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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가 우리 멍멍이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우리 멍멍이의 명복을 빕니다”

    “내 개가 죽어서 너무 슬퍼요.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더 잘해드리지 못한 불효자로서 후회스러운 마음이 컸는데, 내 새끼가 죽으니까 가엽고 애처로운 마음이 듭니다.” 지난 28일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한 장례식장에 40대 젊은 부부가 들어서면서부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입관식이 진행되고 1시간에 걸친 화장 절차가 끝날 때까지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 10년 넘게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면서 길렀던 애완견이 전날 밤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동물 장묘업체 전국 7곳… 종교별 장례식도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는 동물 전문 장묘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는 경기 4곳, 부산 1곳, 충남·북 각 1곳 등으로 총 7곳이다. 이날 찾은 경기 김포시 통진읍 귀전리에 위치한 동물장묘업체 페트나라는 1999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90년대만 해도 기르던 애완동물이 죽었다고 장례까지 치러주느냐는 따가운 주위의 시선도 있었지만 요즘은 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장례를 치러주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고 한다. 동물의 장례 절차는 사람의 장례 절차를 기준으로 해 만들었다. 죽은 동물의 주인에게서 장례 신청을 받으면 업체는 검은색 승용차로 반려동물의 사체를 장례식장까지 데려온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별로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식이 진행된다. 주인의 종교에 따라 절차는 약간씩 다르지만 동물의 사체는 알코올로 깨끗이 닦아주고, 무명실로 짠 광목 천으로 사체를 염한다. 최고급 삼베로 만든 수의(5만원 상당)나 오동나무로 만든 관도 선택할 수 있다. 주인이 반려동물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입관식이 끝나면 바로 화장 전용 소각로로 옮겨 1시간가량 화장 절차가 진행된다. 이날 장례식을 치른 부부도 유리창 너머로 화장터에 들어가는 반려동물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화장이 끝나자 수습된 반려동물의 유골이 단지에 담겼다. 주인은 이 단지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고, 혹은 따로 마련된 납골당에 안치할 수도 있다. ●年 20만원 정도면 전용 납골당 안치 이 장례식장에는 2층에 반려동물 전용 납골당이 마련돼 있는데 현재 700마리가량의 반려동물 유골이 안치돼 있다. 살아있을 때 몸무게가 5㎏ 이하인 동물이라면 납골당 이용료는 연간 20만원 정도다. 납골당의 모습은 일반 납골당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각 봉안담마다 반려동물의 생전 사진, 사료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납골당 주변에도 주인들이 가져온 꽃, 간식 등이 놓여져 있다. 반려동물을 납골당에 안치한 주인들은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생각날 때마다 이곳을 찾곤 한다. 이날도 강아지 2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안치한 김윤경씨(54세·여)가 이곳을 찾았다. 고양이 2마리는 본인이 직접 길고양이를 구조해서 입양했었다고 한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납골당에 온다는 김씨는 “반려동물을 기르다 보면 단순히 동물처럼 느껴지지 않고 어느 순간 한 가족 같이,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서 “똑같은 내 아들, 딸들인데 죽었다고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릴 수가 없어서 소중하게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족처럼 느끼기에 그냥 버릴 수 없어”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닭, 이구아나,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등의 장례까지 치러진다. 박영옥 페트나라 대표는 “현행법상 반려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는 실정이고, 아무 곳에나 묻으면 무단 폐기물 매립으로 벌금 등 처벌을 받는다”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기르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장묘업체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약 17.9%에 달하는 359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사육 규모는 556만 마리(개 440만 마리, 고양이 116만 마리)를 훌쩍 넘는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동물장묘업을 비롯해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애완동물 관련 산업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사료 시장 2500억원, 관련 용품 시장 2874억원, 수의 진료 시장 2600억원 등으로 기타 분야까지 합치면 약 8947억 5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계속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10% 이상 확대되고 있다. 가구당 애완동물 관련 연평균 지출액은 1990년 3156원에서 2000년 5628원, 2012년 2만 7900원 등으로 22년 사이에 8.8배로 늘었다. 애완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7%로 미국 0.34%, 일본 0.3%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오는 2020년에는 약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0만 마리 유기… 미흡한 동물복지 의식 하지만 일부 국민들의 동물 복지에 대한 의식은 크게 높아지지 않는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 수는 9만 7000마리에 달한다. 유기 동물 수가 가장 많았던 2010년(10만 1000마리)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매년 10만 마리가량의 동물들이 주인으로부터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동물 4마리 중 1마리는 안락사를 당한다. 지난해 유기동물 중 다른 주인에게 분양되는 경우가 28.1%로 가장 많았고 안락사를 시킨 경우도 24.6%나 됐다. 22.8%는 자연사했고, 주인에게 돌아간 경우는 10.3%로 10마리 중 1마리에 불과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유기 동물의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안락사 등으로 유기 동물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2011년 87억 8500만원, 2012년 105억 8300만원, 2013년 110억 7600만원으로 3년 새 26%나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애완견에 한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적이 저조하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지난해 인구 10만명 이상의 142개 시·군을 대상으로 의무화됐고, 올해부터는 인구 10만명 이하 시·군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시·군·구청에 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등록된 반려동물은 총 69만 5000마리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추정되는 반려동물 수의 12.5%에 해당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유기 동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비싼 치료비를 꼽았다. 애완견 등을 위해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데만 1회에 4만 4000원을 내야 한다. 피검사 비용도 14만~18만원이나 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의 치료비,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보험을 파는 민간 보험사도 거의 없다. 게다가 정부가 2011년 7월부터 애완동물 진료비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어 주인들이 치료비 부담은 더 커졌다. 납골당에서 만났던 김씨는 “애완견이 폐수종에 걸려서 5일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00만원이 넘었고, 탈골되서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비만 400만~500만원이 나왔다”면서 “말 못하는 짐승이니까 어디가 아픈지를 몰라 병원에서 하라는 검사를 다 할 수밖에 없는 게 주인들의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애완동물을 키워보고 평생을 함께할지 결정하기보다 가족으로 맡기를 결심하고 키우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대위에 올린 ‘청소년들의 자화상’

    무대위에 올린 ‘청소년들의 자화상’

    햄스터 우리만 있을 뿐 무대 위에 햄스터는 없다. 한데 그것이 갈등의 기폭제가 된다. 연극 ‘햄스터 살인사건’(극작 허선혜·연출 최여림)은 유쾌한 듯하지만 가볍지 않고, 통쾌하지만 씁쓸하다. 죽었지만 죽지 않고, 눈앞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시선과 사고를 흡인한다. 허름한 모텔 방에 햄스터 우리를 손에 든 남학생과 여학생이 있다. 보호와 강요의 틀 속에서 움직였을 이들이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떠올린 것은 안타깝게도 ‘멋진 죽음’이다. 그 와중에 배관공이 느닷없이 욕실을 고치러 모텔 방에 들어왔다. 배관공의 눈에 띈 것은 ‘모텔 방에 있는 청소년들’이 아니라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다. 굼뜨게 수리하더니 침대에 벌렁 드러누운 채 담배 심부름을 시키면서 연장자의 위세를 부린다. 여학생의 신고로 방에 들어온 모텔 여주인도 다르지 않다. 교복 입은 학생들을 모텔 방에 들여보낸 ‘어른’이면서 “눈 똑바로 뜨고 대든다”며 어쭙잖은 행세를 한다. 어른과 다툼을 벌이다가 여학생이 창문으로 몸을 던지고, 엉겁결에 배관공이 우리를 도망친 햄스터를 밟아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고작 햄스터 한 마리 때문”에 ‘일개 고등학생일 뿐’인 남학생의 분노가 폭발하는가 싶더니, 경찰인 아버지에게 훔친 ‘총 한 자루’로 지배관계를 역전시킨다. 이후 시시각각 진실과 거짓,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다. 논리적으로 따지려 들면 서사의 연결고리가 헐겁다 못해 끊어졌다고 할 만한데도 이음매 없이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극을 이끌어낸다. 서사의 끊어진 고리는 상상력으로 채우면 된다는 듯. 국립극단은 “기상천외한 유머, 발칙한 화법과 시선으로 청소년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부조리함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공연하는 ‘햄스터 살인사건’은 국립극단이 준비한 ‘청소년극 릴-레이Ⅱ’의 첫 번째 작품이다. ‘청소년극 릴-레이’ 시리즈는 청소년극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문제의식과 완성도를 모두 잡는 작품들을 엄선했다. ‘햄스터 살인사건’에 이어 30일부터 6월 7일까지 같은 공연장에서 ‘옆에 서다’(극작 박찬규, 연출 김수희)가 올라간다.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2013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의 선정작으로 지난해 낭독공연까지 실연했다. 청춘의 불안한 일상과 심리를 밀도 있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쓰고 연출한 ‘비행소년 KW4839’(6월 13~2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청소년들과 현장 예술가들이 만나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대화하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1만~2만원. 1688-5966.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몸무게 100g…세계서 가장 작은 사슴 태어나

    몸무게 100g…세계서 가장 작은 사슴 태어나

    햄스터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슴인 자바애기사슴의 새끼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말라가 인근에 있는 자연공원 ‘비오빠르끄 푸엥히롤라’에서 태어났다고 AFP 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자바애기사슴(학명: tragulus javanicus)의 원산지인 동남아시아에서는 삼림벌채로 인한 서식지 감소의 영향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이 사슴을 포함해 43마리가 보호되고 있다. 이 사슴은 보통 사슴처럼 발굽이 있지만, 설치류 같은 작은 몸과 큰 눈을 가지고 있어 ‘쥐사슴’이라고도 불린다. 이번에 태어난 사슴은 몸무게가 약 100g으로 너무 작기 때문에 아직 성별이 확인되지 않으며 아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공원의 대변인 아순 뽀르띠요는 “이 새끼 사슴의 성장은 매우 빠른 편이다”면서 “아직 젖을 찾을 수 없어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상태이지만, 사육 환경 속에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바애기사슴은 성체가 되면 체중 약 1kg, 토끼 정도의 크기로 성장한다. 어미 사슴은 2007년부터 아비 사슴은 1년 전에 프랑스 릴에서 이주해 현재 이 공원에서 사육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아웃 게임(잭 D 페라이올로 지음, 김상효 옮김, 씨드북 펴냄) 프랭클린 중학교의 교내 사립탐정 매튜에게 학교의 인기 치어리더 멜리사가 찾아와 “남자친구가 맡긴 나무 상자를 잃어버렸다”고 발을 동동 구른다. 같은 날 학교 ‘짱’인 비니와 ‘악동’ 쌍둥이 티모시나 티나 역시 매튜에게 나무상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들이 나무상자를 놓고 서로 쫓고 쫓기는 사이 매튜는 6년 전 발생한 아버지의 실종 사건과 이 나무상자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중학교를 배경으로 한 추리극 속에 ‘중2’들의 아슬아슬한 또래관계를 풀어냈다. 1만 1000원. 테푸 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박은경 지음, 김효주 그림, 마술지팡이 펴냄) 민기네 마을 골목에 있는 작고 허름한 가게의 주인 할아버지는 테이프 하나로 낡은 물건을 새것처럼 고쳐준다. 아이들은 그 할아버지를 ‘테푸 할아버지’라 부른다. 할아버지는 망가진 장난감도, 부러진 연필심도 테이프로 고쳐준다. 심지어 엄마 아빠에게 혼나 속이 상할 때도 할아버지가 테이프를 가슴에 붙여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테이프의 ‘힐링’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른 이의 상처와 아픔을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1만 800원. 회색아이(루이스 파레 지음, 구스티 그림, 남진희 옮김, 불광출판사 펴냄) 마르틴은 태어날 때부터 ‘회색’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회색인데다 마음도 회색이었다. 재미있는 것, 무서운 것, 슬픈 것을 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메말라 있었다. 어느 날 마르틴이 기르던 햄스터 구스타보가 목에 씨앗이 걸려 기절했다. 그 후 죽은 줄 알았던 구스타보에게 이상한 변화가 생겼다.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울음이 터져 나온 것. 책은 ‘회색아이’들의 내면에는 아직도 따뜻한 감성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1만 1000원.
  • 개도 놀랄 진료비…주민이 만든 착한 동물병원

    협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우리동생)이 동물병원 개원을 추진한다. 우리동생은 반려동물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반려동물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1월 만들어졌으며, 마포구 주민 8명으로 시작해 3월 현재 조합원 350명을 넘어섰다. 정경섭(43) 우리동생 대표는 17일 “협동조합 동물병원이 만들어지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수의사가 진료하면서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에 과잉 진료가 없고 어느 정도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2일 정기총회에서 병원 규모, 사업계획을 보다 자세하게 논의하고 9월에 병원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난관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일반 협동조합인 우리동생이 병원을 개원하면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 까다롭다. 사람을 진료하는 병원의 사회적 협동조합 전환 기준은 5만원 이상 출자금을 낸 조합원 500명 모집과 자본금 1억원 모금 등이다. 정 대표는 “동물병원에 대한 사회적 협동조합 기준은 따로 없고, 사람 병원 수준에 맞춰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조합원 중 수의사가 3명밖에 없는 것도 걱정 중 하나다. 우리동생에는 ‘사람조합원’ 외에 700마리의 ‘동물조합원’도 있다. 조합원이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토끼, 햄스터 등으로 지난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대표도 선출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해야 한다’는 우리동생의 설립 목표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 대표는 “유기동물이 한 해에 10만 마리, 사회적 비용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널리 퍼지기를 원한다”며 “우리동생 내에서 그런 부분들이 함께 공유되고 유기동물의 숫자가 적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햄스터 쳇바퀴서 10일간 생활한 두 남성, 그 이유는?

    햄스터 쳇바퀴서 10일간 생활한 두 남성, 그 이유는?

    찰리 채플린의 1936년 주연한 영화 ‘모던타임즈’는 기계문명으로 인한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풍자한 무성영화다. 최근 ‘모던타임즈’를 연상하게 하는 퍼포먼스가 미국 뉴욕에서 펼쳐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인간 햄스터 프로젝트’다. 거대한 쳇바퀴 안에서 열흘 동안 생활하겠다는 퍼포먼스 아티스트 ‘워드 셸리’(Ward Shelley)와 ‘알렉스 스웨더’(Alex Schweder). 이들은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소재한 ‘피어로기(Pierogi) 갤러리’에서 높이 8미터, 지름 4미터의 거대한 쳇바퀴 안에서의 일상생활을 선보이고 있다. 거대한 쳇바퀴 안에는 침대, 주방, 책상, 냉장고는 물론 화장실까지 마련돼 있어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다만 한 사람은 위, 한 사람은 아래에 머물며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쳇바퀴가 돌아간다. 한 사람이 움직일 때 다른 사람도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은 물론 위험이 따른다. 두 사람의 호흡이 상당히 중요한 프로젝트다. 단조로운 일상을 풍자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9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셸리는 지난 5일 미국 ‘NBC 뉴욕’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벽을 보고 벌을 서는 것처럼 지루 하고 심리적으로 힘든 프로젝트”라며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영상=break.com,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나가게 해줘’ 햄스터의 귀여운 탈출기 영상 화제

    ‘나가게 해줘’ 햄스터의 귀여운 탈출기 영상 화제

    햄스터의 귀여운 탈출기를 담은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인터넷판은 5일(현지시간) 비만 햄스터가 문틈으로 탈출하는 재미있는 장면이라며 1분여 분량의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먼저 공개된 것으로 현재 68만여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은 햄스터 한 마리가 방문 앞에서 빠져나갈 공간을 찾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햄스터가 이리저리 옮겨가며 탈출구를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은 눈치. 그러기를 한참, 드디어 햄스터가 머리를 방문 아래 틈으로 밀어 넣으며 탈출을 감행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햄스터의 몸이 문틈에 끼면서 꼼짝달싹도 못하게 된 것. 햄스터가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치지만 진퇴양난의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한참을 고군분투하던 햄스터가 결국 탈출에 성공하면서 영상은 마무리된다. 누리꾼들은 “햄스터가 힘들게 문틈으로 빠져 나가려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탈출할 때 행동이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YouTube: ignoramusky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개, 사회성 발달에 Good…고양이는 도움 안돼”(美연구)

    “개, 사회성 발달에 Good…고양이는 도움 안돼”(美연구)

    애완견이 인간의 사회성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개가 사람들이 고립된 느낌을 덜 받도록 도와주며, 개와 함께 인간의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고양이나 도마뱀, 햄스터 등은 이러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존 카치오포는 최근 열린 미국과학진흥회 컨퍼런스에서 “개는 인간이 외로움을 덜 느끼도록 돕지만 고양이나 파충류 등의 애완동물은 이 같은 역할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유독 개만 인간에게 이런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과 함께 산책을 하는 유일한 애완동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감정적 교류가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인간과 개는 함께 운동하고 함께 이웃을 만나는데 익숙하며, 이 과정에서 고립감 또는 외로움이 떨쳐지고 사회성이 높아진다는 것. 영국의 반려동물 자선단체 ‘독스 트러스트’(Dogs Trust)의 대표인 크리스 로렌스도 “사람들은 개와 함께 산책할 때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안녕’(Hello)이라고 인사를 하지만, 개와 함께 있지 않을 때에는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면서 “햄스터 등 똑똑한 애완동물도 있지만 이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도 애완동물 중 특히 개가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이 건강하며, 이중에서도 특히 개를 키우는 사람의 심장은 더욱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날씨를 막론하고 개를 산책시키는데, 이 과정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바닥 위에서 코골며 단잠자는 햄스터

    손바닥 위에서 코골며 단잠자는 햄스터

    귀엽고 앙징맞은 아기 햄스터가 사람 손바닥에서 코를 골며 잠자는 모습이 영상 카메라에 잡혔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귀여운 코골이 아기 햄스터’ 라는 제목의 20초 짜리 영상에는 아기 햄스터 한 마리가 피곤했는지 주인 손바닥 위에서 곤히 잠들어 있다. 마치 어미 햄스터의 품에서 잠자는 것처럼 편안해 보인다. 아기 햄스터 주위에서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면 아기 햄스터의 코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인은 야행성 동물인 햄스터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 조심 신경쓰며 아기 햄스터를 손에 올린 채 촬영했다. 햄스터의 귀여운 코골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무슨 꿈을 꾸고 있길래?”, “쌕쌕 소리가 너무나 귀엽다”는 둥 신기해 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PD goboy@seoul.co.kr
  • 코고는 앙징맞은 햄스터

    코고는 앙징맞은 햄스터

    귀엽고 앙징맞은 아기 햄스터가 사람 손바닥에서 코를 골며 잠자는 모습이 영상 카메라에 잡혔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귀여운 코골이 아기 햄스터’ 라는 제목의 20초 짜리 영상에는 아기 햄스터 한 마리가 피곤했는지 주인 손바닥 위에서 곤히 잠들어 있다. 마치 어미 햄스터의 품에서 잠자는 것처럼 편안하게 보인다. 아기 햄스터 주위에서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면 아기 햄스터의 코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인은 야행성 동물인 햄스터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 조심 신경쓰며 아기 햄스터를 손에 올린 채 촬영을 한 것이다. 햄스터의 귀여운 코골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무슨 꿈을 꾸고 있길래?”, “쌕쌕 소리가 너무나 귀엽다”는 둥 신기해 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PD goboy@seoul.co.kr
  • [단독] 여객기서 ‘햄스터 탈주극’… 항공 사고 위험 일촉즉발

    [단독] 여객기서 ‘햄스터 탈주극’… 항공 사고 위험 일촉즉발

    지난 8월 13일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승객 294명을 태운 채 이륙 신호를 기다리던 아시아나항공기에 비상이 걸렸다. 꼬리날개 화물칸에 실렸던 나무 상자에서 햄스터 10여 마리가 탈출해 활보하는 모습이 직원에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륙 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햄스터는 수출용으로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직원들은 부랴부랴 ‘쥐 잡기’에 나서 포획에 성공했고 이륙 직전 급히 햄스터를 비행기 밖으로 내보냈다. 최근 햄스터와 개 등의 동물 화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내에서 햄스터가 ‘탈주극’을 벌인 일까지 뒤늦게 알려지자 항공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햄스터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 같지만 사실은 아찔했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물류 전공 A 교수는 31일 “쥐 같은 설치류는 전선 등을 무차별적으로 갉아먹는 습성이 있는 데다 몸집이 작아 항공기 내부로 기어 들어가 심각한 기계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내 애완동물 운송 건수는 2010년 1만 8182건에서 2011년 1만 9581건, 2012년 2만 124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물 수출입 물량 증가와 함께 주인을 따라 비행기에 탑승하는 애완동물도 늘고 있어 ‘제2의 햄스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여객기에 실린 동물이 ‘사고’를 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당시 햄스터 화물 선적 과정에서 국제항공수송협회(IATA)가 정한 절차를 따랐으며 나무 용기 사용도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여객기에 짐을 싣다 보니 용기에 틈이 생기면서 햄스터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햄스터 사건 이후 설치류 운송 때는 판지(板紙) 재질의 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강화플라스틱과 섬유유리 재질 등의 용기 위주로 쓰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또 화물을 싣는 조업사나 승무원들에게 화물의 파손 여부를 더 꼼꼼히 살피라고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나무 용기 사용은 금지하지 않았다. 반면 대한항공은 전선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험 때문에 아예 설치류 화물을 받지 않는다. 운항 승무원들은 “햄스터는 자주 여객기에 실리는데 주로 기내 화물칸 뒤편에 놓이기 때문에 적재 이후에는 점검하기 어렵다”고 난감해한다. 특히 비행 중 동물이 적재 용기에서 빠져나오면 사실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동물 화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나무 재질의 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화물 접수 부서에서 포장 상태 등을 더욱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햄스터 10마리 종횡무진…아시아나기 아찔[단독]

    햄스터 10마리 종횡무진…아시아나기 아찔[단독]

    지난 8월 13일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승객 294명을 태운 채 이륙 신호를 기다리던 아시아나항공기에 비상이 걸렸다. 꼬리날개 화물칸에 실렸던 나무 상자에서 햄스터 10여 마리가 탈출해 활보하는 모습이 직원에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륙 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햄스터는 수출용으로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직원들은 부랴부랴 ‘쥐 잡기’에 나서 포획에 성공했고 이륙 직전 급히 햄스터를 비행기 밖으로 내보냈다.  최근 햄스터와 개 등 동물 화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내에서 햄스터가 ‘탈주극’을 벌인 일까지 뒤늦게 알려지자 항공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햄스터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 같지만 사실은 아찔했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물류 전공 A 교수는 31일 “쥐 같은 설치류는 전선 등을 무차별적으로 갉아먹는 습성이 있는 데다 몸집이 작아 항공기 내부로 기어 들어가 심각한 기계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내 애완동물 운송 건수는 2010년 1만 8182건에서 2011년 1만 9581건, 2012년 2만 124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물 수출입 물량 증가와 함께 주인을 따라 비행기에 탑승하는 애완동물도 늘고 있어 ‘제2의 햄스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여객기에 실린 동물이 ‘사고’를 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당시 햄스터 화물 선적 과정에서 국제항공수송협회(IATA)가 정한 절차를 따랐으며 나무 용기 사용도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여객기에 짐을 싣다 보니 용기에 틈이 생기면서 햄스터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햄스터 사건 이후 설치류 운송 때는 판지(板紙) 재질의 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강화플라스틱과 섬유유리 재질 등의 용기 위주로 쓰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또 화물을 싣는 조업사나 승무원들에게 화물의 파손 여부를 더 꼼꼼히 살피라고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나무 용기 사용은 금지하지 않았다.  운항 승무원들은 “햄스터는 자주 여객기에 실리는데 주로 기내 화물칸 뒤편에 놓이기 때문에 적재 이후에는 점검하기 어렵다”고 난감해한다. 특히 비행 중 동물이 적재 용기에서 빠져나오면 사실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동물 화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나무 재질의 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화물 접수 부서에서 포장 상태 등을 더욱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깔깔깔]

    ●동물뉴스 5 요즘 토끼들 사이에서 엽기토끼가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0대 집토끼들을 중심으로 눈 크기를 줄이고 귀를 절단하는 수술이 유행처럼 번져 성형외과가 발 디딜 틈 없이 호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산토끼들이 성형외과 앞에서 엽기토끼 100여개를 불태우며 시위를 하자, 병원 측에선 영업방해 행위로 공권력 행사를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스컹크 10여 마리를 긴급 투입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일명 원조교제를 알선해 온 집쥐가 검거됐습니다. 이 집쥐는 대화방 등을 통해 모집한 어린 생쥐들을 들쥐 등과 연결해 주고 사례비를 챙겨 왔습니다. 어린 생쥐 중에는 심지어 햄스터까지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사춘기 풋사랑은 뇌의 ‘이것’ 발달 때문

    사춘기에 겪게 되는 풋사랑의 감정은 뇌의 일부분에서 새로운 세포가 태어나기 때문이며 이는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미국의 뇌신경학자들이 주장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신경과학 연구진은 햄스터 실험을 통해 포유류는 사춘기가 되면 뇌의 편도체(amygdala)에서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며 인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편도체는 대뇌에 있는 아몬드 모양의 신경세포로 주로 공포와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이끈 매기 모어(박사과정)는 “편도체는 뇌가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사회적 신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편도체의 발달 역시 2차 성징의 하나로 보고 있다. 즉 이 기관은 성인이 된 이후 짝짓기 등의 사회적 행동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게 된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의약품 동물실험 한계… 퇴출운동 갈수록 위력

    # 개 한 마리가 동물병원에 실려왔다. 수의사는 수액과 항생제를 신속하게 투여하고 응급수술을 실시했다. 수의사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사용한 약 모두 같은 종류의 개들에게 충분한 실험을 거쳤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왔다. 의사는 고민 끝에 약을 처방한다. 하지만 갑자기 환자는 약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위험에 빠진다. 동물실험도, 임상실험도 이 환자에게 약을 제공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던 셈이다. 최근의 의약품은 이전보다 더 주의 깊게 연구되고, 더 철저한 시스템을 거친다.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잠재적인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이후 극히 제한적인 숫자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최초에 의약품 후보에 올랐던 화합물의 92%가 안전하지 않거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다. 문제는 이렇게 살아남은 8%는 ‘안전하다’고 간주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학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최소한 39가지의 의약품 부작용이 수많은 병원사의 원인으로 판명됐다. 또 심장마비·암 등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질병의 경우, 의약품 부작용으로 의심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의약품 개발 및 적용 시스템에서 동물실험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화장품 업계에서는 동물실험 퇴출 운동이 활발하다. 거대 브랜드들도 앞다퉈 동물실험 중단 서약에 동참하는 추세다. 의약품의 동물실험은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실험이 놓치는 것들은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포장돼 인간에게 훨씬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1950년대 주목받았던 입덧 방지용 수면제 ‘탈리도마이드’가 대표적이다. 탈리도마이드는 ‘부작용 없는 약’으로 인기를 끌었다. 근거는 개, 고양이, 래트, 햄스터, 닭 등에서 완벽한 안전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임신부가 출산을 하자 전세계적으로 1만명이 넘는 팔이 짧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추후에 확인된 사실이지만 동물 중에서 사람과 같은 부작용을 보이는 것은 토끼 중에서도 극히 일부 종류에 불과했다. 또 1976년 지사제인 클리오퀴놀은 쥐, 고양이, 개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과했지만 일본에서 1만여명이 시력 상실과 마비를 겪었고 수백명이 숨졌다. 반면 인간에게 이로운 페니실린은 동물을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독성을 보인다. 이에 대해 수의사이자 동물윤리 전문가인 앤드루 나이트는 “동물과 인간의 유전적·생화학적·생리학적 차이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병의 진행, 약의 흡수율, 분포, 효과 등 사실상 모든 자료들이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과 실험은 결과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체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트는 “기술적 진보가 모든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위험 요소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결국 동물을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죽는 시늉’ 햄스터 동영상 인기… “주연상 급” 극찬

    ‘죽는 시늉’ 햄스터 동영상 인기… “주연상 급” 극찬

    동물 세계에서도 연기대상이 존재한다면 주인공은 누구? 최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죽는 연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햄스터의 영상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Athanasius Mike’라는 네티즌이 올린 이 동영상은 주인의 말에 ‘죽는 시늉’을 하는 귀여운 햄스터의 모습을 담고 있다.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햄스터를 향해 손가락을 세우고 총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놀랍게도 이 햄스터는 몸을 움찔한 뒤 서서히 쓰러지는 ‘명연기’를 선보인다. 실제 총을 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될 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한 햄스터는 일약 네티즌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이 동영상은 현재(30일 오후 5시)까지 클릭수가 약 29만 건에 달해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것은 햄스터(hamster)가 아니라 햄‘스타’(hamSTAR)”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영상 보러가기 클릭 사진=동영상 캡처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녀석이 톱밥 속으로 숨어들었다. 녀석은 밀크셰이크처럼 어감이 달콤한 밀크스네이크 종이다. 먹이 줄 것과 따뜻하게 해 줄 것, 간단한 러시아 단어로 적어 놓은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이반이 출항하기 전 남긴 글이다. 이반은 녀석의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 선물처럼 케이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한국 사람과 러시아 사람은 닮은 구석이 많아, 이반은 러시아 사람들도 개나 고양이, 새 같은 애완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뱀이라니, 나는 검정 바탕에 노랑, 빨강 줄무늬가 있는 이국의 낯선 뱀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러시아에서 뱀은 집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다고 생각해. 녀석을 보고 놀란 나에게 위로라도 하려는지 이반은 한국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다고 했다. 명자, 이반은 내 이름을 부르고 입으로 휘이휘이 휘파람 부는 흉내를 냈다. 그러면 집안이 텅 비게 돼, 녀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종종 휘파람을 불던 내게 이반은 러시아 속담을 빗대 말했다. 나는 멀찍이 녀석을 내려다보며 이반의 익살에 웃음을 내보였었다. 이반을 만난 것은 클럽 로즈에서였다. 로즈는 P시에서 속칭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외국인 거리에 있었다. 예전에는 주로 미군들이 드나들었는데 미군이 철수하고 러시아 선원과 상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날도 나는 로즈에서 맥주를 마시며 립스틱이 번지지 않았는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젊은 러시아 청년 하나가 보드카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담 장 앞에서 한국 얘기를 듣던 선원 중 하나였다. 술을 마실 때 거울을 보면 안 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귓불에 입술을 갖다 대며 그가 속삭였다. 흔한 작업멘트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반이라고 했다.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처음 출발하는 곳이 고향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베리아 열차가 끝없이 달리는 드넓은 숲과 초원을 떠올렸다. 그에게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양손을 허공에 올려 내 얼굴을 길게 그려보였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왼쪽 손목에 새겨진 푸른색 돛이 펄럭였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내가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그린 얼굴이 허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처럼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사람들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만난 것처럼 이국의 여자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대개 영화 속 지명이나 주인공의 이름을 들먹이는 선에서 끝이 났다. 러시아말로도, 한국말로도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순간에 이르면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가 턱을 괴고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여행지처럼 나를 설레게 했다. 음악이 흘렀고, 클럽 로즈는 마치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을 품고 있는 대합실 같았다. 그의 손목에 새겨진 푸른 돛 때문이었을까, 나는 문득 그라면 함께 여행을 떠나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같이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월요일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좋아요, 월요일 여행은 불행하거든요, 러시아 속담이에요. 느닷없는 제안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나는 벽면에 붙은 러시아 달력을 바라보았다. 그날은 금요일이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마치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손을 잡고 아무 손님도 잡지 못한 나타샤를 지나쳐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에는 만국기가 꽃잎처럼 나풀거렸고 만국기의 행렬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다. 두 블록 떨어진 내 숙소로 걸어올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이반이 러시아 속담을 말하며 내 입술에 입을 맞출 것만 같다. 시계가 밤 아홉시를 넘겼다. 녀석은 원색의 몸을 감춘 채 아직 기척이 없다. 나는 열선을 펴서 케이지 크기만큼 접었다. 그 위에 타월을 깔고 케이지를 얹었다. 사람 옷 입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매원이 열선 까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겨울철,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지 못하는 녀석에게 열선은 생명줄과 다름없다고 했다. 녀석에게 25도의 체온으로 이국의 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불행일 수 있었다. 나는 콘센트에 코드를 꽂고 케이지에서 멀찍이 물러섰다. 거실의 불을 낮추고 이반이 남긴 메모지를 냉장고에 붙였다. 주방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북향으로 나 있는 주방에서 밖을 보면 아래층에 있는 중국집 ‘홍루’의 뒤꼍이 훤히 보였다. 홍루 뒤꼍에 가로등 빛이 희미하게 새들었다. 쥐라도 쫓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담자락을 타고 지나간다. 지난봄, 가게의 주인이 바뀌면서 홍루(紅樓)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홍루는 붉은 다락방이라는 뜻이지만 이곳에 사는 화교들은 늙은 기생의 방이라는 별칭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사거리의 허름한 중국집 이름 홍루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거리는 스산할 정도로 빛이 꺼져 가고 휑하니 바람만 몰아 불었다. 멀리 텍사스 거리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등 뒤로 손을 넘겨 자주색 민소매 드레스의 지퍼를 올렸다. 목선이 등 뒤로 깊게 파인 드레스였다. 이반을 만났을 때 이 드레스를 입었다. 이반이 긴 허리를 굽히고 마른 등에 입술을 댈 때면 나는 수줍은 소녀처럼 간지러움을 참아내곤 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빨강 립스틱을 덧바르고 귓불 뒤에 향수를 뿌렸다. 구제를 구입해 수선한 밍크를 꺼내 걸치고 자투리로 만든 밍크 모자를 머리에 비스듬히 얹었다.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장갑을 꼈다. 은색 스팽글이 촘촘하게 박힌 카우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텍사스촌에 접어들자 겨울 내내 공중에 걸려 있던 해진 만국기가 바람에 나풀댔다. 그 아래, 술에 취한 러시아 선원 두 명이 러시아 혁명가 스텐카 라진을 부르며 지나갔다. 나는 시애틀 노래주점을 지나고 캄차카 노래방을 지나 클럽 로즈로 걸음을 옮겼다. 로즈에는 러시아 민요인 백만 송이 장미가 흐르고 있었다. 낮고 고혹적인 중년 여가수의 목소리가 담배 연기와 흐린 불빛에 섞여 들었다. 손님이라고는 한국 선원 두 명과 러시아 선원 두 명이 전부였다. 마담 장이 표정 없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자리에 앉아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얹었다. 한국 선원과 함께 있던 나타샤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언니, 마셔? 라고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러시아 닭 꼬치인 샤실릭을 시켰다. 담배를 피워 물고 천천히 로즈 안을 둘러보았다. 마담 장이 무료하게 하품을 해댔다. 필리핀에서 온 구잘은 러시아 선원과 섞여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음악이 끝날 무렵 나타샤가 보드카와 샤실릭을 내왔다. 나는 담배를 끄고 보드카를 한 잔 따랐다.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자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목까지 치닿았다. 이반은 보드카를 마시는 순간이면 고향을 떠났다는 것도, 추운 바다 위를 떠돈다는 것도 모두 잊는다고 했다. 나는 열기가 되뿜어져 나오는 목을 진정시키기 위해 샤실릭 꼬치에서 닭 가슴살 한 점을 빼 마요네즈에 찍어 입에 넣었다. 내가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미군이 철수하고 나서였다. 러시아 선원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거리의 젊은 여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짐을 꾸려서 떠났다. 고작 러시아 선원의 비위나 맞추며 살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마담 장도 미군을 따라 미국으로 갔던 여자였다. 나는 미군 대신 러시아 선원을, 맥주 대신 보드카를, 영어 대신 러시아어를 몸에 익혔다. 이 거리에 나타샤와 구잘이 찾아들었다. 나타샤는 러시아에서 발레리나였고 구잘은 필리핀에서 가수였다고 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꿈을 찾아 이곳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또 다른 꿈을 좇아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텍사스촌으로 되돌아 온 사람들은 좀체 이 거리를 다시 벗어나지 못했다. 마담 장이 러시아 민요 대신 빠른 행진곡으로 음악을 바꾸었다. 선원들이 경쾌한 해군의 노래에 맞춰 무릎과 팔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보드카 병이 순식간에 비어 갔다. 시계는 벌써 열한 시를 넘겼다. 한국 선원이 나타샤의 뺨을 비비며 등줄기를 훑었다. 선원 하나가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는 순간 그녀가 마담 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마담 장이 전화를 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아가씨가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여자였다. 계산을 마친 그들이 클럽 안을 빠져 나갔다. 손님은 이제 러시아 선원만 남았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살집이 많은 러시아 선원 하나가 보드카를 마시며 계속 나를 주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선원은 보드카 병을 쥐고 일행을 벗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구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비틀거리는 선원보다 구잘이 먼저 내 테이블 앞에 와 선다. 러시아 선원이 들으라는 듯 러시아말로 이번에도 손님을 채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선원이 멈칫거리는 사이 구잘이 밖으로 나갔다. 선원이 내 앞에 앉는다. 그는 잔에 보드카를 따르며 자신의 고향 이야기로 말을 건넸다. 나는 그에게 이반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깨를 추켜올리며 자신이 이반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주색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며 슬쩍 어깨를 감싸 쥐었다. 해군의 노래가 끝나고 러시아 혁명가가 시작되었다. 구잘이 필리핀 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구잘의 친구가 러시아 선원의 팔을 꿰찼다. 멍청이! 저 언니 나이 많아, 주름 많아, 구잘이 선원에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구잘의 말에 선원이 내 앞에 앉은 선원에게 손짓을 보냈다. 동료가 만류하는 손짓을 무시하듯 선원이 지갑을 꺼내 보드카와 샤실릭 값의 두 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지켜보고 있던 구잘이 거칠게 다가왔다. 언니 년 나빠! 그녀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놀란 선원이 성급히 일어났다. 그리고 테이블의 돈을 챙겨 일행 쪽으로 가버렸다. 망할 년! 어린 년이! 마담 장이 구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언니 년, 나빠! 구잘이 악다구니 끝에 손을 풀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샤실릭 꼬치가 꾸들꾸들 말라갔다. 러시아 혁명가가 끝나고 경쾌한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이 짓도 이제 지긋지긋해, 러시아 년들을 한국 놈들에게 붙이고 필리핀 년들은 러시아 놈에게 붙이고, 이렇게 갈보 년들 불러대는 것도 신물이 난다구!” 그녀가 보드카를 마시며 넋두리를 해댔다. 쿨럭쿨럭, 천식 때문인지 잔기침이 뒤따랐다. “그래도 옛날에 이 바닥에서 명자, 하면 알아줬는데, 사내들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지, 그 시절에는 먹물 튄 년이 드문 때였으니…….” 그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흐릿한 불빛을 타고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거에 혹해서 사내놈들이 많이 찝쩍댔지…… 그때 한 놈 잡아 떠나지, 무슨 미련이 있다구…….” 그녀의 목소리는 무대 위에 홀로 앉은 재즈가수의 독백처럼 한없이 낮았다. “너나 나나, 진즉에 이 바닥을 떴어야 하는데……, 사나운 팔자는 이래도 저래도 막히니…….” 그녀는 마치 거울을 보듯 나를 보고 있었다. 손님은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코트를 걸쳤다. 카우치 백을 열어 계산을 마치고 조용히 로즈를 나왔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나는 홍루 앞에서 머리를 손으로 빗어 넘기고 모자를 반듯하게 썼다. 보드카 때문인지 속에서 열이 올랐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2층 현관문을 열었다. 녀석은 아직도 톱밥 속에 파묻혀 있다. 녀석에게 다가가 케이지 밑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댔다. 따뜻했다. 월요일에 길을 떠나면 여행이 불행하게 된다고 했던 이반은 정작 월요일에 떠났다. 이반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히 그가 월요일에 떠났기 때문이리라. 나는 욕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드레스를 벗었다. 거울에 깡마른 몸이 드러났다. 이반이 명자, 라고 이름을 부른 뒤 커다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려 보이면 나는 러시아 회화 책을 뒤지듯 그가 허공에 그려낸 그림을 꼼꼼히 살폈다. 이반은 종종 그렇게 자신이 탈 배가 지나갈 곳을 손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그럴 때마다 이반의 손목에 새긴 푸른 돛이 허공에서 움직였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깡마른 몸에 샤워기의 물을 뿌렸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것은 녀석 때문이었다. 문득 녀석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을 제대로 본 적도 없다. 나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로 나갔다. 케이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톱밥 위를 보았다.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은 줄곧 톱밥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일까, 나는 케이지 안을 살폈다. 톱밥의 곡선이 흐트러짐 없이 처음 그대로였다. 나는 냉동실 문을 열고 이반이 사 놓은 먹이를 하나 꺼냈다. 먹이는 알루미늄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개수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 포장된 먹이를 그대로 담갔다. 재스민 차를 우려내 창가로 간다. 눈이 흩날렸다. 홍루 지붕에는 엘피 가스통 4개와 물탱크,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작업복과 면장갑, 깨진 그릇이 나뒹굴었다. 그 낡은 지붕 아래 자장면과 짬뽕 옆으로 적힌, 익숙하나 한 번도 맛을 본 적 없는 횡서 끝자락의 낯선 메뉴를 떠올린다, 어쩌면 남자가 만들어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감조차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그 메뉴 밑으로 삐뚤삐뚤하게 적힌 러시아 음식들. 흑빵과 함께 홍루의 남자는 육개장과 비슷한 쌀단까나 빈대떡과 비슷한 블린 같은 러시아 음식도 만들었다. 종종 러시아 사람들이 중국 음식 중에 끼어 있는 러시아 음식을 주문하였다. 눈이 내려앉는 홍루 뒤꼍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가 등을 보이고 양파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것은 언제나 남자의 등이다. 남자는 마치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사람처럼 묵묵히 앉아 양파를 깠다. 넓은 고무 대야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물에 붇고 있는 양파 껍질을 벗겨 낸다. 인조털이 달린 두툼한 점퍼에 가려진 남자의 양 옆 어깨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나는 껍질과 뒤섞인 혼탁한 물에 한 쪽 손을 깊숙이 집어넣고 남은 양파 알을 찾는 남자의 기울어진 어깨를 본다. 언뜻언뜻 삐져나오는 남자의 붉고 물에 불은 손. 남자는 허리를 펴고 위를 올려다보는 법이 좀체 없다. 남자의 등 뒤로 살금살금 나타샤가 다가간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익살스럽게 굽히고 남자의 등 뒤에 몰래 다가섰다. 나타샤가 두 손으로 남자의 눈을 가린다. 남자가 양파 껍질이 묻은 젖은 손을 차마 나타샤 손에 포개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나타샤가 손을 풀었다. 나는 뒤돌아보고 멋쩍어하는 남자의 표정을 바라보며 식어가는 찻잔을 볼에 대고 눌렀다. 나타샤가 남자 앞에 턱을 괴고 앉는다. 분홍색 털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클럽에서와는 달리 앳돼 보였다. 남자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일을 멈추었다. 나타샤가 일어서더니 뒤꿈치를 모으고 양발을 벌려 발레의 폴리에 자세를 취한다. 두 팔을 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천천히 발 앞굽을 세워 잔걸음으로 뒤꼍을 옮겨 다녔다. 한눈에 봐도 그녀가 백조의 동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타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총총걸음으로 뒤꼍을 돌아 남자 앞에 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동그랗게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남자를 향해 웃고 있는 나타샤를 보며 식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개수대에 던져놓은 녀석의 먹이가 녹았다. 먹이를 건져서 접시에 담고 알루미늄 포장지를 벗겨냈다. 손가락 한 마디를 좀 넘긴 연한 핑크색 먹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쥐가 녀석의 먹이라니. 처음 기지촌에 왔을 때처럼, 처음 러시아 선원을 만났을 때처럼 무섭고 낯설었다. 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집게로 새끼 쥐를 집어 올려 녀석에게로 갔다. 톱밥 위는 아직도 텅 비어 있었다. 케이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고 먹이를 내려놓았다. 휘파람을 분다. 녀석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휘파람을 분다. 어릴 적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아무도 없는 집 마루에 앉아 허공을 향해 휘파람을 불어대곤 했다. 설령 어른들의 말처럼 뱀이 나온다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휘파람을 불면 곁에 누가 있는 것처럼 무서움이 가셨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어서 집이 비었는지 집이 비어서 휘파람을 불었는지 지금도 알 수는 없었다. 나는 케이지에서 시선을 거두고 소파에 앉아 여행자를 위한 러시아 회화 책을 폈다. 90쪽 ‘거리’에서부터 120쪽 ‘모자 가게’까지는 이반이 떠나기 전 러시아어로 읽어주었다. 151쪽 기차여행 편을 한글로 따라 읽는다. ‘그제야 마구 쎄스츠 나 보예즈제?’ 어느 기차에 타야 합니까? 홍루 뒤꼍으로 함박눈이 쌓였다. 나는 눈을 밟으며 홍루로 갔다. 홍루에는 나타샤와 한국인 두 명만이 앉아 있었다. 주방 안으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종업원에게 이반이 즐겨 먹었던 쌀단까와 흑빵을 주문했다. 종업원 대신 나타샤가 내 쪽을 힐금거리며 주방 입구로 갔다. 그리고 주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주문을 받아 전해준다. 나는 낮은 선반 위에 펼쳐진 러시아 회화 책을 잠시 쳐다보았다. 남자도 틈틈이 회화 책을 뒤지며 러시아 말을 익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폴리에 자세로 발을 벌리고 서 있는 나타샤의 뒷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고개를 돌렸다. 쌀단까와 흑빵이 나왔다. 이반은 홍루의 쌀단까 맛이 고향의 맛과 같다고 했지만 홍루의 쌀단까 맛은 육개장과 별반 다름없는 맛이었다. 천천히 흑빵을 뜯어 입에 넣었다. 흑빵이 입안에서 거칠게 씹혔다. 나는 반쯤 뜯어 먹은 흑빵을 남기고 홍루를 나왔다. 케이지 안에 먹이가 그대로 있었다. 녀석이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케이지의 뚜껑을 열고 먼지떨이를 거꾸로 찔러 넣어 천천히 톱밥을 휘저었다.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막대기로 커다랗게 원을 그은 뒤 안으로 조금씩 좁혀가며 톱밥을 감아 올렸다. 녀석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반이 곁에 있었다면 아마도 내가 휘파람을 불어 모든 게 텅 비어버린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녀석은 어디로 간 것일까. 눈이 녹고 있었다. 녀석이 사라진 지 일주일째, 부두에 배가 들어왔다. 텍사스 거리는 러시아 선원들과 보따리 상인들로 붐볐다. 나는 클럽 문을 열었다. 로즈도 러시아 선원들로 북적였다. 여전히 러시아 음악 백학이 흘러나왔고 조명은 더 흐려 있었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거울이 걸린 자리에 앉았다.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리고 카우치 백에서 담배를 꺼냈다. 언니 머? 구잘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샤실릭을 주문했다. 마담 장이 새로운 선원들을 앞에 두고 예전 텍사스 거리에 몰려들었던 미군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선원들이 이야기를 채근하듯 마담 장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시절 마담 장의 사랑을 구하려는 한 미국 병사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백만 송이 장미를 사다가 거리에 뿌렸노라고 말하자 선원들이 속았다는 듯 몸을 털며 허탈한 웃음을 웃었다. 러시아에 전해 내려오는 백만 송이 장미에 얽힌, 가난한 화가의 슬픈 사랑이야기란 것을 이내 알아챈 모양이었다. 마담 장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선원들을 앞에 두고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곤 했다. 선원들은 이국의 낯선 이야기에 자신들 나라의 이야기가 섞여 든 것을 알아채자 긴장이 풀렸는지 보드카를 연거푸 마셨다. 마담 장이 의자를 돌려 몸을 반쯤 틀고 있는 러시아 선원들을 달래듯 두 손을 들어 허공을 다독였다. 선원들이 다시 마담 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타샤는 한국인 선원들 사이에 섞여 있었고 이미 취해 보였다. 한국인 선원이 길고 곧은 나타샤의 등줄기를 더듬어 내려가다 허리를 감싸 안고 일어섰다. 마담 장이 재빠르게 나타샤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나타샤와 한국인 선원이 계산을 마치고 클럽 밖으로 나갔다. 홍루의 남자가 클럽에 들어선 것은 내가 두 번째 담배에 막 불을 붙일 때였다. 남자는 이곳이 처음인 듯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다소 들뜬 표정으로 구잘에게 주문을 했다. 그의 테이블에 맥주와 마른안주가 올려졌다. 나는 보드카를 한 모금 마셨다. 마담 장이 음악을 바꿨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러시아 선원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러시아인들의 춤은 마치 목각 인형이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처럼 무릎과 팔이 절도 있게 꺾어졌다. 격렬하면서도 율동 사이사이에 강한 매듭이 있는 러시아 춤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정신이 맑아졌다. 춤이 격렬하면 할수록 더 그랬다. 나는 선원들이 원무를 이뤄 추는 가팍을 보며 이반을 떠올렸다. 이반도 어디선가 함성을 지르며 저들처럼 가팍을 추고 있을까, 나는 보드카를 마시고 샤실릭을 한입 베어 물었다. 바에 앉아서 계속 몸을 흔들고 있던 마담 장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육중한 그녀의 몸이 빠른 리듬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였다. 선원들의 함성이 추임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다. 음악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들의 춤은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다. 구잘이 나타샤가 없는 빈자리를 대신하여 분주히 움직였다. 마담 장은 점점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해갔다. 가끔 이렇게 마담 장이 흥에 취해 선원들과 춤을 추면 그녀가 어김없이 해 오던 일, 러시아 아가씨를 한국 선원에게 붙이고 필리핀 아가씨를 러시아 선원에게 붙이는 일을 잊었다. 더불어 나의 존재도 잊었다. 그녀가 잊는 것은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천식처럼 오래된 이 거리의 모든 것들, 그녀를 되돌아오게 만들었던 익숙한 모든 것들, 그녀의 생 모두를 잊을 것이었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면 무언가 텅 비게 되는 것처럼 그녀도 텅 비어가는 것이리라. 원무에 끼어 점점 격렬하게 몸을 흔들 때마다 그녀가 한줌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기라도 할 듯 깡마른 손을 허공에 내밀었다. 홍루의 남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남자는 무릎 사이에 손을 찔러 넣고 눈은 줄곧 나타샤를 찾았다. 나는 마지막 보드카를 입에 털어 넣었다. 남자가 취했는지 점점 고개를 떨궜다.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문득 잊고 있던 녀석을 떠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남자가 고개를 든다. 거짓말처럼 녀석을 찾은 것은 소파 밑에서였다. 환전소에 가기 위해 러시아 동전을 지갑에 넣는 중이었다.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간 동전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누렇게 바랜 벽지에 노랑 빨강 검정 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소파 안쪽 벽 틈에 일자로 붙어 있었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가만히 녀석을 지켜보았다. 녀석도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먹이를 꺼내 따뜻한 물에 담근 다음 물기를 닦아 소파 입구에 놓았다. 집게를 들고 소파 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삼켰다. 먹이 앞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간 녀석이 고개를 들며 혀를 날름거렸다. 녀석의 여린 혀가 재빠르게 입속을 반복해서 드나들었다. 녀석이 먹이 앞으로 다가가 먹이를 덥석 무는 순간 집게로 녀석을 집어 케이지에 넣었다. 녀석의 입에는 삼키다 만 새끼 쥐의 여린 몸이 반쯤 물려 있었다. 로즈 앞에는 며칠째 클로즈라는 안내판만 달려 있었다. 겨울이면 도지는 마담 장의 천식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나타샤도 가끔씩 목욕탕이나 환전소에서 마주치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한국 선원을 따라 이곳을 떠났다는 말도 있었고 임신을 해서 로즈에서 쫓겨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텍사스 거리는 다 해진 만국기를 걷어내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나는 만국기가 끝나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이반을 처음 만났던 날, 이반의 달콤한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던 순간, 나는 내 여행이 이대로 끝이 나길 간절히 바랐었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만국기가 걷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블라디보스토크 행 비행기표 판매소를 지나 환전소로 갔다. 마지막 남은 먹이를 녀석에게 넣어주었다. 녀석이 조심스럽게 먹이에 다가간다. 잠시 목을 추켜세우더니 슬그머니 방향을 틀었다. 또 먹이를 먹지 않을 모양이었다. 온수에 목욕을 시키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수의사는 전화로 간단하게 처방을 내렸다.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정상적으로 탈피를 하기 힘들어진다고도 했다. 대야에 온수를 받아 케이지 옆에 놓았다. 케이지 뚜껑을 열고 널브러지듯 몸을 길게 풀고 있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집게를 들다가 내려놓았다. 녀석의 외피에 손을 조심스럽게 갖다 댔다. 녀석의 차가운 체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천천히 선을 그으며 머리 쪽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녀석의 입을 지나 턱쯤에 손가락이 닿았을 때 녀석이 감미로운 몸동작으로 손에 감겨든다. 소름인지 전율인지 무언가 몸속으로 울려들었다. 나는 녀석을 안듯 들어올려 온수에 담갔다. 녀석이 천천히 물속으로 스며든다. 나는 물끄러미 녀석을 보다가 물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미끄러지듯 내 손을 비켜나가는 녀석의 꽁무니를 따라가며 손을 저어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 녀석이 점점 생기를 찾은 듯 작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움직였다. 잠시 뒤 작은 수건으로 민첩하게 손아귀를 벗어나는 녀석을 떠내 마른 수건을 깔아놓은 그릇에 옮겨 담았다. 녀석을 재빨리 수건 위에 굴린 뒤 케이지 안으로 털어 넣었다. 명자, 아주 잘했어, 이반이 보았더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홍루를 지나고 로즈를 지나 도로 건너편에 있는 수족관으로 갔다. 파충류 먹이 있음. 간판 옆에 적힌 글씨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이 햄스터 케이지를 열다가 내 쪽을 본다. “뭘 드릴까요? 손님.” 점원이 케이지 안에서 햄스터를 꺼내며 물었다. “밀크스네이크 종인데……먹이 좀 사려고요.” 나는 나무토막을 기어오르는 비단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뱀을 키운 지 오래되셨나 봐요. 처음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거든요.” 점원이 손에 쥔 햄스터를 비단뱀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렇게 한창 클 때는 녀석도 산 먹이를 찾아요, 그래야 탈피를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나무막대를 기어오르던 녀석이 슬그머니 방향을 틀며 혀를 날름거렸다. 케이지에 던져진 햄스터가 꾸물꾸물했다. 움직임을 감지한 녀석도 먹이를 견준 채 꼼짝 하지 않다가 입을 벌리고 먹이를 물어 삼켰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점원에게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런 속담이 있었나요?” 점원은 손에 묻은 햄스터 털을 털어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님, 냉동 쥐로 드릴까요?” 점원이 물었다. 나는 햄스터의 하얀 몸이 비단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점원은 케이지에서 꿈틀거리는 분홍색 새끼 햄스터 한 마리를 꺼냈다. “녀석들이 종종 냉동 먹이를 먹지 않는데…… 그건 아마도 탈피를 하려고 그럴 겁니다. 제대로 크고 있다는 증거죠.” 나는 점원에게서 새끼 햄스터를 받아 골목으로 돌아왔다. 날이 풀리고 있었다. 곧 부두에 배가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문이 닫힌 로즈를 지나 홍루에 들러 쌀단까와 흑빵을 시켰다. 남자는 여전히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탁자 위에는 너덜너덜해진 러시아 회화 책과 비닐도 뜯지 않은 발레 슈즈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흑빵을 뜯어 쌀단까에 적셔 먹었다. 맞은편 거울에 흑빵을 씹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밥을 먹을 때 거울을 보면 안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이반이 내 귓불 뒤에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일 것 같았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 “푸틴없는 러시아로”… 1만명 ‘모스크바 점령’ 시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재집권과 부정선거에 분노한 민심이 ‘모스크바 점령’ 시위로 분출됐다.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는 시민 1만명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도심에 쏟아진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 국민은 지난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이끌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수백명은 대통령궁인 크렘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로 행진하려다 무장경찰에 가로막혔다.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야당을 지지하는 시위대 100여명이 붙잡혔다. 이날 시위에는 인터넷에서 비판 여론을 주도해 온 대학생, 전문직 종사자가 ‘온라인 공론장’에서 뛰쳐나와 도심을 메웠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전했다.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체포됐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날 시위에서 확성기를 들고 “그들(정부)은 우리를 인터넷 속 햄스터라고 조롱할 수 있다. 좋다. 나는 인터넷 속 햄스터지만 그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방송에서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하고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끝내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번 선거에서 92석(약 20%)을 획득한 제1야당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역사상 가장 더러운 선거”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러시아 국민은 부정선거, 조작 보고에 대해 전면 조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자유선거도 아니고 공정선거도 아니었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 4일 총선에서 115개의 투표소에 감시단을 파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투표소 34곳에서 기표용지 불법 투입, 유권자 명단 조작 등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공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선거 감시 자원봉사자인 예고르 듀다(33)는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선관위원장이 책상에 투표용지를 쌓아놓고 기입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명백한 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시 선관위는 이 동영상에서 고발한 부정선거에 대해 수사관들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격앙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푸틴 총리는 이날 의석수가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그래도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통합러시아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도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선 통합러시아당을 지지하는 청년 1만 5000여명이 “선거결과를 조롱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조직력을 과시했다. AP통신은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모스크바에 배치된 무장 경찰과 군인 수천명이 시내를 순찰 중이라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디즈니채널 ‘스티치… 시즌2’

    어린이 전문채널 디즈니채널이 ‘스티치! 새로운 모험 시즌2’를 7일부터 방영한다. 시즌2는 투로 행성에서 도망쳐 나온 외계 악동 스티치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스티치와 유나가 소원을 들어 주는 ‘영혼의 돌’을 얻기 위해선 43가지 착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주 감옥을 탈출한 햄스터빌 일당이 ‘영혼의 돌’을 손에 넣으려고 스티치를 집요하게 공격한다. 한편 디즈니채널은 시즌2 방송을 기념해 퀴즈 이벤트를 마련했다. 홈페이지(http://disneychannel.co.kr)에서 응모하면 된다. 정답을 맞힌 시청자에게 추첨으로 스티치 인형과 캐릭터 시계를 증정한다.
  • 현대기아차 TV광고 미국을 사로잡다

    현대기아차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광고로 전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품질향상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점유율 급성장세의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호주법인이 제작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TV 광고가 미국의 ‘베스트애즈온티비닷컴’이 선정한 8월 첫째 주 최우수 TV 광고로 뽑혔다. 베스트애즈온티비닷컴은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광고 평가 전문 사이트로, 유명 광고 전문가들이 한주간 전 세계에서 제작·집행된 광고물 중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오고 있다. 지난달 초 전파를 타기 시작한 엘란트라 TV 광고는 로봇에 의해 정교하게 분해된 엘란트라 속에서 더욱 작아진 엘란트라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당신이 큰 차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이 엘란트라에 담겨 있다.’는 함축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짧지만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광고는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는 호주에서 올 상반기 총 4만 2978대를 판매했다. 특히 4월과 5월에는 2개월 연속으로 승용차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이런 사례는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이 제작한 쏘울 TV 광고도 지난 4월 마케팅 조사기관 닐슨사가 선정한 자동차 부문 올해의 광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햄스터를 등장시킨 쏘울 TV 광고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데 이어 올해 경쾌한 힙합리듬에 맞춰 햄스터가 쏘울을 소개하는 광고로 2년 연속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평균 시청률 40%, 시청자 1억명이 넘는 북미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미국 슈퍼볼 결승전에 광고를 선보여 막대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본 것이 올해 판매 신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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