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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대북 대화론에 우리도 원칙 갖고 대응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어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전제로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논의하고자 개최되는 긴급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까닭에 지금껏 간간이 제기된 대북 대화론과는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한 (핵·미사일) 실험의 전면 중단이 이뤄진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기는 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큰 틀에서 보면 ‘압박과 관여의 원칙’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완전한 핵 폐기, 즉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북한에 줄곧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북한이 당장 핵 폐기를 약속하지 않더라도 일단 핵과 미사일 실험을 전면 중단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실행 여부를 떠나 변화의 움직임으로 비치는 만큼 우리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더 강력한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불가피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4일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갈수록 강도를 더해 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3국 기관·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원유 수출 제한 등을 포함한 추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북한을 억제하더라도 대화의 문 자체를 닫아 놓을 수는 없다. 제재와 대화라는 두 가지 수단의 동시 사용이 요구되는 형국이다. 대화로 위기 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의 해법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헤일리 대사 등이 언급하는 북·미 대화론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5일 방한한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을 통해서도 한·미 양국이 ‘올바른 여건이 이뤄지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북한과 대화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헤일리 대사의 회견에 대해 “명시적으로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정한 적은 없다”면서도 “중단하는 조치가 있다면 대화 분위기는 많이 진전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과는 사뭇 다른 방향임이 틀림없다. 한·미 양국은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 간 유대와 우의를 다지는 첫 대면인 데다 북한의 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논의하는 회담일 수밖에 없다. 굳건한 동맹 관계와 견고한 경제협력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건네는 자리가 돼야 함은 당연하다. 사드 배치와 비용 문제, 주한 미군 분담금,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는 당당하고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제무대 데뷔인 만큼 신중하고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사설] 한·미 정상회담 6월 조기 개최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속도감을 내고 개최될 것 같다. 그제 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방문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에서 만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첫날 두 정상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북핵 공조를 확인하고 조속한 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5개월간 대한민국의 정상 외교는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북한 상황이 터질 때마다 미·중, 미·일 정상의 전화 회담이 이뤄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미국 주도의 북핵 프로세스에 당사국인 우리가 하루빨리 주역으로 입장해야 한다. 정상회담 협의를 위해 문 대통령은 특사단을,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자문단을 교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바라는 두 정상의 생각이 읽힌다. 그러나 외교부는 물론이고 문 대통령 외교 참모진 내부에서 정상회담 시기를 놓고 설왕설래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7월 초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수인사 정도의 회담을 갖고 9월 유엔 총회 때 본격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안이 있다. 이 안은 대북 정책,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논란 등 굵직한 현안을 외교 당국 간에 충분히 협의한 뒤 정상이 만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서둘렀던 방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미국에 가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는 체면론도 근저에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안은 G20 정상회의 전인 6월 말 미국 방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국, 독일, 일본의 정상들이 앞다투어 미국 방문길에 올라 ‘트럼프 압박’을 직접 만나 풀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우리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 가해진 ‘트럼프 압박’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는 당국 간, 특사단·자문단이 풀면 된다. 안보와 경제 위기 속에 정상끼리의 조속한 한·미 관계 설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6월 회담 개최가 바람직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어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한 것은 처음이라는데 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를 짐작하게 한다. 한·중 정상회담은 한·미 간 북핵·사드에 관한 조율이 이뤄진 뒤 가져도 늦지 않다.
  • [글로벌 인사이트] 서울의 3.5배… 선전·푸둥 넘는 ‘시진핑 도시’에 대륙 들썩

    [글로벌 인사이트] 서울의 3.5배… 선전·푸둥 넘는 ‘시진핑 도시’에 대륙 들썩

    중국 허베이성 슝(雄)현에 사는 스산사오(28)는 2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베이징에 사는 여자친구의 부모가 “내 딸이 시골에서 사는 꼴을 볼 수 없다”며 신혼집을 베이징에 차릴 것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슝현은 베이징에서 불과 160㎞ 떨어진 곳이지만 플라스틱 공장 몇 개가 고작인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집을 팔아 봤자 베이징에서 월세 얻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그러나 지난달 2일 국무원이 슝안(雄安)신구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스산사오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헤어졌던 여자친구에게 다시 사귀자는 연락이 왔고, 고위층 자제들의 결혼을 주선하는 ‘뚜쟁이’들도 접근해 오고 있다. 스산사오는 베이징 유력지 신경보에 “신분 상승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느냐”며 “드넓은 우리 집 미나리꽝에 앞으로 뭐가 들어설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슝현 옆 동네인 안신(安新)현에 사는 청년 장윈하이는 2003년 별생각 없이 슝현과 안신현의 앞 글자를 따 ‘슝안닷컴’(xiongan.com)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했다. 이후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신구 개발계획과 함께 돈방석에 앉았다. 슝안닷컴 도메인을 188만 위안(약 3억 1200만원)에 판 것이다. 슝안신구가 완공되면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신규 차량 제한을 위해 번호판 추첨제가 도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차량 번호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번호판을 미리 사 놓으면 나중에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슝안신구가 대체 뭐기에 온 중국 대륙이 들썩일까.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특구(7개)·개발구(219개)·기술산업개발구(145개)·자유무역구(11개)·신구(18개) 등 수많은 특구를 건설했다. 슝안신구는 19번째 국가급 신구여서 그리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천년대계’ 프로젝트가 여기에 담겨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1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슝현·안신현·룽청(容城)현 세 지역을 묶는 슝안신구는 처음엔 100㎢ 면적으로 시작해 홍콩의 2배, 서울의 3.5배인 2000㎢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베이징의 경제 기능을 분산해 지역내총생산(GRDP)이 베이징의 1%에 불과한 이곳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대도시 인구 과밀화와 스모그까지 완화할 수 있다. 국무원은 발표문에서 슝안신구가 ‘시진핑의 도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슝안신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내놓은 중대하고 역사적인 전략적 선택으로 국가의 천년대계이자 국가 대사”라고 선언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슝안이 성공하면 시진핑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시 주석의 의지는 곧바로 기업을 움직였다. 시노펙, 알리바바, 동방항공 등 중국 대표 기업 40여곳은 이곳으로 본부나 사업부를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롄퉁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슝안에 5세대(5G) 통신망을 최초로 깔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0년 후 슝안신구의 인구가 670만명에 이르고 누적 투자액이 2조 4000억 위안(약 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성공한 특구는 선전과 상하이 푸둥지구다. 선전특구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시작했고, 푸둥신구는 장쩌민(江澤民)이 주도했다. 작은 어촌이었던 선전은 개혁·개방의 시작점이 된 이후 단시간에 중국 4대 도시로 컸고 지금은 전 세계 창업의 메카로 부상했다. 선전시 GRDP는 1979년 1억 7900만 위안에서 지난해 1조 9500억 위안(약 324조원)으로 1만배가 됐다. 상하이의 시골 마을 푸둥신구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금융도시가 됐다. 1990년 푸둥의 GRDP는 60억 위안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732억 위안(약 145조 822억원)으로 약 144배가 됐다. 시 주석의 야심은 슝안신구를 선전과 푸둥을 뛰어넘는 21세기형 친환경·생태·스마트도시로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치밀하게 계획하고 과감하게 실행했다. 최근 신화통신은 국가 기밀이었던 슝안신구 추진 과정을 공개했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협력과 베이징 비수도 기능 이전의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04년이었다. 그해 2월 12일 베이징 남부에 위치한 랑팡시에서 징진지 지역 대표들이 모여 협력을 강화하는 ‘랑팡공식’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강한 리더십이 없었고 3개 지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반전은 시 주석 집권 이후인 2014년 2월 26일 일어났다. 시 주석이 직접 좌담회를 주최하고 “베이징의 도시병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미래도 없다”며 ‘2·26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이후 14개월 만인 2015년 4월 30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징진지 발전을 위한 ‘징진지 협력발전 규획 요강’을 공개했다. 요강에는 ‘하나의 핵(一核, 베이징), 두 개의 도시(雙城, 베이징·톈진), 세 개의 축(三軸, 베이징~톈진, 베이징~바오딩~스자좡, 베이징~탕산~친황다오), 4개의 구(四區, 동부연안발전구, 남부기능확대구, 서북부생태함양구, 중부핵심기능구)’의 징진지 도시권의 기본 틀이 제시됐다. 슝안신구의 밑그림이 이때 그려졌다. 이듬해 3월 24일 시 주석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슝현·안신현·룽청현을 잇는 트라이앵글 지역을 신구 개발지로 최종 결정한 뒤 슝안신구라고 명명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수도 베이징은 지금 역사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대도시병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슝안신구를 선전과 상하이 푸둥을 잇는 제3의 계획도시로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후에도 슝안신구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채 은밀하게 계획 선포 이후 전광석화처럼 진행할 부동산 투기 금지 대책, 이주 대책, 호적 동결 등의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시 주석은 선전에서 잔뼈가 굵은 쉬친(許勤) 선전시 당서기를 허베이성 부서기 겸 대리성장으로 내정하고 선전 개발 경험을 슝안에 접목시키라는 특명을 내렸다. 올해 2월 23일 시 주석은 슝안신구를 처음 방문해 “예전에 허베이성에서 일할 때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오게 됐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982년부터 4년 동안 허베이성 정딩(正定)현 당 부서기와 서기를 지냈다. 시 주석이 30여년 전 권좌에 올랐다면 베이징을 대체할 새 수도를 건설하겠다고 결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슝안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이 천명한 생태·환경도시라는 슬로건과 달리 벌써부터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중국의 한 환경단체는 지난달 18일 슝안신구에서 10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축구장 46개 넓이의 거대한 ‘썩은 호수’ 두 개를 발견해 폭로했다. 슝안신구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국 북부 최대 습지인 바이양호 오염 문제는 더 심각하다. 현재 주변 20만∼30만명의 인구도 감당하지 못해 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바이양호 일대에 인구 650만명의 신도시가 들어서면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선전과 푸둥지구를 건설할 때와 달리 중국의 경제·사회적 여건이 크게 변한 것도 슝안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중국은 더이상 국가가 하루아침에 원주민의 주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며, 자본도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 중국이 최근 10년간 야심 차게 추진한 국가 신구와 특구는 대부분 실패했다. 허베이성 차오페이뎬신구는 아예 유령도시가 됐다. SCMP는 “선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홍콩 자본이 선전으로 흘러들어 왔기 때문”이라며 “슝안신구는 오히려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의 힘이 아무리 커도 시장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도시 건설은 실패할 것”이라면서 “공산당 권력만큼 성장한 시장 권력이 시 주석의 뜻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사드 비용 미국이 부담” 약속 깬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한 미군에 배치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 정부에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마저 무시하고 사드를 전격 배치한 지 이틀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에 배치한 사드 비용을 10억 달러(약 1조원)로 잡고 한국 측에 이를 부담시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술 더 떠 “한국 정부가 돈을 지불하는 게 적절한 것이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우리는 사드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요구는 한마디로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 양국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국방부는 미국과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면서 비용 문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를 것이라고 누누이 밝혔다. SOFA 규정엔 한국에 배치되는 미군 전력에 대해 한국 측은 부지와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이 전력 전개와 운영·유지 비용을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 정부는 사드 장비의 비용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해 왔다. 사드 배치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사드 배치에 합의하면서 한·미의 공식 약정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실무진 간의 합의가 있다고 했지만 아직 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될 정도로 우리의 고통은 컸다. 지난해 1월 사드 배치 논란 초기 사드 무용론이 거셌다. 종심이 짧은 한국의 지형상 수도권 방위조차 못 하는 사드는 일본에 주둔한 미군 보호용이란 지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북핵·미사일을 저지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사드를 배치한다는 미국 주장의 진정성을 믿었고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당위성에 손을 들어 줬다. 작금의 사태는 국민적 동의도 없이 절차도 무시한 채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린 박근혜 정부의 졸속 처리가 자초한 것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엄청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마당에 사드 비용까지 우리가 낼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정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 청구서를 내밀며 한·미 동맹 자체적 이익 수단으로 삼는 발상은 한국민의 진정성을 우롱하는 처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청구서’는 철회돼야 한다. 백번을 양보해 SOFA 개정에 대비한 협상용 발언이라고 해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할 말은 아니다.
  • 美 ‘압박·대화’ 투트랙 전략… ‘외교 고립’도 北에 달렸다

    틸러슨 美국무 안보리 장관회의 주재…회원국들 제재 이행·외교 단절 등 논의 “비핵화 의지 명확히 하면 협상 나설 것” 미국 정부가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전방위 작전을 펼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들의 상·하원 의원 대상 첫 대북 정책 브리핑에 이어 틸러슨 장관이 뉴욕으로 떠나 28일(현지시간) 오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회의를 주재하며 회원국들의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하고 대북 외교적 고립 강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27일 잇따른 인터뷰에서 중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대북 압박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북한이 핵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이면 트럼프 정부가 자제해 온 북·미 양자대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 등이 지난 26일 발표한 합동성명에서 “외교적 조치를 추구하고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공을 북한에 넘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해야만 협상에 나설 것이며 이에 대한 어떠한 ‘대가’ 지급도 없다”면서 “최대의 압박과 국제 공조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유엔 안보리 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과도 만나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을 강조함과 동시에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유엔 회원국의 북한과의 외교 단절·격하 권고, 국제사회에서 북한 퇴출 등이 협의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이 안보리 제재를 얼마나 이행하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속도를 내고 북한을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조사하기 위한 유엔 특별보고관의 방북이 처음으로 성사된다.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북한이 ‘물타기’ 차원에서 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카타리나 데반다스 아길라 유엔 장애인인권특별보고관이 다음달 3~8일 북한을 방문해 장애인 인권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길라 특별보고관은 방북 기간 북한 내 장애인과 정책 당국자, 유엔 관계자 등을 만난다. 특별보고관은 꾸준히 방북을 타진했으나 북한은 허용하지 않았다. 북한이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은 대북 압박에 대한 방어 목적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대북 정책 ‘최대의 압박과 대화’

    “북핵·탄도미사일 해체 압력 목표” 의원들 “구체적 방법 미흡” 지적 “각국 北대사관 폐쇄 요청 검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대북 정책이 26일(현지시간) 베일을 벗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외교·안보 수장 3명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명을 내고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요약되는 새 대북 정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북의 핵·미사일 저지를 위해 펼쳤던 이전 정책과 관련, “과거의 노력은 실패”라고 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북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새 대북 정책은 무엇보다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 100명 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정책을 설명했으며 외교·안보 수장이 공동으로 성명을 내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특별한 ‘형식’으로 발표됐다. 외교·안보 수장은 이어 의회에서 하원의원 전원을 상대로도 브리핑했다. 미국 내에서는 ‘취임 100일을 위한 쇼’라는 비난도 나왔지만, 대내외적으로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공식화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날 브리핑과 성명은 대북 제재와 압박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담기지 않아 의원들로부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협상에의 문을 열어 두겠다”고 밝힌 것은 대화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됐다. 성명은 협상을 언급한 바로 뒤에는,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에 대사관을 비롯한 북한 외교시설을 폐쇄할 것을 요청하는 가혹한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대북 압박 기조에는 변함이 없어 보이지만 군사적 압박을 통해 대북 억제에 성과를 본 만큼 북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 대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미군과 의회는 여전히 모든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북 양자 제재를 추진하고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중국도 북한을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압박 필요성도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심층 정책 토론으로 국민 갈증 풀어라

    한국기자협회와 SBS 주최로 그제 열린 원내 5당 후보의 19대 대통령 선거 첫 TV 토론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각 후보는 북핵 위기, 증세, 교육, 복지 등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현안에 대해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공약의 차이를 놓고도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18대 대선에서 3명의 후보가 TV 토론에 나선 것과 달리 다당제 구도의 이번 대선에서는 5명이 주어진 150분간을 나눠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시간을 떼고 1인당 20분도 안 되는 짧은 토론을 했다. 후보의 자질을 판단하기엔 유권자들의 갈증이 컸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TV 토론에서 유권자들이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각 정당과 후보들의 정책, 비전, 성품, 인격에 대해 표정을 보고 육성을 들으며 윤곽을 알 수 있는 것은 TV 토론의 장점이다. 지지율 5% 미만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토론을 듣고는 다양해진 민주 사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의 이점을 실감했다. 또한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정작 5·9 대선에서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두 후보의 정책과 비전, 도덕성을 꼼꼼히 들여다보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모자랐던 것은 아쉬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의 법정 TV 토론은 공직선거법 82조에 따른 것이다. 1항은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해 3회 이상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4항은 국회에 5인 이상 의원을 가진 정당, 직전 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3 이상 득표한 정당, 여론조사 평균지지율 100분의5 이상인 후보자를 초청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선관위 주관의 TV 토론은 5월 9일까지 4차례 예정돼 있다. 3차례는 5당 후보가 참가하는 토론이고, 남은 1차례는 82조 4항에 해당하지 않는 군소 후보끼리의 토론이다. 대의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법정 토론인 만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포함한 5당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유력 두 후보끼리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책을 듣고 싶다는 유권자의 여망은 그제의 TV 토론을 통해 확인됐다. 언론기관이 주관하는 TV 토론은 선관위 토론과는 별개인 만큼 법률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양자 끝장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문 후보가 대답을 하지 않고 있고, 그럴 것을 알고 안 후보가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두 후보 모두 그제 토론에서 높은 점수를 따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고 치르는 19대 대선의 의미는 엄중하다. 두 후보는 비슷하고도 다른 국정 철학, 공약의 세세한 차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따지고 묻고 국민에게 대답하는 자리를 피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싶은 국민의 소리다.
  • “美, 北 미사일 땐 격추…군사행동 가능성도” 동맹국에 통보

    “中 대응 따라 북한에 군사 공격” 美관료, 美·中 회담 전 日에 알려 한국 정부 “전혀 들은 바 없다” 美상원 “‘포스트 김정은’ 필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경우 미국이 이를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호주 등 동맹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또 북한에 대해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도 일본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폭격에 이어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호주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1일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오는 15일이나 그에 앞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수 있으며 미국은 이들 미사일을 격추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음을 호주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호주와 그 동맹국들은 미국의 격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북부 준주의 파인 갭 지역의 호주와 미국 합동군사시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감시하고 있으며 비상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한 미·일 고위관료 협의에서 “중국의 대응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strike)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료는 이런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강화할지, 미국이 공격할지 2개의 선택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듣고 난 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무력행사를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두고 있다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인지 일본 외무성은 이날 ‘해외안전 홈페이지’에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해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정보에 계속 유의해 달라”는 경고문과 함께 주한 일본대사관과 영사관, 외무성의 담당 부서 연락처를 게재했다. 보도 내용대로 미국이 일본과 호주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면 동맹국이자 당사국인 우리 정부에도 통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포스트 김정은’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미 의회에서 제기됐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북핵 문제와 관련해 ‘포스트 김정은’, 즉 김정은 제거 이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중국과 협력해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계획을 진전시켜야 하지만 아울러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계획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미·일도 이달 하순 도쿄에서 3국 공동의 대북 해법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우다웨이 오늘 방한… 북핵 위협 대응 논의

    각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 접촉도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0일 방한한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 특별대표는 방한 첫날인 10일 오후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 및 만찬을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우 특별대표의 방한은 6∼7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북핵 관련 협의 내용, 정상회담 이후 중국 정부의 기류, 중국 정부가 파악한 북한의 동향 등을 청취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과 그에 앞선 시리아 공습 등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전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4∼5일 정도 한국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진 우 대표는 또 방한 중에 각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계기에 우 대표는 자국의 대북 기조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반대하는 입장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우다웨이 10일 방한… 대선캠프 연쇄 접촉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0일 방한한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우 특별대표는 10일 방한해 4∼5일간 서울에 머물며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우 특별대표의 방한은 6∼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북핵 관련 협의 내용, 정상회담 이후 중국 정부의 기류, 중국 정부가 파악한 북한의 동향 등에 대해 청취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 대표는 또 각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우 대표는 자국의 대북 기조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반대하는 입장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북핵·무역’ 문제로 中 압박… 시진핑, 투자 선물로 달래기

    트럼프 ‘북핵·무역’ 문제로 中 압박… 시진핑, 투자 선물로 달래기

    백악관 “남중국해·경제·안보 다룰 것” 트럼프 “무역 적자·일자리 손실 한계” 中, 미국정부에 25억弗 투자 유화전략 세컨더리 보이콧·사드 반대에는 강경 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의 의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무역 불균형 문제, 역내 안보 현안 등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고 “우리는 남중국해부터 무역,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큰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국가적, 경제적, 안보적으로 큰 이슈들이 있다”면서 “1박 2일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이 논의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앞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다.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트위터에 “중국과의 만남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거대한 무역적자와 일자리 손실은 더는 있을 수 없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국 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미국 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살펴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31일 오전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자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간 협력에 방점을 뒀다. 그는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 통화와 서한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중대한 합의를 했다”면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훌륭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과 사드 배치 등 북한 문제 해법 논의 회담의 첫 번째 의제가 ‘북핵’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번 정상회담 기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골적으로 북한과 중국을 비판해 왔다.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수년간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중국은 도움되는 일은 거의 안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대립을 최대한 피하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북핵 문제를 최대 핵심 의제로 삼은 만큼 시 주석도 여기에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을 순 없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한 원유 공급 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대북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시 주석은 본인이 직접 구상한 북핵 해결 원칙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부장도 이날 회견에서 “미·중 정상은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매우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이룰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핵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대화 메커니즘에 들어가도록 유관 각방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선제타격 같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할 만큼 급한 상황이지만, 중국은 북핵의 경우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양국 현안에 집중할 가능성 커 미·중 정상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는 북핵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보다는 양자 관계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시 주석이 이번 방미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두 개로 압축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받는 것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았던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합작공영 등 본인이 주창한 ‘신형대국관계’의 조건들을 동의받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중국은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상당 부분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상무부가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캘리포니아, 텍사스, 아이오와 등 주 정부와 각종 투자 협의를 적극 확대하겠다”면서 “이 주 정부들과의 투자 협의액이 25억 달러(약 2조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지난해 미·중 기업 간 거래 규모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를 통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 주려 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집권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압박을 이어 왔다. 시 주석의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만족하느냐가 ‘무역’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미국의 또 다른 압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남중국해에선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일본 등과 함께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명분은 중국이 챙기고 실리는 미국이 챙기는 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사회통합, 헛된 구호여선 안 된다/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

    [시론] 사회통합, 헛된 구호여선 안 된다/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

    지난 10일의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탄핵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탄핵이 대통령의 권력 오남용이라는 흘러간 행적에 대한 응징이라면, 대선은 향후 나라를 이끌어 갈 최고 책임자를 가려내는 일이다. 탄핵이든 대선이든 모두 국가 권력과 직결된 사안임이 분명하나, 이제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선거 기간에는 정당을 위시한 정치 세력들이 이합집산하며, 그 과정에서 국가의 미래에 관한 정강정책이 공론화한다. 외교·국방에서부터 민생·치안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정 과제가 공표되고 날 선 공방이 오고 갈 것이다. 이런 와중에 유권자들에게는 일과에 쫓겨 깊이 생각하지 않던 난제들을 공적 시각에서 되돌아보는 값진 기회가 주어진다. 소란스러운 선거가 민주사회의 꽃이요, 민주주의가 차선(次善)의 통치제도로 간주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선거 공약에는 사실 현격한 차이가 읽히지 않는다. 청년 실업을 위시한 일자리 대책, 불황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 교육혁신이나 공공복지 강화 등과 같은 일률적 과제 목록도 그렇거니와 정책 방향이나 목표에 대한 이견도 크지 않은 것 같다. 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북핵 위협이나 한·미 동맹 관계 등을 이유로 대부분 후보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불가피성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안 과제들을 협치나 연정과 같은 공조적 방식으로 풀어 가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새로 탄생할 정부를 위해 이번 대선 기간에 후보자들이 각별히 엄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편 가르기 행위를 금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념, 계층, 직위, 지역, 세대 등을 소재로 한 분쟁 상황에서 편파적 진영 논리나 적대 행위가 성행해 왔다. 이로 인해 국론이 종횡으로 갈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 결정이 지체된 사례가 허다하다. 더구나 촛불시위대와 태극기부대를 가로지르는 차벽이라는 내국적 비무장지대(DMZ)가 광장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최근 정황까지 고려하면 사회통합의 필요성이나 절박성을 다시금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후보들이 사회통합을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천명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득표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으나 이번만은 그들의 진정성을 믿고 싶다. 후보들도 그러한 여망을 무겁게 받아들여 차기 정부의 순항을 가로막는 네거티브 전략을 자제했으면 한다. 지난날 우리 선거 캠페인의 핵심 주제는 안보, 경제, 성장, 복지, 번영 같은 것들이었다. 즉 생존이나 풍요가 선거철의 단골 메뉴였고, 그중에도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일차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사회통합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먹고살 만해져서 생계 문제를 넘어선 사회관계로 눈을 돌리게 됐을까. 장기적 불황 국면에 가중되는 생활고를 고려한다면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보다는 날로 고착화되는 계급적 단절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가 발전의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사회 저변에 팽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국은 빈부 차이가 확대되는 격차사회로 들어섰다. 또 빈부 격차가 사회문화적 차원이나 의식적 차원으로 파급되면서 격차사회는 분절적 형태로서의 계급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금수저·은수저 같은 용어는 계급 간 단절성을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언표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계급사회로서의 연조를 더해 감에 따라 단절적 삶의 고통이 분노를 낳고, 분노는 원한을 남기며, 원한은 급기야 내상이 돼 우리 사회를 격렬한 저항과 갈등의 도가니로 이끌곤 한다. 따라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국가 안보나 경제성장 이후에나 등장하던 사회통합을 무엇보다 화급한 시대적 현안 과제로 끌어올려 역설하고 있다는 점은 격려해 마땅하다고 본다.
  • 매티스 美국방 “中, 주변국을 조공국가 다루듯해”

    매티스 美국방 “中, 주변국을 조공국가 다루듯해”

    “강력한 對中정책 펼칠 것” 시사 “핵 억지력·재래식 전력 유지를”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2일(현지시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남중국해 갈등에 대해 “중국이 ‘조공국가 접근법’으로 신뢰를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칠 것임을 거듭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비한 군사대응 태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주변의 모든 다른 나라들이 더 강하고 큰 나라(중국)에 조공을 내거나 아니면 잠자코 따르라는 식의 ‘일종의 조공국가 접근법’(a tribute-nation kind of approach)을 채택함으로써 신뢰를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주변국의 경제와 외교, 안보적 결정과 관련해 거부권 행사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보복 조치도 포함한 발언이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초 일본 정부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중국은 명(明) 왕조의 책봉정책을 부활하려 하는 것 같다. 주변을 모두 자기 세력권에 넣으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 세계에서 그것은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당시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매티스는 손자병법과 전쟁론 같은 병서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유명 서적을 숙독한 독서가로도 유명하다. 매티스 장관은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미국이 직면한 각종 위협에 대처하려면 강력한 핵 억지력과 확고한 재래식 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변칙적 적들에도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안전한 핵 억지력과 함께 확고한 재래식 전력을 유지해야 한다. 미군은 모든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비 증액 필요성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법은 앞으로도 우리가 우선시하는 옵션이 될 것이지만 이런 외교적 해법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어 군사적 역할을 부정할 수 없다. 군사 억지력은 우리의 군사력이 적의 계획을 누를 정도로 충분히 막강해야만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방미 중인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트럼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최우선 이슈”라며 “선제타격 문제를 비롯, 모든 것을 한국 정부와 공조하겠다”고 밝혔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팀 케인 美상원의원 “북핵도 이란처럼 6자회담 등 다자협의체 통해 해결해야”

    팀 케인 美상원의원 “북핵도 이란처럼 6자회담 등 다자협의체 통해 해결해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혼자만의 대북 제재나 협상이 아니라 6자회담 등 국제사회에서 다자 협의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군사위원회 소속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6자회담은 실패했다”고 규정한 가운데 나온 지적으로, 향후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미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케인 의원은 20일(현지시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이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개최한 ‘2017 국제 핵정책 콘퍼런스’에서 한 오찬연설에서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무부 부장관 출신인 빌 번스 연구원장이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 이뤄진) 이란 핵합의로부터 배운 교훈을 북한을 다루는데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상황이 어렵고 (이란과) 다를 수 있지만 명백한 교훈은 다자주의의 힘”이라며 “미국의 강한 대(對)이란 제재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지만 미국의 제재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케인 의원은 이어 “협상 테이블에서도 러시아·중국 등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이 함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북한 핵문제도 미국 단독으로 하기보다 6자회담을 재개할 필요가 있으며, 진정한 다자 협의체를 통하지 않고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란 핵협상은 미국이 주도했지만 북한의 경우는 대북 지렛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중국이 주도해야 한다”며 6자회담 등 다자 협의체에서 중국의 중심 역할을 언급한 뒤 “최근 중국이 대북 압박에 나서는 모습은 한국과 미국에 동조해서라기보다는 북한이 일부 선을 넘어 자국의 이해 관계를 해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북핵·미사일 도발 심각성 인식… ‘中과의 담판’ 제기

    이달 나올 트럼프 정부 대북정책 새달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 줄 듯 동북아 정세에 강한 파장도 예고 일각 “세컨더리 보이콧 배제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인 19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 관련 긴급회의를 주재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심상치 않음을 미 정부가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날 북한·중국 관련 회의는 당초 백악관이 공개했던 19일 일정에는 없었다. 백악관 풀기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에 회의를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내용이 북한·중국 관련이라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기 전 기자들에게 말했을 때에야 비로소 알려졌다. 이날의 회의 내용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새달 6~7일로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담판’에 대한 필요성도 강하게 거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두 정상이 ‘강 대 강’으로 맞서게 되면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강경 일변도로 흘러 동북아 정세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을 직접 겨냥해 비판한 것은 향후 강경한 대북 정책 추진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진단된다. 그는 지난 17일 트위터에 “북한이 아주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올린 데 이어 이날도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이 못된 짓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일·중 순방에서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유사시 군사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맥을 같이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특히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강화를 요청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계속 미온적일 때는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양자 제재로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추진하다가 북한이 압박에 못 이겨 대화에 나오면 협상에 나서고 북한이 계속 도발을 이어 가면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도 고려하는 단계적 접근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접근은 오바마 전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은 오바마 전 정부 때보다 높아져 이행 여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진화타겁, 그리고 소탐대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중국의 진화타겁, 그리고 소탐대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진화타겁’(趁火打劫)은 불난 집(곤경에 처한 상대)을 더 강하게(勢) 몰아쳐 무너뜨린다는 중국 36계의 계책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이 한국에 험하게 보복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서투른 방식이 지적되지만, 이미 행한 외교·안보 행위를 외국의 압력에 굴복해서 다시 철회하는 것도 외교의 지혜는 아니다. 그런데 중국의 의도는 무엇이고 그 행태는 왜 저리 노골적일까. 중국의 민낯을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우선 중국의 내부 문제가 있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와 공산당 일당 독재를 고수한다. 중국은 역사적 제국주의인 ‘천하’(天下)라는 개념의 과거 중화질서의 회복을 꿈꾼다. 이것이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 관료들의 경직성과 매너리즘은 북한에 버금간다. 경직성과 매너리즘은 일탈행위에 대한 가혹한 처벌을 피하려는 관료의 자기보호 본능이다. 중국과 실무교섭을 통한 합의가 어려운 이유이다. 뭐든지 오래 걸린다. ‘기다린다’(等)는 것은 타성이지만, ‘나는 쉬면서 남을 바쁘게 하는 이일대로(以逸待勞)’나 ‘강 건너 불 보듯 기다린다는 격안관화(隔岸觀火)’와 같은 전술로도 활용된다. 내부 소통과 투명성의 부재, 권력층 간의 불신, 도그마적 이념의 지배, 고위층의 눈치를 보는 경직된 관료주의 등 정책결정시스템의 문제는 보복 외교를 부추긴다. 강경 자세는 권위주의 체제에서 관료의 가장 안전한 자기 보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소위 ‘알아서 기고’ 과장된 행동을 한다. 중국 외교관들의 언행이나 환구시보(環球時報)라는 신문은 중국의 행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다. 과거 한국과의 마늘 분쟁이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보복 외교에서 이겼다는 기억도 작용한다. 중국의 꿈은 미국과 충돌한다. 반중 인사로 찍혀 있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미·중 간 대립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한국 외교의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진다. 중국은 1990년 독일의 퍼싱2 중거리미사일 철수, 2007년 폴란드 체코 미사일방어(MD)시스템 배치 계획 철회 사례를 떠올리며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직접 나서기를 기다릴 것이다.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소위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나무를 욕하는 지상매괘(指桑罵槐)’의 계책이다. 사드는 다른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용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은 한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수교 이래 25년간 한국이 경제개발과 올림픽 개최 등 발전 경험 정보를 다 내주고도 경제는 물론 북한(핵) 문제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중국이 한국을 깔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분간 중국이 보복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사드 배치에 관해 보수·진보 대립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안보외교에 무슨 이념이 작용하는가. 불만이 있는 정책의 결과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길이 있다. 한국의 현 정부는 가능한 저항을 시도함으로써 보복의 득실 재계산과 상황조정의 필요성에 관한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한다. 이는 다음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중국과 새로운 우호관계를 회복하도록 해 주는 ‘악역’이다. 우선 중국의 보복성 조치를 나열한 백서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배포하면 어떨까. 중국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미래 모습을 국제사회가 엿볼 수 있게 되는 것도 중국에는 예상치 못한 부담이 된다. 나아가 세계무역기구(WTO)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상의 법률적 구제조치를 발동한다. 결과가 어떻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국제무역규범을 내세워 중국을 괴롭히는 과정은 우리 나름의 ‘이일대로’(以逸待勞) 계책이다. 이런 것이 약한 나라에 가능한 저항 방식이다. 다음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중국과 사드 문제를 직접 협의하도록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드 문제와 북한 핵 문제를 연계하는 창조적인 해결 방안을 미·중 양측에 제시해야 한다. 물론 무역과 투자는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부터 과거 금 모으기 정신을 되살려 단합하여 사드 보복 피해를 극복하는 운동이라도 하자.
  • 문재인, 미 NYT와 인터뷰 “미국에 ‘NO’라고 할 수 있어야”

    문재인, 미 NYT와 인터뷰 “미국에 ‘NO’라고 할 수 있어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최근에 가졌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왜 이렇게 사드 배치를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면서 “(사드를 조기에 배치해 이를) 기정사실로 만들어 선거에서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이뤄졌고, 현재 NYT 인터넷판에 ‘한국의 대통령 탄핵으로 진보 인사의 재집권이 가능해졌다’(Ouster of South Korean President Could Return Liberals to Power)는 제목의 기사로 게재돼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자 조간에 기사가 실릴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미국을 “친구”라 부르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미사일 도발 행위를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무자비한 독재체제를 싫어한다”면서도 “북한을 비난한 것을 빼고 보수정부가 한 게 무엇이냐. 필요하다면 심지어 제재를 더 강화할 수도 있지만, 제재의 목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 간 보수 정권이 추진해온 강경 대북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보다 덜 대결적인 방법(something less confrontational)도 시도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집권하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는 북한 주민을 우리 민족의 일부로 포용해야 하며, 싫든 좋든 김정은을 그들의 지도자로 그리고 우리의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NYT의 보도와 관련해 범보수 진영에서 ‘안보 현실을 모른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자 인터뷰의 녹취문을 공개했다. 녹취문을 보면 문 전 대표는 한미동맹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관계가 지나치게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제는 점점 더 건설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돼 나가야 하고 양국의 공동 이익도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의 이익에도 기여하고 미국의 이익에도 기여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상민 원장이 전하는 치질 이야기, 꼭 수술해야 하나요?

    윤상민 원장이 전하는 치질 이야기, 꼭 수술해야 하나요?

    며칠 전 TV에서 ‘치질은 반드시 수술이 동반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방송이 전파를 탔다. 사실 치질은 수술을 받지 않는다고 죽거나 죽을 만큼 힘들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치질은 배변과 관련된 질환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배변을 하기 때문에 치질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치질을 치료하는 방법은 도대체 무엇일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어느 정도 진행된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배변습관을 유지하거나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후 필요시 시술 혹은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선 치질의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치질, 치핵이 왜 생기는지 설명하려 한다. 치핵은 동맥과 정맥이 꽈리처럼 연결돼 부풀어 있는 조직으로 이 조직은 항문에 쿠션 역할을 하며 원래 우리 몸에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습관(변을 볼 때마다 장시간 앉아서 힘을 주거나, 변의도 없는데 오랫동안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는 등)과 직업적 특징(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운전, 또는 사무직 등)으로 인해 치핵 조직 내 압력 증가 및 조직 손상, 반복적 염증 반응이 발생해 치핵 조직을 점차 부풀어 오르게 하며 부풀어 오른 치핵조직이 점차 배변과 함께 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배변과 함께 치핵 조직이 밀려나오기 시작하면 괄약근과 치핵을 단단히 고정하는 지지조직(Treitz’s muscle)이 점차 약해져 점차 더 심하게 밀려나오게 된다. 치핵을 붙잡아주는 조직이 거의 파괴 변형된 상태가 되면 밀려 나온 치핵이 다시 내부로 들어가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는 없다. 내치핵의 탈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외치정맥총의 부종이 심해지기 시작하며 심한 경우 반복적인 부종으로 항문 내부의 혈관이 터져서 피부 아래에 콩알만한 혈전, 즉 외치핵이 생기기도 한다. 외치핵은 붓기가 가라앉은 후에도 늘어진 살이 남아 배변 후, 잘 닦이지 않거나 팬티에 변이나 점액 같은 것이 묻어 나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심해진 치핵은 여러 합병증을 초래한다. 대표적으로 출혈, 탈출 및 탈출된 치핵의 감돈으로 인한 심한 부종과 통증 등이 꼽힌다. 악화된 치핵은 혈관의 탄성이 약화 및 점막벽의 약화로 배변시 쉽게 손상돼 쉽게 출혈을 일으킨다. 내치핵이 심하게 탈출되어 항문밖으로 나올경우 쪼그려 앉아 일할때 팬티에 피가 흥건하게 묻기도 한다. 출혈이 없더라도 이렇게 튀어나온 치핵이 들어가지 않으면 손으로 넣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더 악화될 경우 치핵이 들어가지 않고 괄약근에 목이 졸리는 상황이 발생(감돈) 해 부종과 함께 극심한 통증을 야기한다. 참고 참다가 결국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런 경우 수술방법과 결과가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종이 없는 경우보다 수술 시 조직의 손실이 커질 수 있고 합병증의 발생 개연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심한 부종은 보존적 치료 시에도 한 달 가까이 부종과 통증을 만들고 이후에도 겉으로 살이 다 늘어나 보기에도 좋지 않고 뒷처리도 쉽지 않게 될 수 있다. 이처럼 치핵이 발생하는 것은 잘못된 배변습관 및 생활습관으로 인한 일종의 노화 퇴화 과정이다.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낡고 헐거워지며 가끔씩 고장이 나는 것이다.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항상 좋은 배변을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야근, 술과 기름진 음식, 스트레스 등등 좋은 배변 습관을 방해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관리가 잘 안될 경우에는 결국 악화되어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이 바로 치핵이다. 따라서 무조건 참고 버티기 보다는 자신의 배변 습관, 합병증 발생 정도, 치핵의 진행 정도를 항문외과를 찾아 담당의와 상담 후 자신의 상태와 현재의 상황에 따라 배변습관을 교정하는 교육을 받거나 치핵에 대한 치료, 관리를 받거나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레이저를 이용한 점막하 치핵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상대적으로 통증 경감과 빠른 회복, 최대한의 항문 기능 보전을 기대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승민 “北 미사일 최선의 방어책은 사드? 전술핵 재배치 NCND해야”

    유승민 “北 미사일 최선의 방어책은 사드? 전술핵 재배치 NCND해야”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최선의 방어책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밖에 없다”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도 북한의 핵 미사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배치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미가 7월쯤 사드를 배치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계약이 완료된 만큼 조기 대선이 있다면 대선 이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해서는 “사드를 조기에 배치하는 것만이 중국으로 하여금 사드를 이유로 경제 보복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거듭 조속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우리 경제가 중국에 대해서 의존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보니 중국의 조그마한 경제 보복도 우리 경제에 심각한 ‘차이나 리스크’가 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외지향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대한민국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저는 일관되게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해왔다”면서 “국방부와 군이 미국과 협의해 전술핵 재배치를 결정한다면 그 결정 자체부터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전략으로 가는 게 옳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인접국에서 매우 예민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유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 헌법재판소를 사찰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드러난 혐의가 없어서 조심스럽지만 만약 사찰이 드러나면 당장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특검을 임명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혼돈과 분열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국제사회로부터 또다시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될 북한. 2017년 3월의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우리나라는 이달 중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5월 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결과에 불복하는 세력 또한 나타날 수 있어 국가 안정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국내 정세를 떠나 올해에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의 대선과 총선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 ‘아메리카 퍼스트’…트럼프 미국 이은 세계의 우경화 우려국제 정세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국가 미국.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이 나라가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이른바 ‘문제아’로 떠올랐다. 국제 사회에서 균형 외교와 통상이 아닌 ‘무조건적인 미국 우선’ 정책을 선언, 강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극우적인 언사와 공약으로 미 대권에 도전한 이 정치 신인이 실제로 당선되고, 공약을 지켜나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트럼프의 미국은 국가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경제력이 높으면서도 방위비는 매우 미미하게 낸다는 식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영국 빠질 EU 이끄는 독일·프랑스, 우익 정당 돌풍국제 정세는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에 있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는 단일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이다. 하지만 EU는 주축을 이뤘던 영국이 지난해 6월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EU 유지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등 난민 포용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자국 내 반발에도 부딪히고 있다.당장 오는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내 좌파 정당과 우파 정당 강자들에게 밀려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 우파 경쟁자로는 반(反)난민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42)가 있다.독일 내 난민에 대한 반감은 독일 우선주의, 반 이슬람주의 등을 내세우는 AfD의 인기요인이 됐다. 특히 페트리 대표는 “필요할 경우 난민에게 발포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나치주의에는 확고한 배척 의지를 드러내는 등, ‘상식적 극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굳히며 AfD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극우주의가 선전하자 메르켈은 기존 난민정책 수정을 약속하며 우익세력 포용을 시도했지만 다소 뒤늦은 노선 변경에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총리후보 마르틴 슐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마르틴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 출신이며 연초부터 사민당 지지율 급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여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연합 지지율 30%를 1%포인트로 앞섰다. 또한 뉴욕타임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슐츠 후보의 개인지지도 또한 50%로 34%에 그친 메르켈 총리를 월등히 앞섰다. ● ‘여성 트럼프’ 르펜의 극우민족주의, 프랑스를 달구다4월 23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여성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대선 후보 중 가장 선두에 서있다. 국민전선은 프랑스 극우정당으로,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차용한 ‘라 프랑스 다보르’(La France d’abord)를 내걸고 대선에 나섰다. 르펜은 반이민, 반세계화, 반이슬람 등의 극우 공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구시대의 종결을 상징한다며, 이제 이념 대립 양상은 좌-우가 아닌 애국자와 글로벌리스트의 대립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구체적 공약으로는 이민자 특별세 도입, 이민자에 대한 기본 의료보장 제공 중단, 무상교육제도 프랑스인에만 적용, 밀입국 이주민 귀화 불가, 프랑스 거주 이중국적자 프랑스 국적 박탈 및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세계화 정책들도 있다. 르펜은 EU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으며, 더 나아가 NATO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거부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르펜과 지지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프랑수와 피용 공화당 후보다. 중도 우파 노선의 피용은 지난달 프랑스 언론 ‘카나르 앙셰네’에 보도에 의해, 상·하원 시절 피용의 두 아들 및 아내 페넬로프를 보좌관 등으로 위장 취업시켜 세비를 부정하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지율이 폭락했었다. ● 대선 앞둔 이란…북핵 문제에 한·미 양국 모두 신경 북한 핵무기 포기 협상 및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중동 핵 보유국 이란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란은 개혁파 ‘대부’였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83세를 일기로 숨지면서 개혁파 위축이 예상된다. 라프산자니의 죽음에 뉴욕타임스는 “라프산자니의 죽음으로 개혁파가 움직일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 내 반미세력 입지가 강화되고 대미 관계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라프산자니 사망으로 정치 경제적 개혁과 문화 개방을 추구하는 이란 온건 진영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중도·온건·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는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또한 종교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후원 세력을 잃게 된 셈이다. 로하니가 홀로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5월 대선 재선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됐다.로하니의 재임기간 중 대표적 업적으로는 2015년 초 이뤄진 대미국 핵협상이 있다. 극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 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으로 핵개발에 관련된 대이란 제재가 해제돼 서방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8000만 이란의 블루오션에 손을 뻗을 수 있게 됐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크게 개선됐었다. 그러나 이란의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이란제재를 예고하면서 로하니의 업적은 무위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 핵 합의안에 대한 이란 내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었고, 서방 개방정책에 불만을 품은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신규제재라는 악재가 겹치자 오랜 시간 동안 어렵사리 회복됐던 미국-이란 관계가 외교·군사적 위기가 상존하던 과거로 회귀한 듯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는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주고받은 전력이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 기업·기관에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고, 이란은 이를 핵 합의 파기로 간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과 이란을 ‘한 패’로 간주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에 비춰볼 때 대이란 정책은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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