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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협정체결 지연전술 봉쇄/IAEA 수정결의안 추진 배경

    ◎「9월 서명」 표명 불구 진의 아리송/이 대사,“우방과 합의… 채택에 자신” 10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북한의 핵사찰수용촉구결의안을 일부 수정,7월에 IAEA특별이사회를 열어 북한의 조기서명을 촉구키로 한 것은 일단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겠지만 핵안전협정은 조기에 유도하겠다는 압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우리 정부는 북한의 7월 중순 협상,9월 총회 서명의 일정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사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우방 이사국들과 교섭을 벌였으나 10일 밤과 11일에 걸친 우방국들과의 접촉결과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제시한만큼 일단 지켜보겠지만 과거와 같이 지연전술을 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정결의안의 채택여부는 12일 회의에서 토론을 거친 뒤 결정되겠지만 우리측 대표인 이장춘 주오스트리아 대사는 『우방 이사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마련된 안』이라고 밝혀 채택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당초 마련했던 결의안에서 수정된 내용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서명시기를 총회가 열리는 9월에서 앞당겨 「7월에 특별이사회를 열어 결정한다」는 내용이지만 북한이 핵사찰 수용의사 표명 후 일부 3세계 이사국들이 「일단 북한이 정식통보한 이상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표시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이 이번 IAEA이사회에 핵안전협정에 체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유엔가입을 위한 유리한 배경을 조성하고 ▲일·북한 수교의 필요성 ▲국제적인 압력 등이 주요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제네바평가회의를 앞두고도 국제적인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핵안전협정 체결교섭 용의를 밝혔으나 시간끌기를 한 뒤 평가회의가 지난 다음 유야무야한 일로 넘겨버렸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해와는 달리 북한이 유엔가입을 하기로 돼 있는 데다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일본과의 수교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돼 있다. 이 때문에 IAEA이사회의 35개 이사국 중 호주·일본·캐나다·체코·벨기에 등이 공동제의키로 한 핵사찰수용촉구결의안에 대해 25개 이사국이 동의할 움직임을보이자 북한은 지난 4일 협정 동의의사를 IAEA사무국에 전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들 이사국들은 북한에 대해 계속 안전협정 서명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며 북한의 유엔가입과도 연계시킨다는 방침이다. 주오스트리아 대사 겸 빈 주재 국제기구 상주대표인 이장춘 대사도 일본·호주·캐나다·벨기에·미국 등과 10일 밤에도 회의를 열고 결의안 채택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핵사찰수용촉구결의안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으로 이사회 첫날 엔도(원등철세) 빈 주재 국제기구 대표가 북한이 안전협정 체결에 동의한 진의를 묻는 5개항을 질문했다. 엔도 대표가 이같은 질의를 하는 동안 북한측의 진충국 순회대사 등 대표단 일행은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엔도 대사의 질의가 끝난 뒤 회의장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진 북한대사는 퇴장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우리가 IAEA에 동의하기로 통보하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한만큼 엔도 대사의 발언은 제국주의적 발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첫날 이사회가 끝난 뒤 전체적인 분위기는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한만큼 북한의 최종확정안 심의 및 통과에 새로운 상황이 제기된 것』으로 보고 북한의 자세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쪽이었다. 이 때문에 호주 등 결의안 제안국들은 10일 밤에 이어 11일에도 북한측과 접촉을 갖고 일본 대표가 제시한 5개항에 대한 북한측의 태도를 알아보는 등 결의안 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상황파악을 하는 데 주력했었다. 우리측의 이 대표도 이들 우방국 대사들과 회담을 갖고 북한이 일본 대표의 발언시 퇴장한 일과 과거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성실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대표는 특히 IAEA 안전조치협정안은 이를 받아들이느냐 안 받아들이느냐는 2자택일이 있을 뿐이지 여기에 동의하겠다고 통보한 뒤 협상을 갖겠다는 것은 국제관례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북한이 일본 대표가 제시한 5개항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을 지켜본 뒤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북한 대표의 발언이 있을 13일까지는지켜보자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사국들의 입장은 IAEA 안전협정 체결은 입국사증(VISA) 기재사항과 같은 것이어서 기재할 사항을 놓고 협상을 하자는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또 북한이 유엔가입을 앞두고 있는만큼 국제사회에서 유리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라도 이번 이사회에서만큼은 과거와 같이 함부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더욱이 북한이 이번 빈 이사회에 협정 체결의사를 통보하면서 그 동안 그들이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핵사찰 수용 문제를 거론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은 데다 진 북한 대표도 지금까지 주한미군의 핵문제나 한국측의 문제를 일체 거론하지 않고 있어 각국 대표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진 북한 대표는 특히 한국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서도 『내일(11일) 봅시다』라고 여유있는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남한측이 결의안 채택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일을 망친다』고 충고조로 말하기까지 했다.
  • 새달 한·미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서울시론)

    ◎한반도 새 질서의 대응/주변 역학관계 변화따른 보완책 검토돼야 노 대통령의 미국·캐나다 방문은 격동하는 세계와 주변정세에 비추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비록 한미 두 나라 사이에 급히 다루어져야 할 뜨거운 현안들은 없다 해도 공식 방문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안건의 성격은 다른 어떤 때보다 더 심각한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가장 긴요한 의제는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에 따른 한반도 안팎에서 진행될 급격한 지각변동이다. ○미­북한 접근 새 변수로 남북한이 다 같이 유엔회원국이 됨으로써 한반도 문제는 지금까지에 비해 남북한 당사자들보다도 주변국가들의 입김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말로는 당사자 해결 원칙을 강조하겠지만 실제로는 미국·소련·중국·일본의 4강이 할거하는 균형과 견제의 시대가 등장할 가능성이 짙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얘기는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그토록 집요하게 주장해온 하나의 조선 논리와 분단고착 반대라는 명분이 유엔가입으로 해서 깨질 수밖에 없다. 밖으로야 유엔 동시가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취해진 과도기적 조치라고 정당화시키고 있지만 속으로는 폭력혁명에 의한 통일실현의 꿈을 유보하고 그 대신 4강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자신의 안녕과 체제보전을 약속받으려는 방향으로 북의 정책노선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방제를 내세워 통일 지향적이라는 인상을 주려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점차 반통일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탈냉전시대의 북한의 모습이다. 미국도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를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이다. 북한의 핵사찰 수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핵을 미끼로 북한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의 학계와 일부 정치인들이 한국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대해 북한의 김일성도 미국과의 대화를 조건으로 핵사찰 수락의 가능성을 비추었다. 어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먼저 북한과국교정상화를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지경이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보다 먼저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하고 안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이룩함으로써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치 게임이 새로운 모습을 띨 수밖에 없고 특히 한미관계를 새로운 차원에서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그러한 시기에 노 대통령의 방미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주변상황을 고려하면 무엇보다도 이번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앞으로의 한미 관계와 동북아질서에 관한 진지한 의견교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보호와 비호보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두 나라간의 안보관계를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도록 재정비해야 한다. 냉전체제의 붕괴가 안보 자체의 중요성을 약화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안보의 내용을 복잡하게 하고 그 중요성을 더 높이고 있음을 감안하면서 세력균형의 다원시대에 알맞는 한미 안보관계에 대한 충분한 구상이 교감되어야 할 것이다. ○안보관계 재정립해야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또 하나의 주요 안건은 동북아질서 개편과정에서 한·미 두 나라가 각기 담당해야 할 지정학적 역할에 대한 의견교환이다. 소련이 제안하고 있는 다자적 안보협의기구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전면적으로 외면하는 대응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다. 기존의 쌍무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테두리내에서 다자관계를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한·미·일 3각 협의체의 내실화가 중요하며 캐나다를 포함하는 아·태지역내의 경제협력체 형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한·미·일 3각협력 긴요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소련이 군사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해 미국의 아시아정책이 군사경제적 부담을 줄여나가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이 힘의 공백을 이용하여 스스로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이후 일본 총리의 동남아 순방이나 일본 자위대가 소해정을 걸프에 파견하고 나아가서 유엔평화군에의 참가를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그리고 얼마 전에 중국의 강택민 총서기가 모스크바를 방문,중소간의 관계개선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 등이 모두 이러한 역내의 역학관계변화 가능성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중소간에는 군사협력의 가능성마저 논의되고 있어 한반도 주변의 정세는 더욱 미묘한 양상을 띠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동구에서 한국의 북방정책이 한미 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던 것처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접근도 한반도에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이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은 두 나라 사이에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공동체 형성을 위한 청사진에 합의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검토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한미관계의 새로운 모색(사설)

    한미 관계의 축을 떠나서 우리의 외교를 생각할 수는 없다. 때로 기존 우호협력관계의 지속이라는 측면에서 한미 관계는 제쳐 놓고 새로운 동반자를 찾고 그 성과만을 평가하다 보면 자칫 기존 핵심 우방에 대한 협력우호관계를 소홀히할 수 있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88올림픽 이후 생성된 새로운 국내 분위기 속에서 소련·중국 등 동구권에 대한 외교관계 개척 및 발전에 힘을 쏟으면서 행여 미국과의 관계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미 관계는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되며 서울­워싱턴의 협력관계를 떠나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새로운 질서구축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미 가 방문은 대단히 중요한 뜻을 갖는다. 그간 동구의 몰락과 걸프전 이후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재편기에 들어섰고,한반도 주변만 보아도 한소 수교,일·북한 수교교섭,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등 동남아의 질서 또한 급변하는 속에서 한미 정상들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동북아의 질서재편에 따른 양국간의 협력방향 및 재편될 구도에 따른 한미 두 나라의 새로운 역할과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으로 우리는 본다. 우리는 요즈음 경제적으로 약간 커진 국력과 한소,한중 관계의 발전 및 동구 진출에 따른 새로운 외교 지평선의 확대 전망에 들떠 국내 일부 식자층간에도 미국을 보는 시각이 전과 같지 않음을 때로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의 한반도의 안보상황이나 우리의 외교,경제발전 등은 모두 미국과의 협력 바탕 위에서 이뤄진 것이며 앞으로 21세기의 지평선을 내다보면서 동북아에서 우리의 위치를 정립함에 있어서도 미국의 균형자로의 역할과 협력의 필요성을 우리는 절감하고 있다 하겠다. 물론 오늘의 한미 관계는 지난날의 수혜의존관계와는 달리,대등한 동반자로서 때로 두 나라의 이해가 엇갈릴 수도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이웃이라도 소홀히하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 개인이나 나라간에도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믿는다. 노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방문을 통해 미국이 새로 그리고 있는 동북아의 기본구도를 탐색하고 남북관계의 급격한 발전가능성과 그 변화의 폭에 따라 한반도 주변국에 파급될 영향,미국이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위의 한계와 그 의지 등을 탐문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에 기대하는 안보·외교상의 지원문제 등도 논의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우리는 한미 양국간의 안보·외교면에서 현재 기본적인 상황인식에 큰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지 않으나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이나 일·북한 수교교섭과 더불어 북경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북한 접촉의 심도와 그 전개방향에도 깊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한미간의 경제통상관계의 원활한 발전 확대에도 깊은 이해가 상호간에 있어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미 가 방문은 탈냉전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 재편에 따른 미국의 기본전략과 특히 동북아 사태의 진전방향에 대한 두 정상의 기본인식에 대해 서로 귀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큰 뜻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북한의 핵무장 환상(사설)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장의 환상을 버리도록 하기 위한 미일 등 세계의 설득과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재처리시설을 이미 완성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핵사찰 수용뿐 아니라 핵재처리시설의 포기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은 핵문제의 해결 없는 북한과의 수교가 있을 수 없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언가.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북한은 유엔가입 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핵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고집을 꺾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월31일자 노동신문을 통해서는 오히려 더 격렬하고 원색적인 반발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핵개발의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의 주장은 『족제비도 창피스러 얼굴 붉힐 거짓말』이라고 매도하는가 하면 『반북한 히스테리를 부추기기 위해 날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요컨대 북한은 핵폭탄을 만들 생각이 없으며 그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핵사찰을 수용하고 시설을 공개하지 못하는가. 미일은 물론 우리의 우려이며 세계의 당연한 의문인 것이다.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고 시설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은 아무리 소리가 크더라도 북한의 주장을 믿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북한은 핵폭탄 제조를 준비중이며 미국은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은 역시 미국과 세계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은 억지로 될 문제가 아니며 지금은 북한의 억지가 통하던 시대도 아니다. 북한은 왜 핵무장을 고집하는가. 다시 한 번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만든다는 것은 쓰겠다는 것이다. 대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이 가장 중요한 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은 억제용이자 방어용임을 강조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전에서는 공수의 구별이 없어진 지 오래다.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로 용납해서 안되는 것은 오히려 한국인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그리고 기타 세계의 반대는 2차적인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엔테베」 방식으로라도 북한의 핵무장은막아야 한다는 국방장관의 발언은 우리 입장의 절박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북한은 화를 내고 반발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참고했어야 할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는데 한국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환상일 것이다. 미일 등 세계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을 자극하고 아시아의 핵무장은 중동·남미로 확산될 것이다. 미국은 그것을 막을 명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 핵무장을 하기로 하면 한국이 북한을 앞지를 것이다. 미일 등은 결국 북한을 보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핵무기와 화학무기의 확산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단호하고 무자비하며 세계는 그 정당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이라크의 화·생·방 무기개발 의도와 능력을 파괴한다는 것이 걸프전을 치른 미국의 중요목적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북한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같은 미국 등의 세계적인 압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환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중국과 소련의 비호가 있어도 그것은불가능하다. 북한은 유엔 동시가입의 현실을 받아들였다. 북한은 핵무기로 북한 지킬 생각을 말고 개방과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은 핵폭탄보다 무섭고 강력한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핵사찰 교섭재개 의사표시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핵폭탄이 아니라 미일 등과의 수교요 서방세계의 기술과 자본일 것이다.
  • 북방외교 가속… 한·중수교 시간문제로(남·북한 유엔시대:4)

    ◎서울­북경관계에 미치는 파장/북경,「평양부담」 덜어 대한접근 용이/북한에 대일수교 추진 명분 제공도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은 6공 출범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 끈질기게 추구해온 북방정책의 성공이자 결실의 하나다. 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북방드라이브를 설명하면서 『서울에서 평양을 곧바로 갈 수만 있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모스크바와 북경을 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 유엔가입만 해도 우리는 통일이 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소련을 동원하고 중국의 설득을 유도했던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개방과 개혁,냉전체제의 붕괴라는 세계역사의 흐름을 직시,7·7선언에 이은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2주 뒤인 10·18 유엔연설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화해를 선언하면서 동구 및 소련,중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천명했다. 89년말 헝가리를 필두로 동구와 잇단 수교,지난해 6·4 미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9월말 한소수교,12월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금년 4월 제주 한소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진 노 대통령의 북방드라이브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었던 것이다. 북방정책의 또 하나의 목표인 한중 관계개선도 하루가 다르게 급진전되고 있다. 양국간에는 이미 무역대표부가 상호 교환설치되었고 무역만도 지난해 왕복 30억달러 규모를 웃돌고 있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키로 한 결정적 배경은 중국이 한국의 유엔가입에 더 이상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한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붕 중국 총리가 지난 5월3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김일성 주석을 만나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을 통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붕­김일성 회담에서 중국이 거부권 불행사방침을 밝히게 된 배경에는 중소관계와 한소관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소련은 이미 돈독한 관계로 회복됐고 강택민 중국 총서기의 모스크바방문(5월15∼19일)으로 이를 더욱 다졌다. 제주 한소정상회담(4월19∼20일)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한국의 유엔가입을 지지키로 약속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핵사찰,한국의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중국도 소련과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적극 설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따라서 북한의 유엔가입결정은 노·고르비 제주회담→이붕·김일성 평양회담의 도식에 따라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중국은 한국이 지난해 유엔가입을 추진코자 할 때 『금년만 기달려 달라』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이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년 들어 노 대통령은 일부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내 유엔가입을 강력히 독려했고 외무부의 연두업무 보고시에는 『중국의 거부권 행사도 주변의 여건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유엔가입은 단순히 회원국이 되겠다는 것뿐 아니라 중국에 명분을 주어 수교를 앞당기게 된다』고 피력했다. 북방정책의 성과의 하나로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하게 되었지만 북한의 유엔가입은 결과적으로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맺는 명분을주게 되는 등 「북방성과」가 그 자체로 상승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한중수교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중 수교의 시기는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양국간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계속 증대되고 있고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이 북한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게 됐다는 점 등이다. 한중 양국은 경제무역·투자 등 쌍무관계를 정부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이중과세방지,투자보장,무역협정 등 3개 협정을 수교 이전에라도 체결하자는 데 이미 의견이 일치된 상태이다. 이 같은 양국의 입장은 수교가 곧 뒤따른다는 것을 그 밑바닥에 깔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올 안에 우리와의 수교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최소한의 대외정책 변화에 따른 내부정리의 시간을 주고 북한이 적극 시도하고 있는 일본과의 수교,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관련,한중 수교를 일정시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측은 북한에 대해 한국과 함께 유엔에 가입할 경우 적어도 올해에는 한국과 수교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일본과의 수교,미국과의 관계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핵사찰수락,한중 수교와의 연계정도일 것으로 보이나 한중수교와의 연계카드는 일·북한,미·북한 관계수준과 한·중 관계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렇게 효과적인 카드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미국은 북한이 유엔가입과 미·북한 관계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관계개선의 조건으로 ▲핵사찰수락 ▲미군유골 송환 ▲대미비방 중지 ▲의미있는 남북대화 ▲테러지원 포기 ▲군사적 신뢰구축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일본도 핵사찰 수락과 의미있는 남북대화를 일·북한 수교의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사찰 수락이 일본 및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중요한 추진변수가 될 수 있겠으나 그 자체가 수교로까지 바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론적으로 북한의유엔가입 결정은 노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한 북방정책의 결실의 하나이면서 동시에 그 결실이 북방정책의 마지막 최대목표인 한중 수교를 앞당기게 했다고 할 수 있다.
  • “한반도 핵등 동북아문제/미·중·소 개별회담 바람직”

    ◎스칼라피노 교수,이한회견 미국의 한반도문제연구조사단 단장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는 22일 『한반도 핵무기를 포함한 동북아의 모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중국·소련 3자간 개별협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이날 3박4일 동안의 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한에 앞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해군·공군력·재래식 무기 등으로 충분한 전쟁억지력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한반도에 핵무기가 있는지 모르지만 있다면 유지할 필요성이 없으며 이는 전략적이 아닌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만약 남한에 핵무기가 있다면 남한정부는 그 존재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핵문제와 관련,전통적 전략태도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며 불가침협정 체결문제에 대해 미국과 정식협상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그러나 앞으로 북한과 문화적 관계를 공식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남북한 유엔가입 문제와 관련,『북한은 여전히 단일의석방안을 주장하는 등 아직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스칼라피노 교수 일행 14명은 이날 하오 일본 및 소련방문을 위해 이한했다.
  • 북한­일,내일부터 3차 수교협상/일,「은혜 납치」 거론키로

    【도쿄 연합】 제3차 일·북한국교정상화회담이 오는 20,21일 이틀간 북경에서 열린다. 평양과 도쿄의 본회담을 거쳐 제3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회담은 지금까지 양측이 주장해온 기본입장을 중심으로 실질협의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핵사찰 수락요구를 보다 구체화,핵무기 개발과 연결되는 핵연료 재처리시설의 존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측의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일본은 과거 두 차례 있었던 본회담을 쌍방의 기본주장을 펴는 마당으로 그 위치를 설정했고 특히 핵문제에 대해서는 당시만 해도 미국의 위성사진 이외에는 재처리시설의 존재를 밝혀주는 확증이 없어 「핵사찰 수락」이라는 일반적인 표현에 그쳤었다. 그러나 미·일차관급회의를 통해 미국이 구체적인 자료제시와 함께 핵재처리시설의 폐기 필요성을 강조한 데다 지난번 평양의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서 핵사찰 수락 촉구와 안전조치보장협정 체결문제가 거론된 점을 중시,일본정부는 이번 국경회담에서 북한의적절한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고 외무성의 한 당국자가 말했다. 일본측은 또 유엔가입 문제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은혜」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이들 문제와 관련,일본측 수석대표인 나카히라(중평립) 대사는 17일 도쿄(동경)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평화를 확보하고 유엔의 보편성 원칙을 존중,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토록 북한측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보상문제와 재일북한인의 처우개선 문제 등을 중점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 북한 핵사찰문제/G7회담 의제로

    【도쿄 연합】 미일간의 정치현안 협의차 방일중인 키미트 미 국무차관은 오는 7월 런던 서방선진국(G­7)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사찰 문제를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8일 말했다. 이날 일본 외무성에서 나카야마(중산태랑) 외상과 약 1시간 동안 만난 키미트 차관은 나카야마 외상이 이 문제의 중요성을 지적하자 북한의 국제적 의무와 각국의 강력한 사찰촉구를 강조하며 서방선진국 수뇌회담을 통해 국제적 관심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의제로 올릴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그는 최근 북경방문시 미일 안보체제의 중요성을 중국측에 설명했으며 북경당국은 여기에 이해를 표시했다면서 중국의 고립화 회피에 미일 쌍방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 북한 「핵」협정 촉구/IPU,결의안 채택/평양총회 폐막

    【평양=국회 공동취재단】 국제의회연맹(IPU) 제85차 평양총회는 4일 이사회와 총회 본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들에게 조속한 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 등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북한의 핵안전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 「모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군축과정에서의 신뢰구축조치 강화를 위한 핵무기 및 기타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의 필요성」에 대한 결의문은 『모든 국가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하며 가능한 한 빨리 무조건적으로 이 협정을 체결토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측은 이 결의안이 문안기초소위와 정치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될 때까지 결의문에 들어 있는 「무조건적」이라는 표현에 이의를 계속 제기했으나 정재문 의원(민자)을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과 다른 회원국들의 반대로 이 표현이 결의문 안에 그대로 포함됐다. 이날 총회는 제86차 총회 개최지를 칠레의 발파라이소로 결정했다. 국회대표단은 이날 금강산 관광을 마치고 평양으로 되돌아오는일부 대표단 일행과 합류,5일 낮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귀환할 예정이다.
  • 남북한 대표 자극적 언행 자제키로/평야 IPU총회 시흘째 이모저모

    ◎핵사찰 다룬 미지 나돌아 북측 한때 긴장/우리 의원들,유원지 찾아 소풍객과 환담 ▷대화재개 의사표명◁ ○…국회대표단의 박정수 단장은 1일 상오 만수대의사당으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방문,약 30분 동안 남북국회의원 교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박준규 국회의장의 친서를 전달. 박 단장이 이날 만수대의사당 243호 접견실에 도착한 뒤 30분만에 나타난 양 의장은 『평양국제의회동맹총회를 성원해 준 남측 인사들에게 사의를 표한다』며 반갑게 인사. 박 단장은 이 자리에서 『평양 IPU총회를 계기로 의원교류를 활발히 하고 양 의장도 서울을 방문해 달라』고 말하고 『북측이 회담의 장애요인으로 거론해온 팀스피리트훈련도 끝났으니 국회회담을 재개하자』고 촉구. 양 의장은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팀스피리트훈련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말을 서울에 돌아가면 전해 달라』고 팀스피리트훈련의 완전중단을 거듭 주장. 박 단장은 『남북한의 불신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남북 국회의원들이 교환방문 등을하다 보면 오해와 왜곡이 풀려 남북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남북 양측 정상들이 만나면 무엇이든지 풀 수 있다』며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 양 의장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리가 최고위급회담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최고위급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실무선에서 여러 문제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며 이를 기초로 회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선현안합의 후정상회담 입장을 피력. 양 의장은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중단된 국회회담·고위급회담 등을 곧 재개해야 한다』고 각급 남북대화의 재개원칙을 밝히고 『정치인들이 젊은 청년들을 본받아 민족 앞에 책임을 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 박 단장은 또 『이번 IPU 남북대표가 키프로스 총회와 우루과이 총회 때 대표단의 교환방문을 합의했으니 이를 실천에 옮기자』고 계속 교환방문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나 양 의장은 『그런 문제는 대표들끼리 다시 협의해 보자』고 즉답을 회피. 박 단장은 이날 양 의장과 국회회담 재개방안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눈 뒤 양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재회를 약속. ▷평양근교 관광◁ ○…국회대표단은 1일 상오 박정수 단장과 김현욱·정재문·도영심 의원 등이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문제를 다룬 전체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동안 북측 안내원의 인도에 따라 능라도 5·1경기장 옆 유원지와 평양근교의 대성산유원지를 둘러봤다. 박영숙 고문과 김용채 김광일 조세형 김원기 박관용 조순승 의원 등이 상오 11시쯤 대성산유원지에 도착하자 마침 이날이 김일성·김정일 생일 다음가는 최대명절인 5·1절(노동절) 이어서인지 많은 평양시민들이 가족 또는 직장단위로 이곳을 찾아 모처럼 맞는 공휴일을 즐기는 모습. 해발 2백70m인 대성산 밑에 자리잡은 유원지에는 롤러코스터(북한 명칭·관속열차)·관속단차(2사람씩 타는 롤러코스터)·회전그네·널뛰기·그네 등 여러 오락시설이 있었고 간이매점에서는 만두·녹두지짐·꼬치구이·계란빵·룡성 맥주 등과 자수그림 등의 기념품을 판매. 거나하게 술이 취한 몇몇 소풍객들이 비틀거리는 모습,매점 앞에서 잔을 주거니받거니 술을 마시는 청년들,녹두지짐을 부치는 여인 등 유원지 모습은 남과 북이 별로 다름이 없었다. 의원들은 이어 하오에는 시내 대동문과 영광정·개선동아파트·만경대 유희장·모란봉·을밀대 등을 관광했는데 특히 개선동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고. 아파트내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아파트관리인은 『휴일이기 때문에 가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는 것. 아파트를 둘러본 의원들은 『방이 세 칸인 이 아파트에는 다섯 식구가 살고 있었으며 서울의 중류가정 이하의 살림규모』라고 전언. ▷총회장◁ ○…인민문화궁전 회의장에는 이날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커버스토리로 집중적으로 다룬 미 시사주간지 뉴그위크지 최근호가 나돌아 북측을 긴장시키기도. 네덜란드의 대표가 나미비아 대표로부터 뉴스위크지를 빌려 북한 여자봉사원에게 복사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 봉사원은 뉴스위크지를 받아 복사하러 간 뒤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북측 관계자들은 뉴스위크지 출처를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후문. 도영심 의원은 「아동 및 여성에 대한 폭력종식방안」에 대한 본회의연설에서 『최근 여성에 대한 강간 등 성폭행이 크게 사회문제화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종식은 인도적인 면에서 강구되어야 한다』고 IPU여성의원단의 상호협력을 촉구. 한편 우리측 대표단은 북측이 총회기간중 자극적 언행을 자제함에 따라 의제별 토론에서 북측을 자극하는 내용의 발언을 않기로 결정. ▷북측 환영만찬◁ ○…한국대표단은 1일 저녁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각국 대표단을 위해 목란관에서 베푼 환영리셉션에 참석,북측 국회회담대표들과 중단된 남북국회회담준비접촉의 재개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남북국회회담의 채문식 수석대표와 박정수 단장은 연회장에서 북측 전금철 수석대표와 만나 남북국회회담준비접촉의 재개를 촉구했는데 전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재개해야지요』라며 긍정적 반응. 이에 따라 남북 국회회담수석대표들은 채 대표 등이 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을 다녀온 뒤 평양에서 다시 회동,회담의 재개문제를 매듭짓기로 잠정합의. 양식뷔페로 진행된 이날 리셉션에는 사이키델릭조명이 비치는 가운데 경음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공훈배우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무용수들이 서구식 춤을 추는 공연까지 곁들여져 눈길. 공훈배우인 김광숙씨가 「꽃파는 처녀」를,인기가수인 전혜영이 「휘파람」이라는 유행곡을 불렀는데 최근 북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
  • 북에 핵협정체결 촉구/IPU 우리측 대표단 본회의 연설

    【평양=국회 공동취재단】 방북 나흘째를 맞은 국회대표단(단장 박정수)은 30일 상오 인민문화궁전에서 속개된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에 참석,첫 대표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안전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대표단의 조순승 의원은 이날 「모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군축과정에서의 신뢰구축 조치의 강화를 위한 핵 및 대량 파괴무기 확산방지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에서 『북한이 조속히 국제원자력기구와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하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원자력 관계기설에 대한 국제적 검증을 받는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헥토르 대표는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거론,김일성 주석이 IPU 평양총회 동안 북한 원자력 시설에 대한 사찰을 받겠다고 선언한다면 평화를 위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시설 사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표단은 이날 저녁 옥류관에서 윤기복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다.
  • 체르노빌의 교훈과 북한의 핵(사설)

    26일은 소련의 우크라이나공화국 체르노빌의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5주년이 되는 날이다. 체르노빌사고는 핵사고의 위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교훈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핵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준 사건이기도 했다. 핵사찰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보면서 체르노빌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핵무장도 큰일이지만 핵의 안전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두렵고 걱정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체르노빌사고는 4기의 원자로 가운데 1백만킬로와트급 흑연감속경수냉각형 원자로 4호기의 폭발로 거의 한반도 전역의 넓이에 해당하는 20만평방킬로미터의 지역이 오염되고 57만6천여 명이 방사능 노출의 피해를 입은 금세기 최악의 핵사고였다. 방출된 방사능의 양은 약 1억퀴리 였으며 사고원인은 설계미스였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공식발표된 사망자수는 32명인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의 수는 늘고 있다. 핵사고의 무서움은 국경이 없고 피해가 오랜세월을 두고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고 발생한다는 점이다. 체르노빌 재난조사 책임자인 소 과학자 체르노센코씨는 지난 5년 동안 방사능오염이 원인이 된 사망자는 모두 7천 내지 1만여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오염지역에서 갑상선암과 백혈병 발생률이 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으며 영국의 원자력공사는 최근 발표한 체르노빌 보고서에서 앞으로 70년 동안 전세계에서 체르노빌사고의 오염이 원인이 된 암으로 사망할 사람이 4만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로를 가동중이며 핵발전소를 건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북한은 핵폭탄 못지 않게 무서운 이 핵사고방지를 위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원자로 사고가능성은 북한이 핵폭탄 몇 개를 보유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위협일지 모른다. 미국은 이미 이 점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방사능 누출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그럴 경우 한·중·소·일 등 동아시아 전역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한반도문제 전문월간지 「현대 코리아」 주간 사토 가츠미씨도 월간 「정론」 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전율할 북한의 핵사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영변말고도 동해안 신포에도 핵발전소를 비밀리에 건설중이며 북한의 원자로는 사고를 일으킨 체르노빌의 그것과 같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소련 원자로는 일본 것보다 사고율이 2백 내지 2천배나 높아 제2의 체르노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기술을 소련에서 배워 그 수준이 소련에 훨씬 못미치는 단계인만큼 위험은 더욱 높다 하겠고 사건의 공개와 대응을 3일간이나 늦추어 피해를 더욱 확대시킨 체르노빌에서와 같은 공산당식 비밀주의와 무지가 가세되면 피해가 보다 심한 사고를 일으킬 위험 또한 큰 것이다. 핵사찰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감시할 뿐 아니라 핵시설의 안전성을 보장하자는 데도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이 끝내 핵사찰을 거부한다면 사고피해위험지역에 해당하는 한·중·일·소 등 국제공동대응의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 북한은 하루속히 「핵의 위험성」을 깨달았으면 한다.
  • 통일방안 「중간단계」 설정 용의 없는가/24일 본회의(의정중계)

    ◎고르비 퇴진 때 한국에 미칠 영향은/북측,「핵사찰」 문제 공식입장 안밝혀/대북교류 확대 대비,청산계정 검토 ◇박실 의원(평민)=소련이 제안한 우호조약은 아태안보체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한·미·일 3각 체제를 교란하고 소련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패권주의적 요소는 없는가. 대외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이미 집행하고 있는 30억달러 외에 20억달러 추가경협 밀약설의 진상을 공개하라. 북한측이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을 수용하고 핵안전협정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며,우리 정부도 한반도의 비핵지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황병태 의원(민자)=우리의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 가운데 동서독에 없었던 우리 만의 장애는 무엇인가. 이제 북한을 군사도발의 진원으로 보고 한미 군사방위체제상의 가상적으로,경제외교면에서는 궁핍국가로 전락시켜야 하는 냉전구조적 시각틀에서 벗어나 북한을 우리와 공존하는 동반자로 다루는 평화공존적 시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견해는. 북한의 대일·대미 수교를측면지원할 용의는 없는가. 유엔 연내 단독가입이 남북관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중간단계국가를 거치는 현실적 방안으로 우리의 통일방안을 보완할 용의는 없는가. ◇지연태 의원(민자)=대소 30억달러 차관 제공이 과대액수이며 저자세외교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소련으로부터 어떠한 정치외교적 대가와 시장진출 기회가 부여될 것인지 밝혀달라. 이번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소 어업협력증진 계획을 밝히고 소련의 경제수역 내에서 직접 어로작업의 허용여부와 어획쿼터문제의 타결 전망은. 미국은 우리 정부의 급속한 대소 접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정부의 견해는. 미국과 북한간의 수교접촉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진전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조홍규 의원(신민)=대미·일 외교 및 대소외교 등 지역별 외교,군사·무역·환경·통신 등 사안별외교에 있어 종합적인 목표 및 전략이 있는가. 소련에 대해 유엔가입·교차승인·북한의 핵사찰 수락 등을 요구함으로써 결국 우리의 북방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북한 고립화가 아닌가. 대소 경협자금 30억달러는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특히 제주회담의 성과로 이미 상쇄돼 그 가치가 소진된 것은 아닌지. 정부는 미일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대소 진출을 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 어느 나라,어느 기업과 협의하고 있는가. 만약 고르바초프가 조기퇴진할 경우 소련의 정권교체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이광로 의원(민자)=이번 걸프전을 통해 조기경보능력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현재 우리는 막대한 예산관계로 전략적 조기경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자주적인 조기경보능력확보 방안은. 국방의 과학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계획을 밝히고 북한의 무기과학화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가. 차세대전투기 사업은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으며 현재 공군의 주력기종은 앞으로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가. 장병들의 급식비 현실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가. ◇노재봉 국무총리=현재 우리나라의 외채는 3백17억달러이며 대출금은 2백68억달러로 순외채는 49억달러이다.순외채가 외채의 20% 이상을 차지하면 곤란하지만 우리는 10% 미만이기 때문에 부담의 문제는 없다. 한소 경협자금 30억달러는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고 3억 인구에 이르는 소련시장·과학기술을 감안한 총체적 투자이다. 북한은 한소정상회담과 관련,대남선전방송을 통해 우리의 유엔 가입과 핵사찰 주장을 간접비난했으나 공식입장은 삼가고 있다. 김일성은 고르바초프 방한 당일 남북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주변국들의 대화재개 현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소정상회담에 따라 남북간 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상당기간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통일저해요인은 북한이 동독과는 달리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폐쇄노선을 견지하는데 있다. 미국이 한미 방위체제 재검토를 희망할 경우 우리는 우리의 안보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겠다. 북한은 일본이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고 전쟁시 미국을 도운 이유로 45년간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본이 북한에 배상할 경우 우리와 국교를 맺어온 사실 자체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반대하고 있다.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남북 경제교류와 관련,3월31일 현재 정부에 남북 직교역을 신청한 업체는 없으며 간접교역 승인을 신청한 업체는 71개에 이르고 그 액수는 7천6백88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남북한간 물자교류확대 등 교류협력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의 심각한 외환사정을 고려,청산계정의 설정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 또 북한의 사회간접시설 투자문제도 같은 민족의 발전이라는 측면과 통일비용이라는 점에서 좋은 결실을 맺도록 북한측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결국 이같은 북한내 자본투자는 북한사회의 개방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효과를 수반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강산 공동개발문제는 정부가 그 동안 수 차례 밝힌 남북협력의 시범사업인 만큼 이의 실현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종구 국방장관=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강력응징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대남도발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미 연합사의 군사전략은 전쟁예방과 억제에 주 목적이 있으며 전쟁유발이나 선제공격은 근본전략과 상치된다. 한미 전투기사업은 별도 중개상을 통하지 않고 미 정부 및 해당사와 직접 교섭했으므로 커미션 수수 등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의 대남 무력적화노선에 변화가 없는 한 현재의 징병제를 지원병제로 전환하기 힘들다. 주한미군의 감축 및 역할조정은 대북 억지력이 유지되는 선에서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은 피해나가지 않고 원만히 타결되도록 해 주한미군 전력을 적절히 활용토록 하겠다. 북한이 보유한 프로그미사일은 수원까지,스커드미사일은 남한 전지역을 사정거리로 하고 있으며 특히 스커드미사일은 화학탄이나 핵투발까지 가능하다. 이에 대비 미사일 소재 등을 추적하고 있으며 투발시 즉각 대응토록 하겠다. 남북군사력은 양적인 면에서 우리가 북의 66%에 불과하며 주한미군을 포함해도 72%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질적인 면까지 감안한다면 주한미군을 포함해 전쟁억제가 가능하다. ◇유종하 외무차관=KAL기사건과 관련,한소 제주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은 조속한진상규명을 요청했으며 피해자 가족의 현장방문을 요청한데 대해서도 소련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의해 징용됐던 인원은 70만명에서 1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난해와 올해초 일본정부로부터 전달받은 징용자 명단은 9만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으로도 추가명단을 일본 전역에서 파악,통보해줄 것을 일본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사단 구성문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 제주정상회담 성과와 전망(한·소 새 협력시대:3 끝)

    ◎“동북아평화 정착에 공조” 재확인/“냉전청산에 구체적 행동 긴요” 인식/「우호조약」 추진합의는 북에 큰 충격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0일 제주정상회담에서 한소 우호협력조약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은 한소 양국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새로운 화해질서를 태동시킨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노태우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방소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함께 서명,발표한 「모스크바선언」이 양국관계 발전방향을 제시한 상징적 문서라면 한소 우호협력조약은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기본조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련측이 이를 먼저 제의한 배경에는 한소관계의 심화발전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동북아 및 아태지역의 집단안보체제 구상의 실현을 위한 초보적 작업의 하나라는 전략적 목표로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측으로서는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기본조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가급적 조약의 성격이 「한소우호협력」에 국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이 문제는 앞으로 있을 한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소 양국간의 관계발전 속도와 관련,기존 우방인 미국과 일본이 예의주시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소 양국의 우호협력조약체결 추진의 합의는 소련과 군사동맹까지 맺고 있는 북한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이며 남북한의 관계 변화,북한의 폐쇄노선 탈피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제주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한소 양국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결의를 내외에 과시한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동북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협력과 화해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긴장완화가 핵심선결과제라는 공통인식 위에서 구체적인 현안에 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이 사실상 합의한 한반도 긴장완화의 구체적인 「행동」 결의는 ▲남북한 총리회담 등 남북대화의 지속을 위한 협조 ▲북한의 조속한 핵안전협정에의 가입촉구 ▲한국의 유엔가입 지지로 요약된다.현재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 등의 이유를 들어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시키고 있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번에 남북대화의 지속에 협조할 것을 밝히고 나섬으로써 조만간 대화의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미 일소 정상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 문제에 관한 한 노 대통령과 완전 견해를 같이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사찰과 관련,과거 어느 때보다도 확고한 태도를 표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소련은 북한에 대해 핵연료,핵재처리기술,관련기자재의 제공을 완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소련측은 이 같은 공개적인 대북 압력행사를 가하기 전부터 이미 핵관련 기술진의 철수 등 부분적인 지원중단 조치를 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가입할 때까지 지원조치의 전면중단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한사코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만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비추어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해 한국의 선유엔가입에 「사실상의 지지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올 가을 유엔총회에 「한국가입안」이 상정될 경우 찬성할 뿐 아니라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최대한 설득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완곡히 피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회담에 배석한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보좌관은 유엔문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대외에 발표치 않기로 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한소 양국간의 쌍무적 관계발전에 관해 두 정상은 전적으로 만족을 표시하면서 『양국의 무한한 잠재력을 통합,새로운 협력 모델을 창출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특히 한소 양국의 합영기업건설,대규모 합작프로젝트 추진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관련,자원공동 개발사업의 하나로 사할린의 천연가스 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측으로서는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복안이지만 한소 협력관계는 이번 제주회담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양국 경제장관회담에서는 90년대 중반까지 양국간 교역량을 1백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키로 하고 천연가스·유전·동광 3개 분야에서 조속한 시일내에 공동개발을 추진키로 합의,정상간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했다. 이번 회담과 관련,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평양을 동시방문,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냉전종식에 적극적인 기여를 할 생각이 있음을 밝힌 점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기자가 「북한방문계획이 있다」고 말한 그의 일본 기자회견 답변을 상기시킨 뒤 서울·평양을 가까운 장래에 동시방문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남북한 동시방문계획을 시인했던 것이다. 이번 제주 한소정상회담은 6월의 미소정상회담,5월의 소중정상회담과 같은 연장선에 놓고 볼 때 한반도의 냉전종식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 같다.
  • 「북한 핵사찰」 먼저 해결돼야 한다”

    ◎크로우 전 미 합참의장 논문서 주장/“대한 핵 배치는 한­미간 문제/미,대북한 접촉창구 격상 서둘러야” 미국은 지난 2년간 북경에서 가진 실속없는 북한과의 하위급 접촉을 탈피,정상외교관계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구체적으로 여러 조치들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윌리엄 크로우 전 미 합참의장과 앨런 롬버그 미 외교협회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 논문에서 주장했다. 다음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지 봄호에 실린 「태평양안보 재고」라는 제목의 논문 중 한반도관련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최근 여러 측면에서 남북한 및 주변정세를 보면 역사의 추세가 북한에게는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이 전세계와 한국에 대한 노선을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한이 남북 총리회담을 받아들인 것이나 일본과의 수교협상에 나선 것은 이를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미국은 한국과의 안보관계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미군을 남겨두어야 한다. 그러나 미군 병력의 수준은 점차 줄일 수 있을 것이다. 93년까지 7천명 감축 이상으로 이후 5년간 절반정도의 지상군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군력은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언젠가는 남북관계의 진전,한국 국내 정치문제로 인해 주한 미군을 완전 철수시켜야 할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먼 훗날의 전망이다. 그 시기까지 미 지상군 및 공군의 주둔은 정치적 상징뿐 아니라 북한이 남침할 경우 미국의 즉각적인 개입을 불러올 「인계철선」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미국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려는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북한에 손을 뻗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지난 2년간 북경에서 실속없이 진행돼온 하위급 대화를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북한과 고위급 접촉에서 구체적으로 관계정상화로 이어질 조치들을 논의할 때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로 북한의 핵개발 우려에 대한 해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은이 문제를 한국에서의 핵무기를 철수하고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라는 북한측 요구와 연계시키기를 거절해 왔다. 물론 북한의 핵개발 문제해결이 우선적으로 추구돼야 하며 원칙적으로 두가지 문제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한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협정 서명을 수락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주한미군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사이의 문제다. 그러나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실제로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시킬 필요는 없다. 사실상 이 문제는 장차 한미간 정치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이 핵안전 협정을 전면 수용하고 한국에 있을지도 모르는 핵무기가 제거되면서 워싱턴과 평양이 관계를 수립하는 것으로 모색돼야 한다. 물론 최종 해결방안은 한국을 포함해 양측의 기본원칙과 이익에 일치되는 것이어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과 관련,어떠한 보장을 해주든간에 그것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 침략을 하지 않고 핵무기를 획득하지도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 소련과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는 해결책을 구현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특히 북한이 기꺼이 응할 의사가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소 절충만 하면 그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이젠 제몫다해야 경제 살아난다”

    ◎청와대 「산업평화회의」의 의미/“서로 한발 양보,도약발판 구축을”/“산업활력찾기” 노·사·정 할일 밝혀/화합강조하기 앞서 불신부터 씻어야 정부가 19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근로자 기업인 노사단체 및 사회단체 대표 등 2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관계 사회적 합의형성을 위한 협의회의」를 연 것은 국정책임자가 각 개별 경제주체와 머리를 맞대고 민주발전과 함께 오늘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다시말해 노·사·정 등 이해당사자가 어느 일방의 힘만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치유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서로 한발짝씩 물러서서 「자기몫 찾기」가 아닌 「자기몫 다하기」를 다짐함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선진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민주사회가 뿌리내리도록 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이다. 86년이후 4년간 흑자를 이루어 오던 국제수지가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제조업인력난·임금인상 등에 따른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등 우리경제는 최근들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최근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등 대외개방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들은 물가상승과 부동산폭등을 내세워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기업체들도 기술개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비생산적인 서비스업이나 재테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경제는 선진국의 견제,후발개발도상국의 도전,우리내부적인 자생력회복불능 등 3중고에 시달려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20세기 중반 중남미 일부국가들처럼 선진공업국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판단대로 이같은 위기인식은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근로자는 임금인상만으로는 생활의 질적 향상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있고 기업인들 가운데서도 비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또 한국노총과 경영자단체가 「노사공동선언문」을 준비하고 있고 사회 일각에서는 「내 탓이오」 운동 등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발벗고 나서자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사실이 좋은 예라 할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이날 ▲물가와 임금의 안정 ▲중장기적인 근로자의 복지증진 ▲노·사·정간의 불신과 갈등의 해소 ▲산업현장의 활력과 질서의 회복 등 사회적 합의의 주요한 과제를 제시하고 정부·기업체·근로자 등 각 단위경제주체들이 해야할 일을 밝혔다. 즉 정부는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을 근절시킴은 물론 한자리수로 물가를 잡고 전·월세가격을 안정시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저하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 근로자주택 25만호 건설계획에 이어 상당기간 생산직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수 있도록 근로자들을 위한 새로운 주택마련제도를 도입하고 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근로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단호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노사관계에 있어서 법질서가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주와 경영자에 대해서는 부동산투기,재테크 등 비생산적 활동을 지양하고 지나친 보유주식을 분산시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여 기업가들이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근로자들의 임금은 적정수준에서 타결한후 근로자와 공동으로 생산성향상 운동을 벌이고 사후에 경영성과를 공정하게 나누어 주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기업경영에 관한 정확한 내용을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노사협의제를 활성화시켜 근로자의 참여욕구를 충족시켜주도록 했다. 한편 근로자와 노조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영사정이 어려울 때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할 수 있는 용기와 긍지를 보여줄 것과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민주적 노동운동자세를 확립해주기를 당부했다. 또 국민들과 사회지도층에 대해서도 부유층들의 과소비와 불로소득을 추방,계층간의 갈등을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실천과 시민정신의 함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러한 각 경제주체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 「제몫찾기」에서 「제몫다하기」라는 움직임이 일어 우리사회는 노사관계의 안정은 물론 산업평화의 기반을 구축,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정부의 기조발제이후 노사·학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토론회에서 보듯이 경제난관을 극복하고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각론적인 해결방법에 있어서는 노사 등 이해당사자들이 서로의 양보를 촉구하며 책임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의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뿐만 아니라 노·사·정 당사자들의 상호불신과 반목이 불식되지 않고서는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구두탄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사·정 자유토론 주요내용/무주택근로자에 세금 감면조치 강구하길/고임금에 생산성 떨어져 기업들 고충 많다/노사협조 강조하면서 경영상태 공개안해 노태우대통령의 주재로 19일 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관계 토론회」에서 근로자·노조간부·기업인·대학교수 등이 나서 산업평화를 위한 갖가지 건의와 방안을 제시했고 관계장관들도 정부의 입장과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의 토론요지. ▲김명희씨(동양제과 여성근로자)=근로자 주거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밝혀달라. 임금이 오르더라도 물가인상으로 근로자들은 앉아서 돈을 까먹는 형편이어서 일하고 싶은 의욕이 나지않을 정도인데 정부의 물가안정의지를 밝혀달라. ▲김석희씨(미원 노조위원장)=사용자들은 노사협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경영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용주 위주의 법집행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시정,진정한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기업주의 부당행위를 근절할 대책은 무엇인가.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한자리물가를 지키는데 총력을 다하겠다. 1·4분기는 작년도의 물가인상요인이 남아있어 3월말까지는 부득이 오르더라도 2·4분기부터는 안정기조를 찾을 것으로 본다. 총수요관리측면에서 총통화증가율을 17∼19%로 억제해 나가겠다. 예산 5천억원을 절감하고 정부투자기관에서 5천2백억원을 절감할 것이다.▲이진설 건설장관=현재 25만호의 근로자주택을 짓고 있으며 근로자주택의 경우 1천4백만원 25년 상환조건으로 융자해 주고 있다. 근로자주택을 위한 택지확보를 위해 경지·산림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다만 그린벨트는 허용해주지 않고 있다. 현재 75%에 이르는 주택보급률은 2천년대에 이르면 93%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병렬 노동장관=경영내용의 공개와 인사원칙 문제는 노사협의의 대상이 돼야한다. 그러나 경영 및 인사의 결정권은 결코 노조에게 넘겨주어서는 안되며 노와 사의 근본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인사 및 경영의 최후 결정권은 기업이 가져야 하며 그것까지 포기한다면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김영철씨(태화기연 사장)=지난 3년간 임금은 많이 올랐으나 일하려는 의욕이 많이 떨어져 고임금 태업상태에 빠져 있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법정공휴일이 95일이나 단체협약 등을 합하면 1백40일에 달하고 있으며 초과근무수당도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25%의 두배인 50%로 되어 있는 등 경쟁력 저하요인이 많다. ▲배무기교수(서울대)=일부 기업의 경영자는 노사관계를 정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지양돼야 한다. 노동자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고임금국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대기업의 임금수준이 상당히 높은 상태에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중소협력기업과 하청업체 근로자의 임금지원을 위해 대기업과 모기업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최노동장관=현행 노동관계법에서 노사는 물론 공익단체에서도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으나 워낙 이해관계가 예각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휴일이 1백40일 이상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모든 기업이 다그렇지는 않다. 다만 단체협약과정에서 일부 기업의 경우 노조에 밀려 이 지경에까지 이른데 대해 정부도 적극적인 대책을 생각해보겠으나 기업주들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병천씨(조선호텔 노조위원장)=우리도 싱가포르처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값싼 임대료로 살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일본처럼 서비스요금을 수입으로 잡아 통상임금으로 해달라. ▲남정봉씨(문경탄광 노조위원장)=서민생활에는 석탄에너지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생활보호차원에서 주택문제 등에 과감한 정책적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건설장관=싱가포르는 센트럴 프로비던트 펀드라는 기금이 있어 근로자와 기업이 수입의 20%를 내 현재 GNP(국민총생산)의 몇배에 달하는 자금으로 임대주택건설 등 공공사업을 하고 있다. 장기근속근로자에 대한 우선 임대방안은 근로자끼리 협의해 어떤 근로자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식으로 정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부총리=호텔의 서비스요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는 이자리에서 들으면 별 무리가 없는 것같으나 이를 위해서는 전체 세제와 기업회계면의 문제가 없는지 고려해야 되므로 최종안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보겠다. ▲박종근씨(노총위원장)=무주택자 근로자들을 위한 세제감면조치와 함께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노조의 정치활동이 법으로 금지돼있는데 정치발전을 위해 관계법령의 개정 필요성이 절실하다. 전환기시대의 노동사범에 대해서도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이동찬씨(경총회장)=국내의 물가고와 국제경쟁력의 약화로 사상 처음의 무역흑자국으로부터 하루아침에 수입초과국으로 반전됐다. 지금은 남미로 전락하느냐 다시 선진국으로 진입할수 있느냐는 판가름하는 갈림길이며 그 가능성은 50대 50이다. ▲손창희씨(한국노동연구원장)=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근로자들에게 경영정보를 소상하게 알려줌으로써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해야 하며 대화와 협의의 채널을 단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해결을 위한 협의의 광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정태성씨(매일경제신문 편집인)=노사관계는 주체와 당사자가 따로 없는 우리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지금 국민의 여론은 노사관계에 있어서 극한적인 대결을 취함으로써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부총리=정부는 노사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근로자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한 세제지원의 경우 작년보다 50% 이상 근로소득세를 경감했으며 특히 무주택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세제상 우대조치를 계속하겠다. ▲노대통령=산업평화가 없으면 제조업의 경쟁력강화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안정과 성장의 기조를 다지기 위해 물가·임금의 상승을 자제하고 노사화합으로 근로의욕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경영합리화를 추구해야 한다. 근로자는 높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국가는 복지정책을 통해 근로의욕을 높여 노사안정 구축을 기본정책으로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는 정부역할이 중요하며 정부는 경제·사회안정정책의 핵이 노사안정에 있음을 감안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3∼4년간 극심한 갈등과 분규속에서 엄청난 경제·사회적 비용을 치렀는데 산업평화없이는 경제·사회의 안정이 없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도전과 기회의 시대를 맞아 경제사회의 안정을 확고히 다짐으로써 90년대 후반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일어서야겠다. ◎최병렬 노동부장관 보고 요지/생산직 근로자 「내집마련제도」 추진/기업은 땅투기등 재테크 지양해야 「6·29」선언이후 새로운 민주질서를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몫키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우리사회는 엄청난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자기몫찾기」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자기몫다하기」를 해야할 때이다. 각 경제주체들이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데 앞장 선다면 우리나라는 남미국가들처럼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몫찾기」에서 벗어나 「자기몫다하기」로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가와 임금의 안정,중장기적인 근로자 복지증진,노·사·정간이 불신과 갈등의 해소,산업현장의 활력과 질서의 회복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물가를 한자리수로 잡고 전월세가격을 안정시켜 집없는 근로자가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 또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을 뿌리뽑고 92년까지 추진될 근로자주택 25만가구 건설에 이어 생산직으로 오래 근무한 근로자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강구하겠다. 이와 더불어 경영자와 기업주도 부동산투기·재테크 등 비생산적 활동을 지양하고 임금도 적정수준에서 타결한뒤 경영성과에 따라 이익의 일정부분을 근로자몫으로 되돌려주는 성과배분제도를 도입,생산성향상에 나서야 한다. 근로자와 노조도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아 불량품이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경영성적에 따라 과도한 임금인상요구를 자제하는 용기와 슬기를 보여야 한다. 또 일반국민과 사회지도층도 계층간 위화감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소비와 불로소득을 추방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실천과 시민정신의 함양으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각 개별경제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 우리사회는 21세기를 앞두고 선진경제대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은행장 선임방법론」 입장따라 제각각

    ◎재벌/주주가 뽑아야/은행/자체선임 필요/학계/자격요건 강화/정부/재벌독점 우려 올해 은행의 주주총회에서는 어느해보다도 임기만료 임원들이 대폭 교체되는 인사개혁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인사적체에 시달려온 은행들은 인사 숨통이 트였으며 사기진작과 조직활성화의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금융자율의 핵이라 할 은행장인사에 정부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또다시 「관치금융」이라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형식적으로는 은행경영진과 주주대표로 구성된 임원선임전형위원회에서 행장후보를 추천,주총에서 결정하는 식으로 됐지만 실상은 정부가 내정한 인사를 주총이 추인하는 형식적인 절차만 거쳤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 추세는 물론이고 금융자율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행장선임이 정부의 개입없이 각 은행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는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누구나,심지어 재무부까지도 행장의 자율적 인선이라는 「총론」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하는 「방법론」에 들어가면 당국이나 당사자인 은행 그리고 주주들의 의견이 모두 제각각이다. 정부는 은행장선임을 일반 민간기업체처럼 주총에 맡길 경우 현재와 같은 지분율 8%의 제한 아래에서도 재벌주주들이 담합,나눠먹기식으로 각 은행의 행장을 차지할 소지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은행에 행장선임권을 부여하자니 현 행장의 「장기집권」 가능성이 높아져 이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어 낙점식인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역설적인 설명이다. 재벌의 금융지배보다는 정부의 간여가 훨씬 낫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반면 은행의 과점주주인 재벌기업들은 주쥐들로부터 임원선임권을 빼앗아간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어떤 형태로든 주주들이 행장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가 은행장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 경영자에 대한 주주의 통제기능이 없어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학계에서도 대주주의 참여는 인정하되 그들의 인사전횡을 막도록 은행법상 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확대이사회에 대주주외에 소비자대표 등 공익대표를 포함시켜 은행장을 추천토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사자인 시중은행들은 현재와 같은 행장인사는 행장의 소신경영을 막고 결과적으로 관치금융을 재연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자율적인 인사 관행을 정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선임과정에서 주주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돼야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회장제가 합리적인 행장인선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도시은행과 같이 행장이 퇴임후 회장 자리에 앉고 회장 퇴임 후에는 고문으로 활동함으로써 행내의 원로그룹을 형성,행장인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은행들은 대부분 회장제를 도입,퇴임행장들의 경험을 살려 대외활동과 경영자문역할을 맡김으로써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회장제가 제대로만 운영되면 정부는 물론 주주인 재벌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은행이 자율적으로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장제 역시 지난해부터 각 은행이 추진했으나 위인설관이라는 여론에 부딪쳐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관련당사자들의 의견이 이처럼 제각각이기 때문에 뾰족한 묘수가 나오지 않는한 정부가 임명하는 식의 은행장 인사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 미,「전후 중동평화안」 마련

    ◎새 분쟁 막게 해·공군 계속 주둔키로/친이라크국에 금수·부의 균형 추진 【워싱턴연합】 미국은 걸프전쟁이 끝난후 지상군은 철수하더라도 일부 해공군병력은 잔류하는 등 경제,안보,군축,이스라엘문제 등 4개분야에 걸친 전후의 중동평화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운명을 포함,전쟁의 결과 등 걸프전쟁의 향배가 아직 불투명하지만 아랍은 물론 전세계에 미국의 전후구상을 제시할 필요성 때문에 국무부가 이같은 계획을 마련,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에게 제출했다. 아직 최종적으로 채택돼 결정된 것은 아니나 미 국무부가 마련한 4개 분야의 전후구상은 경제문제의 경우 이 지역 국가간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이란 등 패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 대한 무기금수 특히 핵 및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의 확산을 억제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또한 지역안보와 관련 미 지상군은 전쟁이 끝난후 즉각 철수하지만일부 해공군병력은 계속 잔류해야 한다고 건의한 이 구상은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이란 등이 전후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신사고」실천… 새 평화시대 주도/셰바르드나제 재임 5년 공적

    ◎소 개혁 이끌고 고르비­레이건회담 중재/획기적 군축 실현,동구변혁의 계기 제공 20일 전격 사임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지난 5년간 페레스트로이카의 신사고 외교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온 개혁의 대변자였다. 그가 지난 85년 7월2일 그로미코의 후임으로 외무장관에 발탁된 것만큼이나 이번 그의 사임은 전세계에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사임이 전격적이기도 하지만 그가 고르바초프와 함께 페레스트로이카를 떠받쳐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외교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영어에도 능통하지 못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취임후 하루 18시간이나 되는 근무와 끈질긴 노력으로 국내외 파트너들을 설득시킴으로써 대결과 정복의 소련외교를 화해와 공존의 외교로 전환시키고 소련을 국제무대에서 평화의 옹호자로 이미지를 개선시켰다. 그의 업적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동서냉전의 종식=그가 남긴 첫번째이자 가장 큰 업적은 85년 11월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의 미 소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 6년만에 열린 이 정상회담은동서냉전의 해빙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동서 대결시대의 종식을 위해 그가 남긴 일들은 이외에도 무수하다. 그는 미 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소 화해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3차례의 정상회담을 더 마련했으며 지난 11월에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더 이상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신뢰감을 쌓았다. ▲군축=개방정책 추진이후 종래의 군축방침을 대폭 수정,서방측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감축하게 되는 동률감축방침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88년 6월에는 중거리핵전력(INF) 감축협정이,올해 11월에는 유럽배치 재래식전력(CFE) 감축협정이 체결됐다. 또 미 소 전략무기를 3분의 1 가량 감축하는 협정이 내년 2월 체결 예정으로 있다. ▲동구개혁 및 독일통일=89년 소련은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동유럽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체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과정에 동의함으로써 전후냉전체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져왔다. 그는 이로 인해보수파로부터 동구를 잃고 소련의 안보를 손상시켰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았으나 「분단된 독일이 통일된 독일보다 더 위험하다」는 그의 주장을 관철해 나갔다. ▲지역갈등 해소=그는 10년 가까이 수렁을 헤맨 아프간을 「소련의 베트남」이라며 철수토록 결정을 내리도록 외교정책을 이끌었다. 남부아프리카에서도 쿠바군을 앙골라에서 철수시키고 나미비아를 독립시켰다. 89년 2월에는 중국을 방문,중 소 정상회담을 마련함으로써 오래된 중 소의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한국·이스라엘 등과의 관계도 개선시켜 동서화해의 물결이 지구 곳곳에 미치도록 했다. 페만사태에서도 소련은 미국과 거의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평화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그의 업적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토록 한 것이다. 그는 외무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그루지야 공산당 제1서기 시절 절친한 친구인 고르바초프와 흑해변을 거닐며 「모든 것이 썩었다. 이대로 살 수는 없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 북한,지난해 마이너스 5.3% 성장/소 경제학자 논문

    ◎1인당 GNP 4백불선 그쳐/“북한 핵보유땐 미군 한국주둔이 안전장치” 북한경제는 지난해 5.3%의 마이너스성장을 보였으며 공업생산과 농업생산도 각각 10.6%와 1%씩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주최로 지난 10∼11일 열린 「90년대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전망」에 관한 한소 공동심포지엄에 참석한 소련 경제학자들의 북한 경제실정에 관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소련 사회과학원 산하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의 트리구벤코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경제정책과 잠재력」이란 연구논문에서 『89년 현재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백달러 정도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트리구벤코소장은 『북한경제의 최대 애로분야는 동력과 원자재이며 이중 석유·가스·코크스·석탄은 주로 소련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나 91년부터 북·소간의 무역방식이 세계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태환성을 갖춘 경화무역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심각한동력 및 원자재난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학자들은 지금까지 미국 CIA나 일본의 조·일 무역협회가 발표한 북한경제에 관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1인당 GNP가 지난 89년에 9백87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소련학자들은 북한의 산업시설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실제로는 4백달러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1인당 GNP 4백달러는 우리의 12분의 1수준이다. 한편 소련 국제경제 및 정치연구소의 바실리 미하프 아시아연구센터부소장은 「한소 관계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의 위험스러운 핵개발 가능성은 한반도에서 미군주둔의 필요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을 보유할 경우 미군주둔은 극동지역에서 소련에 대한 위협보다는 이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요소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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