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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작] SF 액션 영화 ‘샤크스톰2: 샤크네이도’ 예고편

    [개봉작] SF 액션 영화 ‘샤크스톰2: 샤크네이도’ 예고편

    토네이도에 휩쓸려온 식인 상어 떼가 도시를 공습한다. SF 액션 영화 ‘샤크스톰2: 샤크네이도’(이하 샤크스톰2)가 오늘 개봉과 동시에 예고편을 공개했다. ‘샤크스톰2’는 평화롭던 뉴욕 도심에 갑작스런 이상기후가 감지되면서 강한 폭풍우와 함께 식인 상어 떼가 나타난다. 인간을 공격하는 상어 떼를 막고자 두 주인공이 녀석들과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그렸다. 예고편은 토네이도 사이로 튀어나오는 거대한 식인 상어 떼의 습격으로 시작된다. 이에 주인공들이 총과 전기톱과 같은 거친 무기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상어 떼에 맞서는 강렬한 장면이 펼쳐진다. 이 작품은 공포영화로 재탄생한 ‘헨젤과 그레텔’을 흥행시킨 안소니 C. 페란트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오늘(14일)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15세 관람가. 사진 영상=케이알씨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성공… 우주여행 출발은 ‘주워먹기’

    [사이언스 톡톡]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성공… 우주여행 출발은 ‘주워먹기’

    美 우주왕복선, 재사용 기술 기반 닦아 ‘바다 위 고철’ 재활용 땐 수백억원 절감안녕, 난 미국의 우주비행사 로버트 크리픈일세. 올해 79세가 됐지. 친구들은 날 ‘밥’이라고 부른다네. 벌써 35년 전이군. 1981년 4월 12일은 내게 정말 대단한 날이었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타고 하늘로 오른 그 순간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다네. 난 조종사였고, 선장은 달 탐사를 다녀왔던 베테랑 우주인 존 W 영(86)이었지. 컬럼비아호는 지구를 36바퀴를 돌면서 시스템 점검 등 여러 가지를 실험한 뒤 54시간 20분의 비행을 마치고 4월 15일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발사장에 무사히 착륙했지. 어떤 프로젝트든 첫 번째는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네. 그래서 난 안전하게 착륙해 땅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지. 1983년 6월 18일에는 우주왕복선 2호기인 챌린저호의 기장으로 두 번째 비행을 지휘하면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의 통신위성을 정지궤도에 투입하기도 했어. 그 이후로 1984년 챌린저호의 4번째 비행과 6번째 비행을 지휘하는 등 네 번이나 우주왕복선을 타 23일 13시간 46초라는 비행시간을 기록하기도 했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는 소련에 앞서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아폴로 프로그램’이 끝난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지. 당시 NASA는 유인 화성 탐사와 우주정거장, 우주정거장에 인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는 우주 수송시스템을 생각했는데 최종 승인받은 것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뿐이었다네.처음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는 완전한 재사용을 목표로 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체가 무거워져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어. 그래서 결국 왕복선에 고정돼 재사용이 가능한 고체연료 부스터 2개, 메인 엔진에 액체 연료를 공급하는 1회용 연료탱크 1개를 장착하는 부분적인 재사용 방식으로 타협을 보게 됐지. 1986년 1월 28일 25번째 임무에 나선 챌린저호가 이륙 73초 만에 폭발해 승무원 7명이 전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우주왕복선은 우주선 재사용 기술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 며칠 전에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5차례 도전 끝에 로켓 1단 부분을 바다 위 무인선에서 온전히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네. 스페이스X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이 로켓 회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 현재 우주로켓들은 대부분 일회용이지. 위성이나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바다나 땅에 떨어져 고철 신세를 면할 수가 없지. 어느 분야든 민간업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높이는 것 아니겠나. 로켓을 회수해 재활용하면 로켓을 한 번 발사하는 데 드는 6000만 달러(약 692억원)를 수백만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주여행 비용도 확 줄지 않겠어. 어쨌든 우주왕복선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주개발에서 성공의 여신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에게 최후의 미소를 짓는 법이라네. 한국도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목매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한국도 분명히 우주개발 역사의 한 장을 쓸 수 있을 걸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똑똑하지 인맥 넓지 경험 많지… ‘公’ 들이는 대기업

    똑똑하지 인맥 넓지 경험 많지… ‘公’ 들이는 대기업

    경험·노하우 기업체에 접목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이 정부 부처의 ‘엘리트’ 공무원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부처 공무원이 타깃이다. 영입 대상도 국장급 이상에서 과장, 서기관, 사무관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일 잘하는 ‘똑똑한’ 공무원을 뽑아 그들의 경험·노하우를 기업체에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1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3년부터 11일 현재까지 삼성그룹이 영입한 공무원 수만 79명에 달한다. 그룹의 ‘맏형’답게 삼성전자는 14명을 영입했다. 검사, 대사, 육군 사단장을 비롯해 기재부 과장도 포함됐다. 다음달 김이태(행시 36회) 전 기재부 국장이 출근하면 한 명 더 늘어난다. 삼성은 필요하다면 초급 간부인 사무관도 데려온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금융위 사무관 출신을 각각 부장급으로 영입했다. SK와 두산도 공무원 영입으로 재미를 본 기업이다. SK의 대표적 관가 출신 임원은 차진석(행시 29회)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부사장)과 박영춘(행시 31회) SK CR(대관)팀장(전무급)이다. 차 부사장은 재경부, 박 전무는 금융위 출신이다. 둘 다 서울대 경제학부 82학번이다. 대학 동문으로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 등이 있다. 두산은 정지택(행시 17회)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시작으로 기재부 출신인 문홍성(행시 31회) DLI(두산리더십기구) 사장과 박주언(행시 46회) ㈜두산 상무를 영입했다. 기재부 내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난 박 상무는 박용만 전 두산 회장이 직접 데려왔다는 후문이다. 현재 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한다. 두산중공업은 산업부 공무원(3급)을 전무로 영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신의 능력을 이곳저곳에서 자유롭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인재들이 민간 기업을 택하고 있다”면서 “국제금융국 출신은 해외 경험이 많고 사고가 유연해 기업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의 기업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5급 이상 공직자 대부분이 소위 ‘행정고시’를 통해 선발돼 선후배 관계로 묶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환경 때문에 기업으로 옮겨 간 공무원들이 회사 로비스트 역할을 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간 기업으로 옮긴 한 공무원은 “관에서 왔다는 이유로 ‘대관’ 업무만을 요구한다”면서 “다양한 기회를 얻으려고 왔는데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실적 압박에 시달려 2~3년을 못 버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등 일부 기업의 성과 중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낙오되는 것이다. ‘민간행’을 결심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년간 삼성으로 이직하려던 5명이 취업제한 명령을 받았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상생의 동양문명이 세계평화 이끈다…그 중심은 한반도”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상생의 동양문명이 세계평화 이끈다…그 중심은 한반도”

    검은 갓, 흰 도포에 꼬장꼬장한 말과 몸짓…. 종교지도자 모임이나 국경일 행사 기념 촬영 때면 나란히 선 인사들 속에 독특한 외모의 한 노인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지난 31년간 줄곧 국내 민족종교를 이끌어 온 한양원(93)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말고도 그가 가진 직함은 아흔을 넘긴 노인에겐 과하다 싶을 만큼 수두룩하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공동회장,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 갱정유도 도정(대표), 한국서당문화진흥회 이사장…. 그중에서도 민족정기와 겨레얼 살리기는 평생을 바쳐 천착한 으뜸의 숙제다. 서울 답십리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난 한 회장은 자타 공인의 ‘민족종교 대부’답게 대면부터 민족정기와 겨레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민족종교협의회를 31년간 이끌어 왔다. 민족종교협의회는 어떻게 시작됐나. -1983년 염보현씨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무렵이었다. 당시 민족지도자인 안호상 박사에게 사직공원에 단군궁을 건립하는 데 2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제의를 했다. 개천절, 삼일절, 광복절 행사를 함께 치르며 민족정기를 고취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거의 성사를 앞두고 일부 개신교 측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내가 갱정유도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문제가 많다 싶었다. 그래서 당시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민족종교친목회를 확대해 1985년 지금의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탄생시켰다. 당시 34개 민족종교 교단이 참여했다. →지금 민족종교계의 형편은 어떤가. -흔히 알려진 대로 일제강점기 애국애족 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선 게 민족종교였다. 3·1운동을 시작한 게 천도교였다면 임시정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건 대종교였다. 독립군 양성을 위해 북만주에 무려 11개의 학교를 세운 것도 모두 민족종교였다. 조선총독부의 미움을 샀던 민족종교는 일제가 물러간 후에도 잔재가 남은 탓에 사이비 종교 취급받기 일쑤였다. 이런저런 탄압을 받거나 운영난으로 교세가 위축된 민족종교들이 적지 않게 도태됐다. 지금은 원불교, 천도교, 대종교, 갱정유도 등 12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민족종교들은 교리와 운영 면에서 모두 잘 유지하고 있다. →한 회장이 대표로 있는 갱정유도는 일반인에겐 좀 생소하다. 어떤 종교이며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선(仙)·불(佛)에 바탕하면서 인륜의 도리를 유도로써 밝혀 나가는 유불선 삶의 병행이 핵심이다. 기미년 독립만세운동 당시 태극기 300장을 직접 만들어 순창시장 사람들에게 나눠 주며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도조 강대성이 해방 3년 전 전남 순창 회문산에 갱정유도회 본부를 만든 게 시작이다. 강 도조는 일본에 대적해 독립운동을 제대로 하자는 뜻을 세웠었다. 나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입도했다. 내 인생의 좌표를 정한 시기였다. 좌우익 혼란기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회문산의 갱정유도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평생을 겨레얼 살리기에 천착해 살아오셨다. 왜 그렇게 겨레얼 살리기를 중시하는가. -일제강점기엔 우리말과 글을 못 쓰고 배우지 못하게 했다. 한마디로 우리 문화 죽이기다. 일본이 패망해 쫓겨 간 뒤엔 미국과 소련이 주둔한 채 민족이 반 동강 났다. 지금은 어떤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말과 글을 두고도 남녀 노소가 모두 영어 배우기에 혈안이다. 외래 문화가 판치고 그것을 우리 것으로 알고 가르친다. 건국 이념과 우리 문화, 역사를 다시 살려야 한다.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현재 외국에 17개 지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보다 외국의 동포들이 더 겨레얼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이다. 웃지 못할 현상 아닌가. →민족종교가 그 일을 주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건강한 우리의 정신문화를 바탕으로 물질문명을 병행시키자는 것이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는데도 정신문화는 반대로 추락한다. 정신이 퇴폐해진 가운데 경제만 성장하면 싸움과 다툼이 만연하고 안정된 평화를 찾을 수 없다. 과거 서당, 서원만 있던 시절에도 성현군자와 영웅호걸이 나와 세상을 밝혀 나갔다. 지금은 어떤가.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다양한 교육시설과 기관이 있는데도 정신문화는 날로 쇠락해만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민족종교계를 이끌어 오면서 다른 종교인들과 폭넓게 교류한 것으로 유명한데. -갱정유도 총무로 일하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 조언을 듣고 함께 일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와 초대 성균관대 총장을 지낸 유교의 심산 김창숙 선생 비서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작고한 통일교 문선명 총재와는 주역 공부를 놓고 가까워진 적이 있었다. 불교의 경봉·효봉·청담 스님, 개신교의 강신명·한경직 목사와도 허물없이 자주 만났다. 그 때문인지 지난해 금강산에서 남북 종교인 만남 때 북측 대표로 나온 강지영씨가 7대 종교 지도자 중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며 분위기를 좀 풀어 달라고 주문했었다.(웃음) →요즘 종교의 가치 전도가 공공연하게 회자된다. 종교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종교가 본질을 벗어난 채 자꾸 외도로 빠져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공자나 예수, 석가가 하신 말씀 그대로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해서 하늘의 이치를 깨닫게 하고, 진리를 알게 하도록 하는 게 종교 아닌가. 황금에 매여 진리와 복음을 제대로 못 전해 사회가 어두워진 탓이 크다. 정치 사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도자들이 먼저 부패해졌으니 자기가 썩은 줄 모르고 국민이 썩은 줄만 알고 있다. 일반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옛날 배고프고 어렵던 시절에도 나와 내 가정보다 사회와 나라 걱정을 먼저 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겠다는 생각에서 물러나 이웃도 나와 같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길을 솔선해 살펴야 한다.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보나. -우리 민족은 본디 피와 언어, 사상, 건국이념이 모두 하나였다. 지금 남북 관계가 유례가 없을 만큼의 경색국면이라고들 한다. 우리 본래의 민족정신을 빨리 되찾느냐 못 찾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겨레얼을 먼저 살리자는 것이다. 통일은 미국, 중국, 러시아의 것이 아니다. 남이 해 주기를 바라서야 되겠나. 남과 북 모두 외세 주도를 벗어나 하루속히 우리끼리 손잡고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 이미 한참 전에 냉전이 끝났는데도 남북한만 갈라져 있다. 강대국들이 제 이해관계를 따져 통일 후 한반도에도 간섭하려 든다면 또다시 식민지가 되고 말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당선 점괘를 봐 주는 등 주역에도 통달한 종교인으로 유명하다. 통일 전망을 한다면. -그동안 서양이 상극의 전쟁·물질 문명에 편승해 세계를 좌지우지하며 동양까지 끌고 다녔다. 이제 동양으로 운이 넘어왔다. 지금까지는 도적질 잘하는 사람(서양)이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상생과 평화, 그리고 도덕을 우선시하는 동양문명이 세계 평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그리고 세계 중심국은 한반도가 될 것이다. 우리의 건국이념이 바로 온 인류가 함께 유익하게 살자는 ‘홍익인간’ 아닌가. 세계에서 1000여회의 외세 침략을 받으면서도 단 한 번 남을 침략해 본 적이 없는 나라다. 마지막까지 남북한이 시험을 겪는 중이다. 다시 말하면 임신부가 세계를 이끌어 갈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의 순간으로 보면 된다. 내가 보기엔 통일의 기운이 10년 전후에 들었다. 과학문명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통일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본다. →여생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넘어 온 나라가 외래 문화에 휩쓸린 지 100년이 넘었다. 우리 것을 살려 낼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 그래서 수도권에 민족문화대학을 하나 세우는 게 꿈이다. 반만년 역사의 우리 문화와 정신을 제대로 알고 국민에게 오롯이 전달할 인재를 무료로 교육하는 구심체가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예절 교육의 터전인 서당문화마을을 호남권에 꼭 하나 만들고 싶다. 전통서당문화진흥회와 갱정유도가 매년 한 차례씩 전북 남원에서 열고 있는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은 그 모태가 될 것이다. 이달 초 15회 서당문화한마당 행사엔 외국인을 포함해 150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한양원 회장은 ▲1923년 전북 남원 출생 ▲1933년 광의보통학교 졸업 ▲1937년 순천서당 및 용담서숙 수학 ▲1943년 지리산 입산 수도 ▲1946년 민족종교 갱정유도 입도 ▲1976년 갱정유도 총무·도무원장 및 도정(대표·현) ▲1985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회장(현) ▲1991년 사단법인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현) ▲1997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현) ▲1999년 민족정기선양협의회 공동대표(현) ▲2001년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현) ▲2002~2003년 개천절민족공동행사 공동위원장(남측대표) ▲2003년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창립대표 ▲2005년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현)
  • 애플, ‘키보드 없는 맥북’ 곧 내놓을까? 특허 출원

    애플, ‘키보드 없는 맥북’ 곧 내놓을까? 특허 출원

    애플이 기계식 키보드가 없는 노트북과 관련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조만간 키보드가 사라진 맥북을 볼 수 있을지에 소비자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인사이더의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미국특허청(USPTO)에 ‘전자기기용 압력식 입력 구조’라는 명칭의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의 이번 특허 출원서에는 일반적인 노트북PC의 키보드가 있는 자리에 터치패드가 있으며, 손가락의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다. 이는 최근 애플이 맥북에 적용한, 손가락의 압력을 감지하는 포스 터치 트랙패드(Force Touch trackpads)와 유사한 성격이다. 포스터치 기능은 살짝 두드리는 동작과 누르는 동작의 차이를 감지할 줄 아는 기능으로, 텍스트 항목을 세게 누르거나 살살 누르는 것에 따라 각기 다른 기능을 실행시킬 수 있다. 이러한 포스터치 기능을 키보드 전반에 적용한 것이 이번 특허의 내용이며, 다만 여러 개의 키 중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터치할 수 있도록 터치패드 주변에 미세한 구멍을 냈다. 일반 노트북 키보드와 다르게 사용자의 손 크기나 손가락 터치 힘 등에 따라 맞춤 설정이 가능하며, 이러한 기술은 1㎝가 조금 넘는 맥북 노트북의 두께를 더욱 얇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는 애플의 노트북 및 키보드가 점점 얇아지고 있으며, 언젠가는 키보드가 보이지 않는 노트북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를 감아 도는 그 길을 걸었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의 시간이 흐른 봄,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사진=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관세청 공무원이 FTA지침서 발간

    관세청 공무원이 FTA지침서 발간

    현직 관세청 고위 공무원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이론·실무 지침서를 출간했다. 이명구(47)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이 쓴 ‘FTA 이해와 활용’은 FTA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이론, FTA 활용을 위한 수출입 통관 실무와 상품 품목 분류, FTA 활용의 기본인 원산지 규정, FTA의 활용 및 검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국장은 “FTA 지침서를 출간하게 된 것은 거대한 세계 단일시장 통합의 중심에 있는 FTA를 기업들이 효과적·효율적으로 이행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행시 36회 출신인 이 국장은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으로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 수출을 진두지휘하며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데 참여했다. 또 FTA 집행기획관으로 일하면서 협상부터 이행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봤다. 이 국장은 “전 세계에서 400여개 이상의 FTA가 이행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도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51개국과 14개 FTA를 발효해 세계 3번째 경제 영토를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인력과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서는 FTA 활용을 주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기업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관세청 등 정부 시스템을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 국장은 “FTA는 아는 만큼 보이고 활용하는 만큼 이익”이라며 “FTA의 바다에서 (책이) 등대가 돼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안전한 항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150g 무게, 탁월한 작전능력 ‘초소형 드론’, 美 전군 배치키로

    150g 무게, 탁월한 작전능력 ‘초소형 드론’, 美 전군 배치키로

    미군이 2018년까지 정찰용 초소형 드론을 육군 전체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드론의 크기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탁월한 비행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지 아미타임즈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은 1일 ‘SBS’(Soldier Borne Sensors)라고 불리는 보병용 무인 정찰기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관련업계에 가용 기술들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에 따르면 앞으로 만들어질 새 드론은 ▲전투복 하의 측면 주머니(cargo pocket)에 수납 가능한 크기 ▲중량 150g 이하 ▲60초 이내 이륙 가능 ▲최소 비행시간 15분 ▲15~22m 거리에서 90% 정확도로 인간 크기 사물 식별 가능한 카메라 탑재 ▲18~27㎞/h의 풍속을 견딜 수 있는 비행능력 ▲조종 가능 거리 500~1200m 등의 조건을 갖추어 개발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미국 포트베닝 육군 훈련소 산하 전투연구소 ‘MCoE’(Maneuver Center of Excellence)는 지난 몇 년 간 여러 연구를 통해 소형 무인 정찰기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MCoE의 특별개발부장 필 치텀은 “연구소에서 수많은 실험 및 연구를 진행해본 결과, 분대 규모 부대들이 지근거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군은 현재도 소대급 이상의 부대의 경우 ‘그레이 이글’(Gray Eagle) 이나 ‘섀도우’(Shadow) 등의 무인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분대 단위에서는 언덕 너머나 건물 뒤와 같은 보이지 않는 곳의 정황을 살필 마땅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미군은 분대 단위에서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왔다. 그 해법 중 하나인 초소형 무인기의 개념 자체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영국군과 노르웨이군은 벌써 4년째 일명 ‘블랙호넷’으로 불리는 초소형 무인기 ‘PD-100’을 사용 중이며, 특히 영국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당 기체에 크게 의지했던 바 있다. 미 육군 역시 MCoE의 주도 하에 지난 해 블랙호넷을 구매, 실험했으며 일부 특수부대에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이런 시범운용 과정을 통해 확인된 블랙호넷의 성능은 미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보병 분대에 지급하기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치텀은 “블랙호넷의 한 가지 문제점은 기체가 일일이 수제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며 “이는 곧 장비의 가격이 매우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고 전했다. 실제 블랙호넷의 대당 가격은 4만 달러(약 4600만 원)에 달한다. 결국 미군은 블랙호넷의 전면 배치를 포기했으며 대신 블랙호넷의 시범운용을 통해 얻은 정보를 분석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한 새 드론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MCoE는 오는 12일 처음 관련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제품 요구사항과 가용기술들에 대해 상호 정보를 교환할 방침이며, 프로젝트 완료 시기인 2018년까지 업계와 이러한 협조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프록스 다이나믹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고 동영상만 봤을 뿐인데… 화물차 위험운전군 17% 줄었다

    사고 동영상만 봤을 뿐인데… 화물차 위험운전군 17% 줄었다

    “어, 어, 저렇게 과속하다간 큰일 날 텐데…어이쿠야, 레미콘이 승용차 깔아뭉갤 줄 알았다.”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시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열린 도로교통공단의 화물차 안전운전 인증 교육에서 장순철(58)씨가 사고 영상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빠르게 커브길을 돌던 레미콘 운전자가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를 보고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하지만 과속에 급회전이 겹치면서 레미콘의 오른쪽 바퀴 2개가 들리더니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승용차를 깔아뭉개며 쓰러졌다. 장씨는 “30년간 화물차를 몰았지만, 이런 사고 영상을 보면 남 일 같지가 않다”며 “지난해 2월부터 5회에 걸쳐 교육을 받았는데 이제는 다른 차들이 깜빡이를 안 켜고 끼어들어도 웬만하면 양보해 준다”고 말했다. 옆에서 교육을 받던 김재규(60)씨는 “거칠게 운전하는 경우에는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보복운전은 안 된다”며 “화물차는 덩치가 큰 만큼 가벼운 접촉 사고로도 큰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은 양성영 도로교통공단 교수가 사고 동영상을 보여주고 각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설명하는 식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양 교수는 “차가 커서 사각지대가 많다 보니 운전자가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승용차에 바짝 다가가는 일이 벌어진다”며 “일반 승용차 운전자들이 위협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기아차 공장에서 출고된 신차를 싣고 자동차 대리점이나 구매자에게 전달해 주는 대형 카캐리어 운전자들 50명이었다. ‘화물차 안전교육’은 도로교통공단과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2월에 시작했다. 공장마다 분기에 1회씩 교육을 한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소속 운전자 중 806명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그 결과, 위험운전군에 속한 화물차 운전자 수가 지난해 3분기 251명에서 4분기에는 208명으로 41명(17.1%) 감소했다. 위험운전군은 도로교통공단의 ‘운전행동 결정요인 설문’(42개 항목)으로 문제 회피, 대인 분노, 공격성 등을 측정해 평가한다. 현병주 도로교통공단 미래창조교육처장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과 운전 시 주의할 점을 알려주는 단순한 교육만으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달부터는 고위험군 운전자를 대상으로 개별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상담은 도로교통공단의 심리상담 교수들이 맡는다. 지난해 자가용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평균 1.9명이었지만 화물차, 택시, 버스, 전세버스 등 사업용 차량은 6.4명으로 3.3배에 달했다. 지난해 영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 사망자(755명)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택시로 230명(28.0%)이었다. 이외 화물차(217명·26.4%), 버스(149명·18.2%), 렌터카(119명·13.1%), 전세버스(40명·4.5%) 순이었다. 특히 대형 영업차의 경우 우회전을 할 때 운전자가 우측 전방에 있는 사각지대를 보지 못해 보행자를 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강남구 광평로에서 우회전하던 마을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 70대 여성을 보지 못하고 치어 숨지게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공사현장에서 진입로로 우회전하던 화물트럭이 오른편에 서 있던 30대 남성을 치어 중상에 빠뜨렸다. 수입을 위해 시간을 다퉈 운전하는 업종의 특성도 영업용 차량의 사고가 많은 이유다. 버스는 배차간격을 지키려다, 택시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난폭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관목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택시는 손님을 살피는 ‘배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전방을 주시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화물차도 심야 운행이 많아 졸음운전이 잦다”며 “교육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영업용 차량 운전자의 운행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제도적 개선”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군, 손바닥만 한 ‘초소형 드론’ 2018년까지 전반배치

    미군, 손바닥만 한 ‘초소형 드론’ 2018년까지 전반배치

    미군이 2018년까지 정찰용 초소형 드론을 전 육군에 지급하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 군사전문지 아미타임즈의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1일 ‘SBS’(Soldier Borne Sensors)라고 불리는 보병용 무인 정찰기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관련업계에 가용 기술들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미국 포트베닝 육군 훈련소 산하 전투연구소 ‘MCoE’(Maneuver Center of Excellence)는 지난 몇 년 간 여러 연구를 통해 소형 무인 정찰기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MCoE의 특별개발부장 필 치텀은 “연구소에서 수많은 실험 및 연구를 진행해본 결과, 분대 규모 부대들이 지근거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군은 현재도 소대급 이상의 부대의 경우 ‘그레이 이글’(Gray Eagle) 이나 ‘섀도우’(Shadow) 등의 무인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분대 단위에서는 언덕 너머나 건물 뒤와 같은 보이지 않는 곳의 정황을 살필 마땅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미군은 분대 단위에서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왔다. 그 해법 중 하나인 초소형 무인기의 개념 자체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영국군과 노르웨이군은 벌써 4년째 일명 ‘블랙호넷’으로 불리는 초소형 무인기 ‘PD-100’을 사용 중이며, 특히 영국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당 기체에 크게 의지했던 바 있다. 미 육군 역시 MCoE의 주도 하에 지난 해 블랙호넷을 구매, 실험했으며 일부 특수부대에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이런 시범운용 과정을 통해 확인된 블랙호넷의 성능은 미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보병 분대에 지급하기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치텀은 “블랙호넷의 한 가지 문제점은 기체가 일일이 수제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며 “이는 곧 장비의 가격이 매우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고 전했다. 실제 블랙호넷의 대당 가격은 4만 달러(약 4600만 원)에 달한다. 결국 미군은 블랙호넷의 전면 배치를 포기했으며 대신 블랙호넷의 시범운용을 통해 얻은 정보를 분석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한 새 드론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미군에 따르면 앞으로 만들어진 새 드론은 ▲전투복 하의 측면 주머니(cargo pocket)에 수납 가능한 크기 ▲중량 150g 이하 ▲60초 이내 이륙 가능 ▲최소 비행시간 15분 ▲15~22m 거리에서 90% 정확도로 인간 크기 사물 식별 가능한 카메라 탑재 ▲18~27㎞/h의 풍속을 견딜 수 있는 비행능력 ▲조종 가능 거리 500~1200m 등의 조건을 갖추어 개발될 예정이다. MCoE는 오는 12일 처음 관련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제품 요구사항과 가용기술들에 대해 상호 정보를 교환할 방침이며, 프로젝트 완료 시기인 2018년까지 업계와 이러한 협조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프록스 다이나믹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곽영진 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 취임

    곽영진 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 취임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은 곽영진(59)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6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4일 밝혔다. 행시 25회 출신인 곽 이사장은 문체부 예술국장, 문화산업국장, 기획조정실장, 국무총리실 교육문화심의관,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 [자치단체장 25시] 현장에서 답 찾는 ‘나찾소’… “중랑코엑스 동력 삼아 일자리 창출”

    [자치단체장 25시] 현장에서 답 찾는 ‘나찾소’… “중랑코엑스 동력 삼아 일자리 창출”

    “서울시가 어떤 곳인지 알아? 거긴 절대 가지 마.” 36년 전인 1980년, 패기 넘치던 한 신입 사무관이 배치 희망 부서를 말하자 선배들은 깜짝 놀랐다. 28살 된 새내기 공무원은 서울시에서 일해 보겠노라고 말한 터였다. 선배들은 “복마전 같은 곳”이라고 했다. 당시 시 공무원이 각종 청탁을 받은 대가로 수사기관에 끌려가는 일이 흔했으니 당연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사무관의 생각은 달랐다.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중앙부처보다 현장에서 시민과 몸 부딪치는 시청 일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만류의 손길을 뿌리치고 발들인 서울시 청사에서 그는 꼬박 30년을 일했다. 15명의 시장을 모셨고 서울올림픽 개최, 지하철 2~9호선 완공, 청계천 복원과 버스 준공영제 도입,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 조성 등 역사적 사건과 함께했다. 서울시정의 산증인인 나진구(64) 서울 중랑구청장의 이력서다. 2010년 6월 행정1부시장 직을 끝으로 시청에서 나온 그는 행정 노하우를 쏟아붓고 싶어 2014년 6월 구청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구청장 생활 2년째, 그의 시선은 여전히 ‘현장’에 꽂혀 있다. 구민과 직접 만나는 ‘나찾소’(나진구가 찾아가는 소통현장)를 15차례 열어 2000여명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정책을 내놨다. 나 구청장은 4일 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랑코엑스와 면목패션특정개발진흥지구를 동력 삼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서울장미축제도 올해 업그레이드해 관광객 30만명이 찾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시장 4명 모시며 행정 노하우 쌓아 나 구청장은 10·26사태로 정국이 얼어붙었던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그가 속한 행시 23회는 관운 넘쳤던 기수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기재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등이 동기다. 그는 “장차관급을 지낸 동기만 50명이 넘을 정도로 인물이 많았다”고 했다. 나 구청장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력을 키웠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나 구청장의 스타일은 젊은 시절부터 두드러졌다. 실상을 알려고 화장실을 순례했던 일화도 있다. 시 기획관리실 계장으로 일할 때 “시내 공동화장실 실태를 조사하라”는 상부 지시가 떨어졌다. 당시 집에 변소가 없는 서민층은 공동으로 화장실을 설치하고 한 번 쓸 때마다 요금을 내 청소와 분뇨 처리를 했었다. 그는 ‘달동네’였던 금천구 시흥동 일대 이주민 거주지를 돌며 실태를 살폈다. 아침 녘 풍경은 비참할 지경이었다. 한 중년 남성은 화장실을 차지하려 속옷 바람으로 뛰쳐나왔고 어느 여성은 긴 줄 뒤에 울상 지었다. 나 구청장은 “대한민국 수도에서 시민들이 배변욕조차 해결 못 하는 현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일대 모든 공동화장실을 일일이 돌며 이용자 수와 이용료, 평균 대기 시간 등을 샅샅이 조사했다. 오후 늦게서야 사무실에 들어섰는데 직원들이 일제히 인상을 구겼다. 몸에 밴 심한 악취 탓이다. 목격담을 토대로 작성한 현장감 있는 보고서는 시장에게 보고돼 서울의 공동화장실을 공중화장실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서울시 대중교통시스템 전면 개편과 서울형 복지 체계 수립 등 시정의 큰 방향을 움직이는 정책도 만들어 봤지만 서민의 기본적인 어려움을 덜어준 게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감사관과 경영기획실장, 행정1부시장 등을 지낸 나 구청장은 민선인 조순·고건·이명박·오세훈 전 시장과 함께 일했다. 각자 다른 색채의 정치 거물과 호흡을 맞춘 경험은 행정가로서 큰 도움이 됐다. 나 구청장에게 각 시장의 장점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그는 “조순 전 시장은 영등포 OB맥주 공장 등을 공원화해 어메니티(삶의 쾌적성)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고건 전 시장에 대해서는 “소통법을 알던 리더였다”면서 “정책 추진 때 주민과 갈등이 생기면 당사자를 만나 30분 이상 듣기만 했다. 상대도 말하다 보면 억울함이 누그러져 꼬였던 상황이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말했다. 나 구청장의 간판 사업인 ‘나찾소’도 고 전 시장에게 배운 것이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는 청계천 복원과 버스 준공영제를 추진한 집념을 높게 평가했고 오세훈 전 시장은 “서울시라는 거대 도시에 디자인을 입힌 젊은 시장이었다”고 평했다. ●“올 핵심 정책 궤도에 올려놓을 것” 나 구청장은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올해 핵심 정책을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 목표는 일자리 만들기다. 지역 최대 개발 프로젝트인 ‘중랑 코엑스’ 사업이 일자리 창출의 엔진으로 역할을 한다. 중랑 코엑스 조성은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상봉·망우역 일대를 상업·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집중된 복합공간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어진 41층 건물인 상봉동 ‘듀오트리스’가 지난 1월 완공돼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쇼핑센터, 식당가 등이 들어서고 있다. 중랑구는 CGV, 한샘, 이랜드 등 듀오트리스 입주 기업과 협약을 맺고 중랑구민이 이곳에 우선 채용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지난달 쇼핑몰 판매직, 시설관리직 등으로 구민 100여명이 채용됐다. 나 구청장은 “현재 지역 내 호텔 2~3곳이 조성되고 있거나 건설 계획 중인데 이런 곳에 필요 인력을 발굴해 일자리가 필요한 지역 주민과 연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봉제업 천국’이었던 지역의 옛 명성을 회복시킬 ‘면목패션특정개발진흥지구’ 계획을 추진한다. 봉제·패션산업은 여전히 중랑구 제조업의 70%를 차지하지만 1980년대 이후 인건비가 높아지고 중국·베트남 등으로 생산 공장이 옮겨 가면서 경쟁력을 잃어 왔다. 나 구청장은 “정책자금을 투입해 봉제·패션업체를 교육하고 지원할 센터 등을 짓기 위해 서울시에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특정개발진흥지구가 되면 업체들이 세제 지원과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보게 된다. 서울의 대표적 봄축제로 자리잡은 서울 장미축제에 매력을 더해 보령머드축제나 화천 산천어축제처럼 국가대표급 행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나 구청장은 취임 후 첫 축제 때였던 지난해 유명 행사 기획자를 총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공들여 전년보다 30배 이상 많은 관광객 15만 5000명을 끌어모았다. 그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5월 20~22일 장미축제가 열리는데 관광객 30만명이 찾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너무 큰 꿈 같아 보이지만 그만큼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세계적 장미축제를 여는 불가리아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불가리아 대사관과 협력하기로 했고 불가리아 출신 유명 셰프인 미카엘 아시미노프 등도 축제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시내 대학의 한국어학당 등을 찾아 홍보할 계획이다. 가난한데도 충분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빈곤층을 위한 중랑형 복지정책도 계속 추진한다.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가 있는 나 구청장이 미는 대표 정책은 ‘행복중랑플러스 통장’ 사업이다. 중위소득 80%(4인 가족 기준 351만원) 이하인 저소득 가구가 3년 동안 매달 10만원씩 통장에 저금하면 구가 민간후원금을 재원 삼아 매달 10만원씩 추가로 입금해 주는 사업이다. 나 구청장은 “예산이 한정된 탓에 공공재정으로는 빈곤층을 충분히 돕기 어려웠다”면서 “지역민과 기업 기관 등을 상대로 벌써 1억 6000여만원을 모았는데 연말까지 3억 5000만원을 모아 구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총선 D-15] 김종인 “10% 기득권층 독점 상태 해소해야”

    [총선 D-15] 김종인 “10% 기득권층 독점 상태 해소해야”

    권역별 선대위 부위원장 임명 ‘문제는 경제다’ 슬로건도 확정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비상대책위 체제를 선대위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 자리에서 “10%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독점적 상태를 해소해 90%를 살려내는 기회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날 김 대표를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하고 선대위 부위원장들이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서울은 진영·전병헌 의원이, 경기는 김진표 전 의원이 맡는다. 광주는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전남은 조일근 전 남도일보 편집국장이, 전북은 송현섭 당 실버위원장이 각각 권역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공천배제자나 경선 탈락자를 선대위에 포함시킨 것은 당내 통합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민주는 선대위 명칭을 ‘더불어경제선대위’로 정하고 국민경제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경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경제상황실장에는 비례대표 4번을 받은 최운열 전 서강대 부총장을 임명하고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주진형 정책공약단 부단장이 부실장으로 최 전 부총장을 돕도록 했다. 더민주는 총선 메인 슬로건도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로 정했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가 유행시킨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를 차용한 것이다. 이 밖에 ‘투표가 경제다’, ‘4월 13일은 털린 지갑을 되찾는 날’ 등도 현수막 문구로 활용된다. 더민주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오는 31일 첫 유세도 재래시장에서 열기로 해 서민경제 문제를 부각할 계획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 금통위원 후보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금통위원은 어떤 자리?

    새 금통위원 후보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금통위원은 어떤 자리?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4명의 후임 후보들이 결정됐다. 한국은행은 다음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금통위원들의 후임자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추천됐다고 28일 밝혔다. 금통위원은 통화신용정책을 심의·의결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로, 현재 7명인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빼고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기관에 공문을 보내 금통위원 후보들의 명단을 취합했다. 금통위원의 임기는 4년이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연봉은 약 2억 6000만원 가량이다. 금통위원 후보들은 수출 부진, 세계 경제의 불안 등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일으킬 막중한 책무를 맡았다. 이들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거시경제를 연구하고 정부에서 금융정책을 다룬 전문가들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에 의해 추천된 조동철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재정경제부 장관자문관 겸 거시경제팀장,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천한 이일형 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전략정책기획국 선임경제학자, 베트남주재 수석대표, 아시아태평양국 자문관 등으로 일한 국제금융전문가로 꼽힌다. 고승범 상임위원은 금융위원회, 신인석 원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으로 각각 후보에 올랐다. 행시 28회 출신인 고 위원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기획행정실장을 역임했고 2010년부터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특히 2013년 5월부터 작년 11월까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다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인석 원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고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증권거래소 시장감시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의 이력을 갖췄다. 2014년 자본시장연구원장에 임명됐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직은 휴직 중이다. 하성근·정해방·정순원·문우식 금통위원은 다음 달 19일 기준금리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에 참석하고 다음 날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안전보건공단] 임직원 80%가 의사·기술사 등 전문가

    [공기업 사람들 안전보건공단] 임직원 80%가 의사·기술사 등 전문가

    안전보건공단에는 전문가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직원 가운데 기술사, 의사, 기사, 간호사, 약사 등 자격이나 면허 소지자가 80%를 넘는다.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도 464명으로 32%에 이른다. 공단은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보호’를 주된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보건 시설 개선을 위한 기술·자금 지원, 근로자·사업주 등을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교육, 재해예방 연구개발 및 안전인증, 국제협력, 안전문화운동 및 홍보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병옥(59) 상임감사는 행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고용노동부 충북지방노동위원장, 산재보상보험 재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산업안전 전문가다. 1997년 업무 추진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최형철(58) 기획이사는 1989년 공단에 입사한 뒤 본부 운영실장, 경기북부지사장, 본부 교육미디어 실장을 거쳤다. 공단에서는 조직, 인사, 교육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안전점검 콘텐츠 확산 등 실천 중심의 안전문화 확산 활동을 주도했다. 지난해 말 국민안전처 주관 ‘안전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았다. 강성규(56) 기술이사는 산업의학과 가정의학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다. 대전 선병원, 근로복지공단 중앙병원을 거쳐 1992년 공단 직업병연구센터 소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국제산업보건대회’ 유치에 공을 세웠고 같은 해 국제산업보건위원회 부회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호성(56) 교육안전문화이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과 사회정책본부장, 상무 등 요직을 거쳤다. 고용부 산업재해 보상보험심의위원회 위원과 노사발전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권혁면(59)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대우엔지니어링을 거쳐 1995년 공단에 입사했다. 화학공장 설계 및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본부 화학공장위험관리실 기술위원과 전문기술실장, 울산지사장 등을 지내며 화학사고 예방 전문가로 활약했다.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즈후’에 등재되기도 했다. 안홍섭(58) 산업안전보건교육원장은 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를 지낸 건설안전 전문가다. 2014년 17년 만에 공단으로 복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불륜 사죄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불륜 사죄

    아내 “나에게도 책임… 함께 반성” “아내에게 다 털어놓았다. 평생 걸려도 씻을 수 없는 잘못이지만 아내는 나를 용서했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다시 한번 가족과 마주 보고 갈 생각이다.”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난 ‘선천성 사지절단증’을 이긴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자 베스트 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 오토다케 히로타다(39)가 24일 불륜 보도를 인정하고 자신의 공식 사이트와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오토다케는 이날 발매된 주간신조의 “오토군, 5명과 불륜”이란 보도를 인정한 뒤 사과했다. 아내 히토미의 코멘트까지 공식 사이트와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버지로, 다시 한번 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한 아내에게 보답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와세다대 후배인 부인 히토미는 “이런 사태에 아내인 저에게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고 느낀다”면서 “3명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부부가 함께 걸어나가기를 결심했다. 본인은 물론 나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 보도건으로 여러분에게 폐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4일 발간된 주간신조는 “오토다케가 지난해 말 20대 후반 여성과 함께 튀니지, 파리를 여행했다. 위장을 위해 다른 남성 1명을 동행시켰다”면서 “이제까지 결혼생활 중에 5명의 여성과 불륜을 저질렀다고 그가 고백했다”고 전했다. 주간신조는 의혹을 부인하던 그도 결국 “육체관계도 있었다. 불륜이라고 인식해도 좋다”며 “그녀와는 3, 4년 전부터 사귀어 왔다”고 시인했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새 영화] ‘아노말리사’

    [새 영화] ‘아노말리사’

    애니메이션이다. 그것도 동심을 자극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청소년관람불가다. 상당히 수위가 높은 베드신이 나온다. 이야기가 발랄하거나 따뜻하지도 않다. 보고 나면 상당히 머리가 무거워질 정도로 철학적인 화두를 던진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아노말리사’가 그렇다. ‘존 말코비치 되기’, ‘이터널 선샤인’의 각본가로 유명한 찰리 카우프만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 도전이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러나 공허함에 빠진 중년 남성이 1박 2일 출장길에 겪는 하룻밤을 그리고 있다. 마이클(데이빗 듈리스)은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작가다. 강연차 신시내티에 오게 된다. 그에게 삶은 지루함, 고독함의 연속이다. 공항에서부터 택시, 그리고 호텔에 이르기까지 마주치는 사람들이 옷과 머리 스타일, 성별만 바뀔 뿐 같은 얼굴에 같은 목소리다. 오랜만에 재회한 첫사랑도 다르지 않다. 마이클은 호텔 복도에서 우연히 리사(제니퍼 제이슨 리)의 ‘다른 목소리’를 듣고는 가슴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마이클은 얼굴에 난 상처 탓에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며 매사에 자신 없어 하는 리사에게 점점 빠져든다. 잘하면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로 풀어갈 수 있는 중년의 일탈 이야기다. 그런데 카우프만은 인간이란 무엇인지, 산다는 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변주한다. 그것도 인형을 앞세워서. 빅브라더 사회를 그린 디스토피아의 느낌도 섞어 놓으며 쉽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은근히 드러내기도 한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목소리 연기는 딱 세 사람이 했다. 주인공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캐릭터의 목소리는 톰 누난이 맡았다. 제작 기간이 3년이나 걸렸다는 이 작품에서 인형들은 표정 연기까지 섬세하다. 때문에 진짜 사람이 연기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카우프만이 프란시스 프레골리라는 필명으로 작업했던 연극이 원작이다.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무대에 올려졌는데 라디오 플레이라는 설정에 배우 목소리만으로 극을 진행시킨 독특한 방식의 연극이었다. 코엔 형제가 연출하고 애니메이션에 나온 배우들이 그대로 목소리 연기를 했다. 당시 예산 문제로 한 배우가 여러 목소리를 연기했는 데 세상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두 같게 들린다는 설정을 낳게 됐다. 카우프만은 ‘프레골리 딜루전(망상)’에서 필명을 따왔다. 자신이 만나는 여러 사람들이 사실은 변장을 한 동일인이며 자신만은 다른 존재라고 여기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호텔 이름도 프레골리다. 90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해시장 7명 격전… 광주 동구청장은 야권 3파전

    4·13총선과 동시에 51개 선거구에서 기초단체장 8명과 광역의원 17명, 기초의원 26명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8월 13일부터 지난 14일 사이에 당선 무효나 사직, 퇴직, 사망 등으로 빈자리가 생긴 곳이다. 기초단체장 가운데 대구 달서구는 곽대훈 전 구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해 보궐선거를 한다. 광주 동구와 경기 양주시, 구리시, 충북 진천군, 전북 익산시, 경남 김해시와 거창군 등 7곳에서는 전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당선 무효돼 재선거가 치러진다. 경남 김해시장 선거에는 새누리당 김성우(57), 더불어민주당 허성곤(61), 국민의당 이유갑(58), 정의당 허영조(45), 무소속 허점도(56), 이영철(48), 공윤권(46) 후보 등 7명이 나섰다. 김 후보는 도의원 출신으로 옛 열린우리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겼다. 경선에서 재선 국회의원 출신의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김정권 후보를 꺾었다. 더민주 허 후보는 공무원 출신으로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시장 경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이번에 더민주로 갈아탔다. 허 후보는 결선 경선에서 공 후보에게 뒤져 탈락했지만 이의 제기해 살아났다. 더민주는 공 후보의 후보 결정을 취소하고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한 뒤 허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공 후보는 이에 반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더민주 중심의 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김맹곤 전 시장도 영남 지역에서 유일한 더민주 소속 단체장이었고 김해시갑 민홍철 국회의원도 더민주 소속이다. 새누리당 김 후보와 더민주 허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 단일화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 후보가 본선을 완주하면 더민주 지지층이 갈려 새누리당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거창군수 선거에는 새누리당 박권범(57) 후보와 전직 군수 출신 무소속 양동인(63), 도의원을 지낸 변현성(52) 후보 등 3명이 나섰다. 박 후보는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다. 경선에서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동생인 김창호 후보를 이겼다. 양 후보는 거창경찰서장을 거쳐 2008~2010년 제39대 거창군수를 지냈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는 더민주, 국민의당,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더민주 홍진태(58) 후보는 행정관료 출신으로 광주시 투자고용국장과 자치행정국장 등을 지냈다.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추진력도 강해 구정 공백을 빨리 메울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당은 김성환(55)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안재경(58) 전 경찰대학장, 오형근(54) 조선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등 3명 가운데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 양혜령(54) 후보는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섰다. 경기 양주시장 선거에는 양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새누리 정동환(62) 후보와 양주시 교육문화국장 출신의 더민주 이성호(59) 후보, 도의원 출신 무소속 이항원(60) 후보가 나섰다. 새누리당의 정 후보와 더민주 이 후보는 공무원 출신이며 이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낙선했다. 무소속 이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출마했다. 경기 구리시장 선거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던 백경현(58) 전 구리시 행정지원국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다시 도전해 교육자 출신 더민주 김점숙(66·여), 국민의당 백현종(51) 후보와 겨룬다. 더민주 김 후보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잃은 박영순 전 시장의 부인이다. 충북 진천군수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종필(53) 전 충북도의원과 더민주 송기섭(60)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국민의당 정현구(66) 전 진천군 농정과장이 겨룬다. 전북 익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민주 강팔문(60·행시 22회) 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국민의당 정헌율(58·행시 24회)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의 접전이 예상된다. 두 후보는 중앙과 지역에서 공직 생활을 해 배경이 비슷하다. 강 후보는 선거에 뒤늦게 뛰어들어 인지도가 낮은 게 약점이며 당 조직과 바람을 기대한다. 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떨어진 뒤 익산시에 거주하며 부지런히 표밭을 다졌다. 강한 추진력과 친화력이 강점이다. 김해·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익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일본에 지정좌석제 통근 전철 생긴다

    일본에 지정좌석제 통근 전철 생긴다

    일본 게이오 전철(편집자 주: 도쿄와 인근 지역을 잇는 민간 전철회사)은 2018년 봄부터 지정좌석제 열차의 운행을 시작한다. 6인용 좌석과 2인용 좌석으로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좌석을 도입한 신형 차량 ‘5000계(系)’을 선보인다고 3월 16일 밝혔다. 기존의 통근 전차 스타일의 긴 시트에서 2명이 앉을 수 있는 크로스 시트로 전환할 수 있는 좌석을 도입한 신형 차량을 투입하고 야간 귀가 시간대의 하행열차에 편성한다. ‘앉아서 귀가하고 싶다’는 장거리 통근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발표된 이 회사의 중기 3개년 경영계획에는 수익력 향상책으로 ‘유료 좌석열차 도입의 검토’가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정보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다. 게이오 선과 노선이 비슷한 JR 중앙선은 2020년에 그린차량(편집자 주: JR 산하 열차의 특실)을 도입할 계획으로, 앉을 수 있는 통근 열차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신형 차량은 ‘1인2역    게이오의 지정좌석제 열차는 평일과 토요일, 공휴일의 야간 귀가 시간대에 신주쿠 발 하치오지 행, 신주쿠 발 하시모토 행을 운행한다. 열차 운행시각, 지정좌석 요금, 애칭 등은 미정이다.  수도권 유수의 행락지인 다카오 산을 잇는 게이오 선은 지난해에 다카오산 입구역을 대규모로 리뉴얼했고, 역 앞에 당일치기 온천 시설을 개설하는 등 다카오 산 주변의 관광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카오 산 이용객의 행락용으로는 지정좌석제 열차를 운행할 예정은 “아직 없다”(게이오전철 홍보부)고 밝혀, 어디까지나 통근자들에 대한 착석 서비스가 목적이다.  이 열차의 운행에 맞추어 도입하는 신형 차량 5000계는 지정좌석제로 운행할 때는 2인용 시트, 그 이외의 일반 열차로 운행할 때는 종전의 열차대로 6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으로 전환한다.  현재 게이오 선을 달리는 기차는 모두 긴 시트로 2인용 시트 차량의 등장은 처음이다. 긴 시트와 2인용 시트로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좌석은 관동지방의 대규모 민영 철도회사 가운데 도부토조 선의 TJ라이너에 사용되는 50090형 전철이 있으며, 세이부 철도도 신형 차량에 도입할 예정으로 관동 지방에서는 3번째이다. 실내는 갈색을 기조로 한 인테리어로 유료 좌석 이용자에 대한 부가서비스로 전원 콘센트를 설치한다. 콘센트는 벽면의 발목 부근에 설치하며, 갯수 등의 자세한 것은 현 시점에서는 미정이지만, 긴 시트로 전환하면 콘센트는 사용할 수 없다. 이밖에 차내에는 공기 청정기, 무료의 공중무선 LAN 장비도 설치한다.  또한 차내에 설치하는 액정 화면의 안내 표시기는 긴 시트, 2인용 시트의 어느 쪽에서도 화면을 보기 쉽도록 출입문 위는 물론 통로 천정에 세로로 설치한다. JR 야마노테 선의 신형 차량 E235계는 액정 화면을 늘리는 반면 차내 광고를 줄이고 있지만 이 차량에서 광고를 어떻게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외관은 창문 아래로 빨강과 파랑의 라인을 넣은 기존의 게이오 선 차량과는 크게 달라졌고, 창문 위에 빨강, 창 밑에 파란 색 라인을 넣었다. 정면의 경우, 기존 차량은 아이보리 색이었지만 신형 차는 검은 색을 바탕으로 한 컬러로 다른 차량과 차별화를 꾀한다. 차량의 제조업체는 JR 동일본그룹의 종합차량제작소. 차체는 스테인리스 제품이다. 지정좌석제 열차 운행 개시를 위한 투자액은 약 100억엔인데, 5000계 10량 편성 5편의 신규 제작비용 외에 지정좌석 시스템의 도입 비용도 포함된다.  증가추세의 ‘앉을 수 있는 통근열차’   최근 철도 각사들 사이에는 ‘앉을 수 있는 통근열차’의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게이큐 전철이 야간 하행열차와 아침 상행열차로 ‘모닝 윙 호’의 운전을 시작했고, 3월에는 도부토조 선에서 좌석 정원제 열차 TJ라이너도 아침에 상행열차 운행을 시작한다.  각사가 ‘착석 보증형’ 통근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회사 수익 증가는 물론이지만 인구감소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쾌적한 통근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을 묶어 두려는 의도도 있다.  게이오 전철과 나란히 달리는 JR 중앙선에서도 2020년 쾌속 전차를 그린 차와 연결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게이오는 지정좌석제 열차 도입에 대해 “중앙선에 대한 맞불작전이 아니라 이용자 앙케이트에서 요망이 높았던 착석보증 요구에 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몇년 후에는 앉을 수 있는 통근열차의 경쟁을 직접 맛보게 된다  기사:고사노 가게토시 도요케이자이 기자  번역: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   (이 기사는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도요케이자이의 온라인에 2016년 3월 17일 게재된 것으로 저작권은 도요케이자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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