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핸드폰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김형연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43
  • 민원서류 안방에서 뗀다

    다음달부터 강남구에서 발급하는 토지대장 등 6종의 민원 서류를 받기 위해 행정기관을 찾지 않아도 된다. 강남구(구청장 權文勇)는 4일 인터넷을 이용,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프린터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인터넷 민원발급서비스’를 내달 4일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5일부터 내달 3일까지 무료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 구는 본격 시행에 앞서 인터넷으로 발급받은 서류가 관공서에서 직접 발급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도록 관련 조례도 마련할 방침이다. 인터넷을 통해 발급받는 민원 서류는 공공기관에 제출하거나 부동산 매매용도로 많이 쓰이는 토지(임야)대장을 비롯해 지적도등본,토지이용계획확인원,개별공시지가확인원,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공장등록증명 등 6종이다. 현재 지하철 등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나 가까운 행정기관에 가서 먼 곳에 있는 행정기관의 민원서류를 팩시밀리로 발급받을 수 있으나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안방 등어디에서나 1분이면 받아볼 수 있다. 강남구청 홈페이지(www.gangnam.go.kr)에 접속,강남구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한 뒤 ‘민원발급센터’ 또는 사이버민원실의 ‘민원발급센터’로 들어가면 된다.다만 민원서류 발급 때 본인확인이 필요한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 및공장등록증명은 공인인증기관인 한국정보인증의 인증서를사전에 받아야한다. 서류를 제출받은 기관이나 개인이 진위여부를 확인할 때는 민원인의 ID를 받아 민원발급센터의 원본대조란을 클릭하고 증명문서번호를 입력하면 원본과 일치여부를 확인할수 있다. 발급 수수료는 신용카드 또는 핸드폰·전화요금에 가산하는 방법으로 납부하면 되고 수수료외에 500원의 대행료가붙는다. 구는 연간 32만건에 이르는 6종의 민원서류 가운데 앞으로 최고 50%가량이 인터넷을 통해 발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는 오는 6월부터 건축물관리대장 등 10종을 추가하고 10월이후에는 모든 민원서류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 구청장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대폭 줄어들고 민원인도 안방에서 바로 서류를 받을 수 있는 등 민원업무처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비밀번호에 갇힌 현대인

    비밀번호 홍수시대다.핸드폰,신용카드,통장계좌는 물론이고 현관 비밀번호까지 4자리 암호가 현대인을 둘러싸고 있다.4자리 비밀번호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야 일상생활을무난하게 지낼 수 있다.최근에는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개인에게 더 많은 비밀번호가 요구된다.직장인은 메일계정부터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각종 업무에까지 모두 비밀번호를 다뤄야 한다.증권,동호회,채팅 등 가상 생활공간곳곳이 비밀번호로 채워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비밀번호 스트레스 증후군까지 생겼다.수많은 비밀번호를 일일이 암기할 수도 없어 비밀번호 노트장도생겼다.또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가 늘면 비밀번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여러모로 신경을 쓰게 된다.가입 장소와 내용에 따라 비밀번호도 서로 다른 데다가 각 인터넷업체들도 보안상의 이유로 여러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6자리 이상의 암호를 써야하는 경우부터 숫자와 영어를 섞어 쓰는 경우,대소문자를 가려 써야 하는 경우 등 요건에맞추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개의 비밀번호를 갖게 된다.또개인정보 누출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개인의 비밀번호 관리 역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비밀번호가 복잡해져서 일어나는 해프닝도 적지 않다. 회사원 김동성(33)씨는 인터넷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하다 낭패를 보았다.계좌이체를 하려면 사이트 비밀번호 뿐 아니라 사용자 인증암호에다 계좌이체 비밀번호 등 서너 개의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 중 한 개가 기억이 나지않았다.결국 암호가 생각나는 대로 3번 이상 입력하자 은행측에서는 타인의 잘못된 시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사용을 제한했던 것이다. 이처럼 비밀번호 사고(?)가 빈번하자 네티즌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아두는 서비스도 등장했다.e신한(emoden.com)은 ID와 비밀번호 등을 보관하는 ‘아이디 수첩'을,슈퍼로그인(superlogin.co.kr)은 자신이 가입돼 있는 사이트를 모아 한번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의 인터넷 사용이 늘면서 비밀번호와 관련한 불편사항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생체인식기술 등 획기적 대책이나오지 않는 한당분간은 비밀번호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을 조짐이다.보안유지로 늘어난 비밀번호가 현대인의 스트레스를가중시키고 있는 대목이다.네티즌의 센스 있는 암호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효순 kdaily.com기자 hsjeon@
  • “지하철 불편사항 전화만 하세요”

    ‘달리는 열차 안에서도 민원을 받는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18일 지하철 5∼8호선 열차 안에 승객들의 불편사항을 신고받아 즉시 해결해 주는 ‘차량번호안내스티커’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사는 전동차 출입문 위에 각 칸의 차량번호와 각종 안내전화를 표시한 스티커 1만 2432장을 붙였다. 스티커에는 유실물센터와 종합사령실,도시철도 대표전화등이 표시돼 있다. 특히 공사는 핸드폰을 통해 열차번호를 알려주면 다음역에서도 즉시 불편사항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열차내에서의 각종 구걸·판매·선교 행위나 물건을 두고 내리는등 불편사항 발생시 곧바로 신고하면 된다. 조덕현기자 hyoun@
  • 독자의 소리/ 무분별 문자메시지 자제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문자팅’이라는 게 유행하고 있다.핸드폰의 문자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서 아무에게나 사귀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특히 일부 남학생들은 아무 번호나 눌러 여학생들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남을 경우만나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송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도 일 주일에 한 두번은 비슷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이런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고 문자 메시지를띄우면 곧바로 욕설과 함께 심한 말을 담은 메시지를 또 보내온다. 핸드폰을 가진 청소년들이 늘면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는청소년이 많아지는데,이런 문자 메시지가 새로운 스토킹 수단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해에는 헤어진 애인에게 앙심을 품고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하루에 수백 차례 보낸 대학생이 구속된 일도있었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가 새로운 공해로 떠오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재선 [서울 은평구 갈현동]
  • 월드컵개최 여론조사…문화시민지수 서울이 꼴찌

    월드컵 대회 개최 10개 도시 가운데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이 친절·질서·청결수준을 나타내는 문화시민의식에서꼴찌였다. 조 추첨행사가 열렸던 부산은 꼴찌에서 두번째였다. 2002월드컵 축구대회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회장 이영덕)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 갤럽에 의뢰,월드컵 개최 10개 도시 시민 3,000명과 외국인 관광객 3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문화시민지수를 산출한 결과,인천이 65.1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대전(64.81점),광주(64.78점),서귀포(64.77점) 등의 순이었다.서울은 61.66점으로 꼴찌였으며,부산은 61.78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지난 99년부터 매년 실시된 조사에서 친절과 질서 분야에서는 점수가 다소 높아졌으나 청결 분야에서는 도리어 점수가 떨어졌다. 세부항목별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친절 분야의 경우 ▲외국인과 마주쳤을 때 미소로 대하기 ▲초보 운전자와 여성운전자 먼저 배려하기 ▲운전 중 화를 내거나 경적 울리지 않기 ▲상대방 부재시 전화 메모 남기기 ▲전화할 때 신분 먼저 밝히기 등으로 50점대(100점 만점)에 불과해 길안내 등 다른 항목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질서 분야에서는 ▲영수증 받기 ▲부당한 상거래 신고하기 ▲좌측 통행 ▲운전 중 핸드폰 사용 안하기 등이 50점대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청결 분야에서는 남이 버린 쓰레기 줍기 항목이 40점대로 가장 실천되지 않는 사항으로 꼽혔다.▲애완동물 배설물처리하기 ▲1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관광지에서 쓰레기뒤처리 잘하기 ▲집주변 청소하기 등도 50점대를 넘지 못했다. 시민들은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대중교통 부문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난폭운전 안하기’(65.5%)를 꼽았다. 숙박업소에서는 ‘종업원의 친절’(56.7%)이,음식점에서는 ‘위생적인 조리환경’(49.8%)이,상점에서는 ‘정직한 판매’(58.6%)가,공중화장실에서는 ‘청결 유지’(80.6%)가중점적으로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과 비교할 때 가장 뒤지는 분야로는 ‘미소를 담은 표정으로 먼저 인사하기’가 꼽혔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들은 월드컵 개최도시 시민들의 친절의식(94.1%)을 가장 높게 평가했으며,다음으로 질서의식(80.6%)을 꼽았다.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청결의식(73.8%)에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국인들은 택시나 버스를 이용할 때 의사소통 곤란과 과속·난폭운전을 불만사항으로 들었다.이 때문에 택시와 버스의 만족도는 각각 47.8%,26.9%에 불과했다. 외국인들은 숙박업소나 음식점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평가를 한 반면 화장실 시설에 대해서는 지저분하고 편의용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주었다.특히 공중화장실에 대해 많은 불만을 털어놨다. 외국인 10명 가운데 8명이 한국 음식을 주로 먹는다고 응답한 가운데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불고기,김치,갈비구이,비빔밥 순으로 열거했다. 일어권은 김치(전),중국어권은 삼계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밖에 월드컵 준비상황에 대해 46%만이 ‘잘 진행되고있다’고 평가했다. 우득정기자 djwootk@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1)

    ●등장인물. 재롱(19살·재수생) 형(30살·화정총각 ) 실버(19살·나이트 삐끼) 아줌마(40대 후반) 대머리(40대 후반) 배달원,경찰,남자들. ●무대:삼류극장. 내부는 매우 낡고 퇴색되어 있다. 벽에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포스터들만이 생동감있다. 극장 로비 우측에는 섹스용품 가판대가 있고 좌측에는 사발면이나 음료수를 파는 진열대겸 매표소가 있다. 무대의 뒤 배경은 흰 스크린이 되어 있다. 스크린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드러낼 때,쓰인다. 막이 열리면,어둠 속에서 실버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고,스크린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미야자키 하야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미야자키의 영화 화면들. 실버가 무대를 나가면,무대 밝아지면서 극장 로비가 된다. 진열대 겸 매표소에는 아줌마가 멍하니 앉아 있고 섹스용품 가판대에는 형이 고장난 콘돔 자판기를 수리 중이다. 재롱:아줌마가 짜장면 먹을 나이냐구. 형:여기 입장료가 2500원이야.저기 써 있지? 재롱:2500원이,뭐? 형:그게 짜장면 값이야.2500원. 재롱:알았어.그만해….광어회 한번 먹기 되게 힘드네. 형:점심엔 짜장면 시켜먹고,영사실에서 낮잠이나 자.방해하지 말고. 재롱:광어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치는 건,재수생인 내게 중요한 문제라구.이런 걸 먹어야지 자신감이 생겨. 형:정,먹고 싶으면,혼자 가서 먹어. 재롱:돈 있다니까. 형:학원비나 내.그건 그렇고,너 옆에 끼고 있는 거….수능봐야 되는 놈이 아직도 그런 걸 보냐? 재롱:이거.성문종합영어? 형:지금은 2001년도야.10년 전에 나도 그걸 봤다. 재롱:이거 성문 아니야.빌 게이츠하구 스티븐 스필버그 자서전이야.겉 표지만 성문종합영어. 형:겉 표지만? 재롱:그래야 엄마한테 덜 미안하거든.내가 학원에 안 가고여기 와도.뭐,하여튼 책만 들고 다니면 공부하고 있는 줄 아시니까.형은 내가 여기 왜 오는지 알지? 형:실버 보려고 오는 거 아냐? 재롱:실버? 아냐.여기 이렇게 앉아서,짜장면 먹으면서 말이야,빌 게이츠를 읽고 스필버그 사진 보고있으면 일류가 된기분이 든단 말이야.꼭 내가 성공할 사람처럼 느껴져. 형:꼭 성공할 사람? (웃는다).그런 사람이 정해져 있기나한 거야? 재롱:누구나 삼류시절이 있기 마련이잖아.뭐.하여튼 대충그래.특히 영화보고 나오는 이 동네 대머리 아저씨나,백수형들 보고 있으면,온몸이 그냥 짜릿해지는 거 있지. 형:그런 기분에 시간 낭비하지마. 재롱:시간 낭비? 형:분수에 맞게 느끼라구. 재롱:….난 내가 덜 떨어진 재수생이라는 사실이 못마땅해. 싫어. 형:그런 기분 잠시야.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재롱:나,제대로 성문종합영어도 못 봐.10년 전에도 형이 봤다는,그거 말이야.난 겉 표지만 질리도록 보는 걸.내가 어디 시궁창에서 굴러다니는 개뼈다귀가 될까봐….더러워.기분이 엿 같애.매일 하루하루가 겁나. 형:짜장면 시키자. 재롱:그래서 빌 게이츠하구 스필버그 읽는 거야.내가 가방에 뭘 들고 다니는 지 보여줄까?루이스 거스너,손정의,앤서니 기든스,스티브 잡스,스타벅스,이런 거 읽으면 기분 짜릿해져 와.형 말대로 잠깐이지만.짜릿해. 형:난! 그런 거 신물 나. 재롱:난 형하고 달라.내겐 머리가 있어.빌게이츠 읽을만한에너지가 있어.그 에너지를 형은 느껴보기나 한 거야? 형:에너지….느껴본 적 있냐구?야,짜장면이나 시켜. 재롱:(신경질적으로) 아줌마! 짜장면 먹을 거에요? 아줌마:(멍해 있다가) 응?….응. (그때,입구에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들어온다.아줌마가인사한다) 대머리:(포스터를 쳐다보며) 신프론가 보네.(읽는다) ‘조폭 아가씨의 일기’ 아줌마:어서오세요. 대머리:이게 ‘조폭 마누라’ 에로 버전인가 보네. 아줌마:표는 저한테 사시면 돼요. 대머리:진짜 빨라.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데. 아줌마:2500원이에요. 대머리:2500원? 아하,입장료. 아줌마: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대머리 남자,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형:아줌마,제발 좋은 시간 되라는 말 좀 안 하면 안 되요. 아줌마:아니 단지,좋은 시간이 됐으면 해서…. 재롱:아줌마,곱빼기죠? 아줌마:(고개를 끄덕인다.) 재롱:(전화를 건다) 거기 만리장성이죠? 여기 화정극장인데요.짜장면 둘 하고 곱빼기 하나 갖다줘요.고춧가루,고춧가루 꼭 가져와요. 형:미안해요.큰 소리 칠 생각은 없었는데.(다시 콘돔 자판기를 고치기 시작한다) 재롱:아줌마,대머리도 성적인 매력이 있나요? 아줌마:그게 … 나도 잘 … 그냥 안쓰러워. 재롱:안쓰러워요,대머리가요? 아줌마:가끔 내가 왜 이러나 걱정스러워. 재롱:여기 영화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줌마:그,그럴까.하지만 달라.뭔가 다른 것 같애.마음이싸하게 저린 게,눈물이 찔끔찔끔 나려고 하고 …. 재롱:아줌마하고 헤어졌다는,아줌마 남편이요? 대머리였나보죠? 아줌마:남편? … 아니.남편은 머리에 숱이 많았어,아주.아기도 아빨 닮아서,내 배 속에서 나올 때부터 머리카락이 쭉쭉 뻗었었지.근데 가버렸어.아일 데리고. 재롱:왜요?아줌마가,남편이 대머리가 아니라고 구박한 건아니죠? 아줌마:둘 다 머리에 숱이 많을 때였어.그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근데.아기 기저귀며 분유 살 돈이 부족했지.나,너무 먹질 못해서,젖이 나오지 않았거든.그래서 분유라도 사려고,신문지며 박스를 주우러 돌아다녔어. 재롱:요즘 그거 트럭 한 대 꽉 채워도 돈 십 만원을 안 준대요. 아줌마:그러다 여길 오게 된 거야.그 땐,이 극장도 잘 나갔었는데.큰 극장에서 금방 끝난 영화를 빌려 가지고 와선 반값에 틀었거든.그땐 큰 극장에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재롱:아줌만,이 극장에서 뭘 했는데요? 아줌마:표도 팔고 청소도 하고,단골손님한텐 라면도 끓여줬지. 재롱:지금이랑 똑같잖아요.라면 끓여주는 건만 빼고. 아줌마:라면 … 그래,라면을 끓였어.그 날은 비가 많이 왔었는데.바깥에 비가 오나,지금.비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오늘 같이 극장에 오는 손님이 없었는데.(비 소리가 들려온다.무대는 어두워진다.스크린에 중년의 대머리 남자 그림자가 영상으로 보인다.영상에는 아줌마와 남자의 스토리가그림자극으로 보여진다.아줌마는 스크린 옆에서 마임 동작만을 하면 된다.아줌마가 그 그림자 옆으로 다가간다.그림자는 비를 흠뻑 맞고 몹시 떨고 있다.그러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아줌마:이봐요,이봐요 ….일어나요. 그림자:(정신을 못 차리고 뒤척인다) (아줌마는 그림자의 이마에 손을 얹어본다.) 아줌마:앗,뜨거.(수건을 물에 적셔 그림자의 이마에 올려준다.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라면 봉지를뜯고,라면을 반으로 쪼개고 냄비에 넣는다.스프 봉지를 뜯고 스프가루를 넣는다.냄비를 그림자 옆으로 가져가,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조금씩 그의 입에 떠 넣어 준다.그림자가 약간 의식을 찾은 듯뒤척인다.그러자 외국 에로 영화의 음향이 들려온다.외국남녀의 격정적인 신음소리) 아줌마:영화가 상영되나 봐요.(그 둘은 같이 한 곳을 바라본다.) 아줌마:이봐요,며칠 굶은 사람처럼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남자 그림자가 아줌마 그림자를 껴안는다.무대 밝아진다.) 재롱:그래서 아줌마 남편이 떠난 거구나. 아줌마:맞아.내 탓이야 ….나중에 남편이 물었어.그 남자한테 무슨 감정 품었냐구. 재롱:아무 감정도 없었잖아요. 아줌마:난,난 잘 모르겠다구,나도 모르게 그냥 그랬다구,말했지.사실은 그 때 그 감정을 말로 할 수가 없었어.어렸을때,눈깔사탕을 실수로 꿀꺽 삼켰을 때,그런 기분.이래저래그 순간엔 눈깔사탕만 자꾸 떠오르더구나. 재롱:눈깔사탕이라 …. 형:지금은 알아냈어요?그 눈깔사탕? 아줌마:… 아버지가 떠올랐어. 형:아버지요? 재롱:아줌마아버지가 대머리였군요? 아줌마:… 내 아버진 꽃다운 시절에 대머리가 되셨지.엄만나한테 머리카락 줍는 일을 시켰었는데 ….엄만 아버지를 구박했어.처음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였지.머리 안 빠지는 데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먹였으니까.그러다 훤히 대머리가된 걸 보고 구박했어.동네 사람들도 뒤에서 웃어댔지.읍내에 장이 서는 날,아버진 중절모를 쓰고 나를 데리고 나가셨어. 내게 눈깔사탕이며 빨간 에나멜 구두를 사주곤 했는데.아버진,광견병 걸린 개한테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지. 광견병 걸린 개한테 눈깔사탕을 먹이려고 하셨나봐.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집으로 돌아와선 엄마를 때리고 옷들을 마당으로 마구 집어 던졌어.아버지가 개한테 물렸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엔 눈깔사탕이 가득 들어있었어.아버지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안,난 그 사탕들을 입안에서 녹이며 보냈어.나중에,알게 된 건데,아버지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대.그래서엄마가 ….(짜장면 철가방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짜장 왔습니다. 재롱:여기요.여기다 놔요.(배달원이 철가방에서 짜장면을꺼내놓으면,그들 셋은 소파 탁자로 모여 둘러앉는다) 배달원:(50원 동전을 주며) 50원이요. 재롱:예? 배달원:저희 만리장성에서는요,전화로 주문하셨을 경우 전화비 50원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배달원 퇴장했다가 다시들어온다) 배달원:고춧가루요.(배달원 나간다.) 재롱:핸드폰으로 걸면,껌 값 줄래?고춧가루나 잘 갖고 와라!(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극장으로 들어온다.그러면 아줌마,대머리에게 달려가,뭐라고 서로 숙덕숙덕 거리며 같이 퇴장한다) 재롱:대단해.저건 또 못 보던 대머리네. 형:아줌마 건,퍼지기 전에 니가 해치워라. 재롱:내가 뭐랬어? 광어회 사다 먹자니깐.(짜장면을 먹는다.극장 옥탑방에 세 들어 사는 나이트 삐끼,실버가 잠에서 방금 깨난 듯 들어온다) 실버:짜장면 맛있어 보이네.근데 웬 세 개? 재롱:빨리 와.퍼지겠다. 실버:웬일이야.너 부킹하고 싶어서 그러지. 재롱:아냐.형이 시킨 거야,이거. 실버:고마워 오빠.한 번 나이트에 놀러와.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께.나이트 와서 ‘실버’를 찾아.실버.은빛 겨드랑이. 재롱:야,밥 맛 떨어지게. 실버:밥이 아니라,짜장면이다,이 바보야.(셋,짜장면을 먹는다) 재롱:실버,내가 준 비디오는 다 봤어?미야자키 하야오 꺼말이야. 형:뭐? 미아가되자 야호? 재롱:모르면 따라하지마,형. 실버: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그거 보면 되따 좋아져요.토실토실한 너구리를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에요.그사람 만든 걸로,제목이 뭐더라? ‘헤이세이 너구리 대전쟁폼포코’,‘이웃의 토토로’. 재롱:‘바람 계곡의 나우사카’,‘천공의 성 라 퓨타’,그리고 극장에서 엄청난 관객동원을 이룬 ‘원령 공주’까지. 마지막으로 ‘미래 소년 코난’. 형:코난? 그건 나도 어렸을 때 본 건데.지금은 애도 아니구. 실버:취향의 문제죠.뭐,(재롱에게) 커피 마실래?(커피 자판기로 간다) 재롱:그 사람 걸로 좋은 비디오 구해놨는데,살래? 실버:어떤 거? 재롱:발작을 잠재워 줄만한 거. 실버:그럼 옥탑방으로 배달해 줄래?오늘 면접 있거든.(자판기 옆에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신경질적으로 자판기를 발로 차고 나간다)(재롱과 형은 커피자판기를 바라본다) 형:발작? 재롱: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제한텐 약이야.보고있으면 안정이 된다고 하니.발작을 콘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대.그래서 한 편씩 구해주는 대가로 오천원씩 받기로 했어. 형:발작을 콘트롤 한다구? 재롱:아직까지 몰랐어,형? 제 간질 있어.핸드폰 걸었는데생리통이 심하다,머리가 아프다,어쩌고저쩌고 하면 십중팔구 그 날이야. 형:… 간질 …. 재롱:옥탑방에 틀어박혀서 비디오만 봐.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 자궁 안에서 자기 뇌로 연결된 깨끗한 탯줄로,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피를 수혈 받는 거야.그런 기분.그리고 리모콘 누르는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채널을 바꾸는 거야. 형:감쪽같이 속았는데.감쪽같이 말이야. 재롱:형이 몰랐던 것뿐이지,누가 속여. 형:하긴 나도 그 애하고 별반 다르진 않지.(커피자판기로가서 사정없이 발로 찬다) 재롱:동전 안 넣잖아? 형:(계속 차면서) 커피 마실 거니? 재롱:나야,주는 대로. 형:(옥탑방을 가리키며)마시겠냐고 물어봐.아이스 커피로. 재롱:뭐야 실버 때문이야.알았어.야 실버! 너 아이스 커피마실래? 야 실버! 형이 아이스 커피 타준대.(대답이 없다 )이빨 닦고 있나봐.(정장을 한 실버 들어온다.) 실버:야,옷 입을 때,부르지 좀 마. 재롱:내가 부른 게 아니고,형이 시킨 거야.너 아이스 커피먹으래. 실버:이빨 닦았어.근데 자판기에서 아이스 커피가 나와?(실버는,형이 직접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걸 본다) 실버:시럽도 있어야 되는데 ….그거 마시려면. 형:시럽? … 지금 만들어 볼게. 재롱:야아.말 잘 듣네.형이 말 잘 듣는 걸 보니,이건 분명형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야. 실버:생일? 어쩌지 … 그럼 시럽 만들지 마.커피에 각설탕두 개 넣어 줘.나,스푼으로 오빠 이름 쓰면서,생일축하합니다,하고 쓰면서 설탕 녹일게 ….그거 오빠가 마셔.오빤 늘블랙으로 먹지?난 블랙으로 먹는 사람 심술궂어 보여. 형:장난 그만해라. 실버:설탕은 그냥 저어서 녹이나,오빠 이름 쓰면서 녹이나녹는 건 마찬가지야. 형:(멍하니 쳐다본다) 실버: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는다)하지만 이건 알아둬.오빠 나이하고 내 나이 ,열한 살 차이나. 재롱:(웃는다)(형이 실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실버:오빠가 빤히 쳐다보니까,자꾸 그 애 생각이 나네. 재롱:그 애? 너한테 찝쩍대는 웨이터 송강호 말이야. 실버:아니 ….내 첫사랑.그 앤 반에서 항상 5등이었어.난 4등이었구.중학교 3학년 때였나? 2학기 때,담임선생이 아파서 다른 선생님이 잠시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됐는데.교실에 들어와선,쪽지를 하나씩 나눠주는 거야. 재롱:쪽지는 왜? 실버:좋아하는 애 이름을 적어내라고.그걸로 짝을 지어 주겠다고.나,그 애 이름을 적어냈어.별달리 적어낼 사람이 없었거든.아무튼 그 애는 체육시간에 발야구 투수였어.타석에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애 얼굴을 봤거든.얼굴이 빨개져서,어쩔 줄 몰라하더니,공을 아주 천천히 굴려주는 거야. 덕분에 난 인기 캡이었지.공을 팡팡 차댔거든.그 애하구 짝이 됐어.그 애가 내 이름을 적어냈던 거야.놀랍지 않아? 서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었는데.우린 서로 친절했어.근데 그것도 끝나버렸지.전 담임선생님 건강이 회복됐거든.시험문제 틀린 개수대로 종아리를 때릴 테니까,틀린 개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앞으로 나오래.(실버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선다.무대 어두워진다.몽둥이를 들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친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1)

    개자리를 찾아가는 밤길은 온통 어둠뿐이다.먹빛을 겹쳐바르고 곧 쏟아져 내릴 듯 낮게 가라앉은 하늘,그 사이로우쑥우쑥 솟은 산줄기들이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좁은 산길을 에워싸고 있다.길로 뿌려지는 차 불빛이 어둠을 이리저리 헤집어 보다가 이내 끊어지고 만다.몇 걸음 달려가면이내 길은 먹빛의 산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실로 오랜만에나는 어두운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백미러는 무엇 하나 반사해내지 못했다.어둠만을 담아내는 검은 거울.간혹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어느 막다른 골짜기로 들어가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었다.하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어둠 속에 20여 년 세월 저쪽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있다. 역시 밤길에 그곳을 찾아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하지만 그토록 철저하게 잊으려 했던 그곳을 찾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생각해 보면 막막할 뿐이었다.막막하기로는 여행이 될수 없는 이 번 여정 내내 그랬다.그저 발길 닿는 대로 흐르다,한번쯤은 길 위에 선 나에게 나의 길을 묻고 싶었다. 서해안에서 시작된 여정은 남해안을지나 동해안으로 이어졌다. 포항에서부터 바닷물에 철썩이며 이어지는 7번 국도에 올라섰을 때도 나는 이번 여정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다.서울을 떠난 지 9일이 지나고 있었다.하루가 남았다.아내는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어요.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진부령을 넘어서울로 돌아가면 아내와 약속한 열흘 안에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이튿날 차를 가지러 온 처제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를 타면 아내의 말대로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척항 뒤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서는데,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부르르 떤다. 아내였다. 어디예요? 삼척? 당신,하루밖에 안 남았다는 거 알고 있죠. 내일 밤 12시까지는 도착해야 되는 거 잊지 말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당신, 괜히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말아요.우리가 당신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것을 이해해줬으면 해요. 아내가 집어낸 엉뚱한 곳은 마하의 개자리다.아내는 우리라고 말했다.나나도 더 이상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요,아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내는 항상 우리와 당신으로 나누었다. 나는 식당 문을 열다말고 되돌아선다.차문을 열자 억눌러두었던 멀미가 울컥 올라온다.길에 서서 바닷바람을 마셔본다.겨울바람에 언 비린내가 묻어있다.속이 다시 출렁인다.7번 국도를 타면 통일전망대까지 바다에 젖으며 가야한다.바닷물처럼 출렁여 흔들리며 갈 자신이 없었다.나는삼척에서 7번 국도를 버렸다. 42번 국도를 타고 백복령을 넘었다. 정선 여량에서 잠시길을 멈추었다.오래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왔었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진다는 아우라지.우리는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자고 했다. 강변의 민박집에서 나는 아내에게 개자리에서의 내 어린 시절과 홀로 강물에 사무쳐 울던어머니를 이야기했다.지루한 아내는 잠을 청하며 말했다. 피곤해, 옛날은 옛날이지 뭐.나는 밤새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뒤척였다.나는 잠든 아내의 얼굴을 보며,우리는어우러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새벽을 맞았다. 아우라지 강물은 그 때와 변함 없이 흐르고 있었다.아내와 나의 두 물줄기는 하나가 되어 서로 뒤섞이며흘러보지 못했다.나는 서둘러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내 기억들을 모두 털어 버리듯 마하까지 한달음에달려왔다. 마하까지 이어지던 포장도로가 끊어졌다.이제부터 동강까지는 개울을 따라 자갈밭 위로 덜컹거리며 가야한다. 옛날 미탄 양조장에서 막걸리 배달차가 드나들던 길이다. 하얀 고무 막걸리 통은 창리천과 동강의 합수머리인진탄나루에서 배에 실려 강 건너 마을로 배달됐다.진탄나루 뾰족바위로 올라서자 상류에서 바람이 밀려온다.차가운강 바람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대며 하류 쪽으로 휩쓸려간다.상류 쪽 강가로는 아까부터 반딧불이 만한 불빛 하나가 기우뚱거리며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진탄나루에서 문희마을 쪽으로 희미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예전엔 사람 하나 다닐만한 토끼길이 고작이었다. 내심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강을 만나면 이내 돌아서게될 것이라 짐작했다.이쯤에서 길을 접고 뒤돌아서면 늘가슴 한켠에서 펄럭이던 그곳에 대한 회오리도 멎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개자리에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었다.하지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작은 불빛이 위안이 된다.상류 저 멀리로 기우뚱대며 가물거리던 불빛이 산모롱이를 돌았고,불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문득 강물에 깃드는 불빛의 여운.어둠 속의 손짓처럼 희미하다. 길은 얼어 있었다.바퀴 밑에서 얼음이 버적버적 깨지는소리가 들려온다.나는 거칠게 차를 몰았다. 황새여울의 자갈밭을 지난다.바퀴 밑에선 쟈그랑쟈그랑 잔자갈 부딪치는소리가 요란하다.황새여울을 지나자 협곡 사이의 무당소가언뜻언뜻 드러난다.길에 선다는 것은 매순간 어디로 갈 것인지를,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갈등의 시간이다.회사에서 밀려나 명예퇴직을 할 때도,아내에 등 떠밀려 이민서류를 앞에 놓았을 때도,이것도 그저 일상이려니했다. 갈등의 시간 앞에 온전히 앉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에몸이 부르르 떨린다. 불빛에 놀라 깨어난 어둠들이 뭉텅뭉텅 잘려 차창을 스치며 뒤로 밀려난다.갑자기 차가 헛바퀴질을 해대며 소리를지른다.어둠 속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백운산 자락이 움찔움찔 놀란다.무당소 앞 자갈밭에 빠져 얼마쯤이나왕왕거리며 헛바퀴질을 해댔던가.랜턴 불빛이 둔덕에서 어둠을 휘휘 내저으며 다가오고 있다. “급할수록 조바심을 놓아야지요.” 남자가 파헤쳐진 모래밭에 마른 쑥대를 깐다.조용한 말소리와는 달리 익숙한 손놀림을 하는 남자를 보면서 나는 차에서 내린다.발을 디디자 살짝 언 모래밭 밑으로 물컹,하는 감촉이 전해온다.무당소 앞까지 가보겠다고 드문드문자갈이 박힌 모래밭으로 차를 들이민 게 잘못이었다.나는하늘을 올려다보며 북극성을 찾아본다.북극성은 바다나 사막을 여행하는 자들과 세상의 지루하고 번잡한 길을 떠도는 자들이 길을 묻는 별이다.옆자리에 펼쳐놓은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다.남자가 그 글귀를 읽었을까? 헛바퀴질을몇 번 해대던 차는 쑥대를 짓이기며 자갈밭을 나온다. 남자가 차안에서 손짓을 한다.남자의 옆자리에 앉은 나는 자연스레 그의 손님이 될 준비를 마친 느낌이다. “여긴막다른 길입니다.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강가 둔덕의 밭 사이로 길이 나 있다.밭은 묵정밭처럼 쑥대가 우거졌고,두어 채의 집들은 빈집인 듯 불빛이 훑고 지나가기가 무섭게 깜깜해진다. “겨울이면 민박을 치던 이들도 다 떠나고 개자리는 빈동네가 됩니다.” 나는 그가 개자리라고 말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개자리,하고 중얼거린다.남자가 흘끔 나를 쳐다본다. 빈집에서 튀어 나온 들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산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흐릿하다.습기가 어린 차창이 뿌옇다. 개자리는 이 강줄기에서 가장 살기 좋은 텃자리다.내가 이곳을떠나겠다고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어머니는 가장 따뜻한 집에서 한 세월을 보냈다.한겨울에도 개가 해바라기를 하며 팔자 좋게 엎드려 낮잠을 즐긴다는 개자리에서. “저도 민박이랍시고 명함을 걸어두었더니,사람들이 저더러 개자리민박집 문씨라 부르더군요.” 개자리집은 옛날 그대로였다.호박돌로 쌓아올린 키 높은봉당이며 울퉁불퉁한 마루며 내가 쓰던 문간방의 아궁이며.마당 한켠에 서 있던 대추나무 자리에 민박 손님을 받기위해 가건물을 들어앉힌 것이 변화라면 변화였다.어머니와살던 옛날 어느 시간처럼 문간방과 안방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저 불 속에 사라져버린 나를 던져버릴 수 있다면….내가 짜왔던 삶의 무늬 위에 엎질러진얼룩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겨울밤 어머니와 화롯가에 앉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감자 껍질을 까고,감자 한 개를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을 탁탁 마주치며 미련을 털어 내던어린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낮은 문설주에 머리를 숙이며 들어간 안방도 그대로다.군불에 익을 대로 익어 누렇게 변해버린 아랫목 장판도 옛날의 그것처럼 눈에 익었다.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들려왔고,순간 나는 어머니가 밤참을 만드시는가 하는 헛생각에 웃음을 흘린다.벽에 걸린 투박한 괘종시계가 막 열두 시를 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낯설어져 나는 우두커니 서있다. “올창묵이나 차려봤는데,입에 안 맞으면 옥수수막걸리나한 사발 하시지요.” “조금 전에 들어오신 모양이죠?” 나는 진탄나루에서 상류로 올라가던 불빛을 생각하며 묻는다. “그랬습니다.한잔하시고 문간방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빈방에도 불을 지펴두는 모양입니다?” “가끔,봉두난발의 어수선한 마음으로 천리 먼길 헤집어오는 손이 있지요.” 살얼음이 동동 뜨는 옥수수막걸리는 새큼하면서도 텁텁한맛이 시원스럽게 퍼진다.그는 숟가락 가득 뜬 올챙이묵을후르륵거리며 맛있게 먹는다.심심해서 엊그제 만들어봤는데,옛날 맛은 아닌데요.후르륵거리는 소리에 잘려나가는그의 말은 쥐어짜면 금세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처럼 젖어 있다. 여름철 옥수수가 누릿누릿 익어갈 무렵이면 어머니는 올챙이묵을 쑤었다.옥수수 국수인 셈인 올챙이묵을 어머니도올창묵이라 불렀다.어머니는 마루에 앉아 옥수수 알을 따서 맷돌에 곱게 갈았다.이어 고운 체에 밭아서 가라앉힌앙금을 얻을 때면 허리를 펴고 등허리를 투덕이며 강물을하염없이 바라보았다.솥에 넣고 된죽을 쑤느라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을 때까지 강물 바라보기는 그칠 줄 모른다.찬물을 그득하니 받아놓은함지박에 구멍 숭숭 뚫린 묵틀을걸어놓고 나서야 어머니의 쓸쓸한 표정은 조금 가신다.야야,올창묵 먹자.니라두 실컷 먹었음 좋겠구나.느 아부진올창묵이라믄 자다가두 벌떡 일어났다야.찰기가 거의 없는올챙이묵은 찬물에 떨어져 뚝뚝 끊어지며 올챙이가 유영하듯 가닥가닥 흔들렸다.호박나물이며 잘게 썬 김치를 소로얹고 양념간장을 쳐도 내 그릇에서는 올챙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아버지 생각으로 만드는 어머니의 올챙이묵이 나는 싫었다.올창묵은 야,그저 한 숟갈 가뜩 떠 넣어도어데 우물거릴 새가 있는 줄 아나.후르륵, 후르륵 하민서올창묵을 목구멍에 넘기구 난 다음참에 찾아드는 덤더 무리한 맛을 알어야 올창묵 맛을 제대루다 아는 거여. 니가,언제쯤이믄 이 덤더무리한 맛을 알까. 어머니로부터 개자리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늘 달 밝은밤이었다.마당 한켠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대추나무에 걸린 달 그늘이 덮은 마루는 어둠침침했다.무릎을세워 턱을 고이면 어린 내 등은 새우처럼 휘었고,이미 할머니처럼 늙어버린 어머니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그런 날이면 처마 밑까지 내려온 산자락은 한여름에도 겨울에나어울릴 법한 바람을 쌩쌩 날려보냈고,그바람에 물푸레나무이파리들이 묵정밭 쑥대처럼 서걱이며 마구 흔들렸다. 그런 밤이면 나는 왠지 모를 무섬증에 떨며 어머니의 이야기가 빨리 끝나기를 빌었다.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따사로웠다. “개자리….지낼만하신 가요?” “어디서 꼭 한번은 만났던 분처럼 낯이 익군요.” 가부좌로 앉은 민박집 문씨는 엉뚱한 한마디를 던져놓고는 말이 없다. 그는 몇 번 허허 웃었고,고개를 몇 번 갸웃거린다.나는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내가, 이것도 괜한 질문이 되는 모양입니다, 하고 겸연쩍어하자 슬몃 말꼬리를잡는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2)

    “지낼만 하다 안 하다 그런 구분을 버렸습니다.그저 내마지막 정처(定處)이려니 하는 거지요.한 십 년이 돼 가나요.처음엔 묵정밭에 흑염소를 치며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이젠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었다하는 게 옳겠지요.그동안 내 대화상대라는 것이 강물이거나 그 물결이거나 그아래 조약돌이거나 그 사이 물고기들이었으니….” 나도 이곳에서 강물과 대화하던 시절이 있었다.어둑어둑산줄기와 물줄기를 덮어먹는 어둠이 밀려드는 저녁이면 나는 강으로 내려갔다.그곳에서 어린 나는 밤새 내 곁을 스치며 흘러가는 강물을,몇날 며칠 강물에 씻겨도 사라지지않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그리고 쿨럭쿨럭 마른기침에 몸을 뒤척이며 깨어나는 강의 새벽을,그것들에 홀로 사무쳐밤을 새워 울어야 하는 소쩍이의 서러움 따위를 생각했다. 매일 저녁 강에 나가 새롭게 흘러온 강물을 만났다.나는그 저녁 무렵을 좋아했다.저 강 양편의 산줄기 밑자락으로거뭇거뭇 이내가 밀려들고, 강 수면으로 하루살이가 발버둥을 치고,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시간.나는 그 시간이면늘어딘 가로 떠나고 싶어 강에 나가 종이배를 띄우고는 했다. 어떤 날은 내 고무신까지 띄워 보냈기에 어머니가 미탄 장에 가서 사온 신발을 내 발에 억지로 꿰어맞출 때까지나는 맨발이었다.그 무렵 나는 눈치챘다.이내가 곧 어둠이되어 강을 덮어먹는 먹장구름처럼 밀려들 때면 이 강의 저녁을 견디는 일이란 참으로 고단한 짓이라는 것을. 그 날,그러니까 어머니 곁에서 아예 사라지겠다고 처음으로 훌쩍강을 등지던 시간도 저녁쯤이었다.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고,어머니는 이 개자리집이 마지막 거처였습니다.” 술잔을 들다 우뚝 멈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개자리집에서 젊은 시절부터 강을 오르내리는뗏꾼들을 상대로 주막을 열었다. 뗏목은 아우라지를 지나조양강을 거쳐 밤이나 낮이나 떠내려왔다. 뗏꾼들은 험한황새여울을 지나가기 위해 무당소에 이르면 강변에 뗏목을 댔고, 개자리주막으로 올라와 술을 청했다.좋은 시절이었다. 강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마루 밑의 개도 낮술에취해 어슬렁거리다 잠들었다 했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뗏목의 끝물이었다. 궁궐떼는 물론이고 서까래떼도 보기어려웠던 뗏목 막바지였다.하루종일 지켜봐야 겨우 부동떼나 화목떼 서너 바닥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그동안 나귀에봇짐을 싣고 부지런히 강마을을 찾아 강을 오르내리던 한남정네가 그 어름에 이 짓도 마지막이라며 개자리주막을스쳐갔다. 칠족령을 넘어 상류의 강마을 찾아간다는 그 남정네는 이튿날 믿지 못할 강바람 같은 기약 하나를 떨구고갔다.이번에는 기어코 이 강의 최상류 오대산 우통수까지다녀오겠다고 했다.그리고 한세월 개자리에서 등 붙이고살겠다고 했다.하지만,아무리 먼 길이라 해도 한 달포면우통수를 돌았을 터이고,또 한 달이면 강을 되짚어 내려왔을 시간이 흘렀건만 코끝도 보이지 않았다.남정네는 징용끌려가 감감무소식인 남정네들만큼이나 돌아올 줄 몰랐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2년이 지났다.강에는 날마다 남정네의 소식을 묻는 물푸레나무 나뭇잎배가 띄워졌다. 3년으로 접어들던 어느 보름달 밝은 밤이었다.마루 밑 누렁이가 달을 베어 물고 컹컹 짖어댔다.한 사내가 절퉁절퉁몸을 심하게 기우뚱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루에 털푸석 주저앉은 사내가 다짜고짜 청했던 물 한 대접을 들이붓고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문지방을 넘었다.사내야 그 남정네가 맞건만 그 좋던 풍채는 다 어디에 떼어먹히고,머리는 쑥대머리요,걸친 것이라곤 어느 집 똥수세미요,다리 한짝은 뒤틀린 싸릿가지 모양으로 배배 꼬였다. 반딧불에 글을 읽어도 좋았을 눈빛이었건만 꾸물꾸물 진물이 배어나는눈자위엔 쉬파리만 닝닝대며 꼬여들었다. 이 강의 시원이우통수가 아닌 검용소란 말이여? 밤낮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렸다.정성이 지극했음인지,남정네는 일년을 반 토막낸그 여름에 훠이훠이 강을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회복했다.그런 그가 가을 무청을 엮어 뒤꼍 바람벽에 주렁주렁 시래기를 매달아놓고는 또 길을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향 청풍에 다녀오겠다는 남정네의 말은 아직 색깔 하나변하지 않았던 무청처럼 시퍼렇게 당찬 것이 믿을 만했다. 내 맘에는 그래도 느이 아부지가 첨부텀 끝까정 애오라지내 남정네였다야.니는 느이 아부지를 그래 빼다박았으면서두 성정은 으째 그리두 다른지….어머니의 이야기는 늘 그사람을 내 아버지로 오금박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 남정네와의 언약을 무당소 깊은 강 밑에 갈무리해두었다.하지만 그뿐이었다.강바람을 타고 오르내린 소식몇 점이 무당소를 회오리쳐대다가는 떠내려갔을 뿐이다. 한 뗏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당소 앞에서 굿을 하던무당이 굿판에 도취되어 스스로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사라져버렸다는 무당소.어머니는 밤을 낮 삼아 무당소 기슭에 넋을 놓고 주질러앉았고,속절없이 흘러가는 강물만 하염없었다.강물은 어머니의 돌팔매질로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한바탕 회오리바람 같은 푸념이 지나가고 나면 어머니는 뗏목아라리를 부르며 강을 쓰다듬었고 자신을 위로했다. 눈물로 사귄 정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으로 사귄 정은잠시 잠깐이라네.우리 맺은 언약이 강물에 흘러갔나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라.나를 보세요,함께 갑시다. 그믐 초승달이 뜨도록 놀다 가세요.무당소 황새여울에 떼를 띄워놓았네.무당소 개자리집아 술상 차려 놓게나. 내가 흥얼거리던 뗏목아라리를 따라 부르던 그의 눈빛이먹먹해져 있다. “충주댐 아랫마을에 살았던 때가 있었지요. 저녁이면 버릇처럼 충주호에 낚싯대를 담갔습니다.간혹 낚시를 따라온어머니가 이 아라리를 불렀지요.아버지가 부르던 소리라며.호수에 수장된 어머니와 나의 고향이 낚싯바늘을 물어줄리도 없었건만,우리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흘러간 뗏목아라리를 부르곤 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나는 끔찍한 선물을받았습니다.” 그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온 것은 뱀장어였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강에는 뱀장어가 많이 살았다. 하지만 고향남태평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충주호에 갇힌 뱀장어는 사람 팔뚝만큼이나 살이 뒤룩뒤룩 올라 있었다. 그 날, 그는낚싯대를 꺾어버렸다.그 뒤부터 밤이면 지붕 위 허공 어디에선가 강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선 살찐 뱀장어가 뒤척였다. 강에서 살던 뱀장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무려 3,000㎞나 떨어진,자신이 태어났던 태평양 먼바다로 헤엄쳐 가야한다.뱀장어는 자신의 알이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않도록 하기 위해서 칠흑의 어두운 그믐날에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최후를 맞이한다.다시 태어난 뱀장어 치어 댓닢뱀장어는 바다 물결에 실려 한반도까지 오며 실뱀장어로바뀌어 봄이면 서해와 남해로 흘러드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이것이 뱀장어가 가고 싶은 길이다.하지만 이땅의 강은 이미 뱀장어의 강이 아니다.하구둑이나 수중보가 가로막고 길을 터주지 않는 것이다. 나는 빈 주전자를 들어 그에게 흔들어 보인다. 술잔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던 그가 빈 주전자에 옥수수 막걸리를 가득 채워 들어온다. 오래도록 말없이 천장을바라보던 그가 입을 연다. “이 강물에 어머니를 잃고, 나는 정처 없는 떠돌이가 되었지요. 길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길을 잃는 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길을 잃을 때 길의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백척간두의 순간에머무르고자 했습니다.잃어버린 길을 잇기 위해 동강으로들어왔다고 하면 그대의 궁금증이 조금 풀릴는지요.” 그에게 나는 묻고 싶었다.그 낭떠러지의 허공이 가난하게떠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여백이 되는지를,그 여백은 정처를 정하면 충만해지는지를.하지만 나는 말로 만들어내지못한다. “내 어린 시절의 강에는 뱀장어보다 열목어(熱目魚)가많았습니다.” 눈에 열이 많아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더 찬 상류로상류로 올라가야만 하는 물고기.어린 내 친구들은 그 물고기를 엿메기라 불렀다.우리는 싸리나무 낚싯대로 고등어만한 열목어를 낚아 올리고는 했다.그 엿메기를 잡는 날은최고의 낚시꾼이 되었다.개울 한가운데 바위 위에 앉아 열목어를 낚아채다 보면 낭창낭창한 싸리나무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했고,물고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물 속으로 풍덩빠지기도 했다.그래서 물고기를 잡다가 열목어도 잡지 못하고 물에 빠지면 엿메기를 잡았냐며 놀려대기도 했다. 어린 내가 어찌 열목어의 열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살다보면 세상에는 열을 올려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그래서 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것을 어찌알았겠는가. 나는 이 강의 개자리집에 돌아와서야 내 눈에식혀야 할 열이 참으로 많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대의 바짓가랑이에 휩쓸려온 바람에는 저 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냄새가 묻어 있습니다.연어를 만나기 위해 남대천에 가본 적이 있는지요. 10월의 남대천에는 베링해를떠나온 연어가 산란절식(産卵節食)으로 상류로 거슬러 오릅니다. 섬세한 지도를 그릴 줄 아는 그들은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떠올리고,밤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해낸답니다.그대는 무엇을 나침반 삼아 이곳까지 왔는지,그대는 어느 시절 어느 세월을 휘돌아 여기까지 거슬러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어쩌면 내 대답을 듣기 위해 청한 물음이 아닐 수 있다.나는 길을 나서기 전, 나침반으로동서남북을 가늠해보고 지도를 펼쳐 길의 처음과 끝을 짚어보며 준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어디서 휘어져 산모롱이를 돌아나가고 어디서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건너야 하는지를 살피지 못했다.길에 서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낯선 길에서 깃들 곳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힘겨운가를,얼마나 서러운가를…. 한강 하류에 사는 동안 나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을해 저녁이나 밤이면 집으로 돌아왔으며, 일요일이면 밀린빚을 청산하듯 하루종일 잠을 잤으며, 우리 가족은 살강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지낼 만한 사이였다. 그도시에서의 20여 년은 그렇게 짜지도 맵지도 않은 적당한즐거움과 적당한 상실감으로 흘려보낸 시간들이었다.그 시간이 얼마나 밍밍한 시간,아니 세월이었는지를 나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곳 개자리로부터 나는 철저히 도망치려했으며 깨끗이 잊고 싶어했다. 아내의 부탁을 나는 기꺼이받아들였다. 아내가 딸 나나의 교육을 위해 불현듯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베링해의 물결은 지금이 아니라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아내는 5년 전 캐나다로 떠난 처형네를 찾아갈 것이다. 처형네 세탁소에서 한 3년 다림질을 하다 보면 이 땅에서의 기억은 다 증발될 것이다.아내는 나의 옛날을 다 증발시키고 싶어한다.나나를 위해 내일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잊고 살 수는 없는거야? 아내는 나의 정처를 모른다. 아내는 지금 나에게 연락할 수 없다.이곳은 핸드폰 불통지역이다. “어딜 가나 적응하려 애쓰는 건 정신보다 몸이 먼저지요. 하지만 상처를 만나 먼저 시름에 겨워하는 것은 정신이 아닐는지요.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강물처럼 소리소문 없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더군요.” 어머니는 나이 마흔을 넘겨서야 얻은 자식 때문이었는지멍울은 조금씩 가시는 듯했다.뗏목이 사라지고,남정네가사라진 강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산자락 비탈밭을 일구기시작했다.이 일대 밭은 모두 어머니가 화전으로 일구어냈다.밤이면 산비탈에선 파란 도깨비불이 일었다.큰물이 지는 여름이면 무당소에서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새 꾸르릉꾸르릉 이무기 우는 소리가 강을 흔들어댔다. 한낮에도 산그늘이 지는 무당소 뼝대에서는 뻐꾸기가 무섭다며 뻐버꾸뻐꾹 울어댔다. 뻐꾸기가 우는 여름이면 어머니는 말했다. 세월처럼 무서븐 게 없다드니 참말이네. 내가 중학교 진학을 위해 이곳을 떠나면서부터 어머니는허물어지기 시작했다.밭은 하나둘 묵정밭으로 변해갔고,개자리집에는 머리 풀어헤친 귀신이 산다는 소문으로 흉흉했다.아랫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끊었다.밤이면 승냥이처럼울어대는 어머니의 곡성이 강을 타고 내려가 아랫마을을하얗게 흔들어 깨우곤 했다.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더먼 곳으로 떠났고, 어머니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무당소로걸어 들어갔다. “강이 꽝꽝 얼었어요. 누치도 잡고, 보고 싶다던 무당소밑바닥도 실컷 봐요.…,먼저 나갑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밤새워 술 마신 티가묻어 있지 않다.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다시 이불 속으로묻는다.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아내는 내가 돌아가지않아도 나나의 손을 잡고 예정된 시간에 공항으로 나갈 것이다.나는 이불 속에서 머리를 흔들어본다.머릿속은 끊임없이 윙윙 울리고 있다.겨울 하늘 높이 날아올라 팽팽하게당겨진 연줄이 우는 소리 같다. 어젯밤 그는 말했다.밤새 강이 얼 것이며,날이 새면 누치를 잡으러 가자고.요즘도 1월이면 무당소는 물론이고 1㎞상류까지 얼어붙는다고 했다.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누치는 100마리쯤이 한꺼번에 떼를 지어 몰려올 때도 있다.지난 겨울엔 강바닥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누치떼가 올라왔다.겨울이 되면 찬물에 산란하기 위해 상류로올라오는 것이다.얼음썰매를 타고 누치를 찾아 강을 오르내리며 이마에 땀이 배어날 시간이 흘러갈 즘이면 강바닥을 뒤집는 누치떼를 만날 수 있다.도끼와 작살을 움켜쥐고얼음 위를 질주하며 누치떼를 쫓다보면 놈들은 숨을 헐떡이며 꼼짝도 못하고 강바닥에 엎드려 있다.누치는 얼음장아래 찬물에서 쫌만 움직여도 곧바로 뼈 가운데로 얼음이생겨 오래 달릴 수가 없어요.누치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서 있을 때 도끼로 얼음을 깨고, 작살로 단방에 찔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또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그렇다,북진나루.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그는 마당에 없다.저 아래 무당소에서 움직이는 그가 조약돌처럼 작게 보인다. 개자리에 앉은 내 몸도 이제는 보호색을 띠어 강변의 자갈밭을 닮아있지 않던가요.그의 말처럼 그는 개자리에 앉아 조약돌을 닮아가고 있다. 나는 어젯밤 그가 고향 이야기를 할 때,그도 어쩌면 슬픔하나를 갈무리해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어머니를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충주댐이막히면서 청풍의 절반쯤은 물에 잠겼지요.하지만 남한강뱃길이 있던 시절엔 제천의 중심이었습니다.서울에서 올라온 돛단배들은 소금에 절인 바닷물고기며 온갖 물건들을그득그득 싣고 북진나루로 들어왔지요.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봇짐장수였던 우리 아버지는 서울 물건들을 사서 나귀에 싣고 남한강 강마을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그 강물에아버지를 빼앗겨버린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기며칠 전에야 말했지요. 동강에 한번 가보자.느 아부지 여즉 거서 잘 살고 있는지? 강은 정말 꽝꽝 얼어붙었다.그는 누치를 찾아 상류로 더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군데군데 얼음구멍을 낸 흔적이보인다. 얼음은 유리처럼 맑아 무당소의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물고기의 비늘이 얼핏 물 밖의 햇살을 받아내며 반짝 물살을 뒤집는다.그 물고기는 어머니의 하얀 버선을 닮았다.그토록 보고싶었던 무당소의 강바닥.하지만 어제의 그 강물은 이미 떠나고,얼음장 밑으로는 오늘 지금의강물이 흐르고 있다. 나는 거울처럼 맑은 강물 위에 내 얼굴을 댔다.어머니의유품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나를 쫓아온 댓돌만한 거울이그랬듯 얼음거울 역시 나를 다 비추지 못한다.하지만 나는알고 있다. 아무리 비춰 보아도 내 안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어린 시절의 내 강물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내 몸은 메말라 있다는 것을. 나는 몸을 뒤집어 무당소에 눕는다.하늘은 눈이 시리도록푸르다.그곳에서 깨알같던 점 하나가 점점 커지며 검은 불덩이로 변해 무당소로 떨어지고 있었다.내 이마를 향해 내리꽂히고 있다.내 몸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간다.곤두박질치던 그것은 무당소 바위벼랑에 다다른 순간,다시 파랗게 얼어붙은 하늘로 솟구친다.교미 중인 검독수리 한 쌍이다.어머니는 무당소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던 그 해 겨울,내게 말했다.언제 청풍 북진나루에 가보거라.느이 아부지 거서 여적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비틀걸음으로 상류로 오른다.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 철도여행

    2년 후인 2003년 12월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보람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최희동씨는 식구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먼저 최희동씨는 인터넷에 접속해 철도청 통합정보시스템 중 여행포털페이지를 열자 날짜별로 바뀌는 추천여행지목록과 함께 선택한 여행지가 3차원으로 모니터에 펼쳐진다. 여행상품의 동영상 중 알맞은 시간대의 ‘부산’을 클릭하자 곧바로 고속열차의 내부 모습이 나타나며 빈 좌석이표시된다. 가족끼리 앉을 수 있는 좌석을 선택하여 One-Click으로지정하고 철도청이 발행한 전자화폐로 결제하자 핸드폰을통해 좌석정보가 수신된다.차례로 콜택시,렌터카,호텔,레스토랑까지 추천메뉴를 보고 예약을 끝낸다. 여행당일 날,핸드폰에 예약한 콜택시가 문 앞에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들어오고 정확한 시간에 역에 도착하여,예매정보가 저장된 핸드폰으로 비접촉식 단말기가 설치된 게이트를 통과하고 열차에 앉자 좌석의 LCD모니터에서 ‘최희동님 어서오십시오’라는 문자와 함께 도우미가 화상으로반긴다. 좌석마다 설치되어 있는인터넷단말기로 e메일을 확인하고 GPS서비스를 통해 부산지역 관광지를 둘러본 후 아내와 함께 연애시절에 봤던 영화를 감상한다.아이들이 인터넷게임을 즐기는 동안 어느새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여행을 마친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해 놓은 렌터카로 호텔에 도착하여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한 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바닷가를 거닐면서 오랜만의 여유로운 휴식이 있는 여행을 즐긴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켜자 치포치포가 붉은색 산타모자를 쓰고 인사하는 메일이 와 있다.“최희동님,여행은 편안하셨습니까?”라는 인사와 함께 여행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을 묻는다. 지금까지 2003년의 디지털화된 철도여행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철도청에서는 국민들에게 이러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03년말 완공목표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착수해2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로 무겁고 기계적인 하드웨어 산업으로 인식되어온 철도가 앞으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소프트웨어적인 문화로 전환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내년부터 추진하고자 하는 e비즈사업이 큰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이모든 것을 위해 전 직원의 공감대 아래 ‘통합정보시스템’이라는 엔진과 e비즈라는 날개를 달고 우리 철도는 철로에서 비상해 앞서 가는 종합서비스회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손학래 철도청장
  • 경제 뉴스라인

    ■외환, ‘미추홀 사랑카드' 발급. 외환카드는 26일부터 무이자할부 및 할인,테마파크 무료입장,주유할인,교통카드기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추홀 사랑카드’를 발급한다. ■금융시장 20년간 132배 증가. 우리나라 금융시장 규모가 지난 20년간 132배나 커졌다.한국은행이 25일 펴낸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책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단기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합친 금융시장 규모가 총 874조4,000억원으로 80년(6조6,000억원)의132배에 달했다.채권시장은 80년보다 167배,주식시장은 112배가 커졌다.단기금융시장도 107배나 신장됐다. ■DVD플레이어 콤비 출시. LG전자는 DVD플레이어와 하이파이 고화질 VCR를 하나로 합친 ‘LG DVD플레이어 콤비’ 2개 모델을 25일 출시했다.DVD플레이어의 다양한 디스크 포맷 재생기능을 갖춰 DVD 타이틀과 MP3 CD,오디오CD,CD-R,CD-RW,VCD 멀티포맷 디스크를재생할 수 있다.LV-DV82 모델은 55만원대 중반,LV-DV72 모델은 50만원대 초반. ■휴대폰으로 기름값 정보 제공. 인터넷 주유소 정보제공 사이트인오일프라이스워치 닷 컴(www.oilpricewatch.com)은 핸드폰을 통해 주유소와 휘발유가격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내년 2월부터 본격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홈페이지 고객지원 강화. 데이콤(대표 朴雲緖)은 25일 홈페이지(www.dacom.net)를개편,고객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시외전화 등 통신서비스에 관한 문제점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주고,각종 정보기술(IT) 전문정보를 제공한다.내년 1월 말까지 78명에게 디지털캠코더, PDA(개인휴대단말기),폴라로이드 카메라 등 사은품을 증정하는 기념행사를 실시한다. ■뉴아우디 A6 3.0 콰트로. 고진모터임포트는 뉴아우디 A6 3.0 콰트로를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3.0 V6 엔진을 탑재한 4륜구동 세단으로 최고출력이 218마력이며 수동변속 옵션을 갖춘 팁트로닉 기어를장착했고 바깥 소음을 종전 모델보다 40% 줄였다는 설명이다.
  • 에듀토피아/ 청소년 ‘알바’ 말리지 마세요

    “엄마,나 이번 겨울방학동안 친구들이랑 아르바이트 할래요.” 고교 1학년생 민수(가명·17)는 얼마전 아침식탁에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가 엄마에게 한바탕 꾸지람을 들었다. “어린 나이에 무슨 돈을 벌려고 해.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엄마는 일언지하에 못하게 했지만 민수는 몰래라도 꼭 한번 해볼 생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이런 실랑이가 각 가정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서울 YMCA청소년 진학상담실에는 “필요한 돈을 줄 수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동의서를 써 달라”고 떼를 쓰는 자녀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의 상담 전화가많이 걸려온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패스트푸드점이나 주유소에서는 일하는 아이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있다.하지만 어른들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일하는 아이들은 불량 청소년’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유도하지 않으면 성매매와 같은 유혹에 빠질우려가 있다”면서 “직접 일을 하면서 생생한 직업정보를얻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무조건 말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우리도 일이 필요해요=요즘 청소년들은 돈 쓸 곳이 많다. 핸드폰 요금을 내고 신발,옷,액세서리 등을 사려면 부모들이 주는 용돈으로는 모자란다.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많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문제는 건전한 아르바이트도 많지만청소년이 돈을 벌고자 할 때,마땅한 일자리가 없고,있더라도 청소년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성적(性的) 서비스를 요구하는 업소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의 교육적 효과=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일을 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사회와 직업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이점도 많다고 말한다. 서울 YMCA 일하는 청소년지원센터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립심,돈의 가치,부모에 대한 고마움 등을배울 수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57.9%,‘스스로소비욕구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 사람이 38.6%로 아르바이트를 좋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부모들도 “자녀들이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학교 성적이 떨어지지도 않았고,오히려 일 경험을 통해 성숙해져서 일하기전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도 좋아졌다”고 하는 등 인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3∼14살 때부터 조그마한 일이라도해서 스스로 용돈을 마련하는 풍토가 정착돼 있다. ▲일자리 찾기와 지원센터=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는 알바누리(www.albanuri.co.kr)가 대표적.알바119(www.alba119.co.kr),알바포유(www.arba4u.wo.to),아르바이트천국(www.arbi.co.kr)에서도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알선해준다. 지난 9월 설립된 서울 YMCA 일하는 청소년지원센터는 청소년들의 일에 대한 욕구를 건전하게 수용하고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있다. 이혜정 소장은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생긴 부당한 사례를고발하면 고용주에게 개선권고 명령을 내리고 개선되지 않을경우 형사 고소까지 도와준다”고 말했다. 허윤주기자 rara@.
  • ‘휴대전화 종교채널’ 메시지 서비스

    굳이 교회나 성당,법당에 가지 않더라도 휴대전화를 통해설교나 미사강론,설법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는 종교채널 시스템이 구축됐다. 컨설팅 벤처기업인 프리네이션과 KTF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불교,개신교,천주교를 비롯한 7대 종단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각종 종교 관련 메시지를 휴대전화를 통해 서비스받을 수 있는 ‘KTF magicⓝ 종교채널 dea’ 개통식을 가졌다. 이날 개통한 종교채널 데아는 이용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성경과 불교경전 등을 핸드폰의 음성과 문자를통해 받을 수 있다.또 듣고 싶은 기독교 예배,불교 법회,가톨릭 미사 말씀을 다시 들을 수 있고 교회나 사찰,성당 등의중요한 행사 내용이나 소식도 서비스받을 수 있다. 종교채널 데아는 개신교와 불교,가톨릭 등 3개 종단에 대한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중 천도교와 유교, 원불교, 한국민족종교 등에게도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경제 뉴스라인

    ◆운전하면서 핸드폰 통화를 할 수 있는 신제품이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S&R통신(대표 김홍권)은 핸드폰 다이얼 기능을 차량의 핸들 윗부분에 장착,운전중에 통화가 가능한 ‘핸들폰’을 개발,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방을 주시하면서 다이얼을 누를 수 있어 주행중에도 통화하기가 쉽다.회사 관계자는 “운전중에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법률적인 자문을 마쳐 경찰의 핸드폰 통화 단속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음질이 좋은 적외선 통신방식을 채택했고,부대기능인 단축 다이얼과 이어폰 조작기능도 갖췄다.자세한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www.snrtele.com)와 전화 (02)512-3565,9410. ◆대우건설은 싱가포르 육운성이 발주한 1억4,000만 달러규모의 칼랑-파야레바 간 고속도로 공사를 현지업체인 셈비코퍼레이션과 공동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남동발전㈜은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 독자의 소리/ 휴대폰 전화 호환돼야

    휴대폰을 새로운 기종으로 바꾸려던 참에 우연히 전화국에서 휴대전화 가입이 가능한 것을 알게 돼 신청했다.그런데전화국에서는 K사의 휴대폰만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사용하던 S사의 번호를 포기해야 했다.고민하다 결국 기존휴대폰을 해지하지 않고 새로운 휴대폰과 함께 가지고 다니고 있다. 갑자기 번호가 바뀌면 주위 사람들과 연락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두 개의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통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번호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 전화는 K사 것을 이용하다가도 D사나 O사의 전화기를이용할 경우 전화번호를 변경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데 휴대폰은 왜 그렇게 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이것이기술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사업자간 이해관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개선돼야 한다. 김동엽 [부산 사하구 하단동]
  • [여성 선언] ‘아줌마‘ 카테고리 때문에

    “아니 내가 분명히 여기까지 들고 왔는데 왜 가방이 없냐고?” 제주공항의 대형차량 주차장 앞에서 관광버스에 짐을 옮겨 싣고 있는데 갑자기 일행 중 한 여성의 쉰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차에 올랐거나 이제 막 오르려던 사람들은 일제히 그녀 주변으로 몰려왔다.시동을 걸던 버스 운전사는 다시 시동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사람들이 모여들자 더 큰 목소리로 “그런 건 여행사에서 챙겨줘야지.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녀도 가방 잃어버린 건 처음이야.그런데 가방이 없다니”하며 발을 굴렀다.일행은 모처럼 제주도에 왔다는 설렘이한순간에 사라지고 “이번 여행은 글렀구나”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평소에도 모임에 1시간 이상 지각해서 일행을기다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그날 아침에도 비행기 출발 10분 전에 나타나 행사 진행자의 애를 태우더니 기어이 소지품을 분실하고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그녀는 그러한 일에 대해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저지르면 서슴없이 비난하는 타입이었다.그녀는 관광버스에 오른 후에도 자신이분명히 주차장까지 가방을 들고 왔으며 여행사 직원이 버스에 싣지 않아 가방을분실한 것이라고 우기며 관광 안내원을 심문하듯 들볶았다. 날짜 조정에 숱한 진통을 겪은 끝에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온 일행은 대부분 회사를 경영하는 몹시 바쁜 사람들이었다.이들은 제주도가 홍콩처럼 자유무역 도시가 되어 더 많이 북적대기 전에 한번 다녀오자는 모임 리더들의 설득을 받아들여 시간을 낸 사람들이었다.그러한 그들의 여행을 그녀 한 사람이 망치고 있는 것이다.관광 안내원은 그녀 등쌀에 핸드폰으로 본사는 물론 공항의 분실물센터,각 경찰서에까지가방 분실 신고를 하느라 관광 안내가 뒷전으로 밀려 미리짜여진 일정조차 엉망이 되어버렸다. 다음날 오후,공항의 분실물센터에서 가방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그녀는 남자들이 자신의 가방을 알아서 옮겨주리라 기대하며 빈 손으로 공항을 빠져 나왔고 남자들은 그러한 그녀의 의중을 헤아릴 수 없어 자기 짐만 챙겼음이 증명되었다.그러나 그녀는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그녀는 별다른 사회생활 경력 없이 성공한 남편 덕에 사회봉사단체 등 여러 모임에 가입해 임원 등을 맡아왔다고 한다.그러나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여성들마저 “역시 여자는 별 수 없어” 혹은 “아줌마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라는 평가를 받도록 할 것임이 염려된다.게다가 반듯한 여성들이 이러한 부류의 여성들이 모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더러워서 피한다며 탈퇴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기금 등여러 가지 혜택이 엉뚱한 곳에 돌아갔다며 억울해하는 경우도 보게 되었다. 따라서 비상식적인 특정 여성의 행동 때문에 ‘아줌마’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여 비난을 받거나 여성에게 주어진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비상식적인 여성들이 모인 자리를 피하지만 말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여성들이 바로 서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않도록 더러운 싸움도 불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미디어그룹 대표
  • “장기 밀매 방조” 비난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장기이식센터가 법으로 금지돼 있는 장기밀매 희망자들간의 의사교환을 방조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장기이식센터 홈페이지 ‘www.konos.go.kr’의 ‘열린 마당’에는 장기밀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글이 80%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장기이식센터는 이 글들을 삭제하지 않고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실태=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30여건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나 이중 80%는 장기밀매를 원하는 내용들이다.‘신장이 필요하신 분 도움 주고싶음.단 경제적으로 조금 도움주셨으면 함’ ‘안구 한쪽을 기증하려고 함.보답으로 사례금 원함’ ‘장기기증 원함.대신 빚을 갚아주시기 바람’ ‘신장을 드리겠습니다.반대로 저에게도 도움을 주십시오.상부상조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장 드림.가정형편상 도움이 필요함’ ‘소년가장입니다.신장 드리겠습니다.급합니다’ ‘장기가 급하면 연락바람.하지만 세상엔공짜는 없음’ ‘신장기증 원함.그리고 사례비도 원함’‘신장 필요한 사람 연락바람.사례비는 차후 논의바람’‘신증 기증하겠음.사업실패로 사례비 원함’ ‘신장 2개드림.사례할 분만 연락 원함’ ‘사정상 안구 팔겠음.저또한 무리한 요건 내세우지 않겠음’ 등등 대부분 안구,신장,간 등을 기증하겠다는 내용들이다.사례비를 거론하면서 사실상 장기밀매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메일과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점조직으로 만나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 손길을 피하고 있다.장기이식을 국가가 관장하면서 이식 희망자는 늘고 있지만 기증자는 별로 없는 상황이어서 불법 브로커들이 홈페이지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은=장기밀매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누구든지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 기타 반대급부를 주고 받거나 주고 받을 것을 약속하고 장기를 제공하는 행위는 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아직도 장기밀매에 의한 이식수술이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사중”=장기이식센터에 대한 감독책임이 있는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게시판에 장기 밀매를 원하는 글들이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장기밀매에 의한이식수술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불법 이식수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이식센터 관계자는 “장기밀매를 원하는 글을 올리는 것 자체는 범법이 아니다”면서 “경찰 사이버범죄수사대와 함께 불법 브로커들을 검거하기 위해 일부러관련 글들을 지우고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SK, 실시간 무선통신 ‘엔트랙’ 시범서비스

    SK㈜는 최첨단 주행 무선데이터 통신인 텔레매틱스 ‘엔트랙’(entrac)의 시범서비스를 6일 시작했다. 텔레매틱스는 이동통신망과 위치측정기술(GPS),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활용해 운전경로나 차량사고 등을 운전자에게 실(實)시간으로 제공하는 종합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주행중 최적의 도로를 선택해 상세한 도로상황을 안내해 주며 이동전화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음성안내와 단말기를 통해 운행정보를 알려 준다.주유소·정비소·음식점·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 관련 정보도 현재 위치에서 가장 빠른 곳을 표시해 준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별도 이동전화와 위치정보시스템이달린 핸즈프리 겸용 네비게이션 키트를 구입해야 한다.핸드폰을 제외한 단말기 가격은 20만원 선이며 일반형과 고급형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도난방지 등 안전서비스는 하반기부터 각각 시작한다. 전광삼기자 hisam@
  • [비전 21세기 ‘우리 캠퍼스’] 동국대

    전통과 첨단 과학을 조화시켜 세계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떨치고 있는 대학,바로 동국대다. 동국대는 1906년 불교계 선각자들이 만든 ‘명진학교’가모태다.그 뒤 여러 과정을 거쳐 1946년 4년제 동국대로 새출발했다.동국대는 전통적으로 인문학과 정치행정학 분야가강해 문학가와 정치인을 많이 배출했다. 대학의 발전 방향을 새로 잡은 때가 1994년이었다.‘과학동국’‘의학 동국’으로 변신한다는 목표로 교육과정을 전반적으로 개혁하기 시작했다.기존 인문학의 전통 위에 과학을 접목한 21세기형 첨단과학·정보 종합대학이 동국대가지향하는 대학상이다. 이제 그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엔 국내 공과대학 교육 평가기관인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이 수여하는 공학교육 인증서를 받은 국내 최초의 대학이 됐다. 인증을 받은 전공 프로그램은 건축공학,기계공학,산업공학,전기공학,전자공학,정보통신공학,토목공학,화학공학의 8개전공. 실질적으로 동국대 공과계열의 거의 모든 전공이 교육 내용과 질에 있어서첨단 미래 사회가 요청하는 교육을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99년에는 ‘기초과학연구센터’와 ‘공학연구센터’가 우수 연구센터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10년간 180억을 지원받아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학 정보화의 성과와 노하우를 대학원 과정까지 연계한 ‘영상정보통신 대학원’을 신설,멀티미디어 정보통신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과학 동국’을 완성시켜가고 있다. ‘인술을 통한 자비의 실천’이라는 취지 아래 병원 개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3년 경주한방병원을 개원한 뒤 포항병원과 경주병원을개원하고 연이어 수도권에 분당한방병원과 강남한방병원을문여는 등 단기간에 2개의 대형 양방병원과 3개의 한방병원을 개원,운영하며 지역 사회의 복지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의학 동국’의 큰 틀을 완성시킬 결정판은 경기도 일산에 내년 12월에 개원할 ‘수도권 종합병원’.연면적 2만7,000여평에 지하 2층,지상 12층 규모에 1,000병상을 갖춘 양·한방 종합병원이다.한방과 양방의진료 비율은 2대 8 정도이며 성인병과 노인병 전문크리닉,종합건강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동국대는 100%의 취업률을 달성하기 위해 실력이 검증된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참사람 인증제’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졸업 예정자 가운데 희망자를 선발해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와 직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인성교육과기능교육을 시킨 뒤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학생에게 인증서를 줘 졸업생의 실력을 대학이 보증하는 제도다. 인증서를 받으려면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40시간이상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하며 토익 800점 이상을 받아야하고,컴퓨터 교육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이 인증제를 거친 학생들은 실제로 100%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국대는 이와함께 재학생들의 이력서를 CD롬에 담아 1,000여개 기업체에 보내 홍보하는 등 첨단화된 데이터베이스를활용,학생들과 기업을 연결시켜 주고 취업을 돕고 있다. 동국대는 ‘세계속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학문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열성을 쏟고있다. 도서관·박물관·기초과학센터·외국어교육원·컴퓨터 교육원 등 첨단 시설을 구비한 부속기관과 불교문화연구원,사회과학연구원,한국문학연구소 등 연구기관,그리고 부속병원등 다양하고 풍부한 연구기관들은 학부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학문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서울캠퍼스와 경주캠퍼스,미국 LA캠퍼스,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일산 자연과학대학 캠퍼스에 이르기까지 동국대의 캠퍼스와 부속기관은 국내와 외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구축해 세계화로 뻗어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고 있다. 지식과 인간성을 동시에 갖춘 ‘테크노 휴머니즘’.동국대가 지향하는 최고의 덕목이다. 한준규기자 hihi@. ■동국대 이색학과 ‘E-비지니스 학과’. 21세기의 화두는 인터넷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대학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없다. 동국대에서는 지난해 경영정보학부에 e-비즈니스학과를신설,학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현재 1·2학년 각8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미래의 기업 경영에 있어서핵심적인 역할을 맡게될 e-비즈니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동국대는 2년 뒤 1회 졸업생이 배출되면 기업체 정보전산실,정보시스템 개발분야,정보통신(IT) 컨설팅 분야 등으로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들은 경영정보학 개론,디지털 콘텐츠 제작,웹기반 시스템 디자인,비즈니스 프로그램밍,정보 조사분석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과정을 배우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디자인 수업시간에는 거의 실습을 한다.커리큘럼은 미국과 유럽 등 앞선 외국 대학들을 철저하게 벤치마킹을 했고 국내 정보통신 분야 업체들의 기술 동향과조언을 상당 부분 참조하고 있다. 교수진도 화려하다.정교수 6명 가운데 4명은 해외 IT연구분야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았고 연구 실적도 많은 사람들이다.나머지 교수 2명도 국내 IT업체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을 초빙했다. 한준규기자. ■신재호 교무처장 “인간미·기초실력 갖춘 학생”. “인간미와 기초 실력을 갖춘 학생을 뽑을 것입니다.” 동국대 신재호(申宰浩·50) 교무처장은 ‘동국대가 원하는신입생’의 두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면접의 평가기준도 여기에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나’군에서 실시하는 면접은 1명당 6∼10분에 걸쳐 진행된다.우선 인문,사회,자연,공학계열로 나눠 전공의 기초를묻는다.다음은 수험생이 제출한 추천서,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한다.두 영역은 반반씩 점수로 반영된다.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자체는 점수화되지 않는다.글씨나 분량,문법 등에 관계 없이 기본 양식에 맞춰 쓰면 된다.하지만 면접의 기본자료로 쓰이기 때문에,면접에 들어가기 전서류의 내용으로 기출문제를 만들어 대답하는 연습을 하는것이 도움이 된다. 인간 됨됨이가 중요한 평가기준인 만큼 면접 때 예의바른태도는 기본이다.노크를 하고 들어간 후 면접관에게 간단한인사를 한다. 모자를 쓰거나 껌을 씹는 것은 금물.핸드폰을끄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르는 질문을 받았더라도 끝까지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대기시간에는지루하지 않도록 중강당에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논술의 소재는 고전에 한정되지 않는다.사고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면서 구체적인 예를 들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영어지문은나오지 않는다. 문법이나 원고지 쓰는 것은 크게 신경쓰지않아도 된다.정해진 원고 분량의 10%를 넘으면 부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탈락하는 수도 있다. 김소연기자. ■입시 전형 일정. 동국대는 오는 13일까지 정시모집의 원서를 교부한다.접수는 11일∼13일이다.연극전공 실기자를 제외한 ‘가’군과‘다’군의 일반전형에서는 인터넷 접수도 가능하다(www.applybank.com).인터넷 접수는 12일까지다. 서울캠퍼스의 모든 과는 ‘나’군에 속해 있지만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가’군과 ‘다’군에서도 많은 학생을뽑는다.서울캠퍼스 기준으로 ‘가’군에서는 총 308명,‘나’군은 1,296명,‘다’군은 483명을 선발한다.‘다’군의경주캠퍼스에서는 내신(40%)과 수능(60%)을 반영한다. 수능성적은 변환표준점수 총점(제2외국어 제외)을 적용하며 모집단위별 가중치는 두지 않는다.이과·공과대학과 수학교육과를 제외하고는 교차지원도 가능하다.교차지원에 따른 가감점이나 모집인원 비율은 따지지 않는다. ‘나’군은 인문계의 경우 내신(40%),수능(55%),논술(3%),면접(2%)으로,자연계는 내신(40%),수능(57%),면접(3%)으로선발한다.논술과 면접고사는 내년 1월 8∼9일에 치른다.예·체능계 실기고사는 내년 1월 8∼12일에 실시한다. ‘지방방문전형’은 동국대 정시만의 특징.부산,대구,광주,전주,제주,강릉,대전 등 7개 도시에서 같은 기간에 시험을 치른다.각 도시별로 5∼7명의 교수가 직접 찾아가 지방 수험생들이 서울까지 와야하는 수고를 덜어준다.단 예·체능계열은 실기고사 관계로 지방방문전형에 응시할 수 없다. 김소연기자 purple@
  • 운전중 휴대전화 보험료 할증

    이르면 내년부터 자동차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게다가 사고까지 내면 보험금이 깍인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최근 경찰청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사고발생을 보험료 할증 및 보험금 삭감 항목에포함시킬 것을 요청해 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핸드폰 사용의 경우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경찰단속이 시행초기인 점을 감안,보험료 할증은 속도위반·신호위반정도의 선에서,보험금 삭감은 안전띠 미착용에 따른 삭감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13억시장 누비는 한국인들](1)유근익 삼성전자 廣州지사장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13억 시장이 문을 활짝 열었다.세계최대의 이 중국시장에서 ‘황금 어장’을일구는 한국인들이 있다.삼성 애니콜·오리온 초코파이·대우 굴삭기·LG 에어컨·음식점 서라벌·외국어학원 신차오(新橋)….불과 3∼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며 중국인들의 뇌리에 한국의 브랜드를 심는 주역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 “최고급 이미지로 상류층 공략”. 베이징(北京) 중심가 옌사(燕沙) 백화점은 중국과 독일 등이 합작한 중국에서 최고급 백화점이다.4층의 핸드폰 코너에 들어서면 미국의 모토로라·핀란드 노키아·스웨덴의에릭슨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핸드폰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1,000(약 16만원)∼2,000위안 선이다. 그러나 옆에는 3,000∼5,000위안 등의 꼬리표가 붙은 최고급 제품이진열돼 있다.바로 삼성 애니콜이다. 판매원 저우잉(周潁·여)씨는 “삼성 애니콜은 다른 제품에 비해 2배 가까이나 비싸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있다”며 “주고객이 상류층이어서 그런지 값에대해서는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지금까지 중국에 600C,800C,N188,A288 등 모두 8개 모델을 선보인 삼성 애니콜은 중국 시장에서 현재 5% 수준의점유율을 유지,노키아·모토로라에 이어 3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대부분 3,000위안 이상의 고가품인 탓에 최고급 이미지가 부각돼 ‘중국 최고의 핸드폰’‘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핸드폰' 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애니콜을 중국 최고의 핸드폰으로 키운 주역은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지사장을 맡고 있는 유근익(柳根益·42) 부장.중국 시장의 애니콜 사업을 총지휘하는야전사령관격이다.“중국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깜찍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있기에 고가정책이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중국 대륙에 지난 한햇동안 팔려나간 핸드폰은 4,300여만대.이중 70% 이상이 중·저가급이다.유 부장은 그러나 후발주자인 애니콜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30%의 고가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게 빠르다고 생각한 것이다.고급제품을 전략상품으로 선정하고 고가 이미지를굳히기 위한광고를 지속,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지난 4월은 새로 내놓은 애니콜의 물량이 딸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6,000위안하던 듀얼 폴더형 SGH-A288형이 무려 1만위안 이상으로 폭등했다.“대형 유통점이나 백화점에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물건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 겨우 가격을 진정시켰다”고 한다. 그가 제안한 대리점간 과당경쟁을 원천적으로 막은 ‘모델별 총판유통’의 도입도 성공비결중 하나이다.전국을 장악할 수 있는 총대리점에 한 모델의 독점 공급권을 줘 가격을 관리하도록 했다.모델별로 총대리점-지방대리점-매장으로 연결되는 단선 유통체제를 굳혀 가격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뛰어난 기술력도 물론 한몫했다.삼성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노하우가 인정을 받은 덕분이다.다른 외국기업들이 지난 5월 발주받은 시스템 구축사업을 아직 50%밖에 진척시키지 못한 반면,삼성은 113만회선의 90% 이상을 완료해 20만회선을 추가로 수주를 받기도 했다. 애니콜은 중국 CDMA사업의 최대 수혜자로꼽히고 있다.올해 CDMA 1,300만회선이 깔리면 내년부터 CDMA 수요가 쏟아진다.삼성은 올해 톈진(天津)공장을 완공하는 등 현지 생산체제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