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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실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뱀에게 먹이로 준 과학 교사…학생들 ‘충격’

    교실서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뱀에게 먹이로 준 과학 교사…학생들 ‘충격’

    미국에서 한 여성 과학 교사가 교실에서 키우던 뱀에게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를 먹이로 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텍사스주 알보드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동물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낳은 병든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교실로 데려와 그 중 한 마리를 뱀에게 먹이로 줬다. 이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의 학부모가 동물권 단체인 ‘PETA(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교사 A씨는 자신의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병든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학교에 가져왔으며 그 중 한 마리를 뱀에게 먹였다. PETA가 A씨의 행동을 맹렬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알보드 교육구의 랜디 브라운 교육감은 공식 성명을 통해 A씨가 “병든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뱀에게 먹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학생들이 없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측의 진술은 이와 상반된다.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간 학생의 어머니는 그의 딸이“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 수업 시간에 뱀에게 새끼 고양이를 먹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어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가도 되는지 물었다. 남은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은 학생이 집으로 데려간 후 결국 모두 사망했다. 학생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충격을 받은 학생이 남은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너는 모두를 구할 수 없어”라고 말하며 해당 학생을 희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가 자신의 집에서도 새끼 고양이들을 뱀들에게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밤새 두 시간마다 일어나 고양이들을 먹이려 노력하는 등 “딸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후 교사가 “나를 신고한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고도 덧붙였다. 동물 윤리 단체 PETA는 해당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PETA 부회장 라셸 오웬은 “학생들에게 공감과 존중을 가르쳐야 할 교육자가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을 어미에게서 떼어내 십대들 앞에서 고통스럽고 끔찍한 죽음에 처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잔인하고 충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아이들이나 동물 근처에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 당국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또한 알보드 지역 모든 교실에서 살아있는 동물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학부모의 신고 이후 알보드 교육구 경찰과 와이즈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동물 관리국에 의해 조사가 진행됐다. 당국은 조사를 마친 후 다음 단계 조치를 결정할 권한을 교육구 행정부에 위임했으며, 별도의 형사 기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브라운 교육감은 A씨를 “경험 많은 교육자이자 동물 애호가”로 묘사하며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했고, 자발적으로 교실에 있던 모든 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 “트럼프 평화구상 즉시 이행”… 가자 전쟁 분수령 되나

    이스라엘 “트럼프 평화구상 즉시 이행”… 가자 전쟁 분수령 되나

    이스라엘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실현을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의 첫 단계를 곧바로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전면적 협력을 통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가자지구 폭격 즉각 중단’ 요구나 하마스의 추가 협상 요구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앞서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며 중재자를 통한 협상 개시 의사를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두 시간 만에 소셜미디어(SNS)에 “이스라엘은 즉시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 그래야 인질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번 논의는 가자지구뿐 아니라 중동 전체 평화의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총리와 공동으로 평화구상안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인질 전원 석방과 하마스 무장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며,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하마스에 “미국 동부 시간 10월 5일 오후 6시(한국시간 6일 오전 7시)까지 합의에 이르라”고 최종 시한을 못박아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마스가 인질 전원 석방을 받아들이자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도 즉각 움직였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와 함께 전쟁 종식을 위한 길을 보장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외무부 역시 “이번 진전이 모든 당사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현장에서 이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성명을 냈다. 하마스가 트럼프 구상의 핵심 중 인질 석방만 수용하고 무장 해제·무기 반납에는 선을 그은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스라엘과의 추가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 누구도 보지 못한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인 만큼,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이 휴전을 넘어 종전 국면에 접어드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 가상화폐 리딩방의 은밀한 덫…‘취업’ 대신 ‘코인’이 삶의 희망 된 ‘만년 졸업반’ [파멸의 기획자들 #20]

    가상화폐 리딩방의 은밀한 덫…‘취업’ 대신 ‘코인’이 삶의 희망 된 ‘만년 졸업반’ [파멸의 기획자들 #20]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대전에 사는 ‘만년 졸업반’ 성진은 더 이상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면접장을 전전하는 다른 친구들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했다. 길고 지루했던 취업 스트레스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그간 해오던 모든 아르바이트도 단칼에 끊었다. 그는 지금 가상화폐 선물 거래와 이성조 교수의 ‘기적의 리딩’에 푹 빠져 있었다. 알바 일로 모은 1000만원의 종잣돈으로 매일 저녁 이 교수의 신호를 착실하게 따라갔고, 놀랍게도 일주일 만에 200만원이라는 수익을 거뒀다. 그의 가슴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벅차올랐다. ‘겨우 1000만원으로 한 달 800만원 수익이면…’ 성진의 머릿속은 이미 계산기 소리로 가득 찼다. 어지간한 회사의 임원도 부럽지 않은 액수였다. 임원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일하지만, 자신은 가끔씩 30분도 안 되는 시간만 스마트폰에 투자하면 됐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잿빛 얼굴을 보며 묘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벌기 위해 죽은 사람처럼 무표정하게 걸어가는 이들을 보며 성진은 그 속에서 홀로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그날 오후 손가락을 튕겨서 IEKAF 거래소 앱에서 200만원 넘는 수익금을 출금 신청했다. 다음 날 아침 10시쯤 휴대폰에 ‘입금 완료’ 알림이 떴다. 그런데 통장에 찍힌 금액은 예상했던 것보다 5만원 정도 더 많았다. 그 사이에 달러화 환율이 올라간 덕분이란다. 성진은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집 근처 은행 ATM으로 달려가 한 달 생활비를 뺀 나머지를 모두 5만원권으로 인출했다. 지폐 뭉치가 손에 쥐어지자, 지갑이 퉁퉁하게 부풀어 올랐다. 살면서 지갑이 접히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빳빳한 신권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황홀한 기분이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얼마 전까지 아르바이트했던 시내 중식당을 찾아갔다. “어서 와, 성진아! 잘 지내고 있지?” 사장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진은 가볍게 인사한 뒤 자신을 대신해 들어온 새 알바생에게 해삼동파육과 백주 한 병을 주문했다. 그는 혼자 테이블에 앉아 한 번도 시켜본 적 없던 고급 메뉴를 즐겼다. 땀을 뻘뻘 흘리며 서빙하는 신참 알바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몇 달 전 자신을 보는 듯해 묘한 기분에 젖었다. ‘저 친구도 학비 벌려고 고생이 많구나. 조만간 이성조 교수를 소개해줘야겠네.’ 성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그의 머릿속에는 ‘슈퍼리치’가 돼 대학생 선물 리딩을 이끌며 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자신의 모습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날 저녁, 성진의 가슴은 순식간에 차가운 돌덩이처럼 식었다. 이 교수가 텔레그램 채팅방을 4개의 팀으로 나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한 것이다. 성진의 투자금으로는 가장 낮은 등급인 ‘예비클럽’(최소 5만 달러·약 7000만원)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가슴은 좌절감에 짓눌렸다. 그는 곧바로 김가영 비서에게 절박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비서님,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 투자금액으로 팀을 나누신다고 하셨는데, 저는 겨우 1000만원밖에 없어서 어느 클럽에도 갈 수 없어요. 게다가 아직 학생이라서 다른 곳에서 돈을 구하기도 힘듭니다. 이제 저 같은 사람은 교수님과 함께할 수 없는 건가요?” 그의 메시지에는 이 교수에게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가득했다. 곧이어 김가영 비서에게 답장이 왔다. “학우님, 안녕하세요. 성진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저도 잘 알아요. 교수님과 제가 팀을 나눈 건 각 팀별로 투자금의 10배를 빠르게 확보할 맞춤형 전략을 짜기 위해서예요. 학우님들마다 경제적 사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하나의 전략으로 다같이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녀가 교묘하게 이 교수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성진의 마음을 달랬다. “일단 학우님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확인해보고 교수님과 상의해서 대안을 마련할게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시겠어요?” 성진은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섰다. 어두운 골목길을 정처 없이 걸으며 복잡한 생각에 잠겼다. 편의점에서 습관처럼 생수 묶음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에 넣는 순간, 스마트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김가영 비서였다. “학우님,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방법을 찾아주시기로 하셨어요. 교수님은 학우님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에 절대 성진님을 외면하지 않으실 거예요.” 이어지는 메시지는 꺼져가던 성진의 희망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다. “이와 별도로 몇 달 전 한 학우님의 제안으로 대학생들만을 위한 별도의 채팅방이 개설돼 있다는 건 알고 계셨나요? 함께 공부하고 정보도 교환하는 곳이죠. 교수님과 저도 그 채팅방에 들어가 있어요. 가끔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눈높이 투자 교육도 해주신답니다. 일단 학우님을 그 채팅방에 초대해 드릴게요.” ‘교수님이 나를 외면하지 않으셨구나!’ 성진은 그제야 몸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제 사기꾼들이 파놓은 ‘대학생 전용방’이라는 더 깊고 은밀한 덫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21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날지 못하는 새의 비밀…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 [핵잼 사이언스]

    날지 못하는 새의 비밀…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 [핵잼 사이언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나 우화 등에서 아주 옛날이라는 점을 설명할 때 쓰는 관용구다. 호랑이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만큼 우화의 주인공인 토끼나 거북이 같은 동물들도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한마디로 쉽게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는 아무리 옛날이라도 호랑이가 담배를 피울 순 없기 때문에 이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만약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을 때나 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로 말을 바꾸면 진짜로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 된다. 과학자들은 고래가 걷고 타조가 날던 시절을 연구해왔다. 다만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졌지만, 타조의 조상이 언제 하늘을 날았는지 의문이 남아 있다. 언뜻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지구 곳곳에 있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들의 공통 조상과 이들의 진화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연관이 있다. 타조는 날지 못하는 새이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이다. 과거 남미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테러버드 같은 더 대형 조류도 있었지만 오래전 사라졌고 현재 남은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은 타조다. 그러면 두 번째로 큰 새는 무엇일까? 정답은 호주의 고유종인 에뮤다. 그런데 사실 타조와 에뮤는 큰 덩치나 날지 못하는 점만 공통이 아니라 조상도 같다. 그런데 바로 이것 때문에 과학자들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는 아프리카에 살고 다른 하나는 호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헤엄쳐서 그 먼 거리를 갈 순 없다. 타조와 에뮤, 그리고 사라진 거대 조류의 공통 조상이 있고 이 공통 조상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야 이 지리적 분포가 말이 된다. 타조나 에뮤 같은 화식조과의 조류들은 모두 고악류(paleognaths)에 속하는데, 중생대 곤드와나 대륙에서 처음 등장했다. 원시적인 고악류는 작은 새였기 때문에 하늘을 잘 날아다녔다. 문제는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고악류 가운데 타조의 조상으로 진화한 것은 누구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새의 화석은 잘 보존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뼈가 가볍고 속이 비어 있어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본래 날 수 있던 오래전 조상은 크기도 작아서 잘 화석으로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과학지들은 한때 하늘을 날았던 타조와 에뮤의 조상이 언제 등장했는지 알아내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해답은 박물관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보관되어 있었던 오래된 화석에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클라라 위드리그와 동료들은 1998년 와이오밍 주에서 발견한 에오세(5580만 년 전부터 3390만 년 전까지 시대) 초기 고악류인 리소르니스 프로미스쿠스(Lithornis promiscuus)의 화석을 분석했다. 리소르니스의 화석은 에오세의 고악류 화석 가운데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 비행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현대까지 확인할 수 있는 타조류의 조상 가운데 리소르니스가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직접 조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렇게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새가 하늘을 나는 법을 잃어버리고 다른 대륙에서 날지 못하는 새로 각각 진화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새가 비행 능력을 상실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육지에서 먹이를 풍부하게 구할 수 있어 장거리 비행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다. 두 번째 요인은 새를 잡아먹을 수 있는 대형 포식자가 없는 경우다. 신생대 초기에는 공룡이 사라지면서 이런 대형 포식자가 사라졌고 아직 대형 포식자들이 등장하기 전이어서 날지 못하는 새가 진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대형 포식자들이 등장한 후에는 잃어버린 비행 능력을 다시 진화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빨리 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현재의 타조가 됐다. 정리하면 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던 것은 거의 5000만 년 전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을 때만큼 오래된 일이다. 정말 오래전 일이지만, 그래도 대략 언제인지는 알 수 있는 과거를 말할 때 적절한 문구들이 아닐 수 없다.
  • ‘AI 가스라이팅’ 막아라…오남용·부작용에 ‘AI 건강한 사용’ 화두

    ‘AI 가스라이팅’ 막아라…오남용·부작용에 ‘AI 건강한 사용’ 화두

    인공지능(AI)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부적절한 대화를 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이용자들이 AI를 건강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AI 업계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오픈AI는 지난달 챗GPT의 10대 보호 원칙을 발표했다 .사람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방식에 따른 연령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18세 미만 사용자와 성인 사용자를 구분하고 성인과 다른 대화 방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챗GPT와 연애를 하는 듯한 대화를 원하더라도 18세 미만에게는 수행하지 않고, 극단적 선택에 대한 내용도 언급하지 않는다. 또 18세 미만 사용자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부모에게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오픈AI는 “이러한 원칙이 (성인에 대한 기준과) 충돌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 충돌을 해결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점 또한 알고 있다”며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와 논의한 끝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8월에는 ‘휴식 알림’과 ‘행동 유도형 조언’ 기능도 도입했다. 이용자와 챗GPT 사이의 대화가 길어질 경우 “잠시 쉬어가는 게 어떠냐”는 식의 제안을 하고, 결론을 제시하기 보단 여러 가지 가능성과 선택지를 제시하는 식이다. 메타는 8월 청소년 대상 AI 챗봇의 부적절한 대화 문제가 제기된 후 즉시 안전장치를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한 14세 소년이 AI 캐릭터와의 대화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던 사건 이후 윤리성 강화에 나선 것이다. 성적 콘텐츠가 포함된 AI 캐릭터에 대한 청소년 접근을 제한했다. 국내에서는 NC AI가 고객 상담 챗봇 ‘앤서’에 ‘챗봇 네거티브 규제 정책’을 수립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부정적 가치 평가, 게임 서비스 관련 부적절 내용, 유료 재화 편법 등 게임 업계 특화 안전 기준을 포함시켰다. 자체 개발한 ‘세이프가드’ 기술도 정식으로 적용해 종합적인 AI 안전성 시스템의 상용화에 돌입했다. 레드팀·블루팀·퍼플팀으로 구성된 삼중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레드팀이 새로운 악성 공격을 연구하면, 블루팀이 방어 기술을 개발하고, 퍼플팀이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용자 안전성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14년간 축적해온 AI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게임 산업 특성에 맞춘 맞춤형 안전장치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7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7일

    쥐 48년생 : 건강이 좋아진다. 60년생 : 고집은 행운을 날린다. 72년생 : 약속을 잘 지켜라. 84년생 : 집안에 좋은 일 생긴다. 96년생 : 가족으로부터 도움 받는다. 소 49년생 : 문서로부터 행운이 들어온다. 61년생 : 서두르면 실수 많다. 73년생 : 한가지 일을 밀고 나가라. 85년생 : 걱정이 없어진다. 97년생 : 막히는 일이 없겠다. 호랑이 50년생 : 귀가 얇아 탈이다. 62년생 : 남의 의견을 존중하라. 74년생 : 여행을 떠나면 행운 있다. 86년생 : 자업자득이다. 98년생 : 작은 고민거리가 생긴다. 토끼 51년생 :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라. 63년생 : 약속을 지켜라. 75년생 : 꾸준히 노력해야 길하다. 87년생 : 분실수를 조심하라. 99년생 : 운이 상승된다. 용 52년생 : 작은 일로 큰 성과 있겠다. 64년생 : 어려움이 해소가 되는 날이다. 76년생 : 사람 만나기에 좋은 날이다. 88년생 : 알차고 뜻깊은 날이다. 00년생 : 최선을 다하라. 뱀 53년생 : 좋은 결과가 있는 날이다. 65년생 :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라. 77년생 : 생활이 윤택해진다. 89년생 : 명예가 따른다. 01년생 : 운수 대통한 날이다. 말 54년생 : 다른 사람이 돕는다. 66년생 : 참고 인내하면 길하다. 78년생 : 신의를 중요시해야 길하다. 90년생 : 이득이 큰 하루다. 02년생 : 마음이 울적한 하루다. 양 43년생 : 고생이 끝났구나. 55년생 : 하루가 빛나는 날이다. 67년생 : 행운은 천천히 찾아드는구나. 79년생 : 신수가 좋은 날이다. 91년생 : 도움이 필요하다. 원숭이 44년생 : 남을 도와주겠다. 56년생 : 힘 쓴 만큼 노력의 대가가 있겠다. 68년생 : 절제하면 행운이 온다. 80년생 : 대화 속에서 행복을 얻겠다. 92년생 : 친구관계가 좋아지겠다. 닭 45년생 : 생각지도 않은 행운 있다. 57년생 : 한발 물러서면 행운이 있다. 69년생 : 분수에 맞게 행동하라. 81년생 : 기다림 속에 행운이 온다. 93년생 : 마음고생이 없겠다. 개 46년생 : 새로운 계획을 세워라. 58년생 : 뜻밖의 행운이 있다. 70년생 : 큰 결실이 있으니 기대하라. 82년생 : 작은 것도 소중히 하라. 94년생 : 일이 잘 해결되는구나. 돼지 47년생 : 행운의 날이다. 59년생 : 가족으로부터 도움 받는다. 71년생 : 걱정거리가 해소된다. 83년생 : 기대한 일이 성사된다. 95년생 : 예상 못한 시비가 벌어지겠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5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5일

    쥐 48년생 : 움직이면 이득 온다. 60년생 : 기대하던 만큼 성과가 좋지 않다. 72년생 : 양보하라. 84년생 : 집안에 경사가 생기겠다. 96년생 : 느긋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라. 소 49년생 : 무난한 하루가 되겠다. 61년생 : 굴러온 복을 차내는 격이다. 73년생 : 소신껏 하면 기회 잡는다. 85년생 : 때를 기다려라. 97년생 : 인내하고 기다려라. 호랑이 50년생 : 순리에 따라야 행운 온다. 62년생 : 금전거래는 구설수 따른다. 74년생 : 정성 다하면 소득 있다. 86년생 : 신용이 생명이다. 98년생 : 욕심을 내면 실망이 크다. 토끼 51년생 : 서두르다 망친다. 63년생 : 너무 신경 쓰지 마라. 75년생 : 매사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87년생 : 이득이 별로 없는 날이다. 99년생 : 모든 일에 꼼꼼히 처리하라. 용 52년생 : 사람과 대화로 풀어라. 64년생 : 좋은 인연 맺겠다. 76년생 : 좌절만 겪는 날이니 주의하라. 88년생 :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00년생 : 선택을 잘하라. 뱀 53년생 : 서두르지 마라. 65년생 : 한 발짝 물러서면 행운이 따른다. 77년생 : 대길의 운이다. 89년생 :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 01년생 : 타인과 결정하라. 말 54년생 : 헛된 꿈은 망신수만 따른다. 66년생 : 무리하면 손해만 본다. 78년생 : 가볍게 움직이면 손해다. 90년생 :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02년생 : 검소함이 제일이다. 양 43년생 : 자기 관리에 힘써라. 55년생 : 재물운이 강하겠다. 67년생 : 옛것에 얽매이지 마라. 79년생 : 집안이 태평하니 기쁘다. 91년생 : 일찍 귀가함이 좋다. 원숭이 44년생 : 매사에 활기가 넘친다. 56년생 :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져라. 68년생 : 일이 순조롭다. 80년생 : 지금 일에 큰 기대 마라. 92년생 : 사교 면에 신경 써라. 닭 45년생 :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라. 57년생 : 귀인의 도움 받겠다. 69년생 : 지출이 예상되는 날이다. 81년생 : 노력한 대가 있다. 93년생 : 금전적으로 어려움 있다. 개 46년생 : 하는 일이 쉽게 풀리겠다. 58년생 : 주머니 사정이 좋겠다. 70년생 : 결단을 내려야 할 일 생긴다. 82년생 : 집안에 신경 써라. 94년생 : 인정받고 이름도 떨친다. 돼지 47년생 :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라. 59년생 : 아랫사람에게 도움 얻는다. 71년생 : 의견대립을 피하라. 83년생 : 신수가 태평하다. 95년생 : 일의 성과가 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0월 4일

    쥐 48년생 : 집안에 기쁨이 가득하다. 60년생 : 마음 놓고 일을 추진하라. 72년생 : 순리를 벗어나지 마라. 84년생 : 순서를 기다리면 행운 있다. 96년생 : 기대와 성과가 일치하기 힘들다. 소 49년생 : 재물운이 서서히 들어온다. 61년생 : 주변의 조언을 들어라. 73년생 : 운이 상승한다. 85년생 : 이득이 있는 날이다. 97년생 : 매사를 신중히 하라. 호랑이 50년생 : 운이 열리니 이득 있다. 62년생 : 경솔하게 행동하지 마라. 74년생 : 허세만 버리면 재물 넘친다. 86년생 : 어려움 있어도 방도가 생긴다. 98년생 : 운이 열리니 이득 있다. 토끼 51년생 : 최선을 다하면 길하다. 63년생 : 마음먹기에 달렸다. 75년생 :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라. 87년생 : 좋은 일에 경사 있겠다. 99년생 : 행운의 날이 왔구나. 용 52년생 : 먼 곳으로부터 소식 온다. 64년생 : 집안이 화목하니 기쁜 하루. 76년생 : 진지하게 사람 대하라. 88년생 : 친구에게 도움 청하라. 00년생 :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하라. 뱀 53년생 : 문서계약 조심하라. 65년생 : 밤거리를 방황 마라. 77년생 : 과다지출 삼가라. 89년생 :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 01년생 : 윗사람과 상의하라. 말 54년생 : 중용을 지키면 행운 있다. 66년생 : 서두르면 화를 입는다. 78년생 : 가끔 손해도 감수하라. 90년생 : 새 일을 시작해도 좋겠다. 02년생 : 일찍 귀가하라. 양 43년생 : 뜻대로 풀려 나간다. 55년생 : 만사형통하리라. 67년생 : 활기찬 하루이다. 79년생 : 명예가 따른다. 91년생 : 욕심을 너무 부리지 마라. 원숭이 44년생 : 귀인의 도움으로 소득 있다. 56년생 : 약간의 어려움 있겠다. 68년생 : 계획대로 추진하라. 80년생 : 다투는 일을 삼가라. 92년생 : 사람을 너무 꾸짖지 마라. 닭 45년생 : 너무 귀를 솔깃하지 마라. 57년생 : 건강에 신경 써라. 69년생 : 사업에 신중함을 다하라. 81년생 : 신뢰를 쌓아야 나중이 길하다. 93년생 : 곧 해결되겠다. 개 46년생 : 참는 자에게 행운이 들어온다. 58년생 : 분수를 지켜라. 70년생 : 이동이나 변동수가 있겠다. 82년생 : 한눈 팔다 실수한다. 94년생 : 우연한 만남으로 득을 본다. 돼지 47년생 :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 59년생 : 매사 활기가 있는 하루다. 71년생 : 대인관계에 신경 써라. 83년생 : 장기적인 투자가 대길하다. 95년생 : 오해가 풀리고 소식 온다.
  • 11년마다 들끓는 세계, 그 파동의 비밀

    11년마다 들끓는 세계, 그 파동의 비밀

    불확실한 세계 질서와 복잡한 경제 흐름 속에서 세상의 반복된 질서를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숨겨진 세상의 구조를 파악하면 위기를 피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71년 초판 출간 이후 반세기 만에 미국에서 복간된 책은 인간 행동, 시장, 정치,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분석한다. 저자인 에드워드 R 듀이는 수십 년에 걸쳐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경제학과 역사학, 천문학과 생물학을 넘나드는 주기론을 정립했다. 대공황의 충격 속에서 태어난 주기론은 경기 변동뿐만 아니라 전쟁, 곡물 가격 심지어 태양 활동까지 일정한 리듬을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책은 우리 몸의 혈압과 혈류, 뇌파의 사이클 등을 통해 우리가 겪는 다양한 정신과 신체의 변화들을 보여 준다. 사람은 24시간 리듬 속에서 잠을 자는데 체온도 이와 비슷한 사이클을 그리면서 변동한다. 낮에 체온이 올라갈 때 인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밤에 체온이 내려가면 그 효율성이 낮아진다. 위대한 작가, 화가, 음악가 그리고 심지어 과학자도 자신이 거둔 최고의 성과가 오랜 실패 끝에 갑자기 이뤄졌다고 느끼지만 창의성 영역에도 평균 7.6개월이라는 일정한 주기가 존재한다. 저자는 곡물 수확과 제조업 생산이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되며 산업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파헤친다. 또한 주가와 금리, 유동성, 대중 심리가 얽혀 만들어 내는 주가 상승과 하락의 파동을 분석한 결과, 9.2년을 주기로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고 41개월마다 고점과 저점이 역전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대공황 이후의 사회운동까지 집단 심리가 어떻게 정치적 격변을 이끌어 왔는지도 보여 준다. 기원전 500년 전부터 1922년까지 인간의 흥분성 지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한 세기마다 약 9개의 파동 형태로 변동하며 각 파동의 파장 주기는 대략 11.1년이었다. 11년 사이클은 4개의 기간으로 구성되는데 흥분성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세 번째 기간에 그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이 해결된다. 혁명과 전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무정부 상태가 만연하지만 결국 민주주의와 사회 개혁이라는 결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사이클을 인간 심리와 집단행동의 구조적 흐름으로 바라본다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책꽂이]

    [책꽂이]

    사소한 인류(이상희 지음, 김영사) 한국 최초의 고인류학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인류학과 종신교수, 고인류학계 거장 등의 수식어를 단 저자의 에세이. 1980년대 유학 간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인종, 성, 계급을 곱씹었다. 아시아인 혐오 행동을 하는 이웃, 청바지를 입으면 교내 청소부로 오해하는 교직원 등에게서 낯선 시선을 느꼈다. 소수인종 여성들이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가며 후배들에게는 새로운 길을 터주었다. 고인류의 흔적으로 삶을 추적하던 저자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며 인간다움, 존재의 의미를 유쾌하고 날카롭게 풀어놓는다. 260쪽, 1만 7800원. 횡단 한국사(장석봉 지음, 궁리) 5년간 기획하고 3년간 집필해 1901년부터 한반도의 121년 역사를 살폈다. 대한제국 시기(1901~1910), 일제강점기(1910~1945), 미 군정기(1945~1948), 대한민국(1948~2021)까지 네 시기로 나눠 한국사와 세계사를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담았다. 주요 사건, 소소한 일상 등을 보여 주는 사진 500여장을 배치하고 대통령과 산업 재해, 한국 영화 등 14개 인포그래픽을 만들어 넣었다. 사진으로 보는 역사 다큐멘터리로 볼 만하다. 372쪽, 5만 5000원. 인구절벽 너머의 미래(이현출 지음, IMK) 한국은 가장 빠르게 늙고, 가장 적게 아이를 낳는 나라가 됐다. 합계출산율 0.7, 고령화율 20% 돌파라는 인구 격변은 단지 출산과 고령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복지 제도, 안보 시스템, 지역 공동체까지 모든 분야의 구조 전환에 영향을 미친다. 책은 인구 구조 변화와 파장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인구 문제를 넘어서서 정의로운 전환, 세대 간 연대,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키워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방향을 제시한다. 264쪽, 1만 6000원. 클래식을 읽는 시간(김지현 지음, 더퀘스트) KBS 클래식FM의 프로그램 ‘출발 FM과 함께’의 한 코너에 소개된 내용들을 추렸다. “곡의 작품 번호는 누가 어떻게 붙이나요”, “같은 곡에 카덴차가 두 가지라는데 누가 만들어서 연주하나요”, “박수는 언제 치죠” 같은 클래식 음악의 기본 교양을 폭넓게 알려 준다. 각 꼭지에 주제와 관련된 음악을 QR 코드로 넣어 음악을 들으며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꺼내 읽기 좋다. 328쪽, 2만 1000원.
  • [열린세상] 한국 자본주의의 새 처방전

    [열린세상] 한국 자본주의의 새 처방전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은 2014년 3월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행동주의 투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단기 이익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바람직한 경영은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자에 맞춰 기업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1900년대 초 포드자동차의 헨리 포드도 버핏과 비슷한 말을 했다. “투자자란 탐욕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들은 좋은 차를 만드는 일보다, 빨리 차를 만들어 높은 가격에 파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윌리엄 매그너슨, ‘기업의 세계사’) 1776년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투자자란 이익 추구에 최적화된 기회주의자들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역시 그들은 시장가격의 변동성을 틈타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슘페터는 1939년 ‘비즈니스 사이클’이란 저서에서 투기는 요동치는 주가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에드워드 첸슬러, ‘금융투기의 역사’) 이렇듯 경제사를 돌아보면 투자자와 기업가의 근본적 차이를 알 수 있다. 투자자의 일반적 속성은 단기적, 기회주의적, 이익 추구적인 반면 기업가는 장기적, 고집스러움, 장인정신, 기술 완성도 추구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 없는 기술’이나 ‘기술 없는 투자’는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양자는 숙명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긴장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양자의 관계를 호혜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과제로 남았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비극적이었으나, 투자자들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대전환의 변곡점이기도 했다. 투자의 단기 성과주의가 그 위기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진단하에 장기주의를 표방하는 다양한 이니셔티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13년 캐나다연금투자와 매킨지 주도하에 출범한 ‘장기 자본 집중’ 이니셔티브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분기 자본주의’의 나락에 빠진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로 꺼내야 한다고 주창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소수 주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의 상법 개정 및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 방향성은 맞다. 한국의 자본시장 맥락과 기업 지배구조 현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동의할 것이다. 오랜 기간 훼손돼 온 소수 주주 권리 회복, 지배주주들의 편법·불법적 과도한 사익편취 규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이란 대의를 갖는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생산적 자본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저성장 탈피,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그늘 없는 햇살은 없다. 따라서 모두에서 언급했듯 우리보다 앞선 서구의 주식회사 및 자본시장에서 반면교사를 찾아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를 견제하는 것 못지않게, 경제사에 자주 등장하듯 투자자의 성마름이 장인정신에 입각한 기업가의 장기적 비전의 발목을 잡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한국 자본주의의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수도 있다. 대안은 무엇일까. 기업법의 권위자인 린 스타우트는 ‘주주 자본주의의 배신’에서 주주 최우선주의의 허구성을 비판했다. 본질적으로 단기적인 주주가치 측정은 경영의 단기화를 강화하고, 결국 연구개발, 인적자원 개발, 장기적 사업전환 등 미래 먹거리의 토대를 허문다. 대안으로서 그녀는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해 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배려하면서 장기적 주주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한국 자본주의 앞에 두 가지 처방전이 있다. 부작용이 확인된 구세대 치료제를 사용할 것인가, 그것을 보완한 첨단 신약을 쓸 것인가. 답은 명약관화하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 자연 사랑했던 ‘침팬지의 어머니’

    자연 사랑했던 ‘침팬지의 어머니’

    동물의 도구 사용 세계 처음 밝혀2023년엔 파주 장산전망대 찾아“DMZ서 위대한 자연 회복력 실감” 동물의 도구 사용을 세계 최초로 밝혀 내며 ‘침팬지의 대모’로 불린 제인 구달 박사가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구달 박사가 강연을 위해 여행하던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구달 박사는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둘리틀 박사 이야기’, ‘타잔’ 등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는 내용의 책을 읽은 뒤 동물에 매료됐다. 그는 20대 중반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친구의 농장에서 지내던 중 저명한 영장류 학자 루이스 리키 교수를 만나 1960년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으로 연구 여행을 떠나게 됐다. 구달 박사는 ‘데이비드 회색턱수염’이라고 이름 붙인 수컷 침팬지와 교감을 나누며 이 침팬지가 막대기로 흙더미에서 흰개미를 파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침팬지들이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영역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는 그녀의 연구는 주요 학술지에 실리며 진화 과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특히 196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표지에 실리고 ‘미스 구달과 침팬지’라는 방송에 출연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침팬지와 교류하고 이름까지 붙여 주는 그녀의 연구는 당시 남성 과학자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독보적인 침팬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동물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사 학위 없이 박사가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구달 박사는 동물원이나 사육장에 갇혀 있던 침팬지를 풀어 주는 활동을 벌였고 동물의 서식지 파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를 막는 환경운동가로 활약했다. 50대 이후로는 같은 침대에서 3주 이상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세계를 여행하며 환경보호 운동에 매진했다. 지난해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 가운데 있다”면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6년 첫 방한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강연 활동을 펼쳤으며, 2014년에는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 ‘제인 구달의 길’을 조성해 생명 존중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2023년에는 휴전선 인근의 파주 장산전망대를 찾아 “비무장지대에서 자연의 위대한 회복력을 실감했다”며 “한반도가 자연처럼 평화로운 상태로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그녀의 획기적인 영장류 연구와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헌신은 수많은 여성에게 과학 분야의 길을 열어 주었다”며 “우리가 자연의 경이로움과 연결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분”이라고 애도했다.
  • 여성성 상품화 만연한 연예계에서… 실패 이후의 삶

    여성성 상품화 만연한 연예계에서… 실패 이후의 삶

    어른이 된 후 재회한 아역배우들그제야 깨달았다… 이용당했음을 박민정 작가의 단편 묶은 소설집‘나의 사촌 리사’ 등 9개 작품 담아 최민지와 이세리. 각각 글 작가와 공연 연출가다. 공통점은 둘 다 1990년 아역배우 출신이란 것, 그리고 ‘전교생의 사랑’이란 영화에 함께 출연했다는 것이다. 다른 점도 있다. 주인공이었던 민지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생방송으로 지켜본 백호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아역 배우로 탄탄대로를 걷다, 이 영화의 조연이었던 세리의 급부상으로 ‘지는 별’이 돼 일찌감치 연예계를 떠났다. 세리 역시 뮤직비디오 주인공에 광고모델까지 꿰차며 꽤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스무 살에 스캔들이 터지면서 “실패한 아역의 가장 나쁜 예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민지보다 오래 성공했으나 “그만큼 더 늦게 실패”한 거다. 단편소설집 ‘전교생의 사랑’ 표제작의 도입부 장면이다. 소설에서 ‘전교생의 사랑’은 일본 영화 ‘전교생’의 리메이크작으로 설정됐다. ‘전교생’은 일본어로, 우리 식으로는 ‘전학생’이다. 영화는 전학 온 남자 고등학생이 여고생의 몸과 뒤바뀌며 빚어지는 사달을 그렸다. 민지는 여고생이 된 남학생, 세리는 민지를 좋아하는 동성 친구로 각각 출연했다. 설정만 봐도 단박에 느낌이 온다. ‘전교생의 사랑’이란 영화가 ‘퀴어’를 앞세우고 있지만, 결국 어린 여고생의 몸을 상품화했다는 걸 말이다. 아역 배우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라 해도 전체를 다 볼 수는 없다. 각자 자신의 출연분만 볼 수 있다. 그러다 어른이 된 민지와 세리가 우연히 재회한 후 트라우마가 돼 버린 영화 전체를 함께 볼 기회가 생긴다. ‘고전 영화의 재해석’이란 영화계 행사를 통해서다. 둘 사이의 라이벌 구도는 이미 시간에 풍화돼 허물어졌다. 애초 그 구도조차 사실 어른들이 덧씌운 멍에였다. 이를 깨닫게 된 둘은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 어떻게 행동했을까. 책은 아홉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전교생의 사랑’을 비롯해 ‘나의 사촌 리사’ 등 박민정 작가가 2018~2024년 사이 발표한 작품이 담겼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아역배우, 걸그룹 등 이른바 여성성이 상품화되는 직군에 주목하며 그 중심에 놓인 인물들의 ‘실패 이후의 삶’을 그린다. ‘팬데믹’의 한복판을 들추는 작품도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에선 감염병 대유행 당시 서울 강남으로 이사한 젊은 부부의 모습을 통해 ‘강남’이라는 한국 사회의 상징적인 지층이 어떤 방식으로 두터워지고 견고해지는지 살핀다. ‘미래의 윤리’에선 팬데믹 기간 중 비대면 줌 수업이 새로운 수업 방식으로 자리잡으며 대두한 대학 내 윤리 문제를 다룬다.
  • LG가 우승했는데 품절은 SSG?…SNS 달군 ‘LG 팬 필수 행동’ 뭐길래

    LG가 우승했는데 품절은 SSG?…SNS 달군 ‘LG 팬 필수 행동’ 뭐길래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위 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어부지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SSG에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LG는 NC 다이노스에 3-7로 패하며 자력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같은 시간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2위 한화가 SSG를 3점 차로 이기고 있었다. 한화는 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고 3일 열리는 KT 위즈와의 시즌 최종전까지 모두 이기면 LG와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경우 LG와 한화는 정규시즌 1위를 두고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르게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9회 말 2아웃 이후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안타-2점 홈런을 허용하며 한 점 차 승부가 됐고, 다음 타자 정준재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신인 이율예는 김서현을 상대로 끝내기 2점 홈런을 때려내며 ‘LG의 구세주’가 됐다. NC전 패배 후 라커룸에서 TV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LG 선수단은 1시간 넘게 경기장을 지킨 팬들 앞에서 우승 확정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SSG 덕에 정규시즌 우승의 기쁨을 누린 LG 팬들은 ‘LG 팬 행동 원칙’을 공유하며 SSG에 고마움을 전했다.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LG 팬 행동 원칙’은 ▲무조건 스타벅스 매일매일 마시기 ▲이마트에서 장보기 ▲데이트 장소는 무조건 스타필드 ▲인천 방향으로 절하기 ▲이율예 숭배하기 등이다. 스타벅스와 이마트, 스타필드는 SSG 모기업인 신세계의 계열사다. 실제로 LG 팬들이 모여있는 팬카페에는 ‘직장 동료들에게 스타벅스 커피 쐈다’라는 내용의 인증 글이 쏟아졌다. LG 팬들이 끝내기 홈런을 친 SSG 이율예의 유니폼 마킹을 구매하면서 SSG 공식 샵에서는 이율예의 마킹이 품절되기도 했다. 한편 2025 KBO 리그 정규시즌은 1위 LG, 2위 한화, 3위 SSG, 4위 삼성으로 마무리됐다.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을 둘러싼 NC와 KT의 운명은 오는 3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 “임신한 아내와 성관계하기가…” 바람피우는 남편들의 속사정?

    “임신한 아내와 성관계하기가…” 바람피우는 남편들의 속사정?

    #1 일본 남자 테니스의 최고 스타인 니시코리 케이는 지난 6월 여성 모델과 불륜 의혹에 휩싸였다. 현지 매체 주간문춘은 이들의 불륜 관계가 2년 넘게 지속됐다고 보도했으며, 니시코리는 결국 “저의 불성실한 행동으로 아내와 자녀, 부모님들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2 일본의 톱 배우 나가노 메이는 ‘유부남’ 배우 다나카 케이와 불륜설이 불거졌다. 애초 이들은 “친구 관계”라며 부인했지만, “서로 너무 좋아해서 큰일이야” “계속 좋아한다” 등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최근 일본에서 유명인들의 불륜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첫 불륜학, 사회문제로 여기다’ 저자 사카츠메 신고는 변호사JP뉴스를 통해 “불륜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부부가 이혼하는 시기는 남편이 30대 초반~30대 후반일 때, 아내가 20대 후반~30대 초반일 때 집중된다. 특히 자녀가 0~2세일 때 이혼율이 높게 나타났다. “산전·산후 아내 둔 남편, 사회적 이해 필요” 사카츠메는 이를 ‘산후 위기’라고 정의하며, “일반적으로 행복으로 여겨지는 산전·산후 시기에도 부부 불화와 가정폭력 등 문제로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사카츠메는 ‘산전·산후 아내를 둔 남성의 성(性)’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지원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의 임신·출산기 동안 성관계를 하기 어렵거나 하고 싶어도 말을 꺼내기 힘들고, 겨우 말을 꺼내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로 인해 바람·불륜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내의 산전·산후 시기는 남성의 생애 주기에서 사춘기와 나란히 성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몰리기 쉬운 시기”라며 “남편이 ‘남편’에서 ‘아버지’로, 아내가 ‘아내’에서 ‘어머니’로 변화하는 과정을 심리적·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불임’도 위기 요인…“여러 사정 고려해야” 사카츠메에 따르면 ‘산후 위기’와 함께 부부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요인은 바로 ‘불임 위기’다. 불륜과 불임의 공통점은 “완전한 예방책이 없다”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카츠메는 “불임치료는 산부인과 입장에서 ‘리스크 적은 돈벌이 산업’이지만, 당사자 부부에게는 금전적·시간적 부담에 더해 정신적 부담이 크게 따른다”며 “임신 목적의 성관계 자체가 고통이 되어, 결국 부부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불임과 불륜 모두 사회적으로 논의할 언어가 부족하다”며 “불임은 일정 기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단번에 ‘환자’ 취급을 받고, 불륜은 여러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도덕적 파탄’으로 낙인찍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행위라도 고의냐 실수냐, 진심이냐 장난이냐, 부부 사이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전혀 다르다”라며 “반드시 ‘불륜’이라는 한 단어로 묶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아픈데도 출근했어? 이기적이네”…직장문화가 바뀌고 있다

    “아픈데도 출근했어? 이기적이네”…직장문화가 바뀌고 있다

    직장에 대한 헌신, 특히 무슨 일이 있더라도 출근만큼은 해야 한다는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아픈데도 출근하는 동료에 대해 ‘헌신적’이라고 여겼던 시선이 점차 ‘이기적’이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학술매체 스터디파인즈에 따르면 토커 리서치가 에너지음료 회사 ‘지피즈’의 의뢰를 받아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픈 상태에서 출근하는 동료에 대해 응답자의 42%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라고 답했다. 42%의 응답자 중 64%는 아픈 것을 알면서도 출근을 강행한 행동(프리젠티즘)을 “이기적”이라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6%는 다른 사람이 아픈 상태로 나타나면 자신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는 아프더라도 출근만큼은 하는 것을 명예와 헌신으로 여겼던 과거와 극명하게 달라진 풍경이라고 스터디파인즈는 설명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31%)은 아픈데도 출근하는 것이 더이상 칭찬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행동이 상사에게 좋은 인상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즉 MZ세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의 건강과 사회적 경계선을 점점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질병에 대한 태도 변화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크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57%는 팬데믹 이후 다른 사람의 질병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0%는 전보다 위생과 질병에 대해 더 조심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음식을 나눠 먹는 것에 대한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친구와 기꺼이 음식을 나눠 먹겠다(49%)는 답변에 비해 직장 동료와 음식을 나눠 먹겠다(24%)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쳤다. 다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아픈 것과 관계없이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28%는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27%는 “빠질 여유가 없어서” 아픈데도 출근을 강행했다고 답했다. 22%만이 고용주로부터 ‘아프더라도 출근하라’는 직접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답했다. 즉 아프더라도 출근은 해야 한다는 압박이 외부적 요구보다는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터디파인즈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직장 내 질병에 대한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고 봤다. 많은 직장인, 특히 젊은 직장인들에게 직장 내 책임감이란 다른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사회적 경계선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픈데도 출근을 강행하는 것을 훌륭히 여기던 시대가 끝나간다”고 했다.
  • 알아서 척척…회장님들 사로잡은 ‘AI 에이전트’ 뭐길래

    알아서 척척…회장님들 사로잡은 ‘AI 에이전트’ 뭐길래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이 인공지능(AI)에 푹 빠졌다. 특히 AI 에이전트(비서)가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사 직원을 대신할 일손이 돼 인력 효율화에 일조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모두 AI 에이전트의 업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사 회장의 AI 기반 경영 의지가 반영돼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 주변 환경 등 상황을 능동적으로 파악해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챗 지피티(Chat GPT)가 생성형 AI라면 AI 에이전트는 행동형 AI다. 단순히 사용자의 질문에 반응을 출력하는 게 아니라 목적을 파악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비서’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아가 사람의 개입 없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 회장들의 입장에선 ‘방대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능동적인 직원’을 두는 셈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직접 언론 브리핑에 나서 ‘AI 기반 경영시스템 대전환’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임 회장은 “세계 모든 데이터의 50% 가량이 금융에 집중돼 있어 AI를 도입하기에 적합한 분야로 판단했다”며 “전체 은행의 업무 부문 700여 개 중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업무는 190개로 분석했고, 이중 50개에 우선적으로 적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에이전트를 기업여신에 먼저 도입해 서류 등록부터 사후 관리까지 하겠단 방침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전 임직원이 AI 에이전트를 실질적인 업무 파트너로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단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은 프라이빗뱅커(PB) 에이전트와 기업금융전담역(RM)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영업 현장뿐 아니라 본부, 관리 영역 전반에 단계적으로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그룹 ‘AX(AI 전환)·디지털부문’ 조직을 신설하고 은행에도 ‘AX 혁신그룹’을 뒀다. 진 회장은 하반기 경영 키워드를 AX로 잡고, AI 에이전트의 업무 접목을 추진하는 등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 8월 말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했을 때도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 과제가 아니라 금융 본연의 기능을 재편하고 고객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며 이에 기반한 금융 생태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도 지난 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DT(디지털전환)추진 최고협의회’를 열고 “AI가 인간을 단순히 보조하는 수단을 넘어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사적 준비와 실행을 당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올 들어 ‘나의 완벽한 비서 AI 에이전트’ 보고서를 내고 핵심 기술 확보, 고객 니즈 충족, 신뢰 확보 등을 성공 요건으로 꼽고 주요 기업들의 개발 동향을 짚었다. 하나금융은 기술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AI 에이전트 업무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AI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며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단 계획이다.
  • “양안 전쟁은 곧 한반도 통일의 기회”…이철 박사가 ‘北 선제 공격론’ 주장한 이유 [시냅스]

    “양안 전쟁은 곧 한반도 통일의 기회”…이철 박사가 ‘北 선제 공격론’ 주장한 이유 [시냅스]

    “만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공격해 통일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중국 전략 컨설턴트 겸 칼럼니스트 이철 박사는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시냅스-당신을 깨우는 지식’에 출연해 “중국의 대만 침공이 다가오고 있다”며 “양안(중국·대만) 전쟁의 일말의 가능성을 보고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동북아시아의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만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를 연일 내놓고 있다. 양안과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한반도는 양안 전쟁 발발 시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은 양안 위기 속에서 어떤 전략을 준비해야 할까. 중국 전문가 이 박사와 함께 짚어봤다. 1. 중국의 대만 침공은 ‘2027년’이 유력하다 이 박사는 대만 침공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시기로 2027년과 2028년을 꼽았다. 그는 “중국이 빠르면 2030년, 늦어도 2035년까지는 ‘강국 건설과 중국식 현대화’의 100년 목표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며 “시진핑 주석이 재임하는 동안 과업을 달성하려 하기 때문에 (대만 침공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 박사는 “시 주석의 발언과 정책 흐름을 보면 2030년 전후를 기점으로 국가 목표 달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2028년에 전쟁을 시작하는 것보다 2027년부터 행동에 나서는 편이 목표 달성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2. 中 대만 침공 시나리오, ‘속전속결’로 교두보 확보 이 박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대만 해상 전면 봉쇄’ 시나리오에 대해 미국과 서방이 개입하는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순간,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즉각 대만으로 투입된다”며 “중국도 이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제약하기 위해 북한을 이용해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를 조장하거나, 러시아와 연대해 일본을 압박함으로써 주일미군이 움직이기 어렵게 만드는 대응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은 ‘단기 강습전’의 전략을 활용할 것이라는 게 이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만약 중국군이 상륙에 성공해 교두보를 확보한다면, 사실상 전쟁의 승리는 (중국 쪽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군대가 도착하더라도, 이미 지상에 자리 잡은 중국군을 몰아내고 대만을 돕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3. 주한미군 기지 폭격 가능성도 크다 이 박사는 대만해협에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한민국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다수의 한국인이 전쟁 가능성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의아하다”며 “주한미군 기지 역시 미사일 폭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박사는 한국이 공격받는 것을 넘어 미국 측으로부터 전쟁에 직접 참여를 요구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 전략은 이미 정해져 있다”면서 “미국은 해외 분쟁에 자국의 군사력을 투입하지 않고, 동맹이 대신 싸우기를 바라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본인들과) 똑같은 무기 체계로 훈련해 온 수십만의 한국군을 활용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 양안 전쟁 발발 시, 우리는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 이 박사는 양안전쟁 발발 시 우리나라의 군사 전략으로 ‘북한 선제 공격론’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압박으로 한국이 양안 전쟁에 참전한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위해 목숨을 잃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박사는 “중국이 한반도 쪽을 방어하기 위해서 군사력을 재배치해야 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대만에서 동시에 전쟁을 병행할만한 국력은 되지 않기에 우리는 이 방침을 가지고 중국과의 협상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구체적인 군사 계획으로는 황해도 지역을 점령해 전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 박사는 “자원이 없는 북한이 소모하게 만들고 동시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을 보낼 정도의 명분은 주지 않으면서 북한의 체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자신의 주장이 절대적 정답일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계획이든 무계획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대안과 전략을 제시해서, 하나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냅스] 서울신문 영상미디어센터가 선보이는 지식 교양 채널입니다. 뇌의 신경세포를 잇는 시냅스처럼, 세상 곳곳의 흩어진 정보와 이야기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지식은 연결될 때 힘이 됩니다. 지금, 당신의 시냅스를 깨워드립니다.
  • 팔당수계 7개 시·군, 중첩규제 완화 서명운동 확산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수계 주민들이 50여 년간 이어진 다중 규제에 반발하며 대규모 서명운동에 나섰다. 경기 동부지역 7개 시·군은 오는 11월 말까지 공동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제도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남양주시는 지난달 1일부터 시의회와 함께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을 내건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4일 밝혔다.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행사를 열어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광주시도 지난달 25일부터 본격적인 서명운동을 시작했으며, 용인시는 모현읍을 중심으로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가평군 역시 전 읍·면을 순회하며 서명에 나서고 있다. 팔당수계는 오염총량관리제, 공장총량제, 자연보전권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가 중첩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팔당호는 1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은 수십 년간 재산권 제한과 생활 불편을 감내해 왔다며 불합리성을 토로한다. 광주시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있어 규제 강도가 특히 크다. 일부 지역에서는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되기도 했다. 광주시는 상수원보호구역 내 일부 지역을 환경정비구역으로 확대 지정해 음식점 허용 비율을 늘리고, 바닥면적 제한을 완화했다. 파크골프장 등 생활 기반 시설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7개 지역 시장·군수들은 지난 2월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의 주민지원사업비 삭감에 공동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연속된 예산 삭감이 주민들의 집단행동으로 번진 셈이다. 정치권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부권 규제 완화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서명운동을 계기로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체계 전반의 합리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박사는 “팔당호가 이미 목표 수질인 1급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첩된 규제를 지역 실정에 맞게 손질하고 주민지원은 성과 기반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명운동이 단순한 예산 복원 요구를 넘어 규제 해소와 보상 체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의사 아내 살해사건’ 재구성...하얀 가운 뒤에 숨겨진 악마의 얼굴[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의사 아내 살해사건’ 재구성...하얀 가운 뒤에 숨겨진 악마의 얼굴[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7년 3월 21일,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의 문을 한 중년 여성이 열었다. 그의 얼굴에는 슬픔과 함께 떨쳐낼 수 없는 의심과 불안이 가득했다. 9일 전 세상을 떠난 여동생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수사관들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건강하던 제 동생이 재혼한 뒤 두 번이나 심정지가 왔고, 결국 사망했습니다. 아무래도 제부, 의사인 그 사람이 의심스럽습니다.” 동생의 시신은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진 뒤였다. 사인을 규명할 결정적 증거가 인멸된 상황. 수사는 시작부터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사체 없는 수사는 결과가 뻔해 대부분 반려되지만, 언니의 모습이 너무나 간절했다”고 회고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언니의 애절한 진정은, 자칫 영원히 묻힐 뻔했던 ‘하얀 가운의 완전범죄’를 수응 일면 위로 끌어올리는 첫 불씨가 되었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 언니의 눈물이 수사의 불씨를 지폈다사건의 중심에는 45세 동갑내기 의사 남편 A씨와 그의 아내 B씨가 있었다. 2017년 3월 12일 새벽, B씨는 자신의 집에서 두 번째 심정지로 쓰러진 뒤 끝내 숨졌다. 첫 번째 심정지는 불과 4개월 전인 2016년 11월에 있었다. 건강했던 여성이 재혼 1년도 채 되지 않아 연이어 심정지를 겪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문투성이였다. 언니의 의심은 제부 A씨의 기이한 행동에서 비롯됐다. 그는 아내가 사망한 지 단 이틀 만에 서둘러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화장했다. 언니는 “장례식장에서 본 제부의 표정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수사팀은 ‘의사’라는 직업과 ‘약물’의 연관성을 직감적으로 떠올렸다. 그러나 심증만 있을 뿐, 입증할 방법은 오직 자백뿐인 막막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일단 내사에 착수했다. CCTV 속 드러난 남편의 거짓말… 구급대원의 ‘결정적 한마디’수사팀은 A씨의 행적부터 역추적했다. A씨는 처형에게 “11일 밤 11시쯤 산책 나갔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 주변 CCTV는 그의 알리바이가 거짓임을 명백히 보여줬다. 그가 집을 나선 시각은 이보다 1시간이나 늦은 12일 0시경이었다. 영상 속 그는 동네를 배회하며 연신 줄담배를 피웠다. 누가 봐도 초조하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수사팀은 이를 알리바이를 조작하려는 행동으로 판단했다. 수사는 B씨가 사망했을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을 만나면서 급물살을 탔다. 수사팀의 뇌리를 강타한 결정적 증언이 나왔다.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응급조치를 위해 호흡 확장 주사를 놓으려는데, 환자 오른쪽 팔에 다른 주사 자국이 있었다. 맞은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아주 또렷했다.” 의사인 남편, 그리고 피해자의 팔에 남은 선명한 주사 자국. 흩어져 있던 의심의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즉시 내사를 살인사건 수사로 전환했다. 병원 CCTV에 담긴 범행 준비… ‘내가 죽였다’ 자백과 도주진정서가 접수된 지 열흘 만인 3월 30일, 경찰은 A씨의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병원 CCTV 영상에는 A씨가 범행 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홀로 남아 주사기에 정체불명의 약물을 넣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병원의 약품 구매·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특정 약물이 사용처가 불분명하게 사라진 사실도 확인됐다. 환자 명의를 도용해 수면제를 처방받은 기록까지 드러났다. 수사망이 턱밑까지 조여오자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4월 4일 아침, 그는 자신의 차를 몰고 강원도로 도주했다. 도주 직전 그는 어머니에게 “내가 아내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즉시 추적에 나섰고, 같은 날 오후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에서 잠들어 있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내가 나를 무시하고 돈이 없다고 모멸감을 줘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B씨의 유족은 “형량을 줄이려 가정불화로 몰아가는 것일 뿐, 애초부터 동생의 재산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두 번의 살인 시도, ‘사형집행 약물’의 정체A씨의 자백으로 4개월 전 첫 번째 심정지 또한 그의 살인 미수였음이 밝혀졌다. 그는 2016년 11월, 수면제를 탄 물을 아내에게 마시게 한 뒤 잠들자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했다. 당시 그는 아내가 깨어나지 못하도록 사망 시간을 치밀하게 계산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달려온 구급대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B씨는 며칠 뒤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이때 B씨가 이송된 병원은 남편이 의사라는 점, 그리고 환자가 심정지 전력이 있다는 점을 믿고 두 번째 심정지 때 별다른 의심 없이 ‘병사’로 처리했다. 의사가 내린 사망 진단이 얼마나 쉽게 진실을 가릴 수 있는지, 현행 시스템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범행에 사용된 약물은 골격근이완제의 일종이었다. 이 약물은 외국에서 사형이나 안락사를 집행할 때 쓰이는 것으로, 투여 시 피해자는 목이 졸리는 듯한 고통 속에서 서서히 호흡이 멎어 심정지에 이르게 된다. 특히 4~5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돼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A씨는 완전범죄를 위한 ‘살인 도구’로 이 약물을 선택했다. 하얀 가운 뒤에 숨겨진 추악한 과거와 동기서울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했던 A씨의 과거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 실패와 범죄로 얼룩져 있었다. 보험사기 방조,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인한 환자 사망 등 연이은 의료사고로 병원은 폐업했고 전처와도 이혼했다. 그는 거액의 빚과 매달 800만원에 달하는 양육비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그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학원을 운영하며 10억 원대 재산을 가진 B씨를 만났다. 재혼 후 B씨는 A씨의 재기를 위해 병원 개원 자금 대부분을 지원했다. 하지만 A씨에게 아내는 재기의 발판이 아닌, 자신의 재정적 위기를 타개할 마지막 수단일 뿐이었다. 이혼하면 개원비를 돌려줘야 하고, 아내가 사망하면 모든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A씨는 아내의 도움으로 재기했음에도 수억 원의 재산을 가로채려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병사로 위장하고 보험금까지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아내가 사망한 지 보름 만에 부동산과 자동차 등 7억 원 상당의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이전했다. 법정에서 드러난 탐욕… ‘사형 구형’과 ‘징역 35년’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사가 본분을 망각하고 자기 의학지식을 살인 도구로 활용했다”며 A씨에게 유기징역 상한인 30년에 살인미수 혐의 5년을 더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상고를 포기하며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A씨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자기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순순히 자백하는 등 수재의 면모는 보였지만, ‘사람 냄새’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생명의 존엄성을 외면한 채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 했던 의사. 피해자 언니와 경찰의 집념이 없었다면, 그의 범죄는 한 줌의 재와 함께 영원히 어둠 속에 묻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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