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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한 조직에서 개인이 감내할 수 있는 부조리의 무게는 얼마일까. 부패와 부도덕에 물든 집단에서 그 구성원의 양심과 상식은 어떻게 굴절되고 얼마나 비루해지는 것일까. 씁쓸한 단상이 잦아진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는, 지난 권력과 그 추종자들의 민낯 앞에서다. 얼마나 많은 한때의 권세가들이 포토라인에 들어섰는지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여전히 당당한, 때로는 억울해하는 표정과 몸짓들이 생경한 잔상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들이 마음대로 부리고 휘젓고 다녔던 공직 사회의 단면들이 오버랩된다. 부정과 불의 앞에 공직 내부의 방어기제는 왜 그리도 허술하게 무너진 것일까. 최고 엘리트 집단의 하나로 꼽히는 공무원 사회에서 말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때의 낙인으로 치부한 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젠 위에서 시킨다고 무조건 따르면 안 되겠어요.” 국정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 모 부처의 국장급 공직자가 동료들과의 사석에서 넉살 좋게 말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중앙 부처 가운데 하나다. 조직이 내부에서 썩어 갈 동안 일부 공직자들이 국정농단 세력에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거나 적어도 침묵하며 순응했다는, 뒤늦은 고백에 다름 아니다. 모든 공직자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한두 사람에게만 국한된 일도 아닐 테다. 차라리 한직으로 밀려나고 바깥을 맴돌더라도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다면 공직자로서 자긍심만큼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잘나가는 선배와 동료들이 침묵하고 방조하며 때로는 적극적으로 국정농단에 가담하면서 주변의 많은 공직자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이성적으로 따질 새 없이 순간순간 막다른 선택에 내몰렸다. 공복(公僕)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은 유린당하고 피폐해졌다. 그럴수록 일선의 공직 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비선과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업무와 정책의 선후가 바뀌고 조직 내 공정성이 훼손되면서 불통과 보신 행태, 성과 만능주의가 퍼져 나갔다. 중앙 부처의 한 공무원은 얼마 전 익명을 요구하며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CTV 속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수직·권위의 소통 방식, 직장 내 괴롭힘과 소외, 희생양을 만드는 이지메 문화…’라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권력과 실세를 좇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뚤어지고 왜곡된 공직 사회의 그늘이다. 그렇게 공직이 헛도는 사이 낮은 곳의 이웃이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외면당했다. 획일적인 등급 분류로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장애인등급제는 지난해 12월에야 가까스로 ‘단계적 폐지’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행정편의에 치우친 제도를 바로잡기까지 장애인들은 5년 남짓 밤낮으로 광화문 지하도 농성장을 지켜야 했다. 세월호 비극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해 제천과 밀양 등 곳곳에서 인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촘촘한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다. 물론 제대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녹초가 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비를 들여 가며 힘든 이웃을 돌아보는 공직자도 한둘이 아니다. 공직 사회에 희망을 갖는다면 이들의 숨은 노력과 일상의 헌신 덕분일 테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의 선의만으로 공직 전반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시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스템이 붕괴되고 그로 인해 무슨 문제점이 발생했으며 이를 치유하고 예방하려면 어떤 실천 방안이 필요한지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국정농단 시기의 잘잘못을 담은 ‘공직백서’를 만들어 스스로 경계하며 후대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겨야 마땅한 일이다. 공직박람회를 찾은 한 대학생은 당차게 말했다. “공직이 안정적이라 도전한다구요.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구무언, 초심을 돌아볼 때다. ckpark@seoul.co.kr
  •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의 발언이 아니다. 미국의 거센 통상 압박에 맞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치열하게 뛰고 있는 20대 사무관의 말이다. # 수시로 해외출장… 美 수입규제 대응에 분주 주인공인 이우진(29) 산업부 철강화학과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과의 철강 통상 관련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 규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알려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응하고 있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규제 여부 결정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1월 철강화학과에 왔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기와 겹친다”면서 “그때부터 철강 분야 수입 규제가 많이 발동돼 업계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미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고 미국 내에서 수입 규제를 놓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떠나는 일도 잦다고 한다. # 협상은 양보 없는 논리공방… 기싸움이 중요 행정고시 56회 국제통상직에 합격해 2014년 산업부에 들어온 이 사무관은 통상협력총괄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정상품과를 거쳤다. FTA협정상품과에서는 한·중미 FTA 협상단의 일원으로 첫 협상부터 서명까지 챙겼다. 상품별 관세를 얼마나 깎을지를 정하는 FTA 핵심 업무인 상품양허를 맡았다. 이 사무관은 FTA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논리 싸움을 펼치는 자리여서 상대와의 기싸움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상대국 협상단을 적어도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나고 늦은 시간까지 협상하기 때문에 적이면서도 같이 고생한다는 점에서 동지애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해외출장이 잦다 보니 위험한 돌발 상황도 종종 겪고 있다. 2016년 한·중미 FTA 협상차 에콰도르로 가는 길에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불시착했다. 이 사무관은 “비행기가 파나마에 내렸는데 난민처럼 조식 쿠폰을 받아 밥을 먹기도 했다”며 웃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협상 중 지진이 나서 상대국 협상단과 함께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 철강업 ‘금녀의 벽 ’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 철강업계가 ‘금녀(禁女)의 벽’이 높아 업무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에 참석했는데 통역을 제외하면 양국 정부·업계 관계자 중 유일한 여자였다”면서 “처음에는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할 때 다들 남자이고 저보다 나이도 많아서 어떻게 대할지 고민스러웠지만 차차 적응되더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사무관은 “협상 전 철저한 준비로 우리가 싸울 총알을 제대로 마련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산업부 첫 여성실장 유명희

    산업부 첫 여성실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통상교섭실장에 유명희(51) 통상정책국장을 승진 임명했다. 유 신임 실장은 산업부 역대 최초의 여성 실장이 됐다. 유 실장은 산업부 내 최고의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5일 시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도 우리 측 수석대표로 나서 미국 측의 통상 압박에 맞서고 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유 실장은 청와대 외신대변인과 산업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등을 거쳤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평창은 강릉 미래의 시작…영동권 교통ㆍ문화ㆍ교육 허브 꿈꾼다

    [자치단체장 25시] 평창은 강릉 미래의 시작…영동권 교통ㆍ문화ㆍ교육 허브 꿈꾼다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10일. 올림픽 빙상경기 개최지인 강원 강릉이 경기와 손님맞이 준비를 모두 끝냈다. 2011년 7월 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8년 동안 쉼 없이 준비해왔다. 그동안 서울~강릉 간 KTX가 놓이고 도로가 새로 뚫리는 등 강릉은 상전벽해(桑田碧海)했다. 시민들도 “도시 발전이 수십년 앞당겨졌다”며 반기고 있다. 강릉은 바다·호수·숲이 어우러진 청정 자연자원과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해 온 예향(藝響)의 도시답게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인들에게도 각광 받기 시작했다. 백두대간에 막혀 고립됐던 동해안 최고의 도시 강릉이 KTX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놓이며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올림픽 이후를 위한 세밀한 청사진도 그렸다. 29일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명희 강릉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그동안 준비 과정과 올림픽 이후의 도시발전을 이끌 얼개는 무엇인지 들어 봤다.“2018 동계올림픽 타이틀은 평창이지만 실질적인 도시 발전과 올림픽 이후의 발전 가능성은 강릉시가 더 많이 챙겼습니다.” 최 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고향 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3선 시장 임기를 불과 5개월여 남겨 놓고 있지만 끝까지 성공 올림픽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열정도 여전했다. 3수 끝에 어렵게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모두 겪어 오며 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새로운 시장에게 시장직은 물려 주겠지만 도시를 세계 속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청사진도 그려 놨다.우선 열흘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 시장은 “우리나라 선수의 금메달 밭으로 알려진 쇼트트랙을 비롯해 아이스하키, 피겨, 스피드, 컬링 등 빙상종목이 모두 강릉에서 열린다”며 “국내외뿐 아니라 북한 선수단, 응원단들까지 찾아와 어느 때보다 풍성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숙박 교통 음식 등 세밀하게 준비해 강릉시민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손님들도 세계적인 최고의 도시라는 찬사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빙상종목 경기를 위해 강릉에는 4개의 경기장이 새로 만들어졌고, 1곳은 리모델링했다. 경기장 진입도로도 6개 노선 8.6㎞가 신설됐다. 예비 연습으로 치러진 테스트이벤트 경기에서도 ‘강릉시민의 열정이 얼음을 녹인다’는 극찬도 받았다.올림픽을 앞두고 다음달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막식이 열리고 북한 공연단이 공연을 펼치게 될 998석의 강릉아트센터도 모든 준비를 마쳤다. 올림픽을 계기로 경포 해변 일대에 지어진 대형 고급 숙박시설 3곳도 운영에 들어갔다. 올림픽 이후에도 3곳의 숙박시설이 더 건립될 예정이다. 음식, 숙박, 교통, 손님맞이 환경정비 등도 차질 없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최 시장은 “빙상경기장, 경기장 진입도로, 강릉아트센터 등 시설부문의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며 “올림픽은 강릉이 자랑하는 문화와 자연자원이 세계적 가치로 인정받는 기회의 마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공 올림픽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를 확산시키고 ‘스마일 시민정신’이 올림픽 정신문화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올림픽 이후 강릉시 비전도 마련했다. 전문 컨설팅업체에 맡겨 오던 비전 수립은 시민들의 삶을 직접 살펴야 할 공무원들이 직접 작성하도록 했다. 실질적인 실천 비전을 만들겠다는 최 시장의 의지였다. 이후 태스크포스 팀이 구성돼 공무원들이 직접 강릉의 미래를 구상하고 다듬었다. 이 과정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전문 연구원들을 초청해 정부의 미래 정책 방향을 함께 공유하고 지역 내 대학교, 전문가들과도 여러 차례 워크숍과 토론회를 갖고 시의원 간담회, 시민공청회, 시민 자유의견 등을 반영해 지난해 말 ‘강릉비전 2030’ 초안을 마련했다. 최 시장은 “올림픽 이후 변화된 강릉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것은 숙명이자 당면 과제”라며 “차기 시장이 ‘올림픽 이후 강릉비전’을 보완하고 수정해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시가 마련한 미래 비전은 획기적으로 좋아진 철도, 도로 등 교통망을 중심에 두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놓인 KTX 효과를 올림픽 이후 변화된 강릉의 미래를 만드는 축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먼저 교통 거점 도시로의 비전을 그렸다. KTX 경강선 개통뿐 아니라 앞으로 동해남부선(삼척~포항), 동해북부선(강릉~고성)이 연결되면 강릉이 영동권의 교통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강릉역과 터미널 일대의 재개발을 통해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효율적 복합환승체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 거점으로는 경포구역에서부터 올림픽파크와 월화거리를 연결해 새로운 도시발전 축을 형성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림픽 유산인 올림픽파크는 강릉의 스포츠 및 건강 레저 문화활동의 중심 역할을 기대했다. 교육 거점으로는 지역 내 대학을 강릉의 연구·개발(R&D) 활동의 중심과 지역인재 양성의 산실로 활성화하고 강릉시와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봤다. 관광 및 산업경제 거점으로는 강릉 전체 생활권의 입지 및 자원 특성을 살려 주변 지역과 연계한 발전을 그렸다. 또 도심권은 가장 중요한 문화와 R&D·교육 및 관광·경제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기대했다. 강릉 북부권은 동서고속도로를 통한 국토 내륙과의 소통 관문 역할로서 산업생산 기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강릉과학산업단지를 강릉 R&D 파크의 중심축으로, 과학산업진흥원을 R&D 지원센터로서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한국생산기술원구원의 3D프린팅과 KIST 강릉분원의 스마트 유팜(Smart U-FARM) 등의 집중 육성도 구상했다. 소금강국립공원은 권역별 자원과 연계해 지역발전의 주요 축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그렸다. 강릉 남부권은 동해남부선이 개통되면 국토 남부와 소통을 담당하는 관문지역으로 민자화력발전소와 안인 풍력발전소를 친환경 발전산업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2020년 완료 예정인 경제자유구역 옥계지구는 첨단소재 부품 융복합 단지로, 옥계산업단지는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광석리튬 추출사업 등으로 활성화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주문했다. 강릉 서부권은 대관령과 백두대간의 생태적 잠재력을 강릉시에 유입시키는 관로와도 같은 권역으로 전원생태권으로 6차 산업화마을 및 웰니스관광을 기반으로 산촌휴양과 보건관광 대표지역으로 육성할 것을 권했다. 최 시장은 이 같은 미래 청사진을 위해 재정 건전에도 힘썼다. 한 해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올림픽 등을 준비하며 채무도 최근까지 1313억원에 이르렀지만, 올해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채무를 갚아 채무 제로(0) 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 시장 임기 동안 사회복지 분야의 예산은 773억원에서 2444억원으로 3배가 늘었고, 상수도 보급률은 80%에서 97.6%로 개선됐다. 최 시장은 “시장으로 있으면서 만들어온 변화의 모든 것은 오롯이 강릉시민들의 몫”이라며 “어려울 때마다 역경을 헤치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신 시민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만큼 올림픽 이후에도 KTX 개통을 발판으로 강릉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최명희 시장은 1955년생 강릉 토박이로 강릉고·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강원 양구군수, 행정자치부 소방과장, 강릉 부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후 민선 4기 강릉시장에 출마해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지은 뒤 3선 시장 임기를 모두 마치게 된다. 2016 한국의 미래를 빛낼 최고경영자(CEO) 창조부문, 2018 대한민국 CEO 리더십 대상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강릉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2016~2017)을 지냈다.
  • ‘유리천장’ 부순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은 누구?

    ‘유리천장’ 부순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은 누구?

    ‘유리천장’으로 대표되는 여성 고위공무원(가급) 탄생에 관심이 쏠린다. 무려 산업통상자원부 역사상 70년 만에 첫 여성 공무원이어서 더욱 그렇다.주인공은 29일 승진 임명된 유명희 통상교섭실장(51). 1948년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여성 공무원이 실장급(가급)에 올랐다. 공무원들에게 있어 정무직인 장차관급을 제외하면 사실상 오를 수 있는 마지막 자리에 오른 것이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한 유 실장은 총무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1995년 통상산업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겼다. 당시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가 된 것이다. 유 실장은 이후 1998년 통상 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이관되면서 외교부로 다시 적을 옮겼고 여러 통상협상에서 실무담당자로 참여했다. 그는 외교부에서 통상교섭본부 자유무역협정정책과장, 자유무역협정서비스투자과장 등을 거쳤다. 2014년에는 대통령 홍보수석비서실 외신대변인을 역임했고, 이후 통상 기능을 회복한 산업부로 복귀했다. 유 실장은 산업부에서 자유무역협정교섭관 겸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9월 통상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근에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수석 대표를 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권 5번 바뀌며 상전벽해 된 ‘한밭’… 텃밭 지키기 머문 공직문화

    정권 5번 바뀌며 상전벽해 된 ‘한밭’… 텃밭 지키기 머문 공직문화

    올해로 정부대전청사가 조성된 지 20년이다.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는 공감했지만 초기 대전으로 내려온 공무원들은 혼란과 불편, 경제적 부담 등을 피할 수 없었다. 20년이란 시간 속에 대전청사 공무원 대부분은 대전 사람이 됐다. 개인 사정으로 내려오지 못한 이들은 불편을 감수하며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정권이 5번 바뀌며 외청들도 변화를 거듭했다. 조직의 성장과 생활 안정으로 공무원들 삶의 질과 만족도도 높아졌다. 고속철도 개통과 정부세종청사 조성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공직문화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지난 20년간의 대전청사 변화를 청사 사람들에게 들어봤다. 류광수 산림청 차장대전은 공무원 전성기 보낸 제2의 고향이죠“산림 공무원으로 살아온 30년 중 20년, 공직자로서 전성기를 이곳에서 보냈으니 대전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류광수(55) 산림청 차장에게 ‘대전청사 20년’은 남다르다. 1988년 산림청에서 공직(행정고시 31회)을 시작해 10년차인 1998년 정부대전청사로 왔다. 1998년 당시 임정계장(서기관)에서 지난해 공무원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자리인 차장에 임명됐다. # 대전에서 잘 뿌린 공직 씨… 차장 오르며 큰 열매 대전행을 결심했을 때부터 가족이 같이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이들이 6살, 2살이어서 교육에 대한 부담이 적었기에 순조롭게 이뤄졌다. 다만 부인이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서 가족들의 대전 합류는 1999년에야 성사됐다. 류 차장은 산림청이 현재와 같은 위상 및 역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을 선배들의 ‘치산녹화’ 혜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까지 나무를 심는 기관으로서 산림청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면서 “1960년대부터 온 국민이 심고 자란 나무가 훌륭한 자산이 되면서 산림재해·복지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고 국민들의 시각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대전 시대’가 가져온 변화 중 하나로 현장 밀착 행정을 꼽았다. 서울에 있었다면 밀착 행정의 정도는 훨씬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산림 분야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신뢰가 높아졌다. 그가 후배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을 강조하는 이유는 경험에서 얻은 소신이자 철학이다. 산림청은 지방 조직이 많아 전체 공무원 중 대전 이전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5급 이상에서는 오히려 서울 근무자를 선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 차장은 “서울 홍릉 시절에는 지방 발령 시 북부청(원주)에 수요가 집중됐지만 대전청사로 내려온 후에는 쏠림현상이 사라져 오히려 인사가 편해졌다”고 귀띔했다. # 지방조직 많은 산림청, 서울 시절보다 인사 쏠림 적어 서울과 같은 경쟁은 요구되지 않았지만 자기개발에 소홀하지 않았다. 학부는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산림 공무원으로서 보다 충실한 역할을 하겠다며 산림자원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3년 8개월 최장수 기획조정관으로 산림청 살림살이를 챙겼던 류 차장은 정부세종청사 이전의 최대 수혜자라고 자평했다. 서울 출장 대부분이 국회와 부처 협의인데 50%의 불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류 차장은 “산림청이 대전에 와서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푸른 국토를 만들자며 나무를 심고 가꿔 자원화를 이룬 것처럼 산림분야는 현재보다 미래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정숙(여) 특허청 사무기기심사과장20년 서울~대전 출퇴근… 일ㆍ가정 다 지켰어요15년 만에 만난 이정숙(54·여) 특허청 사무기기심사과장은 변함없이 서울~대전을 매일 출퇴근하고 있었다. 달라진 것은 2004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타는 열차가 무궁화호에서 KTX로 바뀌면서 하루 6시간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시간 정도로 단축됐다는 것이다. 20년간 쳇바퀴 같은 생활이 지루하고 고될 만도 하지만 이 과장은 “고속열차가 생기고 대전에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훨씬 편리해졌다”며 “서울청사 시절 마포에서 강남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도 2시간이 걸렸다”고 환하게 답했다. # 면접 때 약속 지켜… 시어머니 뒷바라지가 큰 힘 고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 9월 특허 공무원이 된 그는 대전으로의 출퇴근이 ‘숙명’이라고 표현했다. 이 과장은 “면접 당시 대전에서 근무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러겠다고 답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했다”면서 “아내이자 주부, 며느리로 20년간 공직생활을 무탈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든을 넘긴 시어머니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20년 출퇴근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대전청사 이전 초기에는 오전 6시 15분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2시간 타고 대전으로 출근했다. 퇴근 방송과 함께 짐을 챙겨 오후 6시 50분 서울행 열차를 탔다. 끝내지 못한 일은 열차 안에서 처리하는 게 다반사였다. 오후 9시 넘어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아이들 숙제를 봐 주고 준비물을 챙겼다. 엄마가 출근할 때는 자고 있던 두 아들이 엄마 곁에 붙어 떨어지지 않다 보니 늦게 자는 버릇이 생겼다. # 무궁화호에서 KTX로… 재택 근무 못해봐 아쉬워 이 과장의 업무처리는 깔끔했다. 회식이나 동료들 애경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동료들의 이해와 도움을 기대했다면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평한다. 물론 같이 출퇴근하던 일행들이 대전으로 이사하거나 서울로 근무지를 옮길 때 고민이 들었다. 전업이나 이직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가족들의 반대로 포기했다. 이 과장은 오늘도 평일 오전 6시이면 서울역에서 KTX에 오른다. 오랜 시간 체득된 습관이다. 승객이 많지 않아 좋아하는 역방향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정확히 7시 40분이면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한다. 간부가 됐지만 오랜 심사·심판 경력으로 간섭이나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퇴근시간도 여유로워졌다. 가장 붐비는 시간을 피해 대전역에서 7시에 출발하는 KTX에 탑승한다. 이 과장은 “번번이 기회를 놓쳐 재택근무를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심사관은 피로 누적과 능률 저하가 뒤따르기에 재택이나 유연·탄력근무제 등을 적극 활용해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만영 정부대전청사관리소장초기 심었던 나무 수십그루가 청사 큰 자산 됐죠“청사 관리의 목적은 입주 공무원들의 편의 제고입니다.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겠습니다.” 허만영(57) 정부대전청사관리소장은 개청 20년을 맞아 입주 기관과 소통, 협력하는 청사관리를 강조했다. 쾌적한 청사 환경 조성 및 건강하게 공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 마련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 청사 숲 산책로 확대ㆍ자전거 출퇴근 운동 활성화 허 소장은 “조성 초기 심었던 작은 나무 수십만 그루가 자라 대전청사의 훌륭한 자산이 됐다”면서 “건물이 오래되면 리모델링 등 손을 봐야 하지만 나무와 자연은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고 그 자리를 지킨다”고 말했다. 허 소장은 울산시 환경녹지국장으로 재직하며 태화강 살리기를 진두지휘한 증인으로서 소신이 확고하다. 최근 숲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강조하며 청사 내 조림 계획을 소개했다. “청사 이전 20년 별도 행사 없이 식목일에 모든 입주 기관이 참여하는 나무심기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청사 주변 녹지에 입주기관 구역을 제공해 기관들이 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사 숲을 활용한 산책로 확대 조성과 헬스장 및 샤워장 시설 확충을 비롯해 주차난 해소와 입주 공무원 건강 증진 등을 위한 자전거 출퇴근 운동도 시작한다. 670대 주차가 가능한 자전거 거치대를 비롯해 상반기 중 대전시 공영자전거인 ‘타슈’가 청사 내에 설치될 예정이다. 타슈가 설치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사 공무원이나 민원인들의 자전거 환승이 가능하다. # 관리팀 정규직화… 공무원들도 내집처럼 여겨 주길 올해부터 청사관리 서비스 향상도 자신했다. 지난 1월 1일 청소·조경·시설·통신·승강기 등 위탁운영되던 5개 팀, 309명을 청사 정규직(공무직)으로 전환했다. 허 소장은 “고용이 안정되면서 그동안 수동적이고 현상유지적이던 업무에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면서 “공무직원들에게 자기 집, 자기 일이라 생각하고 시설·운영 개선 등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지원을 늘려도 불만은 작은 부분에서 표출된다. 한때 청사관리소가 일방통행식 ‘시어머니’ 역할로 공무원들로부터 원성을 산 것도 원칙과 현실의 괴리에서 불거졌다. 냉·난방이나 온수 제공, 엘리베이터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정부기관으로서 무한정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아니다.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 소장은 “분기별로 입주기관 운영지원과장이 참여하는 정례회의에서 의견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면서 “쾌적한 청사 만들기에 기관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목성호 특허청 운영지원과장청사서 만난 동반자… 퇴직해도 난 대전사람목성호(52) 특허청 운영지원과장은 고향이 대구지만 공직사회에서는 ‘대전둥이’로 불린다. # 그땐 변변한 식당도 없었지만 출근길은 여유로워 행정고시(40회)에 합격해 1998년 4월 특허청으로 발령받은 뒤 주로 이삿짐 싸는 것을 돕다 그해 8월 정부대전청사로 내려와 본격적인 공복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목 과장은 “제일 어려웠던 것이 숙소와 식당 찾기였다”면서 “청사 주변에 제대로 된 식당조차 없어 불편했지만 출퇴근의 번잡함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데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 너무 여유로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총각 생활을 할 때는 언제까지 대전에 있을지 자신하지 못했다.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새로 도전할 수 있다는 의욕이 있었다. 그러나 대전, 그것도 직장에서 평생 동반자로 고시 2년 후배(박미영 국제지식재산연구원 교육기획과장)를 만나면서 생각이 변했다. 아이들이 태어나 가정을 이루고 직위도 올라 안정되면서 요즘엔 “대전에 살~리라”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특허청 부부 공무원의 역사를 새로 써 가고 있다. 2007년 첫 서기관 부부에 이어 2010년 부부 과장 탄생을 알렸다. 목 과장이 2016년 부이사관으로 승진, 머지않아 부부 고위공무원 배출이 기대되고 있다. 목 과장은 특허청이 대전으로 내려온 후의 변화에 대해 “공무원 숫자는 약 2배 늘고 예산 규모도 달라졌지만 무엇보다 위상이 높아졌다”며 “예전에는 심사·심판조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현재는 지식재산 총괄 기관으로 정부 전체를 조율하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8개월간 특허청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운영지원과장으로 공무원 상(像)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전에는 바쁘더라도 힘있는 부처를 선호했지만 요즘 공직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은 일과 가정이 양립되고 자기 시간이 확보된 생활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기관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 가족 중심 생활 위해 교통ㆍ쇼핑 등 시설 확충 필요 공직 생활이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4선의 목요상 전 국회의원이다 보니 행동거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겸손하게 몸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부친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자연스레 그런 생활습관이 몸에 배었는데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퇴직 후에도 대전에 살겠다는 목 과장은 “서울은 ‘전철 생활권’인데 대전은 차가 없으면 쇼핑이 어렵고 이동도 불편하지만 가족 중심 생활이 가능하다”면서 “청사 공무원들은 스스로 ‘대전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오히려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정위 새 상임위원에 장덕진·박재규 국장 임명

    공정위 새 상임위원에 장덕진·박재규 국장 임명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새 상임위원에 장덕진(왼쪽) 소비자정책국장과 박재규(오른쪽) 경쟁정책국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장 상임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정위 서울사무소장과 기획조정관, 소비자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박 상임위원은 행시 33회로 기업거래정책과장, 시장구조개선정책관, 경쟁정책국장 등을 맡았다. 공정위는 신임 사무처장에 채규하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채 사무처장은 행시 33회로 대변인, 기획조정관, 시장감시국장 등을 거쳤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위원장(장관급), 부위원장(차관급),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상임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수능 한국사가 이해와 흐름 위주의 과목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여기에 ‘암기’라는 항목이 추가된다. 한국사 전문가들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복을 통해 암기하지 않으면 공시 한국사에서 고득점을 받기 쉽지 않다고 전한다. 다음은 공단기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전한길 강사와의 일문일답.Q. 공시 한국사는 어떤 과목인가. 수능 한국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A. 총 20문항이 출제되고 전근대사 13문항, 근현대사 7문항이 나온다. 한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으로 20분에 20문항을 풀어야 한다. 수능 한국사가 철저히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사고력에 암기력까지 요구한다. 따라서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세한 암기까지 병행해야만 고득점이 가능하다. Q. 난도와 범위는 어떻게 되나. A. 9급은 고등학교 교과서의 90% 정도에 심화내용이 10% 정도 나온다. 7급은 교과서 80%, 심화내용 20%다. 일반적으로 합격선은 85점 선에서 결정된다. Q. 심화내용은 어떻게 챙겨야 하나. A. 기본개념은 고등학교 수준이지만, 심화내용은 대학 교양과목 수준까지 올라간다.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만으로도 준비할 수 있지만, 공시 한국사는 그렇지 않다. 대학 교양과정 내용이 포함된 교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공시는 상대평가다. 너무 깊숙이 들어갈 필요는 없고 공무원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수험 서적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Q. 한국사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A. 물론이다. 역사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다. 사건의 전후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풀이를 하기 위해서다. 전근대사는 왕조사를 중심으로 흐름을 외우고, 근현대사는 인물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Q. 공부 순서는 어떻게 되나. A. 기본개념-기출문제 풀이-모의고사 풀이-개념 반복이다. 마지막 반복 단계에서 중요한 건 얇은 노트로 중요한 것을 훑으며 많이 봐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공무원시험은 문제은행식이라 기출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문제는 기출에서 변형돼 출제된다. Q.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는 뭔가. A. 문화사를 가장 어려워한다. 학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무조건 문화재 이름을 외우기보다는 그림자료를 같이 봐야 한다. 그렇게 문화재를 이해하면 문화사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한국사 공부 비중은 어떻게 되나. A. 행정법·행정학은 생소하기 때문에 여기에 더 비중을 둬라. 한국사는 중·고등학생 때 해봤기 때문에 비중을 조금 적게 둬도 무방하다. 9급은 2순환(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는 것), 7급은 3순환 정도를 하고 시험장에 가라. 특정 단원의 비중이 높지는 않기 때문에 골고루 공부해야 한다. 처음 공부할 때는 기본개념만 익히고 2~3순환 할 때 세세한 부분을 잡아라. Q. 어떤 교재를 골라야 할까. 수험서 말고 추천하는 교재는. A. 우선 많은 학생이 고르는 수험서를 골라라. 너무 두꺼운 교재는 추천하지 않는다. 내용은 방대해도 공부하다가 질릴 수 있다. 가볍게, 반복할 수 있는 교재를 골라야 한다. 얇은 암기 노트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수험서 이외에도 한영우 교수가 쓴 ‘다시 찾는 우리 역사’(경세원)를 추천한다. 5급 공채(행정고시),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지역인재 7급 시험에서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능검)으로 대체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능검은 초·중·고급으로 나뉜다. 이 중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을 보기 위해 치러야 하는 것은 고급(1·2급)이다. 한능검 2급 이상을 받아야 지원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군무원 시험 한국사도 한능검으로 대체된다. 2014년부터는 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 한능검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이 부여된다. 한능검은 1년에 네 번 정도 치러진다. 2018년에 치러지는 시험은 제38~41회 시험이다. 지난 17일 접수가 끝난 38회 시험을 치러야만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 원서접수는 오는 2월 7~9일인데, 지난해엔 필기시험일 날짜까지 점수가 발표되는 시험에 대해서는 점수를 인정해 줬다. 올해 필기시험일은 3월 10일이다. 38회 한능검 성적 발표는 2월 14일이다. 점수가 있는 경우도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한능검의 유효기간은 각 기관에 따라 다른데, 인사혁신처는 최대 3년을 유효기간으로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한능검 성적은 교원임용시험 응시자격(3급 이상), 국비 유학생·해외파견 공무원·이공계 전문연구요원 선발(3급 이상)에도 쓰인다. 대학 수시모집과 육군·공군·해군·국군간호사관학교 입시에서도 가산점이 주어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조용만씨

    기획재정부는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조용만 전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조 사장은 행정고시 30회로 기재부 재정관리국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대책관 국장 등을 역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 사장은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지식과 남다른 업무 협의·조정 능력으로 조폐공사의 조직혁신·신사업 발굴 등 경영 혁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커버스토리] ‘차관필패 과장필승 ’ 당선의 법칙?… 출사표 던지려 사표 던진다

    [커버스토리] ‘차관필패 과장필승 ’ 당선의 법칙?… 출사표 던지려 사표 던진다

     요즘 중앙부처 1급 공무원 A실장은 30년가량 몸담았던 직장에 사표를 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공무원 정년은 60세지만 실질직으로 50대 초·중반에 실·국장으로 승진하면 사실상 더 이상 올라갈 자리는 없다. 자치단체장이 돼 전문성을 발휘하며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처 직원들도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용퇴해 달라’고 바라는 것 같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껴진다. 선거법상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오는 3월 12일이어서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공무원 성향 상 정당에서 전략공천을 약속하는 등 확실한 조치를 해주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공무원들이 하나둘 사표를 내며 선거전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이미 늦은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도 든다.  이 시기 정부 고위공무원이라면 누구나 A실장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이다보니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해 여당과 보조를 맞추면 손쉽게 당선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큰 반면, 자칫 후보 등록은 고사하고 당내 경선도 통과하지 못해 ‘공직에서 옷만 벗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공직 사회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부지사, 부시장, 기획관리실장 등 경력 무기로 주민 신뢰 앞서  애초 지방선거라는 것이 과거 내무부(행정안전부)에서 직접 파견하던 지역 단체장을 주민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단체장의 일 자체가 원래 공무원의 역할이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는 단연 ‘공무원에게 유리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지방자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는 학연이나 지연 등에 근거한 해당 연고지에 행정부지사나 행정부시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파견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서도 각 지자체 경제부지사로 활발하게 진출한다. 이들은 중앙과 지역 간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개인적으로도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지방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지자체 1급 공무원은 부시장이나 부지사, 시·도 부교육감 등 ‘2인자’로 일한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공석이 된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을 대행하기도 한다. 인구 5만명 안팎인 군 지역에서 지자체 과장은 성공한 인물이자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자연스레 해당 공무원은 지역 여론을 만들어내고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맡게 된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는 ‘행정고시 출신’ 또는 ‘지자체 실·국장 출신’이라는 프로필이 지역 주민들에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서 “후보 개인에 대한 역량을 입증하고 ‘앞으로 무리 없이 지방행정이 이어져갈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공무원이 선전하는 현상은 지역 국회의원의 냉엄한 공천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향후 자신과 지역구 의원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도 있는 단체장 자리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호랑이 새끼’를 앉히고 싶을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사법고시 출신 법조인이나 지역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야생 정치인보다는 상대적으로 ‘말을 잘 듣고 온순한’ 공무원 출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엘리트 공무원일수록 현역 정치인들과 투쟁하기보다는 공존을 통해 상생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를 키우기 꺼려하는 정치인들에게 공무원은 상당히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차관 필패·과장 필승’ 법칙 회자  이와 관련, 관가에서는 ‘차관 필패·과장 필승’ 법칙이 거론된다. 일반인 예상과 달리 차관으로 상징되는 고위공무원이 출마하면 대부분 선거에서 진다는 것이 관가의 정설이다. 50대 중후반 이상인 이들은 주로 도지사나 주요도시의 시장 등 중량감 있는 자리를 원하는데, 이 경우 지역에서는 ‘충분히 출세하신 분이 뭐가 아쉬어서 이 자리를 또 노리냐’, ‘고위공무원 출신답게 고개가 너무 뻣뻣하다’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한다.  중앙부처 고위관계자는 “아무래도 차관 출신은 지방 토착 후보에 비해 선거운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지역 기반이 약하다”면서 “장관은 TV 등을 통해 많이 봤지만 차관은 누가 누구인지 일반인은 잘 모른다. 차관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처나 지자체 과장으로 상징되는 비(非)고위공무원이 지방선거에서는 선전한다는 평가다. 주로 군수나 군소시장 후보로 지원하는데,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 지역주민에게 겸손하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대부분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한 두 번 선거에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해 결국 단체장 자리를 거머쥐는 경우가 많다.  충청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서기관이던 부서 선배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2~3년 전부터 주말마다 자신의 고향에 내려가 주민들과 스킨십을 다졌고 1년 전부터는 손으로 직접 편지를 써서 당과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전달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보였다”면서 “결국 충청 지역에 군수 후보로 출마해 단번에 당선됐고 재선에까지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 인사적체 해소에도 기여  공직사회에서는 공무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직 분야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중앙부처의 극심한 인사적체 해소에도 어느 정도 기여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방선거가 지역 공직사회를 분열시키고 수십년간 행정 경험을 다져 온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줄사퇴하는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2010년 5회 지방선거 당시 서울지역 구청장 선거 출마를 고민했던 전직 서울시 고위공무원은 “4년간 구청장 급여를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더라도 다음 선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 뒤 홀가분하게 구청장 도전을 포기했다”면서 “다른 후보들은 어떻게 자금을 만들어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지 궁금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김대건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반대 진영 후보자를 지원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공무원들이 많은데 이는 지자체 인사권이 지자체장에게 광범위하게 위임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악습은 제도 개선으로는 소용이 없다. 지방선거에 대한 공직사회의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 컷 한국 현대사(표학렬 지음, 인문서원 펴냄) 고종의 일본식 장례식, 한인애국단 이봉창 의사가 임시정부를 떠나기 직전 웃으며 찍은 기념사진, 1950년 급작스럽게 끊어진 한강 인도교 등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33장의 흑백 사진을 통해 1910년부터 1971년까지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짚는다. 300쪽. 1만 6000원.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김찬호·고영직·조주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1955~1963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부머 세대’인 사회학자·문화인류학자 김찬호, 문학평론가 고영직 등 3인이 각각 또 다른 베이비부머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생산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인생 전략을 살펴본다. 246쪽. 1만 3500원.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후지나미 다쿠미 지음, 김범수 옮김, 황소자리 펴냄)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인 저자가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도시 가운데 젊은 이주자들로부터 환영받은 사례를 제시하고 작은 마을이 나아갈 길을 들려준다. 264쪽. 1만 3000원. 인간의 우주(브라이언 콕스·앤드루 코헨 지음, 노태복 옮김, 반니 펴냄) 영국 BBC의 유명 과학 다큐멘터리 ‘인간의 우주’를 진행하는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최신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등 존재에 관한 근원적 질문에 답한다. 408쪽. 2만 9000원. 지각의 문·천국과 지옥(올더스 헉슬리 지음, 권정기 옮김, 김영사 펴냄) ‘멋진 신세계’를 쓴 영국의 소설가·비평가 올더스 헉슬리가 1953년 향정신성 물질을 직접 복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경험의 본질과 인간 의식의 새로운 세계를 생생하면서 심도있게 다룬 책으로 사이키델릭 문학의 개념적 토대를 마련했다. 448쪽. 2만원. 가을 낙엽의 이야기(김경식 지음, 길동무 펴냄) 행정고시 합격 후 총무처, 중앙공무원교육원 대통령 의전비서실 등에서 근무한 저자가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등 나이 여든이 되기까지 겪었던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362쪽. 1만 5000원.
  •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두고 가겠습니다” 부천시 오병권 부시장 이임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두고 가겠습니다” 부천시 오병권 부시장 이임

    오병권 경기 부천시 부시장이 경기도로 자리를 옮긴다. 부천시는 내년 1월 2일자로 오 부시장이 이임한다고 27일 밝혔다. 오 부시장은 1995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선 뒤 행정안전부 조직기획과장,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경기도 경제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중앙부처와 경기도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부천 출신으로는 최초로 부단체장이자 고향에서 두 번이나 부단체장을 역임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부드러운 리더십과 온화한 인품으로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뛰어난 친화력으로 시민들로부터 이웃집 아저씨같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무엇보다 그는 행정안전부 조직기획과장 등을 거친 업무 경험과 능력을 살려 부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큰 획을 남겼다. 2014년 26대 부시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전국 최초로 일반구를 폐지, 행정체제를 시→동 2단계로 줄인 행정개편을 진두지휘했다. 올해 29대 부시장으로 컴백한 그는 36개 동을 10개 광역동으로 통합하는 2단계 행정혁신을 주도해 나갔다. 원종~홍대선 광역철도 건설 등 주요 현안과제 추진을 위해 인접 자치단체와 중앙부처를 수차례 방문해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발품행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도시공사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과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달성을 이끌었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영화제로 격상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경기도 경제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친 탁월한 업무능력을 기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 전통시장 활성화 유공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외부재원 511억원을 확보하고, 각종 상급기관 평가 132건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김만수 시장은 “유능한 분을 보내는 아쉬움이 크다. 엄두가 안 났던 행정체제 개편도 오 부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부천 출신 부시장으로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병권 부시장은 아쉬운 듯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두고 간다. 어디를 가더라도 부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공시 정보] 사법고시 뺨치는 입법고시… “조금 틀려도 완성된 답안지 내라”

    [공시 정보] 사법고시 뺨치는 입법고시… “조금 틀려도 완성된 답안지 내라”

    국회사무처에서 실시하는 입법고시는 최근 5개년 선발인원이 15~25인에 불과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올해는 선발예정인원이 19명에 불과했지만 4624명이 지원해 24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때문에 시험 과목이 같은 일반행정직과 재경직 수험생은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병행하는 일이 많다. 과거에는 사법고시와 입법고시 법제직을 함께 준비하기도 했다. 서울에 근무지가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합리적 업무 강도로 소위 ‘꿀보직’이라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입법고시. 서울신문은 입법고시 정보를 전함과 동시에 지난해 입법고시 재경직에 합격해 올해부터 국회사무처 법제실 국토교통법제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홍준(24) 법제관에게 합격 비결을 들어 봤다.평소 습관부터 잘 들여라 2014년 하반기부터 입법고시를 준비한 김 법제관은 2016년도에 합격했다. 준비 기간이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건 꾸준함 덕분이다. 일주일에 6일을 아침 9시(출석 체크 스터디)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했으며, 시험이 임박했을 땐 밤 11시 30분까지 스터디를 했다. 오전엔 복습, 오후엔 강의, 밤엔 답안 작성(2시간 30분~3시간)과 행정법 암기 스터디(30분)에 시간을 할애했다. 합격 이후 여의도 국회에서 ‘웰빙’ 생활이 이어질 거라 기대했으나 빈번한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고 있는 김 법제관이 수험생들에게 주는 합격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과 강사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것, 실전에 대비해 어느 정도 소음이 있는 곳에서 공부하는 것, 그리고 실제 시험장에서 틀린 것을 발견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다면 답안지 교체 없이 진행하라는 것이다. “미완성한 답안보다는 틀린 부분이 있지만 완성한 답안이 낫다”는 것이 김 법제관의 조언이다. 1차 필기 ‘시간관리자’가 돼라 입법고시는 일반행정과 법제, 재경, 사서직으로 구분돼 있다. 1차 시험에서 공직적격성검사(PSAT)와 헌법 과목을 치러야 한다. 영어는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토익은 700점 이상, 토플 IBT는 71점 이상 등을 받으면 된다.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올해부터 1차 시험에 추가된 헌법은 6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60점 이상받으면 다른 과목 성적순으로 1차 합격이 결정된다. 문항 수는 25문항에 25분으로 1문항당 1분이 주어지며, 오지선다형이다. 출제 범위는 헌법이론 및 헌법판례 모두 포함되며 1교시에 치러진다. 헌법 과목 후엔 각 90분씩 PSAT 세 영역인 언어논리와 자료해석, 상황판단 순으로 시험이 진행된다. 김 법제관은 PSA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관리’라고 봤다. 한 문제를 2분 내외로 풀어야 하기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법학적성시험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분을 투자해 한 문제를 푸는 건 1차 시험에서 손해가 될 뿐”이라면서 “쉬운 문제는 1분, 중간 난도 문제는 2분, 어려운 문제는 3분 내에 푸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고 김 법제관은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차 시험은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는 게 김 법제관의 주장이다. 2차 시험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1차에 붙어 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1차에서 떨어지면 1년을 더 공부해야 해 꾸준함을 갖기 어려울뿐더러 심리적 부담까지 더해진다.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은 확실하게 1차 시험에 붙고서 2차 시험에 집중하는 것이다. 2차 필기 ‘과목별 맞춤 공부법’ 찾아라 2차 시험은 필수과목(4과목)과 선택과목(1과목)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행정은 행정학·행정법·경제학·정치학이 필수며, 정책학·지방행정론(도시행정 포함)·정보체계론·조사방법론(통계분석 제외)·민법(친족상속법 제외) 중 1과목을 고르면 된다. 법제는 헌법·민법·형법·행정법이 필수, 상법·형사소송법·민사소송법·세법이 선택과목이다. 재경은 일반행정 필수과목 중 정치학 대신 재정학이 필수며, 회계학·통계학·국제경제학·상법·세법 중 1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경제학부에 재학 중이던 김 법제관은 경제학의 경우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기본 논리를 숙지하고 난 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면서 빈틈을 메웠다. 틀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드는 문제는 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비했다. 행정법은 개념을 이해한 뒤엔 기본적인 내용을 암기했다. 암기 스터디를 하며 외우기를 끝낸 뒤엔 교수들 사례집을 보며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내용을 조합하는 연습을 했다. 행정학은 쉬워 보이지만 오히려 준비하기 어려운 과목이다.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지 않아 오히려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을 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제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서술하는 것’이 필수다. 재정학도 이와 유사한데, 같은 답을 쓰더라도 보다 충실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고득점을 받는 데 유리하다. 통계학을 고른 김 법제관은 해당 과목 응시생 수가 적은 탓에 제대로 된 강의가 없어 난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번 제대로 공부하면 다음해 들어가는 시간이 적은 특성이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3차 토론·면접 ‘평정심’ 유지하라 3차 시험은 그룹토론, 직무역량 및 개인발표(PT), 공직가치 면접으로 이뤄진다. 그룹토론은 그룹 내 토론을 통해 언변을 평가하는데, 구성원들 사이의 호흡이 관건이다. PT는 한 정책과제에서 구체적 정책을 도출해 발표하는 것으로 평소 신문을 보며 시사 이슈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도움이 된다. 직무역량 면접은 실제 직무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사항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직가치 면접은 1인당 30분간 자기소개서나 직무기술서 등에 기반한 다양한 질문이 던져지므로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18년 입법고시 1차 시험은 3월 3일에 시행될 예정이며, 구체적 시험 일정은 이달 내로 국회채용시스템(gosi.assembly.go.kr)에 게재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공직자엔 책임의식…깐깐한 소신, 주민에겐 주인의식…끈끈한 소통

    [자치단체장 25시] 공직자엔 책임의식…깐깐한 소신, 주민에겐 주인의식…끈끈한 소통

    광주 서구는 광주의 중심 자치구이다. 10년 남짓 전에 상무지구에 광역시청이 들어섰고, 인근 광천동 시외버스터미널과 지하철 1호선 등이 관통하는 행정, 업무, 교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상무·풍암·금호·화정지구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도 밀집해 있다. 양동 재래시장과 달동네인 발산지구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주민은 31만여명이다.임우진 서구청장은 “행정, 교육, 문화가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며 민선 6기 돛을 올렸다. 임 구청장은 14일 당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첫째는 주민의 자율과 참여를 통한 자치공동체 구축이다. 둘째는 일하는 공직문화와 분위기 조성이다. 주민에겐 주인의식을, 공직자에겐 책임의식을 심어 주는 게 행정 수장의 몫이란 판단에 따랐다. 주민 사이엔 관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끼리끼리’ 패거리 문화가 공동체 발전을 가로막았다. 무사안일에 젖은 공직사회도 문제였다. 취임 초기에 각급 사회단체 예산 지원을 공개하고, 주민의 자발적 행정 참여를 유도했다. 공직자가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행정고시 22기로 정통 관료 출신인 임 구청장은 초창기부터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 봉착했다. ‘원칙주의자’인 그는 ‘불법’인 노조의 성과상여금 재분배를 막았다.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묵은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노조는 고발과 집단 시위로 맞서다가 최근엔 ‘끝장 토론’까지 펼쳤으나 임 구청장은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직인 구청장이 외부에 조직의 갈등을 노출하기보다 대충 덮고 넘어갈 수도 있으나 원칙을 지켰다. 다수 주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의 원칙주의 소신은 행정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동네일은 주민 스스로 행정·상업·주거·업무 중심지인 상무지구 대우아파트와 중흥아파트 사이 500~600m 구간은 한때 무법천지였다. 금요일마다 240여개 노점상이 몰리면서 왕복 2차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기존 상가 상인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장사 못 하겠다”며 잇따라 민원을 제기했다. 서구는 계도와 홍보, 캠페인, 토론회 등을 거쳐 급기야 ‘금요시장’ 정비에 나섰다. 노점상들은 ‘생존권 보호’를 외치며 집단 반발했다. 서구는 고민에 빠졌다.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고 주민의 요구도 수용해야 했다. 서구는 주민·노점상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꾸리고 합의 도출을 위해 14차례 걸친 마라톤 회의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구는 한 발짝 물러서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측면 지원했다. 주민들은 지난 8월 자체적으로 구성한 모임에서 노점상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노점상들은 이곳으로부터 1㎞쯤 떨어진 상무시민공원 일대로 이전했다. 공원 주변은 도로폭이 넓고 차량 통행량도 적다. 이후 이곳은 풍물장터, 벼룩시장, 농산물직거래 장터로 변신했다. 서구는 노점실명제를 도입하고 현금영수증과 카드결제도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극심한 갈등으로 치닫던 문제가 깨끗이 해결됐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복잡한 이해관계 갈등을 양보와 타협으로 풀어낸 금요시장 이전을 모범사례로 선정했다. 금호1동 마을자치 활성화 사례는 ‘2017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금호1동은 기존 주택과 신규 아파트가 섞이면서 주민 간 갈등도 심했다. 서구는 민선 6기 들어 주민자치위원회와 자생단체,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워크숍 등을 수시로 열고 주민 간 소통을 꾀했다. 금호1동자치위원회는 ‘2015년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에 ‘호동이네 별밤 캠프’를 응모, 선정됐다. 이후 마을신문 ‘호동이네 이야기’를 창간, 모두 25회가 발간됐다. 이런 활동은 주민 간 끈끈한 유대를 형성했다. 지금은 동 단위 마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아파트주민 총회, 공유경제 활성화 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32개 단체가 마을자치 네트워크를 구성, 기존에 산발적으로 열리던 ‘어울림한마당축제’에 6000여명이 참여할 정도인 마을종합축제로 발전시켰다.●돋보이는 복지공동체 서구는 복지비가 전체 예산의 60%를 웃돈다. 예산으로 모든 복지를 감당하기엔 무리수가 따른다. 임 구청장은 주민끼리 스스로 돕는 건강한 이웃관계 형성에 주목했다. 서구는 돈도 들지 않고 복지를 실현하는 ‘이웃사촌 마을 반장’ 제도를 상무2동에 도입했다. 상무2동은 광주 최초 영구 임대아파트 조성 지구로 기초생활수급자가 25%에 달하는 저소득 밀집지역이다.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돌봄 서비스 대상일 정도로 노령인구 비율이 높다. 서구는 ‘이웃사촌’을 부활해 사회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는 홀로 사는 노인 등을 보살피기에 나섰다. 노인을 대상으로 감정코치, 건강교육을 주기적으로 펼치고 매월 25일은 반장 중심으로 이웃과 소통하는 모임을 정례화했다. 마을 반장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수시로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있다. 또 단지 내 빈터에 텃밭을 만들고, 밭을 가꾸는 과정에서 주민끼리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노인 고독사와 자살률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심 공동화로 인해 달동네로 전락한 양3동 발산마을도 놀랍게 변신했다. 2015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발산마을 환경개선 사업과 더불어 ‘샘물 경로당’의 활약이 돋보인다. 서구는 마을 인구의 절반가량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가마솥 부뚜막 공동체’ 구축에 나섰다. 어르신들이 마을을 소개하는 ‘발산마을 투어’, 80세 이상 노인들이 참여하는 ‘할배 할매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노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인들만 사는 활기 없는 달동네에서 지금은 외지 관광객의 ‘도심투어’ 장소로 변했다. 동별로는 주민 스스로 만든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맡고 있다. 협의체는 방문상담, 독거노인 사랑잇기 문안사업, 생필품 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 구청장은 마을이 스스로 실정에 맞는 복지공동체 사업을 하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또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스스로 돕는 우리동네 수호천사와 서구민한가족 나눔운동, 희망플러스사업 등 새로운 복지모델을 완성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의 2016 지역복지사업 3관왕 및 3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자치분야 역시 전국 최대 우수사례 수상, 보건분야 5년 연속 최우수상 등 정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전 부문의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역대 최고인 354개 분야에서 상사업비 등 586억원을 확보했다. 이런 성과에 대한 지자체들의 견학도 잇따르고 있다. ●아동친화도시 인증 임 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아동과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열중했다. 이는 그가 내세운 구정의 핵심인 ‘명품도시 육성’의 첫 번째 조건이다. 지난 8월 광주·전남 지역에서 최초로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앞서 서구는 아동의 참여와 시민권, 놀이와 여가, 안전과 보호, 건강과 위생, 교육 등 6대 분야 58개 관련 사업을 선정해 민선 6기 초기부터 부문별로 추진해 왔다. 2015년 아동의 시민권과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청소년 구정 참여단’을 구성해 아동 관련 사업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옴부즈퍼슨 모니터링단, 인권지기단, 무료급식소와 꿈키움배움학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상무지구(전남중·고교 인근)에 아동친화거리와 테마 어린이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아동들이 직접 제안하고 만들고 디자인하는 공간이다. 임 구청장은 “재정 의존도가 높은 대도시 자치구가 자체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만큼 주민 스스로 동네일에 참여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볼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지역별 리더 육성과 교육 등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높인 게 가장 큰 성과다”고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커버스토리] ‘고졸 신화’ 라승용·김종진 청장, 구청장·지사·시장 3관왕 이원종…9급서 시작해 ‘넘버1’에 오르다

    [커버스토리] ‘고졸 신화’ 라승용·김종진 청장, 구청장·지사·시장 3관왕 이원종…9급서 시작해 ‘넘버1’에 오르다

    ‘졸병에서 장군으로….’ 조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을 표현할 때 이 같은 미사여구가 종종 사용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위계적이고 보수적인 공직사회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뚫고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들에게는 ‘9급 신화’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곤 한다. 공무원의 경우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명칭은 조금씩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출세의 ‘등용문’(登龍門)으로 불리는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고시)을 통해 관료를 선발하는 체계가 안착된 현 제도에서 최하위 말단(9급)으로 들어와 부처의 수장으로 올라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조직 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는 고시와 비(非)고시 간 차별과 무시, 공고한 기득권을 이겨 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실과 근면, 열정으로 그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 있다.현 정부에서도 그런 ‘입지전적 걸물’(立志傳的 傑物)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주인공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라승용(60) 농촌진흥청장.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당시 차관급 8명 인선 결과를 발표하며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지명자는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농촌진흥청 차장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농촌진흥청 차장 자리에서 퇴임하며 40년간 몸담았던 공직을 떠난 라 청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37년 만에 1급까지 오른 인물이다.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후배 공무원들에게 ‘롤모델’이란 평을 받고 있다. ‘근성’과 ‘뚝심’은 라 청장의 삶을 보여 주는 단어였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김제중앙초, 김제중학교를 나온 그는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장학금을 받고 김제농고에 진학했다.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등록금이 없어 포기하고 서울에서 농림직 공무원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또 다른 주인공은 지난 8월 임명된 김종진(61) 문화재청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김제시청에서 9급 지방직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김 청장은 라 총장과 마찬가지로 ‘고졸 신화’를 쓴 정통 행정 관료다. 군 복무를 한 뒤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 7급 공무원으로 다시 입사해 ‘주경야독’으로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2013년까지 문화재청에서 일하며 기념물과장과 사적과장, 기획조정관 등을 거쳤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현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으로 잠시 문화재청을 떠났다가 10개월 만인 2014년 7월 1급인 차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방직을 거치긴 했지만 문화재청 출신으로는 내부 승진을 통해 청장에 오른 첫 번째 사례다. 일 처리가 꼼꼼하면서도 치밀하고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품이 원만하고 온화해 문화재 보존 현장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데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9급으로 시작해 부처의 수장으로만 머물지 않고 정치권에서 전문성을 인정 받아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명예와 능력을 펼친사람도 적지 않다. ‘행정의 달인’이란 평가를 받았던 이원종(75)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체신부 말단인 9급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야간대학(성균관대 행정학과)에 진학한 이후 1966년 제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특유의 성실성과 행정실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방자치제 이전 서울시 5개 구청장을 지냈고, 고향인 충북에서 관선 지사를 역임했다. 1993년 지방행정의 최고봉인 ‘서울시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2002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북도지사에 선출, 관선과 민선을 합쳐 3차례나 충북 도정을 이끄는 등 화려한 행정 경륜을 쌓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지역발전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국무총리 인사 때마다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 주인공인 김태환(75) 전 제주지사도 대표적인 9급 출신이다. 1991년부터 제주시장 재선과 부도지사, 2010년 재선 도지사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그가 쌓아 온 내공으로 친다면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걸어 다니는 세법’으로 불린 박찬욱(68)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있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이 즐비한 국세청에서 9급 공무원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 서울청장 자리에 올랐다. 이종규(70) 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 역시 고졸 출신으로도 최초, 비고시 출신으로도 최초로 재경부 세제실장(1급)에 오른 인물이다. 여성 가운데 9급 출신으로 1급까지 오른 공직자는 김애량(68) 전 여성가족부 기획관리실장이 있다. 김 전 실장도 고졸 출신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의 공직 막내 시절 “그땐 그랬지”

    [커버스토리] 나의 공직 막내 시절 “그땐 그랬지”

    “부임 첫날 100건의 사건을 배당받아 처리할 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A부장검사는 10일 막내 검사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A검사는 “1993년 3월 첫 출근날을 잊을 수 없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터질 정도로 가득 찬 캐비닛부터 눈에 띄었다”면서 “사건 경험이 전혀 없었던 초임 검사 신분이었는데 첫날부터 하루 100여건의 사건을 재배당받아 처리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습 기간도 전혀 없이 곧바로 현업에 투입됐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했었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A검사는 또 막내 시절 했던 ‘밥 총무’ 역할도 고역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회식할 식당을 예약한 뒤 선배 검사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밥 총무’ 역할을 전담했다”면서 “무엇이 먹고 싶은지, 어디로 예약할지 물었을 때에는 아무 말도 안 하던 선배 검사들이 막상 회식 장소에 가면 왜 이런 곳을 예약했느냐며 타박했다”고 돌이켰다. 막내 검사 시절 가장 뿌듯했던 순간에 대해 A 검사는 “부장검사들은 원래 소속 검사들한테 칭찬을 하지 않는데, 어느 날 한 선배 검사로부터 ‘그 사건 제대로 했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의 막내 검사들을 향해 “당당한 자세를 잃지 말고,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자기 주변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훌륭한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정부 부처의 1급 공무원인 박모(57) 실장은 부처에서 ‘호랑이 상사’로 소문난 인물이다. 일 처리가 확실하고 업무 장악력이 워낙 뛰어나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인 동시에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후배 공무원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 박 실장에게 적발되기라도 하면 가차없는 호통이 내려진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박 실장에게도 ‘흑역사’가 있다. 박 실장은 “지금은 아닌 척해도 초년병 시절 한동안 ‘어리바리’하다는 이유로 선배들한테 숱한 구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막내 시절 심약한 편에 속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연수원 시절뿐만 아니라 부처에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에도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같은 부처에서 근무하는 박 실장의 동기인 한 국장은 “박 실장이 초년병 때 똑같은 실수를 연발해 선배로부터 많은 구박을 받았다”면서 “박 실장은 꼭 구박을 받고 나면 저와 술잔을 기울이며 한탄을 쏟아냈는데, 마치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박 실장도 “동기 말이 맞다. 연수원 시절뿐만 아니라, 부처에 발령받은 뒤에도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지금은 아닌 척해도 어리바리하다고 늘 구박을 받았다. 한때 저도 ‘좌충우돌’로 여러 선배들 속을 좀 썩였다”며 웃었다. 지방대 공대를 졸업한 박 실장은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 공무원 사이에서 늘 의기소침했었다고 했다. 막내 사무관 시절 그런 자격지심이 박 실장을 소심한 공무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박 실장은 능력으로 학벌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매진했다. 야근을 자청하고, 남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도맡아 했다. 모두가 처리하기 어렵다는 민원도 척척 해결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은 반드시 약속된 날 이전에 마무리 지었다. 박 실장은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다. 청와대에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머지않아 29년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박 실장은 “과거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국민의 공복’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텨 왔다”면서 “후배들도 이런 자부심으로 공직 생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모(40·여) 장학사는 2000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넘치는 의욕만큼 실수도 많았다. 김 교사는 “학교 다닐 때 강압적인 수업 분위기가 싫어 아이들을 풀어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우유 마시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강제로 마시게 하지 않고, 자는 아이들도 가급적 놔뒀다”고 말했다. 그는 “1년간 반을 운영해 보니 아이들에게 합의된 규율을 가르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에는 규칙을 지키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재원 한글박물관장 중국 출장 중 사망…“사인 조사 중”

    김재원 한글박물관장 중국 출장 중 사망…“사인 조사 중”

    김재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이 중국 출장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연합뉴스는 6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산둥성에 출장 중이던 김 관장이 이날 아침 호텔 방에 쓰러진 채로 발견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공안에서 김 관장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는 것이 문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2018 산둥박물관 교류특별전’ 협의차 전날 중국 출장을 갔다. 경남 사천 출신의 김 관장은 1986년 행정고시(30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30년 이상 문화예술·관광·체육 정책 업무를 두루 맡아왔다. 그동안 문화관광부 문화미디어진흥단장,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체육관광정책실장·종무실장 등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이프 톡톡] 광주 숭일고 계열 달랐던 까까머리 두 학생, 고위직 나란히 이름 올린 대전청사 동창생

    [라이프 톡톡] 광주 숭일고 계열 달랐던 까까머리 두 학생, 고위직 나란히 이름 올린 대전청사 동창생

    # 尹은 행정고시·朴은 기술고시 출신 ‘다른 길’ 정부대전청사에 단 2명뿐인 고교 동창이 나란히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화제다.지난 10월 20일 임명된 윤순호(48)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과 11월 13일 승진한 박은식(48)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광주 숭일고 동창으로 1988년 2월 졸업했다. 한 반에 60여명이 생활하던 고등학교 시절 문·이과로 다른 길을 택했고, 대학이나 전공도 다르다 보니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 윤 국장은 행시(43회)로 문화재청에서, 박 국장은 1년 후 기시(36회)에 합격해 산림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정부대전청사에서 공직을 시작해 대부분 그곳에서 머물렀지만 우연한 자리에서 동창임을 알게 됐다. 지난해 2월부터 기획재정담당관으로 손발을 맞추며 고공단까지 승진했다. 윤 국장은 “산림과 문화재에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작년 기획재정담당관으로 손발 맞추며 조우 각자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둘은 조직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윤 국장은 고시 합격 전 2차례 7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경험했다. 1995년 7급 시험에 합격해 통일부(남북회담사무소)에서 1년 8개월간 근무하다 고시에 도전했다. 1998년에는 고시 후 7급 시험이 실시됐는데 부모님들의 강력한 후원(?)으로 응시해 합격했다. 1999년 고시 합격자 발표 전 7급 공무원으로 문화재청에 발령받아 적응하던 중에 고시 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윤 국장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었기에 문화재청에 갈 생각이었다”면서 “당시 문화재청에 자리가 없어 담당부서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기꺼이 받아줬다”고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고시로는 이례적으로 사무관 시절에 대변인실에 근무한 뒤 4급 승진 후에 대변인을 맡았다. 박 국장이 공직자로서 걸어온 길도 만만치 않다. 산림자원학 박사 학위자로 공무원보다는 학자가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 박 국장은 “외환위기 때 학위를 받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선배의 권유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는데 평생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과장 승진 이후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산림청에서 고시, 그것도 기시 출신이 기획재정담당관에 임명된 것은 박 국장이 처음이다.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1년 8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며 내공을 인정받았다. 해외자원개발담당관과 청장 비서관을 맡은 것도 기술고시 출신으로는 이례적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려를 놀라움으로 바꾼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 조직서 입지전적 인물… 성실·겸손으로 신망 고공단 승진에 업무 능력은 필수지만 둘에게는 성실하고 겸손하다는 공통점이 뒤따른다. ‘같이 근무하고 싶은 간부’의 단골 후보이자, 선배들이 인정하는 ‘차세대’로 인정받아 왔다. 기획재정담당관으로 손발을 맞춰 본 친구의 평가는 어떨까. 윤 국장은 “기술직이 맡기에 쉽지 않은 업무인데 (박 국장이)성실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평가했다. 박 국장은 “(윤 국장의)종합적인 판단력과 뛰어난 친화력 등이 부러웠다”면서 “친구라기보다 ‘멘토’같은 든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라이프 톡톡] 전기공사 5일 줄여… 기업환경 세계 4위로 올린 ‘열정맨’

    [라이프 톡톡] 전기공사 5일 줄여… 기업환경 세계 4위로 올린 ‘열정맨’

    “전기공사를 13일 만에 할 수 있다구요? 그게 가능한가요?” “저희가 준비한 동영상을 한번 보시죠.”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4위를 차지했다. 2년 만에 역대 최고 순위를 탈환했다. 지난해에는 홍콩에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밀려났었다. 기업환경평가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입장에서 행정 절차가 얼마나 잘돼 있는지를 본다. 건축 인허가나 재산권 등록, 통관 행정, 세금 납부 절차 등이 복잡하거나 규제가 많을수록 등수가 낮고, 제도 개선 노력을 통해 규제를 줄이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 해외서 못하는 내·외부 동시 공사로 높은 평가 우리나라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전기시설 설치시간을 5일 단축한 덕이 컸다. 전동표(32) 기획재정부 기업환경과 사무관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제58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전 사무관은 지난해 4월 지금 자리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공장 등 건물을 짓고 전기를 공급하려면 전력발전소로부터 새 건물까지 전선을 끌어오고 내부 공사도 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보통 순차적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나라는 외부 송전시설 공사와 내선 공사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이 부분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각국에 있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을 통해 해당 정부가 제출한 기업환경평가의견서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검토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 전기공사 동영상 찍어 세계은행 찾아가 설득 전 사무관은 “잘되어 있는 시스템이 박한 평가를 받는 게 답답했다”면서 “전기공사하는 장면을 찍어 직접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메일로 세계은행에 평가의견서를 보낸 전 사무관은 한 달 뒤 한국전력 관계자들과 함께 워싱턴 DC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계은행 회의실에서 그는 기업환경평가 총괄 담당자, 전기공급 분야 평가 담당자 등을 상대로 준비한 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내·외부 전기공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현장을 편집 없이 길게 찍은 ‘롱테이크’ 영상이 나오자 담당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사무관은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외국인 투자와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공정한 평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원스톱 온라인법인 만들어 창업 23→11위로 지난해 기업환경평가에서도 전 사무관은 창업진흥원과 함께 원스톱 온라인법인 설비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창업 부문 순위를 23위에서 11위로 끌어올린 바 있다. 그는 내년도 기업환경평가를 앞두고 현재 7단계인 재산권 등록 절차를 확 줄여 보고 싶다고 밝혔다. 재산권 등록 부문에서 한국은 2년 연속 39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 사무관은 “우리나라는 민원 24,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처럼 온라인 행정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각각의 시스템을 한군데에서 연결하면 재산권 등록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관계부처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면접시험, 이제는 인성보다 역량이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면접시험, 이제는 인성보다 역량이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1983년 초 전두환 정부는 행정고시 면접시험을 강화했다. 2차 필기시험에서 130%를 선발하고 면접에서 30%를 탈락시킨다고 했다. 면접의 기준은 ‘학사징계를 받았거나 신원조회 이상이 있는 자’ 등 이른바 ‘부적격자’로 정했다. 또한 최종 면접에서 ‘교수추천’ 점수를 반영하고, 필기시험 위주의 지식평가에서 품성과 자질 중심의 인격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해 이후 학생 시위 전력이 있는 필기시험 합격자들은 3차 면접에서 대부분 탈락했다. 2015년 초 박근혜 정부도 공무원 면접시험을 강화했다. 공직 가치와 인성 평가 비중을 대폭 늘리고 직무능력 평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했다. 공직 가치 면접의 첫째 요소로는 국가관과 애국심을 지목하고, 민주성과 다양성은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면접에서 ‘애국가 4절을 불러 보라’, ‘태극기를 그려 보라’,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워 보라’는 당혹스런 질문이 쏟아졌다. 새마을운동과 국정교과서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그야말로 친정부 사상 검증에 가까웠다. 공직자의 인성과 공직 가치는 공직 생활의 필수요건이다. 그리고 면접시험의 중요한 평가 기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도한 인성면접은 면접의 애초 목적과 취지를 왜곡했다. 맹목적 국가주의와 경직된 집단의식을 조장했고, 직무와 상관없이 눈치 보기와 굴종을 강요했다. 얼마 전 면접장에서 있었던 한 응시자의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위원님께서 합격만 시켜 주신다면,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개별 면접이 끝나고 못내 아쉬운 듯 나가려다 말고 돌아서서 부동자세로 그렇게 외쳤다. 누가 젊은 세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면접은 공직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그래서 긴장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 면접장 분위기는 지나치게 딱딱하고 경직돼 있다. 마치 울타리 안으로 줄지어 들어가는 수많은 개미들의 행렬과도 같다. 개성 없는 옷차림, 훈련된 표정과 몸짓, 군대식 말투들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공직의 첫 출발부터 획일화된 행동과 위선의 기술을 익히고, 닫힌 사고와 문화를 먼저 학습한다. 과도한 인성면접의 결과다. 면접시험의 기준은 인성보다는 역량이어야 한다. 면접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응시자들이 바보처럼 행동해야 합격하는, 그런 면접 방식이 더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 면접 응시자들이 모욕적인 상황을 만들어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모욕스터디’까지 있다고 한다. 공직자로서의 정신자세, 예의와 품행, 성실성 등 인성 중심의 면접 규정들 때문이다. 면접시험이 면접관에게 주는 백지 위임장이 돼서도 안 된다. 면접 학원에서 찍어 낸 듯한 ‘훈련된 무능력’의 모습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인성과 스펙을 넘어 역량면접이 시급한 이유다. 역량면접은 역량별로 표준화된 질문지를 사용하는 심층면접이다. 이를 위해 직급별 필요 역량을 명확히 규정하고, 측정 역량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현행 법령이나 채용 공고문 어디에도 면접 기준이나 세부 역량에 대한 언급이 없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문제 해결과 정보분석 능력, 의사소통과 협의조정 능력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도전 정신이나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역량도 공직자들이 가져야 할 공통 필수 역량에 포함시켜야 한다. 공직인사 시스템도 역량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채용과 선발뿐만 아니라 승진, 평가, 그리고 보상에 이르기까지 계급과 경력 중심에서 역량 중심으로 바꾸자. 미국의 문화역사학자 토머스 베리는 “병든 지구에 좋은 인간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낡은 시스템에 좋은 공무원이 있을 수 없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작은 품위라도 손상되면 징계를 받는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면접이 개발되고 온라인 면접도 늘어나고 있다. 21세기형 인재 선발에 상응하는 새로운 면접 기준과 방식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응시자들이 억울하게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외부의 압력 없이 응시자들의 평소 역량을 공정하게 측정해 줄 수 있는 면접이 바로 공정사회를 향한 출발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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