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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경협·수교…김정은 향한 한반도 4강의 러브콜

    정상회담·경협·수교…김정은 향한 한반도 4강의 러브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대북 외교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이들 4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를 목표로 비핵화와 경제 개방, 국제 관계의 새판 짜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상황 변화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자세가 역력하다. 日, 아베 사학 스캔들 돌파 모색대규모 자본 미끼로 회담 요청 ‘사학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행보는 확 달라졌다. 대북 압박 정책에 나섰던 아베 총리는 17일 요미우리TV에 “북한과 신뢰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김 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북·일 정상회담 ‘구애’는 잇단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일고 있는 ‘일본 패싱’ 우려를 없애고, 국내의 정치적 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북·일 관계 정상화’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강경 대북 정책을 고수했던 일본의 뒤늦은 ‘러브콜’에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일본이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개발의 주요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경제개발’을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선언한 김 위원장에게 일본은 ‘대규모 자본’과 ‘외부 투자’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러, 김정은 9월 동방포럼 초대제재 해제 역설 등 후견국 자처 북한의 우군을 자처하던 러시아도 적극적이다.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김 위원장을 불러들여 북·러 관계를 강화하고 우호 관계를 과시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월드컵 개막 행사에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을 다시 초청했다. 러시아는 북·미 정상회담 직후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 中, 체제 보장에 핵심 역할 전망“시진핑이 한미 훈련 중단 요구” 북·중의 밀월 관계도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생일을 맞아 축하 서한과 꽃바구니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축하 서한에서 김 위원장은 “피로써 맺어진 조중 친선을 더없이 소중히 여기고 정세 변화와 그 어떤 도전에도 끄떡없이 줄기차게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확고 부동한 의지”라고 밝혔다. 북한이 시 주석의 생일을 축하한 것은 2013년 시 주석의 취임 첫해에 이어 5년 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북·미 협상에서 북한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 북한의 체제 보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961년 체결된 북·중 우호조약의 효력이 만료되는 2021년에 중국이 이를 갱신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북·중 우호조약에 따르면 충돌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북한에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돼 있다. 현재 효력을 발휘하는 중국의 조약 가운데 군사 원조를 약속한 것은 북·중 우호조약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한국전 정전 65주년인 다음달 27일쯤 시 주석이 평양 답방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 전용기 두 대까지 제공했던 중국은 북·미 관계의 진전을 주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강화,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 협력 심화 등을 통해 입지를 다져 나가려 하고 있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 경제개발 지원을 재개하면서 ‘북한의 혈맹’ 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미·중 사이에서 북한의 두 강대국 다루기 전략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7~8일 중국 다롄에서 가진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억류하고 있던 목사 등 미국인 3명에 대한 석방’ 의사를 밝히자 시 주석이 ‘그 대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지를 미국 측에 요구하라’고 제안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도 최근 북한과 중국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 美, 평양과 핫라인 가능성 과시“폐기할 무기 목록 곧 작성할 듯”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핫라인’ 구축 등을 시사하는 등 정상회담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담 직후 북·미 정상회담이 핵충돌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음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강한 최고 지도자다. 누구도 다른 것을 생각하게 두지 않는다. 그(김정은)가 말하면 그의 사람들은 자세를 바로 하고 경청한다. 나는 내 사람들도 똑같이 하길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미국이 조만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 등 폐기 대상 리스트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앞으로 한 달 내에 폐기 대상 목록을 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까지 북한의 비핵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중, 대북제재 조정해야…일, 납치문제 직접 협상…러, 속도보다 결과 중요

    [6·12 북미 정상회담] 중, 대북제재 조정해야…일, 납치문제 직접 협상…러, 속도보다 결과 중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공동성명이 채택된 12일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평화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 실현과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역할론을 내세웠고, 일본은 향후 북한과 직접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中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노력 희망” 중국 외교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북·미 회담이 순조롭게 성사돼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며 “북·미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결의에 따라 유엔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는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대북 제재의 중단 또는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을 둘러싼 여러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재차 문서 형태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에 중요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납치, 핵, 미사일 등 북한을 둘러싼 현안 해결을 위해 미·일과 한·미·일 및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연대하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일본이 직접 북한과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 북한과의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재차 분명히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모든 대량파괴 무기와 단거리를 포함한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확인되기 전에는 결코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거두지 않았다. 러시아 정계 인사들도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역사적 사건’이라며 환영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을 둘러싼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희망의 아침이 도래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결과”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총리 “北에 대사관 재설치”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닛케이 아시안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2월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대사를 철수시켰다. 일본 도쿄의 국제회의 참석차 방일한 마하티르 총리는 “북한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거의 경직된 태도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 협상에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세기의 담판, 예상 성적표 셋

    세기의 담판, 예상 성적표 셋

    ① CVID 조약 맺고 종전 선언 ② 이견 심해 대화 계속만 합의 ③ 초반 결렬… 군사위협 재현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양측이 비핵화와 체제 보장·경제 지원을 ‘빅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부터 얼굴을 붉히며 파국을 맞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 볼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예상해 봤다. A+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경제 지원의 맞교환에 양 정상이 합의하는 경우다. 미국이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요구해 온 체제 보장·경제 지원이 딱 맞아떨어져 ‘빅딜’이 성사되는 그림이다. 이 경우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이 유력하지만 ‘조약’ 형태로 맺어진다면 구속력도 담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평화 정착도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이나 13일에 당장 남·북·미 종전선언이 어렵다 해도,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7월 27일에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명시한 것을 감안하면 시간표가 크게 당겨진다. 이후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상태로 가게 된다. 한국의 충실한 중재자 역할과 조율 성과도 크게 인정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초기 반출에 합의하면 크게 성공한 협상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완료 시한을 미국이 원하는 대로 2020년으로 정하거나 불능화 이상의 조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협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북·미 수교, 테러지원국 지정 등 제재 완화, 종전선언 중 일부를 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결국 정상회담에서 북 비핵화와 미 보상 조치가 일괄 타결될지가 핵심이다. 물론 향후 이행 단계에서 북핵 사찰 범위·강도 등의 걸림돌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 과정에서 첫 발걸음이기 때문에, 양측이 큰 틀에서 서로의 의지를 신뢰하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다. B 두 정상이 이견을 보이면서 특별한 합의 없이 다음 대화만 기약할 정도로 북·미 정상회담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서로가 첫 회담을 탐색전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그래도 역사적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향후 비핵화 로드맵이 합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경우는 두 정상 모두 자국 내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상황에서 이보다 낮은 수준의 협상은 외려 독이 될 수 있다. 반트럼프 진영을 설득하려면 북한의 파격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야 한다. 김 위원장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경제 집중 노선을 택한 상황에서, 충분한 보상 없이 핵을 내줄 경우 군부의 반발이 우려된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의 골’도 탐색전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과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남북 관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즉 한반도 평화 상태가 급진적으로 진전되기보다 완만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의 중재 및 조율 역할은 외려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최상의 시나리오라면 북·미는 향후 한국을 통해 소통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며 “반면 중간 시나리오라면 한국은 여러 주변국과의 외교적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F 최악은 정상회담이 아예 깨지는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1분이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양 정상 간 신뢰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아주 적다. 이미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는 등의 조치도 완료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수차례 외교적 해법을 이어 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추후 회담도 열리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미국의 대북 군사위협이 거론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7일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미국은 지난해 군사 행동을 할 용의가 있었고 펜타곤(국방부)에 준비를 시켰다”며 “지난해 12월쯤 펜타곤은 1차적으로 11가지 군사옵션을 전부 준비했다고 얘기했고, 올해 3월까지 (군사적) 방안을 갖고 나오기로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남북 관계도 바로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군사긴장 완화를 얘기할 장성급 남북 군사회담, 아시안게임 공동참가를 논의할 18일 체육회담,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22일 적십자회담이 줄줄이 취소된다는 의미다. 한국도 반전을 꾀할 중재 방법을 찾기가 크게 힘들어진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도 비핵화 의지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판을 깰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의 파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모델’로 한반도 평화 이뤄 내야

    6·12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의 이목은 이미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쏠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70년 한반도 냉전 종식의 신호탄이 될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어느 누구보다 갈망해 온 우리 또한 떨리는 마음으로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만남이기에 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싱가포르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이번 회담을 ‘평화의 임무’라고 강조하고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단 한 번의 기회”라며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를 날렸다. 또한 “1분 이내면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알아챌 수 있다”면서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어어 가지 않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마주 앉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미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체제안전만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약속했다. 이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계획을 내밀면서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 체제 보장 로드맵을 김 위원장에게 명료하게 제시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북·미는 이미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평양 방문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의 6차례 판문점 실무회담 등으로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방식과 일정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북·미가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프로세스로 규정하고 2차, 3차 등 후속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속적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종전 합의 서명과 한·중·일 중심의 대북 경제협력 원칙도 거론했다. 핵폐기 방식과 관련해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보여 온 리비아식에서 한 발짝 물러나 ‘트럼프 모델’을 거명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방식이 일부 반영될 가능성도 커졌다. 한반도 비핵화는 리비아나 카자흐스탄 등의 과정과 상황이 다르다고 인정한 것이다. 한반도 여건에 맞는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모델’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북·미 정상이 이 회담에서 로드맵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CVID)와 체제보장(CVIG)을 맞바꾸는 결단을 하길 기대한다. 한반도 비핵화 모델을 도출해 동북아에 영구적인 평화를 이뤄 내기를 바란다.
  • 전전긍긍 일본...고노, 폼페이오 만나 “북한의 CVID 요구방침 재확인”

    일본이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하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고노 다로 외무상,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 등 외교안보수장들이 미국 워싱턴으로 총출동을 했다. 고노 외무상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25분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기본 방침에 재차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보름 만이다. 이날 회담 후 고노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정세 변화가 있으면 언제라도 전화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두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에 재차 합의했다”며 “핵을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 무기와 탄도미사일의 폐기를 실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의견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또 NHK는 “두 외교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NHK는 “고노 외무상이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서울을 방문해 강경화 외교장관과 회동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 측과 조율하고 있으며, 같은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도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고노 외무상은 7일 아베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할 예정이다. 야치 국가안보국장도 이날 워싱턴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1시간 동안 만나 북한에 대한 CVI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본인 납치 문제에 협조를 요청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북한, 군 수뇌부 3인방 전원 교체…세대교체 분석도

    북한, 군 수뇌부 3인방 전원 교체…세대교체 분석도

    북한 군 수뇌부 3인방(총정치국장·총참모장·인민무력상)이 모두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3일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은 각각 노광철 인민무력성 제1부상과 리영길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이 김정각에서 김수길로 교체된 사실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공식매체 보도를 통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 서열 1~3위인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상, 총참모장이 모두 교체된 것에 대해 “기존 군 기득권 인사들은 사고가 경직됐기 때문에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인물로 교체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온건파로 분류되던 인물”이라며 “정세 변화에 따라 군부 주요 직위자를 교체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군 수뇌부를 교체한 것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군부의 불만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로 김 위원장이 핵 포기를 최종 결단하면 군부 내 강경파가 불만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군부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군 수뇌부 인사는 세대교체의 성격도 있다. 리영길 신임 총참모장은 올해 63세로 리명수 전 총참모장보다 21살이나 젊다. 정보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운 임명된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상, 총참모장은 모두 전임자보다 젊어 세대교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군 수뇌부 인사는 지난달 17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에서 단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밀의 ‘동반자’ 긴장의 ‘그림자’…다 잘 챙기는 바쁜 남자

    비밀의 ‘동반자’ 긴장의 ‘그림자’…다 잘 챙기는 바쁜 남자

    비서(書),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비밀 문서’다. 영어 단어 비서(secretary)의 어원인 라틴어 단어 세크레타리우스(secretarius) 역시 비밀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신이 모시는 상사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비서의 권한은 막강할 수밖에 없고, 유능한 비서는 최고경영자의 ‘비밀 무기’라는 수식도 받는다. 물론 비서가 자신의 권한을 오남용했을 때 어떤 파국으로 치닫는지 지난 정부 때 똑똑히 지켜봤다. 한 국가 수장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꼭두각시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 그렇기에 비서를 뽑을 땐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또 거친다. 비서 역시 애환이 많다. 한 기관의 수장도 아니면서 수장만큼 바쁘고, 자칫하다간 ‘문고리 권력’으로 치부돼 조직 내부에서 미움받기도 쉽다. 자신의 실수는 기관장의 실수로 직결되기에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게다가 장관과 처장, 청장의 비서는 일반 기업의 CEO 비서와는 달리 ‘공익’을 목적으로 하기에 단순히 기관장의 이익만을 우선해도 안 된다. 기관장 비서만 4~6명이 배치되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1일 ‘정부 부처 기관장 비서 24시’를 들여다봤다.정부 부처 기관장 비서의 하루는 부처 내 다른 공무원들보다 빨리 시작된다. 기관장이 출근하기 전에 신문 스크랩과 일정, 각종 회의자료 들을 챙겨야 해서다. 아침 7시~7시 30분에 출근한다. 본격적인 업무는 기관장이 출근한 이후 시작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 따라 챙겨야 할 업무는 다르다. 기관장 한 명당 비서 4명이 기본적으로 배치된다. 비서업무를 총괄하는 비서실장과 기관장의 외부 행사 등을 동행하는 수행비서, 차를 내거나 방문객을 응대하는 내근비서, 일정 등을 챙기는 일정비서 등이다. 기관장의 요구에 따라 비서가 추가로 배치되기도 한다.홍남기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의 수행비서인 이창현(32) 사무관은 “수행비서에 따라 다른데 댁까지 가서 모시고 출근할 수가 있고, 청사로 바로 출근할 때가 있다”며 “장관께서 굳이 집(경기 의왕시)까지 올 필요 없다고 해 오전 7시 30분쯤 서울시청 근처에서 장관님 차를 기다리고 있다가 같이 타고 출근한다”고 말했다. 비서의 업무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게 일정 관리다. 일정은 곧 장관의 시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비서들이 가장 중요한 업무로 꼽는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5일까지 정부 부처 기관장 비서 56명을 대상으로 비서 업무 45개를 추려 업무 중요도와 자신의 현재 능력, 교육의 필요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상사 일정 계획하기’ 업무가 다른 45개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왔다. 실제로 상사 일정 계획하기 업무 중요도가 ‘매우 높다’고 응답한 이들은 32명(57%)이었고, ‘높다’고 답한 이들도 20명(35%)이나 됐다. 10명 중 9명 이상이 답한 셈이다. ‘보통’이 3명(5%)이었고, ‘낮다’ 1명(1%), ‘매우 낮다’는 한 명도 없었다. ‘상사 일정 조율하기’ 역시 ‘매우 높다’고 답한 이들이 28명(50%), ‘높다’고 답한 이들이 24명(42%)이었다. 이에 반해 ‘보통’이 3명(5%), ‘낮다’ 1명(1%), ‘매우 낮다’는 한 명도 없었다. 인사처장의 일정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전수경 비서는 “처장 업무를 보좌하는 데 있어 시간 관리가 가장 핵심”이라며 “일정 정리가 잘돼야 다음 일정도 차질이 없는데, 일정 관리를 하다 보면 때론 점심도 챙겨 먹지 못하는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장관의 오·만찬을 챙기는 것도 비서의 몫이다. 특히 오·만찬 챙기는 걸 까다로워하는 비서들도 많다. 장관과 출입기자 간 오찬이 예정돼 있다면 3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예약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장관의 취향을 고려한 메뉴 선정, 당일 참석 못하는 기자들을 고려해 예약 인원을 변경하는 것까지 신경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메뉴를 선정할 때 기관장의 전날 점심 메뉴는 무엇이었는지, 전날 과음 여부 등의 사전 조사는 필수다. 고용노동부 장관실의 신준희 비서는 “장관 오·만찬 잡는 게 가장 어렵다. 오찬을 잡을 때 전날 만찬 메뉴가 한식, 중식, 일식 중 무엇이었는지, 그날 날씨까지 참고해 결정한다”며 “7~8년 전 장관을 모실 때 오찬 예약이 펑크나 급하게 옆 빌딩 일식집을 잡으며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의전 역시 비서 업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외부 일정을 따라다니며 챙겨야 하는 수행비서에게 의전은 매우 중요하다. ‘배식에 실패한 공무원은 용서할 수 있어도, 의전에 실패한 공무원은 용서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공직 사회에서 의전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도 부담이다. 비서 설문조사에서도 ‘의전 업무 중요도’는 높게 나왔다. 56명 가운데 ‘높다’와 ‘매우 높다’를 선택한 이들은 44명(78%)이나 됐다. 한 기관장의 비서는 “상사를 모시고 중동을 간 적이 있는데, 부득이하게 상사에게 배정된 자리가 이코노미석이었다”며 “비행 9시간 동안 상사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진땀을 흘렸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내 입으로 이코노미석이 부담스럽다고 얘기해야 하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서 가져간 토속 음식과 소주 덕에 입맛에 안 맞는 중동 음식 대신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기관장께 칭찬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서가 느끼는 애환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자기 시간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들다. 퇴근 시간도 예측할 수 없고 기관장의 일정에 따라 늦어지는 게 다반사다. 휴가를 못 가게 하는 것도 아닌데 기관장의 부재 상태가 아니면 마음 놓고 휴가를 가기도 어렵다. 홍 실장의 수행비서인 이 사무관은 지난 2월 신혼여행을 5일(주말 포함)만 다녀왔다. 일주일을 쉬어도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지만, 스스로 죄책감이 들어 평일 3일만 휴가를 냈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북한이 핵실험할 때 주로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됐는데, 장관님을 보좌해야 하는 만큼 저도 새벽에 나와야 했다”며 “장관님이 ‘너는 나올 필요 없다’고 했지만, 수행비서로서 동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장관님께서 언제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기 시간이 길어도 늘 긴장 상태에 있다”며 “지난해 NSC가 자주 소집될 땐 휴대전화를 쥐고 잠을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처 내 실무자와의 관계에서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기관장의 ‘문고리’ 역할을 하기에 자칫 ‘싹수없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한 정부 부처 비서는 “실무자들이 장관님 입장에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만 생각해 빠른 결재를 원하기에 중간에서 통제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싸가지 없다는 평가를 받는 등 실무자들과 갈등이 발생해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고 씁쓸해했다. 그럼에도 보람도 있고 배울 점이 많은 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기관장의 자리에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또 내가 챙긴 자료가 정책 결정에 근거로 쓰일 때 뿌듯하다고 한다. 이 사무관은 “공직에서 정점에 계신 장관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는지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면서 “수행비서로서 열정을 갖고 장관님께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따라가고 고민하다 보면 내 스스로도 정책 결정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지난달 인사처의 전문비서 교육 과정 강사로 나선 장은주 경인여대 비서행정학과 교수는 “비서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비서의 업무 영역은 경계가 없다”며 “특히 정부 부처 기관장의 업무는 영역이 없는 만큼 기관장의 비밀 무기이면서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판문점 선언’ 이행 본궤도… “개성공단 통해 상시 대화 가능”

    ‘판문점 선언’ 이행 본궤도… “개성공단 통해 상시 대화 가능”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이어 ‘新경제구상’ 남북 공동연구 의견 나눠 금강산서 적십자회담… 관광 재개 기대 북미회담 결과가 남북 관계 최대 변수 6·15 공동행사는 개최 않기로 가닥남북은 1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3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로드맵을 만들었다. 이날 양측은 3개 분야(장성급 군사회담 오는 14일, 체육회담 18일, 적십자회담 22일)의 회담 날짜를 나흘 간격으로 잡았는데, 모두 12일 열릴 북·미 정상회담 이후다. 당장은 북·미 회담 성패에 남북 관계 진전이 달려 있다는 의미다. 최악의 경우 이들 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지만, 현재 북·미 간 우호적인 분위기대로라면 남북 관계도 순풍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설치하기로 합의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장소를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내’로 구체화한 것이 주목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재가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해 “상시적 대화가 가능하고, 남북 간에 긴급 연락채널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 오해를 줄이고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는 530여억원을 들여 2009년 말 완공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5일까지 남측 사전점검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남측 인력이 방문하게 됐다. 하지만 이곳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역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대북 제재가 완화돼야 한다. 적십자회담 장소가 금강산으로 정해진 것도 주목된다.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진전 상황에 따라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남측은 이번 적십자회담을 통해 2005년 10월 ‘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의 상태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장성급 군사회담도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는 양측이 합의할 수 있지만 북·미 간에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해소될 경우 한·미 간 군사훈련이나 미국의 전략자산(핵항공모함·핵잠수함·B2스텔스폭격기·F22스텔스전투기 등) 전개 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6·15 남북공동행사는 남북 모두 필요성을 공유했지만 촉박한 준비 일정을 고려할 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름간 정부, 정당, 민간단체, 종교계 등 참가 대상을 선전하고 공연·토론회·전시회 등을 준비하기는 힘들다는 예측이 많았다. 이에 대해 남북은 향후 문서교환 형식으로 다른 방안을 포함해 협의하기로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엔 (6·15 남북공동)행사 자체는 개최하지 않는 방향 쪽으로 일단은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날짜, 내용,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6월 15일 전후해서 남이나 북이나 여러 가지 일정들이 있다. 구체적인 날짜나 장소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산림협력, 북측 예술단의 가을 공연 등은 실무회담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특별한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며 시급한 일정부터 먼저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영철·폼페이오 CVID-CVIG ‘빅딜’… 열쇠는 美 보상 수준

    김영철·폼페이오 CVID-CVIG ‘빅딜’… 열쇠는 美 보상 수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회담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CVIG)을 맞바꾸는 소위 ‘빅딜’을 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이 어떤 체제안전보장 방안을 제시하냐에 따라 북한이 CVID를 전폭 수용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복수의 대북소식통은 30일 “이미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명기한 북한이 CVID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조건이다. 미국이 어떤 보상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의제 실무 조율에 착수했다. 이날 미국 측이 CVID를 위한 비핵화 로드맵을 최 부상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8~29일 판문점에서 후속 만남은 없었고, 외려 김 부위원장이 29일 중국 베이징을 찾은 뒤 이튿날 오후 뉴욕으로 떠났다. 이날 판문점 회의가 종료되면서 뉴욕 회담으로 공이 넘어갔다. 판문점 회담에서 미국이 전달했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구두)친서를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핵무기를 반출·폐기해 단기간 내에 실질적인 CVID를 달성하는 것이 미국의 비핵화 방식이다. 비핵화 합의, 핵활동 중단, 신고서 제출, 사찰·검증 단계 뒤에 핵무기를 폐기하는 기존의 방식을 완전 뒤바꿨다. 시간지연 전술을 차단하는 ‘속전속결 비핵화 방식’이자 북에 비핵화의 중대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보여 달라는 의도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빠르게 외교적 능력을 가시화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미국은 실제 3개월 안에 북한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반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6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 화성 12~15호·무수단·은하 3호 등 ICBM 및 중장거리 미사일(IRBM) 중 일부가 1차 후보로 전망된다. 반출 장소는 우선 미국 내 오크리지 연구소로 보인다. 핵탄두를 만든 북한 기술자들이 자국 내에서 해체 및 폐기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사찰·검증이 힘들 수도 있다. 미국이 북에 제시하는 체제안전보장 방안은 북·미 정상회담의 비핵화 합의를 위한 전제조건이자 북이 지속적으로 비핵화를 진행토록 하는 동력이다. 북·미 수교를 위한 연락사무소 설치, 군사적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의미의 남·북·미 종전선언, 대북 제재 완화, 남북 경협 등이 초기 단계의 보상책으로 거론된다. 다만, 대북 제재는 단계적 완화가 예상된다.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국·개인·기업도 제재)을 명시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만 해도 대량살상무기(WMD)뿐 아니라 북이 민감해하는 인권 관련 부분에서도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유예가 가능하다. 미 의회의 동의도 필요하다. 사찰 및 검증은 그간 ‘악마의 디테일’로 불리던 과정이다.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플루토늄(50㎏ 이상), 농축우라늄(800㎏ 이상) 등 핵물질, 우라늄 광산 및 정련공장, 미사일 시설, 1만명에 가까운 핵 전문 인력 등을 모두 점검해야 한다. 핵무기를 운용하는 전략군 해체 문제도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 제기되는 ‘2년 내 비핵화 완료’가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한 외교소식통은 “향후 난제를 푸는 데는 한·미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경제개발·체제안정으로 핵무기 보유 필요성이 줄어드는 북 내부의 변화가 동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긴급회의 “한반도 문제 적극적 역할”… 다급한 아베, 새달 또 방미 추진

    中 긴급회의 “한반도 문제 적극적 역할”… 다급한 아베, 새달 또 방미 추진

    27일 중국과 일본, 러시아는 전날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재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국의 입장을 내세웠다. 중국 지도부는 시시각각 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이날 긴급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외교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있어 계속해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만나 북핵 위기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제 현안 논의에서 한반도 상황에 각별한 주의가 할애됐다”면서 “이 지역의 평화 기조 유지에 대한 상호 관심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도 “일·러 양국은 북한 비핵화 실현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규정하고 있듯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같은 포럼에 참석해 “한반도 안전 상황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있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역할론을 거듭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보고 한국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내용 설명을 기대했다. 일본은 북·미 회담과 관련해 스스로 설정한 3개 핵심 주제(핵, 미사일, 일본인 납치) 가운데 무엇보다 납치 문제에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측에 더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가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1차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비밀리에 이뤄진 2차 회담 이후 그동안 한반도에서 역할론을 주장했던 중국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불명확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며 “중국이 한반도 상황을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의구심은 곧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에서 단둥, 다롄 등을 오가는 열차가 27~28일과 다음달 10~14일 중단된다는 소식을 근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방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허 찔린 백악관 “리비아식 비핵화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를 것”

    허 찔린 백악관 “리비아식 비핵화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를 것”

    볼턴 언급한 방식서 한발 물러서 예정대로 북·미 회담 준비 의지트럼프, 회담 여부에 “지켜보자”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빌미로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발표를 하자 미국 정부는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완전한 비핵화’에 이어 ‘핵물질 반출’까지 압박하며 기세를 올리던 미국은 북한에 일격을 당한 모양새다.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에 북한이 공개 반발하자 미국은 북핵 협상에서 리비아식이 아니라 트럼프 모델을 따르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리비아 모델)이 협상의 일부분인지는 모르겠다”며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따르는 것은 리비아식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존에 언급한 비핵화 방식을 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정상회담 무산 엄포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것도 들은 바가 없다.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단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반발 직후에도 미 국무부와 국방부 또한 ‘변한 것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 훈련(맥스선더)을 계속 수행하지 말라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절대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 훈련을 도발 행위’라고 비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 한·미 군사훈련의 지속적인 필요성과 유용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2018 독수리훈련’과 ‘2018 맥스선더 훈련’을 포함한 연례순환 한·미 군사 훈련의 목적은 한국을 방어할 능력을 높이고, 준비태세와 상호운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들 연합훈련의 방어적 본질은 수십년간 매우 분명했고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이 정상회담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주도권을 쥐기 위한 압박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통인 고든 창 변호사는 CNN에 “북한은 정기적으로 이렇게 해 왔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단지 협상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는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는지 시험해 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폭스뉴스도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원래 하는 방식”이라면서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매우 면밀하게 게임 플랜을 짜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핵·미사일 등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한 대응과 평화협정은 별개의 문제로 구별해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일본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가) 김 위원장과 서둘러 회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슈라이버 “주한미군은 지역 안정軍… 꼭 필요”

    슈라이버 “주한미군은 지역 안정軍… 꼭 필요”

    미국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15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과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날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의회의 승인 없이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2만 200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없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미 행정부와 의회가 주한미군 감축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은 지역의 평화유지와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적 이익을 위해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이어 슈라이버 차관보는 ‘주한미군이 지역 평화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냐’는 에드워드 마키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의 질문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지난주 ‘그들(주한미군)이 안정군’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북한의 위협이 제기되는 현시점에서 명백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슈라이버 차관보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의식한 듯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둔 뒤에도 미국은 동북아 지역에 장기적인 전략적 이익이 있다”면서 “미국은 전진 배치된 미군을 계속 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날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도 미군의 역할은 준비태세 유지와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접근에서 한국·일본과 공조하고 있으며, 같은 수준에서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또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전략 목표를 북한의 핵 동결·봉쇄로 수정한 것 아니냐’는 미 조야의 우려를 의식한 듯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와 정의는 여전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공화·텍사스)은 이날 블룸버그 거버먼트 주최 조찬에서 남·북·미의 화해 모드와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주한미군 주둔) 것을 유지할 뿐 아니라 주둔군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지역(한반도)에서 주둔군의 증강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와 중국의 압력 등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개발이 아닌) 다른 일을 할 필요성을 믿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을 절대적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北, 핵고도화 사실상 포기… 김정은·트럼프 비핵화 의지 강해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냉각탑 폭파는 북핵 ‘불능화’의 상징이었지만 이후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면서 ‘폭파쇼에 불과했다’는 오명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핵고도화를 멈추겠다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여 주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남북 간 시간 통일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했던 사항들을 하나하나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더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곳은 북한 내 유일한 핵실험장이다. 따라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추출해 핵탄두를 만든다고 해도 더이상 그 위력을 실험할 수 없다. 반면 영변 핵시설 5㎿ 원자로의 냉각탑은 당시 용도 폐기 직전의 시설이었다. 또 원자로는 그대로 두고 냉각탑만 폭파했기 때문에 인근 강물을 끌어다가 냉각 기능을 대체할 수 있었다. 냉각탑은 한두 달 안에 다시 만들 수 있는 부수적 시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건재한 갱도가 2개 더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원자탄과 증폭핵분열탄만 성공했을 뿐 마지막 단계인 수소탄은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핵을 고도화하는 최선의 방법(핵실험)을 포기했다는 데 실질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냉각탑을 폭파한 2008년에는 남북이 적대적이었다는 점도 다르다. 북한이 6월 27일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10여일 후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이 발사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또 8월 14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연기에 따른 반발로 영변 핵시설 조치 중단을 선언했다. 이명박 정부와 김정일 정권의 갈등이 커졌고, 이듬해 4월 북한은 탄도미사일 ‘은하 2호’를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다시 매진했다. 반면 현재는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진전을 추동력으로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6자회담과 같이 상향식 구도가 아니라 정상들이 먼저 합의한 뒤 실무적 협의를 하는 하향식이어서 속도도 빠르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의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하려면 북한이 초청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기자단 이외에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특히 미 전문가들이 직접 보고 싶을 것이고, 사실상 사찰의 첫 무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6자회담국 기자단이 참관했으나 이번에는 영국이 포함되고 일본을 배제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트럼프, 北에 민간주도형 ‘新마셜플랜’ 제시…“원조보다 투자”

    트럼프, 北에 민간주도형 ‘新마셜플랜’ 제시…“원조보다 투자”

    다음달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핵(核)담판’을 준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마련 중인 ‘당근’이 구체화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를 확실히 보장하고 대북 민간 투자를 적극 허용함으로써 핵포기에 따른 정권 붕괴 우려를 덜어주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으로 보인다.이러한 대북 보상책의 윤곽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투 톱’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13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상당 부분 드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 전까지 “보상은 없다”며 최대 압박 작전을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해온 미 행정부가 비핵화 이후 경제 보상의 밑그림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인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북 제재를 해제해 미국의 민간 자본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남한과 견줄 만한 북한 주민의 진정한 경제 번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며 미국의 대북 민간 투자를 통해 북한의 전력망 확충, 인프라 건설, 농업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며 플러스알파의 가능성도 내비쳤다.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사람들이 고기를 먹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북한을 도와줄 미국 농업의 능력을 포함해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 보상의 운을 뗀 지 이틀 만에 그 방식을 구체화한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국가들의 경제 부흥을 위해 미국이 마련한 원조계획이었던 ‘마셜플랜’을 빗대어 ‘북한식 마셜플랜’이라는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투자를 전면에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변형된 마셜플랜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ABC와 CNN 방송에서 폼페이오 장관에 비해 좀 더 강경한 톤의 대북 메시지를 날린 볼턴 보좌관도 경제적 보상의 원칙에는 뜻을 같이했다.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가 반드시 이행돼야 하느냐는 물음에 볼턴 보좌관은 “맞다. 그것이 보상 혜택이 흘러들어가기 시작하기 전에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라며 비핵화 후 경제 보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와 같은 답변은 취임 직전인 3월20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 것에서 전향적으로 바뀐 입장이다. 볼턴 보좌관은 또 이날 “그(김 위원장)가 정상국가를 원하고 세계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다면, 절망적으로 가난한 그의 나라에 투자와 무역이 가능하길 원한다면, 이것(비핵화)이 그렇게 할 길”이라며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경제 보상의 방식으로 “나라면 우리로부터 ‘경제 원조’(economic aid)를 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 마찬가지로 세금 투입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북 강경파로 유명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미 의회가 북한의 경제적 지원을 도울 것이라며 대외 원조의 가능성까지 열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건 우리가 지금까지 지출한 최고의 돈이 될 것”이라면서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전제로 “의회에서 북한에 더 나은 삶과 원조를 제공하고 제재를 덜어주는 데 대한 많은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체제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진전된 입장이 감지됐다. 지난해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에만 해도 북한 정권의 ‘레짐 체인지’ 필요성을 시사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확실하게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분명하게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김 위원장이 자국과 자국민을 위한 전략적인 변화를 하는 것이며, 그가 그렇게 할 준비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취임 전 ‘북폭’ 주장을 폈던 볼턴 보좌관이 “북한이 한국처럼 정상국가가 되고 싶다면 더 빨리 비핵화를 할수록 더 빨리 그렇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 또한 비핵화 조건을 충족할 경우 체제를 전복하지 않고 정상국가화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뜻을 포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레이엄 의원 역시 “나는 북한에서 민주주의를 퍼뜨리거나, 남북한을 통일시키려는 일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에 안심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 靑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검토’ 명령 사실아냐…백악관 확인”

    靑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검토’ 명령 사실아냐…백악관 확인”

    청와대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국방부(펜타곤)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금 전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후 이같이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하자는 미국 NSC의 요청에 따라 전날부터 비공개로 방미 중이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들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북한 핵무기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평화협정은 현재 한국에 주둔 중인 2만8천500여 명의 주한미군 필요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와 다른 기관의 관리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동맹을 약화하고 미국이 북한과 핵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일본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
  • 트럼프 “주한미군 줄여라”... NYT “국방부는 당황”

    트럼프 “주한미군 줄여라”... NYT “국방부는 당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미 국방부(펜타곤)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북한 핵무기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라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들은 한반도 평화협정은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2만8500여명의 주한 미군의 필요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결심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명령에 대해 미국 국방부와 다른 기관의 관리들은 당황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동맹을 약화하고 미국이 북한과 핵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일본의 우려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같은 날 미국 내 외교 거목인 키신저 전 미 국무부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전하며 한반도 평화 무드에서 주한미군 주둔 여부를 거론한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문 특보에게 “한반도 비핵화가 되고 평화조약이 체결되고 북미수교가 되면 자연히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원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 내의 합의가 중요하다”라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NYT는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전면 혹은 부분 감축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으나, 전면 철수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 관리들은 주한미군의 규모와 배치를 재고하는 것은 최근 북한과의 외교 상황과는 관계없이 이미 이뤄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보를 얻어내는 대신 주한미군 감축을 제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달 27일 남북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문제도 향후 논의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은 당시 국방부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과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것은 먼저 동맹과의 협상에서,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우리가 논의할 이슈의 일부”라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EU 핵협정 개정 압박… 이란, 中·러 손잡고 버티기

    폼페이오 “이란 행태 교정 실패” 獨·英·佛정상 핵협정 개정 합의 로하니 “기존 협정 협상 불가능” 中·러 “美에 3국 공동전략 대응”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개정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중재자를 자임했던 유럽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편으로 기울었다.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핵협정의 또 다른 주체인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 쪽에 서면서 이란 핵협정을 둘러싼 갈등이 국제적 규모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란이 핵협정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을 파기할 것”이라면서 “중동 일대에서 이란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핵협정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이란의 행태를 교정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개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핵협정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연일 대이란 강경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정 갱신 예정일인 오는 12일까지 개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화 통화로 핵협정을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3국 정상은 일몰조항 기간 연장, 이란 핵실험 검증 규정 강화,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개발 제한, 역내 불안 야기 행위 제한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의 다 수용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 뜻을 이란 측에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1시간 넘게 핵협정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핵협정 또는 그것을 구실로 한 다른 어떤 문제도 결코 협상할 수 없다. 이란은 어떠한 제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 7개국이 맺은 기존 협정은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 2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핵협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안보고위급회의에서 궈성쿤 중국 공산당 공안부장을 만나 “이란과 중국, 러시아가 입는 손해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세 나라가 공동으로 전략을 세워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궈 공안부장은 샴커니 사무총장의 발언에 동의하고 “미국은 이란, 중국, 러시아에 해를 입히려고 비밀리에 역내에서의 불안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5월로 굳어지는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3~4주 이내 열릴 것”

    5월로 굳어지는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3~4주 이내 열릴 것”

    남·북·미 회담 구체화 논의도 文, 아베에 “북·일 다리 놓겠다” 푸틴과도 통화 “남·북·러 협력”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성공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29일 청와대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북한과의 회담이 3∼4주 이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초 6월 초 개최에 무게가 실렸던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5월 중으로 특정한 것이다. 양 정상의 전화통화에서 남·북·미 회담을 둘러싼 대화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남·북·미 회담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및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타임테이블이 남북 대화의 성과에 힘입어 성큼 당겨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밤 7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이처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에 큰 진전을 이룬 것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크게 기여했다는 데 남북 정상이 공감했다”면서 “이번 회담의 성공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의 종전 선언 합의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명했다. 북·미 정상회담 시기·장소 등도 긴밀하게 조율했다. 2~3곳으로 회담 후보지를 압축하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으며 매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 한반도 주변 4강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김 위원장도 북한이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면서 “북·일 사이에 다리를 놓는 데 기꺼이 나서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은 러시아가 일관되게 보내 준 적극적 지지와 성원 덕”이라며 소통과 협력을 다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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