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행운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의정부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서비스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제주항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변호인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977
  • 1억어치 밀수/세관원등 14명 검거

    【포항】 포항경찰서는 27일 금품을 받기로 하고 참깨 등 1억원 상당의 필수품을 통과시켜준 포항세관 직원 김현기(31),포항지방 행운항만청 신항부두 청원경찰 심재용씨(38)와 부산상선소속 프린스 부산호 선원 장종안씨(52·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227) 등 선원 8명과 밀수운반책 등 관련자 14명을 검거,관세법 위반 뇌물수수 사후 뇌물공여약속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 “「뇌물외유」 철저규명,일벌백계를”

    ◎검찰의 「원론적수사」에 시민들 볼멘소리/“관행” 운운 변명 묵과할 수 없는 일/정경유착 밝혀 신뢰회복 계기로/공무원 수뢰와 「사법적 형평」 맞춰야 국회의원들의 뇌물성 외유에 대한 검찰의 수사자세를 놓고 각계각층에서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미온적 수사의 인상이 짙다』며 거센 항의와 함께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특히 이번 사건 말고도 수십명의 의원들이 관련단체의 도움으로 외유를 하고 돌아온 점을 들어 이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벌여 진상을 모두 밝히고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종남 법무부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3명의 의원 말고는 검찰에서 다른 의원들을 내사하거나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 국민여론과 배치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또 정구영 검찰총장도 같은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사결과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원칙론만을 밝힌 뒤 『모든 사안을 같은 수준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국민들은 벌써부터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등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와관련,안동일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정치인의 부도덕성과 몰염치를 단적으로 드러낸 증거』라고 지적하고 『검찰은 수사력을 총동원해 이들 의원을 포함,모든 의원들의 직무와 관련한 비위사실을 샅샅이 캐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변호사는 또 『말단 행정부 공무원 등은 뇌물 몇푼 받았다고 처벌하면서 이들 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특별한 신분」 등을 이유로 가볍게 처벌한다면 국가의 공신력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김모변호사는 『직무와 관련된 뇌물수수죄는 폭 넓게 해석해야 하며 이에관한 판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 등 선진국에도 있다』고 소개하고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은 커녕 관행운운하는 의원들의 작태는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김변호사는 『이번 기회에 비리에 물든 의원들을 철저히 가려내 응징하는 것이 비리와는 상관없는 다른 청렴한의원들의 결백을 밝히는 등 국회의원 모두의 명예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이각범교수(사회학)는 『의원들의 뇌물성 외유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풍토가 돈으로 매개되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있어서는 안될 비리의 전형』이라고 전제,『검찰은 이번에 문제가 된 3명의 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의원들에 대해 각종 이권 등에 개입했는지를 철저하게 파헤쳐 정치전반의 풍토를 쇄신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교회 이정학목사(67)는 『다만 3명의 의원만이 희생양이 된 것으로 생각되며 다른 의원들도 대부분 거액을 챙겨 외유에 나선 것은 만인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가치관의 전도에서 비롯된 이같은 사회병리현상은 사회지도층이 뼈를 깎는 반성을 하지 않는 한 치유될 수 없으며 따라서 건전한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페니실린 발명이후 최대성과” 평가/새항생물질 개발의 의의

    ◎세균감염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탁효/영국의 그락소사와 상품화계약 체결 세계의 제약회사들과 연구소들이 신물질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하는 속에 럭키정밀화학연구팀이 강력한 항균력을 지닌 신물질을 창출,이제 세계인들이 한국인이 개발해낸 항생제를 쓰게됐다. 관계자들은 이번 제4세대 항생제 개발이 1928년 플레밍의 페니실린발견 이후 최대 발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세계굴지의 제약회사인 영국 그락소사가 항용 기술계약체결전 「옵션 어그리먼트」를 거친후 「라이센스 어그리먼트」를 갖는 단계를 건너뛴 것은 이 새로운 유효 화합물의 항균효능 등을 바로 인정한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신물질연구 개발의 주역은 서울대 화학과 KAIST석ㆍ박사를 거친 34세의 국내 박사인 김용주씨(의약품합성전공). 그로부터 궁금한 것을 들었다. ▲페니실린 이후 최대의 발명인가. ­나 자신도 신물질 합성을 해내고서 믿지 못했다. 페니실린 이후 최대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효능이 좋다는 뜻이다. 제3세대 항생제를 선도한 세포탁심이 나온지 10년이됐다. 세포탁심은 좋은 약이다. 그러나 몇가지 약점이 있다. 양성균에 약효가 없고 약효의 지속효과가 짧아 하루에 3∼4번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광범한 약효를 가지느냐와 지속되느냐,안정성이 있느냐를 볼때 성능이 뛰어나다고 본다. ▲안정성실험은 어느정도 했나. ­소ㆍ중형 동물실험까지 했다. ▲하나의 신물질이 만들어지는데는 적어도 1만번이상의 합성을 통해 신물질을 찾아낸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신물질합성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정도 행운이었다고 보지 않는가. ­흔히들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문헌연구라든가 간접경험 등을 통해 그 연구 기간은 짧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KAIST에서 5년간에 석ㆍ박사를 마치고 83년 1월에 입사한 이후 5백여종을 합성했다. 간접경험ㆍ문헌연구를 충실히 한것이 크게 뒷받침됐다. ▲항생제는 제1세대,2세대,3세대,4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어떤 차이가 있나. ­효능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구조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즉 화학구조의 특징으로가려진다. 항생제는 화학구조에 따라 6개의 계열군으로 구분된다. 세파계ㆍ페니실린계의 베타락탐계가 전체항생제 시장의 70%를,퀴놀론계항생제가 15%,기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와 마이크로라이드계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제1세대 항생제가 그람양성균에 의해 유발되는 폐염ㆍ기관지염ㆍ피부감염증 및 뇌막염 등에 약효를 보이는데 비해 제2세대는 그람음성균 및 내성균에,제3세대가 그람음성균ㆍ내성균 및 녹농균에 유발되는 뇨로감염증ㆍ급성위장염ㆍ뇌막염ㆍ전입선염에 효능을 나타낸다. 이번 개발된 제4세대 항생제는 이들 전감염균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에 광범한 항균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연구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처음에는 시설ㆍ인원이 없어 하나하나 갖춰 나가느라 힘들었다. ▲앞으로의 일은. ­나는 화학자이다. 항생제개발을 평생의 업으로 삼겠다. 이번 개발한 것을 주사제 아닌 경구용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다음 연구목표이다.
  • 다국적군 60만­이라크군 54만 “초긴장 대치”

    ◎요르단 국경·사우디 영공은 폐쇄/“이촉즉발” 위기속의 페만 현장 ○난민유입 방지 일환 ○…요르단은 9일 아리크와 쿠웨이트로부터 넘어오는 모든 비요르단인들에게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살라메 하마드 요르단 내무차관은 이날 국영 페트라 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 조치는 즉각 발효된다고 말했다. 하마드차관은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의 난민들을 도울 국제지원을 받기까지는 국경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요르단은 이제까지 제3세계 출신 난민들 85만여명을 돌보느라 외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5천5백만달러를 썼으나 국제지원으로 받은 금액은 1천2백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페르시아만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시키려는 비행기들에 대해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영공 폐쇄조치를 내렸다고 국제이민기구(IOM)의 암만소장이 9일 밝혔다. 이 소장은 8일 밤 리야드항공 관계자들로부터 이를 통보받았다고 말하고 이에따라 하노이로 떠나려던 비행기들이 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우디 상공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페만 지역에는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60만5천여명과 쿠웨이트지역내 및 부근에 배치된 이라크군 54만명 등 모두 1백14만명이 대치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8일 밝혔다. 피트 윌리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이 결의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1주일 앞두고 논평을 통해 페만 지역에 미 육해공군 36만명 이상이 서구 국가들과 아랍 국가들의 다국적군 24만5천명과 함께 집결해 있다고 밝혔다. ○중화기 막바지 수송 ○…유엔이 쿠웨이트 점령 이라크군의 철군시한으로 설정한 15일이 다가옴에 따라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사우디 주둔 다국적군의 화력 강화를 위한 탱크와 중무기 등의 해상 수송 작전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의 군사소식통들은 사우디 항구에는 하루 평균 6∼7대의 군용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이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 관계자는 수송작전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3만명의 병력을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수송작전을 전개해 왔는데 지난해 12월까지 1백50여대의 선박이 병력은 물론 수백대의 탱크를 포함해 모두 2백만t의 물자를 수송했다. ◎“예상 밖의 평온” 바그다드/거리엔 젊은이 “북적”… 이따금 반미시위 ○…유엔이 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을 불과 1주일 앞두고 페르시아만에 전운이 짙게 깔린 요즈음 바그다드시는 송년축제 때 쓰인 전구들이 아직 시내 곳곳에 줄지어 걸려있는 등 새해맞이 분위기로 가득차 있으며 긴박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호텔 옥상으로 보이는 하늘에서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시내 고속화도로 양편에는 붉은빛을 뿜는 가로등이나 혹은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 모양으로 된 네온등이 불빛의 행렬을 이루고 있다. 시내 야시장은 여전히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으며 백화점에는 각종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어 비록 유엔의 대이라크 금수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물자부족 등 즉각적이고 실제적 타격은 받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간 중재를 자청하고 바그다드를 숱하게 드나들었던 서방측 유명인사들중의 하나는 『전쟁에 관한 얘기는 바그다드에서보다 유럽에서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바그다드의 평온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라크 정부가 17세에서 23세까지의 남자들을 공식적으로는 전원 징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령층 젊은이들이 사둔가나 티그리스 왼쪽 강안을 따라 들어서 있는 번화가를 몰려다니고 있는 풍경은 예전과 다름이 없다. 이곳 서방외교관들은 이라크 정부당국의 민방위태세와 관련한 각종 성명과 발표들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시에 대외적 선전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지만 『정규군은 동원된 예비군에 무장을 시킬 여유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군편제내에 흡수할 능력조차 없는 것 같다』는 것이 이곳 외교관들의 진단이다. ○…수백명의 이라크인들이 9일 바그다드주재 미국 및 영국대사관앞에 『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우리는 사담 후세인을 사랑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같은 항의시위는 미국이 페만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말하는 미·이라크간의 제네바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기 직전 발생했다.
  • 오늘 출근길도 대혼란 예상/시내 모든길 “꽁꽁”

    ◎인왕·북악·남산순환로 통행금지/어제 서울서만 접촉사고 1백30여건 3일 낮 갑작스레 눈이 내린데 이어 강풍까지 몰아치면서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4일 아침 출근길의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전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당국은 4일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의 경우 영하 12도까지 뚝 떨어지면서 시내 대부분의 차도가 빙판을 이루고 있다면서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1∼2시간 빨리 출근길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 제설대책본부는 눈이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3일 하오3시부터 남산순환도로 및 인왕·북악스카이웨이 등 3개 노선에 대해 차량통행을 금지시킨 가운데 시직원 6천3백74명과 제설차 등 장비 1천8백89대를 동원 4일 새벽까지 눈치우기 작업을 벌였으며 시내 고갯길 등 취약지역과 간선도로변에 염화칼슘 10만1천9백67부대를 뿌렸다. 서울시 당국은 또 승용차나 버스귀가를 포기한 시민들이 한꺼번에 지하철역으로 모이자 지하철 운행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씩 연장하기도 했다. 이번 눈으로 차도가 크게 미끄러워지면서 서울에서만 1백30여건의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일어나는 등 전국에서 1백50여건의 빙판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3일 하오 도심의 퇴근길은 모든 차량이 시속 10㎞도 채 못되는 서행운행을 했으며 스노타이어나 체인 등 월동장구를 갖추지 못한 자가운전자들은 차량을 그대로 세워놓고 귀가하느라 많은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에 몰려들어 심한 혼잡을 빚었다. 그러나 하오9시가 지나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서둘러 귀가한 탓에 도심거리는 오히려 한산했다. 이날 하오7시쯤 강서구청에서 양화대교 및 마포대교에 이르는 거리는 차량을 포기한채 걸어서 귀가하는 시민들로 긴 행렬을 이뤘다. 같은 시각 지하철 1호선 시청역 등 대부분의 지하철역에서도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 1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각 매표창구에 1백m 이상 줄지어 대기하느라 길가던 시민들과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또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서울시내의 주요 지하철역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전동차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해 10∼20분씩 연발·착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하철관리 사무소측에서는 직원을 비상동원해 귀가길 시민들의 편의를 도왔으나 감당해내지 못하자 『질서를 지켜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이례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또 빙판길로 도로 곳곳에서 차량들이 접촉사고를 일으키면서 교통혼잡을 더했으며 제때 사고차량을 처리하지 못해 꼬리를 물고 정체현상을 일으켰다. 3일 하오8시40분쯤 영등포구 문래3가 54 문래고가 입구에서 김장근씨(27)가 몰고가던 서울1 아7921호 포니2승용차가 내리막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경기2 로2405호 르망승용차(운전자 문경환·27)를 들이받아 차량 2대가 크게 부서지고 문씨가 이마 목 등에 상처를 입었다.
  • 외언내언

    1991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행운을 가득 안고 솟아 오르는 동해의 붉은 해. 광휘로워야 할 3백65일의 첫 햇빛으로 온 누리를 감싼다. 희망찬 새해의 새 아침이다. ◆옛 사람들은 한 해의 계획은 새해의 새 아침에 있다고 했다. 고요히 앉아 새해의 갈 길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하지만 너무 거창하게 계획할 일은 또 아니다. 거창한 것이었을수록 섣달 그믐날 밤의 실의는 클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절주나 금연을 한번 실천해 볼 수도 있겠고 일기 쓰기의 생활화를 시작해 볼 수도 있겠다. 지난해의 허물을 되돌이키면서 그것을 바루는 생활을 결심하는 새해의 새 아침으로 삼았으면 한다. ◆간지로 쳤을 때 새해는 신미년이다. 지금부터 1백80년 전의 신미년에는 홍경래가 군사를 일으켜 한때 서북지역을 휩쓸었다. 이듬해에 평정되지만 당시의 관권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1백20년 전의 신미년은 우리에게 신미양요로 기억되는 해. 미 군함 5척이 강화도로 침입해 온 사건이다. 그리고 60년 전의 신미년에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대륙침략의 야욕을 본격화한 해. 그해 조선의 총독으로는 우가키(우원일성)가 임명되어 왔다. ◆양띠의 해이기도 하다. 양은 영어로 「시프」,독일어·덴마크어로 「샤프」,라틴어로 「오비스」,그리스어로 「오이스」라 하지만 그 어원이 「보호」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의 「아비」(avi)에서 출발된다고 한다. 성서에도 5백번 이상이나 인용되는 양은 고대사회에서 희생동물이었다. 그래서 「보호」해야 할 만큼 소중한 동물이었을까. 그리스도도 『나는 목양자』라고 자칭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대 유럽에서는 아침에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동물로써 운세를 판단하는 습속이 있었다. 이 때 양떼가 으뜸가는 행운을 뜻했던 것. 유순하기만 한 평화의 상징인 그 양의 해가 열렸다. 나라 안에서도 남과 북이 평화에의 길을 찾고 국제간에도 평화가 이룩되는 해로 될 것을 빈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요.
  • 대학만이 「인생의 길」 아니다/김종철 덕성여대 대우교수(세평)

    1991년도 전기대 신입생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고 있다. 평균 4대 1이 넘는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행운의 과녁을 뚫어맞힌 사람들에게는 갈채와 축복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성공의 그늘에 피땀어린 각고와 면려가 있었을 것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기에 성공이 그만치 값진 것이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가일층의 분발과 노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학입시의 성패가 분명히 드러나는 이 순간에 있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관문을 뚫는데 성공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젊은이들이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좌절과 실의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 대하여는 무슨 말로서 위로를 하여야할지 말문이 막힌다. 천신만고끝에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그 낙담과 괴로움이 얼마나 클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특히 이번의 실패가 처음 시련이 아닐지도 모르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는 그 절박한 심정을 본인 외에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실의와 좌절 속에서 고뇌와 방황의 역겨움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몇마디 고언을 하고자 한다. 무슨 말이 귀에 들어갈까마는 역겨움에 지쳤을 때 참고삼아 들어 주었으면 한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요,인생은 성공의 연속이기 보다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밑거름 삼아서 더욱 값있게,더욱 풍요롭게 이룩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다. 칠전팔기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치고 한두번의 실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실의와 좌절을 극복하고 시련과 도전에 이겨낸 사람만이 참다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일 먼저 충고하고 싶은 말은 한두번의 실패로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나약한 젊은이가 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낙방의 고배는 비록 쓰지마는 실패의 현실을 깨끗이 인정하고 훌훌 털어 일어서서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매진할 수 있는 결단과 용기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을 때 조용히 자성하고 왜 실패했으며 앞으로의 목표와 접근방법 등에 관해서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는 지혜를 가져 주었으면 한다. 실패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내탓으로 돌릴 줄 아는 슬기와 용기를 가지지 않고서는 참다운 반성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능력과 적성이 대학교육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대학진학 자체에 대하여 재고해 보는 결단과 용기를 포함,자기 자신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궁극의 목표는 같을지라도 그것에 도달하는 길은 수없이 많고 특히 오늘날같이 평생교육의 체제가 정비되어 있는 상황 아래에서는 여러가지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하여 주었으면 한다. 예컨대,우리나라에서도 4년제대학 외에 전문대학,개방대학,방송통신대학 등 수많은 진학의 길이 제도화되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의 길조차 열려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목표에 도전하였을 때 실패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정신자세와 마음가짐에 따라서 다를수밖에 없다. 저마다 처해 있는 환경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끝난 것처럼 암담함을 느끼는 사람조차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여유를 되찾아 자세히 살펴본다면 인생은 결코 외길이 아닐뿐만 아니라 그렇게 절박한 것도 아니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그리고 긴 안목에서 인생의 의의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슬기로움과 정신의 여유를 가져 주기를 거듭 당부하고 싶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들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실의와 좌절의 나락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로 하여금 막혀버린 그 길만이 유일의 길이 아님을 깨닫게 함으로써 좁게는 진학의 길을,그리고 보다 넓게는 인생의 길을 재설계하고 재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다는 점은 제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협력함으로써 보다 넓은 세상을 볼수만 있게 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누구나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대로 대학입시의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로 말썽거리가 되어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앞으로 두고두고 논쟁점으로 남게 될 것이며 교육개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개혁이 이루어질지라도 입시경쟁은 없앨 수도 없고 또 없애서도 아니될 것이다. 그리고 입시경쟁이 남아있는 한 대학 입학시험에서의 낙방자는 있게 마련인 것이다. 비록 그것이 치열하고 가혹한 것 같이 보일지라도 그것은 피치못할 인생의 한 단계이며 단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 이기고 살아 남는 자만이 성공의 기쁨도,자기실현의 보람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 졸속 못면한 예산국회(사설)

    정기국회가 91년도 정부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처리하고 폐회했다. 지자제법 문제로 70여 일 간 공전을 거듭했던 국회가 폐회시한 한달을 남겨 놓고 정상화,예산안과 68건의 법률안을 처리한 것은 그런대로 다행한 일이다. 이번 국회가 정치의 분권화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 불가결한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선거법 개정안 및 자치단체장선거법안 등 지자제관련법을 통과시킨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이번 국회의 다른 한 가지 특기사항은 회기초반의 공전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이 여야가 극한적 대립을 하거나 야당이 예산안을 정치문제와 끝까지 연계시키지 않은 점이다. 초기의 파행적 국회운영으로 정기국회의 제일의적 의제인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했는데도 폐회시한 안에 심의를 끝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국회가 비록 종반에 들어서 파행운영을 불식한 뒤 각종 안건을 처리하기는 했지만 총체적 관점에서 볼 때는 실보다는 허가 많은 국회였다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다. 정기국회의 제1의제는 예산심의이다. 이 예산안이 얼마나 밀도있게 심의되고 처리되느냐가 정기국회를 평가하는 관건이 된다. 이번 국회에서 예산안이 졸속처리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를 못 할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우려한 바 있다. 내년도 예산안은 과거 어느 해보다도 팽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래서 국회가 대규모 세출삭감을 통해서 팽창성을 시정해줄 것을 많은 국민들은 바랐다. 그러나 결과는 전년도의 예산안 삭감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는 22조 규모의 예산안에서 3천3백60억원의 세출예산을 삭감한 데 반해 올해는 27조 규모의 예산안에서 2천27억원의 삭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여야가 내년도 지방자치단체선거를 의식하여 일부 비목의 세출예산을 증액처리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 바꿔 말해 우리 국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구 선심공세적 세출증액관습이 올해도 시정되지를 않고 있다. 세출예산 심의가 시한에 쫓기어 졸속처리되었을 뿐 아니라 세입예산과 각종 세법처리도 형식에 그친 인상을 받는다. 정부는 그 동안 세수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추계해왔고 이로 인해최근에는 3조원대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잉여금이 이처럼 막대한 규모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국회가 세입예산 심의를 소홀히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를 시정키 위한 노력과 제도적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다. 세입예산 심의가 졸속처리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입예산의 토대가 되는 각종 세법 또한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교육세의 폐지에 따라 대폭적인 세제개편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국회의 이번 세법심의에 국민들은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세제는 간접세에 대한 세수의존도가 높고 직접세 가운데는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의 연례적인 과다징수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회의 예산안과 세법의 연례적인 졸속처리를 막기 위해서 국회 예결위의 상설화와 의회내에 예산조사기구 설치 등 제도적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므로 국회는 앞으로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 노대통령·고르비,크렘린대좌 2시간15분(모스크바 여로)

    ◎“모스크바여 영원하라” 노어인사에 박수/푸시킨 시구 인용… “지금은 기적의 순간이다”/“한국젊은이 고속전철 타고 시베리아 올 날 멀잖았다” ▷정상회담◁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모스크바정상회담은 14일 상오 11시1분(한국시간 하오 5시1분)부터 2시간15분 동안 크렘린궁내의 소련연방최고회의 건물 4층 대통령회의실인 올드 레드룸에서 진행. ○화기 넘친 분위기 노 대통령이 먼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밤새 편히 지내셨느냐』고 물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아주 편안하게 잘 지냈습니다』라고 대답. 양국 대통령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고 잔뜩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잠시 포즈. 노 대통령은 본격회담에 앞서 고르바초프의 얼굴사진이 큼지막하게 표지에 실린 「페레스트로이카」 한국어판 책 1권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선물. 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우리의 만남이 한반도의 얼음을 깨는 일』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상기시킨 뒤『나의 이번 모스크바방문이야말로 양국 관계에 봄을 열고 씨앗을 뿌려 양국민 모두가 풍성한 열매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과정에서 17일부터 열리는 소련최고인민회의 준비와 관련한 자신의 연설문 마무리 문제와 소련 국내문제를 둘러싼 여러 첨예한 대립과 논쟁상황 등을 숨김없이 털어 놓았는데 노 대통령은 자신의 6·29민주화선언과정에서의 어려웠던 과정을 설명하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위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냉전체제 와해 등 최근의 변화와 페만사태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 노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에 대해 설명하자 전적인 지지와 동감을 표시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강대국이 자신의 의지를 약소국에 강요하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구라파에 평화가 왔듯이 아시아에도 평화가 와야 하며 모든 문제를 군사력을 사용,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물론 아시아는 유럽과 여러 조건이 다르다. 그러나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평화의 질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답게 「평화」를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평화정착이 아태지역 평화의 관건임을 거듭 확인. 한편 김종인 경제수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카운터 파트인 마슬류코프 제1부수상과 30분 동안 별도 협의를 가졌다. ○올 노벨상 수상 축하 ▷공식만찬◁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7시부터(한국시간 15일 새벽 1시)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고르바초프 대통령 주최의 공식만찬에 참석.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올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고 『이는 각하께서 용기와 신념,탁월한 지도력으로 온 인류의 한결같은 소망을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한 세계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피력.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행운을 위하여,소련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그리고 한소간의 영원한 우의를 위하여 축배를 들자』고 제의하고 「발쇼예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 ○…소련에서의 첫 밤을 보낸 노 대통령은 14일 상오 10시(한국시간 14일 하오 4시) 크렘린궁 외곽의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내 무명용사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이틀째 일정을 시작. ○무명용사묘에 헌화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과 소콜로프 주한 소련 대사의 안내로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스미르노프 모스크바 주둔군 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뒤 3군 의장대를 사열. 노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군악대는 차이코프스키의 진혼곡을 연주했는데 선두의 헌화병은 소련군의 독특한 걸음걸이로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 이어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쓰인 붉은 색 리본이 달린 화환을 무명용사묘에 헌화하고 양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중절모를 벗어 묵념. 이날 헌화에는 최호중 외무,박필수 상공,김진현 과기처 장관과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김종인 경제수석비서관 등 수행원들이 참여.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4일 하오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의 안내로 크렘린궁내 박물관을 둘러본 뒤 30여 분 간 환담. 김 여사는 박물관에 도착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라이사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13일 공식환영행사에서 이미 한차례 만난 탓인지 친근감있게 가벼운 포옹을 교환. 두 대통령 부인은 박물관장과 함께 러시아 황실의상과 칼 등 무기들이 진열된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궁전내 파인애플룸에서 자녀·의상·부군에 대한 내조 등을 화제로 환담 후 기념촬영.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3일 저녁 9시(현지시간)의 TV뉴스를 통해 소련국민들에게 처음 소개돼 관심이 집중. 이날 TV에 소개된 노 대통령 방소 관련화면은 공항도착 장면과 크렘린궁내의 공식환영행사 등으로 약 4분간에 걸쳐 방송. ○「크라시바야」 연발 소련 체신부에 근무하는 실라 니콜라에바씨(여·40)는 TV를 보면서 「크라시바야」 「오친 크라시바야」(대단히 아름답다)를 연발. 그녀는 한복의 맵시와 김 여사가 가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조화돼 환상적이라고 감탄. 소련국민들의 미에 대한 정서는 유럽보다 동양인들의 그것에 더 가까운 것으로 설명되곤 한다. 소련인들의 이런 정서 때문에 김 여사가 보여주는 특유한 분위기는 그 동안 소련을 방문했던 어느 나라의 퍼스트레이디보다 더 강렬하게 소련인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임양 구속」,대북정책 역행 아닌가/법질서 무시한 행동은 처벌 마땅 ▷모스크바대 연설◁ ○…노 대통령은 이어 하오 3시30분부터 모스크바대학을 방문,교수·학생들을 상대로 「냉전의 벽을 넘어,평화와 번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2시간 동안 연설. 노 대통령은 『모스크바대학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많은 개혁의 지도자들을 배출했다』고 경의를 표하고 투르게네프·곤자로프·체호프·칸딘스키 등의 문호와 벨린스키·게르첸·웨르나드스키·켈디쉬 등 이 대학 출신 사상가와 학자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 노 대통령은 『이 대학이 낳은 문호 곤자로프는 러시아인으로는 첫 한국견문록을 남겼다』고 「인연」을 강조하고 『그는 길에 깊이 패인 수레바퀴 자국들을 보고 한국인이 근면하고 생활력이 강한 것을 알았으며 신기하게도 가난한 사람까지 시를 쓸 만큼 학식이 있었다고 썼다』고 설명.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우리 두 나라의 새로운 만남을 시인 푸시킨이 노래한 「기적의 순간」처럼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야 뽀옴뉴 추우드노예 므그노베니예/뻬레 더 므노이 야비일라시 뜨이」(나는 기적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라고 러시아말로 푸시킨의 시구절을 인용. 노 대통령은 『나는 서울을 출발한 한국의 젊은이들이 고속전철을 타고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모스크바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스톨홀름으로,파리로,이스탄블로 여행을 떠나는 내일이 올 것을 확신한다』는 말로 연설을 끝내고 「마스끄바,베치나야 찌베 슬라바」(모스크바여,영광이 영원하여라) 「발쇼에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러시아어로 인사. 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3명의 학생으로부터 임수경양 처벌과 국가보안법 폐지,한소 경협과 개발도상국에서의 경제발전 문제,청소년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즉석 답변. 노 대통령은 첫번째 질문 학생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평양축전에 참석한 여학생을 엄벌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은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학생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끔 절차를 만들어 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몰래 다녀온 데 대해서는 우리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답변. 노 대통령은 이어 『만약 북한에서 남한을 몰래 다녀갔다면 10배 20배의 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고 학생들은 이에 박수로써 호응.
  • 물가 안정책 추궁/야,예산 1조5천억 삭감 요구

    ◎예결위 심의 이틀째 국회는 12일 예결위를 속개,27조1천8백25억원(일반회계) 규모의 새해 예산안 심의를 계속하는 한편 법사·내무·재무 등 11개 상임위를 열어 계류중인 법안심사를 계속했다. 이틀째 정책질의를 계속한 예결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물가안정 대책을 집중 추궁했고 특히 평민당 의원들은 ▲위장분산된 안기부 예산의 항목과 규모 전면공개 ▲내년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1조5천억원의 예산삭감 ▲경부고속전철 사업유보를 통한 도시교통난 해소 투자확대 ▲남북불가침협정 분위기 고조에 따른 국방 예산 삭감 등을 집중 요청했다. 이승윤 부총리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심각할 정도로 약화되었다』면서 『향후 2년간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 경제정책의 중점을 두겠으며 이 방법만이 물가를 안정시키고 국제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부총리는 『지방양여금 제도는 지방사업의 성격이 강한 특별사업을 뒷받침하는 만큼 지방교부금에 통합하는 것보다는 병행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지방양여금 제도를 특별회계로 운용하더라도 국회의 심의를 받기 때문에 국회감시기능 약화 및 행정기능 중복의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 여권 수뇌 오늘 청와대회의/국회대책·남북총리회담등 논의

    노태우 대통령은 10일 낮 청와대에서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및 당4역과 함께 13일의 방소에 앞서 오찬을 함께하며 정기국회대책과 남북총리회담 등 국정현안에 관해 논의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지자제선거법 등 현안들을 조속히 마무리지어 자신의 소련방문기간 동안 정기국회가 파행운영되지 않고 회기내에 지자제선거법과 새해 예산안 등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11일부터 시작되는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 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대통령은 11일 하오 국회에서 열리는 송년 겸 정기국회 폐회 리셉션에 참석,방소 활동내용을 설명한 뒤 정기국회의 원만한 마무리 운영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 콜 유럽의 「정치거인」 부상/새 독일총리의 면모

    ◎무력 아닌 마르크화로 통독 위업/집권초엔 “국제감각 없다” 비난도 독일 역사상 두번째로 통독의 과업을 달성한 헬무트 콜 서독 총리(60),그는 마침내 통일독일의 첫 4년을 이끌어 나갈 「독일의 총리」로 등극했다. 1871년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무력으로 독일을 통일한 이후 1백20여년만에 그는 처음으로 군대 대신 마르크화의 위력을 앞세워 독일을 통일,히틀러 이후 최초의 통일독일 재상이 된 것이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그의 어눌함과 촌스러움을 꼬집은 농담집이 날개 돋친듯 팔려나갈 정도로 국민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았던 콜총리는 이제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르바초프와 견줄수 있는 「정치거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1m93㎝의 키에 1백31㎏의 체중을 지닌 거구 콜총리는 1947년 17세의 나이로 기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59년 주의회에 진출,정치일선에 나서게 된 콜은 그후 64년 중앙당 집행위원,69원 라인란트 팔츠주 총리를 거쳐 입당 26년만인 73년 기민당 당수로 선출됐다. 지난 82년 52세의 나이로 총리직을 맡은 콜은 7명의 역대 서독총리중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긴 기간을 총리직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그가 지닌 정치적 저력을 과시해왔으며 특히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때 그의 정치감각은 눈앞의 통일을 포착하고 독일의 미래를 예측했던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실정치감각과 강한 추진력 그리고 결단성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통독문제에 관해 당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그는 측근들이 아무리 통독을 위한 행동개시를 다그쳐도 꿈쩍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일단 베를린장벽이 붕괴되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번엔 주위에서 신중을 기하라고 뜯어말려도 아랑곳 하지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괴력을 과시했던 것이다. 콜은 역사에 대한 깊은 식견과 차가운 지성을 지닌 헬무트 슈미트 총리나 명석함과 기민함으로 정평이 난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와는 달리 지극히 평범한 정치인이며 그 평범함이 힘이 원천이었다. 82년 사민당 연정붕괴로 「총리」라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잡았던 콜. 지난해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또다시「통일독일의 총리」라는 영광을 거머쥐게 된 행운아 콜총리는 20세기 후반 현대사를 움직이는 주역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민자·평민,「지각국회」 어떻게 꾸려갈까

    ◎오랜만의 여·야 동석… “기대반 걱정반”/회기내 예산안 처리에 최우선 목표 민자/지자제단체장 선거법 마련에 초점 평민 야권의 등원거부로 정기국회 개회이래 두 달여 동안 파행운영을 면치 못했던 국회가 19일부터 평민당 의원들이 등원함에 따라 정상화의 궤도에 들어섰다. 그러나 정기국회의 남은 일정이 29일에 불과한 데도 국정감사 기간 등 의사일정에 대해 여야간에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가 평민당측이 지자제선거법협상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연계시킬 방침으로 있어 앞으로 적잖은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존중분위기 ○…19일 하오 2시30분부터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전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본회의는 70여 일 만에 여야가 함께 모인 탓인지 의원들 모두가 다소 흥분된 표정이었으며 평민당 김영배 총무가 민자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사진행 발언에도 한마디의 야유도 없이 상호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진행. 이날 본회의는 영광·함평 보선 당선자인 평민당 이수인 의원의 선서,강 총리가 대독한 노태우 대통령의 신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민자당 김윤환 총무의 국회운영위원장 선출 등 순서로 진행됐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등원치 않아 눈길. 박준규 국회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평민당이 국회에 등원하지 않은 지 4개월여가 지났고 정기국회도 2달이 지나가는 등 천추같은 긴 날이었다』면서 『그동안 여야가 깊은 생각과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졌던만큼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교섭단체간 동반자적 관계와 타협정신의 체질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 이어 평민당의 김 총무는 의사진행발언에서 『사퇴 4개월 만에 등원하는데도 즐거운 마음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지난 17일 여야 총무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지자제관련법을 최우선 처리키로 했으나 과연 회기내에 지켜지겠는가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고 피력. 김 총무는 또 『민자당이 지난해말 4당이 합의한 지자제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전력으로 미루어 이번 지자제합의도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민자당의 약속이행을 촉구한 뒤 『저도 여당 의원을 사랑하고 있으며 의사당에 사랑이 충만될 때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등원의 변을 토로. 한편 국회 운영위원장선거에서 민자당의 김 총무는 2백62명의 재석의원 중 98.1%인 2백57표를 얻어 13대 개원국회시 민정당 총무였던 김 총무가 역대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의정사상 최다득표로 선출된 데 이어 한차례 더 기록을 경신. ○민자총무 최다득표 김 운영위원장은 『부족한 사람을 13대 국회에서 2번이나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해준 데 감사한다』며 『의회민주주의 발전은 물론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 ○…여야는 이날 상ㆍ하오에 걸쳐 수석부총무회담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관해 절충을 시도한 끝에 ▲20ㆍ21일 내년도 예산안 상임위 심의 ▲22일 정당대표연설(상오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하오 김대중 평민당 총재) ▲23·24일 대정부 질문(23일 정치·외교·안보,24일 경제·사회문화) ▲25일부터 국정감사를 실시키로 잠정 합의. 국정감사 기간과 관련,민자당측은 당초 단독국회운영 때 계획했던 대로 일요일을 포함,1주일간 실시할 것을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10일을 요구. 그러자 평민당측이 하루를 줄여 9일로 수정요구했으며 민자당측은 이미 확정한 피감사기관 1백6개 기관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상임위의 예산활동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단서조항을 붙여 평민당측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추후 재론키로 결정. 이에 앞서 정당대표들의 연설에 대해서도 민자당측은 22일 상오 정당대표의 연설,하오에는 대정부 질문의 일정을 제시했으며 평민당측은 정당대표의 연설을 22·23일로 나눠 「독상」을 차릴 것을 요구했으나 양측안의 중간선에서 타협점을 마련. 여야간에 이처럼 일부 의사일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국회는 이날 하오 2시 본회의를 30분간 연기한 뒤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정감사시기 재변경 및 의사일정 협의의 건을 의결. ○연계투쟁 대응 부심 ○…민자당은 평민당 의원들의 등원으로 남은 회기중 여야격돌이 예상됨에 따라 이날 하오 국회 본회의 개회에 앞서 의원간담회를 열고 원내 전략에 대해 숙의. 민자당은 평민당측의 정기국회 직후 임시국회 소집요구를 지자제선거법협상과 내년도 예산안처리 연계투쟁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키 위한 「전술」로 파악,이에 불응키로 결정하는 한편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라는 논리로 회기시한인 12월18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최우선적인 목표를 설정. 이에 따라 민자당은 상임위 심의 때부터 시작될 야권의 예산안 연계투쟁 및 지연전술 그리고 표결처리 강행에 대비,소속의원들의 본회의,상임위 출석을 독려하는 한편 야권이 정기국회의 당면투쟁 목표로 삼고 있는 지자제선거법협상은 내주까지 내무위 소위에서 다루고 타결이 되지 않으면 여야정책위의장회담이나 당3역회담으로 넘길 방침. 이와 함께 평민당측이 요구하고 있는 임시국회 소집요구에 대해서는 연말·연시라는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내년 1월말이나 2월초에 소집하여 경찰관계법·국가보안법·안기부법 등 정치성 법안을 처리할 계획. 이날 의원간담회에서 김윤환 총무는 『회기내 예산안처리를 위해 여야 절충이 되지 않으면 단독강행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상임위나 본회의의 출석을 체크,당운영 고가에 반영하겠다』고 강조. ○…평민당은 지자제선거법 입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철할 최대의 목표로 결정. 평민당은 지난 17일 여야총무회담에서 합의한 이번 국회회기중 최우선적으로 지자제선거법을 입법한다는 약속이 ▲부단체장 임명문제 ▲현역의원지원유세 허용범위 ▲지방의회 선거구 조정문제 등 새로운 「암초」에 부딪쳐 「좌초」될 위험성도 있다고 보고 「지자제­예산통과」 연계투쟁 등 대응책을 수립. ○추곡·UR공세 펼듯 평민당측은 특히 김대중 총재의 대권구도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중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총무회담에서의 합의대로 92년 상반기중 실시를 「담보」하기 위해서 이번 회기중 지방의회ㆍ단체장선거법의 동시입법을 관철하는 데 국회운영 전략이 초점을 맞춰두고 있다. 김 총재가 이날 등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방자치선거법은 이번 회기내 최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합의내용을 굳이 『의회와 자치단체장선거법을 동시에 입법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라고 유리하게 해석한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평민당은 이밖에 ▲추곡수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대한 대응책 ▲물가·치안 등 민생문제 등에도 대여 공세차원에서 대표연설·대정부 질문 및 관계상임위를 통해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지만 「지자제 관철」이라는 당면목표에 비해서는 우선순위가 크게 처지는 느낌. ○…평민당은 이날 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김대중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등원결정을 공개선언한 후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법안날치기 시비와 함께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때로부터 정확히 1백28일 만에 국회에 복귀 김 총재는 이날 하오 2시쯤 신순범 사무총장·권노갑 사무차장·한광옥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국회에 도착,『여야간 정치적 타결이 돼 등원해 다행이다』라고 등원소감을 피력한 뒤 『우리가 밖에서 싸워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 등원하게 됐다』고 말해 지자제협상 타결을 통해 국회복귀 명분을 얻었음을 애써 강조. 김 총재는 이후 곧바로 국회 총재실로 직행해 측근들로부터 『강영훈 총리가 인사차 들렀다가 부재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냥 갔다』는 보고를 듣는 것으로 집무를 개시. 이에 앞서 이날 상오 11시쯤 평민당 김덕규 수석부총무일행이 가장 먼저 국회에 도착,행정요원들이 라면박스 등에 담아온 서류와 비품을 정리하는 등 업무를 시작. 평민당 의원들도 대부분 이날부터 그동안 비워뒀던 의원회관으로 재입주하기 위해 이삿짐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 특히 재력이 약한 초선의원들은 그동안 운영해오던 개인사무실을 폐쇄할 수 있게 돼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된 데다 4개월여 수령하지 않았던 1천여 만원의 세비를 「적금」으로 타게 돼 희색이 만면.
  • 지방대 중점 증원… 서울은 동결/91학년도 대입정원 조정 내용

    ◎기술인력 양성맞춰 전문대 크게 늘려/개방ㆍ방통대도 대폭,인문계는 억제 문교부가 17일 확정,발표한 91학년도 대학입학정원 조정은 대학ㆍ전문대학을 가리지않고 이공계 특히 첨단과학 분야의 정원에 한해서만 증원을 해주었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 등 수도권은 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이공계 첨단과학 분야라도 거의 정원을 늘리지 않았으며 늘어난 정원도 대부분이 전문대에 편중되고 있다. 이는 4년제 대학에 치중돼 있는 고등교육 수요의 물꼬를 전문대로 돌리는 동시에 산업구조상 현저하게 부족한 첨단과학 및 관련계통 실무분야의 인력수급을 원활히 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유입은 계속 막겠다는,즉 「3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정부 당국의 의지로 보인다. 이번 정원조정내용을 보면 4년제 대학(교육대제외)에 할당된 5천5백20명 가운데 기존대학에 52%인 2천8백70명을 늘렸는데 82.9%인 2천3백80명이 첨단과학을 중심으로 한 자연계에 증원됐다. 이에비해 인문계는 2백20명이었다. 전문대도 전체 증원 1만1천50명의 61.9%인 6천8백40명이 공업계를 비롯한 산업인력개발 및 취업유망분야를 대상으로 늘렸다. 이와함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증원내용을 보면 정부당국의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에서의 증원은 야간대인 국제대가 1백20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을 포함,경희대 60명,성균관대 30명 등 2백10명이나 모두 야간학과이다. 경기지역도 경원대 90명,경희대 용인캠퍼스 30명,명지대 80명,성균관대 수원 자연과학캠퍼스 60명,수원대 90명 등 5백명이 증원됐으나 신설과는 없고 대부분이 고분자ㆍ미생물ㆍ전자계산ㆍ전자공ㆍ전자재료 등 첨단과학의 증원에 할당됐다. 그리고 지방이라도 국립명문대는 모두 동결시켰다. 따라서 매년 지원자가 늘고있는 수원ㆍ인천 등 수도권 소재대학은 입시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져 6∼10대1을 보일 전망이다. 때문에 서울시내의 고3 재학생이나 재수생 가운데 중위권이 하는 서울과 수도권대학의 바늘구멍입시를 피해 충청 이남지역으로 내려가 지방사립대를 지원하는 지방역류현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자연계가 크게 늘어 인문계 지원자들의 경쟁 또한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정된 91학년도 전국 4년제대학 입학정원은 20만6천10명(교육대 포함)이고 지난9월 체력장 수검자는 95만1천48명으로 전ㆍ후기 포함한 4년제 대학의 산술적 평균경쟁률은 4.61대1로 올해의 4.53대1보다 상당히 높아졌다. 아직까지 전ㆍ후기 대학의 입시경쟁률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89년실시) 체력장 수검자의 73.7%가 전기에 응시하고 29.2%가 후기에 지원한 사정을 감안하면 전기는 올해의 4.57대1보다 높은 4.68대1,후기도 역시 올해 4.60대1보다 높은 4.73대1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전문대는 올해 1만5천8백60명이 늘어난 것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역시 1만명이 넘는 1만1천50명을 늘려 전ㆍ후기 대학에 낙방한 많은 수험생들을 흡수할 것 같다. 올해 전문대 평균 입시경쟁률은 2.9대1이었으나 수도권 전문대는 4대1을 넘어서기도 했다. 91학년도에도 계속된 증원에도 불구,올해 경쟁률을 웃돌아 3대1이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증원내용을 보면 인문계는 한명도 없고 자연계 7천80명,사회실무계 2천4백80명 등 취직이 잘되는 분야에 편중되었다. 문교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문대 취업률은 82.9%로 4년제 대학의 60.5%보다 20.4%나 높았다. 전문대는 85년 60.8%,86년 70.4%,87년 74.7%,88년 73.6%,89년 79.4%로 해마다 3∼4%씩 높아졌으며 기술ㆍ공업계는 최근들어 입도선매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4년제 대학은 그동안 60% 내외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문교부는 또 4년제대학 편중현상을 막기 위한 다른 방안으로 개방대 정원을 2천2백명 늘리고 방송통신대학은 1만5천명을 증원했으나 이에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회의적이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 및 직장인들에게 고등교육기관 진학에 대한 열의를 충족시킨다는 의도이나 20일 치르는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 교양과정시험에 8천여명만이 지원한것 등을 감안할 때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문교부는 개방대와 방통대를 포함한 4년제 대학,전문대,사관학교,각종 학교가 수용할수 있는 정원이 고교졸업생의 55.2%나 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방대의 4년제 대학화의 파행운영,방통대 기피현상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전문대를 더욱 육성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교육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 연행항의 20대/경찰,총쏴 검거

    12일 상오1시쯤 서울 강남구 포이동 224 가빈카페 앞길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던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곽이홍경사(35)와 공길식경장(35)이 술에 취해 술집여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김영훈씨(21ㆍ폭력 등 전과4범ㆍ전 D양행운전사)를 연행하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오른쪽 허벅지에 권총 1발을 쏴 강제연행했다.
  • “제2의 비스마르크”헬무트 콜 총리

    ◎결단력 갖춘 “통일의 설계사”/12월 전독총선서 압승 확실 통일독일의 초대 총리자리를 차지한 헬무트 콜(60)에게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하던 콜은 20세기 후반 최대의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통독을 솜씨있게 요리해 냄에 따라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에 비견되고 있다. 비스마르크가 1871년 분열된 독일을 힘으로 통일시킨데 반해 콜은 분단된 독일을 빈틈없는 외교능력으로 통일시킨 것이다. 독일이 통일된 요인으로 소련에서 고르바초프가 등장한 이후 무르익은 동서 데탕트와 지난해 가을 동구를 쉽쓴 민주화혁명 등 외부적인 요소를 물론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고 통독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콜 총리를 중심으로 한 서독 지도자들의 능력 때문이었다. 콜은 동독이 지난해 11월9일 베를린장벽을 민주화의 열풍으로 붕괴시킨 뒤 곧 통독 10개항을 발표,통독을 국제무대에 핫이슈로 부각시키면서 기정사실화 했다. 또 콜은 독일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던 미ㆍ소ㆍ영ㆍ불 등2차대전 전승국 지도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외교노력을 겐셔 외무와 함께 강화했다. 그는 지난 7월16일 소련을 방문,고르바초프로부터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허용』이라는 양보를 얻어냄으로써 통독에 대한 최대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었다. 콜은 지난 82년 총리가 된 것도 행운이었다. 당시 집권사민당과 연정을 이룬 자민당의 일부 의원들이 슈미트 전총리의 정책에 대한 반발로 콜 진영으로 합세,불신임안을 제출함으로써 13년간의 중도 좌파연정을 붕괴시켰기 때문. 그러나 지난 47년 기민당에 입당한뒤 69년 라인란트 팔츠주의 최연소 지사,73년 기민당 최연소 총재 등 화려한 기록을 세우기도 한 역사학박사인 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그는 지난 76년 총선에서 총리에 도전했으나 실패했으며 80년에는 동맹관계에 있는 기사당의 슈트라우스에게 총리후보를 빼앗겼으며 76년ㆍ83년 총선시에는 출신지역구에서 탈락,비례대표로 구원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었다. 신장 1백92㎝ 체중 1백30㎏의 거대한 체구를 지닌 그는 경제ㆍ국방전문가인 슈미트 전총리에 비해 특별한 전문분야도 없으며 정치력도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의 인기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선을 밑돌아 집권기민당 내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았었으나 통독을 이룸으로써 그의 위치는 확고해져 57년만에 치러지는 오는 12월2일의 전독총선에서도 라이벌인 라퐁텐 사민당 총리후보(46)를 물리치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반도에 「교차승인」 기운 감돈다/북한·일본 급속접근의 파장

    북한이 27일 일본에 국교정상화 협의를 제의,일본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과의 수교는 「2개의 조선」을 인정,분단을 고착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북한이 갑작스레 태도를 돌변,수교협상을 제의하고 나온 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소련과 중국이 한국과 접근하고 있는 데서 오는 고립감 탈피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으나 그렇다면 과연 북한이 「2개의 조선」 반대정책을 포기했느냐는 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을 정리해본다. ◎도쿄의 반응/“수교 앞세워 경협흥정 치중” 의구심/한·소 수교 견제 전술적 전환 시각도 북한의 전격적인 대일 수교제의는 일본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다. 전혀 「예상밖의 사태」로서 각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어떤 판단이 작용했는가,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관계전문가들은 그 저의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외무성은 자민·사회 양당 북한방문단과 동행한 가와시마 유타카(천도유) 아시아국 심의관으로부터 상세한 귀국보고를 들은 뒤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북한·일본간의 사상 첫 정부레벨 접촉인 외교 실무담당자 협의에서의 제안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천용복(북한 외교부 부부장)=곧바로라도 국교정상화 교섭을 개시하자. ▲가와시마 유타카=그렇다면,(북한의) 방침이 변했다는 것이냐. ▲천=그렇다. ▲가와시마=지금까지 한반도에 2개의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분단을 고착화시킨다고 반대해오지 않았는가. 동·서독은 분단국가이면서도 통일국가가 되었다. 게다가 북과 남을 2중 승인하고 있는 국가가 84개국이나 되지 않는가. 일본 외무성은 이같은 북한의 대일정책 전환의 요인으로서 다음 3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한국의 활발한 북방정책에 의한 소련·동구제국과의 눈부신 관계진전에 압도되어 있는 점. 둘째 어린이들의 영양부족마저 지적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궁핍. 셋째 지난 9월 초순 평양을 방문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으로부터 한국과의 국교수립방침을 통고받고 충격을 받았다는 점 등이다. 북한의 정책전환에 대해 일본 외무성 수뇌는 27일 밤 『북한의 지금까지의 공식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을 기초로 자주·자립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일본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한국 일변도로 북한에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 분단고착화를 위한 한·미군사동맹에 가담하고 있다』는 등 격렬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일본의 북한방문단이 평양에 도착한 당일인 지난 24일 밤 조선 로동당 주최 환영연에서도 국제부장인 김용순은 인사말을 통해 「2개의 조선」을 합법화하는 것에 의한 한반도 분단고착화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종전의 원칙론을 고수하고,한국과의 국교수립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일 국교정상화 제안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북한이 일본측에 대해 국교정상화 교섭을 제의한 것은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한편,『통일의 깃발은내리지 않지만 당분간 정책을 변경,경제중심으로 힘을 쌓아 한국에 대항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여기에 김일성 주석의 78세라는 나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건재해 있을 때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김 주석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했던 것도,한국과의 경제관계를 착실하게 확대해나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 『최소한 중국만은 배신하지 않도록 못을 박아두려 했던 것』(외무성 간부)이 아닌가 보고 있다. 북한에 있어서 「2개의 조선」 불인정은 「국시」와 같은 것이다. 그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문제와 대일 국교정상화는 응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던 다나카(전중) 내각시절인 지난 72년을 계기로 『한·일기본조약의 파기가 북한·일본 국교정상화의 전제』라는 방침을 완화,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 유연한 자세를 취했던 일도 있다. 그러나 그후 관계개선은 기대했던 것 만큼 진전되지 않았으며,78년 일본 사회당의 아스카다 이치오(비조전일웅)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국교정상화를 거부,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제와서 느닷없이 국교정상화를 제의한 배경에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소 국교수립을 앞두고 한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술적 전환」이라는 것이다. 30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소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의 국교수립은 결정적인 사실로 되어 있으며,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교류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을 취해 서방측과의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후계자인 김정일에의 정권이양이 원활하게 될 수 없다는 고도의 정치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견해도 유력하다. 또 외무성에는 『북한측에는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호 석방과 때를 맞춰 일본측으로부터 배상·청구권 문제 등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속히 끌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차가운 시선도 없지 않다. 게오(경응)대오고노기 마사오(소차목정부)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다. 『북한의 진의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시작함으로써 배상을 빠른 시일내 받아내려는 것이 아닌가. 일본은 국교정상화가 안된 상태에서는 북한에 보상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으며,정상화 교섭 없이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얻기도 힘들다. 따라서 우선 국교수립을 목표로 한다는 형식을 내놓았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이 통일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일본과 국교를 맺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한편 시즈오카(정강)대학 이즈미 겐(이두견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지난 연초부터 줄곧 일본과의 관계개선 준비를 해왔다. 일본의 국내정치가 당시 안정되지 못해 시간이 걸렸던 것뿐,의외성은 없다. 북한측은 배상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교수립이 전제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북한의 논리로는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더라도 「2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일본이 북한을 적시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라도 국교를 맺는 것은 가능했다.북한은 기본자세를 변치 않고 있다. 일본이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오해」가 풀린다면 분단고착화가 아니라 통일을 위한 국교수립이라는 것이 된다. 다만 교섭은 쉽사리는 진전되지 못할 것이다. 우선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국내의 합의조성이 필요한데,거기에는 꽤 시간이 걸린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의 반응에도 배려하며 교섭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응/핵협정 가입 등 평화보장장치 선결/남북한 대화 고려,속도조절을 희망 한소 양국이 30일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수교 문제를 공식 협의하는 등 한소 수교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이 일본측에 오는 11월 국교정상화 협의를 공식 제의함으로써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방북중인 일본의 가네마루(김환신) 전 부총리 일행이 『북한과 수교 전이라도 배상 문제를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일·북한 관계개선이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 급진전 관련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뜻을 일본 정부측에 전달하는 한편 이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대일 대응조치를 강구할 방침이어서 일·북한 관계개선 문제는 한일간 외교마찰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일·북한 접근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범위내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남북대화와 관계진전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7·7선언에서 북방정책 추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여건조성을 위해 북한이 미국·일본 등 우리 우방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거나 핵안전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남북 관계개선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일·북한간 급속한 접근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리어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북한이 접근하게 된 근본 동인은 한소 수교인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즉 한소 수교로 인해 일본과 북한의 「충족욕구」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과거 독점적인 동맹국이었던 소련을 잃게 된 북한은 일본을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게 됐으며 일본은 동북아의 주도권을 소련에 뺏기지 않기 위해 「북한카드」를 이용하게 됐다고 관측된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모색하지 않고 일본과 긴밀한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결코 남북 문제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관계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이 경제적 활로를 찾고 있는 북한을 이용,핵안전협정 가입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한일관계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일본이 대북접근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또 ▲미·중국 수교의 닉슨쇼크(70년초) 이후 북한과의 수교는 미국보다 먼저 하겠다는 내부방침 ▲경제력에 상응한 국제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압박감도 들 수 있다. 더욱이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한반도 4강중 내심 한반도 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일본인 점을 감안할 때 「북한 카드」를 활용해 정치대국으로 운신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개선을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북한 관계 급진전과 관련,우려하고 있는 핵심은 현상황에서 북한에 일본의 돈이 들어가면 중단기적인 면에서 북한의 대화·개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소련의 원조 중단,중국의 대북 경제협력 한계성에 비추어 북한은 지금 상당한 경제적 곤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이런 때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돈이 들어가면 오히려 전반적인 대외개방보다는 김일성 노선의 고수 강화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불쾌하게 생각하는 대목도 없지 않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북한과 수교전 배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보상 문제를 오랜동안 어렵게 처리했던점을 감안할 때 한일 관계를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북한측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제의에 대해 『그동안 견지해온 「1개의 조선」 정책의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 교차승인과 2개의 조선 정책으로 전환했는지는 오는 10월16일 제2차 평양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를 보면 그 허구여부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일·북한 관계개선 속도조절 문제는 한일 양국간 첨예한 외교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대북 관계개선 속도를 상당히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북한의 조속수교 의사를 읽은만큼 일단 대북관계 속도를 조절한 뒤 한소 수교 진전과정을 지켜보면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외교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박정현 기자〉 ◎일 자민·사회당 대표 방북 4박5일/수교원칙엔 접근… 배상액수 등 난제/예상밖 성과로 되레 큰 짐 떠안은 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너무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다.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와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부위원장을 각각 단장으로 하는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출발 당시의 계산은 제18후지산(부사산)호 선원 2명의 석방과 쌍방의 연락사무소 설치만 합의되면 대성공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간의 짧은 교섭과정에서 대표단은 스스로 당황할 만큼 많은 것을 얻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국교정상화」 교섭 문제가 공동성명에까지 포함됐다. 가네마루 단장은 묘향산 초대소에서 이틀밤을 머물며 김일성 주석과 3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외교적 성과」로 치부한다는 것은 피상적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성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측의 치밀한 「전술적 전환」에 타케트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성과」란 하나의 목표를 놓고 대등한 입장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한쪽이 다른 목적을 갖고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은,아무리 상대편이 원하고 있던 사항이라 하더라도 성과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상대방 전략에 대한 「대응의 필요」라는 짐만 지는 셈이다. 북한은 종래의 대일 파이프라인이었던 일본 사회당을 제치고 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조준,전략의 카드를 마음껏 펼쳤다. 국제적 고립상황의 탈피,경제적 핍박의 해소,한국에 대한 견제 등 필요에 의한 카드였다. 어쨌든 이번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북한 방문결과는 엄청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물론 국교정상화 제의였다. 김일성 주석을 비롯한 북한당국자들이 27일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과의 수교를 제의해온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때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다만 『한반도 전체의 안정,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미국과도 의견을 교환해가며 교섭을 진전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자민당의 첫번째 대표단 단장으로서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가이후(해부)총리의 자민당 총재 명의 서한을 전달하고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북한·일본 쌍방은 전면적으로 관계를 개선,새로운 우호관계를 수립한다는 데 인식의 일치를 보았다. 28일 하오 발표된 북한 로동당과 자민·사회 3당의 공동성명에는 국교정상화 교섭을 양쪽 정부에 요청한다는 것을 비롯,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측의 사죄와 반성을 명기했으며 보상의 실현을 위해 정부간 교섭을 개시한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또 일본 정부발행 여권에 북한 제외조항을 삭제한다는 사실,도쿄∼평양간 직행편 개설,연락사무소 설치,통신위성의 이용 등 현안도 명기됐다. 전문 8장으로 된 이 공동성명은 당초 28일 상오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보상 문제에 의견이 엇갈려 난항을 거듭,이날 하오 5시 넘어 조인됐다. 기초작업은 자민당의 이시이(석정) 대표단 사무총장,사회당 야마하나(산화) 부서기장 및 북한 로동당 김양건 국제부 부부장 등 사이에 27일 밤부터 28일 상오 8시에 걸쳐 철야로 진행됐으나 결론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네마루 다나베 양단장과 로동당 김용순 서기가 대표자회의를 열어 조정했다. 이날 문제가 된 보상 문제에 대해 자민당측은 『앞으로 양국 정부간의 교섭을 개시,하루라도 빨리 실현에 노력한다』는 취지로 표현하자는 데 대해 북한측은 『실행해야 할 것은 당장 해야 한다』며 직접적 표현을 고집,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북한측은 대일 국교정상화를 제안해놓기는 했으나 교섭의 본격화로부터 국교수립까지의 타임테이블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보상 문제의 조기타결과 확약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많은 과제를 안고 돌아왔다. 특히 한일관계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몇년 전 같았으면 한국으로부터 맹렬한 반발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겠으나,한국에 대한 배려 때문에 「황신호」의 서행운전을 해야 할 것은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북한 관계의 급속한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는 미국·소련·중국 등 주변제국의 주목을 끌 것은 틀림없으며,일본 정부 자체로서도 일·소 관계 등과 관련되어 극히 어려운 외교교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기대와 걱정… 「32조원 살림」/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이승윤부총리의 손(수)은 남보다 유난히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손이다. 그러나 그는 「큰손」임에 틀림없다. 이 부총리는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추경예산을 두번,본예산을 한번 편성했다. 세번의 예산을 모두 합치면 자그마치 32조원에 육박한다. 이 부총리 만큼 짧은 기간에 거대한 재정을 만진 부총리는 역대 부총리들 가운데 아무도 없다. 이 부총리 다음으로 많은 재정을 관리했던 사람은 그의 전임자인 조순부총리다. 조 전부총리는 재임 13개월 동안 추경예산 한번과 본예산 한번을 합쳐 25조5천억원에 이르는 방대한 예산을 짰다. 그러나 이 부총리가 이보다 절반도 못되는 기간에 6조5천억원이나 더 많은 예산을 주무른 것에는 비견할 바가 못된다. 조 전부총리의 전임자인 나웅배 전부총리는 10개월 동안 재임했다.이 기간중 그도 역시 추경예산과 본예산을 한번씩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예산규모를 합치면 20조를 가까스로 넘는다. 재임기간중 각자가 짠 예산규모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나 전부총리는 조전부총리에게도 훨씬 뒤처진다. 하물며 이 전부총리에게는 명함도 못내밀 형편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정인용 전부총리까지는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도 추경예산과 본예산을 합쳐 18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짜기는 했지만 과거로 돌아갈수록 경제규모가 작아지고 이에 비례해서 부총리가 만질 수 있는 재정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대 부총리의 예산편성 결과를 훑어보면 이 부총리가 얼마나 「큰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쓸 곳은 많고 돈은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재정에 관한 한 옛말이 돼버렸다. 이 부총리를 포함해서 열거한 4명의 부총리들은 모두 매년 세계잉여금이 남아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그러고도 다음해에 또 세계잉여금이 남는 「재정풍요의 시대」에 여유있는 나라살림을 해나갈 수 있는 행운을 누린 부총리들이다. 옛날 속담에 「맏며느리 손 큰 건 쓸모없다」는 말이 있다. 집안의 살림살이를 맡아하는 맏며느리의 씀씀이가 크면 집안이 잘될 수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가모수거」라는 말도 있다. 손이 커서 살림을잘 못하는 주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처럼 집안살림을 꾸려나가는 주부의 「큰손」은 화근거리로 치부돼왔다. 국가를 가정에 비유한다면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부총리는 가정의 주부와 같다. 이 부총리도 주부의 「큰손」을 나무라는 속담들에 담긴 뜻을 이제는 헤아려봐야 할듯 싶다.
  • 「등원명분」 싸고 여야 신경전/수해계기로 물밑대화… 양측의 계산

    ◎“정치실종” 따가운 여론을 정상화 압력으로/예결위구성 서둘러 야 적극 유인 민자/파행운영 인책ㆍ지자제양보 고수 평민 예기치 못했던 엄청난 수재는 정기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여야 정치권에도 정국정상화 압력을 가하고 있는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적 재난을 당한 가운데서도 정치실종의 상황을 지속할거냐는 따가운 국민시선속에 여야는 야당의 등원명분찾기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 막후대화를 통해 지난 임시국회의 파행운영 책임자인책,지자제절충 등으로 야권의 등원명분이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재가 정국의 풍향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지 주목된다. ○…민자당은 중부권을 강타한 수해가 야당측에 상당한 등원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정국정상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갖가지 방안을 강구중. 민자당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첫째는 우선 야당측을 수재관련 국회활동에 부분적으로나마 동참케 함으로써 서서히 전면등원을 유도해보자는 것. 둘째는 적절한 선에서 등원명분을 제공,야당측이 극적으로 등원을 선언케 하는 것이며 이를위해 김윤환정무1장관­김원기평민당의원(국회문교ㆍ체육위원장),김윤환정무1장관­김영배 평민당총무,김용환 민자당정책위의장­조세형 평민당정책위의장간의 물밑 대화라인이 활발히 가동중이란 관측. 민자당이 수재지원을 위한 국회차원의 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긴급추경편성과 관련 상임위활동등. 민자당은 당초 정부측이 구상했던 2차 추경편성은 뒤로 미루고 우선 수재관련 추경을 짜겠다며 이를위한 예결위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민자당은 또 다음주초 국회내무ㆍ건설ㆍ행정ㆍ농림수산ㆍ보사위 등 수재관련 5개 상임위를 소집키로 하는등 야당측에 계속 등원압력을 가하는 다양한 카드를 개발중. 민자당은 그러나 야당이 궁극적으로 전면등원키 위해서는 여측에서 적절한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야당에 줄 「선물」을 고르고 있으나 선택이 쉽지않은 상황. 여야 막후대화를 통해 여당측으로부터 내각제포기등은 얻어내기 힘들다는 것을 감지한 야당 특히 평민당은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민자당측으로 볼 때 자치단체장선거는 차기총선은 물론 대권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선뜻 조기실시에 응할 수 없는 입장. 이에따라 지자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지난 임시국회 파행운영의 책임자인책문제.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지자제문제를 많이 양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내총무 경질로 야권에 등원명분을 주는 방안이 있을 수 있으며 평민당으로부터도 김재광국회부의장 인책까지는 요구치 않겠다는 느낌을 전달받고 있다』고 소개. ○…평민당은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후 체중을 실었던 야권 통합협상이 사실상 무산된데다 남북 고위급회담에 이어 엄청난 수해등 등원유인 요인이 속출하자 곤혹스런 표정이 역연. 아직은 『어차피 등원하려면 지금이 적기』 『시퇴서제출 당시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등원은 절대 불가』라는 등 찬반양론이 혼재하고 있으나 점차 국회복귀론이 세를 얻어가는 형국. 김영배총무등 대야협상채널 일각에서는 『민자당측이 언론을통해서만 협상안을 흘릴 뿐 지자제등 현안문제에 대해서 전혀 구체적인 제의가 없다』며 여권에 야당의 국회복귀를 위한 명분제공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실정. 물론 평민당은 지난 1일 김대중총재가 밝힌 ▲내각제 포기선언 ▲지자제 전면실시 ▲국회해산 및 조기총선 ▲「날치기」통과법안에 대한 시정조치 ▲민생문제 해결 등 이른바 시국수습 5개항을 등원명분으로 짐짓 고수하고 있지만 내심 날치기법안 처리에 대한 사과와 인책,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정당공천을 보장하는 지방의회및 단체장선거실시 보장에 대한 여권의 양보를 기대. 이들 5개항중 내각제 포기선언은 여권내부의 혼선이 수습되어 김영삼민자당대표의 후계체제가 확고해진다는 견지에서 평민당으로선 굳이 기를 쓰고 관철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제문제에 대해서는 평민당측은 여권이 광역 지방의회에 한해 정당추천제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 그러나 평민당측은 한발 더 나아가 차기총선이나 대선에서 유리한 선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내심 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정당추천허용에 막후협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관측. 날치기통과법안에 대한 사과와 인책,그리고 지자제문제 등에 대해 막후접촉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는다면 평민당측은 남북문제,함평ㆍ영광 보선,수해대책을 포함한 민생문제해결을 명분삼아 「독자적 등원」을 모색할 가능성이 유력.
  • 「만찬회」서 있었던 일/황석현 북한부장(데스크메모)

    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역사적인 장면을 감회어린 심정으로 지켜봤다. 분단 이후 45년만에 북한의 정무원 총리가 처음으로 남쪽땅을 밟았다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큰 뜻을 지니고 있지만 필자에게는 40여년이나 헤어져 있던 고향이웃이 불쑥 집으로 돌아오는 것같은 감상적인 느낌이 우선 와 닿았다. 이같은 감상은 필자 뿐만 아니라 북쪽의 대표들이 휴전선이란 장애물을 걷어버리고 성큼 남쪽땅에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본 모든 이들의 한결같은 심정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올해 65세인 연형묵 총리는 퍽 건강해 보였고 환영의 꽃다발을 안겨준 어린 소녀를 붙들고 귀여워하는 모습은 인자한 우리들 할아버지의 바로 그것이었다. ○「역사적 만남」 감회 깊어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인가. 필자는 또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들어온 첫날 밤,이들을 환영하는 만찬회에 참석,북한동포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다. 이날밤 필자의 짝이된 사람은 「통일신보」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영상씨였다. ­나이는 50세.김일성종합대학 졸업. 아들 둘을 두었는데 큰 아들(24)은 「머리가 나빠」 노동을 하고 있고 둘째 아들(22)은 다행히 자신을 닮아 김책 공과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자랑. 생활은 그쪽 수준으로는 중상으로 괜찮은 편. 서울은 처음­.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얻어낸 그의 짧은 신상명세서이다. 보기보다는 소탈하고 사교적인 그에게 서울의 첫 인상을 물어보았다. 『말로는 들었지만 이처럼 복잡하고 공기가 탁한줄은 몰랐다. 자동차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가 사람몸에는 제일 나쁜데 웬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가. 자가용 안가지기 운동을 펼쳐야 할 것 같다. 또 외국어간판이 너무 많아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간판만 보아도 남조선에는 주체의식이 없는 것 같다. 서울에 비하면 평양은 아주 쾌적한 도시이다』 ­평양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특별한 도시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평양은 혁명의 수도이기 때문에 수준높고 재간많고 기술좋은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평양에는 이런 사람들이 다른 도시보다 많이 모여있을 뿐이다. 남조선에서도 큰기업은 질좋은 일군들을 이곳저곳에서 끌어모으고 있지 않는가. 그런 것을 뭐라고 그러던데…』 ­스카우트 말인가. 『그렇다. 말하자면 평양이란 도시가 수준높고 재간많고 기술좋은 사람들을 많이 스카우트 한 것 뿐이다』 ­동구의 대 변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대 변화라니…』 ­대 변화가 아니고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거의 몰락하고 있는 사태에 대한 얘기다. 이 질문에는 박영상 기자는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그 나라들의 내부문제일 뿐 우리가 이렇고 저렇고 할 것은 못된다. 사회주의제도가 나빠서 그쪽 국가들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우리인민은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되어 있고 주체적인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인민은 자본주의를 원치 않는다』 ○서로 이해의 폭 넓혀야 박기자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주체사상이 얼마나 위대한 사상이며 고려연방제가 얼마나 합리적인 통일방안이며 북쪽의 군축제의가 또 얼마나 건설적인가를 역설하다가는 「왜그렇게 말귀를 못알아 듣느냐」는듯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정치적인 논쟁을 애써 피하려는 필자를 향해 『황선생은 워낙 겸손하셔서…』라면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가 이날밤 유일하게 합의한 것은 『계속 만나 대화를 나누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는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날 밤의 만남이 유쾌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기분나쁜 것도 아니었다. 비교적 담담한 심경이었다고 할까, 우리민족이 통일의 대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어떤 모양새로든 서로 자주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수순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남북 총리회담은 이틀째인 5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서울회담에서는 「군비축소」「유엔 가입문제」「남북 정상회담」「경제 및 인적교류」 서로가 시각을 달리하는 많은 현안문제가 걸려있다. 이 많은 쟁점사안중 한 분야만이라도 합의가 된다면 더말할나위가 없이 기쁘겠지만 설사 모든 분야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해도 실망할 것은 없다. ○들뜨지말고 차분하게 서울회담에서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도 합의가 안된다면 다음 평양회담을 기대하고 그것도 안된다면 다시 서울ㆍ평양을 오가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총리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은 이번 서울회담이 첫 걸음이라는 점을 인식,보다 폭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냄비문화」라는 속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통일문제에 관한한 냄비문화의 속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대를 하는 것은 좋지만 들뜨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서로가 일깨워주어야 한다. 과거의 숱한 회담에서 좌절을 겪었던 우리는 이제 들뜨지말고 차분하게 회담의 진행을 지켜보는 성숙된 자세를 지녀야 한다.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지만 북한 대표단에게 섭섭한 일 두가지만 얘기하고 싶다. 하나는 문익환ㆍ임수경 등 밀입북했다가 실정법에 의해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는 것과 또 하나는 남쪽의 강영훈 총리는 북쪽의 연형묵 총리를 「총리」로 예우하고 있는데 반해 연총리는 강총리를 「수석대표 선생」으로 호칭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입북했다 구속된 사람들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것이 이번 회담의 공식의도가 아니고 또 회담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런 요구는 자제해주었으면 하는 것이고 강총리에 대한 호칭문제도 북한의 기본전략 즉 「두개의 조선」 부정논리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어차피 서울에 왔고 또 노태우 대통령을 예방까지 하는 마당에 예의상으로라도 「총리」로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북측 대표단을 탓하거나 항의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총리회담을 보다 원만하게 또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면 하는 필자의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