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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등 5회 로또명당

    ‘행운을 주는 사람들’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충남 홍성군의 복권방 ‘천하명당’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5번째 로또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지금까지 당첨금이 228억여원에 이른다. ●전국 최다 당첨 이 복권방은 지난주 132회 로또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4명 가운데 1명(29억 2047만원)을 배출했다. 전국 1만개 로또판매점 가운데 처음으로 5번째 당첨자가 나온 것이다.2002년 말 로또판매가 시작됐으니 반년마다 1등이 나온 셈이다. ‘로또명당’으로 소문이 나자 복권을 사려는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줄을 잇고 있다. 안면도 등 인근 관광지를 구경하러온 단체관광객들이 꼭 들러가는 필수코스가 됐을 정도다. 장항선 열차 운전사들도 연착을 틈타 잠깐 택시를 타고 들르고, 간간히 스님도 승복차림으로 찾는다고 가게주인 박성민(58)씨는 전했다. 박씨에게 돈을 부친 뒤 등기로 복권을 보내달라고 했었던 사람만도 3000여명. 첫 1등 당첨자는 수동이었으며 두번째부터 자동에서 나오다 이번에 다시 수동에서 1등이 나왔다. 이 곳에서 매주 팔리는 로또 매출액은 6000만원에서 최고 8000만원. 박씨는 “홍성에 11개의 로또판매점이 있지만 판매액은 우리의 6∼7분의1밖에 안될 것”이라며 “건물 주인이 가끔 올려달라는 월세도 군말없이 팍팍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채현병 홍성군수는 지난달 6일 박씨에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홍성을 알렸다.’며 감사패를 줬다. ●물관련 사고 나면 당첨자 나와 박씨는 “물과 관련된 사고가 나면 꼭 당첨자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첫 당첨자가 나온 주중에 하수도 고장이 나더니 당첨자가 나올 때마다 멀쩡했던 수도가 고장나는 등 물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주 목요일에도 보일러 연료탱크가 터졌었다. 이런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바닥에 뿌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종이박스로 된 돈통에 사인펜으로 ‘당첨’이라고 쓰는 등 행운을 바라는 별의별 행동이 다 벌어지고 있다고 박씨는 전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담배 안팔려 복지사업 ‘비상’?

    담배 안팔려 복지사업 ‘비상’?

    지방자치단체들의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올부터 노인 생활시설 등 각종 국고사업이 지자체로 이양되면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이 파행 또는 중단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경북 고령군은 올해 정부로부터 넘겨 받은 복지사업의 예산부족으로 오는 10월부터 3개월간 지역 장애인 생활시설 3곳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시설에서 생활하는 100여 장애인들의 숙식 및 종사자들의 급여 지급 여부 등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같은 사태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다른 지자체들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붕괴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 분권교부세 감소로 이들 시설에 대한 예산이 지난해보다 1억 2421만원 줄어든 7억 2066만원에 불과하다.”면서 “군의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감소분에 대한 예산 확보가 어려워 이같이 통보했다.”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노인복지 등 67개 사회복지사업을 비롯해 모두 149개 국가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고 보조금에서 지원해 오던 지자체의 사회복지 예산 등을 분권교부세로 전환해 지급하고 있다. 올해 분권교부세는 8454억원(내국세의 0.83%)으로 지난해 관련 예산 9581억원보다 1127억원(12.8%)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45%)을 차지하는 사회복지사업의 분권교부세가 크게 감소, 지자체가 관장하는 노인 및 장애인 생활시설 등이 예산 부족으로 파행운영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이 가장 많은 경북 안동시의 경우 지난해 장애인 및 노인 복지시설 38곳의 운영비 65억 6400만원을 국보 보조금으로 전액 충당했으나, 올해는 분권교부세가 58억 2500만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6억 3900만원이 감소했다. 경산시도 올해 분권교부세 중 23억 2900만원을 장애인 생활시설 5곳의 운영비로 돌렸으나, 지난해 국고 보조금 31억 3000만원보다 8억 100만원이 줄었다. 게다가 분권교부세 신설과 함께 종전 국고사업 추진에 따른 시·도비 의무 부담분도 수억∼수십억원씩 감소해 기초지자체들의 추가 재정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이같은 사정은 전국 지자체가 비슷하다. ●전전긍긍하는 지자체 이로 인해 일선 지자체들마다 분권교부세 부족분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으로 여의치 않다. 당초 행자부는 부족분을 올부터 갑당 510원에서 641원으로 인상된 담배소비세(행자부 당초 올해 4200억원 증가 예상)로 충당할 예정이었으나, 금연 확산 등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감소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지방세수로선 알토란 같은 담배소비세를 복지예산에 쓸 수 없다며 볼멘소리다. 경북도 23개 전체 시·군의 경우 올들어 4월 말까지 담배소비세 징수액은 모두 258억 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3억 3600만원보다 105억 3400만원(29%)이 줄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지자체들이 장애인 생활시설 등의 종사자에 대한 올해 임금 인상분(5%)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신안군 등 일부 지역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들은 운영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을 경우 항의시위까지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지방분권을 명분으로 추진한 지방 이양사업이 지방정부의 목을 죄고 있다.”면서 “지방 이양사업에 대한 분권교부세를 늘려주든지, 아니면 국고 보조사업으로 환원해야 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기초 지자체들이 추경을 통해 부족분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올 하반기쯤 이양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를 점검해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5분 데이트 (5) - 남영채

    5분 데이트 (5) - 남영채

    연극과 유행 즐기는 미스·유공(油公) 남영채(南英彩)양 『장가 안간 오빠가 올해 안에 처분되어야 제 차례죠』하는 남양은 올해 25살의 성숙한 아가씨이다. 결혼「데드·라인」이「대망의 70년까지」라는 이 아가씨는 3남 2녀의 형제 중 넷째. 경기(京畿)여고,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가위「재원」으로 유공생활 7개월 동안 죽 석유화학과에 배치, 대외문서수발을 맡아 보고 있다. 선을 볼 때의 기분이 어떠냐니까 - 『생전 처음 보는 남자와 마주 앉아 있을 때의 그 쑥스러운 기분 - 정말 지옥이예요』란다. 결혼대상은 너무 늙었다는 기분만 안 들면 그밖엔「타부」가 없단다. 『기분맞는 친구랑 얘기할 땐 참 할 얘기가 많은데 선 보러 나갔을 땐 한 마디도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상대방 남자가 흡사 제가 자기 부인이나 한 듯 건너다 볼 땐 - 』 더 이상 말하기조차 싫다는 이 아가씨는 그래도 식성은 무던한 편이어서 번데기하고 생해삼만 빼놓으면 뭐든 처치할 자신이 있노라고. 그래선지 아가씨 몸매가 약간 대형이다. 한 달 봉급 2만원에 3개월에 한 번씩 나오는「보너스」로 돈은 쓰기에 충분하다고. 연극구경과 여행이라면 아예 미치고 마는「마니아」라는 이 아가씨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한려수도(閑麗水道). 가장 좋아하는 연극배우가 누구냐니까 알아맞히란다. 『현역 여자 연기인 중 가장 오랜 경력을 가진 분인데요. 그분 연기를 보고 있으면 동작 하나하나가 예술로 보인다』나. (힌트=국립극장 소속) ※ 뽑히기까지 전국지사에까지 공모, 후보자 추천을 받은 유공이 긴급(?) 중역회의를 열어 최종선발해낸 아가씨가 바로 이 아가씨이다. 최종선발에 남은 세 아가씨 중 신사중역(紳士重役)들께서 이 아가씨에게 행운을 안겨 준 것은 바로 그 지성미 때문. 덕택에 이 아가씨가 소속한 석유화학과는 흡사 잔칫날 같은 분위기. [ 선데이서울 68년 10/20 제1권 제5호 ]
  • 5분 데이트 (1) - 이영임

    5분 데이트 (1) - 이영임

    「멕시컨·모드」가 깜찍히도 어울리는 미스 조흥은(朝興銀) 이영임(李英任) 양 깜찍하게도「멕시컨·모드」가 어울리는 이 아가씨는 하루 2~3천만원의 현찰을 주무르는 행복한 아가씨다. 창구를 지키고 있는 이 아가씨의 이름은 이영임. 1949년 광주산이다. 인천 인화여상을 졸업한 후 지난 7월 1일 면접시험을 거쳐 입행(入行). 160cm의 키에 약간 그을은 듯한 피부색, 도톰한 입술이 무척 이국적이다. 멕시코의 명우(名優)「마리아·펠릭스」를 연상케 하는 크고 검은 눈이 이 아가씨의 미(美)의「포인트」다. 우수(憂愁)에 젖은듯한 눈매가 바로「멕시코」아낙네들을 닮았다. 『첨엔요 많은 돈을 만지니까 즐겁더니 이젠 화폐가치로 보이질 않고 숫자로만 보여요. 틀리면 봉급에서 변상해야 하거든요』 - 만약 아가씨 앞에 복면의「갱」이 나타나 총구를 겨눈다면? 『우선 쌩긋 웃어주죠. 그리곤 수고하십니다-하고 몇 마디 말을 건네다 슬쩍「윙크」를 해주죠. 그럼 얼떨떨할 것 아녜요? 그때 우리 주임님이「갱」뒤에서 몽둥이로 꽝! 하면 …』 월급은 수당까지 합쳐 1만 9천원 정도. 이것저것 제하고 손에 들어오는 건 1만 6천원 가량인데, 시집준비로 10만원짜리 적금을 붓고 나머지는 용돈으로. 모자라지 않느냐는 물음에 자기 나이나 경력에 비해 오히려 좀 많은 것 같단다. - 시집은? 『딸 넷, 아들 하나라서, 아버지 어머니는 2, 3년안으로 보내시겠대요』 취미는 뜨개질. 사실은「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단다.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이태리 명우의 이름인「○○○·○○」. 자신도 그 여배우를 제일 좋아한다고. 그러고 보니 짙은 눈매, 육감적인 입술이 무척 닮았다. ※ 뽑히기까지 10월 12일「멕시코·올림픽」이 그 막을 올린다. 그래서 우선 첫 표지는「멕시컨·무드」를 살리기로 했다. 조흥은행 섭외과와 인사과가 주동이 되어 5백여 여행원을 놓고 인기조사결과「미스·朝興銀」후보로 뽑힌 아가씨는 2명. 한 아가씨는 중역진(重役陣)서, 이 아가씨는 평행원(平行員)들이 추천했다. 직접 창구에 앉아 있다는 것과 남성행원들이 모두 이 아가씨를 추천한 것, 그리고 이국적인 이 아가씨의 분위기가「미스·朝興銀」이 되게 했다. ★ 신사가 뽑은 퀸 ★ ※ 공모요령 종업원 백 명 이상의 기업체 또는 집단을 단위로 그 직장에 근무하는 여직원들 중에서 제일 예쁘고 상냥하고 인기 있는 아가씨를 골라 주시면 됩니다. 선발은 미혼 여직원들 중(학력 고졸이상) 10명 안팎의 후보를 내어 전체 남성 직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 득표순위로 3명을 선발해 주시면 됩니다. 본사에 투표결과를 알려주시면 곧 행운의 세 아가씨에「카메라·테스트」를 실사, 그 중 가장「카메라」를 잘 받는 아가씨를「신사가 뽑은 퀸」으로「선데이 서울」표지에 소개하게 됩니다. ※ 일류 디자이너 총동원 <의상> 뽑힌 아가씨의 용모와 계절에 맞추어 본사에서 부탁 드린 일류「디자이너」들이「아이디어」를 총동원, 차례로 새롭고 멋진 의상을 꾸밉니다. <미용> 역시 본사가 지정한 일류 미용실에서 촬영 당일 미용을 담당, 여러분의「신사가 뽑은 퀸」을 더욱 아름답고 돋보이게 매만져드립니다. [ 선데이서울 68년 9/22 제1권 제1호 ]
  •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회사 쫓겨나면 밥집이나 하지 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이같은 자조섞인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밥집’은 아무나 하나. 밥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속편하게 생각해도 좋은 그런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근들어 이른바 ‘잘나가는 사람’들이 잇따라 ‘밥장사’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계의 한 축을 차지했던 전직 은행장, 회사 매출을 쥐락펴락했던 카피라이터,‘고소득의 대명사’인 변호사와 의사…. 음식업계는 이들의 합류를 반긴다. 외식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이고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동주 한아식품 대표이사는 “과거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밥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당당한 문화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을 밟아본 적이 있는 음식업계의 ‘외인군단’. 이들은 어떤 요리철학을 갖고 현업에 임할까. 그들의 음식점을 살짝 들여다 볼까요? 글 김종면·이기철·최여경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최해국기자 jawoolim@seoul.co.kr ■ 은행장보다 주방장이 더 어려워…김재기의 ‘농우신라’ 한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 가운데 금융통 ‘김재기’를 모르는 이가 없다.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장을 지냈으니 그의 인재풀이 오죽하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상현 전민주당의원과 함께 한국의 ‘3대 마당발’로도 불리는 그는 언제든지 전화 한 통화로 달려나올 사람이 5000여명이 된다고 할 정도다. 그가 은행을 떠난 지 10여년 됐지만 아직도 행원들의 꿈이자 우상이다. 최초의 행원출신 은행장, 중학 동창 3명 은행장 동시 등극, 여지점장 3명 동시 발령…금융계에선 그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은행장 퇴직이후엔 한국씨름연맹 총재, 한국관광협회장 등으로 끊임없이 일을 찾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가 갈비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김회장은 “에이, 사장은 무슨 사장이야, 방마다 인사하는 마담이지.”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금융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가 노후를 편안하게 지내리라는 사회적 통념을 또 한번 유쾌하게 깨뜨렸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뒤쪽 사거리 삼성디지털플라자옆 농우신라(553-4151)에서 그를 만났다.“은행업무와 음식점도 서비스란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요. 고객을 중요시 해야하고, 또 내가 먼저 내주고 받는 것도 같지요.” 신라농우는 양식당처럼 깨끗하다. 고기집 특유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다. 인테리어도 재미있다. 방마다 유명 그림의 복제품을 걸어두었다. 은은한 음악도 흘러나와 고기집이 아니라 고급레스토랑 같다.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된다.”음식점을 하면서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그의 지론이다. 화장실이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다. 이러니 주방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신뢰감이 생길 만하다.“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은 식당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는 먹는 재미로 살았다.“은행장 시절 하루 아침에 5번 식사한 적도 허다해요. 모두 다 놓칠 수 없는 큰손 고객인 까닭에 같이 먹게 됐지요. 저녁은 몇 차례를 먹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음식맛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직장 퇴직자가 음식점을 하면 95%는 망합니다.5%가 성공하는 데 비결은 주인이 직접 주방에서 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기는 횡성 한우를 쓴다. 불고기 1만 9000원부터 생등심 3만 9000원까지 다양하다. 등심은 육즙이 적당히 밴 육질이 졸깃하다. 밑반찬도 깔끔하다.“이익을 덜 내더라고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지요. 손님이 많으면 결국 더 많이 벌게 됩니다.”그가 항상 강조하는 사항이다. 화학조미료통은 주방에서 아예 치워버렸다. 술은 주로 와인. 시중에서 3만∼4만원짜리 와인을 무조건 1만원에 판다.“우린 술집이 아니니깐 와인에서 이윤을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요. 고기 먹어러왔다가 와인이 더 비싸면 누가 마시겠어요?”시중에서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와인을 3만∼4만원에 내놓고 있다. 요즘엔 냉면을 낸다. 정문에 냉면엔 ‘메밀 60%를 쓴다.’고 내걸었다. 주방의 김영삼 냉면장에게 철저히 지킬 것을 지시했다.“메밀을 60% 쓴다고 약속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바로 고객을 속이는 사기지요.”. 고객이 “먹어본 냉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고객도 적잖다. 평양식 냉면의 은은한 맛과 육수맛이 그만이다. 평양식·함흥식·비빔냉면 6000원.‘잘나가는 고기집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퇴직이후를 걱정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또 한번 우상이 됐다. ■ 메스대신 부엌칼 잡았죠…노종헌의 ‘로이’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로이(Royee·540-3312)’는 맛집 많은 신사동 도산공원 일대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한국 일본 등 동양의 먹을거리를 서양식 조리법으로 풀어낸 정통 퓨전으로, 또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노종헌(37) 사장의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1988년 고려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국가고시를 보기 직전 1996년 훌쩍 유학을 떠났다. 가업을 잇기 위해 선택한 전공인 탓인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애초의 꿈이었던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다시 회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일식 레스토랑에서 그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처음 요리 인생을 열어준 사람이 바로 그 식당의 요시 나카가와 사장이었죠.‘가슴으로 요리하라.’고 가르치면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고객과 눈을 맞추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내놓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유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로 꼽히는 뉴욕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해 요리와 경영, 마케팅을 배웠다.“땀 흘리며 요리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떤 기쁨인지 알게 됐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제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 거죠.”한국에 돌아온 2001년, 워커힐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해 5월 ‘로이’를 열었다. 그가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삼겹살찜. 영국식 소꼬리찜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접목했다. 굽고 찌고 조리는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익힌 삼겹살, 고추냉이향을 첨가한 으깬 감자, 후추를 살짝 섞은 데리야키 소스가 함께 어우러진 요리. ‘밥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다.’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메로구이를 추천한다. 포도씨기름 마늘 생강 식초 등을 김과 함께 갈아만든 걸쭉한 소스를 깔고, 돌솥비빔밥의 누룽지처럼 그릴에 구운 꼬들꼬들한 밥을 올린다. 그 위에 잘 익은 메로구이를 얹어 완성. 김 소스와 메로, 밥 적당량을 비벼 입에 넣으면 밥의 씹히는 맛과 새콤달콤한 소스, 향긋한 김, 고소한 메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방황하던 아들이 자리잡은 모습을 보신 아버지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고요. 앞으로도 성실하게, 일관되게 정직한 맛을 선사할 겁니다.” 삼겹살찜·메로구이 1만 9000원, 파스타 1만 3000원, 밥 요리 1만 6000원, 주방장 추천세트 2만 5000∼3만 5000원. ■ 카피라이터가 만드는 바다의 맛…오시환의 ‘해장금’ 오시환(51). 그는 지난 20년간 대우, 코래드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AE 등으로 일해온 잘나가던 광고장이였다. 꿈에서조차 광고를 만들 정도로 광고삼매에도 빠져봤지만 가슴 한편엔 늘 허전함이 남았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경쟁을 먹고 사는 삶에 멀미를 느낀 그는 마흔여덟의 나이에 마침내 변신의 길을 택한다.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플로리다의 일식당,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등에서 보낸 3년간의 주방보조 생활. 날카로운 생선 아가미를 떼어내다 손을 찔리기 일쑤였고, 중식당에서 일할 땐 ‘웍(볶음요리할 때 사용하는 중국식의 깊은 프라이팬)’을 다룰 줄 몰라 하루 만에 해고되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그는 한국에 돌아와 요리집을 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뒤편의 바다요리 전문점 해장금(海長今·전화 741-8435)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선 뭘 먹어야 할까.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오시환 사장은 단연 해물누룽지탕(소 1만 3000원, 대 2만원)을 권한다. 그린 홍합과 새우, 청양고추, 숙주, 배추, 양파, 호박,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그리고 직접 눌린 국산 누룽지. 그외엔 어떤 인공 조미료도 넣지 않는다. 청양고추로는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숙주와 배추로는 시원한 맛을, 양파로는 달콤한 맛을 냈다. 해장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다요리집이지만 스시와 매운탕이 없다는 점.“한집 건너 한집이 횟집인 상황에서 ‘쓰키다시 잔치’인 회나 판에 박힌 매운탕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신이다. ‘마흔여덟에 식칼을 든 남자’라는 에세이집도 펴낸 그는 꿈을 잃어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역할모델이 될 만하다. 그를 보면 일본의 세계적인 요리사 마쓰히사 노부유키의 말이 새삼 진실되게 다가온다.“처음부터 잘 안 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자꾸자꾸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스스로 우바새라 부르는 독실한 불교신자. 맛의 선지식을 찾아 나선 그의 음식만행(萬行)은 언제쯤 끝날까. 그는 예순이 넘으면 모든 걸 정리하고 인도를 오가는 여행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건 새로운 타입의 해물야채수제비탕을 개발해 내는 것이다.“기대하세요. 맛의 별천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여문 손끝에서 과연 어떤 맛이 태어날까. ■ 노래하는 피자 보셨나요…김주환의 ‘톰볼라’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목소리가 너무나 깊고 은은하다. 흘러나오는 클래식은 냇물이 흐르듯 잔잔하면서 기품이 있다. 바로크시대의 기악곡들이다. 알비노니와 마르첼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벤야미노 질리와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의 성악이 나온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입구의 이탈리아 음식점 톰볼라(593-4660)의 분위기다. 사장은 서정적인 테너가수 김주환(55)씨.“처음엔 주방에 들어가 피자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손님을 안내하는 매니저예요.”그의 목소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10여년간 성악을 전공했다.“성악의 황금시대인 1930년대를 풍미했던 마리아 젠딜레에게서 배웠죠.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90년대 중반에 돌아와 수십차례의 독창회를 가졌다. 고풍스럽게 아름다우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게 그의 음색 특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극동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로마 외곽 산비트로의 톰볼라에 자주 가서 먹다가 주인과 친구가 됐죠. 향수를 달래느라 그 이탈리아 친구로부터 피자와 스파게티를 배웠습니다. 그게 음식점으로 이어졌습니다.”개업을 앞두고는 정식으로 로마의 피자학교도 다녔다. 그가 음식점을 하게 된 동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음악과의 공통점이 많단다.“외국 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음악과 음식입니다.”음식은 특히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식사에 맞는 음악, 이탈리아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는 인테리어, 이탈리아의 맛…. 이집의 화덕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왔다. 화산재로 만든 것으로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담백하면서 촉촉하다. 다른 음식들도 조리과정을 단순화시켰다. 재료의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스파게티와 피자, 리조토는 1만 2000∼1만 6000원. 톰볼라의 맛은 음악에 젖어있다. ■ 패션디자이너가 요리하는 ‘파크’ ‘본보스토’ 패션디자이너의 감성이 묻어나는 식당. 디자이너만의 멋이 묻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맛까지 더해졌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잡은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음식공원, 박지원의 ‘파크’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디자이너 박지원씨의 감각적인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 ‘파크(Park)’는 고급스러운 중국·태국 음식을 먹고싶을 때 찾아가면 좋다. 이름은 주인의 성을 딴 것도 있지만 ‘공원같은 느낌’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명은 어둡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입으로, 귀로, 손끝으로 느끼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게 하기 위함이다. 추천 요리는 석류소스 딤섬(2만 2000원). 달걀 흰자로 만두피를 만들고 닭고기, 야채 등으로 만두소를 만들어 낸다. 직접 짜서 내는 석류즙 소스를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하다. 샐러드 ‘얌운센’, 태국의 옐로파운드 카레를 달걀과 볶아 활게와 함께 내는 매콤한 ‘커리크랩’도 이곳의 스테디셀러라 불릴 만큼 인기있다. 각각 2만 5000원,4만 8000원. 이곳 식단은 5개월마다 한번씩 ‘정리’한다. 꾸준히 해외로 나가 맛을 배우고, 익혀와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영업시간은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1시.(02)512-6333. ●세련된 멋을 담은 강희숙의 본보스토 중견디자이너 강희숙, 강진숙 자매가 세운 ‘테이블2025’에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의 맛을 자랑하는 ‘본보스토’가 있다. 베이지를 기본으로 한 분위기에 나무 테이블과 투명 의자는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홍현주씨가 만든 그리스 제우스신전의 돌기둥은 본보스토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한다. 상큼한 라스베리 드레싱의 샐러드(1만 1000원)부터 아스파라거스 자연송이버섯 랍스타(4만 5000원)까지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파스타는 1만 9000원부터, 그릴구이는 1만 4000원부터.(02)543-3427 ■ 주인의 과거가 궁금한 맛집 4곳 산악인 오송호씨는 서울 명동 YWCA빌딩 지하 1층에 인도음식점 타지(776-0677)를 운영한다.“산에 미쳐 네팔의 카트만두와 인도에 살면서 음식 때문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이참에 한국 음식점을 하나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게 인연이죠.”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관을 6년간 운영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도 인도음식점을 낸 것. 파푸아뉴기니의 마운틴 윌헬렘(4508m)을 한국인 최초로 등정했던 그는 에베레스트를 네번 갔다.“1년의 절반은 산에 산다.”는 그는 1996년 소설가 박완서·이경자씨 등이 네팔과 티베트를 여행할 때 안내했다. 이런 까닭에 박완서의 소설 ‘모독’에 나오는 젊은 사장의 모델이 됐단다. ‘타지’는 수많은 소품과 조각들이 인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샤프란 향에 절여 구운 탄두리 치킨(2만원)이 인기. 점심에는 수프와 탄두리요리, 커리 2가지와 인도빵 난이 나오는 마하라자(2만원)도 괜찮다. 인도 요구르트 라시는 꼭 먹어볼 것. 소설 ‘원미동 사람들’,‘천년의 사랑’ 등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근처에서 한정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333-5616)을 한다. 상호는 물론 이모정식, 고모정식, 어머니정식 등의 메뉴 이름이 정겹고 문학적 향기가 배어 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은 한식을 코스요리화했고, 맛은 정갈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가 음식점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5년 동안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부엌신’이란 보고서 형태의 책도 냈다. 소극장을 꿈꾸었던 그가 주워 기른 고양이를 굶기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 음식점을 냈다는 것도 소설적이다. 가격은 1만 2000원부터 4만 8000원까지 4종류. 예약 필수. 아이스하키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박규호씨는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입구쪽에서 유럽식 음식점 레쇼(517-0746)를 경영하고 있다.4살때 스틱을 잡아 고3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동원증권팀에 들어가 창단 7일만에 우승을 견인하면서 시즌 MVP로 뽑히기도 했다.“아이스하키와 음식점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너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의 음식이 나온다. 전채와 샐러드가 1만 6000∼2만 4000원, 메인이 3만원선이다. “음식점 하는 것이 변호사 하는 것보다 더 유망한 것 같아요.” 금융문제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 강명훈씨도 음식점에 한 발 담그고 있다.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이탈리아 음식점 레뜨레깜빠네(336-3378)를 운영한다.81년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8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은행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전만큼이나 먹는 것을 밝히는 그가 성악가 김수경씨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맛본 피자에 반해 단박에 음식점을 개업했다.“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서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화산재 화덕으로 즉석에서 구워낸 피자. 빵이 얇고 쫀득하다.20여종의 피자를 만들어낸다.1만 2000∼2만 7500원.
  • [서울광장] 굴러온 행운 포기하는 서민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굴러온 행운 포기하는 서민들/육철수 논설위원

    일정 소득 이하의 서민이 분양권을 땄을 때 은행지원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계약금 대출’이나 ‘이자 후불제’ 같은 것을 기금에서 도와 준다면 어떨까. 재건축 일반분양에는 당첨포기 아파트가 많게는 수십개씩 나온다. 이른바 ‘틈새시장’이라는 건데, 재건축 조합원이 아니거나 청약통장이 없어도 눈치 빠르면 아파트를 살 수 있어 그렇게 불린다. 대부분은 경제력이 없는 서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집들이다. 얼마전 서울 잠실의 재건축아파트 분양 때 일이다. 사업가 P씨는 지인으로부터 분양포기 아파트를 노려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런 아파트는 선착순으로 분양되는데, 사업으로 바쁜 그는 고심끝에 대학생 3명을 구해서 50만원씩 주기로 하고 분양사무실 앞에 닷새 밤낮동안 줄을 세웠다. 덕분에 그는 누군가가 포기한 32평짜리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복을 가로챈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더란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양가 6억원 남짓한 이 아파트는 입주하면 7억∼8억원은 거뜬하다고 한다. 아파트를 포기한 서민은 억대의 수익을 놓친 셈이다. 그로서는 은행에서 중도금대출을 받는다 해도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을 테니 달리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이러니 굴러온 행운조차 간직할 여력이 없고, 막말로 줘도 못 먹는 게 서러운 서민들의 신세다. 강남에 사는 사람들을 나쁘네 좋네 온갖 험담을 해대는 세태라지만, 요지 중의 요지인 강남에 수억대짜리 집 한 채 갖고 싶은 심정이야 서민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그런데 경제력은 생각 않고 분양신청을 냈다가 덜컥 당첨되면 이게 그만 더 가슴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서민주거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민임대와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3조원가량을 썼다. 국민주택자금 1조 7000억원,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5조 8000억원(모기지론)을 3000만원 이하 소득가구의 주택구입자금으로 지원해 총 12만 가구가 혜택을 누렸다. 저소득층·근로자·서민 전세자금 지원도 연간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한해에 자그마치 12조원을 서민주거지원에 푸는 셈이다. 그러나 주택구입자금은 기존 주택을 매입했을 때 3억원 한도에서 지원해줄 뿐, 분양권의 경우는 특별한 지원이 없다. 국민임대주택은 임대기간이 30∼50년으로 반영구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저 거주의 개념일 뿐, 마음대로 팔 수 없어 재산적 가치는 별로다. 내집을 가져야 그래도 돈이 필요할 때 팔 수 있고, 더 큰 집으로 옮기는 데도 유용하다. 그러니 거주보다는 소유개념이 강한 우리 현실에서는 어떻게든 내집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 소득 이하의 서민이 분양권을 땄을 때 은행지원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계약금 대출’이나 ‘이자 후불제’ 같은 것을 기금에서 도와 준다면 어떨까 싶다. 그게 어려우면 분양당첨은 됐지만 계약능력이 없는 서민들로부터 ‘분양권매도신청’을 받아 분양권 양도를 제한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최소한 그들이 얻은 행운이라도 소득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법도 괜찮겠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어려운 경제를 타개하기 위해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 적이 있다. 은행들은 강남의 타워팰리스 같은 고가주택 매입자들에게 분양가의 90%까지 대출해 줬다. 그렇다면 서민들을 도와주는 데도 인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냥 대출해 달라는 게 아니고 분양권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고, 분양권 전매의 경우는 양도차익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면 될 것 아닌가. 강남 땅이 서민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분명하나 부자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돈이 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돌아서야 하는 서민들에게 인위적으로라도 진입 기회를 주거나 적어도 희망만은 잃지 않게 해주자는 얘기다. 정책적 판단이 선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서민들에게 야속한 현실을 벗어날 길을 찾아주자는 뜻에서 해본 이런저런 생각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 사거리는 알뜰 쇼핑의 천국이다.50% 할인은 기본이고 70∼80% 저렴한 균일가전도 날마다 열린다. 이월상품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신상품도 넘쳐난다. 다만 매장이 너무 많아 딱 맞는 물건을 찾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서울인이 쇼핑을 싫어하는 남성을 위해 나섰다. 패션 아웃렛 타운에서 남성의류 구입하는 비법을 공개한다. ●신사정장 집합지 마리오 아웃렛 남성정장 브랜드 대부분이 마리오Ⅰ,Ⅱ에 입점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마리오Ⅰ 2층에 올라서면 왼편에 신사정장이, 오른편에 캐주얼 의류가 진열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싸고 행사 매대가 즐비하다. 각 매장은 최저가를 표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워모 14만 8000원, 레노마 23만원, 란체티 19만원 등이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상설행사장에선 2∼3년 이월정장이 70∼80% 저렴하게 판매된다. 마리오Ⅱ 2층에도 중저가 정장 브랜드가 있다. 가격은 15만원부터 다양하다. 백화점처럼 여러 브랜드를 비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수선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바지는 2000원, 소매·허리는 4000원이다. 수선시간 30분∼1시간을 기다리기 힘들면 택배비 2500원을 내고 며칠 뒤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스포츠 의류 메카 원신 아웃렛 최근 새단장한 원신 아웃렛 2층에는 스포츠 매장만 20군데다.150평 규모인 아디다스, 나이키가 양쪽 코너를 장악하고 있다. 의류는 물론 신발·가방도 4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울시 남방은 3만 5000원∼4만원, 니트는 6만∼7만원. 나이키 신발은 4만∼15만원, 반팔티셔츠는 1만 6000∼1만 9000원. 아디다스 가방은 3만∼4만원, 바지는 4만원. 원신 아웃렛의 또 다른 특징은 1층에 LG패션이 몽땅 입점해 있다는 것. 원신이 10년 동안 LG패션의 협력업체로 활동한 덕이다.TNGT, 마에스트로, 닥스, 해지스, 애시워스, 타운젠트 등이 150평 규모에 자리잡고 있다. 일부 상품은 할인 없이 판매한다. ●서광모드서 수입의류 발굴하기 ‘수출의 다리’ 왼편에 자리한 서광모드 캐주얼 할인매장엔 미국의 캐주얼 의류 제조업체인 갭(GAP)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바나나 리퍼블릭 등 유명 캐주얼 수입의류를 50∼7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광모드 스포츠 할인매장에선 라코스떼가 판매된다. 이월상품 중심이다. 스포츠의류업체인 퀵실버 매장은 마리오Ⅰ 맞은편에 위치한 만승 아웃렛에 있다. 바로 옆엔 휠라(FILA)가 자리잡고 있다. ●할인+할인 이달 초까지 다양한 신사정장 행사가 펼쳐진다. 원신은 빌리켄, 보스렌자, 노팅힐, 잔피로 정장을 3만원이란 파격가에 내놓았다. 재킷·바지는 1만원, 반코트 3만 9000원, 롱코트 7만 9000원. 브랜드와 상관없이 헌 구두를 가져오면 5000원 보상하는 행사도 오는 12일까지 연다. 마리오도 6일까지 워모 정장을 7만원, 지이크를 9만원, 트루젠을 9만원에 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에누리 상품만 계절마다 출근 짝퉁 적절활용 면세점도 타깃 기업용 IT솔루션업체인 ‘이지시스템’ 전략기획팀 대리 강달연(30)씨는 ‘가리봉 키드(kid)’다. 고교 2년생 때 친구를 따라 발을 들여놓은 뒤 13년동안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에누리 상품만 구입한다.’는 그의 철학과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기 때문. 지난 2월,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이지시스템으로 옮기면서 아예 가리봉역으로 출퇴근한다.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를 살짝 훔쳐본다. ●신사정장은 20만원 안팎 지난 2001년 해외 인턴십 면접을 앞두고 처음 정장을 장만했다. 파코라반을 50% 할인한 26만원에 샀다. 이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벌씩 구입한다. 그는 워모와 코모도 마니아다. 이날 입은 쥐색 줄무늬 정장도 워모. 지난해 5월 60% 할인할 때 구입했다. 가격은 18만원. 코모도는 의류전문 인터넷 쇼핑몰 하프클럽(www.halfclub.com)에서도 살 수 있다. 그가 경험한 최고의 쇼핑 횡재는 2002년 10월 트래드클럽 클래식을 14만원 균일가로 구입한 것.2∼3년 이월상품이지만 스타일도 원단도 최고급이었다. ●맞춤셔츠 3만원대 목이 두꺼운 편이라 일반 셔츠를 입으면 답답하다. 폴로 남방을 입다 2003년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해밀턴셔츠(02-796-3984)에서 맞춘다. 가격은 3만원 안팎. 원단과 옷깃·소매 디자인을 맘껏 고를 수 있다.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옷치수를 재는 게 중요하다. 옷소매에 새겨진 D.Y.Kang이란 이니셜이 눈길을 끈다. ●‘짝퉁’ 넥타이를 사랑하다 마리오 아울렛에서 행사할 때 구입한 1만원짜리 란체티 넥타이. 닭과 병아리 캐릭터가 그려져 ‘조류독감’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넥타이는 이태원 짝퉁이다. 아르마니, 에르메스, 구치 모조품은 2만 5000원. 그는 노점에서도 값을 깎아 1만 8000원에 산다. 안감까지 정교한 물건을 발견하는 ‘행운’이 따르면 짜릿하단다. ●면세점에서 구입한 발리 협력사 미팅이나 세미나 때만 신는 발리 구두.2003년 10월 해외여행을 갔다 면세점에서 28만원 주고 장만했다. 정상매장에선 55만∼60만원 정도. 눈·비오는 날엔 절대 신지 않는다는 철칙 덕에 여전히 반짝반짝 빛난다. 안경은 가수 서태지와 할리우드 스타가 즐겨 사용하는 올리버 피플. 남대문 신한안경(02-776-6063)에서 21만원에 구입했다. 명품 안경점에선 30만∼35만원. 이탈리아 조르지오 아르마니, 일제 마쓰다도 좋아한다. 모조품이 없을 만큼 유명하지 않은 명품을 선호한다. 잔스포츠 가방은 2001년 8월 취업 직후에 이태원에서 구입했다.7만원짜리를 ‘취업 축하 기념’이라고 우겨 3만원에 샀다.‘세일하지 않으면 깎아서라도 산다.’는 쇼핑 노하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백화점매장서 철수되면 바로 아웃렛으로 가라 맘에 드는 의류를 저렴하게 빨리 구입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백화점에서 해당 의류가 철수되면 아웃렛 매장을 찾아가 상품명을 말하고,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요즘엔 컴퓨터로 재고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1주일이면 상품을 갖다 준다. 아웃렛 상품이니 할인은 기본. 레노마 이정광 소장은 “히트상품도 재고는 남아 있기 마련”이라면서 “발빠르게 움직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균일가 행사에서 맘에 드는 정장을 발견했다면 바지는 두 벌 구입하는 게 좋다.2∼3년 묵은 상품이기에 바지가 해지면 따로 살 방법이 없다. 쇼핑리스트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싸다 보니 충동구매가 많아지기 때문.5000원,1만원이 모여 10만원,20만원이 된다는 걸 잊지 말자. 기자도 취재를 나갔다 손목시계(1만 2000원), 티셔츠 3벌(3만원), 베네통 재킷(4만 9000원)·민소매티 2벌(1만 8000원)을 사고 말았다. 행사장만 돌아다니면 오히려 ‘행운’을 놓칠 수 있다. 매장 내에서도 추가 할인하는 상품이 숨어 있다. 직원에게 60% 이상 깎아주는 상품을 물어보라. 횡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영화 마파도의 ‘정끝순’ 서영희 “안방서 슬픔 달랜다”

    영화 마파도의 ‘정끝순’ 서영희 “안방서 슬픔 달랜다”

    “매주 안방극장을 찾게 돼 가슴 설레요.” 지난주 방영된 KBS HD TV문학관 ‘외등’에서 주인공 영우의 이복 여동생 역을 맡아 잔잔한 인상을 남긴 연기자가 있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들이라면 올해 상반기 히트한 영화 ‘마파도’에서 조용한 섬마을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장본인 장끝순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배우라는 걸 알아차렸을 것이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충무로와 여의도에서 ‘될성부른 떡잎’으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서영희(25).KBS 2TV가 오는 11일부터 ‘부모님 전상서’ 후속으로 내보내는 주말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연출 문보현 김형석·극본 최현경)을 통해 본격적으로 안방 문을 두드린다. 단막극 등의 경험이 있지만, 고정적으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박선영의 친구이자, 패밀리 레스토랑 직원 민주로 나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상을 밝게 살아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강남길 김일우 이종원 오연수 강부자 한진희 장용 윤여정 견미리 이혜숙 최란 안정훈 양정아 등 중견 연기파들이 대거 포진한 점이 특징. 서영희는 “마파도에 이어 대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돼 행운”이라면서 “긴장도 되지만, 즐겁게 배우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세우기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쌓았던 경험이 그의 자산이다. 보석 디자이너를 꿈꾸며 미술 공부를 하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전 김민기 대표가 연출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폭발적인 열정에 반해 삶의 전환점을 찾게 됐다. 늦깎이로 겁 없이 연기 공부에 뛰어들었다.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등 ‘맨땅에 헤딩’식으로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다. 동국대 연극과 1학년이던 1999년 역시 김민기가 연출한 록 뮤지컬 ‘모스키토’로 연기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박광정의 연극 ‘저 별이 위험하다’ ‘진술’ 등으로 무대에 올랐다. 발걸음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2003년 조연을 맡았던 ‘클래식’ ‘질투는 나의 힘’이 연달아 개봉하며 신고식을 치렀고, 이듬해 ‘라이어’에서 주진모의 첫 번째 부인 역으로 색깔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담백한 느낌이 나는 서영희의 연기를 본 사람들은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렇듯 실력을 인정받으며 녹록지 않은 이력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어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편. 그는 “인기에 연연하지는 않는다.”면서 “연기자로 오래 갈 수 있는, 제대로 선택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더니 “그래도 더 바빠지고 싶은 게 소원”이라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임창정과 알콩달콩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로맨틱 옴니버스 영화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도 올 가을 개봉할 예정이다. 서영희는 “외모보다는 연기력으로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김미성기자 492naya@sportsseoul.com
  • [깔깔깔]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 * 동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받은 거스름 돈에서 100원을 더 받았다고 말하며 돌려주기. * 버스 요금을 모두 10원짜리 동전으로 내기. * 선생님이 열변을 토하는 수업 시간 중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손들기. * 처음 짝이 된 급우에게 책을 같이 보자고 하기. * 자신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대해 무지막지한 악성 리플이 달려도 대꾸하지 않기. * 전철 종착역에서 잠들어 있는 아주머니를 깨워 주기. * 짝사랑하던 그 애의 홈페이지에 몰래 들어갔다가 이벤트가 당첨됐는데도 당황하지 않기. * 모두들 가기 싫다고 하는 콘서트나 영화도 보고 싶으면 혼자서라도 가기. * 행운의 이메일을 받고도 연연해하지 않고 삭제하기.
  • [의회]“한마음으로 뭉칩시다”

    [의회]“한마음으로 뭉칩시다”

    서울 자치구 의원, 의회사무처 직원 등 1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의회의 정보를 교환하고 우의를 다진다.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이재창)는 오는 26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005 서울시구의회의원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체력·결속 다지고 정보 교환하고 체육대회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각 자치구의원들은 결속력을 다지고 정보를 교환하며 미래 지향적인 지방 의정상을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회의 위상과 전문성을 높이는 관련법 개정에도 의원들의 뜻을 모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대회를 처음 주선한 협의회 이재창 회장은 “의회는 개별적으로 독립된 기관이다 보니 공동 현안을 논의하고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체육대회를 계기로 자주 만날 수 있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역별로 5개 의회 묶어 1개팀으로 14년째를 맞는 지방의회이지만 서울의 각 자치구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3년째다. 협의회가 구성돼 있었지만 각 의회 의장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마음 체육대회가 정례화되면서 일반 의원들뿐 아니라 의회 사무처 직원들끼리도 공동체 의식을 가꿔 가고 있다. 의원 및 의회간의 상호협력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체육대회 참가팀은 권역별로 5개 자치구의회를 1개팀으로 묶었다. ▲종로, 중구, 용산, 성동, 광진구의회 등 5개 자치구는 창조팀으로 ▲노원, 중랑, 성북, 강북, 도봉구의회는 단합팀 ▲동대문, 은평, 서대문, 마포, 관악구의회는 도전팀 ▲강서, 구로, 금천, 영등포, 양천구의회 화합팀 ▲동작, 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의회 미래팀 등으로 나눠져 열전을 벌인다. 권역별로 평소 의견도 교환하고 지역 현안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팀을 짰다. 이한선 노원구 의회의장은 “서로 인근에 위치한 의회 동료들이지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서로간의 고충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축구·제기차기·줄다리기등 종목 다양 이날 대회에는 의원 512명을 비롯해 1200여명이 참여해 다양한 게임과 경기를 펼친다. 구기종목으로는 각 의회별 2명씩 출전하는 배구와 축구경기가 펼쳐지고 의회 사무직원과 함께 참여하는 한마음 릴레이와 줄다리기로 흥을 돋운다. 오후에는 팀별로 50명이 대거 참가하는 지네발 릴레이, 참가자 전원이 펼치는 자기부상열차, 협동심을 겨루는 깃발 서바이벌 등 다양한 종목들이 준비됐다. 특히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마련된 고리던지기, 행운을 맞춰라, 제기차기, 투호게임, 월드컵 슛돌이 등은 참가자 모두에게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게 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3不논란 들끓는 교육계

    3不논란 들끓는 교육계

    ‘3불(不)’정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일 대입제도에 대한 비판과 제안이 나왔다. ●‘총점제 통제형’서 ‘다원적 선택형’으로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돈희 민족사관고 교장은 이날 오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육평가학회 주최로 열린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의 문제와 전망’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대입제도의 근본 구조를 ‘총점제 통제형’에서 ‘다원적 선택형’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 교장은 현행 제도는 수능과 내신·대학별고사 등의 점수를 총점으로 합산 반영하고, 학교의 격차가 무시되며 반영 형식이 규격화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대신 대학이 내신과 수능, 대학별고사 등 다양한 전형별로 일정 비율씩 학생을 선발하는 ‘다원적 선택형’체제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내신과 수능성적, 특기활동 성적 등 다양한 전형에 따라 장점이 있으면 그 자격으로 일정 비율씩 학생을 뽑자는 것이다. 필요하면 사실상 본고사인 대학별고사도 허용, 소수의 원하는 학생들이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긴장에서 해방될 수 있고, 특목고나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내신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대입제도와 대학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3불’정책은 교육적 가치판단이 아니라 빈부간 위화감 조성 해소와 고액과외 방지 등 사회적 문제 예방의 관점에서 입안된 것”이라면서 “이같은 구조에서는 소위 상위급 대학들은 학생선발에 변별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들이 보완책으로 내놓은 대학별고사는 옛날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인데 만약 정부가 논술의 규칙을 정해 변별력을 허용하지 않으면 대학을 행운으로 입학하는 현상이 생길 것”이라며 대입 전형을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유명 사립대는 가만히 있어도 천하의 영재들이 모여들지만 그럼에도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횡성까지 찾아온다.”면서 “오늘날 국내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기 위해 다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어 “우리 대학들은 학생선발에 지나치게 기계적 공정성을 중시해 누구를 맡아서 교육시킬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명쾌하게 선발과 탈락을 구별지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서 “대학은 학생의 능력을 질적으로 평가하는 전문적 역량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3불 정책 성과부터 평가해야 한국교육개발원 김영철 선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와 인적자원정책과제’ 포럼에서 “교육부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에 대한 성과부터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대입에 개입하는 주된 논리는 고교 교육 정상화나 과외 억제 등이지만 당초 의도한 정책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규제에 따른 비용과 효과를 분석하는 규제영향평가를 실시, 그 결과에 따라 필요없는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내년부터 논술고사 강화 한편 전국 126개 국·공·사립대 총장들은 이날 오후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대학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논술고사를 강화하되 고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비교과 영역도 대폭 확대해 인성을 반영하는 방법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천 이효용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그래도 4학년까지 다녔으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요.”(염성려·79·서울시 서대문구 창전동) 햇님 사이로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대흥동 18의4 지하철 2호선 대흥역 쪽 한갓진 골목에 들어서 있는 양원주부학교. 학교 입구에는 ‘경축, 대검(대학입학 검정고시) 전국 최고령 합격 신평림(75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3층 높이로 건물과 건물을 이어 나부끼고 있었다. ●가정형편 어려워 초등학교 4학년 중퇴 늦은 점심 도시락을 챙겨 먹느라 약간은 시끄러운 가운데 얼핏 보기에도 늦깎이 학생인,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차분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1시35분쯤 3층 304호 교실에서 수학 수업시간으로 접어들자 ‘어르신 초등학생’ 50여명은 진지하게 ‘손아래뻘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자, 계산을 시작해요.….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하는 것 아시죠. 그럼 얘는 누구랑 곱해요?” 수학을 맡은 손미진(35·여)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들 앞에 서듯 똑 부러지는 말로 묻자, 대부분 언니뻘일 듯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7요,7요.”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교실 구석구석에서 메아리처럼 잇달아 터져나왔다. 평생교육시설인 양원주부학교는 대검 최고령 합격자를 낸 데다, 올해 초 성인을 대상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력인정 초등과정이 생긴 덕분에 더욱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학생은 졸업만으로 학력을 인정받는 초등부, 염 할머니의 경우처럼 그렇지 못한 기초부와 중등부, 고등부, 전문부, 교양부, 평생부 등 7개 부문에 2425명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50분 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양원주부학교 ‘초등생’인 염 할머니를 만났다.21일 용산고등학교에서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치르는 염 할머니는 “글쎄, 주위에서는 다들 (합격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큰 일”이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생한 염 할머니는 고향에서 4학년까지 다니다 학업의 뜻을 접어야만 했다. 어려운 집안살림에 당시만 해도 딸들에게 공부를 시켜 무엇 하랴는 편견 탓이었다. 염 할머니는 “그래도 오래 전이나마 그 때 배워둔 게 적잖게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배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6·25전쟁 전 미리 서울로 시집와 2남2녀를 뒀지만 36살 때 병약한 남편이 별세해 홀몸이 됐다. 이후 삯바느질과 시장통 배달 등으로 자녀들을 키우느라 때를 한참 넘기고 나서야 배움에 대한 ‘허기’가 느껴져 지난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 슬하에 4남매 가운데 막내만은 아직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염 할머니는 “신문에 나가면 애들이 ‘왜 뒤늦게 이름을 알리느냐.’고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염 할머니는 지난해 2년제인 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고검 준비를 하고 있는 양정자(80) 학생을 빼고는 2400여명 중 최고령에 속한다.“충남 서산 등 멀리서 몇 시간 들여가며 공부하러 오는 분들에 비하면 난 행운아”라고 한다. 창전동 집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이니, 운동삼아 걸어오기도 한단다. ●빠짐없이 하루 4시간 예·복습 “나만 해도 학생 신분으로 배우는 입장이니, 나이는 당연히 잊어야지요. 진학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공부해야 하는데….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는데, 학교 다니면서도 게으름 피우는 것은 철없는 탓이어서 나중에 분명 후회하게 됩니다.” 특히 음악과 자연이 어려우면서도 좋다는 염 할머니는 4시간짜리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뒤엔 저녁 8시부터, 하루 4시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예·복습을 한다며 각오를 되새겼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그랜드백화점은 26일까지 다양한 부부 관련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기간 동안 당일 잡화·남성·가정용품 등을 1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 부부들에게 영화관람권(1인 2장)을 제공하는 한편, 커플 준보석 브랜드도 3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오는 9월17일까지 수도권 전점의 영업시간을 점포별로 연장해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지금까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12시로 이원화돼 있던 영업시간을 모두 오전 1시까지 1∼2시간 연장해 일원화한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다음달 12일까지 도서 베스트셀러 1000종에 대해 최저가 보장 및 가격 리콜제를 실시한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3개 도서몰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면 보상해 준다. 신고만 해도 1000원 할인쿠폰을 받는다. ●신세계 이마트는 29일까지 한국 P&G와 공동으로 장애인 돕기 공동 마케팅을 실시한다. 공동 기획행사는 311개 품목,30억원 규모이다. 이 기간 동안 비달사순·코디·프링글스·위스퍼·팬틴 등 P&G 제품의 판매액 1%를 사랑의 기금으로 적립,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복지시설 등에 기부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1일 ‘결식 아동 돕기 사랑의 자선 대바자’행사를 진행한다. 액세서리·숙녀의류·아동의류·영캐주얼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특가 한정판매전 형태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한편, 행사장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모금운동도 펼친다. ●우리닷컴(www.woori.com)은 오는 31일까지 4000명을 추첨해 크라이슬러 오픈카와 유럽 여행권, 소니 PSP, 고급 펜션 이용권 등을 나눠준다. 날마다 40명을 뽑아 구매 금액의 4%를 적립금으로 지급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7층에 여성 직수입 멀티숍(편집매장)인 ‘비비부스’를 오픈했다. 데님(진) 4개 브랜드와 여성 상의 3개, 잡화 1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5일까지 ‘제2의 신혼여행을 보내드립니다’ 등 여러 가지 부부 관련 이벤트를 마련한다. 특히 이 기간 동안 10만원 이상 구매 소비자들 중 점포별로 추첨을 통해 1명을 선정, 여행상품권(60만원 상당)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9일까지 의류·잡화·식품 등 인기상품 1000종으로 구성된 ‘바이킹상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바이킹상품은 바다 위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바이킹처럼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다. ●신세계닷컴(www.shinsegae.com)은 다음달 9일까지 ‘최고의 코디 짱을 찾아라’ 콘테스트를 열고,161명에게 제주도 및 강원도 팬션 무료 이용권 등을 준다. 신세계닷컴에 입점된 브랜드 옷을 입고 촬영한 뒤 자신만의 코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코오롱웰케어는 드럭스토어인 ‘W스토어’ 개점 1주년을 기념해 31일까지 ‘더블 세일 대축제’를 연다. 매장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매일매일 폭탄 세일’ ‘베스트셀러 앙코르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W스토어 대표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영등포점·미아점은 22일까지 ‘사랑은 행운을 타고!’행사를 진행한다. 당일 구매 소비자를 대상으로 60명을 추첨해 순금 커플링(2돈·10명), 손숙의 모노드라마 ‘셜리 밸런타인’ 연극관람권(50명)을 각각 증정한다.
  • 로또 공의 적은 브라질 땅콩?

    지난 3년여간 수백명의 ‘억대 부자’를 배출한 로또복권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가장 신경쓰는 것은 45개 공의 크기와 무게다. 아차하는 순간 ‘브라질 땅콩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깡통 속에 여러가지 크기의 땅콩을 넣은 뒤 흔들면 큰 땅콩은 위로, 작은 땅콩은 아래로 모이는 현상을 말한다. 즉 용기에 알갱이 물질을 담아 흔들면 물질이 이동하는 ‘대류 현상’이 일어나는데 용기 벽 주변에는 아래로 가라앉는 곳이, 벽에서 떨어진 중심부에는 위로 떠오르는 곳이 생긴다. 그러나 용기 벽 주변에 형성된 가라앉는 부분은 좁은 띠 형태이기 때문에 큰 물질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에 갇히게 된다. 브라질 땅콩 효과는 물질의 크기뿐만 아니라, 무게(밀도)와도 관련이 있다. 크기가 똑같은 알갱이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듯 무거운 것은 위로, 가벼운 것은 아래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거운 물질은 관성(물체가 현재의 운동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이 커 흔들 때마다 약간씩 들려지고, 이때 주변에 있는 가벼운 물질이 그 밑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예컨대 공사장에서 모래와 자갈을 분리하는 철망을 흔들어주면 작고 가벼운 모래는 철망 아래로 빠져나가고, 굵고 무거운 자갈만 남게 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따라서 브라질 땅콩 효과는 고체도 액체도 아닌 알갱이 물질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물리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첨기 바닥의 회전판을 돌려 45개의 공을 섞는 로또 추첨에서도 빚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45개의 로또공은 크기는 물론,78g의 무게까지 정확히 검증한다. 공의 크기나 무게가 각각 다를 경우 상대적으로 크거나 무거운 공이 위로 올려져 ‘행운의 숫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첨에 쓰이는 공 세트 이외에 4개의 예비 세트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공의 크기나 무게가 오차 범위를 벗어날 경우에 대비한 조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저절로 포경 3번 ‘億센 어부’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를 불과 20여일 사이에 3마리나 건져 올린 억세게 운 좋은 어민이 있어 화제다. 10일 오전 6시쯤 강원도 동해시 어달동 동쪽 약 1마일 해상에서 동해선적 정치망 어선 3홍일호(15t급)선주인 김성대(50)씨는 며칠 전 쳐 놓은 그물에 밍크고래가 걸려 죽은 것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3시쯤 임연수어와 전어 등을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가 그물을 끌어 올리던 중 길이 4.5m, 둘레 2.55m의 죽은 밍크고래를 건져 올렸다. 고래는 어종보호를 포경을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이날 잡힌 고래는 1900만원에 위탁 판매됐다. 그는 하루 전인 10일과 지난달 22일에도 그물에서 죽은 밍크고래 한 마리씩을 잡아 2380만원과 3477만원의 수입을 올렸다.20일 동안 죽은 고래로만 벌어들인 돈은 무려 7700만원. 주변 어민들은 “남들은 평생 한번도 못 잡는 고래를 3번이나 건져 올리다니 부러울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독 한사람에게만 이어지는 행운에 경찰이 조사를 나섰지만 불법으로 포획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동해해양경찰서는 “고래 보호차원에서 김씨가 작살이나 창 등 불법 어구를 사용해 포획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운이 좋은 사람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⑧ 강경호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⑧ 강경호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서울지하철공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 만년 적자기업, 지하철 역사의 혼잡, 환승에 따른 불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공사의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파업은 최근 5년 동안 거의 없었다. 지난해에만 3일간 파업을 했다가 자진 철회한 것이 전부다. 내년에 더 놀랄 만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흑자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강경호 사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감을 내비쳤다.“경영혁신을 통해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면서 “무임수송 등에 대한 일부 지원이 이뤄지면 내년 흑자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승역을 복층구조로 바꾸고, 출퇴근때 지하철 배차간격을 줄이면 혼잡과 환승에 대한 불편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강 사장의 비전을 들어봤다. 부임하자마자 최저가낙찰제 도입과 입찰제도 개선 등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는데. -부임해서 보니 공사는 개통 30여년이 됐는데도 초기 건설비의 대부분을 차입부채로 조달하고 수송원가를 보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막대한 부채와 만성적인 적자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운임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수익구조를 개발했다. 고부가가치 동영상 광고개발과 신개념의 역사개발 등이다. 또 예산의 불필요한 낭비요인을 없애기 위해 투자심사제도를 활성화했다. 특히 행운에 의한 낙찰, 업체간 변별력부재 등 구조적으로 문제점을 안고 있던 종전의 공공기관 적격심사낙찰제를 개선해 공사 실정에 맞는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했다. 그밖에도 기업의 소모성 자재(MRO) 구매대행 아웃소싱 제도를 지방공기업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신개념 역사란 무엇을 말하나. -현재의 환승역을 보자. 환승역 대부분의 노선이 수평으로 펼쳐져 있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바꿔타려면 많이 걸을 수밖에 없다. 환승이 불편하면 지하철 이용객이 더 늘지 않는다. 또 지하철역 상당수가 곡선이다. 곡선이면 지하철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 속도를 내지 못하면 지하철 배차간격도 줄일 수 없다. 신개념 역사란 이같은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다. 갈아탈 노선을 수직으로 배치해 최단거리로 환승하도록 하고, 역사도 직선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혼잡한 환승역인 신도림역, 사당역, 종로3가역, 삼성역, 잠실역, 교대역 등을 우선 대상으로 할 것이다. 환승역을 확 뜯어고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 -물론이다. 그래서 이들 지하철역과 주변 땅을 동시에 개발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은 물론 쇼핑·문화·주거를 하나로 묶는 복합환승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운임수입 외에도 부동산개발과 아파트·상가 임대사업으로도 이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은 지하철 환승역을 이미 이같은 모델로 바꿔놨다.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 서울시 등이 협조해주면 가능하다. 경기부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개발에 따른 이익은 전적으로 승객에게 돌아간다. 공사가 경영혁신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는. -지금의 경영환경은 고객 및 성과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의 관행적 경영방식을 따르거나 공급자 중심의 의식으로는 공기업의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영혁신을 위해 인사제도를 능력과 성과중심으로 개선했다. 근무 형태는 분야별 업무특성과 시간대별 업무량을 감안해 비숙박 위주로 짤 계획이다. 또 선진경영기법인 6시그마 경영기법 등을 도입해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실현과 신개념의 역사개발을 통해 환승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경영혁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러 한계가 있다고 보여지는데. -과다한 부채, 낮은 운임수준, 과중한 투자비 등 공사의 경영여건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오는 2007년까지 행정명령으로 이행하도록 한 소방안전대책비 1조 353억원을 포함해 2008년까지 2조 82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전동차내장재 교체비 1918억원의 40%인 767억원만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공사는 신개념 역사개발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7672억원 가량만 확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하철공사가 전국 지하철 수송인원의 40%와 서울시 교통분담률 35.6%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 임을 감안해 정부, 서울시, 공사의 3자 공동노력에 의한 지원범위 제도화가 필요하다. 안전개선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당시 역무원, 승무원, 사령실간의 비상통신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달까지 역무원, 승무원, 사령실간 다자간 통화가 가능한 휴대용 무전기를 지급할 계획이다. 또 전동차 화재 발생시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전동차화재 자동경보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승강장 및 대합실에 안내데스크를 설치한다든지, 승강장에는 안전요원을 상주시키고 대합실에는 필요시 도우미를 고용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물론 공사는 화재에 대비 지하철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스테인리스 제품으로 지난해 11월에 전량 교체했다.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재난에 공로를 한 시민에게 최고 3000만원을 포상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지하철이 문화공간으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지하철 예술무대는 지하철을 생활속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고자 2000년 5월 을지로입구역 등 10개역에서 처음으로 막을 올렸다. 요즘 주5일제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문화적인 여가선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문화가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어 공사도 더욱 문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으로도 지하철예술무대에서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하고 이채로운 공연을 열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올 무임수송비용 1000억 예상” 서울지하철공사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이다. 무임수송은 현행법에 따라 노인 등 교통약자와 국가유공자의 요금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요금을 내지 않고 몰래타는 부정승차는 연간 5억원에 불과, 경영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15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임수송인원은 1억 880만명으로 손실액이 866억원에 달했다. 매년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무임수송에 따른 비용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무임수송비용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서울시 지원은 지난해부터 끊겼다.2001년만해도 무임수송비용은 476억원에 불과했으며, 이 가운데 38.5%인 183억원을 서울시가 지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무임수송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자 지원을 중단했다.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메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지하철 요금을 올리든지 손실을 정부·지자체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요금을 올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서민 물가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공사측은 정부나 서울시 등이 일부 보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사원도 2003년 감사에서 무임수송 비용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2003년 말 지하철내장재 교체비 1918억원의 40%인 767억원만 지원했을 뿐 무임수송에 따른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서울시의회가 공사측에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시의회가 최근 서울지하철의 안전 운행 및 과다한 부채 해소를 위해 ‘노인 등 무임수송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에 대한 건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동시에 무임수송비 등 공익서비스 제공 비용 부담은 국가 또는 서비스를 요구한 자가 전액 부담토록 하는 도시철도법과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요구키로 했다. 강경호 사장은 “정부 등이 손실을 일부 보조해주면 공사 경영이 안정될 수 있고, 경영이 안정되면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가 한층 강화된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강경호 사장은 누구? 강경호 사장은 2003년 4월 취임한 이후 매일 아침 지하철로 출근한다. 역대 사장들도 취임 초 지하철로 출근한 적은 있지만 강 사장처럼 2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지하철을 고집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강 사장의 집은 분당선 수내역 부근이다. 그래서 출근하려면 15분가량 걸어 수내역에서 지하철을 탄 뒤 선릉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 사당역에서 내려야 한다. 출근시간만 1시간15분이다. 때문에 강 사장은 지하철의 불편함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승객들에게선 꼭 개선할 점을 듣는다. 냉난방에 문제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지시한다. 한 여름 지하철 냉방이 너무 셀 때 노인들로부터 춥다는 말을 듣고 지하철 10량 중 2량에 냉방을 약하게 한 약냉방차를 운영하도록 지시할 정도다. 많이 걸어야 지하철을 바꿔탈 수 있는 현재의 환승역을 개선한 뒤 역세권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도 강 사장의 아이디어다. 강 사장은 1972년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30대에 한라중공업 이사로 승진해 사장·부회장을 지낸 CEO다. 세계대중교통연맹 아태지역 의장도 맡고 있다. ▲서울(60) ▲경기고·서울대 공대 ▲현대양행 부장 ▲한라중공업 상무·전무·대표이사 ▲한라그룹 부회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천재화가 김홍도의 그림일생 한눈에

    “김홍도는 얼굴을 그려도 우리의 얼굴을, 산수(山水)를 그려도 우리의 산수를 그렸다. 심지어는 노자, 장자도 우리 얼굴로 재탄생됐고, 관세음보살도 우리 어머니가 승화된 모습이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의 최완수 연구실장이 바라본 김홍도의 예술 세계다. 그는 단원 김홍도의 서거 200주기를 맞아 간송미술관이 마련한 ‘단원대전’의 기획자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중국 문화권에 속해 있던 조선시대 단원의 그림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작품으로 봤다. 그렇게 그는 우리의 ‘자존심’을 그림으로 살려낸 인물이다. 단원은 우리 고유 화풍을 그리기 시작한 겸재 정선의 충실한 계승자로서 그 역할을 다했던 것이다. 화원에서 활동한 궁중화가였던 그는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행운아다. 어린 나이에 궁중에 들어간 단원은 그의 나이 11세때 영조 세손이던 정조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 인연 덕분인지 정조에게 일본의 지도를 그려 바치기도 했고, 정조의 명으로 수원 용주사 ‘삼세여래불탱화’를 그렸다. 정조가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용주사에서 펴낸 ‘부모은중경’의 삽화를 그린 이도 바로 단원이다. 학예에 뛰어났던 정조 자신이 그림을 직접 그릴 정도로 그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재주 많은 단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단원은 다른 이들과 달리 산수, 인물, 사군자, 화조 등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 하지만 그는 ‘제도권’ 화가로서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임금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자연 절제된 선과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그림은 당대 비슷한 나이의 신윤복의 화풍과 곧잘 비교된다. 권력과 멀리 있던 신윤복은 단원에 비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 보니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그림을 그렸다. 한량과 기생의 애정 등을 묘사한 풍속도에서는 ‘모범생’ 단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을 담아 냈다.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단원대전’에서는 이같은 단원의 일생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 120여점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정조로부터 특별 대접을 받은 탓에 자신의 신분을 사대부로 착각한 단원의 정신 세계가 드러난 ‘소림야수’‘한산설정’등은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스산한 산옆 눈 덮인 정자를 그린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양반과 중인사이를 오간 단원 자신의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02)762-0442.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YS·DJ 재평가/이목희 논설위원

    남재희 전 의원은 ‘언론·정치 풍속사’란 저서에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YS는 한마디로 ‘앗싸리(화끈)’하다. 경상도이기에 타고난 다수파이고, 평생을 행운아로 살았기에 너그러운 보수다.” “DJ는 끈질긴 노력가다. 전라도이기에 타고난 소수파. 간고의 세월을 살아왔기에 개혁(진보)적이다.” YS·DJ의 곡절 많은 정치일생을 이처럼 간략하게 압축한 말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나아가 두 사람의 역사적 책무가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영호남의 틈새를 메우는 일이다. 실제 투표현장에서 지역감정이 심화된 데는 YS·DJ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DJ라는 걸출한 정치인은 호남표를 전례없이 결집시켰고, 그 반사이익을 영남권의 YS가 누려왔다. 또한 지금 한국 정치체제 역시 두사람간 암묵적 타협의 산물이다.1987년 대통령직선제와 5년 단임제 개헌이 이뤄졌다. 후보단일화 실패에 앞서 누가 먼저 하건 다른 사람은 5년 뒤에 하자는 생각에서 당시 여권과 이런 절충을 했다. 새시대는 개헌이나 제도개선만으로 오는 게 아니다. 구시대를 만든 주역들이 “우리 역할은 끝났고, 시행착오를 고쳐야 한다.”고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YS와 DJ가 손을 맞잡고 국민앞에 다시 서야 하는 이유다. YS·DJ회동이 성사되고, 의미를 가지려면 두가지 조건 충족이 전제된다. 첫째,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직설적이고 태생적 보수인 YS와 논리적이고 태생적 진보인 DJ가 이제라도 상대의 장점을 평가해야 한다. 영호남뿐 아니라 보수·진보의 대립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는 그들에 대한 재평가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DJ의 국민평가는 그런대로 괜찮지만,YS의 평가가 하위권을 맴도는 현상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재임 첫해 YS는 국정지지도가 90%를 넘나들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들과 측근 비리,IMF 경제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박한 느낌이다. 마침 여야 의원 10여명이 이끄는 ‘민족대통합을 위한 연구모임’이 DJ·YS 재평가를 위한 순회토론회를 새달부터 서울, 영호남 지역에서 갖기로 했다고 한다. 토론회를 통해 DJ·YS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아지고,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치발전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MLB] BK ‘빗속 쾌투’

    계속된 부진으로 침몰하던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이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높은 쿠어스필드에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재기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연일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도 3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첫 3할타율(.302)에 진입했다. 김병현은 12일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깜짝 선발등판,5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1실점 쾌투를 펼쳤다. 좌완 조 케네디의 부상으로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5월11일 클리블랜드전 이후 꼭 1년 만에 선발등판의 행운을 잡은 김병현은 최고 구속은 138㎞에 그쳤지만 꿈틀거리는 공끝을 뽐내며 고비마다 삼진을 낚아냈고, 방어율도 7.62에서 6.00으로 크게 낮췄다. 김병현은 콜로라도가 2-1로 앞선 5회말 타석에서 대타 제이슨 제닝스로 교체돼 승리요건을 갖췄지만, 구원투수 호세 아세베도가 6회초 라이안 랭어한스에게 동점홈런을 맞아 승리를 날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1회 3타자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눈부신 호투를 예고했다. 타선도 1회말 선취점을 뽑아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2회 2사만루의 위기를 삼진으로 정면돌파한 뒤,3회 마커스 자일스와 치퍼 존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해 첫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4회 앤드루 존스에게 동점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옥에 티’를 남겼다.2사뒤 유격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내 제구가 흔들린 김병현은 연속 볼넷 2개로 만루까지 몰렸지만, 라파엘 퍼칼을 낙차 큰 커브로 3구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콜로라도는 6-5로 승리했다. 최희섭은 같은 날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장해 2루타 하나를 포함,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1회 무사2루에서 상대선발 제프 수판에게 우전안타를 뽑아낸 최희섭은 1-2로 뒤진 3회 무사 1루에서 수판의 2구째를 힘껏 끌어당겨 우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추는 통렬한 2루타로 동점타점을 수확했다. 공이 홈으로 송구되는 사이 재치있게 3루까지 내달린 뒤, 후속 JD 드루의 1루 땅볼때 홈으로 파고들어 역전 득점.5회에도 무사 1루에서 결대로 밀어쳐 좌중간 안타를 뽑아내며 안타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다저스는 최희섭의 맹타에도 불구하고 3-9로 무릎을 꿇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랑찬가’ MBC드라마 맛 살릴까

    ‘사랑찬가’ MBC드라마 맛 살릴까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력하는 신데렐라’의 발랄, 경쾌한 성공 스토리가 MBC 드라마 부활을 이끈다. MBC가 14일부터 옴니버스 주말극 ‘떨리는 가슴’의 후속으로 새 주말연속극 ‘사랑찬가’를 선보이는 것. 그동안 MBC는 ‘대장금’의 대성공 이후 드라마 경쟁에서 KBS 등에 밀려왔던 것이 사실. 때문에 이번 ‘사랑찬가’에 거는 안팎의 기대가 크다. 대장금의 기획을 맡았던 조중현 프로듀서가 연출하고, 최윤정 작가가 스토리를 요리한다. 제목에서 ‘찬’은 음식을 뜻하는 ‘찬(饌)’이다. 무대는 ‘순수하고 진실된 사람’ 오순진이 일하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그는 식당 매니저로 출발해 외식업계의 일인자로 성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픈 가족사를 지닌 재벌 3세 강새한과의 사랑도 엮어나가게 된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우는’ 캔디형 주인공이 등장했던 종래의 다른 드라마와 어떻게 차별화할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듯. 제작진은 요리를 소재로 했으나,‘대장금’의 현대판 리메이크로 여겨지는 것은 꺼리는 눈치다. 조 프로듀서는 “요리는 드라마의 한 소재이자 양념일 뿐,‘대장금’처럼 중심 스토리가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노력과 땀으로 사업과 사랑에 동시에 성공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밝고 건전한 드라마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순진 역은 장서희가 맡아 ‘회전목마’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상대역 강새한은 전광렬이 연기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촬영이 시작된 이 드라마를 위해 장서희는 서빙매너 교육을 받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장서희는 “지금껏 강하지만, 어두운 역할이 많았는데 모처럼 밝은 이미지여서 기대된다.”면서 “행운이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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