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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지난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종전선언’, ‘불가침’, ‘군축’, ‘평화수역’등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회담의 마중물 역할도 담겨있는 남북 회담에서는 ‘비핵화’ 문구가 그대로 표현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오는 6월 북미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이행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날(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발표된 남북 공동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오늘(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북남관계 문제와 조선반도 평화보장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하여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교환되었다”며 비핵화 문제가 논의됐음을 밝혔다. 공동 선언문에서 남북 간 풀어가야 하는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비교적 밝다. 남북 간 재래식 무기 감축과 이산가족·친인척 상봉, 적대행위 금지, 서해북방한계선 수역을 공동 해역으로 지정하는 문제 등 남북이 빠른 시일 내 각 분야에서 실무회담을 통해 추진해 나가면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미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놓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정상 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미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전재로 하는 대북압박은 병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북핵 폐기 전까지는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판문점 정상 선언의 성공 여부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가 관건이다. 과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깼던 점에서 이번 선언의 내용이 비핵화 로드맵으로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미국 조야에서부터 거듭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미·중연구소 마이크 치노이 수석 연구원은 CNN방송에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는 분명한 전환점”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놀라운 광경에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 같은 좋은 의도가 실질적인 조치가 되게 하기 전까지 해야 할 것이 아직 엄청나게 많다”고 지적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북한은 오랫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는 일방적 군축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은 새롭지 않으며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북한 정책을 담당했던 미 싱크탱크 독일 마셜펀드(GMF)의 선임연구원 라우라 로젠베르거도 WP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2월 29일 북한과 미국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 실패를 거론하면서 같은 일이 반복될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 실험 중단에 합의했으나 약 6주 뒤 실험을 재개했다. 북한도 어렵게 이뤄진 남북 간 합의와 오는 6월초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언어의 성찬’ 보다는 행동으로 이를 확인시키고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언행일치’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핵 없는 평화공존의 새 한반도 시대 열다

    남북 정상 비핵화에 원칙적 합의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위한 첫발 떼 북ㆍ미 회담서 완전한 로드맵 만들길 남북이 70년 분단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 공존의 새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 원칙에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또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등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을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 발표했다. 또 오는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복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분단의 선’을 넘어 ‘평화의 손’을 잡고 핵 없는 한반도 평화라는 대장정을 함께 시작한 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통 큰 합의로 지난 25년간 한반도를 짓눌러 온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대행위 금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 평화수역을 만들어 군사적 충돌방지 등이 담겼다. 또 문 대통령이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10·4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1차적으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로 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어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반갑게 악수를 하며 역사적인 회담을 시작했다.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200m를 걸어온 김 위원장은 활짝 웃었고 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첫 인사를 나눴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오갈 수 있는데 65년간 꽉 막혔던 분단의 아픔과 평화 공존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군 의장대 사열에 이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옮겨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은 뒤 문 대통령과의 오전 회담에 돌입했다. 오전 회담은 남쪽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쪽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100분간 진행됐다. 핵심 의제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율을 마친 상태에서 남북 정상이 담판을 짓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전 회담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아주 좋은 논의가 많이 이뤄져 남북의 국민에게, 전 세계 사람에게 아주 큰 선물이 될 것 같다”며 비핵화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후 회담 전 우리 측에서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문을 함께 발표하고,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만찬에 참석한다고 밝히면서 오전 회담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비핵화 합의를 비롯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관계 개선에 대해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칙주의자 문 대통령의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신중함에 30대 김 위원장의 과감함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배경을 놓고 여전히 궁금증이 남아 있지만, 계속 옥죄어 오는 국제 제재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안보 상황이 남북 정상의 과감한 결단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방향은 미국이 요구하듯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 방식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에는 비핵화 원칙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방법과 시기가 빠져 있고, 주체도 모호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종전선언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또한 남북 정상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고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올 가을 문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5월 1일부터 상호 비방 등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하는 한편 각 분야 후속 실무회담으로 회담 결과를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11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정부의 협상력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성과에 들떠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강조했듯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합의한 내용의 성실한 이행이 중요하다. 첫 번째 단추는 잘 끼웠다. 김 위원장과의 첫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직접 이끌어 낸 문 대통령은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 북한의 완전화 비핵화는 북·미 회담에서의 담판 결과에 달려 있다. 도보다리에서의 벤치회담 등을 통해 확인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구체적 방식 등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다. 더이상 단순 중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70년 분단의 역사 현장인 한반도가 핵무장에서 비핵화로, 대결에서 대화로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핵 없는 평화공존의 한반도 시대를 향한 매우 중요한 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 겨레말큰사전 편찬 등 공동사업 재개 ‘탄력’

    ‘통일문학’ 재발간도 서두를 듯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은 10년간 침체됐던 남북 간 문화교류를 다시 꽃피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문화예술계는 중단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전담반을 꾸려 문학, 문화재, 종교 분야 등 주요 문화 교류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점검에 들어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겨레말큰사전의 공동편찬사업과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조사의 재개다.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은 남북 간 언어 이질화 극복을 위해 2005년부터 시작했으나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전면 중단됐다. 편찬 공정률이 현재 절반을 넘어선 상태여서 회담 후 가장 빠르게 복구될 사업으로 꼽힌다. 2007년 시작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도 201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3년째 얼어붙은 상태다. 정부는 공동발굴 재개와 함께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2월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만월대 유물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 문인들 간의 교류도 다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06년 결성된 남북한 문학인 단체인 ‘6·15 민족문학인협회’는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선 2008년 2월 처음 나와 2009년 3호를 끝으로 중단된 문학잡지 ‘통일문학’의 재발간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이자 6·15 민족문학인협회 남측 집행위원장인 소설가 정도상은 “정상회담이 끝나면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위한 실무 접촉을 가장 먼저 할 것 같다”며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최근 평양 방문 당시 북한의 안동춘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통일문학’을 빨리 복간하자고 이야기한 만큼 이 작업도 서둘러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문인은 새로운 ‘남북한문학교류위원회’ 설립을 제창하기도 했다. 원로 소설가 정소성 단국대 명예교수는 최근 열린 ‘한국 소설문학 속의 통일문학’ 심포지엄에서 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남북 각각 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 10명씩 대표를 지정해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작품을 교류하고, 창작기금을 마련해 민족의 이질성을 불식할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반도 평화체제 대전환 초석… 北 합의 이행 의지 중요

    한반도 평화체제 대전환 초석… 北 합의 이행 의지 중요

    전문가들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직접 서명을 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정상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 낸 비핵화 합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김 위원장이 실제로 이행하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나올 수 있느냐에 진정한 한반도 평화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한반도 평화에 한 걸음 더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원포인트 비핵화는 힘들겠지만 단계적 비핵화를 위한 합의는 충분히 이뤄졌다”며 “그 점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과 북한 양측 지도자가 전면에 나서서 평화 의지를 보여 줬지만 결국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지 않으면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며 “남북 정상 간 수시로 만나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공동 선언이 실제 실현되기 위해 양 교수는 “당장 실현해야 할 게 있고 북핵 문제 해결 정도에 따라 실현해야 할 게 있어 부수적으로 합의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원칙에 합의하면서도 자신들의 구체적 이행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고 이는 전략적 이익을 유지하면서도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정교한 합의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기타 사항은 10·4 합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면서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이행이 제한되기 때문에 추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마디로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문제를 풀어 가고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는 남북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가 담겼다”며 “지금껏 남북 관계가 북핵 문제와 북·미 관계, 미·중 관계의 종속변수로 전락해 단절되고 되돌려지고 표류했던 시기를 종식시키고 명확하게 남북 관계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의 길라잡이의 역할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가지고 있는 북핵 폐기 의지를 우리가 확인하고 보증인으로 나섰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전반적으로 1·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인 6·15, 10·4선언에 합의된 내용 중 이행되지 않은 것은 이어 가면서 현실에 맞게 추가 보강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며 “남북 관계를 전반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히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공동의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것에 동의한 것은 그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기로 이미 결단을 내렸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북한은 미국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 및 북한의 핵 포기와 관련해 상당한 정도의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5월 말 또는 6월 초에 개최될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포기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비핵화 합의 의미 對 구체성 떨어져 상당수 전문가는 핵심 의제였던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구체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남북 관계 개선이라든지 평화구축 등 선언문 내용은 결국 ‘핵을 포기할 경우 원하는 것 이상으로 해 줄 수 있다’는 것인데 남북 관계 진전과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비핵화 부분에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선언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라는 언급이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앞으로 주한 미군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가 쉽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선언의 가장 아랫부분에 들어갔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내용도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표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연내 종전선언’을 거론했는데 비핵화의 기간은 설정하지 않은 채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기간을 설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들어간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비핵화 문제는 북·미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수 있으니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합의문에 넣었다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 것이고 북·미 회담에서 구체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비핵화의 대상 면에서 핵시설과 핵무기를 포함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에 담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구체적인 부분들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겼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안내자’, ‘길잡이’ 역할까지만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10·4선언보다 더 구체화된 내용,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는 게 추가됐고 나머지는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4년이나 남으면서 실천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비핵화 구체적 계획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비핵화 합의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진행 계획이 나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중개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씨를 뿌린 것을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진짜 비핵화를 위한 안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어떻게 비핵화를 설명하는지, 가시적 조치를 추가로 취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인 발언을 추가하지 않는 이상 북한이 한국과 미국이 인정할 수 있는 비핵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중국과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과제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교수는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갖고 조만간 가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텐데 김 위원장의 체제 보장이나 관계 정상화 입장 등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이때 한·미 간 조율이 돼야 갈등이 없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나라에 특사를 보내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잘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기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 간 후속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 연구위원은 “(남북 관계 개선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후속 고위급 회담, 추가 정상회담 등 회담의 정례화를 통해 과거와 같은 합의 불이행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인삼각 경기처럼 미국과 하나로 묶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미 간 전략적 공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다음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전쟁 위기서 정상회담까지… 반전의 300일 ‘한반도 드라마’

    전쟁 위기서 정상회담까지… 반전의 300일 ‘한반도 드라마’

    文 ‘베를린 구상’에 北 냉담한 반응 北 ICBM 발사로 도발 수위 고조 작년 9월 핵실험 ‘레드라인’ 넘어 金 신년사 통해 평창 대표단 제안 올림픽 계기로 예술단 교류 물꼬 화해무드에 남북·북미회담 성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52일 만인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 앉는다. 취임 1년을 앞두고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말까지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증폭됐던 남북 관계는 올 2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예술단 공연이 성사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등 급반전했다.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대북 인도지원단체의 대북 접촉을 승인하는 등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던 문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남북 관계 개선과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냉담했다. 취임 4일 후인 5월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은 ‘베를린 구상’ 발표 앞뒤로(7월 4일·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사드 임시 배치, 독자적 대북 제재,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개시 등을 검토하는 등 사실상 유화책을 거둬들여야 했다. 같은 해 9월 3일 6차 핵실험 단행으로 북한은 사실상 ‘레드라인’을 넘었다. 북·미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은 ‘말폭탄’을 주고받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힘을 잃었다. 북한은 11월 말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새 ICBM인 ‘화성 15형’을 발사했고 김 위원장은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전격 제안한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함께 남북 관계는 다시 급변했다. 김 위원장은 “핵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면서도 “평창올림픽이 성과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 있다” 등 남북 관계의 전면 복원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의중을 꿰뚫은 정부는 하루 뒤 판문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며 이에 화답했다. 스포츠를 고리로 본격화된 화해 무드는 정상 간 회담 논의로 이어졌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방북을 요청했다. 한 달여 뒤인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은 김 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다. 정 실장은 하루 뒤인 6일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4월 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반전은 5월 북·미 정상회담 성사였다. 정 실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전달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며 4월에 이어 5월에도 매머드급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ICBM 시험발사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에 호응하듯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제 남북 정상은 27일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에서 기념비적인 첫 만남을 갖는다. 6·25 전쟁 이후 북한 지도자가 남한 땅을 처음 밟는 역사적 순간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국, 비핵화 로드맵에서 북한 경제 평가... “성장잠재력 막대해”

    중국, 비핵화 로드맵에서 북한 경제 평가... “성장잠재력 막대해”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다가서며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자 중국 관변학자들은 대북 제재가 풀린다면 북한의 경제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울 수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2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변학자들을 인용해 북한의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이 화해 분위기를 가속하고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면 북한은 경제 발전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변학자들은 북한의 이번 발표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등이 긍정적으로 화답해야 한다면서 한반도가 비핵화되면 북한의 발전 잠재력은 북한 경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열린 노동당 전체회의에서 핵 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를 밝히면서 동시에 경제건설, 인민 경제생활 향상이라는 전략 목표를 제시했다. 장후이즈 지린대 동북아연구원 교수는 북한이 경제 목표를 우선시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전 세계는 이제 정상 국가의 길을 가려는 북한의 진정성을 신뢰해야 하며 의도적으로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북한 경제는 김정은 위원장 취임 후 긍정적인 추세를 보였지만 미국 등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벗어난 일방 제재를 포함한 국제 제재로 타격을 입었다”면서 “북한은 경제 발전 목표의 선결 조건으로 국제사회가 제재를 완화하거나 풀도록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저렴한 인건비와 지리적 여건 등 외국인 투자를 유인할 충분한 이점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해야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장 교수는 북한에서 나선 경제특구와 개성 공단이 가동된 바 있다면서 “북한은 한국, 중국과 같은 든든한 이웃들과 경제 협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지녔다”면서 “개혁개방을 통해 성공한 중국은 북한이 경제 개발 목표를 달성하도록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북한이 명확히 약속하고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도 대북 제재 축소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 경제 재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21일 루캉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북한이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수준 향상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성과를 얻기를 축원한다”면서 “중국도 이를 위해 계속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핵 해결까진 ‘창조적 해법’ 필요…검증·사찰 단계서 위기 맞을 수도

    북핵 해결까진 ‘창조적 해법’ 필요…검증·사찰 단계서 위기 맞을 수도

    남아공 초기 수준 핵 무보상 폐기 이란 일괄 대신 외교로 단계 해결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를 선언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리비아·이란·우크라이나 등 핵무기를 먼저 포기했던 국가의 사례가 조명을 받고 있다. 북한에는 전혀 다른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지만 세부 수준에서 각 사례의 노하우를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한 외교소식통은 22일 “기존의 핵무기 포기 사례 중 실제 핵폭탄을 스스로 개발, 제조해 보유했다가 폐기한 곳은 남아공뿐”이라며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폐기한다면 두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다만 1993년 소련 붕괴 등 국내외 상황의 변화로 남아공은 보상 없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점이 북한과 다르다. 또 북한 핵무기에 비해 초기 수준이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붕괴로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 됐지만 이듬해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다. 이를 대가로 서방국의 경제적 보상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맞바꾸려는 북한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스스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나라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란은 2013년 10월부터 단계적 비핵화를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도 각 단계에 맞춰 제재를 줄여 왔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외교적 해법으로 꾸준히 진행됐다. 단계적 외교 해법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포괄적 합의가 아닌 몇 개의 핵시설만 비핵화 대상에 넣었다며 ‘최악의 합의’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핵무기 검증 및 사찰 단계에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북한은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안전조치협정(CSA)에 서명했다. 이어 핵시설에 대한 15페이지 분량의 최초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실제 검증 결과와 차이가 있었고, 심각한 문제로 비화했다. 따라서 미측이 이번에는 신고하지 않은 핵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의정서’(AP)까지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 검증 대상이 광범위하다. 영변 핵시설에만 390개가량의 시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검증은 더 힘들다. 특히 핵무기의 기술 이전 및 개발 재개를 못하도록 핵 개발·기술자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한,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남북정상회담 등 대외관계 정책 논의 전망

    북한,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남북정상회담 등 대외관계 정책 논의 전망

    북한이 20일 노동당의 중요 정책 결정 기구인 당 전원회의를 개최한다.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당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7기 2차 전원회의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전원이 참여하는 회의다. 북한에서는 정책 지도에 있어 당이 최고 권위를 갖기 때문에 당 전원회의에서는 사실상 국가의 핵심 전략과 정책노선이 논의·결정된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분기점이 될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려 대외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정책적 논의 및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회의 개최를 발표하며 현시점을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라고 규정하고,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를 토의·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추론에 힘을 싣는다. 그간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에 비핵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를 공식화할 지 주목된다. 북한이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핵 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비핵화’ 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되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쪽으로 전향적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극비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미정상회담 준비가 본격화된 만큼,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북미 관계 개선 필요성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알릴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위원장으로서 이번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의 보고 등의 형식으로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와 대응 전략 등을 직접 밝힐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정상 예우 메시지

    트럼프 “김정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정상 예우 메시지

    폼페이오 지명자 “北 정권 교체 지지 안해 북핵 문제 해결이 최우선 외교 과제” 강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이나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을 정상으로 예우하겠다는 의미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북·미 간 ‘빅딜’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만나 “지금 나 자신과 김정은 사이의 회담들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은) 아주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는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미국의 관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것 아니겠냐”며 북한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시사했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그러나 청문회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아직도 외교적 해결 수단과 노력이 모두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며 “국무부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외교적 과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렉스 틸러슨 당시 장관이 평화적인 대북 압박 전략으로 밝힌 ‘4-노(NO)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4-노 원칙은 북한 정권 붕괴, 북한 체제 변화, 한반도의 급속한 통일, 군의 북한 진격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즉 자신의 견해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의지를 실행하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슈퍼 매파’의 잇딴 등장에도 외교적 수단이 우선인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및 폼페이오 지명자의 발언은) 비핵화 확약만 있으면 북이 바라는 체제안전보장을 해 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며 “북측이 이미 미국에 비핵화 조건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수교), 주한 미군 문제 등을 비핵화 조건으로 주장했다. 평화협정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폐기를 의미한다. 또 북측은 미국이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으면서 북한에는 국호도 제대로 안 부른다고 지적해 왔다. 주한 미군은 철수보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및 성격 변화를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 “비핵화, 협상 대상 아니다”… 북 단계적 비핵화 반대 분명히

    카티나 애덤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북한의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전임 행정부들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애덤스 대변인의 언급은 ‘남북이 언급한 단계적 비핵화와 최대한 빨리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북핵 해법 사이에 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애덤스 대변인은 이 답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놓은 ‘단계적 비핵화’와 관련, 일단 ‘비핵화’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지만, ‘단계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과 관련, “북한과 리비아는 다르다”고 말해 미 내부에서도 ‘단계적’인 문제에 대해 기류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합의 이행과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는 청와대의 논리를 미국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계마다 보상을 해 주는 일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소식통은 “단계적이든, 일괄적이든 미국은 나름의 기준으로 비핵화가 완결됐을 때 리비아식 보상을 내놓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의 한 정보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비핵화의 단계를 나누고, 매 단계 선물을 챙기지 못하도록 북한에 대한 보상은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때까지 유보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비핵화의 기간에 대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는 모든 과정을 끝내려면 2∼3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지만, 워싱턴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내정자가 북의 미사일 완전 개발 시한으로 제시한 ‘9개월’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이다. 미 백악관도 ‘빠를수록 좋다’는 바람을 피력했었다. 한편 애덤스 대변인은 “북한에 일치된 대응을 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 압박을 유지할 필요성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문재인 대통령 新남방정책 선언 뒤엔 외교부·기재부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

    [관가 인사이드] 문재인 대통령 新남방정책 선언 뒤엔 외교부·기재부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

    “지난해에는 (일본과 중국을 담당하는) 동북아시아국이 분리돼 중국국이 새로 생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연말부터 신(新)남방정책이 중요해지면서 남아시아태평양국을 분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국을 먼저 만들 것이라는 얘기가 돌더군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양쪽 다 힘들어 보입니다. 청와대의 관심 업무에는 소위 ‘힘센’ 부처들이 달려들거든요.”지난달 21일 ‘외교부 혁신 로드맵 추진 현황’이 알려진 뒤 한 내부 관리의 푸념이다.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복합 업무가 늘면서 부수적 업무는 서로 떠밀고, 주요 업무는 주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중요 업무를 주도하면 대부분의 ‘공’이 돌아오는 데다 조직과 예산, 정원을 늘릴 수 있다. 부처 간 힘의 논리가 개입되는 이유다. 지난해 9월 29일 혁신 로드맵을 발표한 외교부의 그동안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모두 63명의 정원을 늘렸다. 2008년 외교관 공채로 200명을 늘린 뒤 10년 만의 대규모 증원이다. 재외동포영사국을 영사실로 키웠고 사건·사고 담당영사를 39명 늘렸다. 부정·부패 예방 기능을 맡는 감찰담당관(정원 6명)을 신설했다. 대민 서비스와 부패 예방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정작 ‘노른자’는 빼앗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북아시아국의 업무량 및 중요성 등을 따져볼 때 ‘과’ 규모로 있는 대중·대일 외교 담당 조직을 각각 중국국·일본국으로 승격하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 내부의 입장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고, 제1의 교역국이다. 구체적으로 중국국은 3개 과로, 일본국은 2개 과로 구성될 것이라는 방안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현재 논의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외교부의 사드 갈등 책임론도 작용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선언하면서 아세안국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를 순방하며 아세안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밝혔다.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외교 다변화’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11위인 한국에 외교 및 무역 편중은 위험 요소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교역액은 약 2400억 달러 규모인데 아세안이 1490억 달러에 이른다”며 “특히 아세안 중 베트남과의 교역은 600만 달러 규모로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2020년 아세안과 1300만명 정도의 인적 교류도 예상된다. 외교부에서 아세안국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관련 부처들은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 이후 서로 주도권을 외치며 4개월 이상 관련 조직 신설 등 협의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외교부가 업무 분장 및 조직 신설을 두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협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조직 신설을 둘러싼 부처 간 갈등 때문이냐’고 묻자 그는 “부처 간 갈등보다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신남방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들 부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범정부 기획단이나 관계 부처 간 협력체를 만드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다른 관계자는 “힘이 센 기재부가 신남방정책은 자신들이 주도할 테니 외교부는 손을 떼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교부에서 타협안을 제출했는데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 및 정원을 조율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우리는 지원 부처라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만 문 대통령의 관심이 많은 사안이어서 크게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새 정부 들어 ‘업무 주도권 대결’에서 너무 크게 밀린다는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온다. 남북 관계 개선 및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관계 중재에서 청와대, 통일부, 국정원 등 3각 편대가 활약하면서 소위 ‘외교부 패싱(소외현상)’이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 대사, 영국 대사 등이 업무상 책임을 지고 귀임했고,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전 정권에서 이행한 정책들이 재평가되고 있다. 전직 외교부 관리는 “외교부 산하에 있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중 일부를 기재부에 빼앗길 때도 업무의 통일성이나 효율성보다 힘의 논리가 먼저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정부 관리는 “힘의 논리라고 하지만 소위 힘센 부처들이 주도할 때 업무가 더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잘 돌아가는 경향도 있다”며 “국민들은 누가 주도했는지보다 정책의 결과에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한 김정은, 한·미·중·러 동시 다발 대화 시동

    북한 김정은, 한·미·중·러 동시 다발 대화 시동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지난 26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에 안팎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과의 동시 다발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특히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간 북한은 유엔 주도의 강력한 대북제재에서 중국이 자신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지속했다. 지난해 9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인필명의 글에서 “조선반도의 핵 해결을 위한 국제적 단결을 운운하며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에 대해 (중국이) 조선(북한)의 정상적인 인민생활을 겨냥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핵문제의 본질과 조선의 핵보유로 하여 변화된 현 국제정치현실을 제대로 볼 줄도 들을 줄도 표현할 줄도 모르는 눈뜬 소경, 멀쩡한 농아의 행태“라는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중국을 비난했다.그러나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90% 가까이 되는 현실에서 양국 간 반목과 갈등은 북한에게만 손해로 돌아왔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하며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도움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도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복원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중국도 급격한 한반도 비핵화 대화 분위기 속에서 혹시 모를 ‘차이나 패싱’에 우려, 북한 최고위급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본격 대화 판에 들어서면서 새달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에 상황이 한층 복잡해 질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에게도 공을 들이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새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 또는 메드베데프 총리를 만날 것이란 소식이 현지 외교가에서 전해지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베, 김정은에 정상회담 제안”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복수 루트를 통해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측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방북 당시 양측이 합의한 국교정상화 및 경제협력을 담은 ‘북일 평양선언’을 고리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선언을 이행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이 되는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개발 문제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평양선언을 언급하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일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04년 5월 고이즈미 전 총리의 2차 방북 및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방식으로 논의될 가능성 커져핵폐기·북미수교...큰 틀 다루는 협상 이뤄질거란 관측도 가능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 정권과의 차이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북한을 밀어붙일 수도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6자회담 등을 통해 실무적으로 수많은 논의를 거쳐 합의를 끌어내는 ‘바텀 업’(Bottom Up)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과거와 같은 단계적 해법이 아니라 양측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핵폐기와 북미수교 등 구체적 의제에 대한 큰 틀의 내용을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1일 “미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에 일괄타결을 요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만나자고 한 것은 결국 끌지 않고 곧바로 핵심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루더라도 이를 구체화하고 이행을 담보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후속 논의의 틀이 가동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이나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다자구도가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 해법이 과거 북미 양자협의로 시작했지만 4자, 6자 등 다자 틀이 등장한 것도 양측의 이행을 담보할 일종의 ‘연대 보증인’이 필요한 측면이 컸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남북과 미·중·일·러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은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검증 의정서 체결 고비를 넘지 못하고 2008년 12월 제6차 회담을 끝으로 10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6자회담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일본도 한반도 문제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 참여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일본 정부가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3천만원)을 부담할 방침이라는 교도통신 보도가 최근 나온 것도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를 덜기 위해 선수를 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근래 북핵 문제에 대해 일본과 러시아의 역할이 부각되지 않았고 미국도 이렇다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6자회담이 재가동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다자적 틀을 갖추더라도 효율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 6자회담이 아닌 북·미에 한국과 중국이 동참하는 4자회담 형식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회담’이 열렸으나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 문제 논의를 고집하면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미국에 한국이 참여하는 남북미 ‘3자회담’도 이번에는 가능성 있는 대안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의 협상 국면도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북한과 미국이 호응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도 한국이 핵심 당사자이면서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북·미 등 핵심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긴밀한 조율 하에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미 양측이 최고지도자 간 담판에 이어 상당한 정도의 후속 양자 협의를 관련국과의 조율 하에 계속 진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남북문제, 유리그릇처럼”…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임종석

    文 “남북문제, 유리그릇처럼”…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임종석

    文, 대북 특사단 귀환 보고 당시 지시 靑 “준비위, 고위급 실무회담에 참여 김정은과 대화 내용 7명만 알고 있다”청와대가 4월 말 열릴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명칭을 ‘2018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확정했다. 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유리그릇처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주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꾸릴 것을 지시했다”면서 “위원장은 임 실장이고, 준비위는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양측의 고위급 실무회담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대북 특별사절단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보고받고서 “(남북) 문제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 문제는 상대가 있는 문제이고, 북한은 대단히 자존심이 강한 나라라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특사단 5명의 대화 내용을 아는 인사는 남측에서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을 포함해 7명뿐이라며 추측성 보도 자제도 요청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명칭을 “2018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대통령, 한 정부에서 회담이 이뤄졌을 때 1, 2차라고 차수를 명기하는데 지금은 회담을 여는 주체가 다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6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할 때 청와대도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란 표현을 썼다. 그러나 회담을 준비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의 명칭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제2차 남북 정상회담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이란 표현을 혼용하다가 실무 준비 단계에서 공식 명칭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정했다. 당시 청와대는 외교관례상 정상회담에 차수를 붙이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란 명칭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차별화할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핵심 의제라는 점에서 회담의 성격, 대내외 환경이 과거와 다르다. 지금은 북핵 문제의 진전 속도에 보조를 맞춰야 해 남북경제협력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뛰어넘는 수준의 합의문을 내기가 쉽지 않다. 먼저 10년간 전면 중단된 남북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시급하다. 차수를 매기면 과거 정상회담과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자칫하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룬 성과가 평가절하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새롭게 ‘2018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확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또 한 번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땐 ‘문재인·김정은 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명명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트럼프 “한반도에 위대한 일… 매우 흥미롭고 불확실”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트럼프 “한반도에 위대한 일… 매우 흥미롭고 불확실”

    북한의 비핵화 대화 제의를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시각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 전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것(남북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 제의)은 전 세계와 북한, 한반도에 위대한 일이 될 것이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무슨 일이 생길지 두고 볼 매우 흥미로운, 매우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지난 25년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거짓말에 속아 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나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 합의에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이어 왔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 및 핵실험 등에 대한 조건부 모라토리엄(잠정 중단) 용의를 보인 데 대해 “북한의 계획이 핵무기를 계속 만들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면 대화는 절대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전에 그런 영화를 봤으며, 매우 나쁜 결말을 가진 그 (영화의) 최신 속편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으며 믿을 만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볼 때까지 북한 정권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찾는 것은 비핵화로 향하는 구체적인 조치들이지, 그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던 낡은 입장들의 목록이나 재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미 정보기관 수장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희망의 샘은 영원하지만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북한 상황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집과 평가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츠 국장은 “과거의 모든 (대화) 노력은 실패했고 단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시간만 벌어 줬을 뿐”이라면서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대화 의지 표명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애슐리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다소 낙관적이지 않으냐’는 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군사위원장 대행의 질문에 “말하자면 우리에게 (비핵화 의지의 증거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이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미국에 ‘치명적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추가 미사일 발사는 거의 확실하고 추가 핵미사일 시험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올 수 있는가/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열린세상]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올 수 있는가/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평창의 성화는 꺼지고 잔치는 끝났다. 잔치가 끝난 뒤에도 한반도의 빙산은 그대로다. 두 달 동안 남북한 간의 화해 분위기에 환호와 비판이 교차했지만,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반도가 해빙되기를 원하고 있다. 한반도의 해빙은 과연 가능한가. 탈냉전 이후 역사의 교훈이 주는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한반도는 여지없이 해빙된다. 반면 북한 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한반도의 봄은 오지 않는다. 북핵 문제가 있는 한 남북관계는 진전되기 어렵고 통일은 불가능하다. 지금 남북 간 진행되고 있는 일들도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도 확실한 북핵 해법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이것이 지난 30년의 한반도 역사가 주는 분명한 답이다. 이 사실을 정부와 학계를 불문하고 이 문제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으로 촉발된 국제냉전 종식 후 우리는 한반도 해빙의 좋은 기회를 몇 차례 맞았으나 모두 북핵 문제 때문에 무산됐다. 우선 1991년 남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했다.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도 있었다. 일들이 잘 진행됐다면 한반도는 해빙됐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해명되지 못함으로써 한반도의 봄은 오지 않았다. 한반도 냉전종식의 두 번째 기회는 1차 북핵 위기 상황에서 마련된 남북 정상회담이다. 남북한의 지도자들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결단하고 1994년 7월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이 회담을 2주 앞두고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한민족으로서는 불운이었다. 그때 북핵 문제는 근본적 해결 기회를 놓치고 미봉됐다. 한반도 해빙의 세 번째 기회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됐다. 남북한 간 화해국면이 뚜렷하게 조성됐고, 미국과 북한 간 특사가 오가며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관계정상화의 길을 추진하는 단계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그때도 핵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불투명한 태도 때문에 시간을 놓쳤다. 2018년, 신냉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가운데 우리는 30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치렀다. 한반도 정세는 대단히 차갑다. 지금 북한이 정상회담까지 제의하는 등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듯하나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하나도 변한게 없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금년에 핵무기를 실전배치한다고 한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으면 한민족은 신냉전의 벽두에 또한번 참화를 입을 위험성이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강한 국가적 결의를 갖고 비핵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북핵은 우리의 생명과 자유를 위협하는 우리의 문제이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비핵화시킬 의무가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두 나라가 북한의 핵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의 핵무장을 막을 명분이 없다. 두 나라는 실효적 노력을 해서 북한을 비핵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방향으로 공조하는 것이 맞다. 북한에도 비핵화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핵 개발 의사가 없다고 했으며, 동족을 멸살시킬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확언한 바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비핵화가 유훈임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핵개발로 인해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인민생활이 매우 어렵다. 국제제재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어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제사회는 평화로운 나라를 강점하여 정권을 바꾸지 않는다. 비핵화가 북한의 안보와 인민을 위하는 일이고, 민족의 이익에 부합한다. 해법은 분명하다. 단계적으로 해결한다고 하면서 북핵을 미봉하고 넘어가거나, 실속 없는 핵동결에 집착하는 것은 화근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낡은 해법이고 과거에도 실패했다. 북한은 핵을 완전 폐기하고 핵사찰을 받으며,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경제의 고도성장을 돕는다. 북한과 관련국들이 이러한 결단을 하고 협상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관련국의 상응조치는 초장부터 핵심 문제를 곧바로 치고 들어가 신속하게 끝내야 한다.
  • [사설] 대북 특사,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北 끌어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조만간 대북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ㆍ미 대화를 이끌어 내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이 이전부터 남북 대화를 진전시켜 북ㆍ미 대화를 견인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이번 대북 특사 파견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은 그동안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만 벌여 왔다. 미국은 대화의 조건으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선제적인 노력을 주문했고, 북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해 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양측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가했음에도 이 같은 이유로 공식적인 접촉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대북 특사는 북ㆍ미가 샅바싸움을 거두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도록 중재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결과를 토대로 북한 핵 문제와 대남, 대미 관계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남북 정상회담까지 제안해 놓은 만큼 진전된 입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특사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북한을 한반도 비핵화 대화의 틀로 끌어들여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북ㆍ미 대화를 원한다고 해도 당장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비핵화 논의에는 나서도록 하는 게 특사의 책무다. 북한 대표단이 방남 기간에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던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한 설득도 해내야 한다. 정치권에서 특사 파견 자체를 비난하거나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특사 자격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남북 대화가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어설픈 ‘민족팔이’ 감성을 가진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려 가는 특사에게 북핵 폐기를 전제로 대화하라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또한 특사는 인물이 아닌 내용이 중요하다. 결과를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제안한 평양 초청에 대해 “여건이 조성된다면”이란 조건을 달았었다. 우리 정부도 북 대표단에 한반도의 현실과 그에 대한 우려,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특사에게 그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비핵화 문제가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지고, 북ㆍ미 대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남북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북 특사 파견이 답답한 한반도 정세에 반전의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한다.
  • 마크 내퍼 “北 비핵화 없는 시간벌기용 대화 원치 않아”

    마크 내퍼 “北 비핵화 없는 시간벌기용 대화 원치 않아”

    “비핵화라고 표현된 목표가 없는, 핵·미사일 시간벌기용 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28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한·미와 대화 기회를 활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시간벌기로 사용한 전적들을 봐 왔다”며 “우리는 북한이 소중한 대화 기회를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적절한 조건’에서만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북측에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10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청와대 회동이 북측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로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계속 추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직접 말하고 북한 주민 상황이나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볼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결코 없었다’고 재확인했다. 미 정부 내 대표적 대화파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전날 사임한 것을 두고는 “국무부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결정이다. 한국 언론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데 미국의 정책은 똑같이 유지되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 조율도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특별대표의 사임이 미국 내 강경파의 견제 때문일 경우, 한국이 북·미 대화를 조율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윤 특별대표가 북한을 다룰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틀렸다. 매우 능숙한 사람들이 후보로 많이 대기하고 있다”며 “그가 떠나는 것은 유감이지만 우리에게 이 문제를 다룰 훌륭하고 자격 있고 능숙한 사람들이 있고 최대의 압박작전은 계속된다는 점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남북 관계 개선으로 한·미 관계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이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에서의 진전 없이 남북 관계 진전은 없다고 강하게 말씀하신 점을 완벽하게 지지한다”며 한·미 공조가 굳건함을 확인했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하키 유니폼까지 모든 단계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측 마식령스키장 합동 훈련, 만경봉92호 방남 등 국제사회 제재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여러 요청에 동맹국으로서 신속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꿈틀대는 ‘북핵 대화’, 원칙과 자세 가다듬어야

    ‘평창 이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일행을 1시간 남짓 접견한 데 이어 어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라인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김영철 일행의 숙소인 워커힐호텔로 달려가 장시간 이들과 남북 관계 전반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그제 평창 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며 북·미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김영철도 북·미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만큼 일단 북핵과 남북 관계, 북·미 대화의 삼각함수를 풀기 위한 실질적 해법 모색이 시작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더욱이 미 백악관도 어제 ‘비핵화를 위한 대화’라는 전제 아래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만큼 조만간 양측이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의 한반도 안보 상황을 놓고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돼 온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북한이 서로 대화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한 점은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에게 우리 대북안보정책의 책임자들이 우르르 몰려가 북핵 논의 진전에 따른 남북 협력 구상 등을 소상하게 논의한 것이 온당한지는 의문이 남는다. 정부는 어제 릴레이 회담을 통해 ‘선(先) 동결, 후(後) 폐기’로 이어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2단계 북핵 해법을 설명하고, 북핵 논의 진전에 상응한 남북 협력 구상과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북이 취할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북에 우리의 ‘패’를 다 꺼내 보여준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이는 자칫 대북 제재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북으로 하여금 우리 구상을 역으로 활용할 빌미를 제공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을 불러올 수도 있는 일이다.  김영철 방문에 야권은 가두시위를 벌이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럴수록 보다 투명하고 원칙 있는 정부의 자세가 요구된다. 국정원장의 비밀방북설과 김여정 방남 1월 합의설 등 남북 간 물밑 접촉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과 의혹이 진작부터 제기돼 왔으나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자세는 온당치도, 유용하지도 않다.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막후 대화는 어디까지나 회담 성사를 위한 차원의 접촉에 그쳐야 하며, 이 경계를 넘어 공식회담은 허울로 두고 실질 논의는 막후 대화를 통해 전개한다면 이는 자칫 과거와 같은 대북 퍼주기 논란 속에 남남 갈등과 남북 관계 왜곡, 대북정책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한다는 기본원칙도 이 시점에 다시 한번 분명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김영철과의 논의 내용을 한점 빠짐없이 소상하게 국민에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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