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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학생 서울서 ‘反核 운동회’

    “빨리 핵폐기장 문제가 해결돼 학교에서 ‘진짜’ 가을운동회를 열고 싶어요.대통령 아저씨,부안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핵폐기장 건설에 반대해 한달 넘게 등교거부 투쟁을 벌여온 전북 부안군민 학생 1100여명이 29일 상경,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핵없는 세상을 위한 행진’이라는 주제로 가을운동회를 가졌다.이날 대형버스 26대에 나눠타고 상경한 초·중·고교생은 오전에는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노란 종이배 100여개를 접어 한강에 띄웠다.핵폐기장 관련 옥외집회 등에 참석한 탓인지 이들은 햇볕에 까맣게 탄 모습이었다. 이날 운동회는 부안군 반핵대책위·반핵국민행동 등 ‘어른’들의 시민단체가 기본 골격을 기획했지만,세부 행사 내용은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무대에 올린 콩트와 각종 공연을 기획,제작했고 행사장에 배포한 홍보물도 직접 만들었다.사회를 맡은 이맹연(18·부안여고2)양과 이은노(17·부안고1)군은 초등학생들에게 “떨지 말고 서울 사람들에게 우리의 주장을 보여주자.”고 말했다.전·의경으로 분장한 학생들은 촛불 시위를 벌이는 부안 군민을 진압하는 장면을 콩트로 재현해 다른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내걸린 플래카드도 학생들이 제작했다.군홧발을 그려 ‘정부’라고 쓴 뒤 ‘여론’을 짓밟는 내용을 만화로 그렸다.길이만 200m 가까이 되는 대형 플래카드에는 ‘농사짓던 손,고기잡던 손,젓갈담던 손…생김새는 제각각이지만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켜는 소박한 ‘손’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심상훈(12·하서초등교5)군은 “하루빨리 등교해 학교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도 하고,뜀박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종묘공원에서는 전북에서 함께 상경한 학부모와 시민단체 관계자,학생 등 70여명이 운동회를 지켜봤다.행사 직후 학생들은 손을 붙잡고 종로 2가 탑골공원까지 행진한 뒤 버스편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박지연기자 anne02@
  • “참여정부 민주화운동 세력 늘었지만 수적 열세이고 시행착오”/송두율씨 30일 심포지엄 발제문 요약

    현재 국가정보원 조사를 받고 있는 송두율(사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해 “민주화운동 세력이 많이 참여하긴 했지만 수적으로 열세이고 이들 개혁세력이 민주주의의 구심적 구성에 광범하게 참여하는 게 절박하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오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와 학술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 조희연)가 ‘한국민주화운동의 쟁점과 전망’을 주제로 공동주최하는 학술심포지엄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조발제문을 발표할 예정이다.미리 공개된 송 교수의 발제문을 요약한다. 한국민주화운동은 ‘광주항쟁’이나 ‘6월투쟁’에서 드러난 엄청난 도덕성과 실천력에도 불구,지역주의에 지배됐다는 한계를 지닌다.그러나 민족분단이란 구조 속에서 경제발전을 동반한 정치발전의 모범을 창출한 동력이 됐다는 점은 제3세계 어느 곳도 따라갈 수 없는 성과이다.한국전쟁 이후 반공과 친미가 주축이 된 남한사회의 정체성은 유신을 거치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정치적 자유를 유보하는 경제주의로 발전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박정희 신드롬’의 구조다. 김대중 정부는 오랜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인물에 의한 정권접수에도 불구,지역주의에 기초한 합종연횡에 기댔다.그런 와중에도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극적인 형식은 분단으로 설정한 임계선을 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그러나 대북송금특별법 통과이후 햇볕정책이 심각한 훼손을 맞는 상황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정치가 새로운 규범을 창출하기보다는 법에 의존한 정치를 논거의 틀로 삼았다. 현재 참여정부는 민주화운동 세력이 수적으로 열세이고 시행착오도 있다.남한사회의 총체적 개혁은 물론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중장기적 해결과제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결집시키는 촉매제로 민주화운동은 제도속에서 지속되어야 한다.민주화운동은 현재의 긴장을 긍정적인 힘으로 전화시키면서 ‘국가’와 ‘시장’사이에서 제3의 영역을 만들어내야 한다.이것은 일본의 ‘창조적 보수주의’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나는 이를 ‘보수적 진보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감 하이라이트 / 행자위

    23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반북인사들과 의원들 사이에 대북 문제를 놓고 고성과 설전이 오가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국감장에 출석한 반북인사들은 북한내 인권탄압의 비판 활동을 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 이준호씨,예비역대령연합회 서정갑 회장 등 모두 5명.그러나 통역을 통해 의원들과 토론을 벌이던 폴러첸은 다른 증인과 의원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자 퇴장했다. ●폴러첸 “햇볕정책 반대하는 것 아니다” 폴러첸은 먼저 지난달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북한 기자단에게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경찰이 왜 말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의 민주화,언론자유에 대해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한국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폴러첸은 “북한에는 말못할 세뇌와 통제가 가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세뇌와 통제,조작,인권무시 풍조가 있다.”고 답했다.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좌파적 생각,보수적 생각 양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느냐.”는 물음에는 “햇볕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재정권에 의한 음모정책이라는 생각이 들며,대북송금 등 문제는 언젠가 통일이 되면 공개되고 친북인사도 공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가 죄인이냐” 反北인사·의원 말다툼 이어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회원들과 충돌한 경위를 질문받은 서 회장이 “지난 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친북인사 제1호’라는 광고를 내려다가 ‘대한민국이 김대중을 고발한다.’라는 내용으로 바꿨다.”고 답변하자 통합신당·민주당 의원들이 반발,5분 남짓 고성이 오갔다.또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이 서 회장에게 민족관과 통일관을 묻자 서 회장이 “이야기하려면 기니까 홈페이지를 참고해달라.”고 답했고,송 의원이 “대답을 해야지 무슨 태도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서 회장이 “내가 죄인이냐.당신이 국회의원이냐.”라며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자 통역에게 대화내용을들은 폴러첸이 “이같은 고성은 평양에서 들은 이후 처음이다.나가겠다.”며 불쾌한 표정으로 감사장에서 나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설] 청와대 취재거부는 지나치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소속 비서관과 직원들에게 동아일보의 취재를 거부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태가 발생했다.청와대측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아파트분양권 미등기 전매 의혹 관련 보도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 악의와 적대감이 아니면 1면 톱기사와 3면 기사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같은 대응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우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공표해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 언론이라고 해서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또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굿모닝 시티 사태와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등의 오보로 고통받았던 청와대가 언론에 대해 갖고 있을 피해의식 또한 공감하지 않는 바 아니다.그러나 특정 보도내용에 이의가 있다고 해서 해당 매체의 취재 활동 전체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정부가 취할 올바른 자세는 아니다.대의민주제 아래에서의 정부권력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라는 햇볕을 쪼임으로써 정당성을 인정받으며 언론기관의취재와 보도의 자유는 이를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행정적,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오보’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 왔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민사소송 방침을 밝힌 바 있다.피해가 있었다면 이런 구제 수단을 추구할 일이지 ‘취재 거부’같은 대응은 옳지 않다.정부기관의 취재 응대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 보장을 위한 의무 사항이다.청와대는 ‘취재 거부’조치를 철회해야 한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9)현기영-남북한 민주주의와 통일의 현단계

    지금이야말로 탈중심의 변방 정신이 필요한 때다.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본의 무한 질주에 제동을 걸려면 거부와 저항의 변방 정신이 아니고는 안 된다.왜냐하면 자본운동은 질주의 관성만 있고,자신을 멈출 이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여전히 흰 턱수염이 두덕두덕,면도한 지 이틀은 되었음직한 얼굴이시다.응접 세트며 책상이며 모두 길이 안든 물건이라 그런지 썩 편치 않게 보이는데 실은 그게 선생의 매력이다.어느 공식석상에서도 작가다운 모습. “문예진흥원 일은 어떠세요?힘든 일이 많으시지요?” “글쎄,꼭 내 일인가 고민하다 하게 되었어요.예술 활성화와 사회에 창조적 의욕이 확산될 수 있도록 일한다는 의미가 있으니까.기금 배분의 어려움은 있지만 시민들이 순수문화와 예술을 널리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지방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하고 있고.” ●민주주의엔 ‘무제한의 자유' 함정 도사려 “직무를 수행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일이 많으실 텐데요.” “예전에도 열심히 해왔습니다만 진흥원 활동을 조금 더 활기차고 적극적인 쪽으로 바꾸고 싶습니다.무엇보다 예술 자체가 몸을 비틀면서 굉장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미술·음악 등 고전적 의미의 장르 틀 속에 갇힐 수 없는 것이죠.문학과 미술이 만나기도 하고 미술이 평면에서 입체로 가기도 하고,비디오 영상과 음악·무용이 결합하고 있기도 해요.이러한 변화에 문예진흥원 같은 국민의 기관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계획을 세우려 합니다.” “작가로서 공인에 더 가까워지셨는데요.저는 한국과 북한의 민주주의에 관해 묻고 통일 문제에 관해서도 여쭈어 보려고 합니다.요즘 한국은 정치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일까요.” “아직도 한국사회는 다양한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고 있어요.민주주의라면 우선 자유 아니겠습니까,자유.그전에는 독재정권 파시즘 속에서 개인 자유가 희생되고 억압되었습니다.지금은 정치적인 자유는 많이 확보되었죠.그러나 그 자유를 무제한,무책임의 자유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생겨났어요.무제한의 자유를 갈구하다 보니까 풍속도 문란해지고 개인도 도덕적인 해이를 보이는 면이 있지요.민주주의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죠.무제한의 자유에 자기 몸을 싣다 보면 일탈로 가게 되죠.그리고 일탈은 중독을 낳습니다.인터넷 게임,사이버 섹스,알코올,마약….그러니까 민주주의에는 무제한의 자유라는 함정이 있는 셈입니다.공동체도 개인도,책임과 셀프 거번먼트(self government),자신을 다스리는 자치 말이지요.이게 있어야 합니다.인내가 필요합니다.” 나는 평소에 가깝게 뵌 분께 이렇게 딱딱한 질문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문학인이나 문화인이 나라와 민족의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그것 또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사회가 이제까지 성장을 꾀했으니까 지금부터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서 소외된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지나친 성장위주는 곤란하다는 거지요.성장을 꾀하면서도 공동체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합니다.성장이라는 게 인간 크기의 성장이어야지 인간을 훨씬 능가해 버리는 성장은 오히려 인간을 잡아먹게 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유례없는 사회적 갈등의 표현을 맛보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까 파시즘이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부상하잖아요.기업가도 노동자도 오늘의 상태를 차분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한국사회를 진단해 주시지요.” “이제 외형상 민주주의는 확보된 것 같습니다.이제는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심성이 구체적으로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정치적 파시즘이 없어졌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죠.파시즘 정권은 사라졌어요.민중은 많은 자유를 갖고 있어요.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건 아니에요.많은 국민이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하나의 예죠.지역감정에 사로잡혀서 그것에 골몰하면 그 지역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파시즘으로 회귀할 수도 있는 거죠.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개인의 내면이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지역과 지역이 어떤 표결 없이 바라볼 수 있고 노동자와 자본가가 대결 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교한 외교로 대등한 한·미관계를 내친 걸음이다.나는 4·3의 작가에게 미국이라는 오늘의 화두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기로 한다. “미국이라는 존재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뗄 수 없는 문제 같은데요.”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도 중요한 책임이 있습니다.내면의 민주화는 외부로부터 지배받지 않는 것,부당한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죠.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세계 민주주의에 어떤 저해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한국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로 가야 되는데,방법은 강대국과 약소국 일이기 때문에 정교한 외교로 대처해야지 피맺힌 절규로 해결될 수 있는 일만은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 세계경찰 역할을 자임하고 있어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한다는 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유일한 강대국이 되었다는 것인데,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태만 봤을 때 미국이 참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나중에 어떤 사고의 전환이 올지는 모르지만계속 그런 사고와 행동을 밀고 나간다면 미국이 강대국이기 때문에 지구가 파멸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테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전쟁이 있고 나면 반드시 테러가 뒤따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마련입니다.이것이 점점 규모가 커지고 테러나 전쟁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류의 재난이 온다고 생각해요.미국의 사고 전환이 중요합니다.미국 시민의 애국주의도 잘못된 편견의 소산입니다.수정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미국 국민들이 사실은 엄청난 두려움에 떨고 있거든요.그 두려움을 방어적·공격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지요.문제는 그게 옳은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죠.두려움은 공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다원주의가 굉장히 큰 미덕이죠.남을 이해하고 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기독교 국가인 미국과 이슬람 국가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경할 수 있는 큰 사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지금이 중세 십자군 시대하고 뭐가 다릅니까.”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나는 평소에 북한체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으로서도 화해 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를 겪고 있던 참이다.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유일한 방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반면 북한체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대응방법이 요구된다고 보는 사람들도 뚜렷한 집단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어떤 포스터를 보고 느낀 건데,아마 중동의 팔레스타인 소년 이야기일 거예요.소년인 형이 아우를 등에 업고 있어요.그래서 ‘무겁지 않으냐,내려놓지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제 아우인데요.’라고 반문했단 말이에요.북한은,남한인 우리가 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이에요.그러니까 짐스럽게 느끼면 안 되죠.아우가 힘들고 빈사상태에 빠져있는데 업고 있어야지요.” “북한 인민과 체제로서의 김정일 정부는 또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지요.사회주의 정권에서 중국은 많이 변모하고 있습니다.그게 모델이 되어서 북한사회도 그런 쪽으로 변모하면 되리라생각합니다.또 그렇게 수정되지 않으면 안됩니다.그러려면 지금 당면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北, 중국 모델 따라가도록 시간 줘야 “김정일 체제에 대해서,체제만 살찌게 하는 건 아니냐 하는 견해가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이슬람 국가들의 증오와 분노와 절망은 강요된 것이지요.북한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봉쇄정책을 쓰면 그것은 북한의 집행부,지배 집단,김정일만이 아니라 북한사회 전체를 압박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절망이 깊숙하게 자리하면 증오에 의해 어떠한 범죄도 일어날 수 있어요.9·11테러는 깊은 절망에서 일어난 거예요.남북이 대치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절망과 분노로 내달리지 않도록 하면서 평화와 미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화해정책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북한사회는 점진적으로 변모해 가고 있으니 중국 모델을 따라가도록,시간을 두고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통일은 궁극적인 목표죠.1국가 2체제든 1국가 1체제든.1국가 2체제는 먼 이정표일 뿐이고 지금은 화해와 교류가중요합니다.” “‘통일전망대’ 같은 TV 프로에 나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금강산에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좀 낯설지만 그것이 우리 이전 모습이에요.1950년대,60년대의 남한 국민들의 표정과 심성 같은 거지요.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사람들은 순박하고 타락하지 않은 심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얼마 전에 교보문고에 나갔다가 선생님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 영향도 크겠지만 세상 많이 변했더군요.” “뭐,하도 안 팔려서 베스트셀러는 예술작품이 아니구나 생각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베스트셀러가 되다 보니 내 소설이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나는 내 문학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남북한 관계를 위해서 문화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문화예술에는그 민족의 고유한 형식과 정서가 들어있고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담론보다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예술을 공유해야 합니다.앞으로 남북 화해나 통일을 생각할 때 문화와 예술의 교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선생은 내방객들을 저녁식사 자리로 데려간다.딱딱한 인터뷰에 무척 지친 듯한데도 그 인자한 눈빛을 바꾸는 법이 없다.나는 그런 선생에게서 인(仁)을 느낀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작가 현기영 현기영 선생은 나와 같은 마포 주민이다.선생은 망원동 사람이고 나는 합정동 사람으로 상암동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 넓혀지는 바람에 내가 서교동으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한두 달에 한번씩은 꼭 합정동 로터리 근처나 망원동 근처에서 합석을 해서는 문학 이야기며 세상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낯선 공간서 만난 낯익은 얼굴 선생은 귀가 크고 길어서 후덕하게도 생기셨지만 무엇보다 미덕은 젊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부족한 점까지 너그럽게 포용하면서 문학과 인생의 길을 함께고민할 줄 아는 소인(素人)의 성품이 있으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선생이 언제까지나 마포구 망원동 주민으로서 나와 같은 문학도나 상대하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는 문제를 더 근본적으로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고 잘 안 들리는 귀에 손바닥을 대고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실 줄 알았다. 그런데,이게 웬걸.선생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나뵙게 될 줄이야.그런데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앞으로 몇 년 지나면 어떨지 몰라도 옛날 그 자리에 있던 바로 그분이시다.자리가 달라지면 안색도 따라서 달라지는 소인(小人)이 아니라 언제나 희고 소탈한 소인(素人).그가 바로 현기영 선생이다. ●제주로 빚은 선굵은 문학세계 작가 현기영 선생은 1941년 제주 출생이다.제주가 낳은 많지 않은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선생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를 무대로,4·3 문제를 화두로,인간과 역사와 자연을 대주제로 삼은 선 굵은 문학세계를 일구어 왔다. 서울대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선생은 작가로서는 드물게 해병대 출신으로 사석에서 부르는 해병대가를 패러디한 노래는 이어도 노래와 함께 단연 일품이다.1975년에서야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이른바 늦깎이인 셈인데,학교 선생도 그만두고 문학에 매진하되 상업성과 허명을 멀리하고 역사와 인간에 대한 물음을 놓치지 않았다. ‘순이삼촌’‘마지막 테우리’‘변방에 우짖는 새’‘바람 타는 섬’,그리고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대변되는 현기영 문학은 한국문학사에서 단연 이채를 발하는 제주의 문학,‘변방’의 문학이자 새로운 탈중심의 문학이다.
  • 김홍일 새달 북한간다/건교위 개성공단 국감 동행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사진) 의원이 다음달 2일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개성공단을 찾아 건교위의 토지공사에 대한 현장 국감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건교위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당일치기로 예정돼 있다. 김 의원측에 따르면 북측이 지난 8·15 때에도 북한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관련행사에 참가해 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해 왔으나 김 의원은 재판 등을 들면서 거절했다.대북송금 사건에 따른 햇볕정책 논란 등의 부담도 고려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방북은 개인차원이 아닌 국회 국정감사 활동의 일환이고,다른 일정이 없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방북시 북측이 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측의 경제난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 전 대통령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다만 파격적 행보도 마다하지 않는 북측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김 의원을 특별대우해 줄 가능성도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安分知足의 정치를 펴라

    ‘민족 대이동’이었다고 한다.언론에서 즐겨 쓰는 말이다.길 나선 국민이 3000만명은 되지 않겠느냐는 어림셈이 의심없이 통한다.도대체 어디로들 몰려간 것일까. 한가위는 본래 ‘계절의 한가운데’를 뜻하는 말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한 것은 이 계절이 ‘풍요의 한가운데’임을 말해준다.가득차고,넉넉하고,넘치는 때라는 뜻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고 겸손되이 말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세계관의 표출이다.이런 생활 철학은 놀랍고 또 자랑스럽다. 그러나 ‘더도 덜도’의 철학과는 무관하게,‘오늘 여기’의 현실은 아주 난감하다.안분이고 지족이고 겨를이 없다.당장 가서 목격한 고향의 농사는 지나친 비와 모자란 햇볕으로 드물게 보는 흉작이다.흉작보다 근본적인 것은 나라 경제가 어둡고 괴롭다는 사실이다.정치는 갈수록 저능(低能)이고 퇴영인데,사회는 리더십을 잃고 바야흐로 ‘만인과 만인의 투쟁’ 양상이다.서민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벼랑 끝에 내몰려,그 벼랑에서 끝내 떨어져가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는 지금 ‘자살의 계절’을 맞이했다.비극이다.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지난 2002년에 1만 3055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7090명을 크게 앞질렀다.문제는 자살자의 급증이 ‘빈곤 자살’에 기인한다는 점이다.통계는 올들어 7월까지 자살자 6005명 가운데 6.7%인 408명이 빈곤 자살이었다고 기록했다.빚에 몰려서,생활고로 목숨을 버리는 생계형 자살자가 한 달에 58명,하루 2명꼴이라는 얘기다. 카드빚에 쫓기고,부도내고,마침내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혀서,시장경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생존권마저 박탈될 위기에 놓인 인구가 350만명을 헤아린다.이들을 벼랑 끝에서 받아줄 ‘생명의 그물’은 없다.‘이 세상의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하는 정의(定義)는 적어도 이들에게는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통합을 불가능하게 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빈부격차이고,그 심화다.우리 시중은행에 월 1000만원 이상을 정기 저축하는 계좌가 6만 3575개나 된다는 금감원 자료가 다시 놀라게 한다.그 중 8000개 가까이는 10대와 20대가 주인이다.다달이 1억원씩 쌓을 수 있는 ‘나이 어린 부자’를 상상해야 하는 처지는 괴롭다.고문이고 폭력이다. 우리는 경제규모 세계 13위,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이지만 그 복지수준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돈 없으면 치료를 받을 길이 없는” 의료 사각(死角)에 방치된 인구가 300만명을 넘고,전구 몇 개 밝히는 가정용 최저 전력요금이 3개월 이상 밀려서 단전(斷電) 조치된 집이 전국에 3만 1000가구라는 통계도 있다. 빈곤을 넘어서는 문제도 쌓였다.심각한 청년실업은 그 중 하나다.이민박람회에 몰리는,어디서도 받아 주는 곳이 없어 길을 헤매는 젊은이들이 겪는 지독한 절망을 위무할 방안이 우리에게 없다.그들이 누구인가.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어야 할,지금 우리사회를 힘차게 움직여 가야 할 주력(主力) 세대가 그들이지만,그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정치는 지금 무슨 일에 몰두하고 있는가.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만의 기 싸움’에 죽기살기다.그들이 민생과는 무관한 일로 드잡이하는 사이 청년들의 절망은 깊어가고,정치는 더욱더 혐오의 대상이 되고,카드빚에 몰린 젊은 엄마들은 아파트 베란다를 찾는다.대인의 풍모라고는 구경할 길이 없는,천박한 아귀다툼의 명수만이 정치를 하는 듯한,너죽고 나죽기 식의 우리 정치 판에서,‘더도 말고 덜도 말고’의 정치,아름다운 관용의 정치를 소망하려는 이런 칼럼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정 달 영 칼럼니스트 ssisi61@hanmail.net
  • [먹고 사는 이야기] 키 크게 하는 두부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요즘,키를 늘리기 위해 신경쓰는 청소년이 많아지고 있다.키를 크게 하는 기구부터 약·보조식품 등 각종 상품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고,성장 클리닉이란 특수 분야도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대부분 상품들이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고 성장을 중지시키는,다시 말해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늦춰준다고는 하지만,아직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의학적으로 인정된 성장호르몬 요법도 성장호르몬 결핍에 의해 키가 자라지 못한 경우에나 효과가 나타나며,뼈를 늘려 키를 크게 하는 수술인 일리자로프 수술도 사고 등에 의해 성장판이 손상을 입었거나,혹은 선천적 기형 등 특수한 경우에나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키를 획기적으로 자라게 해줄 묘약은 없다. 사람의 키는 유전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하지만 60년대 청소년에 비해 10㎝는 더 커진 요즘 청소년을 보면,키가 꼭 유전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식생활과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키가 자라는 것이다. 그러면 키가 자라는 데 도움되는 식생활은 무엇일까. 첫째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이다.사람의 뼈는 돌같이 단단해 보이지만,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이 그물처럼 엮어진 곳에 인산칼슘염이란 알갱이가 빽빽이 들어찬 형태이다.따라서 뼈가 자라나고 단단해지려면 촘촘한 그물망이 만들어져야 하고,이 때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단,육류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칼슘이 배설되므로 적당량 먹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중요한 영양소는 칼슘.칼슘은 뼈를 단단하게 여물게 한다.칼슘은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흡수율이 낮으므로,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나 유당,포도당 등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채소에 있는 섬유소나 피틴산,수산과 동물성 지방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주의한다. 비타민D도 중요하다.비타민D는 칼슘을 도와 뼈 형성이 잘 되도록 한다.비타민D는 자연 식품에는 아주 미량 들어있다.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일주일에 두 세 번만 햇볕을 쪼이면 피부에서 합성하니까. 이런 영양소를 모두 갖춘 음식으로 가장 추천받는 것이 두부이다.두부는 양질의 완전 단백질 식품이면서,칼슘까지 들어있으니 키를 크게 하는 데 제격이다.우유나 칼슘을 넣은 두유도 좋으며,잔멸치를 볶거나 조려서 뼈째 먹는 것도 아주 좋다. 청량음료처럼 당분이 많이 든 것은 칼슘 대사를 방해하므로 먹지 않는 게 좋다.지방질과 당질이 많은 인스턴트 식품도 단백질과 무기질 섭취를 낮춰 키를 자라지 못하게 하므로 피한다. 물론 키가 쑥쑥 자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이다.어린 시절부터 편식을 하거나,간식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키가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뭐든지 잘 먹고 잘 뛰어 노는 아이가 잘 큰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영학과
  • 김두관 해임안 가결/‘DJ 햇볕전도사’ 임동원 이어 김두관 마저 ‘魔의 9월 3일’

    9월3일…. 2001년 이날.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의 전도사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그리고 만 2년이 지난 2003년 이날 참여정부의 ‘리틀 노무현’ 김두관 행자부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임동원 해임안과 김두관 해임안은 단순히 같은 날짜에 의결됐다는 시기상의 공통점만 지닌 게 아니다.두 사람은 각각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비전을 상징하는 인물이다.임 전 장관은 DJ가 최대 업적으로 꼽는 햇볕정책의 산파이자 대북정책의 총책이었다.김 장관 역시 노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지방분권화의 사령탑이다. 해임안 가결을 전후한 정국의 혼란상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임 전 장관 해임안 가결은 DJP공조의 공식 파기를 의미했다.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DJ에게 등을 돌려 국민의 정부 출범 후 3년여간 지속돼 온 2여1야 구도가 1여2야,여소야대의 불안정 구도로 전환됐다.이는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정국구도의 기본틀로 자리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분당과 함께 노 대통령을 뒷받침할신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노 대통령의 당적 향배를 지켜봐야겠지만 2여2야(신당,민주당 대 한나라당,자민련)이든,1여3야(신당 대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이든 여소야대의 기본틀 속에서 정국이 새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두 해임안은 각각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을 한 해 앞두고 이뤄진 공통점도 지닌다.2001년 당시 DJ는 국회의 해임안 가결을 받아들여 임 전 장관을 해임했으나 곧바로 그를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로 임명,야당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다.노 대통령도 “왜 김 장관을 해임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거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해임안 처리 이후 정국이다.DJ는 임기 말에 맞은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급격히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졌다.한나라당의 각종 폭로와 의혹 제기로 두 아들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갓 넘긴 임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DJ와는 상황이 다르다.다만 지지율이 DJ가 레임덕에 빠진 임기 후반 때와 비슷한 40%대로 떨어진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한나라당은 이미 노 대통령이 해임 결의를 거부할 경우 정권퇴진운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해 놓고 있다.여야간 극한대치가 예고돼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
  • 면목시장 “할인점 안부러워”/오늘 시설현대화 준공식 쇼핑센터·아웃렛등 입주

    서울 중랑구 면목7동 사가정역 부근의 면목시장이 쇼핑하기 쉬운 현대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30년 전에 형성,지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의 하나로 꼽혔던 면목7동 면목시장의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돼 4일 오후 준공식을 갖는다고 3일 밝혔다.준공식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문 구청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면목시장의 현대화사업에는 국비 5억 2700만원,시비 9억 4900만원,구비 8억 1100만원,민자유치 10억 6150만원 등 모두 33억 4850만원이 투입됐다. 면목시장은 2층 건물의 연면적 1170평인 ‘등록시장’과 등록시장 골목을 따라 1530평에 형성된 ‘골목시장’으로 구성됐다.점포가 259개이며 100여명의 상인들이 조합을 결성,시장활성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도 한다. 등록시장에는 건물이 노후한 점을 들어 건물 전반에 대한 리모델링을 통해 쇼핑센터와 각종 잡화점,아웃렛 등 현대적 시설이 들어섰다.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건물 3층 옥상에는 재래시장으로는 드물게 60면 규모의 주차장도 마련했다.시장 주변에 형성된 골목시장에는 비가 올 때나 햇볕이 내리쬘 때도 영업·쇼핑할 수 있도록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노점상을 정비,도로의 폭을 확보하는 등 손쉽고 편리하게 시설을 꾸몄다.두 시장의 장점을 살리고 인근의 대형 할인점에 손님을 빼앗기지 않도록 시설을 최대한 확보한 것이다. 이에 앞서 구는 2001년 관내 우림시장의 현대화사업도 벌였는데,모범사례로 인식돼 전국 곳곳에서 견학을 오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인근의 대형 할인점에 손님을 빼앗기지 않도록 편리한 쇼핑에 역점을 두었다.”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훨씬 편하게 쇼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식에 앞서 오후 3시부터 흥겨운 농악과 신나는 재즈댄싱,주민노래자랑,경품추첨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조덕현기자 hyoun@
  • NGO / 보수단체 ‘대표주자’ 바뀐다

    보수단체의 ‘간판’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대표적 보수단체로 꼽혔던 자유총연맹 등이 반공 이미지 탈피에 나서면서 영향력이 위축되고 있는 반면 북핵저지시민연대와 자유시민연대,민주참여네티즌연대 등이 최근 ‘반핵반김 자유통일국민대회’를 구성,활동하면서 보수단체의 신흥 중심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하는 집회를 주도해 위세를 떨쳤다.광복절인 지난달 15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건국 55주년 반핵반김 국민대회’에서는 북한 인공기를 소각해 북한의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거부 소동을 촉발시킨 데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이 대회에 참가한 북한 기자와 유혈 충돌을 빚는 불상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보수진영의 재집결인가 이들 단체는 지난 3월1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회원 1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반핵반김·자유통일 3·1절 국민대회’를 개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당시 보수진영에서는 이들의 집회를 보수진영의 재집결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지난 6월21일에도 ‘반핵반김·한미동맹강화 국민대회’를,광복절에는 ‘8·15 국민대회’ 행사를 각각 개최하는 역량을 과시했다. 특히 광복절 행사에서 인공기를 소각,북한측이 남한당국의 사죄를 요구하며 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을 선언하는 소동으로 번졌다.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로 북한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결국 지난달 24일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미디어센터 앞 광장에서 ‘김정일 타도,북한 주민 구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북한 기자와의 유혈 시비를 야기했다.이들은 또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충돌사태의 원인제공자로 자신들을 지목하자 이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기자 테러만행 규탄대회’를 열고 북한 기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촉구하기도했다. ●기존 보수단체와의 차별성 이들은 반공활동 등을 표방했던 자유총연맹과 재향군인회 등과 노선을 완전히 달리한다.주로 반핵과 반 김정일을 표방하고 있으며,햇볕정책에도 강한 반감을 표시한다. 이 때문인지‘보수 원조’를 표방하는 자유총연맹은 지난 3월과 6월에 있었던 반핵·반김 집회에는 참여했지만 8월 집회에는 불참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우리는 극우가 아닌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집회에는 참여하겠지만 과격한 주장으로 이념분열을 심화시키는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신흥 보수단체 중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민주참여네티즌연대는 지난 2000년 젊은 네티즌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취지에서 인터넷 독립신문 대표인 신혜식씨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신 전 대표는 독립신문을 통해 “정부가 국가를 좌경화로 운영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난하는 등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준호 현 대표는 지난달 20일 노 대통령의 ‘인공기 소각 유감’ 발언과 관련,청와대 앞에서 항의의 표시로 인공기를 두 차례 불태우다 모두 11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과소비추방운동본부 박찬성 사무총장이 대표로 있는 북핵저지시민연대는 지난해 10월 북한 핵개발저지와 핵문제의평화적 해결을 목적으로 발족했다.이 단체에는 전몰군경유자녀회와 대한무공훈장회,납북자가족협의회 등 2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무리한 햇볕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을 도왔다며 북한 핵폐기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유시민연대는 지난 2000년 11월 진보단체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월남참전전우회와 대한참전단체연합회 등 50여개 단체가 참가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출범 초기부터 참여연대와 전교조 등 진보 단체의 활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보수세력의 대변자를 자처해왔다.또 이라크 파병 반대에 맞서 정부의 파병안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말 없는 다수를 대변 이들 단체의 활동으로 국내 보수 대 진보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실제 지난 3·1절 행사와 8·15행사 등에서는 충돌 우려가 현실화하기도 했다. 자유시민연대 관계자는 “그동안 진보단체의 목소리만 반영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말 없는 보수세력의목소리를 담아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들 보수단체는 지난 대선을 전후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한총련 합법화와 이라크전 참전논쟁,교육행정정보시스템 등 첨예한 보혁 갈등현안에 힘입어 급속히 세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진보단체를 견제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와 같은 국제적인 체육행사장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해 불미스러운 일을 야기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길섶에서] 비의 빛깔

    비는 철마다 다른 빛깔로 다가온다.같은 비라도 어느 철에 내리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한여름 소낙비는 파란 빛이다.한증막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잠깐 스쳐가며 무더위와 갈증을 한방에 날려버린다.봄철의 가랑비는 그린 빛.새벽부터 밤중까지 추적추적 내려 지루하긴 해도 만물을 소생시키는 고마운 비다.초여름 장맛비는 빨간 빛.곳곳에 게릴라성 폭우를 퍼부어 물난리를 일으키곤 한다.낙엽을 재촉하는 가을비는 노을 빛.사람을 한없이 맥빠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나름의 낭만이 있다. 이번 여름엔 비가 지겹게도 온다.일주일에 두 세번씩 꼬박꼬박 내린 지가 벌써 석 달째다.1년 동안 내릴 비가 지난 석 달간 한꺼번에 쏟아졌다.올 여름 비는 잿빛이다.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속을 지나는 느낌이다.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마룻바닥이 끈적끈적 달라붙는 것이 영 상쾌하지 못하다.요즘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자살자도 유난히 많아진 것 같다.햇볕이 그립다.북태평양 고기압아,제발 이젠 우리 곁을 떠나다오. 염주영 논설위원
  • [씨줄날줄] 장군님 사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막바지에 엉뚱한 일이 또 터졌다. 북한 응원단이 28일 오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청복리 34번 국도 진입로 부근에서 갑자기 차를 세우고 예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내건 ‘북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등의 글귀가 씌인 플래카드 4개를 멋대로 거둬가 버렸다.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가리키며 (한쪽이 장승에 매달린 플래카드를 보면서) “허수아비에 장군님의 사진이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이렇게 낮게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비를 맞잖아요.”라며 마치 영정을 모시듯 플래카드를 들고 갔다는 것이다.사진 취재기자의 카메라는 빼앗았다가 밤에 돌려 주었지만 플래카드는 29일 낮까지 예천 주민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에 이어 이번엔 응원단이 ‘파문’를 일으킨 셈이다.선수단과 기자단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녀 응원단의 고운 웃음에 홀려 있던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플래카드를 철거했다는 소식에 눈이 휘둥그래졌다.허참 어떻게이해해야 좋을까. 평양 상주 특파원을 지낸 사회주의권 출신 기자와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TV를 보면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해 발을 동동 구르며 열광하는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돌아온 대답이 “TV카메라가 지나가면 그들도 팔 내리고 조용해져요.”라는 것이다.응원단의 행동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하게 말할 수도 있다.공포정치는 개인숭배를 불러일으킨다.공포가 숭배를 가져온다는 게 괴이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탈출구가 없는 공포 앞에서 숭배를 택한다.스탈린 시절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도 그러한 예다.그러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론’ 해석에 대해 북한쪽은 펄쩍 뛸 게다.장군님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말이다. 지난 5년여 동안 북한에 햇볕을 쪼이면서 열린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했던 마음에는 응원단의 행동이 무척 당혹스럽다.‘오냐 오냐’하다가 수염 잡힌 할아버지 신세라고 개탄할 이들도 많을 터이다.언제쯤이나 미녀가 아니라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북한의 ‘보통응원단’을 볼 수 있을까. 강석진 논설위원
  • “많은일 너무 혼자서만 챙겨” “올챙이적 생각하는 개구리”/전·현 靑비서관 ‘盧리더십’ 설전

    김대중(DJ)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핵심인사들이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소장 최진)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 리더십과 국정운영’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DJ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들은 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냈다.반면 현 정부 청와대 출신은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DJ정부 말기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순용씨는 “대통령은 정책과 이데올로기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권위를 가질 수 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9월 공동여당인 자민련과 야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통일부장관 해임을 거부함으로써 햇볕정책의 일관성을 지킨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상기시켜 노 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 수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씨는 또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파문을 겨냥,“청와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막중한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보통사람과 다르다는 점을 빨리 인식해야 대통령을 잘 보좌할 수 있다.”고 말했다. DJ정부 당시 제1부속실장을 역임한 고재방씨도 “지금 노 대통령은 너무 많은 일을 혼자 챙기려 하고 있는데,이것은 대통령이 뭘 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이어 “이 정부 들어 국민들은 누구나 ‘나도 총리나 장관쯤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이것은 관료들이 일하는 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참여정부에서 6개월 동안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직한 문학진씨는 “노 대통령은 총선에 나가는 비서관들에게 돈 한푼 안주고,민주당의 신당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등 새로운 정치실험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곁에서 본 노무현은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하는 개구리이며,기본적으로 정의롭기 때문에 틀림없이 성공하리라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김병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맘에 들지 않더라도 중요한 국정과제 수행에 있어서는 국민 모두가 도와줘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호소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씨줄날줄] 추기경의 고언

    김수환 추기경은 이 땅의 정의와 양심의 상징처럼 우뚝 서 왔다.그는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적 지도자다.천주교 울타리 안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속으로 들어와 사랑과 정의를 실천했다.그가 27일 창간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김 추기경은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자세와 체제엔 아무 변화가 없고 오히려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남남분열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햇볕정책의 취지는 바람직하다.북한을 국제사회의 양지로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햇볕정책은 한때 남북화해의 큰 흐름을 만들어냈다.그러나 햇볕정책의 빛은 희미해졌다.빛을 가리는 것은 북한이었다.북한의 체제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많이 변한 쪽은 오히려 남한이었다.북한은 적이 아니라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북한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악용했다.북한은 남북의 민족공조를 앞세우며 남남갈등을 부추겼다.북한을 둘러싼 남쪽의 진보와 보수세력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그러나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김 추기경의 지적대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이념과 국민적 공감이다.통일지상주의나 어떤 통일인가를 묻지 않는 몰(沒)체제적 통일론은 경계해야 한다. 김 추기경의 정부에 대한 고언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그는 “처음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는데 그 기대가 자꾸만 무너진다.대통령 특유의 소신이 나라와 민족을 그릇된 길로 이끌어가지 않기를 빌고 있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소신은 필요하다.대통령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소신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꾸 떨어진다는 것은 그의 소신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권위주의의 단맛을 뿌리친 것은 대단한 결단이다.과거 지도자들은 권위주의에 탐닉해왔다.그 권위주의가 사회를 왜곡시켰다.지금의 혼란은 탈권위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인 측면이 있다.그러나 대통령의 권위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권위와 권위주의는 다르다.노 대통령은 치유와 통합의 권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창순 논설위원
  • “현 정부에 대한 기대 자꾸 무너져”김수환 추기경 ‘업코리아’ 인터뷰

    김수환(사진) 추기경은 27일 노무현 대통령 정부와 관련해 “아직도 불안하다.”면서 “처음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는데 그 기대가 자꾸만 무너진다.”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이날 창간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제발 그(노무현 대통령)의 소신이 이 나라와 민족을 그릇된 길로 이끌어가지 않기를 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추기경은 햇볕정책과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협력이 이뤄졌는지 심각하게 성찰해봐야 한다.”면서 “남북화해의 가장 큰 열쇠는 신뢰형성이며 그런 의미에서 남북 만남의 마당을 북의 선전장,북의 입지 강화의 자리로 삼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추기경은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죽음에 대해 “남북경협에 투신해 햇볕정책에 적극 동참했던 그의 죽음은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면서 “햇볕정책을 성찰적 입장에서 돌아봐야 하는 것도 그의 죽음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건개혁을 표방하는 인터넷 신문 업코리아(대표 안병영연세대 교수,www.upkorea.net)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간 축하 리셉션을 가졌다.이 자리에는 안 대표와 강원일 변호사,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 공동운영위원과 서경석 목사,이삼열 숭실대 교수,임현진 서울대 교수,박관용 국회의장,이명박 서울시장,홍석현 신문협회장,윤세영 SBS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안 교수는 인삿말에서 “업코리아를 20대 보수와 50대 진보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좌우,보혁 사이의 극단적 이념 대립과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중도와 균형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이집이 맛있대요 / 인천 낙지마을 ‘산낙지철판’

    가을로 넘어가는 요즘,입맛이 없을 땐 칼칼한 맛이 그리워진다.이럴 때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낙지.영양도 풍부하면서 야들야들한 낙지가 식욕을 당기는 까닭이다. 이런 낙지 요리를 잘하기로 입소문이 난 곳이 인천 서구의 관공서 밀집지역 심곡동 인천서부경찰서 맞은편의 낙지마을.가장 많이 나가는 요리는 낙지 철판(사진)과 낙지 전골. 전남 고흥반도의 영양 풍부한 펄에서 잡은 낙지를 가져온다.온전히 살아서 꿈틀대는 낙지다.값싼 중국산 낙지를 슬쩍 섞어 쓰지 않는다. 고추는 이 집의 안주인 최경숙(48)씨의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갖고 온 태양초를 쓴다.고춧가루는 친정 어머니가 햇볕에 말린 고추를 직접 빻아 보낸 것으로 매콤하면서 얼큰한 맛이 난다.이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간장·물엿·설탕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낙지 철판은 무를 넓적하게 썰어 바닥에 깔고 양념장과 함께 콩나물·양파·양배추·당근·미나리 등을 썰어 넣고 그위 낙지를 올려 익힌 것.매콤한 낙지를 야채와 같이 먹은 다음 밥을 볶아 먹으면 좋다. 낙지 전골은 육수에 갖은 야채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낸 것이다.꿈틀거리는 낙지를 살짝 데치면 밥투정하는 아이들에게도 좋다.보들보들한 낙지를 건져 먹는 것이 별미다.낙지는 살짝 익히는 것이 좋다.너무 익으면 질겨지기 때문.자작한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그만이다. 인천 이기철기자
  • U대회 조직위 ‘유감’ 안팎 /남북 위기 ‘미봉’

    24일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현장에서 발생한 남측 보수단체와 북측 기자단의 물리적 충돌은 조해녕 대회 조직위원장의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으로 일단 해결 국면을 맞았다.전금만 북측 단장이 수용을 유보했지만,일단 예정된 일정에 따라 선수단과 응원단을 참가시켜 대표단 철수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충돌사건은 남북한 사이의 ‘위기관리’ 체제를 시험해보는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남북간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서로 다른 체제 때문에 근본적인 구조적 허점을 안고 있다.그러한 허점을 그때그때 땜질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교하고,성조기를 불태우는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게재된 노동신문을 깔고 앉는 것까지 크게 문제삼는 북한으로서는 국가 지도자를 비난하는 시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또 북한을 보는 남한 내부의 시각이 정리되지 않은 것도 위기의 요인이다.김대중 정부이후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추구하는 ‘햇볕정책’의 원칙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햇볕정책의 실행방법에까지 들어가면 이념과 지역,개인적 이해관계 등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앞둔 시기적인 민감성도 남측 보수단체와 북측의 충돌을 자극한 요인이었던 것 같다.27일부터 시작되는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체제보장 문제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다.따라서 서울과 대구에서 체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문제가 터졌을 때 이를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가 없었던 것 같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상황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갔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예상이지만 아직도 암초는 남아있다.평양 당국이 끝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수도 있고,보수단체의 시위 및 이에 따른 북측 대표단과의 충돌사태가 재발한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북한은 자기논리에 따라 선수단을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당국자들은 말한다.북한 당국도 그런 행동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잘 알지만,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체제의 현실이다.특히 그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가급적 북한을 이해하려는 입장을 가졌던 남측 주민들까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게될 가능성이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참여정부 6개월 자평 / 문희상 “천지개벽 같은 변화”

    문희상(사진) 청와대 비서실장은 22일 “현 정부 출범후 천지개벽(같은) 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참여정부 6개월을 평가해달라.’는 기자질문에 “어떻게 한 마디로 평가할 수 있느냐.”면서 “콘텐츠,내용,질(質)의 변화가 이뤄져 이전 정부의 흐름과는 전혀 다르다.”고 자평했다.그는 “알짜 내용이 변하고 있으며 1인 보스와 통치체제가 있었던 것과는 컨셉트가 다르다.“고 과거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문 실장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너무 큰 변화라 (사실)우리도 불안하지만 생존의 문제라 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검찰,국세청 등 권력기관의 변화와 당정분리,대통령의 탈권위 등 현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것을 염두에 둔 듯하다.문 실장은 “21세기에 들어 전부 변하는데 우리만 변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옛날 코드를 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실장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사이에 절대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대북,통일문제”라면서 “정세현 통일부장관과 (김보현)국가정보원 3차장은 햇볕정책을 이어간 사람들로 첫 조각때 이들을 유임시킨 것은 대북정책 근간이 바뀌지 않았다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문 실장은 ‘박지원 전 비서실장 등 김 전 대통령 측근들이 구속되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검찰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 없게 된 게 아니냐.”며 “그것을 햇볕정책과 연결시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금이 선정(善政)을 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임금을 추방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것이 노 대통령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빨강 안경을 쓰고 보면 모두 빨갛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수없이 했고 내가 들은 것만 해도 10번 이상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열린세상] 해빙기의 아침

    광복절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내나들이를 한 나는 공교롭게도 두 집회의 가운데를 지나가게 되었다.한쪽은 예비역 군인들의 차량 행진이었고,다른 한쪽은 젊은 대학생들의 집회였다.이 두 집회는 경찰과 버스로 완벽하게 격리되어 있었다.그 장면을 뒤로 하고 지나면서 아직 여름이 한창인 그때 나는 좀 엉뚱하지만 ‘해빙기의 아침’이라는 한수산 작가의 오래 전 소설 제목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길고도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사로운 햇볕과 훈풍이 부는 봄이 온다.그러나 겨울과 봄 사이에는 해빙기라는 지나야 할 문이 있다.해빙기에는 예기치 않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겨우내 꽁꽁 얼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축대가 무너지기도 하고,얼음놀이 하던 아이들이 물에 빠지기도 한다.두꺼운 외투를 벗으면서 변덕스러운 날씨에 겨울보다 오히려 감기에 걸리기 쉬운 때가 해빙기이다. 세계적인 냉전체제가 해체된 지금에도 한반도의 냉전체제는 완전하게 해체되지 않고 있으며,냉전문화라는 형태로 우리의 일상에서 재생산되고 있다.그래서 혹자는 우리 민족의역사시계는 세계사의 그것보다 늦게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 역시 역사의 시계 속에서 한반도의 냉전 상황을 극복하고 봄을 향해 가야만 한다.이와 같은 점에서 햇볕정책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였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남북관계는 과거에 비해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상징적이나마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고,‘금강산 한번 가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은 이제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남북철도의 연결과 개성공단 사업도 현실화되고 있다.또 부산 아시안게임에서의 작지 않은 감동도 이전에는 상상할 수 있던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것과 정비례해서 우리 내부의 문제들이 증폭되어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대북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일상화해 버렸고,보수와 진보 진영은 서로를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주한미군의 주둔과 철수라는 상반된 주장의 시위가 같은날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야당은 여당의 대북정책이 문제라고 하고,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올바른 대북정책의 수행이 어렵다고 탓한다.보수는 진보가 위험하다고 말하고, 진보는 보수 때문에 개혁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가지는 혼란스러움과 우려를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금강산 사업을 지휘했던 한 기업인의 자살을 두고 그 이유에 대해 많은 해석이 있었다.그러나 아직도 해체되지 않은 한반도의 냉전구조와 냉전문화의 일상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자신 모두가 진정한 이유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보·혁간 분열상이 심각한 수준을 넘고 있다고 우려한다.그러나 냉전이라는 겨울에서 민족화해라는 봄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빙기를 거쳐야 하고,지금의 상황은 ‘해빙’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로 해석되어야 한다.보·혁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두 세력간의 공존이 어렵다는 현실이 문제인 것이다.우리 스스로 화해하지 않으면서 남북의화해를 이룰 수 없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해빙기의 위험들을 잘 극복해야만 한다.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관용하는 시민사회의 노력과 언론의 진지한 고민,그리고 사회 지도층과 정부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냉전의 자폐에서 벗어나 정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우리 모두는 냉전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다.겨울이 지나면 봄은 반드시 돌아오고,우리 역사시계의 봄도 멀지 않다.그래서 이 ‘해빙기의 아침’에 ‘성찰’이라는 단어의 진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조 한 범 통일연구원 북한기초연구사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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