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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서울 관악구 김희철 구청장은 ‘아침형 인간’이다. 오전 5시면 눈을 뜨고,6시면 집을 나선다. 어린 시절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란다. 김 구청장은 집을 나서면 아직도 밤 기운이 가시지 않은 골목골목을 누빈다. 너저분한 곳을 치우기 위해서다. 그의 관용차 트렁크에는 빗자루와 쓰레받기, 손전등이 들어있다. 쓰레기 양이 많아 혼자 정리하기 힘들면 구청이나 해당 동사무소에 연락한다. 그러면 ‘청소기동대’가 현장으로 달려온다. 골목길 청소에 나선 지 8년째. 주민들은 그에게 ‘청소 구청장’이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19일 오전 6시40분. 봉천3동 봉천시장에 자리한 새마을금고 앞. 주민 200여명이 크고 작은 빗자루를 들고 ‘주민 자율 대청소’를 하기 위해 모였다. 관악구 27개동은 두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대청소를 실시한다. 이 행사에 김 구청장은 빠지는 일이 없다. 하늘색 점퍼를 입은 구청장이 도착하자 청소가 시작됐다. 그는 흰색 장갑을 끼더니 긴 빗자루를 잡고 익숙한 솜씨로 앞장을 섰다.‘쓱삭 쓱삭’, 소리와 함께 크고 작은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인다. 주민들도 30∼40명씩 무리를 이뤄 각 방향으로 흩어졌다.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도 청소하는 손놀림에는 정성이 담겼다. 김 구청장은 1998년 7월 취임하자마자 ‘청소주간’을 선포했다. 그리고 전 직원과 함께 주택가 주변의 해묵은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뛰어들었다. 일주일 만에 3000t이 쏟아졌다. 이같은 제안은 1987년부터 관악구에서 살아온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퀘퀘한 냄새가 진동하는 동네를 들어서면 괜스레 짜증스럽더군요. 활기찬 구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구청장이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을 쓸자 직원들이 쓰레기 봉투를 헤집으며 분리 수거를 독려했다. 더디긴 했지만 주민들도 변해갔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고,‘골목청결이 봉사단’에 주민 1만명이 가입했다. 이들이 2240개 골목을 관리한다. 생활폐기물이 절반으로 줄고 재활용은 배로 증가했다. 깨끗한 도시가꾸기에 성공한 김 구청장은 2002년부터 연간 10만 그루 나무심기에 도전했다. 서울시 전역에 심는 나무의 5분의 1에 달한다. “관악산 덕분에 구의 녹지비율이 높더라도 주택가와 자투리 땅을 활용해 푸른 쉼터를 나눠주고 싶습니다.” 김 구청장은 21세기 도시는 경쟁력과 삶의 질, 환경이란 3박자가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드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의미 있으려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쟁력과 환경 보존 사이에서 균형잡힌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2000억원을 들여 난곡지역과 신대방역을 잇는 경전철 건설에도 이같은 그의 철학이 반영됐다. “푸른 녹지를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더 소중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 뼘의 공원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김 구청장의 ‘철학’을 듣다 보니 어느새 골목길이 말끔해졌다.40분만에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10개가 가득찼다. 윤기나는 골목길을 따라 출근하는 주민들의 얼굴이 아침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빛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그가 걸어온길 ▲출생 1947년 전북 고창 ▲학력 건국대학교졸, 행정학 박사 ▲약력 건국대총학생회장, 새정치국민회의 관악구지구당 지방자치위원장,2·3기민선관악구청장, 건국대학교 총동문회부회장,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수상, 제2회 반부패청렴대상수상, 자랑스런CEO 한국대상수상,2005행정대상수상, 제8회 자치대상수상 ▲가족 조선자씨와 3녀 ▲종교 기독교 ▲기호음식 김치찌개, 칼국수 ▲주량 거의 마시지 않음 ▲좌우명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 ▲애창곡 추풍령
  • [재계 인사이드] 웅진 스타CEO 조운호 부회장 코웨이주식 매각

    [재계 인사이드] 웅진 스타CEO 조운호 부회장 코웨이주식 매각

    ‘이별 수순인가, 우연한 횡재인가.’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음료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웅진식품 조운호(44) 부회장이 최근 자사 계열사 주식을 대거 처분하자 진의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22일 웅진코웨이 주식 6963주 가운데 단 3주를 빼고 6960주를 팔아치웠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의 돌연 미국행과 연관지어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쪽에서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웅진쪽 관계자는 “5000원짜리 주식이 2만 2000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라며 펄쩍 뛰었다. 조 부회장은 IMF 외환위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웠던 1998년 초 월급을 대신해 비상장주였던 웅진코웨이개발 주식을 620주(주당 5000원) 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해 웅진코웨이개발이 상장사인 웅진코웨이와 합병돼 1만 5000원으로 상장되면서 주식 가치가 뛰기 시작했다.10분의1로 액면분할되고, 합병 때 1.2배의 평가를 받으면서 보유주 양은 10배 이상 늘었다. 당시 웅진코웨이 주식은 연말까지 기껏해야 2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만 2000원까지 뛰었다. 불과 300만원이 조금 넘었던 비상장 주식이 1억 5300여만원의 ‘황금 덩어리’가 됐다. 그러자 조 부회장이 ‘정점’을 찍었다싶어 증권사에 예탁해뒀던 주식을 판 것이라는 게 웅진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3주는 일부러 안 판 것이 아니라 팔다 남은 주식을 굳이 시간외 거래로 팔지 않은 것일 뿐”이라면서 “스톡옵션으로 받은 웅진식품 주식 2만주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웅진그룹과 윤석금 회장에 대한 ‘마음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현 유재면 대표에게 사장자리를 내주고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조 부회장은 다음달인 10월 연수를 간다며 미국으로 홀연히 떠났다.3월에 귀국할 예정이라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웅진식품측은 “해외사업 부문의 새 사업을 구상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은행원으로 있던 1990년에 웅진그룹에 입사,38세인 1999년 사장에 올랐다.2002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선정한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18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정채봉의 동화세계’ 다시 기리며…

    동화작가 정채봉(1946∼2001)의 5주기를 기리는 추모 문학제가 9일 오후 4시 고인의 모교인 동국대에서 열린다. 행사를 마련한 이들은 1988년 정씨가 문을 연 문학 사숙에서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삼거리 점방’으로 지난해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은 선안나,‘달님은 알지요’의 김향, 어린이 문화전문지 ‘아침햇살’의 발행인 이윤희,‘오른쪽이와 동네 한바퀴’의 백미숙 등이 스승을 추억하며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간암 투병 중에도 제자들과의 만남을 큰 기쁨으로 여겼던 스승의 뜻은 지금도 이어져 사숙생이 18기, 졸업생만 100여명에 달한다. 기일에 맞춰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정씨의 문학세계를 돌아보는 추모 세미나와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에 곡을 붙인 추모 음악회, 스승과 제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도서전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이금희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음악회에는 이해인 수녀가 참석해 낭독의 시간을 갖는다. 정씨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오세암’‘초승달과 밤배’를 비롯해 20여권의 동화와 산문집을 발표한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동국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다.(02)2297-3973.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프리카 햇살은 슬프다”

    한 엘리트 공무원의 감동적 체험기가 관가에 화제다. 아프리카 빈민의 참혹한 실상과 그런 가운데서도 사그라지지 않는 희망의 스토리를 책으로 생생하게 엮어냈다. 환경부 이재현 수질정책과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아프리카의 햇살은 아직도 슬프다’(성바오로출판사·8000원)는 책을 펴냈다.20여년간 내전을 겪으며 살인과 강간, 방화와 약탈 등이 횡행하는 수단 남부의 톤즈 지역에 2003년 열흘 동안 머문 경험이 토대가 됐다. 당시 3년여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국 요원으로 케냐에서 근무한 덕에 나름대로 ‘아프리카 전문가’로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때의 경험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컸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최빈국, 수단 빈민의 처참한 실상 때문이다. “아이들은 강가에 엎드려 흙탕물을 그냥 마십니다. 죽으로 하루 한 끼만 겨우 때우고, 진통제나 사탕 한 알을 얻기 위해 수십㎞를 걸어오는 모습을 본 적도 있습니다.” 책에는 가난·질병에 시달리는 수단 흑인들의 생활상뿐 아니라 ‘수단의 슈바이처’로 통하는 한국인 이태석 신부의 봉사활동 그리고 수단 어린이들의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 등에 대한 그의 감동적 체험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이 과장은 귀국 직후부터 당시의 참상과 감동을 잊지 못해 수단 어린이 돕기운동에 발벗고 나섰다.2004년엔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함께 성금을 걷어 2000만원을 이 신부에게 보내기도 했다.이번에 펴낸 책의 인세수입(권당 800원)도 전액 지원금으로 보낼 예정이다. 그는 “40권이 팔려 3만원가량만 들어와도 수단 어린이 한 명의 1년 교육비가 된다.”고 말했다.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씨줄날줄] 이원종의 ‘퇴장’/한종태 논설위원

    당·청갈등이니 장외투쟁이니 짜증나는 뉴스밖에 없는 정치권에 모처럼 청량제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찌뿌듯한 날씨에 잠깐 모습을 드러낸 밝은 햇살이라고나 할까. 바로 이원종 충북도지사의 불출마 선언이다.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면 대부분 민선 도지사나 시장을 꿈꾼다. 그런 자리를, 그것도 3선 등정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용퇴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공직생활 40여년 동안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못했으며 휴일과 명절도 없었다. 늦잠도 자고 싶고 그동안 실종됐던 나를 찾고 싶다.”는 게 이 지사의 ‘귀거래사’다.“혼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겠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에도 탈당계를 제출, 정치권과의 인연도 완전히 정리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계산 또는 복선 운운하며 비판적 시각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은퇴 뒤 어떤 공직에도 몸담지 않겠다. 앞으로 직위를 구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이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우체국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요직을 두루 섭렵한 입지전적 인물이자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는 두 번의 민선 지사 재임기간 동안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확정,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유치 등 작지 않은 업적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 지사에 대한 50% 안팎의 높은 지지율도 그 때문이리라. 이쯤 되면 다음 고지를 넘보게 되는 게 상례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여기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경우는 너무 흔한 얘기가 돼버렸다.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되는 이런 모습은 특히 정치권에서 자주 눈에 띈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직을 내놓지 않으려다 공천 탈락이나 검찰 수사 등의 볼썽사나운 과정 끝에 결국 팽(烹)당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목도했다. 그래선지 재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미련없이 17대 불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변호사의 ‘아름다운 퇴장’은 지금도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고생 끝에 기업을 성공궤도에 올려놓은 뒤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는 홀연히 떠난 벤처 1세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떠밀려 물러나기보다는, 정상에서 내려오기가 아쉬울 때 스스로 내려가야 한다는 선인의 가르침을 실천한 이 지사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치고 싶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새해 행운의 ‘1호’ 0시 정각 서울서 남아 탄생

    새해 행운의 ‘1호’ 0시 정각 서울서 남아 탄생

    2006년 첫날이 밝으면서 올 한해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1호’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서울 중구 성균관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병동에서는 0시 정각, 남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병동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산모 최미연(29)씨와 아버지 이형수(36)씨 사이에서 태어난 첫 아이로 체중도 3.15㎏으로 건강했다. 어머니 최씨는 “아기가 울음소리도 크고 건강해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새해 처음으로 특별하게 태어난 만큼 앞으로 커서 사회에 봉사하는 선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해 가장 먼저 우리나라 땅을 밟은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온 태평양자원무역 주계환(51) 대표. 오클랜드에 사업차 방문한 주씨는 오전 4시10분 국제선 항공편인 대한항공 KE824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환영 행사에서 주씨는 항공사로부터 호주·뉴질랜드·피지 등 대양주 노선을 여행할 수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항공권 1장과 특급호텔 무료 숙박권 등을 받는 행운도 안았다. 아시아나항공도 오전 4시35분 필리핀 마닐라발 OZ032편으로 입국한 필리핀 한인회장인 신철호(59)씨에게 인천∼마닐라 비즈니스 항공권 1장을 증정했다. 또 새해 첫 출국 항공편은 오전 6시50분 인천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난 대한항공 화물기 KE8545편으로 기록됐다. 화물기는 첫날부터 휴대전화와 LCD 등 고부가 수출품들을 가득 싣고 떠났다. 첫 도착 항공화물편은 오전 6시30분 일본에서 연어를 싣고 들어온 노르웨이 오슬로발 대한항공 KE520편이다. 가장 먼저 새로운 해를 맞은 곳은 독도로 오전 7시26분쯤 새해의 장엄한 햇살을 비췄다. 이어 7시31분 울산 대송리 간절곶, 방어진, 부산 태종대 등에서 일출이 시작됐다. 오전 4시45분 부산역을 출발한 새마을호도 가장 먼저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렸다. 새마을호 기관사 박현수(46)씨는 “올해는 기관차처럼 우리나라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차고 안정되게 달려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길섶에서] 탄천의 세밑 풍경/우득정 논설위원

    한 해의 마지막 햇살이 혹독했던 추위를 몰아낸 오후, 아파트 단지 앞 탄천은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찼다. 얼음이 사라진 물목에는 맹추위에 쫓겨 자취를 감췄던 청둥오리 새끼들이 연신 고개를 까딱거리며 물갈퀴질을 하고, 어미 청둥오리는 징검다리 위에 배를 깔고선 나른한 시선을 새끼들에게 보낸다. 까치 몇 마리는 물가 얼음 위를 종종걸음으로 내달으며 모이 쪼기에 바쁘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주는 후미진 벤치에는 털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머플러로 코까지 감싼 할머니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때 빨간색 오리털 점퍼에 까만 모자를 쓴 꼬마가 장난끼 섞인 걸음걸이를 멈추고 뒤돌아 보며 소리친다.“할아버지 물고기는 모두 어디 갔어.”꼬마는 조그마한 돌멩이를 주워 탄천 가장자리로 던진다. 시커멓게 오염된 물이 속내를 드러낼 뿐이다. 얼굴에 웃음을 한껏 머금은 할아버지는 물 속을 한참 살피다가 “겨울잠 자러 갔단다.”라고 말하며 꼬마를 번쩍 들어 무동을 태운다. 꼬마의 웃음소리가 엷은 햇살을 타고 울려 퍼진다. 할머니는 짓무른 눈을 가까스로 뜨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듯하더니 다시 몸을 웅크리며 눈을 감는다. 금방 봄이 다가올 것만 같았던 세밑 오후였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화분과 벌인 상생의 길 찾기/이경자 소설가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몇 개의 화분을 들여놓았다. 그중에 보기 좋고 값도 비싼 것이 하나 있었다. 살 때 그 이름을 들었겠지만 지금은 기억 못하는 아열대 식물이다. 넓은 잎사귀가 손가락처럼 갈라져서 보기에 풍성하고, 그 넉넉한 잎으로 새집의 수많은 유해 성분을 중화시켜준다고 하였다. 그것을 거실 TV 옆에 놓았다. 화분이 놓인 위치는 북쪽 벽이었다. 정남향집이어서 햇살은 아침마다 화분의 반대편에서 어슷하게 들어왔다가 저녁이면 빠져나가곤 하였다. 두세 달쯤 지나서였다. 문득 화분의 잎사귀들이 햇볕이 들고 나는 남쪽을 향해 자라나고 있는 걸 발견했다. 필경 하루에 조금씩 자랐을 텐데 늘 함께 살고 있는 내 눈엔 완전히 화분의 모양이 변해져서야 알아차렸다. 마치 사람이 머리 위로 팔을 치켜들어서 한쪽으로 젖힌 모양과 같았다. 아, 나는 왜 저렇게 되도록 눈치 차리지 못했을까. 잠시 놀라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물도 줬고 잎사귀의 먼지도 닦아줬었다. 새잎이 나면 기쁘고 기특해서 그 어린 잎을 만져보고 행여 사람의 손독을 탈까 얼른 놓아주기도 하였었다. 잎사귀가 한데 뭉친 채 오스스 떠는 듯한 모습이, 동식물 관계없이 세상에 갓 태어나면 생명은 우선 저렇게 진저리를 치는구나, 싶기도 해서 숙연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것의 ‘태양을 향한 쏠림’은 못 봤던 것이다. 직사광선을 받으려 하는 필사적인 노력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저걸 어떻게 할까. 온 몸을 기형으로 만들며 내게 말하는 저 생명의 외침을 어떻게 할까. 나는 속으로 심각해졌다. 생명으로서의 식물, 그 원초적 욕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했을까?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위치를 바꿔서 절대로 기형을 만들지 ‘못하게’했을까? 그랬어야 옳은 건가? 잠깐, 그럴듯했다. 진작 그렇게 할 걸,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버렸다. 그건 식물의 본능적 욕구를 해결하는 건 아니었다. 한 쪽으로 쏠리며 자라는 식물이 보기 싫거나 그렇게 자라는 건 ‘병신’이라고 여기는, 화분의 소유주인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이었다. 어쨌든 거실의 균형을 위해선 화분이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 그 자리에 있어줌으로써 거실의 분위기가 완성되었다. 그런데 아열대가 생명의 고향인 식물은 직사광선을 몸에 쪼일 수 있는 남향에 있어야 살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사람인 나와 식물의 욕구가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이제 나와 식물이 대화해야 했다. 내가 너를 하루에 한 번씩 방향을 바꿔주겠다. 하지만 기형으로 되었으니 한동안 몸이 바로 되도록 반대 방향으로 놓아주겠다고 하였다. 식물은 즉각적으로 반대했다. 내가 원하는 건 볕이 아니라 직사광선이다! 그래야 산다!고 외쳤다. 나는 외면했다. 내가 널 사온 건 너의 목숨을 귀히 여겨서가 아니라 거실의 균형과 새집증후군의 완화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식물이 울었다. 그건 취향에 관한 것이고 나의 욕구는 생존에 관한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 그 점을 생각해 달라. 화분의 위치를 바꿔주면 기형의 몸이야 바로잡힐지 몰라도 결국은 햇볕이 부족해서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식물의 주장이 딱 맞는 말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내 가치관과도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이 나의 인테리어 감각을 비웃을 것이었다. 그러니 넌 그대로 병신인 채 살다가 죽어라. 그게 식물의 팔자다. 넌 내 형편에 좀 비싸지만 그래도 죽으면 다시 사겠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뭔가 개운치 않았다. 며칠 후 화분을 베란다로 내놓았다. 누가 보면 아무 생각 없이 화분을 내놓은 게 됐다. 그러나 그 선택이 나에게 평화를 주었다.‘생명의 존엄’을 선택한 덕이었다. 이경자 소설가
  • [신상품]

    ●유사미 바른손카드는 2006년 병술년 개띠 해를 맞아 ‘개띠 해 수묵화 카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검은 먹으로 한국의 토종 개를 그려 전통적이면서도 품위있는 느낌을 준다. 십이지의 열두 동물을 그린 카드, 김홍도의 미인도 등 한국화를 담은 카드 등도 함께 나왔다.●웅진식품 겨울철을 맞아 아침햇살을 온장음료로 내놓았다. 출시 7주년을 맞아 낡은 제품이미지를 벗고, 세련되고 젊은 느낌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소비자들이 추운아침에 따뜻하게 마셔 허전한 속을 채우도록 기획했다고.280㎖ 1100원.●롯데리아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사용한 ‘파프리카 베이컨 비프’를 새롭게 출시했다. 영양가가 높아 야채의 귀족이라 불리는 파프리카에 고급 쇠고기 패티 2장, 베이컨과 치즈를 넣고, 피클과 양파를 곁들인 전통 햄버거. 달콤한 과육과 화려한 색깔로 미식가의 입맛을 자극한다.3800원.●이롬 제주도에서 자란 무농약 감귤 과실 100%로 만든 ‘제주감귤생즙’을 선보였다. 비타민이 풍부한 감귤 과실 그대로 정성껏 즙을 내어 만들어 진한 맛과 향이 살아 있다고.130㎖ 1300원.●대한펄프 천연 한방 정화 패트 ‘매직스 한비(한방의 비밀)’를 내놓았다. 패드에 쑥 추출물, 숯, 황토, 포공영 추출물의 천연 한방 성분이 들어 있어 생리 후 자궁에 남아 있는 분비물을 좌욕한 듯 정화시킨다고.3600원.●태평양 치아 화이트닝 기능을 강화한 메디안 화이트닝 프로 치약을 선보였다. 일반 치약의 성분에서 화이트닝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라 미백제처럼 치아를 마모시키지 않는다. 양치질을 하는 동안 미세한 산소방울이 치아 얼룩과 오염을 제거한다고.100g 4900원.●하나코비 락앤락 원형과 사각형의 중간 형태인 젠(Zen)타입 다지인을 갖춘 ‘네스터블 젠 시리즈’를 출시했다. 겹쳐 쌓기가 가능하다. 반찬통 세트는 밑반찬과 장류 등 소량의 음식을, 샐러드볼 세트는 야채 및 다양한 과일을 넣을 수 있다.2580∼8800원.
  • 국내엔 낯선 휠체어댄스

    국내엔 낯선 휠체어댄스

    ‘휠체어가 춤을 춘다. 악몽을 저멀리 날려 보낸다. 투 쓰리 차차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려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꿋꿋이 이겨냈음을 알리고 오히려 “장애란 바로 당신들의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종목…. 동아리 사람들은 휠체어댄스를 줄여서 ‘휠댄’이라고 부르기를 즐긴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무대가 휠체어까지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만큼 강한 불굴의 의지와, 편견은 단지 편견일 뿐이라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만큼은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는 무거운 짐이 아니라, 마치 옥좌(玉座)라도 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기쁨도 아픔도 서로 나누고 “워∼언 투∼ 쓰리 포∼, 하나 둘 세∼엣 넷, 둘 세∼엣 넷….” 토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6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에 있는 시립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뜨거운 춤판 한마당이 벌어졌다. 리더가 박자를 외자 휠체어에 몸을 실은 장애인과 댄스스포츠를 하는 비장애인들 몇몇 쌍이 손을 맞잡고 경쾌한 왈츠리듬에 맞춰 물결치듯이 빙글빙글 돌고 돌았다. 특히 춤을 추는 내내 입가에 가득 머금은 미소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구경꾼도 신났다. 설사 실수를 해도 즐겁기만 하다. “기분 나쁘게 춤추는 사람들을 보신 적 있습니까. 아니, 화내면서 춤추는 것 봤습니까. 혹시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가도 춤판에 휩싸이면 금세 달라지지요. 하물며 서로 어려움을 나눠 가지려는 사람들인 걸요.” 따라서 장애인 재활에 휠체어댄스 이상 가는 게 없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치료의 예술’(Healing-art)로 불리며 각종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에 큰 몫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알려주듯 위와 같이 마음가짐 자체가 딴판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비장애인들도 “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에게 재활을 꾀하는 기회를 줄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심지어 손발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중증인 경우에도 3인 댄스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중국의 영화 ‘종횡사해’에서 주인공 주윤발이 휠체어를 타고 비엔나왈츠 리듬에 몸을 맡겨 춤추는, 환상적인 장면을 보고난 뒤 휠체어댄스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비장애인도 심심찮게 나온다. 깊은 인상을 받은 나머지…. ●그들의 얼굴엔 햇살이 가득 휠체어댄스 창안자는 독일의 여성 체육학자 게르트루데 크롬프홀츠였다. 그는 이어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IPC) 산하에 휠체어댄스 스포츠협회를 만들었고 1997년에는 휠체어댄스스포츠를 장애인올림픽 종목에 포함시키는 등 이 분야의 대중화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휠체어댄스는 휠체어 사용자와 비장애인의 콤비를 기본으로 하지만 휠체어 사용자 2명이 파트너십을 이루기도 하고(듀오댄스), 휠체어 사용자 혼자서 단독으로 춤을 추는 종목(싱글댄스) 도 있다. 97년 스웨덴에서 세계최초로 대회가 열렸고, 이듬해인 98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일본에서 개최됐다. 현재 40여개국에서 5000여명(4000명의 휠체어 사용자와 1500명의 비장애인)이 선수로서 다양한 국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개인들을 상대로 포크댄스 등을 가르치는 곳은 있었지만 휠체어를 탄 채 춤을 춘다는 것은 상상을 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다 2002년부터 한국휠체어댄스스포츠연맹이 창립돼 국제패럴림픽위원회 IPC(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에 가입하면서 본격화했다. 경기 방식은 일반 댄스스포츠와 같다. 우선 크게 모던 볼룸댄스(Modern Ballroom-Dance)와 라틴댄스(Latin-Dance), 두 종류로 나눠진다. 각각 5개 소종목이 있다. 모던에는 왈츠, 비엔나 왈츠, 탱고, 폭스트로트, 퀵스텝이 있다. 또 라틴댄스에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이로 각각 나뉜다. 단지 휠체어라는 의자에 앉아 하는 게 다를 따름이다. 휠체어가 움직일 때마다 하얗게 반짝반짝 빛나는 두 바퀴처럼 장애인들의 꿈을 실어나르는 데 묘한 마력과 삶에 대한 넘치는 의욕이 묻어 나온다. 희망을 안으려는 듯 열어젖힌 가슴 앞으로 두 팔을 벌리는 등 댄서의 몸놀림과 더불어….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오뚝오뚝’ 재활에 숨통 장애1급 댄서 ‘차차차’ 선천적이거나 갑자기 장애를 입게 된 이들이 생활체육으로 오뚝이처럼 일어선 사례는 숱하다. 특히 비장애인과 짝을 이뤄 추는 휠체어댄스는 ‘화합의 무기’(?)로 불러도 좋다. 김용우(34)씨는 대표적인 사례다. 느닷없는 교통사고 뒤 좌절할 뻔한 위기에서 구해준 게 바로 휠체어댄스로, 이젠 웬만한 프로댄서들 보다 오히려 더 알려졌을 정도다. 건장한 체격에 호남형인 김씨는 1997년 호주에서 어학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 동생이 유학 중인 캐나다에 들러서 오는 과정에서 자동차가 뒤집어지는 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쳤다. 지체1급 장애인인 그는 4년 전 지인의 소개로 휠체어댄스에 입문했다. 간암으로 돌아가신 선친의 권유가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춰야 하니까 정지동작 등에서 어려움이 따르죠. 그러나 바퀴가 아름다운 동선을 만들어내고, 스피디하기 때문에 일반 댄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그는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휠체어댄스스포츠 대회에서 김지영(여)씨와 짝을 이뤄 라틴댄스 종목에 출전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커플은 지난해엔 일본에서 열린 IPC국제장애인올림픽 휠체어댄스 선수권대회 아시아 부문 우승컵도 낚았다. 김씨의 권유로 새로운 세계를 접한 여성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커플을 이뤄 같은 홍콩 경연대회에서 준우승을 해 놀라게 했다. 그것도 시작한 지 3개월만이어서 감격은 더했다. 지난 16일 제주도 탐라장애인복지재단 체육관에서는 양문숙(50), 김현철(39), 안정환(38), 김원필(37), 김동연(37), 강재섭(34)씨 등 휠체어댄서 6명이 한꺼번에 발표회에 나서 감동을 자아낸 적 있다. 특히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 동호인 고명순(26·여·치과 기공사)씨가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자이브‘와 ‘차차차’를 연기, 제주도는 물론 전국이 떠들썩해졌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렬한 춤솜씨를 선보여 보는 사람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지난 5월부터 일주일에 세 차례, 하루 1시간 이상 땀흘린 결과 알찬 열매를 맺은 것이다. 강사들도 빼어난 박자감각과 열성에 감탄한다. “파트너가 눈빛으로 알려주는 다음 동작과, 음악을 크게 틀어놓을 때 울려퍼지는 울림, 발끝으로 감각을 느낀다.”는 고씨는 “평소 볼링을 즐겨 치는데, 댄스스포츠가 활달한 성격을 만들어줬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특별한 나만의 X-mas

    특별한 나만의 X-mas

    ♡ 최미혜(22·학생)씨와 전영훈(23·학생)씨 커플 학생이 돈이 어딨겠어?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너무 우울하잖아. 저렴하지만 인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려 한다. 우리는 뚜벅이 신세지만 두 손 꼭 잡고 걷는 길에 추위란 없다. 길이 막혀 답답할 일 없이 서울 곳곳의 크리스마스를 즐길 계획이다. 예산은 1인당 단돈 1만원! 우선 점심메뉴는 김밥. 아침에 일어나서 김밥을 싸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까지 챙겨 꼼꼼하게 준비한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명동을 돌아다니며 눈으로 즐긴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에 치이는 것도 뭐 추억이라면 추억이지 않겠어? 길거리 다니면서 즉석어묵, 핫바 등 군것질하면서 사람들에게 치여 빠진 원기를 회복하고, 오후 3시쯤에 시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거야. 시청 앞 스케이트장은 도심 속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에 아주 좋다.1000원이면 뉴욕 록펠러센터 스케이트장보다 훨씬 행복하게 즐길 수 있지. 특히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이라면 스케이트 타며 스킨십을 하면서 부쩍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되고. 해가 지면 서울 시내 곳곳은 거대한 촬영장소로 변한다. 서울의 명소로 꼽히는 시청 앞 대형트리와 루미나리에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청계천 길을 따라 걸으면서 사랑을 속삭여야지. 우리의 다정한 모습이 눈꼴 시어도 크리스마스만큼은 좀 봐 주세요∼. 연인들로 넘쳐나는 크리스마스의 거리. 모두 밖으로 나와 멋진 식사를 하고 거리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똑같은 코스를 밟을까? 다른 커플들은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낼까, 미리 한번 알아보자. ♡ 김혜선(27·DHC코리아)씨와 최홍원(30·프로그래머)씨 커플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처음 맞는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우리는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것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2박3일 빡빡한 일본 도깨비 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갑자기 결정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벌써 두달 전부터 시작됐다. 회사 근처의 여행사를 다녀 보고,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정보를 얻어 최종 목적지를 ‘일본의 디즈니랜드’로 잡았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각종 이벤트나 행사가 많아 연인들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나. 한번 만날 때마다 각자 1만원씩 저금한 것이 벌써 100만원이 훌쩍 넘었으니 여행경비도 문제 없다.(내년에는 더 자주 만나 유럽여행을 가야지, 아싸∼.) 24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 하네다 국제 공항에 도착할 계획이다. 하네다 공항은 도쿄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라 나리타 국제공항보다 교통비·소요시간이 적게 걸린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다. 일본에서 보낼 2박3일이 다소 빡빡하고 힘들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지금 우리는 기대감과 설렘에 부풀어 있다. ★세련된 멋과 맛,‘텔 미 어바웃 잇’ 도산공원 근처에서 차분한 분위기와 세련된 입맛으로 소문난 브런치 카페. 미국식 자유로운 분위기와 프랑스의 정통이 함께한다. 아기자기한 소품, 화이트·아이보리·핑크로 멋을 낸 인테리어, 햇살이 잘 비추는 테라스 등은 편안한 느낌. 샐러드·샌드위치·스파게티 등이 9000∼2만 8000원선. 도산공원 뒤편 클라란스 인스티튜트 1층,(02)541-3885. ★소박한 유럽 ‘예환’ 감각적인 젊은 요리사가 유럽스타일 요리를 선보인다. 고풍스러우면서도 낡은 듯한 자연스러운 실내 분위기와 작은 야외 테라스가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도미요리·샐러드 등이 1만∼2만원선. 하얏트 호텔에서 후암동 디지텍 고등학교 골목으로 300m 내려와 왼편,(02)798-4752. ★당신을 위한 ‘인 뉴욕’ 단 한 커플을 위한 원테이블 레스토랑. 기념일이나 프러포즈를 위한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원하는 음악이나 이벤트를 마련해준다. 다양한 코스 요리는 5만원에서 8만원까지.1∼2주전 예약은 필수. 신사동 삼원가든 뒤편.0505-509-5000,blog.naver.com/innewyork627 ★고풍스러운 ‘풍차’ 한적한 삼청동 거리에 유독 눈에 띄는 아담하면서도 예쁜 곳. 포근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주변을 산책하면서 오붓한 데이트를 즐겨도 좋겠다. 스파게티·스테이크가 1만∼2만원선. 위치:경복궁에서 삼청터널 가는 방향으로 왼쪽.(02)734-5454. ★맛있는 해변,‘말리부’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편안한 분위기처럼 가격 부담도 덜하다. 스파게티·피자가 8000∼1만 6000원선. 위치:마포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 건너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은편.(02)715-2500.
  •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남이섬의 겨울은 연인들의 천국이다. 살을 에는 바람도, 온몸이 얼어버릴 듯한 추위도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가깝게 만든다. 꼭 잡은 두 손, 빈틈없이 낀 팔짱, 꼭 감은 늑대 목도리를 하고 그들은 차가운 겨울 남이섬을 헤매고 다닌다. 새 인생을 시작하는 연인들이여! 들어갈 때는 따로 떨어져서 가지만 나올 때는 하나가 되어 나오는 곳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남이섬 선착장은 유난히 겨울바람이 거세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남이섬으로 가는 배에는 유난히 승객이 많다.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이 특히 눈에 띈다. 남이섬까지는 배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작업의 천국 남이섬 12월의 남이섬은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내리니 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호수, 깨끗한 공기가 먼저 반긴다. 내리자마자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숲길.1㎞정도 이어진 숲길이 보인다. 낙엽도 지고 을씨년스러운 길을 걷는 연인들이 따뜻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팔짱을 낀 채 숲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자기야 춥지. 이거 해”하며 목도리를 여자친구의 목에 걸어주는 남자.“바람이 너무 세다. 춥지”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여자친구에게 감싸는 남자의 행동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그거다.‘작업’을 하고 싶은 남자들은 남이섬으로 가라. 그것도 옷이나 머플러를 잔뜩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많이 춥지.”라며 하나씩 그녀의 목에 감싸주어라. 여자친구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일 것이다. 겨울의 황량함을 녹이는 사랑의 밀어. 남이섬의 겨울은 그래서 따뜻하다. 잣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다양한 전시공간과 식당 등이 모여있는 다운타운이 나타난다. 곳곳에 모닥불이 피어있다. 연인들이 불 앞에서 연신 언손을 비벼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산타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을 하더니 노래를 시작한다.“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 무드넘치는 색소폰 연주와 더불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부터 올드팝, 가요, 재즈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다. 모닥불에 노래까지, 청춘 남녀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모든 조건이 다 갖춰져 있는 셈이다. 저녁이 되자 땅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불을 밝히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백만 개의 작은 전구들이 빛을 내뿜는다. 밤하늘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과 휘영청 밝은달이 얼굴을 내밀며 분위기를 잡아준다.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옆에 있다면 어깨에 기대고 싶어지는 그런 밤이다. 밤 9시50분에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가 떠난다. # 다양한 이벤트로 해 떨어지는 줄 몰라 남이섬 하면 어린시절 밤을 따던 기억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변화된 이곳을 보고 새삼 놀라게 된다. 정말 많은 상설전시와 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남이섬이다. 1950년대부터 80년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그때 그 시절 전시관. 낡은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시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른들로선 추억이 깃든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실. 낡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 풍금 소리에 맞춰 노래를 하는 교실 풍경. 칠판엔 떠든 아이와 화장실 청소 당번 이름이 적혀 있고, 큼지막한 조개탄 난로 위에는 양철 도시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너 저런 것 모르지. 저게 말이야 최소한 70년대 하늘을 보고 자란 사람들만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이야.” 남자친구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자랑스러워한다. 그 옛날 이발소 풍경, 대장간, 자전거 포, 만화방 등 60∼70년 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아 아주 재밌다. 레종갤러리에서 마련한 사진전인 유영범의 남이섬 풍경전도 꼭 들러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남이섬이 ‘내 눈에는 안보이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눈 쌓인 풍경 사진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오는 출구에 낙엽이나 메모지에 서로의 사랑을 적어놓은 것도 흥미롭다.‘넌 내 거야. 민숙’,‘경민 오빠 내가 찜 했음’. 올겨울엔 남이섬에서 사랑의 언약을 해보시길. 입장 무료. 노래박물관에서 열리는 발명왕 에디슨의 그 때 그 소리 진품체험전에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에디슨의 발명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실내공간이 따뜻해 진정 연인을 위한다면 입장료 1000원을 아끼지 말자. 축음기, 전구, 영사기 등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품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다. 전기 선풍기, 커피 포트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부지런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다.‘작업’을 하려면 에디슨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가라. 그녀 앞에서 좀 아는 체를 한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이밖에 유니세프홀에서 열리는 기쁨공식이란 예쁜 카드전도 볼만 하다. 무조건 엽서를 사라. 판매액의 절반을 유니세프에 기증한다니 폼도 잡고 크리스마스에 좋은 일도 하고 그야말로 ‘ 먹고 알 먹고’아닌가. 입장은 무료. 레종갤러리 밖에서 하는 아프리카 풍물전도 볼만 하다. # 그녀와 나만을 위한 닭살 추억만들기 작업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체험공방이다. 여기서 그녀와 함께 펜던트나 양초, 컵에 서로의 얼굴을 그려 나누어 갖는다면 작업은 게임 오버. 반짝이는 예쁜 구슬과 색색깔의 컬러스톤으로 장식한 펜던트 만들기는 7000원, 완성된 머그잔에 유약으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예쁘게 그리거나 사랑의 맹세를 할 수 있는 그림그리기는 8000원. 굽는데 40분. 또 양초 만들기는 1만원이다. 문의 (031)581-0321. 자전거를 타는 것은 춥기는 하지만 친밀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한다.2인용 자전거를 타거나 새로 나온 전기 자전거를 타며 닭살 돋는 ‘나 잡아 봐라’를 해도 좋을 듯.2인용 자전거 30분에 6000원, 전기 자전거 30분에 5000원. # 배가 고프다고 도시락이나 먹을거리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다면 그건 ‘헤어지잔’소리. 그녀를 위해 마지막 남은 총알을 아낌없이 쏟아붓자. ‘겨울연가’ 제작 발표회 기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울퉁불퉁한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위에 계란 프라이, 밑에는 김치를 놓고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 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섬 중앙 변화가의 ‘섬향기’에선 닭숯불갈비 맛이 그만이다. 황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뒤 그 위에 얹은 그릴에 두툼하게 토막낸 양념 닭갈비를 구워먹는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닭갈비가 주위 연못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2인분 기준 1만 6000원. 이밖에 편의점도 있고 불에 구운 가래떡, 핫바 오뎅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값도 그리 비싸지않다. # 섬의 밤은 아름답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섬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사람들 그림자도 없는 그런 섬을 그녀와 함께 걸으며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해보자. 추워서 떠는지, 무서워서 떠는지 모르는 그녀. 너무나 귀엽지않은가. 섬 동남쪽 강변에 있는 남이섬호텔은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과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겨울연가’ 촬영때 배용준과 최지우가 잠도 자고 휴식도 취했던 호텔이다. 숙박료 5만 5000원. 가족 단위라면 남서쪽 강변에 위치한 콘도형 별장을 추천한다. 탁 트인 호수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고 따사로운 햇살이 넘실대는 별장이다. 보통 8인실로 2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TV가 없고 책장에 책이 꽂혀있는 것도 맘에 든다.20만원. 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글 · 사진 남이섬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안락사/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여름 어머니가 혼수상태 한달여 만에 정신을 되찾은 날, 레지던트가 불렀다.6개월에 걸친 어머니의 췌장암 진전상황을 컴퓨터에 입력된 자료를 통해 설명한 뒤 죽음의 순간이 닥쳤을 때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할 것인지를 물었다. 뇌사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로 심장의 활동을 지속시킨다는 것이었다. 일단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면 사망에 이를 때까지 임의 철거는 불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어머니는 발병 사실을 안 순간부터 아등바등하며 살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러면 인위적인 생명연장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입원했던 암병동에는 생명 연장을 위해 중환자실을 택하는 보호자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신 의사가 “1인실로 옮겨야 한다.”고 하면 임종이 머잖았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년에 이르기까지 간병에 지친 보호자들은 의사의 한 마디에 마침내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났다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것 같았다. 9월의 첫 아침 햇살을 얼굴 가득히 받으며 어머니의 가쁜 숨결이 마침내 멎자 아내는 편안하게 돌아가 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머니에게 깊이 고개 숙여 절을 했다. 친구의 어머니처럼 마지막 한, 두달을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지나 않을까 우려를 했던 탓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악몽처럼 어쩌면 영원히 떨쳐지지 않을 것으로 두려워했던 것이다. 물조차 삼키지 못해 끊임없이 갈증을 하소연하기는 했지만 1인실로 옮긴 지 하루 만에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대로 ‘잠자듯이’ 떠나셨다. 장례를 치르고 홀로 아파트단지 놀이터 벤치에 앉았을 때 중환자실로 모시지 않은 게 과연 잘한 짓인지, 내가 만일 죽을 병에 걸려 누웠다면 어머니는 그렇게 쉽게 포기했을까 하는 자문을 하며 자괴심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는 괜찮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그 말이 갑자기 그렇게 서럽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하지 않은가.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이 내년부터 죽음을 원하는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기로 했다고 한다.1세기 이상에 걸친 안락사 논쟁이 재연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죽음도 공식에 꿰맞춰 도식화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Book & Life] ‘책 읽는 여인’에게서 풍기는 삶의 향기

    엊그제 덕수궁 인근 서울시립미술관에 갔습니다. 야수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전이 열리고 있더군요. 색채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 반 동겐, 장 푸이 등이 남긴 작품들이 인상깊었지요. 한데 그중 하나가 특히 눈길을 끌더군요.‘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인’이란 마티스 그림이었지요. 아마 책 담당 기자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했나 봅니다. 화병이 놓인 테이블 옆에 다소곳이 앉아 무릎 위에 책을 놓고 물끄러미 앞을 보는 그림이었습니다. 순간 ‘책이 없다면 그림이 얼마나 심심할까?’란 생각이 스치더군요. 책은 그림의 주인공에게 무언가 ‘사유의 미’를 안겨주는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책 읽는 여인’이란 작품으로 더 유명한 화가는 프랑스의 오그스트 르누아르입니다. 창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독서에 몰두하고 있는 젊은 여인의 모습을 포착한 그림을 남겼지요. 네덜란드 출신의 렘브란트는 물론, 프랑스의 프라고나르, 스페인의 파블로 피카소도 책읽는 여인을 작품 소재로 삼았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소위 예술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책읽는 여인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제가 내린 아주 단순한 결론은 책 읽는 여인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한 노교수께서 그러더군요. 서점을 자주 찾는 여성들은 대부분 날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이지요. 책을 좋아하는 그 분이 ‘책’의 존재 때문에 예쁘다고 착시를 일으켰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착시면 어떻습니까?지금도 거리를 지날 때마다 찻집 유리속에 비친 책 읽는 여성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보입니다. 마치 마티스의 ‘책 읽는 여인’처럼 말입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광고도 스피드보다 사람 중심

    ‘자본의 성감대’라 일컬어지는 광고에서도 ‘체온’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강하고, 빠르고, 기능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고 외치던 광고들이 어느 순간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바뀐 것이 휴대전화 광고. 휴대전화는 한동안 그 기능, 디자인과 관련해 누가 세련되고 뛰어난가를 두고 광고전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최근 것들을 보면 인간을 강조하는 쪽으로 옮아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것인 SK텔레콤 광고. 흑백톤으로 사랑한다거나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손을 클로즈업한 뒤 ‘기술은 사람을 향한다.’는 식의 모토를 내세우는가 하면 아예 문자메시지 기능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처럼, 자신들의 기술을 부정하는 듯한 광고까지 선보이고 있다. 또 하나 엿볼 수 있는 경향은 신상품의 이름 붙이기. 브랜드 네이밍하면 예전에는 뭔가 산뜻하게 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아예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름이 유행이다. 이는 특히 먹거리 제품에서 강하다.‘햇살담은 간장’처럼 이미지를 넣은 제품 이름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아예 ‘비벼 먹고 쌈으로 먹는 강된장’처럼 이름만 봐도 언제 어느 때 써야 할지 알 수 있는 이름도 늘고 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ALCONY…安이 넓어졌다

    BALCONY…安이 넓어졌다

    집안 곳곳에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작게는 7∼8평, 크게는 10평 이상까지 발코니 공간이 내게로 왔다. 아파트 발코니 구조변경 허용으로 집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꿈의 기회다. 집이 좁아 고민이었다면 좀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고, 평범한 분위기가 불만이었다면 보다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하지만 그냥 트기만 하면 만사 해결인가. 옆집에서 한다고 무작정 따라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넓게 쓰고 싶은 발코니, 어떻게 꾸며야 할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발코니 위치따라 개성 연출 보통 발코니라 하면 거실만을 생각하기 쉽다. 거실을 벗어나 주방, 침실, 작은방 등 다양한 공간의 발코니 확장으로 새로운 연출을 할 수 있다. 부부 침실에는 기능성을 높인 미니 서재를 두거나 자녀의 방엔 아이를 위한 작은 아지트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집안의 개성을 과시할 수 있는 공간인 거실에는 자연을 담아낸 실내조경이나 자녀들이 재롱잔치를 할 수 있는 미니 무대, 바둑을 두고 차를 마실 툇마루 등을 배치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넓어진 공간을 새로운 가치를 가진 곳으로 부활시킬 수 있다. # 발랄한 포인트, 주방 주방은 대형 평형이라 하더라도 보통 다이닝 공간과 작업(싱크대) 공간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주방의 발코니는 다용도실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발코니를 확장한 후 인테리어 대리석으로 상판을 만들고 키 높은 세련된 의자를 놓아 홈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분위기 좋은 펜던트 조명을 강렬한 빨강이나 파랑, 은색 등 발랄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면 어느 바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 편안함이 물씬, 부부 침실 집안 어느 곳보다 은밀한 공간인 부부침실에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어울린다. 하지만 부부 침실 발코니를 확장하고 나면 대개 침대나 옷장을 그곳에 두어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데 포인트를 맞추기 마련이다. 확장으로 생긴 휴식 공간에 사랑스러운 소품들로 보다 애정이 넘치는 곳을 만든다. 평소에는 공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커다랗고 푹신한 소파를 둔다. 소파에는 질감이 좋은 쿠션을 가득 올리고, 주변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액자나 꽃 등 작은 소품을 활용해 꾸며 보자. 몸을 편안하게 해주어 휴식을 돕는 아로마 향초를 놓으면 더욱 근사하다. 작은 공간에서 차 한잔 마시는 여유가 생활에 지친 부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 실속이 넘치는 작은방 작은방은 보통 아이방이나 서재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대안이 없으므로 아이방으로 활용해야겠지만, 방의 여유가 있거나 아이가 없는 집이라면 부부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실속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최근에는 집에서 보다 전문적인 장비를 활용하여 영화를 보거나 음악 듣기를 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제품이 많이 슬림해졌다고는 하나 스피커를 비롯한 장비를 거실에 두면 부피감이 느껴져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작은방. 충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던 작은 방의 발코니를 터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을 두면 길게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때 방음 공사를 제대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 도움말 LG화학 데코빌 신보현 선임디자이너 ■ 나만의 컨셉트를 입혀라 인천에 사는 주부 배경순(40)씨의 집은 아늑한 전원주택이다. 넓힌 발코니를 오래된 흠집이 생긴 듯 낡은 느낌의 가구와 프로방스 스타일의 안락한 나무 의자, 미니 정원 등을 배치해 근사한 야외정원으로 꾸몄다.“거실과 연결돼 넓고 환해 보이면서도 단을 10㎝ 정도 올려 별도의 공간 같은 느낌을 주도록 했어요. 나무와 파벽돌 등 자연소재를 활용해 편안한 느낌을 더욱 부각시켰죠.” 발코니만 텄는데도 생활 공간은 아주 넓어졌다. 자연스러운 느낌의 소품들로 포근한 느낌을 동시에 잡았다. 아파트 발코니를 넓히면 30평대 아파트의 경우 8∼10평은 더 커진다. 그러나 무조건 넓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어떻게 꾸밀지,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면밀히 따져보아 괜한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 넓게, 새롭게, 다양하게 우선 평형을 보자. 공간 사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20평형은 공간을 넓히는 데,30평형은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데,40평 이상은 색다른 테마공간으로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공간이 부족한 20평형대는 방을 넓혀 여유롭게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부부 침실을 늘려 침대, 장롱, 화장대 등을 여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거실 확장으로 넓어진 공간을 아이를 위한 놀이터로 사용해도 좋다.30평형대는 거실 발코니 확장을 가장 많이 하는 평형대다. 가족실, 휴식공간 등으로 꾸며 가족간의 대화 공간으로 사용한다. 발코니 바닥에 마루나 자갈, 인조잔디 등을 깔고 각종 화분과 티 테이블 등을 놓는 것만으로도 작은 정원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커튼 대신 심플한 버티컬 블라인드를 달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한다.40∼50평의 대형 평형이라면 넓어진 공간을 색다른 곳으로 활용한다. 부부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운동 기구를 둔 헬스 공간, 카페 이상의 무드를 주는 와인바 등 가족의 생활 스타일에 따라 꾸민다. # 고전적이거나 현대적이거나 공간이 확보됐다면 컨셉트를 정해 스타일을 입힌다. 유행하는 인테리어 컨셉트를 따르기보다는 편안하고 동양적인 오리엔탈 스타일, 유럽풍의 로맨틱한 스타일, 절제미가 부각된 모던 스타일 등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한다. 동양적인 스타일은 일종의 사색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실과 단차를 두거나, 마루를 나무목, 짚, 왕골 등 자연적인 소재로 깔아 동양미를 뽐내도 좋다. 이와 비슷한 느낌의 낮은 나무 탁자, 푹신한 방석, 실내 수목조경 등으로 더욱 포근한 느낌을 살린다. 다소 여성스러운 꽃무늬, 사랑스러운 캔디 컬러 소재의 직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드럽게 변신한다. 창가로 한껏 다가가 햇살을 받아들인 곳이라면 형형색색의 구슬을 단 발, 다채로운 쿠션을 둔 폭신한 소파를 두면 분위기는 더욱 로맨틱해진다. 간결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모던 스타일로 꾸며도 좋다.‘발코니 확장’에 부담을 갖고 이것저것 두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눈에 보이는 곳에는 최소한의 가구를 배치해 절제미를 드러낸다. 현관 붙박이장을 발코니 안쪽으로 옮겨 지저분한 느낌을 없애고 확보된 공간에 깔끔한 철제 티 테이블이나 전체 분위기 색상에 보색이 되는 조명기구로 전체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 도움말 한샘인테리어·데코빌·웅진 뷔셀 <사진제공:LG화학 공간사랑>
  • 살~살 피로 풀리는 泉國으로의 초대

    살~살 피로 풀리는 泉國으로의 초대

    ‘따끈한 물놀이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고’ 겨울철 워터파크 나들이는 일석이조다.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초겨울, 건강에 좋은 천연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이국적인 물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추위를 피해 굳이 해외로 물놀이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 대형 온천탕과 함께 파도풀, 워터슬라이드 등을 갖춰 어린이는 물론 노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가족단위 여행에 제격이다. 여름철에 비해 크게 붐비지 않아 가족끼리 오붓한 휴가를 즐길 수도 있고, 추운 날씨로 인한 아이들 감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의 워터파크들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파도풀에서 수영을 즐기며 지중해의 낭만을 느낄 수 있고 워터슬라이드를 타는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멤버십 카드 등을 챙겨가면 20∼50%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따끈따끈한 물놀이를 떠나보자. 한준규·조현석기자 hihi@seoul.co.kr ■ 겨울에 더 좋은 캐리비안베이 우리나라의 최대 워터파크는 어디일까? 용인 에버랜드 옆에 있는 캐리비안베이가 최대규모라는데 이견을 달 수 없다. 크기나 시설 모든 것을 보아도 우리나라를, 아니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워터파크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캐리비안베이를 여름에 찾은 사람들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기억할지 모르겠다. 슬라이더를 타는데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북적대는 식당에서 ‘사람 구경왔다.’는 불평을 안고 돌아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겨울에 캐리비안베이는 한가하다. 그래서 워터파크를 제대로 즐기려면, 지금 캐리비안베이로 갈 것을 권한다.12시쯤 용인 캐리비안베이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썰렁하다. 매표소에서도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다. 옷을 갈아 입으러 라커룸에 들어갔다. 여기도 마찬가지. 아이들로 아수라장을 이루던 곳이 한산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6층 스파시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실내 공기를 28℃로 맞춘다고 해도 약간의 감기기운탓인지 으스스 한기가 느껴졌다. 탕에 몸을 담갔다.‘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람이 없어 ‘전세냈네∼.’라며 주위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쉬었다. 몸이 나른해지고 땀도 난다. 캐리비안베이로 봐서는 안된 일이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가해서 너무 너무 좋다. 땀도 났으니 본격적으로 놀아 보자. 지난해 여름에 왔다가 몇 시간을 기달려 한번 타보았던 ‘퀵슬라이더’를 타러 7층으로 올라갔다. 이게 웬일인가. 기다리는 사람들이 겨우 4명밖에 없다니. 신난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놀이가구를 타는 것은 재미있다. 혼자서 타는 튜브슬라이더를 타고 미끄러진다. 터널을 미끄러져 물속으로 풍덩. 이번에는 바디 슬라이더를 탔다. 훨씬 재미있다. 캄캄한 터널 속으로 몸이 미끄러져 내려가다 갑자기 환해지며 물속으로 떨어진다. 급커브로 몸이 뒤집어지고 급강하로 짜릿함까지! 최고다.5살 난 아들과 항상 함께 놀이동산이며 워터파크를 같이 다니다 보니 이렇게 나를 위해 놀아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이번엔 다이빙 풀로 갔다. 지난해에 배치기로 빨간 훈장을 만들었던 기억을 가지고 말이다. 그런데 13세 이상은 사용금지란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이용을 못한단다. 아쉬웠다. ■ 벌거벗고 겨울의 낭만을 따뜻한 실내와 영하의 실외를 넘나드는 유수풀은 겨울 워터파크의 별미. 커다란 튜브를 하나 타고 몸을 맡겨본다. 비닐로 된 칸막이를 통과해 실외로 나간다.‘추운데∼.’바로 물속으로 잠수. 더운 물과 차가운 공기가 만나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유수풀. 머리는 얼어버릴 것 같지만 몸은 따뜻하다. 물살을 따라 몸이 흐른다. 파란 하늘과 상큼한 공기, 중간에 손을 흔들어주는 안전요원.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세상이다. 튜브 하나에 몸을 의지하며 즐기는 연인들. 친구들과 재잘재잘 떠들며 한가로움을 만끽하는 아줌마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가족들. 모든 이들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불과 250m이지만 겨울과 여름을 넘나드는 행복과 재미는 컸다. 튜브 위에 올라 쏟아지는 햇살의 따사로움과 파란 겨울 하늘의 쓸쓸함이 느껴진다.‘아이라도 데리고 올 걸 그랬나.’ 해방감은 좋지만 혼자라는 외로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 이런 곳도 있어요 6층 릴렉스룸에서 캡슐에 들어가 누웠다.“아저씨 따뜻하게 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역시 최고다. 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진다.“저기 시간이 다 되었는데요.”라며 깨우는 캐빈에게 눈을 감은 채 ‘30분 더요.’라며 다시 눈을 감았다. 캡슐은 30분에 1만원. 맛사지머신은 15분에 3000원. 다음은 족탕으로 갔다. 수영복을 입으채 발을 담그고 있노라니 새파랗게 젊은 아니 ‘어린 커플’이 들어오더니 마주앉아 서로 사랑을 표현하기 바쁘다.‘에이, 좋을 때다’라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줬다. 소금, 인삼 등 특이한 사우나와 재스민, 레몬 탕 등도 좋다. 캐러비안베이 안에는 2개의 레스토랑과 1개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입맛에 맛는 음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다. 또 실내 선탠베드에서 따사로운 겨울 햇살을 맞으며 즐기는 낮잠도 가히 예술이다. ●할인정보 신용카드로 보통 50∼30% 할인된다. 하나카드가 50% 할인되고 나머지는 30% 정도 할인된다. 하나카드 중에서도 할인되는 카드가 따로 있으므로 홈페이지에서 미리 자신의 카드가 할인이 되는지 확인을 하고 가야한다. 어른 3만원, 어린이 2만3000원. 오후 2시30분 이후에는 어른 2만6000원, 어린이 2만원. ●이용시간 오는 23일까지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금·토·일요일 오전9시30분부터 저녁7시.23일 이후는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 금·토·일요일은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의 (031)320-5000, www.everland.com 차가운 겨울 바람을 타고 흰 눈이 내리던 날. 눈덮인 설악산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설악 워터피아’를 찾았다. 실내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메아리친다. 인공 파도풀인 ‘샤크 블루’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열대 리조트의 휴식을 연상케 한다. 밖은 영하의 날씨지만 실내는 40도가 넘는 온천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 가족끼리 즐기는 겨울 설악워터피아 “우와∼.” 폭 15m, 길이 70m에 이르는 샤크 블루에 파도가 쉴새없이 몰아치자 물놀이객들이 즐거운 비명을 토해 낸다. 아이를 튜브에 태우고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단위 물놀이객들이 대부분이다. 옆에 있는 슬라이더는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곳.100m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돌아 내려오는데 1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온몸으로 물을 헤치며 내려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샤크블루와 슬라이더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주변에 있는 스파빌과 온천탕은 어른들의 공간.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피로를 푼다. 실내 물놀이에 싫증이 나면 야외에서 물놀이나 온천욕을 즐기면 된다. 실외 수영장이라도 따뜻한 온천수여서 그리 춥지 않다. 또 폭포탕과 이벤트탕, 바위탕, 연인탕 등 겨울철 야외에서 즐기는 온천욕은 재미를 더한다. 중생대에 형성된 이 곳의 온천수는 섭씨 49도의 알카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으로 전혀 가열하지 않은 천연 온천수로 관절염과 성인병, 불면증, 고혈압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하루 3000여t의 온천수가 쏟아져 나온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놀러온 한정훈(45·서울 노원구 중계동)씨는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부모님은 온천에서, 아내와 나는 스파에서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면서 “아이들 감기 걱정없는 최고의 겨울 나들이 장소”라며 즐거워했다. 다른 워터파크와 마찬가지로 수영복(4000원)과 수영모자(1000원) 등을 챙겨가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국내 처음 선보인 PO서비스 워터피아에는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PO(Program Organizer) 서비스가 있어 더욱 즐겁다.PO서비스는 클럽메드 등 세계적인 휴양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워터피아가 지난 10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PO들은 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사람들로 춤과 노래, 연주, 마술, 연기, 스포츠 등 각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량을 보유한 20여명의 엔터테이너가 고객이 리조트에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다양한 재능과 프로그램으로 즐거움을 안겨준다. 한마디로 PO는 리조트 고객들과 함께 놀아주는 ‘친구’라고 보면 된다. PO서비스는 오전 7시 호수공원 산책을 하는 것으로 시작해 오전 8시 굿모닝 요가, 오전 9시 다이어트 멀티볼을 하며, 물속에서는 오후 1시30분 아쿠아 댄스와 오후 3시 30분 워터 게임 등이 펼쳐진다. 이어 오후 4시에는 본관앞 잔디밭에서 이종격투기와 난타공연, 미니 스포츠 등이 각각 50분가량씩 진행된다. PO서비스의 하이라이트는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밤 8시30분 리조트 본관 비선대홀에서 열리는 ‘웰컴 파티’. 행사에 앞서 로비에서 고객들과 함께 신명다는 춤판을 벌인 뒤 비선대 홀로 들어가 2시간 동안 마술쇼와 게임, 댄스 퍼포먼스, 분장쇼, 팬터마임, 차력쇼 등이 선보인다. 태권 코믹쇼를 선보이는 PO ‘제우스’(이승진·27)는 개그맨 못지않은 유머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리조트의 ‘하우스 키퍼’(객실팀 직원)에서 그는 끼를 인정받아 1기 PO로 선발돼 활동중이다. 또 낮에는 수영장에서 아쿠아 로빅과 게임을 주관하고, 밤에는 웰컴파티에서 춤을 선보인 ‘아쿠아’(이선민·29)는 인기 PO다. 아쿠아는 “PO는 남녀노소 누구나 리조트에서 즐겁고 편하게 쉬다갈 수 있는 친구”라면서 “처음에는 이런 서비스에 어색해 했으나 나중에는 너무 재미있어 다시오겠다는 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요금·할인정보 당일권이 대인 3만원, 소인 2만 2500원.KTF·SK텔레콤과 외환·현대·롯데카드를 소지하면 당일 1만 8000원이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용시간 수영장은 오전 10시에, 사우나는 오전 6시 문을 열며 일∼목요일에는 오후 8시 30분까지, 금·토요일은 9시30분까지 운영하고 있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현남 IC에서 나와 7번 국도를 타고, 양양, 속초를 거쳐 척산온천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나온다. 서울에서 3시간. ●문의 (033)635-7711,www.sorakwaterpia.com ■ 덕산 스파캐슬(충남 예산군 덕 단지내) 국내 대표적인 스파리조트로 지난 7월에 문을 열어 깨끗하고 한적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6300여 평의 커다란 스파캐슬의 자랑은 섭씨 49도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천천향’. 유럽식 물치료 시스템인 바데풀에서는 26종류의 수압마사지를 받는다. 노천스파 ‘해미원’은 한국식 정원처럼 꾸며진 스파로 겨울에는 그맛을 더한다. 다양한 입욕제를 첨가해 정종탕, 물레방아탕, 유황탕, 허브탕 등이 온천욕 진수를 느끼게한다. 또한 밤에 즐기는 ‘로맨틱 나이트 스파’는 물속에서, 또는 나무와 돌에서 빛나는 화려한 조명과 아름다운 멜로디와 지루함을 잊게 하는 영상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밤을 선사한다. 인근에 위치한 수덕사나 해미읍성 서산마애삼존불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요금·할인정보 사우나와 스파를 이용할 수 있는 당일권이 대인 3만 8400원, 소인 2만4000이다. 오후 5시 이후에는 40%할인. 롯데, 국민, 외환,BC,LG, 삼성 카드로 주중 30%, 주말 20% 할인. ●이용시간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에서 나와 덕산온천 방면으로 가면 된다. ●문의 (041)330-8000,www.spacastle.com ■ 단양 아쿠아월드(충북 단양군 단양읍) 국내에서 가장 이국적인 워터파크이며 가장 큰 바데풀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멋지게 생긴 돔 지붕에 풀장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곳곳이 야자나무들. 처음에는 남태평양의 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일반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어린이용 칠드런 풀, 키즈 풀은 기본이고 대규모 바데 풀에 만들어진 아쿠아 헬스풀 존은 물의 압력으로 목·어깨를 자극하는 넥샤워, 벤치제트, 바사월 등으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료 받을 수 있다. 또 스릴 높은 슬라이드와 중동 사해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사해 동굴탕, 탄산탕, 히노키탕, 과즙탕 등 각종 기능탕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단양 아쿠아월드는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단양8경의 하나인 도담삼봉, 사인암, 월악산국립공원, 구인사 등도 둘러볼 만하다. ●요금·할인정보 주중 대인 2만원, 소인 1만 5000원, 주말 대인 2만 2000, 소인 1만 6000원. ●이용시간 주중 오전 10시~오후 8시 50분, 주말 오전 9시~밤10시 30분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로 빠져나와 단양 읍내로 들어가면 된다. ●문의 (043)420-8311,www.daemyungcondo.com ■ 아산스파비스(충남 아산시 음봉면 신수리) 온천수를 이용한 물놀이 테마 온천이다.25m 실외 온천풀과 유수풀, 유아풀, 어린이 슬라이드 등이 마련돼 있어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5000평 규모의 대규모 시설로 하루 3000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다. 온천수는 지하 700m 암반에서 생성되는 섭씨 38도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게르마늄을 비롯해 20여 종류의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함유돼 있어 성인병, 아토피성 피부질환,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테풀과 가족탕, 대온천탕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삽교호 함상공원과 독립기념관, 현충사, 외암리 민속마을, 세계 꽃식물원 등도 둘러볼 만하다. ●요금·할인정보 12월17일~3월1일 대인 2만원, 소인 1만 5000원.SK텔레콤 멤버십 카드를 이용할 경우 본인 자유권 50%할인. ●이용시간 사우나 오전 7시∼오후 9시, 실외온천풀 오전 9시∼오후 7시.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 IC에서 나와 안중과 아산만, 영인을 지나 아산온천으로 가면 된다. ●문의 (041) 539-2000,www.spavis.co.kr ■ 신북온천 환타지움(경기 포천군 신북면 덕둔리) 수영복을 입고 즐기는 새로운 개념의 온천으로 한겨울에도 온천수가 흐르는 110m 길이의 유수풀과 15가지의 파도가 밀려오는 파도풀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각종 첨단 시설을 갖춘 환타지움은 5000평 규모에 하루 3000명이 입장할 수 있다. 건강지도사가 여러코스를 돌며 입욕코스를 제공하며, 수중에서의 스트레칭도 실시한다. 대온천탕과 사우나, 전통 불한증막과 야외노천탕도 갖추고 있다. 온천수는 중탄산 나트륨이 함유돼 있어 아토피성 피부 치료와 건성피부의 보습효과가 탁월하다. 주변 관광지로 허브아일랜드와 소요산국립공원, 자재암, 원효폭포 등이 있다. ●요금·할인정보 대인 1만 7000원, 소인 1만 2000원. 오후 4시 이후 입장객은 할인이 적용되며,SK텔레콤 멤버십 카드를 이용할 경우 본인 자유권 50%할인. ●이용시간 온천장 오전 6시 30분∼오후 8시, 파도풀(주말운영) 오전 9시∼오후 6시. ●가는길 의정부 43번 국도를 타고 오다가 대진대학, 포천시청, 포천의료원을 지나 하심곡 사거리에서 청산방향으로 좌회전해 20분정도 가면 나온다. ●문의 1577-5009,www.shinbukspa.co.kr ■ 금호화순온천 리조트(전남 화순군 북면 옥리) 남도 제일의 종합온천 레저타운으로 천연 온천수를 이용한 실내수영장과 튜브 슬라이더를 갖추고 있다. 하루 26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으며, 대욕탕과 중탕, 노천탕 등을 갖추고 있다. 온천수는 유황과 나트륨, 아연 등이 주성분으로 성인병 예방과 피부미용, 심장강화, 관절염 등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어린이 2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인 드림피아가 있다. 주변 관광지로 소쇄원과 운주사, 담양 죽박물관, 전남읍성 민속마을 등이 있다. ●요금·할인정보 대온천탕 대인 5000원, 소인 3500원, 수영장 대인 8000원, 소인 6500원. ●이용시간 평일 오전 6시 30분∼오후 7시, 수영장은 토·일요일에만 영업을 하며, 토요일 오후 3시∼오후 11시, 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옥과 IC로 나와 29번 국도,887번 지방도로를 탄다. ●문의 (061) 370-5090,www.kumhoresort.co.kr
  • [어떻게 지내세요] 작곡가로 돌아온 김강섭 전 KBS 악단 지휘자

    [어떻게 지내세요] 작곡가로 돌아온 김강섭 전 KBS 악단 지휘자

    “요즘들어 우리 대중 음악이 너무 상업적으로 치우치고 있어요. 또한 유사표절 등 쉽게 쉽게 부르려는 경향도 많고요.” 대중음악 연주가 김강섭(73)씨. 지난 1985년 ‘KBS-TV 가요무대’를 제작한 이후 20년 가까이 상임 지휘자를 맡아 국내와 해외동포에도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그의 방송음악 인생은 올해로 45년째를 맞는다. 또 KBS 음악프로인 ‘열린 음악회’ 출범의 산파역을 담당했다. 특히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불나비’‘그 얼굴에 햇살을’ 등 200여곡의 히트곡과 ‘달려라 백마’ ‘팔각모 사나이’ 등의 군가를 작곡, 이래저래 우리나라 대중 음악사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94년 연주인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고, 최근에는 제1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주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주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김씨를 만났다. 그가 일주일동안 중국을 다녀온 직후였다. 까닭을 물었더니 “연길과 백두산을 여행했다.”면서 “왠지 백두산만 다녀오면 기운이 펄펄 난다. 온천욕까지 하면 모든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고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고 크게 웃었다. 지금까지 백두산은 열두번정도 다녀왔단다. 하산하는 길에는 가끔 ‘연길예술단’ 관계자들과 만나 음악얘기를 꽃피운다. 지난 91년 연길방송국 개국 기념일에 초청된 것이 인연이 돼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가요무대’ 얘기가 나왔다. 그는 “20년 전 당시 KBS 박현태 사장이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옛날로 돌아가더라, 좋은 프로그램 하나 연구 좀 해보슈.’라고 해 지금의 ‘가요무대’를 만들게 됐다.”고 회고했다. 또 “처음에는 담당 PD와 아나운서가 세번이나 바뀌는 진통을 겪다가 출범 3년째 김동건씨가 진행을 맡으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따라서 ‘가요무대’는 자신의 음악인생 가운데 가장 애정을 두는 대표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0월말 이런저런 사정으로 물러나게 돼 아쉬움과 섭섭함을 동시에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가수마다 음악의 넓이가 다르다. 지휘자는 그걸 맞추는 책임이 있다. 그런데 요즘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PD들은 그걸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다.”고 그만두게 된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11월21일 방송된 ‘가요무대 20주년 특집’때 방송사측에서 감사패를 전달하겠다고 했으나 김씨는 단호히 거절했다.20년 동안 일해온 예우가 겨우 그것뿐이냐는 서운함에서였다. 김씨는 “해외연주를 하면서 수차례 기립박수를 받을 만큼 많은 감동과 에피소드를 안겨 주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300여회의 연주기록을 세워 동포들에게 뜨거운 조국애를 심어 주기도 했다.”고 잠시 회상에 젖어든다. “우리가 얘기하는 트로트니 탱고니 하는 것은 리듬의 한 장르일 뿐입니다. 언론에서도 트로트 리듬 혹은 트로트 풍이라고 해야지요. 미국에서 유행한 이 리듬은 일본으로 건너와 ‘뽕짝’으로 바뀌었고 이어 우리 문화에 파고들었습니다. 세계 음악의 흐름을 간파하면서 우리식 가락과 리듬이 담겨 있어야 진정 대중음악이 발전합니다.” 미식가인 그는 요즘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서울 주변의 맛있는 집을 자주 찾는다. 슬하에 딸만 셋을 두었으며, 결혼한 딸 둘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막내딸, 부인과 지낸다.“그동안 연주인생을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작곡에만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길섶에서] 상념/우득정 논설위원

    아파트단지 뒷길을 따라 수북이 쌓여 있던 낙엽이 밤새 내린 비에 젖어 목소리를 잃었다. 발밑에서 사각거리는 소리 대신 물기젖은 질척거림만 느껴진다. 지난 한달간 출퇴근길을 에돌게 만들었던 낙엽도 이렇게 제 역할에 종지부를 찍나 보다. 비에 젖어 짓밟힌 낙엽에서 빈 손짓만 하다 또다시 흘려보낸 한해의 허망함을 떠올린다. 몇 달 전 한때 권력의 정점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한 인사를 만났을 때 당돌하게 추궁했던 질문이 부메랑이 되어 온다.“요즘 조국과 민족을 위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계십니까.”악수하고 자리에 앉기 바쁘게 질문을 하자 그는 몹시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없는 것 같은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제껏 한번도 말문이 막힌 적 없었던 그가 더듬거리기까지 한 것 보면 그러한 자문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속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며 쾌재를 불렀다. 그렇다면 나는 올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했나.9월의 첫 햇살이 비치던 아침 어머니를 떠나보낸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는 것 같다. 쳇바퀴 돌듯 직장과 집을 오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떠벌렸지만 삶의 흔적이라곤 티끌만큼도 남기지 못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전북 완주 위봉산(524m)

    [조용섭의 산으路]전북 완주 위봉산(524m)

    허물어져 가는 위봉산성 돌담 위로는 아직도 옛 시간이 머물며 늦가을의 따사로운 햇살과 두런두런 옛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 한갓지고 여유롭다. 성곽을 따라 나있는 산길을 걷다 보면 비스듬히 창을 어깨에 기대고 졸던 옛사람이 놀라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전북 완주의 위봉산(524m)에는 유사시 전주의 경기전에 있는 태조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조선조 숙종 때에 축성된 위봉산성이 있는데, 산자락 아래의 위봉사를 에두르는 산줄기 전체가 성곽을 이루고 있다. 산길은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고갯마루인 뱁재(위봉재)의 산성 서문(西門)에서 출발, 되실봉을 거쳐 702봉(서래봉)에 오른 뒤, 다시 되실봉으로 되돌아와 위봉산∼위봉사(가운데 사진)로 이어지는, 산성을 따라 나있는 코스로 잡았다. 뱁재는 위봉사와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고, 예닐곱 대의 주차공간이 있다. 산성 3개의 성문 중 유일하게 그 형태가 남아 있는 아치형의 서문 안쪽 임도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고개에 닿고, 전방 오른쪽으로 성곽과 함께 길이 이어진다. 고개 정면 맞은 편 산자락의 건물은 태조암이다. 임도 고개에서 약 20여분 올라서서 갈림길에 닿으면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오른쪽 길은 위봉사 방향이다. 완만한 능선, 산성을 따라 나있는 호젓한 산길을 걷다 보면 참호처럼 낮게 통로를 낸 암문의 모습도 보인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이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내려서는 길은 나중에 되돌아 와 진행할 위봉산 가는 길이고, 능선으로 계속 나아가면 두루뭉술한 되실봉에 닿는다. 길은 약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소잔등처럼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데,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가 서래봉이다. 약 1시간 30여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이 지역 산꾼들은 서래봉에서 서쪽 오도치로 내려서서 서방산∼종남산을 잇는 종주산행을 즐긴다. 동쪽 수만리 쪽으로 길이 잘 나있다. 되실봉에서 10분 정도 능선을 되돌아 나오면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마치 너덜처럼 놓여 있는 무너진 산성의 돌 위로 길이 이어진다. 내려선 안부에는 오른쪽 위봉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고, 뼈대만 남은 2층 구조물이 을씨년스럽다. 능선을 따라 산성은 오름길로 이어지고 산길도 줄곧 함께 나있다. 봉우리 2개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면 이제 정상까지는 약 20여분 거리, 안부 오른쪽 내려서는 길은 되돌아와 위봉사로 하산할 길이다. 정상 동쪽,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 지역의 맹주산인 운장산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북쪽 저 멀리 달려가는 금남호남정맥마루금의 대둔산도 어렴풋이 보인다. 정상에서 안부로 되돌아와 위봉사로 내려서는 데는 30여분이 걸린다. 요사채 뒤로 들어서서 깔끔하게 정렬된 장독대를 돌아 절 앞마당으로 나오면 차분하면서도 탁 트인 위봉사의 전경이 드러난다. 절 현판의 ‘추줄산’은 옛이름이라고 한다. 위봉폭포는 위봉사를 나와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500m 정도 내려오면 도로 오른쪽 계곡 깊은 곳에 있다. ■ 대중교통: 전주대∼수만리 행 106번 버스(하루 6회운행 막차 수만리행 20:00, 전주행 21:40) 전주 시내버스(063)272-8102 ■ 자가용: 호남고속도 익산IC∼799번지방도∼봉동∼17번국도∼26번국도(진안 방면) 741번 지방도(송광사. 위봉사), 혹은 익산∼비봉(741지방도)∼고산∼동상(호반 드라이브) ■ 숙박: 동상면 수만리 자연산장농원(063-243-6604)등 인근에 숙식을 겸하는 민박집이 다수 있다. ■ 가볼 만한 곳: 대아저수지, 동상저수지, 송광사(완주 소양면), 화심온천 ■ 문의:완주군청 문화공보과(063-240-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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