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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연시 퇴폐업소 단속 동행 취재기] 단속반 비웃는 업주들

    [연말연시 퇴폐업소 단속 동행 취재기] 단속반 비웃는 업주들

    “지명하실 아가씨 이름하고 룸 넘버 말씀해주세요.” “일단, 올라가겠습니다.” “잠시만요, 어디서 오셨죠?” 지난 22일 밤 11시. 서울 논현동의 한 대형 빌딩 엘리베이터 앞에서 강남구청 공무원들과 건장한 체격의 20대 남성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하자 구청 단속반은 계단을 통해 13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하지만 계단 출입문은 안쪽에서 잠겨 있었다. 한층 아래로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13층 버튼은 눌러지지 않았다. 건물 1층 주차관리실의 폐쇄회로(CC) TV를 통해 건물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내부 등을 모두 지켜보고 13층 버튼이 조작되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구청 단속반이 허탈해하던 사이 1층에서 단속반을 저지하던 이들도, CCTV를 보던 사람도, 주변을 서성이던 짙은 화장의 여성들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강제 수사권없어 물증 없으면 허탕 단속이 시작되고 20분 뒤에 업주가 나타났지만 출입문이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가게는 불이 켜져 있고, 안에서는 인기척이 있는데도 업주는 “장사가 안돼 문을 닫았다.”면서 ‘오리발’을 내밀었다. 업주의 ‘막무가내 대응’에는 출동했던 경찰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구청 단속반은 “다시 오자.”며 뒤돌아서야 했다. 불법 영업을 단속하는 공권력이 무기력해지는 현장이었다. 연말연시를 맞아 동행한 강남구청의 신·변종 유흥업소 불법 영업 단속 현장은 첫 방문부터 녹록지 않았다. 강제 수사권이 없어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가게에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다. 단속 공무원과 소비자 식품위생감시원 등 모두 6명은 “협박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이름 조차 밝히기를 꺼렸다. 논현동의 다른 카페로 들어갔다. 안에는 여성 4명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있어 접객원을 고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단속반이 일행인지를 묻자, 술에 취한 손님들은 “내 여자친구인데 왜 그러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아는 사이라고 서로 말을 맞추면, 강제로 소지품을 뒤질 수도 없고 도리가 없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는 사이라고 말맞추면 도리없어” 또 다른 카페에서는 문을 열자 낯 뜨거운 광경이 펼쳐졌다. 속옷만 입은 여성들이 대기실에서 면접을 보듯 나란히 서 있었다. 여성들은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고 술 시중을 들고 있었다. 단속이 시작되자 업주는 “밤길 조심해라. 내가 너 찾아간다.”라고 하며 단속반을 협박했다. 또다시 경찰이 출동했고, 이 업소는 유흥접객원 고용 및 풍기 문란으로 영업 정지 2개월 15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된 단속은 7시간여 만인 새벽 3시에 끝났다. 이날 강남구청은 불법영업을 한 업소 2곳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고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고발했다.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中 인플레 선제 대응 금리 0.25%P 인상

    중국이 25일 밤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지난 10월 19일 이후 2개월 만으로,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까지 포함하면 지난 두 달여 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통화긴축 조치를 취한 셈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을 기해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로써 예금금리는 2.75%, 대출금리는 5.81%로 상향조정됐다. 누그러지지 않는 물가상승 추세 등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제기돼 왔으나 연내에 기습적으로 단행한 것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물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년 대비 5.1%로 급등,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초 저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6%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거래소·영진위 고객 만족도 2년 연속 ‘미흡’ 꼴찌점수

    한국거래소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11개 공공기관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164개 공공기관의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미흡 21개, 보통 40개, 양호 45개, 우수 58개 등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2년연속 미흡 평가를 받은 기관은 영진위와 거래소, 문화예술위원회, 강릉원주대치과병원, 강원랜드, 광주과학기술원,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대치과병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이다. 해당기관은 주무부처에 통보하는 한편 내년 1월 말까지 고객만족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국책은행인 중소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립대학 병원은 14개 기관 가운데 10개 기관이 보통 이하로 평가됐다. 공공기관 유형별로 고객만족도 지수를 보면 공기업이 92.9점으로 가장 높았고 준정부기관 88.1점, 기타공공기관 84.6점 등의 순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꽈당 행인’ 줄어들겠네

    ‘꽈당 행인’ 줄어들겠네

    길거리에서 갑작스레 미끄러져 넘어지는 행인을 보고 박장대소할 수만은 없다. 찰과상이나 골절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이 같은 ‘꽈당 행인’을 없애기 위한 안전기준을 국내 처음으로 마련해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22일 ‘보도포장 미끄럼 저항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본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저항기준을 40~45BPN 이상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BPN(British Pendulum Number)은 도로포장 표면의 마찰력을 측정한 값으로, 수치가 커질수록 미끄러질 위험은 작아진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이러한 기준이 없었다. 실제 시가 시내 보도에 깔려 있는 포장재 19종을 대상으로 저항시험을 벌인 결과 타일블록과 도자블록, 아크릴판 등 대부분이 선진국 안전기준인 40BPN에 미달해 미끄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블록 표면에 요철 처리를 하더라도 미끄럼 감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다만 소형 고압블록은 60BPN 이상으로 미끄럼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시는 경사가 0~1.8도인 평지는 40BPN 이상을, 경사 1.8~9도인 완만한 경사에는 45BPN 이상, 경사 9도 이상 급경사에는 50BPN 이상을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횡단보도 등은 45BPN 이상으로 하고, 현행 20BPN인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저항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올해의 영단어는 ‘Austerity’

    2010년 한해를 대표하는 영어 단어로 ‘긴축(austerity)’이 꼽혔다. 미국의 사전출판사인 미리엄웹스터의 존 모스 발행인은 20일(현지시간) 올해 자사의 온라인 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긴축’으로 집계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 재정악화 영향 올해 5억건의 검색 건수 가운데 ‘긴축’은 25만건에 달했다. 이는 올 들어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 등의 심각한 재정 악화로 유럽 각국이 긴축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데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을 찾아봤다는 얘기다. 이어 ‘실용적(pragmatic)’ ‘지불유예(moratorium)’ ‘사회주의(socialism)’ ‘편견이 심한 사람(bigot)’ 등이 많은 검색 건수를 기록했다. 미리엄웹스터 편찬담당 책임자 피터 소콜로프스키는 “올해 10대 단어는 모두 뉴스거리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뉴스가 단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주의’는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 구제와 민주당의 건강보험법안 등의 영향을 받았다. ‘실용적’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11·2 중간선거’ 당시 후보들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쟁 때 자주 등장했다. ●닮은 꼴 현상 ‘도플갱어’ 뒤이어 이 밖에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같은 대상을 보는 현상을 뜻하는 ‘도플갱어(doppelganger)’를 비롯해 ‘구타·완패(shellacking)’ ‘패기만만한(ebullient)’ ‘반체제인사(dissident)’ ‘응큼한(furtive)’ 등도 10대 단어에 포함됐다. ‘도플갱어’는 미국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폴로스가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원작자 엘리자베스 길버트에 대해 “이 영화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의 도플갱어”라고 부르면서 검색 건수가 크게 늘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어산지 처벌 어려울 듯

    영국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미국의 사법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외교전문을 폭로한 어산지에게 간첩법 등의 미국법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이 같은 정보 공개자를 처벌한 전례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RS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련 법이 기밀정보를 외국 간첩에게 넘긴 사람이나 간첩을 처벌하는 데 주로 적용됐다면서 어산지에 대한 사법처리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특히 CRS는 “정부 고용인의 무단 기밀 폭로를 통해 정보를 획득한 사람이 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형사법 전문가들도 지난 16일 의회 청문회에서 1917년 제정된 간첩법은 고전적인 간첩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번 같은 디지털 시대의 폭로 행위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영국 동부 베클스에 머무르고 있는 어산지도 17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CRS 보고서 내용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위법 혐의를 받는다면 폭로 내용을 게재한 뉴욕타임스 등 언론사들도 같은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잇따라 몇몇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 어산지는 “나를 포함한 위키리크스 관계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위키리크스는 탄탄한 기구이며, 앞으로도 폭로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자, 마스터 카드 등에 이어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18일 위키리크스에 대한 송금 등의 금융거래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어산지는 “새로운 종류의 비즈니스 매카시즘”이라고 비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잠원동 ‘묻지마 살인범’ 美 명문대 중퇴생 검거

    미국 유학 생활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외톨이 생활을 하던 20대 남성이 온라인 게임을 하던 도중 충동을 못 이겨 행인을 살해하는 ‘묻지마 살인’을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담배를 사기 위해 일주일에 두세 차례 집 밖으로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집 안에서 온라인 칼싸움 게임에 몰두한 게임 중독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잠원동 김모(26)씨의 집 앞에서 흉기로 김씨를 죽인 박모(23)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해 7월 귀국한 박씨는 1년이 넘도록 줄곧 집안에 머물며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고 친구들도 만나지 않는 등 폐쇄적인 생활을 해왔다. 하루에 5~6시간 동안 폭력성이 강한 칼싸움 게임 ‘블레이 블루’만 해온 그는 범행을 저지른 지난 5일에도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갑자기 ‘밖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살인 충동을 느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를 가지고 무작정 집 밖으로 나온 박씨는 마침 근처 집으로 향하던 김씨를 발견하고 뒤쫓아가 등과 허벅지를 서너 차례 찔렀다. 박씨는 놀라서 도망가는 김씨의 뒤를 쫓아가면서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피를 흘리고 쓰러진 김씨는 근처 성당 관계자에게 “119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청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 조사 결과 박씨는 중산층 집안에서 ‘강남 8학군’ 고등학교를 다니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모범생이었으나, 미국의 대학을 진학한 뒤 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국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박씨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는 등 외톨이 생활을 해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출판전문가 5인이 되돌아본 2010

    2010년을 돌아보는 출판 동네의 목소리는 간명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희망과 낙담이 교차한다. 출판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잉태한 전자책 열풍부터, 인문학 독서 붐 등은 출판계를 고무시키는 소식들이었지만, 도서정가제와 사재기를 둘러싼 논란, 군부대의 불온도서 금지 조항의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 등은 출판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하는 소식들이었다. 한희덕 도서출판 섬앤섬 대표, 여승구 도서출판 지형 대표, 맹한승 PS커뮤니케이션 이사,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장택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진흥부장 등 다섯 명에게서 의견을 들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明 전자책 활성화·인문학 독서붐·추모열기 후끈 늘 새로운 도전은 불안감과 함께 온다.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인 것만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전자책 관련 담론은 출판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주도해 설립한 전자책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로부터 시작해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고 스마트폰도 가세했다. 다섯 사람 모두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맹 이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각종 앱이 개발되는 등 대한민국 출판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출판 시장의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책임감 있게 전자책 표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독서 붐도 그 뒤를 이어 훈훈한 분위기 연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여 대표는 ‘정의란’을 베스트이자 워스트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두 권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문학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버드대라는 간판과 대대적 광고 공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베스트셀러 공식’이 인문학 분야에서조차 통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자서전’, ‘운명이다’ 등 전직 대통령 자서전 등이 추모 열기 속에서 각광을 받았고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법정 도서 다시 읽기도 상반기 출판계를 이끌었다. ●暗 서점가 책값할인 힘겨루기·표절논란·판권경쟁 도서정가제, 책값 할인 문제를 둘러싼 출판계 내부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터져나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 할인 판매를 용인하며 사실상 온라인 서점의 손을 들어줬다. 출판계와 오프라인 서점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박 국장은 “도서정가제를 지키려는 출판계의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면서 “당장은 할인 판매가 독자들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책값 인상으로 귀결돼 출판계와 독자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3월 네 곳의 출판사를 사재기 혐의로 문화부에 신고했다. 논란과 곡절을 거치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졌지만 올바른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유통 질서의 확립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다. 여 대표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편법적 사재기와 타겟 마케팅의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군 불온도서 금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점도 출판계 안팎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장 부장은 “군인들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몽’, ‘덕혜옹주’ 등 도서들의 표절 논란과 부산의 동보서적 등 중소 서점들의 폐업, ‘1Q84’를 둘러싼 판권 경쟁 등도 출판계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베스트, 워스트 소식을 떠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사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의 윈-윈을 꾀하며 시행한 청년인턴 인건비 지원도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예년보다 참여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늘 불참하던 문학동네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 21개국 문학작품 100권에 담아

    21개국 문학작품 100권에 담아

    꼬박 10년이 걸렸다. 2001년 6월 전위 소설로 평가받는 영국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 출간부터 시작해 노벨상 수상작가인 이탈리아 루이지 피란델로의 소설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까지 100권이다. 21개 국가, 16개 언어의 작품들이다. 100권 모두 다른 언어를 거치는 중역(重譯)이 아닌 해당 언어를 직역(直譯)했다. 80%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초역이다. 소설, 시 등은 물론 희곡, 산문, 우화, 설화까지 담았다. 기존에 유럽, 영미권 중심 또는 고전 중심의 세계문학이 아닌, 당대까지 아우르며 세계 곳곳의 문학흐름이 반영된 진정한 세계문학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가 만들어낸 오롯한 성과다. 81종 100권을 내놓았던 10년의 역사 곳곳에 대산문화재단과 문학과지성사의 뚝심이 빛난다. 대산문화재단이 1999년부터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펼쳤고,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해왔다. 이미 70종이 번역중이거나 기획돼있는 상태다. 작품 선정위원인 권오룡 한국교원대 교수는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전집이 아니라 총서”라며 닫혀있는 구조가 아닌 계속해서 ‘당대의 고전’까지 포함하는 열린 문학시리즈임을 강조했다. 그는 “100권 출간은 우리가 세계문학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예전에는 우리보다 발전된 문학을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수용했다면, 이제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 교류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업성보다는 작품성과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 그럼에도 전 10권의 서유기와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 등 소설은 물론, 보들레르의 ‘악의 꽃’, 비슬라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 등 시집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브라질 희곡작가이자 소설가인 네우송 호드리게스의 ‘결혼식 전날 생긴 일’과 같은 소설은 동성애, 근친상간 등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억압을 드러낸 수작이다. 하지만 파격적인 소재 탓에 대산문화재단 내부에서조차 출간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가 선택해 우리가 번역했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어디가 끝일지는 우리도 알 수 없지만 최소 300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금호그룹, 대한통운 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과 함께 대한통운을 매각한다. 금호그룹은 16일 아시아나항공 등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24%에 대한 매각을 채권단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24%를 함께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의 주요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은 17일 채권단을 대상으로 대한통운 매각을 위한 비공개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삼성, SK, 롯데, 한진, STX, CJ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매각 가격과 시기 등을 논의하고 내년 1월에 공개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금호그룹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아시아나항공의 493%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한통운을 매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개발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소수 지분도 이번 매각 대상 지분에 포함시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지분을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과 대우건설 등이 매각하는 대한통운 지분은 49.6% 내외로, 시가 기준으로 약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대한통운을 공개 매각할 때 매각가격은 1조 7000억~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프라이팬으로 강간범 물리 친 70대 할머니

    프라이팬으로 강간범 물리 친 70대 할머니

    미국 캔자스주 허친슨의 한 70대 할머니가 프라이팬으로 강간범을 물리쳤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UPI통신이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용의자 케빈 스콧 펀더버르크(25)는 지난 11일 오전 7시께 체포됐으며 위치토의 한 병원에서 부상을 치료 받고 구치소로 넘겨졌다. 펀더버르크는 강간 미수를 비롯해 특수 폭행인 가중폭행, 감금, 재산 피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보석금은 5만5200달러(한화 약 6400만 원)로 책정됐다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존 무어 경사는 “오전 7시에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었다.”며 “그는 구토물 위에 누워 있었으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술에 취한 용의자는 이날 오전 할머니에게 접근해 노숙자라는 핑계로 집 안에 들어갔다. 그는 할머니를 제압하고 강간을 시도했지만 할머니가 휘두른 프라이팬에 맞아 붙잡히게 됐다고. 사진=케빈 스콧 펀더버르크의 머그샷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민영화 스톱 ‘경영권 프리미엄’ 뭐기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전 불참 배경으로 꼽은 ‘경영권 프리미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수 희망기업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할 수 없다고 대놓고 밝힌 데다 정부도 매각 연기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가로 지급하지만 정해진 기준은 없다 14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시장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업은행 M&A 관계자는 “업종과 경쟁 관계, 지분 규모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 규모는 달라진다.”면서 “하이닉스는 수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입질도 없는 반면 대우인터내셔널은 30%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기업과 은행의 M&A가 다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성보다 자산 비중이 높은 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일반기업보다 낮다는 지적인 것이다. 최근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분가격의 10%를 더했다.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국제적인 룰은 보통 지분매각 가격의 15% 정도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론스타와) 딜을 하다 보니 10%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03년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은 미국계 투자은행인 서버런스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 탓에 당시 지분의 공정가액보다 82% 높은 1조 8500억원을 써냈다. 꽤 비싼 가격에 인수한 셈이다. 우리금융이 정부 측에 무리한 ‘딜’을 요구한 것도 유효경쟁이 물 건너 갔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혈 입성’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고민도 깊다. 지난 4월 주당 1만 6000원(14일 종가 1만 4450원)에 블록세일(지분 9%)을 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받더라도 겨우 수지타산에 근접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 측 요구대로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한다면 상당한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용두사미로 끝난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책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시행규칙을 놓고 말들이 많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받은 의·약사를 모두 처벌한다는 쌍벌제의 처벌조항이 흐지부지된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시행규칙에 경조사비며 명절선물, 강연료, 자문료의 허용기준을 제시했지만 최종 심의과정에서 모두 빠졌단다. 규칙대로라면 원칙적으로 리베이트는 금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적발될 경우만 보편적 관행인지, 판촉차원의 리베이트인지를 조사키로 했다니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식 단속이 될 게 뻔하다. 정부가 호언한 리베이트 근절책이 고작 이정도라니 허탈할 뿐이다. 이번 시행규칙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하위법이다.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를 함께 처벌할 구체적 근거가 없는 만큼 단속의 실효성이라도 갖추자는 고육책인 셈이다. 복지부가 시행규칙안을 마련할 때부터 모든 의·약사를 잠재 범죄자 취급한다느니, 리베이트의 음성화를 더 부추길 것이라느니 따위의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관행적 인정범위를 정해 환부를 도려내려던 처벌규정마저 삭제됐으니 단속 차원에선 별반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 등은 리베이트 허용기준 적시가 오히려 리베이트를 양성화할 것이라 우려했다지만 현실을 외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복제 신약값의 20∼30%가 리베이트이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연간 2조원을 웃돈다는 공정거래위의 발표도 있고 보면 잠꼬대로만 들릴 뿐이다. 병을 고치려면 근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리베이트의 원인을 방치하면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국내 제약업체의 판매관리비가 제조업체의 3배를 넘는 반면,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3.6%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대신 음성적 마케팅과 거래로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단절하지 않으면 국민피해는 물론 건보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음성적 거래를 막을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들이 신약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리베이트 근절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 대변인 흐라픈손 포스트 어산지로

    대변인 흐라픈손 포스트 어산지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가 체포된 뒤 보석 신청마저 기각되면서 위키리크스 대변인인 크리스틴 흐라픈손이 조직을 이끌 제2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흐라픈손은 아이슬란드 국영방송인 RUV 출신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이자 위키리크스 편집위원이다. 지난 4월 위키리크스에 합류한 그는 어산지가 성폭행 혐의로 쫓기며 공개 활동이 어렵게 된 뒤로 대변인을 맡으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어산지보다 훨씬 말수가 적은 데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7일 “흐라픈손이 어산지 이후 위키리크스를 이끌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조직에서 흐라픈손과 어산지 말고 대중에 공개된 인물이 없다는 점, 그리고 위키리크스 조직이 아이슬란드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흐라픈손의 부상 가능성을 점쳤다. 흐라픈손은 지난달 언론에 위키리크스가 아이슬란드에 유한회사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또 아이슬란드에서 내부 고발자 보호법 마련을 위한 활동의 고문역을 맡고 있다.흐라픈손이 위키리크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위키리크스는 당시 아이슬란드 최대 은행인 카우프싱은행의 비리 관련 자료를 폭로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동네북’ 외환銀 괴롭다

    ‘동네북’ 외환銀 괴롭다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을 놓고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대주주인 론스타와 감독기관인 금융당국 사이에 끼여 처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하지만 일정 부분은 외환은행이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하나금융지주에 팔린 것에 속상해하는 데다 현대건설 매각 잡음으로 ‘동네북’이 됐다며 씁쓸해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을 향해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대출확인서(1조 2000억원)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이 검토도 하기 전에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가 결론을 내리고 채권단에 훈수를 둔 셈이다. 금융권은 현대차의 이런 행보에 오지랖이 너무 넓다고 꼬집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 기업들이 은행보다 쌓아놓은 돈이 많다고 해도 현대차가 너무 무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도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 요청에 주거래은행(외환은행) 교체 추진으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채권단이 공동 제재에 나서자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채권단은 오는 6일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에 응하라고 통보했지만 현대그룹 측은 “아직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론스타와 금융당국 간 보이지 않는 입장 차이도 외환은행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보여준 외환은행의 갈팡질팡 행보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외환은행은 한동안 현대그룹 압박에 소극적이었다가 최근 강경 자세로 돌아섰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권단 내 2대 주주인 정책금융공사와 손발을 맞추려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나티시스은행에 예치된 1조 2000억원의 자금과 관련해 출처 확인이 필요하면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실상 외환은행의 ‘단독 플레이’가 쉽지 않게 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대그룹과의 MOU 교환 등 외환은행의 돌출 행동 배경에는 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르는 대주주 론스타의 의중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이 겪고 있는 굴욕은 남 탓이 아닌 본인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 주관기관으로서 원칙을 갖고 대처해야 함에도 양측을 오가며 줄타기하다가 실기했다는 것이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졌다.”면서 “외환은행이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女談餘談]기자 되길 잘했다/유지혜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기자 되길 잘했다/유지혜 정치부 기자

    기자란 직업은 힘들다.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결코 쉬운 일을 하는 직업은 아니다. 하지만 기사를 쓰며 느끼는 보람과는 별개로,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다행인 때가 있다. 지난 10월 할머니께서 길에서 넘어져서 크게 다치셨다. 대퇴골이 부서져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하셨다. 무척 속상한 일이었다. 하루는 할머니께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노인이라고 무시하나.’ 싶어서 간호사실로 찾아가 불평을 하고, 결과를 보여달라고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이것저것 궁금한 점들을 묻고 있는데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나도 모르게 까칠한 ‘기자 말투’가 나왔었나 보다. 내가 “기잔데요. 왜 그러세요?”라고 하자 간호사는 조금 놀라는 듯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일 이후로 그 간호사가 유독 할머니께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손녀따님이 기자님이시라면서요?”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2급 정교사 자격증이 있는 나에게 할머니는 종종 기자 그만두고 선생님을 하면 좋겠다고 하신다. 하지만 이 일 이후로는 내가 “기자라고 하면 어디 가서 무시는 안 당한다.”고 하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마신다. 얼마 전에는 절친한 친구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해 어머니께서 중상을 입으셨다.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의료 쪽에 출입하는 선배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넣어 놨는데, 입원해 계신 친구 어머니께 의료진이 “서울신문 기자님과 잘 아시는 모양”이라며 챙겨줬다고 한다. 친구 어머니는 지금도 이 일로 나에게 고마워하신다. 난 ‘기자님’ 대우를 받는 데에는 취미도 없고, 소질도 없다. 그런 것이 정당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통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것이 다소 이기적인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이기적인 이유로, 기자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 본다. wisepen@seoul.co.kr
  • 北 무도 진지 15발 ‘탄착’… 막사 파괴·인명 피해는 의문

    北 무도 진지 15발 ‘탄착’… 막사 파괴·인명 피해는 의문

    총 80발 중 제대로 들어간 것은 15발, 탄착지점은 확인됐지만 빗나간 게 20발, 어디로 갔는지 아예 확인이 안 된 게 45발. 국가정보원이 2일 확인한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이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80발의 행적이다. 80발 가운데 15발은 북한 무도 해안포 기지 중대본부 진지 안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75%의 적중률을 보인 셈이다. 무도를 겨냥한 대응사격을 할 때 북한 해안포 부대를 노리고 공격했다는 군의 설명은 일단 설득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공격의 정확성 및 파괴도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공개한 무도지역 위성사진 2장에는 북한군 기지 내 막사 및 각종 지원시설의 모습과 함께 노란색 원으로 15발의 탄착 지점이 표시돼 있다. 이 사진은 연평도 도발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는 바다에 인접한 쪽의 진지에 포탄 10발이 집중적으로 떨어졌으며, 나머지 5발의 흔적은 막사와 지원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사이에 일렬로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막사를 비롯한 건물 주변으로 떨어진 포탄 흔적을 두고 K9 피해반경 25m와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포토] 북 연평도 포격…추가 도발 긴장 고조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대행인 이범관 의원은 “중대본부 진지 안에 15발이 떨어져 인근에 사람이 있었다면 인명피해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15발 가운데 막사 시설에 가장 인접하게 떨어진 한 발의 포탄의 경우 탄착 지점과 막사시설의 거리가 25m”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막사 이외에 북측 군사시설 중 가장 지근거리에 떨어진 2발의 포탄은 10m의 거리차를 둔다.”면서 “건물 일부는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무도에 대응사격한 15발 대부분이 무도 지역에 떨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국정원 측이 오전회의에서는 막사에서 가장 가까운 탄착지점은 50m라고 보고했지만 오후 회의에서 30m라고 수정, 브리핑 직전에는 또 다시 25m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대부분의 포탄은 50m보다 멀리 떨어졌다.”면서 “K9 자주포의 인명살상범위가 25m라는 점에서 우리군의 대응사격이 대체로 실패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앞서 공개한 위성사진까지 포함해서 따져 보면 무도 15발과 개머리지역 20발 등 모두 35발의 탄착지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개머리지역 20발(논밭에 떨어진 14발 포함)은 목표물에서 크게 벗어났고, 45발은 아예 탄착지점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홍성규·김정은·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 두 팔 없는 장애인 거지, 알고보니 팔이 ‘쑥~’

    두 팔 없는 장애인 거지, 알고보니 팔이 ‘쑥~’

    팔 없는 장애인 거지인줄 알았더니… 중국의 한 방송사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장애인 거지의 ‘실체’를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중국 선전위성TV의 뉴스프로그램은 허난성 정저우시의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장애인 거지의 하루 일과를 취재했다. 양팔이 없어 소매를 펄럭이며 앉은 이 거지는 “춥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정심을 바라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이 거지는 행인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며 구걸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잠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시간을 틈타 몸을 꿈틀대던 거지의 팔에서는 없는 줄 알았던 팔이 쑥 빠져 나와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이후 더러운 옷을 벗어 던지고 깨끗한 옷 몇 겹을 자연스럽게 걸친 그는 유유히 구걸하던 장소를 벗어났다. 이 거지의 모습을 취재한 방송사는 두 팔을 흔들며 퇴근하는 그의 뒷모습에 “퇴근중?”이라는 자막을 넣어 네티즌들의 ‘동감’을 자아냈다. 한편 인근을 순찰하는 한 순찰대원은 “평소에는 몰랐는데 갑자기 팔을 꺼내 깨끗한 옷을 주워 입는 그의 모습에 매우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켜줄게” 나무꼭대기에 자전거 주차 괴짜男

    ‘자전거 왕국’인 중국에서 지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전거를 도둑맞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를 연달아 3번이나 도둑맞고 화가 치민 끝에 남다른 ‘결단’을 내린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언론에 소개된 쉐(薛)씨는 최근 자전거 3대를 연이어 도둑맞자 자전거 주차장을 ‘나무 꼭대기’로 옮겨버렸다. 매번 자전거를 끌고 나무를 기어올라 ‘주차’한 뒤, 역시 매번 나무를 타고 자전거를 끌어 내리는 그의 모습은 직장 동료들에게 포착돼 인터넷에 알려지게 됐다. 그가 자전거를 보관하는 나무의 높이는 무려 5m. 웬만한 장정도 장비 없이는 올라가기 힘든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자전거를 도둑맞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대단했다. 나무에 오르기 전 신발을 벗고 한발 한발 내딛는 그의 모습은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기막힌 주차법을 지켜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독특한 사람이라고 웃어넘기는 네티즌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저렇게 높은 곳에 자전거를 뒀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고 걱정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자전거를 들고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위험할 뿐 아니라 나무에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한 쉐씨는 “어떤 이들은 단순히 재밌게 보지만, 난 절대 장난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다. 자전거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사람들이 아무리 뭐라 해도 나무에서 자전거를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외환銀 최후통첩… 현대그룹 사면초가

    외환銀 최후통첩… 현대그룹 사면초가

    그동안 소극적 자세를 보였던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정책금융공사의 잇단 강경 발언에 이어 외환은행마저 태도가 돌변하면서 현대그룹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1일 서울 을지로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에 프랑스 나티시스은행과의 대출계약서를 7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현대그룹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률 검토를 거쳐 주주협의회 의결을 통해 양해각서(MOU) 해지 등 제반 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외환 “거부하면 5영업일내 또 요구”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은 “현대그룹이 7일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률 의견을 받는 대로 자료 제출을 재요청할 것”이라면서 “현대그룹이 요구에 불응하거나 자금조달에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주주협의회의 의결(80% 이상 동의)을 거쳐 MOU를 해지하고,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자료 요구시 기한을 정하는 부분은 MOU상에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한다고 돼 있지만 자료를 추가로 요청할 때는 ‘5영업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고 MOU에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자료 제출시) 자금조달의 위법성과 허위 사실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해당 자금이 그룹의 유동성 등 자금부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검토하겠다.”면서 “내부적인 검토를 거치고 법률 의견을 검토한 후에 주주협의회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 내 딴목소리도 여전했다. 외환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1조 2000억원)에 이어 동양종합종금증권이 투자한 8000억원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외환은행은 동양종금이 현대그룹 컨소시엄에 투자한 8000억원에 ‘풋백옵션’(주식 같은 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이 걸린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혹과 관련 “현대그룹 측으로부터 소명을 받았고 당초 입찰계약서를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1시간 뒤 정책금융공사는 별도의 보도 자료를 내고 “동양종금의 풋백옵션 등 관련 투자 조건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 점을 감안, 금융당국에 사실 확인을 공식 의뢰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동양종금이 입찰일까지 풋백옵션을 정하지 않은 것은 인수·합병(M&A) 관행상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입찰 이후 풋백옵션을 정했다면 지금이라도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매각이익 론스타에 못 줘” 또다른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공사가 이날 동양종금 관련 보도자료를 내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사가 금융당국에 (풋백옵션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는 것은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지분 이익(1조 1965억원)과 관련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매각 이익은 하나금융 몫으로 전 대주주인 론스타가 중간배당을 통해 가져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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