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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바랜「혁명」…흔들리는「소 제국」/「혁명기념일 총격 소동」의 파장

    ◎최대 국경일에 4만 반정시위/개혁붐 타고 연방 해체위기감 볼셰비키혁명 73주년 기념일인 지난 7일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화려한 혁명기념 퍼레이드 도중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한 남자가 레닌묘 사열대 부근에서 총 2발을 쏜 것 뿐이고 정치적 목적이 있는지,고르바초프를 겨냥한 것인지도 분명치는 않아 1회성 해프닝으로 끝나 버렸지만 공산당과 중앙정부가 총질을 받을 만큼 권위와 위세가 추락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혁명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1시간만에 「붉은 광장에서의 레닌추방」「KGB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는 1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광장을 점거했다. 개혁정책을 둘러싸고 고르바초프와 불화를 빚고 있는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과 포포프 모스크바시장은 혁명기념식에도 참석하고 이어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도 합세했다. 4만여명으로 늘어난 시위대는 고 사하로프박사의 집까지 행진하면서 「공산당 타도」「미국 맥도널드 햄버거 만세」 등을 외쳐대기도 했다. 최대의 국경일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15개 공화국 가운데 절반가량이 혁명기념식을 갖지 않겠다고 공표해 왔고 일부에서는 「국가적 비극의 날」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었다. 혁명기념식을 갖지 않겠다는 레닌그라드시장 소브차크는 시민들에게 월동준비를 하고 행사에는 참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쯤되면 「자본주의와 지주의 압제를 타도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기틀을 세운」 볼셰비키혁명은 이미 빛이 바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대접을 받는 것은 혁명기념식뿐만이 아니다. 혁명의 대의를 세우고 혁명을 지도한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창건의 아버지 레닌도 곳곳에서 재평가작업과 동상철거의 수모를 겪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스탈린은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개혁정책을 레닌의 저작에 기초해서 옹호해 왔다. 이번 혁명기념일 슬로건 가운데 하나가 「레닌의 이름과 대의를 수호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레닌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혁명이전에는 성 페테르스부르크라는 이름을 가졌던 레닌그라드 시민들의 절반가량은 레닌그라드가 혁명의 발상지임에도 불구하고 성 페테르스부르크로 이름을 환원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발트 3국에서는 레닌동상이나 초상화 등 기념물이 거의 사라진지 오래다.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발트 3국으로부터 그루지아 우크라이나 등에 이르기까지 널리 확산돼 있고 모자라고 구하기 어려운 경제사정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연방이 언제 붕괴되지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인상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의 보수적인 헤리티지재단이 앞으로 10년안에 소련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황당하게만 들리지 않을 만큼 소련은 존망의 위기에 몰려 있다. 자유ㆍ평등ㆍ박애의 프랑스 혁명은 2백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속에 빛나고 있으나 소련의 볼셰비키 혁명은 불과 73년만에 벌써 퇴색하고 기틀마저 흔들리고 있다.
  • 일,자판기 사업 호황(세계의 사회면)

    ◎5백30만대 보급… 연 매출 4백억불/여성 속옷ㆍ보석ㆍ꽃 판매기까지 등장 일본의 자판기사업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일본 전국에는 인구 23명당 1대꼴인 5백30만대의 자판기가 보급돼 있으며 연간 총매출액도 4백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87년보다 22%가 증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자판기 보급이 늘고 있지만 오늘날 일본에선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자판기를 통해 팔리고 있다. 그 비결은 일본의 뛰어난 전자기술이다. 현재 일본의 앞서가는 전자기술은 햄버거,꽃으로부터 보석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활필수품이 자판기를 통해 판매될 수 있게끔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자판기산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편리함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자판기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1년내내 냉온음료를 파는 음료서비스로 일본내 총자판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꽃재배업자들도자판기를 설치,재미를 보고 있는데 지난해 등장한 꽃자판기는 현재까지 1백여대가 팔려나갔다. 이 자판기들은 꽃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섭씨 10도와 습도 80%를 기계적으로 유지해주고 있다. 이밖에 일본에는 쇠고기ㆍ달걀ㆍ우산ㆍ보석ㆍ아이스크림ㆍ기차표ㆍ전화카드ㆍ신문 등을 파는 자판기가 글자 그대로 곳곳에 설치돼 있다. 자판기산업이 호황을 누리게 된 또 다른 요인은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이다. 도쿄의 한 대형 백화점은 지난 2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여성 속옷을 파는 자판기를 설치,젊은 남성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 맥도널드햄버거 “모스크바 점령”(세계의 사회면)

    ◎개점 반년만에 하루 5만여개씩 “불티”/종업원 1천여명,세계최대 체인으로 개점 6개월을 맞은 모스크바 시내 맥도널드 햄버거가게의 카운터에 루블화가 수북하게 쌓이고 있다. 레닌묘를 찾는 참배객들이 20분만 기다리면 잘 보관된 러시아혁명 기수의 시신을 볼 수 있는데 반해 점심때 맥도널드 햄버거를 사먹으려면 1천명이상 늘어선 줄에 서서 1시간30분이상 기다려야할 정도로 빅맥(맥드널드 햄버거의 별칭)의 인기는 높다. ○여점원 미소ㆍ친절 고객에 크게 어필 개점 당시 하루에 3만개씩 팔려나가던 모스크바시내 햄버거의 폭발적 수요는 최근 5만개로 늘어나 전세계 최대체인점으로 자리를 굳혔고 종업원수도 6백30명에서 1천1백명으로 증가했다. 밀크셰이크는 녹은 채로 나오고 햄버거속의 상추는 한대지방에서 온실재배된 탓으로 잎이 딱딱하게 말려들어가 펴지지 않기 때문에 제맛이 나지 않는데도 상추는 소련인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하다. 또 음식을 뚝뚝 흘리며 고함이나 지르는 점원들에 익숙한 소련인들에게 맥도널드 햄버거가게 종업원들의 미소에 가득찬 친절은 불가사의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백50㎞ 떨어진 무롬이란 마을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보루노바부인은 『정말 이곳은 청결하고 모든면에서 소련식당과는 다르다. 나는 정말 이 가게의 서비스가 마음에 든다』고 감탄을 금치 않는다. ○줄선행렬 끝까지 메뉴책 나눠주고 줄지어선 행렬 끝까지 쫓아 다니며 일일이 메뉴 안내책자를 나눠주고 묻는 말에 대답하는 잘 생긴 젊은 종업원들의 틈에 끼어 신문판매원등 잡상인들도 장사에 열을 올린다. 이곳 종업원들의 초임은 2백50루블로 소련노동자 월평균임금보다 다소 높은 편. 그런데다 근무태도에 따라 승급의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에 종업원들간의 친절경쟁은 대단하다. 올해 21살난 포고소바양은 개점 당시 2백50루블을 받았으나 지금은 카운터감독직으로 승진,월5백50루블의 고임을 즐기고 있다. 또 개점당시 우려했던 종업원들의 절도행각도 패티(햄버거속고기)와 빵ㆍ오이지까지 일일이 세며 1일 결산을 하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거의 근절돼 이제는 문제가 되지않고 있다. ○1시간반기다려야 비싼 햄버거맛 음미 그러나 1시간이상 줄을 서야하는 불편과 함께 햄버거 한개에 3.75루블씩이나 하는 비싼 가격이 많은 소련인들에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한시간 넘게 줄을 서고 있다고 말한 갈리나씨는 『이정도 돈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기다리지 않고 편히 앉아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며 불평을 털어 놓았다. 맥도널드는 이미 인근 타잔카 광장가에 「갬버거 카페」를 개업하는등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갬버거란 햄버거의 소련어표기(소련어에는 영어의 H에 해당하는 알파베트가 없어 갬버거로 발음된다). 5천만달러가 들어간 맥도널드 햄버거가게가 문을 열기 전까지 소련에서 양파 상추 오이지 치즈 등의 식품을 구경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 대만에 “뚱보” 득실(세계의 사회면)

    ◎고칼로리 영양식에 운동 부족한 탓/학생 25%가 표준체중의 20%초과 아시아 「4마리 용」가운데 최고의 외환 보유고를 자랑하는 대만에 요즘 「비만공포증」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일본 서구 여러나라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반갑지 않은 비만현상이 경제기적을 이룩한 이 조그마한 섬나라에도 예외없이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 대만인들 사이에서 뚱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순전히 고칼로리의 영양식과 영양에 관한 정보와 운동부족 탓이다. 대만인들의 식사 패턴은 과거와는 매우 다르게 변하고 있다. 쌀밥과 생선요리로 만족했던 과거의 대만인과 현재의 대만인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대만식 식사」는 거의 사라졌으며 그대신 햄버거ㆍ피자ㆍ프라이드 치킨ㆍ아이스크림 등 이른바 패스트 푸드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 그래서 지난 84년 대만에서 처음 문을 연 미ㆍ일ㆍ유럽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번창일로에 있다. 미 맥도널드 햄버거의 경우 수백곳에 달하는 해외지점 가운데 매상고가 10위내에 들정도로 대만은 패스트 푸드업계의 「황금시장」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2천만명의 대만인 가운데 25%인 5백만명이 평균적으로 매일 패스트 푸드를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한 통계는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패스트 푸드체인점들이 대만인들의 식성을 변화시키는 데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깨끗하고 편리한 점이 대만인들에게 먹혀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만인들이 요즘 먹고 있는 음식들은 또한 너무 기름기가 많고 소금ㆍ설탕으로 버무려져 있다고 영양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의사들은 식성의 이같은 변화는 고혈압ㆍ심장병ㆍ당뇨병 등을 포함한 성인병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 대만인의 칼로리 소모량은 줄어드는데 반해 섭취량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비만은 당연한 결과라는게 이들의 주장. 대만인들은 지난 50년에는 평균 하루에 2천5백칼로리를 섭취했었으나 88년 하루 섭취량은 3천17칼로리로 늘어났다. 그런데 이 수치는 대만행정원 농업위원회가 25세의 남자 평균칼로리 섭취량으로 추천하고 있는 최대치인 2천7백50칼로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심각한 학생 비만의 주원인으로는 운동부족이 지적되고 있는데 요즘 대부분의 대만 학생들은 과거와는 달리 걸어다닐 수 있는 근거리도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고 있다. 20년전의 대만 학생들은 논밭에서 열심히 일을 했지만 텔레비전 앞에서 초콜릿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요즘 대만 학생들의 생활유형이다. 그 결과 87년말 현재 표준 체중에서 20%가 초과한 비만학생들의 비율은 25%를 상회하고 있다는게 국립대만대학의 설명. 뚱보의 급증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대만의 의사와 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초래된 또다른 요인으로 전통적인 중국의 사고방식을 꼽고 있다. 살이 찐 체형이 부와 건강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중국의 옛말에 따라 대만인들은 먹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살이 지나치게 찐 경우에도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
  • 외언내언

    롯데그룹의 롯데리아도 내년 3월이면 모스크바에 진출한다는 소식이지만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모스크바에 매장을 개설한 미국 맥도널드 햄버거의 인기가 폭발적이란 외신보도다. 개장 첫날 점두에 장사진을 친 사람의 수는 무려 3만여명. 불과 1주일만에 점두엔 「1인당 최고 10개 이상은 팔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나올 정도이며 프리미엄이 붙은 전매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편. ◆그러나 인기가 있는 것은 이 햄버거 뿐만은 아닌 모양. 매점의 화려한 치장이 신기하고 예쁜 아가씨들의 생글생글 웃는 얼굴의 서비스도 한몫 한다는 것. 『이곳엔 서방세계의 것 뿐이군』이라는 모스크바 손님의 감상이 흥미로웠다고 외신은 전했다. 해방후 우리나라에서 미제가 인기를 누렸던 것처럼 미국,유럽에서 온 것 이른바 「서방제」라면 모든 것이 신기하고 인기가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스크바 분위기. 고르바초프가 추구하는 「인도적 민주사회주의」나 「다당제」도 따지고 보면 서방제 정치제품이다. ▲그 서방제품을 수입하자며 벌어진 4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데모도 말하자면 서방제품. 30만이 모였다니 햄버거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던 모양이다. 햄버거는 먹으면 영양이 되지만 데모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고르바초프나 소련 사람들도 잘 아는가 모르겠다. ◆고르바초프의 공산독재 포기선언보다 더 중요하고 무서운 모스크바의 변화는 이 데모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관측통도 있다. 동유럽의 공산당들을 불과 6개월 동안에 전멸(?)시킨 마력의 괴물이 마침내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도 상륙했다는 것이다. 관제가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부쿠레슈티의 관제데모도 차우셰스쿠를 삼키지 않았는가? ◆4일의 데모는 개혁을 반대하는 보수파를 겁주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데모가 고르바초프 개혁의 부진으로 화살을 돌리면,또 공산당 불법화를 요구하면 「붉은 광장」이 「천안문 광장」으로 변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데모는 개혁을 촉진시키고 고르바초프를 도울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신경쓰이는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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