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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프로 이것이 비법

    장수비결=시청률? 절대 아니다.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가 3월4일로 1,000회를 맞는다. 컬러화면이 아직 이물스럽던 80년 10월,‘박수칠 때 떠나라’로 막을 올린 뒤 강산이 두번 바뀐 셈.화끈한 인기는 사그라졌지만 이불 깔아둔 아랫목처럼 은근히 안방을 지켜왔다. 공중파엔 이만저만한 장수프로들이 뜻밖에 솔찮다.공영방송KBS는 20년짜리 ‘가족형 오락프로’들의 보고.80년 11월 첫 전파를 쏜 ‘전국노래자랑’,84년 무렵 마수걸이한 ‘가족오락관’‘가요무대’ 등은 온국민이 보고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향수의 샘.‘대추나무 사랑걸렸네’도 어느덧 13년차로 접어들었다. 81년부터 5,000회를 넘기며 꿋꿋이 맥을 이어온 ‘뽀뽀뽀’는 MBC의 또다른 터줏대감.이밖에 88년 태어난 ‘일요일 일요일밤에’,90년생인 ‘PD수첩’ 등도 MBC 롱런프로 명단에이름을 올릴만하다. 10년 역사의 SBS에도 길다면 긴 그 세월을 고스란히 동고동락한 프로들이 있으니 ‘생방송,행복찾기’,그리고 두번씩이나 막내렸다 불사신처럼 되살아난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 등이다.두 프로가 나란히 92년생이다. 시청률 칼날이 추상같은 방송현실에서 이들이 세월의 풍파에 맞서 마라톤레이스를 펼칠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무엇보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춤서비스를 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겠다.화려하거나 자극적 양념을 팍팍 친 유형은 별로 없다. 바로 우리들 얘기,별 내세울 것 없는 보통인생들의 정서를긁어주는,땀냄새가 공통비법이다.‘전국노래자랑’은 장돌뱅이마냥 팔도를 돌며 국민 노래방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가요무대’는 10대쇼에 밀려난 아버지들의 아쉬움을 풀어줬다. ‘전원일기’며 ‘대추…’역시 찐감자같은 이웃들의 고만고만한 살아가는 얘기를 담아 불길을 꺼뜨리지 않고 있다. 전파 소외지대의 유일한 등대노릇을 해온 프로들도 있다.‘뽀뽀뽀’는 MBC의 하나뿐인 유아프로로,‘생방송,행복찾기’는 드라마 시청층으로만 마케팅당해온 주부들에 살림의 파수꾼이란 자부심을 되돌려주며,내내 군불을 지펴왔다. 장수프로들은 냉엄한 시청률 정글에서 한두번씩 존폐의 기로를 오간 점도 유사하다.그럴 때마다 ‘살려야 한다’는 시청자 항의가 빗발쳐 편성관계자들의 칼쥔 팔을 슬그머니 내려뜨린 과정까지 어쩌면 그럴까 싶게 한결같다.장수의 비결은진정 시청률이 아니라 보통 시청자의 힘이었던 셈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MBC 스페셜·SBS ‘…알고 싶다’

    얼마후면 민족의 명절 설이다.해마다 치열한 귀성전쟁을 뚫고 고향땅한번 밟아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국인은 발 딛고 사는땅보다 태어난 데를 향해 돌아가려는 ‘연어같은’ 회귀본능의 민족아닌가 싶어진다. 한편 이런 사람들도 있다.달랑 남자 하나만 믿고,말 한마디 안 통하는 한국땅에서 뿌리를 내리려 애쓰는 이국의 신부(新婦)들.모든 것이낯선 곳에서 아내와 며느리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12일 ‘MBC스페셜’(오후 11시5분)과 1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오후 10시50분)는 어렵사리 한국에 둥지 틀고 정 붙이며 살아가는이국의 여인들을 잇달아 찾아간다. ‘MBC스페셜-안동 임씨네 며느리 나타샤’의 주인공은 안동대학교 앞에서 호떡장사를 하는 청각장애인 부부 나타샤(25)와 임신종(36)씨. 장애아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하바로프스크 주립 농아기숙학교에서 자란 나타샤가 보수적인 양반동네 안동에 시집온 지는 5년째. 그녀가 11살 연상의 남편을 처음 만난 것은 96년,안동 농아인 교회에서 운영하는장애인 자활자립공동체에서였다.남편 임씨가 홀어머니의반대에 단식투쟁까지 불사하며 결혼했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자유분방한 문화에서 자란 나타샤는 가부장적인 집안분위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청각장애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살림하는 법 하나 제대로 가르칠 길이 없어 속을 태운다. 이렇다보니 부부간 사소한 일조차 큰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임씨는돌파구가 필요하다 싶어 겨우내 호떡 장사로 번 돈을 아내의 고향방문을 위해 쓰기로 결심하는데….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농촌으로 시집온 필리핀 새댁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지난해 12월31일 전남 곡성에서 열린 농촌총각과 필리핀 처녀의 결혼식 풍경은 이채로웠다.결혼식에 온 하객 중 필리핀 여성만 20여명,모두 같은 마을이나 이웃마을에 시집온 새댁들이었다.필리핀 경제상황이 어려운 탓에 한국총각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져 지금까지 2,000여명이 농촌으로 시집을 왔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전남 곡성의 에멜린다(39)부부만 해도 2년전 결혼해 7개월된 아들까지 낳았지만 아직도 손짓발짓으로 대화가 오가는 형편이다. 한핏줄인 조선족 처녀들 마저 애를 먹는 이질적인 언어와 문화,무너져가는 농촌 경제의 어려움을 딛고 이땅에 뿌리 박으려 애쓰는 필리핀 새댁들의 모습은 ‘연어같은’ 우리들에게 색다른 감회를 던져줄듯하다. 허윤주기자 rara@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한국신당 1차공천자 36명 확정

    희망의 한국신당은 8일 충남 공주·연기에 김고성(金高盛)의원을 공천하는등 1차공천자 36명을 확정,발표했다.공천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서울 ▲종로 방세현(方世鉉·시사정책연구소 소장)▲중랑을 장명진(張明鎭·한국직능단체총연합회 이사)▲성북을 김지운(金知雲·지구당위원장)▲도봉을 장일(張日·전 광운대총학생회장)▲은평갑 이근봉(李根鳳·세림건설회장)▲구로을 김성수(金性洙·구로을 충청향우회회장)▲서초갑 이강욱(李康旭·대욱기업사장)▲강남을 이춘근(李春根·대도실업대표) ◇부산 ▲사하갑 최연두(崔煉斗·환경운동본부고문)▲연제 이우철(李宇哲·고려산업대표) ◇대구▲중 최우석(催祐碩·한국조선사장)▲북을 이창연(李昌衍·21세기 청년포럼대표) ◇인천 ▲연수 유각균(劉珏均·지구당위원장) ◇대전 ▲동 오태진(吳泰鎭·성원인테리어 설비공사대표)▲중 김준회(金俊會·지구당위원장)▲서을김창영(金昌榮·전 자민련 부대변인)▲유성 이재구(李在九·대전 행복의 전화원장) ◇경기 ▲수원장안 안원복(安元福·한국교통장애인협회 상임고문)▲광명 차종태(車鍾太·진성학원 재단이사장)▲동두천·양주 김국환(金國煥·지구당위원장)▲안산갑 신호철(申鎬哲·안산 21세기청년포럼 대표)▲안산을김동성(金東成·웅변학원 원장)▲구리 김득수(金得洙·전의원)▲오산·화성박홍준(朴弘濬·농촌문제연구소장)▲파주 윤승중(尹承重·평화문화출판사대표) ◇충북 ▲청주 흥덕 장석봉(張錫鳳·전 한국통신부장)▲청원 홍성각(洪性珏·지구당위원장)▲진천·음성·괴산 원종성(元鍾聲·음성청년포럼 위원) ◇충남 ▲보령·서천 김용환(金龍煥·현의원)▲아산 이상만(李相晩·현의원)▲청양·홍성 전만수(田萬洙·국회정책연구위원)◇경북 ▲청송·영덕·영양 김춘구(金椿求·신화종합건설이사) ◇경남 ▲진주 김창남(金昌南·지구당위원장)▲거창·함양 하병욱(河炳旭·나라일꾼연합 자문위원) ◇제주 ▲제주김창업(金昌業·신성출판사대표) 김성수기자 sskim@
  • [우리 지자체 최고](3)전북 무주군

    “청와대 홈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참 쾌감이 큽디다.인자는 전국 다 돌아다니요.총선시민연대(홈페이지)도 가보고…” 전북 무주군 오산리 왕정부락 조명제(趙明濟·43·농업) 이장의 인터넷 감상(感想)이다.지난해 10월 마을회관에 컴퓨터가 놓이면서 그는 ‘새세상’을들여다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비단 조씨뿐 아니다.무주군 주민 대부분이 인터넷 항해에 앞을 다툰다. 설천면 소천리 최재홍(崔在洪·41)씨.8,000평의 과수원에서 배농사를 짓는그는 이른바 ‘컴맹’‘넷맹’이다.하지만 그는 전국 농산물 시장의 배값을한눈에 꿰고 있다.군청에서 실시한 인터넷 교육에 아내의 등을 떠민 덕분이다.서울 가락동이든,대전이든,대구든 농산물 시세라면 전국의 어느 시장도그의 눈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덕분에 지난 설에는 배 1,000상자를 좋은 값에 내다 팔았다. 무주군이 인터넷에 ‘클릭’한 때는 지난 98년이다.군청이 ‘1마을 1PC 보급운동’에 나서면서 무주군은 인터넷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지난해 48개리(里)단위 전 마을에 이어 올들어 3월까지 이보다 작은 101개 마을에 PC가설치됐다.상반기안에 149개 전 마을주민들이 각 회관에서 인터넷을 이용토록한다는 계획이다.2억2,000만원의 설치비는 군 예산으로 전액 충당된다. 무주군이 이처럼 인터넷 보급에 앞장선 것은 행정서비스를 향상하고 농가소득을 높이자는 뜻에서다.농민이라고 해서 정보화에 뒤질 수 없다는 의식도물론 깔려 있다.하지만 컴퓨터가 낯설기만 한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익히도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박희영(朴喜榮) 기획담당계장은 “전시행정이다,예산낭비 아니냐 등등의 비난까지 빗발쳐 한동안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그러나 군청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인터넷 교육에 심혈을 쏟으면서 주민들도 호응하기 시작했다.이젠 지적도나 주민등록 등·초본등 간단한 민원서류는 인터넷으로 떼는 단계까지 왔다. 농가소득에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되고 있다.지난해 12월에는 과수영농조합이15㎏들이 사과 1상자를 무려 9만5,000원씩 쳐서 서울 가락동농수산시장에다50상자나 팔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매일 농림부나 농업진흥청이 제공하는 전국 주요시장의 시세와 물량을 면밀히 살펴 적시적소에 내다판 결과다.토마토와 벼를 재배하는 유종석(柳鍾錫·47·적상면 사산리)씨는 “인터넷을 보면수출가격뿐 아니라 내년 작황까지도 예상할 수 있어 농사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정영길(丁永吉) 무주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인터넷을 적극활용,지난해 2,000만원인 농가당 연간소득을 2005년까지 4,000만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인터넷 농정의 포부를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앞서가는 무주군청. 전북 무주군청을 찾아가면 ‘아!’하는 감탄사를 낳는 곳이 있다.도시의 어느 은행창구보다도 잘 꾸며진 종합행정민원실이 바로 그곳이다.곡선으로 배치된 창구와 나무바닥,녹색유니폼으로 차려입은 21명의 직원과 도우미를 보며 민원인들은 ‘다른 관청의 민원실과는 뭔가 다를 것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미 촌구석이 아니다.구석구석을 둘러보면 군청의 마음가짐이 더욱 잘 드러난다.창구엔 영어와 일어 안내문이 한글과 함께 적혀있다.외국 관광객을위한 배려다.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방과 놀이기구를 갖춘 유아방,혈압계 등이 놓인 건강진단실도 갖춰져 있다.꽃과 분재 화분 10여개가 곳곳에 놓여 있어 민원실 분위기를 아늑하게 한다.“제철보다 한달 앞선 꽃을 사용해 민원인들이 계절을 앞서 느끼게 한다”는 것이 이강우(李康佑) 민원실장의 설명이다.민원인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실제 민원행정으로도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찾아가는 지적(地籍)민원’이다.무주군은 인구가 3만명에 불과하지만 면적은 서울보다 10㎢가 넓다.주민 대다수가 농민으로,땅과관련된 민원이 많아 자주 군청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이를 감안해 군청은오지와 마을장터를 돌며 현장에서 민원을 처리토록 하고 있다.민원을 한 자리에서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위해 무주군청은 아예 각 부서의 칸막이를없앴다.같은 민원으로 군청을 두번 찾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자기평가제,민원만족도평가제,민원경고 삼진아웃제,공무원친절도 측정함 운영 등 민원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도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무주군은 지난해 행정자치부로부터 민원행정 전국 최우수시범기관으로 선정됐다.이강우 민원실장은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초일류행정을 구현하는 것이 무주군의 행정목표”라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김세웅군수 인터뷰 “정보화 발맞춰야 농촌도 살아남아”. 무주군의 ‘1마을 1PC’운동은 김세웅(金世雄·46)군수의 강력한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정보화 시대에 뒤지면 농촌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다른 기초자치단체들보다 한발 앞서 인터넷에 달려든 배경이라는 것이 김군수의 설명이다. ◆1마을 1PC 운동의 추진배경은. 무주군의 발전은 얼마나 빨리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생각이다.사실 농촌은 농산물 유통정보에 대단히 취약하다.도매상과 중간상이 흘리는 정보만 믿고 애써 키운 농산물을 밭떼기로 헐값에 팔아온 것이 그동안 농촌의 현실이었다.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돼 제값에 농산물이 거래될 때농촌이 산다. PC보급은 인터넷을 통해 농민들이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도록 하자는 뜻에서 추진됐다. ◆예산낭비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는데. 처음엔 주민들의 이해 부족으로 그런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다.그러나 강력히 추진하면서부터 주민들의 호응도 좋아졌다.지금은 인터넷과 관련한 주민들의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지금까지 추진한 행정시책 가운데 인터넷 확충사업이 가장 효율성이 높은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인터넷 보급으로 기대할 대목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소득 증대가 우선이고 다음은 행정민원처리의 개선이다. 무주군은 대략 150종류의 민원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모두 군청을 방문해 처리해야 했다.그러나 149개 마을에 인터넷이 모두 구비되면 마을에서 직접 민원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또 인터넷을 이용해 주민들이 마음껏 의견을 개진토록 함으로써 한층 발전된 주민참여행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진경호기자. [전문가 진단] 21세기 지방정부의 역할. 다수 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지구촌에서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이같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최근 경원대학교와 미국미시간주립대는 공동으로 ‘2000년대에 있어서의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다음은 세미나에서 김안제(金安濟) 지방이양추진위원장(서울대 교수)이 ‘2000년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기조연설 요지. 세계화의 물결에 편승하기 위한 대외 경쟁력의 제고와 지방화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지방정부 역할 강화라는 두 개의 중대한 과제를 안고 2000년에들어섰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상과 현실,전체와 부분을 조화시키는 한국적 모형의 지방자치제를 확립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2000년대의 시대적 상황을 특색지우는 것으로는 세계화 시대의 전개,지역화의 확대,지방화의 촉진,지식·정보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개편,보편적 가치의확산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과 국가적 목표를 외생변수로 하는 지방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하나의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통치주체로서,그리고 국가와 주민사이의 조절기관으로서 역할분담의 중간적 위치에 그 좌표를 두고 있다. 국가,곧 중앙정부만으로 국가발전과 국민복지를 보장하기는 실질적 효과면에서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단위로 분할된 지방자치단체와 그 기능을 분담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또한 국민 각자에 의한 자율과 자유만으로는 질서와 집적(集積)의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일정한 공간적 영역을 관리하는 단위정부의 존재가 필요하게 된다. 그러한 차원에서 한국에 있어 2000년대 지방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크게 다음의 다섯가지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첫째는 지방자치의 착근과 성공적운영이다.민주적인 지방자치원리에 부합한 자치체제와 행정방식을 갖추어 빠른 기간내에 지방자치제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방정부의1차적 역할이 있는 것이다.. 둘째는 내실있는 주민복지의 증진이다.지방정부는 지역주민의 희망과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고 지방자치로 얻어진 효용과 편익을 주민에게 고루 배분해주민 모두가 안정되고 수준높은 삶의 질을 향유토록 해야 한다. 셋째,지방자치단체의 대외 경쟁력을 제고하고 균형있는 지역발전을 촉진하는데 있다.산업및 문화 등은 지역별 특성에 맞게 발전시키고 생활편익시설은 지역 상호간에 동질성을 갖도록 조성함으로써 외적 차별성과 내적 균형성을 함께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건전한 사회풍토의 조성이다.지방자치를 한 그루의 나무라고 하면 지방정부는 물이고,사회풍토는 땅이라고 할 수 있다.좋은 나무를 심고 충분한물을 주더라도 토질이 좋지 않으면 그 나무는 제대로 성장하고 좋은 결실을맺을 수 없게 된다.주민자질의 향상과 사회기풍의 조성,그리고 지역풍토의건전화야말로 지방자치의 뿌리를 굳게 내리게 하는 터전이요,토양이다. 다섯째,국가정책과 지방정책을 조화롭게 결합해 효과적으로 실현시키는 역할이다.단순한 지방재정은 국가행정에 예속되기 쉽고,지방자치만의 지나친강조는 국가정책과의 괴리를 가져올 가능성이 짙으므로 이는 모두 지방자치제하의 지방정부로서 취해서는 곤란한 방향이라고 하겠다.지방자치는 국가통치권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지방정부는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주된 지주인만큼 국가적 요구와 지방적 수요를 함께 충족시키도록 해야 함이 옳을 것이다. 2000년대 지방정부에 주어진 역할과 책무를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건을 제대로 구비해야 한다.이들 요건으로는 적절한 자치행정체제와 충분한 소요 재원,그리고 수준높은 수행능력을 대표적인 것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이들 모두는 지방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충족되기 어려우므로 국가의 적극적 지원과 협조가 크게 요망되며,특히 국가기능의 지방이양에 의한자치권의 확립은 국가의 의지와 노력에 비례해 이뤄질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안제 지방이양추진위원장
  • [발언대] 바른교육은 제도변경보다 이념정립이 중요

    교육 부총리가 등장한다는 소식이다.선거용이라는 비판도 있지만,‘교실 붕괴’라는 입에 올리기도 섬뜩한 용어로 학교 교육이 우리 모두의 들고 있기힘든 짐이 돼온 요즘인지라 반갑기도 하다. 사실 ‘교육개혁’으로 요약되는 정책적 노력이 교육의 질이나 교사와 학생들의 삶의 질,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그리고 진정 교육이 걱정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시급히 주고 받아야 할 얘기는 제도개혁나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이 아니라 ‘어떤 삶을 가르칠 것인가’‘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하는 교육목표와 이념에 대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회적 인간관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긴장과 불안과 적의에차 있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부패와 도덕적 타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각자의 내면이 날로 거칠어 가는 우리의 사회 상황은 생명질서를 어지럽히고인류의 지속성 자체를 위협하는 오염,자연파괴 등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고 학교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까지 쉽게 짜증내고 조급해하며 충동적·공격적·소비적이고 공동체적이지 못하며 조용한 곳을 오히려 불편해하는 인간형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내용은 여전히 농촌적인 것보다는 도시적인 것이,육체적인 노동보다는 관념적이고 지적인 노동이,삶과 밀착된 인간적인 기술과 지식보다는 추상화된 지식과 거대기술을 가치 있는 것으로 다루고 있다.근대과학기술에 대해 아직도 무비판적이며 자연과의 접촉을 단절시키는 사이버공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어떤 삶을 가르칠 것인가. 지역사회의 자연적·문화적 특성을 살려 교사 자신이 만든 교과서로 학교내의 녹지면적이 30%는 넘는 교정에서-고등동물의 경우 행동반경 중 녹지비율이 30% 미만이 되면 정신질환이 증가한다고 한다-전교생의 이름을 다 불러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학교에서 나눔과 섬김의 자율과 자치능력을 키워주는,그래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인간으로 키우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희망이 있다.이런 이야기부터 나눠 올바른 교육의 방향을 세우고 난 후에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아야 한다.그래야 희망이 있다. 이희자[환경을 생각하는 전국 교사모임·서울 불광중 교사]
  • [김대통령 신년사] 전문

    희망의 새천년이 시작되었습니다.새해에 여러분 모두가 복 많이 받으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지나간 천년은 인간과 자연,강자와 약자,남성과 여성,동양과 서양이 서로 대립하던 갈등의 시대였습니다.그러나 새천년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실현될 수 있는 희망의 시대입니다.새천년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남녀평등의 실현 속에 평화와 인권과 정의 등이 지구촌의 보편적 가치로 정착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새천년은 또한 지식혁명의 시대입니다.지식과 정보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지식혁명과 인터넷혁명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지식혁명의 시대는 영토국가시대와는 달리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새 시대에는 지식혁명을 통해서 창의적·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말 것입니다. 새천년은 정부·시장·시민사회가 국가와 세계발전을 위한 3대축을 이루고서로 협력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무엇보다도 시민사회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활성화되어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그리고 생산적 복지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새천년은 우리가 세계일류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의 시대입니다.지난 세기에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렸다면 새 시대에는 세계의 선두대열에 서서 모든 나라와 같이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새천년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국민의 직접적인 참여속에 전자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입니다.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 속에 부정부패가 일소되는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정부는 올해부터 ‘인터넷 신문고’를창설하여 국민으로부터 직접 고발을 받고 국민과 함께 국정을 개혁해 나가겠습니다. 새천년에는 더불어 잘사는 중산층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합니다.아울러 서민의 복지가 가장 존중되어야 합니다.우리가 지향하는 일류국가는 일등만을 위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약한 사람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갖추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습니다.새천년에는 계층·세대·남녀·지역간의 갈등을 뛰어넘어 화해와 단합의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이러한 국민적 화합이 실현되어야만 우리가 세계적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새천년에는 또한 남북한간 평화를 정착시켜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통일을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아래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새해에 이루어야 할 과제에 대해서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인권과 민주주의에서 앞서가는 민주선진국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이를 위해서 올해에도 ‘인권법’ ‘반부패기본법’ 등 개혁입법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검찰과 경찰의 중립을 확고히 하겠습니다.야당을국정개혁의 파트너로 삼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확립하겠습니다.지난 2년동안의 여야간 소모적 대결은 국민의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여야 모두 의 국민적 지지 상실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왔습니다.새천년은 새천년답게 정치가 보다 전국민적이며 생산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돈 안드는 선거,깨끗한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공영제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지역당에서 벗어나 전국정당이 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반드시 실현시켜 나가야 되겠습니다. 산업,문화,과학기술,사회간접시설,그리고 문화나 교육의 측면에서 각 지역이 골고루 발전되도록 낙후지역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지역균형발전 3개년 기획단’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겠습니다.인사를 더 한층 공정하게 하여 명실상부한 국민의 정부의 모습을 갖추겠습니다. 21세기는 세계화,디지털화,지식기반의 시대입니다.부존자원보다 지식과 정보에 의한 경쟁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디지털 시대는 빛의 속도의 시대입니다.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면 일류국가가 되고,못하면 삼류국가로 전락할 것입니다.조선왕조 말엽같이 한번 뒤처지면 다시 따라잡기 어렵게 됩니다. 올해에는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관계 등 4대 개혁의 완성으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탄탄한 경제체제를 확립해 나가야겠습니다.IMF 등세계의 권위있는 기관과 인사들이 경고하듯이 이러한 구조개혁이 완성되지못하면,우리 경제는 다시 위기의늪으로 후퇴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습니다.금융부문은 전문성과 건전성을 갖추어,어떠한 외환위기에도 맞설 수있는 튼튼한 힘을 배양하고 실물경제의 발전을 원활히 뒷받침해야 합니다.지난해에 이룩한 물가안정의 기조를 철저히 유지해 나가겠습니다.국민소득을올해에 다시 1만달러 시대로 회복시키고 2002년에는 1만3,000달러로 올리겠습니다.세계 7대 순채권국가의 위상도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생산적 노사협력을 토대로 새천년의 신노사문화를 정착시켜야하겠습니다.먼저 기업을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키우고,그 성과에 대해서는 노사가 공평하게 분배에 참여하며,모든 교섭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행해져야합니다.공공부문개혁은 정부부터 솔선하여 모범을 보이도록 더 한층 노력하겠습니다.이러한 개혁의 성과를 바탕으로 외환보유고가 금년 말까지 1,000억달러 수준까지 전망됨으로써 어떠한 외환유동성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환경을 OECD 국가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교육의 기적인 발전없이는 21세기의 지식기반시대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우수교사 적극양성하고 ‘스승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등 교사의 위상과 사기가 한층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과밀학급을 해소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겠습니다.대학졸업생의 취업능력과 연계시키기 위해 정보통신대학·생명과학대학 등 전문교육기관을 적극 육성해나가겠습니다.또한 새로 제정된 ‘평생교육법’에 따라 국민 모두가 언제,어디서나,쉽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갖고 자신의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든 의지와 능력만 있다면 돈이 없어서 교육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지원하겠습니다.올해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 40만명에게 학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겠습니다.대학생 30만명에게 장기 저리로 학자금의 융자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 경쟁의 시대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좌우할 원천인 대학교육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21세기는 지식정보의 시대입니다.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총력을 다하여 노력함으로써 세계10대 지식정보강국을 반드시 이룩해 나가겠습니다.이를 위하여 정부는 2010년 목표의 초고속통신망을 2005년까지 앞당겨 완성하고자 합니다.이에 앞서 정보유통속도가 현재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인터넷을 개발할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와 교육이 일상화되어야 합니다.인터넷을 전화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2002년 목표의 ‘교육정보화 종합계획’을 앞당겨 올해 안에 완결하겠습니다.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정보화 능력을 배양하여 지식정보화 사회의 꿈나무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모든 교사와 전 교실에 개인용 컴퓨터 1대씩을 무상으로 보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소득층 학생 모두에게 컴퓨터 교습비용을 전액 지원하고,우수학생에게는 개인용 컴퓨터를 국비로 지급하겠습니다.이들 모두의 인터넷 사용료도 5년 동안 전액 면제하겠습니다. 정보생활화운동을 적극 전개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가계부정리를 촉진하겠습니다.전군의 컴퓨터 이용능력을 높이고 모든 장병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습니다.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모든 국민들이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전국민을 대상으로 한,교육의 혁명적 개혁 없이는 지식기반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지식기반 사회없이는 우리에게 밝은 미래는 없습니다.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업화될 수 있도록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올해에 1조원 규모의 벤처자금으로 벤처기업을 현재의 5,000개에서 1만개 수준으로 늘리고,여기서만 1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도록 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절대적인 요건입니다.2003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전체예산의 5%수준으로 확대하겠습니다.과학기술의 혁신을 위해 반도체·생명공학·영상·신소재·정보기술 등 첨단부문을 G-7국가 수준으로 개발하겠습니다.그리고 과학자와 기술자에 대하여특별포상을 수여하는 등 획기적으로 우대해 나가겠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일·중·러의 4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20세기와는 달리 이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그것은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지역에 있어 물류·금융·무역·투자 등의 비즈니스 중심지가 되는데 절호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우리는이를 최대로 활용해야 합니다.동아시아 물류 중심기지의 입지조건을 갖춘 우리의 항만과 공항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국제적 수준의 비즈니스 단지를 조성하여 세계 유수의 기업과 금융기관들을 유치할 것입니다. 올해에는 무엇보다도 중산층 육성과 서민생활향상을 위해서 인간개발 중심의 생산적 복지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펴나가겠습니다.먼저 올해 초부터 빈곤계층의 생계비 지원이 대폭 확대됩니다.10월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최저생계비가 4인가구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로대폭 현실화됩니다.이제 절대적 빈곤가구는 하나도 빠짐없이 보호될 것입니다.근로자 복지의 근원적인 해결은 일자리 창출에 있습니다.저의 임기 내에 중소기업,벤처기업,문화·관광산업 등을 대대적으로육성하여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사실상의 완전고용을 실현시킬 것입니다. 주택건설을 획기적으로 늘려 2002년까지는 모든 가구가 주택을 보유하거나 전세로 입주함으로써 불안한 셋방살이 시대를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이를 위해 올해에 주택 50만호를 건설하도록 하겠습니다.또한 근로자와 서민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집값의 3분의 1 수준,전세금은 절반수준을 장기 저리 자금으로 확대 지원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선진국과 같이 의료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산재보험 등 4대보험이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정부는 올해 이를 더 한층 내실화하여 국민들이 평생동안 안심하고 생활해 나갈 수 있는 사회보장체제를구축하겠습니다.정부는 그동안 근로자에 대한 지원조치로서 성과금 지급,재산형성과 종업원 지주제 활성화 지원을 강화하는 등 근로자들의 복지향상에 주력해 왔습니다.앞으로 이를 모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봉급생활자의 세금을 크게 감면하여 700만 명의 근로계층이 감면의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하여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출산·육아지원을 늘려 나가겠습니다.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경로연금 지급액도 상향조정하고,‘노인전문 인력은행’을 설치하여 노인의 취업 등을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새천년은 젊은이들의 세기입니다.그들의 창의력과 모험심이 나라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우리는 그들을 위해 학업과 연구의 권리를 보장할 것입니다.문화·체육·레저·해외연수 등의 기회도 적극 제공할 것입니다.젊은이들이 희망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줄 책임이 정부와 기성세대에게 있습니다. 농어민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늘려 가겠습니다.115만 농어가에 대한 상호금융 부채 이자를 반으로 낮추고,70만호가 지고 있는 연대보증부담을 정부가 안고 농민의 보증은 해제해 주겠습니다.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힘쓸 것입니다.문화예산 비중을 사상 처음으로 정부예산의 1% 이상 수준으로 확대하였습니다.문화·관광·생활체육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적극 힘쓰겠습니다. 세제개혁을 통한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나가겠습니다.변칙적인 상속과 증여를 통한 부의 부당한 대물림이 없도록 세정을 더한층 철저히 강화하겠습니다.내년부터는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차질없이 실시해 나갈 것입니다.정부가 지난달 가전제품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범위를 대폭 축소함에 따라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줄어들고 있습니다.정부는 앞으로 국민간의공정분배에 노력하여 중산층 안정과 서민생활 향상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올해에는 국민생활수준을 외환위기 이전으로 되돌리고,저의 임기말까지는 소득분배구조에 있어서 OECD국가 중 상위권 국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국민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새천년의 요구에 맞는 정부기구의 강화와 능률화에 착수하고자 합니다.재경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켜경제 각 부처를 유기적으로 총괄하도록 하고,교육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켜 교육·훈련,문화·관광,과학,정보 등 인력개발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도록 하고자 합니다.그리고 여성특별위원회를 여성부로 바꿔 정부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는 여성업무를 일괄해서 관리·집행하도록 함으로써 21세기에그 역할이 크게 증대될 여성의 시대에 대비하고자 합니다.이러한 개편은 국정의 효율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지만 인원이나 예산의 증가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또한 이러한 정부기구의 개편은 사전에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하겠습니다. 깨끗하고 봉사하는 공직사회에 대해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큽니다.정부는 공무원들이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종합적인 복지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입니다.봉급을 임기 중 중견기업 수준으로 인상할 것입니다.능력과 공로에 따른 보상제도도 적극 실현시키겠습니다.이와 함께 공무원 연금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하여 공무원들의 기존권익을 보장하겠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새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뿌리뽑는다는 결심으로 철저히 이를 다스릴 것입니다. 올해에는 한반도에서의 냉전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남북한간 화해 및협력관계도 촉진해 나가겠습니다.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도움은 성의껏 제공하되 경제적인 교류는 상호이익이 되는 공존 공영의 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남북은 서로 협력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북한에 대해서 ‘남북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한 국책연구기관간의 협의를 갖자고 제의하는 바입니다.저는 북한 당국이 이처럼 정치적 목적을 떠나 우선 경제적으로 상호이익이 될 수 있는 노력에 긍정적으로 응해올 것을 바랍니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민족의 염원인 이산가족의 상봉이 실현되어야합니다.이제 대부분의 이산가족이 고령화하고 계속해서 이 세상을 뜨고 있습니다.시간이 없습니다.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견지에서 하루도 늦출 수 없는 문제입니다.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취임사에서 천명한 대북 3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첫째,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둘째,우리는 북한을 해치지 않겠다.셋째,남북은 서로 화해·협력하자-는 것입니다.지난 한해 동안 남북간의 긴장은 상당히 완화되었고 각종교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우리가 평화리에 남북교류를 증진시키는 데에는 우리 국군의 노고가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지난해 6월 ‘연평해전’에서의 승리는 국군의 사기를크게 앙양시켰고 국민의 안보에 대한 신뢰를 크게 높였습니다.저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국군장병에게 국민적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한편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군복무자에 대한 가산점 위헌판결에 대해서는법률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념과 정책을 실현시키고자 여러분이 알고 계신 바와같이 ‘새천년 민주신당’이 창당되고 있습니다.신당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는데 앞장서는 국민적 개혁정당이 되어야 합니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많은 참신하고 전문적인 인재들이 신당에 참가하고 있습니다.신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시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과 개혁을 통하여 국민의 행복과 세계일류 한국건설을 이끌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준비를 갖추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과거 우리가 어려울 때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받았듯이,우리의 신장된국력과 경제적 발전의 경험을 토대로 다시 후발개도국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그들이 이를 열망하고 있습니다.우리는 세계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한국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세계일류국가로 우뚝 서고 국민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새천년을 위해 저의 정성과 노력을 다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여기에는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원이 절대로 필요합니다.우리다같이 자랑스러운 조국,살기 좋은 나라,온 국민이 화합해 하나로 뭉친 한국이라는 훌륭한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저도 이를 위해 앞장서겠습니다.우리 모두 손을 잡고 ‘꿈과 희망의 시대’,‘기회의 시대’로 나아갑시다.새천년 새희망의 내일을 향해 전진합시다.
  • [외언내언] 매미우는 새벽

    새벽에 깨어나 맨 처음 듣던 소리가 새 소리였다.그것은 도시나 농촌이나별 차이 없던 일이었다.그런데 열대야가 계속되는 요즘에는 새 소리는 들리지 않고 매미 소리만 귀청을 때린다.그렇지만 그것이 결코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 같지는 않다.청량제가 되고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의 시름을 옥타브 높은 소리에 묻히게 해주는 것 같다.어쨌든 올 여름엔 매미의 기승(氣勝)이 유별나다.사람들은 잠을 설치지만 매미들은 열대야를 자신들만의 독무대로 가꾸어 놓았다. 매미가 이렇게 기승을 부리는 까닭은조금도 복잡하거나 어렵지가 않다.사람들 사이에서 얘기되기로는 매미를 잡아먹는 먹이사슬상의 천적인 새가 자꾸만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새가 줄어드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새의 서식 환경이 파괴돼가고 있어서다.예컨대 도시에서는 나무숲은 줄어가는대신 회색 콘크리트건물과 아스팔트공간이 확장되고 있다.이는 새가 먹이를구하거나 번식하는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거기다가 농촌도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새의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얘기되고 있다.따라서 새의 숫자가 줄어들면 나무숲은 자연히 수액(樹液)을 빨아먹고 사는매미들의 독차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상식적인 분석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최근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참새의 서식밀도에 관한 연구결과를 내놓아 흥미를 끌고 있다.즉 전국 405개 지역의 평균 참새 서식밀도가 해마다 급감(急減)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조사결과다.연구원 원창만박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100㏊당 254.5마리였던 것이97년에는 183.6마리로,98년에는 176.2마리로 줄었다는 것이다.참새가 매미를 먹는지 안먹는지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참새를 비롯한 각종 새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피부로 느껴지던 일이었다.또한 그것이 요즘같은 열대야에매미 우는 새벽을 갖게된 이유라고 끌어다 댄들 별 항변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매미소리만 높은 열대야의 새벽은 자연(自然)이 건강을 잃어가고 있는 증거일 수 있다.일설대로 매미가 높이 소리지르는 것은 도시소음과의 경쟁때문만은 아닌 것이 연구조사로 분명해졌다.자연은 매미소리도높고 새소리도 들리며 도시소음도 있어야 건강한 상태라 할 것이다.그러니 마땅히 매미소리에 묻혀 사라진 새소리를 되찾아야 한다.그 길은 자연복원에 있다.그러기 위해 자연에 관심 돌리고 자연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의 중요성을 새삼깨달아야 할 때인 것같다.사람의 궁극적인 행복은 자연을 떠나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최상현 논설위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金成勳 농림부장관

    날씨가 무덥고 몸이 나른해지는 여름이 깊어지면 일에 지친 심신의 피로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절로 생긴다.이럴 땐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읊은‘여름 산에서’(夏日山中)라는 시를 떠올리곤 한다. ‘백우선 부채질 귀찮아/숲속에 알몸으로 들었다/망건도 벗어 돌벽에 걸어두고/정수리를 드러내 솔바람에 씻는다’(란搖白羽扇 裸袒靑林中 脫巾掛石壁 露頂灑松風).무더운 여름날 산중에서 바람따라 물결따라 넉넉함을 가짐으로써 더위를 이겨내는 선현들의 의연함을 엿볼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우리의 휴가문화는 어떠한가.같은 기간에 수많은 사람이 산과 바다를 찾아가 먹고 마시고 떠들고 즐기는 소비오락성 행락이 줄을 잇는다.그보다도 더한 것은 나라경제 사정일랑 아랑곳없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행복(?)에 겨운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미지의 세계를 찾아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야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국제통화기금(IMF) 환란의소용돌이 속에 직장을 잃은 실직자가 주변에 수두룩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온전히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너무 대비된다. 이런 시기에는 해외보다 국내에서의 생산적인 휴가를 권하고 싶다.그 중에서도 산과 계곡,바다와 섬,그리고 소박한 인정이 함께하는 농어촌에서 도시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푸는 그런 휴가를 권하고 싶다. 지금 농어촌에는 400여개의 민박마을과 70여곳의 자연휴양림,300여개의 관광농원이 있다.이런 곳에서는 울창한 산림과 계곡이 빚어내는 절경,푸른 숲,기괴한 바위산,그리고 하얗게 펼쳐지는 백사장과 푸른 파도가 휴가의 좋은 벗이 될 수있다. 아이들과 더불어 길섶에 핀 야생화의 이름을 맞혀 보거나 반딧불을 따라 냇가를 산책할 수도 있다.썰물로 열린 바닷길을 건너 마침내 다다른 섬에서 수평선 너머로 숨는 해를 지켜볼 수도 있다.순박한 농어민의 따뜻한 인정을 느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고, 우리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농업과 농촌의 참모습을 이해한다면 더더욱‘좋을씨고’이다. 휴가에서 돌아와 무엇인가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는 뿌듯한 느낌이 우러나와야 진짜 휴가다운 휴가다.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푸근함을 느끼게 하는 휴가가 산휴가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경관 속에 포근하게 자리잡은 자연휴양림과 관광농원,따뜻한 인정을 느낄 수 있는 농어촌 산골마을이나 갯마을의 민박을 이용해 보자.그곳에서 일주일만 농어민과 살아보면 도시와 농어촌이 하나되는 일체감과 생명산업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참으로 보람 있는 휴가가 아닌가. 김성훈 농림부장관
  • ‘99문화를 여는 사람-연극 김민기 학전소극장대표

    뮤지컬 연출가 김민기씨(48·학전 소극장 대표)의 새해맞이는 어느 때보다스산하다.개인적으로 4월에 띄울 청소년 뮤지컬 ‘모스키토’를 직접 번안·편곡·연출하는 일정이 팍팍하다.무엇보다 추락하는 연극계 현실을 보면서생긴 가슴의 응어리가 가시지 않는다. “극단이건 소극장이건 이대로 가다간 대학로는 죽습니다.공연은 줄고 소극장은 아사(餓死)직전에 있습니다.집세는 기본이고 극장을 빌려주면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받아가고 문예진흥기금도 ‘뜯어’갑니다.마치 수재민에게 수재의연금을 거두는 형국이지요”. 그답지 않은 다변이다.묻어놓은 할 말을 나팔꽃씨처럼 툭툭 터뜨린다.뜻하지 않은 유명세 탓에 겪은 방황을 접고 연극판으로 뛰어 든지 9년.‘삶의 접합점’이란 기대가 깃들어서였던지 뱉어내는 실망감도 크다. 터널을 빠져나올 방법을 묻자 “공연인들이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자기만족적 관행에서 벗어나 작품에서 수요자의 욕구를 따라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안에서의 과제를 먼저 제시했다. 아울러 구조적 허점도 꼬집는다.“정부서 정책을 만들어 제도화해야 합니다.기껏 한다는 발상이 ‘쥬라기공원이 차 몇백만 대 파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단순한 숫자놀음이지요.영화 하나가 하늘에서 툭 떨어진 건 아니거든요.모세혈관처럼 이어진 여러 공연예술 장르와 밑바닥의 토양이 쌓여야 가능한일입니다”. ‘문화정책 없음’의 가까운 예로 ‘사랑 티켓’(정부가 91년 시작한 한시적으로 제도로 티켓당 5,000원을 지원함)의 난항을 들었다.“이 동네 관객의 100%가 이용했을 정도로 반응과 효과가 좋았습니다.연극·무용관객을 돕고결국은 공연자를 지원하는 바람직한 형태가 빨리 뿌리내려야 합니다.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이런 제도를 상례화하지 못하고 특정 단체나 인맥,작품에무게를 두는한 기존의 문화정책 마인드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합니다” 나서기를 싫어해 ‘석구’(늘 구석에 쳐박혀 있다고 해서)라는 별명을 지녔다는 그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가다간 상업적 뮤지컬이나 유명 탤런트가 나오지 않는 작품은다 고사할지 모릅니다.연극에서 상상력의 씨앗을틔우고 기화(氣化)시켜야합니다.모국어를 지키는 유일한 공연장르,관객과 정면 승부하는 단 하나 남은 장르가 현실 논리에 밀려 존립근거를 잃는 건 슬픈 현실입니다”. 평소 자신에게 주어지는 ‘한국적 뮤지컬을 만든다’는 표현을 과분하게 느끼는 그가 이 척박한 토양에서 일구는 꿈이 있다.음악이 연극에 종속되는 뮤지컬이 아니라 개별장르가 등가(等價)로서 만나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것.물론 모태인 연극계가 먼저 살아나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별을 보며 길을 찾던 시절은 행복했다’는 말이 있다.유달리 추웠던 9일밤,자정을 넘긴 대학로의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 길’을 서두르느라 ‘별’은 안중에 없어 보였다.다만 김씨만이 ‘뮤지컬의 길’을 찾아 별을 보고 있었다.그런데 이따금 흘러가는 구름이 그의 별을 가리고 있었다.李鍾壽 vielee@◆김민기는●51년 전북 익산서 태어남 ●경기·중고 거쳐 69년 서울대 회화과 진학 ●70년 ‘아침이슬’이후 음반 ‘거치른 들판의 푸르른 솔잎처럼’등발표 ●85년 농촌 생활 끝내고 결혼 ●뮤지컬 ‘지하철1호선’(91)‘모스키토’(97)이어 ‘의형제’ 공연중.
  • 정부수립직후 판금시집(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5)

    ◎박문서의 ‘소백산’ 첫 수거조처/일·미를 우리민족 행복 파괴자로 상정/농촌·농민들의 고통 유독 돋보이게 노래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부터 50년 6.25까지 발간된 창작시집은 대략 60권 정도다.이중 1951년 관계당국에 의하여 월북자로 분류된 시인의 것이 10여권이고,문학애호가들이 이름쯤은 알 수 있는 시인이 30여명,나머지 20여명은 역사의 망각지대로 묻혀버린 시인들이다.80년대부터 열기가 붙었던 해방전후 시기의 문학사가 아직은 객관적인 검증조차 안된 채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출판사 대표는 투사시인 김상훈 이 무명의 대열속에 박문서(朴文緖)라는 시인이 있다.어쩌면 영원히 묻혀 버릴 수도 있는 이 시인을 주목하는 것은 그의 시집이 정부수립 이후 첫 판금 수거조처된 때문이다.김기림이 시집발간에 부치는 서문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이 서정의 영토를 거창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아름다운 정서는 드디어 그것만으로는 지탱하기가 어려운 때가 왔었다… 자꾸만 가슴에 밀려오는 저 가두의 우렁찬 부르짖음을 어찌하랴? 시는 스스로 전에 없던 흥분을 가지고 이 잡답(雜沓)속에 뛰어들어서 거기 또 새로운 영토를 파헤쳐 갈 밖에 없었다.그러나 나는 옛날 시인은 아닙니다.꿈도 좋지만 그것만 노래할 수는 없습니다.그리해서 시인은 황활한 새시대의 몸부림 속에 스스로를 맡겨버렸던 것이다.이 시집의 주인이 걸어온 길이 또 그러하다’ 48년 11월15일 발간된 이 초라한 시집 ‘소백산’을 펴낸 곳은 백우사(白羽社)였다.바로 투사시인 김상훈(金尙勳)이 대표로 있었던 출판사인데,그 보름전인 10월30일에 김상훈 자신의 시집 ‘가족’을 펴낸 곳이다.판금에 압수조치가 내려진 것은 49년 1월22일로,2월10일 조벽암의 시집 ‘지열(地熱)’이 같은 조치를 받기 갓 스무날 전이다. 28편의 작품이 실린 이 시집은 우선 한반도를 침탈한 일본군국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8·15직후의 미군정을 그 연장선으로 인식하고 있다.시인 박문서는 “그러니 싸움의 즐거움이여/오늘 시인도 그렇다.싸움꾼이래야 한다”(‘윤리’)고 할만큼 치열한 투지를 불태운다.그가 비판대상으로 삼았던 상대는 침략이데올로기로 그는 일본과 미국을 우리 민족 행복의 파괴자로 상정했다.특히 농촌과 농민들의 고통을 유독 돋보이게 노래했던 점은 김상훈과 비슷하다.그러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았던 이 시인은 ‘밤’이란 시를 이렇게 응축시킨다. 빛이 도무지/악마보다 무서워//어둠 속에서 다시/이불을 집어 쓴다. //사람이란 얼마나 많은/죄를 지은 수인이냐//정녕 새날이 있어/옳고 그름이 갈라질 때//어느 그림 안에 무릎을 꿇고/나는 울어야 하나 윤동주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이런 시와 대조적인 또 한편의 시를 보자. 피도 살도 뼉다귀 마저/활활 불살워 집어 삼킨 뒤//이제야 하늘 드높이 휘날리는 깃발/깃발이 깃발이 어디냐고 찾던 벗들 (시 ‘깃발’의 첫부분) ○49년 2월 조벽암 ‘지열’도 판금 45년 8월17일부터 이 시집을 발간하던 당시까지 대격변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에 김기림의 지적처럼 “아름다운 주문을 배우기를 잊지 않았다…”.해방전후의 우리 시단은 관점에 따라선 황무지로도 비춰지겠지만 묻혀있는 시집들을 하나씩 발굴해 나가노라면 ‘소백산’같은 미학적 횡재도 가능하다.이제부터 문학사는 쓰여지지 않았던 작품을 찾아나서는 새 출발선으로 되돌아가는 일인지 모른다.
  • IMF 입춘/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오늘은 입춘,바야흐로 봄의 시작이다.온나라가 악몽과도 같은 ‘IMF 한파’에 시달려 겨울이 가고 있는지 봄이 오고 있는지 온통 경황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기업은 쓰러지고 직장인들은 거리로 쫓겨나고 물가는 치솟아 근육과 뼛속까지도 삭풍에 얼어붙은 느낌이다.그래선지 ‘춘’자만 들어도 눈이 번쩍 뜨일만큼 반갑다.‘봄’이란 시린 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녹여주는 ‘햇살’이기 때문이다. 전에는 입춘날 아침이면 어른이며 아이들이 제각각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봄을 위한 새 희망에 들떠 있었다.만물이 새롭게 탄생되고 소생하는 계절의 시작 앞에서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대하는 자세였다.세시기에 보면 이맘때 농촌에서는 ‘입춘이 왔다는 방을 붙여 일년농사를 준비하는 신호로 삼았다’고 쓰고 있다.이런 풍조가 이어져 붓글씨를 잘 쓰는 집안어른들이 입춘을 축하하는 시나 사를 써서 대문이나 기둥에 붙여 ‘행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가령 길운과 경사를 비는 ‘입춘대길 건양다경’과 부모와 자녀의 건강과 영화를 비는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국태민안 가급인족’ 등이 그렇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동네골목 어귀에서 이런 글귀를 볼 수 있었으나 언제부턴가 아름다운 풍속은 사라져 버렸다.‘행복’을 불러들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오만 때문이었을 것이다.덕분에 ‘행복’은 커녕 ‘전쟁’에 비유되는 ‘거친 파도’를 경험했고 지금 온갖 지혜와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는 파고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참으로 어느때보다 춥고 어둡고 긴 겨울을 지내고 있다.어쨌거나 동풍이 불어 언땅을 녹이고 얼음장을 뚫고 물고기가 튀어오르듯이 우리는 단 한사람도 도태됨이 없이 발딱 일어서야 한다.집집마다 대문에다 춘축을 써 붙이고 낭만과 여유로 빼앗긴 행복의 열매를 다시 딸 준비를 해야 한다.단지 개인의 안녕보다 국태민안을 먼저 간절히 기원할때다.
  • 무산읍선 3만명 운집 울부짖기도/중 접경서 본 북녘

    ◎TV 이례적 낮방송… 김일성 일대기 등 방영 무산과 혜산 등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의 북한지역에서는 8일 김일성 사망 3주기 및 탈상을 맞아 성대한 추모대회가 열렸다.또 북한 관영 중앙TV도 지난 7일 밤에 이어 이날 상오 6시부터 추모 특집을 대대적으로 편성,북한 주민들의 추모열기를 고취시켰다. 중앙TV는 7일밤 김일성 일대기와 지난 94년의 마지막 신년사,김일성의 유훈 관련 방송,김일성의 항일투쟁에 대한 증언 등을 방송한데 이어 이날 새벽부터 ‘김일성 수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은 조선식 사회주의를 고수하기 위해 견결히 투쟁하자’는 등의 본격적인 김일성 사망 3주기 추모프로그램을 방영. 조선족 경모씨(48)는 “북조선(북한)에서는 공휴일과 일요일을 빼고 낮에 TV방송을 하는 경우가 없다”며 “오늘 거의 24시간 가까이 김일성 추모특집을 하는 것을 보니 북조선의 극심한 식량난 빌미를 제공한 김일성은 죽어서도 행복한 인물” 이라고 한마디. ○무산읍 운도앙 꽉 메워 ○…중국 노과향과 마주보고 있는 함경북도 무산군 무산읍 인민체육장에서는 이날 상오 8시 시보가 울리자 평양과 동시에 3만여명의 북한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김일성 추모3기 대회를 성대히 거행. 무산읍 및 인근 농촌지역에서 몰려든 3만여명의 북한주민들은 무산읍 인민체육장의 운동장과 스탠드를 꽉 메운채 사회자의 김일성 업적에 대한 추모사가 계속되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특히 ‘김일성 수령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말이 나올때는 거의 신들린듯 울부짓기도. ○헌화후 추모행진 벌여 ○…중국 장백현 맞은편에 있는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수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일성 추모행사를 열렸다.추모행사를 마친 1천여명의 추도객들은 보천도 전투 기념탑에 헌화하고 묵념을 한뒤 김일성 추모행진을 벌였다. 북한은 중국의 조선족및 무역일꾼들이 김일성 추모행사에 참가하도록 하기 위해 북한·중국 접경지대 해관(국경세관)중 유일하게 혜산해관을 개방했는데 이날 추모식장으로 가는 조선족 및 무역일꾼들의 모습은 거의 없어 한산한 분위기.
  • U턴 농촌/이규황 삼성경제연 부사장(굄돌)

    농촌이 황폐화한 선진국은 거의 없다.개발도상국 문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쿠즈네츠 교수는 농촌개발이 안된다면 중진국까지의 공업화는 가능하나 선진국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우리에게도 지금은 농촌문제에 관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정부가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돌아온 이른바 U턴농가 3천739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는 농촌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U턴 농가중 93.2%에 해당하는 3천486가구가 농촌생활에 만족하고 있다.효과적인 농촌정책이 「돌아와요,행복한 농촌으로」를 성공시킬수 있다는 밝은 전망을 보여준다.귀농한 세대주의 연령도 낮다.40대 이하가 2천774가구로 전체의 74.2%에 해당한다.이들은 확고한 영농의사를 갖고 있다. 영농분야도 단순히 벼등 경작 가능한 곡물(1천494가구,40%)에 한하지 않고 다양해졌다.화훼·채소·과수·특용작물 등이 30.8%,축산이 20.5%나 된다. 또 61.5%의 가구는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6대 도시에서 돌아왔다.농촌에의 투자확대로 도·농간 격차를 줄인다면 과밀로 인한 도시문제는 많은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농촌 거주에 따른 불만도 많다.생활면에서는 역시 자녀교육(36.2%)과 의료불편(18.3%)이다.그리고 문화여건(12.6%),편의시설(9.2%)순이다.교통도 불편하고 주거환경에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영농면에서는 농산물 가격 불안과 유통구조상의 애로를 조사대상의 39.5%가 불만요인으로 꼽았다.영농자금 부족이 20.4%로 그 다음이다.일손부족도 크다(16.5%). 결국 농촌을 살기좋은 생활공간과 경쟁력있는 생산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농산물 시장을 활성화하고 여기에 적합한 유통정책을 강구하여 농가소득을 안정시켜야 한다.그러면 에덴동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농촌이 바로 낙원이다.
  • 유용주씨·김용택씨/봄 시단 물오른 「민중서정」시

    ◎신동엽 창작기금 선정­유용주씨·소월시문학상 김용택씨/유용주­초등교만 나와 목수로 일하다 입문/김용택­농부출신… 농촌공동체의 정서 담아내 꽃샘바람을 타고 「민중서정」이 새봄 시단을 몰아치고 있다. 민중적 체취 물씬한 호쾌한 언어의 시인 유용주씨(37)가 신동엽창작기금(창작과비평사) 수여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농촌공동체의 정서에 밑둥을 댄 탁월한 서정시인 김용택씨(49)의 소월시문학상(문학사상사) 수상소식이 날아드는 등 최근 손꼽히는 국내 시문학상에서 민중 서정시인들이 기세를 높이고 있다. 두 시인은 문학수업을 격식대로 받은 적도 없다.순창농고 졸업생 김씨는 「섬진강」 연작시 발표이전엔 말그대로 농부였고 유씨는 국민학교만 졸업하고 시인 정진규씨 밑에서 허드렛일을 거들다 시에 눈떴다.직업도 세속의 평가에 초연하다는게 공통점이다.김씨는 전교생 15명인 고향 섬진강변 마암초등학교 교사이며,유씨는 고향 서산에서 목수로 일하고 있다.하지만 시세계의 개성만은 뚜렷하다. 〈유월이 오면/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때동나무 하얀 꽃들이/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강천산에 진달래꽃 때문에 봄이 옳더니/강천산에 산딸나무 산딸꽃 때문에/강천산 유월이 옳다네/…/이 세상이 다 그르더라도/이 세상이 다 옳은 강천산/…/꽃잎이 가만가만 물 위에 떨어져서/세상으로 제 얼굴을 찾아가는 강천산에/나는 들라네〉(김용택 「강천산에 갈라네」중) 수상작의 하나인 이 시에서 붉은 봉숭아같이 서럽고 고운 시인의 서정은 긍정과 부정이 하나로 맞물리는 선적 세계로까지 나간다.이에 비해 막 세번째 시집을 상재한 유씨의 시에서는 구질구질한 일상도 갉아먹을수 없는 원목같은 싱싱함과 호방한 젊음이 앞선다. 〈…세제 거품 두리둥실/흰구름처럼/눈덩이처럼/아편이 되어 몸 안에 퍼지는 줄도 모르고//저 쓸개 빠진 것들/이 썩은 땅에도 봄이 왔다고/앞 다투어 싹을 틔우는구나/시퍼렇게 피멍 들어 숨을 쉬고 있구나…〉(유용주 「풀」중) 창작과비평사 부사장인 시인 이시영씨는 『김씨가 농촌공동체 훼손이전의 행복한 기억을 생생히 간직한 시인이라면 유씨는 해체된 농촌에서 탈출,도시 밑바닥을 전전한 상처를 감춘 시인』이라면서 『이들의 건강한 서정성이 요란한 도시 감수성을 앞세운 요즘 시집들에 하나의 청량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말년을 위하여/이경자 작가(굄돌)

    살면서,그 나이가 쉰줄에 들거나 들려고 할 때면 아마 누구나 자신의 「인생 말년」을 자주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요즘 내가 그렇다.뒤를 돌아보는 것보다 짧게남은 앞을 따뜻한 눈으로,가슴으로 바라보고 느끼면서 다가올 세월들에 볼을 내미는 마음. 그래서,소설가로서의 내 말년도 함께 추스려야 하므로 나는 이달에 고향땅의 후미진 농촌으로 돌아갈 준비 하나를 끝냈다.텃밭이 달린 집을 마련한 것이다.순전히 내가 소설 써서 번 돈으로 장만해서 내 이름으로 등기를 끝냈더니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자유직업인인 나와는 달리 남편은 「정년퇴직」을 생각하는 눈치다.비로소 인생의 쓰고 단맛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나이­예순도 되기 전에 평생 직장에서 내밀려야되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가엾은지.이런 사회구조에 화도 나고 그렇다. 내가 집을 장만했더니 남편도 좋아죽으려 한다.퇴직하고 갈 데가 생겼으니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다.닭기르고 흑염소도 기르고 채소도 가꿔서 딸 사위 대접하고 소설가 마누라 손님 접대도 하라고,그래야 「내 집」에서 살게해주겠다고,나는 벌써 집주인으로서 유세를 떤다. 나는 남편이 그 동네에 가서 「리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동네에서 오래도록 살아온 유지라야 그것도 할 수 있다지만 혹시 뒤늦게 「관운」이라도 틔어서 리장직을 맡게 될 줄 누가 알랴. 자전거 타고 농촌길을 달려 면사무소에도 가고 군청에고 가고 돋보기 꺼내 쓰고 이리저리 동네 서류 뒤적이는 늙은 내 남편.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확성기 설치가 골짜기 마다 되어 있어서 일일이 집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집집이 전화도 있지만 그래도 꼼꼼하고 겸손한 리장아저씨는 자전거 타고 가가호호 방문한다면…모두들 반기겠지….
  • “농장 경영하실분 모집합니다”/농협,창업농장주 교육과정 2개개설

    ◎새달 6∼9일 영농·자금조달방법 지도 농협은 1일 농촌지역에 살기를 희망하는 도시인과 농촌에 살고 있으나 농사를 짓지 않은 사람,농사에 초보인 사람,여자농민등을 대상으로 창업농장주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교육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경기 안성의 농협 세계화농업지도자교육원에 설치된 농장주 교육과정은 창업농장주과정과 영농경험이 있는 부녀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성농장주과정등 두 분야로 나누어 실시된다. 교육내용은 창업농장주과정의 경우 토양진단및 시비요령,농기계사용과 관리,농약 안전사용법등 기초영농기술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영농자금조달방법,수확농산물관리기술등 영농에 필요한 농업정보도 제공한다. 여성농장주과정은 과수·채소·축산등의 영농기술교육과 여성이 이끄는 선진국농장의 농업경영교육,행복한 가정생활,시청각등 교양교육이 중심을 이루게 된다. 교육일정은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3박4일동안이며,희망자는 이달 20일까지 각 지역농협이나 안성 농업지도자교육원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과정별로 1백명씩을 선착순 모집하고 교육비는 한사람에 5만원이다.문의전화는 안성교육원(0333­53­2531∼5)또는 농협중앙회 인력개발원(02­397­6459).
  • 역사진보와 교육민주화/이수윤 한국교원대 교수(서울광장)

    인류역사의 목표는 만인의 자유실현에 있다.인류역사는 1인만의 자유로부터 소수인만의 자유로 진보해 왔다.인류역사는 다시 소수인만의 자유로부터 만인의 자유로 진보해 가고 있다.인류역사의 진행과정 속에는 때때로 좌절과 역류가 나타날 수도 있다.그것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만인자유를 향한 인류역사의 변증법적 진보과정은 필연적이다. 만인의 자유실현 과정 속에는 두 유형의 자유개념 대립이 나타난다.그것은 바로 소극적 자유개념과 적극적 자유개념의 대립이다.소극적 자유는 국가권력의 간섭 배제를 통한 자율과 자유방임의 상태를 의미한다.그 결과는 만인의 자유실현이 아니다.그 결과는 소수인의 자유만끽과 다수인의 쓰라린 고통이다.소수의 최대행복은 다수의 최대불행이다.소극적 자유개념에 대립해서 적극적 자유개념이 등장하는 것은 필연적이다.적극적 자유는 국가권력의 조정을 토대로 한 개개인 모두의 행복실현을 의미한다. 한 국가사회 속에서의 인간행복을 좌우하는 요인은 재산과 소득의 공정한 분배와 교육기회의 공평성 확립이다.그것은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로 표현될 수 있다.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가 실현될 때 만인의 자유는 구현된다.정치와 역사의 궁극목표는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의 실현에 있다. 한 정치가에 대한 역사적 평가기준은 눈 앞의 반짝이는 인기가 결코 아니다.정치가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궁극적으로 그가 역사진보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 문민정부가 하는 일은 옳고 권위주의 정부가 행한 일은 그르다는 식의 역사인식은 역사진보의 바른 방향을 찾는 데 방해가 된다. 권위주의 정부의 실책과 정치적 과오는 철저하고 냉정하게 비판받아 마땅하다.권위주의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를 향한 역사진보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면 그것은 결코 외면되어서는 안된다.그것은 문민정부에 의해서도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바로 거기에서 참다운 국가발전이 실현되고 국민적 희망이 힘차게 자라날 수 있다. 이승만대통령의 역사적 기여는 나라세우기에 있지 않다.당시의 미·소 냉전체제하에서 그가 아니었다면 다른 우익인사가 나라를 세우는 것은 필연적이었다.그의 역사적 기여는 지주세력들의 억센 반대를 물리치고 농지개혁을 단행한 데 있다.농지개혁이 민족자본 형성을 의도한 측면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것은 경륜있는 경제민주화 개혁이었다.농지개혁의 의의를 현재의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그것은 재벌해체,재벌기업의 국민기업화에 필적할 만한 경제민주화 개혁이다.박정희대통령의 역사적 기여도 조국근대화 실현에 있지 않다.그의 조국근대화 방식은 역사진보에 역행하는 심각한 빈부격차를 가져왔다.그의 역사적 기여는 고교평준화를 통한 교육민주화를 실현한 데 있다.그것은 교육기회의 공평성 확립과 사회계층의 세습화 방지를 가져 왔다.전두환대통령의 역사적 기여도 경제성장과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물가안정을 달성하여 해방이후 처음으로 서민대중들의 삶에 희망을 가져왔다는 점에 있지 않다.그것은 집권과정에서의 무리와 잘못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그의 역사적 기여는 대학입시에 고율의 내신제도를 도입하여 농촌과 어촌 구석 구석의 고교에까지 교육적 활력을 불어넣은 교육민주화 정책에 있다.노태우대통령은 정치민주화에는 기여했다.그는 『고교평준화가 사회전반에 그릇된 평등의식을 가져왔다』고 비판하면서 고교평준화 해제를 추진했다.그는 평준화 해제추진의 근본의도를 가장 솔직하게 밝혔다. 평준화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해제되어서는 안된다.평준화가 해제되면 국민분열이 촉진된다.그 상황에서는 애국심은 국민들에게 가장 낯설은 용어가 될 것이다.문민지도자는 고교평준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교육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바로 그것이 역사진보를 향한 그의 시대적 사명이다.
  • 올해 「평등부부」 5쌍 선정/육아·가사는 “공동의 몫”

    ◎만화가 최정현씨 등 수상자 모두 맞벌이/서로의 의견존중 밑바탕… 취미생활 공유 「반쪽이의 육아일기」로 유명한 시사만화가 최정현씨(34)와 영화평론가 변재란씨(33) 부부를 비롯한 5쌍의 부부가 17일 올해의 평등부부상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세계 가정의 해를 기념,정무 제2장관실과 여성신문이 공동으로 제정한 평등부부상은 건전한 사회의 기틀이 되는 건강한 가족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최씨부부 외에 교육자 부부인 김선호(68·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김정한(67·서남재단 이사),부부 동화구연가인 전영준(49·춘해병원 기획실)·임인숙(46·보험설계사),농촌에선 보기 드문 맞벌이부부인 이병권(45·농지개량조합직원)·임영숙(44·농협부녀부장),사회운동가 부부인 정명기(44·기독교학생연맹 총무)·강명순(42·부스러기선교회 총무)씨 등이 함께 선정됐다. 수상자로 뽑힌 이들 부부의 공통점은 의사결정과 재산권·가사노동·육아·취미생활 및 기타활동에 있어서 한결같이 남녀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공유하는것이 특징.이중 가장 연장자인 김선호·김정한씨 부부는 1952년 우리나라의 첫 부부유학생으로 미국 시카고 대학에 유학,공부를 하면서 남매를 낳아 기르는 중 부부가 육아와 가사를 서로 협력하여 어려운 순간들을 이기고 박사학위를 함께 취득한 모범부부이다.그후로도 계속 교육자로서 같은 길을 가면서 친구와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유지,주변의 부러움을 받는다. 또 최정현·변재란씨 부부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자유직인 남편 최씨가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를 대신하여 가사와 육아를 책임진 신세대 부부모델이며 전영준·임영숙씨 부부는 아내가 학력이 더 높은 교육 정도의 차이와 가난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충만한 부부애를 보이며 부부동화구연가로서 취미를 갖고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부부이다.전씨부부는 특히 매주 월요일을 가정의 밤으로 정해 가족모임을 갖고 가족회의를 열며 가족노래 시간을 마련,가정의 행복을 키운다고. 이밖에도 이병권·임영숙씨 부부는 남녀의 구분된 성역할이 강조되는 농촌생활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시장보기부터 빨래 청소 식사준비 설거지 등을 같이 하면서 직장생활을 함께 하고 주변의 농촌가정들에 화목한 현대부부의 이상적인 모습을 심어주고 있으며 위기에 선 우리 농촌 공동체를 지키고 있다.대학시절 기독교 운동 동지로 만나 결혼에 이르렀다는 정명기·강명순씨 부부의 경우엔 그동안 가난과 많은 고초 속에서도 돈이나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 사회의 음지에 있는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온 부부이다.제1회 평등부부상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20일 상오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 고향­그 이웃공동체/이재근(서울과장)

    중추개절­한가위를 맞는다.민족이 이동하면서 또 한바탕 귀성전쟁에 교통대란을 치를 참이다.추석날을 전후한 대엿새동안 전국에서 귀성객등 2천7백만명이 이동하면서 사상최대의 교통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이미 예측된바 있다.작년 추석에도 역시 그만한 수준의 인구유동이 있었고 지난 설에도 그러했듯이 전국민의 60%이상이 참여하는 민족대이동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향을 찾는다.고향에는,지금은 비록 헤어져 있지만 이런 저런 피붙이가 살고있고 아직은 그런대로 포근한 이웃들이 모여산다.지난 시절의 추억과 애환이 서려있고,무엇보다도 더불어 사는 푸근함이랄까 생활의 향기 같은것이 배어있다. 맑고 밝은 글로 속세에도 잘 알려진 한 스님이 언젠가 「세상은 더불어 사는것」이라는 주제의 원력을 내어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운동」을 제창한 적이 있다.『가진것 훌훌 털고 산중에 들어간,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지만 늘 「밥값」은 해야한다는 생각이었다.「혼자 사는게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인 까닭이다.그래서 생각끝에이 일에 나섰다』고 했다.복잡하고 부담스런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나를 찾고,헤어진 이웃을 찾아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이웃공동체를 복원하자는 큰뜻으로 알고 크게 공감했던 터였다. 세상사 살아나가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왜 더불어 향기롭게 살아야함이 강조되는가.오늘의 우리에겐 이웃이 없기 때문이다.정겨운 이웃이 없으니 함께사는 이웃공동체의 의미도 사라졌다.이웃이 없기는 농촌보다 도시가 더하고 도시를 말하면 서울이 더하다. 지금 우리 인구 가운데 자기가 태어난 고장에 그대로 사는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그것도 붙박이로 농촌에 내내 눌러 살고있는 사람들까지 합쳐 그러하다는 얘기이고 도회지만 볼때는 불과 5%내외만이 제가 태어난 고장에 사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나머지는 모두들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온 사람들이다.곧 도시민 95%가 「타향살이」를 하고있는 셈이다.모두가 남남이고 살아가기 바쁜 틈바구니에서 이웃을 찾기 어렵고 사람사귀기도 힘들다.그러니 사회는 메마르고 인심은 갈수록 얄팍해질 수밖에 없다. 달리는 전동차안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승객들 모두가 여유가 없는 탓인지 서로 미루고 모른체할 것이다.결국 모두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그 사람이 죽어갔다면 그처럼 허망한 일도 없을것이다.함께사는 공동체 생활속에서 누군가 마땅히 해야할 일임에도 무관심과 방관속에 서로가 외면하는 그런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사회는 메마르다.모두가 외롭다. 공동체란 사람들이 서로 알고 함께 친하며 지내는 「사람들의 집합체」다.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집단에 속해있다.아무도 거기를 벗어나 살 수 없다.직장에서는 직업공동체,바깥사회에서는 지위공동체,그리고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는 이웃공동체속의 개체들이다.인간은 누구나 이들 공동체속에서 산다.그것을 확대해서 세계화하고 국제화하면 그것이 지구공동체요,국제공동체가 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이 공동체들이 거의 형해화했다.특히 이웃공동체의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다.옛날 고향에서 느꼈던 이웃의 정서를 서울속의 각박한 삶속에서 찾지 못할때 사람들의 심성은 황폐화하고 무력해진다.그래서 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이웃찾기와 고향가기의 대상행위로서 끊임없이 의사공동체를 만들어 허전함을 달랜다.동창회·향우회·종친회·동우회·친목회등이 지나치다 싶게 번창하는것도 그 진짜 공동체가 부서져있는 까닭이다. 설날이나 한가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고향으로 내닫는 이유도 그와 다르지 않다.「고향」을 찾자는 것이다.고향은 그나마 이웃이 있고 이웃공동체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산천이 의구해서만 고향은 아닌것이다.고향은 이웃이 있어서 더욱 고향으로 남는다.그야말로 지옥같은 교통혼잡을 뚫고,숱한 고통을 견디며 고향을 찾는것은 거기에 혈육이 있고 이웃이 있어서이다.그들을 만나 삶의 향기와 인정을 마시고 돌아오면 지옥교통과 체증고통은 이미 지난 일이다.얼마 지나면 그런 고생스런 기억은 깨끗이 지워질 것이고 사람들은 이웃을 찾아 다시 고향으로 가는 마음에 부풀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평화로운 세계에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싶어 한다.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집과 배타,이기와 폐쇄를 벗어나지 못한채 고뇌하고 있다.탐욕 증오 어리석음과 분열 경쟁 갈등 대립의 구조 역시 함께사는 아량이나 참된 이웃을 갖는 지혜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삶이 두려워서 사회를 만들었고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고 누구인가 말했다.종교는 그렇다치더라도,혼자 젠체해 봐야 소용없으니 서로 도우며 살라고 만든게 사회이다.이웃공동체를 되찾을 때다.모두들 함께 고향으로 가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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