5만 3190건 가운데 정작 긴급 해양사고와 관련한 신고는 4481건에 불과했다. 응급신고 전화를 단일화하고 관리주체도 일원화하는 것은 국민안전과 직결된다. 미국은 범죄, 테러, 화재, 해양사고, 사고, 폭력 등 모든 긴급상황 신고를 911로 받는다. 숙달된 담당자가 신고자로부터 처한 상황과 위치 등을 파악해 지역 소방서, 병원, 경찰 등에 즉시 전달한다. 유럽연합은 회원국 어디서나 112 번호로 긴급신고를 할 수 있도록 일원화했다. 구난(救難)신고 전화를 일원화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방재청의 119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고 많은 인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에 처한 민원인이 급히 119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하면, 매뉴얼에 따라 그 상황에 맞는 경찰, 의료진 등 대응 요원들을 119가 출동시키는 시스템이 가능하다. 또 민원인은 형사범이든, 불량식품사범이든 범죄라고 여겨지는 신고는 112로만 전화하면 된다. 아울러 현재 통신기지국 반경 이내로 한정돼 있는 신고자 위치추적 등 시스템을 정비하고 충분한 예산만 확보한다면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전문가 의견] “112·119 등 익숙한 번호로 통합 필요” “국민은 보통 정부를 하나로 인식하지 중앙부처 공무원들처럼 해당 기관별로 따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화번호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신고 체계를 통합하고 일원화해야 합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재난안전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신고 유형별로 각기 다른 번호가 산재한 현 상황에 대해 “재난 및 사고 분야 전반에 걸쳐 부처 이기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결과”라면서 “각 부처가 자신들만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내세워 각자 다른 번호를 마련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경험한 것처럼 급할 때 찾았던 전화번호는 122(해양 긴급 신고)가 아니라 119일 정도로 실효성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연구위원은 “공공기관별로 쪼개져 있는 신고 시스템을 통합해 국민이 긴급 상황에서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소방방재청, 검찰청 등 각 신고 번호 관할 기관의 인원을 한 곳에 모아놓고, 민원인들이 112, 119 등 대표 번호에 신고하면 출동 등 처리는 각 기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국가안전처 신설에 부쳐/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국가안전처 신설에 부쳐/이갑수 INR 대표

    세월호 참사로 국가 재난안전시스템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21일자의 ‘국가재난 컨트롤타워 부재의 원인과 대안’을 비롯해 서울신문 기사에서는 정부가 1초가 급한 초동단계에서 부처 간의 정보 공유, 역할 분담, 일사불란한 대응을 위한 군·관·민의 지원과 협조 체계와는 거리가 먼 난맥상을 보여준 것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소관 부처의 이름도 바꾸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까지 개정하면서 안전관리를 강조했던 정부는 사회재난관리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자연재난관리는 소방방재청장이 관장하는 이원화 체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을 통합하는 세계적 추세와는 엇나가는 개선 방향이었다. 안행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두고 재난관리를 총괄토록 하면서 안행부 장관 주도의 중대본과 사고주무부처 위주의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이원체계로 운영토록 한 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가 터지자 혼선을 거듭한 정부는 사고 발생 2일 후에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라는 법에도 없는 조직을 총리가 맡는 것으로 하더니 나중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변경했다. 재난관리에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안행부도, 현장을 주도해야 할 해수부도 별다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구조와 수습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해경조차도 평소 선박 침몰 상황에서의 구조 훈련조차 실시하지 않았다는 뉴스는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인명 구조’라는 절대절명의 대의를 갖고 지휘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의문점만 남겼다. 결국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은 한계를 드러냈고, 급기야 대통령은 국가안전처를 신설해 안전관리에 관한 최고의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만 나면 새로운 기구를 만든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안전처 신설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안전예산이나 늘리는 졸속 처리는 하지 않길 바란다. 공무원 중심 조직이 아닌 재난대처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유연한 사고를 지닌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부 내외부에서 관련 인력을 배치하는 안도 검토해 봄직하다. 안전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것을 한직으로 여기고 거쳐 가는 길목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험 있는 전문가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위기 상황하에서 직급과 수직 구조에 의한 대응이 아닌 현장 중심의 전문적 기능에 의해 위기가 통제되는 시스템으로 개념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안전처 신설 초기만이라도 외국의 전문가를 초빙해 자문받는 방법도 적극 고려했으면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도 그것을 운영하는 관료조직 체계와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똑같은 혼란이 반복될 것이다. 위기 발생 후 중차대한 시점에 보고서 작성과 상급기관 보고로 시간을 허비하고, 지시를 기다리며 선행 조치를 취하지 않는 관료 조직 문화나 나중에 개인이나 조직의 공적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만 염두에 둔 행위가 지속되는 한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서울신문은 때마침 지하철을 비롯해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앞으로도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한 조직과 예산 운용, 전문가의 구성과 배치 여부, 훈련 등을 수시로 검증하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더욱더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 [허우적 대책본부 뭉그적 행정부처] 탑승인원 모르고 매뉴얼은 휴지조각… 선급 감사 오류 찾고도 경징계로 끝

    [허우적 대책본부 뭉그적 행정부처] 탑승인원 모르고 매뉴얼은 휴지조각… 선급 감사 오류 찾고도 경징계로 끝

    대형 사고가 났지만 주무부처는 우왕좌왕했다. 사고 수습은커녕 그동안 선박 감독, 검사 업무는 낙하산 인사가 수장으로 간 기관에 맡겨버렸던 잘못이 속속들이 드러나 개혁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밝혀진 해양수산부의 현주소다. 해수부를 포함한 정부가 사고 초기 대응에 혼선을 빚었던 것은 재난대응매뉴얼을 스스로 어기면서 혼선이 빚어졌고 그 매뉴얼조차 엉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사고가 났던 지난 16일 오전 9시 40분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해수부에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세워졌다. 9시 45분에는 정부서울청사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꾸려졌다. 해양사고의 주무부처는 해수부로 돼 있다. 재난의 정도가 더 심각하면 안전행정부는 중대본을 꾸린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역할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겹치다 보니 혼선이 생겨 탑승자 파악이나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 외에도 해경과 다른 부처에서 각각 대책본부가 만들어지면서 혼선이 계속됐다. 결국 지난 18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전남 진도군청에 꾸려졌다. 해수부는 해양사고 예방이라는 주요 업무도 평소 망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가 직접 챙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선박 안전 관리는 해운사들의 이익 단체인 한국해운조합에, 선박 검사는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선급에, 어선과 소형 선박 검사는 산하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에 각각 맡겨버렸다. 이들 기관의 수장은 모두 전직 해수부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뿐만 아니라 해수부 산하 14개 공공기관 가운데 11개 기관장도 해수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해수부가 국토해양부 시절이었던 2011년 한국선급에 대해 감사해 해양사고 관련 3건을 포함해 9건의 잘못을 찾아냈다. 그러나 처벌은 시정, 주의, 경고 등 경징계에 그쳤다. 이처럼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 대해 해수부 특유의 조직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허우적 대책본부 뭉그적 행정부처] 3200개 안전 지침 있으나 마나… 부처 혼선 보고도 교통정리 못해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재난에 대한 예측성과 선제적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전’을 주요 국정기조로 삼은 정부답게 안전 매뉴얼을 집중 개발해 3200여개까지 마련했지만 사회 곳곳에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는 노력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예상 가능한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 의해 운용되던 재난 분야별 위기관리매뉴얼을 법률로 규정했으나 사회가 고도화하는 과정에서의 현대적인 재난 관리 개념을 시스템화하지는 못했다.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 관리 시스템에 최대한 민간 영역을 끌어들여 구조 주체별로 지원과 협력, 조정, 연계하는 추세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정부와 민간 사이의 체계적 협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이후 재난 대비 책임을 주정부에서 연방정부로 넘긴 것을 거울로 삼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군사적 안보를 제외한 재난 대비 기능이 모두 해당 부처로 내려간 뒤 이 기능은 청와대로 옮겨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융·복합 재난, 신종 재난 등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법 조항을 정비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효율적인 조정 및 지휘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법적으로 해양 사고에 대한 1차적 책임이 해양수산부에 있다 하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지휘와 조정의 여지가 많았던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특히 ‘사고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 현장에 다녀간 뒤에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지난해 8월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해 출범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가동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큰 틀에 있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주요 국정과제에서 이번 사고의 주관부처가 안전행정부일지, 국토교통부일지, 해양수산부일지 모호했던 것도 선제적 준비의 부족에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세월호 사건이 드러낸 우리들의 치부/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세월호 사건이 드러낸 우리들의 치부/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월호 침몰 사건은 감춰져 있던 우리 사회의 수준과 치부를 드러내 보였다. 사고가 터지자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우왕좌왕 속에 희생자를 키운 무능한 당국. 325명의 학생들을 안전교육 없이 배에 태운 무지한 학교와 교육당국. 사고 뒤 대피 안내조차 없이 승객들을 선실에 묶어두고 자기들만 탈출해 대규모 희생을 발생시킨 선장과 승무원. 승무원들에게 기본적인 근무 수칙과 위기대응 교육도 하지 않은 채 돈벌이에만 눈먼 해운사. 낡은 여객선과 부실한 해운사에 대한 관리감독은커녕 승객 안전에도 눈감은 채 해운관련 협회·단체에 퇴직관료 자리 마련에만 열중해 온 해운당국. 시행규칙까지 바꿔 낡은 배들이 더 오래 운항하고, 안전성에 부담을 준 시설 증축까지 합법화한 관료들. 무능과 태만, 무책임과 시스템 부재, 검은 먹이사슬 등이 한꺼번에 까발려졌다. 꽃다운 어린 생명들과 함께 국민적 신뢰와 한국의 대외이미지도 바닷물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사태가 돌이킬 수 없게 된 뒤에야 일하는 척 부산을 떨며 대통령 눈치만 본 정책결정자들과 혼선을 거듭한 당국의 무능력에 세계가 놀랐다. 최소한의 직업윤리도, 위기관리 시스템도 부재한 현실에, 정부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 채 허탈하고 막막하다. 국가의 으뜸가는 존재 이유는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다. 이번 사건은 선장 등 일부 개인의 일탈과 잘못으로 치부하고 그들에 대한 엄벌로만 마무리해선 안 된다. 정부의 재난대응 시스템과 행정의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환골탈태가 이뤄져야 한다. 책임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공언해 왔다. 담당부처 이름도 안전행정부라고 바꿨다. 결과는 참담하다. 안행부 당국자들은 올해 초 “지난해 10명 이상 사망한 국내 사고는 하나도 없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몇 주 전 안행부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한 대학교수는 “자랑일색이었으며 진단이나 반성은 전무했다”고 전했다. 공무원 인사권을 쥐고 입으로만 지시해 온 안행부는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겁에 질린 채 마비 상태다. 펼쳐지지 않은 구명뗏목들, 의례적인 선박 안전검사, 과적의 일상화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가적 재난에 대처할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 경각에 처한 생명들을 구할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스템도 전무했다. 정부는 작동하지 않은 국가재난시스템을 뜯어고치고, 기본을 무시한 ‘비정상의 일상화’를 극복할 구체적인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각급 학교에서 재난 대비 교육이 소방안전교육 말고는 전무하다는 사실은 뭘 말해주는가. 먼저 대통령부터 국가재난 대비 행정이 3류 국가이며 후진국 수준이란 현실을 반성하고 책임질 때 새로운 출발이 이뤄질 수 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브리핑 행정’, ‘전시행정’에만 열중하는 관료들 가지고는 달라질 게 없다. 각 부처의 국장급 인사까지 개입하던 청와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시스템 부재와 구조적 결함, 박근혜 정부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과 재검토가 시급하다. 권한은 책임과 함께 가야 한다. jun88@seoul.co.kr
  • “재난사고 예방·수습 전문가 전담기구 설치를”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국가의 위기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재난대응기관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안전행정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자연재해 등 각종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시·도에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돼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대선 때부터 국정 주요 가치로 ‘안전’을 강조하며 통합 재난 대응 시스템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예방 중심의 선제적 재난 관리 및 재난 대응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재난 안전 통신망 구축 등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중대본이 컨트롤 타워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내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심각 상태’의 재난 사고에는 안행부가 중대본을 가동해 통합 지원 역할을 담당하게 돼 있지만 지휘 체계의 혼선으로 대처 능력이 떨어져 총체적인 문제점만 노출한 것이다. 중대본은 탑승자 수는 다섯 차례, 구조자 수는 여덟 차례나 바꿔 발표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중대본이 현장 경험이 없는 행정 관료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형 사고일수록 전문가가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사고 수습 기능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휘 체계의 혼선도 노출됐다. 이번 사고 수습 과정에서 안행부와 해양수산부가 엇박자로 큰 혼란을 초래하며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것도 안행부 장관이 같은 지위의 다른 장관을 지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 때문에 육상, 해상, 항공 등의 각종 재난 사고를 예방하고 만약의 사태에 유형별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전담 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이 전담 기구는 행정 관료가 아닌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해 현장에서 상황을 직시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난 전문가인 이동규 동아대 교수는 “재난 대응 시스템과 지휘 체계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고 그에 맞는 인력, 권한, 예산, 책임을 줘야 한다”면서 “사고 유형별로 전문 인력을 양성해 대응 능력을 높이고 전문지식을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국격 걸고 최후까지 구조·수습에 진력하라

    우리에게 과연 국격은 존재하는가. 국민 안전은 말뿐이었나. 일주일째를 맞은 세월호 참사가 희생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을 옥죄고 있다. ‘기적’을 말하는 게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는 참담하고 안타까운 순간들이 흐른다. 국가는 무엇인가, 정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 정부의 국민안전 구호는 불법과 부실, 무능의 세월호와 함께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갇혀 버렸다. 세월호와 진도 교통관제센터(VTS)의 시간대별 교신 내용에 따르면 세월호 선장 등은 승객 탈출 지시를 받고도 31분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참사의 1차 원인을 제공한 이들의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재난대응체계 또한 그 어떤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컨트롤 타워가 마비된 채 대응 태세에 허점을 드러낸 현재의 재난사고 매뉴얼로는 제2, 제3의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대폭 손질했다. 통합 재난대응 시스템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중심으로 구축하고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아 재난 수습을 총지휘하도록 규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장관이 다른 부처의 장관들을 지휘한다는 게 현실과 맞지 않고 소방방재청의 전문 인력을 배제한 채 비전문가인 일반직 공무원들에게 재난 수습을 맡기면 초기 대응에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휘체계의 혼선과 비전문적인 초동 대처는 무고한 희생을 키우고 국민 혼란을 부추겼다. 장관들이 청와대 눈치만 살피는 현재의 정부 내 수직적 소통구조가 재난 발생 시 부처 간 협력과 조정, 네트워크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난 상황에서 부처 간 업무 협조가 잘 안 된다는 응답이 33.4%나 됐으며, 그 원인으로 38.5%가 기관 간 역할 및 책임 불명확을, 23.1%가 불명확한 추진 주체(컨트롤 타워)를 꼽았다. 재난 관리 담당 공무원들의 희망사항 1순위는 다른 분야로의 전출이었다. 참사 관련 책임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눈치를 보는 공무원을 퇴출하고, 선장 등을 처벌한다 해도 현재의 재난대응 시스템을 근원적으로 손질하지 않고는 재발 방지와 국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외신들도 우리 정부의 무기력한 민낯을 주목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FAZ)은 이번 사고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또한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책임하고 안이한 대처로 불신을 자초한 정부로서는 변명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정부의 부실 대처에 격분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게 진정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냐’며 청와대 항의 방문을 시도했겠는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국가로서 명운을 걸어야 한다. 최후의 한 사람까지 구조와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 재난대응 체계를 현장·전문가 중심으로 대폭 손질하고, 부처 간 조정력과 재난 대비 훈련을 강화함이 마땅하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 또한 세월호의 뒤를 따라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위기관리 시스템] 재난 비전문가가 중대본 지휘… 안행부·해수부도 ‘제각각’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위기관리 시스템] 재난 비전문가가 중대본 지휘… 안행부·해수부도 ‘제각각’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 의사당에 배달된 우편물에서 의심스러운 흰가루가 유출되는 장면이 나온다. 안전요원들은 현장 주변의 인물들을 모두 격리시키고 의사당을 폐쇄한다. 이 모든 게 매뉴얼에 따라 결재 없이 즉각 진행된다. 현직 부통령조차 아무 소리 못하고 사무실에 하루종일 갇혀 있는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사고 지휘 시스템’(ICS). 주관부처 장관은 현장 책임자가 제 역할을 하도록 연락·예산·공보 등 후방 지원만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공식적인 총괄조정기구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모든 것을 지휘할 역량도 안 되고, 그렇다고 현장을 제대로 지원하지도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국가재난 대응을 맡은 안전행정부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사이에 역할 구분이 불분명하고 책임소재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협력·공유마저도 제대로 안 됐다. 구조 현장에서는 각종 현황 파악에서 잦은 오류가 발생했고 정보를 공유하는 데 혼선을 빚었으며, 이 때문에 모든 조치에서 늑장 대응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최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난 상황에서 부처 간 업무 협조가 잘 안 된다는 응답이 33.4%나 됐다. 그 원인으로는 우선 ‘기관 간 역할 및 책임 불명확’이 38.5%라고 꼽았다. 이어 ‘불명확한 추진 주체(컨트롤타워)’가 23.1%였다.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현행법상 중대본을 이끌어야 할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물론 안행부 안전관리본부 간부 상당수 역시 재난안전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행정직이다.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중대본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비(非)전문가가 현장을 지휘하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건의 모든 정보는 현장에 있고, 이를 정확히 가려내고 판단하는 게 최종 책임자의 역할”이라면서 “전문가가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행법에서 사회재난은 ‘심각상태’ 이전에는 주관부처에서 직접 대응하고 안행부는 통합·지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심각상태 이후에는 안행부에서 중대본을 가동해 총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사고 당일 주관부처인 해수부는 아무런 역할을 못했고, 심각상태 이후 가동돼야 하는 중대본이 가동됐다. 비상대응체제 초반부터 규정 위반인 셈이다. 그러나 심각상태임에도 중대본은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낙관적인 발표로 일관했다. 앞뒤가 맞질 않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안행부가 강 장관 취임 후 첫 대형 재난 상황에서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려고 서둘러 중대본을 가동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안행부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재난안전관리를 총괄하는 부처로 권한이 대폭 확대됐지만 그 내부에서 안전관리는 여전히 뒷전에 있다. 정지범 한국행정연구원 행정관리연구부장은 “재난관리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인지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가장 많이 대답한 게 ‘다른 분야로 전출시켜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0여년간 국가재난을 연구해 온 한 전문가는 “현재 재난 대응 총괄기구인 중대본이 다른 관련 부처나 현장 관계자에게 자료를 요구해도 협조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차라리 중대본 위상을 총리급으로 격상시켜 체계적인 조정 능력을 발휘하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전 부처를 관장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여·야 대형재난 대처 제도정비 착수

    여야가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대형 재난·재해 예방 및 대처를 위한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정부 부처 간 공조 체계 마비와 업무 혼선이 드러남에 따라 시스템 정비, 규제 강화가 제도 개선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난 뒤에야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20일 대형 재난·재해 발생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상시적 종합재난안전기구 신설을 검토하고 나섰다. 당내 ‘세월호 사고대책특위’는 국무총리가 직접 주관하는 사고대책 지휘체계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가정보원 출신 이철우 의원도 부처별 재난관리 기능을 한데 모은 총리실 산하 국가재난안전관리처 구성을 제안했다. 유일호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고에서 안전행정부, 군, 경찰이 현장에서 우왕좌왕하는 허점이 드러났다”면서 “국무총리실, 안행부에 흩어진 재해 대응 체계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서울신문에 말했다. 새누리당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현장 의료 서비스 제공과 사고 피해자·유가족에 대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 지원 방안, 다중 교통수단 안전 매뉴얼 보강 대책도 논의 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안전규제 강화를 위해 해상운송 관련법 정비, 수학여행 매뉴얼 재검토 등 관련 법규 손질에 들어갔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에 따라 정부 규제 개혁안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정책위 전문위원들에게 정부 재난대응 시스템 점검 및 보완·개선 방안을 마련토록 하고 관련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당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 위원장인 우원식 최고위원은 “후진적 사고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도적 개혁, 안전사회를 위한 예산반영 등 총체적 개선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기홍 대책위 간사는 “선박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등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부터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위기관리 시스템] ‘국민안전’ 국정기조 심각한 난맥상

    [세월호 침몰 참사-엉터리 위기관리 시스템] ‘국민안전’ 국정기조 심각한 난맥상

    박근혜 정부가 ‘국민 안전’을 주요 국정목표로 출범했으나 재난에 대한 예측성과 선제적 준비에 대한 부족으로 ‘예기치 않은 사고’에 속수무책 당하면서 ‘국정 지표’가 무색해지는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해 국민안전을 담당하는 총괄조정 부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대폭 개정해 지난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통합 재난대응 시스템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중심으로 구축하고 본부장을 맡는 안행부 장관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지휘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 지휘권을 강화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중대본은 정보 공유 부재와 각 부처 간 혼선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컨트롤타워로서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17일 정홍원 총리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책본부가 구성됐다. 이는 정부 스스로 정부 차원의 재난대응 시스템을 부정하는 꼴이 되면서 정부의 국정기조는 심각한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40대 국정과제만 놓고 보아도 세월호 침몰 사고의 주관 부처가 안행부인지 국토부인지, 그것도 아니면 해수부인지 모호하다. 국정과제 83번인 ‘총체적인 국가 재난관리’는 주관 부처가 안전행정부이고 84번인 ‘항공, 해양 등 교통안전 선진화’ 항목은 주관 부처를 국토교통부로 명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난관리 방향이 정부기관 위주로 돼 있는 반면 실제 인적재난 상당수는 다중이용시설이나 선박, 공장 등 민간 부문에서 발생한다는 것도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사회가 고도화·첨단화·산업화·도시화되면서 정부 부처가 지원·협력·조정·네트워크(연계) 기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최근 정부 분위기는 장관들조차 청와대 눈치만 보며 지시만 바라본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 판단이 들어설 자리가 더 좁아진 셈이다.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정부가 안전을 1~2년 강조한다고 곧바로 안전해지는 건 아닌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선장을 비롯한 책임자를 처벌하면 모두 해결된다는 식으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모든 부처를 관장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안전 관련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원칙으로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큰 사고가 하나 있기 전에는 비슷한 원인을 가진 사고가 29번이 존재했고, 또 그전에는 300번은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즉 이번 여객선 침몰 이전에도 수십 번이나 되는 경미한 사고가 분명히 있었지만 놓쳤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안전과 환경은 규제 완화의 대상이 되선 안 된다”면서 “조그만 사고가 많이 나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보고, 대형 사고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대통령 호통치자 움직여… 사흘 만에야 선체 진입·공기 주입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대통령 호통치자 움직여… 사흘 만에야 선체 진입·공기 주입

    더디게 진행되던 세월호에 대한 구조 작업이 침몰 3일 만인 18일 오후에야 선체 진입과 공기 주입이 이뤄지는 등 조금씩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 조류, 시계 악화 등 갖가지 이유로 구조를 위한 실제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 데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전격 방문해 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고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질책한 뒤에야 각 부처가 뒤늦게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잠수 인력이 선체 안 식당까지 진입 통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실시간으로 구조 상황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감돌았다. 비록 몇 시간 뒤 진입선 설치 등 극히 미미한 진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어제와는 사뭇 다른 구조 소식이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일부 언론에서 구조대가 식당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식당 진입이 아니라 공기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센 조류와 깊은 수심, 좁은 시야, 궂은 날씨 등 사고 현장의 상황이 어려워 생존자들을 구출하는 데 난관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정부는 선체에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릴 생존자를 위해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채 꼬박 만 하루를 허비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해경과 해군의 잠수대원들은 사건 초기에 황급히 출동하느라 달랑 개인 산소통만 메고 현장에 왔다. 해난구조대(SSU), 해군특수전부대(UDT), 해경 구조요원들은 사고 해역의 수심이 최고 37m나 되고 조류가 거세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이들은 2인 1조를 이뤄 수십 차례 릴레이 잠수를 시도했으나 초속 1m에 가까운 조류에 떠밀려 선체 진입을 위한 준비 작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수심이 깊어 작업 시간도 20~30분에 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았다. 구조함정과 특수부대원을 연결하는 심해산소공급장치가 없어 선체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다. 이날엔 상황이 달랐다. 해경과 해군은 감압장비와 산소공급장치를 갖춘 특수함정이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조명탄을 이용한 야간 구조 작업도 진행됐다. 그나마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선체 진입에 성공하는 등 구조 작업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이번 사고는 발생 초기부터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지휘 체계의 혼선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정부 당국은 상황 보고를 통해 세월호 침몰이 매우 위급하고 심각한 상황임을 일찍이 인지해야 했다. 그러나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이 초동 대처를 소홀히 해 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 사고 수습에 신속하게 나서야 할 정부 어느 부처도 선체에 남은 인명에 대한 구조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도리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오전 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등 상황을 오판하기까지 했다.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58분 조난신호를 보낸 뒤 침몰한 10시 31분까지 1시간 33분 동안 바다 위에 떠 있어 충분히 구조 작전을 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경은 선박 주변 인명 구조에 집중한 나머지 선체 내부에 남았던 더 많은 인명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해경은 뒤늦게 “선체로 진입해 승객을 안정시키고 바깥으로 유도하라”고 지시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고도의 훈련을 받고 장비를 갖춘 해경특공대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 7명은 9시 30분부터 목포항에서 대기했지만 10시 11분에야 이동을 시작해 침몰 이전에 인명 구조 작전을 펴지는 못했다. 정부가 사고 초기에 느슨하게 대처해 화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실제로 배가 완전히 전복된 뒤에야 구조장비를 보강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사고 당일 오전에는 해경, 소방방재청 등에서 헬기 16대, 선박 24척이 출동했다가 박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내려진 뒤에야 황급히 구조장비와 인력을 대폭 늘렸다. 군경은 선체가 이미 물 밑으로 가라앉은 오후 3시에야 사고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헬기 31대, 선박 60여척을 동원했다. 전날까지의 구조 작업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기는커녕 신뢰만 떨어뜨린 게 사실이다. 진도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선체진입 성공→실패→성공→철수…중대본 · 해경 ‘갈팡질팡’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선체진입 성공→실패→성공→철수…중대본 · 해경 ‘갈팡질팡’

    재난 관리를 총괄, 조정해야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3일째인 18일 선체 진입 여부를 두고 극심한 혼란상만 노출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해양경찰 상황실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수중 구조 작업에 투입된 잠수 인력이 오전 9시 30분부터 진입을 시도했고 오전 10시 5분 현재 잠수 인력이 선체 안 식당까지 진입 통로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10시 50분부터 선체 안으로 공기 주입도 시작했다”고 확인해 실종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침몰 사고 신고가 접수된 지 49시간 만에 진입 통로를 확보했다는 소식은 구조에 대한 희망을 높였지만 곧바로 말이 바뀌었다. 중대본은 오전 11시 30분 “해경에서 선체 진입 성공을 부인했다”며 취재진에게 “선체 진입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전하며 당황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부터 중대본은 4시간 가까이 “확인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선체 진입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선체 진입 여부만 확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에 대해선 “지금은 말해 주기 곤란하다”고 했다. 그 사이 실종자 가족들은 진입 시도를 민간 잠수부들의 돌출 행동으로 여겨 현지 구조 인력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중대본은 오후 3시 27분 “선내 진입 성공을 실패로 정정한다”고 짤막하게 발표했다. 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서해해경은 오후 3시 38분 “구조대 잠수요원들이 세월호 2층 화물칸 앞에 진입해 문을 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이 밝힌 내용을 11분 만에 또 뒤집은 셈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에는 정말 잠수부들이 선체로 들어가 화물칸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경은 “화물칸에 진입한 잠수요원들이 화물칸에 쌓인 화물이 너무 많아 밖으로 다시 나왔고 이후 선체 외부와 연결된 가이드라인이 끊어지면서 화물칸 진입에 성공한 지 14분 만에 철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중대본은 아무런 설명을 못 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이날의 혼란상에 대해 “당초 해경에서 발표가 나온 뒤 해경에서 파견 나온 연락관을 통해 진입 통로 확보를 확인했다”면서 “진입 통로 확보와 선체 진입 성공을 같은 것으로 볼지 등을 확인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혼선이 계속되자 결국 정부는 이날 밤이 돼서야 브리핑 창구를 단일화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중대본은 사망자 숫자 등을 업데이트한 자료를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명단 확인 창구도 해경으로 단일화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안전 관리” 그토록 외치더니… 무기력한 정부

    현 정부 조직개편안의 핵심인 ‘안전관리’가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통해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앞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하고 안전관리본부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대폭 개정해 안행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재난 대응 총괄·조정기구로 두는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17일 “D+3시간, 즉 사고 발생 뒤 3시간 이내에 재난 대응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52분 전남소방본부 상황실에 침몰 신고가 최초로 접수됐지만 중대본이 가동된 건 오전 9시 45분이었고, 전남도가 대책본부 상황실을 가동한 건 오전 9시 50분이었다. 또 잠수 구조 인력이 현장에 투입된 건 낮 12시가 지나서였다. 팩스와 전화통화로 이뤄지는 비상 업무 처리는 ‘정부3.0’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현재 중대본은 해경으로부터 팩스로 상황보고서를 받고 있다. 인명 피해 현황 등을 각 중앙부처와 사고 현장의 지방자치단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전산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다면 지난 16일 노출한 현황 집계 과정에서의 혼선은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는 중대본 외에도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규정상 이 본부는 해당 일선 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업무 지원 및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자칫 부처 간 협업이나 일관성 있는 현장 지휘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장은 “중대본에 순환 근무를 배제하고 전문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인 ‘총체적인 국가 재난관리체계 강화’와 ‘항공, 해양 등 교통안전 선진화’ 관련 업무가 안행부와 국토교통부로 이원화돼 있다”면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와 해양 사고율 10% 저감을 목표로 한 범정부 해상 안전대책 시행이 유기적인 연결 없이 따로 나열만 돼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각 부처별로 역할을 나눠 인명 구조와 수색, 원인 규명, 가족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안행부는 전남도에 사고 수습에 필요한 비용(특별교부세)을 지원하고 현장상황실과 해경청 등에 국·과장급 연락관 39명을 파견했다. 해수부는 선박 인양과 피해 가족 지원 및 보상 등 사후 수습 지원을 맡는다. 해경청은 해상 및 선체 내부 수색 지속, 선체 구난계획 실행, 수사본부 설치 및 합동조사반 구성을 통한 수사를 진행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1급 인사 공직 분위기 쇄신 계기 삼아야

    박근혜 정부의 집권 2년차를 맞아 공직사회에 대폭적인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 물갈이 인사 바람이 불어닥쳤다. 지난 1월 국무총리실의 1급 교체 인사가 단행된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인사 태풍이 다시 일고 있는 것이다. 대상자의 일괄 사표를 받은 부처도 적지 않아 그 교체 폭이 주목된다. 이 정부 들어 고위급 인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도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특정 부처에서 끝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1급 인사가 예고된 곳은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이다. 보건복지부도 1급 사표의 사실 여부로 혼선이 있었지만, 인사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안전행정부·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최근 수장이 바뀌어 인사 요인이 생겼다. 이번 인사는 정권교체 이후 어김없이 단행했던 여느 물갈이 인사와 별반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더 강하게 느껴진다. 기초연금 등 굵직한 정책들이 국회와 여론에 밀려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상황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의 의지가 강하게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공공부문 개혁과 규제 개혁, 경제 살리기 등 이 정부의 3대 핵심 정책에 대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다소 느슨해진 공직의 기강을 잡아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책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만 한다. 국정철학에 걸맞은 인물이 전면에 포진되는 것이 마땅하다. 일부 부처가 이들 국정 현안의 대처에 미흡하다는 말도 이미 들려오는 마당이다. 그동안 1급 인사가 늦어지면서 못했던 국·과장 승진 인사도 마무리해야 한다. 후속 인사가 늦어져 조직원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장차관을 보좌하는 1급 직위는 정책 추진에 있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실무를 책임지는 그 역할이 막중하다는 말이다. 인사를 하는 마당에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인사가 예정된 부처에서는 몇 명이 교체될지 등을 놓고 술렁인다고 한다. 조직의 동요가 없어야 추진 중인 정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책상형보다는 현장 감각이 뛰어난 인물을 기용하는 것도 우리의 바람이다. 요즘의 정책은 한 곳에서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시대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정부는 협업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현장 지자체는 최소한 두세 개의 부처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욱이 부처 산하 기관장 자리를 채우기 위한 몰아내기식 인사가 돼서도 안 된다. 벌써 어느 부처에서는 산하기관의 자리에 누가 내정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사는 적재적소 배치의 문제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1급 교체 인사가 조직의 분위기를 일신시켜 당면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역대 정부 규제 완화 ‘용두사미’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대부분 ‘실패한 역사’로 평가된다. 전두환 정부 이후 20여년 동안 정부 초기에는 규제 개혁을 설파하다가 정권 말이 되면 대부분 흐지부지됐다. 정권 후반부로 갈수록 관료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고, 결국 정권과 관료 간 타협하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규제가 많을수록 공무원들의 권한이 커지는 현실에서 관료들의 보이지 않는 집단이기주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전 대통령은 성장 저해요인의 척결 과제로 규제 완화를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구호 차원에 불과했다. 노태우 정부 때는 행정개혁위원회를 설치했지만, 행정절차 간소화에 그쳤다. 규제 개혁이 본격화된 것은 김영삼 정부 때다. 김영삼 정부는 ‘규제 개혁’을 정부 공식 용어로 내세우고, 행정규제 완화를 위해 규제실명제를 도입했다. 또한 행정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약 6000건의 규제를 개선했고, 1997년에는 규제개혁회의를 설치했다. 하지만 구비서류 감축 등 지엽적인 부분을 손보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김대중 정부는 그나마 규제 완화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했고, 정부 첫해 1만 372개에 달했던 규제 건수가 2000년에는 6912개까지 감소했다. 당시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집권 5년 동안 규제는 연평균 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총리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를 만들었고, 민관 합동 규제개혁기획단을 설치해 합리적인 규제개혁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규제총량제를 도입해 2003년 7827개였던 규제 건수가 이듬해 7707개로 줄어드는 ‘반짝’ 효과를 봤지만, 후반기에 규제가 다시 늘어나 결국 규제 건수는 연평균 1.8%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며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대형 규제를 없애는 데 노력했다. 하지만 규제 개혁 정책은 결과적으로 크게 후퇴했다. 관련 정책이 기존 규제 개혁위와 경쟁력강화위로 나눠 진행돼 혼선을 빚었고, 임기 후반 동반성장위원회에서 고강도 규제를 늘린 결과 규제 건수는 연평균 8% 급증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초고령화 사회로 치닫는데 요양병원 정책은 뒷걸음

    우리나라가 빠르게 고령화하면서 요양병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관련 정책이나 지원이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요양병원 정책이 큰 틀에서는 일본의 제도를 모방하고 있으나 엉뚱하게도 이미 일본에서는 대대적으로 수정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가 하면 국회나 관련 부처의 무관심 때문에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뒤로 밀려 ‘지원없는 규제’만 무성하다는 것이다. 남상요 유한대학교 보건의료행정과 교수(보건의료복지연구소장)는 최근 농협공제복지연수원에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윤해영)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요양병원의 순기능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남상요 교수와 협회 염안섭 총무이사의 발표를 토대로 현행 요양병원 제도의 문제를 짚어본다. ■요양병원 제도의 허와 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노인의료 중심의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미흡할 뿐 아니라 요양병원 병상의 증가를 막는 규제 일변도여서 요양병원의 발전을 가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본 등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을 무분별하게 도입, 이에 따른 부작용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남 교수는 “일본도 과거 요양병상의 급증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겪었으며, 이후 요양병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적이 미미해 당초 2012년을 목표 연도로 잡았다가 이를 2016년까지 연장, 각종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말고, 성공한 시스템만을 선별적으로 도입해 이를 우리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구축한 포괄 의료복지 시스템은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앞선 제도”라고 덧붙였다. 우봉식 협회 홍보이사는 “우리나라는 2000년 건강보험공단 통합으로 단일 공급체계를 구축했으나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보건의료 수요를 감당할 조직과 예산이 없어 제도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지자체 및 지역 복지시스템과 연계해 요양병원이 일본의 포괄 의료복지 시스템의 역할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이 노인의료비 증가의 주요인이라는 정부의 인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3년 상반기 건강보험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진료비에서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6.03%에 불과하며, 주로 노인을 진료하는 요양병원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65세 이상 고령자의 진료비에서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0.32%에 그쳤다. 또 2013년 상반기 전체 요양병원의 급여비는 1조 1336억원으로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 한 곳의 연간 총진료비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요양병원이 노인의료비를 높인다는 시각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편협한 인싱이라는 것이다. ■늘어나는 독거노인과 노인자살의 대안 우리나라의 독거노인 증가율과 자살률은 사회적으로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2035년 국내 독거노인 수는 343만 명으로 전체 노인의 23.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2000년 54만4000명이던 독거노인 수는 2010년 105만 8000명, 2012년 118만 7000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독거노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이 때문에 노인 중에서도 독거노인들은 건강과 소득, 사회적 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취약한 위치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는 자살률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자살에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지만 독거노인에 대한 실효성있는 정책 부재가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독거노인 수는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크게 부족해 노인자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자살을 부추기는 요인 중에서 부실한 의료서비스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2006년 8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심층조사를 실시한 결과, 65세 이상 자살시도자의 자살동기 1순위는 자신의 질병으로 그 비율이 무려 35.9%에 달했다. 여기에다 노인 부양 가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질병을 가진 노인의 부양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윤해영 회장은 “급성기 병원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의료 문제를 요양병원들이 담당하고 있으나 현행 진료비로는 노인들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요양병원들이 노인 부양 세대의 경제활동 중단을 차단하는 등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요양병원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창출에도 기여 요양병원의 고용 창출 효과도 눈여겨 볼 대목. 요양병원은 업무 특성상 인적 자원이 많이 투입되는 분야이다. 2013년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2010년 상근인력은 2005년 대비해 무려 821% 증가했으며, 직종도 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다양했다. 협회 우봉식 이사는 “이 통계는 요양병원이 보건의료 분야의 좋은 일자리 창출에 있어 상급종합병원보다 나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추이는 최근 7년간 요양병원의 주요 인력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이 기간 의사는 547명에서 4416명으로 증가율이 807%나 됐으며, 간호사 499%, 간호조무사 1310%, 물리치료사 815%, 작업치료사 2070%, 영양사 1170%, 사회복지사 742%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 수는 226개에서 1103개로 증가율이 448%였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재조정  국내 노인인구 점유율이 11%을 넘어 초고령사회로 다가가고 있지만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2008년 7월에 도입된 장기요양보험 제도는 아직도 노인의료 전달체계 등에서 많은 혼선을 빚고 있으며, 많은 국민들은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혼동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명칭부터 재조정해 이용상 혼란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명칭 혼란 때문에 의료기관이면서 노인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요양병원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박용우(천안요양병원장) 이사는 “환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요양병원 대신 요양시설의 명칭을 바꾸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박 이사는 “‘요양(療養)’이란 ‘휴양하면서 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인데,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단순히 수발서비스만 제공하는 요양시설은 ‘요양’ 대신 ‘수발’ 등의 명칭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상요 교수는 “일본에서는 요양원에 해당하는 시설을 양호원(養護院)이라고 명명해 혼란을 없애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령의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요양시설 입소 대상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1~2등급의 노인들이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욕창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와상 환자군이거나 중증 치매환자,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고도의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환자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치료를 제도적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의료 필요성이 큰 노인장기요양보험 1~2등급 환자는 요양병원에서 수용하되 의료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3~4등급 환자를 요양시설에서 수용하도록 역할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우 이사는 “중요한 것은 노인 환자들의 진료받을 권리인데, 제도 때문에 그들을 방치한다는 것은 의료 이전에 인륜적으로도 잘못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요양시설 입소자 대상 선정 기준이 부적절해 정말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의료행위가 안 되는 요양시설에 들어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이런 환자 중에는 원인도 모른 채 갑자기 사망하는 사례도 있어 제도의 맹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땜질식 임대차 대책 세제개편과 판박이” 與 지도부 쓴소리

    “땜질식 임대차 대책 세제개편과 판박이” 與 지도부 쓴소리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주택임대차 대책에 ‘쓴소리’를 퍼부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5일 만에 원점 재검토되었던 사례와 ‘판박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심재철(사진 위)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지난달 26일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가 시장의 반발에 일주일 만에 부랴부랴 보완책을 내놓고 땜질했다”면서 “시장 현장을 모른 채 만들어 낸 책상머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첫 번째 핵심 과제가 이 모양이 됐는데 아무도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가”라면서 “정부는 세수 확대에만 관심을 뒀을 뿐 시장의 반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정우택(아래) 최고위원도 “기껏 숨통이 트이고 호흡을 시작하려던 주택 시장에 산소호흡기를 떼어낸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탁상공론에 불과한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재원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엇박자 정책,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소득에 과세를 매긴다는 과세 원칙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민 부담을 가중하는 과세 정책을 사전 영향평가조차 없이 진행했다는 것은 심각한 과실”이라며 추가 보완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도 “이번 정책 혼선으로 세제 개편 탁상행정 부활, 임대차 시장 불안 야기, 전세가 상승과 전세 공급 축소 초래 등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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