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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전자정부 유럽 첫 수출

    한국 전자정부가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에 이어 처음으로 유럽 국가로 수출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레나토 브루네타 이탈리아 행정혁신부 장관과 ‘한·이탈리아 정보화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유럽 국가 중 한국 정부와 정보화 협력 MOU를 교환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행안부는 우선 전자정부 분야 첫 번째 협력 사업으로 이탈리아(의장국), 포르투갈, 독일, 사이프러스, 스페인 등 5개 국가 간 상호 항만 물류 정보 시스템 연계 프로젝트에 한국의 이포트(e-Port) 전자정부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탈리아 정부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교육·보건·형사법 분야 전자정부에 대해서는 분야별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실질적인 전자정부 정책 및 기술 협력을 위해 양국 정책담당자와 기술전문가 인사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이번 업무 협약 체결로 전자정부를 비롯한 정보화 교류 협력이 가속화되고 국내 정보산업(IT) 기업의 이탈리아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개발도상국과 중진 개도국 진출에 머물렀지만 이제 선진국에도 수출하게 됐다.”면서 “이탈리아의 국제네트워크 결합으로 유럽연합(EU) 지역 전자정부 시장에도 공동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지나치게 큰 경찰 지휘관 집무실 줄여야

    경찰 지휘관 집무실 가운데 상당수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엊그제 밝힌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장·차장실의 평균 면적은 128.1㎡로 학교 교실(66.0㎡)보다 두배 가까이 컸다. 249개 일선 경찰서 가운데 기초자치단체장 집무실(99.0㎡)보다 넓은 서장실도 30.1%인 75곳이나 됐다. 민선 자치단체장들의 ‘호화청사병’이 경찰에까지 번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대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의 업무 특성을 감안해도 일부 경찰 지휘관 집무실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을 비켜가기가 어렵다. 전남, 서울 등 6개 지방청장실은 면적이 218.7~165.1㎡로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장관 집무실(165.0㎡)보다 크다. 경찰시설은 교도소 등과 같이 행형시설로 분류돼 정부청사 관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해도 행안부 관장하에 있는 지방청장실이 장관실보다 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대전의 5개 경찰서는 서장실 면적이 모두 100㎡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경찰 지휘관의 집무실은 다른 기관장들보다 넓다. 24시간 비상대기하던 관행으로 인해 지방청장, 서장실에는 침실,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딸려 있기 때문이다. 또 관내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보안이 요구되는 공간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의 ‘아방궁 서장실’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서장실 면적이 평균(90.2㎡)보다 두배나 큰 187.4㎡에 이른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과대 집무실은 신축청사에서 많이 발견된다. 경찰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몇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경찰관서 면적지침을 마련했으나 일선에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선 경찰서 신축 시 지침이 잘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넓은 지휘관 집무실은 규정에 맞도록 축소해야 한다. 비용 운운하며 미루지 말고 과대 집무실은 신속히 정비하고 유휴공간은 직원 휴게소나 주민 공부방 등으로 개방해야 한다. 차제에 경찰관서 면적지침도 치안 수요, 주민인구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 육아휴직 느는데 대체인력은 ‘제자리’

    육아휴직 느는데 대체인력은 ‘제자리’

    육아휴직을 택하는 공무원이 해마다 늘고 있으나 대체 인력 충원은 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42개 중앙부처에서 육아휴직을 떠난 4309명의 업무에 대한 대체 인력을 마련하지 못한 비율이 46.2%인 199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56.7%, 2008년 53.2%에 비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육아휴직자로 인해 동료들이 부담해야 할 몫은 그만큼 늘어난다. 육아휴직자의 대체 인력은 별도정원 충원, 한시 계약직 공무원 채용 외에 업무대행 지정제로 꾸려진다. 사실상 정원을 늘리는 방법인 별도정원 충원 비율은 2008년 28.5%에서 2009년 33.0%, 지난해 43.7%로 해마다 늘고 있다. 동료가 업무를 대신하도록 지정하는 업무대행 공무원 지정제는 같은 기간 5.0%에서 5.1%, 3.1%다. 나머지는 책임 소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1년 미만의 한시 계약직이나 행정인턴 등이 맡고 있는데 이 비율은 같은 기간 13.3%에서 5.2%, 7.1%다. 한시 계약직은 정부의 통합인력뱅크를 통해 활용하는데 행정업무 프로그램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어 허드렛일만 맡았던 비정규직에 비해 업무 수행상 진전된 형태라고 하지만 여전히 책임 있는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조창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육아휴직 대체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한시 계약직을 늘리는 식이라면 책임 있는 행정도 어렵고 비정규직만 반복적으로 양산할 뿐”이라면서 “신규 공무원 채용 시 육아휴직자를 고려해 정규직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고, 신규 공무원 수습 기간을 포함해 1~2년간 육아휴직 대체 인력으로 배치하는 등 별도정원 충원 방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업무특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대체 인력 활용 방안을 정하고 있다.”면서 “부처 특성에 따라 대체 인력이 필요없거나 대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는가 하면 실제로 장기적으로 해야 할 업무나 비밀 업무도 있어 한시 계약직 공무원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공공건물 에너지 통합관리

    정부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협의체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환경부는 28일 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녹색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녹색 공공건물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매년 공공건물 목표 관리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 종합계획을 세우고 이행 실태를 점검·평가할 계획이다. 현재 공공부문의 에너지 절약 제도는 환경부가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를 담당하고, 지경부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제도를 운용하는 등 이원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각 기관이 목표 관리와 에너지 이용 합리화를 포함한 ‘목표 관리 및 에너지 이용 합리화 종합 이행계획’을 작성해 환경부와 지경부에 제출하고 이를 행안부와 국토부가 공유하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부처별로 추진하던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협의체는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정전 사태를 막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물가 상승분 반영 5%정도 올렸어야”

    “물가 상승분 반영 5%정도 올렸어야”

    2012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3.5% 안이 발표된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의 반응은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최소한 물가 상승분은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졌지만,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연이은 저축은행 파산과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물가로 고통받는 서민 생활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서민 의식 불만 공개토로 자제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공무원 보수 인상과 관련해 “민간임금과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고,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솔선수범 차원에서 민간임금과의 격차를 일부 보전해 3.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은 “3.5% 인상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물가가 4.3%나 올랐고 금융연구원 등의 전망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4.2%가량 오를 것으로 나왔다. 결국 공무원 생활만 더 쪼들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의 한 주무관도 “3.5% 인상 정도로는 생활여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생활여건 개선 기대 어렵다” 그는 “2008년 이후 2년간 보수를 동결했다가 올해 초 5.1%를 올렸고 내년에 3.5%를 인상하면 표면적으로는 어느 정도 많이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결됐던 2년과 올해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한다면 5% 정도는 올려야 보수 인상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성과급여기획과 관계자는 “같은 공무원으로서 보수야 많이 올릴수록 좋지만,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내년도 민간 임금 인상률의 척도가 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경제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빚 공화국’ 2011 자화상] 공무원, 빚 못 갚고 지자체, 빚 늘리고

    [‘빚 공화국’ 2011 자화상] 공무원, 빚 못 갚고 지자체, 빚 늘리고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대출받는 공무원이 해마다 늘어 올해 대출 공무원 1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또 대출 상환 연체금액은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연금을 대출한 공무원은 지난 8월 말 현재 9만 9073명으로 2009년 8만 8302명, 지난해 9만 3515명 등 지난 2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누적 대출금액은 2009년 8539억원, 2010년 8632억원, 올해 977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09년과 올해는 상반기에 대출금 5000억원이 조기 소진될 정도로 대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연 2회 이상 연금대출을 받은 공무원은 2543명(누적 대출금액 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물가난 공무원도 못 피해” 또 올해 연금대출 연체 공무원은 7303명으로, 전체 연체금액은 249억 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체 공무원의 41.9%는 1년 이상 장기 연체자이며, 이들이 연체한 금액은 전체 연체금액의 90.6%를 차지했다. 연체 기간별로는 1년 이상 3063명(41.9%), 3개월 미만 2905명(39.8%), 6개월 미만 721명(9.9%), 1년 미만 614명(8.4%) 순이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통계는 주택 전세금과 물가 상승 탓에 공무원도 그만큼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공단의 설립 목적이 공무원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을 위한 것인 만큼 기금의 유동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출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 연체자와 관련해서는 “3개월 이상 연체자에 대해서는 매월 급여에서 원천공제가 되도록 해당 기관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원천공제는 해당 공무원의 동의가 있어야 상환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급여압류 등 연체 공무원의 동의없이 연체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여압류 등 대책 세워야” 한편, 행안위 소속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08~2011년 6월)간 공단 수입액은 19조 5000억원인 반면 지출액은 24조 8000억원에 달해 모두 5조 3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1~16년 연금 재정 추이’자료에 따르면 2016년까지 수입액 42조 8000억원, 지출액 56조 1000억원으로 13조 2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16개 시·도 지방채 분석…2년새 잔액 평균 50% 증가 지난 2년간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빚(지방채)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전국 지방채 잔액 평균 증가율은 50%를 기록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2008~2010년 지방자치단체별 지방채 잔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년 새 지자체 전체 빚은 49.9%(9조 5005억원)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울이 143.4%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전남(94.4%), 인천(73.6%), 충북(72.0%), 경남(71.6%), 충남(59.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광주는 -6.8%로 유일하게 빚이 줄었다. 2010년 말 현재 전국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 잔액은 28조 5491억원이었고, 지역별로는 경기가 4조 571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3조 7831억원, 부산 2조 9158억원, 인천 2조 8261억원 순으로 지방채 잔액이 많았다. 지방채 잔액을 주민 수로 나눈 ‘주민 1인당 빚 평균액’은 66만 7000원으로 2년 만에 37.5% 증가했다. 지역별 주민 1인당 빚은 130만 7800원을 기록한 제주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102만 4500원), 대구(83만 1100원) 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민 1인당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자체는 서울(140.7%)이었다. 이어 전남(94.3%), 인천(69.5%), 충북(68.7%), 그리고 경남(68.2%) 순이었다. 광주는 이 부문에서도 유일하게 빚 증가율이 감소(-12.7%)했다. 유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을 초과하는 빚은 결국 지역주민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한번 늘어난 빚은 줄여나가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무리한 사업 추진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광주는 2009년 지방채 상환 규모가 커 유일하게 전년도 대비 10년 지방채 잔액이 줄어들었다.”면서 “지역별로 지방채 상환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0)성과평가제

    [테마로 본 공직사회] (20)성과평가제

    승진과 보수는 공무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공무원봉급 인상률 소식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이나 연말 성과평가를 앞두고 사무실마다 업무실적 자료를 정리하느라 분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과평가 결과가 보수로 반영되는 2~3월이면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과천정부청사 등 관가에는 묘한 찬 바람이 분다. 평온한 듯하면서도 같은 부서에서도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뒤숭숭한 기류가 흐른다.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서기관급 공무원은 “동료에게 술 한 잔하자는 말도 섣불리 꺼내기 어려울 때가 있고 때로는 신경이 날카로워져 작은 다툼도 일어나곤 한다.”고 곤혹스러운 분위기를 넌지시 전했다. 1999년 도입돼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는 공무원 성과평가제의 공과를 짚어본다. ●공직사회 생산성 향상 위해 도입 성과상여금제도는 뿌리 깊은 연공서열 보수 체계의 관행을 깨고 공직사회에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1999년 국민의 정부가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도입했다. 초기엔 3급 이하 공무원이 대상이었다. 근무성적평가 결과에 근거해 네 등급으로 나눈 뒤 상위 50%에게만 기본급의 50~200%에 해당하는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했다. 공무원 절반은 상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셈이다. 1995년부터 특별상여수당제도를 만들어 상위 10%에게 지급하긴 했지만 사실상 처음으로 전면 시행됐기에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거렸음은 물론이다. 이후 점점 적용대상이 확대돼 장·차관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무원이 대상이 된 상태다. 지급률 격차도 초기엔 150%→110%→100% 등으로 보수적으로 운영하다 성과상여금 제도에 대한 공무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격차를 다시 늘려 현재 230%에 이르고 있다. 성과상여금제는 현재 42개 중앙기관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 국가일반직 공무원 31만 1091명을 대상으로 한 성과상여금 예산으로 1조 30억원이 편성됐다. 46만 4952명의 공·사립 교원 성과상여금 1조 2042억원을 포함하면 성과상여금 예산총액은 2조 2072억원이다. 성과상여금 지급 비율, 범위 등은 모두 정부 표준안일 뿐 부처별로 자율적으로 정한다. 예컨대 지난해의 경우 국토해양부 등 24개 기관은 최하위 등급에도 성과상여금을 지급했고, 행정안전부 등 18개 기관은 지급하지 않았다. 표준안에 따르면 5급의 경우 상위 20%인 S등급은 593만 7000원을 받고, 그 다음 30%까지인 A등급은 413만원, 그 다음 40%에 이르는 B등급은 232만 3000원, 하위 10%인 C등급의 성과상여금은 ‘0원’이다. 9급 공무원의 경우도 최대 296만 7000원(S등급)에서 116만 1000원(B등급)까지 차이가 난다. 박봉의 공무원 월급 수준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액수다. ●고공단 대상 연봉제 ‘이란성 쌍둥이’ 연봉제는 성과상여금제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와도 같다. 1999년 정무직과 1~3급 국장급을 대상으로 시행됐다가 2005년 3~4급 과장급에까지 확대돼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봉제 운영도 유형을 나눠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대통령,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은 고정급 연봉제다. 고위공무원단(이하 고공단)은 성과계약을 맺은 뒤 성과목표 달성도 등 개인실적 평가와 부서실적 평가, 직무수행능력 평가 등을 통해 1~4개 등급으로 나누는 직무성과급적 연봉제가 적용된다. 성과급은 5급 이하든 이상이든 일시불로 지급된다. 고공단의 경우, 전년도 성과급 규모에 따라 다음해 연봉산정에 유불리가 생길 수 있어 부담이 더하다고 볼 수 있다. 고공단 ‘가’급인 실장급의 경우 최상위 20%에 해당하는 S등급은 지급기준액의 15%, A등급은 10%, B등급은 6%를 받는다. 돈으로 환산해보면 1207만원부터 483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역시 하위 10%인 C등급은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한다. 여기에 2년 이상 C등급을 받을 경우 적격심사 대상이 돼 자칫 고공단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핵심성과 파악 위한 신뢰성 갖춰야 고공단 성과평가는 도입 당시 절대평가 방식이었다. 상급자와 맺은 성과계약에 따라 업무 목표를 연말에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봤다. 하지만 아랫사람을 돌보려는 온정주의와 적격심사에 대한 부담감 등이 맞물려 전반적으로 관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생겼다. 2006년과 2007년 80% 가까운 평가대상자들이 A등급 이상을 받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8년부터 S등급을 20% 이내로 제한하고 C등급 이하는 최소 10% 이상이 되도록 상대평가 방식으로 성과평가 규정을 바꿨다. 신영숙 행정안전부 성과급여기획과장은 “성과평가 규정을 바꾼 뒤 관대화 경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큰 오류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OECD 조사 결과, 성과평가와 성과급의 활용은 각각 8위, 10위 수준으로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성과평가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13년째를 맞아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해 성과평가의 경우, 관세청 등 3개 부처에서 33건의 이의신청이 들어왔다. 자신이 받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이 중 26건이 받아들여져 상향 조정됐다. 행안부 소속의 한 사무관은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평가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비교 평가되는 게 불쾌하고, 결과에 수긍하지 않더라도 내가 더 나은 실적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기에 가만히 있는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피평가자와 소통을 통한 제도 개선이 더욱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수재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가지표 등 형식적으로는 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핵심성과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향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상여금 외에도 승진, 연수 확대 등 평가 활용의 방식을 다양하게 보완해 피평가자들에게 실질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가직 9급 합격 ‘늦깍이 강세’… 53세 최고령 정모씨의 다짐

    국가직 9급 합격 ‘늦깍이 강세’… 53세 최고령 정모씨의 다짐

    공무원 선발 시험 응시연령제한 폐지 이후 늦깎이 수험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행안부 최종 합격 1422명 발표 행정안전부는 22일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최종 합격자 1422명의 명단을 확정,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 공개했다. 이번 공채 시험에는 모두 10만 5085명이 응시해 2181명이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가 가려졌다. 행안부는 애초 1529명을 선발할 방침이었지만 지방직 중복 합격자 이탈 등으로 선발 인원이 107명 줄었다. 여성 합격자는 575명으로 전체의 40.4%였다. 지난해보다 1.1% 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33세 이상 고연령 합격자는 272명(19.1%)으로, 응시연령 제한이 폐지된 2009년 시험부터 해마다 최종 합격자가 늘고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41세 이상 2.6%… 1년새 3배로 행안부는 2007년까지 국가직 9급 공채 시험 응시연령을 28세로 제한했고, 이듬해 32세로 연장한 뒤 2009년 연령제한을 폐지했다. 응시연령 폐지 첫해에는 최종 합격자의 11.1%인 254명이 33세 이상이었고, 지난해에는 15.5%인 255명이 공직에 입문했다. 올해 41세 이상 합격자는 37명(2.6%)으로 2009년 19명(0.8%), 2010년 15명(0.9%)에 이어 꾸준히 증가했다. 최고령 합격자는 행정직(우정사업본부)에 응시한 53세 정모씨다. 정씨는 “전문직종에서 일하다 개인적인 이유로 그만뒀고, 지금까지 국가의 서비스를 받고 살았으니 남은 기간은 제 경력을 국가를 위해 활용하고 싶어 공무원을 택했다.”면서 “나이가 조직 적응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합격자는 26일까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채용 후보자 등록을 해야 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질타 대신 해결책…행안부 ‘민원 컨설팅’ 성과 톡톡

    행정안전부가 올해 처음 도입·운영 중인 ‘민원행정 컨설팅’이 자체 평가는 물론 지자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민원행정 컨설팅은 행안부 관계자와 민원 업무별로 처리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의 전·현직 공무원, 민간 전문 컨설턴트 등 54명의 컨설팅단이 민원사무 처리 수준이 낮은 지자체를 방문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행안부는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자체 민원사무 확인감사를 실시해 왔지만, 확인감사 시행 30년 만에 감사 성격을 버리고 컨설팅 형식을 도입하는 행정 실험을 감행했다. 김정기 행안부 민원제도과장은 “지난해까지 시행해온 확인감사는 지자체의 문제점을 찾아내 질타하는 성격이 강하다 보니 지자체도 문제점을 감추기에 급급해 민원 서비스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찍어내기식 감사가 아닌 지자체의 애로점을 듣고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도입하니 컨설팅을 마친 지자체는 컨설팅 결과를 지방 조례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민원 컨설팅을 신청한 행정기관은 모두 33곳이다. 행안부는 이 가운데 서울 구로구, 대구·광주 남구 등 8개 지자체와 교육과학기술부 인천교육청 등 4개 특별지방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22일 행안부의 ‘2011년도 상반기 민원행정 확인·컨설팅 결과 보고’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는 민원사무 처리 시 신청일과 접수일이 달라 처리 기간이 다른 기관보다 1~2일 정도 늦어지는 등 사무 처리가 미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컨설팅단은 민원 신청과 접수·등록까지 모두 주민센터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등 기관별 맞춤형 개선책을 마련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인천, 공직비리 신고포상금 ‘유명무실’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공직비리 신고제도 활성화를 위해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 지급조례 권고안’을 마련, 지자체에 시달했으나 인천 지역 자치단체 가운데 4곳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제를 운영하는 자치단체도 보상금 지급 실적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공직비리 신고 보상금 운영 현황에 따르면 현재 조례나 규칙을 통해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제를 운영하는 인천 지역 자치단체는 10개 구·군 가운데 연수구, 서구, 강화군, 옹진군 등 4곳에 그쳤다. 연수구와 옹진군의 경우 조례를 만들어 포상금제를 운영하고 있고, 서구와 강화군은 규칙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이들 외에 중구, 동구, 남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등 6개 기초단체는 근거 규정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포상금제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상금제를 운영하는 자치단체의 신고 건수가 연수구 1건에 불과한 데다 실제 보상금을 지급한 사례도 없다.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 제도가 유명무실하다. 행안부는 청렴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08년부터 일반 국민이나 공무원이 공무원 비리를 신고하면 보상금을 지급토록 하는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제를 자치단체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에는 신고자 신변 보호, 보복 금지 등의 조치를 마련하고 조례 권고안까지 만들어 지자체에 시달하는 등 공직비리 신고 포상금제 운영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新 개인정보 보호시대] (3·끝)법제정 지휘 장광수 실장

    [新 개인정보 보호시대] (3·끝)법제정 지휘 장광수 실장

    “100% 안전한 규제 장치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안전장치 위에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이 뒤따를 때 안전성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오는 30일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전면 시행된다. 2004년 처음 입법 논의가 시작된 지 7년 만의 일이다. 법안 제정 단계부터 최종 공포까지 이를 진두지휘한 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은 “산고 끝에 낳은 아이를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만난 그는 전날 진행된 행안부 국정감사의 여파로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만 생각하면 잠도 잘 오지 않는다.”며 법률에 대한 설명을 끝없이 이어갔다. 앞서 장 실장은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이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지켜보는 앞에서 해킹을 통해 민원서류 부정 발급 및 공인인증서 복사 등을 시연하면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다음은 장 실장과의 일문일답.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국정감사에서 정부 민원사이트가 해킹당했다. -감사 끝나고 고생한 직원들을 위로하면서 폭탄(술) 좀 돌렸다(웃음). 언론에서는 마치 정부 사이트나 전산망이 해킹당한 것처럼 보도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김 의원이 준비해 온 노트북이 이미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 PC였기 때문에 해커가 마음껏 모든 정보를 빼 간 것이다. 의원실에서 따로 가져 온 노트북이었기 때문에 어떤 보안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지 확인조차 못했다. 정부 청사 내 컴퓨터나 전산망이 악성코드에 감염된 게 아니다. 물론 악성코드를 퇴치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보안 프로그램을 정부 사이트에 구축해야 하겠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민감한 개인 정보는 수집할 수 없어 해킹으로 유출되더라도 금융 사고 등 2차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새 법률이 시행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우선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등 개인의 고유식별번호는 법에서 정한 사안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취급할 수 없게 된다. 업무상 꼭 필요하다면 정보 주체의 별도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법정에서 업무상 꼭 필요한 정보인지를 입증해야 한다. 또 모든 공공기관과 하루 평균 홈페이지 이용자 수가 1만명이 넘는 사이트는 주민등록번호 없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국민 개인 정보는 회원 가입, 이벤트 응모 등을 통해 많이 유출되는데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사업자들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수집한 정보의 이용 목적과 수집하려는 항목 등을 알려야 하고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함께 알려야 한다. 이를 어기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개인정보 열람권이 생겼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개인 사업자가 취급하고 있는 자신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정보의 정정·삭제·처리정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누가 나의 어떠한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찾아 관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공직자 외부 강연 그들의 몸값은?

    지난 19일 임명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막대한 외부 강연료 수입으로 논란을 빚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을 지내던 3년 남짓 기간 동안 67차례 외부에서 강연을 했고, 4486만원을 벌었다. 1회 평균 69만원을 받았다. 청문회 위원들로부터 빈축을 샀음은 물론이다. 최 장관뿐이 아니다. 일반 공무원들 역시 외부 강연을 통해 짭짤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산하 단체 등을 집중적으로 돌며 수백만원을 챙기는가 하면, 외부 강의를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도 15건에 달했다.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의원(한나라당)은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남짓 동안 행정안전부 공무원 559명이 외부 강연으로 2억 6012만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시간당 평균 12만원, 1인당 평균 46만원을 받았다. 1시간 30분 강연에 100만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으며 산하 단체, 기업체 등을 석달 동안 집중적으로 돌며 강연료로만 660만원을 번 직원도 확인됐다. 외부강의 신고 현황을 보면 2009년 232명에서 2010년 193명으로 줄어드는가 싶었으나 올해 6개월 동안 134명으로 집계돼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농촌진흥청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민주당 송훈석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농진청 및 산하기관 공무원들은 지난해 외부강연 823차례를 나간 대가로 모두 3억여원의 강사료를 챙겼다. 가장 많이 받은 직원은 1년간 967만원, 400만원 이상 고수입을 올린 공무원도 10명에 달했다. 송 의원은 “농진청 소속 공무원들의 외부 강의는 농민교육, 정부 신정책 홍보, 컨설팅 등으로 업무 시간 내 이뤄지는 업무 연장인데도 꼬박꼬박 개인 강사료를 받고 있다.”면서 “본업에 충실하고 지방자치단체, 농촌현장 방문강의는 자체 출장여비 지급으로 농민과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행안부의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공무원은 15명이며 이들이 받은 강연료는 1481만원으로 드러났다. 1인당 평균 98만원이 넘어 적법하게 신고한 공무원들보다 두 배 넘게 받았다. 김태원 의원은 “외부 강연이 산하기관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제공하는 용돈 성격의 ‘현관 예우’ 창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강의료와 강의 건수에 제한을 두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강주리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런 정부 믿어야 하나] 행안부 홈피, 장관 눈앞에서 순식간에 뚫려

    정부의 사이버 보안 장벽이 장관이 보는 앞에서 뚫렸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행안부의 공공 아이디(ID)와 비밀번호 등을 몰래 빼내는 ‘화면 해킹’을 시연했다. 화면 해킹은 해커가 사용자 컴퓨터 화면상의 모든 작업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해킹 수법이다. 김 의원은 ‘화면 해킹’ 악성코드를 사용자 컴퓨터에 감염시킨 뒤 컴퓨터 화면상의 작업을 들여다보며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유출해 가는 일련의 과정을 소개했다. 위원장석 뒤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일반 시민과 해커의 컴퓨터 화면이 나란히 떠올랐다. 일반 시민이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어 행안부 홈페이지를 찾자 똑같은 화면이 해커의 화면에 나타났다. 시민이 공공ID를 키보드로 입력했고 해커 화면의 왼쪽 귀퉁이에 있는 작은 창에는 같은 ID가 한 글자씩 실시간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밀번호도 마찬가지였다. 김 의원은 민원24 홈페이지를 해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원24에서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으려면 공공ID와 비밀번호는 물론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공공기관과 은행의 인터넷 서비스 보안에서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조차 해커의 창에 그대로 나타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커는 시민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는 공인인증서를 클릭 한 번에 자신의 컴퓨터로 복사했고, 이를 지켜보던 맹형규 장관의 표정은 일순간 굳어졌다. 김 의원은 “화면 해킹 프로그램은 전문 해커가 아니라도 중국 측 인터넷상에서 단돈 몇 만원이면 누구라도 쉽게 구입해 해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다른 허점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행정안전부가 주민등록전산자료를 채권추심업체 등 민간기관에 건당 30원꼴로 팔았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52개 민간기관에 17억 8054만 3230원을 받고 5935만 1441건을 제공했고, 특히 이 가운데 23개의 채권추심기관에 14억 1990만 5640원을 받고 4733만 188건을 제공했다.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1560만 9011개 가운데 290만여개(18.6%)의 개인정보가 로그기록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성국·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새마을금고도 한때 집단인출… 40일간 1兆 빠져나가

    [국감 하이라이트] 새마을금고도 한때 집단인출… 40일간 1兆 빠져나가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여러 저축은행들이 무더기로 영업 정지됐다. 같은 제2금융권이자 1664만명이 이용하는 새마을금고도 집단인출 사태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40여일 동안 1조원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강화대책이 이슈였다. 유정복,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윤상일 미래희망연대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강화 대책 마련과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 등을 주문했다. 행안부가 보고한 ‘새마을금고의 운영 및 구조조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7개 저축은행이 일제히 영업정지를 당한 지난 2월 17일 이후 3월 말까지 전체 1464개 금고에서 1조 150억원이 인출됐다.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 80조 2028억원이던 새마을금고의 전체 수신고는 2월 말 79조 4537억원, 3월 말 79조 1878억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는 1인당 5000만원 이상 예금은 9조 6091억원이었다. 예금자 숫자로는 25만 2471명이었다. 새마을금고 수신고는 이후 조금씩 회복돼 지난달 말에야 사태 이전 수준으로 올라왔다. 유 의원은 “이러한 무더기 인출은 제2금융권에 대한 서민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서 철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영세한 자산규모로 구조조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체 1464개 금고 가운데 100억원 미만의 자산을 가진 곳이 80개였고 이 중 30억원 미만의 자산 규모를 가진 곳이 5개, 20억원 미만이 6개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세운 구조조정 계획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영세한 자산 또는 경영부실로 지난해 구조조정 대상이 됐던 105곳 중 실제로는 53곳에서만 계획을 이행했다. 올해 역시 8월 말까지 53곳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24곳에 그쳤다. 경영실태평가 등급별 현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전체 새마을금고 중 취약하다고 드러난 곳은 48개, 위험한 곳은 1개였다. 이에 따라 행안부가 경영개선조치를 내린 곳이 올해에만 78곳에 이르렀다. 행안부 측은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월 18일 건전성을 확대하고 서민대출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담은 ‘새마을금고 선진화 10대 계획’을 중앙회 쪽에 통보했고, 지난 19일에도 다시 한번 권역 외 대출을 자제하고 동일인 대출 한도를 준수하도록 하는 등 공문을 보냈다.”면서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새마을금고는 신협, 수협 등에 비해 경영지표가 좋은 편”이라면서 “그동안 자율적으로 행해 온 외부회계감사를 올해부터 45개 새마을금고에서 의무적으로 시범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재난안전무선통신망 2015년까지 신규 구축… 산림청 등 유관기관 제외 논란

    행정안전부가 재난안전무선통신망사업을 추진하면서 산림청·철도공사·지하철공사 등 재난유관기관을 필수연계기관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난안전무선통신망사업은 국가 재난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 유관 부처와 공무원 등이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무선 통신을 이용해 원활히 교신할 수 있는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행안부는 올해 말까지 통신기술방식을 결정하고 내년에 사업방식과 사업계획을 수립해 2015년까지 새로운 체계의 무선통신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행안부를 상대로 한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행안부가 재난안전무선통신망 사업과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에서 조사 편익(B/C)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산림청, 철도청, 지방 지하철공사 등을 포함한 1000여개의 재난 관련 유관기관을 필수연계기관에서 제외하는 등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 필수연계기관에서 제외된 산림청 등 재난 대비 유관기관들은 어차피 자체 예산을 들여 재난망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기존 통신망을 연동해 국가 기간 무선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새로운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상봉 행안부 재난안전통신망구축 기획단장은 “조사 편익(B/C)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산림청 등을 제외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용역 결과와 재난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1441개 기관 중 복합 현장 출동이 필요한 321개 기관을 필수연계기관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광삼·박성국기자 hisam@seoul.co.kr
  • [新 개인정보 보호시대] ② 내 신상이 털렸다면

    [新 개인정보 보호시대] ② 내 신상이 털렸다면

    3500만명의 회원정보가 유출된 SK커뮤니케이션즈, 80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삼성카드 등 대기업을 통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는 이미 포기했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정부는 이달 30일부터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통해 이 같은 유출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이 느끼는 불안함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모든 공공기관과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정보처리 일반 사업자에 대한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국민 스스로 공공기관과 일반 사업자에게 자신의 정보보호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집단분쟁 조정제도도 도입된다. ●정정·삭제 요구 거부땐 과태료 부과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특히 눈여겨볼 내용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이다. 행정안전부는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관·관리하는 기관 등에 자신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조세의 부과·징수 또는 환급에 관한 업무 등 특정한 사유에 대해서는 열람을 제한한다. 자신의 정보를 열람한 개인은 필요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에게 해당 정보의 정정 또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공공기관이나 개인사업자가 이러한 요구를 부당하게 제한·거절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예컨대 대형 검색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취급 중인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회원 가입 시 필수항목이 아닌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삭제할 수 있게 된다. 또 사이트 탈퇴 시에도 개인정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 시 개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침해신고센터와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한다.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도 운영 카드회원 정보 대량 유출 사고 외에 비슷한 유형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개인은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국번없이 118)에 침해사실을 신고할 수 있으며,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이를 일괄 접수해 집단분쟁 조정을 통해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 준다. 강신기 행안부 개인정보보호과장은 “개인 정보가 유출됐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구성하기로 했다.”면서 “개인이 자신의 정보 관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열람 및 정정·삭제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면 정보 유출 사고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과 개인 사업자의 정보처리 담당자는 무엇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부터 숙지해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외국인등록번호 등은 ‘고유식별 정보’에 해당하며 유전자 정보, 범죄 경력, 사상·신념, 노조가입 여부 등은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고유식별 정보와 민감정보는 법령에 근거하지 않으면 수집할 수 없다. 또 모든 공공기관과 일일평균 홈페이지 이용자 수가 1만명 이상인 모든 개인정보처리자는 주민등록번호 외에 아이핀(i-PIN) 등 별도의 회원가입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지방공무원 비리 3년새 40% 증가

    이명박 정부 들어 최근 3년간 지방 공무원들의 비리 징계건수가 참여정부 마지막 3년 대비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 복무규정 위반보다 공금유용·횡령, 뇌물수수 등 죄질이 좋지 않은 비리들이 많았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공무원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008~2010년 직권남용·공금횡령 등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지방 공무원 수가 8392명이었다. 이는 참여정부 중·후반인 2005~2007년 징계대상자 5057명보다 39.7%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비리 공무원 수는 2960명으로, 현 정부 출범 때와 비교해 서울·경북·전남 등 11개 시·도에서 일제히 비리 공무원 수가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상대적으로 비리 행위 강도가 약한 복무규정 위반이나 품위손상으로 인한 징계는 준 반면, 공금유용·횡령 등 직위를 이용한 범죄행위는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공금유용·횡령의 경우 2008년 40건에서 지난해 145건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뇌물 증여·수뢰는 2008년 88건에서 지난해 205건으로 57%가 껑충 뛰었다. 공문서 위조는 26건에서 44건, 직무유기·태만은 226건에서 255건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행안부 산하 소청심사위원회의 징계완화율은 2008년 31.8%에서 지난해 42.1%로 높아졌다. 문 의원은 “공금횡령 등 업무상 배임죄가 날로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징계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소청심사위원회를 통한 징계 완화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전 등 공직유관단체 중·하위 직원도 재산등록 의무화 추진

    앞으로는 공직유관단체의 중·하위 직원들에게도 재산등록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인사, 계약, 물품, 용역수행 분야 등 부패행위가 빈발해 온 분야의 공무원 담당자들도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유관단체 실무직과 부패행위가 많은 공무 종사자 등으로 재산등록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19일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공직유관단체의 중·하위 직원들도 재산등록 대상이 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한국은행,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직유관단체들의 경우 고위직인 상근 이사와 감사에만 재산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정작 비리가 자주 발생하는 현장을 단속할 근거가 없었다. ●부패빈발 업무 주기적 평가 권익위는 “각 공직 관련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자체 부패행위 현황을 신고하게 돼 있는 권익위 내부시스템(제로미)에 공직유관단체 중·하위 직원들의 비리 사례가 의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개선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산등록이 의무화되는 업무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인사, 계약, 물품, 용역수행, 공사, 인허가, 계획 등 고질적으로 부패행위가 많은 분야에 종사하는 공직자에게도 재산등록 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이 개선안에 포함됐다. ●재산형성 과정 심사도 강화 부정 축재한 공직자에 대해 실질적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심사도 강화된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 6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 9억 1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나 공직자 윤리위원회 조회 결과 실제 보유 재산은 1년 새 1억 4000여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산 형성 과정이 미심쩍었지만 검증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윤리위원회는 신고 재산과 조회 재산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만 지적하며 보완명령에 그쳐야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신고된 재산목록과 금액이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조회한 건수와 일치하면 비리 의혹이 있더라도 사법기관 등의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직급과 보수 체계를 고려해 재산증식에 대한 검증과 처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도록 행안부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당사자들이 원인규명?… 재발방지책도 뜬구름 잡기

    당사자들이 원인규명?… 재발방지책도 뜬구름 잡기

    정부가 18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9·15 정전대란’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처리 방향을 밝혔다. 총리실,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경찰청,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꾸려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 등을 가리기로 했다. 또 피해를 입은 국민이나 기업에 대해 보상하고, 책임이 있는 관련자는 엄정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를 대표해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밝힌 대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책임을 한전과 전력거래소에 전가하고, 점검반에는 조사를 받아야 할 기관들이 참여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경부는 합동점검반이 사태 발생 당일의 전력 수급 상황, 보고·전파 경로, 매뉴얼 준수 여부, 발전사들의 대규모 발전소 정비 착수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17일부터 현장 조사팀은 전력거래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력거래소의 의사결정 책임라인은 물론 한전과 지경부 전력담당자에 대한 문책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오후 3시 순환 단전 조치가 이뤄지고 난 뒤 지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순환 단전이 일어난 지 6시간이 지나서야 당일 전력 사용량을 공개하는 등 사태의 원인을 숨겼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또 최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가 관계 기관의 허위 보고로 커졌다.”고 주장해 책임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최 장관은 “사실 오후 3시 전후로 예비전력은 140만㎾라고 보고했지만 실제 예비전력은 24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공급용량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서 “고의로 허위 보고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사고 축소에 급급했던 사고 관련 당사자들이 원인을 밝혀내는 합동점검반의 일원으로 참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장 점검반에 민간을 대거 참여시키거나 아니면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외부 전문가가 총괄하는 ‘전력 위기 대응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단전 조치 등 위기상황 때 단계적 보고가 아니라 기관장 이하 전체 직급이 동시에 보고받을 수 있는 즉시 보고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또 피해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대처할 수 있도록 방송사 등의 관계 기관 간 정보 전파를 포함한 공조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위기 대응 매뉴얼 개선과 관련해서는 민방위 방송 시스템의 사전 예고, 실시간 재난 예고방송 활용 강화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소방방재청과 서울 일선 자치구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트위터 등으로 위기상황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다못해 ‘황사주의보이므로 노약자는 외부 출입을 자제해달라.’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등의 정보도 이미 통지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지경부만 모르는 것이다.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현실성 없는 대책도 남발했다. 소규모 병원이나 은행 지점 등 독자적 전원 확보가 어려운 시설을 단전조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신호등, 엘리베이터 등 국민안전시설에 대해서는 행안부,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를 거쳐 예비전원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독자 전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예산을 얼마나 투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려도 없이 보여주기 위한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9) ‘클린카드’ 비웃는 공무원들

    [테마로 본 공직사회] (19) ‘클린카드’ 비웃는 공무원들

    해마다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볼 수 있는 씁쓸한 풍경이 있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뽑아 다시 까는 모습이다. 누가 봐도 예산 낭비인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그해 책정된 예산을 최대한 많이 써야 다음해에 더 많은 예산을 따낼 수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 혈세가 정부로 들어가는 순간 ‘눈먼 돈’이 된다는 비판도 거세다. 정부 내 ‘눈먼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국가 전반의 재정악화를 가져오는 업무추진비의 위법·부당 사용을 막기 위해 ‘클린카드’(Clean Card)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부정 사용하는 공무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술집 등 업무 무관 업종 사용 제한 클린카드란 공공기관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때 단란주점, 유흥업소, 골프장 등 공식적인 직무수행과 관련이 적은 특정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는 법인카드로, 2005년 옛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가 기획재정부에 권고하면서 그 이듬해 도입됐다. 클린카드로 업무추진비를 결제할 수 없는 업종을 지정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중앙행정기관과 공직 유관단체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가 클린카드 예산집행 지침을 관리하고 있다. 전국 16개 지방교육청과 1만여개의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담당한다. 각 공공기관은 기재부와 행안부, 교과부 등의 지침을 따르는 범위 내에서 기관장이 카드 사용 제한 업종을 추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관별로 사용 제한처가 일부 다르기도 하지만, 국민권익위는 ▲유흥업종 ▲위생업종 ▲레저업종 ▲사행업종 ▲기타업종(성인용품점, 총포류 판매)을 의무 제한업종으로 정하고 있다. 클린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업무추진비 집행목적·일시·장소·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해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해야 하고, 건당 50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을 증빙서류에 남겨야 한다. ●‘눈먼 돈’ 쓰고보자… 모럴 해저드 심각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해당 공직자를 징계 조치하고, 사적으로 사용한 액수는 환수해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 징계는 기관별로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기관별 내부기준과 인사위원의 재량으로 징계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연도별 클린카드 부정 사용 및 관련 징계자 현황 등도 기관별로 내부 사정에 따라 관리할 뿐 통합관리되지 않아 얼마든지 ‘제 식구 감싸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클린카드 제도를 비웃은 비위 공무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권익위와 행안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들은 “클린카드는 사용이 제한된 곳에서는 결제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당하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하지만 얼마든지 다른 데로 돌려 쓸 수 있다. 지난달 초 공직사회를 강타했던 ‘지식경제부 룸살롱 접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경부와 국무총리실 등에 따르면 지경부 주력산업정책국 직원 8명과 원전산업정책국 직원 4명 등 12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산하기관의 룸살롱 접대를 받았고, 일회 200만~300만원의 접대비를 클린카드로 결제했다. 클린카드는 룸살롱에서 결제되지 않기 때문에 룸살롱 업주의 친척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한 것처럼 꾸며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클린카드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는 공무원 개인 또는 결제권을 가진 부서장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부정사용 가능 이를 반영하듯 권익위가 지난 한 해 동안 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클린카드 사용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A기관은 직원들이 2009년 1~8월까지 카드 사용이 제한된 골프장과 노래방에서 모두 1억 2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B기관은 퇴임 직원 환송회 등을 명목으로 유흥주점에서 클린카드로 2000만원을 결제했다. C기관은 2008년 7월~2009년 12월 주말과 공휴일에만 클린카드로 1억 1960여만원을 사용했지만, 업무 관련성을 증명할 서류는 없었다. 하지만 이를 감시해야 할 한 정부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것은 항상 일부 부처의 일부 직원들이지,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규정 내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권익위는 지난 6월 공공기관 협의회를 열고 클린카드 내부 통제 장치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전 기관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권익위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등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기관에서는 클린카드 위법·부당 사용이 대폭 감소했고,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특이사항을 확인함으로써 과거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비정상적인 사용 행태들이 상당부분 소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이달 말까지 클린카드 사용 개선 방안을 마련해 각 공공기관에 권고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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