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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빙 한방 칼럼] 잠, 굶지 말아요

    # 성공의 열쇠는 ‘잠’ 현대 사회는 무한 경쟁의 시대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성공’의 열쇠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잠을 줄일 것을 권하고 있으며 양보다는 수면의 질을 강조함으로써 잠으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3시간 수면법이나 수면 학습법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잠이란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령 나폴레옹은 3시간의 수면과 틈틈이 즐기는 낮잠을 통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반면 아인슈타인은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다고 한다. 수면시간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그 정도만큼 더 긴 수면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잠이란 한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있어 성장 호르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밤 10시 전에 잠을 자야 원활한 성장 호르몬의 분비로 키가 ‘쑥쑥’ 클 수 있다. 성장기가 끝난 성인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푸는 열쇠로서 ‘잠’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가 자신에게 잠이 필요한 경우와 그 정도를 잘 판단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잠은 무조건 줄인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또 무조건 많이 잔다고 효과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30%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필자의 경험상 컴퓨터 사용이나 24시간 방송되는 TV의 시청,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시험 준비 등으로 그 인구는 점점 더 늘어가고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으며 수면부족은 집중력 저하, 성격변화, 기억력 감퇴,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불면증도 질병으로 인식하고 초기에 고칠 것을 권하고 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몸에서 순환이 안 되거나, 위나 심장과 간이 허약할 경우 또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와 같은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고 본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한방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쉬운 생활요법으로는 잠잘 때 옆으로 누워 무릎을 약간 굽히고 자는 자세가 좋고 입을 다물어 기운이 새지 않게 한다. 자기 전 목욕을 하거나 따뜻한 것을 마시며, 가볍게 운동하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또 곶감이나 산조인을 볶아서 다린 물을 마신다거나 양파를 썰어서 머리맡에 두거나 갈아서 조금씩 먹는 것도 불면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숙면을 취한 뒤 아침 일찍 커튼 사이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하는 것!. 방송 CF의 한 장면으로만 넘겨버릴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나 자신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자연담은 한의원 김기준 원장(www.nature-clinic.com/growth)
  •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계절의 여왕 5월…, 그리고 5월처럼 밝고 상큼한 가수 메이(MAY). 보아의 일본 소속사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에이벡스(AVEX).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하나이다. 에이벡스에서 요즘 회사 차원에서 밀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일본이 아니라 한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바로 메이(24)이다. 이유는 하나. 에이벡스의 매니저 히로타카 이시모토는 “실력있는 뮤지션들은 일본에도 많다. 그러나 메이는 일본에선 찾을 수 없고, 세계에서도 단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를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발전 가능성이 더 높고-에이벡스에 소속된 300여팀 가운데 톱클래스라고 한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수로 회사 전체가 믿고 있다는 것. 에이벡스에서 아시아를 뛰어넘는 ‘브랜드 아티스트’로 키우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과연 그녀의 목소리가 어떻기에 그럴까. 일단 맑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왠지 어려 보이고, 투명함에 순수함까지 갖췄다.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내리는 음색이라는 평.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의 노래에 대해 일본의 한 음악평론가는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파고드는 묘한 아우라와 언어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있다.”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댄스 봇물 시대에 포크 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고등학교 때 코어스 등의 음악이 좋아서 밴드에 들어갔던 소녀는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기타를 치며 무대에도 자주 올랐다. 모 방송국 프로그램 ‘반전드라마’에 ‘기적’‘리디아’ 등의 노래를 배경으로 깔며 조금씩 알려지게 된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느낌이 어울리는 달, 자신이 태어난 달이기도 한 5월(MAY)을 이름으로 정하고 데뷔 음반도 준비했다. 마침 2004년 11월 도쿄아시아뮤직마켓(TAM)에 나갔다가 에이벡스의 눈에 띄었다. 데뷔를 잠시 미룬 채 지난해 3월부터 에이벡스아티스트아카데미에서 일본어는 물론 작사·작곡, 연주에서부터 워킹, 연기에 이르기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레슨을 받고 있다. 메이는 “가족하고 떨어지게 되고 일본어도 전혀 몰라 처음엔 겁이 많이 났어요. 이제는 레슨에 재미를 느낄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친구도 생겼고요.”라고 웃는다. 올초 일본에서 내놓은 싱글 ‘원더랜드’는 뮤모(벨소리 다운로드) 차트에서 고다 구미, 하마사키 아유미, 보아 등에 이어 당당히 7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올렸다. 소속사도 놀랄 정도였다고. 이 노래는 한국에서도 인기 야구만화 ‘메이저’의 TV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본 지방을 돌며 지역 뮤지션들과 합동 공연을 하고 있는 메이는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정규 앨범 발매 시기도 앞당겼다. 17일 또 하나의 싱글 ‘You’를 선보이고 9월 한국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1집을 낸다. 메이저급 단독 공연도 치를 예정이다.7월에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맡게 된다. 아직 일본어는 서툴지만 바로 곁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일본 팬들에게 신뢰를 쌓아간다는 전략이다. 듣는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싶다는 메이는 “지금은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어 한국 팬들과는 음반과 인터넷을 통해 만날 수밖에 없네요. 메이랜드(www.mayland.jp)에 자주 놀러와 주세요.”라면서 “조만간 국내에서도 라이브 무대를 마련할 거예요.5월 햇살처럼 따뜻한 노래를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했다. 계절의 여왕 5월처럼 음악의 여왕이 되고픈 그녀였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맑고 풍요로운 ‘홍제천’ 부푼 기대

    맑고 풍요로운 ‘홍제천’ 부푼 기대

    며칠 전 비가 왔는지 홍제천에 물이 흐릅니다. 동네 하천에 물이 흐른다는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홍제천은 1년 내내 물이 말라 있는 건천(乾川)이어서 여름철 우기 때만 아이들의 놀이터가 됩니다. 더욱이 내부순환도로 교각까지 홍제천을 파고들어 하천의 기능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건천을 ‘옥류´가 흐르는 자연생태하천 복원 추진 꽃샘추위가 한창인 지난 3월 홍제천에서 오랜만에 함성이 들렸습니다. 바로 홍제천을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자연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기공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홍제천이 살아난다니, 몇 십년동안 동심·향수의 추억만을 간직한 채 서대문구의 지형으로만 남아 있던 곳에 물이 흐르고 나비가 날고 꽃이 만발한다니 참으로 가슴 벅찹니다. 멀지 않은 옛날, 동네 어르신들이 속옷 하나 입고 물장구치고 가재와 송사리를 잡으며 놀던 추억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한강과 만나는 홍제천 하류에서 물을 끌어 올려 무릎 높이의 물이 흐르게 하는 홍제천 복원공사는 주변의 가좌뉴타운 및 홍제균형발전촉진지구와 연계하여 환경친화적인 하천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홍제천에 물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자라나는 풀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이 자랄 것이고 생물들의 서식처도 만들어 자연생태환경을 조성하고, 여기에 휴게·체육시설을 정비하면 도심은 청계천, 서대문구는 홍제천이 명소가 될 것입니다. 홍제천의 일부 구간은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얼음 썰매장으로 활용하고, 또 안산의 기암(奇巖)절벽과 하천의 굴곡부가 만나는 구간에 자연형 폭포를 만들어 일년 내내 가족과 친구끼리 함박웃음을 짓는 친수공간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지금 홍제천에서는 송수관로 부설공사가 한창입니다. 한강과 만나는 홍제천 하류에서 홍지문까지 총 8.52㎞ 구간 가운데 송수관로 3㎞를 벌써 부설했다 합니다. ●친수공간으로 가꿔 주민 쉼터로, 區의 명소로… 공사가 끝날 내년쯤 자연환경이 회복된 홍제천을 주민들에게 되돌려 주면 자연스럽게 홍제천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휘돌아 나가는 물줄기 소리와 함께 흐드러진 꽃밭 사이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사진 찍고, 맑은 햇살 아래 고추잠자리를 잡는 ‘황홀한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홍제천은 가난하고 고단한 삶이 잠시 여유를 찾는 서정적 의미 외에 삶의 원천들이 결집되어 지역의 활기를 되찾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송수관로를 놓는 공사 소리를 들으면 점점 홍제천의 물꼬가 터지는 듯합니다. 가슴 속에 시원한 물줄기를 뿌려주는 반가운 소식, 홍제천에 물이 흐른다는 사실은 서대문구민 모두에게 정말 기쁜 선물이 될 것입니다.
  •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무너져 내린 돌덩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에 손을 대어보자. 느껴지는가,2000년 전의 그들의 외침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터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었던 대표적인 ‘신탁’의 성지였다. 무채색의 올리브 나무, 파란 물감을 잔뜩 풀어놓은 듯한 바다와 하늘의 절묘한 조화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해안 도시로의 여행은 낯선 이방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에게해, 마르마라해, 흑해 그리고 지중해 사이에 기묘한 모양으로 떠있는 나라, 터키 여행은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또한 지중해를 따라 가득 들어선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들과 아폴로 신전, 고대 기독교 문화의 에페소 등 세계 문명의 흔적들이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시계를 2000년 전으로 맞추어 놓고 코발트빛 바다가 펼쳐진 지중해를 따라 터키를 돌아보자. 글 사진 터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터키 서남부 해안을 달리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좁다란 해안도로가 뻗어 있는 터키의 서남부 해안을 버스로 달렸다. 따스한 봄바람에 실려오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에 기분이 들뜨기도 하고, 로마와 그리스의 위대한 문화를 칭송하듯 하얀 포말을 토해내는 파도의 노랫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여행을 시작했다. # 진짜 코발트 블루, 이런 색이야 터키의 지중해 여행은 안탈리아에서 시작한다. 이스탄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지중해 해안 도시로 터키 관광의 중심으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호텔과 빌라 등 여행자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편의시설이 많다. 또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안탈리아에서 주변의 유적지를 돌아보는 ‘버스투어’는 유럽인들에게는 인기. 첫번째 목적지인 올림포스까진 이름 모를 크고 작은 해변들을 끼고 달렸다.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하늘과 바다가 하나인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김형영씨 시’가 생각난다.‘하늘과 바다가 내통하더니/넘을 수 없는 선을 하나 그었구나/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낯선 땅이라서일까, 슬픔을 간직한 색 ‘블루’때문일까. 뜻모를 슬픔이 가슴을 메운다. 파란 도화지에 흰점 같은 버스는 하얀 선을 그리며 달리고 또 달린다. 올림포스 해변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했으며 아직도 해안 절벽 위에는 집터들이 남아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면 도굴되어 겉모양만 남아 있는 AD2세기 오데모스 장군의 묘,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 흔적과 담장 등이 기다린다. 또한 올림포스는 레포츠의 천국으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산과 바다, 계곡이 잘 어우러져 캠핑이나 산장에서 머물며 트레킹, 카약, 스쿠버다이빙, 암벽 등반 등을 즐긴다. 많은 산장 중에 트리하우스가 유명하다. 산타클로스로 유명한 성니콜라스 교회와 바위절벽에 굴을 파 만든 암굴 묘가 있는 미라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 게코바가 있다.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웠던 도시가 수차례 지진으로 인해 물에 잠겼다. 그래서 지금은 산 정상에 있는 리키아인들의 무덤만 슬픔 역사를 조린다. 하지만 에메랄드빛 바다 속에는 당시의 아름다운 도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렇게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했다면 이젠 로마와 그리스의 거대한 문화에 취해보자. # 아폴로 신을 만나다 ‘아폴로 신전’이 터키에도 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게코바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리면 디딤이란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 역시 그리스와 로마시대 번영을 누렸던 항구도시다. 그러나 지금 남겨진 것은 아폴로 신전이 유일하다. 아폴로 신전으로는 그리스 델포이 신전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터키에도 디딤을 비롯한 아폴로 신전이 두개나 있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규모 면에서는 그리스 델포이보다 크다. 그러나 온전히 서 있는 기둥이 3개에 불과해 세상에 덜 알려졌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에 발을 디뎠다. 인간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던 신들의 영역은 지금 몇 번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신전 앞에 뒹굴며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몇 아름도 넘는 기둥에 눈을 감고 손을 대어보았다. 혹시 아폴로 신을 만날까 하고 말이다. BC6세기경에 지어진 이 신전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황제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오직 고위 사제만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 하늘의 계시를 듣고 그 내용을 밖에 있는 왕이나 백성들에게 전하는 그런 곳이었다. # 황홀한 로마의 도시 에게해 해안 도시 이즈미르는 오디세이로 유명한 호메로스의 고향으로 터키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셀주크에는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에페소가 기다린다.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유명하며 로마시대에는 25만 명이 살던 아시아 최대의 도시였다. 에페소로 들어서자 기다리는 것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신전의 기둥, 나뒹구는 대리석, 허물어진 건물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기둥 하나, 돌멩이는 모두 로마의 역사다. 특히 에페소는 기독교인이면 꼭 한번 들러보는 성지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이 갖은 핍박을 받으며 전도를 했던 곳이며 옥중에서 에페소 교인들에게 보냈던 편지가 바로 신약성서의 ‘에베소서’이다. 또한 사도 요한이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함께 에페소에 머물며 요한복음을 썼던 기독교 역사상 아주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에페소에는 없는 것이 없다. 여러 신전은 물론이고 대중들을 위한 목욕탕, 돈을 받고 운영했다는 화장실, 평민과 귀족들의 공간을 나누었던 헤라클래스가 새겨진 기둥문, 병원을 상징하는 조각, 대리석에 새겨진 ‘발’보다 작으면 미성년자로 취급해 들어 갈 수 없었던 창녀의 집, 도서관, 각종 하수도 시설 등 정말 고대 로마의 발달한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원형극장도 두개다. 귀족들이 회의를 했던 작은 것과 무려 2만 5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원형극장도 재미나다. 과학적인 설계로 앞에서 그렇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뒤쪽까지 잘 들린다. 에페소에서 가장 멋있는 건물은 단연 켈수스 도서관이다. 비록 거의 다 무너져 내려 앞쪽만 간신히 건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건물의 높이가 16m나 되고 1만 2000권의 책을 가지고 있던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2000여년전 기계도 하나 없던 그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대한 신전과 건물들을 오직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따사로운 봄햇살이 내리쬐는 켈수스 도서관 앞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발을 멈춘다. 한쪽에서 3인조 오케스트라가 관광객을 위해 음악을 선물한다. 정말 2000년 전 그들의 삶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곳에서 나온 많은 유물은 인근 셀주크 박물관이나 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 터키 여행정보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은 터키항공(02-777-7055)이 월·목·토요일 1주일에 3차례 뜬다. 현재 전세기를 띄우고 있는 대한항공(1588-2001)도 조만간 주 3회 정식 취항할 예정.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약 12시간 걸린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터키 리라인 에테르(YTL)를 쓴다. 1달러에 1.25 YTL 정도.1유로는 1.45YTL. 우리 돈으로 720원 정도. 달러와 유로 모두 통용된다. 미리 달러로 환전을 해서 출국하는 편이 좋다.
  • [책꽂이]

    ●세계의 영웅전설 김재혁 옮김. 독일의 권위 있는 민담수집가이자 연구자인 요하네스 카르스텐젠이 지은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의 영웅 전설 이야기.‘롤랑의 전설’,‘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야기부터 아름다운 엘자 공주를 차지하려는 악당 델라문트에 맞서 싸우는 백조 기사 로엔그린의 활약상을 그린 ‘로엔그린’, 기사가 되려고 길을 나선 파르치팔의 모험을 담은 ‘파르치팔’ 등 환상적인 이야기 21편이 실렸다. 현대문학.344쪽.2만 5000원. ●청소년을 위한 택리지 이중환 글·김흥식 옮김. 전국 방방곡곡의 고을 인심과 풍속, 역사와 문학, 물자 등을 소개한 조선시대 대표적 인문지리서 이중환의 ‘택리지’를 청소년들 눈높이에 맞게 엮었다. 불필요한 한자와 주석을 빼고 어려운 문장을 쉽게 다듬었으며 특히 각 지역의 옛 지도를 청소년들이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중학생 이상. 서해문집.264쪽.8500원.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H R 밀라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다섯 남매가 하루에 한 가지씩 소원을 들어주는 모래요정을 만나 겪는 모험 이야기. 영국 유명 아동문학가 에디스 네즈빗(1858∼1924)의 대표작.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환상여행을 통해 독립적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으로 국내에서도 줄거리 자체는 잘 소개돼 있다. 비룡소.328쪽.1만원.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영흥도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영흥도

    계절의 여왕 5월. 눈이 시릴만큼 파란하늘과 신록의 옷으로 갈아입은 수목들이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시간이 없다고, 길이 멀다고 푸른 어신의 손짓을 외면하실 건가요. 집을 나서면 어디라도 봄이 흐르고 있어요. 자, 일어서세요. 봄을 만끽하세요. 가족과 좋은 사람들과 봄을 함께 나눠보세요. # 바다낚시도 쉽게 즐긴다-영흥도 연 이틀 자욱하던 황사가 걷힌 까닭일까. 맑게 갠 산마루에 춘색이 만연하다. 하루가 다르게 솟아나는 연초록 잎이 무거운 듯 늘어져만 가는 가지만큼이나 햇살이 더디게 창을 넘는 오후. 오수를 깬 낚시꾼의 가슴에 물고기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마음은 있었지만 쉽게 찾아가지 못했던 곳. 늘 민물 낚시만을 고집하던 통념에서 벗어나 모처럼 바다낚시를 즐기고 싶어 지체없이 가까운 영흥도를 찾았다. 영흥도 등 서해안 섬들에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유료 바다 낚시터가 여러 곳 있다. 푸른 바다속으로 채비를 던지며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레포츠. 유료 바다 낚시터의 물속에는 섬과 계곡은 물론, 인공어초까지 설치되어 있다. 또 정수한 청정 해수만을 사용해 물고기가 최적의 상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생태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호쾌함은 없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간단한 장비만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매력이 있다. 낚이는 어종도 다양하다. 감성돔을 비롯해, 참돔과 우럭, 광어 등 남해에서 볼 수 있는 어종도 있다. 휴일을 맞아 바다낚시터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은빛 포말을 일으키는 바닷물고기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활처럼 휘어진 낚싯대, 팽팽하게 뻗은 낚싯줄, 그리고 붉은 황혼이 투명한 낚싯줄에 걸려 뾰족한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 2만평에 달하는 이곳 바다 낚시터는 12시간을 기준으로 4만원의 입어료를 받는다. 갯지렁이 등의 미끼류는 5000원. 낚싯대 렌털도 가능하다. 대당 1만원. 별다른 준비없이 바다낚시의 짜릿함을 즐길 수 있는 바다 낚시터. 휴일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다면, 연도교와 연도교로 이어진 서해바다 땅끝섬, 영흥도 유료 바다 낚시터는 어떨까. 대부도와 선재포구, 영흥도로 이어지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 은빛날개를 퍼득이며 수면을 가르는 바다 물고기의 당찬 손맛. 그리고 잡은 물고기로 회를 떠먹는 입맛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조황문의는 현지 관리인 염상완(011288-4500)씨에게 하면 된다. # 찾아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월곶IC→시화공단→시화방조제 도로→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600m직진→영흥도 낚시터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대부도와 선재도→영흥대교 글 사진 영흥도 이상현 낚시사랑 취재팀장 totalsti@hanmail.net
  •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모처럼 도시락싸고 가족나들이 떠나볼까? “와~”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모처럼 도시락싸고 가족나들이 떠나볼까? “와~”

    가족 나들이 가는 날. 모두들 행복한 꿈을 꾸며 긴 잠에 빠져 있는 새벽. 엄마는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분주하다. 구수한 밥 익는 냄새, 무엇인가를 열심히 다듬는 칼질 소리…. “뭐하러 도시락까지 챙겨요. 그냥 나가서 사먹지.” 뒤늦게 일어나 던진 무심한 딸의 말에 엄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그래도 나가서 우리끼리 앉아 오순도순 얘기하며 먹는 게 얼마나 맛있고, 행복하겠니.” 바쁜 일상을 쪼개 만든 나들이. 온가족이 한 상에 모두 모여 밥 먹을 기회가 만들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잠 좀 줄이고 사랑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깟 ‘귀차니즘’쯤이야. 푸드스타일리스트 송윤희씨는 “도시락을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죠. 밥에 뿌려먹는 양념과 부순 김을 넣어 아무렇게나 뭉침 주먹밥이나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꺼내 샌드위치를 싸도 좋습니다. 먹을 때 손이 많이 가지 않게 만드는 세심함은 필요하죠.”라고 조언한다. 주먹밥을 만들 때는 한 입에 쏙 들어갈 크기로 만들고, 샌드위치는 양쪽 옆 갈색 부분을 잘라낸다. 야외에서 이것저것 많이 펼쳐놓고, 먹기 불편하면 먹는 데 신경쓰느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질지도 모른다. 주먹밥을 작은 은박지에 하나하나 담으면 보기에도 좋고, 주먹밥끼리 뭉칠 걱정도 없다. 샐러드는 드레싱을 따로 담아야 샐러드 물이 흥건해져 야채가 눅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르신을 위한 도시락은 약간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를 넣어보자. 양배추, 양상추, 깻잎, 머위, 미역 등으로 구수한 쌈밥을 준비한다. 서양식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의 입을 즐겁게 한다. 햇살 좋은 봄날 나들이를 위한 도시락, 한번 만들어보자.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머위쌈 재료:머위 적당량,조갯살쌈장(조갯살 150g, 참기름 1큰술, 된장 1/4컵, 물 1/4컵, 파 1/2대, 청고추·홍고추 각 1개, 고춧가루·설탕·깨소금 각 1/2큰술, 마늘 1큰술, 생강즙 1/2작은술) 만드는법:(1)된장과 물을 믹서에 갈아둔다.(2)참기름에 조갯살을 버무려 볶는다.(3) (1), 파, 풋고추, 홍고추, 설탕, 깨소금, 고춧가루, 마늘, 생강즙을 차례대로 넣고 한번 더 볶아 조갯살쌈장을 만든다.(4)머위를 끓는 물에 데쳐 낸다.(5)넓게 편 머위에 밥을 넣고 쌈장을 올려 한 입 크기로 감싼다. 단호박 찹쌀밥 재료:단호박 작은 것, 찹쌀, 현미 등 입맛에 맞는 곡류 만드는법:(1)깨끗이 씻은 곡류를 따뜻한 물에 1시간 정도 불린다.(2)단호박 속을 숟가락으로 파낸다.(3) (2)에 불린 쌀을 넣고 (1)을 올린다.(4)(3)에 물을 자작하게 넣는다.(5)밥솥에 남은 쌀을 넣고 물을 찰랑하게 부은 뒤 단호박을 올리고 찐다.(6)밥이 다 되면 뜸을 들인 뒤 단호박을 꺼내 완성. 멸치초밥 재료:초밥 100g, 멸치 100g, 김 2장,멸치양념장(고춧가루 1작은술, 고추장 2큰술, 물엿 1큰술, 설탕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만드는법:(1)멸치는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려 눅눅함을 없앤 뒤 양념장에 버무린다.(2)김을 살짝 구워 잘게 부순 후 초밥에 버무린다.(초밥은 17면 중간 ‘초밥 만드는 법’ 참조) (3)틀을 이용해 모양을 낸 뒤 위에 양념 멸치를 얹는다. 치킨샌드위치 재료:식빵, 닭가슴살 200g, 샐러리 1대, 양파 1/3개, 통깨 1/2큰술, 마요네즈 4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법:(1)빵 안쪽에 버터양겨자소스를 바른다.(2)닭가슴살은 소금, 통후추를 넣고 삶은 후 잘게 다진다.(3)샐러리, 양파도 잘게 다진다.(4)손질한 내용물은 마요네즈에 버무린 후 소금, 후추 간을 한 뒤 빵에 올린다. 푸실리 샐러드 재료:푸실리 코르티 200g, 파프리카, 옥수수캔, 참치통조림, 방울 토마토,소스(마요네즈 200g, 우유 1/2컵, 연유 1큰술, 우스터소스 4큰술, 레몬즙 3큰술, 씨겨자 1큰술, 소금 1/3작은술, 후추) 만드는법:(1)물이 끓으면 푸실리를 넣어 삶는다.(2)소스를 버무려 놓는다.(3)먹기 좋게 썰어놓은 야채와 나머지 소스를 넣고 잘 섞어 담아낸다. 닭꼬치 재료:닭다리살, 간장, 정종, 설탕을 같은 분량으로 준비. 땅콩가루 약간 만드는법:(1)닭다리는 살만 발라 한입 크기로 썬다.(간편하게 닭안심이나 가슴살을 이용해도 좋으나 맛은 약간 떨어진다.) (2)움푹한 냄비에 간장, 정종, 설탕을 모두 넣고 닭에 양념이 배도록 중불에서 서서히 조린다.(3)식힌 후 꼬치에 보기 좋게 꽂아 땅콩가루로 마무리한다. 베이컨말이 재료:베이컨, 떡볶이떡, 비엔나소시지, 청피망, 소금, 후추 만드는법:(1)떡볶이떡을 소금간한 끓는 물에 데쳐 말랑하게 한 후 찬물에 헹궈 끈적임을 없앤다.(가래떡을 이용해도 좋다.) (2)소시지를 2등분하고, 청피망은 채썰어 소금, 후추 간을 해 살짝 볶는다.(3)베이컨에 말아 꼬치로 고정하고, 팬에 노릇하게 구워낸다. 초밥 재료:쌀 3컵, 다시마 10㎝, 물 31/3컵, 정종 1큰술, 맛술 2큰술,삼배초(식초 5큰술, 설탕 11/2큰술, 소금 1큰술) 만드는법:(1)다시마를 1시간 정도 불린다.(2)쌀을 씻은 후 체에 밭쳐 물을 뺀다.(3)밥솥에 쌀과 다시마국물, 정종, 맛술을 넣고 밥을 짓는다.(4)냄비에 식초, 설탕, 소금을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끓인다.(5)밥을 넓게 펴고 삼배초를 섞은 후 주걱을 세워 자르듯이 섞으면서 부채질을 해 짧은 시간에 식힌다.(젖은 행주로 덮어 밥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참치 샌드위치 재료:크로와상, 참치 1캔, 레몬즙 1작은술, 양파 1/2쪽, 사과 1/2쪽, 샐러리 1대, 피클 1개, 삶은계란 2개, 마요네즈 3큰술, 씨겨자 1큰술,버터겨자소스(버터 3큰술, 양겨자 1큰술) 만드는법:(1)실온 상태의 버터에 양겨자를 넣어 잘 섞는다.(2)크로와상을 반으로 갈라 안쪽에 버터겨자소스를 바른다.(3)참치는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양파는 찬물에 담가 매운 맛을 제거한 후 꼭 짜둔다.(4)사과, 샐러리, 피클, 양파를 모두 잘게 다진다.(5)썰어놓은 재료와 참치를 모두 마요네즈와 씨겨자에 잘 버무린다.(6)완성된 내용물을 빵 안에 넣고 양상추, 토마토 등을 곁들여 완성. 캘리포니아롤 재료:초밥 100g, 김 1장, 날치알 1큰술, 통깨 1큰술, 오이 1/2개, 아보카도 약간, 마요네즈 약간, 게맛살 1개, 물 조금 만드는법:(1)오이는 돌려깎기한 후 채썬다.(2)아보카도는 칼집을 넣어 옆으로 살짝 비틀어 반으로 나눈 뒤 저며 썬다.(3)맛살은 얇게 찢어 마요네즈에 버무린다.(4)랩을 이용해 누드깁밥이 되도록 말아 한 입 크기로 썬다.(5)날치알, 깨 등으로 장식한다. 월남쌈 재료:라이스페이퍼 20장, 칵테일새우 100g, 닭안심 150g, 파프리카, 깻잎, 부추, 숙주, 코리엔더 등 입맛에 맞는 채소 만드는법:(1)새우는 해동시켜 레몬을 조금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2)닭안심은 소금, 후추, 정종으로 밑간한 뒤 팬에 노릇하게 구워 먹기 좋은 크기로 어슷썬다.(3)나머지 채소류도 먹기 좋게 도톰하게 채썬다.(4)뜨거운 물에 10여초 불린 라이스 페이퍼 위에 준비한 재료를 놓고 양옆을 접은 다음 돌돌 말아 길쭉한 모양으로 싼다.(5)그대로 내거나,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피시소스, 스위트 칠리 등 원하는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아침 ‘모든 것이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라’어둠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의 빛을 위해 그늘에서, 어둠에서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있는 도량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있던 분노와 응어리가 저절로 녹아든다. 오색 연등이 파란 5월의 하늘을 수놓고 있는 이맘때 우리가 사찰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구니 도량으로 알려진 경북 청암사의 아침을 느껴본다.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초파일. 불자건 아니건 초파일에는 인근 사찰을 한번쯤은 찾아보는 게 우리의 습관일 것이다. 경북 김천은 직지사를 비롯해 청암사, 수도암, 신흥사, 봉곡사, 계림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많은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비구니 사찰로 알려진 청암사를 찾았다. 애틋한 사연과 아름다운 절의 모습이 초파일에 들러보기에 제격이다. 또한 청암사에서 수도산(불령산) 정상을 향해 50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수도암 또한 고즈넉한 사찰이다. 경북 김천에서 단아하고 조용한 사찰을 여행을 떠나보자. 글 사진 김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셀수 없이 많은 별들이 까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새벽 3시. 파르라니 깎은 머리, 앳된 얼굴의 스님이 “똑똑똑∼”청아한 목탁 소리로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요를 깨운다.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수 겹의 나뭇결이 아름다운 선방에 하나 둘씩 불이 밝혀진다. 청암사의 새벽은 늘 그렇듯 이렇게 시작한다. 새벽 별이 아직도 가득한 지금, 잠의 수렁에 빠져있는 속세의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하루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낸다. 고요한 산사의 밤을 깨우는 종소리와 함께 단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누구인가를 찾고자 하는,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위한 염원을 담은 비구니들의 구성진 법문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계곡에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처럼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구니들이 모여 용맹정진하는 청암사를 찾았다. # 나를 찾아가는 길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백석의 ‘여승’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불령산·1317m) 깊은 자락에 자리잡은 청암사.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계곡을 승용차로 한참을 달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파란 이끼를 가득 머금은 바위들, 깨끗하다 못해 존재의 유무를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투명한 계곡물, 파란 하늘을 모두 가려버린 잣나무와 소나무.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지저귀는 새들과 풀벌레만이 낯선 이방인을 반기고 있었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불령동천(佛靈洞天)’이다. 깊은 계곡의 적막한 숲길을 쓸쓸하게 걸어가는 비구니의 모습에 한지에 먹물이 번져나가듯 뜻모를 애틋함이 가슴을 적신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두 볼에 흐르는 고운 선에서 느껴지는 구도자의 기품에 속인 손은 합장으로 변하고 이내 고개가 숙여진다. “스님, 청암사는 더 가야합니까.”,“어찌 깊은 산중에서 절을 찾으십니까. 마음이 있다면 바로 앞에 있을 겁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있단 말인가, 잘못 왔단 이야긴가.10여분을 더 걸으니 일주문이 저기 눈에 보인다. 맞게 오기는 온 것 같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듯한 일주문에 들어섰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갑자기 밝아지며 거짓말처럼 봄햇살을 쏟아낸다. 옛 대갓집 마당처럼 정갈하게 빗질된 절 마당에서 청암사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 끈질기게 이어온 청암사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조선 인조 25년(1647년)때 큰 화재로 절이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다시 재건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30여년 뒤인 정조 6년(1782년) 다시 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도 바로 다시 세웠다. 그 뒤 점차 쇠락해 가던 청암사가 새로워지는 것은 광무 1년(1897년). 대운(大雲)스님이 8년에 걸쳐 청암사를 모두 보수하고 극락전을 새로 지으며 청암사는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참 어이없게도 보수를 끝낸 지 6년만인 1911년 9월 다시 원인 모를 화재로 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대운스님은 1912년 봄에 청암사를 다시 세웠다. 그때의 모습이 지금 청암사다. 조선 영조 때 대강백(불교계의 대학자이자 원로를 일컫는 말)인 회암 정혜 스님 이후 우리나라 불교의 정신적인 가르침이 가득한 도량으로 자리잡았고 근세에는 박한영 스님뿐 아니라 많은 학승들이 거쳐간 사찰이다. 한 번 화재에 거의 모든 절은 생명을 다하는데 청암사는 다섯 번이나 화마가 할퀴고 지나갔음에도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 아름답고 소박한 비구니 도량 청암사는 예로부터 ‘여인’들과 인연이 꽤 많은 절이기도 하다. 숙종의 둘째 왕비인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폐서인이 되었을 때 청암사 보광전에서 기도를 드렸고 그 인연으로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조선 말기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신앙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또한 청암사 계곡 바위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최송설당’. 그녀 또한 청암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여인이다. 대운스님이 청암사를 두 차례에 걸쳐 보수할 때 대시주(大施主)가 바로 그녀였다. 김천 출신으로 영친왕의 보모상궁이었던 그녀는 영친왕의 생모인 엄비와 고종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재산을 얻었다. 대운스님은 그녀를 통해 많은 궁녀들의 시주를 얻을 수 있었기에 짧은 기간에 큰 사찰을 두 차례나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청암사에 1987년 비구니 승가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구니들의 도량이 된 것이다. 지금은 130여명의 비구니들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직 불심을 위해 수련하는 소박하고 정갈한 사찰이다. # 자연이 곧 절이고 절이 곧 자연이라 청암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구역으로 나뉜다. 계곡 북쪽의 낮은 곳에 남향으로 자리잡은 대웅전과 그 남쪽 언덕 위의 보광전이다. 대웅전에서 보광전으로 가는 길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홍매화가 예쁜 얼굴로 반기는 오솔길, 길섶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이끼 가득한 돌로 정성스레 쌓은 돌담, 무엇인가 생명을 느끼게 하는 텃밭 등 어느 사대부가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무엇인가 커다랗고 웅장함으로 인간을 짓누르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고만고만하며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건물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 수있을까. “절에 들어서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편안해야지. 파헤치고 잘라내고 절을 만들면 뭐해. 우린 그저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이 제일이야.”라는 지형스님. 정말 그랬다. 절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가 청암사였다. #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청암사에서 계곡을 따라 수도산 정상으로 수도암을 찾아 떠났다. 따사로운 햇살에 민소매 셔츠만을 입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헉헉’거리기를 20여분. 수도산 줄기의 8부 능선을 지나자 가야산의 북쪽이 한눈에 들어오며 시야가 탁 트인다. 시원한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 청암계 표지석에서 서쪽으로 20분을 지나자 드디어 수도암이 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 앞에 섰다. 내 발 아래로 세상이 굽어보인다. 문이 활짝 열린 대적광전의 거대한 석불은 인자한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석굴암의 석불보다 80㎝ 정도 작은 비로자나불좌상은 가늘게 뜬 눈으로 부질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도암은 수도산 8부 능선인 해발 1080m에 세워진 암자로 청암사와 같이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 약광전의 ‘석불좌상’은 보물 제296호, 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삼층석탑’ 한 쌍 역시 보물 제297호로 지정된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암자이다. 이렇듯 청암사와 수도암에 갈 때는 속세의 것을 버리고 바람에 날리는 옷깃마저 여미는 마음으로 돌아 보면 가슴 한가득 풍성함과 편안함을 품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12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12

    새벽 1시. 서둘러 짐을 싸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그곳의 봄을 구경하려 몰려드는 인파들을 피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오후가 되면 역광이 되는 탓에 눈으로만 즐기고 오기엔 너무도 아까운 거리와 풍경인 만큼 밤을 꼬박 새우며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달렸다. 거의 오지에 가까운 탓인지 좀처럼 목적지를 찾을 수 없었고, 인근 근처를 계속해서 맴돌다 30여분이 지난 후에야 물어물어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7시. 밤을 꼬박 새워 달려간 그곳에 아침 햇살이 물에 잠긴 나무들에게도 물 위에도 따스하게 내리쬔다. 해가 떠오른다는 걸 알고 있는지 자라식구들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좀 처럼 구경하기 힘든 오지의 풍경을 보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산지는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남쪽끝에 위치한 오지의 신비한 저수지이다. 저수지 속에 자생하는 100여년이 훨씬 지난 능수버들과 왕버들은 울창한 수림과 함께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운치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이 신비롭고 조용한 풍경은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꿈속에서 본 어느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 편의 장소인 듯하며,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그러한 풍경이기에 아직 못 가본 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주산지는 늦가을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로도 유명한 곳이다. 주산지를 가는 방법은 서울에서 출발해서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서안동IC에서 안동, 영덕방면의 34번국도, 청송방면31번국도, 주왕산국립공원 방면 914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찾으면 된다. 다소 찾기 힘든 곳이기는 하나 주변 이정표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다보면 어느새 꿈속에서 본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 생각된다. 셔터스피드는 1/60, 조리개는 F:11,ISO는 100. www.cyworld.com/pewpew
  • [가정의 달 특집] 5월11일 입양의 날

    [가정의 달 특집] 5월11일 입양의 날

    # 입양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출산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을 인내하며 힘든 산통 끝에 세상에 나온 소중한 생명, 그러나 이보다 더 아름다운 탄생의 순간이 있다. 지난달 14일 찾은 성가정 입양원. 서울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있는 국내입양기관이다.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은 오솔길을 따라 들어서자 입구에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인연은 입양입니다’라는 팻말이 보였다. 마침 그날은 강인중(36·충남)·한여빈씨 부부가 건이(4·친생자) 동생 상우(가명·8개월)를 입양하는 날이었다. “떨리고, 설레고, 고맙고... 상우를 만날 생각에 어젯밤엔 잠이 오질 않더군요. 건이가 병원에서 태어나던 날, 그런 감정이에요.” “오늘부터 건이와 상우가 형제가 되잖아요. 서로 ‘형제라는 느낌의 끈’을 하루라도 빨리 이어주고 싶어 일부러 새 옷을 사지 않고 건이가 입던 옷과 양말을 깨끗이 세탁해 왔어요.” 첫아들 건이를 낳고 둘째는 애초부터 입양을 계획했던 강씨 부부.“입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사랑의 표현”이라면서 “입양문화가 확산돼 버림받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가정원을 나서는 강씨 가족에게 윤영수(48) 원장 수녀가 “이 아이는 하느님이 주신 겁니다. 상우야, 이젠 형과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라.”고 하자, 양부모 품에 꼭 안긴 상우는 ‘천사의 미소’를 지으며 성가정원 식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1954년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입양이 시작된 이래, 해외입양 일변도에서 최근 국내 유명인들의 입양사실 발표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으로 차츰 국내공개입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땅에서 태어난 많은 아동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경제적인 이유로 국내가정에 입양되는 숫자보다 외모, 언어, 문화가 다른 먼 이국땅으로 더 많이 보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 한해 입양 아동 수는 3562명이고 이중 2101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국내입양은 절반에 못 미치는 1461명(41%)으로 특히, 국내입양의 경우 대부분 ‘비밀입양’을 하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선혜경 입양부장은 “유독 핏줄을 중시하는 혈연주의와 경제적 부담이 국내입양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입양문화 의식의 변화와 함께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입양가족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지원은 미미한 상태다. 지난 2월 세 번째로 새별(8)이를 공개입양한 안나오미(33·서울 노원구)씨는 “입양할 때 알선기관에 내는 200만원 상당의 알선료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돈을 지불하고 아기를 사온 것’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더 힘들다.”며 “입양수수료 문제만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취재기간 내내 눈 맞출 곳 없어 허공만 쳐다보는 아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입양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정에서, 사랑과 관심으로 이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자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이들은 ‘부자(富者)인 부모가 필요한 것도, 완벽한 환경도 아닌, 오직 가족의 사랑과 눈 맞춤’이 필요한 연약한 아이들이다. 글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책꽂이]

    ●생각하는 크레파스 소루르 캬트비 외 글·리서 자밀레 바르조스테 외 그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과 시적 언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키워주는 유아용 그림책 시리즈.‘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이례적으로 시리즈 전체가 ‘2004년 볼로냐 라가치-뉴 호라이즌 상’을 수상한 책이다.‘별들의 집’(16권),‘초록색 바지와 보라색 윗도리’(17권),‘구름 낀 날’(18권),‘수도꼭지와 꽃무늬 접시’(19권),‘욕심 많은 쥐’(20권) 등 다섯권이 새로 출간됐다. 큰나. 각권 36쪽. 각권 5900원. ●‘세상을 바꾼 날’시리즈 피오나 맥도널드 지음.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온 세기적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 파급효과 등을 생생한 현장 사진 등을 곁들여 자세히 해설했다. 전 6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9·11테러, 최초의 시험관 아기, 노르망디 상륙작전, 인류 최초의 달착륙, 동·서독 통일, 넬슨 만델라 등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초등 고학년 이상. 세손교육. 각권 88쪽. 각권 8500원.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나는 실크로드 여행 로리 크렙스 글·헬렌 칸 그림. 햇살 좋은 여름날,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비단장수 가족의 여정을 담은 그림동화. 초등학교 저학년용. 해와나무.32쪽.7800원. ●지구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가코 사토시 글·그림. 동·식물, 토양, 건축물 등 지구 상에 존재하는 존재들의 형태를 깔끔한 단면도를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꾸민 과학도서. 초등 고학년 이상. 청어람미디어.56쪽.9800원.
  • 간장이라고 다 같은가, 뭐…

    간장이라고 다 같은가, 뭐…

    음식 맛은 장맛이 결정한다.우리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장은 예부터 단백질 공급원으로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해왔다.우리가 늘 먹는 음식이지만 고마움을 잊어왔다.최근 간장이 요리에 따라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장조림이나 간장게장과 같이 달달한 요리엔 진간장과 같은 혼합간장을, 소스나 반찬을 만드는 일반적인 요리엔 양조간장을, 국이나 찌개에는 국요리 전용인 조선간장을 쓴다. 간장 하나로 모든 음식의 간을 맞췄던 것은 옛말이 됐다. 간장은 된장, 고추장과 달리 왜간장, 양조간장, 조선간장 등의 이름이 있다. 이런 분류는 간장의 역사에서 비롯됐다. ●갑신정변 무렵부터 보편화 간장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서민에게 보편화된 것은 구한말 갑신정변 무렵이다. 이춘자 한양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일본인들이 조선에 진출하면서 간장 공장을 지었고 우리 전래의 간장과 구별하기 위해 ‘왜간장’이라고 부르면서 우리 전통간장은 ‘조선간장’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양조간장은 콩과 전분질을 혼합해 곰팡이만 이용해, 6개월가량 숙성을 거친 간장이다. 혼합 간장은 콩 단백질을 분해해 간장 원료인 아미노산액에 양조 간장의 원액을 섞어 만든 것으로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지난 2월 아즈텍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간장 시장은 가정용이 1800억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샘표가 52.7%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굳힌 가운데 대상이 22.7%, 몽고간장이 7.9%, 오복이 4.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간장인 샘표간장의 ‘참숯으로 두번 거른 양조간장’은 조림·볶음·무침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과거에 간장의 잡균 번식을 막고 잡맛을 없애주는 숯을 이용해 두번 걸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숯 이용해 잡균 번식 방지 샘표의 저염 간장은 일반 간장에 비해 염도가 낮아 식이요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자극적이지 않고 향이 부드러워 감칠 맛이 뛰어난 게 특징. 조림·무침용으로 적당하다. 대상의 ‘햇살 담은 검은콩 양조간장’은 100% 국산 검은콩으로 자연숙성한 프리미엄 양조간장이다. 건강을 지향한 고급 간장으로 조림·무침을 비롯해 육류와 생선 요리에 두루 쓰인다. ‘햇살 담은 찍어 먹는 소스 간장’은 양조간장에 레몬과즙·저감미당 등 16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새콤달콤한 간장으로 튀김·부침개·생선회를 찍어먹거나 샐러드 드레싱 소스 등을 만들 때 적당하다. 오복식품의 ‘저염간장’은 비교적 염도가 낮아 맛이 부드럽고 당도가 많다. 두 번의 살균 과정으로 간장 향이 구수하면서도 부드럽다. 각종 무침과 조림, 고기 양념에 적당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색을 엷게 해 국요리에 적합한 ‘조선 국간장’도 인기다. ●방부제 넣지 않고 구연산등 첨가 몽고간장의 ‘몽고 복분자간장’은 100% 천연 양조간장에 방부제를 넣지 않은 대신 구연산과 사과산을 첨가해 적당한 신맛을 낸다. 간이 약하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 입맛이 떨어진 사람에게 좋다고 설명한다. 신송식품의 ‘고농도 간장’은 발효 향과 진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어 짜지 않고 부드럽다. 생선회·무침·절임 등에 잘 어울림. 색상이 연해 듬뿍 넣어도 음식 색상이 잘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며 칼슘도 들어 있다. 입소문이나 습관적인 구매보다는 제품 라벨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장을 선택할 때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간장 FAQ ●간장 맛은 왜 다른가요? 간장을 제조할 때 넣는 설탕, 사과산 등의 첨가물에 의해 짜거나 덜 짠 느낌이 든다. 양조간장·진간장은 15∼16%, 국간장은 19∼24%, 저염간장은 12%이다. ●좋은 간장을 고르려면…. 간장 라벨에 표기된 총 질소함량(TN)을 확인해야 한다.TN 수치는 간장 원료인 콩에서 나오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총량을 계산한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영양가가 높고 감칠 맛이 있다. 한국산업규격(KS)에서는 간장 등급을 TN 수치가 1.5% 이상이면 ‘특급’으로,1.3% 이상을 ‘고급’으로,1.0% 이상을 ‘표준’으로 분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증하는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원료∼제조∼유통 등 모든 단계를 관리한다. ●간장이 꾸덕꾸덕한 것은 상한 것인가요? 가끔 오래된 간장에서 맑은 액체가 꾸덕꾸덕하게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상한 게 아니라 과다 발효됐기 때문. 간장은 발효 식품이어서 사용할 때마다 산소와 접촉해 발효가 계속된다. 이를 늦추기 위해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500㎖나 1ℓ 등 작은 단위로 사 쓰는 게 바람직하다. ●간장 윗부분에 거품이 생기는데 먹어도 되나요? 거품은 간장에 물 이외에 단백질이나 당성분이 들어 있어 생긴다. 탈지 대두와 소맥이 분해하면서 생성된 단백질과 당 성분에 의해 거품이 생긴 것. 거품을 걷어내고 요리를 하면 된다. ■ 도움말 강주훈 샘표식품 간장스페셜리스트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자연·일상 보듬는 햇살같은 시선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 (‘개울가 눈 오는 풍경’중/김영남) “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풍경의 깊이’중/김사인) 5월 햇살처럼 깊고 따스한 시선으로 자연과 일상을 보듬는 두 중견 시인의 서정시집이 나왔다.19년 만에 두번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창비)을 펴낸 김사인(51) 시인은 이땅의 남루한 일상들에 연민의 눈길을 보내고, 세번째 시집 ‘푸른 밤의 여로’(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한 김영남(49)시인은 마냥 고향으로 달음박질치는 시심을 시집 안에 가뒀다. 오랜 성찰과 정제된 시어로 담금질된 시편들은 눈보다 먼저 마음으로 읽힌다.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차리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어떤가 몸이여.”(‘노숙’중) 첫 시집 ‘밤에 쓰는 편지’(1987) 이후 김사인 시인은 오랫동안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90년대 초 ‘노동해방문학’지 사건으로 수배 중일 때 시집 한 권분량의 원고를 잃어버린 뒤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다.”고 한다.2000년대 들어서야 그동안 메모해 뒀던 시들을 정리해 발표하기 시작했고, 앞서 인용한 시 ‘노숙’으로 지난해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의 시선은 작고, 가녀린 것들에 닿아 있다.“바람 불고/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눈여겨 보는 이 아무도 없다.//그 가녀린 것들의 생이 한순간,/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풍경의 깊이’ 중)는 우주적 깨달음이나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빈 호주머니여//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코스모스’전문)라는 탄식은 지상의 고된 일상을 견디는 순박한 영혼들을 따듯하게 위로한다. 오랜 진통 끝에 세상에 나온 시집은 선후배 문인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고 있다. 신경림 시인은 “너무 슬프고 너무 아름답다.”고 평했고, 평론가 임우기는 무려 40여쪽에 이르는 공들인 해설을 보탰다. 시인은 “(시쓰기는)금욕과 고행이 수반되지 않으면 보람을 이룰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이 몇해의 안팎의 소강이 마냥 편치만은 않다.”고 시집 말미에 소회를 적었다.6000원. “구두가 미리 알고 걸음을 멈추는 곳, 여긴 푸른 밤의 끝인 마량이야. 이곳에 이르니 그리움이 죽고 달도 반쪽으로 죽는구나. 포구는 역시 슬픈 반달이야. 그러나 정말 둥근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거고 내 고향도 바로 여기 부근이야.”(‘푸른 밤의 여로-강진에서 마량까지’ 중) 김영남 시인의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동향인 소설가 이청준, 화가 김선두와 함께 고향을 소재로 한 시·소설 화집 ‘옥색 바다 이불 삼아 진달래꽃 베고 누워’를 내는 등 수구초심이 각별하다. 그에게 올해 현대시작품상을 안겨준 작품 ‘마량항 분홍 풍선’도 고향에 대한 향수를 노래한 것이다. ‘정동진역’(1998)‘모슬포 사랑’(2001)에 이어 세번째 내놓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어린 시절 고향의 아늑한 품속으로 회귀한다. 시인의 말마따나 “‘정동진’에서 시작해 제주도 ‘모슬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고향 땅인 ‘정남진’(장흥)으로 귀향하는 시의 행로를 갖게 됐으니 우연치고는 참 묘한 우연”이다. 시집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시편들이 도드라진다.“달, 저 달을/싸리울에 묶어본다. 허름한 말뚝에 매어본다.”(‘가을밤이 되면’ 중)라거나 “느티나무 집/부엌 아궁이에서 불 지피던 아낙이/우는 아이 달래러 방에 들어갔군요./…/예쁜 개울 토닥이다가 아낙도/함께 잠들었군요.”(‘개울가 눈 오는 풍경’ 중) 등은 독특한 서정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평론가 김주연은 “자신의 주관을 주변 환경과 자연속에 개입시켜 서정의 위기를 극복해 가는 진정한 신서정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고 평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4월의 여주는 참 특별하다. 이제껏 한번도 속살을 드러내지 않았던 세종대왕릉(영릉)의 서편 진달래 꽃길이 일반에 개방됐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 꽃밭이 무려 3000평. 솔향기 가득한 꽃밭길을 걷는 맛이 각별하다. 여주 도자기 박람회도 개막됐다. 벌써 열여덟해째 이어져 오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박람회를 가득 채웠다니,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서볼 만하다. 글 사진 여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넓은 공간이 주는 고요함과 여유로움. 소풍나온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조차 꿈결에서 들리는 듯 나즈막하다. 여느때라면 시끄럽게 들려졌을 법도 한데 그마저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한껏 게으름을 피워가며 영릉(英陵)으로 향했다. 이번에 개방된 진달래 숲길은 8.5㏊, 약 3000평쯤 된다. 관람기간은 이번달 30일까지. 진달래꽃이 피는 기간에만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한다. 기존의 관람동선에서 살짝 비켜나, 서편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잉어가 노닐던 연못을 지나 진달래 숲길로 향하는 언덕을 올랐다. 곧이어 나타난 길은 두갈래. 어느 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오른쪽길로 접어들었다. 솔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던 산새는 한껏 봄을 노래하고 있다. 참 곱기도 하다. 크기는 참새 절반만한 것이 여간 크고 낭창하게 우짖는 것이 아니다. 새로 만든 길이라서인지 잘라낸 나무 그루터기에 발이 걸리기 일쑤다.‘길을 만들어 가며’ 걷기를 5분여.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수의 영취산이나 강화의 고려산 진달래처럼 온산을 집어 삼킬 듯 붉게 물들여 가는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영릉의 진달래가 선택한 것은 소나무와의 조화와 교감인 듯했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며 안개처럼 넓게 스며가는 듯한 모습. 강렬함보다는 잔잔함이 느껴졌다.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는 전국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종꽃. 잎이 채 돋기도 전에 속절없이 피었다가 지고마는 가냘픈 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정한(情恨)을 상징하기도 한다. 호사가들의 말을 빌리면, 진달래의 향기는 방금 머리를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냄새처럼 상큼하단다. 흔히 알려져 있듯, 진달래는 비슷한 모양의 철쭉과는 달리 먹을 수가 있다.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특히 진달래로 담은 술, 두견주는 이름과는 달리 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진달래 화전 안주로 진달래 술 한잔 마시면, 기골이 장대한 청년도 쉽게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도 한다. ‘가는 걸음마다 놓인 진달래꽃을 사뿐이 즈려밟으며’ 걷기를 한시간 남짓. 아직도 그윽한 솔향기가 코안을 맴도는 듯하다. 어느새 눈앞에 펼쳐진 것은 탐방로. 영릉의 자랑거리다. 탐방로가 왕릉의 봉분 바로 앞까지 이어져 있는 것은 영릉이 유일하다.‘천하명당’에서 바라보는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각종 석물 등 왕조시대 건축물의 진수를 눈앞에서 보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가족들과 함께 돗자리깔고 쉴 만한 장소가 많다는 것. 영릉초입의 어정수(御井水)를 비롯, 인접한 효종대왕릉 산책로 주변에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누워 쉬기엔 그만이다. #2 알고 가면 재미있는 왕릉답사 ●천릉(遷陵)1호인 영릉 영릉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옆에 있던 것을 예종때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주산(主山)인 칭성산을 감싼 주변 산세가 마치 꽃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듯하다해서 모란반개형(牧丹半開形)의 명당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은 세조때 우의정을 지낸 이인손 등의 묘가 있었던 곳. 천릉터로 최적의 길지라는 지관들의 보고를 접한 예종은 평안도 관찰사를 지내던 이인손의 맏아들 이익배에게 선부의 묘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이익배가 이장을 하기 위해 산소를 파보니 “이곳에서 연을 날려 줄을 끊은 다음, 연이 떨어지는 곳에 묘를 옮겨라.”는 글이 적힌 두루마리가 나왔다. 연이 떨어진 곳에 이장을 한 후 자손은 더욱 번창하였고, 연주리라는 마을이름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한다. ●참도는 오른쪽이 높다 참도는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 두개의 통행로로 되어 있다. 앞쪽을 보고 좌우를 구분하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보면 오른쪽 높은 곳이 신도(神道), 왼쪽의 낮은 곳은 어도(御道)다. 어도는 능제를 지내러 온 왕이 걷는 길, 신도는 선왕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다니는 신도를 아들이 다니는 어도보다 한단 높게 조성했던 것. ●정자각에는 계단 하나가 없다 봉분앞에서 제사를 지냈던 곳이 정자각. 유심히 보면 정자각 오른쪽에는 계단이 두개인데 반해 왼쪽은 하나밖에 없다. 참도를 따라 걸어온 왕은 동입서출(東入西出)에 따라 정자각 동쪽으로 들어와 제사를 지내고 서쪽으로 나간다. 반면 홍살문에서 아들을 따라 정자각까지 온 선왕의 혼령은 제사를 마치면 다시 왕릉 봉분으로 들어가야 한다. 능제가 끝났는데도 선왕의 혼령이 따라오면 왕궁은 물론 온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그래서 정자각을 나서는 왼쪽에는 왕이 내려갈 계단 하나밖에 없는 것. ●왕릉에는 강(岡)과 잉(孕)이 있다 신라나 고려와는 달리 조선의 왕릉에는 강과 잉이 있다. 강은 봉분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을, 잉은 왕릉 뒤쪽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지형을 말한다. 강은 땅의 기운 중에 가장 좋다는 생기(生氣)를 저장하는 탱크역할을 한다. 잉은 강에 생기를 주입시켜 주는 역할을 맡는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여주읍내→42번국도 이천방향→영릉삼거리 우회전→영릉.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이천방향→수광리 도예촌→3번국도→이천온천삼거리→복하교에서 우회전→여주방향 산업도로→OB맥주공장→ 양평/이포방향삼거리→좌회전→영릉.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 ●문의 (031)885-3123∼4. #3 볼것·놀것 천지 ‘여주 도자기 박람회´ ‘천년 도자의 맥’. 제18회 여주 도자기 박람회(ceramicexpo.org)가 지난 20일 개막됐다. 이번 도자기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다는 것. 전시, 체험행사의 대부분이 어린이 위주로 꾸며져 있다. 어린이들이 세라믹과 친해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안성맞춤.5월14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20회를 맞는 이천 도자기 축제(ceramic.or.kr)도 21일 개막돼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역시 다음달 14일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경기도 양평에서 봄나들이 온 하지원(9)양 가족과 함께 박람회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지원이네 가족이 맨처음 들른 곳은 세계생활도자관 1층의 ‘세라믹 판타지’코너. 세라믹 정원에 전시된 세라믹 꽃과 곰인형 등이 반갑게 인사하는 듯하다. 정원을 지나 왼쪽으로 돌면 ‘토야네 집 101호’다. 토야는 박람회의 마스코트 이름.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빌라에는 청자아버지와 분청엄마 등 모두 12명의 토야네 가족이 살고 있다. 방은 모두 네 개. 맛있는 식당과 행복한 거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방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세라믹의 세계를 정교하게 꾸며 놓았다. 토야네 집 구경을 마치면 옆집인 ‘상상갤러리 201호’로 연결된다.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라믹 작품들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세라믹 작품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기법이 동원됐다.”는 것이 교육체험 큐레이터 전양건(35)씨의 설명이다. ‘상상극장’에서 ‘할머니와 요리사’라는 5분짜리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면 ‘상상스튜디오’에 닿는다. 도자작품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지원이가 만들기로 한 것은 ‘알리바바의 집’이라고 이름붙인 항아리형 도자기. 삐뚤빼뚤하지만 여간 귀여운 모습이 아니다. 한 달 뒤에 택배를 통해 잘 구워진 ‘알리바바의 집’을 다시 만나기로 하고 2층의 ‘세라믹 하우스Ⅱ’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엄마와 아빠를 위한 곳. 침실과 주방, 욕실 등 집안 곳곳에 사용되는 세라믹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오디오룸에 전시된 도자기 스피커는 오디오 제작업체들 사이에 관심의 초점이란다. 하지만 지원이 엄마의 관심은 침실에 전시된 세라믹 구두. 누구든 발에 맞으면 무료로 준다기에 지원이 엄마도 도전해 봤다. 애는 썼지만 잘 들어가지 않아서 포기. 세계생활도자관을 나와 오른쪽 토야관으로 들어섰다.‘미니룸 꾸미기’행사장이 있는 곳이다. 자석을 덧대놓은 벽에 세라믹 장식용품들을 가져다 자기 마음대로 꾸며볼 수 있다. 토야관 오른쪽은 토야도자공방. 어린이 특별전의 하이라이트다. 흙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놀이가 준비되어 있다.“어린이들이 흙과 노는 공간이자, 도자기를 완전정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전씨의 설명이다. 흙밟기장에서는 맨발로 흙속에서 뒹굴수 있다. 무료로 대여해준 앞치마를 입은 지원이가 처음 본 친구들과 진흙을 밟아가며 정신없이 논다. 저절로 머드팩이 될 듯하다. 이밖에 흙물로 그림을 그리는 ‘슥삭슥삭’, 과녁에 흙을 던져 맞히는 ‘휙휙팍팍’ 등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들. 이번에는 흙체험실에서 도자기 굽기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흙체험실은 도예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400명이 동시에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 컵을 만드는 데 20분, 화분 등의 생활자기를 만드는데는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제출하면 주최측에서 불에 구워 제작한 다음 택배로 부쳐 준다. 기간은 한달 정도 소요된다. 예약은 (031)884-8552.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37번국도 여주방향→여주 버스터미널 사거리 우회전→여주교→331지방도 신륵사 방향→행사장. ●관람료 흙놀이방+전시관:성인 3000원, 어린이 4000원. 가족은 4인 이상 1만원,3인 이상은 8000원. ●체험료 흙체험실:만들어 가져갈 경우 5000원, 구워서 택배로 보낼 경우 일반 2만원, 학생은 1만원. 택배비 본인부담. 월요일은 휴관. ●문의 (031)645-0570∼1,(031)884­8644. <가볼만한 곳> ●해여림 식물원 21일 문을 연 해여림식물원은 형형색색의 튤립축제가 자랑.5만여평에 달하는 관람면적에 각종 꽃과 약용식물, 희귀종 보호수 등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 월요일은 휴무. 문의(031)882-1700. ●황포돛배 신륵사 맞은편 나루터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신륵사에서 여주대교, 영월루 등을 돌아본다. 소요시간은 30분. 월요일은 쉰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문의 (031)887-2867. ●신륵사 여주의 대명사라 할 만큼 많이 알려진 천년고찰. 화려한 다포지붕이 압권인 극락보전은 경기 유형문화재 제128호, 조선 성종때 세워진 다층석탑은 보물 제225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031)885-2505.
  • 가족 봄나들이 패션 가이드

    가족 봄나들이 패션 가이드

    햇살이 좋아 어디라도 가고 싶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색색의 꽃이 만발한 이런 봄에는 창 밖으로 눈이 돌아간다. 가족과, 아니면 연인과 일을 뿌리치고 떠나는 상상을 하며.“나들이 가는데 어떤 옷을 입든 무슨 상관이랴, 편하면 됐지.”라고 할 사람도 있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또 잘 차려입으면 마음이 더욱 들뜨고 즐거워지는게, 옷이란 것의 묘한 매력 아닌가. 더욱 멋스럽게 차려입고 나들이를 즐겨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부모님은 평소 정장을 많이 입는 아빠나, 늘 옷이 없다는 엄마나 나들이 갈 때 고민은 하나다. 어떻게 입어야 할까. 새 옷을 사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옷을 활용하도록 해보자. 움직이기 불편하고 답답해보이는 재킷이나 셔츠, 바지를 피하는 것이 기본. 활동성과 경쾌한 색감의 옷을 찾는다. 아빠는 평소에 입는 면바지에 화려한 카디건을 걸쳐 휴일 분위기를 내면 된다. 날씨가 쌀쌀하다면 긴 팔 줄무늬 셔츠를, 따뜻하면 반팔 티셔츠를 입고 카디건을 덧입는다. 엄마는 데님 코디에 주목해보자. 청바지나 청치마는 활동성이 좋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면서 멋을 살릴 수도 있어 실용적이다. 청치마에 연한 분홍 블라우스와 가벼운 재킷을 입으면 여성스럽다. 요즘 유행하는 롤업진(밑단을 걷어 올린 스타일)에 티셔츠를 입으면 캐주얼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분홍, 연두와 같은 경쾌한 색상의 운동화, 모자 등으로 마무리하면 더욱 멋스럽다. 나들이를 가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진이다. 쑥쑥 크는 아이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추억을 담기 위해 카메라 하나 챙기는 것은 센스 중에 센스다. 이왕이면 소위 ‘사진발’을 잘 받는 화사한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분홍, 연두, 노랑, 파랑 등 밝고 선명한 색상이 얼굴색을 더욱 살아나게 해 사진에 잘 나온다. 하얀색 옷이 유행이긴 하지만 사진 찍기에 하얀색 옷은 적당하지 않다. 흰색 치마나 바지는 야외에 앉았을 경우 잔디의 풀물이나 흙물이 쉽게 들어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봄 나들이 패션의 또 하나의 기본은 바로 겹쳐입는 ‘레이어드’다. 낮 햇살은 따뜻하지만 저녁에 기온이 많이 떨어져 일교차가 심하다. 언제라도 입고 벗을 수 있어 체온을 조절해줄 수 있도록 반팔 티셔츠 위에 카디건, 재킷 등 상의를 준비하는 게 좋다. ●연인은 아이들 나들이 옷 코디는 바지에 점퍼가 제일 좋다. 점퍼는 쌀쌀한 바람을 막아주는 최적의 아이템이기 때문. 바지 역시 활동성을 높여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한다. 밝은 노랑색 점퍼는 봄에 더욱 화사하게 입을 수 있다. 파랑과 주황의 보색 대비를 사용한 점퍼와 청바지를 함께 입히면 귀여운 우리 아이가 더욱 상큼하고 발랄해 보인다. 따사로운 봄볕에 자칫 잘못하면 쉽게 탈 수가 있다. 따라서 점퍼의 색과 동일한 색상의 모자를 아이들에게 씌워 우리 아이 봄 나들이 패션을 완성한다. 정통 캐주얼과 편안하고 깔금한 마린룩(marine look)으로 연출해주는 것도 좋다. 해군복을 연상하게 하는 마린룩의 특징을 살려 남색 줄무늬 니트에 하얀색 면, 또는 데님 바지를 입히면 단정하다. 안에는 꽃잎, 야자수 등이 새겨진 얇은 셔츠를 입혀 다소 더운 낮에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일교차를 고려해 화려한 색상의 조금 두꺼운 니트나 점퍼를 준비한다. 엉덩이를 덮는 편안한 점퍼는 봄 추위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편해 실용적이다. ●아이들은 똑같은 옷으로 무장한 티나는 커플룩보다, 다른 듯 맞춰 입은 듯한 은근한 커플룩이 더욱 사랑스럽다. 활동하기 편한 청바지에 남성은 화사한 연두·파랑의 줄무늬 셔츠와 집업 니트 카디건을, 여성은 노랑·밝은 주황의 줄무늬 셔츠에 조끼로 매치하면 봄과 어울리는 옷차림을 뽐낼 수 있다. 여성의 겉옷은 점퍼 스타일보다는 짧은 트렌치코트 디자인이 여성스럽고 발랄해 보인다. 여성과 남성이 각각 하얀색과 파란색, 노랑과 산호, 또는 노랑과 연두 등으로 맞춰 경쾌한 커플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성은 움직이기 편한 반바지 위에 화려한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카디건을 걸치면 간편하면서도 화사한 꽃놀이 패션이 완성된다. 요즘 많이 등장한 허리를 묶는 긴 카디건을 입어 실루엣을 드러내도 멋스럽다. 짧은 치마를 입고 싶지만 나들이용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치마 안에 무릎길이 레깅스를 입거나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을 신으면 된다. 놀이공원이나 야외활동을 위한 차림으로는 5∼7부 바지(크롭트 팬츠)나 무릎이 보이는 길이의 반바지(버뮤다 쇼츠)도 좋다. 남성은 줄무늬 셔츠에, 줄무늬 색상과 같은 색상의 카디건을 걸쳐 센스있는 나들이 코디를 만든다. 식물 문양의 밝은 색 셔츠도 청량감을 준다. 바지는 면바지가 무난하다.
  • [재계 인사이드] ‘웅진’ 떠난 스타CEO 조운호씨

    ‘아침햇살’의 스타CEO 조운호 웅진식품 전 부회장이 끝내 웅진을 떠났다. 25일 조 전 부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3월 말쯤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사장자리에서 물러난 뒤 10월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 올 3월 초 귀국했다. 조 전 부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창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웅진과 조 전 부회장의 결별은 예견된 것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지난해 현 유재면 사장이 부임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조 전 부회장이 웅진코웨이 주식 6963주 가운데 단 3주를 빼고 모두 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별 수순’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업계 관계자는 “‘초록매실’ 이후 수년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자 경질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 “양쪽 모두 미련이 없었으니 결국 떠나게 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회장이 부산상고 출신임을 감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 전 부회장은 “수차례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어설프게 정계로 갈 마음은 없다.”면서 “만일 (정계로)가게 되더라도 직업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더 큰 꿈을 가지고 나서게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990년에 웅진그룹에 입사,38세인 1999년 사장에 오른 조 전 부회장은 ‘아침햇살’,‘초록매실’을 히트시키며 음료계에 신토불이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2002년 강금실 당시 법무법인 지평 대표 등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의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18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책꽂이]

    ●지식: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피터 버크 지음, 박광식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 근대초 유럽의 지식인들은 ‘지식의 공화국’ 혹은 ‘학식의 공화국’이라는 가상의 공동체를 이뤘다. 이 국경없는 공화국은 오로지 지식을 공통분모로 경계없이 만나고 흩어졌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은 지식인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텔리겐치아”로,“어디에도 뿌리를 박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급에서 자유로운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 책은 지식의 탄생과 흐름, 분류, 판매, 소비, 상품화, 그리고 지식인의 정체를 추적한 ‘지식의 사회사’다.1만 5000원. ●강조해야 할 것(수전 손택 지음, 김유경 옮김, 시울 펴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서구미학의 전통을 이루던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전 손택. 그는 에세이스트, 소설가, 예술평론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뉴욕 지성계의 여왕’ 등의 별명을 얻었다. 이 책은 독일 영화의 전설 파스빈더의 영화에서 하욱에스트와 호지킨의 그림, 차일즈와 커스틴의 춤, 볼랜드와 매플소프의 사진작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분석한다.2만 3000원. ●다빈치의 위대한 발명품(도미니코 로렌차 지음, 이재인 등 옮김, 시공사 펴냄) 스푸마토 기법의 오묘한 색감만큼이나 신비와 미스터리의 인물로 다가오는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가 숱한 발명품을 남긴 과학자였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남긴 발명노트를 3D로 재현한다. 다 빈치 노트속의 장갑선, 권양기, 비행용 기계 등을 디지털로 복원해 숨겨진 과학적 업적을 들춰낸다. 또 태엽과 톱니바퀴로 작동되는 시계, 직조기, 제분기, 인쇄기 등과 오르페우스극 무대장치, 두개골 모양의 리라, 자동드럼, 비올라 등 놀라운 발명품들이 도판과 함께 소개된다.3만 2000원. ●지폐 꿈꾸는 자들의 초상(박구재 지음, 황소자리 펴냄) 프랑스왕 루이 16세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냐라는 새 지폐를 대량 발행한 뒤 자기의 인물 초상을 넣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물가폭등에 따른 경제파탄으로 대혁명이 시작됐고, 혁명군은 루이 16세 체포령을 내렸다. 마부로 변장한 왕은 궁을 빠져나와 다른 나라로 탈출을 시도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루이 16세를 단두대의 이술로 사라지게 한 것은 지폐 속에 그려넣도록 한 자신의 얼굴이었다. 탈출하는 그를 알아본 시골의 한 농부가 신고했고, 루이 16세는 체포되고 만 것이다. 지폐 속에 등장하는 세계 22개국 인물 39명의 이야기를 다뤘다.1만 2800원. ●신들도 꿈꾸는 그리스 섬 기행(정구일 지음, 작은이야기 펴냄) 그리스에는 3100여개의 섬들이 있다. 그중 상당수의 섬이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모여있는데 이곳이 바로 에게해다.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이 오랫동안 공방을 벌이던 에게해의 섬들 대부분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거의 그리스 영토로 편입됐다. 에게해는 미노소스의 황소괴물을 물리친 테세우스의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해 몸을 던진 곳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아이게우스. 그것이 유래가 돼 에게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화가 숨쉬는 에게해 섬에 대한 인문기행서.1만 1000원. ●하늘에 수놓은 구름 이야기(임소혁 지음, 대원사 펴냄) 권운(새털구름) 권적운(조개구름) 권층운(햇무리구름) 고적운(양떼구름) 고층운(회색차일구름) 난층운(비구름) 층적운(층쌘구름) 층운(안개구름) 적운(뭉게구름) 적란운(소나기구름) 등 10종의 기본구름에 대해 설명. 산악사진가인 저자는 구름장 햇살, 구름바다 등 다채로운 구름의 모습을 300여컷의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1만 8000원.
  • 우전차 따러 영암 덕진차밭 가다

    우전차 따러 영암 덕진차밭 가다

    파릇파릇한 보리밭을 바라보는 마을 뒷산에는 노랑, 빨강, 이름 모를 야생화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저마다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어 봄볕을 쬔다. 하얗게 수놓은 벚꽃과 연분홍 진달래도 더욱 화려함을 뽐낸다.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4월20일)를 앞두고 이들의 자태는 더욱 곱기만 하다. 곡우는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비를 내리는 절기. 따라서 농부들은 이날에 가뭄이 들면 농사 걱정으로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곡우가 녹차인들에겐 일년 중 가장 각별한 날이다. 곡우 전에 어린 잎을 따서 만든 녹차, 즉 우전차(雨前茶)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우전차는 구수한 맛과 그윽한 향 때문에 녹차 중 으뜸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맘때면 녹차 밭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보성, 하동 등 지리산 자락에 유명한 차밭들이 많지만 달빛이 아름다운 월출산의 정기를 가득 받은 전남 영암의 덕진차밭은 이들보다 덜 알려진 셈. 곡우를 코 앞에 두고 덕진차밭을 다녀왔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월출산 자락에는 예로부터 형성된 야생차밭이 드문드문 있지만 규모가 큰 차밭은 영암군 덕진면 덕진차밭(061-471-7560)이 유일하다. 크기는 3만 5000평 규모로 그리 넓지 않지만 순수 재래종 차만을 27년째 가꾸고 있는 역사 깊은 차밭이다. 또한 야트막한 차밭 꼭대기에 서면 암봉으로 이루어진 월출산 정상의 모습이 파노라마 화면처럼 펼쳐진다. 특히 아침 햇살을 받은 차밭과 안개에 쌓인 월출산이 만들어 내는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산 너머 해가 떠오르니 월출산은 하얀 모자를 쓴 듯 둥근 안개가 드리워진다. 서쪽부터 황금빛으로 야금야금 물들이던 햇살이 차밭을 서서히 감싸안고 연녹색의 물감을 입혀가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아침 태양으로 영롱한 이슬방울이 손톱만한 파란 녹차의 새순에서 또로록 떨어질 때 나지막하게 노래소리가 들려온다.‘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 하춘화의 ‘영암 아리랑’을 부르면서 할머니들이 찻잎을 따러 올라온다. “녹차는 지금이 최고랑께. 요놈 좀 봐. 여리디 여린 새순이 봄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지 않은가. 이런 놈을 마셔야 녹차를 쪼께 안다고 허지.”라는 이순희(67)할머니. 덕진차밭이 생긴 1979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잎을 땄다고 한다. 할머니는 “우전은 곡우 전에 딴 찻잎으로 만든 것이고, 세작(細雀)은 곡우에서 입하사이인 4월20일에서 5월5일 전후에 딴 것으로 찻잎이 가늘고 무척 부드럽지라. 중작(中雀)은 5월 5일에서 6월 중순 사이에, 대작(大雀)은 6월 하순에 이후에 딴 놈을 말헌당께.”라고 했다. 어린 잎일수록 질소가 함유된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차의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잘 정돈된 녹색의 융단 위에 삐쭉삐쭉 고개를 내민 어린 녹차 잎을 한잎 한잎 정성스럽게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이렇게 딴 잎을 무쇠솥에서 정성껏 덖어 내면 우전차가 된다. 녹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것은 기본. 녹차에는 레몬 8배 가량의 비타민C가 있어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그만이고 다량으로 포함된 비타민A는 피부세포나 점막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노화억제에도 한몫을 한다. 또한 녹차에 있는 카테틴 성분은 담배 니콘틴을 빨리 배출 시켜주어 애연가들에게 좋다. 봄 햇살 가득한 차밭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들어간다. 이번 주는 모든 것을 비우고 녹차 밭으로 떠나보자. ■ 혜우스님이 말하는 茶道 차와 율무염주. 스님들의 바랑속에 없어서는 안될 두가지다. 특히 차는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는 필수품이다. 최근 ‘다반사(茶飯事)’란 책을 펴낸 혜우스님에게 차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우전차란 무엇인가. “첫물차라고도 합니다. 색(色)·향(香)·미(味)가 뛰어납니다. 요즘처럼 ‘차의 보릿고개’에 묵은 차만 마시다 접하게 되는 것이니 맛과 향이 더욱 각별하지요.” -어떻게 마셔야 하나. “좋은 물을 사용하세요. 물은 차의 몸이라고 할 만큼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수돗물은 항아리 등에 오래 두었다가 사용해야 합니다. 펄펄 끓는 물에 찻잎을 넣어서도 안됩니다. 한김 내보낸 따뜻한 물에 마셔야지요. 또 다구(茶具)를 따뜻하게 예열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구는 어떤 게 좋은가. “이웃나라에서 쓰는 것처럼 작은 잔은 무리가 있습니다. 향이 고일 자리가 없는 것이지요. 큰잔에 절반정도 따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찻잔의 반은 찻물자리요, 나머지 반은 향의 자리입니다.” -일상에서 차의 의미는. “차는 대화입니다. 다구를 앞에 놓고 마주앉아 차를 마신다는 것은 상대방이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것이지요. 이것은 곧 ‘난 당신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입니다. 내말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지요. 현대사회의 가장 큰 병은 대화의 단절입니다. 오직 차만이 이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약입니다. 가정은 물론, 직장이나 학교 등 어디에서도 차를 많이 마셔야 합니다.” -차의 효능은. “차를 마시다 보니 몸에 좋은 것이지요. 몸에 좋으니 차를 마신다면 그건 차가 아니고 약입니다. 일본에서는 차의 성분중에 카테킨이라는 물질만 따로 추출해 팔기도 한다지요. 효능으로만 따진다면 그 알약 한알먹는 것이 여러잔의 차를 마시는 것보다 낫겠지요. 차의 물질적인 효능만 강조하다보면 자칫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차를 우상화 시키게 되죠.” -전통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가마솥에서 덖음이라는 제다(製茶)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차입니다. 가마솥에 열을 가해 찻잎이 가지고 있는 수분만으로 익히는 것을 덖는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 약재의 성질을 변화시키기 위해 반복해서 열을 가하는 ‘수치포제’와 같은 원리입니다. 즉 덖음을 통해 찻잎이 가진 차가운 성질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 맞도록 변화시키는 것이지요.” -다도에 대해서. “요즘의 차문화를 보면 형식만 있고 차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차문화가 다도라는 까다로운 틀에 연연하다보니 사람들과 거리가 생겨버렸지요. 차는 편안하게 마셔야 하는 것입니다. 차에 대한 지나친 신비주의는 멀리해야 합니다.” -다반사란 책을 내신 이유는. “자신있게 말하건대, 중국차는 담백한 식생활을 위주로 하는 우리와는 맞지 않습니다. 제다법이 각 나라의 식생활에 맞게 변화해왔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 전통차가 중국산 등 외제차에 밀려 고사될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제다법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요. 다반사는 차 만드는 비법을 공개한 책입니다. 제다법은 반드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혜우스님은 전라남도 구례 섬진강변에 ‘제다 교육원’을 열어 농민들에게 무료로 차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승적은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세납 54세.
  • [Form나게 Beauty나게] 환절기엔 이렇게 입어라

    [Form나게 Beauty나게] 환절기엔 이렇게 입어라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눈뜨고, 상쾌한 봄 바람에 취해 출근길을 나선다. 오후까지도 따뜻한 봄볕을 즐겼는데, 이게 웬 일. 퇴근하는 길, 게다가 야근하는 날이면 너무 추워 몸을 있는 대로 움츠리게 된다. 최근 몇해동안 봄은 아주 짧게 왔다가 바로 여름으로 직행했다. 봄옷을 구입하자니 오래 입지 못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여름옷을 입자니 밤이 되면 춥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의 고민이 바로 여기 있다. 봄의 의상선택에는 옷감, 가격, 실용성 등 다양한 면을 꼼꼼히 따져 구입하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한다. 봄비 혹은 장마철에 입기에 좋도록 보온성도 있고, 가벼우면서 세탁에도 부담 없는 게 좋다. 따뜻한 한낮에는 벗고, 쌀쌀한 밤에 걸쳐 입는 용도로 얇은 재킷이나 카디건이 필요하다. 아침과 낮에는 봄을 맞은 사뿐한 발걸음과 활기찬 옷차림을 즐겨도 좋다. ■ 도움말: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elvira85@naver.com) 의상협찬:BON(본), 명동 코즈니 3층 파라디소, 마인드브릿지, 더걸스(www.thegirls.co.kr) # 여성 가장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트렌치코트. 원단, 스타일 등에서 변신을 거듭하면서 올 봄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 부풀림이 과장된 디자인으로, 허리에 셔링(주름)을 과하게 많이 잡는 스타일도 많다. 광택있는 소재로 더욱 맵시있어 보인다. 셔링이 들어간 하얀색 리본 블라우스와 허벅지 부분에 주름을 주어 더욱 여성스러운 새틴 펜슬스커트(품이 좁은 치마)로 커리어우먼의 멋을 연출한다. # 남성 올 봄은 좀 색다른 의상에 도전해보자. 깃에 세련된 장식을 한 청재킷과 오렌지 색상의 세로선이 들어간 바지, 같은 오렌지 색의 테두리가 멋스러운 면 셔츠로 센스를 발휘한다. 빨강 자수가 들어간 베스트(조끼)와 물방울무늬나 꽃무늬가 들어간 셔츠, 또는 소매에 다른 색상을 덧댄 셔츠로 세련된 멋을 즐겨보자.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아릴 브로스타 노르웨이대사 부부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아릴 브로스타 노르웨이대사 부부

    멋과 맛을 함께 아우르는 멋쟁이 니나 브로스타 주한 노르웨이 대사 부인.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자선 패션쇼의 단골 모델로 나설 만큼 뛰어난 몸매와 미적 감각을 지녔다. 무대 위의 부인을 본 남편 아릴 브로스타 대사도 “정말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를 정도. 쇠고기를 이용한 미트볼과 연어구이는 그녀가 잘하는 요리.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는 최고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한국 생활이 너무 역동적이어서 지루한 날이 없다는 아릴 브로스타(60) 주한 노르웨이 대사부부. 이들은 4년전 한국으로 부임해 와 즐거운 서울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이들이 살고 있는 서울 성북동에 있는 대사관저를 찾았다.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 했다. 밝은색의 나무로 된 마루에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와 벽에 걸린 그림들. 봄햇살로 집안이 더욱 환한 분위기다. 북유럽인 노르웨이는 추운 날이 많기 때문에 집안 분위기를 따뜻한 느낌으로 꾸민다고 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면서도 멋스러운 인테리어가 안주인 니나 브로스타(58)의 깔끔한 성격과 미적 감각을 그대로 보여줬다. # 다양한 활동 펼치는 대사부부 최근 아릴 대사는 올해로 사망 100주년을 맞는, 노르웨이의 유명한 극작가 입센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오는 25일 서울 장충동 문화의 집에서 ‘입센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9일부터 2개월간 입센 작품 ‘유령’을 올린다. 일 욕심이 많은 아릴 대사. 추진력까지 갖춰 벌이는 일마다 허술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과거 2년에 한번 의례적으로 열리던 ‘노르웨이 날’ 행사를 그는 부임이후 한국과 노르웨이간의 우정을 다지고, 실질적인 교류의 장으로 만들며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노르웨이 제품들의 경우 소비자 물품은 별로 없지만 선박 등 산업재가 많아요. 배를 건조하기 위해서는 IT를 비롯, 바위를 뚫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종합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기술들도 한국에 소개됩니다.” 대사 부인 니나는 그동안 각종 패션쇼와 자선행사 등에 참여하며 노르웨이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12월 유니세프 주최 자선쇼에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옷을 입고 무대에 선 모델이기도 하다. 또 해외 각국 대사 부인과 한국의 전직 장관 부인 등으로 구성된 ‘가든 클럽’회장을 맡아 봉사 활동을 펼치고, 한국의 문화 유적지들을 방문하며 한국의 문화·역사를 배우고 있다. # 노르웨이산 연어는 세계 최고 바다를 끼고 있는 노르웨이에서는 도미, 대구 등 생선요리를 즐긴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고등어도 노르웨이산이 많단다. “노르웨이 연어는 바닷물 온도가 낮고 수질이 깨끗한 청정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이날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코발트 블루빛 접시에 내놓은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에 연어가 들어간 것은 당연했다. 노르웨이인들이 자주 먹는 청어절임은 빵에 달걀과 함께 넣어서 간단한 점심식사 한끼로 즐겨 먹는다. 우리의 주식인 쌀처럼 노르웨이에서는 감자를 많이 먹는단다. 니나의 요리솜씨에 대해서 대사에게 물어 봤더니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저를 보세요.”라며 웃는다. 맛있는 요리로 자신을 살찌게 했다는 설명이다. 대사의 요리 솜씨는 몇점이나 될까.“먹기만 좋아하지 요리는 못해요. 저보고 하도 음식을 못한다고 놀려 30년 전에 빵을 딱 한번 구워 본 적은 있어요.” 아릴 대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인은 “안 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며 거든다. 노르웨이에 있는 두딸은 매년 크리스마스 때에 한국으로 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때마다 무엇을 해먹을까 하고 논쟁을 벌인다. 얼마전까지 이들 부부는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해먹자고 우겼지만 최근 결론이 내려졌다. 대사가 좋아하는 양갈비와 부인이 좋아하는 순록고기 요리 두가지를 모두 준비하기로 했다. # 금강산을 두번이나 다녀왔어요 소파에 나란히 앉아 토닥토닥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가 영락없이 금실좋은 부부의 모습. 이들 부부는 시간이 나면 북한산, 인왕산 등 서울 근교 산으로 트레킹 가는 것을 즐긴다. 금강산도 두번이나 다녀왔다. 물론 산꼭대기까지 등산을 했다. 대사는 “한국과 노르웨이는 산이 많고 또 자연을 즐기는 것이 비슷해요. 하지만 서울에서는 바다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아쉬워요. 노르웨이에서는 보트를 타고 별장에 가끔 다녀 오거든요.” 부인 니나는 마늘 알레르기가 있어 김치,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도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지난해 성북구청에서 불우이웃돕기 김장만들기 행사가 열린다기에 김치를 먹지는 못하지만 직접 참석해 김치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노르웨이 관광청 부사장까지 지낸 대사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어봤다.“한국과 노르웨이간에 보다 많은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또 노르웨이는 바다, 호수, 피오르드(좁고 긴 빙하협곡) 등 아름다운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했으면 좋겠어요.”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노르웨이는 수천여 가지의 모습을 가진 노르웨이는 어느 곳을 방문하든 자연 속에 둘러싸여 있다. 아름다운 바다, 호수, 산, 빙하… 세계 지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 총면적은 32만 3877㎢로 한반도의 1.7배, 인구는 약 432만명. 이중 97%가 노르딕 알파인 계열이며 소수의 랩족이 살고 있다. 공용어는 노르웨이어. 낙천적이면서도 개방적인 국민성을 지니고 있다. 북부 내륙지대는 한여름에 백야현상이 계속되고, 겨울에는 하루종일 어스름한 여명 상태가 계속된다. 서쪽으로 노르웨이해, 북해와 대서양이 위치해 있는데 2만㎞가 넘는 해안선과 남단에서 북단까지 일직선으로 1750㎞나 되는 피오르드로 유명하다. 극작가 입센, 화가 뭉크,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 등은 노르웨이 출신 예술가들. 연극, 영화, 그림, 민속무용, 문학 등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예술가들이 많다. 주요 산업은 목재, 펄프산업, 수산업, 건축업, 석유·화학산업, 선박업 등이다. ■ 메인요리 BEST4 니나 브로스타 주한 노르웨이대사 부인이 선보인 음식은 정통 노르웨이 요리. 노르웨이인들은 생선요리, 특히 연어를 즐겨 먹는 만큼 연어로 샐러드와 메인 요리를 만들어 봤다. 저지방, 저칼로리식인 연어는 그야말로 웰빙음식이다. ■ 그라브락스(딜로 양념한 연어) 재료:가시를 발라내고 깨끗이 손질한 연어 약 1㎏, 천연소금 2큰술, 설탕 11/3큰술, 백후추 1작은술, 줄기와 함께 다진 딜 1주먹, 셰리주 약 30㏄ 또는 브랜디 1/2컵(생략 가능) 만드는 법:(1)소금, 설탕, 후추를 섞어 연어 표면에 문질러 준다.(2)연어는 껍질이 있는 면을 아래로 해서 강화 플라스틱이나 철제 용기에 담고 딜을 뿌려준다.(3)셰리주나 브랜디로 적셔준 뒤 껍질쪽이 위로 가도록 뒤집어 생선 등 부분이 배 부분을 덮도록 한다.(4)연어를 4∼10도의 차가운 곳에 이틀동안 둔다. 이틀동안 4번 뒤집으며 소금물로 양념을 해서 모양을 만든다.(5)4∼5일이 지나면 연어가 굳기 시작한다.(6)연어를 비스듬한 방향으로 얇게 잘라 상추잎이나 딜의 가지로 장식해 내놓는다. 토스트와 버터, 바게트빵과 함께 대접해도 좋다. 스칸디나비아 반도국에서는 골파, 겨자, 크림으로 양념한 토마토와 함께 먹는다. ■ 베일을 쓴 처녀(디저트) 재료(4인분):약한 불로 끓인 사과 4∼5개 또는 사과 퓌레, 설탕·물 각각 50㏄, 비스킷·쿠키 조각 또는 말린 빵조각 200∼300g, 설탕·버터 각각 2∼3작은술, 생크림 300㏄ 만드는 법:(1)사과 껍질을 벗겨 속을 도려낸 뒤 다진다.(2)사과를 설탕, 물과 함께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여서 식힌다.(3)버터를 뜨거운 프라이팬에 녹인다.(4)빵조각, 설탕, 버터를 섞어 혼합물이 바삭바삭해져서 황금빛이 날 때까지 튀긴다.(5)크림을 세게 젓는다.(6)사과 퓌레, 크림, 빵조각을 그릇에 층층이 쌓는다.(7)꼭대기를 다진 아몬드로 장식한다. ■ 작은 가재,노일리 프랫 소스로 구운 연어 재료(5인분):손질한 연어 750g, 작은 감자알 240g, 시금치 100g, 작은 버섯 50g, 신선한 허브·부추·양파·당근 각각 20g, 마늘 5g, 올리브 기름 30㎖, 작은 가재 20마리, 파이 껍질 10장, 노일리 프랫 소스(노일리 프랫 125㎖, 더블 크림 500㎖, 생선 육수 125㎖, 다진 샬롯 20g, 버터 60g, 백후추) 만드는 법:(1)연어를 얇게 잘라 허브, 마늘, 기름에 재운다.(2)살짝 튀긴 시금치와 버섯을 파이 껍질에 놓는다.(3)연어를 8분동안 굽고, 작은 가재도 그동안 굽는다.(4)감자, 부추, 양파, 당근, 작은 가재와 노일리 프랫 크림 소스로 장식한다. ■ 미트볼 재료:다진 소고기 500g, 소금 3큰술. 밀가루 1작은술, 후추 1/2작은술, 생강1/2 작은술, 육두구 1/2작은술, 우유 300㎖ 만드는 법:(1)다진 소고기와 위의 양념, 밀가루를 모두 넣고 섞는다.(2)우유를 조금씩 넣고 손으로 잘 혼합한다.(3)스푼으로 작은 볼 모양으로 빚어 버터나 기름에 넣고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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