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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월드컵] 남아공서 메시를 볼 수 있을까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2·FC바르셀로나)가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구할 수 있을까.메시는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9골)에 오르며 바르셀로나를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만들었고, 올해의 선수상과 공격수상을 석권했다. 리그에서도 예리한 발끝으로 23골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잠잠하다. 예선 16경기에서 고작 4골, 그나마 최근 5경기에선 무득점이다. 그 와중에 아르헨티나는 승점 22(6승4무6패)로 남미예선 5위에 머물러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 5위로 예선을 마쳐도 오세아니아 1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지만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승점 21로 바짝 압박하고 있어 5위 수성도 불안하다. 아르헨티나가 4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직행티켓을 따내려면 남은 페루와 우루과이전을 반드시 이기고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11일 홈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어지는 예선에서 꼴찌 페루(10위·승점10)를 꺾는 것이 먼저.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메시와 쌍벽을 이루는 ‘특급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레알 마드리드)도 남아공행에 먹구름이 끼었다. 유럽예선 1조 3위(승점13·3승4무1패)로 탈락위기에 놓인 포르투갈은 홈에서 4위 헝가리와 대결한다. 월드컵 직행인 조 1위는 바라지도 않고, 헝가리와 몰타에 연승을 거둬야 조 2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이라도 받을 수 있다.남은 남아공행 초대장 21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전쟁은 이번 주말과 다음주 수요일까지 총 72경기를 끝으로 마무리된다.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가을 스크린 3色 한국영화로 물든다

    가을 스크린 3色 한국영화로 물든다

    10월 둘째 주. 극장가에선 어떤 한국영화들이 관객을 맞이할까.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정우성·가오위안위안(高圓圓)이 주연한 ‘호우시절’이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가운데, 나머지 영화들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고민의 여지는 크지 않을 듯 하다. 가을다운 청명함을 느끼고 싶다면 로맨스 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를,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싶다면 스릴러 ‘정승필 실종사건’이나 멜로물 ‘헬로우 마이 러브’를 택하면 되겠다. 세 편 모두 8일 개봉했다. 1> 가을 청명함 느끼고 싶다면 ‘푸른 강은 흘러라’ ●풋풋한 옌볜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은 옌볜 고등학교에 다니는 숙이(김예리)와 철이(남철)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쌓아가는 둘은 ‘두만강처럼 푸르게 살자.’고 날마다 다짐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서울에서 보내온 돈으로 철이가 오토바이를 사면서부터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다. 인기가 높아진 철이는 점차 숙이와 멀어지면서 일탈의 길을 걷는다. 그런 그를 숙이는 따끔하게 질타한다. ‘푸른 강은 흘러라’는 영혼을 정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강미자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했다. 총제작비는 4억 3000만원. 조선족 작가 량춘식·김남편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는 옌볜 아이들의 꿈과 낭만을 그야말로 신록처럼 ‘푸르게’ 담고 있다. “푸르디 푸른 두만강처럼 쉼 없이 출렁출렁 흘러가야지.”, “그래, 흐르자! 쉼 없이 바다로 흘러 들자!” 등 문어체 대사는 1960~70년대 한국영화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대사들이 내뿜는 발랄한 청춘의 생기는 묘한 중독성을 발한다. 그렇다고 하이틴 로맨스물에 머물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의 가치를 수용하며 옌볜 사회가 맞는 혼란, 돈 벌러간 철이 어머니가 겪는 한국사회의 몰인간성 등에서 이 시대 자화상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져준다. 피멍 같은 아픔을 안겨주는 엔딩도 영화를 허투루 볼 수 없게 만든다. 철이 역을 맡은 남철은 실제 옌볜대학 예술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숙이 역의 김예리는 무용가이자 배우로 ‘기린과 아프리카’,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등에 출연한 바 있다. 2> 복잡한 머리 비우고 싶다면 ‘정승필 실종사건’ ●2%부족한 코미디+스릴러 500억원대 자산관리사 정승필(이범수)이 홀연히 사라졌다. 약혼녀 미선(김민선)과 차를 타고 가다, 편의점에 잠시 들른다며 내려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정승필 실종사건을 맡게 된 김형사(손창민)는 의욕적으로 수사를 시작한다. 주변 인물들의 조사를 토대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날 때마다 실종을 위장한 공금횡령, 원한에 의한 납치, 보험금을 노린 치정살인 등 사건 추정이 달라진다. 결정적 단서는 다름아닌 동네 대표 사고뭉치 노숙자(이한위)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코믹수사극을 표방한 ‘정승필 실종사건’은 코미디와 스릴러의 조합이 얼마나 어려운 시도인지를 보여준다. 기본 얼개는 나쁘지 않다. 한 인물의 실종으로 드러나는 사회의 총체적 부조리를 블랙 코미디로 그려보겠다는 발상은 훌륭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실종의 진실을 공개해 놓고 시작해 미스터리물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 이를 만회해야할 코믹 요소들은 허를 찌르지 못한 채 얕은 수로 일관한다. 실종 상태로 방치된 정승필의 고군분투는 잔재미만 안겨준다. 이범수, 김민선, 손창민, 이한위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그들의 연기는 절실함이 2%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지난 3월 자살한 배우 고 장자연이 요가강사로 잠시 모습을 비춘다. ‘해바라기’(2006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년)을 연출한 강석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비는 23억원이 들어갔다. 3>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헬로우 마이 러브’ ●동성애 소재 가벼운 터치로 연애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작가 겸 DJ 호정(조안)에겐 파리 유학 중인 남자친구 원재(민석)가 있다. 10년째 연애해온 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 원재가 귀국할 날이 되자, 호정은 공항으로 마중을 나간다. 그런데 그의 곁에는 파리에서 만난 후배라는 동화(류상욱)가 있다. 별 의심없이 봐넘기지만, 날이 갈수록 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맞닥뜨린 두 사람의 키스 장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에 호정은 경악하며,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원재에게 매달린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성정체성의 혼란, 동성애자의 사랑과 결혼 등 무거운 소재를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다. 조안은 갈등의 한복판에 선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투입된 제작비는 3억 7000만원. 그러나 영화는 자극적인 재료만을 끌어모아 식상하게 조리한 요리를 떠올리게 한다. “알고 보니 직장동료가 레즈비언,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게이”라는 설정 뒤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은 충격요법마냥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동성애와 그에 대한 편견으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를 잔뜩 늘어놓지만, 진지한 성찰이나 메타적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김아론 감독이다. 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라라 선샤인’도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신문협회 ‘전국 NIE 대회’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2009 전국 NIE 대회’를 열었다. 장대환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선진국들은 실종된 읽기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신문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신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활용교육이 그 출발점에 있어야 한다.”면서 “초중등 교육과정에 NIE를 제도화하고 NIE에 필요한 신문 구독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학부모 NIE 워크북’을 발간했던 신문협회는 앞으로 ‘교사용 NIE 안내서’와 대학생들의 실용적 글쓰기를 돕기 위한 안내서를 비롯해 다양하고 지속적인 NIE 종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로 뽑힌 여성보컬그룹 빅마마의 리더 신연아씨의 강연, NIE 수업 지도사례 발표, NIE 자료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함께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회원사 발행인, 신문사 관계자, ‘신문사랑 NIE 공모전’ 및 ‘숫자와 신문’ 패스포트 공모전 수상자, 교사,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구로 디지털단지역 ‘화려한 변신’

    구로 디지털단지역 ‘화려한 변신’

    디지털밸리의 ‘관문’인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 첨단 이미지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서울 구로구는 공단에서 첨단 정보기술(IT)단지로 탈바꿈한 디지털밸리내 구로디지털단지역의 시설물 개선 및 정비사업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13만여명에 달하고, 인근 IT업체만 9000여곳에 이르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역사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유동인구가 급증함에도 고질적 주차난과 난립한 노점이 해결되지 못해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구로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단지역사 일대에 1억 2000만원을 들여 지난 한 달간 이미지 개선작업을 벌였다. 역사 일대에 폭 2m, 길이 200m에 이르는 보도를 조성, 보도주변에 쉼터와 조경시설을 설치했다. 도로도 정비해 보도와 차도의 블록, 차선을 말끔하게 변화시켰다. 행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노점상의 거리 점유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또 2호선 관리주체인 서울메트로는 디지털단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육교 폭을 4m에서 8m로 확대하고 진출입구 확장,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조정호 도로건설과장은 “이번 정비를 통해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붕뚫고 하이킥’ 순재-교장 사랑의 결투

    ‘지붕뚫고 하이킥’ 순재-교장 사랑의 결투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김자옥을 두고 이순재와 홍순창이 사랑의 결투를 벌인다. 감기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교감 자옥은 교장 홍순창의 뜻밖의 방문에 순재와 교제하는 사실을 들키게 된다. 교장은 자옥이 부임한 첫 날부터 연모했다는 고백을 했고 이를 듣고 있던 순재가 불같이 화를 내며 싸움이 벌어진다. 자옥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불꽃 튀는 대결 장면은 지난 9월말 한강 고수부지에서 촬영했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트레이닝 복 차림의 두 남자를 지켜보던 행인들은 대낮부터 노인들이 춤을 춘다며 신기해했다는 후문. 액션 연기를 선보인 이순재와 홍순창은 “액션 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두 노년배우의 액션 연기는 7일 방송되는 ‘지붕뚫고 하이킥’ 22회에 등장한다.사진 = MBC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스다큐 시선] 사라져 가는 청계6가·이태원 헌책방

    [뉴스다큐 시선] 사라져 가는 청계6가·이태원 헌책방

    이번 주인공은 사라져 가는 ‘헌책방’입니다. 40년 전통의 서울 청계6가 헌책방 골목과 영어서적을 파는 이태원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골목은 한산했습니다. 책 주인이 책장 사이에 끼워둔 단풍잎을 발견하는 기쁨, 밑줄 그어 놓은 구절을 읽고 고개를 주억거리던 기억이 그립지 않나요. 올가을 헌책방에 들러 헌책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동영상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내 이름은 여재촬요입니다. 1893년(고종 30년)에 오횡묵이 쓴 지리서입니다. 한국과 세계의 지리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지도와 조선전도가 흠집 하나 없이 들어 있습니다. 개화기에는 지리 교과서로 인기가 많았죠. 우리 헌책방에서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몸값도 상당하죠. 100만원에도 나를 사갈 고서 수집가가 있을 겁니다.”(서울 청계6가 상현서림의 헌책) “서점 밖 인도에 쌓아둔 책더미 맨 위에 내가 있습니다. 약초한방대백과가 내 이름입니다. 계절별로 나는 약초의 이름과 효능을 사진과 함께 설명한 책입니다. 일반 서점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요. 50대 중년부부가 나를 집어 드네요. 올컬러 634쪽의 통통한 자태에 반한 모양이에요. 주인 아저씨는 단돈 9000원을 받고 검은 비닐봉지에 나를 담아 부부에게 건넵니다.”(청계6가 양지서림의 헌책) “나는 1913년에 영국에서 출판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입니다. 빨간 하드커버 위에 금색 잉크로 코끼리와 알리바바를 새겨 넣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죠. 헌책방에 들어온 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주인 부부가 잘 관리한 덕분에 96살 먹은 책치곤 상태가 좋습니다. 내 몸에서 나는 은은한 바닐라 향기가 느껴지나요?”(이태원 포린북스토어의 헌책) 서울 청계6가 평화시장의 헌책방 골목. 2평 남짓한 가게 공간이 부족해 인도에까지 쌓아둔 책들이 손님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간혹 두어 명의 행인들이 서점을 기웃거리지만 한두 권 꺼내 들춰 보다가 이내 자리를 뜬다. 눈부신 가을햇살에 책 표지만 빛을 바래가고 있다. 40년째 이곳에서 양지서림을 지키고 있는 성세제(63)씨는 “1970년대 150개가 넘었던 책방이 지금은 50개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책이 귀했던 시절, 헌책방은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과 지갑을 선뜻 열기 어려운 서민들의 책 욕심을 두둑이 채워줬다. 청계천 골목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3~4월과 9~10월이면 교재를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성씨는 “새까만 머리밖에 안 보일 정도였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신학기 대목에 번 돈으로 1년을 나기도 했다고 하니…. 2대째 상현서림을 운영하고 있는 이응민(45)씨는 “아버지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대학 교재를 팔아 번 돈으로 집도 사고 삼형제를 키워 장가까지 보내셨다.”고 말했다. 1970~1980년대 장발의 대학생들은 헌책방에 책을 내다판 돈으로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부모님에게는 새책을 산다고 둘러대고 헌책을 구입한 뒤 남은 돈을 갖고 술집으로 향하는 주당들도 있었다고 한다. 유통이 금지된 불온서적들도 헌책방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청년들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공산당사 등 사상서적을 구하기 위해 헌책방을 찾았다. 책방 주인들은 벽장이나 다락에 깊숙이 숨겨둔 책을 꺼내 신문지에 싸서 학생들에게 주었다. 조순 전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원론’은 헌책방 골목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여겨지던 이 책을 확보하기 위해 헌책방 주인들 사이에서 피 말리는 경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1980년대 등장한 복사기는 헌책방 호황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학가 곳곳에 1장당 10원을 받고 교재를 복사해 주는 복사집이 대거 들어서면서 헌책방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 급기야 책의 모든 쪽을 복사해 한 권의 책처럼 만들어 파는 제본 방식이 유행하면서 헌책방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태원 포린북스토어 “200명 단골들은 보물1호… 도올선생도 내 고객” 이응민씨는 2001년 아버지 이상화(72)씨의 헌책방을 물려받았다. 1977년부터 책방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삼형제 중 맏아들인 이씨가 대신 가업을 잇기로 했다. 슈퍼마켓 유통 영업소장으로 10여년 일한 이씨는 장사라면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슈퍼에서 야채 팔듯이 책을 팔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선 8000권에 달하는 책을 5000권으로 줄여 공간을 확보하고 책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헌책방도 시작했다. 인터넷 경매쇼핑몰에 헌책방을 내고 책 사진을 찍어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에 택배 상자 54개를 부칠 때도 있었다. 오프라인 헌책방 수입의 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경매쇼핑몰의 수수료가 비싸 3년 전 인터넷 헌책방을 그만뒀다. 대신 헌책방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씨의 블로그는 하루 평균 700~1200명의 고정 방문자가 있을 만큼 명소가 됐다. 책방 운영 9년째에 접어든 이씨는 “책 장사는 그냥 장사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5000권이 넘는 책을 빨리 팔아치우겠다는 마음으로 덤볐더니 손님도 줄고 매출도 뚝 떨어졌다.”면서 “어느 순간 ‘못 팔면 내가 읽으면 되지.’ 하는 느긋한 생각으로 임했더니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남은 소원은 중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 책방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는 “이 녀석이 예전의 나만큼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서 “책을 싫어한 죄로 책방을 하게 된 아비의 운명을 닮아가려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지하철 녹사평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만 걷다 보면 진초록 천막을 드리운 2층 건물이 보인다.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이곳은 최기웅(66)·김영자(61)씨 부부가 1973년부터 운영해온 포린북스토어다. 영어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최씨는 1967년 종로 화신백화점(현 종각타워) 뒷골목 노점에서 헌책 장사를 시작했다. 미군부대 근처 고물상을 뒤져 수집한 헌책은 이발소와 봉투집에서 많이 사갔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면도크림을 닦고 군밤과 과일을 담는 봉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최씨는 명동 뒷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읽기 위한 책’으로 팔기 시작했다. 컬러인쇄된 책이 귀하던 시절 그가 팔던 라이프, 루크, 포스트 등 미국 월간지는 좋은 구경거리였다. 영어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도 그의 노점을 찾았다. 최씨는 “이화여대 영문과 학생들이 단골이었다. 내가 파는 잡지와 단행본으로 공부해 교수하고 있는 친구도 있을 것”이라며 기억을 떠올렸다. 1985년 이태원의 지금 자리로 이사를 왔다. 소설, 여행안내서, 요리책, 역사서 등 10만권의 책이 2~3중으로 설치한 책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최씨는 영어책을 판다는 자부심으로 한길을 걸어 왔다. 부동산 붐이 일던 1990년 초, 서점을 치우고 부동산을 차리자는 친구의 제안도 단번에 거절했다. 최씨는 “그 당시 부동산을 했으면 큰 부자가 돼 있겠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에게 10만권의 헌책은 자식과 마찬가지다. 새것처럼 보이도록 매일같이 먼지를 떨고 손질한다. 24색 매직펜으로 칠이 벗겨진 표지를 덧칠하고 칫솔에 표백제를 묻혀 누렇게 바랜 책 옆면을 쓱쓱 닦아낸다. 10여분의 손질이 끝나면 새책처럼 깔끔해진다. 200명이 넘는 단골들은 최씨의 보물 1호다. 도올 김용옥 선생, 이팔호 전 경찰청장 등 유명인사들도 그의 책방에서 원서를 뒤적였다. 최씨 부부는 살림방이 딸린 이 책방에서 딸 셋을 키워 대학원까지 보냈다. 부인 김씨는 “책과 함께 커 온 딸들은 책방을 놀이터와 공부방으로 여기며 자랐다.”면서 “헌책방 운영이 예전 같지 않지만 여생을 책과 함께 마감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 우대금리 0.1%P 함정

    우대금리 0.1%P 함정

    서울 강남역 근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나성실(30) 대리는 요즘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 푹 빠져 있다. 재테크의 ‘재’자도 몰랐던 나대리에게 온라인 커뮤니티는 요즘 유행하는 회전식 예금부터 증권사별 CMA금리차, 저축은행 고금리 상품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그런 나대리의 눈에 쏙 들어온 것은 ‘금리번개’. 모 저축은행 지점에 5명 이상이 함께 가입하면 기본금리 연 6.0%에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얹어준다는 내용이었다. 운 좋게도 소개 글 바로 아래엔 ‘명동지점. 오늘 점심 번개 1명만 추가모집’이라며 공동구매할 사람을 찾는 댓글까지 보였다. 나대리는 부리나케 전화를 걸어 마지막 한자리를 차지했고, 점심때 택시를 타고 금리번개에 참여했다. 그가 매월 적금하기로 정한 금액은 20만원. 나대리는 자투리 시간을 짜내 뭔가 했다는 뿌듯함을 안고 직장으로 돌아왔다. ●0.2% 금리 보고 택시타면 손해 우선 나성실 대리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과연 나대리는 오늘 올바른 재테크를 한 것일까. 대답은 ‘아니요.’다. 이날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은 나성실 대리가 점심시간을 활용해 얻어낸 금리는 연 6.2%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꼬박 20만원씩 적금을 부어 받을 수 있는 실수령액(세율 15.40% 적용 후 금액)은 246만 8200원. 반면 그냥 우대금리를 포기하는 대신 가까운 지점에서 같은 상품에 가입했을 때 1년 뒤 받을 수 있는 실수령액을 계산하면 246만 5990원(세율 15.40% 적용 후 금액)이다. 결국, 두 상품의 실제 수익 차이는 2210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은행에 다녀올 생각에 택시를 탔다는 점. 강남역과 명동역의 거리가 약 8.5㎞인을 고려하면 택시요금은 7000원가량 들어간다. 편도요금이니 교통비는 1만 4000원이다. 결과적으로 따지만 2210원 이익을 보려고 교통비 1만 4000원에 점심시간까지 투자한 셈이다. 그럼 나대리가 지하철 2호선에서 3호선, 다시 4호선을 갈아타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 지하철을 이용했다면 결과는 어떨까. 불행 중 다행인지 강남역과 명동역 사이 왕복요금이 총 2200원(현금 기준)이다. 딱 10원이 남는다는 계산이다. ●갈아타기전 계산기를 두드려라 이 같은 판단의 오류는 나대리만의 문제일까.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재테크 초보들이 겪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슷한 오류는 어렵게 모은 목돈을 굴릴 때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샐러리맨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인 1000만원을 1년간 은행에 예치한다고 치자. 금리 연 4.3%을 주고 있는 주거래은행에서 실제 세금을 제하고 받을 수 있는 이자는 36만 3780원이다. 반면 0.1%포인트를 더 준다고 하는 금융사로 바꿔탔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는 37만 2240원이다. 금융기관을 바꿔 타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차이는 1년간 8460원이다. 8460원이 적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수고로움을 감수하고도 갈아탈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각자 따져볼 필요는 있다는 말이다. 실제 최근 너나 할 것 없이 우대금리를 선전하는 통에 거래하던 금융기관을 바꿔볼까 하는 고민은 비단 나대리만의 생각은 아니다. 성실하게 번 돈일수록 조금이라도 더 불려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몸(자금)을 움직이기 전 계산기부터 두드려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형철 국민은행 목동남 PB센터 팀장은 “굴리는 돈이 적은 서민일수록 우대금리만 보고 주거래은행 등을 바꾸면 앞에서는 남고 뒤에서 밑지는 일을 초래하기 쉽다.”면서 “아직까지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우대금리가 그리 높지 않은 만큼 각종 수수료나 대출 금리우대 등 금융기관을 바꿔 손해볼 부분은 없는지를 따져본 뒤 우대금리를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수출입은행 5억弗 여신 제공 “선박 담보로 피해 최소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모라토리엄 선언을 검토 중인 프랑스 컨테이너선사 CMA CGM에 5억달러 규모의 여신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04년부터 CMA CGM에 총 5억달러 규모의 여신을 제공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아직 CMA CGM이 모라토리엄 선언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실제 모라토리엄을 선언해도 선박을 담보로 잡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추위 속 의식잃은 주인 껴안아 살린 충견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주인을 살린 충견 두 마리가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영국에 사는 마이클 다이어(66)는 얼마 전 한밤중에 잭 러셀 종(種)인 개 두 마리와 함께 산책을 하다 언덕에서 10m 가량 굴러 떨어져 목뼈가 큰 충격을 받은 중상을 입었다. 꼼짝달싹할 수 없던 그는 소리를 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설상가상 한밤중이라 그를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그를 감쌌고 체온은 점차 떨어지면서 결국 의식을 잃었다. 그때 함께 산책을 나선 개들이 그를 감싸기 시작했다. 개들은 주인을 끌어안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 노력했고 수시로 얼굴을 핥아가며 의식을 깨우려 했다. 아침 9시 30분 경, 지나가는 행인이 개에 둘러싸인 채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곧장 병원으로 옮겼다. 사고가 발생한 지 16시간이 지난 후였다. 당시 그를 구조한 한 구조대원은 “밤공기가 쌀쌀했음에도 이상하게 그의 몸은 매우 따뜻했다.”면서 “최초 목격자의 증언을 듣고 난 뒤 개들이 16시간 동안이나 그를 감싸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놀라워했다. 응급수술을 한 담당의사는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개들이 그를 감싸지 않았다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견들의 현명한 처사로 생명을 건진 다이어는 “몇 년 전 아내를 잃은 뒤부터 이 개들은 나의 전부가 됐다. 서로 떨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 “경기회복 시작” 공식 선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시작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 다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심각한 하강국면을 지나 회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FOMC가 경기침체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경기회복이 시작됐다고 분명하게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FOMC는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지만 정책금리를 올릴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 연방기금금리의 운용목표를 현행대로 연 0~0.25%로 유지키로 했다. 또 제로금리를 ‘상당기간에 걸쳐’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올해 말까지는 물론 내년 초반까지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한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성장엔진도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어 “우리는 2010년 상반기에 국제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kmk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어린이 자전거안전 교육 절실/서울 혜화서 최진영

    정부가 ‘녹색성장 기치’를 내걸고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전거 이용인구도 크게 늘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보급률도 증가추세다. 그러나 자전거 교통사고도 동시에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주행 중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310명으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아이들의 경우 사고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자전거를 ‘교통수단’보다 ‘장난감’으로만 여기는 아이들은 울퉁불퉁한 길에서 자동차나 행인들과 부딪쳐 빈번히 다친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어린이 자전거 사고 예방을 위해 관내 어린이집 원생들을 초청,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올해만 7번에 걸친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웠으며, 경찰관과 함께 직접 건널목 건너기 등을 실습하고 있다. 자전거 사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면 부모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어린이들이 집 앞에서 잠시 자전거를 탈 때도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했는지 점검하고 안전수칙에 대해서도 자주 상기시켜 주길 바란다. 서울 혜화서 최진영
  • [정운찬 청문회] “공무원 노조 정치활동 방치못해… 위장전입은 잘못”

    [정운찬 청문회] “공무원 노조 정치활동 방치못해… 위장전입은 잘못”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당초 예정보다 6일이나 늦게 지각 청문회를 치렀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과 대가성 후원금 수수, 부동산 양도세 탈루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임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공무원 노조가 정치활동에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후보자는 “공무원 노조는 단체행동권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민주노총 강령에는 단체행동권을 명시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의 지적에 “상급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임 후보자는 군 복무 중이던 1984년과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87년 두 차례에 걸쳐 장인의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인 경남 산청에 위장전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야당은 불법 선거운동 의혹까지 보탰다. 이에 임 후보자는 “당시 장인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성인 가족들의 경우 다 그 지역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는 마당에 저만 빠지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에서 위장전입은 어떤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 하는 게 관행인데, 제가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작은 잘못은 크게 봤다.”고 털어놨다. 대가성 후원금 의혹도 나왔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사업을 평가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물의를 빚었던 부동산 전문가 고모씨에게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 후보자는 “엔지니어링 회사 대표는 고교 동창생으로 친한 사이고 대가성은 없었다. 고씨는 부동산 전문가로 평소 정책적 조언을 듣는 관계인데 물의가 빚어진 뒤 되돌려 줬다.”고 주장했다. 공군 장교 복무 시절 서울대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근무규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임 후보자는 “업무를 마치고 오산에서 서울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판교 분양권이 2007년 당시 시가가 4억원 정도인데 8000여만원에 매도한 것으로 신고했다.”며 세금을 탈루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임 후보자는 “당시 신도시 개발로 인해 받은 분양권은 7평 정도의 상가분양권으로 개인이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때문에 조합을 구성해 감정가보다 낮은 수준에 팔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글 홍성규 김지훈 사진 이언탁기자 kjh@seoul.co.kr
  • ‘슈주’ 강인 폭행 확인

    최근 서울 논현동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행인과 싸우다가 경찰조사를 받은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 강남경찰서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강인 등 7명이 폭력을 행사한 장면을 담은 CC(폐쇄회로)TV를 판독한 결과 강인이 폭행에 가담한 장면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강인은 지난 16일 오전 3시쯤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리를 잘못 찾아든 회사원 김모(35)씨 등 2명과 시비 끝에 몸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세종시 수정발언 후회 안해”

    “세종시 수정발언 후회 안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1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필요하다면 세종시를 좀 더 자족적으로 만들기 위해 예산을 (기존의) 22조 5000억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이상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목표는 자족도시이지 원안이다, 아니다는 중요하지 않다.”며 총리 내정 직후의 ‘세종시 수정’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 발언이 사전에 (청와대와) 모의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공주는) 제 고향이기에 이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말한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취지와 관련, 정 후보자는 “수도를 옮기려 했으나 위헌 판정을 받자 다 옮길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반쯤 정도 옮기자고 타협한 것 같다. 혁신도시 또는 세종시 아이디어가 모두 균형발전을 위해 나왔지만 너무 빨리 갔다.”고 주장했다. 자족도시의 내용에 대해서는 “과학 연구기관이 들어갈 수 있고 비즈니스·대학 등 여러 생각이 있다.”고 공개했다. 정 후보자는 ‘세계 최대 모자회사인 Y사 회장에게 지난해 용돈을 받았느냐.’는 민주당 강운태 의원의 질문에 “해외에 나갈 때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며 소액을 받은 적이 있다.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정도 된다.”고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뒤에 “‘소액’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미국 마이애미대 유학 때 입학신청서에 ‘병역 면제’로 기록한 데 대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써야 했지만 영어 공문서를 처음 보다 보니 미국 군대는 안 가도 된다는 의미에서 ‘면제’라고 썼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유주의적 노선에 대해 “자유주의는 좋지만 피해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법 개정 방향과 관련, “금융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조금 더 감독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와 여성위는 이날 각각 이귀남 법무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보고서 채택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못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인류는 어떻게 미각을 진화시켰을까

    인류는 어떻게 미각을 진화시켰을까

    ‘더 진한 와인을 섞어라. 여기 손님들의 손에 한 잔씩, (중략) 도마 위에 양고기 등심, 살찐 염소의 등심, 지방질 성분이 적절히 어우러진 큰 돼지의 기다란 등뼈를 올렸다. 위대한 아킬레우스는 아우토메돈이 들고 있는 고기를 네 등분으로 자르고, 또 조각조각 잘라서 쇠꼬챙이에 꿰었고, 이에 불길을 일으키는 신과 같은 인간, 파트로클로스가 그것을 화로 위에 걸었다. (중략) 받침대에 고기를 올려놓고 깨끗한 소금을 뿌렸다. 로스트가 완성돼 큰 접시에 쫙 펴놓자마자 파트로클로스가 넓은 버들가지 광주리에 담긴 빵을 가져와 식탁 위에 올렸다.(중략) 그의 벗에게 신에게 제물을 바치라 명령한다. 파트로클로스는 불 속으로 맨 처음 자른 고기를 던졌다. 이제야 눈앞에 차려진 것들에 손을 뻗었다.’ -일리아스 9장 244~265절. 제2장 ‘고대 그리스·로마의 맛’에 소개된 호메로스의 시에 나타난 고대 그리스 영웅들의 잔치 모습이다. 호메로스는 빠르게 변모하는 사건과 행사가 이어지는 서사시 속에 음식 이야기를 넣어서 독자들에게 일종의 휴식을 주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후대에 그의 서사시를 읽는 독자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음식과 관행에 대해 배우게 된다. ●중세유럽에선 신분에 따라 음식도 세분화 ‘미각의 역사-History of Taste’(폴 프리드먼 엮음, 주민아 옮김, 21세기북스)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인 폴 프리드먼이 기획하고 알랭 드로와 파리 과학연구소 국립센터 연구 소장, 베로니카 그림 예일대 고전고대 역사학부 강사, 조애너 월리 코헨 뉴욕대학교 교수, H D 밀러 아이오와 코넬 칼리지 역사학부 조교수, 엘리엇 쇼어 펜실베이니아 브린 마워 칼리지 역사학부 교수 등 역사학자와 박물관 관계자들 10명이 음식문화에 관련해 연구한 글을 써서 모았다. 각각의 글들은 ‘미각’이란 소재를 중심에 놓고 선사·고대·중세·현대 등 시대적이면서 나라별로 특징과 공통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우선 선사시대 인류가 미각을 발전시키는 과정은 진화생물학에 나타나는 진화와 보조를 맞춘다. 원시인류로부터 네안데르탈인까지 인류는 사실상 하이에나와 같은 청소부였을 가능성이 높다. 큰 고양잇과 짐승들이 게걸스럽게 먹고 남긴 먹이를 청소한 탓에 신선하지 않은, 때론 완전히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주워먹었다. 당시 인류는 도구를 사용했지만 사냥꾼이기보다 사냥감이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곤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먹었던 당시 인류는 그것을 맛있게 먹었을까? 앨런 K 아우트램은 이에 대해 미각적 취향이라는 것은 어떤 것에 익숙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맛있었을 것이라는 쪽에 한표를 던진다. 맛에 대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인류가 불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맛있게 먹느냐를 발견한 인류는 단백질 섭취의 양을 확대시키면서 뇌의 용량을 늘려나갔다고 한다. 고대 로마시대의 요리사들은 다양한 맛을 창조하기 위해 향신료 사용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후추, 커민, 아사포티다 뿌리, 샐러리 씨, 월계수 말린 것, 양파, 샬롯, 파, 고수, 크레스, 타임, 생강 등이다. 인도에서 시작된 고대 로마의 향신료 사랑은 중세시대 유럽은 물론 중국에까지 퍼져나간다. 1300년쯤 마르코 폴로의 기록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후추의 양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들어오는 양의 100배였다. 그러나 중세를 벗어나면서 과도한 조작과 불필요한 조미는 기본 식품의 본질적 특성을 해친다고 해서 거부된다. 요리재료의 신선도, 품질, 우아한 단순함을 추구하라는 것이 17~18세기 프랑스 그랑 퀴진이 정립한 원칙이다. 즉 우리는 18세기부터 신선한 재료가 가진 맛을 즐기게 됐다는 의미다. 중세 유럽에서는 신분에 따라 먹는 음식이 세분화됐다. 백밀가루 빵, 엽조류, 희귀한 진미 조류, 큰 생선과 이국의 향신료가 들어간 것은 상류 귀족층의 음식이었다. 소작농들은 유제품과 향미가 풍부한 뿌리 채소, 마늘, 죽, 호밀빵만을 먹어야 했다. 사치금지령이나 윤리 규제 법령 등을 통해 계층별 요리를 규제한 것은 신흥 부유층의 등장과 그로 인한 사회적 경계의 침범에 대비한 기존 상류층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중세에는 소작농 남편을 둔 귀족층의 여인이 우아한 최신 요리를 내놓자 남편이 심각한 소화불량에 걸렸다는 소설들이 난무했다. 이에 프랑스 한 학자는 “상류층이 하층보다 더 예리한 지적 능력을 소유한 것은 그들이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아니라 자고(메추리)처럼 귀한 진미를 먹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게 활용된 음식 아이러니한 것은 요즘 현대 상류층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나,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슬로푸드 운동으로 각광받는 음식들이 중세 소작농의 음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귀족층의 음식 재료들이 양식이나 재배를 통해 대량 유통되면서 랍스터나 푸아그라조차도 흔한 음식이 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판 자고’는 존재하는데, 자연산 캐비어(상어의 알)와 송로 요리 등이다. 음식물은 입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게 활용되기도 한다. 1939년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조지 6세에게 핫도그를 대접한 사진을 언론에 뿌렸다. 이것은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영국 여왕이 서민적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강화한 일종의 광고였다. 1990년대 영국 노동당 정치가인 피터 만델슨이 북부 노동계층이 즐겨먹는 완두콩 요리를 아보카드를 넣은 멕시칸 요리로 착각했다는 소문이 유포됐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다만 영국 노동당이 자신들의 지지층인 프롤레타리아에서 유리됐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인 이야기였다. 책은 서문을 먼저 읽고 관심이 가는 시대와 나라편을 골라서 읽으면 된다. 5만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하토야마의 일본] 오자와 각료인사까지 영향력

    │도쿄 박홍기특파원│오자와 이치로 현 일본 민주당 대표대행이 차기 정권에서 ‘막후 권력’을 휘두를 것이란 세간의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주당 정부의 당·정 인사를 사실상 오자와가 주도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대표는 내각 인사는 자신이 전담하고 당직 인선은 차기 간사장인 오자와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했지만 각료인사에까지 오자와가 손을 뻗쳤다는 것이다. 실제 8·30 총선 이후 하토야마가 오자와와 만날 때마다 인사 발표가 뒤따랐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하토야마는 “(내각 인사는) 총리에 지명된 뒤 한꺼번에 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명 전인 이달 3일 오자와를 만난 뒤 히라노 히로후미 대표 비서실장을 관방장관에 내정했다. 이어 5일 오자와와 회동한 뒤에는 간 나오토 대표대행을 국가전략담당상,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을 외무상에 각각 내정했다. 하토야마는 지난 14일 오자와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회동결과를 설명하면서 대표대행인 오자와를 “(당)대표”라고 2차례나 호칭해 혼선을 빚었다. 이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그가 오자와의 위력을 확실히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요미우리신문)도 나온다. 하토야마가 오자와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내 파벌이 정권의 권력과 직결되는 일본식 의원내각제의 ‘전통’ 때문이다. 당내에서 오자와가 눈짓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은 모두 150명인 반면 하토야마 그룹은 45명, 간 나오토 그룹은 60명,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 그룹은 60명, 노다 요시히코 간사장대리 그룹은 40명이다. 오자와는 최근 중의원 제1회관 6층에 자신의 직계 의원들과 자신의 지원으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미녀 자객’들을 모아 ‘오자와 플로어’를 구축함으로써 자신의 위상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자와의 영향력이 가시화하면서 당내 일각의 반(反)오자와 흐름은 갈수록 위축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 ‘이중권력’의 부작용이나 ‘견제받지 않는 상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hkpark@seoul.co.kr
  • 경찰 “강인, 폭행 행사 혐의 인정…불구속 입건”

    경찰 “강인, 폭행 행사 혐의 인정…불구속 입건”

    슈퍼주니어의 강인(25, 본명 김영운)이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인의 폭행 연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 곽정기 형사과장은 16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갖고 “강인을 비롯한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인은 16일 오전 3시 35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모 주점 내에서 일행 1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자리를 착각해 잘못 찾아 들어온 일반인 2명과 시비가 붙었다. 이후 밖으로 나온 강인 일행은 마침 지나가던 행인 2명이 가세해 주점 앞 노상에서 상호 주먹과 발로 치고 받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반면 강인은 경찰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 형사과장은 “강인이 경찰조사에서 ‘자신은 맞기만 했을 뿐 때린 사실이 없다’고 변명하나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 등으로 보아 폭력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쌍방간의 폭력 피해는 경미한 상황. 경찰은 관련자 4명 모두 공동 폭력으로 입건한 상태이며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판단할 예정이다. 현재 강인을 비롯한 대상자 모두 귀가 조치됐다. 한편, 강인은 가수 활동은 물론 재치있는 입담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기자, MC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박영웅 기자 hero@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삼청동·안국동 입구에 부채춤 토피어리 설치

    삼청동·안국동 입구에 부채춤 토피어리 설치

    종로구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거리 미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구는 지난달 안국동 사거리와 삼청동길 입구에 국악연주와 고전무용(부채춤)을 형상화한 토피어리를 설치해 행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피어리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여러 가지 동물 모양으로 자르고 다듬어 만든 작품을 일컫는다. 특히 이번에 설치된 토피어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생동감 있는 형상과 화려한 색채로 장식됐으며 부채나 전통악기 등 소도구까지 세밀하게 묘사돼 정교함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구는 효자로 800m 구간에 가로등걸이 화분 71개, 세검정 삼거리에서 평창동주민센터에 이르는 세검정길에는 가로등 화분 100개를 설치해 꽃길을 조성했다. 차량통행과 보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가로등화분을 2m 높이에 설치하고 난간걸이 화분은 보도방향으로 설치했다. 또 조망과 보행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화분간격을 적정하게 조정하고 식재된 꽃은 화분의 반 이상을 덮은 완성품으로 설치해 효과를 높였다. 구는 오랫동안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 주기적 물주기와 잡초제거 등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지난해에도 경복궁과 청와대 주변, 창경궁로, 구청사 주변 등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꽃과 식물을 식재해 쾌적한 거리 환경을 조성한 바 있다. 원남사거리 분수 내 녹지에 설치된 걸어가는 소·농부·떡메 든 남자 등 8개의 토피어리는 인근 거리의 풍경까지 바꿨다. 강성락 공원녹지과장은 “앞으로도 주요 가로변에 특색 있는 토피어리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꽃을 심고 가꿔 구민들에게 아름다운 가로경관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금융위기 키운 국내외 3대 악재

    ■ 美FRB 모기지론 과소평가 “집값 거품 아닌 포말” 2007년 9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CBS방송에 나왔다. 미국 내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업체 ‘뉴 센트리 파이낸셜’이 파산한 직후여서 위기감이 잔뜩 고조돼 있던 상황. 그러나 그린스펀은 “주택시장에 낀 것이 큰 거품이 아닌 자그마한 포말들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현 FRB 의장도 지난해 1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과 관련된 주택 문제와 금융시스템 간 인과 관계가 워낙 복잡해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시인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론(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로 제공된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의 과열과 부실화는 금융위기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FRB는 글로벌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자 2001년부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다. 2000년 말 연 6.5%이던 금리는 2003년 6월 1.0%로 떨어졌다. 그러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섰고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등급 최하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2006년에는 전체 주택담보 대출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FRB가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2006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관련 부실채권이 폭발적으로 늘어 2007년 여름 이후 미국 금융시장은 사실상 통제하기 힘든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리먼 파산직전 금리인상 “유동성 위기 가능성 낮다” 지난해 8월7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몇몇 금통위원이 물었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등 9월 위기설이 시중에 나도는데 한은 집행부의 판단은 무엇이냐.” 대답은 이랬다. “유동외채 등 각종 지표들이 양호하고 9월 만기 도래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의 이탈 규모도 크지 않아 외화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고 나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그 달 기준금리를 연 5.0%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고, 우리나라는 ‘씨가 말라버린 달러’ 앞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지독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회사의 투자전략부장은 “당시 이미 9월 위기설이 팽배했음에도 한은은 금리를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명백한 판단착오였다.”고 비판했다. 1년간 동결 상태이던 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코앞에서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결과’를 놓고 한은은 지금도 무참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한은 간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게 시급했다.”고 항변했다. 실제 지난해 5월 5%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그 해 7월 5.9%까지 치솟았다. 정부 추천의 한 금통위원만 “경기 둔화 우려”를 들어 금리 동결을 주장했을 뿐, 다른 위원들은 한은 집행부의 판단에 동조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광풍이 몰아쳤던 2005년 10월의 금리 인상이 너무 늦었다면 2008년 8월의 금리 인상은 너무 성급했다.”면서 “한은이 과거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아니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지는 이번 출구전략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일단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던져놓은 상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기업들 무리한 M&A…9곳 재무개선약정·4곳 위기 “외환위기 때 ‘건전성’을 배웠다면,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유동성’을 배운 것 같다.” 지난 1년을 지켜본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 퇴출이 이어지자 대기업들은 빚 줄이기에 총력을 다했다. 한때 300~400%대에 이르렀던 10대 그룹 상장사 부채비율은 2007년 말 84.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금융위기 와중에서 대기업들은 흔들렸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집어삼켰다가 오너 갈등 사태로 번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이다.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하이마트를 인수했던 그룹과 세계적인 건설중장비 제조업체 밥캣을 사들인 그룹 등도 한때 휘청거렸다. 결국 지난 5월 45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9개 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이들 그룹 외에 4개 그룹이 추가 MOU 체결 위기에 몰렸다. 채권단이 올 6월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재심사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들이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1곳과 항공이 주력인 그룹 1곳,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2곳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기업별로 힘쓸 곳과 힘뺄 곳을 명확히 해 합리적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승희는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장승을 보면 울음보를 터뜨리기 일쑤였습니다. 4학년 때까지만 해도 장승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5학년이 되면서 판소리와 사물놀이를 알게 되고, 탈춤도 배우고, 우리 문화재에 대해 배우면서 장승에 대해서도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는 속리산이 가까운 외딴 산골에서 장승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30년 가까이 장승과 더불어 살아온 장승장이입니다. 외할아버지는 그곳에 장승을 100개도 넘게 만들어 장승공원을 꾸며 놓았습니다. 장승공원에 가면 갖가지 장승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도깨비처럼 험상궂게 생긴 장승도 있지만 저절로 웃음이 나올 만큼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도 많습니다. 우락부락한 인상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장승이 있는가 하면 시골 할아버지처럼 순하고 어눌해 보이는 장승도 있습니다. 이름도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진서대장군, 북장군, 당장군 등 여러 가지로 불리지만 승희에게는 어느 것 하나 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에게는 장승이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운 친구입니다. 산길을 가다 폭풍우에 쓰러진 나무나 병충해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나무들을 보면 할아버지의 눈에 생기가 돕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는 게야. 내가 그것을 증명해주지.” 할아버지는 죽은 나무들을 알맞게 잘라 보물처럼 조심조심 옮겨옵니다. 그러고는 톱과 대패, 망치와 끌을 들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합니다. 쓱싹쓱싹 대패질 소리가 나고, 뚝딱뚝딱 망치 소리가 들리고, 쩌억쩌억 끌 소리가 들리면 죽은 고목나무는 살아 있는 장승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엄마는 승희를 데리고 국립 민속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마당에는 꼴도 보기 싫은 장승 부부가 우두커니 서서 헤벌쭉 웃고 있었습니다. “승희야, 저 장승할아버지 앞에 가서 서 봐. 사진 한 장 찍어 줄게.” “싫어. 내가 사진 찍기 싫어하는 것 엄마도 알잖아요.” 승희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이자, 엄마는 승희에게 사진기를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그럼 엄마라도 한 장 찍어주렴!” 엄마의 두 눈에는 늦가을 바람결 같은 쓸쓸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승희는 높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장승과 함께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주었습니다. 엄마가 승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승희야, 지금도 외할아버지가 싫니?” 승희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승희가 입을 열었습니다. “난 그냥 외할아버지는 좋은데, 장승 만드는 외할아버지는 싫었어. 외할아버지는 산신령이야. 긴 머리채를 묶은 채 한복을 입고 장승을 만드는 할아버지는 더욱 싫어.” 승희의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놓고 나니 마음이 개운해졌습니다. 화를 낼 줄 알았던 엄마의 얼굴에 가을 햇살 같은 웃음이 흘렀습니다. “그래, 나도 처음엔 그런 외할아버지가 무척 싫었단다. 망나니처럼 어깨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매고 나무망치와 끌로 장승 깎는 일에만 골몰하는 할아버지가 왜 그리 싫었는지 몰라. 외할아버지는 장승을 만들 때면 늘 목욕을 한 후 한복을 차려입고 일을 했지. 머리라도 짧게 깎았더라면 땀도 덜 흘렸을 텐데…. 비오듯 흘려대던 그 땀 냄새도 무척이나 싫었어.”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그리운지 눈시울이 젖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승희는 엄마와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새로 꾸민 광장을 구경하기 위해서입니다. “광장이 뭔가 좀 허전하지 않니? 그곳에 장승을 세워 놓으면 어떨까?” 엄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며 말했습니다. “엄만, 누가 외할아버지 딸 아니랄까봐 장승 타령이에요?” 승희가 밉지 않게 눈을 흘겼습니다. 동작역을 지나 이수역에서 다시 7호선 열차로 갈아탔습니다. 출입문 위에 붙어 있는 열차 노선안내도를 보던 엄마가 말했습니다. “승희야, 오랜만에 엄마가 살던 골목에 한 번 가볼까?” “엄마 마음대로 해.” 승희는 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번 정차할 역은 장승배기, 장승배기역입니다.” “승희야, 이번 역에서 내리자.”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자 엄마는 승희의 손을 잡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엄마 살던 곳이 장승배기였어?” “그래, 엄마 어렸을 땐 동네에 커다란 장승이 우뚝 서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는 약간 상기된 얼굴이었습니다. 개찰구를 빠져 나온 엄마는 어느 쪽으로 나갈까 망설이다가 역무원에게 물었습니다. “어디로 나가면 장승을 볼 수 있을까요?” 역무원은 승희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오른 쪽 6번 출구로 나가세요.” “예, 고맙습니다.” 엄마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가장 먼저 눈부신 하늘이 반겨주었습니다. 승희 엄마는 두리번거리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승희도 뚤레뚤레 주변을 둘러보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장승이 어디 있어? 그 아저씨가 잘 못 알려줬나?” 엄마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 때 승희의 눈에 장승 한 쌍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엄마 저기 있어. 도서관 입구에 서 있잖아.” 먼 발치 도서관 입구에 농구 선수만큼 큰 장승 부부가 헤벌쭉 있었습니다. “애걔, 너무 작다. 기왕에 세워 놓으려면 좀 더 큰 장승을 세워놓지 않고….” 승희는 엄마의 얼굴에서 승희가 전교부회장 선거에서 두 표차로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였던 섭섭한 표정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가까이에 가서 한번 보고가요, 엄마.” 승희가 먼저 엄마의 손을 끌었습니다.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승희가 장승에 쓰여 있는 한문 글씨를 읽었습니다. “우리 승희 한문 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장승배기 이름에 걸맞은 좀더 우람한 장승을 세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다시 한 번 아쉬움을 토해냈습니다. 승희는 장승 앞에 서 있는 안내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덩치 큰 장승들이 제법 많이 서 있었는데, 이젠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되었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그리움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없어진 거야?” “도로를 넓힌다, 지하철 공사를 한다, 재개발한다 하면서 마구 없애버린 거지. 우상숭배라는 명목으로 뽑아버린 경우도 있고….” “엄마, 진짜 장승을 보려면 외할아버지를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래,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엄마의 눈빛이 능소화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엄마, 그럼 이번 토요휴업일에 꼭 다녀와요.” “장승이라면 무섭다고 까무라치던 네가 웬일이니?” “엄마, 장승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이고 서민적인 민속문화재래요, 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웠어요.” 승희의 목소리에서 외할아버지의 팔뚝 같은 힘이 묻어났습니다. 승희는 토요휴업일을 맞아 엄마와 함께 속리산 부근에 있는 장승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승희 외할아버지가 30여년 동안 피땀을 흘리며 가꿔 놓은 곳입니다. 공원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벌개미취, 구절초, 쑥부쟁이 같은 초가을 들꽃들이 승희네를 반겨 주었습니다. 수크령과 억새꽃도 어서 오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공원에는 수많은 장승들이 다양한 몸짓과 재미있는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녁밥을 준비할 동안 승희는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았던 장승들에게 승희의 눈길이 오래오래 머뭅니다. 턱이 유난히 긴 ‘주걱턱장승’, 이가 다 빠지고 얼굴이 쭈글쭈글한 ‘노인장승’, 전통혼례를 올리는 ‘신랑 각시장승’, 하나의 나무에 각기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한몸장승’, 얼굴이 꼭 닮은 ‘쌍둥이장승’, 수줍은 듯 기둥 뒤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처녀장승’ 등 앙증맞은 장승들이 많이 서 있습니다. 장승 외에도 높다란 장대 위에 나무새를 앉힌 솟대도 서 있고, 나무로 지은 정자도 여러 채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한복을 차려입은 외할아버지는 정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여러 장승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어서 정다운 느낌이 들어요.” 할아버지의 표정이 구절초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우리 승희가 이제 다 컸구나. 어렸을 때엔 장승을 보고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리던 애가 정다운 느낌이 든다니….” “제가 언제 울었어요?” 승희는 엄마한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시치미를 떼었습니다. 조금 머쓱해진 승희가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우리 조상들은 왜 장승을 세웠나요?” “장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서서 오가는 길손들을 맞이하던 사람들의 친구였단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을 꿋꿋이 견디며 경계표나 이정표로, 잡귀나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했지. 사람들은 때로 장승을 찾아와 개인의 소원을 빌기도 했단다. 장승은 이렇게 정다운 친구로, 때로는 수호신이나 믿음의 대상으로 우리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고마운 존재란다.” “할아버지, 어떤 장승은 아주 험상궂게 생겨 무섭기도 해요.” “근엄하고 무서운 표정의 장승은 수호신의 역할을 한단다. 잡귀와 재앙을 막아 내려면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하지 않겠니?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정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장승을 만들지.” “그래서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이 많군요.” “그래, 장승은 못 생기면 못생길수록 정감이 가고 재미있단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맞아요. 할아버지. 제가 장승을 좋아하게 된 것도 할아버지께서 만드신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장승들을 보고나서부터거든요.” “이제 우리 승희와 대화가 통하니 이 할애비는 참 기쁘구나.” “할아버지 이제부터 제가 장승홍보대사가 될 거예요. 친구들이 제 별명을 ”장승“이라고 부르면 활짝 웃을 거구요.” “승희야, 고맙다. 역시 넌 내 손녀야.” 할아버지는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승희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승희는 할아버지 얼굴이 가을 언덕배기에 줄지어 핀 해바라기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가의 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장승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다. 한때 우상숭배라는 미명 아래 장승이 수난을 당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여 후손에 물려줄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 약력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꿈꾸는 대나무)▲새벗문학상 장편동화 당선(원숭이 마카카)▲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수상▲동화집:개미가 된 아이, 원숭이 마카카 등 50여권▲현재, 서울영일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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