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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이다. 당·정·청에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주문하고 있다. 2003년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하고 2011년 금융시장 안정 책무를 부여받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높이는 법적 작업이 진행됐으나 현실은 아직이다. 흔들어대는 바깥도 문제지만 한은 내부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예전보다 심해진 ‘총재 바라기’다. 김중수 총재는 2010년 취임 이후 파격 인사를 단행해 왔다. 파격은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김 총재의 의도와 달리 인사권을 가진 총재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한은의 보고서도 총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가 5명이다. 이 중 4명이 지난해 4월 새로 임명됐다. 모두 당시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는 최고 전문가들이 수백명의 박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우리 금통위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금통위원들이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차례로 말하고, 한은 집행부와 한두 번 문답만 한다”면서 “솔직히 (이런 풍경을 처음 접한 첫 회의 때는) 적잖이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금리 결정 전에 열리는 각종 점검회의는 물론 비공식적 만남에서도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낯선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도 있다. 한때 한은에 근무했던 교수는 “중앙은행 자체가 보수적이라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데다 상하관계가 있어 문화가 수직적인 편”이라고 회고했다. 한은은 2010년부터 토론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상·하반기 간부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시장과의 소통에도 미흡했다. 김 총재가 자주 인용하는 앨런 블라인더(전 미 연준 부의장)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에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독립도 주문했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 개방성을 높여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어려운 용어를 구사하고 현학적 분석을 한다. 시장은 김 총재가 충분하고 일관된 설명을 제시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 교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무너지면 중장기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한은 내부의 개혁과 함께 독립성을 지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 단추는 금통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정부가 추천권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원들은 추천한 곳의 의중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당에서 의석수에 비례해 추천권을 갖는 방식 등으로 좀 더 균형적인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추천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자체의 변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높아서 돈을 못 빌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돈이 없다는 기업들이 운영자금이 없는 건지, 한계기업이라 구조조정 대상인 건지 세부 조사가 필요한데 조사 능력과 인력이 있는 한은은 ‘대출행태 서베이’라는 관행적 조사만 진행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73년만에 찾은 번역본 ‘테스’서 백석 詩의 향기가…

    73년만에 찾은 번역본 ‘테스’서 백석 詩의 향기가…

    “세상을 움직이는 큰 ‘힘’이 내 계획을 달리하지 못하리라고 하는데 그런데 이렇게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릴 수 있어요?”(백석의 번역본 ‘테스’ 중)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백석의 시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중) 유사점이 느껴지는가? 백석(사진 오른쪽·1912~1996)은 영국 소설가 토마스 하디의 소설 ‘테스’(왼쪽)를 번역해 1940년 9월 조광사에서 펴냈다. 그 번역본에서 백석의 시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을 연상시키는 구절이 나타났다.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은 정든 사람과 장소를 떠나 방랑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는 화자의 운명을 보여주는 백석의 탁월한 시로 1948년 ‘학풍’ 10월호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이 발표된 시점이 1948년이지만, 백석이 이 시를 쓴 시기를 1941년 즈음으로 추정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던 백석은 이 신문에 1939년 12월 폐간 조치가 떨어지자, 만주로 떠났다. 그 무렵 백석의 처지는 딱한데 이미 여러 번 결혼에 실패한 데 이어 애인 김자야와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사랑과 문학을 추구하는 인간 백석은 만주국 정무원 경제부에서 일하면서 ‘토마스 하디’를 만나 그의 비극적 운명관에 심취하고 그의 소설을 닮은 시를 쓰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분석하는 것이다. 방 교수는 “1940년대 조선의 문인들이 모두 일본 제국주의에 내면화되지 않고, 대동아주의에 포섭되지 않은 채 양심적으로 살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이 ‘백석의 테스’를 읽으면 알게 된다”고 했다. 백석의 번역본 ‘테스’와 시를 텍스트로 이런 분석이 가능한 것은 1940년 조광사에서 간행된 후 사라진 백석 번역 ‘테스’를 백석전집을 간행하는 서정사학사가 최근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덕분이다.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만주지역을 방랑하던 백석이 1940년 조광사에서 ‘테스’를 출간하기 위해 서울을 다녀갔다는 기록은 있었지만 그 본문을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다. 역시 백석의 번역인 ‘고요한 돈1·2’를 베이징도서관에서 발굴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에서 자료발굴을 기대했지만 구체적 성과가 없었다. 국내 고서점에서도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두웠다. 지난해 8월 서강대학교 로욜라 도서관에서 백석의 ‘테스’를 찾아냈기 때문이다”라고 감격해서 말했다. 서강대본의 첫 표지는 현재 낙장이지만 출판사명과 백석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으며 마지막 판권에 출판사명으로 조광사 1940년 9월 30일이라는 간기가 표기되어 있다. 발행인도 방응모 이름이 명기되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한 백석의 ‘테스’로 보인다는 것이다. 1940년 8월은 조선일보는 폐간됐지만 월간지와 단행본 사업부는 남아 있던 시기였다. 최 교수는 “이번에 복원한 ‘백석의 테스’는 백석의 문장을 살리되 오늘의 독자가 읽을 수 있는 판본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면서 “ 백석의 번역에는 그의 시처럼 상당수의 방언이 드러난다”고 했다. ‘백석의 테스’를 직접 읽어보니 현대의 말끔한 번역소설과 달리 소박하고, 1940년대 창백한 지식인이 되어 어두운 골방에서 쪽창으로 든 빛에 의지해 책을 읽는 느낌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이태원 난동’ 주한미군 수사단계 첫 신병 인도

    국내 범죄와 관련된 주한 미군의 신병이 기소 단계가 아닌 수사 단계에서 처음으로 우리 측에 인도됐다. 외교부는 9일 서울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고 달아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주한 미군 C 로페즈(25) 하사의 신병을 미군에게 인도받아 서울구치소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선 이후 처음으로 경찰이 구금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게 됐다. SOFA 합의 의사록은 특정 사건에 대해 한국이 신병 인도 요청을 할 경우 미군이 이를 호의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하위 규정에 ‘한국 사법 당국은 주한 미군의 신병을 인도받으면 24시간 이내에 기소하거나 풀어줘야 한다’고 돼 있어 지금까지 기소 전 신병 인도는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다. 수사 당국도 24시간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충분한 수사 없이 기소될 경우 공소 유지가 어려워 실제로는 신병 인도를 요청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지난해 5월 ‘24시간 이내 기소 의무’ 조건을 삭제하고 기소 단계 이전이라도 신병 인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운영 개선 사항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사례로, 한·미 간 상호 협의하에 신병 인도가 이뤄지는 관행이 정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로페즈 하사는 지난달 2일 용산구 이태원의 한 호텔 앞에서 행인들에게 비비탄 총을 발사하고 경찰의 검문에 불응한 채 차량을 몰고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씨줄날줄] 해커의 역습/정기홍 논설위원

    2003년 1월 25일 오후 2시 대한민국의 인터넷망이 일시에 마비됐다. ‘1·25 인터넷 대란’이다. ‘슬래머 웜’이란 사상 초유의 공격은 전국의 PC를 감염시켰고, 트래픽의 폭증은 국가 중추 망센터인 KT 혜화전화국의 최상위 DNS(도메인네임서버)를 단번에 막아 버렸다. 대한민국 인터넷은 며칠간이나 암흑천지가 됐다. 정부도 이 같은 사태에 우왕좌왕했고 언론은 정부 발표마저 믿지 못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지난달 20일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이 ‘디도스 공격’을 받으며 대한민국은 여섯 번째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은 민망한 나라가 됐다. 정보 당국은 일련의 공격을 북한 소행으로 지목했고, ‘3·20 사태’는 현재 수사 중이다. 최근 국제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1만 5217명의 가입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저팔계를 합성한 사진과 조롱 섞인 문구로 2차 공격을 암시했다. 그동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우리가 ‘사이버 양상군자’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해커(hacker)란 용어는 1960년대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모든 정보는 공개돼야 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처음 등장했다. 윤리강령도 만들었다. 해커는 이처럼 컴퓨터와 시스템 구조를 탐구하며 컴퓨터·통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요즘 널리 쓰이는 ‘화이트’(white) 해커가 바로 이들이다. 이와는 반대로 ‘블랙’(black) 해커와 ‘크래커’(cracker)도 있다. 둘은 방패와 창인 셈이다. 낮엔 정보기업에서 일하고 밤엔 해킹을 하는 ‘그레이’(Gray)란 다소 애매한 해커도 있다. 최고의 IT 기업가인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 MS의 빌 게이츠가 젊었을 때 해커로 활동한 것은 사뭇 흥미롭다. 요즘은 해킹 수법이 다양해져 ‘파밍’(pharming) ‘스미싱’(smishing) 등 개념도 알기 어려운 해킹 용어가 앞다퉈 등장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헷갈리는 시대다. 대한민국이 어느새 ‘해커들의 놀이터’가 됐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해킹 사태가 한층 심각한 사이버 공격을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 해커는 사이버상의 아웃사이더가 되길 싫어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망과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해킹의 변방 지대가 아니다. 이들의 역습을 능히 막아낼 물적·정신적 토양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행수는 불문곡직 사내를 들쳐 업었다. 부러진 한쪽 다리가 하반신 아래로 축 늘어졌다. 아래쪽 자드락길에서 무명짐과 시겟짐을 수습하고 있던 동무들은 시신이나 다름없는 사내를 업고 가파른 기슭을 내려오는 행수의 거동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고샅길 어귀에 똥 본 개 새끼들처럼 우르르 모여들었다. “행수님, 명줄은 붙어 있습니까?” “당장은 붙어 있네만 서둘러 따뜻한 봉노에 안동하지 않으면 당장 저승사자가 업어가겠구먼. 추운 날씨에 기한인들 오죽했겠나. 우리가 조금만 늦게 당도했어도 그대로 강시 날 뻔했네.” “이런 변고가 있나…. 적변을 당한 것입니까. 짐승을 만난 것입니까. 떠돌이 왈패들에게 걸려들어 매타작을 당한 것입니까? 어떤 육시랄 놈의 소행인가.” “어떤 무뢰배나 산적의 소행인지, 짐승을 만난 것인지 알 수 없네만, 냉큼 조처하지 않으면 이런 혹한에 살아남는다고 장담할 수 없네.” “실족을 했다면 자드락길이긴 하나 가근방 길목이 그다지 험하지 않고… 매타작을 당했다면, 봇짐 털려던 무뢰배나 산적이었겠지요.” “그런 말 할 경황 없네.” 난감한 일이었다. 명색 신표(信標)를 지닌 원상으로 자처하는 행상이라면 노상에서 마주친 행려병자나 실족한 동배간을 구완하지 않고 지나친 사례는 없었다. 사람에 따라 구급에 인색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실이 나중에 들통나면, 임소나 접소에 끌려가서 혹독한 징치를 당하는 것이 예로부터 원상들이 지켜온 엄중한 기강이었다. 그러나 정한조 일행이 구완해야 할 이 길손은 본색조차 알 수 없었다. 그것이 그들을 잠시 망설이게 했다. 행수 정한조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일행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초주검이 된 포병객을 들쳐 업었다. 그리고 견마 잡았던 만기와 동행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뒤에 남은 일행들은 그 자리에 있다가 나귀와 등짐 들을 다시 수습하여 뒤따르도록 하였다. 샛재를 겨냥하고 걸음아 날 살려라, 종종걸음하는 행수의 뒤를 따르던 만기가 물었다. “이 사람이 우리와 같은 원상이라면, 신표를 지녔거나 추수전(秋收錢)에 바친 척문(尺文, 영수증)을 지니고 있을 텐데요?” “사추리 밑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찾지 못했네….” “갓 쓰고 박치기를 해도 제멋이라지만 이 작자가 원상도 아니라면, 무슨 배포로 이 험한 산길에 대중없이 뛰어들었을까요. 횡액을 당할 것을 진작에 예견했을 만한데요.” “요사이는 접소에 적을 둔 원상이 아니라도 행세하는 잠상배나 부랑꾼 들이 많아서 신표를 지녔다 해도 도무지 본색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네. 조정에서는 지난 임오년 난리를 겪고부터 서북인이며 송도인이며 서얼이나 역관, 서리, 군졸 할 것 없이 벼슬길에 나설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장시에까지 양반의 직첩이 흘러나와 거래될 뿐만 아니라, 절집을 중수한답시고 공명첩까지 내돌리고 있지 않은가. 굶어 죽지 못해 명줄만 겨우 지탱해 오던 하찮은 궁반들도 보부상 노릇 한답시고 장시에서 물화를 사고팔도록 조처하여 어느덧 반상의 구별이 없어진 수상한 시절이 되고 말았네. 빈부귀천이 돌고 도는 물레방아가 되었다는 말은 바로 그걸 빗대어 하는 말일세. 요사이 들어선 장시에 창궐하는 무뢰배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약초 캐어 연명한다는 산척(山尺)이며 난데없는 협잡꾼들까지 지난 신분을 숨기고 장시 어귀에서 사사로이 다듬은 물미장을 내저으며 행세들을 하고 있지 않은가. 허욕이 난무하고, 완악하고 거만한 작자들이 장시를 주름잡고 있어 은혜와 의리는 이제 우리와 거리가 멀게 되었다네. 그것은 자네도 익히 경험해서 알고 있는 일이 아닌가. 대원위대감이 청나라로 붙들려간 뒤 나라의 제도가 눈코 뜰 사이 없이 바뀌고 있어. 우리 부상들도 덩달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네. 그건 그렇구 서두르게.” “시세가 글렀습니다.” “그렇다 해서 우리 원상들이 지켜오던 정리를 헌신짝처럼 버릴 수는 없네. 만약 그렇게 되면 이보다 더 혹독한 환난을 겪게 될 것이야. 더욱이 우리 소금 상단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선 안 되네.”
  • “왜 쳐다봐” 시민 집단폭행한 조폭들

    ‘쳐다본다’는 이유로 행인을 마구 폭행한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순찰차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렸고 동료가 연행되자 경찰 지구대까지 찾아가 출입문을 부수었으나 경찰이 무기력하게 대응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3일 대구시내 모 폭력조직 행동대원 박모(23)씨 등 8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달 17일 오전 2시 5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안지랑 곱창 골목에서 지나가던 이모(27)씨 등 2명이 90도로 인사하는 자신들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둔기를 휘둘러 전치 3~4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박씨 등 2명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인근 지구대에 연행되면서 같은 일행인 김모(24)씨가 지구대를 찾아 벽돌로 유리문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데도 출입문만 잠가 두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 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 추진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자율적 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STX그룹은 수년째 조선·해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강제성을 갖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 대상은 아니며, 채권단이 대상 기업과 자구노력 등에 관한 협약을 맺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STX 측은 설명했다. 또 자율협약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비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율협약을 맺은 기업은 자산매각, 경영효율화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STX조선해양은 채권은행협의회와 주요 경영 사항을 공동 협의해야 한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수주 잔고만 159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소로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조선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 졸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엄마는 쇼핑 중” 아기 두고 사라진 철부지 엄마

    “엄마는 쇼핑 중” 아기 두고 사라진 철부지 엄마

    아기를 데려가기가 귀찮았던 것일까. 자동차에 아기를 방치한 채 마트에 물건을 사러간 여자가 인터넷에서 비판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뉴질랜드의 포리루아. 파크엔세이브 마트 앞에 주차돼 있는 자동차 안에서 아기가 발견되면서 엄마의 무책임한 행태가 세상에 알려졌다. 뒷좌석에 설치된 유아용 카시트에는 곱게 모자를 쓴 아기가 누워 있었다. 아기를 본 행인들이 놀란 건 아기의 가슴에 놓여 있는 메모였다. 손으로 급하게 쓴 메모에는 “우리 엄마는 쇼핑 중이에요. 제가 필요한 게 있어 보이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행인들은 한동안 엄마를 기다렸다. 잠깐 자동차를 세우고 급하게 물건을 사러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기다려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행인 중 한 명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건은 한 행인이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뉴질랜드의 어린이인권단체가 무책임한 엄마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나서는 등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STX팬오션 공개매각 실패… 산업銀에 경영권 넘어가나?

    국내 벌크선 1위 업체인 STX팬오션의 매각이 실패로 끝났다. 29일 금융·해운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이 STX팬오션의 매각을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한 곳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STX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주력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 지분을 매각해 조선업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날 공개 매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STX팬오션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처럼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매각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해운업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채가 5조원에 달하는 STX팬오션의 인수자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키프로스 은행 영업중지 연장…잔액 부족한 현금인출기 속출

    키프로스가 유럽연합(EU)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지만 은행 청산 등에 따른 예금 대량 인출(뱅크런)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 영업정지 조치를 28일까지로 연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키프로스 중앙은행은 25일(현지시간) “미할리스 사리스 재무장관이 중앙은행장의 권고를 수용, 전체 은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은행들의 영업정지를 28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키프로스 양대 은행인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이 이번 사태로 영업이 정지된 지 10일 만인 26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치다. 은행 영업정지를 연장하지 않으면 자본 통제가 힘들어 뱅크런이나 자금의 국외유출 사태로 이어져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온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중앙은행 발표에 앞서 TV 연설을 통해 대국민 설득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나스타시아디스 대통령은 은행 영업정지 연장은 “일시적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찾을 수 있는 현금이 하루 100유로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마저 잔액이 없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고,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받는 것을 거부하는 상점 등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제금융이 본격 시작되는 오는 4월 중순까지 이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현금이 부족한 키프로스 은행들에 대해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키프로스에 2011년 제공한 25억 유로 규모 차관의 상환 기한 조정 등 협상을 시작하라고 정부에 지시하는 등 키프로스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키프로스 파산 위기 모면… 유로존, 부실銀 청산 합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키프로스 정부와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조건을 승인했다. 키프로스는 파산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금융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회생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5일 새벽(현지시간) 6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끝낸 뒤 성명을 내고 “구제금융 핵심 조건들에 대해 키프로스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됐다면 키프로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날 키프로스와 유로존이 합의한 구제금융 조건은 첫 번째 구제금융안을 키프로스 의회가 부결한 뒤 마련한 ‘플랜 B’로, 골자는 부실은행 청산 등 금융 구조조정이다. 키프로스는 국제채권단으로부터 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부실한 금융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양측은 부실 규모가 가장 큰 키프로스 2위 은행인 라이키은행에 대해 은행 주주와 은행채권 보유자, 예금보호(10만 유로)를 적용받지 않는 예금자가 완전 책임을 지는 조건 아래 청산하기로 합의했다. 라이키은행에 예치된 10만 유로 이상 예금의 경우 청산에 따른 손실률(헤어컷)이 최대 40%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전 자산은 1위 은행인 키프로스은행으로 이전된다. 키프로스은행은 공적자금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질 때까지 예금 보호 한도를 넘는 계좌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하게 되지만, 예금 보호를 적용받는 모든 계좌는 어떤 손실도 없다고 유로존 측은 밝혔다. 키프로스와 유로존이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도출했지만 갈 길은 멀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우려가 지속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은 “적용 가능한 기준에 맞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아도 은행 청산 이외에 긴축정책,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추진하면 앞으로 최소 5년간은 고통에 허덕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신문윤리위 이사장에 변용식씨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정기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변용식(64) 조선일보 발행인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 하남 상가주택 도시가스 폭발… 점포 61개동 파손

    하남 상가주택 도시가스 폭발… 점포 61개동 파손

    24일 오전 7시 27분쯤 경기 하남시 덕풍동 상가주택 1층 가정집에서 도시가스인 액화천연가스(LNG)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부모(43·여)씨가 얼굴과 몸에 1~2도 화상을 입어 인근 강동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최모(62)씨 등 행인 6명이 다쳐 강동성심병원 등 3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주변 점포 61개동과 차량 19대가 파손됐다. 가스가 폭발한 상가주택은 4층 규모로 2층과 4층에는 다행히 아무도 살지 않아 인명 피해가 적었다. 3층 거주자들은 사고 직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경찰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벌인 합동감식 결과 가정용 가스레인지의 고무호스가 절단된 것을 발견하고 부씨를 상대로 호스가 절단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머리를 감고 욕실에서 나와 보니 이상한 냄새가 실내에 가득해 라이터로 아로마 양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 폭발사고가 났다”는 부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하남시의회 오수봉 의장 등 의원 7명 전원은 이날 사고 소식을 인천공항에서 듣고도 중국 상하이로 외유를 떠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의원들 중에는 덕풍동이 지역구인 이현심(통합진보당) 부의장과 김승용(새누리당) 의원이 포함돼 있으며 의회사무국 직원 13명 중 7명도 동행했다. 이 부의장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5분 전 가스폭발사고 소식을 듣고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접기 어려워 출발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중국 상하이에)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우수계획도시 시설견학 등을 명목으로 출발했으며 5박 6일 동안 1785만원의 예산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길섶에서] 진정한 호강/최광숙 논설위원

    몇 달 전 쉬는 날을 이용해 잠시 회사에 다녀갔던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일기장에 “이모는 회사에서 호강하고 있었다”고 쓴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던 적이 있다. 웬 호강? 학교 교실 자신의 작은 책상과 비교해 책꽂이, 노트북이 놓여진 나의 큰(?) 책상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 커피에 초코파이, 사탕과 같은 간식거리까지 봤으니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얼마 전 그 조카가 나의 손톱을 ‘꽃단장’해 줬다. 은빛 바탕에 황금빛의 크고 작은 물방울이 알알이 박힌 매니큐어 스티커를 내 손톱에 붙여준 적이 있다. 요즘 손톱에 매뉴큐어를 예쁘게 칠한 뒤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행인데 그 네일 아트의 ‘짝퉁’인 셈이었지만 그런대로 예뻤다. 주말 집에 놀러온 조카가 알로에를 사 왔다. 호기심이 많은지라, 책에서 알로에를 갈아서 마사지를 한다는 내용을 읽고 직접 실행에 옮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덕분에 마사지 혜택을 받아보지 못한 푸석푸석한 얼굴이 조카 덕분에 뽀송뽀송해졌다. 호강이 뭐 별건가. 요즘 조카 덕분에 ‘호강’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황혼에서 새벽까지 신고 100여건… 출동·순찰·승강이 ‘하루가 짧다’

    [주말 인사이드] 황혼에서 새벽까지 신고 100여건… 출동·순찰·승강이 ‘하루가 짧다’

    민생 치안 최일선의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는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간다. 좀도둑에 폭력배, 강도까지 112 신고를 받은 순찰차들이 출동하고 술에 취해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핏대 높여 악다구니를 부린다. 길을 물으러 오는 행인에 화장실을 쓰려는 사람까지 지구대와 파출소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는 ‘4대 악’(성폭력,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불량식품) 예방을 위해 경찰 인력을 지구대 중심으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올 1월부터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 숙식을 하며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서울신문 새내기 기자 4명(신융아, 오세진, 최훈진, 한재희)이 21~22일 서대문 신촌, 영등포 중앙, 마포 홍익, 강남 역삼 등 지구대 4곳에서 현장 체험을 했다. 서울에서 가장 바쁘고 일이 많기로 이름난 곳들이다.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뒷골목과 유흥가를 누비는 경찰들의 애환과 바람을 들었다. “띠리링, 홍익 스물일곱, 146-○○번지 성추행 신고 접수, 출동 바람.” 지난 21일 밤 마포 홍익지구대의 27번 순찰차 안. 시계의 시침이 밤 12시를 가리킬 때쯤 방성준(28) 순경의 검은색 무전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112 범죄 신고가 전국에서 매우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인 홍익지구대의 하루는 이날도 긴박하게 시작됐다. 방 순경과 그의 파트너인 류정안(41) 경사는 한 입도 채 먹지 못한 삼각김밥을 내려놓고 급히 순찰차의 시동을 걸었다. 5분 만에 피해 신고를 한 20대 여성의 집 앞에 도착했다. 경찰을 보자 여성은 굵은 눈물을 쏟으며 “늦은 밤 귀갓길에 지하철에서 어떤 남자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두 경찰관은 피해자 진술을 듣고는 “내일 경찰서로 나와 조사받고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해 보자”고 다독인 뒤 자리를 떴다. 112 신고는 대부분 자정에서 새벽 사이에 들어온다. 유흥가가 불야성을 이루는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사고가 가장 많지만 요즘은 목요일 밤에도 신고 전화가 많다. 2인 1조로 구성된 순찰팀이 6개인데 하룻밤 100건 정도 신고가 들어오니 팀당 15~20차례 출동하는 셈이다. 홍익지구대는 클럽 등이 밀집한 홍익대 앞 유흥가의 치안을 책임진다. 이 때문에 지구대에 오는 손님의 80~90%는 취객이다. 이곳의 한 경찰관은 “취객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둔감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울컥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취객을 순찰차로 경찰서까지 연행하는 일이 많다 보니 뒷좌석을 아예 투명 비닐로 꽁꽁 감싸 놓았다. 안에서 구토를 하는 취객이 많아서다. 새벽 3시쯤 지구대 안 무전기가 또 한번 울렸다. 마포 서교동의 치킨집에서 손님이 난동을 벌인다는 신고였다. 현장에 도착하자 거나하게 취한 한 남성이 류 경사와 방 순경에게 “네가 뭔데 나한테 망신을 줘, 꺼져”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밀쳤다. 방 순경은 취객을 달래 진정시킨 뒤 택시에 태워 보냈다. 경찰서로 연행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난폭하던 음주 폭력자들이 술이 깬 뒤 울먹이며 봐 달라고 통사정하는 것을 보고는 ‘이 사람들도 사는 게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욕 먹어도 참지요.” 웃지 못할 오인·허위 신고도 많다. 홍익지구대 인근 신촌지구대에는 이날 밤 12시 “여성 한 명이 납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지구대 경찰 6명이 급히 신고지인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 인근으로 출동했다. 20대 남성 신고자였다. 인근 대학에 다닌다는 그는 만취해 인사불성이었다. 경찰이 자초지종을 묻자 “인근 여대의 학생과 소개팅을 했는데 내가 취하자 어떤 사람이 나와 끌고 가 버렸다. 꽃뱀인 것 같다”고 애먼 소리를 했다. 경찰이 확인해 보니 여성은 취한 남성을 감당할 수 없어 몰래 귀가한 것이었다. 상황을 정리한 지구대 경찰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같은 서울이라도 지구대마다 접수 사건의 유형은 제각각이다. 영등포 중앙지구대 관할에는 저소득층의 비중이 다른 곳보다 높다. 이 때문에 무전취식, 소액 절도 같은 사건이 많다. 이날도 “술을 마시고 돈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식당에서 취객 두 명이 업주, 아르바이트생과 대치하고 있었다. 경찰이 취객의 친구를 불러 계산하게 한 뒤 돌려보냈다. 심야 시간 치안 사각지대인 주택가의 순찰도 중요한 임무다. 22일 새벽 중앙지구대 소속 박충환(43) 경사는 영등포6가의 주택가에 순찰차를 세워 둔 채 날카로운 눈매로 주위를 살폈다.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길목에서 순찰하는 ‘거점근무’를 하는 중이다. 이 골목에는 원룸과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다. “한밤중 골목길에 노숙인들이 배회해 무섭다”는 여성들의 신고가 끊이지 않는다. 박 경사는 “순찰차 사이렌 불빛만 켜 놓아도 성폭력, 절도 등의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순찰차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한다. 박 경사는 “솔직히 서운할 때도 있다”고 했다. 강남역 일대를 담당하는 역삼지구대 대원에게는 승차 거부 단속이 주요 업무다. 특히 시·구청 공무원들이 철수하는 오전 1시 이후 강남역 인근에 순찰차를 세워 놓고 집중적으로 계도·단속 활동을 벌인다. 그러다 출동 무전이 떨어지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역삼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밤샘 근무 중 두 시간 정도 쉴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정신없이 출동하다 보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취객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면 여명이 밝아온다. 오전 8시. 교대한 주간 근무조 대원들은 등교 시간에 맞춰 지역 내 초중고교 순찰에 집중한다. 신촌지구대 오두용(46) 경사는 이화여대 부속초등학교에 나가 등교하는 아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등하굣길 순찰에 나서다 보니 얼굴을 많이 익혔다고 했다.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스쿨폴리스(학교 전담 경찰관)가 생겼지만 지역민과 가장 밀접한 지구대 경찰들의 역할이 크다. 신촌지구대 관계자는 “‘일진’들이 어울려 노는 공원이나 콜라텍 등 유흥가에 주로 나가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면서 “우리와 친해지면서 마음을 고쳐 먹는 일진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역삼지구대는 돈이 많이 도는 강남 지역의 특성상 낮시간 핸드백 날치기 등의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의심스럽게 이면도로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검문하는 것이 지구대원의 임무다. 역삼지구대 관계자는 “은행에서 고액의 현금을 찾아야 하는데 옮기기가 불안하니 도와 달라는 부탁이 종종 접수된다”면서 “경찰이 은행으로 출동해 차량까지 안전한 이동을 돕거나 사설 경호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말했다. 경찰 인력을 증원하기로 하는 등 최근 지구대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현장의 경찰들은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경찰이 공무집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시민들이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다. 한 50대 경찰관은 “어린 민원인이 욕설을 퍼부을 때도 많고 경찰을 화풀이 대상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때때로 마음 아프다”면서 “시민 입장에서 불만스러운 부분도 많겠지만 질서 확립을 위해 우리에게 힘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르면 21일 헌재소장 지명… 목영준·이공현 등 ‘물망’

    이르면 21일 헌재소장 지명… 목영준·이공현 등 ‘물망’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21일 공석 중인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인사위원회에 준하는 회의를 열어 헌재소장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소장은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지만 박 대통령은 취임한 지 24일이 지나도록 헌재소장 후보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현재 헌재소장 자리는 이강국 전 소장이 지난 1월 21일 퇴임한 이후 59일째 공석이다.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송두환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22일 끝나면 헌재가 사상 초유의 ‘7인 재판관 체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재판관 7인 체제로는 위헌 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이날 후보가 지명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당분간 재판관 2명이 빠진 상태의 헌재 운영이 불가피하다. 현재 헌재소장 후보로는 헌법재판관 출신으로 여야 합의로 재판관에 임명돼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목영준(왼쪽·58) 전 재판관, 합헌 의견을 많이 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데다 호남 출신으로 지역안배 차원에서 유리한 이공현(오른쪽·64) 전 재판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조직 안정을 위해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일환(62) 전 대법관의 지명 가능성이 열려 있고, 여성 최초 대법관인 김영란(57)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임기를 시작한 박한철(60) 재판관의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지방시대] 서해5도 주민들의 긴장피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서해5도 주민들의 긴장피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난 11일은 동일본 지역의 대지진이 일어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당일 추모식에 한국과 중국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중국이 불참한 이유를 ‘타이완 대표단을 다른 140개 국가와 같이 지명 헌화하도록 한 데 대한 반발’로 추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사무적인 실수’라고 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두 국가가 모두 참석했던 사실에 비추어 일본 정부 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지난해에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등장하면서 기대 섞인 전망들이 있었다. 그러나 기대보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과 핵실험, 희토류, 영토문제, 엔저 정책 등에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안보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 강도가 과거와 다르다. 북한의 도발 압박이 일상화될수록 서해 5도 주민들의 삶이 더 고달프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생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도 어렵고, 밤잠조차 편히 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대피시설 등이 보완되었다는 점이다. 군도, 정부도 철통경계 태세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많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군의 포격으로 부서진 집이 새로 단장되고 정주지원금이 주어지고 있지만 그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데는 크게 부족하다. 정부가 약속한 서해 5도 특별법에 따른 지원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불만이 주민들에게 배어 있다. 또한 언제까지 불안정한 상태가 반복되어야 하는가 하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분단국가와 정전체제가 계속되는 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동안 서해 5도 주민들이 입은 정신적 내지 신체적 고통에 대해서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서해 5도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대피, 비상식량, 자식걱정 등을 염두에 두고 24시간 긴장상태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의 ‘피로’나 ‘트라우마’ 등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올해에만 동일본 지진 지역의 37개 자치단체 공무원 가운데 522명이 질환 등을 이유로 장기 휴가를 요청했다고 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 가운데 57%인 296명이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생활환경의 변화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지진 이후 올해 1월까지 퇴직한 공무원이 912명이라고 NHK는 전했다. 보도를 접하면서 서해 5도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주민 그리고 군인들에 대해 정신적 혹은 건강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물론 동일본 지역의 경우, 대지진의 후유증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파괴에 따른 재앙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해 5도는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송영길 인천광역시장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았다. 향후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긴장 피로에 지쳐 있는 서해 5도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군인들의 정신건강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 [프로배구] PO 변수는 외국인

    [프로배구] PO 변수는 외국인

    정규 리그를 마무리한 프로배구 V리그가 플레이오프(PO) 체제에 들어갔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맞수를 가리는 싸움이다.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이 한 장의 챔프전 티켓을 놓고 겨룬다. 정규 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3승 3패로 힘의 균형을 유지했지만 PO는 3전 2선승제의 단기전 승부인 만큼 변수가 많다.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들의 컨디션이다. 대한항공 마틴은 6라운드 들어 공격 성공률이 떨어진 것이 걸린다. 4라운드에 55%까지 올라갔던 성공률은 지난 12일까지 6라운드 4경기를 치르며 47%까지 내려갔다. 게다가 6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는 최근 5경기 들어 가장 낮은 41.67%를 찍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캐피탈 가스파리니 역시 좋지 않다는 점이다. 가스파리니의 6라운드 공격 성공률은 52%로 마틴보다 나았지만 1-3으로 진 지난 5일 러시앤캐시전에서는 32.35%로 한참 처졌다. 대한항공은 서브가,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이 잘 먹혀야 승산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세트당 평균 1.376개로 팀 서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을 만나면 1.32개로 다소 움츠러들었다. 현대캐피탈 역시 대한항공에는 팀 블로킹 평균인 2.379개보다 낮은 세트당 2.04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17일 PO 1차전을 갖는다. 여자부는 외국인 베띠(GS칼텍스)와 야나(현대건설) 모두 상승세를 타 흥미진진하다. 베띠는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4라운드 이후 컨디션을 올리더니 6라운드에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높은 49%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두 팀은 오는 16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제치고 정규리그 2위로 PO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탈은 13일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EPCO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18승 12패, 승점 52가 된 현대캐피탈은 이날 삼성화재에 0-3으로 완패한 대한항공(17승13패·승점 52)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승리 경기 수가 하나 많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성남에서 현대건설을 3-1로 꺾었고 KGC인삼공사는 대전에서 흥국생명을 3-2로 눌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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