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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문화의 몰락’저자 모리스 버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반미감정’이 초점이 되고 있다.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든 구체적인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차이든 주목되는 현상이다.이런 가운데 미국안에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모리스 버만이 미국의 정치지도자와 문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 관심을 끈다.그는 저서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미국 문화는 로마의 종말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 책은 뉴욕타임스로부터 ‘뛰어난 책’으로 호평을 받았다.미국 문화의 종말 근거는 엔론 사태와 같은 부패의 만연과 지성의 빈곤이 바로 그 잣대라는 것이다. ◆멕시코지 '프로세소'대담 요약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플로리다 선거의 개표 부정으로 출범한 정권의 수장’이라고 거침없이 표현한다.그런가 하면 문법에 맞는 문장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질타한다.또 연설대 앞에 원고를 읽어주는 텔레프롬프터 스크린이 없으면 기자회견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혹평한다.그러나 이보다 큰 미국의 문제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지적 엘리트와 유리(遊離)된,‘무지한’ 인구 다중의 지적·정치적 빈곤이다. 설가이자 비평가인 수전 손탁은 얼마 전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이렇게 강한 나라의 ‘미국 여자’인 것이 부끄럽다.허영에 대한 숭배도,매스컴도,무기도,할리우드 영화도,폭력도,타국의 문화를 무너뜨리는 대중문화도 모두 싫다.이런 생각을 한 적도,말 한 적도 없지만 이젠 차라리 스페인 여자나 이탈리아 여자가 되고 싶다.미국에선 더 이상 편안하지 않다.9·11테러 사태 이전에도,내 생애 전체가 그랬다.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중요하다.보들레르가 그랬지 않은가.승자들보다는 패배자들이 훨씬 내게 흥미가 있다고.” 미국 지식인 사회에는 좌절감이 팽배해 있다.그 가운데 버만은 가장 직설적으로 위정자들과 사회 전체를 향해 칼을 겨눈다.그는 9·11테러 이후의 사정과 미국 사회의 위기상황을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특히 과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의 층이 있지만 인구 다수와는 극도로 유리돼 있다.마치두 개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 하다….길을 잃은 바보 같은 인구 다중에게 민주주의란 웬디스나 버거킹 햄버거를 골라 사는 것과 같다.그들은 CNN과 같은 계도된 뉴스를 보면서 진실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이미 (책에서)말했듯이 기업 헤게모니,미국 모델에 기초한 민주주의,글로벌 소비주의의 승리는 바로 미국 문명의 종언이다.” 버만의 경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미국과 문화적 거리를 유지하라.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라.그러면 훨씬 좋은 세계가 될 것이다.”다음은 작년말 버만이 멕시코 주간지 ‘프로세소’와 가진 대담의 요약. ●부시의 행동 양태로 보면 이라크와의 전쟁을 통해 지적 빈곤을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 부시는 그렇게 지적인 인물이 아니다.세련된 사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이렇게 지성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사고하는 유일한 방식은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분법이다. ●‘악의 축’에 대항하는 테러리즘 전쟁은 어떠한가. 1991년에 끝난 냉전의 연장이다.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할지 도무지 알수 없었고,또 어떤 주장도 제시하지 못했다.아버지 부시는 미국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만 찾으려고 애썼다.1년 동안 ‘마약전쟁’을 한 것도 그 일환이다.물론 완전히 실패했다.그리고 나서 이라크를 공격하는 걸프전쟁을 수행했다.이것은 잘못된 전쟁이었다.단순히 전쟁터에 달려가는 행위에 불과했다.그후 미국인들은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바보 같은 몇 해를 또 보냈다.섹스 스캔들,O J 심슨 재판이 지면을 도배했다.9·11테러가 발생하고 난 뒤 새로운 슬로건이 등장했다.걸프전쟁을 재개하고,‘공산주의’란 용어를 ‘테러리즘’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들은 부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뉴욕타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누가 미국 정부를 관리하고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는 부시가 아니라 기타 사람들일 것이라고 대답했다.직관적으로 정확한 응답이어서 나는 참 놀랍다고 생각했다.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기자,작가,사회과학자들에게도 지적 빈곤을 읽어낼 수 있는가. 미국에는 지적 엘리트와 기타 인구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항상 존재하지만 격차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미국 학술지들의 분석은 최상급이다.매우 정확하다.과학분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이렇듯 미국사회의 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계층이 있다.하지만 이들은 인구 다수와 극도로 떨어져 있다.더욱 심각한 점은 비판적 지성의 층은 매우 얇고,정부에 비판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지적인 빈곤과 정부관리 능력의 저하가 ‘부시 리스크’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미국에는 ‘뉴요커’ 같은 좋은 잡지가 있다.훌륭한 학자 겸 기자인 데이비드 렘닉 편집인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선거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지적이든 아니든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대통령 주변에는 준비된 보좌진 그룹이 있고,그들이 실질적인 일을 하니 대통령은 머리가 없어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부시는 이라크와 전쟁을 치러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적 엘리트의 처신 방식,즉 인구 다중과 괴리돼 자기들 수준에서 멈춰있는 것도 미국 문화 위기의 일부가 아닌가. 식인과 인구 다수의 괴리가 이전에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고 본다.과거에 미국의 지식인들은 항상 멸종 위기에 놓인 종자인 것처럼 자신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사실 지금도 그들의 영향력은 없다.부시 같은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쳐다보지도 않는다.클린턴은 그렇지 않았다.그러나 일반적으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지식인들에게 관심도 없다.지식인들은 나라 내부에서 멸종돼 가는 위기에 처한 종자라고 스스로 여기기 때문에 불안해한다. ●부시와 폭스 현 멕시코 대통령이 비슷한 점은 있는가. 자기 나라에 대해 위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비슷하다.두 사람 모두 실제 행동하는 것보다 말을 많이 한다.이미지로 존재하지 실제적이지 않다.멕시코 역사의 라사로 카르데나스 대통령이나 미국사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같은 이가 아니다. ●그렇다면 두 대통령의 대권 장악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미국의 경우는 설명할 수 있다.‘미국문화의 몰락’이란 책에도 써 놓았다.미국은 고대 로마제국처럼 제국기의 최후 단계에 서 있다.로마제국의 경우 마지막 위대한 황제는 4세기쯤의 디오클레시아누스였다.그 이후의 로마황제 이름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황제권력을 이었고,제국은 쇠락해 갔다.현재 미국에서도 보잘 것 없는 대통령들이 계속 집권하고 있고,미 제국은 붕괴되고 있다.똑같은 과정이다.우리가 죽어가듯이 문화도 마찬가지다.미국 문화가 죽어갈 때 부시 같은 이가 나타나는 법이다. 이성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미국문화의 몰락'어떤 책 53%의 미국인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하루 또는 한 달에 한번 돌고 있다고 믿는다.성인의 60%는 전혀 책을 읽지 않고,6% 정도만 1년에 겨우 한 권의 책을 읽는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지적 능력으로 볼 때 미국은 유엔 소속 158개국 가운데 49위에 불과하다.미국 대학의 위상은 중세말 교회나 다를 바 없다.그곳은 고수익 직장(천국)에 갈 수 있는 학위(면죄부)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질해 버렸다. 문명비평가 모리스 버만은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맥월드’(McWorld)로 통칭되는 기업문화가 지배함으로써 미국은 우민화되고 있고,그 문화는 상업화되면서 스스로 소진돼 간다고 주장한다. 그가 내세우는 미국 문명 몰락의 징후는 네 가지다.첫째,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중산층의 사회’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둘째,노령화 사회의 진행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위기에 처해 있다.셋째,비판적 사고가 사라지고 전체적인 지적 수준도 급격히 저하됐으며 문맹률이 확산되고 있다.넷째,문화의 실질적인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이것을 저급한 수준으로 재가공하는 것만 성행한다. 버만은 이런 징후군은 로마 문명의 몰락에서 똑같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는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이나 피트림 소로킨의 역사순환론에 빗대어 소비주의·상업주의에 찌든 미국문화 전체를 도마에 올린다.대학에서도 교양문화가 사라지고,뉴에이지,해체주의,가이아 이론,유너바머,감성 생태학,종교적 원리주의,디팩 초프라 신드롬,알트유같은 원격 교육기관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것이다. 그는 ‘미국화된 세기’가 될 21세기는 미국문명의 몰락과 새로운 재건을 꿈꿀 ‘새로운 수도사적 인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파한다.신인간은 중세 암흑기에 르네상스를 준비한 수도사들처럼 계몽주의를 꽃피게 한 이성에 대한 사랑과 낙관주의를 가지고 유목민적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문명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앨런 블룸의 ‘미국 정신의 종언’이 보수주의 입장에서 교양문화의 종말을 비판했다면 이 책은 자유주의 입장에서 소비주의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형 연구위원
  • 盧당선자 파격행보

    12일 오전 한 기자는 서울 명륜동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가 깜짝 놀랐다.노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보세요,저 ○○○기자인데요.” “예,저는 노무현입니다.” “네?….집에 계시네요?” “글을 읽고 있습니다.” 당선자 비서에게 일정을 알아보려고 전화했던 기자는 의외의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 더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그냥 전화를 끊고 말았다.잠시 후 마음을 가다듬은 기자는 본격적으로 취재에 나서려는 생각에 20분쯤 뒤 다시 전화를 걸었다.그랬더니 역시 노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받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평일엔 부인 권양숙 여사의 비서가 전화를 받는데,휴일은 비서들을 쉬게 한다는 것이었다.마침 다른 식구들마저 자리에 없어 노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받은 것이다. 노 당선자가 기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그는 지난 9일 오후 “북한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며 한겨레신문사를 불쑥 방문했다.대통령급 신분으로 언론사를 예고없이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무성한추측을 낳았다. 대통령 취임을 한달여 앞둔 노 당선자가 파격을 거듭하고 있다.그것도 기존의 대통령상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수준이다.“노 당선자에게서는 종전 최고권력자의 카리스마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서울 세종로 대통령직 인수위의 당선자 비서실은 노 당선자가 출근할 때 일제히 기립하는 ‘예우’가 없다.한 비서는 “갑자기 당선자가 들어오는 바람에 일어설 틈이 없다.”고 털어놨다.책상에 얼굴을 박고 일하는 도중 어느덧 집무실에서 나온 노 당선자가 옆에 다가와 “오늘 날씨가 괜찮나?”라거나,“신문에 이러이러한 기사가 났는데,맞는 얘긴가?”라고 물어 당황했다는 비서도 있다. 노 당선자는 차량 이동시 요인 경호를 위한 경찰의 신호 조작 편의도 가급적 삼가라는 지시도 내렸다.이로 인해 주행중 일반 차들과 나란히 정차하는 경우 경호팀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한다고 한다. 당선후에도 대중사우나를 찾은 사실은 이미 몇차례 소개됐다. 노 당선자의 ‘파격’에 대한 여론은 갈린다.호평하는 쪽은 ‘노풍’(盧風)은3김 문화 등 구 질서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했던 만큼,파격은 자연스러운 시대정신이란 주장이다.미국에서도 과거 조지 부시 정권의 식상함에 대한 반대기류를 타고 대통령이 된 빌 클린턴이 거리에서 햄버거를 사먹고,그의 30대 비서관들이 캐주얼 복장으로 백악관에 출근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그동안 우리사회는 너무나 권위적이고 문턱이 높았다.”며 “경호상의 문제만 없다면 좀더 파격적인 행동으로 케케묵은 의식구조를 깼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노 당선자의 행동은 일개 정치인에서 국가원수 신분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지체현상’인 만큼,하루속히 국가원수로서의 권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단국대 안순철 교수는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가벼운 행동이 외국에 비쳐질 경우 국익에도 손해”라며 “탈(脫)권위는 일시적인 행동이 아니라,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선자 비서실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파격은 실질을 위해서는 형식에 얽매이지않는다는 그의 오랜 성격의 발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맥도널드 37년만에 첫 적자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지난 1965년 기업공개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올 4·4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맥도널드는 17일 분기 실적 공고를 통해 판매 격감과 구조조정 비용 부담때문에 주당 5∼6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1년 이상 문을 열었던 점포들이 10월과 11월 두달 동안 1.6%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12월에는 더 큰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고 덧붙였다.회사는 또 지난달 175개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데 들어간 3억 9000만달러(4700억원)를 비용으로 공시했다. 4·4분기 매출 감소가 현실화되면 맥도널드는 8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이어가게 되며 최근 사의를 표명한 잭 그린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책임론이 주주들로부터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맥도널드가 이처럼 곤경에 내몰린 것은 지나친 저가경쟁의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햄버거,샌드위치,요구르트 파르페 등을 놓고 경쟁업체와 벌인 할인 경쟁이맥도널드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수렁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것이다. 강력한 경쟁업체이자 세계 2위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도 출혈경쟁으로 인한 경영압박을 최근 심하게 받고 있으며 3위인 웬디스 역시 저가 할인상품의 뒷감당을 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파네라 브레드’같은 중저가레스토랑의 선전도 맥도널드의 침체를 부채질했다. 실적 공시 후 맥도널드 주가는 17일 뉴욕 증시에서 8.29%나 떨어진 15.99달러에 거래 마감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07%(92.01포인트) 떨어진 8,535.39에 거래가 종료됐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59%(8.30포인트) 밀린 1,392.03을 나타냈다. 임병선기자 bsnim@
  • 예술의전당 21일부터 ‘팝아트’ 전-여배우 얼굴 사진 햄버거 광고

    마르셀 뒤샹은 1917년 남성용 변기를 ‘샘’이란 제목으로 출품해 ‘미술작품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뒤샹의 주장은,비록 기성품이라도 화가가 선택한 순간 그것은 작품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0년 뒤 그의 철학을 뒤따르기라도 하듯 ‘팝아트’가 탄생했다.195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이 미술운동은 60년대 미국으로 옮겨가,유명 배우의 사진을 복제하거나 코카콜라·햄버거등 광고 이미지를 확대·축소해서옮기고,신문을 이용한 이미지 작업,만화 확대 등을 일삼았다. 60년대 팝아트의 대표주자인 앤디 워홀은 작업장을 ‘공장’이라고 부르고,제 작품을 ‘생산’되어 판매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경계가 무너졌고,‘공장’에서 실크 스크린으로 수백장의 판화를대량 생산했다.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기본 구조로 하는 번영의 미국,상업문화가 확산되던 60년대를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예술의전당은 21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팝아트’전을 연다.1960년 초에서 75년까지의 작품들로,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스타인·멜 라모스·제임스로젠퀴스트·에드워드 류세이·로버트 라우젠버그·짐 다인 등 주요 작가 12명의 작품 52점을 전시한다.추상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고,그후 극사실주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조성문 전시사업담당은 “팝아트의 진수만을 모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팝아트의 다양한 측면을 총체적으로 맛보는 최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입체파·야수파 등 20세기의 다른 미술운동과 달리 팝아트가 특정한 스타일로 규정되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양한 접근방식을보여주는 일이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국내에서 팝아트는 90년대 초·중반 두 차례의 ‘앤디 워홀’전을 통해 알려졌다. 이번 전시품은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의 미술관 소장품이 주가 된다.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은 70년부터 ‘그래픽 스튜디오’에서 입주작가 프로젝트를 운영했는데,워홀·라우젠버그·로젠퀴스트·다인·라모스·리히텐스타인·류세이 등이 입주해 작업했다.휴양지 마이애미에 작업실을 두고독자적으로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은 자연스레 마이애미 대학에서 소장했다고. 팝아트의 본산인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대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주요 작가의 작품들이 이번에 대거 전시된다.1964년 아르투로 쉬와르즈의 ‘국제 현대판화 선집’에 든 작품 가운데 워홀의 ‘꽃’‘마릴린’‘리즈’‘모택동’,모라스의 ‘라마’,리히텐스타인의 ‘쉽보드 걸’‘핑커 포인트,초상화에서’등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성문씨는 “현대는 IT(정보통신)를 중심으로 60년대와 비슷한 역동적인사회적 변동이 이루어져 ‘브로드 밴 에이지’로 불린다.이런 시기에 미술은 어떤 조형예술을 보여줘야 하는가를 생각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팝아트는 1960∼70년대에 국한된 ‘박제’인가.그렇지는 않은 것같다.1980년대부터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의 그래픽스튜디오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린다고 한다.82년 라우젠버그·다인이,87∼89년 리히텐스타인이,90년에는 구소련의 작가들이 입주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팝아트의 ‘세례’를 받은 극사실주의를 비롯한 수많은 현대 작가들이 ‘일상성’에 주목한 팝아트의정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02)580-1510. 문소영기자 symun@
  • 일반인 CF모델 맹활약

    올해 광고계는 월드컵 광고와 브랜드 광고가 강세를 보였다. LG애드가 15일 발표한 ‘2002년 광고트렌드 결산’에 따르면 카드·이동통신 광고가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일반인모델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월드컵,브랜드 관련광고가 많았다. ◆다양한 모델 최고의 광고모델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어 박항서코치(아시아나항공),안정환(SK텔레콤),김남일(TG),홍명보(신세계백화점),이운재(삼성카드),차범근·차두리 부자(SK텔링크)까지 월드컵 관련인물이 대거 광고모델로 나섰다. 노인층·일반인 광고모델도 많았다. 롯데리아는 60대인 탤런트 신구를 내세워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하반기 최대의 유행어를 낳았다.햄버거를 고르는 할머니(맥도날드),국제전화를 하는 할머니(데이콤 국제전화) 등 일반인의 모습이 소개됐다. ◆브랜드 광고 봇물 직접 소비자들을 상대하지 않는 포스코나 현대모비스 등이 브랜드 중심의광고활동을 크게 늘렸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LG건설의 자이,태영의 데시앙,두산건설 위브,롯데건설 캐슬 등건설업체들은 빅모델을 기용한 감성적 접근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다했다. ◆금융권 광고의 격돌 올해 첫 유행어를 낳은 BC카드 광고 ‘부자되세요!’는 금융권 광고전쟁의서막을 알렸다.금융권 광고는 배용준·이영애(LG카드),정우성·고소영(삼성카드),이병헌·김희선(우리카드) 빅모델 커플을 내세웠다. LG애드 관계자는 “올해 광고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성장한 6조 2000억원규모에 이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하는 방향으로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키워드로 보는 2002 지구촌]③건강권 찾기

    미국 뉴욕시 의회가 지난 13일 술집과 식당을 금연 작업장에 포함시키는 조례를 통과시킴으로써 이제 뉴욕에선 야외 카페나 특수 흡연실을 갖춘 술집등 극히 예외적인 곳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됐다. 세계 각국이 공공장소 금연을 추진하거나 공청회를 여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로 2004년 1월부터 레스토랑과 술집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기로 했다. 올해는 건강권 되찾기 운동이 더욱 활발해진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직·간접 흡연의 폐해에 대한 법원의 징벌적 피해배상 결정은 올해 더욱더 빈번해졌고 패스트푸드 회사를 상대로 한 비만 소송이 처음으로 지난달 미국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미국 LA법원은 64세의 여성 폐암 환자가 세계 최대 담배 제조회사인 필립 모리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80억달러(33조원)라는 손해배상액을 결정,개인 배상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각국 정부는 또 담배에 무거운 세금을 물림으로써 건강 증진기금 등을 충당하는 추세다.노르웨이에선 20개비들이 담뱃값이 62크로나(1만 200원)에 이를 정도다. 지난 6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지난달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8명의 청소년들이 맥도널드 햄버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공판이 열렸다.이들은 매일 한번씩 혹은 한주에 서너번씩 햄버거를 먹는 바람에 과체중과 소아 당뇨병 등 여러 질병을 얻었다는소송 이유를 적시했다. 맥도널드는 “과속하다 교통딱지를 떼이면 자동차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항변했지만 흡연 위험에 대한 경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지난 2000년 미국의 5개 담배 제조회사가 1450억달러(174조원)의 천문학적인 배상을 한 전례도 있어 패스트푸드 회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에 대항해 1986년부터 시작된 ‘슬로 푸드’ 운동은 전세계 7만명의 회원을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가 매출 금감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맥도널드 주가는 올해만 30% 등 지난 3년 동안 60%나 곤두박질쳤고 업계는야채 버거,샐러드 등 건강 메뉴를 도입하는 등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건강권 회복이 업계의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코카콜라를 매일 한병 이상 마셔온 회사원이 “콜라때문에 치아를 상했다.”며 12억원의 손배 소송을 냈다.브루스 바틀릿 미 정책분석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50개 업체를 파산시킨 석면제품 피해소송에 이어 담배와 패스트푸드 소송이 늘고 있다.”며 “설탕과소금 등 식품첨가물에 관한 소송으로 번지는 추세”라고 말했다.국내에서도지난 7월부터 제조물 책임(PL)법이 시행돼 건강 유해성을 표시하는 의무를게을리하는 기업들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네티즌 美製 불매운동,전국서 반미시위 잇따라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반미집회가 미국 제품 불매운동으로 옮겨붙고있다. 8일 관련 단체와 사이트 등에 따르면 미국 제품 불매운동은 500여개에 이르는 반미 사이트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여중생 사망사건 사이버 범대위’(bioviz.net)는 지난 7일부터 이달 말까지를 ‘미국 음식·영화 안 먹고 안 보기’ 기간으로 정해 맥도널드 햄버거와 코카콜라 등 대표적인 미국 음식을 먹지 말고 이달 말 개봉 예정인 007영화도 보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 촛불집회’를 확산시키고 미국과 영국,벨기에 등 7개국의 해외 유학생이 참여하는 사이버 해외 범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대한민국 네티즌연합’(cafe.daum.net/coreanetizen)도 이번 주부터 여성 네티즌을 대상으로 미국 제품 불매 등 ‘생활 속의 반미 실천운동’에나선다. 한편 8일 한국문인협회 소속 회원들이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모여여중생 추모시 낭송대회를 가지는 등 반미시위가 잇따랐다. 인터넷 자동차동호회 ‘스포티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sporage.net)회원 70여명은 이날 오후 경기 의정부 종합운동장에 모여 “살인미군의 무죄평결에 분노한다.”며 경적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등 전국 34개 지역에서 시민 5만여명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와 SOFA개정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와 항의집회에참가하는 등 대규모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
  • 정치 뉴스라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국회법상 의원직은 빨라야 오는 10일 상실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등록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국회법 제135조에 따라 의원의 사직은 원칙적으로 본회의 의결로 허가되고 의장이 허가하는 것은 국회 폐회 중일 때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오는 9일까지 정기국회 회기가 계속되고 본회의 개의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직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국회가 완전히 종료되는 10일이 돼서야 이 후보의 의원직이 상실되고,전국구 예비후보인 유한열(柳漢烈) 전 의원의 의원직 승계도 이때 이뤄진다. ◆중앙선관위는 올 대통령선거의 선거인명부 사본이 유출돼 유권자 본인도모르게 다른 용도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관리 규칙을 개정,이번 대선 때부터 선거인 명부에 ‘주민등록번호’ 대신 ‘성별과 생년월일’만 기재해 명부 사본을 교부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1일 자신을 비롯한 진보진영 후보들에대한 언론의 관심을 촉구하는 ‘언론계에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권 후보는 호소문에서 “민노당이 농민단체들과 함께 ‘우리쌀 지키기 100일 걷기운동’을 조직,후보인 저도 참가했지만 이는 묵살되고 어느 후보가농부 몇사람과 막걸리 마시는 장면은 요란하게 장식될 때의 제 심정이 어땠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학을 순회하며 학생들과 특별강연을 갖는 민노당 후보의 보도자료는 매번 휴지조각이 되는데,‘대학생들과 함께하는 ○○○ 후보’라는 제하의 기사와 사진으로 크게 부각돼 식당에서 대학생 몇명과 햄버거를 먹는 후보의 모습을 보는 마음은 또 어땠을까요.”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1일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미군 무죄평결에 대한 항의집회 확산과 관련,“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사과했으나 재발방지책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취한 태도도 유감스러우며,특히 SOFA 개정과 관련한 법무장관의 소극적 자세는 크게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 임권택 감독 ‘펠리니 메달’ 수상

    (파리 연합) 영화감독 임권택(66)씨가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로부터 펠리니 메달을 받았다. 미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파리 유네스코 회관에서 임 감독과 프랑스 영화배급사 ‘파테’의 고문인 피에르 리시앙에게 펠리니 메달을 수여했다. 유네스코는 임 감독의 영화작품 전체를 기리고 리시앙 감독이 세계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표창하기 위해 이 메달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펠리니 메달은 유네스코가 영화 부문에서 수여하는 유일한 상으로 영화 탄생 100주년인 지난 95년부터 이탈리아 명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이름으로인권보호와 인류애에 관한 작품을 만든 작가주의 영화감독에게 매년 수여되고 있다. 임 감독은 “영화제작 초기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로 큰 감명을 받았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제정된 상을 받게 된 인연이 놀랍다.”면서 “햄버거,전자제품 등과 달리 영화는 민족정신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스크린 쿼터제’와 같은 수단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 中 위안화 평가절상 논란

    중국 위안(元)화의 평가절상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중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이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18일 샹화이청(項懷誠) 중국 재정부장이 홍콩 상공회의소 주최 모임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촉발됐다.샹 부장은 “미국과 일본 등이 위안화의 저평가로 자국의 제조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런민삐(人民幣·위안화)가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특히 미국은 위안화의 저평가로 중국 수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바람에 올 들어서만도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4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기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 수출과 외국인 투자,큰 폭 늘어 평가절상해야 서방 국가들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주요 근거로 중국의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외환보유고 등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6.8% 성장에 그친 중국의 수출은 올들어 9월까지 2326억달러를 기록하며 19.4%나 급증했다.외국인 직접투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469억달러를 기록했던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올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평가절상을 부채질하고 있다.지난해 말2100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10월 말 현재 2600억달러를 넘어서며 23%나 늘었다.여기에 중국 증시의 내국인 투자 전용의 A시장 개방으로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증시투자 자금이 5000억달러 정도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덕분에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휩쓴 98∼99년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00년 8%,올해의 경우 9월까지 7.9%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올해 말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영국의 경제주간이코노미스트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격으로 각국 물가를 비교하는 빅맥지수를 기준으로 위안화는 40%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오히려 평가절하해야 그러나 평가절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평가절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을 정도다.99년 하반기부터 내수시장을 겨냥해 추진해온 경제대국형 성장모델이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데다,4800억달러(약 570조원)에 이르는 부실채권과 7%대에 이르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를 중심으로 평가절하론이 설득력을얻고 있다. 특히 수출이 성장의 견인차인 중국의 경우 수출상품이 품질과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가절하를 통한 가격경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중국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출을 늘려야 하는 탓에 위안화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 최의현(崔義炫) 박사는 “평가절상을 단행하면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입이 급증하는 등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크다.”며 “더욱이 금융위기가 몰아친 90년대 말에도 평가절하는 단행하지 않은 마당에 지금 평가절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환율 변동폭 확대할듯 중국 정부로서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든 평가절하든 어느 쪽도 선택하기가쉽지 않다.평가절상을 하자니 경제성장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고,평가절하를 하자니 주변국들로부터 자국의 실익만 챙기려고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따라서 가장 무난한 선택이 위안화의 환율변동폭을 확대하는 것이다.이 때문에 내년 3월 출범하는 중국의 새 정부는 위안화의 환율 변동폭 확대를 통해 위안화를 평가절상할 가능성이 있다고중국경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외환 전략가 피터 레드워드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지도부선출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전에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보인다.”며 “환율변동폭 확대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선에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환율제도는 ‘관리변동환율제’로 불리는 중국의 환율제도는 우리나라가 지난 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기 이전의 시장평균 환율제와 비슷하다.정부에서 매일 기준환율을 고시하고 하루 변동폭의 상·하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단지 변동폭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위안화의 하루 변동폭은 상하 0.3%로 극히 제한적이다.더욱이 외환거래에대한 정부규제가 엄격하고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수시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미미하다. 지난 94년 지금과 같은 환율제도로 바뀐 이후 사실상 달러당 8.27∼8.28위안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중국의 환율제도는 고정환율제도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김규환기자 khkim@
  • ‘맥도널드 법정출두 사건’

    [뉴욕 AP AFP 연합]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8명의 뉴욕 청소년들을 대리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를 상대로 최근 뉴욕에서 제기된 집단소송의 첫 법정 심리가 21일 맨해튼의 한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미국 판사 앞에서 이같은 사건 심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측 새뮤얼 허시 변호사는 이날 법정진술을 통해 맥도널드의 햄버거,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 등에는 다량의 지방,설탕,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어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나쁜 “아주 맛없고 강력한 독성물질”이라며,맥도널드가 청소년 비만이란 전국적 유행병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8명의 원고 중에는 무주택자 보호시설에서 살면서 3년간 매 끼니를 맥도널드에서 해결해온 10대 청소년과 1주일 3∼4차례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를 사먹는다는 13세 소년,그리고 그레고리 라임즈란 15세 중학생이 포함돼 있다.13세 소년은 현재 키 160㎝에 몸무게가 125㎏이고 라임즈는 180㎏이다. 허시 변호사는 맥도널드가 그들이 팔고 있는 패스트푸드와 관련된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 청소년 등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이들 8명의 청소년 비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측 변호사들은 이날 이 문제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법정 심리의 대상이 아니라며 기각을 요청했다.이들은 “모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와 같은 제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그리고 자기 허리둘레에 미칠 결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스위트 판사는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피고측의 기각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자신의 역할은 “다뤄야 할 사건이 실재하는지,실재한다면 재판권이 미치는 범주의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젊은이 광장] 대학생이 투표 해야하는 이유

    ‘대학생 정치참여를 위한 대학언론인 운동본부’가 전국 26개 대학 228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투표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조사 대상자의 55%라고 한다. 지난 6월 지자체 선거보다는 참여 열기가 높아 보이지만,다른 선거에 비해 대선 투표율이 10% 이상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학생의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최근 각계에서 대학생의 투표참가를 권유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선거는 국민의 의무’라는 권유 방식이 그리 효과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납세와 국방 등 국민의 소중한 의무를 지도층 인사들부터 지키지 않는 현실에서 굳이 젊은 학생에게 투표의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생은 왜 투표를 해야 하는가. 과거 대학의 정치적 역량이 높게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정치권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대학생을 ‘탈정치화된 세대’로 여긴다.대선후보는 대학과 대학생을 위한 공약을 마련하기보다 대학생과 ‘햄버거 미팅’을 갖는 것에 더 주력한다. 가끔 공약을 내놓긴 하지만 일자리 확충을 통한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선심성에 그친다.350만명이라는 전국대학생 숫자에 비해 대학생을 위한 공약이 부족한 이유는 대학생의 정치적 위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대선후보들로부터 대접을 받고 싶으면 자격을 갖춰야 한다.자격을 갖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학생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누가 뽑혀도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현대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각 정당의 정책이 비슷해진다는 정치이론을 논리로 내세운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대선과정의 작은 차이가 현실에서 큰 차이가 되어 나타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국가보안법의 ‘개정’과 ‘철폐’,대북 지원의 ‘재고’와 ‘조건부 지원’ 등 얼핏 보기에 미묘한 차이는 수십년 뒤 한국의 모습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대학생이 투표에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소신을 저버리고 ‘서식지’를 옮긴 철새 정치인이 등장했으며,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구시대의 인물이 출마를 선언했다.법적으로는 이들에게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다.유권자가 표로 이들의 잘못된 선택을 ‘심판’해야 한다. 어떤 학우는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것 같은데 굳이 투표장에 찾아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반문한다.하지만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자기가 반대하는 후보의 득표율을 낮출 수 있다.이는 당선 후보의 임기 동안 효과적인 견제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투표의 의미는 단지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그것은 ‘나의 자리’를 찾는 작업이다.막연하게 한국의 운명을 떠맡을 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고,나아가 사회에 진출해서 정치적 능력과 역량을 신장시키는 것이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과정일 것이다. 란성호 서울대 인터넷신문 편집국장
  • 1인극 ‘슬픔의 일곱단계’ 나자명씨 국내배우 첫 도쿄예술제 초청받아

    연극배우 나자명(34).그녀는 참 눈물이 많다.극중 배역에 관해 말하면서 내내 눈물을 글썽인다. “힘없는 한 여인이 폭력 앞에서 그저 슬퍼하고 있어요.문화가 말살되고 형제들이 죽임을 당하지만 슬픈 마음을 두 손에 담아 침묵의 시위를 벌일 뿐이죠.” 나자명은 호주 원주민 여인의 삶을 담은 1인극 ‘슬픔의 일곱단계(The 7 Stages of Grieving)’의 주인공으로 도쿄국제예술제에 초청받았다.국내배우로는 처음이다. ‘슬픔의…’는 호주 원주민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 웨슬리 이노크의 작품으로,일본 극단 라쿠텐단(樂天團)의 와다요시오 연출로 새달 11∼19일 도쿄국제예술제 무대에 오른다.초청작 20여편 가운데 하나다. 그녀가 라쿠텐단 극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올 3월 캐나다 극작가 톰슨 하이웨이의 작품 ‘레즈 시스터스’에 출연하면서부터.성과 인종차별로 상처받은 원주민 역으로 초청받아 도쿄 가제극장 무대에 섰다.“그 작품을 하면서 사는 희망을 얻었어요.잘못된 것을 사실인 양 눈감고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레즈…’로 더욱 성숙해졌다는 그녀는 이번 역도 그에 못지 않은 상처 투성이라고 설명했다.“전 예쁜 역은 닭살이 돋아요.찢기고 무너지는 역에 더 몰입할 수 있고요.” 그녀는 식민지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도 울림이 있을 것 같다며,내년 가을까지는 ‘슬픔의…’를 국내 무대에 올리겠다고 했다. 연극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그녀는 일본 쇼와 음악예술대학과 영국 런던배우훈련 스튜디오에서 공부했다.지난 98년 일본 문부성 초청으로 6개월간 연수를 받기도 했다.일본에 체류하던 중 극단 신주쿠 양산박의 ‘오적’에 참가했고,국내에서는 뮤지컬 ‘환타스틱스’‘코러스 라인’,연극 ‘햄버거에 대한 명상’등에 출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너무 뚱뚱한 미국인, 10명중 6명 과체중·비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뚱뚱하다.이중 3명은 질병으로까지 분류되는 비만형이다.19세 이하의 어린이 가운데 15%도 과체중으로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건강통계센터가 1999년과 2000년 사이 미 성인남녀 4115명과 어린이 4722명을 상대로 키와 몸무게를 조사한 결과 성인의 64.5%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1988년에서 1994년 사이의 과체중 비율 55.9%보다 8.4%포인트나 늘었다.특히 성인의 31%가 비만이다.비만은 키에 맞춰 측정한 표준 몸무게를 30파운드(13.62㎏) 초과하는 경우다. 성인 여성의 경우 33%가 비만으로 남성 28%보다 높았다. 흑인 여성은 50%가 비만으로 나타나 히스패닉 여성 40%,백인 여성 30%보다 높았다.남성은 인종별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6∼19살의 어린이도 15%가 과체중이다.약 900만명의 미 어린이가 뚱뚱하다는 셈이다. 비만의 원인으로는 음식의 크기가 커졌고 햄버거와 같은 고지방 패스트 푸드의 소비가 증대한 점,앉아서 지내는 생활패턴 등이 꼽혔다.연구진들은 과체충이 당뇨,심장병,간질환,암,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열린세상] 개구리소년과 아이들의 안전

    11년 전 개구리를 잡자며 집을 나섰던 다섯 명의 소년들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그동안 유가족을 비롯하여 연인원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들을 찾으려 애썼지만,결국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이들이 타살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인을 둘러싼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사인에 대한 온갖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반성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이 사회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경찰청의 조사에 따르면,우리나라에서만 매년 7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갖가지 이유로 실종되어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한 해에 경찰에 신고되는 미아만 약 4000여 명에 달한다는 보고를 보면서,우리 부모들이 만들어놓은 이세상은 과연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안전한 곳인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자식을 둘 가진 나는 집 밖으로 아이들을 내보내면 매번 조마조마하다.아파트주차장에서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아찔한 순간을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출퇴근 길에 갑자기 발진하는 자동차들 사이로 앞뒤 가리지 않고 자전거나 롤러 스케이트 등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이다.실제로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조금만신경 쓰면 막을 수 있는 각종 안전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장애인이 되고 있다.그만큼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에 무관심한 생활을 해 온 것이다. 힘 있는 사람들의 경호와 안전에는 온갖 신경을 쓰면서도 아이들의 안전에는 그토록 무관심한 이유가 무엇인가.물론 아이들이 어른들에 비해 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수도 없이 많은 어린이들이 미아가 되어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학대 속에 살고 있지만,어찌된 일인지 우리들의 귀에는 이런 아이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다.이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의 당연한 권리와 목소리가 그만큼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아이들의 안전과 권리에 대한 무관심은 내 자식만 잘 되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건아무 상관없다는 부모들의 이기심과 더불어 증폭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아이들을 키우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내 자식의 성공에 밤잠을 설치면서 온갖 정성을 바치고 있다.그러나 자기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투자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은 그리 많지 않다. 몇 달 전 미국에서는 웬디스 햄버거의 창업자 데이브 토머스라는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바로 그 다음날 미국의 주요 미디어들은 일제히 한 부자 노인의 아름다운 인생을 애도하는 특집을 다루었다.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고아로 입양된 다음 자수성가하여 미국 전역에 6000여 개의 점포를 가진 햄버거 회사를 일구면서도 일생에 걸쳐 틈틈이 수십 명에 달하는 오갈 데 없는 불우한 아이들을 직접 입양하고,이들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데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데이브 토머스는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위험에 처한 수많은 아이들을 돌보았던것이다.이 노인이 세상을 뜨자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뒤를 따라 아이들에 대한 인류애를 실천에 옮기는 봉사의 대열에 합류하였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우리의 헌법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지구촌의 곳곳에서는 지금도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들의 안전이 무시되고 있다. 나와 내 식구만이 잘 살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의 안전과 인권이 존중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우리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 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그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고 보호하는 것은 가정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회적 의무인 것이다. 박준식 한림대 교수 정치학
  • “용어·품새 달라도 한민족임을 느꼈어요”

    “처음 가본 곳이지만 우리랑 똑같이 생긴 사람들 앞이라 떨리지는 않았어요.또 용어와 품새는 달랐지만 같은 민족임을 금방 느꼈어요.” 지난 14일부터 3박4일간 평양에서 한국의 태권도를 소개하고 돌아온 대한태권도협회 시범단 50여명 가운데는 고누리·우리(12·서울 미동초등학교 6)쌍둥이 자매가 포함돼 북한 동포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쌍둥이 자매는 태권도를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째인 유단자(3품).태권도 선수인 오빠(고성곤·19)의 권유로 처음 도복을 입었다.어려서부터 방과 후나 주말마다 도장에서 땀 흘리는 오빠를 보며 자연스레 태권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자매의 부모도 “운동 하나쯤은 해 둬야 한다.”며 훈련하고 있는 학교 도장에 음료수와 햄버거를 싸 들고 종종 들를 정도로 열성적이다. 자매는 이번 시범단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 태권도팀에서 세차례나 테스트를 받았다.북한에 가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떠나기 이틀 전인 지난 12일.처음에는 남한과 전쟁을 치른 나라에 가는 게 약간 겁나기도 했단다.하지만 막상 가 보니 북한 사람들이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게 대해 줘 돌아올 때는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방북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오전에 들른 주체사상탑의 규모가 인상적이었다는 자매는 “만경대 학생소년소녀궁전을 방문했을 때 들은 어린 아이의 민요를 서울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어른스러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매는 또래의 북한 친구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고 말했다.동생 우리는 “예술단 공연이 끝나고 예술단원들과 인사할 기회가 있었어요.근데 제대로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했어요.이메일 주소라도 알았다면 편지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쌍둥이지만 언니 누리가 우리보다 훨씬 크다.한 뼘 이상 차이가 난다.동생인 우리에게 이유를 묻자 “글쎄요,어릴 때부터 이랬는데요.”하고 배시시 웃는다.성격도 대조적이다.누리는 내성적인데 비해 우리는 대단히 활달하다.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누리는 장래 희망이 초등학교 선생님,우리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다.하지만모두 “북한 선수들과 함께 태권도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가설로 만들어낸 ‘대박 상품’

    (도쿄 황성기특파원) 어느 히트 상품이건 처음에는 가설부터 시작한다.소비자 성향을 요모조모 분석,어떤 상품이 먹혀들 수 있는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따라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 시장의 반응을 떠본다. 일본의 유행정보지 ‘닛케이(日經) 트렌디’ 최근호는 일본에서 히트한 상품과 그 뒤안에 있는 흥미로운 가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형 자동차- 2001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13만 4222대의 경이적인 판매실적을 올린 ‘피트’.1300㏄이면서도 실내가 넓고 연비도 1ℓ에 23㎞로 도요타 자동차 동급의 21.5㎞를 웃돈다. 혼다는 소형차가 세계 시장의 승패를 결정짓는 시대라고 판단,소형차 선진국 유럽 각국의 슈퍼마켓을 관측지점으로 삼고 관찰에 들어갔다.혼다측은 대량의 짐을 손수 싣고 내리는 운전자를 보고 “상식을 깨는 실내 공간이 필요하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 소형차는 빈약하다는 종래 개념에서 탈피,내장과 실내 공간,디자인을 몇단계 올렸다.가설은 적중했다. ◆남성용 머리 염색제- 맨담이 지난해 2월에 내놓아 히트시킨 남성용 컬러 염색제 ‘개츠비’도 두 가지 가설로 성공했다. “남자들은 컬러 염색을 꺼린다.”,“따라서 다양한 색깔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안된다.” 맨담은 1997년 남성용 탈색제를 발매,한해 100만개를 팔고 기세를 몰아 컬러 염색제를 내놓았으나 좀처럼 매상이 오르지 않았다.그러나 탈색제 사용자의 47%는 컬러 염색을 해보고 싶다는 잠재시장의 존재를 확인한 맨담측은 가설을 토대로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20대 전후 젊은 남성을 소비층으로 하는 16가지의 다양한 컬러 염색제는 맨담의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만큼 약진하고 있다. ◆햄버거- 올해 4월 판매에 들어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롯데리아의 ‘퓨어 버거’는 지난해 오리지널 햄버거를 만들자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신상품이다.‘50엔짜리 미니 햄버거’같은 기기묘묘한 아이디어가 속출했다.그러나 이런 햄버거는 일회성에 그친다는 의견이 강했다.일본의 햄버거 시장은 7000억엔.1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롯데리아는 업계 1위 맥도널드에 도전하는 과감한 가설을 제기했다. “정통 햄버거의 신상품으로 맥도널드와 겨루는 편이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설이었다.햄버거에 들어가는 재료를 근본부터 재검토했다.그래서 “건조시킨 양파 대신 냉장보존 양파를 쓰고 마스타드 대신 검은 올리브유를 쓴다면”이란 가설을 토대로 제품개발에 들어가 성공했다. marry01@
  •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성공비결 “”스타벅스 안거치면 집에 못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맥도널드와 코카콜라에 이어 커피 전문 소매점인 ‘스타벅스(Starbucks)’가 미국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대도시 어디를가나 ‘녹색 바탕에 흰색’의 스타벅스 둥근 간판은 맥도널드의 노란색 로고 ‘M’처럼 미국의 상징물이 됐다.지난 99년 세계무역기구 시애틀대회 때는반세계화 시위대의 공격목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 시내에서는 한 두 블록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스타벅스 체인점을쉽게 볼 수 있다.백악관으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인 K가에는 한 블록을 마주하고 2개의 스타벅스 매점이 들어섰다.외국 대사관들이 즐비한 매사추세츠가의 듀퐁 서클에는 4개의 간판이 걸렸다. 8월 말 현재 북미지역에 4502개,유럽·아시아에 1269개 등 전세계에 5771개의 점포망을 갖고 있다.하루 평균 3∼4개씩 점포가 늘고 있다.이 추세대로라면 3년내에 점포 수가 1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소매점들의 매출이 정체를 빚는 가운데 스타벅스만 8월 중 매출이 7%나 늘었다.올해 예상 매출은 30억달러.8월중 순이익은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25%나 는 2억 7000만달러였다.120개월 연속 순이익 7% 성장의 대기록도 세웠다.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타벅스를 지나치지 않고서는 사무실이나 쇼핑점,집,주유소 등을 가지 못하게 한다는 전략이 주효했다.이른바 소비자의 길목을 지킨다는 것.이동인구가 많은 교차로나 지하철 역 주변,상업지구에는 3∼4개씩 점포를 세운다.서로 경쟁하는 게 ‘제살깎기’처럼 보이지만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51)은 “그것이 바로 스타벅스의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의 초창기 시절인 90년대 초 밴쿠버에 점포를낼 때다.내부수리를 위해 잠시 문을 닫은 점포를 모르고 주변에 훨씬 큰 스타벅스를 개장했다.모든 점포를 직영하는 스타벅스 본사에선 난리가 났다.예상대로 먼저 연 점포의 매출은 감소했다.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첫번째 점포의 매출이 정상을 되찾았고 두번째 점포도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슐츠 회장은 이후 회사의 명운을 ‘점포의 집중배치’에 걸었다.과거 코카콜라나 펩시가 자동판매기를 근처에 추가로설치해도 단위당 매출이 줄지 않은 점을 간파했다.수요는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거리 곳곳에 간판을 내걸었다. 무엇보다도 광고효과가 뛰어났다.지난 17년간 광고비는 2000만달러로 유명자동차회사가 일년에 쏟아붓는 5000만달러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스타벅스를 모르는 소비자는 더이상 없다. 슐츠 회장은 1971년에 세워진 스타벅스에서 일했다.원두커피만 팔게 아니라 커피 수요의 다양화에 맞춰 전문 체인점을 차리자는 그의 제의에 경영진이 반대하자 1984년 독립,이탈리아식 커피점을 차려 성공했다.1987년 스타벅스가 매각의사를 밝히자 과감히 인수,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다양한 크기로 팔기 시작해 인기를 끌었다.가격은 1.68∼5달러 사이. 10년새 판매 품목은 15개에서 30개로 늘었고 펩시와 아이스크림 회사와도제휴,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선불카드를 도입,70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하는 수완을 발휘하는가 하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미리 주문하는 고객 서비스체제도 갖췄다. 스타벅스는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는다.이번주 푸에르토리코에이어 이달에 멕시코에 첫 매장을 연다.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베네수알라 등 커피의본고장인 중남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미국시장이 포화상태여서가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세계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매일 커피를 마시며 4명 가운데 1명도 하루 이틀걸러 즐긴다.최근 일본의 점포당 매출은 미국을 2배 가까이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햄버거와 콜라에 이어 커피의 미국화가 머지않았다는 지적이다.다만 해외매장은 현지 소매점들과 공동운영돼 이익률은 미국에 못미치고 있다. mip@
  • 레스토랑이야? 패스트푸드점이야?

    ‘원목 바닥과 붉은 벽돌로 장식한 식당에서 안락의자에 앉아 TV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긴다.’ 고급식당 얘기가 아니다.까다로운 프랑스인들의 취향을 겨냥해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한 다국적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 프랑스의 얘기다. 맥도널드 프랑스의 성공전략은 맥도널드가 지난 50년간 유지해온 ‘일관성’으로부터의 일탈이다.맥도널드는 그동안 메뉴야 현지인 입맛에 맞춰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간판과 내장 등 하드웨어는 뉴욕이나 서울,인도 캘커타든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았다. 하지만 프랑스의 맥도널드 매장 932개중 절반 이상은 겉에서 봐서는 맥도널드인지,고급 커피전문점인지 분간이 안 된다.리모델링에 나선 맥도널드 체인점들은 스키 산장을 연상시키는 산장형 등 8개 모델중 한가지를 선택하고 있다.맥도널드 프랑스의 변신은 토박이 바게트 체인점들과의 뜨거운 경쟁으로 촉발됐다.바게트 체인점들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신선한 바게트 샌드위치를 ‘빅맥’과 비슷한 싼값에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맥도널드는 지난 98년 건축가를 고용,안락의자와 TV화면,CD플레이어를 설치한 샹젤리제점을 선보였다.내장을 고급화한 뒤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 메릴린치 조사에 따르면 98년 리모델링 이후 맥도널드 프랑스의 매출은 매년 3∼20%씩 늘었다.반면 비슷한 규모의 미국내 체인점 매출은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난 6분기동안 이익이 감소한 맥도널드는 프랑스의 성공전략을 주시하고 있다.일부에서는 파리식 고급 맥도널드점은 분위기를 따지는 파리나 뉴욕에나 걸맞은 전략이라고 반박한다.하지만 90년대 이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폭발적 성장은 패스트푸드 업계에 의식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후다닥 햄버거를 먹기보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스타벅스식 맥도널드점이 서울 시내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건 아닐까. 김균미기자 kmkim@
  • [강남특구 대해부] (2)대치동 학원가 르포

    22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 사거리.수십대의 승용차와 소형 버스들이 속속 도착하며 인도쪽 한개 차로를 점령하고 있었다.그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친 원색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인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소위 ‘강남교육특구’,‘대한민국 교육1번지’라 불리는 대치동.이곳 학원가에는 대규모 대입 종합학원부터 소규모 고액학원,과외방까지 150여개의 학원들이 몰려 있다.교육청에 등록할 필요가 없는 학생 9명 미만의 학원까지 포함하면 학원 수는 총 400여개에 이른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로변은 물론 골목길까지 온통 학원뿐이다. 가방을 서너개씩 들고 잰 걸음을 재촉하는 학생들의 뒤를 따라가 본 한 국어학원 강의실에는 남녀 학생 10명이 몸을 숙이고 뭔가를 열심히 받아 적고 있었다.감색 정장에 은빛 안경,그리고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강사는 “같은 사건을 보더라도 다른 각도에서 봐야한다.1∼2점을 더 받고 못받는 것은 그런 차이다.”며 ‘논술답안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곳 학생들은 보통 4∼5개 학원을 다닌다.과외는 기본이다.박진형(17·K고 2학년)군은 4시 학교 수업을 마치고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어,수학,국어,사회탐구,과학탐구 등 5개의 학원 수업을 듣는다.저녁은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주로 햄버거로 때운다.박군은 “학원공부에 지치다보니 모자라는 잠과 학원 숙제를 모두 학교 수업중에 해결한다.”고 말했다.1년전 경기 분당에서 이곳으로 W고로 전학해 왔다는 황모(17·2학년)군은 “1년간은 분당의 학교를 마치면 이곳 대치동 학원으로 직행해 6개의 수업을 들었다.”면서 “교통이 막혀 학원 수업에 지각을 자주하자 어머니가 아예 학교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곳 학원가 학생들 중 상당수는 타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다.지방에서 ‘원정’온 학생들도 있다.일선 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학원가 바로 옆에 위치해 ‘전입생 선호도 1위 학교’라 불리는 D고의 경우 한반에 5∼6명은 전학온 학생들이다.윤모(47·고3담임)교사는 “이곳 학원가의 명성이 입소문으로 퍼지자 최근 전국 각지,심지어 외국에서도 학생들이 전입해 온다.”면서 “특목고와 같은 8학군내에 있는 학교를 자퇴하고 전입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어수룩한 차림의 강사를 찾아보기도 어렵다.머리염색과 향수,깔끔한 정장 차림은 기본이다.경력 10년의 J학원 강사 이모(40)씨는 “주름살 제거수술을 받기도 하고 머리를 심기도 한다.”면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이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고 했다.I학원 정모(48) 원장은 “프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라고 표현했다.또 “강남 엄마들은 돈 걱정은 안하지만 성적이 떨어지면 다시는 그 학원에 애들을 안보낸다.”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단시간에 성적을 올린다고 소문난 ‘족집게강사’에겐 한시간에 수백만원씩 지불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대치동엔 수험생 가족 대상 찜질방도 성업 중이다.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새벽에 끝날 때까지 찜질방에서 쉬며 학부모들끼리 학원에 관련된 정보를 교환한다.고3학년인 딸이 학원에 다닌다는 김모(46·여·강남구 도곡동)씨는 “‘지난 달 학원을 옮겼는데 아이 성적이 올랐다.’거나 ‘어느 과목은 어느 학원이 최고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전학온 학생 엄마들이 가장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아한 이탈리아나 프랑스 음식점은 대치동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그 자리를 고기집이 대신하고 있다.대치1동에서 H고기집을 운영하는 심모(47)씨는 “못먹어서 고기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애들 체력이 떨어질까봐 걱정해서 간다.”고 말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맘에 드는 학원 다닐수 있어 좋아요” “학교는 어디나 비슷해요.하지만 학원이 많아 저한테 맞는 선생님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곳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학교로 전학온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강남이 아닌 서울의 유명 외국어고에서 1학년 2학기때 이곳으로 전학왔다는 3학년 안호정(18·서초구 우면동)군은 “공부하는 분위기는 외국어고 학생들도 이곳 못지 않다.”면서도 “누가 공부를 도와주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안군은 지금 다니는 학교로 전학오면서부터 학원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같은 반 친구들 중에 학원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 없어 떠밀리듯 학원을 찾았다고 한다. 안군은 “이전 학교에서는 학교수업이 전부였는데 여기에선 학원수업이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면서 “학원에서는 인터넷 등을 뒤져 최신 자료를 찾아주고 어려운 도표 같은 것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준다.”고 말했다.안군은 지금 대치동 일대 학원 4곳을 다니고 있다. 같은 강남이지만 다른 지역 학교를 다니다 1학년을 마치고 대치동의 한 학교로 전학왔다는 3학년 최형진(18)군은 “전학 오기 전부터 학원은 이곳으로 다녔다.”면서 “가까운 곳에서 다니게 됐다는 것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전에 다니던 S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그 동네 근처 학원을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최군은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수업시간에 성의없이 자습서만 들고 와서 읽는 분도 있다.”면서 “학원에서 그랬다가는 학생들이 금세 다른 학원으로 옮겨 버린다.”고 전했다. 강남을 찾아 밀려드는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지난 10일 현재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강남8학군으로 옮긴 고등학생은 모두 927명으로 지난해 1년간 1493명의 62%를 넘어섰다. 2000년에는 모두 1216명이 강남으로 옮겼다.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강남에서 다른 학군으로 옮긴 학생 수는 올 들어 170명이며,지난해에는 1년간 282명에 불과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강남학생 공부 잘하는 건 사실 강남의 아이들이 강북 아이들보다 공부를 더 잘한다는 말은 사실일까. 평준화된 일반계 고등학교와 달리 치열한 경쟁을 거치는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분석하면 이는 대체적으로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와 명문대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신명문’인 2개의 과학고와 6개의 외국어고,국악고를 제외한 4개 예체능고교가 모두 강북에 있다.서울시내 고교생은 200개교에 31만 6000여명이다.그중 강남구와 서초구의 고교생은 27개교 3만 7000명에 채 못미친다.강동구와 송파구까지 확대해도 그 숫자는 7만 5000명에 불과하다.이는 강북152개교 24만명과 비교하면 3분의1에도 훨씬 못 미친다. 그러나 특수목적고 학생들은 강남권의 학생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서울과학고의 경우 강남의 학생이 30%에 이르고,광진구 중곡동의 대원외고는 45% 정도로 집계됐다. [표 참조] 그러나 교사들은 “입학 당시 거주지 기준으로 하면 강남권 학생들이 거의 50∼60%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한 외국어고교 교사는 “학교 때문에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집값 때문인지 학교 근처로 이사온 가족들도 입시가 끝나면 대부분 강남으로 되돌아 간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강북 속 '강남' 경복고/ “교사에 대한 믿음이 명문 낳았죠” 대부분의 구 명문교들이 강남으로 옮겨갔지만 경복고는 여전히 강북을 지키고 있다.이 학교는 그러나 요즘에도 많은 학생들을 세칭 명문대에 진학시켜‘강북의 강남’으로 불리고 있다.강북의 재벌가와 명문가 자녀들이 경복고에 많은 것도이런 것과 무관치 않다.학교에 ‘안전하게’ 배정받기 위해 거주지를 불법으로 옮기는 일도 있다. 평준화된 고교에서 우수한 학생을 골라 입학시키거나,좋은 교사를 선택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또 이 학교 학생들도 과외와 학원에 밤늦게 다니면서 입시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것은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서울대에 22명을 입학시켰고,상위권대에 꾸준히 진학시키는 것이 명문의 요소이지만 이 학교의 평가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강남의 한 중학교 교장은 “경복고에는 수업중 조는 아이가 없다는데 무슨 비결이 있는지 좀 배우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잔다.’는 말도 경복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사들이 밝히는 비결은 ‘전통’과 ‘신뢰’다.엄청난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학교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아침 7시부터 밤 9시 넘어서까지 학교에서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교장 이하 교사들의 열성이 한 예다. 임동원 교감은 “수업중 조는 학생들을 교사가 종아리 몇 대 때렸다고 해서 항의하는 학생이나 부모가 없다.”면서 “교사에 대한 이런 완벽한 신뢰가 교사를 신명나게 하고 연구·노력하게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공부에 관심없는 학생은 다른 학교와 같이 50% 정도 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입시뿐 아니라 바른 삶의 가치관도 가르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물론 주위환경도 장점으로 꼽힌다.학부모 최진화씨는 “서울 시내에서 이런 자연환경을 가진 학교는 흔하지 않다.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울창한 교내 숲이 해소해 주고 학교 주변에 유흥업소도 없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다른 곳보다 쉽다.”고 말했다. 입시만을 위해 아이들을 내모는 것이 결코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경복고는 ‘명문’이란 단어의 뜻을 새롭게,정확하게 보여준다. 허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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