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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명 다친 부산 목욕탕 폭발 업주 과실치상 혐의 조사

    23명 다친 부산 목욕탕 폭발 업주 과실치상 혐의 조사

    지난달 부산 한 목욕탕에서 폭발이 발생해 23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해당 목욕탕 업주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부산 동부 경찰서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 40분쯤 화재가 발생한 동구 한 목욕탕 대표 A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당시 소방이 초진을 완료했으나 목욕탕 건물 지하 1층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면서 소방관 10명과 경찰관 3명, 공무원 4명, 주민 6명 등 총 23명이 다쳤다. 부산소방본부와 경찰의 화재 합동 감식 결과 1차 폭발은 유류 탱크에서 나온 유증기가 점화원을 만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점화원은 전기적 요인, 불꽃 등 다양하게 추정되나 정확한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2차 폭발은 1차 폭발로 파손된 유류 탱크 배관 안으로 점화원이 유입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은 A씨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허가받지 않은 다른 유류를 탱크실 안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주가 허가받고 보관한 경유와 인화점이 다른 유류의 시료가 폭발현장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업주와 관련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은 이 화재를 계기로 지역 목욕탕 위험물 허가시설 109개소를 점검한 결과 28개소에서 52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했다. 이에 따라 1명을 입건하고, 51건에 대해 행정명령 등의 조처를 내렸다.
  • 혐오 낙인에… 문 닫는 민간 마약재활시설

    혐오 낙인에… 문 닫는 민간 마약재활시설

    전국에 몇 없는 민간 마약 중독 재활·치료 시설이 주민 반발과 신고로 쫓겨나고 있다. 지난 1일 민간이 운영하는 마약재활센터 ‘경기도다르크’의 입소자 15명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으로 모두 강제 퇴소했고, 시설은 문을 닫았다. 마약을 사회에서 퇴출시키려면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시설이 충분해야 하는데 님비 현상 탓에 그나마 있던 시설도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다르크와 마약 재활치료병원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다르크 강제 퇴소는 국가가 마약 중독자 재활·치료를 외면한 결과”라며 정부의 예산 지원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 6월 ‘정식 신고를 하지 않고 정신재활시설을 운영했다’며 경기도다르크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경기도다르크는 지난달 남양주시의 요구에 따라 5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정식 신고를 했지만, 시는 인근에 초중고교가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상현 경기도다르크 센터장은 “시설을 옮길 당시 관할 동주민센터에 운영 여부를 모두 문의한 뒤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신재활시설은 신고 대상이지 허가 대상이 아니고, 교육환경보호구역법에 따른 유해시설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약 중독자의 재활과 치료를 지원하는 시설로는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중독재활센터와 정부 지원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병원, 민간 재활시설 등이 있다. 중독재활센터는 서울·부산·대전에 1곳씩 모두 3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정병원 21곳 중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전체 환자의 97%를 치료하고 있는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국립부곡병원 2곳에 그친다. 민간 재활시설은 전국에 10곳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중독재활센터를 내년까지 17개 시도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운영까지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1만 2613명이던 마약사범은 지난해 1만 8395명으로 45.8%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마저 턱없이 부족해 마약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마약을 10년 넘게 투약했던 A(37)씨는 “경기도다르크처럼 일상과 중독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 줄 시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국가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치료 체계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님비 현상에 문 닫는 민간 마약재활시설…“중독 재활 인프라 절실”

    님비 현상에 문 닫는 민간 마약재활시설…“중독 재활 인프라 절실”

    민간 마약재활시설 ‘경기도다르크’행정명령으로 입소자 15명 강제 퇴소“일상과 중독 중간다리 재활시설 절실” 전국에 몇 없는 민간 마약 중독 재활·치료 시설이 주민 반발과 신고로 쫓겨나고 있다. 지난 1일 민간이 운영하는 마약재활센터 ‘경기도다르크’의 입소자 15명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으로 모두 강제 퇴소했고, 시설은 문을 닫았다. 마약을 사회에서 퇴출시키려면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시설이 충분해야 하는데 님비 현상 탓에 그나마 있던 시설도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다르크와 마약 재활치료병원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다르크 강제 퇴소는 국가가 마약 중독자 재활·치료를 외면한 결과”라며 정부의 예산 지원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 6월 ‘정식 신고를 하지 않고 정신재활시설을 운영했다’며 경기도다르크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경기도다르크는 지난달 남양주시의 요구에 따라 5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정식 신고를 했지만, 시는 인근에 초중고교가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상현 경기도다르크 센터장은 “시설을 옮길 당시 관할 동주민센터에 운영 여부를 모두 문의한 뒤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신재활시설은 신고 대상이지 허가 대상이 아니고, 교육환경보호구역법에 따른 유해시설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약 중독자의 재활과 치료를 지원하는 시설로는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중독재활센터와 정부 지원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병원, 민간 재활시설 등이 있다. 중독재활센터는 서울·부산·대전에 1곳씩 모두 3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정병원 21곳 중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전체 환자의 97%를 치료하고 있는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국립부곡병원 2곳에 그친다. 민간 재활시설은 전국에 10곳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중독재활센터를 내년까지 17개 시도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운영까지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1만 2613명이던 마약사범은 지난해 1만 8395명으로 45.8%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마저 턱없이 부족해 마약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마약을 10년 넘게 투약했던 A(37)씨는 “경기도다르크처럼 일상과 중독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 줄 시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국가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치료 체계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마포구, 서울시·중부발전에 토양정밀조사 명령

    마포구, 서울시·중부발전에 토양정밀조사 명령

    신규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입지 예정지 등 지역 내 기피시설 7개 지역의 토양 오염도를 조사한 서울 마포구가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이 검출된 지역에 대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마포구는 토양 정화 책임자인 서울시와 한국중부발전에 토양정밀조사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예산과 행정, 인력 등에서 서울시 의존도가 높은 자치구가 시를 상대로 토양정밀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조치”라며 “그만큼 토양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소각장 예정지의 토양 오염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구는 지난달 28일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옛 당인리발전소) ▲문화비축기지(옛 석유비축기치) ▲연료전지발전소 ▲상암동 쓰레기소각장 입지 예정지 등 7곳에 대한 토양 오염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예외 없이 모든 지역의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각장 입지 예정지 인근 300m 이내 8개 조사지점에서는 1개 지점을 제외한 7개 지점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195%에 달하는 불소가 검출됐다. 한국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옛 당인리발전소 3개 지점에서도 기준치인 ㎏당 400㎎을 초과한 406~517㎎/㎏의 불소가 나왔다. 구는 정밀조사 결과에 따라 토양오염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 명령을 내리는 등 후속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서울시와 한국중부발전은 즉각적인 정밀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해 주민 불안을 반드시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깊어진 편견에 갈 곳 잃은 정신·중독재활시설… ‘치료 절벽’ 땐 더 문제[마음의 정책]

    깊어진 편견에 갈 곳 잃은 정신·중독재활시설… ‘치료 절벽’ 땐 더 문제[마음의 정책]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깊어져 정신재활시설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정신장애인이 빨리 치료받고 안전하게 사회로 복귀하려면 이런 시설들이 많이 생겨야 합니다. 회복 시설마저 거부한다면 정신장애인들은 어디에 가서 재활 치료를 받으라는 말입니까.”(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 신대호 원장) 최근 잇단 흉악범죄로 ‘정신질환자=잠재적 범죄자’란 편견이 확산되면서 애꿎은 재활시설들이 돌팔매를 맞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충남 아산시의 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는 인근 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경기 남양주시의 마약 중독자 치료공동체 ‘경기도 다르크(DARC)’는 시설 폐쇄 갈림길에 섰다. 정신·중독재활시설을 배척하는 ‘님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공포가 더해져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심지어 지역사회 치료기반 확충에 나서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민원에 편승해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단 혐오로 ‘치료 절벽’이 생기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는 정신장애인들이 사회복귀 훈련을 받는 곳이다. 충남 아산시 권곡동에서 10년째 사고 한번 없이 주민들과 잘 지내고 있지만 시설이 낡고 좁아 건물을 새로 지어 인근 마을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전 예정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아산시마저 반대의견 쪽으로 기울어 이전이 불발될 위기다. 주민들의 민원 내용을 보면 막연한 두려움이 엿보인다. 이전 지역 주민들은 ‘민가 침입, 주민 살상 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밤낮없는 곡소리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한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가온누리 신대호 원장은 “치료를 안 받거나 중단한 환자 일부가 사고를 치는 것이지 재활 훈련을 받는 이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아무리 설명해도 주민들이 들으려 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신재활시설마저 발을 못 붙이게 하면 회복기 환자들의 사회 활동이 더 제한되고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약 중독자 치료공동체 ‘경기도 다르크’는 지자체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올해 3월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호평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건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전 지자체로부터 학교 인근에 입주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남양주시는 비신고 시설이라며 다르크를 경찰에 고발하고 시설 운영 중단 행정명령을 내렸다. 결국 다르크는 등록 요건을 갖춰 시설 신고를 하고 남양주시를 상대로 행정명령 취소 소송을 냈다. 다르크 임상현 센터장은 “주민들이 자신을 범죄자처럼 보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다며 4명이 퇴소했다. 남은 12명도 ‘우리 언제 쫓겨나는 건가요’라며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제발 이들이 사회에서 다시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품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 부산 북구 금곡동에서도 주민 반대로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건립이 무산된 일이 있었다. 치료받지 않은 중증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진주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사건이 반대 여론에 불을 댕겼다. 당시 건립에 참여했던 박경덕 ‘다움병원’ 정신건강간호사는 “반대 여론과 시위를 주도한 쪽은 주민 표를 의식한 시·구의원들이었다”고 털어놨다. 활동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정신질환자 재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정신재활시설 사업을 2005년 지방으로 떠넘겼고 지자체는 주민 눈치를 보느라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건강복지법 제26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재활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을 뿐 반드시 몇 곳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없다. 정신재활시설을 국고 사업으로 환원해 국가 주도로 지역사회 치료 기반을 마련하거나 지자체가 움직이도록 관련법에 의무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후관리 중요한데…깊어진 편견에 설 자리 잃은 정신·중독재활시설[마음의 정책]

    사후관리 중요한데…깊어진 편견에 설 자리 잃은 정신·중독재활시설[마음의 정책]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깊어져 정신재활시설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정신장애인이 빨리 치료받고 안전하게 사회로 복귀하게 하려면 이런 시설들이 많이 생겨야 합니다. 회복 시설마저 거부한다면 정신장애인들은 어디에 가서 재활을 받으라는 말입니까.”(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 신대호 원장) 최근 잇단 흉악범죄로 ‘정신질환자=잠재적 범죄자’란 편견이 퍼지면서 애꿎은 재활시설들이 돌팔매를 맞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충남 아산시의 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는 인근 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경기 남양주시의 마약 중독자 치료공동체 ‘경기도 다르크(DARC)’는 시설 폐쇄 갈림길에 섰다. 치료절벽 생기면 더 큰 사회적 문제 생길 수 있어 정신병원, 정신·중독재활시설 등을 혐오 시설로 낙인찍고 배척하는 님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공포가 더해져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심지어 지역사회 치료기반 확충에 나서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민원에 편승해 정신·중독재활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단 혐오로 ‘치료 절벽’이 생기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신재활시설 가온누리는 자·타해 위험이 없다는 의사 진단서를 받은 14명의 정신장애인이 사회복귀 훈련을 받는 곳이다. 충남 아산시 권곡동에서 10년째 사고 한번 없이 주민들과 이웃 사촌하며 잘 지내고 있지만 장정 14명이 생활하기에는 시설이 낡고 좁아 넓은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 3개가 있는 일반 가정집만한 공간에 입소자 14명과 시설 직원들이 복닥거리며 살고 있다. 가온누리는 인근 농촌 마을에 새로 시설을 짓기로 하고 토지 구매와 예산 신청까지 마쳤지만 신축 예정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아산시마저 반대 쪽으로 기울어 이전이 불발될 위기다. 가온누리와 아산시, 신축 예정지 주민들이 몇 차례 만나 협의했으나 분위기가 험악하다. 서울신문이 신축 예정지를 찾았을 땐 ‘정신요양시설 웬말이냐,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주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민들을 만나 설득해야 하는데, 최근 흉기 난동 사건 이후로는 마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주민들의 반대 이면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민원을 보면 ‘정신질환자들이 시설을 탈주해 민가 침입, 주민 살상 등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정신질환자를 강제 수용하는 혐오시설이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혹독한 신체적 제약을 가해 밤낮없는 곡소리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한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많다. 가온누리 신대호 원장은 “정신재활시설 입소자들은 환자가 아닌 사람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호전된 이들이다. 치료를 안 받거나 중단한 환자 일부가 사고를 치는 것이지, 정신재활시설에서 재활 훈련을 받는 이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아무리 설명해도 주민들이 들으려 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신재활시설마저 발을 못 붙이게 하면 회복기 환자들의 사회 활동이 더 제한되고,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안의 한 공동생활가정 형태의 정신재활시설도 올해 전세 계약이 만료되자 건물주가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고 한다. 재활 시설 확대가 시급하지만 많은 시설이 주민 반발 때문에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독재활시설 ‘경기도 다르크’는 시설 폐쇄 갈림길에 경기 남양주시의 마약 중독자 치료공동체 ‘경기도 다르크(DARC)’는 지자체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곳은 올해 3월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호평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건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전 지자체로부터 재활 센터는 유해시설이 아니어서 학교 인근에 입주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남양주시는 등록 요건을 갖추지 않은 비신고 시설이라며 다르크를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 달 내로 시설 운영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결국 다르크는 인력을 추가 채용해 등록 요건을 갖추고 시설 신고를 했다. 남양주시를 상대로 행정명령 취소 소송도 냈다. 오는 29일 재판이 시작된다. 다르크 임상현 센터장은 “주민들이 자신을 범죄자처럼 보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다며 4명이 퇴소했다. 이 아이들이 밖에서 또다시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남은 12명도 ‘우리 언제 쫓겨나는 건가요’라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마약을 끊고 회복하려는 이들을 배척하고 우리 지역에 들어오지 말라면 도대체 어디에 가서 치료받으란 말인가”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마약을 했거나 정신 장애로 문제가 있는 이들을 멀리하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회복하고자 시설에 들어온 이들은 절대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서 “제발 이들이 다시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품어달라”고 호소했다. 2019년 진주아파트 방화살인 사건때도 같은 일 반복 이러한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 부산 북구 금곡동에서도 주민 반대로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건립이 무산된 일이 있었다. 치료받지 않은 중증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진주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사건이 반대 여론에 불을 댕겼다. 당시 건립에 참여했던 박경덕 ‘다움병원’ 정신건강간호사는 “반대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은 되레 내용을 잘 몰랐다. 반대 여론과 시위를 주도한 쪽은 주민 표를 의식한 시·구의원들이었다”고 털어놨다. 활동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정신질환자 재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정신재활시설 사업을 2005년 지방으로 떠넘겼고, 지자체는 주민 눈치를 보느라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건강복지법 제26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재활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을 뿐, 반드시 몇 곳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없다. 정신재활시설을 국고 사업으로 환원해 국가 주도로 지역사회 치료 기반을 마련하거나, 지자체가 움직이도록 관련법에 의무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간호사는 “금곡동 건립이 무산된 이후 부산 진구에서 LH주택을 저렴하게 임대해 공동생활가정을 만들 수 있었다”며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수용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주거시설을 제공해 지역사회 치료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한미의원연맹 창설 적극 나서야/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한미의원연맹 창설 적극 나서야/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지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최초의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렸다. 세 나라의 정상은 고위급 3자 협의, 안보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확장, 여성의 역량 강화와 공급망 조기경보체제 시범사업 등을 포함한 경제·기술 협력 심화, 글로벌 보건 및 인적 협력 확대 등 다양한 분야의 정부 간 협력 강화의 장을 마련했다. 새로운 협력 체제의 효율성은 합의 사항의 이행 여부에 달렸다. 동시에 강화돼야 할 부문이 의회 협력과 외교다. 특히 미중 경쟁 심화와 미국의 자국중심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 의회와의 제도적·정기적 협력 시스템 강화가 중요하고도 시급하다. 입법권과 예산편성권까지 가진 미 의회는 권한이 막강하다. 삼권분립이 뚜렷한 미국에서는 행정부나 사법부가 의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의 입법 과정에서 많은 우리 국민이 미 의회의 역할과 영향력을 실감하게 됐다. 당초 우리 정부는 한국 기업에 불리한 법안 조항의 수정을 위해 미 행정부 설득에 갖은 노력을 다 쏟았다. 그러나 미 의회에 상정된 법안에 관한 모든 것은 오롯이 미 의회의 권한이다. 우리 정부 차원의 미 의회 설득과 로비도 중요하지만, 입법 관련 사안은 의회 대 의회의 만남과 설득이 무엇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계기였다. 미국에서 행정명령보다는 막강한 법적 효력을 가지는 입법 선호 분위기도 의회 외교의 필요성을 크게 부각한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의원연맹 등 정기적 의회 교류가 없었다. 필요에 따라 의회외교포럼, 의원친선협회 등 수시 방문외교가 주를 이뤘다. 현재 제도화된 정기 의회 외교는 1972년 창설된 한일의원연맹과 2006년 한중의원연맹만이 있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우리 국회가 김진표 국회의장 주도로 지난 2월 24일 ‘한미동맹 70주년 특별 결의안’을 채택하고 한미의원연맹 창설에 적극적인 태도와 의지를 보인 것은 시의적절했다. 관건은 미 의회의 상호적 관심이다. 특히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미 의회의 의원연맹은 영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과만 제도화돼 있다. 따라서 명확한 목표와 혜택이 제시되지 않는 한 한미의원연맹 창설 제안에 대한 반응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미 의회를 대상으로 창설 필요성을 설득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우리 국회의 몫이다. 미 의회는 단순한 정기 교류 모임이 아니라 양국 및 글로벌 주요 사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한 모임을 원한다. 미 의회가 관심을 가진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탄력성, 보건, 중소기업, 에너지, 우주,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의회 차원의 논의 의제와 결과 도출 방법, 그리고 양측 의회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 제안을 한다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한미의원연맹 제도화의 경험은 향후 인도·태평양의원연맹 설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 의회 양측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을 위해 양국 의회에 담당 사무국을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국회가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두는 조치도 필요하다. 주미 대사관에 파견된 입법관 혼자 처리하기에는 미 의회가 다루는 이슈가 방대하다. 아울러 우리 국회의 전반적인 전문성과 역량을 높여 이슈 논의 및 업무 역량 등에서 미 의회와 대등한 관계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누구라도 공공방송 CSPAN의 실시간 중계를 통해 미 정부 못지않은 전문성을 갖춘 미 의회의 토론과 설득을 볼 수 있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미 의회 보좌진이 유수 연구소에 다수 진출해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미의원연맹 설립이 양국과 인태 지역, 나아가 전 세계에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 그것은 결국 우리 국익으로 돌아온다.
  • 경영난 겪는 기업에 ‘재활용부과금’ 최장 1년 유예

    경영난 겪는 기업에 ‘재활용부과금’ 최장 1년 유예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중대 손실 또는 경영상 심각한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폐기물 재활용부과금 납부가 최장 1년간 유예된다. 환경부는 14일 재활용부과금 징수유예 및 분할납부의 절차와 방법의 법적 근거를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2일 공포 후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재활용부과금 납부를 유예해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징수유예는 납부기간 다음 날부터 6개월 이내며, 그 기간 중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징수유예 결정 사유가 계속 유지돼 납부할 수 없는 상황이면 한 차례 더 6개월 이내로 추가 연장 및 분할납부도 가능하다. 환경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재해 또는 경영상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분할납부액 미납부와 담보변경에 필요한 행정명령 미이행, 재산상황 변경 등 징수유예·분할납부 취소 사유를 구체화해 대상자에게 사전 고지키로 했다. 폐기물 재활용부과금은 재활용 활성화 및 폐기물량 감소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재활용 의무를 달성하지 못한 사업자 및 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 부과된다. 부과금은 재활용의무량 중 미이행량에 재활용 비용·자산비율(15∼30%)을 적용해 책정된다.
  • 바이든, 中 첨단산업 투자 제한 ‘수위 조절’

    바이든, 中 첨단산업 투자 제한 ‘수위 조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투자제한을 예상보다 축소해 ‘첨단기술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중국 기업으로만 한정하는 조치를 9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스타트업 성장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워싱턴의 고민이 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번 행정명령의 투자제한 대상은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 최첨단 분야에서 얻는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중국 기업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등 투자 회사들은 주요 수익이 최첨단 분야에서 나오지 않는 중국 기업에는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끄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기존 빅테크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은 금융 기록을 보고하도록 했다.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AI 관련 사업과 키 암호화 등 일부 양자컴퓨터 산업, 특정 초고도 반도체 대상 투자는 전면 금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통신에 “미 정부가 AI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수익을 투자제한 기준으로 삼으면 중국의 초기 스타트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미 정부의) 의도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스타트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해당 분야에만 집중해 다른 수입원이 없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업계 의견 수렴, 규칙 제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행정명령의 실제 발효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명령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발효 전까지 투자는 가능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행정명령 범위를 좁힌 것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 양국은 고위급 대화를 재개해 3명의 장관급 인사가 중국을 찾았으며,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이달 안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확고한 입장으로, 양국 관계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대중 제재 대상은 좁게 설정해 미 안보와 직결된 산업분야 기술들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통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고 있다. 최근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이 습관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국가 안보라는 이름의 도구와 무기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도 “바이든 정부의 투자 억제 계획은 ‘결함 있는 전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현동 주미대사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 한일관계 개선 덕분”

    조현동 주미대사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 한일관계 개선 덕분”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오는 18일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최초로 다자 정상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으로 개최되는 3국 정상회의”라며 “동시에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은 향후 한미일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실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조 대사는 지난 31일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3국 정상회의는)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한미 관계와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회의 배경에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주도적 노력이 있다”며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한일 관계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3국이 정상회의의 세부 일정과 의제를 준비하는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며 회의 정례화 여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상들의 최종 결정이 필요한 만큼 결국 3국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차원에서 대북 확장억제를 위한 새 협의체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거론되나 최종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확장억제 외에 에너지 안보·디지털·첨단 기술·경제적 강압 등 경제안보 의제 역시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서는 현재 실무협의 차원에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측이 회의 석상에서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조 대사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인공지능(AI) 규제, 미국 기업의 대중 역외투자(아웃바운드) 제한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의회 입법이나 정부 행정명령을 통한 시행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의 예기치 않은 피해나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관련 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미국 관계 당국을 적극 접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측은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검토 중이고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지난달 28일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수출통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한국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산 철강의 수출 쿼터제에 관해서도 유연한 해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지난달 18일 2차 한미일 경제안보 대화가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데 대해 “경제·기술·에너지 안보문제, 양자·우주 등 핵심 신흥기술,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공급망, 경제적 강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며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물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브래드 셔먼 미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한국전 종전선언이 핵심인 한반도평화법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종전선언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보고 반대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바이든, 새달 중순 반도체·AI ‘中 투자금지’ 행정명령

    바이든, 새달 중순 반도체·AI ‘中 투자금지’ 행정명령

    미국이 첨단 기술과 관련한 중국 견제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 중순쯤 중국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고, 중국 첨단 기술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진행하려면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새 행정명령에 서명하면 실제 적용은 내년부터 이뤄지며 규제는 신규 투자에 한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1년 1월 정권 출범 직후부터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검토해 왔다. 다만 민간 기업의 투자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올바른가를 두고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고 이 때문에 행정명령 발표 시기가 수차례 연기됐다. 이달 초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베이징 지도부에 “(투자 제한 조치는) 세밀하게 표적화해서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 하원의원들은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반도체 수출 통제도 정부에 요구했다. 마이크 갤러거(공화·위스콘신)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과 라자 크리시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 간사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같이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8일 전했다. 이들은 미 정부가 지난해 10월 취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거론한 뒤 “미국의 기술과 지식이 미국의 안보에 불리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는 14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 시스템 반도체와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낮춘 AI 반도체를 제조해 중국에 판매했는데, 이번 요구는 ‘저사양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도 차단하라’는 것이다.
  • ‘악성민원’ 교육청이 직접 담당…부산시교육청, ‘교육활동 보호 대책’ 마련

    ‘악성민원’ 교육청이 직접 담당…부산시교육청, ‘교육활동 보호 대책’ 마련

    부산시교육청이 교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교사를 대신해 교육청이 직접 대응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교권 보호 방안을 시행한다. 부산시교육청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교육활동 보호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0대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렸다는 게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개선 대책은 교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시교육청이 주도해 대응하고, 피해 교사의 치유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교권 보호에 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내용도 담았다. 시교육청은 교권 침해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선 신고 절차부터 개선했다. 기존에는 교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이 교육청에 신고했는데, 앞으로는 교사가 직접 신고할 수 있다. 또 학교장이 교권침해를 인지하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의무 개최하도록 했다. 또는 교육청, 교육지원청이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교육청교권보호위를 직접 연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진상을 조사하고 교원 보호, 가해 학생·학부모와 피해 교원 간의 분쟁 조정 등을 담당하는 기구다. 교권 침해로 판단하면 학생에게는 교내외 봉사, 특별교육 이수, 1회 10일 이내·연간 30일 이내 출석정치, 퇴학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교권 침해가 교육청에 접수되면 전담 지원단이 사안 발생 초기부터 교사 상담, 교권보호위 대리 출석, 검·경 조사 대응, 소송 수행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관련업무 담당팀원과 변호사 등 50명으로 전담팀을 꾸린다. 특히, 이전과 다르게 교권보호위 개최 전 교사가 법률 상담을 받고, 위원회에도 변호사가 교사 대신 출석하는 등 법률 지원을 한다. 또 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활동 침해를 당했다고 판단하면 지원하는 법적 대응비를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렸다. 교권을 침해 당한 교사의 치유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상담 등을 포함한 치료비 지원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확대했고, 교권보호위 개최 전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피해 교원이 치유회복캠프에 참여하거나, 개인치유여행을 할 때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개인 치유비 최대 50만원을 신설했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교육활동 침해 전수조사를 벌인다. 조사를 통해 3회 이상 반복 제기된 민원 등 ‘악성 민원’이 발견되면 교육청이 직접 대응할 예정이다. 또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전담팀을 꾸려 지속적인 악성민원과 고소·고발 등에 대응하기로 했다. 부산교사노조 관계자는 “교권보호위에 출석해 발언하는 것은 교사에게 큰 부담이 되는데, 변호사가 대신 참석한다면 체감할 수 있는 교권보호 대책이 될 것으로 본다. 오직 자신의 자녀만을 위하는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교사의 시간적, 정신적 피해가 큰데 교육청이 악성 민원을 직접 담당하겠다는 것도 교사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이번 대책이 교사에 또 다른 업무부담을 주거나 구색맞추기에 그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해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교권 보호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 화해·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나선다. 교권보호위 조치 전·후로 발생하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교육활동 화해 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20면 내외 규모로 교육활동 보호 과제 발굴 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중·장기 과제를 선정하기로 했다. 내년 초에는 ‘교육 공동체 회복을 위한 범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토론회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육부, 국회 등에 법률 제·개정도 요청할 예정이다.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은 “교육 현장에서 가슴 아픈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교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활동에만 전념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부산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지난달 30일까지 총 68건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에서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28건, 초등학교 7건이었다. 침해 유형은 모욕·명예쉐손이 3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패·폭행 9건, 성적 굴욕·혐오감을 느끼게한 경우가 7건이었다. 성폭력과 협박도 각 3건, 2건 발생했다. 68건 중 학부모 또는 성인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가 6건이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출석 정지 26건, 전학과 사회봉사가 각 9건, 학급 교체 3건, 퇴학 2건 등이었다.
  • 아크로폴리스 낮시간 폐쇄…48.8도 지옥을 지키는 ‘괴물개 폭염’

    아크로폴리스 낮시간 폐쇄…48.8도 지옥을 지키는 ‘괴물개 폭염’

    그리스 아테네 당국이 14일(현지시간)부터 폭염 속에 관광지를 찾는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고대 신전이 있는 유명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를 낮시간 폐쇄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관광객들의 아크로폴리스 출입이 금지된다. 이날 아테네의 낮 기온은 섭씨 41도로 예보됐지만 그늘이 없는 언덕 지대인 아크로폴리스는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조처가 내려졌다. 영국 BBC는 이날 아크로폴리스를 찾은 관광객 한 명이 무더위에 지쳐 쓰러져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이미 이곳에는 적십자 요원들이 배치돼 관광객들에게 생수 병을 나눠주고 있었다. 시 당국은 하루 2ℓ의 물을 마시고 커피와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주요 도시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폭염 속에 산불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이날 위성 관측 정보를 토대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에서 폭염 등 극한적 기상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의 기온은 유럽 역대 최고 기록까지 오를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왔다. ESA는 이달 안에 시칠리아섬의 기온이 이 지역에서 2021년 8월 나온 유럽 최고 기온 기록인 섭씨 48.8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극한적 날씨가 인간의 건강과 농업, 에너지, 물 공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상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탈리아 기상 당국은 전국 주요 도시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 교통부는 폭염에 따른 건강 우려가 제기되자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자제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주 초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하던 40대 관광객이 실신한 일이 있었고, 로마 콜로세움을 관광하던 영국인이 졸도하는 등 여러 관광객이 심장 이상을 호소한 일이 있었다. 이탈리아 기상청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문을 지키는 머리가 셋 달린 괴물개의 이름에서 따와 이번 폭염을 ‘케르베루스(Cerberus) 폭염’이라 이름 붙였다. 다음 번 폭염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하세계로 영혼을 인도하는 뱃사공 이름을 따와 ‘카론(Charon) 폭염’으로 부르기로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는 오는 18일 최고기온이 42.1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독일 베를린의 낮 최고기온은 16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크로아티아 중서부 시베니크 지역에서는 전날 산불이 발생했다. 남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는 산불을 막기 위해 소방차 20대와 소방헬기 3대 등이 동원됐다. 그리스 당국도 산불 위험이 있는 5개 지역에 주의보를 내리고 잡초 태우기 등의 작업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남부 지역에서 몇 주째 이어지는 폭염이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까지 확산해 이번 주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상청(NWS)은 이날 단기 예보에서 “위험한 폭염이 서부 해안에서 (텍사스∼플로리다를 끼고 있는) 걸프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오늘 오전 기준으로 최소 9300만명이 폭염 경보와 주의보 아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상청은 남서부 상공의 고기압이 주말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기록적인 고온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강한 고기압은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을 일으킨다. 15일 낮 최고 기온은 캘리포니아주 내륙 그레이트 밸리 지역에서 사막 남서부에 걸쳐 섭씨 41∼46도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네바다주 남부, 애리조나주 남부의 일부 사막의 최고 기온이 섭씨 49도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상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16일 섭씨 53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 박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폭염에 대해 “하루나 이틀의 짧은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미 연방 대법원과 민주적 정당성/서정건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미 연방 대법원과 민주적 정당성/서정건 경희대 교수

    미국의 연방 대법원에는 9명의 종신 대법관이 있다. 사망이나 사퇴로 공석이 생겨야 대통령이 새 대법관을 지명하고 상원이 승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당시 상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은 대법관 인준에 적용되던 필리버스터를 폐지하고 단순 다수결 방식으로 바꾸었다. 60명 이상의 상원 의원 찬성을 얻어야 했던 전통을 무시하고 양극화 경쟁에 과반만 가지고도 대법관 승인을 위한 상원 권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다. 현재 연방 대법원은 6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과 3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으로 짜여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임기 동안 무려 3명의 보수 대법관을 새로 충원해 대법원 구도를 완전히 바꿔 놓은 결과다. 트럼프는 평소 예측불허의 언행과 달리 정통 보수 대법관만을 연달아 지명함으로써 공화당 전체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더구나 이번 연방 대법원은 미국 사회에 오랫동안 자리잡았던 다양한 사회적 합의들을 지난 1년 사이에 완전히 뒤엎고 있는 중이다. 우선 지난해 6월 연방 대법원은 전국적으로 낙태를 허용했던 1973년 결정을 뒤엎고 미국 50개 주가 임신중절에 대해 각자 결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낙태를 예외 없이 불허하는 인디애나주에서부터 임신 기간 언제든지 낙태가 가능한 콜로라도주에 이르기까지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생겼다. 물론 낙태를 둘러싼 이념적, 종교적, 문화적, 보건적 이유로 찬성과 반대 논리는 개인마다 다르고 일반화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임신중절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에 대한 미국 연방 차원의 보호가 사라졌다는 점은 문제다. 낙태 허용 여부에 따라 다른 주로 옮기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은 이론적으로 간단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얘기다. 한편 2024년 대선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우 임신 6주 이후에는 낙태를 불허하는 정책을 발표해 보수 성향의 대의원 표심 잡기에 이미 나선 바 있다. 지난달 연방 대법원은 또 한번 미국 사회의 관행을 송두리째 뒤엎는 결정을 내렸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행정명령에서 이름이 유래한 소수자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을 위헌으로 판결한 것이다. 그동안 이 정책은 열악한 교육 환경을 딛고 미국 내 소수인종의 명문대 입학을 가능케 함으로써 공정사회 구축에 기여한 것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 및 부모들이 꾸준히 제기했을 정도로 개인과 인종 차원에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도 하다.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연방 대법원은 찬성 6명, 반대 3명 결정으로 소수자 우대 정책을 일거에 폐기했다. 사실 미국과 한국 모두 정치의 양극화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타협을 통한 공존이 아니라 배제를 위한 대결의 시각으로 상대 진영을 바라보고 있다. 국민이 똑같이 반반으로 갈린 상황에서 이제는 어느 진영도 안정적 다수를 통한 대대적 개혁과 변화를 추동하기 어려워졌다. 더이상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정치로 인해 청년층의 정치 혐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선거가 규칙적으로 보장되지만 ‘누가 더 잘할 것인가’보다 ‘누가 덜 싫은가’가 투표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결국 민주적 책임성과는 거리가 먼 사법부가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는 정치의 실패가 초래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국민 중 누구도 대법관을 직접 뽑지 않는다. 하지만 임신중절, 학자금 대출 탕감, 총기 규제, 대학 입학, 환경 보호, 정치 자금 등 국민 전체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이슈들을 둘러싸고 미 연방 대법원은 최종 결정권자로 군림하고 있다. 대법관 개인의 정치적 이념과 법적 논리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의원들의 이슈 리더십과 숙의 역할을 넘어서고 있다.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보다 총체적인 이해와 지혜가 더욱 절실한 때다.
  • “보상없는 코로나 영업제한 위헌 아냐” 헌재, 전원일치 기각

    “보상없는 코로나 영업제한 위헌 아냐” 헌재, 전원일치 기각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의 영업을 제한한 조치는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일반음식점 운영자 3명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전북 전주시와 군산시, 익산시에서 일반음식점을 운영 중인 청구인들은 각각의 지자체가 2020년 11월부터 식당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행정명령을 시행,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포장과 배달을 통한 영업만 할 수 있었다. 청구인들은 해당 고시가 보상 없이 영업만 제한해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우선 “코로나19와 같이 높은 전파력과 치명률을 갖고 백신·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 유행은 미증유(未曾有)의 것”이라며 “장기간 집합 제한·금지 조치로 인해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영업 제한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해도 영업 시설이나 장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수익 및 처분 권한을 제한받는 것은 아니므로 보상 규정의 부재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감염병예방법은 70조 1항에 손실 보장 규정을 두고 있긴 하지만 격리소 설치나 감염병 환자 진료로 발생한 손실, 감염병 환자 방문으로 인한 시설 폐쇄 등만 대상이다. 헌재는 “영업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감염병 환자 방문 시설의 폐쇄 등과 달리,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인한 영업상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 곧바로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정부도 집합 제한 조치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지원이 영업 매출 감소액에 미달할 수는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므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부담을 나눌 필요가 있고, 사람들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음식점 방문을 자제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 [씨줄날줄] 美 대입 공정 논란/황비웅 논설위원

    [씨줄날줄] 美 대입 공정 논란/황비웅 논설위원

    미국 대학입시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을 뜻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은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하던 1961년에 시작됐다. 당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정부 기관은 지원자의 인종, 신념,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우대 정책은 이후 미국 원주민, 히스패닉, 여성으로 확대됐다. 후임인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5년 차별 금지 대상을 연방정부 전체로 확대하는 새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내 각 대학도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를 잇따라 도입했다. 특히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은 어퍼머티브 액션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킹 목사 암살 직후 하버드대를 비롯해 예일대, 프린스턴대, 컬럼비아대 등 명문대들도 흑인 학생 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은 끊임없는 ‘역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가장 큰 오해는 합격 정원에 흑인과 히스패닉 할당량을 정해 놓고 자격이 없는데도 합격시킨다는 것이었다. 미 연방대법원은 1978년 특정 인종 할당제를 도입하거나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인종쿼터제’는 위헌이라고 했으나, 인종을 입학사정 과정에서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고려하는 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이 정책이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은 계속됐다. 이에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주민투표 등을 통해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을 금지한 주들이 하나둘씩 늘어 현재 9개 주나 된다. 백인과 아시아계는 위헌 소송을 여러 차례 냈지만 모두 합헌이었다. 결국 네 번째 도전 만에 연방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현지 학생 단체가 소수인종 우대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가 차별을 받았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각각 6대3, 6대2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한국계 학생들에 대한 영향은 어떨까. 미국 대학들이 시험 성적 비중을 낮추거나 다른 유형의 입시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공정한 입시가 화두인 한국 사회에서도 ‘차별’과 ‘역차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낙태권 폐기 1년, 美 전역 찬반 논쟁 ‘몸살’… 대선 핵심 이슈로

    낙태권 폐기 1년, 美 전역 찬반 논쟁 ‘몸살’… 대선 핵심 이슈로

    24일(현지시간)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1주년을 맞은 미국 전역에서 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찬반양론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낙태를 불법화한 주에선 신생아 입양률이 급증하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낙태 이슈에 발목 잡혀 패배한 데 이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벌써부터 여론을 뜨겁게 달구는 형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의 낙태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맞서 싸울 것을 재천명하며 연방법상 낙태권 보호를 의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1년 전 대법원이 미 전역 여성들의 선택권을 부정함으로써 헌법적 권리를 박탈했다”면서 “각 주는 여성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낙태) 처치를 위해 수백 마일을 이동하게 했으며, 의사들을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 조치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저가의 고품질 피임 및 가족계획 서비스 강화에 대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보수 성향의 연방 대법원이 지난해 6월 ‘임신 6개월 내 낙태’를 법적으로 보호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주 정부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 각 지방 정부는 후속 법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은 규제를 더 졸라매는 입법 작업에 착수해 미국 전체의 절반인 25개 주가 낙태 제한 입법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공화당 주도로 낙태 기한을 임신 20주에서 12주로 단축한 법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당초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가 이를 다시 무효화하며 힘겨루기 양상까지 보였다. 플로리다주는 낙태 금지 시기를 현행 15주에서 6주로 단축했지만, 여성 스스로 임신 여부를 알기도 전에 낙태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 22일 낙태가 금지된 주에 사는 여성들에게 낙태약을 처방하고 우편 배송하는 의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앞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도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CNN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약물 낙태가 전체 낙태의 4~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11%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성폭행·근친상간 등 이유를 불문하고 낙태 금지법안을 통과시킨 텍사스주의 경우 국내 신생아 입양률이 최근 1년 새 30% 급증했다. 합법적인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몇백 마일씩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여성들을 돕는 자원봉사 단체들도 등장했다. 낙태 문제가 내년 대선에서도 주요 뇌관이 되리라는 관측에 따라 주요 대선 주자들도 각기 노선을 분명히 하고는 있지만 여론 추이를 재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모두 낙태 제한에 찬성 입장이지만,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집회에서 “궁극적으로 의회가 대법원이 박탈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달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임신 첫 3개월 내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낙태권 폐기 1년’ 환자 실어나르는 비행사들, 주지사·의회 힘겨루기, 찬반 엇갈리는 미국

    ‘낙태권 폐기 1년’ 환자 실어나르는 비행사들, 주지사·의회 힘겨루기, 찬반 엇갈리는 미국

    지난 24일(현지시간) ‘낙태권 폐기’ 연방 대법원 판결 1주년을 맞은 미국 전역에서 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찬반양론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낙태를 불법화한 주에선 신생아 입양률이 급증하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낙태 이슈에 발목 잡혀 패배한 데 이어 내년 대선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뇌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의 낙태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맞서 싸울 것을 재천명하며 연방법 상 낙태권 보호를 의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1년 전 대법원이 미 전역 여성들의 선택권을 부정함으로써 헌법적 권리를 박탈했다”면서 “각 주는 여성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낙태) 처치를 위해 수백마일을 이동하게 했으며, 의사들을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 조치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저가의 고품질 피임 및 가족계획 서비스 강화에 대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보수 성향 연방 대법원이 지난해 6월 ‘임신 6개월 내 낙태’를 법적으로 보호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주 정부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 각 지방 정부는 후속 법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은 규제를 더 졸라매는 입법 작업에 착수해 미국 전체의 절반인 25개 주가 낙태 제한 입법을 했다.노스캐롤라이나주는 공화당 주도로 낙태 기한을 임신 20주에서 12주로 단축한 법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당초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가 이를 다시 무효화하며 힘겨루기 양상까지 보였다. 플로리다주는 낙태 금지 시기를 현행 15주에서 6주로 단축했지만, 여성 스스로 임신 여부를 알기도 전에 낙태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 22일 낙태가 금지된 주에 사는 여성들에게 낙태약을 처방하고 우편 배송하는 의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앞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도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CNN은 지난해 대법원판결 전까지 약물 낙태가 전체 낙태의 4~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11%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성폭행·근친상간 등 이유를 불문하고 낙태 금지법안을 통과시킨 텍사스주의 경우 국내 신생아 입양률이 최근 1년 새 30% 급증했다. 합법적인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몇백 마일씩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여성들을 돕는 자원봉사 단체들도 등장했다. 낙태 문제가 내년 대선에서도 주요 뇌관이 되리라는 관측에 따라 주요 대선 주자들도 각기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모두 낙태제한에 찬성 입장이지만,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집회에서 “궁극적으로 의회가 대법원이 박탈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달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임신 첫 3개월 내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바이든, 北 ‘국가비상사태’ 대상 재지정

    바이든, 北 ‘국가비상사태’ 대상 재지정

    미국이 북한을 자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에 또다시 등재했다. 16년 연속 지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의 외교·안보·경제에 여전히 ‘비상한 위협’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한반도에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의 존재 및 확산 위험, 핵·미사일 프로그램 추구 등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고 역내 미군과 동맹 및 무역 파트너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북한 정부의 행동 및 정책은 계속해서 미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 정부의 기타 도발적이고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며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 역시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행정명령 13466호로 선포된 북한과 관련된 국가비상사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8년 처음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북한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매년 이를 연장했다. 미 대통령이 대북 국가비상사태의 효력을 연장하려면 근거 법률인 ‘국가비상사태법’의 일몰 규정에 따라 매년 6월 말 의회에 통보하고 관보에 게재해야 한다. 올해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증가했고,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데 이어 재발사를 공언하면서 국제사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군사위성을 발사하면 요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1~2주간 위성 발사 등 북한의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어 약속은 북한의 계속되는 불안정 조치에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바이든 “北, 비상한 위협”… 16년 연속 국가비상사태 대상 지정

    바이든 “北, 비상한 위협”… 16년 연속 국가비상사태 대상 지정

    北 핵·미사일, 미국의 외교·안보·경제에 위협 판단 바이든, 의회에 재지정 메시지 전송 및 관보 게재미국이 북한을 자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에 또다시 등재했다. 16년 연속 지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의 외교·안보·경제에 여전히 ‘비상한 위협’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한반도에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의 존재 및 확산 위험, 핵·미사일 프로그램 추구 등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고 역내 미군과 동맹 및 무역 파트너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북한 정부의 행동 및 정책은 계속해서 미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 정부의 기타 도발적이고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며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 역시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이에 따라 나는 행정명령 13466호로 선포된 북한과 관련된 국가비상사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8년 첫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북한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매년 이를 연장했다. 미 대통령이 대북 국가비상사태의 효력을 연장하려면 근거 법률인 ‘국가비상사태법’의 일몰 규정에 따라 매년 6월 말에 의회에 통보하고 관보에 게재해야 한다. 올해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증가했고,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이어 재발사를 공언하면서 국제사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 없이 군사위성을 발사하면 요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1∼2주간 위성 발사 등 북한의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어 약속은 북한의 계속되는 불안정 조치에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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