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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의 주도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완될 조짐을 보이자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통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한 중국·러시아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한데 이어, 러시아가 대북 제제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해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유엔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보고서를 자의적으로 수정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러시아가 대북제재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중단하지 않았고, 석유제품의 불법 환적을 늘림으로써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전문가 패널들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들은 러시아 측의 요구로 보고서에서 대북제재 위반으로 기소된 러시아인들에 관한 사항을 삭제했다고 한다. 헤일리 대사는 “마땅히 독립적이어야 할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의 압력 때문에 변경되고 있다”며 “반드시 보고서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표도르 스트르쥐좁스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여러 차례 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보고서의 질이 높아졌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유엔 안보리에서 보고서를 회람하는데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수정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제재위반 의심행위에 대한 일부 문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채택되려면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반대하고 있어 ‘수정 보고서’의 채택은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PAC)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기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 지난 6일 북한 해커를 처음 기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추가 제재다. OPAC은 이날 북한 국적 기업인 정성화(48)와 중국에 있는 IT업체인 옌볜실버스타, 그리고 이 회사의 러시아 소재 위장기업인 볼라시스실버스타를 각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두 회사가 명목상으로는 각각 중국인과 러시아인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북한인들에 의해 운영·통제되고 있다. 옌볜실버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정성화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흐름을 관리했다. 특히 볼라시스실버스타는 북한 IT 인력과 옌볜실버스타 근로자들이 지난해 중반 설립했으며, 1년 새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재무부는 정성화와 두 업체가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의 돈벌이를 위한 북한 노동자 송출과 고용을 금지토록 한 미국의 행정명령(13722·13810호)을 위반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는 북한에 유입된 자금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제3국에 있는 위장기업에서 신분을 숨기고 일하는 북한 IT 노동자들에 의해 북한으로 불법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 시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율 등 북미 간 비핵화 담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전까지는 제재를 지속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정제유 환적 선박 제재 등 북한에 대해 세 차례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는 북한이 웹사이트·앱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IT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북한 노동력이 개입될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위장기업, 가명 등 북한 기업이 사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국, 북한 ‘ IT인력 송출’ 차단…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막아

    미국, 북한 ‘ IT인력 송출’ 차단…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막아

    미국 정부가 13일(현지시간)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정보기술(IT) 노동자의 국외 송출은 사실상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이다. 이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 지난 6일 북한 해커를 처음 기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추가 제재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PAC)은 이날 북한 국적의 정성화(48)와 중국에 있는 IT업체인 옌볜실버스타, 그리고 이 회사의 러시아 소재 위장기업인 볼라시스실버스타를 각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두 회사가 명목상으로는 각각 중국인과 러시아인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북한인들에 의해 운영·통제되고 있다. 옌볜실버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정성화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흐름을 관리했다. 특히 볼라시스실버스타는 북한 IT 인력과 옌볜실버스타 근로자들이 지난해 중반 설립했으며, 1년 새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재무부는 정성화와 두 업체가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의 돈벌이를 위한 북한 노동자 송출과 고용을 금지토록 한 미국의 행정명령(13722·13810호)을 위반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는 북한에 유입된 자금은 실제로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조율 등 북미 간 비핵화 담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전까지는 계속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정제유 환적 선박 제재 등 북한에 대해 세 차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재무부는 북한이 웹사이트·앱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IT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북한 노동력이 개입될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위장기업, 가명 등 북한 기업이 사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리자 “상도유치원 당장은 안전”… 이 말만 믿은 서울교육청

    유치원도 학부모 불편 탓에 휴업은 못 해 “비 예보 내려졌는데 안이한 대응” 비판 “유치원의 균열이 커져 갔지만 감리자가 ‘괜찮다’고 했고, 학부모들도 불편해할까 봐 휴업하지 못했다.”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 이틀 전인 지난 4일 유치원은 안전진단 업체로부터 “건물 1층 벽의 균열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유치원장은 등원 중단을 검토했지만 끝내 하지 않았고 건물은 6일 밤 주변 공사장의 옹벽 붕괴 탓에 반파당했다. 사고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느슨한 행정 관행이 도마에 오르자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해명을 13일 내놨다. 김원찬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껏 조사한 사고 경위를 중간 발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측은 지난 3월 인근 다세대 건물 신축공사 여파로 건물 피해 가능성을 처음 인지한 뒤 자체 비용을 들여 모두 4차례 안전진단을 했다. 마지막 진단을 한 지난 4일 벽 등에 심각한 균열이 확인되자 다음날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안전진단 업체, 현장소장, 설계 감리자 등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했지만 설계 감리자는 “바닥에는 균열이 없어 위험이 없다”거나 “더이상 건물에 변이는 없을 것”, “비만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치원 측도 원아의 약 50%가 맞벌이가정 아동인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불편해할까 봐 휴업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6일 저녁 서울에는 폭우가 내렸고, 그날 밤 11시 유치원 지반이 무너졌다. 이미 비 예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청이나 유치원 측은 유치원에 심각한 균열이 발견된 4일 이후에도 학부모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김 부교육감은 “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학부모에게 전달했어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학부모에게 상황 전달은 안 했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청에서 5일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면 행정명령 등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제 발 저린 트럼프 “11월 선거 해외 세력 개입 막아라”

    제 발 저린 트럼프 “11월 선거 해외 세력 개입 막아라”

    자산 동결·美 금융권 접근 차단 등 처벌 볼턴 “러·중뿐 아니라 이란·北도 징후” 공정 선거 이미지로 러 스캔들 털어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선거에 개입하는 해외 기관과 개인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이 수사 중인 가운데 미 정부가 재발을 막기 위해 해외 세력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한폭탄과 같은 러시아 스캔들의 후폭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후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함께 진행한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슈를 직접 지휘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선거와 합법적 절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우선시하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 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2016년 대선에 개입했던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관성을 끊어 내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 선거 캠페인 인프라 침투뿐 아니라 역정보·선전의 미디어·온라인 배포 등을 DNI가 정기적으로 평가해 해외 기관, 개인이 선거에 개입했는지를 45일 이내에 판단하도록 했다. 이어 해당 정보를 법무부·국토안보부에 제출해야 하고, 이로부터 45일 이내에 법무부 장관 등은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지 정하게 된다. 미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해외 단체·개인 등은 자산 동결과 미 금융제도 접근 차단 등 재정적 처벌, 선거 개입 국가 소속 기업에 대한 미국민의 투자 금지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그리고 잠재적으로 이란과 북한으로부터도 징후를 봐 왔다”며 북한의 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통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던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5월까지 ‘오바마케어’에 대한 트윗으로 미국 내 여론 분열을 조장했다고 전했다. WSJ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기반을 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가 600개 트위터 계정으로 오바마케어에 대해 10만건 안팎의 트윗을 쏟아내며 갈등을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CNN은 지난 6~9일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은 30%, 로버트 뮬러 특검은 50%로 집계됐다고 이날 전했다. 지난 조사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4% 포인트 하락하고, 뮬러 특검은 3% 포인트 상승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통화 급락’ 터키, 매매·임대계약 리라화로 강제

    통화 가치 급락으로 신흥국발(發) 위기 ‘뇌관’에 꼽히는 터키가 매매·임대 계약을 자국 통화로 강제하는 조처를 기습 발표했다. 터키정부는 13일(현지시간) 각종 자산과 차량의 매매·임대 계약을 리라화로만 체결하도록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관보에 게재했다. 새 행정명령은 신규 계약뿐만 아니라 기존 계약에도 적용된다. 외화 계약 당사자는 30일 안에 계약을 리라로 전환해야 한다. 새 계약뿐만 아니라 종전 계약까지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리라로 전환하게 하는 극단적 조처다. 계약 쌍방간 분쟁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부동산 계약을 리라로만 하게끔 의무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예고하지는 않았었다. 터키에서는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회피할 의도로 부동산 매매·임대차 거래에서 달러·유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번 조처는 달러와 유로 등 외화 수요를 차단하고 리라화를 방어하려는 조처다. 터키리라화는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미달러에 견줘 40% 가치가 폭락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北사이버공격 첫 제재…기소된 ‘북한 해커’ 박진혁은 누구

    北사이버공격 첫 제재…기소된 ‘북한 해커’ 박진혁은 누구

    미국 법무부가 6일(현지시간) 컴퓨터 사기와 남용, 통신 금융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박진혁(34)은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일원으로, 지난 10년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진혁은 또 북한이 내세운 위장 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으로 북한군의 정보 관련 파트인 ‘랩 110’과 연계됐으며 북한은 물론 중국 등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왔다. 조선 엑스포는 과거 자체 홈페이지에 2002년 설립된 북한의 첫 인터넷 회사로 김일성대학 등을 졸업한 20명을 고용해 게임, 도박, 전자결제,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2016년 홈페이지에서 북한 관련 언급을 삭제했고, 이후 홈페이지 자체가 사라졌다. 미 정부는 지난해 5월 전 세계 150여개국 30여만대의 컴퓨터를 강타한 악성코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과 2014년 12월 미국의 다국적 영화 회사인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당시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해 정찰총국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등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미 법무부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소니픽처스가 2014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해킹을 단행했다. 해킹은 소니픽처스 직원들에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으로 악성코드가 담긴 링크를 보낸 뒤 이를 통해 네트워크에 침투해 각종 자료를 빼내거나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니픽처스와 함께 영화 배급사 AMC에 대한 해킹도 시도됐다. 이에 따라 AMC는 인터뷰 상영을 연기하거 취소했다. 박진혁 등은 또 2016년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해킹해 8100만달러를 빼내고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도 해킹을 시도해 최소 10억 달러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에 대해서도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수사 당국은 조선 엑스포가 지메일 등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법원으로부터 약 100통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토대로 약 1000여개의 이메일과 SNS 계정에 접속해 수사에 나섰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종합해 북한 해커들과 그들의 활동상을 파악했다. 미 법무부는 북한 정부가 해킹을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기소장에 박진혁 외 다른 북한 관리의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이번 사건은 가장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사이버 조사였다. 북한 정부가 지원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해커를 정식으로 기소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조선 엑스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 법무부는 박진혁과 그와 공모한 다른 해커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미 방송 CN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인도네시아 지방정부, 미혼 남녀 함께 식사 금지

    인도네시아 지방정부, 미혼 남녀 함께 식사 금지

    인도네시아 내에서 엄격한 이슬람법을 따르는 한 지방 정부가 남녀가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부 아체 특별자치주는 공공장소에서 미혼 남녀가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을 제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아체주 비르엔 지역 여성들은 식당과 카페 방문 시, 남편이나 가까운 남자 친척을 동반하지 않는 한 다른 남성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동석하는 식사자리도 금지된다. 게다가 혼자거나 가족이 없는 여성들은 저녁 9시 이후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을 제공받을 수 없다. 비르엔 지역의 자치단체장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당국은 이를 위반하더라도 처벌을 내리지 않겠지만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식당 측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현지 이슬람 법 자치단체 대표 주플리완은 “시행 목적은 여성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여성들은 더 예의바른 행동을 하고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이슬람법을 위반하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체주는 이슬람 인구 밀도가 가장 놓은 지역으로, 과거 여성에 대한 도덕적 제한을 가해왔다는 점에서 맹비난을 받아왔다. 3년 전 아체의 주도인 반다아체에서는 밤 11시 이후 동행자 없는 여성이 카페와 체육관 같은 오락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5년 전 록스마웨시는 여성에게 두 다리를 벌리지 말고 한쪽으로 모아서 오토바이를 타도록 명하기도 했다.  사진=AFP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국토부 “BMW 운행정지 대상 3500대 예상”

    국토부 “BMW 운행정지 대상 3500대 예상”

    국토교통부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대상 차량 가운데 운행정지 대상 차량은 3500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대상 차량은 총 1만1471대로 전체 대상의 10.8%다. 이 가운데 예약 접수 후 진단대기 차량은 7937대다. 각 지방자치단체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이 보낸 운행정지 명령서가 대상 차량 소유자에게 도달하기 전 예약접수 차량이 모두 진단을 받게 되면 행정명령 대상차량은 3534대가 될 전망이다. 점검명령이 발동되면 차량 소유자는 즉시 긴급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해당 차량은 안전진단을 위한 목적 이외에는 운행이 제한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약조차 하지 않은 3500여대에 대한 행정처분을 통해 점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대상 차량 소유자들은 신속히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BMW는 긴급안전진단 후 해당 차량에 대해 EGR 부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대로 순차적 리콜을 시행할 방침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정은 돈줄 죄는 美… 北 불법거래 도운 중·러 법인 3곳 등 제재

    러 국적 항만서비스업체 사장도 포함 “핵 신고·종전선언 ‘빅딜’ 위한 北 압박용” 워싱턴소식통 “중·러에 강력 경고 메시지” 北, 담배 밀수로 年 1조원이상 현금 수입 미국이 15일(현지시간) 북한의 담배·주류 불법 무역과 석유 등 해상 밀무역을 도운 중국·러시아 업체 등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12번째 대북 제재이자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단행된 제재는 핵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 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유엔 및 미국의 현행 제재를 위반한 법인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산 담배와 담배 원료, 주류의 불법 무역을 벌여 온 중국 무역회사 ‘다롄 선 문 스타 국제물류무역’과 싱가포르 자회사 ‘신에스엠에스’, 나홋카항 등 러시아 극동 항구에서 북한의 제재 선박인 예성강 1호와 천명 1호의 석유정유제품 불법 선적을 도운 항만서비스업체 ‘프로피넷’과 이 회사 사장인 러시아 국적의 바실리 콜차노프가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북한과 재화·용역을 거래하는 개인·기업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한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른 것으로, 북한을 대신해 불법 운송을 돕는 데 관여된 기업과 인사를 겨냥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과 싱가포르, 러시아 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회피에 사용한 전술은 미 법률이 금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북한의 돈줄을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담배 밀수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선신흥과 대동강, 백산, 내고향 등 20여곳의 북한 담배회사에서 말보로·던힐 등 유명 브랜드로 포장된 위조 담배를 생산해 왔고, 현금 수입은 정권 비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의 핵·관련 시설 신고와 구체적 핵폐기 시간표를 압박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자금줄을 옥죄고 있다”면서 “특히 중·러를 겨냥해 미국이 제재 위반을 감시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여 온 미국과 중국이 4차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의 초청으로 이달 하순 방미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 재무부 차관을 만나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어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 평등, 상호 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길섶에서] BMW/문소영 논설실장

    문상 갈 일이 있어서 퇴근 후 친구의 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에 갔더니, 차종이 요즘 가장 핫한 브랜드다. 기겁을 하며 “우리가 타야 할 차가 BMW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는 덤덤하게, “7년을 달렸는데 그동안 불은 안 났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 갑자기 평소 출퇴근 수단인 ‘BMW’로 갈아타고 문상을 가고 싶어졌다. 버스(Bus)와 지하철(Metro), 걷기(Walking) 말이다. 뒷좌석에 짐을 부리지 않고 안고 탔다. 얼른 도망갈 채비를 한 것이다. 친구는 그 모습에 낄낄거리며 “보닛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차 문 열고 나가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방송 동영상에서 보이듯이 처음부터 불이 활활 타오르지는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BMW 주차금지’ 하는 사진도 있고, 국토교통부는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BMW에 대해 운행중지라는 유례없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그런데도 중고차 가격이 떨어져서 BMW 중고차가 예전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폭스바겐이 연비를 속였다고 했을 때도 폭스바겐 중고차가 많이 팔렸다. 대체 무슨 심리인가. 안전보다 허세인가? 안전을 빌미로 눈먼 돈이라도 벌어 보려는 것일까. 세상은 모르겠는 일투성이다. 문소영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월드 Zoom in] “경제 수치 최고”라는 트럼프…美기업 3곳 중 1곳은 구인난

    경기 호황·이민자 감소 등 복합 작용 직원 못 구한 기업 36%…5년새 최고일손 부족에도 임금 상승률 2.7% 그쳐 ‘미국 기업 3곳 중 1곳은 구인난.’ 미국이 완전 고용을 넘어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세계경제의 호황,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인한 ‘이민자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상호 작용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나라는 훌륭하게 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수치”라며 27일 공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대를 찍을 것을 암시했다. 미국의 GDP 증가율은 지난해 2.3%, 올 1분기에는 2.0%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구인난이 점점 심각해지는 추세다. 지난 20일 미국의 NFIB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구직자를 구하지 못한 기업의 비율이 무려 36%에 달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구인난이 최고치에 달한 걸 보여 주는 수치다. 특히 올 들어 기업들의 인력 부족 비율은 매달 치솟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일반 상점 등 업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일할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버지니아의 식당이나 쇼핑몰마다 구인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한 상점 매니저는 “올 초부터 직원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구직 문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자리가 많아 시급이 세고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인난을 심하게 겪고 있는 직종은 트럭운전자와 건축 분야다.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물류 수요 증가로 현재 트럭 운전사가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폭발적 성장으로 장거리 물류 수요는 치솟고 있지만, 자율주행 트럭이 등장하면 트럭 운전사들은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구직자들이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직도 미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붐을 이루고 있다. 목수와 배관공 등 기술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역설적인 건 구인난에도 임금 상승률은 보합세다. 평균 임금 상승률은 2.7%로 쥐꼬리 수준이다. 심각한 인력난에 비해 급여 인상은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면 지금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美 이민세관단속국 직원들은 “조직 해체해 달라” 장관에 서한 국제사회의 트럼프 반감 노골화 IOM사무총장 선거 美후보 낙마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론에 떠밀려 불법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불법이민자 무관용 정책’에 대한 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전역에서 격리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촉구하는 시민 집회는 물론 불법이민자 단속 전담 기관 내부에서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했고,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독식해 온 이민자 관련 기구 수장직을 뺏겼다. CNN 등 미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댈러스 등 미국 전역 750개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이민정책 항의 시위를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불법입국자 가족에 대해 부모와 아이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이미 격리된 부모와 아이가 다시 결합하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는 2000여명의 아이들이 집단 구금시설이나 위탁 보호시설에 수용된 채 부모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집회 참석자 수십만명은 각 도시에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강제로 분리된 불법이민자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요구하고 무관용 정책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NBC는 뉴욕에서만 약 3만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서도 시위대 3만여명이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집회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 거리가 폐쇄됐고 불법이민자 자녀들이 격리된 수용소 인근의 텍사스주 매캘런 국경경비대 시설 앞에도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이번 집회는 영국 런던,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 등 해외 대도시에서도 함께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가수 얼리샤 키스,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아티스트들도 대거 참여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여배우 수전 서랜던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항거하고자 열린 ‘여성 불복종’ 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 일부가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의 키어스천 닐슨 장관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ICE 조사관 19명이 연대 서명해 닐슨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는 “ICE를 해체하고 우리 임무를 다른 부처에 귀속시켜 달라”는 요구 사항이 담겨 있다. ICE는 불법이민자 단속 외에도 인신매매 단속, 마약 거래, 사이버 범죄 대응 등도 맡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인신매매·마약 거래 등을 단속하는 제2의 기구를 창설하고 불법이민자 단속과 구금, 추방은 별도의 조직에서 관장하도록 기능을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마크 포칸 민주당 하원의원 등은 2003년에 창설된 ICE가 다른 기관들과 업무가 중복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의 도구가 되고 있다며 지난주 ICE 해체 입법안을 제출했다.국제사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밀었던 미국 후보인 켄 아이작스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새 사무총장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비토리노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선출됐다. 이주자 보호와 권리 증진을 추구하는 국제기구인 IOM은 1951년 설립 후 단 한 차례(1961~1969년)를 빼고는 미국인이 사무총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IOM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국가가 미국이기도 했지만 ‘이민자의 나라’라는 역사적 상징성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지낸 케이스 하퍼는 트위터에 “미국의 힘과 권위, 명망이 소멸되는 또 하나의 징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플 인 월드] ‘균형추’ 케네디 대법관 퇴임…美 대법원, 보수로 더 기우나

    [피플 인 월드] ‘균형추’ 케네디 대법관 퇴임…美 대법원, 보수로 더 기우나

    후임에 보수 성향 지명 가능성 캐버너·그루엔더·하디먼 거론미국 연방대법원에서 30년 가까이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7월 말 퇴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케네디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이 강한 대법관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대법원 색채가 더욱 보수 쪽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디 대법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다음 달 31일부로 퇴임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대법관은 모두 9명으로, 종신 임기를 보장 받는다. 그러나 올해 81세를 맞은 케네디 대법관은 고령 탓에 퇴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1988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연방대법관에 임명된 케네디 대법관은 재임 기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며 대법원 내 진보와 보수 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퇴임하면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대법관 등 4명과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등 4명이 일시적인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동안 케네디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판결을 했다. 2015년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한 ‘오버지펠 대 호지스’ 판결에서 그는 “원고는 법의 눈앞에 동등한 존엄성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은 그들에게 그럴 권리를 부여한다”는 문구를 남겨 미 전역의 동성애자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또 2013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정부 보조금에 합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낙태와 관련해서는 보수 성향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위헌 소송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섰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를 두고 ‘소신파’ 케네디 대법관이 트럼프 정부의 편을 들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해석했다. 또 연방대법원이 같은 날 낙태 반대 기관도 임신부들에게 낙태 시술 절차를 안내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위헌 판결을 내린 것도 케네디 대법관이 보수 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초 신임 대법관 후보 인선을 마무리하면 연방대법원은 확실히 보수로 기울어질 전망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인물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너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 레이먼드 그루엔더 미주리 순회항소법원 판사, 토머스 하디먼 펜실베이니아 순회항소법원 판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합법적 아니면 미국 오지 말라”

    “합법적 아니면 미국 오지 말라”

    미국 연방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인정한 가운데 이날 브라질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중미 국가들을 향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올 수 없다면 아예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펜스 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한 뒤 “중미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전할 메시지가 있다. 마약 밀매범과 인신매매범이 운영하는 경로로 미국 입국을 시도함으로써 자신과 어린아이들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스 부통령의 중미 국가 방문은 본래 대공황 때보다 더한 경제 붕괴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이민 정책이 주목받으면서 초점이 이민 문제에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부모와 격리돼 미 시설에 수용된 자국 어린이 50여명을 귀국시킬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입국한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강제로 격리하는 지침을 둘러싸고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지난 21일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미 격리된 아동·청소년의 상당수가 부모와 재회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 17개주와 워싱턴DC는 이날 정부를 상대로 무관용 이민정책은 이민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9월 이란,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등 5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3차 행정명령은 차별이 아니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대법관들의 이념적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정당하다는 이유로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대법원이 인정했다. 와우!”라는 트윗에 이어 “미국 국민과 헌법의 대단한 승리”라는 성명을 내 환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트럼프 ‘무관용 정책’ 비인간적이라 생각하지만 찬성하는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트럼프 ‘무관용 정책’ 비인간적이라 생각하지만 찬성하는 이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으로 난민 부모와 아이들이 강제로 갈라져 있는 영상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모와 아이를 갈라놓는 조치는 뒤늦게 철회됐지만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은 계속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란, 리비아, 시리아, 소말리아, 예멘 이슬람 5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시킨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리면서 이민자에 대한 정책을 놓고 미국 내 찬반양론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불법 이민자나 난민들을 수용할 때 아이와 부모를 강제로 떨어뜨려 놓는 것에 대해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라고 인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사람은 비인간적 행위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느낀다고 생각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이 같은 예상 밖의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미국 연구팀이 혐오감과 비인간적 행동에 대한 거부감이나 판단은 뇌의 별개 부위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MIT 사회인지신경과학 실험실 공동연구팀은 ‘비인간화’(dehumanization)와 ‘혐오’(dislike)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연구결과를 뇌과학 및 인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실험심리학’ 25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사람들은 오랫 동안 혐오스러운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표현할 때 ‘개’ ‘돼지’ 같은 동물이나 벌레 등 비인간적인 표현을 사용해 온 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미국, 유럽, 외과의사, 귀족, 이슬람교도, 고대 로마, 노숙자, 강아지, 쥐 등 10개 단어에 대한 사진과 그림, 단어를 보여주고 이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관련 단어나 그림을 볼 때 뇌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비인간적이라고 평가한 단어나 사진을 볼 때 작용하는 뇌 부위와 혐오스럽다고 평가한 단어와 사진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혐오감처럼 특정 사안에 대해 표현하는 감정은 마치 온도계처럼 숫자 척도로 평가할 수 있는 반면 비인간적 느낌은 단어나 영상에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난민 아이들을 부모와 떼어놓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불법 이민자나 난민에 대해 ‘무관용 원칙’이라는 정책에 대해서 지지하는 것도 단순히 특정 가치를 지향하거나 증오심 때문이 아니라 혐오감과 비인간화라는 개념을 처리하는 뇌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베카 사엑 MIT 인지과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인간화와 혐오 사이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집단 간 혹은 집단 내 적대감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대법 ‘무슬림 입국금지령’ 인정… 트럼프 무관용 이민정책 탄력

    美대법 ‘무슬림 입국금지령’ 인정… 트럼프 무관용 이민정책 탄력

    민주당 “美 종교적 관용 약화” 비난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권 5개국 국민 입국을 금지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정책도 힘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이란, 리비아, 시리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슬람 5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하와이주가 제기한 위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연방대법관 가운데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 등 5명이 찬성했고, 진보 성향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위험 인물 등) 외국인 입국 여부는 국익에 관련된 결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발동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이로써 15개월 간의 법정 투쟁을 마무리했다. 1차 행정명령은 미 전역에서 인종·종교 차별 등에 반대하는 시위에다 주정부 및 하급법원의 제동이 걸려 2차, 3차 행정명령으로 수정됐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9월 3차 행정명령에서 이슬람권 국가를 5개로 줄이는 대신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추가했다. 이에 하와이 주정부는 북한·베네수엘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이슬람권 국가 국민의 입국 금지는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법원에서 일부 집행중지명령을 내렸으나 트럼프 정부 요청으로 대법원이 개입, 지난 1월 3차 금지명령의 효력을 인정하고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전면 시행을 허용했다. 이후 6월 말로 예정된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보수적 대법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보수 성향이나 ‘부동표’로 여겨져온 로버츠 대법원장과 케네디 대법관이 찬성표를 던져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민주당 등 정치권과 민권단체들은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무슬림 출신인 키스 엘리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대법원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 오늘 결정은 미국을 세운 종교적 관용의 가치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제재 연장” “위대한 김정은”…비핵화 겨냥한 트럼프의 밀당

    “엄청난 일” 대북 보상도 암시 미군 유해 송환 성과도 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대북 제재 연장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인 2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똑똑한 터프가이이자 위대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북한을 빨리 비핵화 세부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바다주 공화당 전당대회 후 지역 기업인들과 만남에서 김 위원장을 칭찬하며 “북한이 ‘전면적인 비핵화’에 동참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는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김 위원장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엄청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비핵화의 ‘당근’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독교 케이블 방송인 TBN에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기업을 들여오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은 입지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놀라운 부동산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해변에 콘도를 지을 수도 있느냐’라는 물음에 “그렇게 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절차를 빠르게 이행할 경우 미 기업의 대북 투자 등 커다란 경제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우리는 아주 멋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돌아왔고 전사한 위대한 영웅들(유해들)이 송환된다. 가장 큰 것은 비핵화”라며 정상회담의 성과 띄우기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재촉하기 위한 채찍도 놓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2일 대북 제재를 1년 더 연장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 없이는 대북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통지문에서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 등 6건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 효력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행정명령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 주요 인사의 자산을 동결하고 북한의 국외 노동자 송출 금지, 광물 거래 등 돈줄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핵화 입구 단계에서 먼저 대북 제재를 풀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제재 해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등 북·미 간 향후 협상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격리 아동 보러 간 멜라니아...재킷엔 “신경 안써, 너는?” 의미는

    격리 아동 보러 간 멜라니아...재킷엔 “신경 안써, 너는?” 의미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이자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신경 안쓴다. 당신은?”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재킷을 입고 미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소도시 맥앨런의 불법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인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깜짝 방문해 구설에 올랐다. 부모와 격리된 12~17세 아동·청소년이 수용된 곳이다. 이날 CBS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신장 질환 증세로 수술을 받은 뒤 공식 일정을 자제해온 멜라니아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등 시설 관계자들과 만나 “당신들의 수고와 열의, 친절에 감사한다”면서 아동들이 가족과 통화하는 횟수나 심리 상담 방법, 아동들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 등을 물었다.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멜라니아 여사는 (격리 시설) 영상을 보고, 녹음을 들었다. 그녀는 직접 현실을 보고 싶어했다”면서 “(방문 목적은)트럼프 행정부가 아동들과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어떻게 더 노력할 지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문제는 멜라니아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텍사스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때 입은 재킷 뒷면에 두꺼운 흰색 글씨가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모자가 달린 야상 스타일의 재킷에는 그래피티같은 글자체로 ‘신경 안쓴다’를 비롯해 ‘관심 없다’, ‘상관 안한다’ 등으로 해석되는 짧은 문장이 쓰여 있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부모·격리 정책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멜라니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그녀의 패션에 담긴 메시지는 전날 평가와는 상반된 것이어서 더 큰 혼란을 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멜라니아가 이날 입은 카키색 재킷은 남미에서 미성년,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스페인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의 지난 시즌 39달러(약 4만 3000원)짜리 제품이라고 전했다. 그리샴은 논란이 커지자 “그저 재킷일 뿐이다. 숨겨진 메시지는 없었다. 상의에 집중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구설은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멜라니아는 지난해 8월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된 텍사스 피해지에 영국 고가 브랜드인 검은색 마놀로 블라닉 스틸레토힐(뾰족구두)를 신고 나타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NYT는 멜라니아가 남편의 무관용 정책에 대한 비판자들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자체를 향해 보낸 메시지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멜라니아는 자신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이목이 집중된다는 걸 알뿐만 아니라, 영부인이 입는 옷은 그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그녀는 평소 백악관에서 정원관리를 할 때조차 1380달러짜리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인)발망 셔츠를 입는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타임스 에디터 카렌 어티아는 “(멜라니아 여사는) 전직 모델로서 대중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낯설어하는 사람이 아니며 그녀와 그녀의 팀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옷의 힘을 잘 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의 한 명으로서 그런 메시지가 적힌 재킷을 선택한 것은 고통받는 아동들의 면전에서 둔감함과 냉담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논란과 관련 트윗을 올려 “가짜 뉴스 미디어에게 하는 말“이라면서 “멜라니아는 그들이 얼마나 부정직한지 배웠고 진실로 더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엄마는 강했다… 트럼프 막은 멜라니아·이방카

    엄마는 강했다… 트럼프 막은 멜라니아·이방카

    트럼프 “아내가 격리 반대 확고” 이민자 출신 멜라니아 공개 압박 장녀이자 세 자녀 엄마 이방카도 “가족 격리 조치 끝내는 것 감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불법 입국한 부모에게서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지침을 시행 한 달여 만에 철회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부모와 자녀를 생이별시키는) 이 상황을 바꿀 힘이 내겐 없다”며 아랑곳하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한발 물러선 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거세진 공화당 등의 정치적 압박과 함께 아내와 딸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밀입국한 가족을 함께 수용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한 뒤 “(딸) 이방카와 내 아내(멜라니아)가 그것에 대해 매우 확고하게 느낀다”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족이 분리되는 것을 보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세 자녀의 엄마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트윗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경에서 가족 격리를 끝내는 중요한 행동을 취해 준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방카는 앞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공화당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입법적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고 호간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CNN에 밝혔다. ●멜라니아, 12살 아들 신변 위협 느껴 CNN은 또 남편의 이민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멜라니아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모·자녀 격리 조치를 멈추도록 압박해 왔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처음에는 입법을 통한 문제 해결을 원했으나, 즉시 중단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내리도록 설득했다고 한다.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옛 유고슬라비아) 이민자 출신이다. 모델로 일하기 위해 1996년 방문 비자로 미국에 왔으며, 2005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혼 후 귀화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멜라니아가 12살 된 아들 배런의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매체 더데일리콜러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이날 영화배우 피터 폰다의 트윗을 보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정보기관에 연락을 취했다. 삭제된 이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12살 된 아들 배런을 멜라니아 품에서 떼어내 소아성애자가 있는 ‘우리’(케이지)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곧장 성명을 내 “역겹고 무책임하다”면서 이를 정보기관에 알렸다고 인정했다. 이에 폰다는 “TV에서 (밀입국자 자녀들이 울부짖는) 충격적 사진을 보고 난 뒤 제정신이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일가에 사과했다. 추가적인 부모·자녀 격리 조치는 중단됐으나 불법 입국자 전원을 기소해 구금하는 ‘무관용’ 이민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추방명령을 선고받았던 적이 있는 밀입국자의 미성년 자녀의 경우 부모와 격리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꼬집었다. ●불법이민자 전원 구금 정책은 그대로 또 이미 지난 한 달여 동안 부모와 강제 격리된 자녀 2300여명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미 국토안보부(DHS)가 자녀와 격리 수용된 부모에게 제공한 정보는 이민관세단속국(ICE)과 난민재정착보호소(ORR) 연락처뿐이기 때문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규제개혁 정책이 산업 부흥 이끌어”

    규제 비용 5억 7000만 달러 줄어 한경연 “중기·창업 규제 개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신규 규제 1건당 기존 규제 2건을 폐지하고, 연내 총 규제 비용(규제로 발생하는 사회적 기회비용)의 증가분이 ‘0’을 넘지 않게 하겠다며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과도한 규제가 미국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 결과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규제 비용이 오히려 5억 7000만 달러(약 6297억원) 줄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임기 첫해 51개의 신규 규제를 입법했지만 트럼프는 3개에 그쳤다. 오히려 67개의 기존 규제를 폐지·개선했다. 기업들도 ‘화답’했다. 애플은 향후 5년간 3500억 달러(약 386조 6800억원)를, 인텔은 70억 달러(약 7조 733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규제 개혁 정책이 미국 산업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더 적극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사례로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 전문가 489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최근 규제 개혁 성과가 일본보다 저조하다는 답변이 77.9%를 차지한 점을 들었다. 한경연은 이에 따라 ‘규제 비용 총량제’를 법제화해 규제 비용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규제 비용 관리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법제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중소기업과 신산업, 창업 분야에 편중된 규제 개선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의 개선 규제 77건이 기업·산업 관련 규제인데, 이 중 약 75%(58개)가 중소기업·신산업·창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였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제조업 등 주력 산업에 대한 규제 개혁 계획을 추가로 수립·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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