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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4명 억울한 옥살이 12년

    해양경찰 대원이 1955년 중국으로 피랍돼 12년동안 옥살이를 했으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해양경찰대 소속 경비정인 ‘견우정’ 대원이었던 안영진(80·충북 보은군 수한면), 박래봉(79·부산시 동래구 명장2동), 김창호(77·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주시완(81·인천시 남구 봉춘동)씨 등 4명은 지난 6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이같은 사실을 진정했다. 안씨는 당시 계급이 경사였고 박씨 등 3명은 순경이었는데, 이들은 같은해 12월25일 오전 4시쯤 200t급 견우정에서 근무중 야음을 틈타 평화선을 침범해 불법 조업하던 중공 어선을 나포하던 중 오히려 피랍됐다. 견우정의 제1승선조인 이들은 당시 중공 선단중 한 어선에 재빨리 올라탄 뒤 저항하는 어부들을 신속히 제압하고 조타실, 기관실 등을 장악했으나 어둠속에서 추격해온 7∼8척의 중공 어선과 교전중 본선인 견우정과 떨어지면서 피랍되고 만 것. 이들은 피랍 과정에서 총 개머리판과 몽둥이 등으로 유혈이 낭자하게 구타당한 뒤 중공 정부로 넘겨져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지난(濟南)시의 감옥에서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극한의 옥고를 치러야 했다.1967년 4월 중공 정부가 구형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나 홍콩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돌아왔으나 이미 행방불명을 이유로 면직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승만 정부는 이들이 피랍된 뒤 1961년11월까지 종전대로 가족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왔으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마저도 중단해 가족들 역시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처참한 생활을 이어갔었다. 이들은 다행히 고향으로 돌아온 뒤 7개월만에 복직됐다 스스로 그만두거나 정년퇴직했으나 중국에서의 옥살이 기간이 복무기간에서 빠져 퇴직금. 연금에서도 손해를 보아야만 했다. 특히 이들 중 주씨는 작년 8월 옥살이에서 얻은 지병 등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박씨는 당시 고문으로 청각을 잃었고 안씨와 김씨도 모두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 매일 병원 신세를 질 정도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스키관광 조난객 수색비 갈등

    |도쿄 이춘규특파원|독도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으로 한·일관계에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온천스키장에서 한때 조난당한 한국인들의 수색비용을 둘러싼 ‘양국간 마찰’이 또 다른 갈등요인으로 부상했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지방 야마가타의 자오온천스키장에서 45세 남성과 중학생 등 5명이 밤새 실종되는 사건이 발단이다. 이후 수색대측에서 11만엔(약 110만원)의 수색비용을 요구했으나 한국인들은 비용부담을 거부한 채 귀국했다. 이처럼 수색비용을 둘러싼 갈등에는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내용은 이렇다.11일 밤 한국인 스키관광객 일행 8명 중 5명이 행방불명됐다. 이들 중 4명은 다음날 아침 자력으로 돌아왔고,1명은 현의 헬리콥터가 무사히 구조했다. 이에 민간의 산악조난구조대는 수색비 11만엔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행은 이를 거부하고 귀국했다. 일본에선 민간 조난구조대가 수색에 나설 경우 조난자들이 비용을 부담한다. 특히 한국에선 조난되면 군·경찰 등이 철야로 수색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본에서는 밤에는 2차조난을 우려, 수색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야 구조활동에 들어간다. 민간 구조대는 수색 준비도 포함해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아울러 조난자 일행은 사고시 경찰이 실명을 공개한 것에 격분하고 있다.“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여행이 주위에 알려지면 비난받는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수색비는 앞으로도 공중에 붕 뜰 전망이다. 일본 관계자들은 한국 조난자들에게 청구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돈을 수령할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한다. taein@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61)

    儒林 287에는 ‘割給休書(벨 할/줄 급/놓을 휴/글 서)’가 나온다. 옛날에 夫婦(부부) 간에 헤어질 때는 離婚(이혼)의 徵表(징표)로 칼로 웃옷 자락을 베어서 그 조각을 상대에게 주었다.配偶者(배우자)의 저고리 깃을 자르는 것은 일종의 상대방에 대한 所有權(소유권)의 抛棄(포기) 儀式(의식)이다. ‘割’은 ‘가르다, 자르다’는 뜻으로,‘割鷄焉用牛刀(할계언용우도:작은 일에 어울리지 않게 큰 대책을 쓰는 어리석음),割半之痛(할반지통:형제자매가 죽어 느끼는 슬픔),鉛刀一割(연도일할:자기의 힘이 없음을 겸손하게 이르거나 우연히 얻게 된 공명이나 영예를 이름)’ 등에 쓰인다. ‘給’은 실을 한 타래 한 타래 묶은 모습을 그린 象形(상형)과 뚜껑을 덮어놓은 그릇의 상형을 결합하여 ‘충분하다’는 뜻을 나타내었다. 후대에 派生(파생)된 ‘주다’라는 뜻이 보다 일반화되었다.用例(용례)에는 ‘給料(급료:노력에 대한 보수),供給(공급:요구나 필요에 따라 물품 따위를 제공함),俸給(봉급:어떤 직장에서 계속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그 일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받는 일정한 보수)’이 있다. ‘休’는 ‘사람이 나무 옆에서 쉰다’는 뜻을 나타내는 會意字(회의자)다. 그 뜻에는 ‘그치다, 편안하다, 기뻐하다, 좋다, 기쁨, 넉넉하다’도 있다.用例로 ‘休暇(휴가:학업 또는 근무를 일정한 기간 쉬는 일),休名(휴명:좋은 평판),休學(휴학:질병이나 기타 사정으로, 학교에 적을 둔 채 일정 기간 학교를 쉬는 일)’이 있다. 書자는 ‘오른 손으로 붓을 잡고 있는 모양’인 ‘聿(붓 율)’과 먹물이 담긴 벼루의 모양에서 변화된 ‘曰’을 합한 會意字에 해당하며 본래의 뜻은 ‘글쓰다’임을 알 수 있다.‘覺書(각서:약속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적은 문서),大書特筆(대서특필:신문 따위의 출판물에서 어떤 기사에 큰 비중을 두어 다룸)’등에 쓰인다. 조선시대 班家(반가)의 사대부들은 七去之惡(칠거지악)과 같이 극히 제한적 경우에만 離婚(이혼)이 허락되었다.七去之惡이라 함은 ‘시부모에 대한 不遜(불손), 자식이 없음, 행실이 淫蕩(음탕)함,妬忌(투기)가 심함, 몹쓸 병을 지님, 말이 지나치게 많음, 도둑질’을 일컫는다.七去之惡을 범한 아내일지라도 三不去(삼불거), 즉 부모의 삼년상을 같이 치렀거나, 장가들 때 가난했다가 나중에 부자가 되었거나, 쫓겨나면 오갈 데가 없는 경우는 내칠 수가 없었다. 女性(여성)도 남편이 國法(국법)으로 정한 悖倫(패륜)을 범하였거나 3년 이상의 行方不明(행방불명), 아내를 심하게 毆打(구타)하는 경우에는 法廷(법정)에서 이혼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班家의 여성이 이혼을 신청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再婚(재혼)이 不可能(불가능)하였고 여성의 社會(사회)·經濟的(경제적) 活動(활동)도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상민들 사이에는 일종의 合意離婚(합의이혼)에 해당하는 事情罷議(사정파의)나 割給休書(할급휴서) 등의 방법이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었다. 여기서 事情罷議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부부가 서로 마주앉아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을 말하고 결별하는 것’을 말한다.割給休書는 冒頭(모두)에서 밝힌 것처럼 離婚(이혼)의 표시로 서로 마주앉아 칼로 웃옷의 자락을 베어서 상대에게 주는 의식을 말한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7) 계룡산과 신종교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7) 계룡산과 신종교들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주체적 근대화운동은 함수관계 ‘정감록’과 나의 만남은 조선의 지배 이데올로기인 성리학을 꺾기 위한 대항 이데올로기가 과연 존재했느냐 하는 화두에서 비롯됐다. 이 문제를 풀려고 나는 서양의 종교사, 중국의 태평천국, 백련교 등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암중모색을 하던 중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그리고 주체적 근대화운동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믿게 됐다.“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다양한 농촌운동을 전개한 천도교의 경우에서 보듯 신종교는 근대화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았다. 뭉뚱그려 말하면, 조선 후기 평민 지식인들이 생산·보급한 ‘정감록’은 동학·증산교 및 원불교 등 한국의 대표적인 신종교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들 신종교는 성리학에 대항한 새 이데올로기일 뿐만 아니라 근대화를 위한 대안의 구실도 할 만했다.19세기 말부터 이들 신종교는 민중의 입장에서 ‘제생의세’(생명을 살리고 병든 세상을 치료)와 ‘해원상생’(원한을 풀어 서로를 살림) 운동을 전개했다. 이것은 평민 지식인들이 주도한 운동이란 점에서 한국사상사의 큰 결실이었다. 그러나 이런 신종교들이 기성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기 전에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한국 사회는 조선 후기 평민 지식인들이 애써 창안한 대항 이데올로기를 외면한 채 기독교,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을 수입하는 처지가 됐다. 새 이데올로기를 도입한 사회세력들은 신종교를 일괄 매도하는 경향이 심했다. 그들은 신종교를 ‘유사종교’라든가 ‘사이비종교’라며 무시하고 억압했다. 비유컨대, 수입상품을 팔아먹으려고 토산품에 대해 흑색선전을 펴는 격이었다. 간혹 일부 신종교 단체들이 물의를 일으켰다 해도, 그것으로 신종교 전체를 매도해서 될 일인가. 참고로 말하면 일제시기 신종교 단체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오늘날의 기독교나 천주교보다 수십 배 신도 수가 많았다. 우리는 더 이상 냉혹한 비판자의 편향된 시각에서 신종교 단체들을 홀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수십년 전 수백만 민중의 지지를 받던 신종교는 ‘정감록’에서 영감을 얻었거나,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 그런 점 때문에 ‘정감록’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히 신종교를 말하게 되고, 신종교를 논의하면 당연히 정감록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정감록이 신종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부분은 ‘때가 되면 진인이 나와서 계룡산에 도읍한다.’는 대목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신종교마다 일치하지 않아 여러 형태로 구별된다. 나는 편의상 그 형태를 청림교형·보천교형·원불교형 등 3가지로 구분해 부르겠다. 이들의 차이점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정감록, 대항 이데올로기, 신종교 그리고 자주적 근대화운동의 상관관계라는 큰 주제에 접근하는 내 나름의 방법이다. ●전통적 정감록 신앙에 근접한 청림교형 신종교 단체들 가운데 조선 후기의 전통적인 정감록 신앙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띠는 것을 나는 청림교(靑林敎)형이라 한다. 엄밀히 말해, 청림교가 늘 그랬다는 뜻은 결코 아니며, 단지 1932년에 발생한 이른바 청림교 사건에서 드러난 그 교단의 모습에서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 형태를 재발견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취 없이 사라진 청림교지만 본래 1920년 동학에서 갈라져 나올 때만 해도 그 세가 만만치 않았다. 교당이 만주와 지린에까지 세워져 한때 신도 수가 30만명을 오르내릴 정도였다. 청림교는 항일운동에도 열심이어서 일제가 눈엣가시처럼 여겼다고 하는데 마침 1932년 2월 말에 터진 청림교 사건이 결정적인 탄압의 구실이 됐다. 당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상상하던 정감록과 신종교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사건의 내용을 개관해 보자.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정감록’을 빙자해 ‘어리석은 백성’을 현혹하는 신종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물론 언론에 밝혀진 사건의 상당 부분은 일제가 조작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봐야 한다. ●자하도 진인이 보내온 만병통치약 1932년 2월27일자 경성일보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청림교주 태두섭을 비롯한 30명을 긴급체포했다. 전국 각지에서 농민들에게 금품을 갈취해 사복을 채운 혐의로 붙들려온 이 교단의 간부 11명에게는 결국 실형이 선고됐다. 청림교측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계룡산에 신국가 건설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정감록’에 약속된 대로 곧 진인이 나와 국권을 손에 쥘 것이다. 진인은 이미 청림교 간부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단계에 있는데 남해 자하도라는 무인도에 숨어 있는 칠성관이 바로 정감록에 예언된 진인이다. 누구든지 청림교를 제대로 믿기만 하면 이 다음에 크게 벼슬한다. 몸에 병이 있는 사람도 아무 걱정하지 마라. 청림교에는 자하도에서 몰래 가져온 신약이 있다. 이 약만 복용하면 만병이 통치되고 불로장생한다.” 청림교에서 말한 자하도와 칠성관은 물론 가공의 섬, 가공의 인물이었다. 다만 ‘정감록’에 남해의 어느 섬에서 진인이 나와 계룡산에 도읍한다고 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서 많은 정감록 신봉자들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본다. 청림교측은 진인의 실체를 칠성관으로 파악하고 있던 데다가 진인이 머무는 남해의 섬을 자하도로 정확히(?) 밝혔고, 또 그 진인과 이미 왕래를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하는 바람에 그럴싸하게 들렸던 것이다. 또한 청림교측은 진인이 직접 조제했다는 선약(仙藥)을 시판하기도 했다.‘정감록’에는 진인이 약을 만든다는 말이 전혀 없다. 그렇긴 해도 사람들은 세상을 구하러 나올 진인이라면 그 정도 능력쯤이야 있을 법하다고 믿었다. 진인이란 용어가 본래 도교적인 데다 도교는 장생술(長生術)을 추구하므로 진인과 선약의 관계는 누구에게나 밀접해 보였을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미뤄 볼 때 불치병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청림교측이 파는 선약에 관심을 가진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만일 식민지 경찰의 수사 결과가 사실이었다면, 청림교 간부들은 이런 ‘황당한’ 거짓말로 ‘어리석은’ 농민들을 속여 사기행각을 거듭했던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일제가 발표한 청림교 사건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이 사건은 청림교를 탄압하기 위해 일어난 것이었고, 수사 과정에 혹독한 고문이 있었다. 따라서 사건에 관한 보도 가운데도 일경의 왜곡과 조작이 섞여 있을 수가 있다.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 형태 어쨌거나 청림교 간부들의 언동에는 조선 후기에 널리 퍼져 있던 정감록 신앙의 원초적인 모습이 재발견된다. 계룡산 천도설의 주인공인 진인의 능력을 빌미로 신도를 끌어들이고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말이다. 비슷한 일이 18세기 정조 때도 있었다. 그때 어떤 사람들은 진인이 해도에서 몰래 군대를 기르고 있다며 군인들이 입을 군복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금품을 거둔 사례가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해도에 있는 진인에게 물어 미래의 운세를 봐주겠다며 의뢰인에게서 복채를 챙기기도 했다. 묘향산 등지에 머무는 진인에게 부탁해 액막이를 하겠다며 제수용품조로 거금을 제공받은 이도 있었다. 청림교 사건에 투영된 신종교의 모습은 대강 이렇다. 이 단계의 신종교는 아직 기성 이데올로기에 대항할 만큼 뚜렷이 정제된 이념을 갖지 못했다. 그 단체의 수장은 스스로를 진인이나 새 세상을 건설할 주역으로 제시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정감록에 언급된 진인을 내세워 교단의 조직을 보강하고 운용자금을 거두는 정도다. 이들 신종교는 그저 ‘정감록’을 시세에 맞춰 풀이해 현세적 이익을 도모하는 정감록 신앙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일제시기 계룡산에 난립해 있던 신종교 단체는 대체로 그 수준이었다. 각지로부터 계룡산에 이주해온 정감록 신봉자들 중에는 일인교단(一人敎團)에 머문 경우도 많았다. 계룡산을 처음 찾았던 1980년대 후반에도 나는 이런 형태의 정감록 신자들을 많이 보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천지개벽을 바라본 보천교형 그와 다른 차원에서 정감록의 계룡천도설을 수용한 신종교 단체들도 있었다. 정연한 교리체계를 갖추고 국가나 민족의 입장을 내세운 경우인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나는 보천교(普天敎)를 손꼽는다. 지금은 그 존재가 희미해졌지만 일제시기 보천교는 위세당당한 신종교였다. 보천교는 1911년 증산교에서 독립됐다. 창립자는 차경석(車京石·본명은 輪洪)으로 그는 증산교와 동학의 교리를 녹여내 나름대로 새 세상을 준비했다. 인의(仁義)의 실천을 기본교리로 정했고 경천(敬天)·명덕(明德)·정륜(正倫)·애인(愛人)을 4대강령으로 삼아 상생(相生)·대동(大同)을 강조했다. 한데 이 신종교의 가장 큰 특색이라면 교주 차경석이 ‘정감록’을 적극 원용한 점이다. 그는 천지운도(天地運度·새 세상)를 열 사람은 자기뿐이라며 진인을 자처했다. 새날이 오면 한국은 세계 종주국가가 된다던 차경석의 주장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20년대 말 보천교는 동아시아가 한세상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에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였지만, 보천교의 본래 모습은 그렇게 친일적인 것이 아니었다. 보천교 신도들은 일본 상품을 철저히 배격했고 토산품 자급자족운동을 했다.1919년 독립만세운동이 끝난 뒤 허탈감에 빠져 있던 민중은 이런 보천교의 민족적인 성격에 호응해 교세가 급속히 팽창했다.1920년대 중반은 보천교의 전성기로 간부 수가 55만명을 헤아렸고 신도는 6백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곧이듣기는 어렵지만 1920년 당시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기독교 신자 총수 32만 3574명과 비교해 볼 때 보천교의 교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보천교는 기독교의 20배쯤 되는 신도 수를 자랑했던 것이다. 그들은 ‘정감록’을 인용해 대한독립이 임박했다고 주장했으므로 일제는 보천교의 일거수일투족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세가 워낙 큰 데다 교주 차경석의 카리스마가 절대적이어서 감히 교단 해체를 명령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유하면 당시 보천교는 구한말 동학이 누렸던 민중종교의 위상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식민지 당국이 보천교의 활동을 방치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일설에 따르면 일경에 체포돼 곤욕을 치른 보천교 신도가 3만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는 보천교를 반국가적 ‘음모단체’로 규정해 놓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보천교의 ‘음모’는 대한독립을 목적으로 삼은 것이었고 그 핵심이 ‘정감록’의 계룡산 도읍설이었다.‘정감록’에 “계룡산의 돌이 하얗게 되고, 초포에 배가 다닐 때 세상일을 알 수 있다(鷄龍白石 草浦行舟 世事可知).”는 구절이 항상 문제였다.‘세상일을 알’ 거란 문구를 보천교측은 교주 차경석의 등극으로 풀이했다. 그런데 마침 1924년은 육십갑자가 새로 시작되는 갑자년이라 보천교 신도들은 그 해를 신국가 출범 시기로 보았다. 이른바 지상낙원인 후천세계(後天世界)가 시작될 갑자 원년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종교적 카리스마가 막강했던 차경석은 일반인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아서 사람들은 동양을 지배할 권력자라는 의미로 그를 차천자(車天子)라고 불렀다 한다. 물론 비웃음을 담아 그렇게 부른 경우도 적지 않았을 테지만. 1929년 낙성된 보천교의 본부 건물 십일전(十一殿)은 보천교의 교세를 반영한다. 전북 정읍에 건립된 이 건물은 지붕을 덮은 기와가 황금빛을 뿜었으며, 경복궁 근정전보다 무려 2배나 컸다.1924년 등극설이 무위로 끝났기 때문에 보천교측에선 바로 그 십일전에서 기사년(己巳年·1929년) 기사월(己巳月) 기사일(己巳日)에 교주 차경석이 천자로 즉위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기(己)와 사(巳)는 글자의 생김이 서로 비슷한데, 두 글자는 10간과 12지의 중간으로 최상의 양기를 상징한다. 특히 뱀을 뜻하는 巳는 용(辰)과 더불어 성인(聖人) 즉 임금을 가리킨다. 따라서 “기사년 기사월 기사일”이라면 보통 임금이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들 만큼 지도력이 강한 왕이 등장할 시점으로 해석된다. 이 소문으로 수백만 보천교도들은 대한독립의 임박을 믿었고, 그러자 식민지 당국자들은 행여 큰 소요라도 일어날까 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차경석은 왕이 되지 못한 채 1936년 병으로 죽었다. 조선총독부는 그 소식을 환영했고 보천교 분쇄공작에 나섰다. 졸지에 지도자를 잃은 보천교는 사분오열돼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차경석이 죽은 뒤에도 보천교 신도의 상당 수는 여전히 ‘정감록’의 계룡산 도읍설에 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신왕조의 수도로 예언된 계룡산에는 후천개벽의 기운이 넘친다. 머지않아 계룡산 신도안에 도읍할 정진인은 차경석의 손자 정동영이 틀림없다.” 일부 신도들은 이런 말을 퍼뜨리며, 차경석의 어머니가 이웃의 정모라는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해 차경석을 낳았기 때문에, 그의 실제 성은 정씨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폈다. 1930년대 후반 총독부 관변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준이 쓴 조사보고서를 읽어 보면, 당시 차경석의 손자는 행방불명이 되고 없었다. 그 점에 대해 신도들의 설명은 달랐다.“차천자의 손자 정동영은 깊은 산속에 숨어 밤낮으로 심신을 수련하고 있다. 이제 정동영이 다시 나타난다. 새 세상에선 정동영을 받드는 사람들이 신양반이 돼 요직을 차지한다.” 성폭행설까지 조작해 자기네 교주의 성까지 바꾼 것은 억지스럽고, 교주가 ‘천자’에 즉위한다고 했던 점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천교의 주장엔 긍정적으로 평가될 부분이 있다. 그들은 정감록 신앙을 대한독립, 지상천국인 후천세계의 관념과 결부시킴으로써 일제에 저항할 원동력을 제공했고, 단순히 항간에 떠도는 예언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탈바꿈시켰다. 비록 엉성하긴 했지만 큰 변화였다. 한편 원불교에선 계룡산을 무엇으로 이해했는가 하는 문제는 따로 살펴보겠다.(푸른역사연구소장)
  • ‘비운의 챔프’ 이인영 야채 트럭 행상

    비운의 여자 챔프 이인영(34)이 트럭 행상으로 되돌아 갔다. 이인영을 복서로 키운 루트체육관 김주병 관장은 18일 “수소문해 보니 행방불명이던 이인영이 충북 모처에서 트럭을 몰고 다니며 장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이인영은 지난해 초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가 그해 6월 링에 복귀했지만 마리아나 호아레스(멕시코)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판정패 한 뒤 자취를 감췄다. 이인영은 2001년 프로복싱에 입문하기 전까지 봉제공장 보조에서 트럭운전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어 트럭 행상이 낯설지 않은 편. 예전 경험을 살려 트럭을 몰고 야채 등을 팔며 생계를 꾸리는 이인영은 변정일 프로모터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링에 복귀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관장은 “거듭된 음주벽으로 정상적인 복서 생활을 못한 인영이가 그동안 몇 차례 전화했지만 따끔하게 혼냈다.”면서 “주변에서 링에 복귀시키자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고, 인영이도 평범하게 살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아물지 않는 ‘상처’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아물지 않는 ‘상처’

    ‘잊혀진 사람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낙산리 대구시 공원묘지. 빼곡히 들어선 수천기의 묘는 모두 ‘무슨 성씨 누구의 묘’라며 주인이 있지만 중턱에 나란히 자리한 6기의 묘는 주인이 없다. 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밝혀지지 않거나 아직 연고자를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다. ‘DNA 감정확인 미신고.DO8-Ca01(남)의 묘’,‘K-42의 묘 신원확인 불능’,A24-CA03,A24-CA08의 묘 신원확인 불능’. 죽어서도 자신의 이름마저 갖지 못한 이들은 2년째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부여한 유전자 식별번호로만 남아 있다. ‘DNA 감정확인 미신고’는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은 가능했지만 연고자를 찾지 못한 경우이고,‘신원확인 불능’이란 유전자 감식조차 못할 정도로 심하게 불에 타버린 경우다. 이 가운데 DNA를 추출한 3명(남자 1명, 여자 2명)은 기약은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연고자가 나타나 이름 석자라도 되찾을 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나머지 3명은 영원히 신원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참사 이후 나란히 이곳에 묻힌 이들은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세상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불타 버린 전동차를 탔다가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지난 2년간 누구도 이들을 위해 울지 않았고 아무도 찾지도 않았다. 이들에게는 낯선 시립공원묘지의 한평 남짓한 묘터만이 주어진 게 전부였다. 공원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죽어서도 아무도 찾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참사의 최대 피해자”라며 “아마도 이들의 영혼은 자신들의 이름 석자만이라도 찾아 달라며 아직도 구천을 떠돌며 세상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참사 당시 실종자와 가출자, 행방불명자 신고를 접수한 600여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대조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저 사고가 난 지하철역을 전전하던 노숙자이거나 대구의 변두리 공장에서 숨어 일하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일거라는 추측만이 무성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7개 과거사 진상규명] 7개 과거사 개요·쟁점

    [7개 과거사 진상규명] 7개 과거사 개요·쟁점

    1. 정수장학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온 장학회다.5·16 군사 쿠데타 이듬해인 1962년 부산의 유력 사업가이던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5·16 장학회로 출범했다. 삼화고무와 부산일보를 운영하던 김지태씨는 재산해외도피 혐의로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두달정도 구금생활을 했다.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등의 운영권 포기각서를 쓰고 며칠뒤 풀려났다. 서류상으로는 김씨가 자진납부한 것으로 돼 있으나, 유족들은 부산군수사령부 법무관실에서 수갑을 찬 채로 운영권 포기각서에 서명하라고 도장을 찍었다면서 명백한 강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서류상은 자진납부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나 실재와 다른, 물목(物目·물건의 목록)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는 김씨의 비망록이 발견돼 이런 의혹은 증폭됐다. 군부세력이 김 사장으로부터 부일장학회를 강탈했는지, 아니면 헌납과정에서 강제력이 동원됐는지에 조사의 관건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장학회는 문화방송 주식의 30%와 부산일보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2. 동백림 사건 1967년 7월8일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반정부 간첩단사건이라며 이른바 ‘동백림사건’을 발표했다. 고 윤이상씨와 재 프랑스화가인 이응로씨 등 194명이 동백림을 거점으로 대남적화 공작을 벌이다 적발됐다는 것이다. 동독주재 북한대사관을 왕래하면서 이적활동을 했고, 일부는 평양을 방문해 밀봉교육을 받았다고 발표됐다. 몇몇 독일 유학생들이 북한 또는 동베를린을 구경하고 돌아온 것을 두고 북한의 배후 조종에 따른 어마어마한 간첩단인 것처럼 조작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당시에는 3선 개헌을 앞두고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며 대학가 등에서는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끓어오르던 시기였다. 이런 점과의 연계성도 조사대상이 될 것 같다. 3.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1975년 4월8일 대법원이 도예종, 여정남 등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8명에 대해 사형을 확정한 이후 불과 20여시간 만인 4월 9일 오전 6시에 이들의 사형은 전격적으로 집행됐다.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박정희 정권이 반 유신체제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긴급조치 4호를 선포한 상황에서 저질러졌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하며 엄중하게 항의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253명 중 유인태 의원, 이철 전 의원 등 민청학련 관계자들에게 사형, 징역 15년∼무기징역 등 중형이 선고됐지만 국내외적인 압력에 못이긴 박정희 정권은 1975년 2월 대부분을 석방했다. 사건 진실규명의 핵심은 박정희 정권에 의한 용공 조작여부에 있다. 구타, 물고문,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한 사건 조작, 군사법원 재판부의 공판조서 허위 작성 의혹 등도 진실규명이 필요한 대목들이다. 당시 중앙정보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공안부 검사들마저도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소장 서명을 거부하는 ‘항명파동’이 일어났고 그 중 3명은 사표를 던졌다. 4. 김대중 납치 사건 1973년 8월8일 일본 도쿄에서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납치된 사건. 신병 치료를 위해 일본에 체류중이던 김대중씨는 유신체제가 선포되자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반유신 활동을 벌였다. 사건 당일 도쿄에서 통일당 당수 양일동을 만나러 그랜드 팰리스 호텔에 간 김씨는 한국 정보기관원에 의해 납치됐다가 129시간 만에 서울 자택 부근에서 풀려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미국이 이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느냐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또 배를 이용해 한국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김씨를 수장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5.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 ‘청와대 근처 지하실에서 사살됐는지, 센강에 던져졌는지, 아니면….’1979년 10월 7일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사건이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7일 파리 ‘르 그랑 세르클’ 카지노를 나선 이후 행방불명됐고 프랑스측이 함께 수사했음에도 아직까지 미제사건이다. 김 전 부장은 박정희 정권 역대 정보부장 중 최장수인 6년 3개월을 역임하는 등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으나 내부 권력 투쟁으로 밀려난 뒤 73년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후 1977년 박동선 로비 사건을 조사중이던 미 의회의 프레이저 청문회 등에 나가고, 회고록을 집필하는 등 ‘반(反)박정희’ 행보를 계속했다. 6. 대한항공(KAL) 858기 사건 1987년 11월29일 승객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858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13대 대선 투표일을 불과 하루 앞둔 12월 15일 북한 특수공작원인 ‘폭파범 김현희’가 김포공항으로 압송돼 왔다. 대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특수공작원 김현희, 김승일이 기내에 라디오 시한폭탄을 설치, 아부다비에서 내렸으며 김승일은 체포직전 자살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7. 중부지역당 사건 1992년 10월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두고 터진 ‘초대형 간첩단 사건’.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지목된 황인오씨가 구속되는 등 62명이 구속되고 300여명이 수배됐다. 단순한 남한내 조직이 아니라 북한 권력서열 22위라는 ‘남파 여간첩 이선실’이 등장했고 전국적으로 노동계, 학생, 단체 등에서 300여명의 조직원을 확보한 지하조직으로 발표됐다. 이는 최근 이철우 의원의 ‘간첩 논란’을 통해 다시 한 번 부각된 사건이지만 사건 연루자들은 “안기부의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고문, 사건 조작 여부 등이 풀어야할 부분들이다.
  • [그 영화 어때?] 여보랑 설후유증 풀어볼까

    [위험한 대결] ●감독/배우/등급/장르 브래드 실버링/짐 캐리·메릴 스트립/전체/팬터지 ●어떤 영화 화재사고로 고아가 된 천재 삼남매와 이들의 막대한 유산을 가로채려는 올라프 백작의 대결을 그린 팬터지 어드벤처. 삼남매는 올라프 백작의 음모를 번번이 무산시키지만 올라프는 탁월한 변장술로 이들을 쫓아다니는데…. ●이게 좋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로테스크한 정서. ●이건 ‘꽝’ 아이들에겐 다소 지루할 수도. ●누구와 함께 아이들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어른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우디 앨런의 애니씽 엘스] ●감독/배우/등급/장르 우디 앨런/제이슨 빅스·크리스티나 리치·우디 앨런/15세/로맨틱코미디 ●어떤 영화 친구의 연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한참 사귀다 다시 ‘뒤통수’ 맞다. ●이게 좋아 우디 앨런 특유의 알 듯 말 듯한 지적인 ‘속사포’ 대사의 맛.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 관계들. ●이건 ‘꽝’ ‘말’많은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 함께 뭔가 결정해야 할 시기에 들어선 연인끼리. [콘스탄틴](8일 개봉) ●감독/배우/등급/장르 프랜시스 로렌스/키아누 리브스/15세/액션·드라마 ●어떤 영화 인간의 형상을 한 혼혈천사와 혼혈악마가 존재하는 세상. 태어날 때부터 이들을 구분하는 능력을 타고난 존 콘스탄틴은 천국과 지옥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게 좋아 ‘매트릭스’이후 또다시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 돌아온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 ●이건 ‘꽝’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스토리와 영상. ●누구와 함께 ‘매트릭스’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클로저] ●감독/배우/등급/장르 마이크 니콜스/줄리아 로버츠·주드 로·나탈리 포트만·클라이브 오언/18세/멜로 ●어떤 영화 길을 걷다가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지다. 하지만 ‘낯선 유혹’은 둘의 사랑을 엇갈리게 하는데…. ●이게 좋아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 한자리에. 변화하는 사랑, 혹독한 질투심 등 섬세한 감정의 결이 살아있는 ‘감성’멜로. ●이건 ‘꽝’ 인간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노골적인 대사가 가슴을 찌를 수도. ●누구와 함께 ‘사랑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는 성인남녀 모두. [피닉스](4일 개봉) ●감독/배우/등급/장르 존 무어/데니스 퀘이드·지오반니 리비시·미란다 오토/12세/액션·재난 ●어떤 영화 모래폭풍 속 사막 한가운데로 추락한 항공기. 살아남은 10명, 필사의 탈출을 계획하는데…. ●이게 좋아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 스펙터클한 화면과 재난영화 특유의 흥미진진한 긴박감. ●이건 ‘꽝’ 위기의 순간에도 그다지 변하지 않는 인간들. 그래서 ‘착한’영화가 됐지만 다소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누구와 함께 친구, 연인, 가족끼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감독/배우/등급/장르 미야자키 하야오/기무라 다쿠야(목소리)/전체/애니메이션 ●어떤 영화 모자가게에서 일하는 소녀 소피는 마녀의 저주로 하루아침에 80세 노파로 변한다. 집을 나온 소피는 황야를 걷다가 마법사 하울이 사는 성에 다다르고, 베일에 싸인 꽃미남 마법사 하울과 불꽃 악마 캘시퍼, 꼬마 마법사 마르클과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게 좋아 반전, 자연친화의 메시지에 러브스토리까지. ●이건 ‘꽝’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못미치는 감동과 영화적 재미. ●누구와 함께 연인이나 가족 모두 OK.
  • “이라크 총선과 전면전”

    이라크 총선을 일주일 앞둔 23일(현지시간) 알 카에다와 연계된 저항세력의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총선과의 ‘전면전’을 선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알 자르카위는 이날 이슬람 웹 사이트에 올린 45분짜리 육성 메시지에서 “30일 선거는 라피다(시아파의 경멸적 표현)를 이라크 권좌에 앉히려는 사악한 과정이며 투표소는 이를 위한 덫”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를 조종하는 미국의 가장 큰 거짓말은 ‘민주주의’이고 이는 비(非)이슬람적”이라며 “다수결의 원칙과 신앙의 자유, 정교분리 등은 이슬람의 교리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 강력한 전쟁을 촉구했다. 알 자르카위는 앞서 20일에도 총선에 참여하는 시아파들이 미군의 팔루자 대공세에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등 이라크를 미국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저항세력들은 알 자르카위의 이같은 촉구에 호응, 지난 주말 바그다드와 티크리트 및 모술 등지에서 다발적인 자살공격을 감행해 이라크인 30여명과 미군 1명이 숨졌다. 알 자르카위는 이라크민족연합(INA)을 이끄는 이야드 알라위 총리의 비서 알 카나니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INA측은 총선 후보인 카나니가 납치돼 행방불명 상태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알라위 총리는 BBC와의 회견에서 “이번 선거가 저항세력의 폭력을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총선 강행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팔라 알 나퀴브 내무장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통행금지 구역을 확대하고 바그다드 국제공항과 국경 및 각 주를 잇는 교통을 일시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에서의 무기휴대 및 투표소와 검문소에서의 군중모임 금지, 각 주(州)간 여행 중단 등도 포함됐다. 한편 알라위 총리의 대변인실은 자르카위의 측근으로 2003년 3월 이후 바그다드에서의 폭탄테러 가운데 75%를 주도한 아부 오마르 알 쿠르디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자르카위의 선전담당 참모와 무기공급책도 붙잡았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탈북지원 한국계 美목사 실종

    |로스앤젤레스 연합|탈북자들을 이끌고 태국으로 향하던 한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제프리 박(63·한국명 박준재)씨가 제3국에서 행방불명됐다.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 기반을 둔 재미교포 박씨는 북한을 탈출한 주민 6명과 함께 중국 남부와 미얀마를 거쳐 지난 2일 라오스 국경 부근에서 또 다른 탈북 지원 관계자들과 접촉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소식이 끊어져 20여일째 연락이 두절되고 있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박씨는 한때 워싱턴주 북부 마운트 버논에서 모텔을 경영했으나 목사 안수를 받고 5년 전 사업체를 정리, 중국 옌지(延吉) 일대에서 탈북자 선교와 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 [무슨 영화 볼까]

    ●쿵푸허슬 장르/예매율 액션/22.89%(15세) 감독/배우는 저우싱츠/저우싱츠·황성의·양소룡 어떤 줄거리 도끼파 조직과 숨은 고수들의 ‘맞짱 뜨기’ 이래서 좋아 리얼리티 무시한 ‘황당 코미디’의 최고 경지 이래서 별로 점잖고 논리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홈피 반응은 “신나게 웃다가 한순간 눈물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9.97%(전체) 감독/배우는 미야자키 하야오/기무라 다쿠야 어떤 줄거리 저주로 노파가 된 소피와 마법사 하울의 모험기 이래서 좋아 반전, 자연친화의 메시지에 러브스토리까지… 이래서 별로 ‘센과 지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아기자기한 스토리들, 너무 이쁜 그림들” ●뉴 폴리스 스토리(21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10.50%(15세) 감독/배우는 진목승/청룽·사정봉·양채니 어떤 줄거리 부대원을 잃은 경찰반장, 복수에 나서다 이래서 좋아 청룽의 ‘리얼’액션과 익스트림 스포츠의 환상 결합 이래서 별로 허술한 내러티브와 웃기지 않는 청룽 홈피 반응은 “강력한 액션과 드라마, 역시 성룡!” ●엘렉트라(21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8.76%(15세) 감독/배우는 롭 바우만/제니퍼 가너·고란 비스닉 어떤 줄거리 여성 전사 엘렉트라의 액션 블록버스터 이래서 좋아 최강의 암살자들이 벌이는 현란한 필살기 이래서 별로 신나는 볼거리, 그러나 허전한…. 홈피 반응은 … ●샤크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8.05%(전체) 감독/배우는 비키 젠슨 등/윌 스미스·안젤리나 졸리·르네 젤위거 어떤 줄거리 상어 대부와 영웅 꿈꾸는 작은 물고기의 대결 이래서 좋아 다양한 패러디와 스타들의 변신을 보는 즐거움 이래서 별로 흔한 주제와 단선적 줄거리 홈피 반응은 “넘 귀엽고 신난다.” ●키다리 아저씨 장르/예매율 드라마/8.05%(12세) 감독/배우는 공정식/하지원·연정훈 어떤 줄거리 눈처럼 투명하고 순수한 청춘들의 애틋한 로맨스 이래서 좋아 첫사랑의 환상에 집착하는 이들이라면… 이래서 별로 지루함은 참기 어려워∼. 홈피 반응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 마무리는 아쉽지만” ●마더 데레사(21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6.79%(전체) 감독/배우는 파브리지오 코스타/올리비아 허시 어떤 줄거리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한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 이래서 좋아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투박한 곳에서 피어나는 진심” ●몽정기2 장르/예매율 코미디/6.71%(15세) 감독/배우는 정초신/이지훈·강은비·전혜빈 어떤 줄거리 호기심 많은 여고생들, 발칙한 상상에 빠지다 이래서 좋아 생각보다 ‘야하지’않은 여고생들의 성장기 이래서 별로 걸러지지 않은 대사와 과장 심한 유머 홈피 반응은 “기승전결 없는 에피소드의 연속”
  •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책을 쓰면서 마음에 응어리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오는 6월 정년퇴직을 앞둔 서울 노원구 생활복지국장 전희구(60)씨는 최근 6·25전쟁 당시 ‘좌익척결’명목으로 희생된 아버지의 의문사를 추적해온 과정을 그린 ‘피어오를 새날’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다섯살 어린 나이에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진상을 더듬어 가면서 겪은 눈물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당시 부산일보 편집부 차장 겸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던 고 전임수(당시 29세)씨. 그는 그해 8월15일쯤 동료기자 6명과 함께 좌익으로 몰려 연행된 직후 가혹행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규명을 위해 전씨는 1968년 군복무 시절 첫 휴가부터 아버지와 함께 끌려간 동료들과 수사관계자,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했던 모든 언론·예술인들을 만나러 전국을 헤맸다.30년이 흐른 1997년에야 전씨는 ‘부산일보 50년사’라는 책과 아버지와 함께 연행된 언론인을 통해 당시 사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씨의 선친과 함께 연행된 전 국제신문 편집국장 이광우씨가 임종을 앞두고 당시 일을 생생하게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 어린 두동생의 병사와 어머니의 재가로 가정이 몰락하는 과정까지 숨김없이 드러냈다. 조부모 아래서 중학교만 마친 전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1970년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통령표창, 서울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공직활동을 했다. 전씨는 “이 책은 아버지와 모든 의문사 사건피해자들을 위한 일종의 ‘씻김굿’”이라며 “모든 의문사 관련자들이 ‘역사의 신’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샤크(7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26.72%(전체) 감독/배우는 비키 젠슨 등/윌 스미스·안젤리나 졸리·르네 젤위거 어떤 줄거리 상어 대부와 영웅 꿈꾸는 작은 물고기의 대결 이래서 좋아 다양한 패러디와 스타들의 변신 보는 즐거움 이래서 별로 흔한 주제와 단선적 줄거리 홈피 반응은 “넘 귀엽고 신난다.” ●알렉산더 장르/예매율 액션/20.16%(15세) 감독/배우는 올리버 스톤/콜린 파렐·발 킬머·안젤리나 졸리 어떤 줄거리 꿈을 좇아 세상 끝까지 나아갔던 영웅 알렉산더 이래서 좋아 장대한 전투신과 화려한 이국적 풍광 이래서 별로 주제를 장황하게 말하는 내레이션과 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트로이보다 더 리얼한 전쟁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20.07%(전체) 감독/배우는 미야자키 하야오/기무라 다쿠야 어떤 줄거리 저주로 노파가 된 소피와 마법사 하울의 모험기 이래서 좋아 반전, 자연친화의 메시지에 러브스토리까지… 이래서 별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아기자기한 스토리들, 너무 이쁜 그림들” ●오션스 트웰브(7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6.82%(12세) 감독/배우는 스티븐 소더버그/조지 클루니·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 어떤 줄거리 훔친 돈을 되갚기위해 다시 뭉친 오션 패밀리 이래서 좋아 더욱 화려해진 캐스팅과 영상 이래서 별로 돌아온 그들, 솜씨는 예전만 못하네 홈피 반응은 … ●내셔널 트레져 장르/예매율 액션/8.76%(12세) 감독/배우는 존 터틀타웁/니컬러스 케이지·저스틴 바사·다이앤 크루거 어떤 줄거리 독립선언문에 숨은 지도를 따라가는 보물찾기 이래서 좋아 첩보영화식 두뇌게임과 어드벤처의 결합 이래서 별로 할리우드의 미국식 영웅 또 등장! 홈피 반응은 “오락물의 완성판” ●인크레더블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27%(전체) 감독/배우는 브래드 버드/크레이그 넬슨·새뮤얼 잭슨 어떤 줄거리 은퇴한 슈퍼영웅, 가족과 함께 일어서다 이래서 좋아 최첨단 기술 이용한 초능력의 아찔한 전시장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초딩’옆에서 배꼽잡고 웃다가 ‘쪽’팔려 죽는줄 알았음” ●오페라의 유령 장르/예매율 뮤지컬·드라마/2.52%(12세) 감독/배우는 조엘 슈마허/제라드 버틀러·에미 로섬 어떤 줄거리 오페라하우스에 숨어사는 한 남자와 여가수의 사랑 이래서 좋아 화려한 화면과 주옥같은 선율 이래서 별로 뮤지컬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지루하네 홈피 반응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뮤지컬에 한표” ●폴라 익스프레스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0.85%(전체) 감독/배우는 로버트 저메키스/톰 행크스 어떤 줄거리 크리스마스 이브 북극행 열차를 탄 소년의 모험 이래서 좋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한 재미와 아름다운 환상 이래서 별로 너무 고전적이고도 뜬구름 같은 소재 홈피 반응은 “예상치 못한 재미 만점”
  • [동남아 대지진] 지진·해일피해 이모저모

    26일 동·서남 아시아를 강타한 지진과 해일이 2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 등 엄청난 인명피해를 남겼지만 정작 더 무서운 결과는 이제부터 생길지 모른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곳곳에 널브러진 채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시체들과 이들이 썩으면서 오염된 물 외에 다른 식수를 구하기 힘든 데 따른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라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몰디브 등 피해국가들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세계 각국에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이재민 구호와 피해 복구에 나섰다. 유엔과 유럽연합(EU),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1년 전인 지난해 12월26일 밤을 덮친 지진으로 3만여명의 사망자가 났던 이란까지 의료진과 구호물품 등 지원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이 도착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전염병의 위협은 당장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염병 피해, 해일 못지 않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얀 이글랜드 긴급지원조정관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시아 남부 지역의 보건체계가 신속히 복구되지 못하면 며칠 내로 지진과 해일 못지 않은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염된 식수에 노출돼 있다.”면서 “보건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 수일 내로 전염병이 돌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 지역은 공통적으로 물·공중위생·음식·대피처·건강 등 5개 분야에서 위험에 노출되는데, 무엇보다 시체 부패로 물의 오염 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피해 집계도 곤란, 계속 증가할 듯 사망자 수가 이미 2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인명 피해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집계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구호단체 CARE의 호주지부 긴급구조팀장 메간 치솜은 “아직도 피해지역과의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모든 피해지역과의 연락이 이뤄질 경우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상당수 실종자는 시신마저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선포 스리랑카의 휴양지 탕갈에서 휴가를 즐기던 프랑스인 필리페 길버트는 생애에서 가장 끔찍한 순간을 겪어야 했다. 그는 “네살배기 손녀가 물살에 휩쓸려가는 것을 봤지만 그저 멍하니 쳐다봐야만 했다.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었다.”고 울부짖었다.6000명이 넘는 목숨이 숨지거나 실종된 스리랑카는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외국에 거주하는 스리랑카 의사들은 조속히 귀국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미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는 이번 해일로 전 국토의 3분의2 이상이 물에 잠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해일 당시 수도 말레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이스카 게이코 기자는 “말레 공항의 활주로가 순식간에 해일에 잠겨버렸다.”며 “묵었던 호텔에 전화하자 여직원이 ‘바닷물이 맹렬한 기세로 높아져 어디까지 올라올지 모르겠다.’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고 전했다. 역시 말레에 체류 중이던 질 피츠패트릭 영국 하원의원은 “방에 누워 있는데 침대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3시간쯤 뒤 1m 높이의 바닷물이 밀려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명 인사들 다수 실종 유명 인사들의 행방불명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탄절 연휴를 맞아 남아시아 휴양지로 대거 휴가를 떠난 홍콩의 고위 관리들 가운데 상당수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홍콩의 차기 행정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량전잉(梁振英) 행정회의 의원, 지난 12일 민주당 주석 경선에서 승리한 리융다(李永達) 등의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가를 위해 태국 푸켓을 찾은 푸미폰 태국 국왕의 외손자 푸미 젠센(21)은 27일 실종 장소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검은 제트스키용 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죽은 채 발견됐다. ‘소림사’와 ‘황비홍’ 시리즈,‘영웅’ 등으로 유명한 인기영화배우 리롄제(李連杰)도 한때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27일 홍콩의 매니저에게 무사하다고 전화연락을 해왔다. 유세진 이석우 장택동기자 yuji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8.01%(전체) 감독/배우는 미야자키 하야오/기무라 다쿠야 어떤 줄거리 아흔살 노파가 된 열아홉 소피와 하울의 모험기 이래서 좋아 반전, 자연친화 메시지에 러브스토리까지 가미된 미야자키의 역작 이래서 별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넘지는… 홈피 반응은 “아기자기한 스토리들, 너무 예쁜 그림들” ●오페라의 유령 장르/예매율 뮤지컬·드라마/22.10%(12세) 감독/배우는 조엘 슈마허/제라드 버틀러·에미 로섬 어떤 줄거리 오페라하우스에 숨어사는 한 남자와 여가수의 사랑 이래서 좋아 화려한 화면과 주옥같은 선율 이래서 별로 뮤지컬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지루하네 홈피 반응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뮤지컬에 한표”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 장르/예매율 로맨틱코미디/10.28%(15세) 감독/배우는 비반 키드론/르네 젤위거·콜린 퍼스·휴 그랜트 어떤 줄거리 애인 만들기에 성공한 브리짓의 본격 연애담 이래서 좋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섬세한 유머 이래서 별로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황당한 마약사건까지 홈피 반응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폴라 익스프레스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0.26%(전체) 감독/배우는 로버트 저메키스/톰 행크스 어떤 줄거리 크리스마스 이브 북극행 열차를 탄 소년의 모험 이래서 좋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한 재미와 아름다운 환상 이래서 별로 너무 고전적이고 뜬구름 같은 소재 홈피 반응은 … ●인크레더블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8.28%(전체) 감독/배우는 브래드 버드/크레이그 넬슨·홀리 헌터·사뮤엘 잭슨 어떤 줄거리 은퇴한 슈퍼영웅, 가족과 함께 일어서다 이래서 좋아 최첨단 기술 이용한 각종 초능력의 전시장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초딩’옆에서 웃다가 ‘쪽’팔려 죽는줄 알았음” ●역도산 장르/예매율 드라마/6.61%(12세) 감독/배우는 송해성/설경구·나카타니 미키·후지 다쓰야 어떤 줄거리 조선인으로 태어나 일본에서 레슬링으로 영웅이 된 역도산 이래서 좋아 ‘인간’에 무게를 둔 찡한 울림 이래서 별로 극적인 장치가 부족해 너무 무겁고 팍팍해 홈피 반응은 “역시 설경구 답습니다.” ●블레이드 3 장르/예매율 액션/3.63%(18세) 감독/배우는 데이비드 S. 고이어/웨슬리 스나입스·제시카 빌 어떤 줄거리 뱀파이어 모체를 깨우려는 음모를 막는 블레이드 이래서 좋아 화려한 액션과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 이래서 별로 전편보다 못하지도 낫지도 않은… 홈피 반응은 “뱀파이어 사냥을 MTV와 함께” ●엘프 장르/예매율 코미디/0.29%(전체) 감독/배우는 존 파브로/월 페렛·제임스 칸 어떤 줄거리 산타 요정 마을에서 자란 인간 버디의 아빠 찾아 삼만리 이래서 좋아 가족애와 인류애라는 크리스마스 정신을 전파 이래서 별로 어른들끼리 보기엔 다소 민망할 듯 홈피 반응은 “동심으로 돌아가자!”
  • 미야자키표 러브스토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의 저주로 18살 소녀에서 90살 노파가 된 소피, 비밀에 둘러싸인 꽃미남 마법사 하울, 새 다리를 연상케하는 가냘픈 다리로 이동하는 고철덩어리 마법의 성….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의 이전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관객을 순식간에 팬터지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매혹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시공간적 배경이 불분명한 유럽의 어느 마을. 모자가게에서 일하는 평범한 소녀 소피는 동생을 만나러가던 길에 우연히 마법사 하울의 도움을 받고, 그 때문에 마녀의 마법에 걸려 폭삭 늙은 할머니가 된다. 남들 눈에 띌까봐 몰래 집을 빠져 나온 소피는 황야를 걷다 마법의 성에 다다르고, 그곳의 주인인 하울과 불꽃 악마 캘시퍼, 꼬마 마법사 마르클과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거대한 만년설과 반짝이는 호수, 생동감있는 바닷가 마을 등 정감넘치는 자연 풍광은 지브리 스튜디오가 그간 축적해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온갖 잡동사니로 만들어진 성은 곧 허물어질 듯 볼품없지만 문고리를 돌릴 때마다 전혀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환상의 공간이다. 하울과 소피가 괴한들을 피해 하늘로 솟구쳐오른 뒤 허공을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황홀한 장면 역시 미야자키표 애니메이션답다. 가장 돋보이는 건 주인공들의 캐릭터. 그중에서도 소피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무채색의 일상에 지루해하던 소피는 할머니로 변하면서 오히려 삶의 활기를 띤다.‘할머니가 되니 잃을 것이 없어 좋다.’는 낙천성과 의연함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소피는 여성의 미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무너뜨린다. 전쟁에 홀로 맞서는 강건함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사춘기적 나르시시즘을 동시에 간직한 하울의 캐릭터 또한 인상적이다. 3년간의 기다림,‘미야자키 최초의 러브스토리’라는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넘는 감동과 상상력의 확장을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다소 밋밋하게 느낄 수도 있다. 전체 관람가.23일 개봉.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원 나잇 스탠드(iTV 오후 11시30분) 각자 아내와 남편이 있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애틋한 내용을 산뜻하고도 감각적으로 그린 멜러물.‘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마이크 피기스 감독 작품. 웨슬리 스나입스,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 출장차 뉴욕에 온 LA 출신의 성공한 CF 감독 맥스(웨슬리 스나입스)는 돌아갈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아름답고 지적인 캐런(나스타샤 킨스키)을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LA로 돌아온 맥스는 다시 예전처럼 CF 촬영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 캐런과 보낸 하룻밤의 뜨거운 기억은 추억으로 돌려버렸지만, 자신의 생활에 대해 회의를 가져올 만큼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맥스에겐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가 있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맥스는 절친한 친구인 행위예술가 찰리가 에이즈로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시 뉴욕을 찾은 맥스는 찰리가 입원한 병원에서 찰리의 형수가 캐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태연하게 행동하려 하지만, 한밤중에 찰리의 병실을 동시에 찾은 맥스와 캐런은 끝내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데….100분. ●아담스 패밀리(MBC 오후 11시30분) 1930년대 연재 만화를 1960년대에 TV시리즈로 제작했고, 이것을 다시 영화화한 엽기 코믹물. 아담스 일가는 가장 고메스, 부인 모티시아, 딸 웬즈데이, 아들 퍽슬리 등 4명. 어느 날 고메스의 형인 페스터가 행방불명된 지 25년만에 나타난다. 사실 그는 페스터가 아니고 이 집의 재산을 탐낸 늙은 여인 아비게일의 양아들이 고메스로 변장한 것이다. 고메스는 차츰 페스터의 어색한 행동에 의심을 하게 되고, 여러 가지 시험을 해보는데….99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화성 ‘실종 여대생’ 집근처서 납치된듯

    화성 ‘실종 여대생’ 집근처서 납치된듯

    경기도 화성 여대생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화성경찰서는 29일 노모(21·여)양이 사건당일 집에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경진여객 소속 34번 시내버스에 설치된 CCTV에 27일 밤 8시25분 노양이 태안읍 화성복지관 정류장에서 승차하는 장면을 포착했다.CCTV 화면에는 청바지와 점퍼 차림에 가방을 멘 노양이 탑승 10분 뒤에 내리는 모습도 찍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실측 결과, 화성복지관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정류장은 와우리공단 정류장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노양 가족들은 노양이 평소 버스를 탈 경우 이곳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집에 온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노양이 와우리공단 정류장에서 집에 오는 사이 또는 집근처에서 납치 등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이 일대에 운행하는 택시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화성시 봉담읍에 사는 노양은 지난 27일 밤 8시30분쯤 집에서 7㎞가량 떨어진 태안읍 화성복지관에서 수영을 마치고 집에 들어간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낸 뒤 연락이 두절돼 사흘째 행방불명 상태다. 경찰은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노양의 휴대폰과 셔츠, 운동화, 브래지어 등이 집근처 도로변에서 발견돼 범죄의 희생자가 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소 2명 이상이 차량을 이용해 노양을 납치한 뒤 도주방지를 위해 차안에서 길밖으로 옷을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사건발생지역이 지난 86년부터 9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부근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경찰은 28일 오전 8시 18분쯤 ‘서울 강남의 모 주유소에서 주유중인 그랜저XG 승용차 안에 여자가 감금되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신고자 진술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등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지진 공포/오풍연 논설위원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나폴리. 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폼페이에 도착한다. 과거 로마시대엔 어떤 도시보다 부유층의 리조트로서 인기가 높았다. 호화로운 별장에 수도, 포장로, 상점 등 기반시설도 완벽했다. 최고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 인구는 2만명. 그런 도시에 큰 재앙이 닥쳤다.AD 63년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79년 8월24일엔 베수비오산이 대폭발했다. 이 거대한 도시는 지구상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1748년 한 농부에 의해 청동과 대리석 조각이 발견되면서 신화속의 도시는 비로소 빛을 보게 된다. 이처럼 지진은 전체 도시를 삼키기도 한다. 사상자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20세기 이전에 일어난 지진은 피해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1920년 중국 간쑤성(甘肅省)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23만명이 숨졌다. 당시 진도는 8.5였다.1923년에는 일본 간토(關東) 지방에 진도 7의 대지진이 발생했다.9만여명이 사망하고 행방불명된 사람도 4만여명에 이르렀다. 그후 1931년부터 1980년까지 50년 동안 전세계에서 일어난 진도 7.0 이상의 지진은 490여 차례나 된다.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지구촌 곳곳을 강타했다.5대양 6대주에 지진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안전한가.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증보문헌비고 등에 지진에 관한 기록이 있다.1800회 가까운 서술이 있지만 지각의 특성을 밝히는 등 연구를 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엔 1905년 인천에 처음 지진계가 설치됐다.1936년 7월4일 지리산 쌍계사 지진과 1978년 10월7일 홍성 지진은 피해가 적지 않았다. 물론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활발한 지진활동이 있었으므로 낙관은 금물일 것이다. 일본 열도가 지난 23일 오후 발생한 ‘니가타 지진’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인들은 20여명 사망,2200여명 부상이라는 사상자 숫자보다 신칸센(新幹線) 탈선에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고속열차가 개통 40년만에 처음 탈선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1명도 없었다.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이후 설치한 강제 제동장치 덕분이라고 한다.KTX를 운행 중인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물고 물리는 초선들

    초선 의원이 187명으로 전체의 60%를 상회하는 17대 첫 국정감사는 의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목숨을 걸다시피’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첫해 국감이 4년의 ‘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피감기관에 대한 의원들의 중복 질의도 적지 않고,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양보없는 자료 전쟁이 벌어진다.몇 시간 차이로 언론에 먼저 보도돼 국감자료가 휴지가 되는 등 ‘물먹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한끗’ 차이로 물먹은 자료를 보충·각색해 화려하게 언론의 재주목을 받는 등 국정감사 초기부터 웃지 못할 일도 연출되고 있다. ●보좌관이 동료의원 자료 빼내 일부 보좌관들은 “아무리 초선이라지만,‘상도덕’이 땅에 떨어져선 안 되지 않느냐.”며 한마디씩 했다. 연일 굵직굵직한 이슈가 터져나오는 교육위에선 국감 첫날인 4일 교육위 소속인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졸업생 40%가 백수’라는 서울지역 대학 취업률 자료로 눈길을 끌었다. 이 자료는 같은 당 같은 상임위의 B의원측도 끈질기게 추적해 온 것이었다.사실 B의원은 서울뿐만이 아닌 전국 대학의 취업률을 추적하던 참이었다.B의원의 보좌관은 “전국적으로 대학 취업률을 비교해 집대성하려고 했는데 김샜다.”고 털어놨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나경원 의원은 하루 차이로 준비한 국감자료가 ‘휴지’가 됐다.권 의원은 최근 5년간 건교부가 징계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자료를,나 의원은 총리실의 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 자료를 냈지만,전병원 의원이 한발 빨랐다. 정무위의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최근 광복군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명단이라며,일본군에 징용됐다 탈출,행방불명된 16만명을 기록했다는 ‘유수명부’를 공개해 4일 ‘홈런’을 쳤다.같은 당 같은 상임위 소속 A의원측은 “한달 전부터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이럴 수 있느냐.”면서 불만을 터뜨렸다.A의원은 8월 말부터 광복군 출신이라는 민원인의 일을 처리해 왔는데,이를 우연히 알게 된 전 의원의 보좌관이 별도로 자료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의원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추적하던 자료”라며 반박했다. ●피감기관 중복질의 산업자원위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한국전력 국감 질의로 ‘발전소 분리 후 유연탄 수입단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내용을 똑같이 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비위 사실이 적발돼 면직된 공무원이 874명’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중 21명이 일정 기간 재취업할 수 없는 유관기관에 버젓이 취업했다고 주 의원이 밝혀,일부 언론에 짤막하게 소개됐다. 그러나 1주일 뒤 주 의원 보좌관이 ‘땅을 치는’ 일이 생겼다.법사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주 의원의 자료보다 심층 분석해 ‘취업해서는 안 되는 문제의 21명’ 사례를 모두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실례로 재경부 공무원 A씨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면직됐다가,3개월도 지나지 않아 S캐피털에 취직하는 등 비리 공직자의 사후 처리가 형편없다고 밝혔다. 국세청 비위면직자 15명 가운데 8명은 개인 세무회계사무소에 취직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주 의원측이 발표한 단순 숫자 자료보다 파급력이 컸다.최 의원의 국감 자료는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 톱 뉴스로 10시간 넘게 게재되는 등 유명세를 떨쳤다. ●준비한 자료 후배 의원에 양보 자료를 준비했다가 후배 초선의원들에게 양보하는 ‘미담’도 있다.재선인 열린우리당 D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인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소방 헬기를 83회나 사용한 사실을 제보받아,보좌관이 자료를 준비했다.자료가 완료됐지만 운동권 선후배 관계를 고려해 발표를 미적거리고 있던 차에,같은 당 홍미영·양형일 의원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협조와 양해를 요청하자 발표 자체를 양보했다고 한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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