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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개월째 엔저에 中 성장둔화 ‘새 복병’… 韓, 출구가 안 보인다

    7개월째 엔저에 中 성장둔화 ‘새 복병’… 韓, 출구가 안 보인다

    일본의 초강력 ‘엔저(円低) 공습’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의 성장 둔화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한층 더 끌어내릴 복병으로 등장했다. 일본의 상승세와 중국의 하락세가 양쪽에서 동시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주며 ‘한·중·일 경제 삼국지’를 새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4년 7개월 만에 엔 환율이 달러당 102엔을 넘어서는 등 선진국이 용인한 엔저는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로 굳어져 가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올해 중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평균 8.0%에서 7.8%로 하향조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5일 보도하기도 했다.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엔저 정책은 우리 경제 곳곳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해 9월 자산매입 기금을 10조엔 증액하는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내놓으며 엔저 공세를 시작했다. 산업통계 제공 회사인 CEI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1분기까지 일본 기업의 달러 표시 수출품 단가는 평균 5.0% 인하된 것으로 집계했다. 품목별로 철강(1차) -10.6%, 화학 -9.8%, 섬유 -9.2%, 전기·전자제품 -8.2%, 일반기계·자동차 -3.0% 등의 단가 인하가 이뤄졌다. 올 들어 달러 강세로 한국 수출품의 달러 표시 단가도 하락했지만 5개월간 인하율은 고작 0.5%에 불과했다. 결국 세계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한 셈이다. 원·엔 환율이 1% 떨어지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0.18%씩 감소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중·일 3국의 경제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샌드위치론’이 지금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200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은 달아나고 중국은 쫓아와 한국이 이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하며 위기의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던 이 회장이 지난해 초에는 “일본은 힘 빠지고 중국은 멀었다”며 샌드위치론의 폐기를 선언했다. 일본의 장기불황과 지식·소프트웨어 산업을 통한 대중국 기술우위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또다시 ‘샌드위치론’이 부각되고 있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반격에 나선 데다 중국 업체들도 기술력을 키워 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의 경제 기조에 따라 한국의 성장률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제기되는 이유는 샌드위치 이론으로 설명하기엔 복잡해진 3국의 경제 연관성 때문이다. 일본 엔저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듯 중국의 성장 둔화도 국내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한국으로서는 ‘설상가상’인 셈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1992년 3.5%에서 2011년 24.1%로 증가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수출되고 있다.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실적은 중국이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실적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경향은 증시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한국 증시는 세계 증시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요 국가 대부분이 상승했지만 코스피만 하락한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하이 증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유럽·일본 증시와 다르게 한국 증시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과는 닮은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성장 둔화 조짐은 심상치 않다. 지난달 중국의 고정투자 전년비 누적 증가율은 20.6%로 3월(20.9%)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도 9.4%로 3월(9.5%)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수요 부족으로 중국의 수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의 대중 수출 실적도 덩달아 악화됐다”고 우려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일 분업 관계가 최근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경제에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대응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성철 스님 가르침 널리 전파”

    “성철 스님 가르침 널리 전파”

    해인사 백련암이 선(禪) 전문잡지 월간 ‘고경’(古鏡)을 창간했다. ‘본래마음’을 뜻하는 고경은 ‘선림고경총서’ 중 ‘설봉록’에 등장하는 용어를 성철 스님이 인용한 것. 1995년부터 3년간 성철 스님 사리탑 조성 모연에 참여한 신도들에게 배포한 소식지에 쓰인 적이 있다. 64쪽 분량의 ‘고경’ 창간호에는 발행인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을 시봉하면서 겪은 일화를 소개한 ‘여시아견’(如是我見)을 비롯해 원철(해인사 문수암) 스님이 최초의 전등록인 ‘보림전’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한 ‘보림별어’(寶林別語), ‘백일법문 다시보기’(서쟁영 불광연구원 연구원) 등이 실렸다. 뒷짐 진 성철 스님의 뒷모습인 표지 그림은 성철 스님 진영을 그린 김호석 작가의 작품이다. 월간 ‘고경’ 발행인 원택(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스님은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창간하게 됐다”면서 “성철 스님의 핵심 가르침인 선의 정수를 전달하고 동시에 현대의 다양한 명상문화를 포괄하는 잡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인사 백련암 측은 창간호 1만부를 강원을 비롯한 교육기관과 사찰에 배포했다. 향후 ‘법보시 운동’을 통해 군법당, 병원법당, 교도소, 사회복지기관, 경찰서, 대학생불교연합회 등에 전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채권단 “강덕수 STX회장 사재 털어라”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사재(私財) 출연 등 모든 것을 내놓으라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조선 계열 중심으로 그룹을 살려줄 테니 개인의 기득권은 완전히 포기하라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채권단은 강 회장에게 사재 출연 등을 통해 그룹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STX를 살리려면 본인도 모든 것을 다 내놔야 한다”면서 “마땅한 사재가 없다면 강 회장이 사는 집이라도 압류를 걸어 모든 것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채권단 등은 최근 강 회장의 개인 재산에 대해 정밀 추적을 했으나 STX 지분을 빼면 주택과 일부 예금 외에는 재산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단 개인 재산에 모두 압류를 걸어 강 회장이 책임감을 느끼고 STX를 살리는 데 매진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사재 출연을 해서라도 그룹을 살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책임을 다하고자 제가 가진 주식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면서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팬오션 인수를 위해 자산가치, 부채규모 등에 대한 예비실사를 했지만 예상보다 부실이 심각해 인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관계자는 “최종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부실이 심각해 놀랐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북도의회 先동의 後반대 ‘이상한 표결’

    전북도의회의 잘못된 관행인 ‘품앗이 발의’가 도마에 올랐다. 전북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교육의원들이 중심이 돼 발의한 ‘전북교육청 인사 실태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이 결의안은 전체 도의원 4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명이 서명한 것이다. 특히 특위 구성 결의안을 1차적으로 심의하는 운영위원회 소속 도의원 11명 가운데 7명이 서명했다. 이에 따라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던 결의안이 찬성 5표, 반대 6표로 부결 처리됐다. 도의원들 자신이 동의해 발의한 결의안을 스스로 반대해 부결시킨 셈이다. 이 과정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운영위원들에게 로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결의안을 발의한 교육의원들은 예상 밖의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기태 교육의원은 “결의안에 동의하신 분들의 생각이 바뀌셨는지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진호 전북도의회 의장은 “발의안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명해 주지 않으면 나중에 내가 발의한 안건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어 동료 의원의 발의에 무조건 서명해 주는 경향이 있다”고 도의회의 품앗이 발의 관행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도의회가 발의한 필요한 의원 수를 채우기 위해 너도나도 발의에 찬성했다가 나중에 발을 빼는 잘못된 관행이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16일 이와 관련, 제기되는 ‘품앗이 서명’과 ‘도교육청 로비’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성명에서 “품앗이 서명은 의원들이 주민 대표 자격을 포기하고 의회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교육감 전화를 받고 특위 구성을 반대한 ‘도교육청 장학생’과 운영위원회에서 부결시킨 의원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편 교육의원들은 오는 20일 열리는 도의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전체 의견을 묻겠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도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중국 도로 한복판에 거대 거품…정체는?

    중국 도로 한복판에 거대 거품…정체는?

    중국의 도로 한복판에 거대한 거품이 스며 나온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16일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사진은 13일 오후 9시(현지시간) 중국 난징에서 촬영된 것으로, 미국 최대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Reddit)에 올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사진에는 넓이 30~40m²에 달하는 정체불명의 거품과 이를 본 행인들이 멈춰선 채 구경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당시 소방관과 경찰들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행인들을 대피시키고 거품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 지하철 건설 때 만들어진 부산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 기기 회사에 다니는 한 레딧 이용자는 “이 물질이 혈액과 함께 농축된 과산화수소의 부산물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거품의 정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아 네티즌 사이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by alongyourfuselage, reddit 인터넷뉴스팀
  • [문화마당] ‘우리가 남이가?’의 전근대적 사회는 편안한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우리가 남이가?’의 전근대적 사회는 편안한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내부 고발을 다룬 ‘PD수첩’(2009년 12월)에서 ‘개인의 의리와 공익과의 딜레마 실험’이라는 설문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당신은 친구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타고 어디를 가고 있다. 밤이다. 그런데 친구가 과속을 하다가 그만 행인을 친다. 행인은 즉사한다. 목격자도 없다. 다음 날 친구의 변호사가 당신에게 와서는, 당신이 유일한 목격자이니 사고 당시 친구는 과속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변호사의 제의를 거절하고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겠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미국과 서유럽 국가에서는 모두 90%를 넘었다. 그쪽 사회에서는 친구보다 법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90%를 넘는다는 의미다. 동아시아 문명권에서는 그런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래도 일본에서는 67%, 중국에서도 48%를 점했다. 공공의 약속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대략 과반은 되는 사회이다. 그런데 한국만 유독 26%였다. 이런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친구의 처벌을 조금 가볍게 하기 위해 무고한 피해자의 인생을 무시해 버리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겠다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서 네 명 가운데 셋인 셈이다. 눈앞에 보이는 친구만 생각할 뿐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 공공의 약속을 저버리겠다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무척 많다는 의미다. 이로 미뤄 보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거나 “우리가 남이가?”라거나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이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런 문제를 조금 넓게 보면 내부 고발 문제와도 연결된다. 내부고발자의 양심선언 동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의감이요, 다른 하나는 개인적 불만의 표출이다. 동기가 순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정의 차원에서 보면, 모든 고발은 동등하며 평등하다. 동기에 상관없이 그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회는 그 신고자를 철저하게 보호해 줘야 한다. 그래야 공공의 약속과 정의가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일종의 내부 고발이라 할 수 있다. 피해 당사자는 직장 내에서 외톨이가 될지도, 어쩌면 부당해고를 당할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범죄 신고를 한 것이다. 이때 제대로 된 직장이라면 회사조직의 이미지 실추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조직 논리를 내세워 엄연한 범죄행위를 덮으려 한다거나 개인의 아픔을 한 번 더 짓밟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사회도 마찬가지다. 범죄행위는 개인에 의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는 법이다. 국가에서 그것까지 미연에 100% 막을 길은 없다.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의 태도이다. 조직 논리를 내세워 엄연한 범죄행위를 덮으려 한다거나 피의자를 숨겨주고 도피시키는 행위는 친구를 위해 거짓 증언하겠다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공공의 약속보다는 친구의 부당한 부탁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70%가 넘는 사회, 성추행 범죄행위 피의자를 국가기관이 숨겨주려 시도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살면 편안할까, 불안할까?
  • STX채권단 자율협약 극적 타결

    ㈜STX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채권단은 3000억원을 STX에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농협, 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STX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했다. STX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2000억원을 상환했다. 채권단은 회사채 2000억원과 긴급운영자금 1000억원을 포함해 총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5개 채권은행이 보유한 여신액은 총 1조 1643억원이다. 산업은행이 5226억원(44.9%)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2991억원(25.7%)과 1951억원(16.8%)이다. 신한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각각 1030억원(8.9%)과 445억원(3.8%)이다.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STX에 대한 자산·부채 정밀실사를 두 달 동안 벌인다. 실사가 끝난 뒤에는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구조조정, 유동성 공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하고 정식으로 자율협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STX는 7월과 12월에도 각각 800억원과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산은 관계자는 “STX는 앞으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STX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진통

    ㈜STX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이 진통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에 지난 10일까지 동의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아직 한 곳도 제출하지 않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농협·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STX 채권단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보내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늦어도 13일까지 보내달라고 재통보했지만 채권 은행은 묵묵부답이다. 대부분 은행은 14일 여신위원회 등을 열어 STX 회사채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정책금융공사 등은 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내일 최종 회의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중은행이다. 그중에서도 채권액이 산은 다음으로 많은 우리은행이 회사채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우려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이나 기관이 이자를 더 받으려고 투자한 회사채를 은행이 대신 갚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산은은 14일에는 동의서가 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열린 STX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단이 STX 회사채를 막지 못할 경우 회사채 시장 전체가 경색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시중은행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율협약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2000억원을 먼저 지원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자율협약은 채권단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 개시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끝내 회사채 지원에 합의하지 못하면 자율협약은 중단된다. 이렇게 되면 STX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14일 만기가 돌아오는 ㈜STX 회사채는 2000억원이다. STX가 신용등급 ‘A-’이던 2010년 5월 14일 발행한 것으로 표면금리는 연 6.8%다. 7월 20일과 12월 3일에도 각각 800억원, 2000억원이 돌아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블룸버그, 자사 금융정보 ‘염탐’ 파문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들이 전 세계 관료와 금융인 등에게 유료로 서비스되는 자사의 금융거래 단말기 접속 정보를 취재에 활용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의 접속 정보도 노출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금융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소속 기자들이 이 회사가 운영하는 금융거래 정보시스템 ‘유비쿼터스 트레이딩 인포메이션 터미널’에 접속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거래 정보를 파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소식통에 따르면 블룸버그 소속 기자는 골드만삭스 파트너의 블룸버그 단말기 로그인 기록을 거론하면서 그가 회사를 떠났는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골드만삭스가 항의하자 블룸버그 최고경영자(CEO)인 대니얼 닥터로프는 기자들의 단말기 접속을 차단하고 내부 메시지를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은행인 JP모건도 블룸버그 기자들이 지난해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로 거액의 손실을 가져온 JP모건 투자담당 직원 브루노 익실 사건 등을 취재하면서 해당 단말기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거래정보 단말기는 경제부처 관료와 은행가, 펀드 매니저 등 전 세계적으로 3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들은 블룸버그가 자신들의 로그인 정보뿐 아니라 정보 검색, 정보 요청 사항 등도 ‘염탐’해 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연준 측이 블룸버그 기자들을 상대로 금융 당국 관리들의 단말기 접속 정보에도 접근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부동산 시장 활기… 전세난 재연 우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내년부터 2만여 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했다. ‘4·1 부동산 대책’과 함께 강남권 대형 단지 두 곳에 대한 재건축이 본격 추진되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회복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남 재건축이 다시 활기를 보이며 이 지역의 전세난이 다시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가구 수만 6600가구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다. 둔촌주공도 5930가구로 가락시영 바로 다음으로 큰 단지다. 이번 재건축안은 두 곳을 합친 1만 2530가구를 2만 576가구로 재건축하는 대형 규모라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락시영은 4·1 대책의 기대감이 겹쳐 최근 몇 달 새 시세가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초 8억원 선에 거래되던 가락시영 2차 56㎡ 아파트는 최근 호가가 8억 9000만원까지 올랐다. 4·1 대책 발표 이후 4000여만원이 오른 셈이다. 올해 초 5억 1000만원 선이던 둔촌주공아파트 1단지 전용 51㎡도 지난달 5억 8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가락시영은 최고 35층 아파트 84개동, 9510가구로 재건축되고, 둔촌주공은 임대주택 1046가구를 포함해 1만 1106가구로 재건축된다. 전용 60㎡ 이하 3366가구, 60~85㎡ 이하 4605가구, 85㎡ 초과 3135가구다. 내년에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2018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선 강남 재건축발 전셋값 급등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서초구의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단기적으로 전세주택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전세가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서울 전체 전세값 상승에 일정 부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전셋시장에 악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송파·서초·분당·하남·성남 등으로 전세 수요가 옮아가는 병목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강남 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며 전세 시장이 안정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광장] 김중수 총재의 입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중수 총재의 입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오승호 논설위원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10년 3월 31일 퇴임식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고사성어를 예로 들며 정부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되 한은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을 당부했다. 당시 이 총재는 인터뷰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부동이 남과 사이 좋게 지내도 의(義)를 굽혀 좇지는 말라는 뜻이니, 한은이 정부와 화목하게 지내더라도 한은의 고유 권한인 통화정책에서는 중심과 원칙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신호를 따르지 않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적이 더러 있었다. 김중수 현 한은 총재도 얼마 전까지 한은의 독립성에 적잖이 신경쓰는 자세였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직·간접적으로 촉구하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강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해 7월과 10월 내린 0.5% 포인트도 굉장히 크다”고 했다.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이나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는 표현으로 금리 인하 압박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한은이 이미 두 차례 금리를 내렸으니 이번에는 정부가 나설 차례(now it’s your turn)라고도 했다. 시장에서 이 총재의 발언을 ‘5월 기준금리 동결’로 해석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불과 1주일 이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2.50%로 0.25% 포인트 낮춰졌다. 종종 금통위가 시장참가자들의 허를 찌르는 적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의 예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나왔던 김 총재의 강경 발언 때문이다. 7명의 금통위원 중 동결을 택한 위원은 단 한 명뿐이다. 김 총재는 “소수 의견은 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금통위원 대부분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 김 총재는 시장에 반대의 메시지를 전달한 꼴이 됐다. 김 총재의 리더십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가지 않을지 걱정되는 이유다. 한은 독립성과 관련해 김 총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3년여 전 한은 총재에 내정될 즈음, ‘한은도 크게 보면 정부의 일원’이라는 등의 발언을 두고서다. 정권에 따라 한은 독립성에 대한 시각이 왔다갔다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 통화정책의 일관성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이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나 경제의 조타수 등으로 불렸던 가장 큰 정책적 무기로 신뢰성을 꼽는다. 그는 재임 기간 언론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몸을 사렸다. 그렇지만 한마디를 하면 파괴력은 대단했다. ‘그린스펀 효과’라는 책은 대표적인 예로, 그가 1996년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생겼을 때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딱 두 단어로 시장을 잠재웠다는 내용을 소개한다. 한은 총재는 시장에 신호를 줄 때 때로는 세련된 어법을, 혹은 어눌한 말투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발언도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은 규정에도 금통위 1주일 전에는 금리정책의 방향을 암시할 수 있는 발언은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금통위 하루 전인 지난 8일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또는 호주 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고심해 달라”고 한은에 당부했다. 때마침 다음 날 금리 인하가 이뤄져 금통위의 금리 인하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적잖을 것이다. 김 총재든, 이 대표든 그런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파워 있는 사람들의 말이 많을수록 정책의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osh@seoul.co.kr
  •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발주 물량 900%까지 밀어내기… ‘오너’ 잘못된 경영관도 문제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발주 물량 900%까지 밀어내기… ‘오너’ 잘못된 경영관도 문제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밀어내기’는 산업계 전반에서 영업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은 일종의 관행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모든 업계에서 밀어내기가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특정 제품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예사로 쓰던 관행인데 왜 유독 남양유업만 몰매를 맞는 것일까. 남양유업의 과도한 밀어내기는 업계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몇몇 대리점주가 협회를 조직해 회사를 고소하고, 남양유업 건물 앞에서 터를 잡고 시위를 한 지도 오래다. 한 경쟁업체 관계자의 말대로 “곪을 대로 곪은 게 터진” 것이지만,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해당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은 남양유업의 과도한 밀어내기에 더해 이번 사건이 불거진 ‘타이밍’이 절묘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의 막말이 담긴 음성파일은 항공사 승무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라면 상무’ 사건과 제빵업체 사장의 폭행과 폭언 등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인사들의 ‘갑(甲)질’이 문제가 된 시점에 터져 나와 파장이 더 컸다.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경제주체 간 공정과 평등의 욕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갑을관계’의 폐해를 드러낸 일련의 사건들이 차례로 터지면서 비난 여론은 풍선처럼 부풀었다. 3년 전 녹취된 음성파일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발달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 이 같은 국민정서에 기름을 부어 남양유업 사태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한 결과를 낳았다. 업계에서는 사회 분위기 탓에 과도하게 ‘마녀사냥’을 당한다는 동정론과 “언젠가 한번 된통 당할 줄 알았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일반적으로 밀어내기는 발주 물량의 20~30% 정도에서 행해지는 것이 업계의 상식. 그러나 남양유업의 경우 발주 물량의 300~500%가 보통이었다.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가게를 지난 1월 접었다는 한 대리점 사장은 “심할 때는 900%에 해당하는 물량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 우유 1박스(1000㎖/16개)나 ‘떠먹는 불가리스’ 1박스(24개)를 주문하면 100박스가 배송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커피 등의 음료는 동대문 제기동이나 청량리 일대에 퍼져 있는 무자료 거래시장 일명 ‘난매시장’ 또는 ‘삥시장’에 절반 가격에 내다 팔기라도 하지만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이다 보니 눈앞에서 제품이 썩어나가는 것을 보며 속이 까맣게 탔다고 했다. 지난 3월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가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영업사원들은 남양유업의 발주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점주들이 발주한 물량을 마음대로 조작했다. 점주들이 자신이 발주한 것과 전혀 다른 물품을 받거나 주문한 수량보다 훨씬 많은 물품을 받는 것은 다반사였다. 항의라도 할라치면 대리점을 그만두라는 협박이 되돌아왔다. 이 사장은 “대리점 개설 시 초기 자본만 1억~1억 5000만원이 들어가는 데다 밀어내기로 쌓인 물품대금까지 누적되면 가게를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심해진 10년 전쯤부터 밀어내기 강도는 더 심해졌다. 월 1000만원 적자도 우스웠다. 그는 “1억원 넘게 손해를 봤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정리했다”며 씁쓸해했다. 남양유업은 밀어내기로 인해 2006년과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각각 시정조치 또는 손해배상 판정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의 행태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주들을 협박해 떡값, 전별금, 하례금 등 수시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격적인 영업의 힘인지 남양유업은 시장지배적 브랜드가 많다. 한 대형마트에서 남양유업의 분유(임페리얼 XO, 아이엠마더)는 점유율이 40% 이상으로 독보적인 위치다. 발효유에서도 불가리스, 이오 등이 판매 1위에 올라 있으며, 우유(맛있는 우유GT, 아인슈타인)·두유(아기랑콩이랑, 맛있는 두유GT)·커피음료(프렌치카페) 등도 2~3위권 내에 고루 포진해 있다. 짱짱한 현금 보유액(약 5000억원)을 바탕으로 남양유업은 소송 등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자사 제품의 점유율을 높였다. 과거 발효유 제품을 놓고 매일유업과, 유제품을 둘러싸고 빙그레와도 법정다툼을 벌였다. 브랜드 영향력을 앞세워 경쟁사의 제품이 대형마트에 입점하면 자사 제품을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3년 전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프림 성분에 들어 있는 합성제 카제인나트륨을 문제 삼아 1위 업체 동서식품의 아성을 위협하며 단숨에 시장 2위로 떠올랐다. 사회 문제로 비화한 남양유업 사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차지하려는 오너의 그릇된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남양유업은 직원 교육 때마다 “법대로 해서는 MS(시장점유율) 1위를 만들 수 없다”는 홍원식 회장의 지침이 ‘금과옥조’처럼 전해진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 또한 트위터를 타고 흘러 남양유업의 악덕기업 이미지 부각에 일조했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2003년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으로 구속됐다 풀려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웅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우고 표면적으로 경영 참여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회사의 모든 영업전략은 홍 회장의 머릿속에서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쪽에서는 이번 사태를 ‘오너 리스크’로 보기도 한다. 과거의 처벌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이번에도 그냥 지나갈 것으로 오너가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문이 불거진 지 1주일 만인 9일 다소 뒤늦게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 업계에서조차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하려면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홍 회장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용어클릭] ■밀어내기 본사가 대리점에서 발주하는 물품보다 많은 양의 물품을 떠넘기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 업계에서는 자사 제품을 일반 슈퍼나 마트 등 소매점에 많이 진열해 소비자에게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도 올리는 ‘푸시(Push) 전략’을 사용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종종 과도하게 물량을 떠넘기는 ‘밀어내기’로 변질된다.
  • 윤창중 청와대대변인 전격경질 공식발표

    윤창중 청와대대변인 전격경질 공식발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다 중도에 귀국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청와대 측은 방미 수행 도중 워싱턴에서 돌연 귀국한 윤 대변인을 박 대통령이 경질했다고 전했다.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9일 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잘됐다는 국내 평가를 받고 저희도 많은 성과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그런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발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 수석은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기간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행위를 해 고위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또 “정확한 내용은 주미 대사관을 통해 확인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덧붙였다.윤 대변인은 8일 한미 정상회담과 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등 워싱턴 공식일정이 끝나자 다음 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서울로 귀국해 그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궁금증과 추측을 낳았다.미국 교포사회에서는 윤 대변인이 워싱턴 체류 중 자신을 돕던 주미 대사관의 젊은 인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인 ‘Missy USA’에는 이날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교포 여학생이라고 하는데 이대로 묻히지 않게 미씨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번 (방미) 행사 기간 인턴을 했던 학생이라고 합니다…사실입니다…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윤 대변인은 언론인을 거친 우파논객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새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극우적 색채와 ‘밀봉인사’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가 이번에 새 정부 출범 70여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이번 윤 대변인의 낙마는 방미 성과를 토대로 국정운영에 탄력을 기대했던 새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편 윤창중 전 대변인은 주미대사관 인턴 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및 관련 부처 등에서 확인을 하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뒤 “본인이 술 마신 것은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사실은 인정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며 “윤 전 대변인쪽에서는 ‘추행’이라고 할 만한 행동은 없었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은 “일단 술을 마신 것은 맞고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정확하게 성추행인지는 확인을 해야하지만 전체적으로 공직자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로스앤젤레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입 연 윤창중 “술은 마셨지만 추행은 없었다” 의혹 부인

    입 연 윤창중 “술은 마셨지만 추행은 없었다” 의혹 부인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9일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이 주미대사관 인턴 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및 관련 부처 등에서 확인을 하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뒤 “본인이 술 마신 것은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사실은 인정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며 “윤 전 대변인쪽에서는 ‘추행’이라고 할 만한 행동은 없었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은 “일단 술을 마신 것은 맞고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정확하게 성추행인지는 확인을 해야하지만 전체적으로 공직자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전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과 처신에 대해 새누리당은 강력히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특히 국가적 공무를 수행하러 간 공직자가 해이해진 기강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STX 핵심’ 포스텍 지원 제외하기로

    STX 채권단이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자율협약에서 포스텍을 배제하기로 논의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 채권단은 포스텍을 강덕수 회장의 개인 회사로 분류해 신규 자금을 지원할 명분이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포스텍은 비상장 정보기술(IT) 회사다. 강 회장이 포스텍 지분을 69.4% 보유하고 있고 포스텍이 다시 ㈜STX의 지분을 23.1%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결국 강 회장이 포스텍을 통해 그룹 지주사인 ㈜STX를 소유하고 ㈜STX가 STX조선해양·STX팬오션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도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지난 7일 회의에서 포스텍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아니고 강 회장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 회사인 만큼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북, 중국의 계좌 폐쇄 의미 엄중히 새겨야

    중국의 외환거래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그제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관련 계좌를 폐쇄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슈퍼노트(100달러 위조지폐) 문제가 불거졌을 때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적이 있으나, 이번엔 아예 계좌를 폐쇄하고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사뭇 다르다.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의 달러 창구다. 북한의 대외거래 자금 대부분을 취급한다.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거래와 관련된 자금과 김정은의 통치자금도 이를 통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외거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도는 점까지 감안하면 BOC의 계좌 폐쇄가 안겨줄 북한의 체감 고통과 충격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OC의 이번 조치는 한마디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중국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087호와 2094호를 단순 지지하는 데 머물지 않고, 대북 제재를 몸소 실천하고 나섬으로써 북에 전례 없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조선무역은행은 유엔이 아니라 미국이 지정한 제재 대상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적극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물론 BOC의 이번 조치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감도 있다. 미국의 강력한 설득에 따라 마지못해 취한 상징적 제재이며, 따라서 좀 더 중국 당국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자금통로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 이후 상당부분 분산된 터라 이번 계좌 폐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을 감싸고 도는 데만 급급했던 후진타오 주석 체제의 중국과 비교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그제 워싱턴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메시지, 그리고 시진핑 중국 주석의 시그널을 유의해서 보기 바란다. 도발 위협에는 더 이상 보상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국들의 일치된 경고를 허투루 보지 말아야 한다. 혹여라도 중국의 속내를 시험해 볼 요량으로 국지 도발을 자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 경제는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만이 살릴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고언을 부디 귀담아듣기 바란다.
  • “헤지펀드는 메뚜기일까요 꿀벌일까요”

    “헤지펀드는 메뚜기일까요 꿀벌일까요”

    1992년 통일 독일이 출현하면서 유럽 각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폭락 조짐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방어에 나섰다. 파운드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영국에 대한 배신으로까지 규정했다. 헤지펀드를 굴리던 조지 소로스는 영국 정부의 허세를 간파하고 엄청난 현찰을 동원하여 파운드화를 공격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에 맞서 고군분투했으나 속절없이 떨어지는 파운드화 가격을 막아내기 어려웠다. 결국 이 싸움으로 소로스는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소로스가 영란은행을 참패시킨, 저 유명한 ‘파운드 전쟁’ 이야기다. 이성한(56)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일개 헤지펀드에게 무릎 꿇은 사건”이라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실감시켜 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3년의 임기를 마치는 이 원장은 “쓰나미처럼 세계 경제를 덮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피 말리는 싸움터’인 국제금융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생각과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도 펴냈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당신만 몰랐던 국제금융 이야기’다. “국제금융 현장을 생동감 있게 다룬 책이 의외로 드물어 (책을) 쓰게 됐다”는 이 원장은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직접 지켜보며 체득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국제금융현장의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담아냈다. “독일의 한 정치가는 헤지펀드가 주식시장을 황폐화시킨다고 맹비난하며 ‘메뚜기떼’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런데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헤지펀드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며 꿀벌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과연 어떤 게 맞는 말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이 원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터키 최대 호수 위에 뜬 거대 UFO 포착

    터키 최대 호수 위에 뜬 거대 UFO 포착

    터키 최대 호수인 반(Van) 호수 위에서 거대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됐다. 지난달 29일 터키의 도안(Dogan) 뉴스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28일 지역 주간신문사 발행인 무라트 추르쿠라는 반 호수 부두로 나들이를 나갔다가 호수 북쪽 수면에 뜬 거대 UFO를 발견하고 이를 카메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반 호수 수면 위로 살짝 뜬 작은 물체가 보이며 또 다른 사진에는 그 우측으로 훨씬 커다란 물체가 찍혀 있다. 이에 대해 추르쿠는 “당시 날씨가 좋아 호숫가 부두로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가 호수 북쪽 차르파나크 섬 주변에서 한 물체를 목격했다.”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물체가 갑자기 모습을 변형하고 우측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추르쿠의 말로는 그 물체가 이동한 쪽에는 훨씬 거대한 물체가 있었다. 그는 “큰 물체는 일반적인 UFO를 떠올리게 했다.”면서 “작은 물체가 큰 물체 안으로 사라지는 듯하더니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면서 그런 광경은 본 적이 없다. 난 매우 혼란스러웠다.”면서 “본 것이 UFO가 맞는지 알 수 없지만 난 UFO를 봤다고 말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도안 뉴스통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고]

    ●강호정(남강로지스틱스 사장)호철(대주로지스틱스 사장)씨 부친상 조규식(신송식품 사장)양재학(한국전력공사 부장)씨 장인상 3일 진주 경상대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55)750-8654 ●안태환(전 해양수산부 해운항만청 선박국장)극환(전 삼성물산 사업부장)규환(전 삼환기업 차장)정환(변호사)씨 모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02)3410-3151 ●강영길(전 삼성물산 상무)방길(일본 KAKURA 대표이사)씨 모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 (02)3410-6912 ●정지완(코스닥협회 회장·솔브레인 대표이사 회장)씨 장모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410-6919 ●김진국(경상매일신문 관리이사)씨 장인상 3일 영주 성누가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4)635-4444 ●김대현(새정치아카데미 사무총장)씨 부친상 3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10시 (062)227-4382 ●반동진(청주시의회 복지전문위원)씨 장모상 3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43)298-9200 ●이찬우(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성우(신한은행 부지점장)성숙(미국 거주)씨 부친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80 ●김대기(전 대통령실 정책실장)대석(자영업)성희씨 모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30 ●박태순(소설가)동순(월간현대경영 발행인)여송(인도미술박물관 관장)씨 모친상 2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2)3779-1924
  • [주말 인사이드] 화성, 신대륙인가 신기루인가

    [주말 인사이드] 화성, 신대륙인가 신기루인가

    10년 뒤 화성으로 이주할 우주인을 선발하는 네덜란드 한 민간업체의 공개 모집에 전세계에서 수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화성 정착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떠나면 어떤 경우에도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편도 여행인 데도 지난 1월 모집 개시 이후 4월 말까지 3만여명이 30유로(약 4만 3000원)의 지원료를 내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붉은 행성’ 화성은 과연 ‘푸른 별’ 지구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969년 달을 정복한 이래 인류는 화성 탐사에 매진해 왔다. 1971년 옛 소련의 ‘마스 3호’가 화성에 처음 착륙한 데 이어 1976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 1, 2호’가 두번째 착륙해 표면 탐사에 성공했다. 1997년에는 NASA의 ‘패스파인더’가 83일간 화성을 탐사하며 각종 정보들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리고 2008년 NASA의 ‘피닉스’가 극지에 착륙해 물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화성 생명체 존재에 대한 희망은 몽상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성큼 넘어오게 됐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인간 거주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라는 어록을 남긴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NASA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큰 업적을 남겼다.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08년 4월 NASA 탄생 50주년 기념강연회에서 2020년까지 달 기지를 건설하고, 2025년에는 인간의 화성 탐사를 실현하는 등 달과 화성을 인류 최초의 우주 거주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닐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했던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도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앞장서 추진하는 선구자이다. 저서 ‘화성 탐사’의 출간을 앞둔 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세계는 더 이상 지구에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가는 지도자와 개척자들은 수천년간 인류의 영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드린은 2009년 워싱턴에서 열린 인류의 달 착륙 40주년 행사에서 “이제는 화성과 소행성, 혜성에 인류를 보내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면서 2021년까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에 유인기지를 세우고, 2031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상주시킬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세계 각국에서는 화성 탐사를 넘어 화성 이주를 꿈꾸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1970년대에 이미 화성 이주 계획을 세운 바 있는 NASA는 2030년쯤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 500일간 머물게 하는 ‘유인 화성탐사 계획’을 2010년 발표했다. 러시아도 2030년까지 화성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연방우주항공청은 지난해 3월 무인 화성탐사선 포보스 그룬트호의 실패로 구겨진 우주강국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고 화성에 탐사기지를 세워 장기적으로 화성을 ‘식민지’로 개척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1900억원을 들여 제작한 포보스 그룬트호가 2011년 발사 직후 예정 궤도를 이탈, 태평양에 추락하면서 우주 강국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화성은 국가 차원을 넘어 민간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개척지로 떠올랐다. 화성 거주 우주인 공개모집에 나선 주체는 네덜란드의 공학자 출신 사업가 란스도르프와 일부 과학자들이다. 이들이 추진하는 벤처 프로젝트 ‘마스 원’(Mars One)은 올해 우주인 후보 40명을 뽑아 화성과 비슷한 환경의 사막에서 적응훈련을 한 뒤 24명을 최종적으로 선발해 2023년 첫 화성 이주자 4명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후 2년마다 4명씩 추가로 보내 2033년 최종적으로 24명으로 구성된 화성 정착촌을 완성한다. 프로젝트 비용은 60억 달러(약 6조 6000억원)에 이른다. 일부를 TV리얼리티쇼 중계 계약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마스 원은 지난 1월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을 개척할 우주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학력 등 구체적인 자격 조건은 없다. 마스원은 그러나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에 불과해 인간의 골밀도와 근육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구 환경으로 돌아오면 살 수 없으며, 또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할 로켓을 쏘아 올리거나 7개월의 여정 끝에 지구 궤도에 있는 우주 정거장과 도킹(정박)하는 것도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도 지난해 11월 화성 식민지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스페이스X의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20년 내에 8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정착촌 건설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인류는 화성 식민지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문명을 시작하고 더욱 큰 문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5월 NASA와 협력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 우주선을 처음으로 보내는 등 민간 우주기업 중 가장 앞선 기업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화성 식민지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360억 달러(약 39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화성 이주선의 탑승료는 1인당 50만 달러로 책정됐다. 화성은 우주 식민지 건설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후보지로 꼽혀 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우주 행성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우위일 뿐 현실적인 장애물은 도처에 널려 있다. 왕복 탐사에만 2~3년이 걸리고, 식량 보급도 어려운 데다 오랫동안 고립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주인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화성 탐사와 정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조금씩 제거되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ESA)가 2010년 모스크바의 철제 모형 탐사시설에 우주공간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우주인 6명을 520일간 격리훈련시킨 화성탐사 시뮬레이션도 그러한 도전의 하나이다. ISS 운용에서 터득한 노하우도 화성 정착의 가능성을 앞당기는 힘이 되고 있다.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두 바퀴였던 호기심과 도전이 화성 정착의 꿈을 이루게 할지 주목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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