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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 필요성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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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 ‘작통권 로드맵’ 수정가능성 시사

    노대통령 ‘작통권 로드맵’ 수정가능성 시사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북핵실험 발표 이후 과연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와 어떤 영향이 있는지 전문가들과 꼼꼼히 챙겨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방침을 변경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연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자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전작권 환수 논의의 중단이나 이양시기 연기 등을 요구하는 의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전작권 환수의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핵실험 강행이라는 비상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환수 일정이나 내용 일부가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과 관련,“북핵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이 오래 지속되고 할 때는 (정상회담이)어떤 의미에서 유용한 마지막 해결의 카드인데, 핵실험이 이뤄진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새롭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먹구름’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왔던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 같은 입장이 더욱 확고해져 개성공단 문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한다. 개성공단을 정치적 이슈 못지 않게 통상 현안으로 접근하려던 우리 정부 입장은 결국 정치·외교 현안으로 보는 미국측 입장에 밀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정치적으로 북한 핵문제가 가닥을 잡기 전에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기획단장은 10일 “북한과 직접 관련이 있는 개성공단 문제는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문제는 우리 정부의 (남북경협)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3일부터 제주에서 열릴 4차 협상 전까지는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미 양국이 경제적인 유대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 FTA에 반대했던 목소리가 낮아지면서 협상 주변의 분위기가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 소장은 그러나 “개성공단 문제에서 우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한·미 FTA협상 자체에 북한 핵실험 강행이 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 FTA 협상에 가속도가 붙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농업·섬유·의약품·자동차 등 주요 쟁점들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박태호 국제대학원장은 “북한 핵실험 강행이 개성공단 문제를 빼고는 실무적인 협상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원장은 “오는 12월 협상이 끝나면 한·미 두 나라는 내년 3월 말까지 타결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예정대로 23∼27일 제주에서 4차 협상이 열리며 이에 앞서 다음주 중 화상회의가 한 차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측은 미 국내법 개정이 필요한 무역규제 분과는 연말까지 먼저 타결짓고, 나머지 분과는 가능한 한 내년 3월 말까지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1단계 北경제봉쇄’ 유엔 제재 본격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미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세워놨다고 고위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미국은 일단 북한 핵 실험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일단 국제사회와 공동 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가 유엔헌장 7장에 근거한 대북 제재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강력한 경제적 제재는 물론 군사적 제재까지 가능한 국제법적 근거는 마련된다. 일단 강력한 대응에 필요한 근거를 갖춘 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것이다.●中·러도 대북 제재 동참 유도 미국은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북한의 유일한 우방인 중국을 대북 제재의 전열에 포함시키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매우 긴요하다. 같은 차원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에도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전면 참여, 개성공단 사업 및 금강산 관광 중단 등이 미국이 기대하는 한국의 제재 방안들이다. 미국은 기존의 한·미·일 3각 공조를 복원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14일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 따라 추진돼 온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한 대북 여행금지 등 제재 방안들을 실행에 옮길 것이 확실하다. 이와 함께 올해 의회를 통과한 북한비확산법 등 관련법에 따른 추가 대북 제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북한의 모든 경제금융거래 차단 ▲북한의 모든 교역품에 대한 해상 검문검색 ▲한국과 중국에 대북 에너지 등 지원을 중단토록 요구하는 방안이 포함돼 사실상 북한을 봉쇄하는 ‘전면적인 제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군사적 조치는 하지 않을 것” 미국이 군사적 제재까지 감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군사적 조치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마크 키미트 국방부 부차관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행동까지는 매우 먼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미·북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9일에는 부시 가(家)의 오랜 후원자였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까지 북한과의 협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양자회담 목소리 높아져 대화 가능성도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압력과 민주당의 요구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북한과의 양자협상에는 좀처럼 응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왔다.그러나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여론의 압박이 커진다면 부시 행정부는 거물급 인사를 북한에 특사로 보내는 등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dawn@seoul.co.kr
  • [북핵실험-전문가진단] “北, 핵보유국돼야 對美협상 유리 판단”

    [북핵실험-전문가진단] “北, 핵보유국돼야 對美협상 유리 판단”

    북한이 9일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한반도 주변의 심각한 안보 불안을 우려했다. 북한이 공식 핵보유국이 됨으로써 향후 국제사회의 질서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다 강력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경우, 우리 정부도 기존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외교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왜 했나…북한의 득실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국제적인 비난이 큰데도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대내적인 이유 때문”이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교통사고 보도에 음모설이 대두되는 것만 봐도 북한 권력층이 불안하다는 얘기이며, 동시에 인민의 사기를 진작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위신을 과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 연구교수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내부 역량을 동원하는 국내 정치적 필요성이 있었고, 두번째로는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발표한 이후에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살폈지만 금융 제재 해제에 대한 대답이 없고 미국이 오히려 강력한 제재를 알리는 상황에서 ‘핵 보유국’으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우발적이 아니라)이미 핵 실험 날짜를 잡아놓고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마이웨이’,‘자기 일정’을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평가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응은 외교안보연구원 최강 교수는 “국제사회 분위기가 강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상 가는 대북 결의안을 유엔에 상정해 대북 제재를 본격화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같은 군사적 봉쇄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교수는 “북한이 핵을 가진 상황을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협상의 여지는 열어두겠지만 북한의 핵위협에 양보하는 모양새는 절대로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지난번 결의안을 위배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 다음에 채택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남성욱 교수도 “미국은 일단 북한의 핵이 가공할 만한 것인지, 초보적인 수준인지 파악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후 유엔 안보리에 북핵 문제로 군사적 조치까지 단행하도록 할 것이며,PSI에 따라 해상 봉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영수 교수는 “앞으로 한·미·일 3국의 공조, 유엔 제재는 국제공조의 형식을 취하겠지만 실천은 (각국의)각자 입장이 달라 군사제재까지 택하긴 어렵다.”면서 “(군사제재는)한반도의 긴장을 야기하는데 이는 우리도, 중국도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도 “대화와 협상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미국은 겉으로는 물리적 제재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고 지역의 군비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협상하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백 실장은 이어 “미국이 대북 정책조정관을 임명해서 대북 정책을 주도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북한은 앞으로… 전문가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협상 국면을 마련하지 않으면 북한이 추가 핵위협에 나설 수 있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했으나, 핵 탑재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초강경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백학순 연구실장은 “북한은 일단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입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미 (미국과 핵 대립에서)이긴 게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미국이 핵 국가를 공격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군사적 최소 안보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연철 연구교수는 “북한은 일단 핵보유국의 지위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반응을 살필 것”이라면서 “만약 협상 국면이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적인 위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성훈 연구위원도 “북한의 다음 카드는 핵 기술 추출이나 핵 탑재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핵 능력을 보여줬고, 앞으로는 개발한 핵을 쓰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영수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추가 군비부담”이라면서 “상식적으로 핵을 가지면 재래식 군사력은 없어도 된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더 증강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은 국가 붕괴로 갈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라는 마지막 강력 카드를 썼는데 이는 오래가지 못할 카드”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전문가들은 대북 정책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성훈 연구위원은 “그동안 ‘핵이 없는 북한’이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설정됐던 남한의 대북정책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대화는 계속해야겠지만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규범에 철저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도 북한의 손을 못 들어주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남한까지 오해를 사게 된다.”면서 “국내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결코 그런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되며, 이런 때일수록 비핵(非核) 정책을 견지, 안보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강 교수는 “대북정책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해왔던 개입정책보다는 안보 태세에 주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더 이상 북한의 입장을 (편)들어줄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협상을 통한 해결의 여지는 남겨야 하기 때문에 ‘잠정 중단’이나 ‘유예’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철 교수는 “대북 제재는 중장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남한의 경제, 외교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금지선을 넘은 데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외교적인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가 국내 정치권으로 불통이 튈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영수 교수는 “참여정부는 ‘북핵불용’ 원칙을 고수했는데 결국 북한 핵을 허용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 인사들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고,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나 김승규 국정원장이 아닌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수 세력의)공격이 갈 것이고 대통령의 힘은 더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성욱 교수는 “전작권 환수 논의와 한반도 비핵화 논리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강 교수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조정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생겼고,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 방위 조약을 확고히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미 미국이 전작권과 핵실험은 별개의 문제라고 천명한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2년쪽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 김수정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DJ “특사보다 개인자격 訪北이 낫다”

    DJ “특사보다 개인자격 訪北이 낫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최근 부산대에서 강의하고, 프랑스 르몽드와 인터뷰도 가졌다.19일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방을 받았다. 북핵 및 대북특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우상호 대변인이 대화 내용을 전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김 전 대통령이 특사로 북을 방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우리당 내에 많이 있다.”며 특사 자격의 방북을 요청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개인 자격으로 가서 이야기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완곡하게 거절했다.“특사로는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유를 댔다. 이어 “특사는 대통령 생각을 잘 읽는 정부 사람이 가서 대통령을 만나는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J는 또 “남북문제를 푸는 데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정상들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긍정적인 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FTA 문제와 관련해선 노 대통령과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언급했다.DJ는 “과거 우리의 1차 개항이 있었고, 산업화가 2차 개항이라면 한·미 FTA가 3차 개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능력이 뛰어나 개방을 겁낼 필요가 없다. 장사꾼의 관점에서 보면 장사판이 넓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뒷골목 구멍가게도 세계와 경쟁하고 있으며, 세계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한·칠레 FTA를 추진할 때 반대도 많았지만 칠레를 거점으로 남미 수출이 증가했다.”는 선례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지지자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진단한 뒤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조언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중계석] 국회의원회관서 북핵 토론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국내 정치가 불안해지거나 김정일(金正日)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핵실험을 통해 국내 정치기반을 조정·관리하려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주최로 열린 북핵 토론회에서 ‘북한 핵실험 강행할 것인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대우받거나 협상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 했으나, 미국의 전방위적 대북제재 발동과 미·중 협조관계,7월5일 미사일 발사 실패 등으로 핵실험의 필요성과 유혹이 증대되었다.”면서 “핵실험을 실제 단행하지 않고 핵무기 보유 선언과 과시만으로 북한이 의도한 핵외교를 충분히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김정일 정권은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인도·파키스탄식 핵전략(핵보유국 위상 확보)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파키스탄을 통해 다양한 핵무기 제조 및 전략적 운용에 대한 학습을 했으며, 이 결과를 준용해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일본의 즉각적 제재가 이뤄질 것이고 중국 역시 역내 불안과 일본의 핵무장 초래를 우려해 북한을 압박하는 데 동참할 것이므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기 전까지 가급적 핵실험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중, 중·일, 한·미, 한·일 관계가 악화돼 북한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전략에 심각한 균열이 드러날 경우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확실하게 핵무기 보유국가로 등장한 직후 6자회담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 여부를 놓고 한·미동맹이 급격히 와해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이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의미하는 만큼 이의 가장 큰 피해자인 남한으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긴급 대비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떠오르는 아베시대] (하) 한·일관계 어떻게 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한·일 과거사 및 독도 문제 등에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실용주의자’라서 총리에 취임하면 국익을 우선, 유연해질 것이란 전망까지 있다. 최근 일본 정부나 정계·재계 인사들에게 아베의 한국관을 질문하면 입을 맞춘듯이 아베가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낙관한다고 그들은 강조하고 있다. 저서에서 아베는 “한·일 양국은 지금 하루 1만명 이상이 왕래하는 중요한 관계다. 일본은 오랜 기간 한국에서 문화를 흡수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류 붐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나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낙관주의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유와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과 법의 지배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진정한 한·일관계의 기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베씨는 일부러 한국이 좋다고는 하지 않지만 중국과는 분리, 다르게 취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는 한국을 많이 안다. 공식·비공식으로 여러차례 서울을 찾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취임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여야의 정계, 관계, 재계, 학계에 걸쳐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이는 ‘필요할 때 직접 대화할 채널이 많다.´는 얘기로 해석되고 있다. 아베는 2004년 8월에는 당시 연립여당 간사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등과도 교분이 두터우며 한국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민당 관계자는 소개했다. 하지만 아베의 한국 인식은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 역사인식, 그리고 국익에 관련된 문제에서는 냉정하게 달라진다. 자민당 총재선거 취임 때도 ‘강한 일본, 주장하는 외교’를 강조해 한국과의 역사인식, 영토 문제 등에 녹록지 않게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을 중국과 분리해 대응한다는 전략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아베는 중국과의 대결구도에서 전략적으로 한국과 보조를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과 거래를 위해 한국을 무시하는 전략도 구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부 고하리 스스무 교수는 “고이즈미 시대 아시아 외교는 실패한 것이 틀림없다. 아베씨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패배가 예상되는 것도 현실노선을 밟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고하리 교수는 “청와대가 야스쿠니신사 문제 등에 대해 초강경 자세를 보이면서 일본내 한국 ‘팟싱구(passing의 일본식 발음·무시)’ 분위기가 고조중이다. 아베씨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계개선 노력을 하다 안 되면 한국을 무시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쿄 외교가에서는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 오히려 중·일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과 일본이 야스쿠니 문제에서 외교적인 절충점을 찾게 되면 중국이 ‘아베 총리’의 첫 방문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외교경로를 통해 다양한 타협점을 모색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일 양국의 관계개선 움직임이 불발로 끝나면 한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 배제론은 물론 한국 무시론이 일본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 정계나 재계의 고위관계자들은 야스쿠니 문제 등이 발생하면 중·일 관계 개선 필요성은 적극 언급하지만 한·일 관계는 무시하거나 외면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아베는 지금까지 북한에는 고이즈미보다 훨씬 강경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대북 경제 제재를 통해 정권핵심 주변과 당, 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차단하면 정권을 타도할 결정타까지는 안되더라도 화학적인 변화를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낼 정도다. 다만 아베가 집권하면 북한에 대한 자세에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고하리 교수는 “북한에 대해서도 예상처럼 강하게 나가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경제제재 강도를 높이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측이 조금 바뀌고 교섭이 되면 뭔가 바뀔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국 관계에서 북한 문제는 아베 시대에도 중요한 변수로 인식된다.‘북한 위협론’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북 관계가 악화되면 한국 관계도 악영향을 받아왔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강경자세를 고수하는 것도 미·일동맹 강화론자인 아베의 선택을 제약하는 요소다. taein@seoul.co.kr
  • 美, 北돈줄 더욱 옥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북한에 대한 금융 압박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차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은행에 달러 위조, 마약 거래, 무기 거래 등과 관련된 거액의 불법 자금을 은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로이터 통신과 회견에서 “달러 위조에 북한 정권이 관련된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 자금은 합법적인 것과 불법적인 것의 경계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미국은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북한 관련 계좌를 개설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주의깊게 평가하도록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의 발언은 북한이 미국의 감시를 피해 러시아와 몽골, 베트남 등 옛 공산권 국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적극 추적, 봉쇄하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실에서 열린 회견에서 “미 달러를 위조하는 것은 어느 대통령이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침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로 북한 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하면서 “중국도 위안화를 위조하는 사람을 체포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점을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후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경고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북핵 6자회담의 재개와 북한에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양국의 공동노력 필요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헤 한국 등 서태평양 지역에 이동식 ‘X밴드 레이더’를 추가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레이더 설치 후보지로 한국·괌·규슈·오키나와 등 4곳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X밴드 레이더는 지난 5월 미·일간 협력 협정의 하나로 일본 항공 자위대에 배치돼 지난 6월 말부터 시험 가동중이다. 새 레이더가 추가될 경우 북한 미사일에 대한 조기 경보 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주민들 “갈등수습 이제 시작”

    11일 부안 핵폐기장 관련 집회와 시위를 한 혐의로 집행유예형 등을 선고받은 55명이 사면대상자에 포함되자, 관련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핵폐기장 선정 문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지역 주민간 갈등과 반목을 해소해 화합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면 조치를 바라보는 정부와 부안 주민의 시선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사면조치를 갈등 수습의 마무리 단계로 보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받아들였다. 2003년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관계자들은 “그 동안 정부에 사면복권을 꾸준히 촉구해온 데 대한 결과물”이라면서도 “부안주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명예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정책실장이던 이현민씨는 “100만∼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분들과 부상자에 대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선인에 길을 묻다? …노대통령 ‘유림’ 탐독

    선인에 길을 묻다? …노대통령 ‘유림’ 탐독

    노무현 대통령이 여름 휴가 전 최근 소설 ‘유림’을 읽었다. 이번 휴가 동안에는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의표명 파문으로 국정에서 손을 뗄 수 없었던 탓에 계획했던 책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는 주로 주말 시간을 할애해 독서를 한다. 유림은 서울신문에 연재중인 최인호 소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공자와 맹자를 비롯, 개혁주의자 조광조·이퇴계·이율곡의 사상과 생애 등을 통해 본 유교 역사 소설이다. 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들어 꼬여 가는 현실 정치를 푸는 과정에서 ‘선인들과 대화’로 지혜를 구하려는 듯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조심스러운 전언이다. 노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이후 굵직한 국내외의 현안에 대한 생각을 책을 매개로 전달했다. 이 때문에 흔히 ‘책 속에 노 대통령의 생각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노 대통령이 읽은 책의 큰 주제는 ‘역사’와 ‘혁신’으로 요약된다. 굳이 세분하면 전반기(2003∼2004년)는 경제와 혁신, 후반기(지난해 이후∼)는 혁신과 양극화다. 전반기에 읽은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정부가 변하고 있다’는 책은 노 대통령이 지방분권의 필요성과 혁신 의지를 한층 다지는 계기로 작용했다.‘체인지 몬스터’와 ‘블루오션 전략’,‘괘도난마 한국경제’는 조직과 경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법하다. 특히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는 지난해 여름을 달궜던 ‘대연정’과 관계가 있다. 노 대통령의 역사적 인식을 제고시킨 책으로는 ‘정도전을 위한 변명’과 ‘칼의 노래’,‘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제국 흥망사’를 꼽을 수 있다. 노 대통령의 후반기 독서목록 중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는 단연 눈에 띈다. 노 대통령은 올들어 3차례나 공식석상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생존전략과 관련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2월·재외공관장 초청만찬)”이라며 일독을 권했을 정도다. 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이 책을 참고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역사에 관심이 많다.“‘유림’이나 신영복 교수의 저서 ‘강의’ 내용과 같이 미래로 가는 길을 오래된 과거에서 찾는 것 같다. 후반기 국정의 안정적 ‘항해’를 위한 준비로 해석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중계석] 후진타오체제 외교·대북정책 변화/박창근 중국 푸단대 교수

    북한 미사일 사태 이후 ‘혈맹’을 자랑하던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위조지폐 사건과 관련, 국영 중국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대표 장성민)에서 북·중관계 전문가 박창근 중국 푸단대 교수가 주제발표한 ‘후진타오 체제의 신 대외전략과 북한정책’을 요약·소개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문 채택으로 향후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중국과 북한은 1949년 수교 이후 꾸준히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양국 관계는 1950년대처럼 동일한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에서 정립됐다. 중국의 한반도 전략 역시 철저한 국익 우선주의에 근거하고 있다.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해 중국 동북지역과 동북아의 안정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국익 우선시에 대한 쌍방의 시각차로 인해 균열이나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엔 북한이 1999년의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를 폐기하고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기로에 서게 됐다. 중국으로선 지정학적·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북정책이 중국 외교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방향에 북한이 장애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들을 반복했다.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도 북한 설득이 실패한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만 고려할 수 없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무엇보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이 한국·일본·타이완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위험성, 안정되고 평화로운 국제질서를 위한 국제적 규칙의 필요성,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이 중국을 표적으로 삼게 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에 찬성했다고 해서 북한을 적대시한다고 할 수는 없다. 장쩌민 시대와 비교할 때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 외교정책은 몇 가지 조정과 변화가 관찰된다. 그것은 ▲평화·발전·협력의 필요성 강조▲다변주의와 상호신뢰 및 호혜·평등·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신안보관’ 수립▲선진국과의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킬 필요성▲유엔 등 국제기구와 지역기구에서 건설적 역할수행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6자회담 진행▲유엔 안보리의 단합이라는 3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했다.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일단 유엔 안보리의 단합은 유지되었음을 의미한다. 남아 있는 관건은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다. 박창근 중국 푸단대 교수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올 성장률 5.3%서 5.1%로 ‘후퇴’

    올 성장률 5.3%서 5.1%로 ‘후퇴’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로 경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하반기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5.3%에서 5.1%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발표 이후 3개월만에 0.2포인트나 낮춰진 것이다. KDI는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더욱 올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민간소비 증가세도 제한되면서 4%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6.1% ▲2분기 5.7% ▲3분기 4.8% ▲4분기 4.1% 등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1년 동안의 낙폭이 무려 2%포인트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의 경우 당초 전망했던 5.1%와 4.4%보다 각각 0.3%포인트씩이나 낮아졌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국제유가와 원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1분기 전망 때에 비해 하향조정됐다.”면서 “이번 전망에서 연간 국제유가를 배럴당 62달러로 예상했지만, 유가가 지금처럼 7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한다면 성장률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어 “이란 핵 문제 등 때문에 유가의 추가 급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우리 경제의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소비를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도 하반기에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소득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당초 예상치인 4.8%보다 낮은 4.5%로 예상했다. 투자는 4.4%에서 3.8%, 경상수지 흑자폭은 41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각각 낮춰 잡았다. 반면 수출 증가율(물량 기준)은 11.3%에서 12.9%로 올라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에서 2.6%로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그러나 현시점에서 거시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할 필요성보다는 기존 예산안에 따른 정책운용을 유지하면서 소비와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도 변경할 필요성이 크지 않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연금제도 개혁 등을 신속히 추진해 미래의 재정 불안정 요소를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미 “北미사일 외교 해결” 부시, 노대통령에 전화

    한·미 “北미사일 외교 해결” 부시, 노대통령에 전화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오전 7시50분부터 8시까지 10분 동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사태를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두 정상 간의 통화는 지난해 9월 베이징 북핵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 이뤄진 만큼 거의 10개월 만이다. 전화 통화는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에게 걸어 이뤄졌다. 미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심각한 사태로 보고 있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정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심각한 도발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통화에서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실장의 방미와 이달 예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 오는 9월 한·미 정상회담 등 양국간에 협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나아가 중국·일본·러시아 등과도 긴밀히 협의하는 등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양국 관계자들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노력해 나갈 필요성을 지적한 뒤 “9월에 (노 대통령과) 아주 좋은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美, 내부정보 부족…결국 협상 나설듯” 전문가진단

    ●이기택 연세대 명예교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체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이자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용으로 보인다. 남한측에는 압도용(군사적 우위 과시용) 카드라는 전략적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이 재편성되는 시점으로 이해된다. 그동안 외교와 책략 등이 대남전략의 요체였지만 이제 군사정책을 통해 체제수호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이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행여 대포동 미사일이 미국측의 미사일 방어(MD) 요격시스템에 걸릴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가 추락되고 군부도 망신을 받는 결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6자회담과 양자협상 등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북한측의 벼랑끝 전술에 휘말리지 않고 강경하게 나갈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외교안보실장이 방미했지만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러 한국과 일본으로 가겠다고 한 것은 한국 정부와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미국측에 양자협상에 임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맞춰 발사한 것은 미국 국민들에게 충격을 줘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다른 측면에서 북한이 정치적 목적을 떠나 기술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 필요성이 있었던 것 같다. 노동 미사일을 포함해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사일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충격을 줘서 북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하고 나아가 미사일과 핵을 포함,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 결과는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강하게 압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자협상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외교적 해결책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미국이 양자협상에 조속히 응할 것을 재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정보 부족과 효과적인 대처방안이 미비한 상태에서 협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미국은 북한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방북초청을 거부하고 발사 준비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화보다 위협으로 대응했다. 북한은 미국에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당장 강경론이 우세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부 여론이 행정부를 압박함으로써 협상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관련국들이 6자회담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확인 됐고 유엔안보리로 넘어갔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단거리는 남한, 중거리는 일본, 장거리는 미국 등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 국민에 안보 불안감을 불러 일으켜 협상을 종용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 미국측이 양자회담, 즉 직접 대화에 임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특히 여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의 능력을 보여 주는 가운데 미국측의 선택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사일을 발사한 자체가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북·일, 북·미, 남북관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 장성급회담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경우 곧바로 양자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굴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1차 미사일 발사 때 상징적 조치로 유엔 의장 성명이 발표됐었다. 그 다음 북·미 외교회담이 열렸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양자협상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고 북한측이 노리던 효과는 반감됐다. 갈등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북한이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6자회담은 더 어려워진다. 미국은 중국에 영향력 행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힘에 의한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다. 일본은 경제제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만경봉호 입항금지가 대표적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흔히 국가안보의 두 축이 외교와 국방이라고 할 때 최근 북한의 외교적 성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북한측은 강경파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외교를 믿고 국방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체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외교적 카드로 미사일 발사를 활용했더라면 시점이 중요했겠지만 국방력 강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발사 시점은 각별한 의미가 없다. 미사일 발사의 1차 동기는 군사적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핵·미사일 문제도 협상을 통해 풀겠다는 평화적 의지가 있지만 미국이 금융제재를 택할 뿐 아니라 양자회담 요구에도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맞춤형 억제력’이 요인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주한미군을, 노동 미사일은 주일미군을, 대포동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향후 6자회담 관련국 간의 외교적 해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을 고립시키는 5대 1 구도를 확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국제사회 군비경쟁 방산업체 ‘어부지리’

    “‘불량국가’들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 방산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북한 미사일 발사시험, 이란 핵개발 위기고조, 이라크 전쟁지속 등 국제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의 군비수요와 예산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까닭이다. 1998년 8월 북한 미사일의 첫 발사 이후 미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 비용을 연간 100억달러대로 늘렸다. 이후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 위협은 요격시스템 장치 등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가속화시켜왔다고 최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23일 “미국과 일본이 탄도미사일 공동 방어분야 협력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정문에 서명했다.”며 요격 미사일 공동생산 계획을 확인했다.●‘불량국가’, 매출 증가 일등공신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MD체제 구축을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행정부가 강력한 반대 여론속에서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북한 등 소위 불량국가에 의한 미사일이 본토 및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나름의 구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은 알래스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요격미사일 추가 배치 등을 위한 예산 신설 등 올해 78억달러였던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예산을 2007년 93억달러로 증액하는 등 계속 늘리기로 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이 “북한 (핵개발 및 미사일발사준비 등)상황이 MD연구와 배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고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요격미사일 시험 일정과 첨단 레이더망, 자료 자동 전송망 구축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과 핵 시설에 대한 폭격 등을 위한 공중급유기 증편 필요성도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군비경쟁 도미노 우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라 가뜩이나 중국과 일본간의 관계악화로 불붙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비경쟁 도미노 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다.2001년 뉴욕 9·11테러 이후 미국의 군비수요와 지출도 크게 늘었지만 ‘테러와 전쟁의 전지구화’로 미국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무기 구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군 무기구매업무 책임자인 제프리 콜러 중장이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의 무기 수출은 지난해 106억달러보다 늘어난 13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추세속에서 뉴욕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미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등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보잉 등 초대형 방위산업체들은 밀려드는 수요와 연구비 지원으로 이례적인 호황을 맞고 있다.●방산업체 주식은 블루칩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2001년 매출액 115억달러를 기록했던 미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2004년 매출액은 355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방위산업체들의 호황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년도보다 20%가 많은 60억달러의 무기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소련 해체 이후 최고치이다. 프랑스도 급유기와 정찰기, 미사일 수출에 힘입어 지난 2004년 무기수출액은 전년도보다 60%나 늘어난 71억 2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연간 무기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넘어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전략적 유연성 대비? 남북 교류 대비?

    미국 의회가 ‘한반도 유엔사령부 소속 회원국가의 군병력 증강과 관련한 연구’를 해달라고 자국 정부에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4일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남북교류 확대에 따른 참모요원 확충 방안이라는 관측에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이양과 전략적 유연성 정책에 따른 후속 대비책이라는 분석에 이르기까지 해석이 무성하다. 미 상원은 지난달 22일 통과시킨 ‘200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제1221조에서 국방장관에게 국무장관과 협의 하에 법 발효 180일 이내에 한반도 유엔사 회원국의 역할 확대에 관한 보고서를 상·하 양원에 제출토록 명시했다. 국방수권법은 보고서에 ▲유엔사 국가들이 한국 주둔 군사력을 증가시킬 경우 주한미군의 군사적·정치적 필요조건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 ▲유엔사의 대북 억지 임무를 보강키 위해 평시에 군병력을 배치토록 미국이 설득할 수 있는지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참전국이 있을 경우 북한 핵 도전의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 등의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했다. 보고서 제출 요구는 지난 3월 버웰 벨 사령관이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참전국들의 유엔사 요원 증원, 작전계획 수립 및 훈련 참관 등을 통해 유엔사의 실질적 다국적 연합 기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군 관계자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정전상태인 한반도의 안보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문제라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군을 제외한 유엔군 소속 전투병력이 사실상 한반도를 빠져나간 마당에 유엔사 이름으로 병력을 다시 끌어모으려는 의도가 무엇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우선,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관측이 있다. 미군이 한반도를 수시로 드나듦에 따라 발생하는 병력공백을 유엔사 강화로 메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한편에선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이양된 이후 미군의 주도권이 약화되는 상황에 대비, 유엔사 강화로 위상을 유지하려는 의도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전상태인 한반도에 전투부대를 파견할 회원국이 없을 뿐더러, 중국·러시아 등의 반대가 명약관화할 것이란 정황을 들어 병력 증강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미 의회가 언급한 ‘군병력(military force)’이 전투부대가 아니라 단순히 정전체제 관리를 맡는 참모요원(staff)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벨 사령관은 3월 청문회에서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남북 수송로 2개의 개통으로 유엔사 강화 필요성이 더욱 긴요해졌다.”고 말했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북 미사일 대화 촉구한 美 의회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미사일 관련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미 의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이 당장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대화론이 힘을 얻는 것은 다행스럽다. 백악관은 북한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는 주문은 ‘경고’가 아닌 ‘권고’였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북·미 양측은 다소 누그러진 자세가 대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 행정부는 아직 미사일 문제를 핵과 마찬가지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중진들까지 북·미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미 상원의 리처드 루거 외교위원장, 존 워너 군사위원장, 척 헤이글 의원 등은 미 행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북·미 대화는 빠를수록 좋다.”는 이들의 충고를 미 행정부는 받아들여야 한다. 미 상원은 또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총괄할 대북정책조정관을 부활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에게 고위급 대북특사를 임명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여야를 떠나 대북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금의 대북정책으로는 핵과 미사일 어느 것도 해결되지 못한다는 우려를 깔고 있다. 말로만 외교적 해결을 외치면서 북한을 6자회담으로 유인할 대화조차 변변히 갖지 않는 태도는 자기모순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북·미간 고위급 접촉이나 특사교환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힐 차관보를 초청했다. 그의 방북은 6자회담에서 핵·미사일 해법을 포괄적으로 추구하자고 북한을 적극 설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제와 오늘 중국을 방문하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북·미 대화를 한·중이 중재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바란다.
  • DJ·김정일 면담때 ‘정상회담 개최’ 발표 가능성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급속히 무르익어 가는가. 정상회담 제의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에 이어 남북은 11일 개성에서 접촉을 갖고 열차 시험운행 방안을 협의한다. 다음달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평양까지 이용할 교통편 문제 협의인 셈이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DJ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순조로울 경우 DJ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서 노 대통령-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대북 경협비용 3∼4배로 늘까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제도적·물질적 양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물질적 양보는 경제적 지원과 경제협력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연철 고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협력 규모를 지난해 7000억원에서 앞으로는 연간 2.3조∼2.8조원으로 추정했다. 궁금증이 모아지는 ‘제도적 양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관측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0일 “북한은 쌍방의 체제와 사상을 존중하면서 남북이 발전하는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보안법을 유지하고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보안법 폐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장관급 회담을 연기한 바 있다. 원칙있는 양보는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상호성을 의미한다. 다만 국가보안법 폐지는 국회, 한·미합동군사 훈련 중단은 미국과 합의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게 변수다. ●정상회담을 거론한 배경은 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공론화했을까.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 없이는 정상회담은 없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고유환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할 수도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9·19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는)진전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지체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고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북핵문제 해결에 초점을 뒀다. 이를테면 선 북핵 해결 후 정상회담 방침이 정상회담-북핵타결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2000년 정상회담 발표 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2000년 DJ-김정일 회담은 공식 발표 하루 전에 미·일·중·러 등에 통보됐다.“미국과 주변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도 주변국의 묵시적 동의를 염두에 둔 것 같다. 2000년 당시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도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북한에 금융제재와 인권압박 등의 ‘채찍’을 전방위로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당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채찍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미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파열음이 나올 소지도 없지 않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지금 부산에선]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설 한창

    [지금 부산에선]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설 한창

    지난해 연말 서울의 한 암 전문 병원에서 자궁암 수술을 받은 정모(72·여·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씨. 그는 수술 후 상처가 아물 때까지 1개월여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부산의 집에 내려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요즘도 2주에 한번씩 정기적인 진찰을 위해 서울을 오르내리고 있다. 고령의 몸으로 열차를 타고 서울까지 오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길거리에 보내는 시간과 교통비 역시 부담이다. 그러나 오는 2009년이면 부산지역 암환자들이 이같은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부산에 연구시설을 갖춘 암전문 치료 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의 설립 배경과 추진 현황, 전망 등을 살펴본다. ●왜 부산에 설치되는가 부산, 울산, 경남·북 등 동남권 지역은 우리나라 인구의 약 27%가 거주하고 있는데도 암전문의료기관이 없어 매년 수많은 지역 암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서울 등 수도권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어 왔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2002년에는 동남권 지역 암환자 가운데 18∼30%, 부산은 32%가 수도권 등 타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암전문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으며 비교적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부산이 적지로 꼽혔다.”고 밝혔다. 또 부산 기장군 고리와 경북 월성, 울진 등 인근 지역에는 원자력 발전소(국내 20기중 14기)와 방사능 산업체(260개업체)가 밀집 돼 있어 방사능 유출 등 위급 상황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진료센터 건립도 부산을 후보지로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함께 부산을 동북아권 관광·의료산업 허브로 육성한다는 부산시의 의료산업 전략과 잘 맞아떨어졌다. ●건축 공사 앞두고 문화재 조사 한창 부산시는 2003년 원자력의학원과 함께 기장군 장안읍 좌동리 산 47 일대에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을 짓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친 뒤 지난 3월 착공식을 가졌다. 현재 지표조사에 이어 문화재 발굴단의 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 3월22일 기공식을 가진 데 이어 현재 (재)한국문물연구원이 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8월 초부터 건축 공사를 위한 부지 조성 및 터파기 공사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떤 시설이 들어서나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전문 암센터와 암예방 검진센터 등 암 전문치료 기능과 함께 방사성의학 연구센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 가속기 등 첨단 핵의학, 핵과학 장비를 갖춘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 병원이다.10개의 전문 암센터와 암예방검진센터, 연구시설 , 국가방사선 비상진료시설 등이 들어선다. 513명의 국내외 유명 의료진이 진료체계를 구축해 암예방에서부터 완치까지 토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어떻게 지어지나 건물의 경우 부지내 해송군락을 그대로 보존하고 해맞이 광장, 반사연못과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병원 안 지붕은 유리로 덮어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환경친화’‘환자중심’의 첨단 디지털 병원으로 지어진다. 부지 2만 2247평에 지하2층 지상9층(연건평 1만 5950평)규모로 304개의 병상을 갖추게 된다. 총 사업비는 1223억원이며, 이중 국비가 267억원, 의학원 637억원, 부산시와 기장군이 319억원을 각각 부담하며 2008년 완공해 2009년 개원할 예정이다. 홍석일 원자력의학원병원장은 “진료기록과 처방 등 모든 진료과정을 디지털화하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진료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육성 부산시는 동남권 원자력의학원건립에 맞춰 부산을 의료와 관광, 휴양을 패키지로 묶는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를 비롯해 첨단장비와 연구시설 등이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에 들어서게 되면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지역의 중추 암 전문기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측은 최첨단 장비를 갖춘 암예방검진센터에서 27명의 암 전문 의료진이 주민과 내·외국인 등 연간 4000여명을 대상으로 암 예방검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무료로 검진해 준다. 위암, 간암, 폐암 환자 등은 각각의 전문 암센터에서 ‘원스톱 개념’의 통합진료를 받으며 심리, 언어, 미술, 도예 등 다양한 감성치료를 병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의학원측은 의료와 휴양을 겸한 외국인 환자를 연간 1만 5000명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설립시 기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방사선 산업 활성화와 신규업체 창업 등으로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1조 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450억원의 부가가치,20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양문석 부산시 과학기술과장은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립이 향후 부산은 물론 국내 의료산업발전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수용 원자력의학원장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진료와 휴양 및 관광을 겸한 신개념의 병원입니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설립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수용(56) 원자력의학원장은 “기장군에 들어서는 원자력의학원은 최근 웰빙시대에 맞게 치료와 관광을 겸한 환경 친화, 환자 중심의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일반 병원의 경우 각 과별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으나 원자력의학원은 암 종류별로 전문화된 각각의 암센터에서 진료를 하는 ‘원스톱 진료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실은 대대기실, 중대기실, 소대기실로 구분하고 병실 안에는 샤워실, 세면실, 화장실, 냉·난방시설 등을 설치해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 동남권의학원은 일반치료 기능만 갖춘 병원과 달리 암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 연구기능과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기술개발, 비상진료 등의 업무도 병행하게 된다. 이 원장은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국내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올리고 부산을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했다. 부산고 출신인 이 원장은 서울대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병원장을 거쳤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어떤 장비 갖추나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는 초고가인 중입자가속기 등 각종 첨단의료 장비가 갖춰진다. 이들 장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 제작기간만 4년이 걸리며 2년간의 비임상과 임상실험을 각각 거쳐야 상용화된다. 현재 부산시와 원자력의학원은 중입자가속기의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는 중입자가속기 설치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오는 2012년쯤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학원 부지 내 4000평에 지어질 예정인 중입자가속기는 총 사업비만 1500억원(중입가속기 700억원, 치료기 300원, 건축비 50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공사이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원자 등을 빛의 속력으로 가속시키는 장치이다. 의료에 적용할 경우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꿈의 암치료기’라 불린다. 부산시는 다음달 중으로 중입자 가속기 도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알리고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워크숍을 갖는다. 이밖에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 PET-CT),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3차원 암 치료 장비인 IMRT,MRI 등 첨단 암진료 및 치료장비가 갖춰지게 된다. 중입자가속기 등 첨단장비들이 갖춰지면 부산은 명실상부한 동북아권의 암의료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원자력 밀집 지역인 부산에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면서 “장비 도입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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