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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타는 ‘할머니 회원’들

    자전거타는 ‘할머니 회원’들

    은륜(銀輪)에 몸을 싣고 제2의 인생 전성기를 향해 달리는 여인(?)들이 있다. 서울 마포구자전거연합회 회원 100여명이 바로 그들이다. 대부분 나이가 환갑 안팎이어서 할머니가 분명하지만,‘진짜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날렵한 몸매에 착 달라붙는 선수용 유니폼, 스포츠용 선글라스에 야무진 헬멧까지 착용한 모습은 영락없는 20·30대 모습이다. 머리 희끗한 할머니인 줄은 누가 상상이나 할까. 헬멧과 선그라스를 벗어야, 흰머리와 눈가의 주름으로 나이를 겨우 짐작할 따름이다. 마포구 자전거연합회를 이끄는 박수자(68) 회장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자전거는 만병통치약이에요. 계단을 오르내리기조차 힘들었던 무릎 관절염이 자전거를 탄 이후로 씻은 듯 사라졌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회원들 모두 아픈 곳이 사라진 것을 경험했습니다.” ●은륜의 구정 ‘알리미´ 성산대교 북단 끝 다리 밑에 놓인 컨테이너 박스가 마포구 자전거연합회 사무실이다. 허름하지만 회원들에게 이곳은 다른 어느 곳보다 따뜻한 ‘사랑방’이다. 회원들은 매주 월·수·금요일 아침 이곳에 모여 차 한잔 마신 뒤 바로 주행에 나선다. 주로 한강변을 달리지만 코스는 매번 다르다.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7월에는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에도 회원들은 어김없이 모여든다. 궂은 날씨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는 없지만 동료들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안부라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마포구 자전거연합회는 회원들끼리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마포구가 추진하는 여러 행사에 자주 참여하고 있다. 특히 화려한 유니폼을 입은 자전거 운전자들이 수십대의 자전거를 질서정연하게 타는 모습은 시각적인 효과가 커 구정 홍보에도 제격이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등이나 자전거에 구정홍보 문구를 부착하고 여러 차례 주행에 나서기도 했다. ●“자전거는 만병통치약” 연합회 회원들은 모두 박수자 회장의 ‘자전거 만병통치약론’에 동의하고 있다. 비단 아픈 몸만 치료하는 게 아니란다. 부부사이가 좋지 못하거나, 자녀와의 대화가 부족했던 이른바 ‘아픈 가정’도 치유해 준다는 것이다. 박 회장의 말에 따르면 자전거 타는 아내를 남편들이 더 좋아한단다. 적극적이고 매사에 자신감이 늘어가는 달라진 아내 모습 때문이다. 연합회의 최고령은 별명이 ‘왕언니’인 김희자(74) 할머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심장 수술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위험했었던 적도 있었다. “뭐든지 조금씩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권유로 지난해 처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그러던 것이 1년 만에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1박2일 주행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해졌다. “자전거에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건강이 좋아지니까 손자·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건강 주는데 가격이 무슨 대수 연합회 회원들은 자전거 값을 묻는 질문을 가장 꺼려한다. 자전거의 매력을 공감하지 못한 사람들이 단지 자전거 가격만으로 자신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것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사무실에 모인 10여명의 회원 가운데 100만원 이하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박수자 회장이 타는 150만원짜리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회 고문인 유장성(72) 할아버지가 타는 자전거는 연합회에서 가장 비싼 650만원짜리다. 이복희(53) 부회장은 “운동 마니아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장비의 미묘한 품질 차이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면서 “자전거가 높여준 ‘행복지수’를 고려한다면 자전거 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유장성 고문도 “자전거를 타지 않았을 때 들어갈 병원비 등을 생각하면 자전거에 드는 돈이 많은 것이 아니다.”면서 “단순히 자전거 값만 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나이 든 여성에게 ‘딱이에요’ 회원들에게 자전거 에티켓과 기술 등을 전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차경만(46) 감독은 “나이가 든 여성분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 자전거”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나이든 사람도 스피드를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관절 등에 부담이 비교적 덜 하기 때문이다. “연합회 성(性)비율이 8대2 정도로 여성이 높습니다. 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연령대도 높은 편이죠. 그만큼 자전거가 노년층 여성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죠.” 연합회에는 이제껏 자전거 페달을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노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없다. 연합회에서는 초보회원용 프로그램뿐 아니라 연습용 자전거 35대를 확보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베테랑 회원들이 달라붙어 일일이 지도해줘 실력이 부쩍부쩍 는다. 마포구 자전거연합회는 봄·가을 연2회 정기 신입회원을 모집한다. 매회 60∼70명이 가입하며, 신입교육은 한달코스로 진행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자전거 연합회 이모저모 어렸을 때 자전거를 쉽게 배운 사람들에게는 ‘자전거 배우기’가 ‘그까이꺼∼’지만, 나이 50을 훌쩍 넘긴 노인들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그 것도 운동하고는 거리가 먼 할머니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든 일. 자전거 배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음 3∼4일이 가장 큰 고비다. 이때까지 ‘안장에 올라 앉느냐 못하느냐’가 결정된다. 차경만 감독은 “자전거 배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의 90% 이상이 초기 3∼4일 동안 나온다.”면서 “어렵더라도 이 기간만 넘기면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라고 설명했다. ●자전거의 최대 적 인라인(?) 연합회 회원들은 자전거의 최대 적으로 주저없이 인라인을 꼽는다. 회원들은 “특히 최근에 한강변에서 자전거와 인라인의 충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라인 때문에 항상 신경이 곤두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한강 대부분 구간에서 자전거와 인라인 도로가 구분돼 있지 않아 접촉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다. 차경만 감독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라인은 스피드도 자전거 못지않을 뿐더러 각종 기술들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충돌이 잦다.”면서 “자전거는 대부분 나이든 분들이 타는 만큼 인라인을 타는 젊은 사람들이 좀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전거끼리의 충돌도 인라인 못지않게 자주 발생한다. 이는 자전거 에티켓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다는 게 연합회 회원들의 분석이다. 자전거도 방향을 전환할 경우, 뒤에 오는 사람이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수신호를 해줘야 한다. ●장거리 코스 화장실 반드시 고려해야 연합회원들이 주말을 이용해 장거리 주행에 나설 때 코스를 결정하는 차 감독은 자전거도로 유무 여부·도로상태·주변 경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장실이다. 교외로 나가는 경우, 화장실을 찾지 못해 3∼4시간을 도로에서 버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합회 회원들이 대부분 여성 노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화장실 문제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주행 코스를 결정하는 중대 변수다. 연합회 회원들이 출전하는 생활체육 자전거 대회에는 스피드경주가 있는 동시에 ‘거북이 경주’도 있다. 이 경주는 얼마나 천천히 가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거북의 경주’의 강자들은 한 자리에 거의 서 있다시피 한다. 몇 번만 페달을 구르면 넉넉히 갈 거리도 10분 이상을 버티면서 느리게 간다. 마포구 연합회에서는 스피드 경주 대회의 입상자는 있지만 아직까지 ‘거북이 경주’ 입상자는 없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광장] ‘사람’이 빠진 집값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람’이 빠진 집값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올초 경기도 분당의 4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요즘 심사가 몹시 불편하다. 남들은 집값이 폭등하기 직전 넓은 평형으로 이사해 떼돈을 벌었다고 부러워하지만 돈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행복의 척도에 대해 누구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방 4칸짜리 아파트를 가지면서 비로소 자신만의 공간인 방 한칸을 챙겼다. 결혼 이후 줄곧 갈망했던 나만의 공간이다. 게다가 홀로 사시는 장모님이 딸집에 왔다가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장모님의 유일한 소일 도구인 TV를 따로 설치한 탓이다. 이사 전에는 장모님의 딸집 방문은 대개 하룻밤을 넘기지 못했다. 밤이면 안방을 내주고 아들 방으로 흩어지는 딸 부부가 부담이 됐고,TV채널권을 두고 손자들과 다투기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장모 취향에 맞춰 꾸민 사위방에서 다리를 쭉 뻗고 TV를 보다가 졸리면 언제든지 자면 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부동산 종합대책 ‘완결편’을 내놓았다. 미니 신도시 건설이라는 공급 확대책도 있지만 대책의 핵심은 2003년 ‘10·29대책’ 이래 일관되게 추진해온 수요억제책이다.1가구 다주택 소유자뿐 아니라 중대형 평형 주택 보유자는 모두 투기적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세금을 대폭 올렸다. 세금이 부담되면 작은 집으로 옮겨가라는 뜻이다. 하지만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고 생활하다 보면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방 수는 달라진다. 엄마의 품에 있을 때,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때에는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교에 진학하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녀를 위한 별도의 공간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안방이 있는데 남편을 위한 방이 따로 필요하냐는 지적이 있을지 모르나 안방은 어디까지나 아내의 공간이다. 직장 사무실 역시 경쟁의 공간이지 나만을 위한 공간은 아닌 것이다. 중산층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 결혼 초에는 20평형대 아파트에서 시작했다가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에는 30평형대,40대 후반에는 40평형대로 집을 넓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별도의 공간 필요성과 맥을 같이한다. 자녀들이 군에 가거나 출가하면 다시 주택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치다. 특히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과거에는 집 규모 축소는 바로 노후 생계수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집 없는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행복척도가 ‘배부른’ 푸념처럼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고시한 최저 주거기준은 4인가족 기준으로 37㎡(11.2평)다. 생계비로 따진다면 최저생계비인 셈이다. 반면 일본은 44㎡(13.3평), 프랑스는 56㎡(17평)다. 시민단체들은 신세대의 체형 확대 및 컴퓨터 등 사이버기기 구비율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최저 주거기준이 너무 낮다고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했다. 따라서 이러한 최저 주거기준을 놓고 볼 때 중산층이 꿈꾸는 주거공간 행복척도는 결코 과도한 욕심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집을 투기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세력에게는 반드시 철퇴를 가해야 한다. 세금 융단폭격을 통해서라도 이들의 불로소득은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나만의 공간을 가지려는 욕망까지 투기로 몰아선 곤란하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가장이든 맞벌이 부부든 홀로 있고픈 욕구도 커지고 있다. 자산가치로만 평가되는 주거공간 개념에 행복지수도 제목소리를 낼 날을 기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살이 약간 행복”

    [Zoom in 서울] “서울살이 약간 행복”

    서울시민의 평균 연령은 35세, 가구당 수입은 200만∼300만원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00만원미만 가구 13.7% 또 시민들은 주거비와 사교육비에 80만∼120만원을 쓰고, 국민연금과 보험으로 노후를 대비하면서 ‘약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13일 서울시가 발표한 ‘2004 서울서베이’를 통해 엿본 모습이다.2만가구, 사업체 5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서울시민들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 분포는 200만∼300만원이 30.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100만∼200만원(28.1%),300만∼400만원(15.6%) 등의 순이었다.100만원 미만 가구도 13.7%나 됐다.400만원 이상을 버는 가구는 11.7%였다. 소득의 대부분은 주거비(26.1%)와 사교육비(13.7%)에 사용됐다. 지난 1년 동안 즐긴 스포츠·레저활동은 등산이 41.9%로 가장 많았고, 여행(34.5%), 헬스클럽(15%), 수영(14.6%), 스키(7.7%) 등이 뒤를 이었다. 노후준비(복수응답)는 연금에 의존하는 비율(64.1%)과 보험을 이용한다는 비율(63.8%)이 비슷했다. ●강남·북 격차는 여전 시 전체를 ▲도심권(종로·중·용산구)▲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구)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강남지역이 포함된 동남권이 학력과 소득·주거만족에서 높게 나타났다. 가구주가 4년제 대졸 이상인 비율은 동남권이 36.1%로 가장 높았고 서남권(24.8%), 도심권(22.6%), 동북권(22.3%), 서북권(21.1%) 순이었다. 학력차이는 소득격차로 드러나 월소득 400만원 이상 가구비율이 동남권은 타 권역의 두배 수준인 20.1%나 됐다. 도심·서남권(10.5%), 동북권(8.8%), 서북권(8.7%)과 큰 차이를 보였다. 평당 아파트 가격은 동남권(1438만원)이 가장 높았고 도심권(1026만원)-서남권(848만원)-동북권(776만원)-서북권(770만원) 순으로 낮았다. 그러나 주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권역별로 6.3∼6.6점으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다. 시민들은 지역에 관계없이 ‘약간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지난 주말, 초·중·고교의 첫 ‘놀토’(노는 토요일)위력은 대단했다. 서울신문 유지혜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앞 주말에 비해 서울 롯데월드에는 두배, 국립민속박물관에는 2.5배나 입장객이 폭증했다. 용인 에버랜드는 4만여명을 예상했었는데 5만명이 넘게 몰렸다 한다. 같은날 나길회기자는 박물관이나 놀이시설의 입장료가 부담이 돼 학교근처를 배회하는 서민가계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놀토의 그림자를 그렸다. 지난 주말은 오는 7월 공공부문 합류로 본궤도에 오를 주5일제 주말의 명암을 예행연습한 날이었던 셈이다. 후년 7월이면 주5일제가 100인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돼 국민 대부분이 매주 연휴를 갖게 된다. 국민들의 생활리듬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점이지만, 도시를 떠나기 어려운 서민을 위한 연휴대책은 많지 않다. 서민의 접근이 쉬운 대규모 휴식공간은 서울의 경우 1984년 개장된 서울대공원,4년뒤 마무리된 한강둔치외에는 17년간 추가확대가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난지도 부근 개발, 과천삼림욕장 개장, 올해 35만평의 뚝섬 시민의 숲이 새로 개장된다. 그러나 이정도 공간으로는 2∼3배 늘어날 여가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매주 오는 연휴도 갈 곳이 없다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빈부격차를 확대체감하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놀토에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겐 부모들이 주5일 근무로 자신들과 연휴를 함께 보내게 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주4일제를 실시했더니 오히려 이혼율이 늘어났었다는 보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민가정에선 휴일증가가 가족구성원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아이들이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심화학습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그동안의 국민여가대책은 여름 휴가철에 대비해 국립공원을 보존하고, 해수욕장을 개발하는 정도다. 자동차와 여가시간이 늘어 도로가 막히면 도로를 늘리고, 더 나아가 골프장을 확대했다. 모두가 국민이라기보다 중산층이상을 위한 대책이다. 대도시를 탈출해 다른 지역이나 국립공원을 찾아 여가를 보내는 것 역시 차 없는 사람에겐 TV속의 풍경화일 뿐이다. 서울의 총가구 370만중 절반가까이는 여전히 이동수단이 대중교통뿐이다. 서울밖으로 나가는 게 꼭 즐거울 리 없는 사람들이다. 자가용 없는 500만 서울시민을 위한 체계적인 ‘연휴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서울은 서쪽을 제외한 세방향이 산으로 높고 넓게 둘러쳐져 있다. 산을 종으로 오르내리는 등산로만 있는 북한산이나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검단산 등에 산을 횡으로 한바퀴 도는 산책로나 트레킹코스를 만드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 자연 파괴 없이 시민들이 취사할 수 있고, 그래서 부담 없이 하루를 보낼 공간확보도 검토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한다면 서울근교에만 남녀노소가 함께 여가를 보낼 수백, 수천㎞의 산책로와 여가공간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교통·상수도대책 등을 지자체와 정부가 공동으로 협의하듯 주5일제 여가대책도 공동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정책목표가 됐다. 수도권 시민 모두가 매주 연휴를 다른 지방에서 보내야 한다면 가계부 주름은 물론, 폭증할 연휴 교통량 해결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것이다. 비전문가가 계산해도 골프장 몇개를 건설할 자금, 약간의 4차선 도로를 새로 만들 자금이면 서울근교에 수백㎞의 산책로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서울을 둘러싼 산들을 휴식공간으로 개발해주는 것은 가계와 국가 모두에 이익이다. 또 부모의 수입과 상관 없이, 아이들은 고궁이나 박물관에 대한 공평한 접근기회를 가져야 한다. 서민들의 연휴대책을 돕는 것은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좋은 투자다. 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문화마당] 행복의 빈곤국가/전경린 소설가

    오하이오에서 2년 동안 살고온 지인을 만났다. 인사차 돌아온 소감을 물었더니 그녀는 한숨을 폭 쉰 뒤 대답했다. “여긴 정말, 전쟁통 맞아요.” 그 말을 듣자 신문에서 보았던 사진 두 장이 불쑥 떠올랐다. 야윈 겨울 햇빛이 비치는 한낮에 녹슨 철로를 베고 침목 위에 웅크려 누운 어린 소녀와 평양 공원 바닥에 쓰러져 방치된 소년의 사진이었는데 둘다 11살 전후로 보였다. 언제부터 떠돌았는지 색깔을 알 수 없게 옷은 해지고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작은 뺨과 헝클어진 머리카락엔 흙더께가 앉았다. 북한의 꽃제비라는 제목이었다. “여기서 40년을 살고 그곳에 갔을 때, 적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겨우 2년 살고 돌아왔는데, 이곳에선 6개월이 지나도록 심각한 부적응증을 겪고 있답니다. 하루하루가 아귀다툼이고 감시라도 당하듯 매사에 눈치를 봐야 해요. 그리고 빈틈없이 시야를 막고 선 시멘트 건물들, 온갖 구조물들이 너무 공격적이에요. 여기 비하면 오하이오는 초록의 천국이죠. 길을 나서도, 말하는 거나 옷 입은 거며 행동하는 데에 긴장이나 얽매임이 없어요. 더구나 이탈리아로 넘어가면,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애정을 나누는 연인들의 티없는 모습에서 존재적 열등감마저 느끼게 되죠. 우린 야유하고 눈살 찌푸리고 심지어 떼어놓고 훈계까지 하잖아요. 매사 너무 많은 감정을 안 보는데서 폐쇄적으로 억눌린 채 처리해야 하니, 행동과 욕망과 인격이 다중화되고 돈 자랑만 하게 되고…. 국민소득과 상관없이 우린 행복지수 극빈곤국일 거예요.” 그러자 나의 일상적인 감정이 혐오에 가까운 불안감인 것도 납득이 되었다. “실제로 세계 유일의 휴전국이잖아요.” “곧 없어진다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주제를 가져온 나라이기도 하죠.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혼외정사를 개인프라이버시가 아니라 공공의 범죄로 규정하는 나라일걸요.” “그런 것들이 우리 일상생활을 엄청나게 왜곡하고 있는데도 근본 이유는 망각되고, 결코 습관이 될 수 없는 불안과 부자유와 기만과 혼란만 심화되죠.” 우리 두 사람은 잠시 말이 없다가 동시에 내뱉었다. “우리 아이들은 더 안됐어요!” “당장 청년 실업도 큰 문제지만, 지금 10대들이 자라면 경제 인구 1인당 노인 4∼5명을 세금으로 부양해야 하는 노령국가가 된다잖아요. 한 국가가 그런 착취구조를 가지다니…. 엄마들이 아이들 피난시키듯 외국 보내고 가능하면 돌아오지 않고 정착해 살기를 비는 마음이 이해도 되고 밉기도 해요.” “아이 못 내보내는 우리는 그 아이들이 늙은 엄마 아빠 잊지 않고 모셔가기만을 바랄 수밖에요.” 농담 반 진담 반 끝에 다시 한번 절망적인 북한 사진 두 장이 떠올랐다. 휴전이 임시방편이니 그 위에서는 무슨 방법을 써도, 어떻게 살아도, 임시적이고 불구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불행한 현실에 너무 오래 휘둘리느라 불행의 근본 원인인 자기고통을 다들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문제와 고통들을 정직하게 수긍하고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갖게 되면 바르게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연한 불행 의식도 한결 덜할 것 같다. 물론 가장 중요한 점은 휴전국에서도 우리 모두의 삶은 소중하다는 진실이다. 전경린 소설가
  • [씨줄날줄] 안녕! 2004/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만찬에서 “돌이켜보면 나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로 올 한해의 소회를 대신했다.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서도 보람과 후회, 기쁨과 절망이 교차한 한해였음을 고백한 것이리라. 언뜻 손꼽아봐도 대선자금 수사와 현역 국회의원 무더기 구속-대통령 탄핵-17대 총선 여당 압승-탄핵기각-신행정수도 위헌결정-4대 개혁입법 대립 등 노 대통령으로서도 굴절과 희비가 점철된 험로를 헤치고 온 것 같다. 그렇다면 서민들은 어떨까. 실업자와 이혼, 교육·통신비가 증가하고 불황의 지표라는 소주 소비가 늘었다는 통계청의 백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올해 대차대조표의 끝머리에 고단했던 한해로 기록할 것이다. 정치권 한 인사의 표현대로 ‘광기’가 난무하는 가운데 사사건건 대립하고 찢기고 발기었다. 상처투성이의 군상들이 양진영으로 나누어져 이전투구식 소모전만 한 꼴이다. 전투중 나뒹군 부상자들에게 긴급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천사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삶에 지친 낙오자들은 어느 날엔가 솥단지를 찌그러뜨리며 ‘SOS’를 타전하고, 개방의 해일이 목젖까지 차오른 농민들은 며느리, 손자 손을 이끌고 서울을 향해 분노의 발길을 내달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을 바꿔다는 동네 구멍가게, 길가 두개 차선을 점거한 택시들의 기다림 행렬…. 행락철마다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부자들마저 18억원짜리 아파트에 세금 60만원을 더 붙이려 한다며 난리다. 유영철이 희대의 살인극으로 전 국민을 전율케 하고 노(怒)한 하늘이 지축을 뒤흔들어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없는 사람은 생존의 몸부림으로, 있는 사람은 마음고생만 했다는 2004년. 그렇다고 올해의 행복지수는 과연 ‘0’이었을까. 저울추가 행복보다는 불행쪽으로 다소 기울었다는 사람이 많을지는 몰라도 자포자기해야 할 정도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여전히 핏대를 세우며 전의를 가다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누구나 인생 전체로 보면 행복지수 총량은 엇비슷하다고 한다. 눈높이를 행복에 맞추면 행복이, 불행에 맞추면 불행이 높게 보일 뿐이다. 새해에는 행복에 눈높이를 맞추고 웃고 싶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오피니언 중계석] 과학한국의 미래와 청소년

    3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한국청소년상담원이 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청소년과 함께하는 열린 마당-청소년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행사에서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발표한 ‘과학 한국의 미래와 청소년’을 요약한다. 우리 모두 과학기술 속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늙고 병들어 죽는다. 이제 우리 중 그 어느 누구도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과학기술의 영향권 밖에서 살 길은 없다. 선사시대 이래 과학기술인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부족이 그렇지 못한 부족보다 훨씬 더 풍족하게 살았다. 과학기술력이 바로 국력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0년대 초 우리나라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보며 2010년 이후 한국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공계 위기는 그 규모와 성격은 조금씩 달라도 웬만한 선진국이라면 다 겪은 과정이다. 다만 위기감을 느끼자마자 대책 마련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면 돌파한 나라들은 위기를 무사히 넘겼거나 넘기고 있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장기적인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과 언론 매체들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대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과학기술자들의 신분 보장과 사기 진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나는 이를 ‘과학기술자의 행복지수 개선’을 위한 방안이라고 부르려 한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은 지속적인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제도 또는 사회 인프라 구조의 구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러나 결코 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바로 대국민 홍보전략의 수립이다. 세 가지 모두가 함께 상호보완적으로 진행돼야 이 위기를 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근원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얼마 전 ‘되고 싶고 닮고 싶은 과학기술인’에 선정됐을 때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굶어 죽은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먹고 사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말라. 방황은 젊음의 특권이다. 살아 있는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악착같이 찾아라. 그리고 일단 찾으면 그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나는 종종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떠들며 산다. 늘 자연의 품에서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는 나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던가? 죽기 전에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암송하는 시 한 구절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행복하겠노라고. 젊은 나이에 벌써 죽음의 순간을 상상하라고 해서 미안하지만 이 담에 이 세상을 떠날 때 과연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삶이란 어떤 삶인가 생각해 보라. 돈을 무지하게 많이 벌어서 신나게 쓰다 죽음을 맞아도 절대 허무하지 않으리라 자신한다면 그런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인생을 살다 떠나려면 꼭 후회할 것만 같다. 인간은 이 세상 모든 생물들 중 유일하게 지식을 창출하고 축적할 줄 아는 동물이다. 우리와 유전자의 99%를 공유한다는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후세에 전수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로지 모방에 의해서만 후세에 그들의 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 우리 인간처럼 책으로 남기지는 못한다. 나는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간 종 전체가 공유하는 지식이나 지혜에 무언가를 보태고 죽어야 보람 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인간 전체의 지식과 지혜에 기여하는 가장 좋은 길이 바로 과학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다름 아니라 우리 인류가 일찍이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과정이니 말이다. 열정적인 과학자의 삶에 실망이란 없다.
  • [13일 TV 하이라이트]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웃음을 통해 보다 젊고 활기찬 노년 즐기기를 알아본다.웃음은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고,통증을 완화하며,당뇨병의 병증 개선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다이어트에도 큰 효과를 보인다.웃음 이미지트레이닝법과 유머 만드는 법,노인의 행복지수 올리는 법 등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새 에너지원 개발과 미래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에 힘쓰는 KSTAR,핵융합 연구장치라는 중요 사업이 진행 중이다.또 지역분소를 통한 첨단연구장비 공동활용 등 지역 인프라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기초과학 지원연구원의 이정순 원장을 만나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역할을 알아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아이의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인간의 기억의 한계는 과연 어느 정도이며,기억을 잘하게 하기 위한 방법들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본다.또 공부를 잘하기 위한 두 번째 전제조건인 암기(기억)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인생극장〈오 마이 갓〉(iTV 오후 10시50분)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사할린으로 돈을 벌러 간 남편,곧 돌아온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아내가 기다린 세월은 60년이었다.한시도 서로를 잊어 본 적 없는 두사람이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사연과 그 세월 속 남편과 아내의 애틋한 러브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본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늦바람 났느냐며 울부짖는 소정을 달래던 희강은 어쩔 수 없이 부용화 이야기를 꺼낸다.신기에다가 초원이 문제로 반은 애가 됐다는 부용화 이야기기에 소정은 쓰라린 눈물을 흘린다.소정은 초원이 부용화가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실을 알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한다. ●두번째 프러포즈(KBS2 오후 10시) 마 여사는 연정이 유산으로 물려받은 땅을 팔아 민석에게 집을 사주었다는 것을 알고 연정에 대한 냉대를 누그러뜨린다.호텔에 취직하기 위해 골칫거리 손님의 방 청소를 자청한 미영은,그 손님이 미영이 결혼 전에 함께 직장생활을 하며 아옹다옹했던 석태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추나무 사랑걸렸네(KBS1 오후 7시30분) 마을 사람들은 약간 모자란 듯한 팔봉의 중신 서기를 모두 꺼리는데,만길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면서 장난치듯이 자신이 중신을 서겠다고 나선다.만길은 팔봉에게 선을 봐서 빨리 결혼해 며느리와 함께 부모를 모시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며 설득하는데….
  • 서울노인 10명중 4명이 무소득

    서울시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발행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정기간행물 ‘서울연구포커스’에 실린 ‘서울시민의 생활상과 행복지수’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시내 2만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4만 763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4535명 중 37.8%가 소득이 없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노인 중 월 100만원 이상의 소득을 가진 노인은 13.2%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광진·강북·강동구가 ‘소득이 없다.’는 노인의 비율이 가장 많은 반면 서초·강남·송파구는 ‘월 평균 15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다.’는 노인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주요 요소인 사회적 활동과 관련,‘정기적으로 나가는 모임이 있다.’는 노인은 50.9%로 절반에 그쳤다.노인들이 정기적으로 나가는 모임으로는 종교단체 모임이 19.5%로 가장 많았으며, 노인정이나 경로당(14.6%)에 나가거나 취미활동(10%)을 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 시민 전체의 노후준비 방법을 살펴보면 보험으로 노후에 대비하는 경우가 34.0%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금(30.9%),은행저축(26.7%)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후를 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경우도 39.7%나 됐다.이들 중 60세 이상 연령층과 서울의 동서북권 등 상대적으로 경제적 수준이 낮은 지역주민 23.6%는 ‘노후준비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준비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시민들의 51.3%는 나이들었을 때 자녀와 가까운 거리지만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싶어했으며,26.6%는 노인전용 거주공간에서 살기를 희망해 시민 대다수가 독립공간에서 노년기를 맞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들 중 79.3%는 운동(39.1%),충분한 휴식(22.8%),식사조절(19.1%),사우나ㆍ찜질방(11.4%) 등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으며,흡연율은 22.9%,음주율은 63.8%로 나타났다. 서울시민의 행복지수는 10점만점에 6.28점으로, 행복감이 높은 항목은 가정생활(7.0점),친지ㆍ친구관계(6.72점),사회생활(6.44점),건강상태(6.29점) 순이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행복은 재산순이 아니네

    재산이 많을수록 꼭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브스지(誌) 400대 부호 명단에 오른 세계 갑부들의 행복지수는 5.8로 그린란드 동토에 사는 이누이트족(族)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숫자 1부터 7까지 7등급으로 매겨진 행복지수는 7에 가까울수록 행복감을 더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이누이트족이나 사막에 살고 있는 케냐 유목민족 마사이족은 세계 400대 갑부들과 같은 5.8의 행복도를 보였으며,인도 항구도시 콜카타 슬럼가에 살고 있는 빈민들도 4.6의 행복지수를 나타냈다. 전세계 심리학자들이 실시한 150가지 이상의 조사에서도 각종 경제 성장 지수가 오히려 삶의 부족한 점을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
  • 평균 28세 결혼해 1명 낳는다

    서울은 여성들에게 덜(?) 행복한 도시로 비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가 여성주간을 맞아 펴낸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개인이 느끼는 행복지수(10점 만점)를 물어본 결과 여성(6.23점)이 남성(6.33점)보다 낮았다. 특히 건강상태 및 재정상태,주위 친지·친구와의 관계,가정생활,사회생활 등 5개 세부사항에 대해 행복한지를 물어본 결과 가정생활 행복지수가 7.0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반면 재정상태에 대한 행복지수는 4.95점밖에 안 돼 높은 도시물가 등 경제적 환경이 나쁘다는 점을 반영했다. 평균 초혼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03년 서울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28세(남성 30.5세)로 나타났다. 초혼 부부의 연령차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결혼건수 5만 9223건 가운데 여성의 나이가 많은 경우는 7345건으로 나타났다.남성이 연상인 경우는 4만 2846건이었다.나머지 9041건은 배우자끼리 동갑인 경우다. 여성의 평균수명은 80세로 72.8세인 남성보다 7.2년 더 길었다.서울여성의 출산율은 한 명당 0.99명으로 전국평균 1.17명보다 크게 낮았다.이는 부산(0.96명)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여성 100명 중 4명이 담배를 피우고,50명이 술을 마시는 가운데 20대 여성의 음주율은 70%나 돼 매우 높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 왕국/손성진 논설위원

    “죽음에 관해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마련이다.”철학자 세네카의 말이다.세상을 떠날 방법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역사상 수많은 인물들이 죽음의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했다.네로,히틀러,고흐,김소월,전혜린,장국영에 이르기까지.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자살의 동기는 무려 989가지,방법도 83가지나 된다고 한다.1974년 미국의 여성 아나운서는 생방송 도중 권총으로 자살했다.1983년 프랑스에서는 한 주민이 냉동고에 들어가 목숨을 끊었다. 한강다리가 ‘자살 명소(?)’로 해외토픽에 날지도 모르겠다.한남대교와 반포대교에서 지도층 인사들의 투신이 잇따르자 자살을 막기 위해 경찰을 배치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여섯번 뛰어 내렸다가 구조된 뒤 일곱번째 기어코 자살한 60대 노인도 있다.외국에도 자살 명소가 한두 군데씩 있다.일본에서는 후지산 자락의 ‘아오키가하라’ 침엽수림이다.소설의 자살 장소로 나온 이곳에서 발견되는 유해는 한해에 60∼70구나 된다고 한다.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나 호주 시드니의 갭 공원도 유명하다.한국에서는 부산 태종대의 자살바위가 이름났지만 요즘은 거의 자살자가 없다. 1935년 헝가리에서 발표된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우울한 일요일)’라는 노래를 듣고 두달만에 187명이 자살했다고 한다.한 여인을 사랑한 세 남자의 비극을 담은 노래는 몇년전 영화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애틋한 선율과 가사가 자살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그런데 헝가리가 현재 OECD 국가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것이 이채롭다.한국은 헝가리에 이어 핀란드,일본 다음으로 자살률 4위다.헝가리의 경우 마약,알코올 중독,실업 등이 문제라고 한다.장기불황을 겪고 있다지만 일본이 2위라는 것도 의외다.자살률이 소득수준과는 관계없다는 뜻이다.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는 1위다.그만큼 자살률도 낮다.종교의 영향이다. ‘4대 자살왕국’중 헝가리와 핀란드는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더 늘고 있어 문제다.일본의 경우 지난해 자살자가 3만 2082명으로 역대 최고로 기록됐다.우리나라도 10년간 자살증가율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이대로 가다간 자살왕국의 순위가 수년 내에 바뀔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지방공무원 시험] 신분 보장·복지 만점… 신랑감으로 ‘1위’

    “공무원도 이제 먹고 살만 합니다.급여도 좋아졌고 신분보장은 어느 직장보다 확실해 자긍심이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오규삼(53) 전북도청 보도지원계장은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던 공무원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중류생활은 보장된다.”고 활짝 웃었다. 오 계장은 직업인으로서 공무원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로 ▲처우개선 ▲신분보장 ▲승진확대▲학자금·주택자금 등 각종 복지지원 ▲꾸준한 교육을 통한 자기계발 가능 ▲업무에 대한 보람과 자긍심 등을 꼽았다.예전에 고졸이 주류를 이루던 공무원임용시험에 고학력자들이 대부분인 것만 보아도 공무원이 이제 최고의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응시자의 95%는 대학 재학중이거나 졸업 이상의 학력이다. 최근들어 실시되는 9급 지방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대부분 100대1을 넘어 ‘9급 고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처우가 크게 개선돼 부부공무원들은 행복지수가 대단히 높다.전북 전주시의 경우 전체 직원 1829명 가운데 같은 시청에 근무하는 부부공무원이 80쌍이나 된다. 신혼살림을 시작하는 부부공무원의 경우 8·9급 하위직일지라도 두 사람의 연봉을 합하면 연간 소득이 4000만원을 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안정돼 있다.공휴일도 함께 쉬고 점심식사,출퇴근도 함께 하기 때문에 다정한 시간을 보낸다.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하고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기도 쉬워 부부공무원은 유난히 금실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전주시 인사계장은 “같은 직장에 다니다 보니 서로 가까이 지낼 기회가 많아 맺어지기도 하지만 직업으로서 공무원이 괜찮다는 점을 서로 인정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공무원이 바라보는 공무원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북도청의 한 고참 과장은 “예전에는 친구들과 모임에서 월급 얘기를 할 때는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제 떳떳하게 연봉을 밝힐 수 있게 됐다.”며 “일반 기업에 다니다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된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하는 것을 볼 때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취업난에 사오정,오륙도가 보편화되면서 60세까지 신분보장이 확실한 공무원이 신랑감으로도 인기직업 1순위다.월급봉투가 얇아 신랑감으로 무시되던 시절은 옛얘기가 됐다.신세대들에게도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으로,최고의 배우자감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예전처럼 공무원이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뇌물을 받는 일도,받을 일도 없어지는 추세여서 순수한 직업공무원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열린세상] 교육, 30년 앞을 내다보자/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교육이 개인의 소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보다 나은 건강,낮은 범죄율,정치나 지역사회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학교교육을 추가로 1년 더 받으면 담배소비의 경우 남성은 1.6개비,여성은 1.1개비가 줄어들고 주당 17분의 운동시간을 늘려준다고 한다.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고,오염이 적은 거주지역을 선택하고,건강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일에도 익숙하다고 한다.또한 교육은 주관적 복지를 의미하는 행복지수의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외에도 교육은 학교를 다니는 젊은 세대의 바람직한 사회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범죄율을 낮추며 이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개발이나 범죄예방 및 법 집행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게 된다.또한 대학졸업자는 고교졸업자에 비해 자원봉사 시간이 두배 가까이 되고 기부금이 5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이러한 이익이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이만한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다른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리라.문제는 이러한 시간을 기다려주는 인내와 장기적인 안목이다.흔히들 교육을 국가백년지대계라 한다.그만큼 한 사회의 장래가 교육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베네트는 미국사회의 건강성을 판단하기 위해 이혼율,범죄율,10대 임신율,마약중독률,학교중퇴율,낙태율 등과 같은 사회도덕성 지표 34개를 연도별로 비교했는데 대부분의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는데 가장 유력한 원인이 약 한 세대 전인 1965년 존슨 대통령 시절에 도입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었다.저소득층 유아교육 및 보육 지원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를 통해 가장 못사는 5세 이하 어린이와 부모 수 만명이 지원을 받았고 30여년이 지나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당시 5세 어린이가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었을 것이며 이들은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가난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보호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낙오되어 범죄나 마약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진지하게 한 세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이다.눈앞의 현안을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교육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제주도를 국제관광도시로 개발하고 대구를 섬유산업의 최첨단 기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계획이 나온 지 오래다.제주도가 국제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숙박,음식,레포츠 등 각종 서비스의 고급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이러한 인력이 길러지지 않는다.수입은 더더욱 어렵다.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제주도의 고등학교 학생 중 매해 수학능력시험성적이 상위권인 1000여명의 학생이 제주 이외의 지역으로 대학진학을 하며 이들 중 대다수가 대도시에 취업한다는 사실이다.학비를 제외하고 이들 학생들이 한해에 지출하는 생활비만 560억원이 넘는다.대학생 자녀를 둔 제주도민의 가정경제가 멍들고 제주도가 배출하는 가장 우수한 인적자원이 뭍으로 유출되는 것은 제주도가 국제관광도시로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세계 최고의 섬유산업단지가 되고자 했던 대구에 수입된 최첨단 기계들이 녹슬고 있다.이들을 활용해 새로운 색감과 새로운 패션을 디자인해야 하는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이탈리아 밀라노가 파리를 제치고 세계적인 패션산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밀라노 지역의 앞서가는 유치원 교육이었다.유치원부터 집중적으로 육성되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파리의 패션을 능가하는 최고의 패션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이 역시 30년 이상을 기다리는 인내에서 나온 산물이다.교육정책 담당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현안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30년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준비하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 국회 ‘여성파워’ 예고 ‘51女전사’ 지역구 출마

    “우리가 역사를 바꾸겠습니다.” 4·15총선을 단순한 의원 선출 선거가 아니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기회로 인식하는 후보들이 많다.여성 후보들이 더욱 그렇다.도덕성·전문성을 토대로 올해를 ‘여성 정치세력화 원년’으로 만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남성 중심의 기성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꽃’으로 폄하하는 기류도 적지않다.그러나 부패와 구태로 뒤범벅된 기성 정치문화에 혐오를 느낀 유권자들의 물갈이 바람에다 돈선거·조직선거를 묶고 있는 선거법 개정으로 이들의 등원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탄핵정국을 계기로 당 지지도가 급등한 열린우리당의 다수 여성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한나라당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일부 지역에 여성을 공천했다. 총선을 20여일 남겨둔 23일 현재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민주노동당에서 전국 243개 지역구에 공천을 확정한 925명 가운데 여성후보는 51명으로 5.5%다. 16대(3.2%),15대(1.6%)에 비해서는 높으나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정당별로는 손봉숙 후보 등을 낸 민주당이 12명,김희선 후보 등의 열린우리당과 홍승하 후보 등을 내세운 민주노동당이 각각 11명이다.자민련은 9명이며 한나라당은 8명이다. ●“여성정치 원년을 만들자” 환경부장관 출신인 열린우리당 한명숙(고양일산갑) 후보는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을 대변하려면 여성의 정치참여가 필수적으로 17대 총선은 정치개혁에 대한 변화욕구가 하늘 끝까지 치솟아 여성 정치세력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등원하면 정쟁중심인 기존의 정치문화를 정책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한나라당의 이혜훈(서울 서초갑) 후보는 경제학 박사답게 “그동안 국회·재경부 등에 정책자문을 해본 결과 부처에서 아무리 좋은 입법안을 올려도 발목잡는 게 국회였다.”면서 “재정 및 사회복지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토대로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위원장 출신의 인천 중·동·옹진의 민주당 원미정 후보는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자는 국민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드높아 여성들의 국회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생겼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탄핵정국으로 사람보다는 당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류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27세로 전국 최연소 지역구 출마후보인 자민련 곽민경(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정통보수와 진보가 조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연륜과 경륜있는 자민련에 입당했다.”면서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닌 따뜻한 가슴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거운동 애로도 많아 여성후보들이 겪는 애로사항도 적지않다. 지연·혈연·학연으로 연결된 남성 중심의 사회풍토 때문이다. 시의원 출신인 열린우리당 송미화(서울 은평을) 후보는 당내 경선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송 후보는 “지역구에 있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도 선·후배가 없어 조직동원 등 구태의연한 선거운동을 하지 않게 돼 바람직하기도 했으나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면서 뿌리 깊은 연고주의 및 패거리 정치의 폐해를 꼬집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국인 행복지수 57/월소득 250만원대서 지수급등

    우리나라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또 한달 평균 250만원 정도는 벌어야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호서대 산업심리학과 김명소 교수는 13일 ‘한국여성의 삶의 질-행복지수 공식개발 및 행복을 위한 제언’이란 조사 결과,한국인의 평균 행복지수는 57.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4월 다른 기준으로 조사한 행복지수는 66.5였다. 김 교수는 전국 7개 도시에서 20∼64세의 성인남녀 1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경제력·외모 등 생존요소 25%,사회적 지위 등 관계요소 25%,긍정적 인생관 등 성장요소는 50%를 각각 적용해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경제력 면에서는 월소득 250만원을 전후해 행복지수가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150만원 미만을 버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55.56,150만원 이상∼250만원 미만은 55.79로 큰 차이가 없었다.그러나 250만원 이상∼350만원 미만은 59.42로 행복지수가 크게 높아졌다.350만원 이상은 60.84였다. 김성수기자
  • “한국은 호주의 3大교역국 두나라 공통점 발견 기뻐요”/ 駐韓 호주대사관 엘리자베스 마사무네 공사

    엘리자베스 마사무네(43) 주한호주대사관 무역담당공사는 “나는 겉보기에는 서양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동양인”인 ‘달걀’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겉보기에는 동양인이지만 사고방식,행동 등에서는 서양인인 ‘바나나’와는 반대 개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사무네 공사는 일본에서 10년,인도네시아에서 3년,베트남에서 4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쭉 근무해왔고 한국에는 지난해 8월 부임했다.오랜 아시아 지역 근무 경험으로 습도가 높은 한국의 여름도 어느 정도 친숙하다.그러나 할 일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보다 많다.한국은 호주의 제3위 교역국이지만 호주에 대한 한국의 관심은 적은 편이다.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호주를 이웃나라로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호주를 ‘서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때문에 직업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한국에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그는 한국에 부임하면서 호주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겠다고 다짐했다.호주는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포도주,치즈는 물론 자연산 화장품,건강식품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정보기술(IT)이나 영화촬영지로서의 경쟁력도 높다고 마사무네 공사는 설명했다. 그는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한국이 역동적이며 위험을 감수하는 점,그리고 보다 열린 사회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외국인에 대한 거리감도 다른 나라보다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한국은 여러 면에서 호주와 상반된다.한국은 좁은 국토,오랜 역사에 동질 집단,그리고 다소 폐쇄적이다.호주는 넓은 국토,몇백년에 불과한 역사에 다양한 민족집단,그리고 개방적인 사회다.그러나 마사무네 공사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자신을 낮춰 말하거나 사물의 밝은 면을 보고 웃기를 즐기는” 두 나라 국민의 공통점도 발견했다며 기뻐했다.그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전업주부냐 취업여성이냐는 선택의 문제지만 한국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조차 적다며 여성단체의 더욱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직의 규모가 적고 근로자 지위가 다양하지 않다면 변형시간근로제도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주한 호주무역대표부 등 아시아 지역의 호주무역대표부들은 일주일에 특정 회의시간만을 정해놓고 나머지 근무시간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쓰는 근무체계를 갖고 있다.마사무네 공사는 “제한된 시간을 직업적 관점에서는 물론 개인생활에서도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면 직원들의 경쟁력과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직원에 대한 평가는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아니라 매번 제출되는 결과에 의해 정확히 매겨진다고 덧붙였다. 마사무네 공사는 다양한 나라에서 근무하는 경험이 자신에게 늘 새로운 문화를 습득할 기회를 준다며 만족해 했다.그는 아시아 지역 전문가로 각종 회의에 참석하느라 해외출장도 잦은 편이다.잦은 출장과 장기간의 외국생활에 지칠 법도 하지만 조국인 호주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그녀에게 큰 힘이다. 일본 근무시절 헬스클럽에서 만난 남편은 그래픽 디자이너다.인터넷 등 IT의 발달로 남편은 마사무네 공사의 근무지에서 일할 수 있고 외국생활이 직업적으로도도움이 된다는 것이 행운의 하나다.남편도 올 초부터 일주일에 두번씩 한국어 개인강습을 받고 있다.두 사람이 각기 다른 강사에게서 수업,“누가 더 한국어를 잘 하는지”에 대해 가끔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사진 강성남기자 lark3@
  • [씨줄날줄] 부시맨

    문명의 수준과 행복지수는 일치하지 않는다.몸과 마음이 그저 편해야 문명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 중동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는 이런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중동의 한 나라가 원주민들에게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했다.하지만 아파트에 입주한 것은 그들이 기르던 말과 양 등 가축들이었다.원주민들은 아파트 앞 마당에 설치한 천막에서 생활했다.노천생활이 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당시만 해도 그같은 모습은 분명히 미개한 것으로만 치부됐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됐지만 리비아 정부도 사막의 유목민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고심을 거듭했다.국토는 넓지만 인구가 적다 보니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리비아 정부는 주택·의료·교육 등에서 무료 혜택 정책을 펼치며 정착을 유도했지만 초기에는 실패를 거듭했다.며칠을 못 견디고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사막으로 돌아가더라는 것이다.그들에게 정착정책은 일방통행식 문명왜곡행위였을 수 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 공화국의 부시맨은 서구 문명에 의해 삶의터전을 잃어버린 대표적 부족이다.이들 중 상당수는 1931년 주거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강제이주를 당해 척박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하지만 일부는 칼라하리사막 부근에 남아 수렵생활을 하며 이주정책에 맞서고 있다.우리에게는 1980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로 소개됐다.비행기에서 사막으로 떨어진 콜라병 때문에 주인공이 우여곡절을 겪다가 원시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이 대강의 스토리다. 그 영화의 주인공인 니카우가 최근 사망했다고 한다.그는 영화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칼라하리사막 부근 고향에서 계속 살아왔다.1991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인터뷰가 그의 순박함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는 겁이 난다는 말을 자주 했다.사람이 너무 많아 겁이 나고 물(한강)이 너무 많아 겁이 난다고 했다.숫자는 하나에서 열까지만 셀 줄 알았다.그래서 나이가 얼마인지 몰랐다.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늙으면 죽는 것이다.그래서 두렵지 않다.” 그는 부시맨들이 사후세계는 믿지 않는다고도 했다.그가 선택한 것이기에 현세의 삶은 행복했을 것으로 여겨진다.지금도 하늘나라 좋은 곳에서 편안히 지내리라 믿고 싶다. 김명서 논설위원
  • 기고 / 통일비용 관광투자로 줄이자

    얼마전 평양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일행의 한명이 종업원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봉사료를 주었다.나중에 알았지만 이 봉사료는 ‘동무’언니에게는 한달 품삯보다 큰 액수였다. 생활수준이나 행복지수가 화폐 크기(소득)로만 표시될 수 없지만 일자리 등 소득의 기회가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분명하다. 탈북자들의 남한입국 의도는 복합적이다.그러나 경제문제가 탈북의 원인일 때가 있다.이같은 남한행 탈북이 제 2의 ‘출애굽기’ 행렬이 된다면 예사로 볼 일은 아니다.이같은 조짐은 이미 일고 있다. 2002년도 탈북 남한 입국자는 1141명이었다.전년의 583명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된다.지금까지 북한을 탈출,남한에 왔던 3000여명의 약 40%가 지난 한해에 온 셈이다. 지난해 입국자를 출신 도별로 보면 함경도가 76.9%,평안도 8.3%다.변방이 상당히 높다.북한의 변방은 이미 통제불능 상태란 말도 들린다.탈북자의 44.2%가 노동직이지만 북한의 최후 보루인 군인도 11명이나 된다는 것이 주목되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엄청난 통일비용을 치러야 했다.1995년에 통일세를 신설해 220억달러를 세수(稅收)로 거둬들였으나 연간 필요한 850억달러(98년 경우)에는 미흡한 액수였다.또한 통일 다음 해부터 10여년간 우리나라 연간 총생산액의 1.5배인 6500억달러를 민영화 인센티브,실업 보상금,건축 지원금 등 통일비용에 쏟아 부었고,이는 국가재정 적자로 이어졌다. 북한의 경우 90년 소련붕괴 당시 1인당 GNP는 1142달러였으나 98년에는 573달러로 반이상 줄었다.같은 기간 원유 도입량은 250만t,석탄 생산량은 3300만t으로 각각 20%,61%대로 줄었다.반면에 외채는 78억달러에서 128억달러로 늘어나 총 GNP 중 74%를 빚으로 떼야 하는 옹색한 살림이 된 지 오래다.굶어 죽는 사람이 200만∼300만명에 이른다는 탈북자의 증언이 이런 단면을 잘 시사한다. 북한은 지난해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신의주 특별행정구기본법 채택,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 파견,북·일 정상회담과 금강산 관광지구법 공포 등이 이런 일련의 조치다.또 올 3월에는 역사적인 육로개통까지 됐다. 그런데 남북문제와 관련한 최근의 진로는 ‘흐림’이다.목소리도 제각각이고 대북정상회담 ‘대가’ 송금 특검도 진행되고 있다.대외적으로 볼 때도 국력이 한곳에 모아지지 못하고 대북 관련 정책도 탄력을 못받는 현실이 안타깝다.이를 방관하다간 통일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남북관광 교류는 북한경제 위기를 풀어 줄 열쇠이며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이라고 본다.예컨대 10억달러를 북한 관광분야에 투자하면,연 10억달러 외화를 벌어들여 북한경제는 10년 이내에 자급자족할 수 있다.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된 금강산에 투자해야 하는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경주보문단지 개발이 시작된 해가 1975년이었다.그 해에 외국관광객은 63만명이었고 이를 통해 벌어 들인 외화는 1억 4000만달러였다.이같이 관광단지 개발은 외화도 벌고,문화교류의 장도 된다. 남한으로선 통일비용을 들인다는 측면에서 북한 투자가 필요하다.관광투자는 길게 보는 사업이다.북한에 대한 관광투자는 더욱 그러하다.따라서 북한관광 투자에는 공적분야로서의 선도적 투자가 필요하고,또한 있어야 한다. 우리는 대량 난민을 수용할 공간도,독일처럼 통일비용을 부담할 능력도 그리 많지 않다.북한과의 관광교류 투자는 이 두 가지를 해결할 해답을 줄 것이다. 박 춘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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