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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몽골 중재역할 다할것”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8일 중앙청사 집무실에서 렌친야민 아마르자르갈 몽골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교류 확대 등 양국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김 총리는 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4자회담의 진행상황을 설명하고“앞으로 동북아의 질서 유지를 위해 몽골과 러시아,일본이 참여하는 다자간회의체가 제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마르자르갈 총리는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홍성남 총리와 김영남 최고회의 상임의장을 만나보니 한반도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더라”고 전하고 “몽골도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고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도운기자 dawn@
  • [대한광장] 名將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

    정부·여당의 핵심인사들에게 손자병법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知彼知己者,百戰不殆)’라는 명구(名句)를 꼽을 것 같다.현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치권은 끊임없이 싸워왔다.‘북풍’‘세풍’‘옷로비 의혹사건’‘언론장악 보고서 공방’ 등등.싸움의 이유야 나름대로 있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싸움구경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텔레비전에 정치인이 등장하면 채널을 돌려버릴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깊은 정치불신과 정치 냉소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임을 생각할 때,최근 시중에 퍼지고 있는 정치 염증은 민주정치체제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병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다음 선거가 사상초유의 지역할거주의가 판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말이 시중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 말을 모른다고 하면 귀가 먼 사람이거나 세상사에 초연한 사람,둘 중에하나다.‘알고 있으나 그래도 압승할 비책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나라의 평화와 국민의 화합보다 자기 한몸이나 자기 집단의 작은 승리를 더중히 여기는 위험한 사람이다. 金武坤 동국대교수·신문방송학 물론 여권 인사들은 항변할지도 모른다.싸움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야당쪽이며,나쁜 것은 그들이라고.야당이 원내 다수파라는 ‘수의 논리’와 장기간에 걸쳐 권력을 장악해온 경험과 인맥에서 오는 정보력을 무기로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발목을 사사건건 잡아왔다고.물론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정책대안의 제시라는 야당 본연의 사명을 뒤로 한 채 ‘상대방이 잘못되어야 내가 잘된다’ 식의 정치공세에 치중해온 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좋든 나쁘든 야당이 선택한 길이고,정부·여당은 국가대표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다.혹자는 말할 것이다.현 정권은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사방에서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기득권 세력에 포위돼있다고.그러므로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그런 ‘반개혁세력’과의 투쟁에서 결연히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야당의원,언론사,전직대통령 등 각 정치 행위자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쟁투하는 인상을 줌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를 ‘여러 정치 행위자들 중의 하나’의 이미지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반대의견을 강압적인 수단으로 억누름으로써 군림하던 유신정권도,많은 사람들이 ‘물’로 보았던 ‘6공’도 적어도 국민의 눈에 ‘일개 정파(政派)’처럼 비쳐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지금 우리 눈에 비친 정부·여당의 모습은 마치 위기에 몰린 소수정파의 이미지다. 우선,정부·여당은 사안이 터질 때마다 나서서 발끈하거나 과민하게 대응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역량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청와대는 모든 사안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대통령의 이미지는 국가적 자원이다.사소한 일로 여러 집단들과 싸우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그것은 정치적으로도 손해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라는 점을자각해야 한다. 대우사태로 인해 국가 신인도의 재추락이라는 위기상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11월에 열리기로 되어있는 북·미회담의 추이도 커다란 관심거리다.방송법 문제도 한시 바삐 넘어야 할 언덕이다.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여야 모두 하릴없는 싸움에 날을 새울 여유가 없다.정치권은 통일문제,정보화,구조조정과 같은 국가의 핵심적 과제를 국민적 의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설득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여당이 먼저 싸움을 걸지 말 것이며,걸어오는 싸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크게 한번 물러서는것도 방법의 하나다.인내와 관용으로 상징되는 햇볕정책을 국내정치에도 준용하는 것이 어떨까. 세간에는 ‘손자병법’이 무력으로 싸워 이기기 위한 갖가지 기술을 집대성한 책으로 오해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손자(孫子)의 가르침의 핵심은 싸워서 이기는 데에 있지 않다.가장 좋은 장수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善用兵者,屈人之兵而非戰:孫子 謀攻編). 김무곤 동국대교수 신문방송학
  • “올 김장 1주일쯤 늦게”

    올 겨울 맛있는 김장김치를 먹으려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오는 25∼30일,남해안 지방은 다음달 20∼25일 김장을 하는 것이 좋겠다. 기상청은 2일 “올 11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돼 김장 시기를 평년보다 5∼7일 늦추는 게 좋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김장 적기로 ▲강원 산간지방 오는 15∼20일 ▲강원내륙 및 중부산간 20∼25일 ▲서울·경기·충북 25∼30일 ▲충남·전북·경북 30일∼12월10일 ▲전남·경남·동해안 12월10∼20일 ▲남해안 12월20∼25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당일 최저기온이 0도 이하이거나 하루 평균기온이 4도 이하를유지할 때 김장을 담그는 것이 좋으며,3∼4도에서 2주 정도 지나야 제맛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담근 김치는 2∼3포기씩 비닐봉투에 넣어 항아리에 보관하거나 지하실 또는 햇볕이 들지 않는 땅에 묻어 보관하면 맛이 변하지않는다고 덧붙였다. 조현석기자 hyun68@
  • [언론 문건 파문] 정형근의원‘폭로전’이력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폭로성 정치공세 역할에 발벗고 나선 것은지난 97년 대선 직전부터다.당내 정세분석팀을 이끌던 정의원은 옛 안기부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에다 개인적인 ‘비선(秘線)’을 가동,각종 의혹과설(說)을 양산(量産)했다.당시 신한국당이 ‘DJ 비자금 관리’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는 자료 제공자인 청와대 ‘실세’비서관과 당 지도부간 연결고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정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후보와 관련된 음해성 첩보를 수집·관리하며 당 지도부와 선거전략팀에제공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정세분석팀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가끔 팀장인 정의원이 일반인이접근하기 힘든 고급정보나 자료를 개인적으로 구해오곤 했다”면서 “구체적인 출처나 핵심내용에 대해서는 팀내 요원들에게도 비밀로 지켜졌다”고 털어놨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김대통령 주변을 겨냥한 정의원의 폭로전은 집요했다. 대북(對北) 햇볕정책을 걸고 넘어지며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정의원이 주요 정치공세때마다 국정감사와 본회의 대정부질문등에서 면책특권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사실이다.정의원의 폭로내용 가운데사실로 확인된 사항은 거의 없으며,오히려 정치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측면에서 면책특권과 관련한 제도적 개선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 폭로 내용의 성격으로 미루어 정의원이 옛 안기부 라인은 물론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 등 일부 언론인에게까지 ‘정보 사냥꾼’의 촉수를 뻗쳤을 것이라는 추정이다.정보기관 요원들의 관례대로 개인적인 ‘고정 정보망’을 가동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강준만교수, 중앙일보 권영빈 논설위원 칼럼 비판

    전북대 강준만(신방과) 교수가 월간 ‘인물과 사상’ 11월호에서 ‘점잔빼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중앙일보 권영빈 논설위원의 칼럼을 날카롭게 분석했다.권 위원은 지난 1일자 칼럼 ‘순망치한’에서 최근 ‘중앙일보 사태’를 지난 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례와 같은 상황으로 설정하고 비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은 모니터 보고서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기자들과 자사이기주의에 빠진 기자들을 동급으로 놓아 역사를 왜곡,호도하고 있다”며 이 칼럼을 비판한 적이 있다. 강 교수는 지난 98년 2월 계간 ‘인물과 사상’ 제5권에서 권 위원은 대선무렵인 지난 97년 9월 19일자 ‘TK의 허전한 심정’과 10월 17일자 ‘적은내부에 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역주의에 대한 ‘양비론’과 ‘3김시대’ 청산을 외치며 이회창 후보의 대변인 성명같은 칼럼을 썼다고 비판했다.10월 24일자 ‘왜 3김시대 청산인가’라는 칼럼에서는 “군사문화의 잔재는 3김시대의 청산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면서 아예 이후보의 선거운동원같은 발언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권 위원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그 뒤로 최근 칼럼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지적했다.특히 지난 97년 10월 31일자 ‘축구장과 선거판’에서 권위원이 ‘언어 폭도들의 뭇매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 교수는 “한쪽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준 것을 먼저 사과하고 ‘언어 폭도’들을 꾸짖는 것이 온당하다”고 말했다. 물론 강 교수를 감동시킨 칼럼들도 있다.언론계 내부의 ‘동업자 봐주기’를 과감히 깬 98년 10월 23일자 ‘생사람 잡는 지식풍토’와 조선일보식 수구 냉전주의를 반격한 지난 6월 18일자 ‘햇볕이 유죄인가’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강 교수는 “권 위원의 태도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이르면 갑자기 달라진다”고 지적했다.그의 7월 16일자 ‘바람 바람 바람’이란 칼럼은 “바람처럼 몰려와 (삼성을) 그냥 무너뜨리고 사라질 뿐이다”고 언급,근거없는 은유법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권 위원이 그릇된 은유법을 사용한 문제의 칼럼으로 9월 10일자‘항아리속 참게’를 꼽았다.그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의 몰락은 튀는 사람을 서로 끌어내리려는 참게 근성의 발로라는 권 위원의 지적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익치 회장에 대해 그를 행가래치던 주역들은 중앙일보를 포함한 언론인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권 위원이 보여준 빛과 그림자가 우리시대 언론의 자화상은 아닐 것”이라면서 “권 위원은 가능한한 대북문제와 교육문제만 집중적으로다룰 것을 희망한다”고 결론지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국회 對 정부 질문-국가보안법

    * 포용정책·보안법 개정 연계 '氣싸움' 26일 통일·외교·안보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국가보안법이 공방거리로 떠올랐다.단순 찬양·고무죄,불고지죄 폐지 등을 정한 여권의 개정방향을 놓고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보안법 개정을 둘러싼 찬반 논리의 근거는 대북 포용론에서 제시됐다.국민회의측은 포용정책 지지로 보안법 개정 명분을 찾았다.임복진(林福鎭)의원은 “포용정책은 20세기 마지막 햇볕정책으로 승리의 역사를 완결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영달(張永達)의원은 “포용정책은 최대·유일의 안보정책”이라고 동조했다.조순승(趙淳昇)의원은 “포용정책은 3단계 통일방안의 제1단계”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포용정책 비판을 보안법 개정 반대로 연결했다.현경대(玄敬大)의원은 “금강산 입장료로 이미 1억5,000만달러가 송금됐는데 북한은 그동안 미그기 30여대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안택수(安澤秀)의원은 “햇볕정책은 대북 짝사랑”이라고 깎아내렸다. 자민련은 포용정책을 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노승우(盧承禹)의원은 “북한의 부분적 변화는 숨쉴 틈을 확보하려는 전술”이라고 진단했다. 본론인 보안법 개정을 놓고 여야는 극과 극을 달렸다.국민회의 장영달 의원은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합리적·이성적인 통일논의와 남북교류를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라면서 “보안법을 개정해 우리 사회의 통합기능과 갈등조정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 의원은 “고무찬양·불고지죄는 주요한 간첩수사 단서”라고 이의를 달았다.같은당 안택수 의원은 “황장엽씨의 말대로남한을 정치·사상적으로 와해시켜 친북세력이 정권을 잡도록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자민련 노승우 의원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보안법 개정 범위와 수준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종필(金鍾泌)총리는 “현행 보안법이 남북관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점이 있고,남용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감안해 적절히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김삼웅 칼럼] 秋史의 ‘秋思’를 기리며

    시간의 입체성을 말한 이는‘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루스트였던가.어김없이 계절은 바뀌고 세월은 흐른다.잃어버린 시간은 찾을 길 없고 오는 시간 또한 막을 길이 없다. 아침 저녁의 바람결이 상큼하고 한낯의 햇볕도 한층 엷어졌다.늦은 밤 돌담의 귀뚜라미 소리 제법 청량하고 가끔 구름 사이로 나타나는 청자빛 하늘이너무 곱다. 어느 무명씨의 시조 한 편 . 강호에 비 내리듯 마음은 설레고 내 마음은 저절로 저 먼 곳에 떠 있어라 그려도 애닮다마는 하는 수가 없구나. 폭우와 폭염과 폭풍이 심했던 지난 여름의 변덕 속에서도 곡식과 과일은 무르익고 청초한 가을 꽃이 산과 들녘을 수놓는다.그리고 나뭇잎의 색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가을의 조락이 깊어간다. 이맘 때면 누구보다도 가을을 앓는 추사(秋史:金正喜)와 그의 시를 생각하게 된다.추사의‘추사(秋思)’란 시는 그의 아호와 시제(詩題)가 같은 음이어서인지 옛사람들에게도 많이 읽혔다. 어젯밤 총총한 별,싸늘한 서리남쪽의 가을 생각 끝없이 자아낸다.하늘 바람 사람 말이모두다 가르침이요 글씨 쓰고 시 짓는 데 반드시 법도가 있다네 기러기 한 번 울자 이렇게 한 해가저물다니 잎사귀마다 가을 재촉하는 듯 떨어지기 바쁘네 흰 구름 붉은 단풍 나그네 마음 흔들어 햅쌀 밥에 게장 먹는 고향이 꿈에도 그리워라. (정후수 역) 추사가 이 시를 쓴 것은 제주도에 유배되었을 때이다.‘햅쌀 밥에 게장 먹는’고향을 그리며 깊어가는 가을날에‘가을 생각(秋思)’을 읊은 추사의 처지가 애닯다.누구인들 저문 계절의 애수가 엷을까만 귀양살이 9년을 넘긴 추사의 심사는 남달랐을 터이다.그래서 가을의 노래가 많다.‘추일만흥(秋日晩興)’도 그중의 하나. 가을꽃 수도 없이 뜨락 머리에 환히 피었으니 산집(山家)에 가장 좋은 가을이 돌아옴을 알겠구나 석류꽃 지고 국화 피기 전에 구경거리 계속해주니 장원홍(狀元紅·붓꽃)이 모든 풍류를 도맡았구나. 시인 묵객치고 국화 좋아하지 않는 이 있을까만 추사도 무던하여 그의 문집에는 국화를 노래한 시가 꽤 된다.역시 이맘 때의 작품으로‘중양황국(重陽黃菊)’이 있다. 망울 맺은 노란국화 초지(初地)의 선(禪)인듯이 비바람 치는 울타리 가에 고요한 인연을 의탁했네 시인을 공양하여 최후까지 기다리니 백억의 잡화 속에 널 먼저 꼽을밖에. 뒤꼍의 가랑잎 구르는 소리에 가을은 깊어가고 흐르는 세월과 함께 인생도역사도 흘러간다.4세기 초 중국에 귀화한 인도의 학승 나가르주나는‘중론(中論)’이란 글에서 시간의 논리를 정리했다. 만일 과거 시간으로 인하여 미래와 현재가 있다고 한다면 미래와 현재는 과거의 시간 속에 있으리라. 이제 두달여 지나면 새 천년의 새벽이 열린다.그러고 보니 이 가을도 2000년대의 마지막 추절(秋節)이다.신동엽의 시집‘아사녀’에는‘산에 언덕에’란 빼어난 시가 있다.추사를 기리면서 깊어가는 가을날에 못잊을 송가로 부르면 어떨지.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 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국향(菊香) 짙은 만추에 가을걷이 끝난 농부와 함께 추사(秋史)의 ‘추사(秋思)’를 기린다. 김삼웅 주필
  • 이회창총재 국회 대표연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0일 “여당이 추진하는 중선거구제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한다”면서 “만약 여당이 선거법 개정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총재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선거구제는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야당을 분열시키고 거대여당을 만들겠다는 정략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총재는 최근의 도·감청 논란과 관련,“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국민의기본권 침해에 대해 국민 앞에 명백하게 그 실상을 밝혀 사과하고,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불법·탈법선거를 방지하고 공명선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것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면서 “부정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선관위·정당·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선거감시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총재는 “엄청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우리세대의 정책실패를 다음 세대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미국의균형재정법 및 예산통제법과 같은 ‘재정적자 감축법’(가칭)을 제정하고 국가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국가부채관리 전담기구’도 신설할것”을 아울러 촉구했다. 이총재는 대북정책에 대해 “현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억제와 포용,채찍과 당근의 균형잡힌 정책인 ‘선택적 포용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새천년을 위한 한국사회의 비전]

    -사회분과 밀레니엄시대의 한국 사회는 노동,환경,법 등 세분야의 변화와 발전방향에따라 비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정책’을 발표한 차명제(車明齊) 배달환경연구소장은 “그린벨트정책은 비록 많은 문제와 모순을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지난 7월발표된 정부의 그린벨트제도 개선안은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차소장은 특히 환경정책은 장기적 전망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회집단과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동의과정을 통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관리기구의 신설 등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의 선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의 법의 지배’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한 박은정(朴恩正)이화여대교수는 “법치문화의 미성숙과 규범의 뒤틀림,이로 인한 국민적 불신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새 세기의 세계질서의 능동적 주체로서 활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박교수는 법치문화의 혁신을 위해 시민의 권익과 편의에 봉사하는 법원,정의와 형평을 수호하는 검찰,값싸고 질높은 서비스로 다가서는 변호사를 배출하는 사법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법은 사회통합과 사회조직화의 기본원리이므로 통일과정과 통일후를 대비,통일법이념의 기본원리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분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선한승(宣翰承)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노사정위원회와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21세기 노사정위원회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제도적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 ▲다원화된 노사정위원의 협의채널 구축 ▲노사정의 공정한 역할분담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사회에서 노사정위원회가 도입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아래서 구사됐던 ‘국가합의주의’가 ‘사회적 합의주의’로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분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과 대화를 위한 ‘다자 안보체제’의 확립이 21세기 한국외교의 핵심 과제의 하나로 지적됐다. 김성한(金聖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21세기 한국외교의 방향과 한미관계’란 주제발표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지역차원에서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의 결실로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체제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안정 확보를 위한 지역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화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다자간 안보체제 확립필요성을 지적했다.김 위원은 ‘21세기 동북아 안보환경과 중국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동북아의 전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선 다자간 안보체제에 중국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동북아 안보의 양대 축은 중국과 미국이며 중국을 지역 안보질서와 안정의 협조자 또는 균형자로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동북아 상황에서 중미관계는 동북아상황의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현 상황에 대해 김성한 교수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사이의 협력지향적인 양자간 상호협력이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으며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중국·일본간의 ‘새로운 삼각관계’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남북한 관계도 경제부문에서의 협력과 정치부문에서의 대립이 병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이에대한 한국외교의 대응 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한의 군사력 수준과 군축논의’란 주제발표에서 지만원(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은 한국군의 대북 군사전략도 상황변화와 국가의전략수행의 방향변화에 따라 변화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이 평화공존을 원치않을 경우 한국군은 보다 강한 억지력과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으로 수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분과 개혁의 성공을 위해선 개혁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국가발전과공동체를 위한 것이란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의관(張義寬)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적 개혁정치의 현실과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개혁의 시점선택이 개혁 방식과 함께 당위성 확보에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정책의 홍보는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영역”이라면서 “개혁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위원은 개혁에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세력이 기득권층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존재하는 것은 다수가 민주화의 성취를 과거와 비교해 조급하게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또 보수세력에 대응해 현실성있고 체계적인 정책대안들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도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교수는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이란 주제발표에서 “새천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정부의 통치철학의 바탕은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가 어우러진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집권 첫해인 지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출발,올들어 생산적 복지를 추가한 ‘3자병행발전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또 재벌개혁과 중산층·시민을 위한 정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력한 지도력에 바탕을 두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일관성있는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국가체제가 앞으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기현(辛起鉉) 전북대교수는 지역주의는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산물이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주의적 선거문화의 추방을 위해 총체적 분권화와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립이나 국정운영과정에서의 정당 제휴를 통한 ‘공동선의 추구’가 자연스런 선거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저항적 지역주의나 패권적 지역주의의 고착화를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분과 다가올 세기는 문화의 세기이자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창조적 문화한국’을 건설할 절호의 시기라는 문화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영화와 유교문화분야에서의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충돌 등 순기능과 역기능이 거론됐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시민운동과 정치,경제,사회와 유기적인 연관을 갖는 종합적인 문화발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 역설됐다. ‘문화개방 시대의 한국영화-출구는 어디인가’를 발표한 유지나(柳智娜)동국대교수는 “외국영화가 주도하는 한국영화시장,국내시장에 갇혀있는 한국영화의 폐쇄성,관객층 및 제작배급·상영시스템의 불투명성과 부조리 등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단기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정부개입보다는 한국영화의 체질개선과 강화를 유도하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광현(沈光鉉)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창조적 문화한국 건설과 문화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통해 “새 세기의 문화정책은 관변인사와 단체가중심이 아닌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문화적 참여주의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문화산업을 단순히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21세기 한국의 문화주권과 국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적 가치논쟁과 한국의 유교문화’를 발표한 이승환(李承煥) 고려대교수는 “흔히 아시아적 가치로 거론되는 것들은 각기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 가치의 비판적 계승이며 이들 가치들이 유효하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을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맞게 재구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지적하는 ‘유교적 자본주의’는 잘못된 용어이며 자기절제와철저한 정신적,육체적 수양을 강조하는 유교의 지혜를 경제체제의 핵심부에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강동형 노주석 최여경기자 yunbin@ -학술대회 이모저모 정치·사회·외교안보·문화 등 4개 분과별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은 18일학술회의에는 모두 6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분과별 회의는 짜임새 있게 진행 됐으며 방청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9시 30분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개회식은 아태재단측에서 이문영(李文永) 이사장,오기평(吳淇坪) 사무총장,대한매일신보사차일석(車一錫)사장,김삼웅(金三雄)주필 등 대회관계자,학술대회 주제발표및 토론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동안 진행됐다.오기평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냐,그리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분과 학술대회에서 국민의 정부 정체성과 개혁정책,선거 정당제도를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그러나 이론적인 면과 학술적인 고찰에 치우쳐 현실적 대안제시가 부족하다는 방청석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지병문(池秉文) 전남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 교수가 ‘정부는 선거를 의식,신자유주의적 민중주의에 빠지지 말아야할것’이라고 주문한 데 대해 “실업자가 150만명을 넘고 노숙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선거를 의식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회분과 학술대회는 김동익(金東益)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2시간30분동안 짜임새있게 진행됐다. 그린벨트제도의 해결방안,노사문제 등 당사자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 다소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청객들이 직접 나서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린벨트제도의 점진적 개선방안을 제시한 차명제 배달환경연구소장의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승(朴昇)중앙대교수는 “후진국형 환경보호정책인 그린밸트제도를 완전철폐한 뒤 선진국형 국토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공격적인 의견을 개진,눈길을 끌었다.한편 문화분야 학술대회는 사회를 맡은 권태준(權泰埈)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제외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모두 30∼40대의 젊은 문화인으로 짜여져 열기를 더했다.
  • [대한광장] 책읽기의 기술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쓰러졌을까?/ 얼마나 많은 벌레들이 집을 잃고/ 햇볕에 말랐을까?// 한 뭉치에 백권씩 이백 뭉치의 책 더미를,아니 나무등걸을/ 숲을/ 천장에 닿을 때까지 쌓는다…// 이 중에 몇 권이 꼭 만날 사람을 만나/ 그를 오랫동안 창가에 혹은/ 길모퉁이에 세워둘까?’(장천권,‘얼마나많은 나무들이’) K군.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책을 골라달라는 요청에 오늘 늦게나마 답하게 되었습니다.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 따로 있겠습니까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어는 그런대로 쓸 만한 말 같군요.날씨는 선선하고 하늘은 푸르고 우리의 정신도 덩달아 고양되는 계절에 조용한 장소에 앉아 좋은 책을 읽는 것만큼 인간으로 태어난 보람을 느낄수 있는 때는 그리 많지 않겠지요.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읽어보라는 말은 해줄 수가 없군요.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듯이,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많은 사람을 만나고 부대껴 본 사람일수록 사람을보는 눈이 넓어지고 깊어지듯이 책읽기 또한 스스로 경험을쌓고 안목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다만 책과 더 잘 사귈수 있는 기술에 대해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몇 가지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다른 취미도 별로 없고 또 직업상 오랫동안 책과 함께 살다보니 책을 고르고 읽는데에도 그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혹 참고가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우선,꼭 필요한 책을 구입할 때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기본적으로 책은 쌉니다.한 권의 좋은 책 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식과정보를 다른 방법으로 얻으려면 그 수십 배,수백 배의 비용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서점에 갈 때는 사정이 허락하는 한 돈을 넉넉하게 가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돈이 부족하면 간담이 작아져서 정작 필요한 책을 못 사게 되거나 다른 책과 비교해 값이 싸다는 이유로 책을 선택해버리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남이 하는 말을 듣거나,저자의 명성에 속아,또는 겉 표지나 목차의 꾐에 빠져 덜컹 사고 나서 집에 돌아와서 읽어보면 기대와는 전혀 딴판의 것일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그러나,쓰라린 실패의 고통 없이 탁월한 선택의 능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실패도 안목을 기르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해버리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읽고 싶은 책을 손이 닿는 곳에 두지않아도 좋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또,남들이 다 읽는다고 해서 자기에게 맞지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식에 비해 내용이 떨어지는 책을 읽는 일도 읽는 시간만큼 손해라고 봅니다.‘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면 그 자리에서 그만두는 것이 좋습니다.매력적인 이성이 옆자리에앉아 감동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재미없는 영화를 끝까지 볼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단,책을 수면제 대용으로 애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베고 자기에 알맞은 두께를 가진 책을 고르는 것도 무방합니다. 하나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 한권의 책으로 만족하지 말고,같은 주제나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을 여러 권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비슷한 종류의 책을여러권 읽고 나면 좋은 책의 장점이 확연히 눈에 띄고 시각이 좁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을 땐 무엇보다 의심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활자로 인쇄돼있으면 강아지가 짖는 소리도 그럴듯해 보일수 있습니다.고전이나 베스트셀러 중에도 거짓말이나 엉터리주장을 나열해 놓은 책이 얼마든지 있습니다.책을 읽다가 무언가 의심쩍은 대목이 있으면 원전이나 사실 확인을 통해 의문을 끝까지 확인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번역서에는 또 잘못된 번역이나 나쁜 번역이 많습니다.번역서를 읽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만나면,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기 전에 오역(誤譯)이 아닌가 의심해보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두서없이 늘어놓은 나의 말들이 참고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주지 않았나 걱정되는군요.부디 이 가을에 K군을 더욱 깊게 만들 좋은 책을 만나기를 바랍니다.아,참.가장 중요한 기술을 깜빡 잊고 전하지 못할 뻔했군요.“책읽기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즉시 중지하고 그 일을 할 것”. 金 武 坤 동국대교수·신문방송학
  • 페리 美대북조정관 평가…포용정책은 北核 동결‘일등공신’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이 12일 공개한 대북정책보고서(제목:북한에 관한 미국의 정책 재고)에 나타난 대북한 포용정책은 근본적으로 한국의 햇볕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페리 조정관 자신도 이날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서“미국의 정책은 한국의 북한 포용정책을 바탕으로 철저한 공조아래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공동보조가 특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페리 조정관의 포용정책 이점은 곧 한국의 햇볕정책이 갖는 대북한정책의 장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페리 조정관은 우선 포용정책은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중국·일본 등 이웃국가들의 정책과 일맥상통하고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태도를 바꿀지에 구애받지 않고 정책을 펼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미국의 정책도 우방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며 단기적으로 미사일 발사·개발 중지에서 장기적으론 북한이 위협으로 받아들인 정치·경제적인 변화압력을 완화시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계속 끌어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용정책은 또 영변핵을 동결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음에도 미국내 일부에서비판받는 94년 제네바 핵협상의 기조를 흔들지 않고, 오히려 심화시켜 북한내 모든 핵관련 활동을 중지시키는 쪽으로 접근하는 길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대북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른 돌출변수였으나 포용정책의 큰 틀은 이같은 북한의 돌발적인 행동에 영향받지 않는 신축성과 유연성을 갖추고,우연히 발생하는 긴장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도 강점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페리 청문회 일문일답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의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에 출석,대북정책보고서에 관해 증언했다. 다음은 페리 조정관과 웬디 셔먼 국무부 자문관이 크레이그 토머스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과 벌인 질의응답 내용. ■포괄적 대북 접근방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미국과 북한 모두가 신뢰가 없었기에 어떤 식의 일괄타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포괄적인 접근을 염두에 두고 상호주의 방식에 입각,단계적으로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이다.앞으로 남은 길은 멀고 험난하며,많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 북한에 주는 것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북한방문시 어떤 제시도 하지 않았고 미국이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취할 수있는 조치를 강구했다. ■대북제재 해제가 가져올 영향은. 장기적으로 한국,미국,일본 기업들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이 이득이 되고 북한의 입장을 완화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거래를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북 포용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과 북한간 경제개방의 영향은. 북한은 개방을 매우 꺼리고 있다.외국인들이 자국내에 움직일 경우 자체 안보가 손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북한은 외국과의 교역시 경제적 이득과잠재적 위험을 견주어 보고 있다.결과는 예상할 수가 없다. ■중국은 북한이 공산국가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는데 대한 견해는. 중국은 한반도의 현상유지를원하나 미사일실험이 현상유지와 양립할 수 없고 그들 이익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사태를 변화시킬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사태발생 저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94년과 비교한 핵활동 상황 등 변화는. 94년에 비해 북한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약화되고 핵무기생산 능력은 동결상태로 남았지만 핵물질 생산에 관한 한 내달,내년에 다시 시작,94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경수로가 설치되고 이에 따라 영변이 해체될 때까지는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이 북한에 미칠 영향은. 북한의 CTBT 비준을 기대하며 이것이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미사일계획 포기를 촉구하는가 아니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내에 두려고 하는가. 북한을 사거리 300㎞의 미사일체계로 이웃국가에 위협을 주지않는 MTCR과같은 국제적인 기준에 묶어두는 것이 유용하다. ■미국이 북한을 봉쇄,고립시키지 않는 이유는. 북한에 대해 압력을 가하고 정권이 붕괴되기를 기다린다는 구상을 거부한첫번째 이유는결코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둘째로는 성공을거두려면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다.그사이 핵무기와 미사일은 추진될 것이다.
  • [발언대] 성과 거둔 포용정책 지속추진 되게 지원을

    국민의 정부 집권 이후 대북정책은 특징적인 내용으로 국민에게 다가왔다. ‘햇볕정책’ 또는 ‘포용정책’으로 포장된 화해·교류 내용이었다.그러나50여년간 지속된 대결정책에 굳어진 우리 국민의 시각은 포용정책에 대해 우려와 불안의 감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더욱이 북한은 경제파탄에 식량사정까지 극한상황에 부딪혀 전 세계의 동정이 집중되고 있고 우리 국민과 정부도성의껏 지원하며 화해와 교류의 가닥을 흔들림없이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포용정책도 화해와 교류만을 내용으로 한 것이 아니고 대북정책 3원칙 속에서 추진해 왔다.지난 1년 반동안 파고 높은 영변 핵문제와금창리 지하 핵시설,미사일 발사까지 어느 정도 해결한 지금 우리 국민은 대북 포용의 정부정책에 대해 명료하게 마음을 정리할 때가 됐다. 안보를 바탕으로 한 화해와 교류정책은 그동안의 집행과정에서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불식시킬 만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게 됐으며 포용정책은 이제 첫 열매를 맺게 됐다.우리의 포용정책이 기민하게 주변국을 설득해서대처하지 못했더라면 서해사건,핵개발문제,미사일 발사문제 등을 해결하는실마리를 찾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이다.자칫 민족장래에 큰 불행을 가져올수도 있었을 것이다. 서해에서는 해군함정이 싸우고 동해에서는 금강산 유람선이 왕래하는 서쟁동교(西爭東交)라는 곡예 같은 대북정책을 우리 정부는 성공적으로 수행해강력한 안보태세와 부동의 화해교류를 대내외에 입증했다. 이제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전쟁방지와 화해·평화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셈이다.정부정책이 실패했을 때는 준엄하게 비판할 적극성도 가져야겠지만 정부정책이 성공궤도를질주할 때는 정부를 지원하는 능동성도 발휘하는 것이 민주정치를 발전시키는 국민적 태도라고 생각한다. 최병훈[이시영 초대부통령 기념사업회 상임이사]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 (39) 전북 장수군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산 좋고 물 맑기로 유명한 전북 장수군에는 파란 하늘 아래 빨갛게 익어가는 탐스런 사과밭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무공해 청정지대인 이곳이 전국 최고 품질의 사과 명산지로 새롭게 명성을높여가고 있다. 장수군은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전형적인 산간지역지만 지역 특색을살려 최우수 사과단지를 조성,잘사는 지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과밭 조성을 주업무로 하는 과원조성계를 설치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는전문가들이 사과재배에 관한 모든 것을 지도·교육하고 있다. 군 전체 면적의 78%가 산인 장수군의 사과재배면적은 375㏊로 전국 3만1,151㏊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그러나 장수사과는 고품질을 인정받아 타지산보다 월등히 높은 값을 받으며 공급이 달려 품귀현상마저 빚는 등이미 전국 사과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올 추석에도 서울 도매시장에서 조생종인 홍로 15㎏ 1상자가 최고 12만원에 경락됐다.타지산상품 8만원보다 50%나 비싸다.장수군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JS사과’는장수사과의 트레이드 마크로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비싼 값에도 날개 돋힌듯팔린다. ■재배여건 군 전역이 해발 400∼600m의 산간 고랭지로 생육기인 4∼10월의 일교차가 평균 11.1℃에 이른다.이때문에 장수사과는 당도가 높고 색깔이선명하며 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저장성도 우수하다.무공해 지역으로병충해 발생이 적어 농약을 타지역(17∼20차례)의 절반수준인 7∼10차례만뿌리면 된다. ■경제성 장수사과 재배 농민들은 키가 작고 수확이 빠른 신품종을 재배해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홍로,홍월,츠가루,야다카 등 조·중생종이 71%이고 만생종 후지가 29%로 추석을 전후해 집중 출하된다.10a(300평)에서 2,000㎏을 생산해 조수입 473만원을 올린다.영농비 112만원을 빼도 순소득이 361만원이나 된다.벼 67만원,담배 91만원,고냉지 배추 114만원,고추 137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배면적 확대 사과를 주 소득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사과밭 1만㏊를 조성해 전국 시장 점유율을 30%로 높일 방침이다.우선 내년까지500㏊,2005년까지 1,000㏊,2010년까지 2,000㏊를 조성할 계획이다.재배면적확대를 위해 산지를 개간하거나 논·밭에 사과나무를 심어도 ㏊당 750만원씩을 지원한다. ■국제경쟁력 제고 대책 키작은 왜성사과 묘목을 공급해 사다리 없이 관리할 수 있는 ‘보행자 과수원’을 조성한다.사과나무를 심는 밀도도 10a당 160∼300그루로 현재보다 배이상 확대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장수사과 관광상품화 지역 특산품인 사과를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 이미지와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사과를 소재로 한 테마관광사업을 육성하고 장수읍 두산리에 스피노자사과원을 조성할 계획이다.관내 각종시설물에 사과모형 등 상징 조형물을 넣는다.상가 간판에도 사과 이미지를형상화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문자사과 생산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이고 타지산이 장수사과로 둔갑하는일을 막기 위해 사과에 글씨를 새겨 넣은 문자사과를 생산한다.사과가 익기전에 글씨가 쓰인 검은색 비닐을 붙였다가 수확기에 떼면 햇볕이 차단된 부위에 자연스럽게 문자가 새겨진다.장수사과를 나타내는 ‘장수’라는 문자외에 소비자가 원하는 문양도 새겨준다. 장수 임송학기자 shlim@ *사과 시험포 사과를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집중육성하고 있는 장수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군 직영 사과시험포를 조성했다.군이 지난 96년부터 22억4,000만원을 들여 장수읍 개정리 일대에 설치한 사과시험포는 15㏊에 사과재배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군은 이곳에 10㏊의 새한국형 사과원을 조성하고 11개 품종 1만5,000주의사과나무를 심어 적정 품종개량,체험학습을 통한 새로운 기술보급 등을 하고 있다.추석무렵에 출하되는 장수 추석사과 품종선발 시험구 1㏊도 조성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692평의 유리온실에서는 사과우량묘,화훼,과채류 등을 시험재배하고 있다.새로운 품종의 사과나무를 접붙일수 있는 자근대묘(自根大苗) 생산 시험구 1㏊도 조성돼 유망대목 선발과 증식보급사업도 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현장체험 영상교육관 건립과 바이러스 무독묘 생산,사과박물관·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장수가 명실상부한 사과의 고장이 되도록 할방침이다. *김상두시장 인터뷰 “장수군의 미래를 전적으로 사과에 걸고 있습니다” 김상두(金祥斗) 장수군수는 사과재배면적을 계속 늘려나가 2000년대에는 장수를 전국 최고의 ‘사과 고을’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장수사과는 언제부터 재배됐나. 대구에서 사과농장을 경영하던 송재득씨(장수읍 동촌리)가 지난 85년 장수로 이사오면서부터다.사과박사로 통하는 송씨가 장수사과 개발의 원조라 할수 있다. ■짧은 기간에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일수 있었던 이유는. 산간고냉지인 우리 지역의 기후와 토질이 사과재배에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사과를 생산해 높은 값을 받으면서 장수사과의명성이 갑자기 높아지게 됐다. 특히 추석 무렵 타지에서는 덜 익은 사과를 출하하지만 우리 지역은 완숙된조생종 추석사과를 출하해 시장을 석권하게 됐다. ■장수사과의 특징은 무엇인가.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다.특히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생산된 장수사과는 사과 고유의 신맛과 아삭 아삭 씹히는맛이 일품이다. 색깔도 타지산과 비교 할수 없을 정도로 곱고 저장성도 좋다. 또 장수사과는 대부분 10년 이하의 어린 나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풍미가뛰어나고 농약도 적게 친 저공해 과일이어서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다. ■장수사과 생산량과 소득은 얼마나 되나. 195농가에서 375㏊를 재배해 5,300t을 생산함으로써 90억원의 소득을 올릴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은 적당한 소득작목이 없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앞으로 재배면적을 늘려 농가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장수 임송학기자
  • 北 10년만에 플러스성장 예상

    90년이후 9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온 북한경제가 10년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8일 “올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지원과 농업생산 증가 등에 힘입어 소폭의 플러스 성장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경제회복 추세는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과 금강산관광 등 햇볕정책으로 인한 남북경협 활성화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농업 생산 증가와 함께 제조업생산의 감소세 둔화도 경제회복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도 최근 올 3·4분기 공업총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성장했으며 석탄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113%,전력생산량은 140%가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의 GDP(국내총생산)기준 경제성장률은 -1.1%로 전년도 -6.8%에 비해 크게 회복되는 등 회복조짐을 보였었다. 이석우기자 swlee@
  • 高建 서울시장 남아공 국제반부패회의 참석

    고건(高建) 서울시장이 국제투명성위원회(TI)가 개최하는 국제반부패회의에참석하기 위해 오는 11일 남아공의 더반으로 떠난다. 고시장은‘부패추방 올림픽’이라 할만한 이 회의에서 서울시의 부패방지 사례를 소개하는 발표자 역할을 맡는다.부패문제는 이미 국가의 신용과 발전을 좌우하는 전세계적 의제로 부각됐지만 우리나라의 청렴 이미지는 해마다 추락하고 있다.그래서 고시장의 이번 ‘훈장’ 자격의 회의참석은 특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의에 참가하게 된 배경과 의의는. 피터 아이겐 TI위원장이 우리 시가 시행중인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을 대도시 부패방지를 위한 훌륭한 모델로 평가한다며 사례발표자로 초청해왔다.TI가 매년 발표하는 국별 부패지수는 외국인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우리나라 공직자나 기업이 부패관행에 젖어있다는 의혹을 더이상 받지 않도록 홍보가 절실한 시기에 90여개국 1,000여명의 각계 지도자들에게 서울시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국가의 이미지 쇄신에 절호의 기회가 될것으로 본다.우리의부패척결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외국의 사례도 배워올 생각이다. ?발표할 내용은. 현재 TI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되 그외 부패척결을 위해 시행중인 모든 시책을 자세히 소개,국가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공개시스템의 장점과 효과는. 외국의 대부분의 행정정보 공개제도는 확정된 내용을 정지된 상태에서 공개하는 것이지만 우리 시스템은 결재단계별 행정의 흐름을 ‘동적인 상태’로 공개한다는 면에서 세계 최초다.‘햇볕은 최고의 살균제’라는 말이 있다.이권소지가 큰 민원의 처리과정을 샅샅이 공개,부조리 발생소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담당자 뿐아니라 과장·국장 등결재단계별 결재일자 입력이 의무화돼 있어 이유없이 민원서류를 쥐고있을수 없게 됐다.지난 4월 제도 도입이후 하루 평균 1,500여명이 접속,이미 20만명의 시민이 이용했다.여론조사에서도 80%가 시정의 투명성확보에 크게 기여한다고 답했다. ?공개대상이 제한적이고 접속시간이 너무 길다는 불만도 있는데. 현재는 비리발생 소지가 큰 27개 분야만 공개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익과 관련된 정보 전체로 확대해 나가겠다.접속이 늦는 것은 한꺼번에 이용자가 몰리기 때문에 발생한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달 중순까지 전용 광케이블을설치할 계획이다. ?국제반부패회의를 서울에 유치할 계획은. 차기회의는 미국의 뉴욕 개최가 이미 결정돼 있기 때문에 차차기 회의의 유치문제를 적극 검토중이다. 최병렬기자 choibl@
  • 국감초점-법사위

    5일 서울고·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는 옷로비의혹 및현대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미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옷로비 의혹과 관련,여당 의원들은 야당 못지않게 집요하게 추궁했다. 의원들은 옷로비 의혹과 관련,“검찰수사에 대한 불신이 특검제 도입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검찰의 자성을 촉구했다.또 국회 청문회 불출석과 자료제출 거부를 문제삼아 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장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은 “사건이 특별검사의 손에 넘어간 만큼 의혹해소를 위해 검찰은 특별검사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외부개입과 정몽헌(鄭夢憲)회장의 무혐의처리 문제가 쟁점이었다.일부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와 검찰의 커넥션 의혹을제기하며 이에 따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박헌기(朴憲基)의원은 “정부의 햇볕정책 일등공신인 현대그룹 봐주기식 수사는 정치권력 앞에서 검찰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책했다.같은당 안상수(安商守)의원도 “정몽헌 회장을 형식적으로 소환조사한뒤 무혐의 처리한 것은 윗선에 대한 눈치보기가 아니냐”고 따졌다. 반면 자민련 함석재(咸錫宰)·송업교(宋業敎)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검찰수사에 대해 “재벌의 무소불위 권력에 제동을 걸어 법과 원칙에 충실한 검찰상을 세우는 데 밑거름이 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외에도 감청,계좌추적,화성 씨랜드화재사건,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의 추징금 회수문제 등에 대한 ‘질책성’ 질문들이 쏟아졌다. 박준석기자 pjs@
  • 임기중 꼭 냉전종식…북 붕괴 의도는 없다

    민주평통의장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5일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의 붕괴를 획책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서로 따뜻한 햇볕을 주고받자는 것”이라며 “임기 중 반드시 한반도 냉전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 제1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평통 제9기 국내자문위원 전체회의에 참석,대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이제라도 우리의 이러한 진심을 이해하고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호응해 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은 임기동안 이룩할 4대 과제로 한반도 냉전종식과 더불어 △민주발전 완성을 통한 인권신장·부패척결·정치개혁 실현 △세계 일류경제 토대 구축 △생산적 복지 구현을 제시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 출범으로 해방이후 처음으로 우리 한국이 한반도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주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개혁입법과 관련,“인권법의 제정,방송법 개정,국가보안법 개정,사법개혁 등을 통해 인권국가,민주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국내외에 확실히 할것”이라면서“민주발전을 완성해 인권신장,부패척결,정치개혁을 실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또“나 자신이 청렴결백의 모범을 보이고 모든 공무원이 나와 더불어 깨끗한 국정실현에 동참할 것”이라며 부패방지법 제정의 차질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박유철(朴維徹) 독립기념관 관장 등 18명에게자문위원 위촉장을 수여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유엔서 대비된 남북외교 비전

    남북 외교사령탑이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54차 유엔총회를 통해 21세기외교 비전을 제시했다.북한 백남순(白南淳)외무상은 지난달 25일,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장관은 30일 각각 기조연설을 마쳤다.7년만의 공동 유엔 연설이다.북한이 지난 92년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기 때문이다.북·미 베를린회담 타결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 등 비교적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남북이 제시한 외교 비전은 여전히 시각차를 보였다는 평이다. 북한은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거래를 주장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을 거듭 확인시켰고 우리는 변함없는 대북 햇볕정책 의지를 천명했다. 백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설과 ‘미국의 소리(VOA)’방송,미 외교협의회(CFR) 등 3차례의 연설을 통해 우리의 햇볕정책을 흡수통일의 ‘변이전략’이라고 공박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유엔사 해체 등 종래 주장을 반복했다.그러나 백 외무상은 북·미관계 개선문제를 집중 거론,미국을 최우선의 협상 파트너로 삼겠다는 선미후남(先美後南)정책을감추지 않았다. 반면 홍 장관은 ‘남북 평화공존’의 당위성을 앞세워 포용정책의 진의 전달에 주력했다.그는 “포용정책은 북한을 흡수하려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협력정책”이라며 북측에 남북대화에 나설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백 외무상의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 등에 대해서는 맞대응을 자제했다.대신 ▲식량·비료 지원 ▲북한 농업구조 개선 등의 대북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보다 원숙하고 탄력적인 외교정책을 선보인다는 차원에서다. 고무적인 것은 북한이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 이후의 ‘고립외교’에서벗어나 대 서방관계 개선 의지를 가시화한 점이다. 백 외무상은 독일 등 10여개의 서방 장관들과의 회동을 가졌고 각종 인터뷰와 강연 요청에도 적극 응했다.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을 지원한다는 대북 포용정책과 맥이 닿기 때문에 향후 한반도 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국감초점] 통일외교통상위 보건복지위

    ?통일외교통상위 30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선 포용정책과 현대의 대북사업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야당의원들은 현대 금강산개발사업과 관련한 대북 송금의 군사비 전용 가능성,대북사업을 이용한 현대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집중추궁했다. 포용정책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야당의원들이 포용정책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집중 공격한 반면 여당의원들은 포용정책의 확대및 적극적인 실천 방안을 물었다. 국감 시작 전 여야 의원들은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야당의원들은 현대그룹의 금강산개발사업 등 대북사업과 주가조작 등과 관련,정몽헌(鄭夢憲)현대전자회장,‘세풍사건’의 장석중(張錫重)씨에 대한 증인출석을요구했다.결국 표결까지 가 재석 23명 가운데 찬성 11명,반대 12명으로 부결됐다. 한나라당 김명윤(金命潤)·이세기(李世基)의원은 현대가 북측에 지불한 송금액은 1억7,400만달러를 넘는다며 군사비 전용여부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은 “북한에 지불하는 대금의 일부를현금 대신 현물로 바꿔 지원하기 위한 협상이 이미 현대와 북한측 사이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임장관은 “북한도 해마다 곡물,가전제품,섬유,기계류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한나라당의 이신범(李信範)의원 등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98년 10월 방북 등을 이용,현대그룹이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임장관은 통일부의 협력사업 승인시점,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 전후 시점의 현대 주가와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정명예회장이 98년 10월27일부터 31일까지 방북했을 때의 현대건설,금강개발의 주가는 방북 1주일전 각각 5,100원,1만1,250원이었으나 4,570원,9,900원으로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떨어졌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의원 등의 경수로 재원마련 방안 재검토 요구에 대해선 평화·안보비용이란 사업 성격상 전국민이 부담해야 할 것이며 재정에서의 비용부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햇볕정책으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임장관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교류분위기 조성 등 대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 성과라면서반대의 정책을 추진했다면 한반도 상황이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답했다.대북정책의 주도권 상실에 대해서도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비해 뒤처져 있지않다고 말했다. 이석우기자 swlee@ ?보건복지위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최대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국민회의 김인곤(金仁坤)의원은 “보건당국은 비아그라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현재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대한 감시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형식적인 조치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자민련 어준선(魚浚善)의원은 암거래 불식을 위한 강력한 법제정과 제조업자와 약사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주장했다. 약국에서 비아그라를 구입할 때 제출해야 하는 심혈질환 진단서를 놓고 약사출신 의원과 의사출신 의원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16명의 복지위 소속 의원 가운데 의사 출신은 위원장인 한나라당 김찬우(金燦于)의원을 포함,5명이고 약사 출신은 국민회의 김명섭(金明燮)의원 등 3명. 김명섭의원은 “의사에게는 무제한 판매를 허용하면서도 약국에는 진단서를 첨부토록 한 것은 초법적인 행정규제”라고 주장했다.반면 의사출신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의원은 “심혈질환이 없다는 진단서만으로는 비아그라 오·남용을 막을 수 없고 다른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안전성은 전혀 확보할수 없다”면서 “때문에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복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건설교통위 30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대한주택공사 감사에서는 주공직원들에 대한 아파트 특혜분양이 집중 추궁됐다.주공이 부동산브로커 등을 ‘사외판촉사원’으로 선정,이른바 ‘떴다방’을 운영해왔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의원은 “2∼7채씩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공직원이 45명이나 된다”면서 전체적으로 163채의 아파트를 직원들이 보유하게 된 과정을 캐물었다.같은 당 임인배(林仁培)·노기태(盧基太)의원도 “미분양된 아파트를 선착순 분양하면서 신문광고도 내지 않은데다 직원들에게 계약금 10%를 인하해주거나 중도금을 전액 잔금으로 대체해준 것은 명백한 특혜가 아니냐”고 따졌다. 주공의 ‘떴다방’운영 의혹과 관련,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송현섭(宋鉉燮),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의원은 “주공은 지난 7월 서울 등 8개 지사에서 165명의 판촉사원을 선정,돈을 주고 아파트 판촉활동에 활용했는데 이들대부분은 투기꾼들이거나 무면허 부동산 브로커들이었다”고 주장했다.이어“분양촉진이라는 이름으로 무면허업자까지 동원해 부동산투기를 조장한 것은 공기업의 직분을 벗어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조부영(趙富英) 주공 사장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3만3,000여호의 미분양물량이 발생해 특별판매촉진 대책을 수립,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려 했으며 이는 예전에도 있던 일”이라면서 “앞으로는 의혹이없도록 사전에 충분한 광고를 내겠다”고 밝혔다.또 “판매촉진을 위해 운영했던 사외판촉사원이 물의를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운 박준석기자 jj@
  • ‘국가보안법 개정방향’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시대 상황이 바뀌고 민주화 추세에 맞춰 국가보안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국민회의 인권위원회는 29일 바람직한 국가보안법 개정방향 설정을위한 대토론회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었다.다음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와 관련된 몇가지 생각할 점들’이란 제목으로 법안 유지를 비판적 시각으로접근한 이석태 변호사의 주제발표문 요지다. ■국가보안법의 문제점 국보법은 실체가 아닌 존재와 활동이 우리나라에 적대적인 ‘반국가단체’라는 전제를 존립 근거로 한다.따라서 북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의여 부보다는 북한의 정치적 목표에 이로우면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그적용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엄청나게 침해했다.법의 집행 과정에서 더욱확대재생산돼 국민에게 고통을 가중시켜온 데는 사법기관의 책임이 크다. 우선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의 여부다.북한에 한국의 주권이 미친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규범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희망사항이다. ‘평화적 통일’ 정신을 담은 우리 헌법을 감안하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식의 북한관은 평화적 통일의 실현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국보법은 91년 ‘남과 북은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와 90년 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직접 부딪힌다. 국보법상 북한은 반국가단체이며 북한에 이로움을 주면 처벌되니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배치된다.남북교류협력법에 의한 교류가 활발할수록 국보법의처벌 대상은 확대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모순이 있다. 남북한은 91년 유엔에 동시 가입한 이래 국제법질서를 지켜야 하는 위치가됐다.국제기구가 권고하는 대로 우리나라의 실정을 개선해야 할 국제법상의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국제인권이사회도 우리 정부에 대해 국보법의 점진적인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예를 들면 국가보안법 7조가 규정하는 ‘반국가단체 고무·찬양죄’의 경우에는 국제인권규약상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다. ■법 적용상 문제점 민주유가족협의회측 조사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 집권 1년 동안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된 피의자 수가 김영삼 대통령의 같은 기간 구속자 수의 4배에달한다고 한다.대법원의 해석도 ‘북한이 존재하는 한 남북관계가 개선되더라도 북한은 반국가단체를 면할 수 없다’는 논리가 팽배해 있다.국보법 구속자가 크게 줄어드는 일은 예상키 어렵다. ■국보법 개폐와 주요 쟁점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이를 전제로 일정한 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태도는 한계점에 도달했다.헌법재판소나 법원이 국보법의 존재 이유로 드는 것은 북한의 위협이다.그러나 우리 사회체제의 우월성이 입증됐고 북한의 현재 상황,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검증을 할 때가됐다. ‘사상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헌법에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누구나 자기의 사상을 표명하고 전달할 자유를 가진다.국가권력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인신구속,사전검열 등을 할 수없다.시장경제 질서를 옹호하는 사상이 기본권으로서 보호를 받는 것처럼 사회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고,그것을 표명·전달하는 데도 국가권력이 제재를가해서는 안된다. 국회에서 국보법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은 의원이나 정부당국자가 냉전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고 시대적 변화 상황을 읽지 못하고 있는 때문으로 여겨진다.남북한 평화공존 정신에 입각한 최근의 ‘페리보고서’는 한국의 입장에서 햇볕정책이라는 정책이 원군을 얻는 계기를 얻었다.그러나 국보법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전향적인 정책도 근본적인 장애와 모순을 안고 갈 수밖에없다. 정리 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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