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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프전으로 사막에 유출된 원유, 30년 뒤 살펴보니…

    걸프전으로 사막에 유출된 원유, 30년 뒤 살펴보니…

    1990년 8월 초 미국 주도로 34개국 다국적 연합군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병합을 막기 위해 일으킨 제1차 걸프전쟁은 많은 사람이 어둠을 배경으로 군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불을 뿜으며 올라가는 장면으로 기억한다. 케이블 보도전문 채널 CNN이 전쟁장면을 생중계하면서 전쟁의 상황을 전 세계인이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된 최초의 전쟁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 연합군과 이라크 군의 공방으로 쿠웨이트 사막에 송유관이 파괴되면서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기억되지 못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당시 사막에 쏟아진 원유가 30여년이 지난 지금 어떤 상태로 변했는지를 분석해 발표했다. 경북대 화학과, 그린-나노물질연구센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생의학오믹스연구부,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식물학과,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공동연구팀은 걸프전 유출원유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독성 오염물질로 변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저널 오브 헤저더스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쟁 당시 원유가 대량 유출됐던 쿠웨이트 버간 지역의 오염토양에서 깊이별로 시료를 채취한 뒤 질량분석기와 초고분해능질량분석기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사막의 높은 표면 온도로 인한 기화현상과 햇빛에 의한 광분해로 인해 유출된 원유가 산화되면서 독성을 가진 환경오염 물질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반면 바다에 유출된 원유와 비교해서는 화학적 변화 자체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바다에 비해 사막은 건조한 환경 때문에 미생물이 살 수없어 이로 인한 분해효과가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원유가 만들어낸 직접적인 환경오염 물질 뿐만 아니라 원유가 스며든 모래나 바위, 토양이 풍화되면서 만들어 낸 환경오염 물질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원유 유출에 따른 환경 복원과 오염물 제거를 위해서는 유출 원유의 화학적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환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출된 원유 제거와 환경복구에 필요한 중요정보들을 알게 됐으며 다양한 유출 원유 성분을 확인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환경 오염물질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들의 변형 및 유해성을 예측할 수 있는 분석법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햇빛으로 수소생산 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햇빛으로 수소생산 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 대기오염 없이 산소와 결합돼 물만 배출한다고 해서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수소를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이 더 많아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려는 시도가 활발하지만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낮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수소 연료 생산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아주대 신소재공학과 서형탁 교수팀은 햇빛을 전류로 전환시키는 효율을 높여 수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촉매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 촉매 B:환경’ 최신호에 실렸다. 기존 연구들은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류 전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태양광을 흡수해 전하를 잘 만들어 내는 소재개발에 집중돼 있었지만 연구팀은 전하를 양극과 음극으로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전하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꿨다.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태양광으로 만들어진 전하의 이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전극을 만들어 광전류 전환 효율을 현재 60% 수준에서 최대 97%까지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1㎠ 광전극에서 시간당 3㎎의 수소기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 나노막대와 황화물 박막 위에 니켈 산화물 박막을 수직으로 쌓는 텐덤 구조를 적용해 단일 전극으로 다양한 광파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서형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가의 니켈산화물을 활용해 텐덤구조를 만듦으로써 최고 수준의 광전환 효율로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토] 산불 끄는데 웬 무지개가…

    [포토] 산불 끄는데 웬 무지개가…

    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운제산 자락에서 헬기가 산불을 끄고 있다. 헬기에서 뿌린 물이 햇빛에 반사돼 무지개가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3일 오후 7시 52분께 불이 나 포항시와 소방당국이 밤새 진화작업 끝에 4일 오전 8시께 꺼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주민 인명피해는 없다. 다만 불을 끄던 시 공무원 A(26)씨가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B(30)씨가 발목 골절로 치료받고 있다. 연합뉴스
  • 황금색 털 가진 ‘금발 얼룩말’ 야생서 첫 포착

    황금색 털 가진 ‘금발 얼룩말’ 야생서 첫 포착

    최근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극히 보기드문 ‘금발’(Blonde)의 얼룩말이 카메라에 처음 포착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 따르면, 야생동물 사진작가 세르조 피타미츠가 최근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한 얼룩말 무리 속에서 이 같은 얼룩말을 발견했다. 당시 공원 내 한 물웅덩이 근처에서 얼룩말 무리의 이동을 사진에 담고 있던 작가는 무리 속에 뭔가 특이한 개체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처음에는 먼지투성이가 된 얼룩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이 작가는 해당 얼룩말이 물속에 들어가도 갈기나 얼룩무늬에 묻은 먼지가 씻기지 않자 특별한 개체임을 직감하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고 밝혔다. 부분적으로 얼룩말 특유의 검은색이어야 할 털 색상이 햇빛에 반사돼 그야말로 황금색 털처럼 보이는 이 얼룩말은 현지에서 금발의 얼룩말로 불리고 있다.이에 대해 미국 허드슨알파 생명공학연구소(HAIB)의 유전학자 그렉 바시 박사와 다른 몇몇 학자는 사진 속 금발 얼룩말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부분 백색증(partial albinism)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분 백색증은 털과 피부 등에 부분적인 멜라닌 색소 결핍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이에 따라 해당 얼룩말은 줄무늬 등이 옅은 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바시 박사는 “지금까지 이런 백색증이 있는 얼룩말에 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백색증이 있는 얼룩말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야생에서 목격됐다는 정보가 몇 건 있지만, 실제로 존재가 확인된 사례는 특정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개체들뿐이다. 케냐 산 국립공원 내 사설 보호구역에서는 부분 백색증이 있는 얼룩말 십여 마리가 산다. 이밖에도 미국 하와이의 한 사파리공원에서 태어났던 조(Zoe)라는 이름의 얼룩말이 부분 백피증을 지녔지만 무리와 제대로 어울리지 못해 2017년 죽을 때까지 동물보호시설에서 지낸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사례는 부분 백색증의 원인 유전자를 지닌 얼룩말이 케냐와 그 주변에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분포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버시 박사는 말했다. 이어 “작가의 사진 덕분에 부분 백색증이 있어도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무리에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생물학자로 얼룩말 전문가인 브렌다 라리슨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조교수도 케냐 산 국립공원 내 보호구역에 사는 금발 얼룩말 수컷들의 경우 무리 별로 하렘(harem)을 이룬 씨말(종마)로서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즉 보통의 얼룩말과 마찬가지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여러 마리로 이뤄진 무리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생에는 이밖에도 독특한 생상을 지닌 얼룩말이 있으며 무리에 잘 녹아들고 있다고 버시 박사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반점무늬가 있는 얼룩말이나 여분의 검은 줄무늬가 있는 얼룩말 등이다. 이런 보기 드문 외모를 지녀도 서로의 등 부분에 머리를 올리거나 짝짓기를 하는 등 보통 얼룩말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것이 버시 박사의 설명이다. 다만 야생에서는 부분 백색증이 있는 얼룩말은 동료들에게 문제없이 받아들여져도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데는 불리할 수 있다고 버시 박사와 라리슨 조교수는 똑같이 말한다. 얼룩말의 굵은 줄무늬가 지닌 기능은 완벽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줄무늬가 포식자를 멀리하거나 위장을 돕는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단 흡혈파리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증거만 존재한다. 미국의 진화생태학자로 얼룩말의 줄무늬와 흡혈파리의 관계를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는 팀 카로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교수는 옅은 색의 줄무늬는 일반적인 검은 줄무늬만큼 흡혈파리를 효과적으로 막지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를 쫓는데 줄무늬가 어느 정도 짙어야 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금발의 얼룩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옅은 색 줄무늬라는 특성은 어떤 면에서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카로 교수는 덧붙였다. 이번에 포착된 사진은 앞으로 야생 얼룩말 사이에서 부분 백식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학자들은 이 얼룩말이 가능한 오랫동안 포식자들을 피해 살아남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세르조 피타미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옥에나 있을 법한, ‘불덩이 폭포’ 본 적 있으신가요?

    지옥에나 있을 법한, ‘불덩이 폭포’ 본 적 있으신가요?

    그 유명한 ’불덩이 폭포’를 본 적 있나요?  한 사진 작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 있는 호스테일(Horsetail) 폭포가 불덩이처럼 변하는 환상적인 장면을 타임랩스 촬영으로 담아냈다. 그 놀라운 모습을 지난 2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 릭이 전했다. 이 폭포는 폭포수의 모습이 마치 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불덩이 폭포(Fire Falls)’ 혹은 용암 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427미터, 평균 너비가 6미터인로 요세미티 계곡에 첫 번째로 자리 잡은 폭포이며, 1년 중 몇 주일만 쏟아지는 계절성 폭포로 알려져 있다. 물이 흐를 때 중간에서 바람에 날려 바닥까지 도달하는 물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인 이 폭포는 물보라가 햇빛에 반사돼 마치 용암처럼 반짝이는 모습으로 매년 400만명이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불덩이 폭포를 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해질녘 석양에 폭포가 정확히 반사돼야 하고, 폭포로 형성될 충분한 물의 양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날씨 또한 매우 맑아야 한다. 이 영상은 지난 달 22일에 촬영됐다.사진 영상=Earthly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뉴 지프 체로키’ 디젤 모델 국내 출시

    ‘뉴 지프 체로키’ 디젤 모델 국내 출시

    디젤 모델 ‘리미티드’와 오버랜드’ 출시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45.9㎏·m복합연비 11.1㎞/ℓ…가솔린보다 20%↑ 지프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지프 체로키’ 가솔린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2개의 디젤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에 따라 뉴 체로키는 가솔린 모델인 ‘론지튜드’, ‘론지튜드 하이’와 디젤 모델인 ‘리미티드’와 오버랜드’ 등 모두 4가지 트림으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뉴 체로키는 2014년 5세대 모델 출시 이후 4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친 모델로 지난해 1월 북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체로키는 지프의 5개 SUV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며 지프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뉴 체로키 리미티트와 오버랜드 모델에 장착된 2.2ℓ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45.9㎏·m의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11.1㎞/ℓ로 가솔린 모델보다 약 20% 향상됐다.이번에 새로 출시된 디젤 모델에는 가솔린 모델보다 더욱 강력한 오프로드 기능을 제공하는 ‘액티브 드라이브 II 4WD 시스템’과 ‘지프 셀렉 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이 장착됐다. 고급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경량 복합소재를 사용한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는 발로 차는 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1549ℓ로 더욱 넉넉해졌다. 햇빛을 막아주는 파워 선셰이드가 장착된 ‘커맨드뷰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와 ‘푸시푸시 주유구’는 모든 트림에 적용됐다.차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7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와 주변 환경에 따라 헤드라이트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하이빔 전조등 제어 시스템’, 운전자 맞춤 설정이 가능한 ‘라디오·운전석·사이드미러 메모리 기능’, 그리고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 등도 눈길을 끈다. 최상위 트림인 오버랜드 모델에는 19인치 휠과 가죽 시트와 가죽 인스트루먼트 패널, 열선 스티어링 휠, 뒷좌석 열선 시트 등의 프리미엄 기능이 탑재됐다. ‘차선이탈 방지 경고 플러스 시스템’, ‘풀스피드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 고 시스템’ 등과 같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풍부하게 적용됐다. 뉴 체로키 디젤 모델의 판매가격은 리미티드 모델이 5690만원, 오버랜드 디젤 모델이 5890만원이다.한편 이날 파블로 로쏘 FCA코리아 사장은 뉴 체로키 디젤 모델 출시 소식을 ‘라이브 웹캐스트’ 방식으로 알려 눈길을 끌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먼지에… 유전에… 1년 내내 편히 숨쉬지 못하는 코 막힌 삶

    [메디컬 인사이드] 먼지에… 유전에… 1년 내내 편히 숨쉬지 못하는 코 막힌 삶

    부모 알레르기 40~80% 자녀에 유전 꽃가루·집먼지진드기 등 환경 요인도 비염환자 70%가 알레르기 결막염 동반 첫 돌까지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 ‘영향’ 한 번 수술로 완치 어려워… 면역 키워야 청결·맨손 체조·미지근한 물 등이 도움 온종일 콧물이 흐르고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가 나며 늘 코가 막혀 잠을 못 이루거나 머리가 무거운 증상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만성 비염 환자다. 이들은 사실상 1년 내내 코감기를 앓는 것이나 다름없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봄철에만 비염을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만성 비염 환자들은 집먼지진드기나 실내 곰팡이 같은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계절에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특정 계절에만 맑은 콧물과 코막힘이 생기는 비염은 ‘계절성’, 365일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하지만 대다수 환자가 여러 항원에 다양한 반응을 보여 명확히 나누긴 어렵다. 평소 코막힘 등을 달고 살다가 특정 계절에 더 나빠지는 식이다. 국내 연구진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 96명과 정상인 54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염 환자는 정상인보다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고 신체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이 정상인보다 낮았다. 심한 감기처럼 앓아누울 정도의 증상은 아니지만 비염이 개인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하다. 비염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장 괴로운 증상은 코막힘이다. 한쪽 코가 막히면 다른 쪽 코로 숨을 쉬면 되지만 양쪽 코가 모두 막히기도 해 숨을 쉬는 것조차 고역이다. 7살 때 시작된 비염을 32년째 달고 사는 이정현(39)씨는 31일 “입을 벌리고 숨을 쉬다 보면 입안이 마르고 코맹맹이 소리가 심해 말을 하기도 어렵다. 밤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잠을 이루기 어렵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증상이 더 심해져 장기간 업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쉴 새 없이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혀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달라지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어도 콧물과 재채기만 막을 뿐 코막힘까지 해결하진 못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약이 코 안 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 증상을 줄이는 ‘비충혈 제거제’다. 한 번 뿌리면 2분 안에 극적으로 코가 뚫리지만 1주일 이상 연속으로 쓰면 되레 반동적으로 혈관 확장작용이 일어나 코막힘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약을 사용해 약물성 비염으로 악화되면 이전보다 더 자주 코가 막히고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비염 환자들은 이 약을 “마약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코막힘이 심할 때만 사용하는 게 좋다. 비염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전적 요인이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때 자녀도 알레르기 질환을 가질 확률이 적게는 40%, 많게는 80%에 이른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70%가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동반하고 기관지 천식이 있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알레르기 비염을 함께 앓는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 코 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많은 환자가 ‘눈과 코가 같이 불편하다’거나 ‘천식이 생기면서 코도 불편해졌다’고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환경 인자다.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주된 원인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도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일 때가 많다. 바퀴벌레나 곰팡이, 동물 털도 흔한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물질)이다. 신생아의 경우 태어나서 첫 돌 때까지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이 비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 교수 연구팀이 대기측정소에서 반경 2㎞ 이내 지역에서 태어난 초등학교 1학년 3722명을 조사한 결과 생후 첫 1년간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하루 평균 0.1 증가할 때마다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할 위험이 1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가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비염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안 교수는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할 때 대기오염 경보에 관심을 두고 챙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단순히 코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폐를 중심으로 기관지 등 호흡기와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면역기능을 높이는 치료에 초점을 둔다. 이 밖에도 음식물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되거나 온도·습도, 비강의 해부학적 구조, 스트레스 등이 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중격(코를 좌우로 나누는 벽)이 코의 중심에서 한쪽으로 치우쳐도 코막힘이 일어난다. 조형주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기도 하고 코의 연골이나 뼈가 휘어 증세가 심할 때는 비중격 성형술로 교정해 증상을 완화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 자체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증상 완화가 목적이므로 수술 뒤에도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알레르기 비염은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어렵다. 이상적인 치료 방법은 면역주사요법이다.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의 양을 소량씩 계속 주사해 인체가 내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꽃가루나 곰팡이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인 알레르기에 주로 사용하는데, 3~5년간 일정 간격(2~4주)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극히 일부 사람에게는 항원주사에 의해 쇼크가 나타나기도 해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항원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피하거나 과민체질을 개선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집먼지진드기가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도 침구류를 자주 햇빛에 말리고 부지런히 집안을 쓸고 닦아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베갯속은 씨앗이나 깃털 대신 합성고무나 천연고무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소파 등도 직물 대신 가죽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춥더라도 실내온도 19~21도, 실내 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한다. 천식이 없다면 아침에 맨손 체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침에 몸을 움직여야 밤새 코 안에 고인 분비물이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물은 따뜻하거나 미지근하게 해서 마신다. 찬물은 속을 차게 해 비염에 좋지 않다.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것은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체질을 완전히 바꿔 어떠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내 몸에서 과민하게 반응하는 면역기능 이상을 조절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평소 체력을 단련하고 환경을 정비해 최소한의 치료와 관리만으로도 증상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해물질 스스로 분해… 오존 없어 환경친화적

    유해물질 스스로 분해… 오존 없어 환경친화적

    ‘카도’의 ‘셀프클리닝 필터’ 기술은 가시광 촉매 기술을 적용해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걸러내지 않고 분해한다. 가시광 촉매 기술은 악취를 빨아들인 후 햇빛을 받으면 스스로 분해·재생하는 숯의 정화 원리와 같은 시스템이다. 즉 필터에 흡착된 유해물질이 제품 안에 장착된 가시광선 램프에 반응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도록 돕는다. 유해물질이 스스로 분해되기 때문에 필터를 두 배 가량 오래 쓸 수 있다. 오존 발생도 없어 친환경적이다. 카도의 대표 제품인 ‘AP-C200’은 11평형에 적합한 공기청정기로 ‘청정공기공급률(CADR)’ 인증을 받았다. 청정공기공급률이란 ‘미국가전제조사협회(AHAM)’에서 가전제품의 성능과 특성 등을 비교하기 쉽도록 지표화한 것으로 얼마나 공기를 빠르게 정화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AP-C200은 몸체 옆면의 360° 청정기능으로 공기 중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빨아들여 정화하는 빠른 공기 청정 속도를 자랑한다. 외형은 프리미엄 메탈 몸체의 이음새가 없는 디자인으로 어느 공간에 놓아도 잘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그의 전 생애를 톺아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그의 전 생애를 톺아보다

    자화상, 크리스티서 1000억에 팔려 침울한 동성애자, 美서 화폭 대전환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 작가. 사람들이 데이비드 호크니(82)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호크니의 작품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9030만 달러(약 1019억원)에 낙찰, 현존 작가의 작품가 가운데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돈이 그 작가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절로 궁금증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은 왜 호크니를 좋아할까? 지난 22일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으로 호크니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일곱개의 소주제하에 영국문화원, 왕립예술아카데미, 솔츠밀, 리버풀대학교 빅토리아 미술관,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등 총 8개의 해외 기관에서 대여한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133점을 선보인다.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위태로운 소년. 설상가상으로 머리 위에 검은 물체를 얹고 있다. 소년에게는 ‘doll boy’(인형 소년)라는 딱지가 붙었고 옆에는 ‘queen’(여왕)이라는 글자도 함께다. 영국왕립예술학교 재학 시절 그린 ‘인형 소년을 위한 습작’(1960)에서는 호크니가 동성애자로서 마주한 현실에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소심하고 침울했던 영국 소년이 청년이 돼 미국으로 넘어간 후부터 그림은 대전환기를 맞는다. 196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로 넘어간 호크니는 이때부터 그림에 아크릴 물감을 즐겨 사용하기 시작한다. 광택이 풍부하고 얇게 발리는 아크릴 물감이 그곳 햇빛을 담기에 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표작 ‘더 큰 첨벙’(1967)에서 그는 단순화된 형태와 평면성을 더욱 강조했다. 미니멀리즘을 표상하는 배경의 낮은 건물들은 ‘첨벙’ 하는 하얀 포말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 테두리에 남긴 액자 형식의 여백은 관람자가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화면을 평면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어지는 ‘수영작 연작’들은 3차원을 2차원 화폭에 옮기려는 그의 집요한 노력들이 빛을 발한 결과다.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에 즐겨 그린 초상화 시리즈에서도 그의 노력은 이어진다. 초상화를 ‘만남에 대한 예술’이라 칭한 호크니는 자신이 아는 인물의 실제 성격, 인물 간의 관계까지 그림에 담고자 했다. 1968년부터 자신과 가깝게 지내던 주변 커플들을 대상으로 2인 초상화 시리즈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개중 유명한 게 ‘클라크 부부와 퍼시’(1970~1971)다. 실제 인물을 마주 대한 듯 실물 크기의 초상화 앞에 서면 이 부부의 역학 관계, 각자의 성격이 캔버스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것 같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에 들어 풍경을 담은 거대한 캔버스 회화에 몰두한 것도 3차원 세계를 평면 화폭에 더 잘 옮기기 위한 시도였다. 전시 마지막 섹션에서 만나는 ‘더 큰 그랜드캐니언’(1998),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2007) 등은 다시점 방식의 공간 묘사, 역원근법을 적용해 관람자가 직접 움직이며 공간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사진과 컴퓨터를 적극 활용해 관람자들이 공간이 아닌 표면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진의 한계를 회화적으로 풀어가려고 한 시도도 돋보인다. 작업실을 3000장의 사진으로 촬영해 파노라마로 연결한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는 영국에서도 전시되지 않은 신작이다. 끊임없이 현재를 사는 노(老)작가의 오늘을 표상한다. ‘힙’한 춤사위로 무대를 뒤집어 놓으신 ‘전국노래자랑’의 ‘손담비 할아버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호크니는 말했다. “나는 향수에 잠기는 타입이 아니다. 그저 현재를 살 뿐이다.” 이쯤 하면 전시 관람 전 품었던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겠다. 작가의 전 생애를 톺아볼 수 있는 회고전 형식임을 감안하건대 호크니의 대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포토콜라주가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헬렌 리틀 영국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는 “많은 포토콜라주 작품 중 대여되지 않는 개인 소장 작품이 많아 전시가 불가했다”며 “어느 작가든 모든 작품을 한 전시에서 담는 건 어렵지만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일반 1만 5000원, 청소년 1만 3000원. 오는 8월 4일까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냉난방·공기청정·가습까지 ‘LG 시그니처 에어컨’ 공개

    냉난방·공기청정·가습까지 ‘LG 시그니처 에어컨’ 공개

    LG전자가 사계절 공기를 관리하는 프리미엄 에어컨 신제품 ‘LG 시그니처 에어컨’을 26일 공개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이날 첫선을 보인 이 에어컨은 온도를 조절하는 냉방과 난방, 습도를 관리하는 가습과 제습,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공기청정까지 다섯 가지 공기관리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올인원 에어 솔루션’이다. 제품 전면의 ‘시그니처 에어 서클’은 강력한 기류를 만들어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을 더 멀리 보내 주고, 공기 흐름을 조절해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소음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냉방 설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보다 24% 빨라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공기청정 기능도 기존 에어컨보다 약 80% 빠른 ‘쾌속 청정’을 구현하며 10년간 교체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시그니처 블랙 필터 시스템’이 탑재됐다. 기능성 소재의 ‘초미세 집진 블랙 필터’는 물로 씻기만 해도 10년간 사용할 수 있고 ‘광촉매 탈취 블랙 필터’는 형광등이나 햇빛에 비춰 주면 10년간 공기청정 기능을 유지한다. 또한 스팀으로 가열하는 가습 방식으로 난방 기능을 작동할 때도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했다. ‘LG 휘센 씽큐 에어컨’의 인공지능(AI)을 더 진화시켜 계절과 공기 상태에 따라 최적의 모드로 작동하며 거실 공기를 관리해 준다. 제품 안에 있는 미니 로봇청소기 ‘시그니처 필터 클린봇’은 위아래로 움직이며 공기청정 프리필터를 자동으로 청소한다. 필터 탈부착을 쉽게 한 ‘오토 무밍 필터 시스템’과 물통 살균을 위한 자외선 LED, 발을 갖다 대면 물통 서랍이 자동으로 열리는 ‘오토 스마트 도어’ 등도 채택됐다. 신제품은 23평형 스탠드형과 7평형 벽걸이형으로 구성된 ‘투인원’(2 in 1)으로 오는 5월 출시되며, 가격은 1000만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도 숨 막히게 만든다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도 숨 막히게 만든다

    플라스틱이 뱃 속에 가득차 죽은 새나 고래 같은 해양생물들의 충격적인 사진을 보면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햇빛이나 바닷물에 의해 작은 크기로 분해된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수생 환경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안윤주 교수팀이 흙 속에 스며든 미세플라스틱이 땅 밑 생물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인바이러먼탈 인터네셔널’ 최신호에 실렸다. 수서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물리화학적 영향과 대사작용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토양 환경에 대한 영향은 그동안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플라스틱이 물과 잘 섞이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흙 속에 스며들었을 때 토양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지만 수서 환경에 비해 연구가 많지는 않다. 연구팀은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관찰했다. 톡토기는 흙 속에서 스스로 보호하고 움직이기 위해 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한다. 생물공극은 지렁이나 톡토기 같은 땅 속 생물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다. 문제는 흙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스며들어 있으면 톡토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방해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29~67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폴리스틸렌과 폴리에틸렌 종류의 미세플라스틱이 1㎏당 1000㎎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23~35% 정도 움직임이 저하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인 0.5㎛의 폴리스티렌의 경우 1㎏당 8㎎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33% 정도 행동이 느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양 내 분포된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라며 “그동안 해양에 비해 토양 생물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는데 이번 연구가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북극광의 ‘우주 풍경화’

    [우주를 보다]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북극광의 ‘우주 풍경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22일자(현지시간)에 아름다운 은하수와 함께 어우러진 황홀한 북극광이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북위 47도의 맹추위도 북극광의 유혹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듯, 한 별지기가 미국 미시간주 키위노 반도 서안의 얼어붙은 슈피리어호 위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그 밤하늘은 별지기에게 최상을 보답이라도 해주려는 듯 최고의 캐스팅으로 장대한 우주적인 풍경화를 펼쳐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 지난달 28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이 파노라마 이미지는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먼저 왼쪽의 지평선 위로 솟아 있는 흐릿한 빛은 황도광(zodiacal light)이다. 황도는 행성들이 지나는 하늘길이고, 황도광은 행성들이 우주공간에 흘리고 간 먼지들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것을 일컫는다. 황도광 위쪽에 빛나는 천체는 바로 우리 다음의 형제 행성인 화성이다. 그 오른쪽에 보이는 길죽한 빛점은 그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 M31로 불리는 안드로메다는 저렇게 작게 보이지만, 우리은하보다 1.5배나 크다. 별의 개수도 1조 개를 헤아리는 거대한 나선은하다. 하지만 거리가 250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 조그만 빛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약 45억 년 후면 우리은하와 충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다음 오늘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초록빛의 황홀한 오로라가 거대한 비행접시처럼 중앙에 앉아 있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여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공기분자들과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대규모 방전현상으로, 극광(極光)이라고도 하고, 북반구에서는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라 부르기도 한다. 오로라(aurora)는 ‘새벽’이란 뜻의 라틴어에서 온 것이다. 오로라의 왼쪽으로는 우리은하가 쏟아지는 형상이고, 한가운에 높이 홀로 빛나는 저 별, 바로 정북을 가리키는 북극성이다. 서울에서 보는 북극성보다 더 높이 보이는 것은 이 지역이 북위 47도이기 때문이다. 별지기가 북극성을 올려본각이 바로 47도이다. 북극성 오른쪽으로 보이는 별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북두칠성이 곧추서 있는 상태인데, 맨위 국자의 두 별, 두베와 메라크의 선분을 5배 연장하면 바로 북극성에 닿는다. 그래서 이 두 별을 지극성(指極星)이라 한다. 북두칠성은 성군(星群)의 하나로, 큰곰자리의 일부이다. 지평선에 보이는 밝은 두 불빛은 방파제의 등대 불빛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동원F&B ‘보성 녹차·말차’, 첫물 찻잎으로 더 부드럽고 깔끔한 맛

    동원F&B ‘보성 녹차·말차’, 첫물 찻잎으로 더 부드럽고 깔끔한 맛

    미세먼지로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날려 버릴 제품으로 ‘동원보성녹차’와 ‘동원 보성말차’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을 사용해서 만든 차로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집중력 증가, 당뇨 예방, 해독 작용, 소화기능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2008년 하버드 의대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과 테아닌 성분을 3개월간 섭취하면 호흡기계 질병과 독감이 30% 이상 감소하고 중금속과 납은 50∼70%, 카드뮴은 40% 이상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동원F&B의 ‘동원보성녹차’는 1996년 5월에 출시돼 녹차음료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녹차특산단지로 유명한 전남 보성에서 재배한 녹찻잎을 사용했다. ‘동원 보성말차’도 있다. 국내 최초로 녹찻잎으로 만든 말차를 우려내 더욱 부드럽고 깔끔한 녹차 음료다. 말차는 햇빛을 차단해 재배한 녹찻잎을 가루 형태로 곱게 간 것으로, ‘동원 보성말차’는 특히 녹찻잎 가운데 최고로 치는 첫물 찻잎을 말차로 갈아 만들었다. 첫물 찻잎은 1년에 4번 돋아나는 녹찻잎 가운데 첫 번째로 자란 어린잎을 말한다. 다른 녹찻잎보다 맛이 진하면서 떫은맛은 적다. 동원F&B 관계자는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만든 ‘동원 보성녹차’와 ‘동원 보성말차’로 미세먼지 걱정을 날려 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중국 양회 끝나자 미세먼지는 ‘나쁨’…한반도 전역 공습

    중국 양회 끝나자 미세먼지는 ‘나쁨’…한반도 전역 공습

    서울 등 전역 미세먼지·초미세먼지는 나쁨 이상중국 “작년 미세먼지 목표 달성”…황당 주장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한반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양회 기간 미세먼지 등 생태 환경 개선에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한 것을 무색하게 만든 상황이다. 20일 제주를 제외한 전역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나쁨 이상을 기록하며 한반도에 다시 미세먼지 공습이 시작됐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11시 기준으로 94㎍/㎥을 기록해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한 때 100㎍/㎥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오전 6시를 기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지난 12일 오후 3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된 뒤 8일 만에 다시 발령된 것이다. 경기(89㎍/㎥), 충북(85㎍/㎥), 세종(82㎍/㎥), 대구(77㎍/㎥) 등에서도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양회가 끝나자마자 중국의 대기질도 크게 악화됐다. 베이징 환경 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베이징대부분 지역은 4급 중급(中度) 오염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공기 오염 지수는 총 6단계로 공기질지수(AQI)가 100을 넘으면 4단계 중급 오염으로 분류된다. 베이징 시내인 궈마오 지역은 이날 AQI가 200을 넘어서 대낮에도 뿌연 하늘이 연출되면서 햇빛마저 잘 안 보일 정도였다. 18~19일 산둥성과 베이징을 포함한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지역에서도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오는 26~31일 베이징에 또 한차례의 중대한 스모그가 발생하고 미세먼지 오염도 심각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을 엄습한 스모그가 다시 바람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생태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생태환경보호에 대한 연간 목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세먼지의 출처를 찾으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어코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가”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비타민D 얻기 좋은 봄, 선크림 대신 광합성을

    봄은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D를 얻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자외선이 여름보다 강하지 않아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며 햇빛에서 비타민D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DNA를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 엽산을 파괴하지만, 반대로 피부에서 신체 칼슘 대사에 중요한 비타민D를 합성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 생겨날 수 있고 근력이 약해진다. 이 밖에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거나 자가면역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비타민D 결핍 환자는 9만여명으로 4년 전보다 4배가량 늘었으며 특히 겨울철 환자가 봄철 환자보다 30%(4년 평균)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7배 많았는데, 이는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일상화된 탓으로 추정된다. 비타민D는 햇빛이 직접 피부에 닿아야 합성되기 때문에 선크림을 바르거나 옷으로 피부를 모두 가리고 다니면 만들어 낼 수 없다. 닫힌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도 비타민D를 만들지 못한다. 즉 실내에서만 생활하거나 팔다리를 모두 옷으로 가린 채 선크림을 바르면 햇빛을 쬐어도 의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더라도 팔다리는 그대로 노출한 채 햇살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 20~30분씩 걷기를 추천한다. 겨울보다 일조량이 많은 봄철에는 이렇게 일주일에 3~4번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비타민D를 필요한 양만큼 얻을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50세의 순종, 80세 아편쟁이 노인 같았다” 독일 기자가 본 마지막 황제

    “50세의 순종, 80세 아편쟁이 노인 같았다” 독일 기자가 본 마지막 황제

    “햇빛 보지 않은 얼굴…정원 가꾸며 소일 日, 명성황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였다”대한제국의 2대 황제이자 마지막 황제인 순종(1874~1926년)이 일제강점기에 독일 신문 알게마이네 차이퉁 기자와 가진 인터뷰가 14일 공개됐다. ‘오늘의 서울, 황제를 만나다’(1924년 5월 3일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은거하고 있던 순종은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폐인 같은 모습으로 아편을 피우는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중국학과 고혜련 초빙교수가 이날 공개한 기사에 따르면 무명의 기자는 아르날도 치폴라라는 이탈리아 기자와 함께 순종과의 인터뷰를 추진했다. 일본돈 50엔의 비용을 지불한 뒤 창덕궁일 것으로 예상되는 궁에서 순종을 만난 기자는 순종의 첫인상에 대해 “80세 정도의 깡마르고 햇빛을 보지 않은 얼굴의 노인이었다. 황제는 그저 아편을 피우거나 정원을 가꾸는 일로 소일하고 있다. 가족만 남은 그는 한국정치의 비극적 인물이다”라고 묘사했다. 당시 순종의 나이는 50세에 불과했다. 순종과의 인터뷰는 수월하지 않았다. 어떤 질문을 건네도 황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기자는 순종에게 “황제로 있던 시절(1907~1910년) 이탈리아 대표사절을 기억하는지”를 물었으나 황제는 미소만을 띠었다. (1923년 발생한) 일본의 관동대지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으나 역시 고개를 흔들기만 했다고 묘사돼 있다. 기자는 일제 만행의 역사를 알고 있었다. 기사에는 “미친 (일본) 군대는 고종의 궁에 침입해 명성황후를 때린 후 석유를 붓고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였다. 황제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망쳐 살아남았다. 불행한 왕조에 남은 건 고난의 길 뿐이었다”고 서술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디기탈리스, 약초와 독초 사이에서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디기탈리스, 약초와 독초 사이에서

    식물을 그리는 내게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은 대개 정해져 있다. 원예학을 공부하면서 어쩌다 식물을 그리게 됐는지나 식물세밀화란 도대체 무엇인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와 같은 것들. 그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식물 그림과 식물세밀화가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답한다. 모두가 아는 식물 그림,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나 아몬드나무 그림을 빗대어 예술이란 테두리에서 식물을 소재로 개인의 사유를 담거나 아름다움에 목적을 두고 그린 그림이 식물화라면 식물세밀화는 과학 안에서, 식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식물 해부도와 같은 것이라고. 그러니 오로지 식물의 형태에만 집중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그려야 하는 그림이라고. 그러면 대개는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때 미술관에서 고흐의 전시를 본 적이 있다. 그의 특유의 색감과 화풍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그림 속 해바라기와 아몬드나무, 양귀비 밭의 잎사귀 같은 식물의 존재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모든 식물의 색은 실제보다 노란빛을 머금고 있었다. 이 노란빛을 고흐는 의도한 것일까. 그는 생전 간질과 조울증 증세를 보였고 그의 주치의는 그에 해당하는 병을 치료할 약으로 디기탈리스라는 식물을 처방했다. 디기탈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꽃축제나 대형 공원을 화려하게 밝혀주는 관상식물이다. 유럽 원산으로 형태가 워낙에 독특해 정원의 주요 화훼식물이 된다. 그러나 그전에 이들은 약으로 널리 이용됐고, 고흐는 주치의에게 이 식물을 처방받아 음용했다. 간질과 우울증, 심장병 등에 강력한 약효를 가진 이 식물은 그 능력만큼 강력한 독성을 지녔는데, 식물에 함유된 디기톡신과 디톡신이란 성분이 눈앞을 뿌옇거나 노랗게 보이게 만들거나 두통과 현기증이 나고 심부정맥이 심해져 심정지까지 가도록 만든다. 많은 연구자들은 고흐의 그림 속 노란빛은 바로 이 디기탈리스의 부작용 때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의도하지 않은, 왜곡된 색이었다.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형태를 그리는 것이고 객관적인 기록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 개인이 기록하는 것에 주관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늘 이 기록이 과연 얼마나 객관적이며 정확한 기록이라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왔다. 아무리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해 정직하다 한들, 내 방의 조명이 푸르거나 노란빛을 띤다면, 혹여나 내가 먹는 약이 나의 눈신경을 왜곡해 내가 보는 이 식물의 색과 형태가 나도 모르게 이미 변형된 것이라면 그렇게 그려진 그림을 일반적이고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을까.물론 그래서 흰 배경에 식물을 두고 조명이 아닌 햇빛 아래에서 채색하거나 매번 다른 색채로 그리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그려진 이 그림이 무조건 정확할 것이라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는 걸, 나는 식물세밀화가 아닌 식물화, 고흐의 그림 속에 존재는 하지만 보이지는 않는 디기탈리스로부터 깨달았다. 간질에 효과가 있지만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디기탈리스와 같이 완벽하지 않은 식물은 많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식물이 그럴 것이다.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대사에 활력을 주지만 많이 마시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잠이 오지 않도록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레몬밤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지만 소화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과하게 먹으면 금방 허기가 지고 오히려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가져다준다. 차나무의 잎으로 만드는 녹차는 항암 효과와 해독작용을 하지만 많이 마시면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에 가슴 통증이나 위장 장애가 올 수도 있다. 그동안 내가 그렸던 모든 약용식물들은 누군가에게는 부작용만 남은 독초가 될 수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시어나무를 그렸다. 아프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어나무 종자에서 추출한 오일은 시어버터라는 이름으로 화장품과 약의 원료로 이용된다. 보습효과가 커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고 류머티즘이나 피부염, 비염 등에도 좋은 식물이다. 과거 클레오파트라도 늘 시어버터를 온몸에 바르고 고운 피부 결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완벽한 것 같은 이 식물도 피부질환을 낳을 수 있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물론 화장품과 약으로서의 시어버터는 이미 가공된 형태이기에 관리만 잘 한다면 부작용이 없지만 말이다.어쩌면 자연은 내게 늘 말해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어느 쪽으로도 완벽할 순 없다는 걸. 약효와 독을 모두 가진 디기탈리스처럼, 그리고 완전히 객관적인 기록은 될 수 없는 나의 그림처럼. 다만 식물의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에 최선을 다하려 하듯, 나 역시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남겨둔 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확한 기록을 다 할 뿐이다.
  • 사람 경계하던 개가 자신 구해준 경찰관에게 보인 반응

    사람 경계하던 개가 자신 구해준 경찰관에게 보인 반응

    맹렬하게 짖으며 사람을 경계하던 개 한 마리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이가 자신을 구해주려고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인 반응이 화제다. 최근 칠레 경찰은 발파라이소주 산 펠리페에서 한 경찰관이 도움이 필요한 강아지를 구조하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영상은 경찰관이 자동차 보닛 위에 올라 가정집 울타리를 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마당에는 개 한 마리가 햇빛을 가리기 위해 쳐 놓은 천에 몸이 묶여있다. 허리가 천에 꽁꽁 싸매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개를 발견한 경찰관이 개를 풀어주기 위해 울타리를 넘은 것이다. 개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찰관을 경계하며 맹렬히 짖는다. 이어 스스로 천을 풀기 위해 이빨로 천을 뜯어내려 씨름한다. 경찰관은 칼을 꺼내 조심스럽게 천을 찢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겁을 잔뜩 먹은 개는 경찰관의 손을 물려고 하며 저항한다. 자칫하면 개에게 물릴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경찰관은 개에게 다가가 끝까지 천을 잘라낸다. 마침내 개가 허리에 꽁꽁 묶여있던 천을 다 자르는 데 성공하자,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그전까지 맹렬하게 짖어대던 개가 경찰관의 품에 쏙 안긴 것이다. 이제야 경찰관이 자신을 구해주려고 칼을 꺼낸 것임을 깨달은 듯 개는 경찰관에게 꼬리를 흔들며 안겼고, 경찰관 역시 개를 쓰다듬어주는 것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경찰관과 개의 따뜻한 교감이 담긴 영상은 조회 수 40만 회를 기록했고, 누리꾼들은 “너무 따뜻한 영상이다”, “사람과 동물의 마음이 서로 통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Video Precede/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독성물질 페놀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독성물질 페놀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졌지만 1991년 3월 경북 구미시에 있는 두산전자의 페놀원액 저장탱크에 연결된 파이프라인이 파열되면서 독성물질인 페놀이 경상도 지역 취수원이었던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 큰 문제가 일어난 적이 있었다. 페놀은 독성이 강하고 피부 부식성 때문에 유독물질로 분류돼 있는 무색의 악취를 풍기는 화학물질이다. 석탄산이라고도 불리는 페놀은 3~5%로 희석해 살균제나 소독약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페놀유출사태처럼 원액이 자연환경에 그대로 흘러들어갈 경우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국내 연구진이 페놀류를 현장에서 즉시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물질을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환경소재분석본부 김해진 박사와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허윤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적은 양의 페놀도 정확하게 검출해 낼 수 있는 전기화학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앤엔지니어링’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기존에도 페놀류를 검출하는 센서가 있었는데 귀금속인 금을 촉매로 해 제작비용이 비싸고 감도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반도체의 일종인 황화아연 나노막대에 금나노입자를 입혀 기존보다 92% 정도 금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도 25배 이상 감도가 우수한 촉매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주변의 오염수를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촉매로 실험해본 결과 다양한 페놀류 이온과 독성물질을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김해진 기초지원연 박사는 “이번 촉매는 나노막대와 금이온수용액에 햇빛을 쬐어주는 광증착 공정만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어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정으로 제작된다”라며 “촉매는 페놀의 독성물질과 반응하면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때 만들어지는 전류값을 통해 고감도로 검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네, 이기겠습니다” ‘친부살해 혐의’ 무기수 김신혜 재심 첫 재판

    “네, 이기겠습니다” ‘친부살해 혐의’ 무기수 김신혜 재심 첫 재판

    “네. 이기겠습니다.” 6일 오후 3시 55분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2) 씨가 재심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들어섰다. 그는 기자들의 “한 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이렇게 말하면서 입술을 꾹 다물었다. 김씨가 수송차에 내려 법정에 들어서는 순간 “힘내십시오. 김신혜씨 힘내십시오”하는 응원의 목소리도 들렸다. 김씨가 19년 만에 다시 재판을 받는 이날은 공교롭게도 그가 2000년 3월 6일 오후 6시 흰색 렌트차량을 타고 고향 완도로 내려온 날이다. 7일 오전 5시 50분쯤 버스정류장 앞 도로 위에서 아버지 시신이 발견된 지 이틀 후 긴급체포된 날로부터는 6733일째다. 김씨는 어깨까지 내려온 긴 생머리에 베이지색 롱코트, 검정색 바지를 입고 노란 대봉투 2개를 가슴에 안고 들어섰다. 19년 만에 처음 신은 하이힐이 어색했는지 호송차에서 내려 두걸음을 걷다 넘어지는 소동도 빚었다. 김씨에게 힘을 내라고 외친 최성동(52) 김신혜재심청원시민연합 대표는 “재심사건은 법원이 재량권을 갖고 있는 만큼 방어권 차원에서라도 형집행정지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9년 전이나 지금이나 1평도 안되는 독방에 햇빛 마저 차단된 채 사람을 가둬놓고 증거를 찾아오라고 하는 모순을 되풀이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재심재판에 무죄를 입증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얼마나 어려움이 있겠느냐”면서 “시민연합 이름으로 재판부에 다시한번 형집행정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 인권이사인 김학자(52) 변호사는 “재판부가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해 인정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두 부인한다고 했다”며 “이날 첫 재심에서 검찰이 증거 목록을 제시했기 때문에 우리는 전부 부인하면서 증거로 사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김신혜씨가 원하는 불구속 재판인데 다시한번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정 앞에는 김씨의 고향인 완도에서 온 50대 부부가 “진실이 밝혀져야하는데”하며 힘없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재심 첫 심리는 비공개로 1시간동안 진행됐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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