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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분으로 꾸미는 봄 인테리어

    화분으로 꾸미는 봄 인테리어

    마당 넓은 집이 아니라도 누구 집에나 작은 꽃밭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손바닥만한 꽃밭에도 봄날이면 채송화, 봉숭아 씨를 심었다. 그리고 물을 주면서 노래 불렀다.‘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하지만 아파트로 주거환경이 바뀌면서 꽃 한 송이 심을 공간갖기가 힘들게 됐다. 이 시대 아이들은 봄을 황사바람으로나 기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집안에 봄을 들여오자. 작은 화분에 꽃씨를 심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자. 아이들의 추억 한 자락에 봄과 아빠가 함께 자리하게 될 것이다. 고층 아파트에 살면서 살아있는 식물 하나 없는 공간은 삭막하다. 작은 식물, 꽃 한 송이로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집안에서도 봄을 느끼는 비법을 알아보자. ●칙칙한 분위기, 걱정마 “엄마 우리집은 너무 칙칙해. 꽃도 없고….”라고 투덜대는 유치원생 아들 때문에 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성희(32)씨. 처음엔 가족을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 자신을 위한 취미가 됐다. “저기 신발장 위의 꽃을 보세요. 너무 예쁘죠. 저 꽃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한 현관이 됐을 거예요.”라며 “꽃 한송이는 그 자체는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다른 것들과 어우러지면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라며 꽃사랑을 늘어놓는다. 베란다로 나갔다. 정말 아기자기한 화분에 노란 수선화, 보라색 튤립 등이 햇빛을 가득 안고 있었다. 삭막하기만 한 아파트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아이들과 함께 꽃을 기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지요. 예전처럼 마당에다 씨를 뿌리지는 못하지만 화분에 씨를 심고 물을 주며 언제 싹이 올라오나, 기다리면서 아이들의 정서안정도 그만이지요.”라고 한다. 식물키우기는 아이들에겐 자연공부이기도 하다. 어른들에게도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또 가족간 대화의 주제도 된다. 아침에 “엄마 튤립이 활짝 피었어요!”라고 큰소리로 부모를 깨우기도 하고,“저 꽃은 언제 피는 거야?”,“꽃은 뭘 먹고 살지?”라고 묻는 아이에게 답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게 된다. 집안 꾸미기가 결국 가족간의 대화와 웃음까지 갖고 온다며 그는 ‘주말엔 주위의 꽃시장으로 가보라.’고 권했다. ●수목원 같은 아파트 입주한 지 3개월. 페인트와 본드냄새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물씬 풍겨져 나온다. 하지만 12층에 있는 장동오(48·무역업)씨네 집으로 들어서자 신선한 냄새가 훅 코끝에 밀려든다.‘복도에서 맡았던 기분 나쁜 냄새는 어디로 갔지.’그 이유는 간단하다. 베란다에 꾸며진 작은 실내정원, 거실에 큼지막한 화분, 집안 곳곳에 놓여 있는 허브들에 코뿐 아니라 눈까지 시원해진다. 원래 꽃과 난을 좋아하던 장씨는 좀 더 전문적인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하영그린 가든스쿨(573-1313)이란 실내조경학원을 다녔다. 그는 새아파트에 이사를 왔지만 새집증후군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지난 석달 동안 머리가 무겁다든가 하는 새집증후군은 전혀 못 느꼈답니다.”새 건축물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팔손이, 테이블야자 등과 산소를 대량 배출하는 선인장 등으로 집안을 꾸민 덕분이다. 보기에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습도조절과 공기정화도 된다. 또한 거실의 TV받침대와 서랍장 위에는 유리화분을 만들었다. 유리가게에 유리를 잘라달라고 주문한 뒤 실리콘으로 접착, 서랍장과 딱 맞는 크기의 화분을 만들었다. 화분 겉면은 색돌을 파도 모양으로 깔아 장식효과를 더했다. “아름답죠. 저렇게 예쁜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에 한가득 봄기운이 느껴져요.”라며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주방과 거실 사이의 낮은 벽 위에는 오색기린초, 아글라오네마, 민트 등의 화분을 놓아 거실에서 주방이 훤히 보이지 않도록 했다.“민트 같은 허브와 오색기린초는 햇빛을 봐야 잘 자라기 때문에 거실보다 창가가 기르기에 좋아요.” 물을 싫어하는 레인보우와 물을 좋아하는 아이비는 같이 키우면 안된다는 것이 그의 조언. 막 피어오르는 꽃이 주는 즐거움과 좋은 공기는 기본이고 향기로운 봄내음은 덤이다. ■ 실전!화분인테리어 ‘집안 곳곳에 어떤 꽃이 어울릴까.’라는 질문에 플로리스트 곽재경(39)씨는 “꽃도 종류에 따라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어울리는 곳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플라워 클래스와 파티 플래닝 서비스를 하는 빌리디안(www.viridian.co.kr 02-522-6646)의 대표이기도 하다. 따뜻한 곳으로 꽃이 자라기에는 좋지만 크고 강한 것보다는 작고 청결한 느낌을 주는 꽃이나 식물이 좋다. 음식물 냄새를 없애주는 벤자민이나 꽃이 예쁜 아네모네 등이 좋고 수선화도 잘 어울린다. 집의 얼굴이자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곳이므로 잎이 크고 심플하며, 색상은 밝은 것이 좋다. 키가 낮은 관엽식물과 작은 화분을 행거나 벽걸이에 걸어 좁은 공간을 이용해보자.물주기가 편리하고 햇볕이 잘 들어 꽃을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가족들이 모이는 거실에 앉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꽃이나 자그마한 관엽류가 좋다. 남천, 떡갈잎고무나무, 폴리셔스, 필로덴드론을 추천했다. 아늑한 분위기를 줄 수 있는 연약한 잎의 식물이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식물이 좋다. 어르신들 방에는 동양란이나 대나무가 좋고 부부침실에는 장미·아이비를, 아이들방에는 허브를 추천. 화분을 놓을 곳이 마땅치 않은 곳이 바로 욕실이다. 또한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고 햇볕이 들지 않기 때문에 꽃을 선택할 때 충분히 고려해야 하므로 스파트필름, 행운목, 트리안 등이 좋다.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집안에서 식물의 연출과 관리가 까다로운 곳이다. 꽃은 군자란, 파레노프시스, 덴파레, 심비디움과 산소를 뿜어낸다는 산세베리아가 좋다. ■ 봄꽃 이렇게 가꾸세요 봄이 되면 식물들이 왕성하게 생장을 시작하므로 따뜻한 햇살, 신선한 공기를 쏘여주는 것과 함께 보약을 먹이듯 비료를 주면 좋다. ●꽃은 사랑을 먹고 산다 꽃이나 나무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한다. 매일매일 돌봐줘야 꽃이 오래간다. ●옮겨심을 때 주의 할 것 꽃을 사와 포트에서 화분으로 겨심을 때 포트만 잘 떼어내고 그대로 화분에 넣어야 오래 산다. 뿌리를 흔들거나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너무 많은 물을 주지 마라 화분은 물을 적게 주기보다 너무 자주, 많이 줘서 죽는 경우가 더 많다. 뿌리가 항상 젖어 있으면 식물은 죽는다. 보통 3일에 한번 정도 흠뻑 주는 것이 좋다. 물이 화분에서 다 빠져나가게 화분 밑에 공간을 둬야 한다. 스프레이로 물을 줄 때는 꽃이나 줄기에 물방울이 맺힐 정도로 매일 줘도 좋다. ●가끔, 꼭 해줘야 할 일 시든 꽃이나 누렇게 뜬 잎은 새싹이 돋는 것을 방해하고 곰팡이가 슬게 하므로 꼭지까지 모두 빨리 따 준다. 잎이 크고 질긴 화초는 일년에 두 번 이상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시켜 잎의 먼지와 진딧물 등을 씻어내줘야 한다. 먼지는 잎의 기공을 막기 때문이다. 큰 화초는 뿌리가 화분 안에서 뒤엉키지만 않는다면 매년 분갈이할 필요가 없다. 대신 화분 표면의 흙을 포크로 살살 긁어내고, 새흙을 채운 다음 물을 부어 준다. ■ 봄철 인기식물 베스트5 최근 최고 인기 식물은 산세베리아다. 양재동 꽃시장에도 온통 뾰족뾰족한 산세베리아들이 산을 이룰 정도로 넘쳐난다. 폭발적 인기의 이유는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방지에 좋다는 매스컴의 보도도 작용했지만 보통 식물보다 30배나 많이 음이온을 내뿜는 등 산세베리아 자체의 탁월한 효능 때문이다. 양재동 꽃시장에서 화분으로는 산세베리아, 팔손이, 스파트필름, 셀렘 등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고, 키우기 편한 식물들이 많이 팔린다. 산세베리아의 가격은 한뿌리 2000원부터 시작해 큰 것은 4만원까지 한다. 작은 화분으로 팔손이는 4000원, 스파트필름은 6000원, 셀렘은 1만원선부터 구입할 수 있다. 산세베리아는 한달에 한번만 물을 줘도 되며, 말라 죽는 일이 거의 없다.15℃ 이하에서는 성장이 멈추며, 여름에는 흙이 마르면 물을 충분히 준다. 스파트필름은 음지식물이므로 욕실, 주방의 냄새를 잡아준다. 생명력이 강한 셀렘은 일주일에 한번만 물을 줘도 된다. 봄의 향취를 전하는 꽃화분은 바이올렛, 카랑코, 시클라멘, 임파첸스, 베고니아 등 피고 지고 또 피어서 거의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인기다. 쉽게 구할수 있고 크기도 자그마하며 가격대도 1500∼2000원 사이라 부담없이 집안을 장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카랑코는 음지, 양지 가리지 않고 잘 자라 예명이 ‘불로초’다. ■ 예쁜 화분 e렇게 사세요 예쁜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화분이다. 깡통이나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꽃에 어울리는 멋진 화분을 하나 사가지고 온다면 더욱 집안이 환해질 것이다. 요기(www.yo-gi.co.kr,031-722-4181)는 국내 최대의 인터넷 화분전문쇼핑몰이다. 수백가지의 다양한 형태의 화분들이 있다. 유리로 만든 조그만 화분, 나뭇잎형태의 화분, 숯을 이용한 화분까지 예쁘고 특이한 형태의 화분을 팔고 있다. 가격은 5000원부터 5만원대까지. 온더테이블(www.onthetable.co.kr)에서는 함석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화분과 벽걸이용 화분, 예쁜 바스켓 등을 살 수 있다. 가격은 보통 1만원에서 2만원대. 하희연플라워(www.heeyun.com)는 특이한 형태의 크리스털 화분과 투명 아크릴로 만든 어항화분, 이중벽걸이 화분 등을 만날 수 있는 화분전문 쇼핑몰. 가격은 2만원부터 5만원사이. 이밖에도 화분몰(www.flowerpot.co.kr), 화분나라(www.hwabunnara.com)등도 추천. 글 한준규 윤창수기자 hihi@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億받고 헉!

    |토론토 연합|캐나다 노바 스코샤주에 사는 한 할아버지(66)가 11만 7000달러의 로또 복권에 당첨됐으나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사망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일 핼리팩스 지역신문 보도에 따르면 뉴저머니 지역 양로원에 아내와 함께 거주하는 이 할아버지는 숨지기 1주일 전에 복권공사로부터 당첨금을 수표로 받아 친구들에게 새 트럭을 장만할 계획을 밝히는 등 흥분돼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은행에 넣어둔 돈을 찾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조용히 세상을 하직하자 친구들은 그에게 너무 늦게 찾아온 행운을 원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福먹고 億!

    |시카고 연합|식당 등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행운의 과자’ 덕에 무더기 복권 당첨자가 나와 10만~50만달러를 받게 됐다.‘행운의 과자’에는 과자속에 짧은 덕담이나 행운의 숫자가 적혀 있는 작은 쪽지가 들어 있는데 지난 1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복권 파워볼 로터리에서 평상시 4명 정도의 당첨자가 나오는 것과 달리 지난달 30일 추첨 복권에서는 최고 기록인 110명이 당첨 번호 가운데 5개나 6개를 맞혀 행운을 안았다. 당첨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행운의 과자’에서 나온 같은 번호를 이용했다고 밝혔는데 대부분은 10만달러를 받게 됐으며 파워볼 숫자에 돈을 더 건 21명은 50만달러를 받게 됐다. 파워볼에서 10만달러에 당첨될 확률은 300만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프로야구] ‘양키 삼성’ 3연승 질주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1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식목일인 5일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인천 문학 구장이 2002년 개장 이후 페넌트레이스 첫 만원(3만 400명)을 이룬 것을 비롯해 잠실(3만 500명)과 대전(1만 500명), 부산 사직(3만명) 등 4개 구장이 일제히 만원을 기록했다.4개 구장이 동시에 만원 사례를 빚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관중은 10만명(10만 1400명)을 돌파했다. 종전에는 1991년 8월18일 8만 5241명이 입장,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양키 삼성’은 이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삼성은 잠실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3-5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 1볼넷에 4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4득점, 단숨에 7-5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뽐냈다. 삼성은 김재걸·박종호의 안타, 심정수의 볼넷으로 맞은 만루 찬스에서 김한수의 통렬한 2타점 2루타로 5-5 타이를 일궈냈다. 이어 김종훈의 좌익수 앞 바가지성 행운의 안타로 2·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3연승을 달렸다. 앞서 LG는 선발 김민기의 호투 속에 1-2로 뒤진 5회 클리어 서용빈·조인성의 연이은 2루타와 권용관의 3루타, 박경수의 적시타로 순식간에 4득점해 대어를 낚는 듯했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이 삼성의 불붙은 방망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아쉽게 3연패의 쓴잔을 들어야만 했다.‘만년 꼴찌’ 롯데는 사직에서 손민한-이정민(7회)-노장진(9회)의 특급 계투로 현대를 4-2로 제압,2패뒤 귀중한 첫승을 챙겼다. 에이스 손민한은 6이닝 동안 7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실점으로 버텼고, 마무리 노장진은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첫 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현대는 공동 꼴찌(2패1무)의 수모를 당했다. 기아는 문학에서 존슨의 호투와 이용규의 2점포 등으로 SK를 6-4로 제치고 1패뒤 2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선발 존슨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기대를 부풀렸다. 한화는 대전에서 두산에 6-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2승1패를 기록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기고] 인권의 사도 요한 바오로 2세/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처음 알현한 때는 1985년 가을이었다. 당시 로마 유학 초창기에 교황님의 숙소 경당에서 교황께서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여하면서 가까이에서 뵐 수가 있었고, 그 이후 7∼8차례 직접 알현하는 행운이 있었다. 한국에서의 미사를 위해 한국말 발음을 연습하실 때의 끈기와 열정이라든가, 알현시 필자가 한국 사제라는 것을 아시고는 한국말 인사와 당신이 기억하시는 몇몇 한국 단어로 답해주시는 교황님의 모습에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한국민 전체에 대한 강렬한 사랑을 지니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1984년 교황님께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시고 난 후 지금까지 한국 천주교 신자가 세배로 늘어난 것도 그 분의 한국 사랑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따라다니는 별칭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인권의 사도, 평화의 사도, 진리의 사도, 희망의 사도 등등…. 필자는 이 중 인권의 사도에 대해서만 잠시 회상하려고 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에 선출되고 이틀 후 교황직 수락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 순간, 경제, 사회, 정치, 종교적인 모든 불의와 차별로 억압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낼 것입니다.” ‘인권의 사도’로서의 소명을 취임 첫 연설에서 강하게 피력하셨고, 이러한 의지는 교황직 수행 전체에 걸쳐 잘 드러난다.200만㎞를 넘는 130여개 나라의 사목방문은 인권의 사도로서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여러 형태의 억압과 폭정이 있는 나라들을 방문하시기를 주저하지 않으셨고 빈부의 격차와 사회 불의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시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어가는 수많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교회와 국가는 늘 깨어있을 것을 촉구하셨다. 인권의 사도로서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는 단연 1989년부터 시작된 소련과 중·동부 유럽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공산권의 붕괴 뒤에는 교황과 미국의 동맹이 있었다고도 말하지만 요한 바오로 2세의 관심은 권력의 붕괴보다는 권력 때문에 희생되는 가난한 사람,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람, 양심과 자유를 제한당하는 사람들이었다. 1991년에 반포한 회칙(回勅)‘백주년’에서 교황은 1989년을 회상하면서 여러 나라의 독재와 압제정권이 붕괴된 원인으로 교회가 지난 100년간 자신의 직무로서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는 것을 피력함으로써 소련을 비롯한 중·동부 유럽의 변화에 당신께서 모종의 역할을 하셨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41년 사랑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와 형님이 묻혀있던 가족묘에 시신을 안치하면서 극도의 고통과 외로움, 절망 속에 그 무덤에서 무려 12시간이나 기도했다고 한다. 이 때 고통받고 외로움에 힘들어하고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구원의 신비를 전하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고, 사제의 길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여 사제가 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이 된 후에도 아버지의 죽음 당시에 느꼈던 비참한 현실을 세계 각처에서 보게 되었고, 구체적인 현실의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여기면서 그 희망을 온 삶으로 보여주신 ‘인권의 사도’로서의 길을 걸어가신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인권의 사도’로서의 삶이 주는 메시지는 “인간, 교회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난한 인간, 고통받는 현실의 인간이야말로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길이며, 그 이유는 이 세상과 인간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이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이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생전에 그리스도께서 가신 이 길을 걸어가셨다.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 [의회]박남규 노원의원 101편 가사집출간

    [의회]박남규 노원의원 101편 가사집출간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노랫말 등 진솔한 제 마음을 담은 노랫말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의회 박남규(중계3동) 의원이 자신의 경험과 인생관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은 101편의 노랫말을 ‘대박 행운 노랫말’이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도 만만세’라는 노랫말. 최근 논란이 된 독도문제에 대한 뉴스를 보고 단 하루 만에 만들었다. ‘유구한 역사가 숨쉬는 우리 땅 독도다/(중략)/민족의 탯줄을 품은 독도는 우리우리 땅이다/(중략)/새푸른 대한의 혼이 숨쉬는 독도 만만세’라는 가사는 어업 및 해양자원의 보고인 독도를 민족의 탯줄로 비유해 중요성을 부각한다. 박 의원은 “‘독도는 우리땅’ 외에는 독도 관련 노래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됐다.”며 “작곡가 금동하씨에게 작곡을 의뢰한 상태라 2∼3개월 뒤면 완성된 곡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의원이 노랫말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원래 시와 에세이 쓰는 것을 좋아해 에세이집 ‘세상에서 가장 작은 표주박’(1996년)과 시집 ‘향기 솟아나는 샘’(2000년)을 연이어 발행한 박 의원은 “에세이나 시보다 훨씬 대중적이고 쉬운 노랫말이 새로운 문학장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노랫말을 짓기 시작했다. 보다 체계적으로 문학을 공부해 보기 위해 그는 올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오는 5월 출간될 ‘…노랫말’이란 책은 ‘자신의 긍정적 생각과 체험’,‘랩가요’,‘한류열풍타고’ 등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진다. 특히 ‘랩가요’ 부분의 모든 노랫말은 세대차이나 가족간 갈등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뜻에서 랩으로 부를 수 있게 운을 맞췄다. 책 말미에는 기성세대를 위해 ‘시사용어정리’와 ‘감동적인 문자메시지 보내기’ 등을 추가해 뒀다. 박 의원은 “책에 수록된 모든 노랫말들이 노래로 불려져 누구나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웃음지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훌쩍 떠나볼까] 전북 고창 두암저수지

    [훌쩍 떠나볼까] 전북 고창 두암저수지

    이 시대, 진정한 웰빙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낚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정신적인 편안함이 함께하는 낚시는 현대인들에게 잘 맞는 ‘웰빙 레포츠’라 할 만하다.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고 앉아 있노라면 스트레스는 물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고, 인생에 대한 관조까지 이를 수 있다. 게다가 연이 닿은 물고기를 몇 수 건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물론 한 마리도 못 잡은들 어떠랴. 자신과 마주앉은 몇 시간의 낚시는 명상의 시간이었는데…. 봄볕이 아름다운 호숫가에 앉아 세월을 낚아볼거나.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살랑살랑 다가오는 봄처녀가 차디찬 저수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대물들의 소식, 따뜻한 햇볕에 강태공은 낚시 가방을 둘러메고 떠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올해는 늦추위로 붕어들의 산란이 늦어졌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대물들이 출현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다. 초보면 어떤가. 요소요소에 세월을 낚고 있는 선배들을 모시고 차근차근 배워가자. ●처녀출조의 설레는 마음 이번 주는 토종붕어가 많이 나온다는 전북 고창군 두암리 두암저수지로 떠났다. 서강낚시회 고수들과 떠난 곳은 서울에서 5시간 거리의 전북 고창. 두암지는 가슴이 탁트일 정도로 크고 아름다웠다. 여느해는 3월 중순이면 남쪽에선 산란이 거의 끝날 무렵. 올해는 봄이 늦게 온 탓에 붕어들이 산란 준비중이다. 붕어들은 산란하기 전, 장소물색을 위해 수초 주위로 몰려든다. 이때가 대물을 만나기에 좋은 시기. 중부지방은 4월초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 한다. 이춘근(세계경기낚시협회)회장이 시작을 알리자 회원들은 포인트를 찾기 위해 부산하게 흩어졌다. ●기다려라, 붕어들아 낚시는 처음이지만 수초가 우거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낚싯대를 얹을 수 있는 받침대를 꼽고 낚싯대를 폈다.3칸짜리와 2칸반짜리를 차례로 꺼냈다.‘앞치기’라고 바늘있는 곳을 손으로 잡고 낚싯대의 탄성을 이용해서 물로 바늘을 날렸다. 자신감과 달리 찌가 똑바로 서지 않고 가라앉아 버렸다. “수심이 깊어 찌가 가라앉으면 다시 찌를 꺼내 조금 올려줘야 하고 반대로 찌가 물위에 누워 둥둥 뜨면 찌를 내려야 합니다. 수심에 맞게 찌를 세팅하는 게 중요합니다.”찌가 물위에 새끼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올라오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이 회장의 설명에 따랐다. 생각과 달리 몇 번을 반복해서야 겨우 찌가 똑바로 섰다. “찌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솟구쳤을 때 낚아채야 합니다.”초보 낚시꾼을 혼자 물가에 내버려두고 이 회장은 포인트를 찾아 멀리 갔다. 혼자서 앉아 찌를 응시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반사하는 수면위에 떠있는 찌를 보려니 눈이 아른거린다. ●‘4짜’는 아무나 잡나 2시간쯤 버티자 작은 낚시 의자가 영 불편했다. 자리에 일어나서 두암지를 한바퀴 둘러봤다.“몇 수 하셨습니까?”“5∼6치(1치가 약 3㎝)짜리 3수했습니다.” 초보가 무리한 욕심을 낼 수는 없는 일. 흙길을 걸으며 가벼운 산책을 했다. 그때 이 회장이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혹시 내 낚싯대에 대물이….’ 백종문(39·자영업)씨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4짜야,4짜!” 40㎝급 붕어를 잡은 세리머니였다. 이회장도 “낚시 경력 40년에 4짜는 처음이다.”고 축하하고 있었다. 비늘 하나가 손톱 크기만한 붕어는 무려 40.3㎝. 보통 15년 이상이라야 한단다. 오늘의 스타 백씨의 무용담은 계속됐다.“상류 나무있는 곳에서 잔챙이를 몇 수 했는데 입질도 없어서 1시간을 버티다 자리를 옮기려고 들썩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찌가 솟구치더니 물아래로 곤두박질치잖아.” 모두들 쳐다보는 눈에 부러움이 가득했다. 나도 부러운 얼굴로 뻐끔거리는 붕어의 커다란 입만 바라봤다. 한학문(54·귀금속가공업)씨가 “이러지 말고 5짜 잡으러 갑시다.4짜는 봤으니까….”라고 말하자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림자가 길어졌고 출출해졌다.“라면 먹고 합시다.”누군가의 큰소리에 모여 신김치와 오뎅, 만두를 넣고 끓인 라면을 나눠 먹었다. 물론 소주도 한 잔.“5짜를 위하여….”모두 외친 후 다시 제자리. 몇 시간째 움직이지 않은 내 낚싯대를 걷어보니 미끼로 매단 지렁이는 온데간데 없고 덩그란히 바늘만 남아있었다. 다시 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물에 드리웠다. 손맛은커녕 피라미 한 마리도 구경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두암지 여기가 포인트 두암지는 만수면적 15만평 규모의 준계곡지로 포인트는 좌측 상류 일대를 중심으로 얕은, 수초밭이 넓게 펼쳐진 곳이다. 붕어의 씨알은 4∼8치로 다양하다. 미끼는 떡밥과 지렁이가 고루 쓰이지만 조과면에서는 떡밥이 앞선다.2칸 이내의 짧은 낚싯대로 수초대 가장자리나 빈 공간을 지렁이 미끼로 공략하면 굵은 씨알을 낚을 수 있다. 반면 밤에 3칸대로 떡밥을 쓰면 6∼7치급 붕어들도 잘 나온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고창 IC를 빠져나와 15번 지방도로로 고창군 시가지를 지나 약 15㎞ 직진하면 무장면 성내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해서 무장리, 만화리를 거치면 두암저수지에 도착한다. ■ 도움말 이춘근 세계경기낚시협회 회장 ■장비 이것이 포인트 모든 레포츠 장비가 그렇듯 낚시장비 또한 천차만별이다. 낚싯대는 20만원을 호가하는 것부터 2만원까지 다양하다. 보통 민물낚시에는 3개의 낚싯대가 쓰인다.2칸(1칸은 1.8m),2칸반,3칸을 주로 쓴다. 보통 무게와 기능을 따지면 5만원에서 10만원선이 좋지만 초보자는 3만원짜리도 무난하다. 찌와 받침대, 바늘 등 모두를 다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서강낚시백화점(717-6119)에서는 이런 초보자들을 위해 낚싯대 3개와 바늘, 찌, 공구함, 의자, 가방을 포함해 모두 12만원에 저렴한 상품을 내놓았다. 또 매주 토요일 민물과 바다로 출조하므로 처음 낚시를 시작하는 초보들은 도움받을 수 있다. ■가볼만한 저수지 ●발안 남양호 경기도 화성과 평택 사이에 있는 남양만을 막아서 만든 인공호수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대형 낚시터다. 수심이 얕은 펄에 갈대 물풀 부들이 많아 수초치기, 스윙 등 다양한 기법의 낚시가 가능한 곳이다. 새우미끼를 사용하면 입질은 드물지만 월척급 토종붕어와 장어가 잡히고, 지렁이는 토종붕어, 떡밥은 잉어와 떡붕어가 좋아한다. 가는길:경부고속도로 오산인터체인지에서 82번 국도로 약 18㎞를 서진해서 발안에 도착,82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저수지가 나온다. ●충남 예당지 예당저수지는 다양한 어종과 깨끗한 물로 조사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둘레 42㎞ 정도, 만수면적 330만평의 꽤 큰 저수지다. 넓은 만큼 수상좌대 또한 많으며 포인트도 산재해 있다. 포인트 곳곳에 자리잡은 수상좌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좌대비는 2명을 기준으로 1박2일에 3만∼3만 5000원. 가는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를 나와 29번 국도를 따라 홍성시내입구 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21번 국도를 따라 고가를 지난 후 1㎞ 정도 진행,616번 지방도로 직진하면 저수지 중류권 교촌마을이 나온다. ●진천 초평지 초평지는 충북 최대의 저수지(78만평)로 잉어, 붕어, 배스 등 다양한 어종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초평지는 명성에 걸맞게 좌대가 많다. 8치급의 누런 토종붕어의 앙칼진 손맛을 보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말풀수초가 많은 곳이 무조건 포인트. 미끼 또한 지렁이보다는 떡밥이 유리하다. 가는길:중부고속도로 진천IC에서 빠져나와 21번 국도를 이용해 안골삼거리 좌회전, 다음 서석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34번도로로 30분을 달리면 저수지가 나온다. ■4월 조황예상 4월은 남녘에서 꽃의 소식과 함께 바다와 저수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어종들이 산란기로 접어든다. 그래서 잦은 입질과 대물들의 출현으로 낚시인들은 마냥 들뜬다. 저수지는 4월초 남부지방, 중순에는 중부지방, 말쯤엔 경기북부까지 본격적인 산란이 예상된다. 시기에 맞춰 저수지를 선택한다면 행운을 안을 수 있다. 반면 바다는 4월초에는 아직 수온이 안정적이지 못하므로 주로 먼바다 위주로 포인트를 정하는 것이 좋다. 갯바위 낚시는 추자도와 거문도권에서 대형 감성돔과 참돔, 벵에돔의 출현이 잦다. 선상낚시에서는 볼락, 열기 등이 씨알 굵게 낚이고 연안에서는 도다리와 숭어등이 많이 낚인다. 4월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근해 섬들에서 감성돔들의 입질이 시작되고, 씨알보다는 마릿수로 낚이기 시작할 것이다. 대표적인 포인트로는 남해서부 완도권 청산도, 불근도, 소안도, 덕우도 등이고 남해중부 여수권은 금오열도권 등에서 잘 낚이며 남해동부권은 사량도, 추도, 비진도, 용초도, 죽도를 추천. 4월 하순부터는 모든 갯바위에서 감성돔들이 낚이기 시작해 많은 낚시인들이 손쉽게 손맛을 즐길수 있으며 먼바다에서는 대물 참돔과 돌돔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영화 ‘주먹이 운다’ 류승범은 웃다

    영화 ‘주먹이 운다’ 류승범은 웃다

    류승범(25)은 극과 극의 표정을 가진 배우다. 웃을 때 얼굴 절반을 차지하는 큰 입은 그를 영락없는 철부지 막내동생으로 보이게 한다. 반면 쌍꺼풀없는 가는 눈에 반항기가 서릴 때면 언제 터질지 모를 폭발물처럼 불안하고, 위태롭다.20대 중반의 남자 배우가 그 또래에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을 두루 갖춘 셈이니 그로선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영화 ‘주먹이 운다’는 그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독기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작품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남은 거라곤 오직 악다구니밖에 없는 상환의 캐릭터는 류승범의 눈빛과 몸짓을 통해 비로소 뜨거운 피가 흐르고, 근육이 꿈틀대는 현실의 인물로 스크린에 형상화됐다. ●인간승리 드라마 아닌 가족드라마 스물두살의 상환은 꿈도, 희망도 없이 잡초처럼 사는 인생이다. 막노동일을 하는 아버지와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로 구성된 가족은 그에게 연민의 대상이라기보다 그저 벗어나고 싶은 굴레일 뿐이다. 사고를 치고 소년원에 수감된 그는 면회 온 아버지에게 “없는 살림에 입 하나 던 셈 치라.”고 퉁명하게 내뱉는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건 가족에 대한 것이었어요. 상환이 아무리 악한 놈이라고 해도 교도소안에서 아버지가 사고로 숨지고, 할머니마저 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엔 슬픔과 고통이란 말로는 감당할 수 없는 뭔가가 치밀어 올랐을 거예요. 그래서 미친 듯이 권투에 몰입하는 거죠.” 형 류승완 감독과 함께 할머니 품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 경험이 영화속에 녹아있다고 했다.“친구들을 봐도 할머니 손에서 자란 손자들에겐 공통된 정서가 있어요. 그런 점이 알게 모르게 상환에게 스며든 것 같아요.” 권투시합을 앞두고 병원을 찾은 상환이 자신을 몰라보는 할머니앞에서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고 꺽꺽 숨만 몰아쉬는 대목과 시합에서 이긴 후 할머니를 껴안고 맘놓고 오열하는 장면은 그런 그의 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연기선배이자 인생스승인 최민식 스크린안에서 그는 최민식과 딱 한번 대면한다.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사각의 링에서 말그대로 인정사정 볼 것 없는 혈투를 벌인다.15분에 걸친 신인왕전 결승전 장면은 사전 각본없이 실전 그대로 촬영했다.“당시 선배님이 독감에 걸려서 몸상태가 안 좋으셨는데 막상 링에 올라가니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때리지 않으면 맞는다는 동물적인 감각만 살아서 죽기살기로 시합을 했지요. 밀릴 땐 나도 모르게 욕도 나오고.(웃음)” 20년 터울의 대선배와 1대1로 연기경쟁을 벌인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을 터.“처음 같이 연기를 하게 됐다고 했을 때 무척 황홀했다.”는 그는 “평소 존경해온 선배님의 연기에 대해 이러쿵저렁쿵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참 많이 배우고, 느꼈다.”라는 말로 선배에 대한 고마움과 진한 정을 표현했다. ●배우 류승범과 자연인 류승범 “원래 음악인이 꿈이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걸 알고 일찌감치 포기했지요. 지금은 제 이름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졌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어떤 장르에서건 가치를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를 천직으로 여긴다. 그건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프로페셔널한 배우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이다. 때문에 그는 “배우는 99%의 재능과 99%에 해당하는 1%의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타고난 재능도 있고, 재능만큼 노력도 하는 배우, 그것이 오늘의 류승범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자연인 류승범의 꿈은 무엇일까.“잘 먹고 잘 사는 거요.(웃음)상환처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현명하게 잘 사는 사람이 돼야지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스포츠서울 김도훈기자 ■ 형제는 용감했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영화 가족, 류승완 감독과 류승범. 이들은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아라한 장풍대작전’에 이어 ‘주먹이 운다’까지 4편의 작품에서 내리 호흡을 맞췄다. 피를 나눈 형제지간이지만 둘다 촬영장에서는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스타일. 류승완은 “작업을 하면서 형제라는 생각은 안 한다. 배우가 아닌 동생 류승범이라고 여기는 순간 영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감독으로서 배우 류승범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이다.“배우로서의 본능이 뛰어나다. 한 장면이 잘 풀리지 않으면 전체 맥을 짚어서 감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예민하고 잠이 많은 것은 단점이다.” 류승범이 보는 감독 류승완은? “형의 영화이기 때문에 출연하지는 않는다. 감독은 배우가 필요해서 접촉하고, 배우는 작품을 원해서 출연한다. 아무리 형제라도 일은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 형에 그 아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그 영화 어때?]‘윔블던’-팡팡 튀는 사랑랠리

    [그 영화 어때?]‘윔블던’-팡팡 튀는 사랑랠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노팅힐’‘러브 액츄얼리’의 제작사인 영국의 워킹타이틀이 이번에도 한 건 올렸다.25일 개봉하는 영화 ‘윔블던(Wimbledon)’은 재밌고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살아있는 전형적인 워킹타이틀표 로맨틱 코미디의 장점에다 스포츠 영화의 짜릿함까지 더했다. ‘사랑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한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뻔하디 뻔한 소재를 다뤘지만,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자기 성찰을 그치지 않는 캐릭터의 생생함 때문이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바탕으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관객 역시 서서히 모든 상황에 빠져들게 만든다. 한때는 세계 랭킹 11위였지만 지금은 한물간 테니스 선수 피터(폴 베타니). 운좋게 번외선수로 윔블던 대회에 출전하게 된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한다. 서른한 살에 자신감도 잃고 되는 일도 없는 피터의 신세한탄식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브리짓 존스‘의 남성판 버전이라 할 만하다. 우연히 호텔 방 열쇠를 잘못 건네받는 바람에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 리지(커스틴 던스트)와 데이트 행운을 거머쥔 피터.“시합전의 섹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당돌하게 다가오는 이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긴 피터는, 지던 시합에서도 그녀의 모습에 힘을 얻어 승리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랑의 달콤함과 긴장감을 녹이는 유쾌한 유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의 긴박한 순간에 흘러나오는 피터의 ‘엉뚱한’ 내레이션 등 영화는 능수능란하게 관객의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며 이들의 사랑과 윔블던의 생생한 현장에 동참하게 한다. 영화적 재미와 함께 사랑의 힘과 가족의 응원으로 잊었던 자신의 참모습을 하나 둘 끄집어내며 경기에 대입시키는 주인공의 모습은, 열정을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가슴 벅찬 환희를 경험하게 할 듯싶다. 조연 캐릭터가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형의 경기에서 꼭 상대편에 돈을 거는 동생, 으르렁대다가 피터의 경기로 화합하게 되는 피터의 부모, 사랑을 갈라놓으려 하지만 피터의 진심을 알고 승낙하는 리지의 아버지 등 풍성한 캐릭터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영화의 주제를 확고하게 굳힌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헤로인이 리지로 출연했고,‘리차드 3세’로 96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TV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연출한 리처드 론크레인 감독이 연출했다.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새만금 타당성 또 논란

    새만금 개발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시화호보다 심각한 수질오염이 예상된다는 정부용역 조사보고서(서울신문 3월21일자 1면·26면 참고)가 현재 항소심 계류 중인 새만금 사업취소 소송에 증거자료로 제출된다. 아울러 국책연구기관의 공식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새만금 개발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정부 안팎에서 다시 격화될 조짐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1일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새만금 수역을 방조제로 막아 담수화할 경우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생물폐사에 따른 수질오염 문제가 그동안 정부 내에서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향후 관계부처간 논의과정에서 이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담수화에서 해수유통으로 변경한 시화호의 실패 사례가 새만금 사업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과학적 조사결과가 나온 만큼 새만금 사업계획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취소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도 이번 보고서를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4특별부)에 제출, 입증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공익법률센터 박태현 변호사는 “그동안 생물 집단폐사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를 뒷받침할 근거자료가 없어 아쉬웠는데 전문가 178명이 참여해 공동조사한 이번 보고서는 (원고에겐)그야말로 행운”이라면서 “이번 주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조만간 정부 용역보고서를 재판부에 결정적인 증거자료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주무부처인 농림부는 이번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방조제 완공 등 기존 사업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농림부 이원규 기반정비과장은 “(해양연구원이)가정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고서를 작성했다. 농림부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대학교수 등 연구진의 반박자료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해양연구원의 보고서 유출 과정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에서 최근 새만금 관련 보고서를 일절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적이 있다.”면서 “파장을 우려한 조치겠지만 국민세금이 투입된 용역조사 결과를 굳이 공개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은호 김태균기자 unopark@seoul.co.kr
  • 전국최고 발명학교 파주 검산초등교

    전국최고 발명학교 파주 검산초등교

    지난 3년 동안 전국 규모의 발명대회에서만 무려 28차례나 크고 작은 상을 휩쓴 학교가 있다. 경기도 파주의 검산초등학교다. 단체상을 8차례나 받았고 개인 입상은 350여건에 이른다. 한 교사가 뿌린 작은 발명의 씨앗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짧은 시간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전국 최고의 발명학교로 발돋움한 검산초등학교를 찾았다. 발명반은 놀랄 만큼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200평 정도의 공간에 목공 공작실, 금속 공작실, 정보 창안실, 준비 자료실 등이 있다. 하지만 전국 최고의 발명학교가 된 것은 이러한 시설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신지식인 교사의 노력, 꽃피우다 최병운(39) 교사가 이 학교에 부임한 것은 2002년. 그는 1997년 특허청에서 발명 교사 연수를 받으면서 발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최 교사는 담임을 맡고 있는 반아이들에게 발명 지도를 시작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당시 김광식 교장은 학교 차원의 발명교육을 제안, 발명반이 탄생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발명반이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몇몇 아이들을 설득해 대회에 나갔고 시·도 예선에서 대뜸 9명이 상을 받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최 교사는 “친구들이 상 타는 것을 보고 어린이들이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결국 학교 전체가 발명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같은 해 5월 전국전자키트창작경진대회에서는 전국 최우수 단체상을 받았다. 이후 아이들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대학민국학생발명전시회 전국최우수단체상 2연패를 비롯해 화려한 수상경력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교사와 학생, 발명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다 전국 최고의 발명학교가 되기까지는 최 교사를 비롯한 교사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대회를 앞두면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은 물론 발명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발명반을 이끌고 있는 강기용(43) 교사의 열정은 대단했다. 처음에는 발명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그는 후배 최 교사의 보조로 나섰다.2004년부터는 특허청 승인을 받고 문을 연 ‘발명공작교실’을 책임지게 됐다. 그는 “발명 마인드를 가진 ‘신지식인’ 최 교사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면서 “발명의 중요성을 늦게라도 알게 돼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교사는 발명학교로 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 스스로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아이들이 발명은 순간적 발상이 아닌 끊임없는 고민에서 비롯된다.”면서 “지금은 더 이상 가르칠 필요가 없을 만큼 뛰어난 학생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발명지도는 강 교사를 포함한 14명의 교사가 맡고 있다. 월∼목요일 방과 후 발명공작, 발명기법, 창의적 두뇌활동, 발명 상상화 및 캐릭터 그리기 등의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세계 최고에 도전한다 현재 발명반 학생은 모두 80명이다. 이와 별도로 6학년 양승원·함진수,5학년 곽나영·손세희·최훈규,4학년 신아름 등 7명의 어린이가 ‘내추럴 브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미국 테네시대학에서 열리는 세계적 발명대회인 디니대회의 예선을 겸하는 전국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요즘 오는 5월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 대회를 앞두고 매일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준비를 하고 잇다. 주어진 과제는 나무, 낚싯줄, 접착제만으로 150g짜리 초경량 다리를 제작하는 것. 대회 당일 가장 많은 무게를 견디는 팀이 우승한다. 자료 수집부터 다리 종류를 정하고 제작하는 것 모두 학생들 몫이다. 곽나영(11)양은 “인터넷 등으로 자료를 찾아본 결과 현수교 공법이 가장 튼튼한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제작·실험을 거쳐 보다 견고하게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내추럴 브레인’ 7명의 공통점은 ‘끼’와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발명을 배우면서 성격부터 달라졌다고 한다. 손세희(11)양은 “발명뿐만 아니라 매사에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학원을 그만두고 발명을 배우면서 얻은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교사 발명교육도 책임진다 특허청이 발명 교사 연수를 실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년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검산초등학교는 새달 파주시내 교사를 대상으로 발명교실을 운영한다. 대부분 초등학교가 공립이므로 교사들은 자리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사의 전근으로 해당 학교의 발명 교육이 중단되지 않으려면 지도 교사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교사 지도뿐 아니라 학부모 발명반도 개설,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만호 교장은 “창의력을 높여주는 발명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도에 나서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발명교육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최고의 발명학교가 되기까지 ▲2002년 3월 최병운 교사 부임,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발명교육 시작 ▲2002년 5월 학생발명품경진대회 시·도 예선 9명입상 ▲2002년 5월 전국전자키트창작경진대회 전국최우수단체상을 받아 전국 대회 첫 수상 ▲2002∼2004년 전국 대회에서 7차례 단체상 수상,350건 이상 개인 수상 ▲2004년 3월 강기용 교사가 지도하는 특허청 인증 발명교실 개설 ▲2005년 1월 전국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미국 디니대회 참가 자격 획득 ■ 발명은 생활속에서 결코 어렵지 않아요 발명을 어렵고 멀게만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검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발명품을 살펴보면 ‘발명은 생활 속에 있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성인의 발명품 이상으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작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간단하고 만들기 쉽지만 생활 속 불편함을 덜어 준다. 튜브 양쪽에 뚜껑이 달린 치약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치약은 내용물이 한쪽에서만 나오지만 이 치약은 어른용 뚜껑과 어린이용 뚜껑이 따로 있다. 어른용보다 어린이용은 구멍이 좁아 치약을 낭비하지 않는다. 생활 속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발명품은 더 있다. 플러그 끝에 이름표를 붙인, 얼핏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지만 훌륭한 발명품이 있다. 콘센트에 여러 전자제품이 복잡하게 꽂혀 있을 때 다른 플러그를 뽑기 일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플러그 끝에 이름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콘센트를 뽑지 않고도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를 달아 120점짜리 발명품이 됐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센서를 단 컵도 있다. 일정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 소리가 나는 컵이다.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생각해 발명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기특한 작품이다. 파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발명반 지도 강기용 교사 “초등학교에서, 특히 영재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발명입니다.” 검산초등학교 발명반을 이끌고 있는 강기용(43) 교사는 발명교육의 중요성에 그 누구보다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21세기 국가 경쟁력은 창의력에서 나오고, 창의력 개발에는 발명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지난 3년 동안의 경험에서 깨달았다. “발명교육을 경험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아이들의 사고 정도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A4 종이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보통 아이들은 글을 쓴다, 종이 비행기를 만든다 정도 수준으로 답하죠. 하지만 발명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종이를 태운 다음 그 재를 얼굴에 바르면 군인들의 야간 위장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생각의 폭이 넓습니다.” 그럼에도 발명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 강 교사는 “초기에는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발명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부모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지금은 많은 학부모들이 발명반을 믿고 아이들을 맡기지만 여전히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발명교육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지만 아직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부분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발명 아이디어가 어른들의 손에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발명대회에서 상을 받더라도 대통령상 수상작 말고는 기술이나 발명품에 대한 권리가 6개월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강 교사는 “특허든 실용신안이든 각자 알아서 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면에서 학생이나 교사가 하기엔 벅찬 일”이라면서 “전국 대회 수상작에 한해 정부에서 실용신안만이라도 대신 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강 교사는 교사와 학교장의 의지만 있다면 어떤 학교든 훌륭한 발명교육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떤 학교든 최고의 발명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전해 보십시오.” 파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육아집 ‘울지마 다빈아’ 펴낸 손영철씨

    육아집 ‘울지마 다빈아’ 펴낸 손영철씨

    “둘이서도 힘든 육아, 네티즌의 도움으로 혼자 잘 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기 키우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 없이 혼자서 컴퓨터 한 대로 아기를 돌보고 있다면? 최근 ‘울지마 다빈아’를 펴낸 손영철(35)씨는 지난 9개월간 수많은 네티즌의 도움으로 딸 다빈이를 키워냈다. “삼칠일도 지나지 않은 딸을 혼자 키우게 됐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다 ‘난중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육아 카페에 아기 키우는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결혼 준비 중 아기를 가진 아내는 임신 우울증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지난해 6월 출산 직후 부녀를 떠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일을 했던 손씨. 벤처에 손을 댔다 좌절, 악성채무자에서 재기해 희망의 빛이 보이던 때 또다른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하루에 수많은 글이 올라오는 큰 카페에서 저한테 관심을 가져줄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그런데 글마다 꼬리말이 수십개씩 달릴 만큼 많은 분들이 격려와 육아 방법을 전해주셨습니다.” 네티즌의 정성은 조언으로 그치지 않았다. 분유, 옷, 유모차 등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은 물론 손씨를 위한 밑반찬까지 보내줬다. 수유를 위해 새우잠을 자고 항문폐쇄증으로 아이가 수술을 받는 등 지난 9개월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있게 대한민국 그 어떤 아빠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육아는 우울증을 불러올 만큼 어렵지만 그 기쁨 또한 큽니다. 전국의 수많은 비혼모들과는 달리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는, 저는 행운아입니다.”오는 23일에는 도움을 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영화제를 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야구 100돌맞이 고교대회

    한국야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우수고교 초청대회’가 열린다. 대한야구협회는 14일 야구 100주년을 맞아 고교야구의 향수를 되살리고 붐 조성을 위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14개 고교팀을 초청, 다음달 11일부터 17일까지 동대문야구장에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역대 우승 횟수 등 성적순에 따른 출전팀은 최다인 20회 우승의 경북고를 비롯, 경남 부산 신일 광주제일 상원(옛 대구상) 군산상 선린인터넷 천안북일 동산 덕수정보산업 등 11개팀이다. 또 나머지 3개 팀은 우승 횟수와 전통 등을 감안, 동성고(옛 광주상)와 서울고, 인천고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이날 대진 추첨 결과 경북고-경남고, 북일고-군산상고, 선린인터넷고-부산고 등이 1회전에서 격돌하고, 광주일고와 상원고는 부전승으로 2회전 진출의 행운을 잡았다. 이번 대회 우승팀에는 500만원의 장학금과 500만원 상당의 야구장비가 지급되며 최우수선수(MVP)와 감투상, 지도자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고교대회에서 상금이 걸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세일 아파트 “예 있소”

    세일 아파트 “예 있소”

    세일 아파트를 주목하라. 서울 재개발지구와 수도권 택지지구에 새 아파트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변 시세보다 싼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더러는 급매물도 등장, 잘만 잡으면 시세보다 싼 값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행운이 따른다. 쉽게 팔리지 않아 전세로 돌리는 매물도 많다. 새 아파트인 데다 전세 보증금도 저렴하다. ●길음 재개발구역 4000여 가구 4월 입주 서울에서는 북부지역의 대표 재개발지역인 성북구 길음동 일대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변한다. 다음달 415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미 재개발 아파트가 많아 매물이 풍성한 곳이라서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 매물 홍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8일 입주를 시작하는 길음2구역에는 대우건설이 지은 푸르지오 아파트 2278가구가 들어선다. 길음4구역은 다음달 22일 입주가 시작되는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1881가구로 이뤄졌다. 두 지구가 마주하고 있어 사실상 40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를 형성한다. 33평형 시세는 2억 5000만∼3억 4000만원이지만 매물이 늘면서 가격은 약세를 띠고 있다. 급히 처분하려는 매물도 나오기 시작했고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도심 4호선 길음역이 승용차로 3분 거리. 가까운 곳에 대형 백화점도 있다. ●인천선 송도만 1만여 가구 ‘집들이’ 인천 송도신도시에서도 7곳 4460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신도시 첫 분양 아파트다.2공구 풍림아이원 1,2,3,4,6차는 33∼65평형 3334가구로 모두 올해 입주를 한다.4,6단지 848가구는 이달에 입주를 마친다.1∼3단지 2486가구는 오는 7월 입주 예정이다. 단지 안에 초중고교가 들어서며 종합 쇼핑몰도 들어선다. 아직 대중교통편은 없으나 인천지하철 1호선을 송도신도시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2008년 완공된다. 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새로운 도심 형성이 기대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수혜지역으로 꼽힌다.4블록 33평형 시세는 2억 3000만∼2억 6000만원,6블록 46평형은 3억 8000만∼4억 1000만원이다. 인천 삼산지구에서도 3개 단지 5000여 가구가 입주를 기다린다. 가장 큰 단지는 주공그린빌 1단지(5년 공공임대)로 21∼25평형 1873가구. 오는 6월 입주한다.2단지는 32∼33평형 1622가구로 11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미 입주한 아파트와 함께 1만여가구의 주공 타운이 만들어지고 있다.6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성미소지움 1030가구는 중대형 위주로 이뤄졌다.38∼61평형으로 삼산역이 걸어서 10분 거리. ●남양주 평내지구 36평형 전세 6000만원선 평내지구는 7곳에서 입주 채비를 하고 있다. 평내동 중흥S클래스 31∼47평형 942가구가 이달 중 입주하는데 이어 5월에도 36∼47평형 430가구가 추가로 입주한다.7블록 36평형 시세는 1억 6700만∼1억 9000만원. 전세 물건은 6000만원 정도면 잡을 수 있다. 대주파크빌 1차 595가구는 이달 입주하고 2차 606가구는 8월 입주할 예정이다.1차 34평형은 1억 8000만∼1억 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2009년 경춘선 복선공사가 끝나면 서울 진입이 훨씬 쉬워진다. 일산 신도시와 가까운 고양 가좌동에서는 하반기 입주가 시작된다.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1210가구는 7월 말, 벽산블루밍 1840가구는 9월 입주 예정이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정보분석실장은 “일시적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은 입주가 마무리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대규모 새 아파트촌을 형성하기 때문에 아파트 값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주변 교통이나 생활편익시설 등을 살펴본 뒤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신도시 중에서 일산만큼 행운이 뒤따른 도시는 다시없을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가장 큰 행운은 사방에서 전통적인 마을들이 일산을 무슨 보금자리처럼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산은 아파트 일색의 신도시에서 한 걸음만 밖으로 벗어나도 대뜸 예스러운 농촌 풍경이며 전통문화며 사람살이, 나아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어느날 느닷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행정가들의 손끝에서 얼렁뚱땅 만들어진 위성도시 일산은 도시로서의 황폐한 풍경에서 벗어나 흙이며 생명 같은 자연의 풍부함과 별다른 수고도 없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해방 전후 고양군의 군청이 을지로 6가 서울운동장 맞은편에 있을 때만 해도, 일산을 품에 안은 고양군은 서울의 사대문을 둘러싼 외곽지대인 지금의 서대문구며, 용산구, 마포구, 영등포구, 은평구, 성동구, 성북구 등의 일부분이 모두 제 땅이었다. 다시 말하면 불암산이며 무악재, 박석고개가 고양 땅이었던 것이다. 그 땅을 서울에 죄다 뺏기고 군청마저 원당으로 옮겨갈 무렵 일산은 고양군 중면 일산리로, 일산 쌀이라는 기름지고 감칠 맛 나는 쌀 생산지인가 하면, 또한 일산장이라는 꽤 큰 5일장이 열리는 농산물 집산지이기도 했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어울린 행운의 도시 통일로와 경의선 철도가 사이좋게 달리는 일산 일대는 비산비야의 야산지대로 나지막한 구릉들이 잇달아 펼쳐져 있는데, 식민지 시대부터 과일과 채소의 재배지로 이름이 나 딸기며 포도, 배, 사과 같은 과수며 관상수, 화초, 고등채소 등을 가꾸는 전원마을이었다. 더군다나 고양군 일대가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이렇다할 공장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것도 오늘의 일산에 행운을 안긴 원인이기도 했다. 일산에 신도시가 들어서서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고 고양군이 고양시로 바뀌어 마침내는 시단위 인구에서 전국에서 두세 번째를 다투는 90만명에 가까운 대도시로 변했다. 그런 대도시 일산에 살면서도 주민들은 뜻밖에도 일산의 가장 큰 자랑으로 먼저 호수공원을 내세운다. 그리고 일산 주변의 풍성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들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혹은 문화와 자연이 사이좋게 어울린 일산 주변에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지 않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1970년대 혹은 1980년대에 서울에 살았던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두번쯤은 저마다 주말이면 신촌역에서 경의선 기차를 타고 교외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을 터이다. 수색역을 지나고 능곡역을 지나서 마침내 백마역에 내리면 역 앞에 그대로 과수원이 펼쳐지고, 과수원 사이사이에 원두막이나 카페가 그림처럼 들어선 소위 카페촌이 있었다. 젊고 한껏 아름다운 남녀들은 곧장 과수원 안으로 스며들어 딸기철에는 딸기를, 포도철에는 포도를, 복숭아철에는 복숭아를 사먹으며 나들이 분위기에 취하고 갓 이루어진 사랑에 취했을 터이다. 당시의 백마역 카페촌은 지금은 풍동 애니골에 그대로 재현되어 분위기촌을 이루었다. 백마역에 카페촌이 있게 한 원조 화사랑을 위시해서, 규모에 있어서 세계 제일이라고 내세우는 가나안유황오리점, 한정식의 민속집, 카페 봉주르, 이천쌀밥의 토우, 돈가스전문점, 회먹는 날, 학골양푼갈비, 닭백숙의 장수마을, 소호레스토랑 등 미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카페며 음식점 같은 먹을거리들이 애니골 안에 있다. 그런가 하면 화정동에는 패션거리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취향을 살린 먹자골목이 들어서고, 라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롯데 극장가에 또한 퓨전식 먹자골목이, 밤가시 사거리에는 무려 40여 곳 가까운 일식골목이 저마다 특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다. 그뿐이랴. 자유로를 곧장 달려가면 몇분 지나지 않아 통일동산이며 군사분계선 철조망 너머로 한강 건너편에 북녘땅이 실향민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지 않으냐. ●경의선 열차타고 주말 나들이 즐기던 백마역 풍동 애니골의 화사랑(031-905-3835)은 명실공히 누구나 인정하는 애니골 분위기촌의 터줏대감이자 백마역 카페촌에서 일어난 온갖 사랑의 산 증인이다. 홍익대학교 미대 출신인 김원갑씨가 1970년대 백마역 앞에 카페 겸 작업실로 시작했던 화사랑은 일산이 신도시로 개발되어 백마역 앞 카페촌이 애니골로 옮겨와서 새로운 문화거리를 만들면서도 그대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이는 과연 미대출신답게 통나무 일색으로 특색 있는 건물을 지어 얼핏 보기에는 중세시대의 요새 같은 중후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아직도 통나무집의 2층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그림을 계속하고 있다. 화사랑은 300평에 350석의 대규모 공간으로, 실내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벽난로의 참나무 불길이 타오르는 가운데,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 김혁, 함철호, 정인수 달고나밴드 같은 낭만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가수들이 주로 70∼80년대 가요를 중심으로 추억의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벽난로의 불길이 밝혀주는 흐릿하면서도 아련한 불빛 아래 이마를 맞댄 손님들은 주로 30대와 40대 언저리의 남녀이다. 어쩌면 그이들 또한 10년 혹은 20년 전에 경의선 열차를 타고 와서 시작했던 첫사랑의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모든 것이 다 서투르기만 하던 시절, 어쩌다 술이며 사랑에 취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머뭇거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막차를 놓쳐버린 후의 두려움과 설렘이 다시 한번 낡은 유행가 가락에서 살아오는 것일까. 화사랑은 먹거리 또한 어쩐지 옛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버섯전골, 불낙전골, 버섯불고기, 주꾸미삼겹살, 닭도리탕, 토종닭백숙 등이 있는데, 저마다 2만원 안팎으로 동동주 안주 삼아 공깃밥을 곁들이면 서너 명이서 너끈하게 즐길 수가 있다. 이밖에도 묵잡채, 해물파전, 감자전, 모듬전, 골뱅이무침 등 1만원 안팎으로 전통적인 메뉴가 다 있는데, 그중에서도 화사랑이 자랑하는 요리는 묵잡채로, 묵을 잘게 썰어 무말랭이처럼 말린 후에 피망이며 양파, 새송이버섯, 죽순, 부추 같은 야채와 돼지고기를 무말랭이 크기로 채 썰어 볶아낸다. ●옛날 낭만적 분위기 물신 풍겨나는 먹을거리 자유로 장항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일산으로 들어오는 길에 SK주유소를 지나자마자 그대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좁은 굴다리를 지나는 길로 좌회전하여 가면 LG주유소가 나오고 50m쯤 전방에 모란각(031-906-9022)이라는 대형 입간판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한때 귀순용사의 대명사로 불리던 김용씨가 주인인 모란각 본점이다. 모란각은 일산 시가지에서 오자면 호수공원 뒤편에 있어서 길 찾기에 다소 어렵지만, 대신 자유로를 오가는 차량들에서는 어디에서건 단연 눈에 뜨이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그렇듯이 모란각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실향민 출신으로 나이가 칠순이며 팔순을 넘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다. 그이들은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휠체어에 탄 노구를 이끌고 흡사 성지순례라도 하듯이 통일동산을 찾고, 이어 모란각을 찾는다. 모란각은 김용씨가 귀순자들 위주로 뜻을 모아 차린 소위 북한음식 전문점이다. 그이는 귀순자들의 누구보다도, 한 인간에게 체제가 뒤바뀐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는가를 뼈저리게 느낀 모양이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체제에서 유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며 형성된 가치관이며 사고력, 인간관이 어느날 자본주의체제로 뒤바뀌는데서 오는 가치며 사고의 혼란을 견뎌내는데, 그이는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몽땅 바쳐야 했던 것이다. ●성지순례 하듯 모란각 찾는 노년의 실향민들 이웃끼리 돈을 빌리는데 이자를 주고받거나 서로 간에 서류를 주고받는 법이 없이 살아왔던 근대식 북한에서, 남한에 내려와 소위 사업을 한답시고 모란각을 차린 이후 그이는 남에게 거저 뜯긴 돈이 10억, 서류라고 만들었지만 역시 뜯기고 만 돈이 10억, 또한 번연히 눈뜨고 사기 당한 돈이 몇 10억 하는 식으로, 현대식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참으로 엄청난 수업료를 문 셈이었다. 전국의 대도시에는 거의 모란각 지점을 둔 소위 프랜차이즈사업의 회장인 그이는 정작 전셋집에 10년 가까이 된 승용차가 재산의 전부라면서 빙긋 웃었다. “내레 니북에서 내레올 때 달랑 옷 한 벌 가지고 왔수다.” 모란각의 주메뉴는 역시 평양냉면과 비빔냉면이다. 바로 이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하여 칠팔순의 실향민들은 노구를 이끌고 허위허위 모란각까지 찾아온다. 그이들이 먹는 평양냉면의 맛이 어찌 냉면 맛에서 끝나겠는가. 살아생전에는 밟아보지 못할 것만 같은 고향 그 자체의 맛, 스무 살 혹은 미처 스무 살도 못 되어 떠나온 후 어느 한번이라도 눈에 밟히지 않은 적이 없는 고향의 산과 들이며 거기에 아직도 살고 있는 부모형제들의 맛이 아니랴. 냉면에 이어 예부터 북한에 전해져 내려온 평양갈비온반, 뚝불고기, 털털이해장국, 명태식혜, 북한순대, 고구려갈비찜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모란각 특유의 메뉴들이 별로 비싸지 않은 값으로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온통 나비로 장식한 ‘나비공간’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의정부와 벽제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 5분쯤 차를 달리면 낙타고개 못 미쳐 바로 국도변에 나비공간(031-968-0742)이라는 이색적인 카페가 있다. 나비공간은 이름 그대로 실내가 온통 나비로 뒤덮이다시피 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직업이 아예 나비수집가인 정영운씨와 박은자씨 부부가 1998년에 연 나비공간은 정영운씨가 고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중년에 이르기까지 나비수집에만 30년을 바친 대가를 이곳에 다 모아놓은 셈이다. 카페 나비공간의 내부를 장식한 나비들만도 수백 마리가 넘을 터인데, 커튼, 벽시계, 테이블, 액자에서부터 심지어는 창에 드리운 커튼에까지도 온통 나비로 장식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카페 옆에 다른 건물에 있는 나비전시관에는 임페리얼호랑나비, 부타이티스, 골리아스, 파라다이어호랑나비, 파필리아, 메리디오나리스, 버드윙, 부엉이나비, 나뭇잎나비등 세계 희귀나비 700여 종에 무려 5000 마리가 넘는 세계 각국의 나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뜰 한쪽에는 나비사육장이 있어 직접 나비들을 기르기도 하는데,4월에서 9월까지는 언제라도 관람을 할 수 있어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다시 번데기가 되어 이윽고 나비로 날아오르기까지 전과정을 살필 수가 있다. 문득 사는 일이 허방이라도 짚듯 사람을 휘청거리게 하거나 사람살이의 모든 관계가 부질없어지는 이라면 한번쯤 나비공간에 찾아와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 속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일찍이 장자(莊子)가 갈파하지 않았으랴.“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으되, 꿈속의 나비가 나인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나비의 꿈속에 들어간 것인가.” 그렇듯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에 빠져 라벤더차나 페퍼민트차를 마시며 무심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한다면, 장자가 어디 따로 있으랴. 비단 혼자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이와 함께 나비공간의 시간을 좀더 감미롭게 간직하고 싶은 이라면, 나비공간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본식 스테이크 오븐구이에 와인을 곁들이며 저녁 한때를 지내는 것도 무방할 터이다. 나비공간에는 나비공간 정식에서부터 피자, 돈가스 같은 양식과 커피며 레몬차, 솔잎차며 꿀대추차, 국화차며 각종 주스에 파티니, 블랙러시안, 칼루아밀크 같은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나비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여 나비향수며 나비브로치에서부터 귀걸이며 핸드폰걸이, 열쇠걸이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박은영의 DVD 레서피]케밥물고 ‘클린’하게 길떠날까

    [박은영의 DVD 레서피]케밥물고 ‘클린’하게 길떠날까

    케밥은 유목민들의 음식이다. 광활한 중앙아시아를 유랑하던 고대 터키인들은 빠른 시간 내에 간편하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다.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바비큐 한 뒤 빵에 싸서 먹는 케밥은 말하자면, 웰빙 햄버거이자 터키식 페스트 푸드다. 목자들을 위한 도시락이고 오랜 여행을 위한 요리이기도 했다. 맛은 어떨까. 숯불 화덕 옆에서 회전시키며 구운 고기는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며, 얇은 밀가루 빵과 신선한 야채가 함께 씹히는 질감은 기막히다. ‘델마와 루이스’의 주인공들에게도 케밥이 제격이다. 자유롭고 싶은 열망으로 질주하는 그들을 위한 만찬으로는 와인과 촛불이 있는 프랑스 요리보다 유목민들의 여행식이 어울린다. ‘델마와 루이스’의 후예들인 ‘코니 앤드 칼라’,‘클린’의 주인공들 역시 자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한다. 살인자들에게 쫓기다 드래그 퀸 클럽에서 꿈을 펼치게 된 두 여자와, 마약에 찌들어 살다가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된 한 여자의 여정이다. 음악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두 영화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시카고’를 연출한 마이클 램벡과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각본과 주연을 맡은 니아 발다로스가 함께한 ‘코니 앤드 칼라’는 어두운 소재임에도 시종일관 경쾌하다. 그러나 ‘클린’은 애잔한 록 음악만큼이나 장만옥의 고단한 여정이 전개된다. ●클린 마약에 찌들고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에 시달리고 있으며, 어린 아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여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유목민을 연상시킨다. 장만옥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답게 인생 막바지에 몰린 여자의 심경이 발군의 연기력으로 표현되었다. 시종일관 흐르는 나른한 음악들과 핸드 헬드 카메라로 잡아낸 영상은 매우 강렬하다. 그러나 DVD의 표현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부가영상에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 닉 놀테, 장만옥의 긴 인터뷰를 지켜볼 수 있는 것은 작은 행운이다. ●코니 앤드 칼라 화려한 출연진과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국내 극장에선 개봉되지 않았다. 비디오로도 출시되지 않았으니, 이 영화를 볼 길은 DVD뿐이다. 매번 똑같은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움에 질렸다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일종의 ‘쇼 타임’이기 때문이다. 드래그 퀸인 척하고 무대에 오르는 대책 없는 두 여자가 걸출하게 부르는 ‘카바레’ ‘그리스’ ‘캐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NG와 삭제 장면, 제작과정과 음성해설 등의 부가영상도 본편만큼이나 재미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 [Anycall프로농구] ‘완산벌 혈투’ SBS 웃다

    12연승의 SBS와 6연승의 KCC가 플레이오프 4강직행 티켓을 놓고 맞붙은 ‘완산벌 혈투’는 농구팬의 기대대로 처절했고, 마지막에 웃은 쪽은 SBS였다. ‘괴물용병’ 단테 존스(24점 9리바운드)가 합류한 이후 단 한번도 리드를 내주거나 박빙의 승부를 허용하지 않던 ‘폭주기관차’ SBS지만 KCC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 행운의 여신은 SBS 편이었고, 연승행진의 최대 고비인 KCC를 거꾸러뜨린 SBS는 파죽의 15연승을 내달렸다. SBS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4∼05시즌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존스-주니어 버로 콤비가 46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KCC를 88-81로 힘겹게 따돌렸다.SBS는 이날 승리로 KCC와 공동 2위로 올라섰지만, 남은 LG전을 반드시 승리한 뒤 KCC의 경기결과에 따라 직행여부가 결정된다. SBS는 4쿼터 2분여를 남기고 찰스 민렌드(39점 14리바운드)에게 페이드어웨이슛과 속공으로 연속 4득점을 내줘 84-81까지 쫓겼다. 단 1개의 턴오버만 나오더라도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 하지만 45초를 남겨놓고 이상민(12점 7어시스트)이 쏘아올린 회심의 3점포가 림을 외면했고, 곧이어 버로(22점 13리바운드)가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의 추는 SBS로 기울었다. SBS의 루키 이정석은 대선배 이상민과의 맞대결에서 주눅들지 않고 10점(3점슛 2개) 6리바운드를 낚아냈고, 김성철도 고비마다 3점슛 3개를 포함,15점을 터뜨렸다. KCC로서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민렌드가 존스를 압도했고, 이상민-추승균-조성원 트리오도 제 몫을 했지만, 제로드 워드가 8점 7리바운드로 부진한 것이 뼈아팠다. 한편 20여일 만에 발목부상에서 복귀한 ‘득점기계’ 네이트 존슨(38점)이 그동안 못다한 활약을 한번에 쏟아내듯 맹위를 떨친 오리온스가 모비스를 95-86으로 따돌리고 막차로 6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오리온스는 7위 모비스와의 경기차를 ‘3’으로 벌려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6위를 확정지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이트데이 사탕+α가 필요하다면

    화이트데이 사탕+α가 필요하다면

    약 한달 전, 여자친구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초콜릿과 예쁜 포장의 선물을 받은 당신, 혹은 평상시 마음에 품고 있던 여인에게 고백을 하고 싶은 당신,3월14일 화이트데이를 D데이로 삼아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날이지만 왠지 사탕만 주기에는 뭔가 허전함이 남는다.‘+α’가 필요한 듯하다면 서둘러 참고하라.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자친구를 위한다면 역시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이 딱이다. 당신과 여자친구를 주인공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마이러브(www.mylove.tv)는 인어공주, 견우와 직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세가지 내용으로 해피엔딩 이야기 책을 만들어 준다. 입금이 확인된 즉시 작업에 들어가 2일이면 완성.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선 50가지 질문에 대답하며 사랑고백을 하는 러브북을 만들 수 있다. 남녀 세트 1만 3320원. 울앤북(www.woolnbook.com), 선물마을(www.mornsunmall.com) 등에서도 이야기책을 만들 수 있다. ●같은 시간 속에서 같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친숙해지게 마련. 같은 디자인의 시계를 주며 “늘 같은 시간을 함께 하자.”고 살짝 닭살 돋는 멘트를 날려도 좋다. 꼭 비싼 명품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밝고 화사한 색상에, 남녀 구분하지 않고 큼직한 요즘 시계 패션 경향에 맞출 것. ●늘 곁에 있고 싶어요 연인의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핫아이템은 단연 ‘로그보’다.MBC드라마 ‘슬픈연가’로 화제가 된 전자인형으로 놀아주고 사랑스럽게 다루면 혼자 말하고 노래하지만 때리거나 오랫동안 방치하면 아프고 칭얼거린다. 남자로봇 푸코와 여자로봇 푸키 세트가 7만 5000원. ●누구보다 특별한 당신 독특한 무엇인가를 원한다면 러브상패, 애인증 등도 좋다. 연인에 대한 사랑 고백 내용을 상패로 제작해 주는 러브상패는 직접 작성한 내용과 사진을 넣을 수 있다. 크리스털 상패는 3만 5000∼5만 5000원선. 애인증은 8.5×5.5㎝ 크기의 카드 형태로 재치와 감동을 더한 선물이다. 가격은 1만 9000원. ●당신은 내 거야∼ 이름을 새긴 목걸이나 열쇠고리, 휴대전화 액세서리, 메모꽂이 등을 지니고 있으면 둘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 금속 공예 전문가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글자를 새겨 만든 액세서리는 글자 당 5000원. ■포장도 내손으로 내 손으로 선물을 예쁘게 포장하는 정도의 센스! 선물 줄 때 폼 나고, 받는 사람의 기쁨은 2배가 된다. ■여기 가면 해피타임 화이트데이에 데이트 약속은 잡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빨리 이벤트로 눈을 돌리자. 즐거운 시간은 물론 행운까지 거머쥘 수도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오는 12일 커플이 함께 참여하는 ‘스탭 밟고, 새 신발 타고’이벤트를 진행한다. 연인,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 등 2명이 짝을 지어 미션을 성공하면 신발 교환권, 상품권, 행운의 액세서리 등 푸짐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오후 1시30분∼2시30분,3∼4시에 진행) 63빌딩은 색다른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수족관 러브메신저’ 행사를 연다. 홈페이지(www.63.co.kr)에 메시지를 신청하면 수족관을 관람하면서 확인할 수 있다. 수족관 입장료 외 별도의 추가요금은 없다.14일 스카이파크에서는 여성 고객의 입술을 응모지에 찍어 제출하면 가장 예쁜 입술을 선정, 푸짐한 경품을 주는 ‘예쁜입술 선발대회’가 열린다. 롯데월드는 14일에는 12시부터 롯데월드 할인혜택이 있는 커플카드를 만들면 솜사탕을 준다. 이 솜사탕 중 10개에 황금커플링이 들어 있어 깜짝 선물의 행운을 가질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과천시가 표류하고 있다. 한때 ‘천혜의 자연환경자원 도시’,‘전국 최고의 청정주거도시’,‘높은 시민의식 수준과 튼튼한 자립기반’,‘지방자치단체의 선도적인 역할‘ 등 과천시를 지칭했던 갖가지 미사여구들이 이젠 주민들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의 심장부격인 과천 정부종합청사가 이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장 이렇다할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청사 이전에 따른 성급한 실망감은 급기야 주민들을 거리로까지 내몰고 있다. ●거리로 나온 주민들 지난 4일 오전 7시쯤 과천시민 200여명이 승용차와 화물차 등 50여대를 끌고 나와 정부청사 이전에 항의하며 과천 청사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속 5㎞ 이하로 서행운전을 하면서 ‘과천은 한반도의 심장, 심장이 멈추면 모든게 끝장’,‘정부청사이전 웬말이냐’ 등의 어깨띠를 두른 채 1시간동안 저속운행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서울에서 과천으로 향하는 남태령고개∼정부청사 5㎞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단속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7일 오후에는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정부과천청사 이전반대를 위한 투쟁선포식 및 과천시민 결의대회를 개최, 투쟁의지를 다졌다. 또 국회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시민 반대 서명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5개월여만에 뒤바뀐 운명 주민들의 이같은 저항은 청사이전을 놓고 두차례에 걸친 누적된 실망감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날때까지만 해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던 과천시민들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참담한 심정이다. 위헌결정 당시 과천시와 주민들은 정부가 그대로 물러설 것으로 단정짓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정부청사의 이전계획이 전면 백지화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되면서 정부부처 12부 4처 3청이 공주·연기지역에 이전될 것으로 발표되자 과천시로서는 당초 수도 이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처지가 돼버렸다. 이렇게 되면 과천 정부청사에 있는 부처 가운데 법무부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부처가 이전하는 셈이다. 게다가 법무부마저 서울로 합류할 것으로 보여 과천 청사는 그야말로 ‘빈집’이 된다. ●성에 안차는 과천청사활용방안 분노한 자치단체와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갖가지 묘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과천시와 협의해 비는 과천청사에 종합병원이나, 물류센터,IT(정보기술)벤처단지를 조성하자는 제안도 제기되고, 대학이나 군부대 이전계획도 흘러나오지만 정부 청사와 맞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와 주민들은 간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묘안들이나 신행정수도후속대책특위에서 오가는 얘기들에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과천시 인터넷사이트의 초기화면에는 국회를 통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졸속처리됐다며 시와 의회, 정부과천청사이전반대특위 명의로 주민들의 투쟁결의를 다지고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과 성명서가 연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정부청사 이전 결사반대’,‘행정도시 이전 비용 국가경제 파탄된다’,‘과천은 계획된 행정도시, 정부청사 이전 웬 말이냐’ 등 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과천시청 정문 앞, 과천 정부종합청사 건너편 등 과천시내 15곳에서 펄럭이고 있다. 최종수 과천시 문화원장은 “행정도시라는 자부심으로 과천에서 살아왔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다니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청사 이전 결정은 국가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십년대계도 되지 않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엎친데 덮친 부동산시장 주민들은 전국 제일의 일등 도시라는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우려한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부동산가격 하락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융단폭격으로까지 불리는 현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으로 이미 가격하락의 쓴맛을 경험한 과천주민들로서는 정부청사 이전이 또다른 하락요인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실제로 서울 강남수준의 시세를 형성하는 과천시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청사이전계획 발표 이후 혼란속에 빠져들고 있다. 아파트 가격하락은 아직은 전망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과천시 아파트의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청사 인근 중앙동 L부동산중개업소 이중재(46)씨는 “정부청사 이전문제가 거론된 이후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라며 “과천시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주었던 ‘행정도시 프리미엄’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큰 걱정은 상인들이다. 대부분 주민들보다는 정부청사를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중앙동 일대 업소들은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려오다 청사 이전계획이 발표되자 주름살이 깊어졌다. 특히 대형 음식점과 술집 등을 운영하는 업소주인들은 가게를 인수하면서 부담한 고액의 권리금 회수가 걱정이다. 장사를 잘해 이윤을 남기고 권리금은 제3자에게 가게를 넘겨 고스란히 반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상인들은 이제 본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원동에서 대형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단골 손님들 상당수가 공무원들이었는데 청사가 이전한다고 이들을 따라 충청도로 이전할 수도 없고…, 요즘 같아선 잠도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과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최근 잇단 기자회견을 통해 “삭발·혈서를 쓰더라도 과천청사 이전은 꼭 막아야 한다,” 등 격앙된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 행정중심도시 추진일정 ▲2005년 5∼6월 행정중심도시 예정지역 지정고시 ▲2005년 6월 토지보상물건조사(4∼5개월 소요) ▲2005년 11∼12월 도시개발계획수립착수(2년여 소요), 토지보상완료 ▲2006년 1월 행정도시개발청(가칭)발족 ▲2007년 착공 ▲2012년 이전 시작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투쟁 앞장 여인국 과천시장 “서울시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의원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습니다.” 정부청사 이전계획에 따라 잦은 인터뷰 요청으로 졸지에 ‘스타’가 된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이 줄곧 목소리를 높였다. 여시장은 특별법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서명운동과 함께 가까운 시일내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며,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얼마전에는 기무사의 과천이전 문제로 주민들과 반대운동을 벌이다 목이 쉰 여시장은 이번 정부종합청사 이전까지 겹쳐 아예 목이 잠겨버렸다. “한마디로 정치적 야합이라고 볼 수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지요. 국가 백년대계를 고려할 때 너무나 잘못된 판단입니다. 행정부처가 이전할 때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돼야 하나 이번 합의는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듯 이뤄졌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결정과정은 더욱 잘못됐지요. 수도 이전에 버금가는 중요 사안을 의원 전체가 모인 의원 총회가 아닌 일부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했어요. 번복돼야 합니다.” 행정도시특별법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여시장은 수도이전에 버금가는 정부부처의 이전 필요성과 문제점, 향후대책 등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부처가 모두 충청도로 내려가고 청와대·행자부·법무부 등은 서울에 남는데, 이렇게 각 부처가 떨어져 있는데 과연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비효율과 비능률을 양산할 행정부처 이전작업이 과연 누굴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과천 정부청사가 이전할 경우 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당초 행정도시로 도시형태가 정비된 과천으로서는 건물 용도변경하듯 변용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 시장은 “과천시를 제외한 경기도내 30개 시·군의 자치단체장을 직접 만나 과천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대투쟁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라며 “행정도시 건설법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에게도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로또1등 10명 12억9798만원씩

    지난 5일 실시된 제118회차 로또복권 추첨에서 행운의 숫자 6개(3,4,10,17,19,22)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가 10명 나왔다.1인당 당첨금은 12억 9798만 9720원. 행운의 숫자 6개 중 5개를 맞히고 보너스 숫자 ‘38’을 찍은 2등은 41명으로 각각 5276만 3810원의 당첨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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